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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 ‘설맞이 직거래 장터’ 개장

    농협 ‘설맞이 직거래 장터’ 개장

    농협경기지역본부는 28일 설을 앞두고 제수용품과 한우 등 산지에서 바로 들어온 국산 농축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설맞이 직거래 장터’를 개장한다고 밝혔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도내 주요 8개 광역 농협 매장에서 열리는 장터에서는 제수용품과 함께 설 선물, 채소, 축산 가공품 등을 시중보다 10∼20% 싼 가격으로 공급한다. 고객 사은 행사로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계란 30개를,3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계란 10개를 제공한다. 또 설맞이 이벤트로 떡가래 빨리썰기 대회와 가족 윷놀이 대회를 개최하며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떡국 무료 시식회도 함께 열 예정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주영하 지음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주영하 지음

    참 기발한 발상이 아닌가? 그림을 통해 음식의 역사를 보고, 음식의 역사를 통해 그 시대의 사회상을 엿본다는 것 말이다. 지금까지의 음식사 연구가 백과사전적 혹은 민족적 정체성 확보를 위한 계몽주의적 경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림 속 음식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신선·발랄하기까지 하다. ●음식사의 계몽성 거부… 저자 상상력 덧칠 한국학중앙연구원(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민속학)인 주영하의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사계절 펴냄)는 음식사의 계몽성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도발적이고, 풍속화 속 음식에 돋보기를 들이댔다는 점에선 문화적이다. 저자는 ‘음식의 변화상은 이른바 ‘유행’이라는 풍속의 그릇에 시대정신을 오롯이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대부분 조선 후기에 그려진 23편의 풍속화에 담긴 음식과 인물들에게 돋보기를 대고, 그림 안팎을 넘나들며 나는 듯 펼쳐나가는 저자의 상상력이 유독 돋보인다. ‘앙상하게 말라버린 나무들 사이에 비석이 뽐내듯이 서 있다. 그 아래 난 길에 아이를 안은 아낙이 쓰개치마를 머리에 두르고 겸연쩍은 듯 황소의 등에 올린 등거리에 앉아 있다…. 그 옆에서 갓과 두루마기를 갖추어 입은 양반이 술 한 잔으로 들병이와 수작을 부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젊은 양반 부부에 놀란 듯 오른손으로 하릴없이 귓밥을 만지작 거린다.’ 김홍도의 ‘행려풍속도병’(行旅風俗圖屛·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 대한 묘사다. 지은이는 그림에 ‘노방노파’(路榜 婆)란 화제(畵題)를 붙였다. 그림의 주인공이 노방(길가)의 노파(술독을 지키는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술이다. 노파의 독에 담긴 술은 청명주나, 한산소국주 같은 ‘앉은뱅이’ 술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야 객지를 떠돌아 성읍에 다다른 과객의 호주머니를 훔칠 수 있지 않겠는가! 김홍도의 ‘벼타작’(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서 저자가 보는 것은 타작에 여념이 없는 농군들 옆에 돗자리를 펴고 비스듬히 누워 곰방대를 문 채 졸고 있는 양반, 아니 양반 같은 이다. 거드름이 잔뜩 밴 그는 ‘분명 소작인의 타작을 감시하기 위해 온 지주의 대행인 마름’이라는 게 저자의 상상이다. 그 옆엔 술병과 술잔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비록 소작인이라 ‘반타작’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타작은 즐거운 듯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하다. ●농군옆에 술병 놓고 졸고있는 양반… 이어 음식인 쌀에 대한 ‘수다’가 시작된다. 한국 음식의 반찬은 쌀밥을 먹기 위해 마련된 부식이라는 이야기부터 쌀로 만든 술과 과자, 제물로서의 쌀,‘쌀의 나라’이면서도 몰락해가는 현대의 쌀밥 등등. 19세기 작품인 ‘야연’(野宴·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 이르면 소나무 아래서 기생들을 옆에 끼고 숯불에 쇠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양반들의 주연이 마냥 흥청거린다. 여기서 지은이는 동국세시기를 지은 홍석모(洪錫謨)를 떠올린다. 홍석모가 이 풍경을 보았다면 아마 “요사이 한양풍속에 화로에 숯불을 활활 피워놓고 번철을 올려놓은 다음 쇠고기를 기름·간장·계란·파·마늘·고춧가루에 조리하여 구우면서 화롯가에 둘러앉아 먹는다. 이것을 난로회(煖爐會)라 한다.”고 동국세시기에 기록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상상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남자 다섯에 여자 둘. 지은이가 보기에 이들은 권세가들과 기생이다. 어지간히 취했을 법한 남정네들이 기생들과 어우러져 즐겼을 듯한 걸죽한 입담을 지은이 또한 거침없이 펼쳐나가고 있다. 안중식의 작품인 ‘조일통상장정(朝日通商章程) 기념 연회도’엔 서양음식이 등장한다. 조선 관리 몇 사람과 일본 사람, 서구적 풍모의 인물들이 사각 식탁에 둘러앉아 있다. 각자 앞엔 접시와 나이프·스푼 등 서양식기가 세팅돼 있고, 상 중앙엔 꽃을 담은 조선꽃병이 서양식 촛대와 함께 놓여 있다. 마치 양복 입고 갓 쓴 어색함이 가득해 절로 웃음이 터진다. 이 그림은 1883년(고종 20) 6월22일 조선측 전권대신인 민영복과 일본측 전권대신인 다케조에 신이치 사이에 조인된 조일통상장정 조인식을 끝낸 뒤 있었던 연회를 그린 것이다. 재미 있는 것은 자리 배치인데, 양 협상 당사자가 마주 앉지 않고 상석에 앉은 민영목 오른쪽으로 다케조에가 아랫사람 입장에서 앉아 있는 모습이다. ●시대적·정치적 상황 곁들여 설명 저자는 당시의 복잡한 시대적·정치적 상황을 설명하며 그림의 의미를 풀어본다. 또 커틀릿과 포도주, 위스키가 당시 어떻게 조선 관리들에게 받아들여졌을지 다양한 시각에서 상상력을 발휘한다. 책은 다양한 풍속화에서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뿐만 아니라 국가적 행사 때 쓰인 궁중음식, 조선 관료들의 음식을 골고루 끄집어내 조선 사회를 엿손다. 거대담론이 아닌 시시콜콜한 음식이야기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지만, 사소한 일상 자체로 역사와 대면하고자 하는 의미심장한 의도가 읽힌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로데오거리 퓨전요리

    [뒷골목 맛세상]로데오거리 퓨전요리

    ‘떡볶이에 미친’ 이영주(46)씨.24년 동안 떡볶이와 고락을 함께하며 ‘대구 동성로 떡볶이 신화’를 일궈낸 그는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10억원을 들여 떡볶이 전문점인 ‘레드페퍼’를 차려 철판피자떡볶이 등 다양한 떡볶이 관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1990년대의 압구정동을 묘사한 문학작품들은 압구정동에 대해서 지극히 신랄하다. 시인이자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감독인 유하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는 연작시에서 압구정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다/국화빵 기계다 지하철 자동 개찰구다 어디 한번 그 투입구에/당신을 넣어보라 당신의 와꾸를 디밀어보라 예컨대 나를 포함한 소설가 박상우나/시인 함민복 같은 와꾸로는 당장은 곤란하다 넣자마자 띠-소리와 함께/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 투입구에 와꾸를 맞추고 싶으면 우선 일년간 하루 십 킬로의/로드웍과 섀도우 복싱 등의 피눈물 나는 하드 트레이닝으로 실버스타 스텔론이나/리차드 기어 같은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 것 일단 기본 자세가 갖추어지면/세겹 주름바지와, 니트, 주윤발 코트, 장군의 아들 중절모, 목걸이 등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구비할 것 그 다음/미장원과 강력 무쓰를 이용한 소방차나 맥가이버 헤어스타일로 무장할 것/…이곳 어디를 둘러보라 차림새의 빈부격차가 있는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욕망의 평등사회다 패션의 사회주의 낙원이다/가는 곳마다 모델 텔런트 아닌 사람 없고 가는 곳마다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미국서 똥구루마 끌다 온 놈들도 여기선 재미 많이 보는지 재미동포라 지화자, 봄날은 간다….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오, 욕망과 유혹의 삼투압이여/자, 오관으로 느껴보라 안락하게 푹 절여진 만화방창 각종 쾌락의 묘지, 체제의 꽁치통조림 공장, 그 거대한 피스톤이, 톱니바퀴가 검은 기름의 몸체를 번득이며 손짓하는 현장을/왕성하게 숨막히게 숨가쁘게/그러나 갈수록 섹시하게… ●한때는 ‘해방구’… 불황에 빛바랜 느낌 작가 이순원의 장편소설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에서도 1990년대의 압구정동에 대한 묘사는 비슷하게 신랄하다. …오늘 아침 그녀는 자신의 800만원짜리 이태리산 침대에서 잠을 깼다. 침대 맞은편 벽에 걸린 영국산 수제품 뻐꾸기시계가 9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 아래에 놓인 이태리산 털실내화를 신고 엄마가 있는 안방으로 갔다. 침실과 아빠 엄마의 의상실이 따로 분리돼 있는 방이었다. 아빠는 1억 5000만원짜리 밴츠 560SEL을 타고 이미 출근한 다음이었고, 엄마만 혼자 2200만원짜리 서독산 침대에 누워 프랑스산 오리털이불 바깥으로 한쪽 다리를 걸치듯 내놓고 있었다. 외출을 할 때면 언제나 금박을 장식한 12만원짜리 칼빈 클라인 스타킹을 신는 다리였다.…그녀는 비너스 조각을 한 1400만원짜리 이태리산 대리석 욕조에 가볍게 이온 목욕을 한 다음 자기 침실로 가 2300만원짜리 이태리산 장롱을 열고 전에도 입었던, 입어도 그 속이 확연히 들여다보이는 그물형 스캉달 팬티와 그 팬티와 세트를 이룬 은은한 핑크색 브래지어를 하고 차이나형 꽃무늬가 수놓아진 칼빈 클라인 스타킹을 신었다. 그리고 그 위에 40만원짜리 쏘냐 리카엘 상표가 붙은 블라우스와 70만원짜리 이바노브니 검정색 미니 스커트를 입고 역시 검은 색상의 320만원짜리 피에르 발망 반코트 차림으로 거울 앞에 섰다…핸드백은 엄마의 430만원짜리 것만은 못하지만 자연산 무늬를 조금 갈색나게 처리한 280만원짜리 구찌 악어가죽 핸드백을 골랐다. 그 안엔 어제 쓰다 남은 20몇만원과 조금 전 엄마가 외출하기 전에 주고 간 외환은행권 10만원짜리 수표 석 장,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급한 일이 생기면 쓰라고 그 전에 아빠가 주었던 100만원짜리 상업은행권 수표 한 장, 입학 선물로 받은 VIP카드, 얼마 전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12만원 주고 두 개를 사 하나는 영준이 오빠를 준 피에르 가르뎅 손수건, 작은 용기에 담은 몇 가지 드봉 화장품, 그 화장품 판촉물로 받은 굵은 빗 한 자루, 핸드백용 강력 무스, 친구들 전화번호를 적은 1만4천원짜리 프랑스산 양가죽 팬시 수첩, 양가죽 케이스 안의 스위스산 볼펜이 들어 있었고, 그 제일 밑바닥에는 현금 말고는 그 핸드백 안의 유일한 국산품인 이미 반쯤 쓴 피임약이 들어 있었다. 작가 이순원은 1990년대의 소위 ‘압구정파’ 출신 여대생 은지를 통해 압구정동이며 로데오 거리를 묘사하다 못해, 직설적인 어법으로 ‘이 땅 졸부들의 끝없는 욕망과 타락의 전시장, 아니 똥통같이 왜곡된 한국 자본주의가 미덕처럼 내세우는 환락의 별칭적 대명사’운운하며 드러내놓고 울분을 토한다. ●경력 24년… 대구서 강남 중심으로 진출 원래 로데오란 길들여지지 않은 말이나 소의 등에 올라타고 누가 오래 버티는가를 겨루는 서부 카우보이들의 경기를 일컫는 말인데, 미국에서도 상류층만 모여서 사는 베벌리힐스에 있는 세계적인 패션거리에 로데오라는 이름이 붙고, 이어 이 땅의 소위 오렌지족, 혹은 ‘야타족’으로 불리는 부유층 신세대들이 압구정동에 자신들만의 놀이공간을 만들어 로데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신세대들은 한때 로데오 거리를 일종의 해방구로 여겨, 너나없이 세이프티존(SAFETY ZONE)이란 영어를 새겨 넣은 차양이 긴 모자를 자신들만의 무슨 상징물처럼 눌러쓰고 활보하기도 했다. 이순원식 ‘욕망과 타락의 전시장이며 환락의 별칭적 대명사’이자 유하식 ‘욕망의 평등주의이자 패션의 사회주의’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도 IMF를 지나 우리 경제가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어딘지 모르게 그 빛이 바랜 느낌이 없지 않다. 실제로 로데오 거리를 기웃거리는 동안 명품점이며 패션점, 각종 음식점의 주인들은 ‘좋은 시절은 물 건너갔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로데오 거리의 단골고객이었던 이 땅의 큰손이나 복부인 같은 졸부들이 더 이상 손쉽게 눈먼 돈을 벌어 흥청망청하기에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맑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로데오 거리의 식당들도 이제는 고급스럽기보다는 대중적인 간판들이 즐비하다. 주로 퓨전요리 중심인데, 일식이며 중식, 한식, 심지어 소주방까지도 상호 앞에 기꺼이 퓨전이라는 관형어를 붙이고 있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가격이 1만원 안팎으로 크게 비싸지 않다. 로데오 거리의 여러 퓨전요리점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뜨이는 것은 떡볶이 전문점인 ‘레드페퍼’(02-547-3778)다. 한마디로 한다면, 레드페퍼의 주인인 이영주씨는 떡볶이에 미친 사람이다. 올해로 떡볶이 경력이 24년인 중년의 그이는 스스로도 떡볶이에 미쳤다고 기꺼이 자인한다. 이를테면 강남에서도 세가 가장 비싼 로데오 거리에 물경 10억원을 투자하여 건평 100평의 3층 건물을 세내어 떡볶이 전문점을 차린 것이다.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300만원, 권리금 4억원에 나머지 실내장식으로 총 10억원을 들인 레드페퍼는 기존의 고정관념으로는 떡볶이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고급카페나 레스토랑풍의 화려한 실내장식과 디자인이 보는 이의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데,1층,2층, 테라스, 복층이 모두 손님을 맞는 홀이다. 그중에서 그이만이 출입할 수 있는 3층은 소위 개발실인데, 그 안에는 세계 모든 종류의 소스들이 가득 차 있다. 그 소스들 중에는 그이가 개발한 떡볶이용 고추장이 소스란 이름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떡볶이의 종류를 보면 그이가 떡볶이에 미쳤다는 말이 좀더 실감이 난다.2인분 기준의 철판즉석떡볶이는 레드페퍼떡볶이(1만원), 순대떡볶이(8000원), 거리떡볶이(6000원), 불고기떡볶이(8000원), 해물떡볶이(8000원)가 있는데, 레드페퍼떡볶이는 쌀떡, 야채, 햄, 어묵, 만두, 쫄면, 라면, 팽이버섯이 들어간 거리떡볶이에, 오징어, 새우, 홍합, 꼬마만두, 삶은 계란이 더해진다. 불고기떡볶이는 거리떡볶이를 기본으로 하여 순살불고기와 각종 버섯이 더해지고, 순대는 순대가 더해진다. 이외에도 각각 5000원짜리의 피자떡볶이, 치킨탕수떡볶이, 스파게티떡볶이, 궁중떡볶이가 있고, 쟁반떡볶이, 떡꼬지, 떡튀김, 비빔만두, 순대볶음, 오뎅탕 등이 있다. 얼마 전에는 철판피자떡볶이를 개발했는데, 쌀떡에 화이트소시지, 비엔나소시지, 햄, 모차렐라치즈를 넣어 피자토핑을 뿌리고, 새우, 어묵, 만두, 달걀, 당근, 파, 팽이버섯, 양배추, 피망, 적채, 양파, 페퍼로니 등을 넣어 철판에 볶아내어 매운 것을 싫어하는 청소년들도 기꺼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30대 사장 40가지의 롤 메뉴 개발 이영주씨는 떡볶이를 햄버거나 스파게티, 피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요리로 만드는 것이 필생의 꿈이다. 기실 그가 압구정동의 로데오 거리에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떡볶이 전문점을 낸 것도 그가 펼치고자 하는 꿈의 일환인 셈이다. 그이는 압구정동에 오기 전에 이미 ‘동성로떡볶이’란 상호로 대구에서만 본점에서부터 7호점까지를 직영하여 월 순수익 7000만~8000만원을 올린 소위 ‘떡볶이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그이가 바로 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하여 스스로 동성로떡볶이시대를 청산한 채 서울로 올라온 것이다. ‘러’(02-540-2577)는 ‘날것(raw)이라는 뜻으로 퓨전일식 스타일의 소위 캘리포니아롤 전문점이다.31세의 박진효씨가 운영하는데, 과연 젊은이답게 무려 4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롤 메뉴를 내고 있다. 일찍이 압구정동파가 되어 세이프티존이라는 모자를 쓰고 로데오 거리를 휩쓸었을 나이의 그이는 공과계통의 대학을 졸업하고 어학연수 차 미국에 건너갔다가 캘리포니아롤에 눈떠 일본인 요리사 아래서 요리법을 익힌 것이다. 원래 캘리포니아롤이란 스시라는 일본식 생선초밥을 미국식으로 변형시킨 요리인데, 이를테면 날것을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생선을 안에 넣고 초밥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아니면 튀김가루를 입혀 튀겨내어 거기에 각종 소스를 끼얹는 식이다. 스네이크롤은 장어구이에 아보카드를 얹고, 달콤한 계란말이로 감싼 롤이고, 살몬크런치롤은 밀가루를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크런치에 연어를 덮고 거기에 다시 날치알을 얹은 롤이고, 트레저아일랜롤은 역시 크런치에 날치알과 장어, 참치, 아보카드를 섬처럼 쌓아올린 롤이고, 레인보롤은 연어, 참치, 아보카드에 크림치즈를 더한 롤이고, 스파이더롤은 이제 막 껍질을 벗은 물렁한 게를 통째로 튀겨 토마토, 오이, 날치알, 아보카드를 더한 롤이고, 키스미롤은 새우와 게살에 매콤한 칠리소스를 끼얹은 롤이고, 더블펀치롤은 파인애플에 게살, 가리비, 아보카드를 부쳐내어 소스를 뿌린 롤이고, 프라이롤은 크런치에 게살, 날치알, 아보카드를 넣어 기름에 튀겨낸 롤인데, 이렇듯 40여종에 이르는 롤들이 7000~8000원이다. 이밖에도 세트로 내기도 하는데, 필라델피아롤이나 슈퍼크런치롤에 활어초밥이며 튜나샐러드와 우동을 함께 내거나 4가지 롤에 활어회와 활어초밥, 우동을 내기도 한다.
  • [토종 웰빙을 찾아서] 안동 마

    [토종 웰빙을 찾아서] 안동 마

    마는 삼국유사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의 식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생산되는 마는 한약재로 많이 쓰여 산약(山藥)이라고도 부른다. 글자 그대로 하면 ‘산’에서 나는 ‘약’이다. 그만큼 몸에 좋다. ●마는 소화제이자 정력제 어지럼, 두통, 진정, 체력보강, 담 제거 등 한방에서 잘 알려진 효능만도 10여가지에 이를 정도다. 마는 또 천연소화제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일식집에 가면 제일 먼저 죽처럼 하얀 음식이 나온다. 생선회 등 날것을 먹기전에 탈이 날 것에 대비해 마를 죽처럼 갈아서 내놓는 것이다. 마에는 소화력 못지않게 스태미나를 강화시키는 효능도 있다. 일본에서는 주부들이 남편의 저녁상에 마를 갈아 계란 노른자를 섞어서 올리면 무언의 수고를 부탁하는 뜻이라고 한다. 또 마는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예방한다. 메주에 마즙을 넣어 만든 마장국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따뜻하고 맛이 달며 허약한 몸을 보해주고, 오장을 채워주며, 근골을 강하게 하고, 위장을 잘 다스려 설사를 멎게 하며, 정신을 편안하게 한다.”고 마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 마의 뿌리에서 노화방지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DHEA의 원료 다이오스 게닌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 성분을 활용한 건강식품 개발도 진행중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을 예방·치료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마에는 녹말과 당분이 많고 비타민B와 C, 사포닌 성분이 함유돼 있다. 특히 마의 점액질에는 소화효소와 단백질의 흡수를 돕는 ‘무친’성분이 들어있다. ‘무친’은 사람의 위점막에서 분비되며 이것이 결핍되면 위궤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전국 생산량의 절반은 안동에서 마가 안동지역에 들어와 재배된 것은 1900년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그전에는 주로 기온이 따뜻한 남쪽지역에서 많이 재배됐다. 지난해 전국 연간 마 생산량은 4311t. 이중 절반 가까이가 안동에서 생산된다. 재배면적만으로 볼 때는 전국의 60%를 넘는다. 이같이 안동에서 마 재배가 많은 것은 기후여건 때문이다. 안동의 연 평균 강우량은 1287㎜, 연평균 기온은 11.9도로 마를 재배하기에 적당하다. 더욱이 토양이 배수가 잘되는 사양토이며, 일조 시간도 2170시간에 이른다. 안동지역에서 생산되는 마의 30%는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판매된다. 품질이 좋아 항상 소비자가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재배농민들은 지난해 10a당 평균 37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현재 24개 작목반 920가구의 농가에서 마를 재배하고 있다. 수확된 마는 세척·절단 등 1차 가공 뒤 판매된다. 마는 저장성이 약해 특성상 연중 공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안동에 저온저장시설을 갖춘 약초종합처리장이 건립돼 언제든지 소비자들이 마를 접할 수 있다. 요즘은 마의 효능이 외국에도 알려지면서 가공제품 형태로 수출이 많이 되고 있다. 안동북후농협 산약가공공장에서 지난해 차와 은행마죽 등 50여종류의 마 가공제품 33만 6000여달러 상당을 미국, 동남아 등지로 수출했다. 또 국내시장에도 5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안동시는 지난 84년부터 마를 지역 특산물로 지정하고 품종개발과 가공제품개발에 주력해 왔다. 북후면에 있는 경북 생물자원연구소는 장마와 단마의 장점을 결합한 마 1호를 3년전 개발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기존 마보다 효능이 뛰어난 긴마 4호를 개발, 농가 보급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드세요 마는 구워서도 먹지만 날것을 가늘게 썰거나 갈아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또 말려 가루를 내 먹기도 한다. 마에 함유된 효소는 열에 약하므로 생즙으로 먹는 것도 좋다. 마만 갈아먹기보다 사과·당근 등을 함께 넣으면 먹기가 수월하다. 끓는 물에 넣어 차 대용으로 많이 마신다. 밥을 지을 때 함께 넣거나 죽을 쒀 먹기도 한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공무원이 변해야…” 쓴 감사원 6급 배두한 주사

    “공무원이 변해야…” 쓴 감사원 6급 배두한 주사

    공직생활 10년.7급으로 들어와 현재는 6급.40세에 접어든 두 자녀의 아버지. 누가 봐도 변화보다는 현실에 안주할 만한 위치다. 감사원 기획관리실 6급 주사인 배두한씨는 이런 조건에서 과감히 ‘공무원의 혁신’을 화두로 던졌다. 그의 메시지는 최근 자신이 펴낸 ‘공익근무요원 내가 변해야 대한민국이 산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배씨는 “관료사회에서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다.”면서 “공무원이 변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에 첫발을 들여놓았을 당시 자신의 경험부터 소개했다. “초창기 3년 동안 나에게 주어진 서무업무는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자부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공직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회의감이 그를 혁신주의자로 변하게 한 것은 아니다. 이후 다른 부처 공무원에 대한 감사업무를 하면서 절실히 느꼈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합니다. 문제는 자신이 맡은 업무의 목적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실·국과 부처의 장기적인 행정목표가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그는 이렇게 된 원인을 ▲자발적인 복종 ▲법규 만능주의 ▲선임자가 하던 대로 따라하기 등 세가지 풍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가지 풍조대로 근무해도 뒤쳐지지는 않지만 변화와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풍조는 하급직 공무원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2003년 초 대구지하철 참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화재 당시 현장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기관사(일선 공무원)입니다. 그러나 기관사(일선 공무원)는 급박한 상황에서 자율적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사령실 지시에만 의존하려는 타율성을 보여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배씨는 모든 공무원은 자신의 업무가 갖고 있는 목표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에는 목표실행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했다. 습관처럼 해오던 일이라도 목표와 상관없는 일은 과감히 없애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민간기업과 같은 성과관리시스템이 전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 특별조사국에서 근무했던 배씨는 혁신에 대한 소신이 평가돼 현재는 기획관리실 혁신평가담당관실로 발탁됐다. 그는 공무원 혁신을 이렇게 빗댔다. “달걀은 바깥에서 깨지면 계란 프라이가 되지만 안에서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됩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진인왕, 한국판 전륜성왕?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진인왕, 한국판 전륜성왕?

    요즘은 ‘우담발라’가 꽤 자주 피는 것 같다. 연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최근에도 충북 단양군청과 충남 논산 성불사에 우담발라가 피었다고 해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법화경’에 보면 우담발라는 부처나 전륜성왕(轉輪聖王) 같은 성인이 출현할 때만 핀다고 한다.3000년에 겨우 한 번 필까 말까 한다는데 생물학자들은 그것이 실상 풀잠자리알 또는 곰팡이에 불과하단다. 어쨌든 우담발라가 피어 있는 성불사의 금륜 스님은 상서로운 징조라며 “을유년에는 평화와 번영, 남북통일을 기원하고 싶다.”고 했다. 우담발라. 작디 작은 몇십 송이 꽃인가, 곰팡이에 스님은 참 크고 묵직한 기원을 매달았다. 그런데 나는 우담발라가 피면 등장한다는 전륜성왕과 ‘정감록’의 진인왕 사이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한다. 전륜성왕은 부처의 세속적 모습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불경을 결집한 아소카 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불심이 깊고 태평성대를 실현할 왕이 바로 전륜성왕인데 민중은 진인왕에게 바로 그런 역할을 기대했다. 정감록의 진인은 무엇보다 현실의 고난을 헤쳐 간 민중의 꿈을 형상화시킬 의무를 졌다. 진인왕은 조선왕조의 기득권층인 양반을 벌주고 신분구조를 뒤엎으며, 서구열강과 그들의 종교를 물리치고 동아시아 질서를 재편할 민중의 구세주였다. ●진인은 못된 양반을 생지옥으로 1785년 정조 9년 또 한 차례 정감록 사건이 터졌다. 주모자들은 나라가 셋으로 쪼개진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유씨, 장씨, 김씨가 삼국의 왕이 된다고 했다. 그 뒤 나라를 통일할 진인(眞人)은 제주 700개 섬 가운데 어딘가 숨어 때를 기다린다고 했다. 사건의 주모자들은 그 진인이 마음대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고 하면서 이미 서씨와 정씨 두 사람이 진인의 명에 따라 사람들의 허물을 낱낱이 기록한 일종의 ‘선악적(善惡籍)’을 작성중이라고 했다. 18세기말 민중이 진인의 출현에 걸었던 기대가 무엇이었는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우선 주목되는 게 그 ‘선악적’이란 장부다. 딱히 양반의 허물만 기록한다고 명기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평민을 못살게 구는 양반들의 악행을 기록하는 데 그 중점이 있다고들 여겼을 것이다. 진인은 민중의 구세주였기 때문이다. 나라가 바뀌어도 무식한 아랫사람들로서야 당장 무슨 벼슬을 기대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저 양반놈들 망하는 꼴 좀 보자.’는 것이 그들의 희망이었다. 현실은 물론 정반대였다. 여러 지방에서 양반들은 동약(洞約)이나 향약을 실시해 장부를 비치해두고 말 안 듣는 하층민들을 기록해 뒀다가 벌을 줬다. 윗사람을 몰라본다, 불효한다, 형제간에 불화한다는 등의 죄명이 양반들의 ‘선악적’에 기록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인이 민중의 편에서 선악 장부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은 진인의 인기를 더욱 높였을 법하다. 통상적으론 양반 편에서 작성하는 것인데, 양반을 벌줄 수 있는 선악적이라니 얼마나 통쾌하랴. 진인의 상벌은 현세에서 시행된다는 점도 민중으로선 무척 달가운 일이었다. 자기들은 별다른 죄도 없이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데 약자들을 괴롭히며 놀고먹는 양반, 놀부 같은 그들이 밉고 싫었을 것이다. 민중은 자기들 눈앞에서 그런 못된 양반들이 생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민중들은 지옥이란 말을 꺼낼 때마다 자연스레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을 떠올렸을 것이다. 지옥(범어 나라카·Naraka)은 사후세계란 뜻인데 그 참혹한 광경은 ‘목련경’에 자세하다. 석가모니의 큰 제자 목련존자의 지옥방문 이야기는 민간에 널리 알려졌다. 문맹인 사람들도 지옥도란 종교화를 통해서 지옥의 모습을 잘 알고 있었다. 불교의 지옥은 종류도 많아서 각기 8대 열지옥(뜨거운 지옥)과 한지옥(추운 지옥)이 있고, 그 아래 또 32개 소지옥이 있다고 한다. 진인은 선악 장부에 기록된 악인을 문자 그대로 생지옥에 보낼 것이 분명했다. ●푸른 옷(靑衣)은 천주교 신부요, 서구열강이다 진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었다. 어찌 보면 좀 뜬금없는 소리 같기도 한데, 진인은 서양 종교인 천주교도 퇴치해야만 했고 서구열강도 물리쳐야 했다. 물론 이런 기대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말까지 서서히 무르익어 갔다. 북경에 파견된 조선의 사신일행이 거기 와 있던 예수회 신부를 알게 된 것은 이미 17세기부터였으나 천주교가 국내에 유입되어 본격적인 신앙운동이 벌어진 것은 18세기 후반이었다. 조정은 잔뜩 긴장하여 천주교를 엄금하였지만 그 세력은 제법 급속하게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1801년 신유박해를 비롯, 천주교도에 대한 박해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하층민들의 일부는 천주교의 문을 두드렸지만 천주교를 이단시하는 사람도 많았다. 조정의 ‘계몽’도 한몫했지만 천주교에서 조상의 제사를 금지한다는 게 그들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천주교에 대한 민중의 반발과 두려움은 정감록에도 감지된다.1923년판 정감록의 일부인 ‘무학비결(無學秘訣)’에서 푸른 옷이 남쪽에서 쳐들어오는데 ‘스님 같되 스님은 아니라’고 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여태 한반도엔 없었던 새로운 부류의 성직자 즉, 신부들이 침략자란 것이다.‘푸른 옷’은 본래 좀더 먼저 쓰인 ‘도선비결(道詵秘訣)’에서만 하더라도 미지의 외부인으로 해석될 뿐이었다.‘푸른 옷을 입고 남쪽에서 오니 오랑캐도 아니요, 왜적도 아니다.’라고 했다. 하필 왜 푸른 옷인지를 누구도 설명할 수 없다가 천주교의 국내 활동이 심각성을 띠게 되자 푸른 옷은 어느덧 서양신부로 비화됐다. 19세기 초에는 서양 함대의 파병을 요청하는 천주교 신자 황사영의 편지가 발각되어 여론이 비등했다. 연달아 천주교박해사건이 터졌으며 국내에 잠입한 프랑스 신부도 처형되었다.19세기 중반에는 그 여파로 프랑스 함대가 공격했고 설상가상 통상문제로 미국함대도 쳐들어 왔다. 그러자 이제는 서구열강 자체가 침략의 장본인으로 부상했다. 이런 변화를 기록한 것이 역시 정감록의 일부인 ‘토정가장결(土亭家藏訣)’이다.‘푸른 옷과 흰 옷이 서쪽, 남쪽에서 동시에 침략한다. 이때 정씨가 바다 섬에서 군사를 이끌고 나온다.’ 역사란 아이러니요, 거기서 나는 또 정감록이 갖는 현실 적응력을 본다. 서양선박의 출몰을 계기로 17세기 후반에 해도진인설이 등장했었는데(연재3호 참고),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19세기 말엔 거꾸로 해도진인이 극복해야 할 대상이 서양함대요, 서양신부였으니 말이다. ●동학의 최제우 새 세상 구현할 진인으로 1859년 최제우는 서학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동학’이란 이름의 새 종교를 만들었다. 그 뒤 1894년 동학은 서양과 일본을 물리치고 탐관오리를 내쫓아 백성을 구하겠다며 갑오동학농민운동을 벌였다. 한 마디로 동학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내부의 지배층만이 아니라 외세란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 바탕 위에 동학은 새 세상을 건설하자고 주장했다. 그것이 이른바 ‘후천개벽’이다. 최제우의 제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에게서 진인의 모습을 찾으려고 했다. 그들에게 최제우란 존재는 새 세상을 구현할 초인이었다. 진인은 서양세력의 위협에서 민중을 구해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 새 질서를 가져다줄 구세주였다. 그러나 모든 일을 진인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 방씨, 두씨 및 곽씨 성을 가진 3장군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각각의 성씨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들의 활약상이 ‘토정가장결’에 나와 있다. “곽장군이 요동의 군사를 이끌고 방씨, 두씨 장수와 함께 왜적과 서남 오랑캐를 무찌른다. 청나라를 몰아내고 명나라를 돕는다. 정씨를 돕고 이씨를 공격한다. 그러면 이씨는 제주로 들어갈 것이나 4∼5년간의 운수에 지나지 않는다.” ●진인은 동아시아 질서를 재편한다 두어 줄밖에 안 되지만 숨가쁜 격변, 그것도 국제적인 변화를 예언한다. 하층민중이 국제정세에 민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그들 나름의 생각이 없지 않았을 것은 물론이다. 특히 주목되는 구절은 일본과 청나라를 멸망시키고 이어서 조선의 이씨왕조를 무너뜨린다고 한 점이다. 먼저 외부에서 제기된 문제를 극복하고 그런 다음 비로소 내부문제에 착수한다고 한 점이 인상적이다. 다 아는 대로 일·청 두 나라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통해 한국을 괴롭힌 장본인으로 수백 년이 지난 뒤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두려워했다. 더욱이 두 나라는 19세기말 한국에 진출, 내정을 간섭하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피해를 주었다. 그런 까닭에 대다수 민중은 진인이 나타나 그들 두 나라도 없애버리기를 바랐던 것이다. 특히 일본의 멸망에 대한 기대가 커, 일본 정벌론까지 등장하게 된다. 정감록의 한 파트인 ‘서계이선생가장결(西溪李先生家藏訣)’엔 호랑이해부터 뱀해 사이 진인이 일본을 쳐서 항복을 받는다고 했다. 호랑이는 섬나라 일본에 존재하지 않는 동물의 왕이며 뱀은 용과 더불어 성인, 또는 왕을 상징한다. 구한말 한반도 지도를 그릴 때도 한국 사람들은 이를 호랑이로 인식했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이 포항과 장기 앞바다에 등대를 설치한 것에 원한을 품기도 했다. 그곳은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데 등대가 세워지면 호랑이 꼬리에 불을 지른 셈이라는 것이다. 호랑이를 죽이려는 계략이라며 등대를 당장 허물라고 했다. 웃고 넘어갈 이야기지만 어쨌거나 막강한 일본을 이기려면 그런 주술에라도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예언서에 언급된 일본정복설은 허망한 소망에 불과했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일본은 해가 갈수록 더 많은 한국산 미곡을 수입했고, 값싼 면직물을 한국으로 대량 수출했다. 결과적으로 대다수 민중은 전례 없는 쌀 부족에 시달렸다. 값싸고 품질 좋은 수입산 면직물을 당해낼 길 없어 일반 농가의 면포(綿布) 생산은 위축돼 갔다. 일본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치른 뒤 한국을 집어삼키려고 혈안이 돼 있었다. 예언서에는 그런 역사적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했던 민중의 열망이 표현돼 있다. ●진인왕과 보양법, 밀교 그야말로 초인적인 업적을 이룰 진인왕에 관해 정감록의 일부인 ‘동차결’은 이렇게 점치고 있다.‘태조의 성은 정(鄭), 이름은 홍도(紅桃), 자는 정문(正文), 무오생이다. 섬 가운데 평실에서 나와 계룡산에 건국한다.’ 정진인의 이름 ‘홍도’(붉은 복숭아)는 도교적이다. 복숭아는 수명과 성적 능력을 상징한다. 특히 그 빛이 붉다면 복숭아 중에서도 일품이니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름은 ‘정문’, 문(文)을 바로잡는다고 돼 있다. 통치 질서와 윤리도덕을 바르게 한다는 뜻으로, 말하자면 진인은 유교적 덕성을 겸비한 존재다. 무오생이라 함도 의미가 있다.10간의 5번째인 ‘무(戊)’와 12지의 7번째인 ‘오(午)’는 각기 중간의 홀수, 즉 중양(重陽)이다. 진시황의 생일도 단오 또는 중양이었다. 이런 남성은 불세출의 영웅이라 한다. 진인왕은 도교적 성격이 강한 만큼 도교서적에 나오는 진인이 되는 방법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도교에선 양기, 성적 능력을 극대화시키면 절로 진인이 된다고 본다. 그것이 양생법이다. 불교의 분파인 밀교에도 거의 똑같은 가르침이 있다. 당나라 때 도사 손사막이 지은 ‘방중보익(房中補益)’을 보면, 정액을 잃지 않고 93명의 여성과 성교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했다. 몸에 내재한 이성성(二性性)을 살리게 돼 진인이 된다는 말이다. 허무맹랑한 얘기 같지만 밀교는 물론 힌두교에서도 다 그렇게 봤다. 정액을 몸 밖으로 쏟아내지 않고 변화시켜 뇌로 보낼 수만 있다면 열반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유사종교의 지도자들은 이를 빙자해 간음 사건으로 물의를 빚기도 한다. 그들로서는 진인 될 수행을 했다고 강변할지도 모르겠다.1937년엔 백백교 사건이 발생했는데 교주 전해룡은 간음과 범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무려 350명의 남녀신도를 살해했다고 한다. ●진인왕이 다스릴 새 세상 진인왕이 다스릴 새 세상의 특징을 ‘동차결’은 이렇게 적어놓았다.‘여러 대를 두고 내려오던 양반은 상사람이 되며, 상사람은 오히려 양반이 된다. 부처를 섬기는 사람들 가운데서 인재를 뽑아 쓴다.’ 짧은 내용이지만 정감록을 믿던 민중에겐 결정적으로 중요한 대목이다. 진인왕이 평등사회를 실현한다고 볼 순 없지만, 조선사회의 신분질서를 뒤엎고자 한 민중의 의지가 뚜렷이 드러나 있다. 상사람이 양반되고 양반이 상사람 된다고 하였으니 그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진인왕은 유불선 삼교합일의 바탕 위에 존재하지만 그 본질은 불교적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인재를 불교에서 구할 리가 없지 않은가. 또한 여기서 나는 조선후기 민중이 성리학적 지배 이념에 반발해 불교에서 대안을 찾고 있었음을 본다. 조선말의 혁명가 김옥균도 불교신자였으며, 이동인과 같은 개화승려도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어떤 사람들은 불교를 융성시킬 진인왕은 전륜성왕이라고 생각한다. 불교 경전에 보이는 전륜성왕은 모두 4명이다. 공교롭게도 예언서에서 진인왕에게 왕업을 도울 세 아들이 있다고 한 것과 맞아떨어진다. 신라의 진평왕도 아들의 이름을 동륜, 금륜 등으로 불렀다. 그 역시 스스로를 전륜성왕으로 봤다는 증거다. 전륜성왕 가운데 첫 왕은 철륜왕인데 진인왕이 그에 해당한다. 그 뒤를 이어 동륜왕·은륜왕·금륜왕이 차례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게 불교의 가르침이다. 불교신자로서 정감록을 믿는 사람들은 진인왕의 협력자인 세 아들에게도 당연히 그런 역할을 기대한다. 전륜성왕이 출현할 때 우담발라가 핀다고 했다. 서두에서 말했듯 이미 우담바라는 피었다. 과연 전륜성왕은 오는 것일까. 전륜성왕이 가진 7개의 보물 중 하나인 거사보(居士寶)는 고아, 노인, 병자 등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을 모두 구원하는 능력이 있다. 더러 전륜성왕으로 간주되기도 하는 예언서 속의 진인왕은 서양열강, 중국, 일본을 평정하고 동아시아에 새 질서를 구축한다고 했다. 정감록은 당대 민중의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할 대안이었다. 그 예언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했느냐는 별개 문제다. 대안이란 점에서 정감록은 예언서로서 생명력을 오래도록 유지했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즈엉 징 톡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즈엉 징 톡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맛있는 음식은 세계인들에게 통하는 ‘만국 공용’입니다. 파스타와 토르티야, 포가 우리의 일상 용어가 됐고, 키위와 두리안 등의 과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서울의 거리마다 외국 음식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음식은 이제 문화·외교·경제·관광의 종합 사절로 당당히 자리잡았습니다. 나라마다 자국의 독특한 맛과 매력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려는 각축도 뜨겁습니다. 주방에서 벌이는 현장 외교입니다. 음식은 수천 수만년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음식을 통해 일상을 이해하게 되면 우리의 문화 역시 근본을 다지면서 한층 깊어질 것입니다. 웰빙 주말섹션 WE가 한국에 주재하는 각국의 대사들로부터 자국의 음식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들이 소개하는 음식을 함께 나누면 한결 따뜻한 이웃의 정을 쌓는 세계인이 되지 않을까요? 첫회로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외국음식 가운데 하나인 포로 유명한 베트남 대사관을 찾았습니다. 즈엉 징 톡 대사는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은 자상함으로 담백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베트남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들려줬습니다. ■ 쌀과 아오자이의 나라 베트남 요즘 한국에서 가장 뜨는 음식의 나라가 베트남이다. 남북 S자 모양으로 1600여㎞를 뻗은 베트남은 다양한 기후와 지형을 갖춰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조리법은 중국과 인도, 프랑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런 까닭으로 미식이 발달했고, 빵과 소시지 만드는 기술은 세계적이다. 해산물을 많이 쓰는 남부 음식이 우리 입맛과 잘 맞다. 베트남이 프랑스와 미국을 물리칠 수 있었던 힘을 음식에서 찾는 사람도 있다. 소식을 하는데다 보름에서 한달가량 불을 피우지 않아도 되는 요리가 많은 까닭이다. 대표적으로 라이스페이퍼와 베트남식 생선젓갈 느억맘 등을 들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보트피플’ 때문에 베트남 음식이 세계화됐다. 베트남 음식 돌풍의 중심축은 쌀국수 포다. 하늘하늘한 아오자이를 닮은 느낌의 쌀국수 포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담백한 게 우리의 입맛에 꼭 맞다. 또 칼로리는 낮은 반면 야채는 많이 들어가 웰빙 건강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인기비결을 알아보자. 서울 삼청동 언덕위 감사원 맞은편의 베트남 대사관을 찾았다. 찬바람을 뚫고 헉헉대며 언덕을 올라 대사관저에 도착하자 즈엉 징 톡(63) 대사가 언손을 꼭 잡아주며 반갑게 맞았다.3년 반 전 한국에 부임한 그는 한국말이 능숙하다. 올 봄이면 베트남으로 돌아간다. 베트남 음식이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사는 “한국과 베트남 음식은 비슷한 점이 아주 많지요.”라고 친근감을 표현했다. 그가 말하는 한국과 베트남 음식문화의 공통점은 세가지. 주식이 밥이고, 젓가락을 쓰고, 김치와 떡을 만들어 먹는다는 것. 다만 베트남 김치 역시 배추로 만들지만 고춧가루는 넣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명절에 떡을 만들어 먹듯이 베트남은 명절이나 귀한 손님이 오면 찹쌀로 만든 ‘바잉쯩’을 내놓는다. 바잉쯩은 찹쌀과 녹두, 돼지고기, 파, 후춧가루를 섞어 밥을 만든 뒤 칡나무나 바나나 나무 잎에 정사각형으로 싸서 12시간 동안 물에 넣어 끓인다. 이렇게 만든 바잉쯩은 좋은 냄새가 나고 보름 이상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단다. ●포는 베트남 사람들의 간식 “바잉쯩은 독특한 맛이 있고 향기가 좋은 음식인 반면 쌀국수는 아주 일반적인 베트남 요리입니다.” 그는 아침·점심은 베트남 쌀국수 포를 먹고, 저녁에는 밥이나 쌈을 먹는다고 말했다. 낮에 간식으로도 포를 먹는다. 집에서는 국물과 고기만 만들어 구입한 쌀국수를 넣어 먹는다. 세계적으로 베트남을 상징하는 음식이 된 포는 100여년 전부터 내려온 음식이다.1880년대 베트남 북쪽 하노이를 점령한 프랑스 군대에서 유래됐다고도 한다. 베트남의 각 지역마다 포에 넣어 먹는 고기와 야채의 종류가 달라 맛도 갖가지다. 전세계에 퍼진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 ‘포호아’에서 만드는 맛이 바로 이 남쪽 지방의 것이다. 포가 시작된 하노이쪽의 진정한 맛은 남쪽 지역보다 약간 달콤하다. 대사관의 요리사 둥씨는 “말린 쌀국수는 이미 한번 삶은 것이므로 오랫동안 끓이지 말고 먹기 직전에 육수에 넣어야 맛있다.”고 설명했다. 쌀국수 맛의 기본은 국물로 돼지·소·닭뼈를 넣고 오랫동안 끓인 뒤 버섯·계피 등으로 독특하고 좋은 향을 낸다. 화학 양념은 전혀 쓰지 않는다. ●베트남 사람들도 개고기 먹어 스프링 롤이라 불리는 냄은 라이스페이퍼에 돼지고기, 양파, 숙주나물, 계란 등을 싸서 튀겨낸다. 튀긴 냄은 마늘, 고추, 젓갈 등을 넣은 느억맘이란 소스에 찍어 먹는다. 냄을 느억맘에 찍어 먹어봤다. 느끼하지 않고 맛이 아주 깔끔했다.“소스에 젓갈을 넣기 때문인데 멸치젓이나 까나리 액젓을 쓰면 됩니다.”라며 느억맘 만드는 방법을 살짝 소개했다. 즈엉 대사는 고기보다는 채소, 생선을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주재 베트남 대사관에서 근무한 적도 있다. 북한에는 베트남 음식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베트남에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쌀국수나 쌈을 대접하면 북한 사람들도 아주 좋아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사람들도 한국처럼 개고기를 먹지요.” 즈엉 대사의 말에 약간 놀라면서도 개고기를 먹는다고 지탄받은 우리에게 우군이 생긴 듯해서 반가웠다. 베트남에서는 개고기로 탕과 같은 국물요리 대신에 구이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음식은 중국 요리처럼 기름지거나 태국 요리처럼 자극적이지 않았다. 쌀국수의 맛도 알고 있던 것 이상으로 다채로웠다. 풍부한 식재료 덕에 다채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베트남 요리의 장점은 대부분 건강식이란 것. 활기찬 즈엉 대사처럼 건강하고 맛있는 베트남 음식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uk@seoul.co.kr ■ 대사가 콕 찍은 베트남 음식점 즈엉 징 톡 대사가 “맛있는데 비싸다.”며 가장 먼저 추천한 서울의 베트남 음식점은 청담동의 빌라 드 하노이(www.villahanoi.com,3444-0101). 베트남 궁중음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쌀국수 외에 100여 가지의 베트남 요리를 내놓는다.2002년 베트남에서 3명의 경력있는 주방장을 데려와 문을 열었다. 응웬 휘 동(33) 요리사는 “하노이에서 내놓는 쌀국수는 10시간 이상 직접 육수를 끓여 국물을 만든다.”면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깔끔한 맛”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향신료 가운데 통관이 까다로운 것이 많아 현지의 맛을 제대로 내기가 힘들다며 안타까워 했다. 베트남 열매인 타오콰에 재운 닭다리에 파인애플 소스를 얹은 ‘가 솟 즈어(1만 7000원)’는 붉은색 닭다리가 식욕을 자극하고, 과일 소스가 향긋하다. 수입한 바삭한 쌀칩에 해산물 냉채를 얹어먹는 ‘고이 하이 산(1만 2000원)’은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맛. 점심 코스는 2만∼2만 7000원, 저녁 코스는 2만 5000∼6만 9000원이다. 위치는 학동 사거리에서 캘리포니아 피트니스 뒤쪽이다. 즈엉 대사가 즐겨찾는 또 다른 베트남 식당은 대사관에서 가까운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의 미세스 마이(778-7718). 모임을 위한 별실이 있어 비즈니스 점심을 하기에도 좋다. 다만 일정액 이상 주문을 해야 한다.‘런치의 여왕’이라 자부하는 직장 여성들이 맛있는 점심을 위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하다. 쇠고기 볶음국수(8000원), 연두부 아몬드(1만 3000원) 등 베트남 음식을 응용한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미세스 마이가 내놓는 쌀국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향이 약한 편이다. 국제적인 명성의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인 포호아(735-6552)는 즈엉 대사보다 이른 1998년 한국에 상륙했다. 대사관에서 가장 가까운 종로점의 위치는 관철동 씨네코아 극장 바로 맞은 편이다. 즈엉 대사는 “호아는 호찌민시에 있는 인기있는 식당 주인 이름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포호아의 쌀국수는 초보자·보통분을 위한 메뉴, 모험가의 선택 등 입맛에 따라 10여가지 이상 준비돼 있다. 초보자를 위한 얇게 썬 안심 쌀국수 작은 것이 8500원, 월남쌈이 2만 5000원이다. ■ 베트남 요리조리 ●닭고기 쌀국수, 포 육수 재료 물 3ℓ, 돼지·닭뼈 1㎏, 새우(껍질벗겨 말린 것)30g, 말린 양파 2큰술, 양파(중자 4등분)1개, 생강(껍질 벗겨 살짝 구워 으깬 것)1톨, 닭가슴살 1㎏,수프(피시 소스(느억 맘) 3큰술, 소금 약간, 재빨리 삶아내 건져둔 쌀국수 2㎏),장식(송송 썬 파 5줄기, 고수풀, 바질, 곱게 썬 홍고추 1개(또는 칠리 페이스트), 라임 1조각, 다진 라임잎 3장, 후춧가루) 만드는 법 (1)곰국 냄비에 닭가슴살을 제외한 육수용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이다가 불을 줄이고 3시간30분 동안 은근하게 끓인 뒤 뼈를 제거하고 체에 거른다.(2)체에 거른 육수를 다시 냄비에 담고 닭가슴살을 넣어 익을 때까지 25분간 가열한 뒤, 건져 식힌 다음 가늘게 썬다.(3)육수를 다시 체에 거르고 피시 소스, 소금으로 간한다.(4)삶아둔 쌀국수를 그릇에 담고 닭가슴살을 올린 뒤 육수를 붓는다.(5)고수풀 등 야채로 장식한다. ■ 스프링 롤 소 재료 소면국수(따뜻한 물에 15분간 담갔다 2.5㎝길이로 자른 것)45g, 버섯(따뜻한 물에 담갔다 곱게 다져 말린 것)30g, 말린 양파 1큰술, 깨끗이 씻은 게살 100g, 돼지고기 살코기 간 것 400g, 오리알(또는 달걀노른자)2개, 곱게 다진 양파 중간 것 ½개, 다진파 5대, 잘게 썬 숙주나물 200g,소스(피시 소스 4큰술, 씨를 빼고 다진 홍고추 1개, 라임즙 또는 식초 2큰술, 설탕 2작은술, 곱게 다진 마늘 3쪽, 물 2큰술),스프링 롤(물에 적신 투명한 라이스페이퍼 50장, 식용유 500㎖, 양상추, 신선한 민트 잎) 만드는 법 (1)커다란 볼에 모든 소 재료를 넣고 섞는다.(2)작은 볼에 모든 소스 재료를 넣고 젓는다.(3)촉촉한 라이스페이퍼 위에 소를 1큰술씩 올린 다음 단단하게 말아 4∼5㎝길이의 스프링 롤을 만든다.(4)커다란 프라이팬에 기름을 넣고 강한 중불에 달군 뒤 불을 약하게 줄이고 스프링 롤을 5∼6분 튀긴다. 가볍게 바삭이는 느낌이 나면서 너무 단단하거나 지나친 갈색이 나지 않아야 한다.(5)양상추와 신선한 민트, 소스와 함께 낸다.
  • 21일 개봉 ‘나를 책임져, 알피’

    바람둥이 남성이 주인공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만난 바람둥이의 개과천선기’라는 닳고 닳은 소재에 매몰되진 않는다.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Alfie·21일 개봉)는 그보단 바람둥이 남성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성장담에 무게를 실었다. 시작부터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자신을 소개하는 알피(주드 로). 연극 속 방백처럼 알피는 영화 내내 자신의 생각을 수다스럽게 쏟아낸다. 심지어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면서도 카메라를 향해 그 관계와 상황을 이야기한다. 보통의 상업영화 문법을 흐트러뜨리는 이같은 설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 매력적인 남성의 여성편력 과정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알피의 사랑 철학은 한 여성에 얽매이지 않는 것. 그는 여성의 매력과 유혹에 부담없이 따른다.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기르는 줄리에게서는 가정의 따스함을, 욕구불만 주부인 도리스에게서는 불꽃 같은 매력을, 성공한 중년 여성 리즈(수전 서랜든)에게서는 엄마 같은 포근함과 성숙미를 얻어간다. 하지만 무책임한 행동은 어느새 화살이 되어 날아온다. 가장 친한 친구의 애인과의 하룻밤으로 아이가 태어나고, 안정된 관계를 원하는 줄리는 떠나간다. 리즈는 더 어린 애인과 사귄다. 결국 이 험난한 세상에 남겨진 건 알피 혼자뿐이다.“아무에게도 상처 줄 생각은 없었다.”고 말하는 알피에게 “그래도 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친구. 영화는 인간관계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피의 행적을 통해 말하고 있다. 그쯤되면 알피는 진정한 관계를 찾아 안착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영화는 한 남자의 방황에 마침표를 찍기보단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손해는 안 보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가진 게 뭐지?” 그 즈음에서 영화는 타인과 맺고 있는 관계 안에 위치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한달여 동안 ‘월드 오브 투모로우’‘레모니 스티켓의 위험한 대결’‘클로저’‘에비에이터’를 포함한 다섯 편의 영화로 국내 관객을 찾는 주드 로는, 특히 이번 영화에서 완벽한 ‘원톱’으로 자신의 매력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감각적인 화면과 어우러진 도시적인 패션과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유약함은 여성팬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벤자민 일병’‘신부의 아버지’의 찰스 샤이어 감독 연출.18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신상품]

    ●웅진식품이 속풀이 음료 ‘속프리’를 선보였다. 간 해독 작용을 돕는 국산 벌꿀·헛개나무열매·매실을 주원료로 사용한 기능성 음료로, 전통적인 속풀이 방법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85㎖들이 1병에 2000원. ●풀무원은 ‘풀무원 유기농 검정콩두부’(420g,2900원)를 출시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에서 재배하고 국내 친환경 농산물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은 유기농 검정콩을 원료로 사용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검정콩의 천연색소 ‘안토시아닌’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파스퇴르유업은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유아식 ‘누셍-오가닉’을 새로 내놓았다. 유아기 두뇌 및 신경계 세포막을 구성하는 천연 콜레스테롤을 우유에서 추출해 모유수준에 맞춰 배합했다.750g 3만 7000원, 스틱형 378g은 1만 9500원. ●하나코비는 계란을 냉장고에 신선하고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락앤락 계란용기’를 출시했다. 계란 겉표면의 오염 물질이 다른 음식물에 옮겨가는 것을 방지해 주며, 일반란(중량 68g, 높이 60㎜ 미만) 10개를 최대 5주간 보관할 수 있다. ●한국네슬레는 따뜻한 물에 타 먹는 ‘네스퀵 핫코코아 믹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우유성분이 첨가돼 우유 없이도 풍부한 코코아 맛을 즐길 수 있으며,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9가지 비타민과 칼슘·아연·철분 등 12가지 영양소가 들어있다. 가격은 한 상자(22g 10개)에 3500원선. ●한국맥도날드는 설날을 맞이해 ‘행운버거’ 메뉴를 한정 판매하고 ‘행운의 주인공 뽑기’ 이벤트를 연다. 블랙페퍼 소스 맛의 쇠고기를 그릴에 구운 ‘비프 행운버거’(2700원) 등 모두 5가지 제품이며, 다음달 6일까지 행운에 관한 경험담을 보내면 18명의 당선자를 선정해 모두 6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비트로시스는 고려산삼 배양근 시리즈를 새롭게 내놓았다. 산삼배양근 농축액인 엑기스골드(100g), 진액·생삼액, 파우치, 드링크 등 4가지 종류로 사포닌의 함량을 g당 150㎎ 이상으로 높였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가격은 6만원에서 350만원까지.
  • [인간시대] 수원 한마음급식소 김용해씨

    [인간시대] 수원 한마음급식소 김용해씨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힘이 있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우만2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해(62)씨에게는 봉사활동이 천직이다. 5년째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면서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비를 대주고 동네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효도관광을 마련하는 등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가끔은 정치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받지만 그를 곁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진다고 주위사람들은 말한다. 그가 운영하는 우만2동 ‘한마음 급식소’는 끼니를 때우기 힘든 불우노인들의 사랑방이다. 매주 화·목요일 문을 여는 40평 크기의 급식소에는 150여명의 노인이 이용하고 있다. ●한달 경비 350만원… 임대료 받아 충당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0여명 이상이 찾아왔으나 생활이 어렵거나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으로 제한했다. 소문을 듣고 형편이 괜찮은 노인까지 오는 바람에 정작 필요한 노인들이 열등감을 느껴 이용을 꺼리기 때문에 부득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김씨는 말했다. 급식소에서 제공되는 음식에는 김씨의 정성이 담겨있다. 노인들의 입맛과 건강을 생각해 재료만큼은 값이 비싸도 국내산을 고집한다. 김씨가 직접 차를 몰고 전국 각지의 주산 단지를 찾는데 수산물의 경우 전북 군산까지 내려간다. 이기성(76)할아버지는 “경제가 어려워 인심이 각박해 진다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훈훈한 정을 느낄수 있고 말 벗도 만나게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급식소를 운영하면서 음식 재료비 등으로 한달에 350여만원이라는 적잖은 돈이 들어가지만 외부 지원은 한푼도 받지 않는다. 평생 모은 돈으로 지은 건물의 임대료에서 충당하고 있다. “어렵게 고생하며 여기까지 왔어요. 어려운 이웃과 나누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아 봉사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충남 보령이 고향인 그는 30여년전 어머니와 아내,7개월된 딸아이와 함께 쌀 3말을 지고 무작정 수원으로 올라왔다. 죽을쒀 밥물은 아이에게 젓 대신 먹이고 건더기는 어머니에게 드렸다. 자신은 빵 등으로 대충 때우면서 3개월을 버텼다. ●쌀 서말 들고 올라와 고난 딛고 자수성가 처음 시작한 사업은 계란가계. 신선한 계란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전국 각지의 양계장을 찾아다녔다. 남보다 부지런히 일한 덕분에 어느정도 돈을 모을 수 있었으나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몽땅 날리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가 중상을 입어 구속을 피할 수 없었으나 다행히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영어(令圄)의 몸은 면했다. “아마 그때 구속됐다면 그대로 주저앉았을 겁니다. 제가 도움받은 만큼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된 것이죠.” 이후 소년·소녀 가장을 소개받아 학비를 대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도움받은 학생은 9명으로 그리 많지는 않지만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장기간 보살펴 주고 있다. 김씨의 봉사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1년에 한차례씩 동네 노인 800여명을 공원으로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어주고 있으며 수시로 효도관광을 마련해 주고 있다. 연말이면 쌀 20㎏들이 200포대를 불우 이웃에게 나눠준다. 이 일도 4년째 해오고 있다. ●학비 대주고 수시로 효도관광도 재작년에는 강원도에서 수해로 이재민들이 시름에 잠겨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11가구에 쌀 6포대와 현금 30만원씩을 각각 전달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된 김진선 강원도지사로부터 ”도민을 도와줘 고맙다.”는 전화까지 받았다.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그를 돕겠다는 자원봉사자들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 동네 부녀회 등 12개 단체 130명이 교대로 참여해 음식조리와 배식,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손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배민한 우만 2동장은 “김위원장 때문에 동네 이미지가 좋아 지고 있다.”고 말했으며 최중성 시의원은 “그의 봉사활동 모습을 지켜보면 내 자신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여주 걸구쟁이네

    [뒷골목 맛세상] 여주 걸구쟁이네

    엄동설한(嚴冬雪寒), 그야말로 깊은 한겨울이다. 겨우살이 짐승들은 가장 깊은 잠에 빠진 채 더 이상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한껏 몸피를 움츠릴 터이며, 벌거벗은 나목들도 더 이상 수액을 얼리지 않기 위하여 한껏 중심을 뿌리에 내릴 터이다. 모든 생명들이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하여 안간힘으로 혹독한 추위에 맞서고 있을 때, 어디 사람이라고 다르랴. 더군다나 혹독한 추위가 비단 수은주만은 아닌, 사람살이의 여러 어려움에서 오는 것이라면 더욱 몸피를 움츠리고 차라리 주검이듯 뿌리 밑바닥으로 잦아들 터이다. ●한겨울 소풍농월에 어울리는 여주 8경 추위며 사람살이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혹독하다면, 그대는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 소중한 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 보자.‘소풍농월(嘯風弄月)’이라는 멋스러운 말이 있다. 바람에 휘파람을 불고 달을 희롱하며 기꺼이 한 몸이 되는 경지를 이른다. 어떤가, 차라리 저 바람이며 달만은 아닌 엄동설한과도 어울려 기꺼이 한 몸이 되어 보는 것이.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인 여주에는 뜻밖에도 소풍농월에 어울리는 풍광들이 많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여주팔경’ 혹은 ‘금사팔경’이라 하여 여주의 빼어난 풍광 8가지로, 여주 일대의 남한강을 일컫는 여강에 내려앉는 기러기, 청심루에서 바라보는 달빛,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배, 학동마을의 저녁연기, 신륵사의 종소리, 마암 아래 떠있는 고깃배들의 등불, 영릉의 푸른 신록, 팔대수의 청청한 숲을 꼽았다. 과연 어느 곳에나 드맑게 고답한 기운이 서려 있어, 소풍농월의 그대를 금방이라도 감싸 안을 풍광이다. ‘여주팔경’ 중에서도 나로서는 신륵사 종소리를 우선하지 않을 수가 없다.1980년대에 신륵사에는 원경(圓鏡)스님이 주지로 주재하고 있었는데, 나는 거의 사흘이 멀다 하고 신륵사를 찾았다. 물론 원경 스님을 찾아서이다. 모르기는 해도 나는 자신이 지닌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라고는 없는 혹독한 시절이었을 터이다. 어느 때는 스님을 따라 나 또한 머리를 깎고서 단식을 하거나 혹은 한 달 넘어 머물면서 새벽이나 저녁이면 예불 대신에 신륵사의 종을 치기도 하였는데, 아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관통하여 마침내 온누리로 퍼져가던 종소리의 파장과 진동이라니! 처음에는 속된 중생의 손에 의하여 울리는 종소리가 혹여 삼십삼천의 뭇생명들을 잘못 인도할까 두려워 심장마저 벌벌 떨려났으나, 차츰 내 손으로 울리는 서른세 번의 종소리가 뭇생명들을 깨우고 또한 잠재울 수 있으리라는 원력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다 보면 또 알랴, 어느 날 새벽에 저 종소리의 파장과 진동 속에서 마침내 자신의 어떤 무지함에도 번쩍 눈뜨게 될지. 원경 스님을 처음 대한 것은 1970년대 중반이었다. 그때 스님은 역시 여주에 있는 흥왕사라는 절에서 주재하고 있었는데, 신륵사와는 달리 달랑 대웅전과 요사채만 있는 참으로 빈한한 절이었다. 절 식구 또한 빈한한 절답게 원경 스님과 벌써 허리가 많이 굽은 공양주보살 이렇게 달랑 둘이었다. 당시 작가 송기숙, 작가 황석영, 시인 조태일, 작가 이문구, 시인 이시영 등의 여러 문인들이 어울려 원주의 김지하 시인 집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여주를 지나는 어름에 황석영 선배가 갑자기 원경 스님 이야기를 꺼내어, 에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하고 흥왕사를 찾은 것이었다. 이미 원주에서 술이 거나해진 일행은 흥왕사에 오를 때도 아랫마을에서 한 말들이 막걸리 두어 통을 들고 올라와 대웅전 앞마당에 대뜸 술판부터 차렸는데, 송기숙 선생이 원경 스님에게 시비를 걸었다. ●신륵사 종소리 뭇생명 일깨우고… “어이, 원경, 저 부처가 내 동생인데, 그러면 자네하고 나는 촌수가 어떻게 되는 것이여?” 그러자 원경스님이 호쾌하게 껄껄, 웃어넘겼다. “부처님 촌수야 너무 어려우니까 따지지 말고, 까짓것 저하고도 그냥 형님 아우 합시다. 형님!” “좋아, 그러면 부처 대신 아우가 먼저 내 술 한 잔 받게.” “좋지요.” 원경 스님은 막걸리 사발을 들어 단숨에 들이켜더니 다시 송기숙 선생에게 넘겼다. 그런 원경 스님을 대경으로 우러러보는 나에게 누군가가 귓속말로 ‘저 스님,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아들이야.’라고 소곤거렸다. 순간 나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여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대로, 행여 이름 모를 새라도 근방에서 귓속말을 엿들을까 싶어서였다. 시절이 많이 좋아진 지금이야 하늘이며 땅에 대놓고 무슨 말인들 못하랴. 그러나 당시로서는 박헌영이니 공산당이니 하는 말은 무슨 비상(砒霜)보다도 더 무서운 독극물이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훗날 알았지만, 허리가 많이 굽은 공양주보살은 바로 원경 스님의 어머니였다. 빈한한 절, 한 사람은 스님이 되고 또 한 사람은 그 스님의 옆에서 공양주보살 노릇을 하는 박헌영 남로당 당수의 살붙이들. 역시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후에도 흥왕사 시절의 원경 스님만 떠올리면 어쩔 수 없이 눈시울이 젖어온다. 벌거벗은 나목이듯 뿌리를 밑바닥에 깊이 내리고 숫제 주검처럼 살아온 모자에게는 사람살이가 사시사철 엄동설한이 아닌 때가 없었으리라. 소풍농월의 여주에 어찌 드맑게 고답한 맛이 뒤따르지 않으랴. 신륵사 입구에서 원주로 가는 도로로 5km쯤 달려 강천면 이호나루를 지나면 바로 목아불교박물관이라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나온다. 그리고 그 박물관의 한 쪽에 있는 듯 없는 듯 수줍게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걸구쟁이네’(031-885-9875)가 있다. 그러나 걸구쟁이네에 가기에 앞서 반드시 박물관에 들러 먼저 눈을 맑게 할 일이다. ●오신채·육류·해물 없지만 진수성찬 목아불교박물관의 목아(木芽)는 박찬수 관장의 호인데, 목조각 부문의 무형문화재 제108호인 그이가 필생으로 빚어내거나 수집한 6000여 불교 관련 작품들을 2600여평의 드넓은 터에 전시해 놓은 곳이 목아불교박물관이다. 박물관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는 야외조각공원에는 연못이며 수목들 주변에 돌이며 청동 같은 재료로 정교하게 빚어낸 미륵삼존대불, 백의관음상, 비로자나불,3층석탑 등 4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륵삼존대불이다. 높이가 15m에 이르는 미륵삼존대불은 제작기법이 종전의 여느 부처상과는 달리 몸체 자체의 선을 반추상 기법으로 과감하게 처리하여 현대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이밖에도 인도의 석굴사원을 모방했다는 지상 3층, 지하 1층의 붉은 벽돌건물인 전시관은 외양부터 아름답지만, 안에 있는 여러 전시품을 둘러보다 보면, 박물관장의 예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깊은 종교적 심성 또한 무슨 향기처럼 저절로 보는 이의 가슴에 드맑게 스며온다. 걸구쟁이네는 주인인 안은자씨가 태어나서 자란 ‘걸구쟁이’란 동네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바로 인근에 있는 강촌면 걸구쟁이에서 나고 자라 마흔 나이에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주인의 순진한 인상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원래 사찰음식은 오신채라 불리는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멀리 하고, 육류며 해류 따위 고기를 일체 쓰지 않은 고답한 음식이다. 오신채며 고기 대신에 스님들의 수행 중에 부족한 기름기는 깨며 콩, 부각 등으로 보충하고, 계절마다 산야에서 나오는 냉이나물, 취나물, 유채나물, 곤드레, 씀바귀, 소루쟁이, 고사리, 도라지, 머위, 근대, 곰취 등 각종 싱그러운 나물들을 주로 한다. 오이며 고추, 무, 가죽나물, 깻잎, 콩잎, 더덕, 산초 같은 여러 장아찌류에 버섯구이, 호박꼬지, 박꼬지, 산초두부, 장떡, 도토리묵무침에 된장국이며 청국장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한상 떡 벌어진 진수성찬이다. 걸구쟁이네는 사찰정식(1만5000원) 이외에도 도토리 요리도 전문으로 해서, 도토리수제비(6000원), 도토리묵밥(5000원), 도토리총떡(5000원), 도토리묵(1만원)이 있고, 각각 8000원짜리인 곤드레돌솥밥, 취나물돌솥밥, 산나물돌솥밥에, 모듬버섯전이며 장떡도 있다. 어느 것이나 안주 삼아 곡차라고 부르는 동동주 몇 사발까지 거나하게 마실 수가 있다. ●12가지 한약재 사용한 별미 돼지고기 보쌈 만일 여러 이유로 목아불교박물관이며 사찰음식이 저어된다면, 역시 신륵사에서 원주로 가는 도로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도중에 북내면으로 접어들 일이다. 거기에 넓은 벌을 앞마당 삼아 무슨 사대부 집안처럼 고풍스러운 전통한옥의 형태의 ‘예닮골(031-883-5979)’이 있다.‘예닮골’이란 그대로 옛날을 닮은 마을이란 뜻인데, 얼핏 둘러보아도 뜰 안의 대청마루며 물레방아에서 가옥 뒤편의 장독대며 심지어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든 주인 되는 이순옥씨의 섬세한 손길이며 마음씨가 쉽게 묻어난다. 예닮골의 맛은 무엇보다도 예닮정식(1만 2000원)이 우선이다. 무려 12가지 한약재를 사용하여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없앤 돼지보쌈에다가 묵은 김치에 시래기를 섞고, 두부며 당면, 고기를 사용하여 커다랗게 빚은 왕만두에, 뚝배기 위로 샛노란 연꽃처럼 예쁘게 부풀어 오른 계란찜이며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고등어조림, 동치미, 망초대, 시래기무침, 표고버섯볶음, 도토리묵, 잡채, 짜배기김치, 멸치볶음, 고추장아찌, 무장아찌, 멸치조림 등 25가지에 이르는 반찬이 커다란 상이 좁아라고 가득 펼쳐진다. 게다가 이천쌀에 못잖은 여주쌀의 기름진 쌀밥이 나오고, 끝머리에는 누룽지까지 기다리고 있다. 아니, 식사를 끝내기 전에 주인이 자랑하는 예닮주를 반드시 맛볼 일이다. 전통적인 비법에 따라 빚었다는 예닮주의 누룩냄새가 은은하게 남아있는 향이며 입에 살갑게 감쳐드는 감칠맛은 얼마든지 자랑해도 좋았다. ■ 전통차 손수 끓여보세요 여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뭔가 미진하다면 마지막으로 신륵사 앞에 있는 세계도자기엑스포의 토야도예공방에 들러보자. 내가 즐겨 찾던 80,90년대와는 달리 신륵사 앞 넓은 강변이며 들판은 어느 새 관광지가 되어 강에는 황포돛배가 떠있고, 강변에는 보트장이며, 퍼팅장, 야영장 같은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서 있고, 산뜻한 외양의 식당이며 숙박시설들이 또한 뒤따르고 있어, 옛날의 황량한 강변이며 들판만 기억하고 있는 나의 눈을 차라리 설게 만든다. 그런 신륵사 일대에서도 먼저 돋보이는 것은 단연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건물들이다. 생활도자전시관을 비롯하여 토야도예공방 건물이 드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시원시원하게 들어서 있어서 보는 이의 발길을 저절로 이끈다. 토야도예공방은 이를테면 세계도자기엑스포를 찾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공간이다. 직접 도자기를 빚어볼 수 있는 ‘흙체험’에서부터 도예작가가 될 수 있는 ‘도예교실’, 아이들을 위시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흙놀이’, 전통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토야다실’까지 모두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에서 ‘토야다실’(031-884-8552)은 전통차를 다룰 줄 모르는 이에게도 본인이 손수 차를 즐기게끔 찻물을 끓이는 법부터 차를 마시고 난 후 설거지에 이르기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고른 도자기 찻잔으로 차를 담아 입안에 오래 맴도는 드맑은 차향을 얼마든지 즐긴 끝에, 나중에는 도자기 찻잔도 집으로 가져갈 수가 있다. 차향을 즐기고 도자기 찻잔을 챙기는 값이 불과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이다. 토야도예공방의 휴무인 월요일만 제외하면 언제든지 토야다실을 이용할 수 있다.
  • 주말·휴일 빵·라면으로 끼니 군산, 파문후에도 반찬만 지급

    전북 군산시가 주말과 휴일에는 결식 학생들에게 빵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빵 도시락’ 파문 이후에도 금요일에 주말과 휴일에 먹을 이틀분 밑반찬만 전달해 개선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군산시에 따르면 결식 학생들에게 금요일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토·일요일 이틀분의 식사 대용 식품이나 반찬만을 한꺼번에 지급했다. 겨울방학 급식이 시작된 첫 주말인 지난달 25일과 휴일인 26일 이틀분 식사로 비스켓, 스낵류 등 과자가 24일 점심 도시락과 함께 지급됐다. 새해 첫째 주말과 휴일인 1일과 2일에는 하루 빵 3개씩, 둘째 주인 8일과 9일에는 결식 어린이 1명당 이틀분 식사로 라면 5개가 전달됐다. 이 때문에 결식학생들은 연 이틀 점심을 과자, 빵, 라면으로 때워야 했다. ‘건빵 도시락’ 파문이 빚어진 이후 15·16일 이틀분은 밥은 없이 밑반찬만 지급돼 결식 어린이들 스스로 밥을 마련해야 했다. 전달된 밑반찬은 닭튀김, 야채샐러드, 장조림, 계란요리 등으로 대폭 개선됐지만 주식인 밥이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일요일에는 이틀전에 배달된 반찬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보관에 어려움도 적지 않고 맛도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주말과 휴일에 도시락을 제때 전해주지 못하는 것은 배달을 맡고 있는 자원봉사자 수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주말과 휴일에는 종교행사 등 여러가지 개인사정 때문에 동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군산시내 결식 어린이 1200여명의 급식 운영을 맡고 있는 군산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배달을 하고 있으나 이 중 개인적으로 자원봉사를 신청한 사람은 단 1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복지관측이 종교단체나 봉사단체에 의뢰해 모집한 인원들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성공시대] 어묵튀김 ‘가마보코’전문점

    [성공시대] 어묵튀김 ‘가마보코’전문점

    한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업계의 불황을 피해 서울 홍익대 정문앞에 일본식 어묵튀김인 가마보코 전문점을 열었다. 장사에는 ‘초짜’인 김동욱(34)씨는 처음에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 무척 망설였지만 3개월과정의 창업스쿨을 거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대학 강사이자 공예가인 아내 강정아(32)씨까지 합류, 이들의 2평짜리 가게는 하루 매출액이 최고 40만원을 웃돈다. 지난해 11월 개점한 것을 고려하면 빠른 안착인데 비결은 입지선정이 주효한 덕이다. ●창업스쿨 거쳐 꼼꼼하게 상권분석 창업스쿨에서 ‘상술의 기초’를 다진 김씨는 입지에 따른 품목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달았다. 신촌과 이화여대 일대, 홍익대 앞 등 상권이 발달한 곳의 점포 매물을 꼼꼼하게 살폈다. 불황의 여파로 입지는 좋지만 매물로 나온 몇 군데가 눈에 들어왔다. 이 가운데서도 목이 좋은 홍익대 앞 액세서리 점포를 창업 1호점으로 정했다. 이어 창업스쿨에서 배운대로 상권분석에 들어갔으며 장사 품목으로 이 일대에서 팔지 않는 가마보코를 정했다. “장사아이템을 위해 창업박람회를 비롯해서 백화점 음식코너 등을 누볐어요. 초보자라서 ‘손맛이 필요없는 것’을 찾았는데 닭꼬치 등 몇 가지가 후보에 오르더군요. 프랜차이즈까지 생각해봤는데 직접 해보려고요. 요새 부쩍 인기를 끄는 어묵튀김에 이상하게도 관심이 쏠리더군요. 더군다나 이 일대에는 오뎅바와 어묵튀김 노점은 있지만 테이크아웃형 가게는 없거든요.”(김동욱) ●양질의 재료·유니폼 착용 등 차별화 주효 시설비 300만원과 보증금 1000만원, 권리금 8000만원 등 창업비용으로 모두 1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친지의 도움으로 인테리어와 시설비는 적게 들었지만 목이 좋은 장소라서 임대비용은 다소 많이 들어갔다. 대신 1000원짜리 가마보코가 하루 400개 이상 팔리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전체 매출액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부분은 40%선. 하지만 고객의 대다수가 학생이라 방학기간에는 매출액이 다소 줄어든다. “가게 앞 노점에서 500원짜리 계란빵을 팔며 옆 가게에서는 800원짜리 크림빵을 내놓아 1000원짜리 어묵튀김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죠. 대신 좋은 재료를 쓰고 유니폼을 맞춰 입는 등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갖춘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강정아) 하지만 초짜에게 창업은 이론처럼 쉽지 않았다. 김씨가 어묵공장에서 가마보코 제조법을 직접 익히고 수차례 연습을 해봤지만 만드는 속도가 느렸다. 어묵만드는 솜씨가 서툴러서 오히려 손님들이 놀라기도 했다. 이런 미숙함은 시간이 지나자 차차 해결됐다. “대학시절에 아르바이트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손님을 대하는 요령 등을 전혀 몰랐어요. 초창기에 남편을 도와주려고 잠시 합류했는데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쉽게 볼 수 없더군요. 해야 할 일이 많아 아예 동업자로 나섰어요.”(강정아) 애초에는 투잡스를 목표로 김동욱씨는 애니메이션을 병행하며 아내 강정아씨는 전공인 칠공예를 함께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개점시간은 오후 1∼11시에 불과하지만 다음날 장사를 위해 새벽 3시까지 재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생활이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 이동 반경이 좁아서 노동력은 생각처럼 크게 소요되지 않아 다행이란다. ●자신감도 두둑한 밑천 “장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로 고민을 많이 하고 망설여요. 사실 그럴 시간에 아이템이나 가게 입지 등을 더 꼼꼼하게 알아보는 편이 나아요. 또 자신감을 가지고 큰 목소리로 손님을 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희들의 다음 목표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서 홍대앞의 명물 가게로 알려지는 것이죠.”(김동욱)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코미디언 구봉서

    [어떻게 지내세요] 코미디언 구봉서

    “요즘 코미디는 위트와 감동이 없어요. 개그라는 이름으로 말장난 위주이다 보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코미디계의 살아 있는 전설 구봉서(79)씨.6일 오후 서울 잠원동 자택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첫마디가 “세상이 왜 다들 편치 못하느냐.”면서 “젊은이나 노인이나 다들 기가 죽어 있어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TV에서 코미디프로를 거의 안 본다는 그는 코미디극을 쓰고 연출도 해볼 생각이었지만 체력이 떨어져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2년 전부터 서예를 시작했지. 늘그막에 괜찮은 것 같아. 그런데 말야, 요즘에는 중(中)자의 가운데 획을 아래로 확 그어내려야 하는데 그게 좀 비뚤어져. 나원 참,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나 봐.” 그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평일 오전 두 시간씩 동네 서예학원에서 붓을 든다. 정신집중을 위해서다. 세월의 덧없음에 대해 한시(漢詩)를 써보며 마음을 달래보기도 한다. 직접 써서 집에 보관해둔 한시 한 토막을 들려준다.‘남산세세(南山歲歲) 백화발(百花發)/한수유유(漢水悠悠) 불휴류(不休流)’. 그는 ‘남산과 한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데 인간은 늙어만 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예 선생은 내 글씨가 나중에는 값어치가 있기 때문에 부지런히 쓰라고 하거든. 글쎄, 선이 비뚤어지는데 뭐. 아무래도 아니야.” 구씨는 2년 전 ‘희사모’(희극을 사랑하는 모임)를 결성, 회장을 맡고 있다. 한때 명콤비를 이루었던 배삼룡씨, 남성남·남철씨 등 원로희극인 50명이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퇴촌에서 살고 있는 배씨와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자주 만났지만 최근에는 전화안부만 주고받는다고 했다. 하남시와 퇴촌에서 지내는 남성남·남철씨와도 마찬가지. 그는 얼마전 동네 노인들 중심으로 ‘8인회’를 결성했다. 공직자·전직 정치권 인사·서예가 등 출신 직업도 다양하다. 그냥 점심이나 같이 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는 TV방송의 뉴스는 빼놓지 않고 보고 신문의 경우 정치면과 칼럼 등을 자주 읽는다고 했다. 건강진단은 한달에 한번 정도 받으며 다리가 불편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은 없단다. 아침에는 토스트와 계란, 점심은 8인회들과 외식, 저녁에는 부인과 밥상에 마주앉아 즐겁게 식사를 하는 것이 건강비결이라고 했다. 주일에는 서울 평창동의 예능교회에서 아들·며느리·손자·손녀 등을 만난다. 큰아들은 중앙일보 미주판의 한 간부로 있고, 둘째는 사업, 나머지 둘은 회사원이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신상품]

    ●애경은 여행 및 레저활동에 요긴한 ‘프리미엄 여행용세트’를 새로 선보였다.‘포인트 녹차진(眞) 페이셜 폼’,‘케라시스 샴푸·린스’,‘비타덴트 치약’,‘블루칩 비누’,‘덴탈클리닉 휴대용 칫솔’ 등 모두 6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000원선. ●동원F&B는 ‘동원 알래스카 자연산 연어’ 5종을 출시했다. 알래스카 청정해역의 자연산 연어를 급속 냉동시켜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고, 고소한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연어구이와 연어가스 각 4300원, 연어치즈스틱 6400원, 연어파티 올리브와 딜소스는 각 3500원이다. ●오뚜기가 컵누들 2종과 기스면, 김치소면을 새로 내놓았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호화건면’으로 칼로리가 적고(컵누들 120㎉, 기스면·김치소면 130㎉), 닭고기·파·계란 등을 넣고 우려내 동결건조한 김치를 이용한 김치국물 맛이 개운하다. 각 850원. ●손오공은 패션인형 ‘브랏츠’의 겨울제품을 출시했다.‘브랏츠’가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컨셉트로 15가지의 액세서리와 스포츠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브랏츠 3만 6000원, 리틀 브랏츠 1만 5000원, 브랏츠 패션코디는 9000원이다. ●필립스전자는 무선 전기주전자와 토스터·커피메이커로 구성된 스테인리스 외장의 주방가전 ‘메탈 블랙퍼스트’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였다.‘메탈 무선전기주전자’는 열판이 주전자 바닥에 평면으로 숨겨져 있어 세척이 편리하다. 가격은 9만 9000∼10만 9000원선. ●코코비아(www.cocobia.co.kr)는 ‘복건 대홍포 우룽차(烏龍茶)’를 선보였다. 중국 푸젠(福建)성 무이산에서 생산된 대홍포로, 마시면 배가 따뜻해지고 소화가 잘 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가격은 50g에 23만원.
  • [알뜰살뜰 정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주부에게 맞춘 팬시형 다이어리인 ‘홈플러스 다이어리’를 판매한다. 달력·일정·금전출납부·주소록·메모 외에도 건강ㆍ여행ㆍ요리 등 주부에게 유용한 생활정보가 수록돼 있으며, 다이어리 안에 4만 5000원 상당의 할인쿠폰이 수록돼 있다. 가격은 4500원. ●KT몰(www.ktmall.com)은 ‘강원도 인제 빙어낚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1박 2일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빙어 낚시대와 미끼·의자·얼음구멍을 이용할 수 있으며, 러브썰매(2인용)와 스노 모빌열차 등을 즐길 수 있다. 행사기간은 다음 달 15일부터 2월 15일까지. 가격은 3만 7000∼33만 9000원이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9일까지 수도권 7개점(잠실·영등포·분당·일산·강남·안양·노원점)에서 즉석 퀴즈 ‘소원수리 마하수리 퀴즈 퀴즈쇼’를 열고, 정답을 맞히면 즉석에서 5000원권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31일에는 수도권 12개점 상품권 행사장에서 닭의 해를 맞아 ‘굿타임 계란(삶은 계란)’을 지점별로 1000명에게 무료 증정한다. ●그랜드백화점(www.granddept.co.kr) 일산점·수원 영통점은 다음 달 1일 ‘복 상품전’을 연다. 잡화·의류·생활용품·가전·식품 등 정상가 4만원 이상 상품은 1만원(200여개), 정상가 7만원 이상 상품은 2만원(200여개), 정상가 10만원 이상 상품은 3만원(100여개)에 판매한다. ●롯데닷컴(www.lotte.com)은 다음 달 15일까지 금연, 다이어트 등 새해 결심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금연 보조 상품인 ‘노스모큐 금연초 2주일 프로그램’ 2만 9800원,‘2004 금연초 프리미엄골드’ 13만 8000원이며, 다이어트 상품인 ‘조혜련의 파워요가 다이어트’ 1만 5500원,‘타니타 체지방계 UM 017’ 7만 8000원. ●뉴발란스는 내년 1월 말 개봉 예정인 영화 ‘말아톤’ 후원을 기념해 시사회 티켓을 준다. 다음 달 9일까지 뉴발란스 제품을 구매하거나,‘말아톤 3행시 짓기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시사회 티켓을 제공한다. ●G마켓(www.gmarket.co.kr)은 ‘새해 결심 상품 특가전’을 열고 관련상품을 최고 7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금연을 위한 ‘금연초 골드’ 7만 6000원, 시간관리를 위한 ‘플랭클린 플래너’ 6만 8000원, 다이어트를 위한 ‘듀플렉스 디지털 누드 체중계’ 2만 6400원, 어학용 ‘크레이지 영어’ 풀 세트는 14만 8000원이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4일까지 120여개 품목을 최고 50%까지 할인판매하는 ‘신년맞이 특별기획전’을 진행한다. 딸기(대,1팩) 5800원, 굴비(20마리, 중국산) 8800원, 생닭(1마리, 대) 2980원, 씨제이 햇반기획(6개) 5800원, 한우불고기(100g, 국내산) 2480원. ●갤러리아백화점은 ‘닭의 해’를 맞아 1월2∼4일 ‘닭 캐릭터 머그컵’을 당일 10만원 이상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증정한다. 명품관 웨스트는 하루 100명, 콩코스점과 수원점은 50명에게 머그컵을 각각 제공한다. ●행복한세상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트렌드존 방학맞이 사은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다음 달 22일까지 1층 영트렌드존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하면 추첨을 통해 15명에게 데스크톱 PC, 디지털카메라,MP3 플레이어, 고급 스포츠시계 등 신학기에 필요한 사은품을 증정한다.
  • 갈비살 없는 ‘이동갈비’

    살이 붙어 있지 않은 갈비뼈에 값싼 부위의 고기를 붙여 ‘이동갈비’로 둔갑시킨 뒤 백화점 등을 통해 유통시킨 업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성시웅)는 30일 식용 접착물질을 사용, 살 없는 갈비뼈에 일반 정육을 붙인 가짜 이동갈비를 제조·유통시킨 ㈜원조이동갈비 대표 이모(43)씨를 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허위표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남도푸드 대표 최모(37)씨와 ㈜백록종합식품 대표 박모(41)씨를 같은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이씨는 2002년 1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포천 사업장에서 살이 붙어 있지 않은 갈비뼈에 식용 접착제의 일종인 ‘푸드바인드’(food bind)를 이용, 앞다리 살(일명 부챗살) 등 다른 부위의 고기를 붙여 가짜 소갈비를 만든 뒤 양념처리해 유명 백화점 매장과 대형할인점, 홈쇼핑 및 전국 350여개 식당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지금까지 유통시킨 가짜 이동갈비는 1900여만대로 시가 176억원 어치에 이른다. 검찰은 이씨가 연매출 25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동갈비 업체를 운영하면서 수요가 증가하자 1998년 말부터 이런 수법으로 가짜 갈비를 제조, 진짜 갈비와 섞어 1대당 900∼1000원씩에 유통시켰다고 밝혔다. 이씨는 포천에 있는 직영 식당에서는 정상적인 이동갈비를 팔았지만 지방 백화점 등에는 가짜 이동갈비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적발된 최씨와 박씨도 같은 수법으로 만든 가짜 이동갈비를 각각 3억원과 2억 4000만원 어치씩 시중 식당에 공급했다. 이들이 가짜 갈비를 제조할 때 사용한 푸드바인드는 계란흰자 분말, 감자전분 등이 혼합된 복합조미식품으로 고기 등을 결합해 모양을 내는 데 이용되며 인체에는 해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갈비살 대용으로 붙인 부챗살은 ㎏당 6000원선으로 수입 소갈비의 3분의1 가격대면 구입할 수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짜 갈비 제조에 대해 직접 단속할 법규가 미비하고, 백화점이나 대형유통업체들의 검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씨 측은 “이동갈비를 만들 때 갈비살과 기타 부위의 살을 덧붙여 만드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라면서 “함량표시 등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새해 세계 새음식

    새해 세계 새음식

    새해 첫날은 인류의 큰 명절입니다. 나라마다 새해 첫날을 맞는 풍습은 다르지만 새해는 묵은 해보다 더 낫기를, 일년 내내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한결같습니다. 새해맞이 행사에서 음식은 빼놓을 수 없지요. 자신들이 섬기는 신에게 바치고, 친척·이웃과도 나눠 먹지요. 새해 음식엔 나눔이 깃들여 있습니다. 나눔의 정신이 스며든 세계의 새해 음식을 살펴봅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종원 김명국기자 jongwon@seou.co.kr ■ 한국-삼색단자 삼색기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해를 여는 첫날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대체로 음력으로 설을 맞지만 해돋이와 같은 새해맞이 행사는 아무래도 양력에 집중된다. 새해 첫날에는 한 해가 평온하기를 기원하면서 차례를 지낸다. 차례상에는 흰떡국을 올리므로 설날 차례를 떡국차례라고도 부른다. 우리의 새해 음식을 세찬이라고 한다. 세찬상에는 떡국, 만두, 단자류, 편육, 빈대떡, 수정과, 나박김치 등을 올린다. 새해에는 세배객을 비롯해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이럴 때 내놓는 음식은 진수성찬으로 다 갖춰 차리지 않아도 된다. 어떤 손님인지, 어느 시간대의 손님인지를 고려해 정성스레 대접하면 된다. 술을 낼 때는 안주인 전, 누름적, 찜, 잡채, 편육 등 서너가지를 낸다. 식사 때가 아니고 술을 대접하지 않아도 될 땐 따끈한 차 한잔이나 화채·떡·조과류 두세가지를 내면 된다. 새해의 대표음식 떡국은 웬만한 식당에선 1년 내내 내놓는 인기 메뉴다. 서울 신설동역과 용두역 사이의 개성집(923-6779)은 조랭이떡국(7000원)으로 유명하다. 한국음식연구원(710-9767)의 한영실원장이 들려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세찬 조리법이다. ●수정과 재료 생강 50g, 물 6컵, 통계피 30g, 설탕 ½컵, 황설탕 ½컵, 곶감 10개, 잣 1큰술 만드는법 (1)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다음 물을 부어 은근한 불에서 서서히 끓인 후 고운 체에 거른다.(2)통계피도 물에 넣어 끓여서 고운체에 거르고 생강물과 합하여 설탕을 넣어 끓여 식힌다.(3)곶감은 작고 씨가 없는 주머니 곶감으로 골라 꼭지를 떼고 모양을 둥글게 만져 놓는다.(4)생강과 계피 달인 물에 2∼3시간 정도 담가 놓았다가 곶감이 부드러워지면 그릇에 담고 잣을 서너알씩 띄워낸다. ●삼색단자 재료 찹쌀가루 12컵, 석이버섯 10g, 물 12큰술, 꿀 9큰술, 잣가루 3컵, 대추·밤 15개씩 만드는 법 (1)찹쌀을 불려서 가루를 체에 내려 삼등분 한다. 석이단자 (2)석이버섯은 뜨거운 물에 불려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곱게 다진다.(3)찹쌀가루에 다진 석이를 넣어 고루 비비고 나서 물을 고루 뿌려서 찜통에 젖은 행주를 깔고 충분히 익도록 찐다.(4)잣은 고깔을 따서 종이를 깔고 곱게 다져 고명을 준비한다.(5)찐 떡을 절구나 분마기에 담아 방망이로 꽈리가 일도록 친 다음 도마에 꿀을 바르고 떡을 쏟아서 모양을 만들어 잣가루를 고루 묻힌다. 대추단자 (2)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곱게 다져 찹쌀가루에 섞어 고루 비빈 뒤 물을 뿌려 찜통에 젖은 행주를 깔고 찐다.(3)고물로 쓸 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곱게 채 썰어 떡을 만든 다음 고명으로 묻힌다. 밤단자 (2)밤은 껍질를 벗겨 채 썬다.(3)떡을 절구에 꽈리가 일도록 모양을 만들어 꿀을 바르고 밤채를 묻힌다. ■ 프랑스-굴요리 먹고 새해도 쿨하게 ‘보느 아네’ 프랑스의 새해 행사는 어떤 면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섣달 그믐날, 광장에 연인이나 친구들과 모여 신년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다음해의 행운을 빌며 서로 키스를 한다. 밤새 자동차 경적을 울리기도 한다. 새해 음식은 노엘인 12월25일부터 이어져 1년중 가장 풍성하다. 향기로운 와인과 바닷가재, 굴 같은 제철 해산물 요리를 같이 즐긴다. 레스토랑에서는 굴이나 조개껍질을 까는 레카예의 손길이 무척 바쁘다. 파티를 할 때도 해산물과 함께 따끈한 수프, 화려한 디저트가 나온다. 프랑스 요리 교육기관인 르 꼬르동 불루-숙명(719-6961)의 수석 조리사 마르크 샬로팽의 굴 글라세와 바닷가재 조리법이다. ●굴 글라세 (4인분) 재료 굴(중자) 16개, 훈제 연어 125g, 오이 1개, 딜(허브) ½2단, 올리브오일 1큰술,소스(크림 100㎖, 레몬 1개, 소금·후추 약간씩),마무리(연어알 25g, 캐비어 15g) 만드는 법 (1)생굴은 힘줄 있는 부분으로 열어 속살을 꺼내고 국물은 따로 모아 둔다. 데코레이션 용으로 예쁜 굴껍데기 8개를 골라 둔다. (2)냄비에 굴 국물과 굴을 넣고 약한 불에서 살짝 익힌 다음 냉장고에서 식혀둔다. (3)껍데기를 벗기고 속을 파낸 오이를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소금을 뿌려 20분간 놓아 물기를 빠지게 한다. (4)훈제 연어는 오이와 같은 크기의 주사위 썰기를 해 냉장고에 보관해 둔다. (5)물기를 뺀 오이와 썰어둔 훈제 연어를 섞고 후추로 간을 한 뒤 올리브유와 다진 딜을 넣고 버무린다. (6)크림은 너무 단단하지 않게 살짝 휘핑한 다음 소금, 후추로 간하고 레몬즙을 조금 넣는다. 크림이 너무 되직해지면 우유를 조금 섞으면 된다. (7)접시에 소금을 깔고 물을 조금씩 뿌려 고정시킨 뒤 그 위에 골라 놓은 굴 껍데기를 놓는다. (8)오이와 연어 섞은 것을 굴 껍데기에 깔고 그 위에 (2)의 굴을 두 개씩 올린 다음 크림을 얹는다. (9)연어알과 캐비어알, 딜로 장식한다. ■ 이탈리아-콩 먹고 복 먹고 ‘누오보 아노 펠리체’ 이탈리아에서는 연말연시에 멀리 있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음식을 나누며 서로간의 정을 돈독히 한다.12월 마지막날에는 폭죽을 터뜨리고, 샴페인을 마시며 입맞춤(바치오)하는가 하면, 나폴리에서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못쓰는 도구를 창밖으로 집어 던지는 액땜 풍습도 있다 음식으론 행운을 준다는 의미로 렌즈콩을 먹는다. 많이 먹을수록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한다. 육류로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다. 새해의 행운을 비는 의미로 돼지 다리의 뼈를 발라내고 껍질속에 속을 채워 돼지족 모양으로 만든 잠포네와 렌즈콩 요리를 즐겨 먹는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 바로 이 잠포네다. 밀레니엄 힐튼서울의 이탈리아식당 일폰테(317-3272)의 이탈리아 조리장 클라우디오 쿠키아렐리가 들려준 이탈리아의 새해 음식이다. ●렌즈콩 요리 재료 렌즈콩 500g, 양파 ½개, 당근 1개, 토마토 400g 만드는 법 (1)하루전에 렌즈콩 500g을 물에 담가둔다.(2)양파와 당근을 볶은 다음 껍질을 깐 토마토를 넣어 끓인 다음 물에 불린 렌즈콩을 넣어 토마토소스가 줄어들 때까지 졸인다.(3)렌즈콩이 잘 익었으면 접시에 담아낸다. ■ 일본-오조니, 오~ 좋으니 ‘아케마시테 오메데토 고자이마쓰’ 일본은 양력으로 설을 지낸다. 설 연휴에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지 않고 연말에 미리 요리를 해 둔다. 대표적인 음식이 오세치 요리. 마른 음식 30∼50여가지를 미리 만들어 찬합에 담아둔다. 새우·콩조림·청어알·다시마 등으로 만들며, 끼니때나 손님 접대시 하나씩 꺼내 먹는다. 새해 음식에서 유일한 따뜻한 음식은 찹쌀떡을 넣어 끓인 오조니다. 오조니를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한다. 국내에서 일본의 새해음식인 오세치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으론 용산전자상가의 미타니야(701-2262)와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317-0373)가 대표적이다. 시조 한석원조리장의 오조니 끓이는 법이다. ●오조니 재료 가래떡 15g, 당근 5g, 토란·무 10g씩, 참나물 한줄기, 가래떡 15g, 가쓰오부시(다랑어국물) 180㏄, 간장(또는 우스구씨) 5㏄, 맛술(미림)5㏄, 닭고기 15g 만드는 법 (1)야채는 모두 깨끗이 손질해 둥글게 썰어 놓는다.(2)썰어 놓은 야채와 닭고기를 뜨거운 물에 미리 데쳐서 준비한다.(3)데친 닭고기는 먹기 편한 크기로 썰어둔다.(4)가츠오부시와 간장에 맛술을 넣고 떡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5)(4)의 육수가 어느 정도 끓어 오르면 맨 마지막에 떡을 넣어서 다시 한번 끓여낸다. ■ 중국-복받을 ‘만두’하군 ‘신 니엔 하오’ 중국은 양력 1월1일보다 음력 설인 춘절(春節)을 ‘춘제’라 하여 크게 지낸다. 우리가 설날 아침 떡국을 먹듯이 중국에서는 설 음식으로 물만두(북쪽)와 중국식 떡(남쪽)을 먹는다. 만두를 빚으면서 동전이나 대추를 소로 넣기도 한다. 동전은 부자가 되라는 의미이고, 대추는 여성들에게 아들을 낳으란 뜻이다. 소를 넣고 만두피를 붙이는 것은 입을 막는 것으로 모든 나쁜 일을 미리 예방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생선 요리도 꼭 챙겨 먹는다. 생선의 어(魚)는 부유한 생활을 뜻하는 여(餘)와 발음이 ‘위’로 같아 잘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생선은 몸통만 먹고, 머리와 꼬리는 먹지 않고 남긴다. 시작한 일의 끝 마무리를 잘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중국에선 제석(除夕)이라 부르는 섣달 그믐엔 흩어졌던 가족들이 다 모여 우리의 샤부샤부와 비슷한 훠궈(火鍋)를 먹는다. 천천히 모든 것을 다 맛봐야 한다. 재물이 불같이 일어나란 의미도 담겨있다. 중국의 새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론 서울 역삼동의 모리화(558-8868)가 대표적이다. 중국요리 연구가 이향방이 말하는 중국의 새해음식 만드는 비결이다. ●물만두 재료 부추 250g, 돼지고기(간 것) 300g, 대파 ½대, 생강 1쪽, 다진 샤미 1큰술, 간장 2큰술, 소금 1작은술, 물 ¼컵, 참기름 약간,만두피 반죽(밀가루(중력분) 3컵, 찬물 1(⅓)컵),양념 간장(간장 2큰술, 식초·고춧가루·다진 마늘 1큰술씩) 만드는 법 (1)밀가루를 그릇에 담고 물을 부어 잘 섞어 반죽을 한 다음 비닐이나 젖은 보자기에 덮어 두고 숙성한다.(2)부추는 송송 썰고, 파·생강을 곱게 다진다.(3)돼지고기는 물을 넣어가면서 젓가락으로 한쪽 방향으로만 저으면서 파·생강·샤미·소금·참기름으로 간을 하고 부추를 넣어 만두소를 만든다.(4)(1)의 반죽으로 만두피를 밀어 한쪽 아래에 놓고 (3)의 재료를 엄지와 검지로 집어 넣고 만두피를 싼다.(5)물이 끓으면 (4)의 만두를 넣고 끓을 때 찬물을 한 컵 붓는 방법으로 세 번 반복한 뒤 건진다. ●국화꽃 생선 재료 흰살 생선(민어·도미·우럭 등) 1마리,종합소스(케첩 1컵, 설탕 4큰술, 라유 1큰술, 튀김기름 8컵),생선 재울 양념(녹말가루 4큰술, 술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1)흰살 생선을 깨끗이 씻고 다듬어 머리와 꼬리를 잘라낸다.(2)(1)의 생선을 두쪽으로 포를 떠 놓고 가로·세로로 가는 칼집을 낸 다음 5㎝ 길이로 자른다.(3)(2)의 생선을 술·소금·후춧가루에 재운 다음 녹말가루를 골고루 무쳐준다.(4)식용유가 뜨거워지면 생선 껍질이 있는 쪽이 안으로 향하게 말아 기름에 튀긴다. 그러면 국화꽃 모양으로 튀겨진다.(5)생선 꼬리를 입에 물린 다음 녹말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다.(6)튀긴 생선을 접시에 보기 좋게 담아낸다.(7)팬에 종합소스를 넣고 잘 저어 준 다음 (6)의 튀긴 생선살 위에 조금씩 뿌려준다. ■ 태국-오래오래 살라고 쌀국수 ‘싸왔디 삐마이 프라짜우 우와이펀 나 크랍’ 태국은 국제 관례에 따라 1월1일을 새해 첫날로 삼고 있지만 4월13일이‘송끄란’으로 우리의 설날 격이다. 몸을 정갈히 하고 새옷으로 갈아입고 탁발 스님에게 음식을 보시하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물세례 놀이가 독특하다. 음식으론 국수처럼 끊어지지 말고 길게 살란 뜻에서 태국식 쌀국수를 먹는다. 결혼이나 생일에도 내놓는다. 또 태국식 샐러드인 랍을 내놓는데 랍은 ‘행운’과 발음이 같아 복을 비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서울 역삼동의 아시안푸드 전문점 실크스파이스(2005-1046)의 태국 조리사 피탁씨가 들려준 태국의 명절 음식 만드는 법이다. ●랍 가이 재료 닭고기 200g, 태국 건고춧가루·쌀가루 조금씩, 붉은 양파 10g, 쪽파·민트잎 2g씩, 피시소스 2큰술, 레몬주스 2.5큰술 만드는 법 (1)닭고기살만 다져 볶는다.(2)붉은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준비한다. 쪽파는 송송 썰어 준비한다.(3)나머지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버무려 접시에 담아낸다. ●카놈 진 남 야 재료 쌀국수 120g, 레드카레 페이스트 1큰술, 코코넛 밀크 1통, 흰살생선살 150g, 건새우 조금, 피시소스 1작은술, 설탕 2작은술, 라임 1장, 닭육수 20㎖, 삶은 계란 (½), 숙주 약간 만드는 법 (1)쌀국수는 삶아 찬물에 식혀 사리를 틀어 준비한다.(2)생선살을 삶아 으깨서 레드카레 페이스트와 같이 볶는다.(3)(2)에 닭육수를 붓고 피시소스와 설탕으로 간을 맞춘 다음 건새우·라임잎으로 향을 우려낸다.(4)삶은 달걀과 숙주를 올려 예쁘게 장식한다. ■ 인도-새해손님껜 치즈 ‘오 살로모어.’ 인도에선 인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와는 달리 11월에 새해를 맞는다. 새해 개념의 명절은 ‘디왈리’로 신이 유배된 뒤 돌아오는 길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강에 불을 띄우고 집안을 청소하며 쓸모없는 물건을 불태운다. 북부에선 4월13일 경을 ‘바이사키’라고 해서 새해로 삼는다. 인도에선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치즈에 말린 과일을 채워 만든 파니르 파산다를 낸다. 인도 음식점인 서울 명동의 타지(776-0677)의 인도 요리사 나렌더 라나가 추천하는 음식이다. ●양고기 티카 재료 양고기 250g, 레몬 1개, 생강·마늘 20g씩, 인도스파이스 10g, 요구르트 100g 만드는 법 (1)양고기를 큼직하게 네모로 잘라둔다.(2)마늘·생강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요구르트·레몬즙·인도스파이스를 넣고 섞는다.(3)재료를 (1)의 고기와 골고루 잘 섞어 덩어리로 만든다.(4)(3)을 3∼4시간 재워 숙성한다.(5)인도식 화덕 탄두리에서 구워낸다. 오븐에서 구워도 된다. 기호에 맞게 토마토와 양파를 곁들여도 좋다. ●파니르 파산다 재료 치즈 175g, 말린 과일(또는 캐슈넛) 100g, 코코넛 가루 10g, 토마토 200g, 마살라(매운 맛의 향신료) 20g, 코리안더(고수풀) 10개,그레이비 소스(토마토·양파·캐슈넛·크림을 섞어 되게 만든다.) 만드는 법 (1)치즈를 한 장 편다.(2)치즈 위에 과일·마살라·코코넛 가루로 속을 꽉 채워 다른 치즈로 덥는다.(3)샌드위치처럼 된 (2)를 속이 익을 때까지 기름에 튀긴다.(4)익은 것을 그레이비소스에 담가둔다.(5)(4)에 크림을 붓고 코리안더를 다져 뿌린다. ■ 타히티-행운을 구워요 ‘보느 아네’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남태평양의 타히티는 새해와 같은 큰 행사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구이요리가 유명하다. 친척이나 친구들이 모일 땐 커다란 구멍이 있는 화산석을 모아 오븐과 같은 모양을 만들고 뜨겁게 한 다음 생선이나 새끼돼지, 여러가지 야채를 바나나 잎으로 싼 다음 모래로 덮어 익히는 방식이다. 또 한가지 유명한 것은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타히티식 도미요리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타히티에서 보낸 르꼬르동블루-숙명의 로랑 벨투와즈가 들려준 타히티식 생선 샐러드와 도미요리다. ●도미 요리 재료 도미(800g) 2마리, 라임 2개, 생강 60g, 홍고추 50g, 코코넛 밀크 200㎖, 소금·후추·식용유 적당량, 바나나잎 2장 만드는 법 (1)도미는 비늘을 긁어내고 깨끗하게 씻어 손질한다.(2)도미 안에 칼집을 넣어 소금·후추·생강 조각, 잘게 썬 고추, 자른 라임, 잘게 썬 홍고추를 넣는다.(3)도미를 바나나 잎으로 빈틈없이 꼭 싼다.(4)쪄서 익힌다.800g짜리 도미는 약 20분 걸린다.(5)코코넛 밀크를 미지근하게 데워 위에 약간 뿌려준다. ●생선 샐러드 재료 참치 1㎏, 라임 4개, 코코넛 밀크 ¼ℓ, 당근 75g, 청피망·홍피망·노랑피망·오이 ½개씩, 토마토 75g, 양파 50g, 생강 25g, 마늘 7.5g, 타바스코·소금·후추·식용유 적당량씩 만드는 법 (1)참치를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2)자른 참치를 라임과 다진 마늘, 길게 채썬 생강과 섞어 20분 동안 절여 놓는다.(3)물기를 빼고 채 썬 당근·길게 썬 피망·아주 얇게 썬 양파·길게 썬 토마토·코코넛 밀크·소금·후추·식용유를 섞고 타바스코 몇 방울 넣고 살짝 섞는다.(4)얼음 볼 위에 잠시 둬 차갑게 한 후에 먹는다. ■ 베트남-액운쫓는 쌀떡 ‘축 몽 남 므이’ 베트남 역시 음력 1월1일을 새해로 맞는다. 빌린 돈이 있으면 이날 모두 갚는다. 베트남에선 이날 어떤 손님이 처음 방문하느냐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어린이들이 대개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어 자정 전에 어린이를 집 밖으로 내보낸 후 잠시 뒤 들어오게 하는 풍습이 있다. 쌀을 8시간 이상 쪄서 구워 만든 떡, 반쯩을 먹는데 액운과 잡기를 없앤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실크스파이스의 김성수 총조리장이 들려준 반쯩 조리법이다. ●반쯩 재료 티피오카 전분가루 100g, 물 25㎖, 녹두 50g, 설탕 5큰술, 소금 약간, 바나나잎(또는 코코넛잎) 만드는 법 (1)녹두를 불려서 삶아 으깨 설탕과 소금을 넣고 앙금을 만든다.(2)티피오카 가루를 물에 개어 반죽을 만들어 피로 사용한다.(3)(2)안에 앙금을 넣고 바나나잎으로 싸서 스팀에 10분정도 쪄 준다.
  • [성공시대] 문어 풀빵 ‘다코야끼’로 승부

    [성공시대] 문어 풀빵 ‘다코야끼’로 승부

    출출한 행인들을 유혹하는 ‘길거리 간식’은 맛깔스러운 자태로 한순간에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김밥과 떡볶이, 순대 등 낯익은 간식거리가 넘쳐 나는 서울 종로통에서 한판 승부를 내려면 더욱 그러하다. 이 곳에서 일식 먹을거리를 내놓아 수년째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는 문승현(39)씨. 그는 문어와 야채를 넣은 밀가루 반죽을 구운 뒤 소스와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 일본 전통과자인 ‘다코야키’의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다. 일본어로 ‘다코’는 문어라는 뜻이며 ‘야키’는 구이를 의미한다. ●우리 입맛에 맞게 개발하는 데 2~3년 걸려 “스물 한살 때부터 장사를 시작했어요. 지난 18년 동안 계란빵과 피자, 은제품, 가방장사 등 제 손을 거쳐간 장사 아이템도 부지기수죠. 장사를 한 곳도 노점을 비롯해 워낙 다양한 덕분에, 이제는 어디서 무엇을 팔아야 ‘돈이 된다.’는 동물적인 ‘감각’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문씨는 지난 1998년 다코야키를 장사 아이템으로 정하자는 지인의 제안에 자신의 상술을 끌어들였다. 승산이 있는 아이디어라는 판단이 내려져 우리 입맛에 맞는 다코야키 개발에 나선 것이다. ‘문어 풀빵’인 다코야키는 같은 밀가루 반죽이라도 물 배합이나 재료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게다가 적절하게 구워지고 일정하게 동그란 모양의 맛깔스러운 다코야키가 나오려면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이 때문에 나름대로 다코야키를 만드는 일가견을 쌓는 데는 무려 2∼3년이나 걸렸다. 굽는 판과 리어카도 다코야키 제작과 판매에 알맞도록 고안해서 만들었다. 노하우가 쌓이자 지인들에게 창업 가이드도 해줬다. ●어려운 이웃 70명 창업 도와 “노점을 하면서 딱한 처지의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이들에게 다코야키를 만드는 방법 등 가게를 열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죠. 지방까지 합치면 70곳 정도가 제 도움을 받아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까지 장사하는 사람들은 몇 명이 안돼요. 위치 선정이나 맛을 제대로 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다코야키가 종로통에서 인기 있는 노점 품목으로 떠오르자 이를 따라 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일본 오사카에서 처음 개발된 다코야키는 재료와 굽는 방법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탁구공 같은 모양에 크기도 달걀 절반에서 어른 주먹 크기까지 여러가지다. “일본에서 다코야키는 아이들의 간식이나 어른의 술안주로 두루 통하는 서민적인 음식입니다. 다코야키의 맛을 재현하는 방법에 따라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매출이 엇갈리죠.” ●개당 400원… 한달 순익 500만~600만원 5개 2000원,8개 3000원에 팔리는 다코야키는 하루 매출액이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다양하다. 많이 팔리는 ‘운수 좋은 날’은 하루에 수천개의 다코야키가 팔려 나간다. 한 달 매출액은 평균 1000만원, 순이익은 500만∼6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재료비 등 원가는 매출액의 30∼40%에 불과할 정도로 많이 남는 장사다. 이처럼 마진의 폭이 큰 편이라서 6년 동안 무려 2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창업비용은 리어카와 불판을 제작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전부다. “돈을 많이 벌려면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장사꾼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매출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죠. 저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머리가 복잡하면 일이 좀체 손에 잡히지 않아서 매출이 떨어집니다.” 그의 노점 개점시간은 오후 2시∼오전 3시. 노점의 특성상 손님이 많은 날에는 새벽 3시까지 장사를 하지만 행인의 발길이 뜸한 날에는 자정 쯤에 철수한다.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대는 배가 출출해지는 시간과 저녁 식사시간이 맞물리는 오후 5∼8시. 문씨는 피카디리 극장 인근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에 자리잡아 그의 다코야키를 찾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많다. “내년 쯤에는 중국에 가서 다른 장사를 해볼 참입니다. 여기에서 장사하는 것은 생업일 수밖에 없어서 여유로운 마음이 없잖아요. 어려운 사람들도 도우면서 새로운 세계에서 살고 싶어요.”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해태제과 비스킷마케팅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해태제과 비스킷마케팅팀

    “내가 만든 비스킷이 슈퍼에서 잘 팔리면 뿌듯해요. 그 제품을 사가는 고객에게 ‘내가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어지죠. 진열대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으면 어떻겠어요. 다가가서 먼지를 털어 내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결국 그 비스킷을 사오기도 한답니다.” 해태제과에서 마케팅의 드림팀으로 불리는 비스킷마케팅팀. 그들에게 비스킷은 ‘자식’과 같은 존재다. 비스킷의 탄생부터 성장 과정을 쭉 지켜보며 희비가 엇갈린다. 잘 팔리면 ‘자식 농사’ 성공한 기분이고, 안 팔리면 마음 조리며 지켜본다. ‘에이스’ ‘홈런볼’ ‘오예스’ ‘웨하스’ ‘버터링 쿠키’ ‘계란과자’ ‘칼로리 바란스’ ‘후렌치파이’ ‘초코틴틴’ ‘바삭바삭 소보로’…. 팀원 9명이 브랜드 이름만 나열해도 숨가쁠 정도인 40여개에 이르는 제품을 관리한다. 각각 브랜드 매니저라는 타이틀을 갖고 평균 4개의 제품을 챙기며 소비자들의 입맛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선택과 집중, 조화의 마법사들 해태제과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제과 기업답게 60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대한민국 대표 과자들이 많다.‘에이스’ 나이만 해도 30세에 이르다 보니 일부 팀원들의 ‘형님’격이다. 이들은 자신의 나이보다도 많은 제품들을 변함없는 친구같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트렌드를 읽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승산이 있다는 것은 기본. 이우헌 팀장은 “많은 브랜드들 중에서 주력으로 광고면 광고, 프로모션이면 프로모션 등의 집중 전술을 선택함으로써 몇 개의 서브 브랜드들을 그 잔상 효과를 통해서 매출에 도움을 얻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이런 마법 같은 전략이 바로 드림팀을 만들었다. ●‘열린 생각’으로 히트작 내 그들이 장수 브랜드 제픔과 히트 상품을 꾸준히 내고 있는 것은 바로 열린 생각과 열린 행동 덕분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제시되는 ‘열린 회의’를 통해서 가능한 일이다. 그 대표적인 제품 중의 하나가 ‘바삭바삭 소보로’. 제과점에서 사먹던 소보로 빵의 바삭함을 즐기던 팀원 중의 하나가 이것을 과자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다소 ‘엉뚱한’ 제안을 시작으로 제품 개발이 이루어졌다. 최근 출시한 누룽지 과자 ‘오미오미’도 이러한 ‘열린 사고’의 작품이다. 다섯가지 곡물로 맛을 냈다고 해서 ‘오미’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누룽지풍의 과자는 요즘 세대의 입맛에 맞게 작고 고소하게 만들어 졌다. 서주완씨는 “제품 출시과정에서 우리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제품도 벤치마킹하게 되는데 하도 시식을 많이 해 우리 팀의 경우 입사후 평균 3∼5㎏ 몸무게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못하는 ‘상생 마케팅’ 실현 최근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초코픽’이라는 아주 비싼 신제품을 내놓았다. 가격은 무려 1만 5000원. 이 과자안에는 배보다 배꼽이 큰 ‘바비 인형’이 들어 있다. 서정덕 팀원은 “여자 어린이들이 바비 인형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바비 인형사인 마텔 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캐릭터 이용권을 따냈다”고 밝혔다. ‘아이비’는 동원F&B에서 나오는 참치와의 만남을 통해 매출이 두배 이상 증가, 월 매출 15억원을 올리고 있다.‘칼로리바란스’는 우유와 함께 먹으면 거뜬히 한 끼 식사대용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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