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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표 부총리의 ‘경제해법’ 인터뷰/법인세 내리되 대기업·中企 형평 고려

    “지금 우리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것은 기업인과 국민 등 경제주체들을 안심시키고,외국인투자자들을 붙들어매는 일입니다.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할 경제정책의 비전과 의지를 이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줘야 합니다.이를 미룰 경우 향후 경제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새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인 김진표(金振杓)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9일 기자와 만나 “앞으로 5월까지 3개월여동안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상황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또 법인세율 조정과 관련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간의 실효세율이 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세율을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일의 대통령 업무보고 준비를 위해 이날 청사로 출근한 김 부총리를 만나 최근의 경제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현 경제상황을 진단한다면 검은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는 형국으로 보면 된다.소낙비가 퍼붓지는 않고 있으나,언제 퍼부을 지 불안하다.햇볕이 다소 비치고 있어 검은 먹구름을 걷어 낼 것으로 바라고 있으나,예단할 수 없다. ●올들어 국내 경기에 대한 조심스런 낙관론이 비관론쪽으로 바뀌고 있는 원인은. 가장 큰 이유는 미-이라크전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래저래 늦춰지면서 유가가 급등해 우리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유가급등→물가상승→소비및 투자감소→금융시장 불안 등의 악순환이 가시화되고 있는 느낌이다.실제 각종 경제지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3.9%로,4%대까지 육박하고 있다.게다가 설비투자도 무려 -7.7%까지 떨어지는 등 조짐이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이라크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반기내에 제거되더라도 하반기에는 북핵사태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와 카드연체율 등도 심각한 수준인데. 우려되지만 섣불리 가계대출 억제 등과 같은 수단을 동원하기는 이르다.조금 더 추이를 봐가며 대응해야 한다.가뜩이나 소비·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도 대외변수 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경제상황이 나쁠때는 단기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실천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인 비전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단기적인 대책으로는 당장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안해 하고 의심하는 기업,(한국을)떠나려는 외국투자자’를 안심시키는 일이 급선무다.이를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에서 경영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최대한 풀고,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경영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최근 SK글로벌-JP모건 이면계약 등으로 SK그룹 계열사 전체가 시장의 불신을 받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도 불투명한 거래에서 비롯됐다.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등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행위 등을 조사하겠다는 것도 시장환경을 조성하려는 일환이다. ●법인세율 단계적 인하 방침도 시장환경 조성으로 보면 되나. 그렇다.지금 세계는 조세 인하 경쟁의 시대다.전에도 여러번 얘기했지만 싱가포르는 법인세율을 22%에서 최근 20%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반면 우리나라는 27%다.이런 상황에서 누가 우리나라에 투자하려고 하겠는가.그래서 이들에게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중·장기적인 플랜을 밝혀두자는 일환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꺼낸 것이다.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싱가포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부총리의 법인세 단계 인하 방침에 대해 제동을 걸지 않았나.코드(code)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노 대통령의 언급은 대기업에게만 이득이 되는 법인세율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본 원칙을 밝힌 것이다.노 대통령과 시각차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앞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해 나가되,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간의 실효세율이 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조정해 나갈 생각이다. ●어느 때보다 경제부처간의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앞으로 현안이 생길때 마다 자주 만나 토론과 협의를 통해 조율해 나갈 생각이다.실물부문에 대해서는 관련 단체 등 재계와 수시로 만나 현안을 챙겨보려고 한다. ●공정위가 부당내부거래 조사 등으로 기업의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공정위의 6대 기업집단 등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는 기업의 편의를 위해 사전예고제를 도입한 데 따른 것으로,기업들도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다만 하필 새 정부 출범과 때맞춰 발표하다보니 조사를 받는 쪽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분명한 것은 ‘재벌길들이기’ 등의 성격은 아니라는 점이다. 글 주병철·사진 김명국기자 bcjoo@
  • 민간연구소 올 성장률 잇단 하향, 3%대 추락 경고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삼성경제연구소에 이어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라크전과 북핵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이 3%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들 기관은 정부가 가계대출을 좀 더 억제하는 등 내부 불안요인을 제거하고,경기 연착륙을 유도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민간 연구기관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경기동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이 자리에서는 경기 ‘둔화’ 대신 ‘하강’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더해줬다. ●성장률 4%도 어렵다? 민간 기관장들은 “이라크사태·북핵문제 등 외부 불안요인 외에 내수위축·수출둔화 등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성장률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오는 10일 성장률 전망 하향 수정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좌승희(左承喜) 원장은 ▲이라크전과 북핵문제가 조기해결될 경우 5%대▲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나고 북핵문제가 길어지면 4%대▲이라크전·북핵문제가 모두 길어지면 3%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앞서 삼성도 지난달 말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LG경제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를 5.6%에서 내부적으로 4.5%로 하향조정했다.현대경제연구원은 5.7%에서 4%대로 수정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현대경제연구원 김중웅(金重雄) 원장은 “이라크전이 상당기간 지연됐고 북핵문제가 새롭게 등장하는 등 기존의 5%대 성장 전제 조건들이 모두 무효화됐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 경기는 경기침체속에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사 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나더라도 OPEC가 미국에 잘 협조하지 않고 있어 유가안정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도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고 그나마 호조세를 보이던 수출도 반도체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4월부터는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성장 동인이 없어 4%대 달성도 버겁다.”고 진단했다.정부보다 비관적일 수 밖에 없는 민간기관들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암울한 청사진이다. ●가계대출 좀 더 억제해야 LG 이윤호(李允鎬) 원장은 “가계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액이 월 2조원대면 무난하다고 보고 있으나 1조원대 후반이나 2조원대 초반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충고했다.가계대출을 좀 더 억제해 증가율을 20%에서 10%대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추가 억제책을 내놓지 않겠다는 정부의 입장과 상반된다.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 7000억원이었다. 안미현기자 hyun@
  • 김영주 재경부차관보 밝혀 “경기부양땐 거품 부작용 외국인 ‘셀 코리아’ 아니다”

    재정경제부 김영주(金榮柱·사진) 차관보는 6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의 관측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다음은 김 차관보와의 일문일답.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불확실성 때문이다.지난해 배럴당 22∼23달러 하던 중동산 두바이유가 올들어 30달러선을 웃돌고 있다.전체 민간소비의 11%가 유류관련 제품이다.물가가 뛸 수 밖에 없다.하지만 경상수지는 외환보유고가 1200억달러를 넘어서 반드시 흑자를 낼 필요는 없다. ●최근의 경기둔화가 외부요인 탓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는데. 외부변수에서 촉발된 불안요인이 내부변수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정부가 가계대출과 부동산 억제대책을 풀고 있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아직까지는 내부 위협요인이 통제권 안에 있어 결정적인 경기회복 변수는 외부에 있다고 봐야 한다. ●걸프전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기름 재고가 별로 없어 이라크전이 끝나더라도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론 그런 주장도 있지만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박승 한은 총재가 성장률 4%대 하락을 언급했는데. 너무 비관적인 것 같다.우리나라의 경우 이라크전이 끝나도 북핵문제가 또 기다리고 있어 낙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 경기회복론은 여전히 유효하다.경제는 심리적 요인도 중요한 만큼 정부가 섣불리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셀 코리아’의 전조인가. 그렇지 않다.이라크전 임박설이 퍼지면서 외국인들이 미국시장 등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하자 이에 따른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판 것 뿐이다.‘셀 코리아’라면 이 정도 주가급락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경기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나. 외부 불안요인이 더 큰 상태에서 내부 처방전을 쓸 경우,버블(거품) 양산 등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매우 높다.물론 이라크전이 하반기로 넘어가는 등 불안요인이 계속 이어진다면 단기 부양책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때가 아니다. ●조흥은행·현대투신 매각 등 경제현안은 어디까지 진척됐나. 조흥은행은 다음달 초면 결론이 날 것이다.현대투신은 매각협상자인 미국 푸르덴셜과 조율할 게 남아 있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재정 조기집행의 실효성과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경기둔화를 부추기고 있는데. 옳은 지적이다.새 정부의 디렉션(정책방향)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확실하게 전달할 생각이다.재정 조기집행도 계속 독려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 가계빚 위기 연착륙 유도

    가계빚과 연체율 증가로 신용대란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더욱이 가계빚 증가는 소비도 위축시켜 경기 침체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신용대란’을 막는 방법과 관련,금융감독위원회는 장기대출상품에 세제혜택을 부여해 만기를 늘리도록 유도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재정경제부는 세제지원에 반대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정부는 조만간 가계대출 추가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가계대출 억제 방향은 그대로 유지하되,대출 만기구조 장기화 방안 등이 골자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며칠전 가계빚 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가계대출 폭탄시계 다시 작동하나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월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224조 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 7000억원 증가했다.가계대출 증가세가 월 4조∼6조원대로 절정을 이뤘던 지난해 중반과 비교하면 양호한 규모이지만 1월(-2700억원)보다는 큰 폭의 증가세다.한 가구당 지고 있는 빚도 평균 2915만원으로 1년전보다 29%나 늘었다.전체 가계빚(439조원)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75%나 된다. 주춤하던 연체율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은행권의 1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1.9%,카드 연체율은 13.5%까지 치솟았다.이에 비해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도입된 개인 워크아웃 제도는 여전히 극소수 사람들만 혜택을 보고 있다.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올들어 연체율 감축에 사활을 걸며 앞다퉈 채권 회수에 나서고 있다.‘신용대란설’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는 이유다.28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수도 이같은 불안감을 부추긴다. ●정부 “정상으로의 회귀과정” 재경부 신제윤(申齊潤) 금융정책과장은 “정부가 목표한 적정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월평균 2조원대”라면서 “만기연장율도 90%를 웃돌고 있어 일각의 신용대란설은 기우”라고 일축했다. 금감위도 “연체율 상승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발동된 데 따른 시차 탓”이라면서 5월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계대출의 ‘뇌관’인 주택담보대출이 올들어 월 7000억∼8000억원 증가에 그치고 있는 점도 가계빚 위기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투자금융기관인 UBS워버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계빚 문제가 한국경제를 크게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재경부·금감위,같은 인식 다른 해법 재경부와 금감위는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세와 연체율 상승과 관련,한마디로 “문제가 없으며 정상으로 회귀하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가계대출의 고삐를 더 죄서도,그렇다고 풀어서도 안되며 현재의 억제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통상 2∼3년인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구조를 선진국처럼 20∼30년으로 늘려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데도 이견이 없다.두 기관은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의견을 달리한다. 금감위는 장기대출상품이나 이를 취급하는 금융회사에 세제혜택을 줘서 만기구조 변경을 유도하자고 주장한다.반면 재경부 세제실은 이미 장기주택대출상품에 대한 세제혜택을 300만원에서 지난해 600만원으로 2배 늘렸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더 이상 확대할 경우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또 가계빚은 세제혜택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 재경부의 입장이다. 국내 유일의 주택채권 유동화 전문회사인 ‘코모코(한국주택채권유동화)’에 정부가 자본금을 출자해 주택저당채권(MBS) 시장을 활성화시키자는 일각의 대안에 대해서도 재경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재경부측은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세부방안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유럽중앙은행 금리 전격 인하

    |프랑크푸르트 AFP 연합|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주요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ECB는 조달금리(레피)를 종전의 2.75%에서 2.50%로 내렸으며,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25% 포인트 인하한 1.50%와 3.50%로 조정했다. ECB가 1999년 1월1일 유로존의 금융정책을 담당한 이래 주요 금리를 조정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이라크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고 유로존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해 단행됐다.
  • [사설]썰물 주가 심상치 않다

    국내외 경제여건의 악화로 주가가 추락,증시 붕괴의 우려를 낳고 있다.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어제 연중 최저치와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증시가 기업의 자금조달창구로서의 기능과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다.코스닥시장은 자칫 일반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로까지 번질 기미마저 보여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주가 하락세는 증시 주변의 불확실성과 경기상황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되고 있다.무엇보다 미·이라크 전쟁에 대한 리스크와 정찰기 사건으로 고조된 북·미 위기사태 지속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미국 등의 주가하락세와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같은 외생적 변수도 단기간에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코스닥 시장에서 보듯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탈 현상이다.한·미관계에 연계된 헤지펀드의 자금회수라는 일각의 분석도 있지만 외국인들이 가계대출 및 금융기관 부실화를 우려하며 한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는 상황에 유의해야 한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에다 환율상승 및 수출급감 등의 국내 요인도 증시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새 정부와 대기업들의 불편한 관계도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경제의 펀더멘털이 아직 양호하고 풍부한 시장의 유동성을 감안하면 그리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정부는 증시의 공황상태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불투명성을 조기에 제거하고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한다.경기둔화를 더디게 할 재정집행과 IT산업의 구조조정 등 코스닥시장의 환경개선에 주력해야 할 때다.
  • 증시·소비·투자 급랭 경기 한파 심상찮다

    경기가 심상찮다.코스닥 주가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데다 제조업 가동률은 곤두박질치고 있으며 물가는 급등하고 있다.유가 급등과 반도체값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마저 급랭하는 조짐이다. ●정부 단기부양책 거듭 부인 정부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는 종전 방침을 거듭 확인했지만 경기둔화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경우 정책선회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대두된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국책 연구기관장들과의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정부와 기관장들은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발표된 각종 경기지표들도 모두 후퇴했다. 중소기업 평균가동률은 1월에 43개월 만에 최저치인 70.5%(전년동월 대비)로 떨어졌다.2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6% 올라 7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 40선 붕괴 종합주가지수는 560.26으로 마감,전일보다 16.32포인트나 떨어졌다.코스닥 주가지수는 1.62포인트(3.94%) 떨어진 39.36으로 마감했다.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코스닥지수는 사상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1월의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1.9%)과 카드 연체율(13.5%)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롯데·현대 등 주요 백화점의 2월 매출도 전년 동월보다 10% 안팎씩 감소했다.지난해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내수가 소비심리 위축과 가계대출 억제강화 등으로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괜찮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수출도 최근 반도체값의 속락으로 낙관할 수 없는 실정이다.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산 D램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상계관세 예비판정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 반도체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라크전 단기땐 5% 성장 전망 김 부총리는 “경기가 다소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라크전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연간 5%대 성장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IMF는 이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 전망치 5.9%에서 5.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비록 하향수정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5%대를 고수하고 있어 낙관적이다.진부총리는 7일 민간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데 이어 다음주말께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종합 경기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미현기자 hyun@
  • 한집 평균 빚 2915만원...3년새 두배 늘어

    가구당 빚 3000만원 시대가 멀지 않았다.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구는 은행대출·카드빚·외상할부 등을 합해 평균 2915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1999년 1500만원에서 3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아파트 투기 등을 위해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마구잡이로 신용카드를 긁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은 영향이 컸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2년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구당 평균 가계신용잔액은 2915만원이었다.1년전 2303만원보다 600만원 이상 늘었다.가계신용잔액은 ▲가계대출(은행·금고·신용카드 등을 통한 부채)과 ▲판매신용(할부금융·신용카드 등을 통한 외상구매)을 합한 액수다. 전체 가계신용잔액은 439조 1000억원으로 전년 341조 7000억원보다 100조원(28.5%) 가까이 늘었다.가계대출은 391조 1000억원,판매신용은 47조 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8.9%와 25.7% 증가했다.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은행대출이 222조원으로 41.7%(65조 3000억원) 늘었다.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여신전문금융기관대출은 57조 1000억원으로 30.7%(13조 4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세는 완만해지고 있다.가계신용 증가액은 1·4분기 26조 5000억원,2분기 29조 3000억원 등으로 늘다가 3분기(26조 8000억원)부터 둔화되기 시작,4분기에는 14조 8000억원으로 낮아졌다. 한은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대책 등으로 지난해 3분기 이후 가계신용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으며,이런 추세는 올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이런 책 어때요/폭격의 역사 外

    ●폭격의 역사-스벤 린드크비스트 지음 김남섭 옮김 / 한겨레신문사 펴냄 미국·이라크 전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악의 축’ 이라크에 대한 정당한 응징인가,안정적 석유공급 길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음모인가.그러나 이 책의 입장은 다르다.미국을 비롯한 구미 열강이 전쟁에 집착하는 이유는 백인우월주의,나아가 그들이 한사코 부인하고 싶어하는 인종주의와 대량학살이란 지적 전통에 근거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짚어낸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백인우월주의가 낳은 학살과 야만의 기록이다.19세기 제국주의 팽창과정에서 저질러진 인종대학살의 선례가 나치 홀로코스트의 지적 기반이라는 게 저자의 소신이다.1만 5000원.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최종덕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김병욱 옮김 인문학에 대한 논의는 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있어 왔다.글쓰기의 담론으로 시작된 인문학 논의는 표현의 문제,인문학 위기담론으로 이어졌다.자연과학과 철학,동양과 서양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두 문화’의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는 저자는 지식과 삶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이 책엔 일상적 삶과 지식의 세계를 연결하는 사유와 방법,그리고 그 사례가 담겼다.저자는 지식을 암호화하거나 폐쇄된 자기만의 고유논리로 상대의 지식을 폄하하고 수입지식으로 학문의 권위를 내세우는 학계 일각의 지적 풍토를 비판한다.1만 5000원. ●피카소와의 대화-브로샤이 지음 정수경 옮김 / 에코리브르 펴냄 헝가리 출신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브로샤이의 앵글에 잡힌 화가 피카소의 삶.피카소가 이미 미술가로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1940년대 이후의 일화들을 일기형식으로 썼다.피카소의 보헤미안적 기질과 파시즘에 대한 증오 등을 보여준다.피카소는 매일 오전엔 손님을 맞았고 오후엔 작업을 했다.앙리 마티스와의 이야기는 그들이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로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보여준다.피카소는,‘천재화가는 죽어서만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19세기 낭만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게 한 미술가다.2만 1000원. ●U - 보트 비밀일기-제프리 브룩스 지음 문근식 옮김 / 들녘 펴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전쟁 기간중 가장 많은 시간을 잠수함대책을 세우는 데 써야 했다.대서양에 독일 잠수함이 몇 척만 더 있었다면 영국이 멸망할 뻔했다고 훗날 그가 술회한 것처럼,독일 잠수함 U-보트는 2차세계대전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병기였다.개전 초 엄청난 피해를 입은 연합국측은 U-보트 세력에 맞선 호송선단 체계로 대서양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지만,U-보트의 활약상은 수많은 영화와 소설을 통해 신비화됐다.이 책은 통신과 음파탐지를 담당한 기술 부사관의 입장에서 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전 비화다.1만 2000원. ●사이버 문화와 예술의 유혹-이종관 지음 / 문예출판사 펴냄 현대는 디지털 파도로 상징되는 정보화의 시대다.이로 인해 사이버 공간이 창궐하게 됐지만 사이버 공간이란 특성 때문에 그 속에서 인문학적 상상력과 해석학적 마인드를 찾아보기 어렵다.저자(성균관대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 인문학적 사유를 불어넣는다.한편 정보화가 추진됨에 따라 생체적 몸을 지닌 인간은 인간 이후의 존재자,즉 포스트 휴먼에게 역사의 주도권을 물려주고 도태될지 모른다는 점을 지적한다.저자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좇아 예술을 감성적·장식적 차원에서 이해하지 않고,존재의 진리를 드러내는 진리현상으로 밝혀낸다.1만 8000원. ●카트린 M의 전설-자크 앙릭 지음 /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작가인 저자가 아내인 카트린 밀레를 모델로 사진작업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와 성에 대한 생각을 밝힌 에세이집.1970년대부터 앙릭은 카트린의 누드 사진을 찍어 왔으며 이 책을 위해 30여컷의 사진을 골라냈다.이 사진들은 자신의 소설세계에 대한 ‘환상적인 지지대’ 구실을 했다.책에는 육체의 재현,누드의 기능,성의 운명 등에 대한 성찰이 담겼다.앙릭은 부인과 함께 미술 전문지 ‘아트 프레스’를 이끌어 왔으며 2001년 부인이 쓴 ‘카트린 M의 성생활’과 함께 이 책을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해 유명세를 탔다.9500원.
  • [씨줄날줄] 스탈린의 부활

    러시아의 볼고그라드는 볼가강변에 있는 도시다.2차세계대전 때 나치군이 볼고그라드를 침공했다.6개월간의 전투는 치열했다.소련의 붉은 군대는 1943년 2차대전 중 가장 중요한 전투 중의 하나인 볼고그라드 전투에서 승리했다.스탈린은 전쟁 영웅이 됐다.볼고그라드는 스탈린의 이름을 따 스탈린그라드로 이름이 바뀌었다. 스탈린그라드는 그러나 스탈린의 사망과 함께 역사의 뒷장으로 넘어갔다.스탈린이 1953년 사망하자 그의 격하운동이 일어나며 스탈린그라드도 옛 이름인 볼고그라드로 바뀌었다.그런데 최근 볼고그라드를 다시 스탈린그라드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올해 사망 50주년을 맞아 스탈린이 ‘부활’하고 있다. 스탈린은 잔인한 독재자였다.그의 잔인함은 처칠 영국총리와의 모스크바 대화에서 잘 나타난다.처칠은 스탈린의 악명높은 대숙청과 학살에 대해 물었다.“전쟁이 어렵습니까,숙청이 어렵습니까?”스탈린이 대답했다.“숙청이 전쟁보다 어렵습니다.몇년이나 걸렸지요.1000만명쯤 죽었습니다.한 인간의 죽음은 슬픈 일이지만 100만명의 죽음은 통계상의 문제일 뿐이죠.” 스탈린 독재에 희생된 사람은 2000만명으로 추산된다.그러나 그의 잔혹한 만행에 대해서는 망각의 커튼이 내려지고 있다.스탈린을 2차대전의 영웅이나 국가질서를 확립한 지도자로 평가하는 러시아인이 많아지고 있다.스탈린뿐만이 아니라 옛 소련의 부활을 꾀하는 움직임이 러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다.국방부는 군대기에 붉은 별을 다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옛 소련 시절을 그리워하는 배경에는 ‘러시아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과 현재 생활의 고달픔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개혁의 양지에 있는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단맛을 즐기고 있지만 음지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은 사회주의 체제의 ‘평등한 가난’을 그리워하고 있다. 스탈린의 고향인 그루지야 공화국(옛 소련땅)의 고리시(市)는 스탈린 사망 50주기인 5일 성대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스탈린을 홍보하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공산주의자 스탈린이 자본주의적인 홍보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이념보다 삶이 더 중요한 탈이념시대에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창순 논설위원 cslee@
  • 책꽂이/묵계월 경기소리 연구 外

    ●묵계월 경기소리 연구(류의호 지음,깊은샘 펴냄) 경기소리와 서도소리는 오랫동안 서울과 평양을 중심으로 경기도와 황해도,그리고 평안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즐겨 부른 우리 소리다.언제부턴가 이 두 소리를 합쳐 경서도소리라고 부르며,실기인들 사이에서도 서로 넘나들고 있다.이 책은 중요 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소리’ 예능보유자 묵계월과 경기소리에 관한 본격 연구서다.1만 5000원. ●경험과 기억(정진홍 지음,당대 펴냄) 종교현상학을 전공한 저자의 종교문화 틈새읽기.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지금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종교를 인식하는 틀이 될 때 스스로 정직해지고 자신에게 의미있는 종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미국의 대표적 종교사가인 멀치아 엘리아데를 사사한 저자는 종교학을 신학일변도의 주변학문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인문학의 지위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 원로종교학자다.2만원. ●들뢰즈의 생명철학(고이즈미 요시유키 지음,이정우 옮김,동녘 펴냄) ‘20세기 형이상학의 완성자’라는 평을 듣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에 대한 입문서.저자에 따르면 들뢰즈는 차이를 긍정하는 철학자다.차이를 부정이나 결여로 대체하는 사고습관을 버리지 않는 한 긍정적인 차이를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들뢰즈 사유의 수학적·생물학적 측면을 밝힌,흔치 않은 저작이다.8000원. ●나를 사랑하는 법(엔도 슈사쿠 지음,한은미 옮김,시아출판사 펴냄) ‘침묵’‘여자의 일생’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국민작가’ 엔도 슈사쿠의 행복론.그 요체는 간단하다.“약점이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장점이며,행복은 그 약점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데서 온다.” 참된 자기사랑만이 행복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8700원. ●포토몽타주(돈 애즈 지음,이윤희 옮김,시공사 펴냄) 20세기 초 사회풍자와 정치선전의 새로운 장을 연 포토몽타주의 세계를 고찰.포토몽타주는 1,2차 세계대전의 격동기 속에서 다다이스트들이 발견한 새로운 가능성이었다.사진을 잘라 신문 조각이나 드로잉 등과 함께 붙여 만드는 것으로,무질서하면서도 폭발적인 이미지는 현실을 끌어들이는 강렬한 에너지를지닌다.리하르트 휠젠베크,라울 하우스만,한나 회희,게오르게 그로츠,존 하트필드 등이 이 기법을 활용했다.1만 5000원. ●주희의 문화 이데올로기(이용주 지음,이학사 펴냄) 주희의 문화론은 동아시아적 문화전통의 출발점이자 동아시아 문화담론의 원형이다.오늘날 주희의 문화론 내지 문화정체성 이론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저자(성균관대 교수)는 주희에게서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지식인의 투철한 학문정신을 발견한다.학문은 지식 쪼가리의 집적이 아니라 삶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 만들기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태도는 주희 읽기의 관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1만7000원. ●마돈나(앤드루 모튼 지음,유소영 옮김,나무와숲 펴냄) 스타가수 마돈나의 출발은 알려진 바와 같이 보잘 것 없다.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성공의 꿈을 안고 뉴욕에 도착했을 때 그의 주머니엔 단돈 35달러밖에 없었다.전문 댄서가 되기 위해 여러 무용단을 전전했지만 성공은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어 누드모델이 되기도 했다.왜 아직도 마돈나인가.그의 삶의 궤적을 좇는다.1만 5000원.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고중숙 지음,해나무 펴냄) 과학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워주는 과학칼럼집.블랙홀의 정체,공룡의 멸종원인,평범한 회사원으로 200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의 단백질 질량분석법 등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과학상식들을 다뤘다.저자는 속도와 속력의 의미를 비교하며 벡터와 스칼라를 설명한다.일상용어와 전문용어간의 괴리현상도 밝힌다.1만 6000원. ●한국의 부자들(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웨인 그레츠키에게 기자가 물었다.“어떻게 그렇게 아이스하키를 잘 할 수 있나요?” 그레츠키는 이렇게 대답했다.“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퍽이 오는 곳에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됩니다.” 저자의 입장 또한 그레츠키와 똑같다.부자들은 돈을 좇지 않고,돈이 오는 길목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1만 1000원.
  • 경제장관 간담회 합의 “법인세율 단계 인하”

    앞으로 거시경제 운영 기조를 재정·세제·금융정책을 조화하는 통합정책(policy mix)으로 추진하되,우선 재정 조기 집행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또 논란이 됐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은 금융·IT(정보통신)보다는 세계적인 물류 대기업 유치 등을 통한 ‘물류 중심지화’를 먼저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경제장관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제정책 운영방안과 향후 개혁추진 일정은 오는 15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금융정책과 부동산대책 등은 가계대출 문제,부동산투기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현 단계에서는 재정증권 발행이나 한은 일시차입금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또 국제유가가 30달러를 넘어서는데 따라 석유수입부과금을 8원에서 4원으로 내리고 원유와 석유제품에 붙는 관세도 각각 5%에서 3%로,7%에서 5%로 내려 국내물가 상승을 억제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비과세·감면 축소,음성 탈루소득의 양성화 등으로 과세기반을 확충하고 이를 토대로 법인세율 등의 단계적 인하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는데 의견을 모았다.증권분야 집단소송제와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조기 도입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는 현재의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 COEX에서 열린 ‘제37회 납세자의 날’기념사에서 “땀흘려 번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가볍게 하고,불로소득·투기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무겁게 하겠다.”고 밝혔다. 주병철기자 bcjoo@
  • 대전청사 청장은 ‘출세코스’

    *조달청 김병일·김성호·권오규 3명 연속 영전·승진 ‘진기록' 관세청 김호식 해양부 장관으로 한때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했던 정부대전청사의 청장직이 일약 경제부처 장·차관으로 가는 ‘출세코스’로 떠올랐다. 현재 정부대전청사에는 재정경제부 산하 관세·조달·통계청과 산업자원부의 특허·중소기업청,농림부 산하 산림청,건설교통부의 철도청,국방부 산하 병무청과 문화관광부의 문화재청 등 9개 외청이 있다.통계청장과 문화재청장을 제외한 7개 청장이 차관급이다. 이 가운데 주목의 대상은 단연 조달청장과 관세청장.조달청장은 18대 김병일(행시10회),19대 김성호(행시10회) 청장에 이어 권오규 청장(행시15회)이 청와대 정책수석(차관급)으로 발탁돼 청장 3명이 연속으로 영전 또는 승진하는 진기록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김병일 청장은 기획예산처 차관,김성호 청장은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자리를 이어 받은 권 청장도 부임 6개월만에 새 정부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맡게 됐다. 관세청도 18·19대 청장을 지낸 김호식(재경부 사무관 특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진식(행시12회) 재경부 차관을 배출했다.따라서 이용섭 청장(행시14회)의 발탁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특허청 차장과 청장을 거쳐 지난해 2월 산자부 차관으로 영전한 임내규 차관(행시11회)과 통계청장에서 승진한 윤영대(행시12회)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도 빼놓을 수 없는 대전청사출신 인사들이다. 윤 부위원장은 98년 3월부터 2002년 2월까지 4년 재임기간 동안 세계통계대회(ISI)를 유치·개최하는가 하면 35종이던 통계를 55종으로 확대하는 등 국내 통계 개발과 국제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와 함께 손학래 철도청장 등 일부 청장들의 이름이 새 내각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4000여명의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대전청사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고무돼 있다. 한 관계자는 “대전청사는 공직에서 마지막 봉사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지난 몇년 동안의 잇단 발탁인사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보험사 가계대출 고객 금리인하 요구권 부여

    보험사에서 가계대출을 받는 일반고객들도 은행에 대해서처럼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또 변동금리,고정금리를 고객이 선택하고 구체적 사유없이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금리를 변경할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여신거래 기본약관을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올 상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보험사 약관에 금리인하 요구권,대출비용 부담 개선조항 등이 도입되는 것은 이미 개정돼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은행권 약관과의 형평성을 위한 것이다. 금감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마련한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사로부터 변동금리로 가계대출을 받는 고객들은 소득 상승 등 자신의 신용상태가 좋아졌다는 사실을 서류로 입증하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경기부양 발벗고 나선다...벽걸이TV등 특소세 한시적 폐지·재정지출 확대 추진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대상 대기업으로 확대 재경부, 불안심리 확산에 정책기조 급선회 정부는 새 경제부총리 취임과 함께 25일 거시경제정책의 기조를 ‘중립’에서 ‘부양’으로 틀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경기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 등 대내외 여건의 악화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수출과 내수도 극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이에 따라 재정의 조기집행 이외에 소비진작과 기업의 설비투자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재정경제부는 이같은 방침을 곧 임명될 신임 경제부총리의 업무보고때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올해 5%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소비진작책을 포함한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국채발행과 한국은행의 일시 차입금(최고 5조원) 활용 등과 같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되,내수의 안정적인 기반구축을 위해 PDP-TV(벽걸이 TV) 등 일부 첨단제품에 대해 특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특소세를 없애면 제품가격 인하에 따른 소비증가 효과가 있다. 정부는 또 기업의 투자활력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현재 중소기업에 한해 적용하고 있는 R&D(연구개발)에 대한 세액공제(투자액의 15%) 대상을 대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설비투자에 필요한 정책자금과 신용보증 등 기업금융 지원 강화도 검토키로 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가계대출 억제책을 완화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대기업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달 경제부총리·산업자원부장관·경제5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산자부·지방자치단체·경제단체 공동으로 기업규제 실태와 규제개혁의 체감도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움츠러 드는 것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새 정부가 기업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고,소비진작책을 적극 펼 때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책을 쓰더라도 당분간 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경기침체에는 경제 외적요인의 영향이 더 크며 금리를 낮춘다고 투자가 활성화될 여지는 적기 때문이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 정기예금고객 ‘빈손’ 1월 신규가입자 5명중 1명 실질금리 마이너스에 해당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주로 시중에 자금은 넘치는데 금융기관들이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신규 정기예금 가운데 20%는 금리가 연 4.0% 미만이었다.지난달 물가상승률(3.8%)과 이자소득세 등을 감안할 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뜻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잔액기준 예금 평균금리는 연 4.23%로 지난해 12월(4.29%)보다 0.06%포인트 떨어졌다.대출 평균금리도 7.43%에서 7.39%로 0.04%포인트 내렸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모두 다달이 사상 최저치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예금금리 중 정기예금은 4.98%에서 4.96%로,저축예금은 1.31%에서 1.01%로 내렸다.그러나 기업자유예금은 2,67%에서 2.70%로 올랐다. 대출금리는 가계대출금리(7.71→7.68%)와 기업대출금리(7.13→7.10%),당좌대출금리(9.53→9.45%)가 모두 내렸다. 한편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 평균금리는 4.63%로 전월대비 0.06%포인트,대출 평균금리는 6.51%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성 예금 중 순수저축성 예금은 4.71%에서 4.65%,정기적금은 5.09%에서 5.03%로 내렸고,대출중 가계대출 금리는 7.12%에서 7.06%,기업대출 금리는 6.41%에서 6.35%로 하락했다.정기예금의 금리수준별 분포는 금리 4.0% 미만 비중이 전월 17.6%에서 20.8%,4.0∼5.0% 비중은 55.7%에서 66.0%로 높아진 반면,5.0∼6.0% 미만 비중은 26.5%에서 12.9%로 크게 낮아져 금리 하락세를 반영했다.김태균기자 windsea@
  • [씨줄날줄] 평화 만들기

    독일 철학자 피히테는 1807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게 점령당한 베를린에서 그 유명한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란 연설을 통해 평화를 깨고 유럽 전역을 전쟁의 공포와 살육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나폴레옹에 대항해 단호히 싸울 것을 호소하고 있다. “나폴레옹의 정신에 도덕적 의무감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는 인류의 구원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그러나 그는 신의 손에 쥐어진 채찍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우리의 벌거벗은 등을 채찍 앞에 내어놓고 핏자국이 맺혀서 주여!주여!하며 청할 것이 아니라 그 채찍을 꺾어 버려야 합니다.”힘의 행동을 권고한 것이다. 인류를 전쟁의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아돌프 히틀러도 외교적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무력으로써 목적한 바를 얻으려고 한다면 강해야 한다.그러나 협상으로써 그것을 얻으려고 하면 두 배로 강해야 한다.” 역시 힘의 논리다. 나폴레옹 시대가 지난 지 200년,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던 지난 세기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맞았건만 전쟁과 테러의 공포에인류는 여전히 ‘벌거벗은 등을 채찍 앞에 내어놓고’ 떨고 있다.‘이에는 이,눈에는 눈’이라는 철저한 힘의 논리와 보복이 되풀이된다.새천년 벽두에 일어난 9·11테러와 그에 따른 보복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2003년 봄,우리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북한핵 문제로 야기된 불편한 북·미 관계는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이어가게 한다. 민족상잔의 처절한 아픔을 경험한 이 땅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이런 염원을 모아 평화를 지키자는 운동이 시작돼 반갑다.불교,원불교,성균관,한국민족종교협의회,천주교,개신교,성공회 등 7대 종단이 모두 참여하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사회원로 92인은 지난주 ‘한반도평화만들기운동’ 세미나와 서명식을 가졌다고 한다.이어 3월 초 발대식과 함께 범국민운동으로 확산해 오는 7월27일 휴전 50주년일에 ‘한반도평화선언’을 채택하는 것으로 일단 막을 내린다.이들은 한반도의 평화는 세계평화와 직결된다고 보고 미국과 북한,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전쟁과 테러의 악순환이 없길 촉구하고 있다.우리 사회는 물론 세계도 귀기울이며 동참하면 좋겠다. 최홍운 hwc77017@
  • 대형은행 금리횡포...이번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조짐

    금융시장에서 몇몇 중·대형 은행들이 금리를 독과점적으로 결정한다는 시비가 제기되고 있다.은행들이 자체 자금사정에 따라 대출금리를 독자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눈치를 보다가 우량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뒤따라 인상,금리상향조정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이다.이로 인한 부담은 결국 고객이 떠안게 된다. 특히 예금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경기둔화로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자 수익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대출금리를 올려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에 금리인상의 신호탄을 터뜨린 곳은 신한은행이다.신한은행은 다음주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당장 금리를 조정하는 길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신한은행은 올들어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0.4%포인트 낮췄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인상하면 그 차이인 예대마진이 커져 그만큼 수익을 더올리게 된다. 국민은행도 내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약간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시장 실세금리가 지난해 말 연 6.5%에서 현재 6.1%로 크게 떨어지면서 금리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국민은행은 1.57%포인트인 평균 CD 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 은행은 신용이 좋은 우대고객들을 ▲VIP ▲최우수 ▲우수 ▲우대 등 4단계로 나눠 연 8∼11%까지 적용하고 있는 신용대출 금리를 24일부터 최대 0.2%포인트 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주택담보 및 신용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조흥·외환은행 등은 당장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른 은행들의 방침이 나올 때까지 눈치를 보고 있다. 아직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어느 은행이나 공감하고 있지만 중·대형은행들의 금리인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박사는 “일부 은행들이 금리결정권을 쥐고 금융시장을 일방적으로 선도할 경우,고객들이 추가 금리부담을 떠안는 등 금리독과점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은행 대형화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은행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시라크 모독’ 英·佛 진흙탕 싸움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프랑스간의 언론전쟁에 영국이 가세한 가운데 영국의 한 일간지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벌레’(le worm)라고 비하하는 등 언론공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영국에서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타블로이드판 신문 ‘더 선’ 프랑스판은 20일(현지시간) 1면에 ‘시라크는 벌레’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고 프랑스 지도를 뚫고 올라오는 지렁이의 몸통과 시라크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함께 실었다. 신문은 시라크 대통령이 영국에서 ‘벌레’로 불린다면서 “당신들의 대통령이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힐문했다.또 시라크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딴죽을 걸어 유럽을 망신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시라크 대통령이 결국은 이라크 전쟁에 찬성할 것을 안다면서 이 모든 행동들이 위선이라고 강조했다.프랑스가 마치 전세계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처럼 시라크 대통령이 거만스럽게 군다는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프랑스가 미국인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조소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 해방을 위해 싸웠던 미·영 연합군의 희생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 선은 21일 시라크 대통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더욱 높였다. 20일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라크 대통령이 인권탄압으로 유럽연합(EU)국가의 여행이 금지된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을 극진하게 환대했다고 공격했다.신문은 두 정상이 함께 하는 사진을 싣고 ‘벌레와 괴물의 만남’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또 ‘이제 당신들의 손을 씻어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치사한 프랑스의 벌레 시라크가 세계의 규탄을 무시하고 독재자 무가베의 피묻은 손과 악수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더 선의 이같은 ‘시라크 때리기’논조에 대해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러한 모욕들은 그들이 겨냥하고 있는 사람보다 자신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되받아쳤다.장 자크 아이라공 프랑스 문화장관도 “프랑스를 경멸하는 것”이라며 “매우 공격적이고 불쾌하며 저속하다.”고 비난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히스패닉 세계/스페인,라틴아메리카 독창적문화.역사 재조명 부정적 이미지 벗기기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로 구성된 히스패닉 세계는 종종 신화와 오해의 대상이 된다.돈 키호테와 무적함대,그리고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이 상징하듯 근대 이전 17세기까지 스페인은 서유럽의 최강국이었다.그러나 서구에서 근대화가 시작된 18세기부터 스페인은 유럽의 지체아요 낙오자로 전락했다.이런 부정적 이미지는 20세기 들어서도 프랑코 독재에 편승해 스페인을 더욱 고립적인 위치로 몰아냈다.이처럼 근대 이전과 근대 이후의 명암이 확연히 갈라진 유럽 국가도 드물다. 라틴 아메리카의 굳어진 이미지 또한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아직도 공공연히 제3세계란 이름으로 불리는 라틴 아메리카는 빈곤과 실업,정치적 불안정,외채,게으름 등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덧씌워져 있다.그러나 라틴 아메리카는 정치·경제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풍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일궈왔다. ‘히스패닉 세계’(존 H 엘리어트 엮음,김원중 등 옮김,새물결 펴냄)는 미지와 환상의 어둠에 가린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와 역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어두운 과거와 밝은 미래라는 도식에 따라 근대화를 추진한 반면 스페인은 화려한 과거와 어두운 미래란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었다.근대화에 실패한 스페인은 자연히 ‘근대화 제일주의’를 금과옥조로 여긴 우리에게 학습 대상이 되지 못했다.스페인에 대한 이미지도 대부분 긍정적인 것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히스패닉 세계는 오늘날 무시할 수 없는 힘을 키워가고 있으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3억 2000만 명이 넘는다.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다.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히스패닉 인구는 흑인을 제치고 백인 다음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스페인어권 소설가들은 자국의 인구가 아무리 적더라도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를 통해 적잖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정도다. 이 책은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채색된 히스패닉 세계의 본모습을 이해하는 열쇠로 다양성과 통일성의 조화를 꼽는다.중세 스페인은 아랍세계의 지배를 받았던 만큼 유럽이되 유럽이 아닌 다원적인 사회였다.그런가하면북부엔 켈트문화가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는 등 다른 어떤 유럽 국가보다 더 유럽적인 면모도 갖췄다.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예루살렘 다음가는 유럽 최고의 순례지였다는 사실은 스페인 문화가 유럽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스페인은 봉건제와는 또 다른 다양성을 지닌 나라였다.여러 ‘국가’로 이뤄진 스페인은 절대왕정을 통해 국가내 이질적인 요소들을 통일해 나간 다른 유럽 국가들과 전혀 달랐다.이런 다양성과 통일성의 길항과 조화가 스페인 문화의 창조성의 원천이었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히스패닉 세계는 문학과 예술을 통해 세계인의 영혼을 사로잡은 상상력의 용광로다.이 책에선 세르반테스·공고라·케베도·로페 데 베가 등으로 대표되는 ‘황금세기’ 스페인 문학에서부터 새로운 문학적 패러다임으로 20세기 후반 세계문학을 이끈 라틴 아메리카 문학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문학지형을 이뤄온 히스패닉의 문학세계를 살핀다.스페인어권 문학의 무게중심은 두말할 것도 없이 라틴 아메리카.제2차 세계대전 이후 라틴 아메리카 문학이 전례없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1940∼1960년대 중반의 스페인 문학과는 달리 유럽과 미국의 실험적 글쓰기의 영향을 봉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1960년대 이후 전개된 라틴 아메리카 소설의 ‘붐’은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빼놓곤 얘기할 수 없다.한편 1940년대 중반 쿠바 소설가 알레호 카르펜티에르가 처음으로 공식화한 ‘마술적 리얼리즘’은 1950년대 말 유럽사회에 소개돼 세계문학의 주류로 자리잡을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이 책은 유럽에서 러시아,영미권에 이어 세계문학을 선도하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의 문학 배경을 소상히 밝힌다. 세계 모든 유형의 히스패닉들이 모여드는 미국은 1492년에 시작된 스페인인의 디아스포라가 마지막으로 또 가장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현장이다.‘미국의 히스패닉화’는 점점 속도를 얻고 있다.이 책의 저자 가운데 한 명인 호르헤 클로르 데 알바 교수(프린스턴대 인류학과)는 2015년엔 히스패닉이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인종집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그런 배경과는 별개로 라틴 아메리카를 주축으로 한 히스패닉 세계는 우리와도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그러나 히스패닉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빈약하며 학문적 연구도 미미한 실정이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히스패닉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미래를 읽게 하는 종합안내서로 주목할 만하다.스페인을 새롭게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라틴 아메리카 부분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2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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