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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가 포커스] 환경공단 이사장 경쟁 뜨겁네

    [관가 포커스] 환경공단 이사장 경쟁 뜨겁네

    환경부 산하기관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공모에 총 9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공단은 환경자원공사와 환경관리공단이 하나로 통합돼 2010년 초 새롭게 출범했다. 환경공단은 지난 3월 사의를 표명한 박승환 초대 이사장 후임을 선임하기 위해 공모에 들어갔었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은 20일, 이사장 공모 결과 총 9명이 지원했는데 지난주 실시된 서류심사 과정에서 1명이 탈락되고 8명에 대한 면접을 22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명 가운데 3명은 옛 환경관리공단 출신이고, 2명은 교수, 나머지는 대선캠프 경력 등을 가진 인물로 밝혀졌다. 환경관리공단 출신으로는 양용운 전 이사장, 이택관 전 감사, 전용호 전 이사가 이사장 후보로 지원했다. 이시진 경기대 교수, 이태관 계명대 교수, 지용범 전 서울시시설공단 본부장, 김정주 SH공사 사외이사, 배석기 전 녹색재단 부대표 등도 이사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원자 가운데 일단 양용운 전 이사장과 이시진 교수, 전용호 전 공단이사 등이 지명도에서는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지원자들 가운데 특출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없어서 향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특히 이시진 교수는 공모에 세 번째 도전하는 기록을 세워 눈길을 끈다. 공단 이사장 추천위원회는 8명에 대한 최종 면접심사를 거쳐 3명으로 후보를 압축해, 다음 주 초쯤 환경부 장관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당초 문정호·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2명이 이사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공모에 불참하면서 낙하산 인사로 채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환경부 소속기관인 환경과학원장 후보로는 김삼권 현 환경과학원 연구위원, 정동일 환경기술원 본부장, 안문수 국립생물자원관 전시부장(국장급)으로 압축돼 인사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부고]

    ●전희원(전 경북교육연구원장)씨 부인상 상훈(분당 서울대병원 교수)상우(유창메딕스 사장)씨 모친상 박창권(계명대 의대 교수)씨 장모상 26일 대구 동산의료원, 발인 28일 오전 7시 30분 (053)250-8143 ●최상규(하낙스 대표이사)민규(오일뱅크 봉평주유소 대표)완규(드라마 작가)씨 모친상 25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30분 (02)2001-1096 ●류병엽(화가)씨 별세 김창호(대한상공회의소 기획조정실장)씨 장인상 26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5시 30분 (02)2072-2022 ●박병권(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씨 부친상 26일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42)471-1651 ●황철웅(한국MSD SP과장)정희(SK네트웍스 과장)씨 모친상 가동희(하나은행 대리)씨 시모상 조광수(KDK 차장)고성민(풍현전자 부장)씨 장모상 2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8일 오전 5시 30분 (02)2227-7556 ●은세윤(서울소아청소년과 원장)세원(은치과의원 원장)세균(한국산업단지공단 동해지사장)씨 부친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410-6920 ●신동철(포스코건설 상무보)은철(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강원지원장)서정(하정인더스트리 대표)씨 모친상 송기섭(자영업)씨 장모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02)3410-6902 ●이준현(한국출판물류)씨 부친상 남기희(크루즈나라 대표이사)정영훈(한화투자증권 전략영업본부 상무)지성구(문화체육관광부 행정사무관)씨 장인상 26일 일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30분 (031)900-6931 ●송두범씨 별세 수근(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씨 형님상 24일 전북 전주 모악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8시 (063)286-4444
  • [고시열전] ② 행정고시 22회 출신들

    [고시열전] ② 행정고시 22회 출신들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후 고시는 출세의 보증수표로 통했다. 수많은 인재가 고시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고위직에 명단을 올린 사람은 소수였다. 행정고시는 1963년 1회 40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56회까지 매년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1980년 이전 합격자들은 이미 대부분 공직에서 은퇴했고, 일부만이 장·차관급 이상 공직에 남아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공직 은퇴 후 각계의 요직을 맡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시 22회는 1978년 시행됐다. 그해 처음으로 합격자가 250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전까지는 많아야 1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숫자로만 보면 합격 운이 좋은 셈이다. 합격자 수는 23회까지 250명 선을 유지하다가 그 뒤 200명 미만으로 줄었고, 1981년부터는 한동안 100명 안팎으로 원위치됐다. 이와 관련, 22회 출신인 안양호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너무 많이 뽑은 선배들 때문에 승진이나 인사에서 손해 본다는 후배들의 불만이 있었다”면서도 “결국 숫자까지 반영해 배려받은 것으로 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22회 출신 중 지금까지 장관급에 오른 이는 8명이다. 새 정부의 부름을 받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 그리고 전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임기가 남아 유임이 예상되는 정종수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현직에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중경 미국 해리티지재단 객원 연구위원과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얼마 전 퇴임한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김대중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정우택 새누리당 국회의원, 노무현 정권 말기를 함께한 강무현 전 해수부 장관도 22회 출신이다. 차관급 이상 공직에 오른 사람은 스무명 정도다. 정하경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 진영곤 감사원 감사위원, 허경욱 주OECD대표부 대사 등이 현직에 있다. 곽창신 전 교원소청심사위원장,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김재섭 전 체신청장,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김창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 박종구(김앤장 고문) 전 감사위원, 박봉태 전 해양경찰청장, 배국환 전 감사위원, 신철식(STX미래연구원장) 전 국무조정실 정책차장, 안양호(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전 행안부 2차관, 유영학(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차관, 허용석 전 관세청장 등도 차관급 공직을 지냈다. 공직을 거쳐 금 배지를 단 사람들도 10여명에 달한다. 금감위 상임위원과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거쳐 19대 국회에 입성한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 대한석탄공사 사장을 지낸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 충남 부지사를 거쳐 18·19대 연이어 당선된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 해수부장관과 충북도지사를 지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 이회창 대선후보 특보를 거쳐 17·18·19대 3선에 성공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현직 의원이다. 김충환(17·18대) 전 한나라당 의원, 엄호성(16·17대) 전 한나라당 의원, 우제항(17대) 전 민주통합당 의원도 행시 22기 동기다. 옛 내무부(안전행정부의 전신) 출신을 중심으로 민선 자치단체장에 오른 사람도 10명이 넘는다.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 이경훈 부산 사하구청장, 이광준 강원 춘천시장,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 한범덕 충북 청주시장, 황숙주 전북 순창군수 등이 현직 단체장이다. 정우택(전 충북도지사) 의원, 공민배 전 창원시장도 자치단체장을 지냈다. 현재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은 공기업과 공단 등 공공기관이다. 강교식 충북개발공사 사장, 공창석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김영과 한국증권금융 고문, 박상덕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배태수 부산교통공사 사장, 안양호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김정기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신동식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 등이 근무 중이다. 전직으로는 김상돈 전 서울메트로 사장, 박대문 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안준태 전 부산교통공사 사장, 이규태 전 에너지관리공단 감사,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있다. 민간기업체에는 강원순 한국연합복권 대표, 강중현 씨그널정보통신 사장, 박명현 귀뚜라미홈시스 대표, 신철식 STX미래연구원장, 우주하 코스콤 사장, 유영학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 이희수 한국기업데이터 대표, 정진대 송도글로벌캠퍼스 대표, 공종열 한국모바일인터넷컨소시엄 대표 등이 활동 중이다. 국세청과 공정위, 감사원 출신 중 일부는 대형 로펌에 적을 두고 있다. 김원준(김앤장, 공정위) 김창환(화우, 국세청) 박종구(김앤장, 감사원) 이동훈(김앤장, 공정위) 정병춘(광장, 국세청) 허병익(김앤장, 국세청) 홍순걸(관세청) 고문 등이다. 공직 경험을 살려 관련 업계 단체에도 많이 진출해 있다. 김명현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장, 박창교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오일환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이용흥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상근부회장, 최종만 광주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활동 중이다. 교육계에 진출한 이들도 많다. 곽노성(동국대) 김광조(계명대) 김석태(경북대) 나도성(한성대) 문태현(안동대) 윤장배(전북대) 정기오(교원대) 백종면(한국교통대) 송하성(경기대) 전제국(국방대) 교수 등이 교단을 지키고 있다. 박경재 한영외고 교장, 예창근 경기영어마을 총장도 22회 출신이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종묘 ~ 창경궁 ‘끊어진 담장 498m’ 잇는다

    종묘 ~ 창경궁 ‘끊어진 담장 498m’ 잇는다

    서울시는 1931년 일제가 도로(현 율곡로)를 뚫는다는 핑계로 허문 종묘∼창경궁 사이 담장 498m를 내년 12월까지 복원한다고 4일 밝혔다(조감도). 기초석을 포함해 길이 498m인 궁궐 담장의 선형을 1931년 발간된 조선고적도와 1907년 제작된 동궐도를 근거로 되살린다. 시는 애초 문화재청이 지난해 허가한 대로 담장 기초석 80.3m 중 16m는 위치를 4.3m 높여 복원할 계획이었다. 원형 복원에 필요해 만들기로 계획한 터널 구조물 높이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래대로 되살려달라는 시민단체 요구와 맞물려 다각적으로 기술검토를 한 결과 전 구간을 원래 위치에 복원키로 했다. 시는 지반의 높이를 도로개설 이전의 옛 모습대로 높이를 맞추는 한편 복원 구간 중 300m 구간에 지하터널을 설치해 차도를 만들고 터널 상부는 흙으로 덮어 녹지를 조성한다. 특히 터널 상부 녹지에는 참나무류,귀롱나무,국수나무,진달래 등 창경궁과 종묘에 분포된 고유 수종을 심어 다층구조의 전통 숲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터널 내부와 입구 디자인 설계는 문화재 구역에 가장 잘 어울리도록 서울디자인 재단에 의뢰해 진행한다. 또 터널 내부 양측에는 차도와 분리되는 박스 형태의 자전거 겸용 보도를 설치한다.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으나 1931년 일제가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일본식 육교로 연결하면서 사라진 북신문도 복원한다. 아울러 문화재 때문에 가로막혔던 창덕궁 돈화문∼원남4거리 690m 병목구간을 왕복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내년 12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인 노중국 계명대 사학과 교수는 “창경궁과 종묘는 원래 담장을 따라 하나로 이어져 있는 지역인데 일제가 길을 내면서 두 지역으로 분단됐고 종로 전체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두 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하면 역사적인 경관이 회복되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대차, 윤갑한 사장 승진 발령

    현대차, 윤갑한 사장 승진 발령

    현대차가 파행을 겪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사내하청 근로자 문제 등 노사관계 책임을 물어 해당 임원을 경질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김억조 노무담당 총괄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윤갑한(55) 울산공장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발령했다. 김 부회장은 1976년 현대차에 입사해 2006년 체코법인장(부사장), 2011년 운산공장 공장장(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노무담당총괄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주간연속2교대제’ 해결 등의 많은 일을 해 왔다”면서 “과중한 업무로 인한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의 사임에 대해 최근 불거진 노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2주간 노조가 주말 특근을 거부하면서 2700억원가량의 생산차질이 빚어졌고, 계속 마찰을 빚는 ‘사내하청’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 등도 이번 인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윤갑한 울산공장장 사장은 1958년생으로 계명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서 현대차에 입사해 생산운영실 이사, 종합생산관리사업부 상무, 울산인사실 상무, 지원사업부 전무 등을 역임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부고]

    ●김좌열(전 특임장관실 제1조정관)씨 부친상 류혁상(광문전자 대표이사)씨 장인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410-3151 ●남창현(한국토지주택공사 인사관리처장)씨 부인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30분 (02)3010-2293 ●김상영(한국야구위원회 기록위원)씨 장인상 5일 서울대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02)2072-2034 ●박현동(국민일보 사업국장)원동(삼우디지탈 대표)동복(태양P&C 대표)씨 모친상 정차식(사업)이승범(사업)김창영(사업)씨 장모상 5일 울산 영락원, 발인 8일 오전 8시 (052)272-1111 ●조규호(전 삼경특수강 대표이사)씨 별세 김경호(안진회계법인 상무)조덕기(보쉬코리아 부장)씨 장인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02)3410-6903 ●채수원(전 계명대 교수)수천(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씨 부친상 박영훈(글로벌파운드리 한국지사장)씨 장인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02)3410-6902 ●김농운(광주 숭덕고 교사)종석(교사)씨 모친상 김영설(대신증권 순천지점장)양신록(자영업)씨 장모상 6일 전남 광양장례식장, 발인 8일 오전 8시 (061)761-5500 ●구창서(한국 화가·전 경기여고 교사)씨 별세 황우연(전 에너지관리공단 감사)씨 장인상 구자중(사업)씨 조부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30분 (02)3410-6909 ●장희재(연합뉴스 경기북부취재본부 기자)씨 별세 6일 의정부 보람장례식장, 발인 8일 오전 (031) 856-9901 ●강동규(여수시 국동 동장)씨 부친상 김처중(한국자산관리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장)김판수(교보생명 부천지점장)최원호(남부발전소 과장)이영주(여천농협 상무)씨 장인상 6일 전남 여수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9시 30분 (061) 688-4472 ●이대희(서울세무사회 차장)씨 장인상 6일 김해 조은금강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55) 330-0412 ●임연숙(싱가포르방송 채널뉴스아시아 한국지국장)혜숙(숙명여대 교수)씨 부친상 7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10분 (02) 3779-1526 ●이종관(전 농협중앙회 사업소장)씨 별세 현수(회사원)익수(세계일보 상무·광고국장)창수(사진 작가)씨 부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30분 (02)3410-3153
  • [부고]

    ●허경렬(전북지방경찰청 차장)씨 모친상 2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일 오전 5시 (02)2258-5940 ●오승훈(금융감독원 특수은행검사국 수석검사역)광선(자영업)상희(자영업)양희(상쾌한이비인후과 원장)씨 부친상 정재웅(삼성 미래전략실 부장)김용식(키우미 한의원 원장)씨 장인상 28일 제주 한라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064)749-2600 ●우종천(전 한국동서발전 전무)씨 별세 용제(두산 지주부문 과장)씨 부친상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씨 장인상 27일 서울대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30분 (02)2072-2035 ●안창수(전 제일기획 부사장)창범(국방과학연구소 본부장)창국(LIG넥스원 전문위원)창미(경인중 교사)씨 모친상 이강세(신도림중 교사)씨 장모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30분 (02)3410-6915 ●이연백(글로벌에프앤씨 대표이사)씨 부친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2)3410-6914 ●임흥섭(구아바코리아 대표)창섭(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진섭(자영업)씨 모친상 이성칠(자영업)김재환(자영업)씨 장모상 28일 경남 마산연세병원, 발인 3일 오전 (055)223-1059 ●석형길(전 계명대 신방과 교수)씨 별세 종욱(미국 거주)진경(미국 거주)씨 부친상 28일 경북대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053)200-6464
  • ‘레밀리터리블’ 유튜브 320만 클릭… 강남스타일 이을까

    ‘레밀리터리블’ 유튜브 320만 클릭… 강남스타일 이을까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대한민국 공군의 홍보 동영상 ‘레밀리터리블’(레미제라블+밀리터리)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인터넷 유튜브에 공개된 지 일주일째인 12일 조회 수 320만건을 돌파했다. 7개월간 13억건 이상의 클릭을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비슷한 속도다. 13분짜리 이 동영상은 공군 장병이 폭설이 내린 계룡대 비상활주로를 치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군 생활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겪고 느꼈을 제설작업의 고됨을 레미제라블 속 명곡 ‘룩 다운’(Look down)을 개사해 녹였다. “제설, 제설, 삽을 들고서. 제설, 제설, 넉가래로 밀어”, “쓸어도 끝이 없는 활주로의 눈 무더기” 같은 식이다. 현역 공군장병 70여명이 한 달간 기획부터 연출·촬영·출연·편집 등 모든 제작과정에 참여했다. 대학에서 성악, 영화를 전공한 장병이 뭉쳐 수준 높은 영상을 구현했다. 장발장 역을 맡은 이현재(24) 병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자베르 역의 김건희(28) 병장은 독일 쾰른음대에서, 유일한 여성 출연자로 코제트 역을 맡은 이민정(28) 중위는 계명대에서 각각 성악을 공부했다. 카메라를 잡은 방성준(24) 상병도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이다. 나름대로 각 분야 전공자들이 모였지만 총제작비는 100만원이 전부다. 대부분 촬영장비 대여료와 출연진의 간식비 등에 든 돈이다. 코믹, B급 문화 등 신세대 코드가 담긴 레밀리터리블의 인기는 외국에서도 뜨겁다.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 역을 맡은 배우 러셀 크로가 이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1일 자 국제면에 “한국이 강남스타일에 이어 또 다른 블록버스터를 낳았다. 레밀리터리블이 유튜브에 올라온 지 5일 만에 300만 클릭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AFP통신 등도 레밀리터리블의 돌풍을 다뤘다. 강태규 문화평론가는 “음악성, 영상미에 군대의 일상을 탄탄한 줄거리로 뽑아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서 “패러디 작품이지만 영어자막에 원작 요소가 남아 있어 외국인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부고]

    ●장부연(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지연(디올클리닉 대표원장)세연(삼성전자)준연(국립종자원)씨 부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010-2265 ●장형수(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환수(동아일보 문화사업본부 스포츠사업팀장)미향(백산한의원 부원장)씨 부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3410-6920 ●오창희(피자스쿨 남부 대표)승희(오리온 부장)재희(삼성전자 반도체 수석)씨 모친상 고범석(계명대 교수·전 LG전자 상무)최덕재(전남대 교수)씨 장모상 허은순(변리사)씨 시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30분 (02)3410-6917
  • [향토기업 특선] (5)대구·경북 황토벽돌 제조업체 ㈜ 삼한C1을 가다

    [향토기업 특선] (5)대구·경북 황토벽돌 제조업체 ㈜ 삼한C1을 가다

    ㈜삼한C1은 황토를 원료로 웰빙벽돌을 생산하는 대구·경북의 향토기업이다. 본사는 대구에, 공장은 황토가 좋기로 소문난 예천에 있다. 비록 지방의 중소업체이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가 인정하는 강소(强小) 기업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황토벽돌(건축용 및 바닥용) 생산 저력을 지녔다. 삼한C1의 제품은 전국 주요 건축물과 거리 조성 공사 때 빼놓지 않고 시공됐고, 일본과 타이완, 러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벽돌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외국 바이어들의 공장 견학 및 구입 문의까지 줄을 잇고 있다. 삼한C1은 1978년 창립된 이래 35년 만에 국내외 벽돌기업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이 같은 성공 비결은 철저한 품질 관리와 끈임 없는 재투자, 신기술 개발을 통한 품질 혁신에서 찾을 수 있다. 삼한C1의 자체 품질 규격은 KS규격보다 무려 5배나 엄격하다. 건축용 제품의 경우 190㎜ 길이에 ±1㎜ 오차만을 허용한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가차없이 폐기 처분한다. KS규격은 ±5㎜ 오차까지 허용하고 있다. 압축강도에서도 KS기준이 250㎏f/㎠ 이지만 삼한C1은 350㎏f/㎠ 이상으로 세계 최고의 내구성을 자랑한다. 국제기준(미국 ASTM) 300㎏f/㎠보다도 높다. 바닥용 벽돌의 강도는 무려 700㎏f/㎠ 이상을 자랑한다. 그래서 삼한C1 벽돌로 시공하면 최소 200년 동안은 끄떡없다. 여기에는 벽돌 한 장이라도 장인의 혼이 살아 있는 질 높은 품질을 만들어야 한다는 한삼화(69) 회장의 외고집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 삼한C1은 연간 350여 종류, 1억장 이상의 벽돌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불량률은 ‘제로(0)’다. 제토-성형-건조-소성-포장·출하 등 전통적인 ‘3D 업종’이었던 벽돌 제조공정에 2003년 국내 동종 업계 최초로 최첨단 컴퓨터 자동화 통합 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한 성과다. 이 시스템은 벽돌의 품질을 좌우하는 사이즈, 강도·내구성, 표면, 색상 등 규격 균일화뿐만 아니라 잡티나 사소한 뒤틀림도 빠짐없이 잡아 낸다. 또 고객 수요에 맞춰 핑크, 초코, 오렌지, 실버, 블랙 등 다채로운 색상의 벽돌을 생산해 공간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공장 책임자인 변종택(51) 상무이사는 “황토를 원료로 1200도 이상의 고열을 가해 만든 제품이 불량률 제로에 가까운 공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삼한밖에 없다”면서 “외국 바이어들도 삼한의 놀라운 기술력과 제품에 대해 고개를 절로 끄떡인다”고 소개했다. 물론 여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인 삼한C1의 탄탄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삼한C1이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만 특허 15건, 실용신안 17건, 디자인 40건 등 모두 72건에 달한다. 국내 벽돌 업계 최초로 1997년 ISO9001(국제표준화기구) 인증을 받았다. 이뿐 아니라 품질보증 Q마크, 중소기업 우수GQ마크, JIS(일본공업규격) 등도 획득했다. 특히 2011년엔 조달청으로부터 ‘자가품질 보증업체’ 제1호로 당당히 선정됐다. 자가품질보증제는 업체 스스로 생산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조달청이 심사해 최고 3년까지 납품 검사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최근엔 삼한C1 제품이 대한건축사협회로부터 건축자재 추천 품목으로 선정됐다. 2000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신지식인 전국 1호로 선정되는 등 지금까지 수상 경력도 40여차례나 된다. 1998년부터 자체 기술연구소를 두고 있는 삼한C1은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돌리고 있다. 가장 자연적인 재료인 ‘황토’를 이용해 첨단 과학과 시스템으로 빚은 삼한C1의 제품은 국내 곳곳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명동성당을 비롯해 덕수궁 돌담길, 서울 대학로, 청계천, 일산 킨텍스전시장, 대구 월드컵경기장, 부산 APEC광장, 해운대 달맞이공원, 인천국제송도신도시, 울산종합운동장 등의 건축 및 바닥재 시공에 삼한 C1의 제품이 납품됐다. 자연스러운 컬러로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건축용 벽돌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계명대, 목원대 등 학교를 중심으로 많이 시공됐다. 이밖에 제주순례성당 등 종교시설을 비롯해 단독주택, 고급빌라, 아파트 등 주거시설에도 삼한C1 제품이 사용됐다. 삼한C1의 최근 5년간 매출액은 2008년 219억원, 2009년 257억원, 2010년 232억원, 2011년 224억원, 2012년 236억원 등이다. 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부고]

    ●정도현(아시아자산운용 부사장)지윤(자영업)씨 모친상 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5시 (02)2258-5940 ●임태진(계명대 의과대학 교수)용진(자영업)갑진(코스트코홀세일 서울양재점장)상진(대구 정동고 교사)오진(KBS 해설위원)씨 모친상 양동목(한동ENG 고문)씨 장모상 2일 대구 동산의료원, 발인 5일 오전 8시 (053)250-8141 ●박재선(KB투자증권 목동PB센터 지점장)재진(대원자동차공업 대표)씨 부친상 2일 충남대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30분 (042)257-6944 ●이두형(한국서예미술기능협회 초대작가)씨 별세 재경(삼덕회계법인 공인회계사)재욱(KIS채권평가 상무이사)경희(삼일고 교사)씨 부친상 박상영(불암고 행정실장)씨 장인상 이문정(에어아시아엑스 한국지사장)씨 시부상 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02)2227-7563 ●박대석(전 부산 영도구청장)씨 별세 3일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9시 (051)414-8974 ●정지복(산업은행 심사1부 부장)씨 모친상 3일 일산백병원, 발인 5일 오전 10시 30분 (031)910-7444
  • 동성애·사생아…‘루저’들의 보고서

    동성애·사생아…‘루저’들의 보고서

    한 세기 전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쓴 D H 로렌스는 근현대 문학작품을 둘러싼 외설시비의 시조라 할 수 있다. 적나라한 성애(性愛) 묘사로 파문을 불러왔다. 그는 사랑과 연애 자체를 새로운 표현 수단으로 삼아 기계적 무감각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원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리 먼 나라의 일만도 아니다. 21년 전 국내에서 외설논란을 일으킨 마광수 교수 또한 소설 ‘즐거운 사라’ 때문에 구속되는 고초를 겪었다. 2010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한 여성 작가 김혜나(31)에게 농도 짙은 ‘성적 표현’의 본뜻은 무엇일까. 데뷔작 ‘제리’부터 “충격적이고 반도덕적인 소설”(박성원 계명대 교수), “청춘들에 대한 킨제이 보고서”(김미현 이화여대 교수)라는 혹평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두 번째 장편소설 ‘정크’(민음사 펴냄)도 마찬가지다. “허리띠를 풀고 바지 단추를 열어 지퍼를 내렸다. 남자의 커다란 손이 내 아랫도리 안으로 들어왔고…”(186쪽) 같은 과도한 동성애 장면은 오히려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과잉진술이랄까. ‘랏슈’ ‘떨이’ ‘물뽕’ 등 심심찮게 등장하는 마약도 평범한 독자라면 기겁할 일이다. 작가는 전화인터뷰에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 외로움을 지우기 위해 상대의 몸에 집착하는 일탈적 성관계를 그리고 싶었다”며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운명적 몸부림으로 봐 달라”고 부탁했다. 작가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평범한 요가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가출과 퇴학으로 점철된 10대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서울 종로·이태원 등지의 동성애 클럽을 거리낌 없이 들락거렸다. 동성애자의 내면에 관심을 기울인 것도 이 무렵이다.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 22살 때부터 독한 습작에 매달렸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작가는 “그때의 절망감이 소설에 투영됐다”며 “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드러내는 데 청춘, 비정규직, 사생아, 성적 소수자만큼 적합한 소재는 없었다”고 말했다. 제목 ‘정크’도 정크메일, 정크푸드처럼 버려지고 하찮은 쓰레기 같은 삶을 형상화하기 위한 도구였다. 작가의 말처럼 주인공 ‘성재’는 화장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동성애자(게이)이자 사생아다. 관심사는 “오로지 미용이나 패션, 메이크업, 그리고 남자와의 연애뿐”(33쪽)이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며 죽기 직전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와 하루 종일 방바닥에 누워만 있는 엄마도, 일주일에 두 번씩 집으로 찾아와 본 척도 하지 않고 돈만 놓고 가버리는 아버지도 모두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다. 첩의 자식으로 살아온 20여년의 시간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건 화장을 통해 다른 존재로 변신하거나 마약을 통해 자신을 망각하는 것뿐이다. 이런 주인공에게 동성애인인 치과의사 ‘민수 형’과의 사랑은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탈출구였다. 하지만 동성 결혼이 허용되는 나라에 가 결혼식을 올리는 꿈까지 꾼 성재는 민수에게 단지 성적 욕구의 대상이다. 민수는 부유한 집안의 여자와 결혼해 치과를 개원했고 딸아이도 얻었다. 성재는 “진짜인 건, 아무것도 없잖아. 오직 나뿐이잖아”(157쪽)라며 소리지른다. 성재는 악착같이 살지만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이어가기에도 벅차다. 절망감을 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리고, 죽음을 택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죽음의 문턱에서 절망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건 죽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가슴 속 응어리진 말을 뱉어낸다. “아빠…아버지…그리고 아버지.”(256쪽) 소설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벌써 엇갈린다. 문학평론가 이현우는 “이 시대 사회적 루저들의 초상을 그리면서 동시에 정크들의 존재론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살인, 섹스 등의 험악한 소재가 경기침체란 암울한 시대상을 틈타 다시 강하게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등장인물 아영(25) 숙자(37) 동곤(25) 집주인(55) 아들(28) 장씨(50)- 1인 2역 때 현대 겨울 장 소 도심 변두리 다가구주택 무 대 오래되고 낡은 느낌의 집이다. 조그만 마당이 있고 셋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문을 사이에 두고 마당과 방이 나뉜다. 방 안은 소박하고 단출하게 꾸며져 있다. 벽에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고 옷장, 책상, 앉은뱅이 화장대가 한구석을 차지한다. 부엌에는 싱크대와 소형 냉장고가 있다. 부엌 옆으로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도 보인다. 네모난 종이 상자가 몇 개 놓여 있고, 일상용품과 옷들이 흩어져 있다. 1장. 마 당에서 방 안을 기웃거리는 정장 차림의 숙자. 한 손에는 고객 파일을 들고 있다. 목에 건 스톱워치를 보며 초조한 듯 시간을 재고 있다. 숙자 5, 4, 3, 2, 1.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 아직 내 시간이에요. 숙자 이제 내 차례야. 아영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이제 아영이 밖이고, 숙자가 방 안이다. 아영이 밖에서 방 안을 기웃거린다. 휴대전화 보며 시간을 기다리다 방 안으로 소리친다. 아영 1분 남았어요. (모래시계 꺼내서) 시, 작! (다 떨어지면) 땡!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아직 내 시간이야. 아영 이제 내 차례예요. 숙자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다시 마당에서 방 안을 염탐하는 숙자. 밖으로 나오는 아영을 붙잡아 방으로 밀고 들어온다. 숙자 전화는 왜 안 받아? 요리조리 도망만 다니고. 무조건 피하면 다야? 일부러 그런 거지? 어떻게 됐어? 벌써 며칠째냐고. 오죽하면 대낮에 일하다 말고 너 잡으러 왔겠어. 더 이상은 안 돼. 아영 숨 넘어 가겠어요. 숙자 시간 없어. 말일까지는 해결해줘. 아영 무리예요. 숙자 안 쫓겨나는 것만도 다행이거든. 아영 조금만 더···. 숙자 최후통첩이야. (고객 파일을 두고 나간다) 아영, 마당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온다. 어깨에 큰 가방을 메고 있다. 집주인, 빗자루 들고 다가간다. 집주인 꼼짝 마. 아영 으악! 집주인 내려놔. 아영 아니에요. 오해세요. 집주인 가방 내려놓으라니까. 아영 고모 모르세요? 여기 사는 분요. 집주인 (방 쳐다본다) 아영 키 좀 크고, 얼굴 동그랗고, 파마머리···. 집주인 젊은 게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아영 저 방이, 숙자 고모예요. 친척 동생, 아 그러니까···. 조, 조카예요. 집주인 도둑년이 어디서 수작질이야. 아영 (가방을 쏟으며) 조카 맞아요. 보세요. 다 옷뿐이잖아요. 고모 부탁으로 세탁소 가던 길이었어요. 훔친 거 아니에요. 두 사람은 대치하고 있고, 숙자가 급히 들어온다. 아영 고모! 도, 도둑으로 몰렸어요. 집주인 (빗자루 내리며) 아는 사람이야? 숙자 오해를 하신 것 같아요. 조카가 놀러 왔어요. 집주인 이 시간에 집에는 웬일이야? 숙자 뭘 좀 두고 와서요. 집주인 객식구는 오늘 가지? 숙자 (머뭇거리다) 며칠만 있을 거예요. 집주인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 말고 계산이나 똑바로 해줘. 숙자 무슨···. 집주인 수도, 전기, 가스! (수첩 꺼내서 적으며) 단 하루라도 사람이 늘었으면 더 내야지. (시계 보며) 어머, 마트 타임 세일···. (나간다) 아영, 떨어진 옷을 가방에 챙겨 넣는다. 숙자 조심하랬잖아. 아영 연습한 시나리오대로 잘 말했어요. 숙자 그 아줌마 눈치가 보통 아니야. 들키지 않게 잘해. 아영 (일어난다) 너무 억지를 부려요. 놀러왔다는데 세금이라니···. 숙자 밀린 방세나 신경 써. 숙자, 방으로 들어가 고객 파일을 챙겨 나간다. 아영,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벽시계 쳐다본다. 오후 2시 무렵. 우유 배달 아줌마 변장을 한 동곤, 손수레를 끌며 마당을 서성인다. 동곤 (노크하며) 신선하고 고소한 내추럴 우유 왔어요. 아영 (문 가까이 다가와) 아무도 없어? 동곤 장트라블타에 직방인 야쿠르트 왔어요. 아영은 동곤이 온 것을 확인, 문을 열어 준다. 동곤, 후다닥 방으로 들어간다. 변장용 옷과 가발을 벗는다. 동곤 이렇게까지 해야 돼? 아영 앞으로 더한 것도 해야 돼. 동곤 뭘 또 시키려고? 아영 다른 방법이 없잖아. 동곤 이런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 아영 한 수 모방했지. 동곤 이런 걸 뭐라고 하냐? 월세방은 아니고, 파트방인가? 아영 아무려면 어때. 동곤 우리 시간제로 방 쓰잖아. 그러니까 시간방 아니야? 아영 잘도 갖다 붙인다. 2시부터 8시면 황금 시간대야. 어디가도 이런 방에, 이런 가격 없어. 동곤 방세 좀 깎아줘. 아영 휴학하고 미친 듯이 알바 뛰는 거 보고도 그래. 동곤 나도 밤마다 미친 듯이 부킹한다고. 아영 그럼 다른 방 알아보든지. 동곤 아, 아니야. (사이) 망이나 좀 봐. 슈퍼 좀 갖다 오게. 두 사람, 조심스럽게 마당으로 나오다 집주인과 맞닥뜨린다. 아영 (둘러대며) 동, 동생이에요. 집주인 동생? 혹시 남동생도 같이 이 방에···. 아영 아니, 놀러 온 거예요. (동곤에게) 뭐해? 들어가자. 집주인 나오던 거 아니었어? 아영 들어가던 길이예요. 아영과 동곤은 방으로 들어오고, 집주인은 자기 집으로 간다. 동곤 동생이라니? 아영 급한데 그렇게라도 둘러대야지. 이제부터 나는 누나, 그 누님은 고모야. 동곤 졸지에 수상한 가족 탄생! 불안 불안해서 여기 계속 살겠냐? 아영 변장 안 하면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마. 출입 금지야. 동곤 무슨 감옥도 아니고. 아영 그래 봐야 저녁 8시까지야. (나간다) 동곤은 손수레에서 침낭을 꺼내 덮고, 벽시계는 꺼내서 베고 잔다. 저녁 8시. 숙자는 방 앞에서 스톱워치 보며 계속 차례를 기다린다. 시계 알람 소리 몇 번 울린다. 동곤, 겨우 일어나 허겁지겁 나온다. 숙자 거기서 왜···. 동곤 ···. 숙자 누구···. 동곤 오, 오빠예요. 숙자 오빠라뇨? 동곤 아영이는 알바 가고, 깜빡 잠이 들어서···.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순식간에 두 사람과 마주친다. 숙자는 당황하고, 동곤은 침착하게 대처한다. 동곤 고모도 만나고 가려고···. 집주인 누가 뭐래. (숙자에게) 건넛방, 할 얘기가 있어. (집 전화 울린다) 잠시만. 집주인은 나가고, 숙자는 동곤을 붙잡아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오빠라고 안 했어요? 동곤 저···. 숙자 고모는 또 뭐예요? 동곤 둘 다예요. 숙자 무슨 소리예요? 동곤 그렇게 돼 버렸어요. 아니 그렇게 해야 돼요. 숙자 혹시 주인이 아영이를 알아요? 그쪽도요? 동곤 다 같이 만났어요. 숙자 만나다뇨? 동곤 주인은 우리가 남매인 줄 알아요. 숙자 남매가 아니에요? 동곤 아니 맞아요. 아영이는 동생입니다. 숙자 오빠라며? 너 뭐하는 놈이야? 동곤 (물러선다) 오, 오빠라니까요. 숙자 아영이는 분명히 형제가 없다고 그랬어. 동곤 사, 사촌 오빠. 사촌끼리 워낙 친하게 지내서 그냥 오빠라고 그래요. 숙자 뻥까지 말고 바른 대로 대. 동곤 복잡하게 생각 마세요. 집주인은 아무것도 몰라요. 아영이가 집주인한테 잘 둘러댔어요. 그러니까 우린, 모두, 아무것도 들키지 않았다고요. 숙자 가택 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동곤 가택 침입이라뇨? 여긴 내 방이에요. 숙자 여기가 왜···. 동곤 이 방은···. 숙자 둘, 둘이 동거해? 동곤 대박! 근친상간이라고요? 숙자 빌려 쓰는 방에서 살림을 차리면 어떡해? 동곤 아니 점점···. 숙자 빨리 불어. (휴대전화 꺼내며)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콩밥 좀 먹어 볼래. 동곤 세, 세 들었어요. 숙자 세라니? 동곤 아영이가 세 든 12시간 중에서, 6시간을 다시···.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집주인. 숙자 (동곤에게) 꼼짝 말고 있어. 밖으로 나가본다. 집주인과 싸움이 벌어진다. 숙자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해요. 집주인 일이 그렇게 됐어. 숙자 이 추운데 당장 방을 어디서 구해요. 집주인 원래 거기가 우리 아들 방이었어. 숙자 법적으로도 이건 걸려요. 이런 식은 문제가 있다고요. 집주인 젊은 사람이 팍팍하게 왜 그래. 법까지 들먹이는 건 좀 그렇잖아. 숙자 심한 게 누군데요. 집주인 내가 주인인데, 내 집을 맘대로 못 할 게 뭐가 있어. 숙자 다 낡아 빠진 집 한 칸 있다고 유세는···. 집주인 뭐, 유세···. 숙자 주인이면 다야? 집주인 이 여자가···. 당장 방 빼. 2장. 숙자, 아영, 동곤이 서로를 경계하며 마당을 빙빙 돈다. 숙자는 목에 건 스톱워치를 손에 들고, 아영은 가방에서 모래시계를 꺼내고, 동곤은 우유 손수레에서 큰 벽시계를 꺼내 든다. 도는 속도 점점 빨라진다. 숙자 0.5 아영 0.4 동곤 0.3 숙자 0.2 아영 0.19 동곤 0.18 숙자 0.17 아영 (건너뛰며 재빨리 다 센다) 0.16, 0.15, 0.13, 0.11. 땡! 다같이 내 차례야. 세사람은 서로 방으로 들어가겠다고 난리 법석. 순식간에 몰려 들어와 각자 방 안의 일상을 시작한다. 숙자는 출근 준비를 서두르고, 동곤은 시계를 베고 눕는다. 아영은 방의 벽시계 시침과 분침을 돌려 오전 8시로 맞춘다. 아영 내 시간이에요. 빨리 해주세요. 숙자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아영 시간 가요. 빨리요. 숙자 (단단히 화가 나) 아영이 너···. 아영 ···. 숙자 사람을 들이면 어떻게 해? 동곤 (노래하듯)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아영 조용히 해. 숙자 이건 엄연한 계약 위반이야. 이제 너하고는 계약 해지야. 아영 갑자기 그러시면···. 숙자 저 놈만 끌어들이지 않았어도 아무 탈 없었어. 동곤 (일어나며) 이거 왜 이래요. 나는 피해자예요. 아영 방법이 있을 거예요. 숙자 괜히 들켜서 피곤해지느니 방 빼서 다른 데 가는 게 나아. 어차피 주인도 나가라고 한바탕 난리 부렸어. (사이) 아들이 여기로 들어온대. 아영, 동곤 네? 아영 제발 그것만은···. 동곤 우리도 같이 이사 가요? 아영 (동곤을 째려본다) 숙자 계약 해지라니까. 동곤 해지라뇨? 겨우 하루 살았다고요. 숙자 내가 뭐 어쨌다고. 동곤 시간방을 탄생시켰잖아요. 이 방의 어머니 같은 존재랄까요? 아영 농담이 나와? 동곤 맞는 말이잖아. 숙자 헛소리 집어 치우고. 아영이하고 해결해. 숙자, 휴대전화가 울린다. 친절하게 통화한다. 숙자 네, 고객님. 암보험요? 자녀분 것도 드신다고요. 그리로 금방 갈게요. (통화 마치고, 아영을 쏘아본다) 빨리 해결해. 저놈도, 월세도. 숙자, 서둘러 나가다 뭔가 생각난 듯 뒤돌아 온다. 깜빡한 가방은 챙겨 가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두고 나간다. 급하게 나가다 문을 살짝 열어두고 간다. 아영 안 들키게 조심하랬잖아. 동곤 변장까지 시켜서 끌어들인 게 누군데. 아영 끝까지 모른다고 버텼어야지. 동곤 더 있다가는 짭새 뜰 뻔했다고. 아영 주인집 아들이 문제야. 그놈만 안 오면 아무 문제 없는데. 동곤 우리 업소 형님들한테 부탁 좀 해볼까? 아영 허튼 짓 하지 마. 아영,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벌컥벌컥 마신다. 동곤을 쳐다본다. 아영 내 시간이야. 동곤 치사하게. 비상이라고 일찍 오라며? 아영 다 끝났잖아. 동곤 그래서 지금 날더러 나가라고? 아영 응. 동곤 우리도 해결 봐야지. 아영 걱정 붙들어 매. 이 방은 반드시 지킬 거야. 동곤 오늘만 그냥 좀 있자. 아영 너랑 같이? 동곤 뭐 어때? 우리 같이 건조한 사이에. 아영 가줄래. 머리 아파 죽겠거든. 동곤 나갔다 오면 집주인 눈치도 봐야 하고. 어디 갈 데도 없다고. 아영 약속한 시간을 지켜줘. 동곤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을게. 아영 6시간만이라도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 동곤 (옷장 가리키며) 저, 저기 들어가 있을게. 아영 뭐라고? 동곤, 순식간에 옷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아영이 밖으로 끌어내려 한다. 아영 뭐하는 짓이야? 동곤 이제 편하게 쉬어. 방해 안 할게. 아영 거기서 당장 나와. 동곤 나 없다고 쳐. 그거, 투명 인간! 아영 죽고 싶어? 동곤 여기 한숨 때리기 딱이다. 아영 좁아 터진 데서 잠이 와? 동곤 시간 되면 바로 깨워. 낯선 남자가 방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온다. 아영 (멀찍이 서서) 누, 누구세요? 아들 그쪽은요? 아영 ···. 아들 여기 살아요? 아영 네. 아들 (굉장히 놀라며) 이 방을 세 줬어요? 아영 누구신데···. 아들 아들 집 나간 지 얼마 됐다고. 아영 혹시, 주인집? (사이) 일단 여기 좀 앉으세요. 두 사람, 어색하게 앉는다. 아영 이 방으로 이사를 온다고···. 아들 누가요? 내가요? 아영 그래서 방 빼라고 그러셨는데. 아들 그럴 리가 없어요. 뭔가 꿍꿍이가 있겠죠. 아영 무슨···. 아들 그게 아마도···. (망설인다) 아무튼 내가 이 방에 오는 건 아닙니다. 오늘은 집에 잠시 왔다가, 내 방에 두고 온 게 생각나서. 아영 (옷장을 쳐다본다) 아들 저, 화장실 좀 써도 될까요? 아영 그러세요. 주인집 아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아영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옷장을 두드린다. 아영 그새 잠든 거야. 반응이 없자, 더 세게 두드린다. 아영 시간 됐어. 빨리 튀어 나와. 동곤, ‘시간’이라는 말에 놀라 옷장 밖으로 나온다. 이때 아들이 화장실에서 나온다. 아영 그자야. 주인집 아들. 동곤 뭐? 아영과 동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는다. 동곤, 손수레에서 업소용 쟁반을 꺼내 아들을 위협한다. 동곤 너 잘 걸렸다. 아들 (물러선다) 왜 그래요. 동곤 우리 형님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아들 무슨 소리야? 아영, 부엌에서 식칼을 찾아 동곤에게 주려 한다. 아영 이걸로 해. 동곤과 아들, 모두 놀란다. 동곤 사람 놀라게. 아영은 칼을 든 채 아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간다. 아영 이 방은 우리 거야. 여기로 들어오지 마. 아들 도, 도둑이었어? (동곤 보며) 그것도 2인조. 책상 위로 강하게 칼을 내리꽂으며 협박한다. 아영 이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아들 ···. 동곤 한 발짝도 안 돼. 발모가지를 확 그냥···. 아들 (주머니 뒤진다) 돈 가진 거 다 줄 테니까 제발 나 좀 보내줘요. (손목시계 푼다) 이 시계도 가져요. 비싼 거예요. 다 가져요. 아영 지금 무슨 헛소리 하는 거야? 동곤 도둑들 아니고 세입자들! 아들 정말이에요? 도둑 아니에요? 동곤 이렇게 때깔 좋고 잘생긴 도둑 본 적 있어? 아들 아니 근데 왜 나한테···. 아영 당신 때문에 쫓겨나게 생겼다고. 동곤 이 방에 들어온다고 그래서. 아들 아니 들어올 일 없다니까 자꾸 왜 그래요. 이 방 월세 밀렸다고 엄마한테 쫓겨나서 친구 집 전전하면서 산다고요. 밀린 방세도 아직이에요. 동곤 (쟁반 내리며) 아들인데도 월세를 받아? 아들 자식이라고 봐주는 거 없어요. 악착같이 뜯어 갑니다. 아영 그러니까 진짜 이 방에 이사 올 일이 없다고? 아들 그렇다니까요. 아영 그럼 주인 아줌마 속셈은 뭐지? 아들 그건···. 아영, 아들이 망설이자 꽂혀 있는 칼을 뽑아 들려고 한다. 아들 월, 월세 올려 받으려는 거예요. 아영 (더 위협) 확실해? 아들 보증금 빼줄 돈도 없을 거예요. 밖에서 숙자가 문을 두드린다. 숙자 문 좀 열어 봐. 동곤, 아영은 몹시 당황한다. 숙자 (계속 두드린다) 안에 없어? 아영 (동곤에게) 옷장. (아들에게) 당신은 화장실. 빨리 피해. 동곤 화장실은 위험해. 아영 둘 다 옷장! 빨리! 아들 누군데 그래요? 동곤 사채업자. 동곤, 옷장에 들어가 숨는다. 아들도 얼떨결에 따라 들어간다. 옷장 안이 비좁아 아영이 억지로 밀어 넣고 문을 닫아버린다. 문 열어주자 숙자가 급하게 들어온다. 아영은 옷장 앞에 선다. 숙자 빨리 안 열고 뭐했어? 아영 자느라고요. 집에는 왜 다시···. 숙자, 무언가를 찾는다. 책상 위에서 휴대전화 발견. 숙자 내 정신 좀 봐. 여기 두고. (책상에 꽂힌 칼을 본다) 저건 뭐야? 아영 (다가가 칼 뽑으며) 과일 좀 깎아 먹으려고. 숙자 취미도 참 별나. 숙자, 가려다 뒤돌아 다시 들어온다. 숙자 내 목도리를···. 어디 뒀더라. 방 안을 찾다가 옷장을 보고 서서히 다가온다. 놀란 아영은 가방에서 자기 목도리를 꺼내준다. 아영 바쁜데 이거 그냥 하고 가세요. 선물이에요. 숙자 (받는다) 선물은 선물이고, 월세는 월세야. 목도리 두르고 나가는 숙자를, 아영이 잠시 불러 세운다. 아영 밤에 들를게요. 방 때문에 상의할 게 좀 있거든요. 숙자 집주인 조심해. (나간다) 옷장 안에서 두 사람 쏟아져 나온다. 헉헉거린다. 동곤 죽을 뻔했어. 둘은 안 돼. 무리데스. 아들 사채업자 아니죠? 누군데 그래요? 아영 이 방 주인. 아들 네? 우리 엄마가 주인 아니에요? 동곤 쉽게 말해서. (노래하듯)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동곤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동곤 (받는다) 뭐라고요? 현빈 형님요? 알았어요. 총알같이 갈게요. (끊는다) 1시까지는 다시 올 수 있어. 괜찮겠어? 아영 너는 2시부터야. 동곤 저 사람은? 아영 바로 돌려보낼 거야. 동곤, 서둘러 나가는데 아영이 불러 세운다. 아영 (우유 손수레 가리키며) 야, 장동곤! 저거는? 동곤 어차피 다시 올 거잖아. 아영 변장 안 해? 들고 가. 들키면 어쩌려고. 동곤, 마지못해 손수레에 자기 물건을 쑤셔 넣고 밖으로 나간다. 아들도 슬쩍 따라 나가려고 한다. 아영 잠깐만요. 정말 죄송해요. 워낙 방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우울증이 심해서 그래요. 가끔 나도 모르게 불같이 화가 나는데···. 아들 아니, 뭐, 그럴 수도···. 아영 혹시 하루 종일 집에 있어요? 아들 취직도 안 되고 해서, 밤에는 친구 가게에서 일을 좀···. 아영 굉장히 싼 방이 있는데. 아들 ···. 아영 하루 종일은 아니고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쓸 수 있어요. 하루 6시간, 월세는 8만원만 내면 돼요. 아들 그런 방이 있어요? 아영 네. 시간방! 오전에는 방에서 쉬고, 오후에는 도서관 가고. 어때요? 아들 거기가 어딘데요? 아영 (손짓) 여기! 아들 이 방요? 3장. 숙자는 얼굴에 수건을 묶고 마사지크림을 바르고 있다. 아영은 그 옆에 앉아 숙자 눈치를 살핀다. 아영 주인이 아무래도 빼줄 보증금이 없는 것 같아요. 숙자 (쳐다본다) 누가 그래? 아영 동네 아줌마들 염탐 좀 해봤는데 확실해요. 소식통 슈퍼 아줌마한테 들었는데, 글쎄 주인집 아들이 다단계에 홀딱 빠져서 패가망신할 뻔했대요. 주인이 그 일 처리하느라 빚까지 엄청 지고, 난리도 아니었대요. 숙자 뭐? 큰소리만 뻥뻥 치더니 뭔가 미심쩍다 했어. 아영 보증금은 확실히 없어요. 숙자 순둥인 줄 알았더니 재주도 용하다. 아영 버티면 돼요. 이 방에서 안 나가도 된다니까요. 숙자 그래도 그놈은 해결해야 돼. 아영 월세를 아예 안 낼 수도 있는데. 숙자 (솔깃하며) 하나도? 아영 대신 밀린 월세 몇 달만 좀 봐주세요. 숙자 그거야···. 아영 언니라고 해도 되죠? 숙자 편하게 불러. 아영 저희 합쳐요. 숙자 같이 살자고? 아영 어차피 밤에 알바하느라 집에 거의 안 들어와요.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같이 방 써도 집에 거의 없을 거니까. 숙자 불편하지 않을까? 아영 월세 하나도 안 내셔도 된다니까요. 숙자 (바싹 다가간다) 진짜 무슨 수가 있어? 아영 하나 더 들이세요. 숙자 ···. 아영 셋이서 월세 다 부담할게요. 숙자 지금도 주인 눈치 보이는데 어떻게 그래. 들키기라도 하면···. 아영 안 들키게 철저하게 교육시킬게요. 시간도 그대로 쓰고, 월세도 안 내고. 언니는 손해날 거 하나도 없어요. 대신 밀린 월세만 좀···. 숙자 괜히 일을 더 크게 벌이는 것 같은데. 아영 돈 급하시잖아요. 카드 빚도 갚아야 하고. 그래서 12시간 세도···. 숙자 그걸···. 아영 카드 회사 독촉장 봤어요. 오해 마세요. 방에서 그냥 우연히 본 거니까. 사각 티슈 몇 장을 연거푸 뽑아 얼굴에 마구 문지른다. 숙자 내가 쓴 거 아니야. 다 그놈이 저지른 거야. 아영 누가···. 숙자 망할 놈의 개자식. 원수덩어리. (사이) 전 남편. 아영 그러니까 사람 하나 더 들이세요. 빨리 빚 갚아야죠. 숙자 사람을 어디서 구해? 아영 적임자가 하나 있어요. (휴대전화 울린다) 네. 지금 나가요. (끊는다) 알바하다 잠시 온 거라서···. 숙자 잠은 안 자? 아영 그럴 시간 없어요. 월세는 봐 주시는 거예요. (마당으로 나간다) 집주인이 아영을 기다리고 있다. 집주인 정말 올려 줄 거야? 아영 네. 그렇다니까요. 집주인 고모 일에 조카가 왜? 아영 월세 올려 드리고 저도 여기 같이 살까 하고요. 집주인 그래? 근데 얼마나? 아영 십오 정도. 그냥 아드님 쓰라고 하기에 방이 좀 아깝지 않아요? 다달이 사십을 집에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집주인 (혼잣말) 사십! 아영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집주인 나가고, 아영도 밖으로 나간다. 째깍째깍 시간이 흐른다. 아영, 조심스럽게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동곤이 마당에서 방 쓸 차례를 기다린다. 아영, 나오다 기겁한다. 아영 뭐해? 변장도 안 하고? 동곤 이제 조카잖아. 그럴싸하게 연기만 하면 돼. 아영 자주 들락거리면 의심받아. 아영, 동곤을 데리고 재빨리 들어간다. 동곤, 벽시계를 2시에 맞춘다. 동곤 안 가고 뭐해? 내 시간이야. 아영 잠시만. 중요한 일이야. 동곤 지정된 시간을 지켜줘. 아영 그새 따라 하기는. (사이) 방세 올려줘야 돼. 동곤 뭐? 아영 집주인이 요구를 해. 동곤 아들놈 때문이라며? 아영 원하는 건 돈이었어. 동곤 고모한테 더 내라고 해. 아영 장난하지 말고. 한 방에 사니까 공동 책임이잖아. 동곤 주인하고 계약한 건 그 여자야. 아영 십오를 더 달래. 동곤 이런 낡은 방을? 아영 당장 아쉬운 건 우리잖아. 동곤 (시계 본다) 일단 좀 씻고. 쓰레기통에서 수건, 칫솔, 면도기를 꺼내 빠르게 움직인다. 아영 거기다 왜···. 동곤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짱박았어. 아영 들고 다녀. 숙자 언니가 질색해. 동곤 잘만 숨기면 돼. 아영 더 낼 거지? 동곤 씻고, 쉬고, 자고, 밥 먹고, 똥 싸고. 꾸물거리다 언제 다 해. 나이트에서 부킹이 필수라면, 시간방은 스피드가 생명이지. 동 곤은 화장실로 들어가 쏜살같이 씻고 튀어나온다. 아영 그러니까 그 언니가 우리 사정 봐줘서 5만원을 더 내는 거야. 보증금도 그 언니가 내고 있고 12시간 쓰니까 15만원. 나머지는 너, 나 6시간에 각각 12만 5000원. 동곤 4만 5000원이나 더 내라고? 아영 이런 방을 어디 가서 구해. 동곤 고시원으로 갈까? 아영 거기도 한 달에 최소 삼십은 넘어. 그걸 어떻게 견뎌? 업소에서 오전에 쪽잠이라도 잘 수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인 줄 알아. 동곤 돌겠다! 아영 너도 살고, 나도 살고. 동곤 주인 살고, 우린 죽고. 아영 ···. 동곤 5000원이라도 깎자. 아영 사용 시간에 따라 공평하게 고통 분담! 동곤 이 넓디넓은 지구에, 하루 24시간 내 몸뚱이 하나 편하게 누일 방 한 칸이 없다니···. 아영 지구는 좀 심하다. 동곤 심한 건 이 방이야. 아영 다음 달부터 올리는 거다. (나간다) 동곤, 부엌 싱크대 안에 숨겨둔 침낭과 시계를 꺼내서 잠을 청한다. 똑딱똑딱 시간이 흐른다. 저녁 8시 무렵, 숙자가 밖에서 문 두드린다. 동곤, 후다닥 일어나 방을 나오다 숙자와 마주친다. 숙자 이러다 의심받아. 빨리 가. 동곤 가요, 가. 숙자는 방으로 들어와 곧바로 잠을 잔다. 시간 흘러 아침 7시 30분. 알람 울리자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한다. 아영은 방 밖에서 기다리다 졸고 있다. 모래시계를 손에 쥐고 있다. 숙자 (나오며) 빨리 들어가. 아영 (잠꼬대하며) 찜질이세요? 목욕만 하세요? 숙자 (깨우며) 여기 집이야. 아영은 비몽사몽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벽시계를 8시에 맞춘다.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자, 벌떡 일어난다. 집주인 아가씨, 있어? 아영 네. 나가요. 아영, 정신을 차리고 눈빛을 번뜩인다. 집주인 그때 말한 월세는···. 아영 안 그래도 다른 방 열심히 알아보고 있어요. 집주인 다른 방이라니? 아영 보증금이나 잘 준비해주세요. 집주인 아들놈 잘 구슬려서 다락방 쓰라고 하면 돼. 아영 아드님한테 미안해서요. 그냥 이사 나갈게요. 집주인 이사라니?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아영 그 월세면 투 룸도 가능하겠고. 아무래도 둘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집주인 그러지 말고 조금만 올려주고 그냥 살아. 이사 비용도 만만치 않잖아. 아영 얼마나···. 집주인 10만원만 더 내. 아영 그 돈이면 그냥 이사 가는 게···. 집주인 섭섭하게 왜 그래. 그럼 딱 5만 원만. 아영 보증금 준비를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집주인 (자기도 모르게 소리 지른다) 안 돼! 아니, 당분간은 그냥 살아. 아영 최종 결정은 고모가 해야 하니까···. 집주인 월세만 밀리지 말아줘. 집주인은 울상을 짓고 나가고, 아영은 방으로 들어와 한숨을 돌린다. 혼자 계산을 해보며 웃음 짓는다. 아영 계산이 그러니까. (계산기 두드려 보며) 동곤이 6시간 12만 5000원, 주인 아줌마 아들 6시간 8만원. 나는 12시간 4만 5000원! 숙자 언니 0원! 겨우 25만원 딱 맞췄네. 이제야 두 다리 뻗고 자겠다. 마당으로 낯선 남자 한 명이 들어와 문을 두드린다. 장씨 나야. 아영 누구세요? 장씨 (여자 목소리 들리자 침묵) 동곤이 들어오다, 장씨를 보고 당황한다. 동곤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장씨 뭐가 잘못됐어?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두 사람을 본다. 집주인 이 분은 또 누구···. 동곤 삼, 삼촌이세요. 장씨 (얼떨결에 목례) 집주인 친척들 사이가 아주 죽고 못사나 봐. 조카에, 삼촌에···. 동곤 저희 집안이 워낙에 서로 친해가지고. 아영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와 본다. 동곤 (아영에게) 삼, 삼촌 오셨어. 아영 (놀라서 바라본다) 집주인 (수첩 꺼내 적으며) 세금 추가! 친척들이 너무 많이 들락거려. (나간다) 아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황급히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과 동곤은 싸우고, 장씨는 방을 둘러본다. 아영 삼촌이라니? 동곤 그게···. 아영 뭐야? 동곤 삼촌 맞다니까. 장씨 동곤이 삼촌 맞습니다. 아영 아저씨는 빠지세요. 동곤 삼촌한테 왜 그래? 아영 누굴 속이려고. 동곤 삼촌이 나 보러 오셨다니까. 아영은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책상에 위협적으로 내리꽂는다. 장씨, 놀라서 물러선다. 아영 당장 불어. 동곤 방, 방세가 올라서. 아영 뭐? 동곤 그냥 같이 지내려고. 아영 그게 다야? 동곤 룸메이트라니까. 아영 방을 같이 써? 동곤 반, 반. 아영 월세를? 아영은 다가가 동곤을 마구 꼬집는다. 동곤 악, 방을···. 아영 어떻게? 동곤 너처럼···. 아영 혹시? 동곤 아, 세 시간···. 아영 설마···. 동곤 악, 세, 세를···. 아영 너까지···. 동곤과 아영이 싸우는 사이, 장씨는 벽시계 시간을 오후 5시로 돌려서 맞춘다. 장씨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잠깐! 아영과 동곤은 놀란 표정으로 장씨를 쳐다본다. 장씨 (벽시계를 가리키며) 이제, 내 차례입니다. 이때 문 밖에서 ‘똑똑똑’ 노크 소리 들려온다. 세 사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본다. 경쾌한 음악 소리 들린다. 서서히 어두워진다. [당선소감] 실패를 두려워 않고 길 찾아 나섰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열심히 글 쓰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결국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덤벼들지 못했습니다. 삶의 시기마다 그래야 했던 이유와 핑계는 무수히 많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내 안에 있었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거였어요. 그와 맞서 보려고 하지 않았더군요. 그때부터 쉽고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고, 더 늦기 전에 정진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희곡을 쓰면서 실패하고 좌절했던 곳에서 새롭게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올곧게 홀로 서야 함께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 길에 ‘신춘문예’는 큰 목표 지점이었고 파고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뒤늦게 뛰어든 만큼 많이 더디 가겠지만, 그래도 가다 보면 언젠가 깨우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뭐라도 되겠지’ 그런 무한 긍정의 마음을 품고.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큰 행운을 만났습니다. 당선 소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기쁨의 눈물도 흘렸습니다. ‘정말이야? 꿈 아니야?’라고 몇 번이고 되물었습니다. 좌절을 거치니 희망이 옵니다. 노력은, 간절함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뜨겁게 떠오릅니다. 덕분에 오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부족한 작품, 천금 같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며 열심히 쓰겠습니다. 다시 희곡 쓸 용기를 주신 라푸푸서원 차근호 작가님 특별히 감사합니다. 선욱현 작가님, 최원종 작가님, 김경락 연출님, 박세환 작가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퇴고를 도와준 배우 오혜진, 함께 고생한 지희야 정말 고맙다. 묵묵히 외조해 준 우리 남편 정재만, 부모님, 가족들,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약력 ▲1976년 포항 출생▲계명대 국문과 졸업▲구성작가, 프리랜서 기자 활동 [심사평] 서민층 주거 문제, 탁월한 리듬감으로 살려 올해 희곡부문에는 254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기록적인 숫자다. 구어적인 것을 글로 담는 것에 익숙한 세대가 도래한 것일까? 연극을 많이 보는 문화적 환경이 조성된 덕분인가? TV 매체에 대한 친근감이 삶의 드라마화를 촉진한 것일까? 아니면 문예창작과와 연극 전공 학생 수의 비약적인 증가가 누적된 결과일까? 출품작 중에 현실을 포착하는 능력, 혹은 발상이 빛나는 작품도 적지 않았다.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 것이 올해 신춘문예의 큰 기쁨이다. 출품작들이 다룬 소재 중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자살, 주거 문제, 실업 문제였다. 사람살이가 극도로 힘들어진 서민과 젊은 층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살’과 관련한 작품이 이례적으로 많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자살률이 최근 8년간 가장 높다는 현실을 말해주듯 자살사이트, 자살학원, 자살을 둘러싼 해프닝과 사후 망자의 이야기까지, 자살의 연극화에는 끝이 없었다. 자살과 생명보험을 연결시킨 작품도 많아 자살의 주요원인이 경제적 문제임을 짐작하게 한다. 절박한 상황들을 기정사실로 한 채 그것을 연극적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작품이 많이 등장한 것에서 이 시대의 누적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작인 임은정의 ‘기막힌 동거’ 역시 서민층 주거 문제의 어려움을 증식 이미지의 코미디로 변형시킨 작품이다. 생존 문제를 타개하려는 평범한 등장인물들의 노력이 황당무계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인물들의 숨찬 생활의 리듬은 작가에 의해 연극적 템포감으로 변환되었다. 무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작가의 감각이 탁월한 연극적 리듬과 타이밍으로 드러난다. 끝까지 논의된 또 하나의 작품은 김경민의 ‘욕조 속의 인어’다. 이 작품 역시 오늘날 한국 사회의 20대가 처한 주거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뤘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떠올리게 하는 독창적인 상황 설정이 매력으로 꼽혔으나 인간을 일면적으로 이해하는 감상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이 외에 변효진의 ‘연기수업’, 김중원의 ‘다금바리’, 안재희의 ‘완벽한 화장실을 찾는 법’ 등도 최종 논의에 올랐다.
  • 주요대, B형 2개·A형 1개 ‘최고난도’ 선택

    주요대, B형 2개·A형 1개 ‘최고난도’ 선택

    2014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인문사회계열은 국어 B형·수학 A형·영어 B형, 자연과학계열은 국어 A형·수학 B형·영어 B형을 보아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인문계 지원 수험생이 수학에서 어려운 B형을 선택하거나 자연계 지원자가 국어에서 B형을 선택하면 아예 이 대학들에 지원할 수 없다. 선택형 수능이라고 하지만 선택권을 수험생이 아닌 학교가 갖는 불합리한 구조인 셈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10일 공개한 전국 199개 4년제 대학의 201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주요 대학들은 예상대로 국어, 수학, 영어 중 어려운 B형을 2개 요구하는 최고난도의 조합을 선택했다. 다만 서울대는 국어 A·수학 B·영어 B를 치른 이과 학생과 국어 B·수학 A·영어 B를 치른 문과 학생이 교차 지원을 할 수 있게 했다. 단 교차 지원 때 과목별 가산점은 없다. 서울교대, 부산교대, 영남대 등의 인문사회계열과 가톨릭대(의·치예과 제외) 등의 자연과학계열은 국어, 수학에서 A·B형 모두 허용하고 영어만 B형을 요구한다. 경상대, 계명대, 전북대 등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에서 A·B형을 허용한다. ●어려운 B형 응시자에 최대 30% 가산점 상당수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으로 기존 수능 등급 기준을 조금 낮추는 대신 백분위를 함께 쓰는 방식을 택했다. B형을 선택한 수험생 사이에서도 변별력을 찾겠다는 시도다. 백분위는 점수 차이가 비교적 세밀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뚜렷하게 순위를 매기기가 쉽다. A·B형을 모두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A형 응시자에 비해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는 B형 응시자에게 최대 30%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인문계열에서 국어 A·B를 모두 허용하는 대학은 136개교, B형을 요구하는 대학은 50개교, A형을 요구하는 대학은 2개교다. 이 중 B형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은 102개교다. 수학 A·B형을 모두 허용하는 곳은 106개교, A형을 요구하는 대학은 50개교로 집계됐다. 영어 A·B형을 모두 허용하는 대학은 122개교, B형을 요구하는 대학은 65개교로 이 중 영어 B형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은 94개다. ●“내년 모의평가 본 뒤 A·B형 결정을” 대학별로 가산점이 천차만별인 만큼 수험생들은 올해보다 더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여야 할 전망이다. 특히 수시모집 확대로 인해 올해 35.6%(13만 4735명)였던 정시모집 정원이 내년 33.8%(12만 8294명)로 더 줄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수능을 B형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B형 수준에 맞춰 공부하고 내년 모의평가 등을 본 뒤 본격적으로 A·B형 선택 여부를 결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최상위권과 중상위권 대학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영어 B형에 대한 쏠림 현상도 예상된다. ●수시모집 66.2%로 늘고 정시는 줄어 일반전형 인문계열 기준으로 학생부를 100% 반영하는 대학은 2013학년도 88개교에서 2014학년도 81개교로 줄었다. 80∼100% 반영 대학도 28곳에서 23곳으로 감소했다. 논술고사를 보는 대학은 수시가 29개교로 올해보다 1곳 늘고 정시 논술은 서울대만 본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올해보다 1582명 늘어난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의 수능 성적 대체나 특성화고 졸업 재직자 특별전형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NEAT 2·3급을 지원 자격이나 전형 요소로 쓰는 대학은 27개 대학, 특성화고졸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59개교에 불과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유교문화권 6개國 ‘유교 신르네상스’ 학술대회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타이완, 싱가포르, 중국, 베트남까지 아시아의 특정 국가에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가 ‘유교’에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실일까. 이런 궁금증을 학술적으로 고찰해 볼 자리가 마련됐다.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과 유교문화연구소는 한국을 비롯해 유교문화권 6개국 국제공동학술회의를 오는 16∼17일 성균관대 다산경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유교 신르네상스’가 주제다. 한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중국의 동북공정 등으로 야기된 갈등을 극복하고 유럽연합(EU)과 대비될 수 있는 통합체를 구성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1970~1980년대 풍미했던 ‘유교자본주의론’과 구별되는 관점에서 담론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유교문화권’은 제2차대전 이후 한·중·일 세 나라를 중심으로 경제가 급성장했는데 그 사상적 동력으로 유교의 기능을 살피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다. 16일에는 여휘걸(黎輝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와 판차오양(潘朝陽) 국립타이완사범대 교수, 김통원 성균관대 교수 등이, 17일에는 황태연 동국대 교수와 린웨후이(林月惠) 타이완중앙연구원 박사, 유원기 계명대 교수, 원재동(院才東) 베트남 사회과학원 박사 등이 발표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자체마다 야간민원실… 예산 낭비

    지자체마다 야간민원실… 예산 낭비

    지방자치단체 야간 민원실이 행정낭비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저조한 이용실적 때문이다. 거점지역에 통합 야간 민원실을 개설하는 등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간 민원실은 낮에 행정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주민을 위해 일과 시간 이후에 운영하는 민원서비스 창구다. 2월부터 주 1회 야간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는 대구 남구의 경우 10개월이 지난 13일 현재까지 처리한 민원은 20건에 불과하다. 한달에 2명 정도 찾는 셈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까지 공무원 2명이 주민등록 등·초본과 인감증명서 등 22종류의 민원서류를 떼 준다. 남상국 대구 남구 민원계장은 “무인 민원발급기가 보급되면서 야간 민원실을 찾는 주민이 거의 없다. 공무원들도 민원인들이 무인발급기를 이용하는 데 도와주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도 올 들어 10월 말까지 야간 민원실을 통해 처리된 민원은 32건에 불과하다. 처리 건수가 한 주에 1건도 안 된다. 충북 지자체의 야간 민원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1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오후 8시까지 야간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는 단양군의 경우 10개월이 넘도록 처리한 민원은 20건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여권발급 민원이다. 영동군과 옥천군의 야간 민원실이 올해 처리한 민원도 각각 27건과 80건에 그치고 있다. 민원 담당 공무원이 남아 불을 밝히고 냉난방 장치까지 가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효율성은 극히 저조하다. 근무자에게는 시간당 8000원 내외의 초과 근무수당이 지급된다. 공무원조차 행정력만 낭비하는 야간 민원실을 폐지 대상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옥천군 관계자는 “대부분 주민이 낮에 군청을 방문해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충북도 시책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시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까지 야간 민원실을 운영한다. 직원 2명이 올 들어 모두 80건을 처리했다. 경북 경산시는 직원 2~3명이 매주 평균 5~6건의 야간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대부분 여권업무다. 부산 강서구도 지난 1년간 처리실적이 54건에 그쳤다. 강서구 관계자는 “주민들 봉사 차원에서 야간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이용 실적이 저조하자 지자체의 야간 민원실을 통합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른바 ‘거점민원실’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청과 수원시청은 지난해부터 ‘365수원역 현장민원센터’라는 야간 민원실을 공동으로 만들어 매일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 간 협조를 통해 야간 민원실을 공동으로 꾸려 예산 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가 최근 수원역 현장민원센터를 이용하는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1.3%의 만족도를 기록했다. 최봉기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터넷 민원서류 발급시스템과 무인 민원발급기 등이 널리 보급된 상황에서 야간 민원실이 꼭 필요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그래도 야간 민원실을 유지해야 한다면 홍보 강화 등을 통해 이용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cghan@seoul.co.kr옥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부고]

    ●류진(자영업)연(전 한국바이엘 전무)균(극동대 석좌교수)선(전 스포츠서울 광고국 부국장)씨 모친상 이동진(가야대 대학원장)씨 장모상 류가효(계명대 교수)씨 조모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2)3410-6902 ●김성환(전 엔비텍 부장)희영(동자초 교사)씨 부친상 서성갑(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서해원(충남도교육청 장학관)심은석(서울 중곡초 교장·초중고교장연합회장)씨 장인상 황미향(덕의초 교사)씨 시부상 3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2)2227-7556 ●김재한(자영업)석견(한화그룹 상무)석필(삼성전자 유럽총괄)씨 모친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02)3410-6901 ●이재훈(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씨 모친상 이성욱(한일탱크터미널 대표이사)씨 장모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2)3010-2631 ●문대식(대우건설 오성청북도로현장 부장)씨 부친상 31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일 오전 4시 30분 (02)3779-2182 ●김정화(배우)씨 모친상 31일 구리 원진녹색병원, 발인 2일 오전 4시 30분 (031)552-5119 ●박성만(한국경제신문 편집부 부장)씨 장모상 31일 서울복지병원, 발인 2일 오전 10시 (02)834-6817 ●박상남(전 순창 쌍치중 교장)씨 별세 인환(전 전북일보 주필)혜숙(전 서울 전동초 교사)씨 부친상 신호정(자영업)씨 장인상 박상민(아이마켓코리아 과장)상철(한겨레신문 기자)미선(군산 제일고 교사)씨 조부상 31일 전주 예수병원, 발인 2일 오전 10시 (063)285-1009 ●박중대(한국방역산업 회장)씨 별세 세진(레미 부사장)우진(한국방역산업 대표이사)씨 부친상 정혜랑(코닉통상 대표이사)씨 시부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5시 (02)3010-2295 ●손성희(서울대 치과대학 명예교수)씨 별세 31일 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5시 (02)2072-2011
  • [기고] ‘한국의 게이츠·잡스’에 도전하라/김덕만 한국교통대학교 교수·前 국민권익위 대변인

    [기고] ‘한국의 게이츠·잡스’에 도전하라/김덕만 한국교통대학교 교수·前 국민권익위 대변인

    우리 시대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컴퓨터운영체계(OS) 개발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컴퓨터 회사인 애플의 창업자다.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일군 이들의 학력은 고작 대학 중퇴다. 빌 게이츠는 명문 하버드대 법학과를, 잡스는 리드대학 철학과를 다니다 자퇴했다. 그리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물론 무일푼으로 헛간 같은 곳에서 시작했다.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씨와 엔씨소프트의 김택진씨도 변변치 못한 환경에서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을 일군 벤처기업가들이다. 학생들이여. 우리라고 못할 게 있는가. 미래의 최고경영자(CEO)를 꿈꾼다면 창업 공모전을 노크해 보자. 참신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들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대학 공모전은 연간 수십개에 이른다. 중앙 및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하는 창업경진대회까지 합치면 1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열정이 넘치고 사업아이템이 좋다면 창업 공모전을 통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자금 지원은 물론 사무실 공간 전문가 멘토링도 가능하다. 예년보다 훨씬 많은 여러 대학과 공공기관에서 창업 공모전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봄 의욕적으로 선정한 51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들이 경쟁적으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데다 중소기업청 같은 전담 국가기관과 지자체들이 일자리 창출 사업 일환으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한양대가 해외에서 창업이 가능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해외 탐방 지원을 돕는 ‘글로벌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를 개최, 오는 9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건국대의 ‘벤처창업경진대회’ 접수는 13일까지다. 중부권에서는 올 초 충주대와 철도대가 통합된 한국교통대가 5일까지 ‘전국대학생마이다스창업경진대회’ 참가신청을 받는 것을 비롯, 순천향대·한밭대 등이 창업공모전에 돌입했다. 남부권에서는 울산과학대(11월 중순)와 계명대(10월 19일)가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창업경진대회와 더불어 각 대학 산학협력단에서는 수시로 창업강좌, 창업동아리 지원, 시제품 개발, 창업보육시설 무료 제공, 기업 현장실습 등도 마련해 예비 창업자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물론 제2의 잡스와 빌 게이츠를 키우기 위해 1980년대부터 창업경진대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스탠퍼드대·UC 버클리대, 스웨덴의 스톡홀름기업가정신대학(SSES) 등은 벤처기업가의 산실로 유명하다. 출품할 수 있는 창업아이디어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한 인터넷과 모바일기기 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국민이 즐긴다는 온라인게임 ‘애니팡’, 무료문자송·수신의 카카오톡 앱은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단골고객 아닌가. 어쨌든 기술교육과 창업의 요람인 대학에서 체계적인 이론과 실험실습 멘토링 등을 통해 창업 터전을 마련하고 성공사례를 확산시키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훌륭한 사업으로 연결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롤모델 창업자가 봇물처럼 쏟아지길 기대한다.
  • [커버스토리] 50대 남자 소리 없이 울고있다

    [커버스토리] 50대 남자 소리 없이 울고있다

    50대 남자들이 남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들은 남편, 그리고 아버지로서 어떤 상황에서든 의연함을 강요받은 세대다. 그러는 사이에 삶은 피폐해졌고, 마음의 병은 커가기만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우울증 환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가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2만 6800명이던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0년에 3만명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3만 2565명을 기록했다. 여성의 갱년기 우울증에 가려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겨졌던 중년 남성들의 우울증이 이미 ‘마음의 감기’ 수준을 멀찍이 넘어선 것이다. 하규섭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자들은 감정 표현을 나약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슬픔·피로감·희망 없음·수면 패턴 등을 묻는 전형적인 우울증 질문지로는 증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실제 남성 우울증 환자는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없이 크고 강해 보이기만 한 우리의 아버지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직장 내 고립과 실직에서 오는 사회적 자존감 하락 ▲경제적 궁핍과 노후 고민 ▲성장한 자녀와 소원한 아내 등 가족들의 관심 부족 ▲남성성과 힘의 쇠락에서 느끼는 좌절감 등이 남성 우울증의 주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전태연 우울증임상연구센터 소장은 “우울증의 기본은 상실(loss)이다.”면서 “50대 남성들은 갑자기 잃은 게 많아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백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50대는 사회적으로 잘나가던 남성들이 퇴직하면서 존재감에 상처를 입는 시기”라면서 “소일할 방법이라고는 등산과 술뿐이라 더 쓸쓸한 세대”라고 분석했다. 변화순 팸라이프가정연구소 소장은 “자신이 누군지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온 남자들이 50대에 다시 사춘기를 겪는다.”면서 “가족과의 교감·소통·공감을 무시하고 살다가 어느 순간 소외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때가 50대 전후”라고 말했다. 이들은 감정과 분노 조절에 서툴러 우울증이 오면 술·도박·섹스중독 등 자기파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50대 남자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며, 자살 사망률도 여자보다 2배나 높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수)도 1984년 12.5명에서 지난해 43.3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상실의 세대’가 웃음을 되찾으려면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사회적 대책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장은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정년을 늦추고 중·노년 일거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범 계명대 동산의료원 정신건강과 교수는 “사람들은 우울증을 ‘질병’이라기보다 ‘의지’의 문제로 인식해 치료나 상담을 꺼린다.”면서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하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의들은 “이제는 남성들이 ‘대장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주변에 적극적으로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살아야 한다.”면서 “세상이 그렇게 바뀌었음을 남성들이 스스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이것이 미래의 자동차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잘 빠진’ 자동차는 아니었다. 차량 내부에는 전선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솔라셀(태양열 집적판)로 덕지덕지 뒤덮인 루프에 카메라 한대가 달랑 솟아있었다. 바퀴가 보이지 않았다면 이 물체를 자동차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웠다. 21일 경기도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이곳의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서 친환경 에너지와 무인자동차 기술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무인 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자동차들은 외관이 어설픈데다 사람을 태울 수준도 아니었지만 현실에 상상을 버무린 ‘미래 기술’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세계의 자동차 기술은 지금까지 무인 주행과 태양열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 부문 등 두개의 큰 축에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한국은 이 부문에서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 우리나라는 올해 2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호주 태양광 경주대회에 한 팀을 파견했지만 하루만에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에 비해 일본은 3일 동안 3000㎞를 수차례 완주하며 뛰어난 태양에너지 기술을 선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번 대회를 기획한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과 교수는 “무인자동차 기술은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서 있고, 에너지 기술은 일본과 호주가 강세”라면서 “한국은 강점이 있는 융합기술을 토대로 미래 자동차 기술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대회에는 11개 대학·일반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차들이 장애물을 피해 달릴 때마다 환호성을 내질렀다. 중간에 차가 멈추거나 장애물을 들이받는 등 고전하는 팀도 있었다. 장거리 부문에서는 계명대 VISA-SOLAR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팀은 주어진 20분간 시속 20㎞로 6.96㎞를 주파했다. 최해운 지도교수는 “이번 대회는 전체 배터리의 10%만 사용하도록 해 전기에너지를 최소화 는 게 핵심”이라면서 “태양광 에너지를 많이 모으기 위해 솔라셀을 많이 붙이면 중량이 무거워져 그만큼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점을 미리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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