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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금융시장 동향조사/기업 빚 지난달 12조 감소

    기업들이 지난달 은행대출이나 기업어음(CP) 등 부채를 12조원이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20조원 증가하면서 30조원이 늘었으나 전년에 비해서는 증가 폭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기업들의 직·간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12조 2000억원이 줄어 2002년 12월의 8조 5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지난해 11월에는 4조 4000억원이 증가했었다. 기업들의 12월 중 빚 감축 규모는 2000년 12월(13조 3000원) 이후 3년만에 최대 수준이다. 기업대출은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4조 4000억원씩 줄면서 8조 8000억원이 감소,2002년 12월(4조원)보다 그 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12월 중 수출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기업들이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한도성 대출을 대거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업들의 연간 직·간접 자금 조달은 28조 6000억원이 증가해 2002년(29조 2000억원)과 비슷했다. 대기업 대출(-2조 9000억원),회사채 순발행(-3조 9000억원),CP 순발행(-2조 3000억원) 등이 마이너스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대출이 35조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지난해 말 현재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29조 1497억원,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26조 8999억원이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252조 822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조 6000억원이 증가했으나 61조 6000억원이 폭증했던 2002년에 비하면 증가 폭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김태균기자 windsea@
  • 2004 승부를 건다/레슬링 자유형 84㎏급 문의제

    “1점 벽을 반드시 넘겠습니다.” 매트 위에 떨어지는 굵은 땀방울이 예사롭지 않다.한국 남자 레슬링의 간판스타인 자유형 84㎏급 문의제(사진·29·삼성생명)가 태릉선수촌 훈련장에서 내지르는 고함에 동장군마저 흠칫한다.‘통한의 1점 벽’에 막혀 거푸 금메달을 놓친 한을 풀 태세다. 문의제만큼 단 1점 때문에 눈물을 뿌린 레슬러가 또 있을까.지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냈지만 세계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98·2001년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단 1점차로 아깝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2000시드니올림픽 준결승에서는 독일의 강호 메이폴과 연장 접전을 펼치다 3초를 남겨놓고 태클에 걸려 1-2,1점차로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3·4위전에서 동메달을 확보한 뒤 1위 선수의 약물 복용 덕에 은메달을 손에 쥐었지만 이 때 붙은 별명이 바로 ‘1점의 사나이’. “이겼다고 생각했어요.하지만 번번이 막판 고비를 못 넘기더라고요.” 그러나 2004년을 맞은 문의제의 비장한 결의는 꽁꽁 얼어붙은 겨울을 녹이고도남을 듯하다.혈관이 터지고 뭉쳐 굳어버린 귀가 다시 으스러지는 고통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목표는 이미 시드니올림픽 준결승 매트에 무릎을 꿇는 순간 굳혔다.아테네올림픽 금메달. 대전 동산초등학교 4년 때 시작한 씨름으로 몸을 다진 문의제는 2년 뒤 같은 학교 레슬링 코치의 권유로 모래판 대신 매트 위에 섰다.뛰어난 체력에다 기량도 일취월장,95년 애스포국제대회 자유형 74㎏급에서 2위로 국제무대에 이름을 올리며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같은 해 애틀랜타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꿈이 쉽지 않음을 절감했다.당시 상대는 올림픽 본선에서 은메달을 따낸 현재 대표팀(자유형) 코치 박장순(36).0-6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완패였다. ‘재수’ 끝에 출전한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머문 문의제는 이제 ‘1점의 악몽’을 딛고 금메달을 거머쥐겠다며 다시 결의를 다지고 있다.재작년부터 체급을 조정해 84㎏급으로 올렸지만 약간의 체중 미달이 옥에 티.그러나 몸무게는 빼기보다는 보태기가 더 쉬운 법.지난해 말 카자흐스탄 전지훈련을 통해 최대의 걸림돌인 동구권 선수들과의 실전 경험도 충분히 쌓았다. 문의제는 승부 세계의 냉철한 법칙을 터득한 선수다.‘1등과 2등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1점 차로 지옥을 경험한 그에게는 너무도 절실하다.매트 위에 떨구는 그의 땀방울에 금메달을 향한 각오가 흠씬 녹아 있는 듯하다. 최병규 기자 cbk91065@
  • “금융사고 주범은 감독시스템 결함”/중앙대 김대식교수등 ‘금융산업 발전방향’ 보고서

    “LG카드 사태나 SK글로벌 분식회계와 같은 금융위기와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금융감독 시스템의 구조적인 결함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권한이 너무 집중돼 금융위기 등에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관치금융마저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카드사 및 가계대출 부실의 원인을 놓고 관련 당사자간 책임 떠넘기기식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온 분석이어서 주목된다.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금융기관 직접감독권을 확대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동시에 나왔다. 김대식 중앙대 교수와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방향’이란 보고서에서 금융감독 시스템의 대대적인 수술을 촉구했다.보고서는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시대의 한국금융’에 실렸다. ●금감위·금감원 이원체제 부작용 김 교수 등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금융사고와 감독당국자들의 비리사건은 은행·증권·보험 등 모든 금융부문에 대한 감독정책 수립 및 집행권한이 금감위와 금감원에 집중된 탓”이라고 진단했다.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초 재정경제원의 금융감독 기능과 은행감독원,증권감독원,보험감독원 등 기구를 통합해 금감위(정부기구·정책결정)와 금감원(민간기구·정책집행)의 이원(二元)체제로 만들었지만 부작용과 시행착오만 양산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인·허가 ▲건전성 규제 ▲법규준수 점검 ▲경영상황 평가 ▲퇴출 결정 등 감독업무의 모든 과정이 단일 시스템 속에서 이뤄지면서 특정부문에서 발생한 감독상 실수나 부조리가 다른 부문으로 쉽게 전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로 인해 검사결과에 대한 점검이나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감독 실패가 발견되더라도 자기 책임을 면하기 위해 모른 척 덮어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등은 특히 감독기구 내부의 ‘보호주의’에 대해 경고했다.전·현직 직원들이 감독소홀로 문책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 금융기관의 위법·불법을 적발했을 때,일부러 사태를 축소시키고 금융기관 징계수위를 낮추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LG카드 등에 대한 문제도 이런 관행 때문에 더욱 곪아터질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금감위·금감원 통합해 민간조직으로 보고서는 실질적인 금융감독 권한이 금감원보다는 금감위와 증권선물관리위원회 등 공무원 조직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김 교수 등은 “감독규제는 정치적 논쟁 대상이 될 때가 많기 때문에 중립성 확보가 절대적인데도 정부가 감독기구를 장악함으로써 관치금융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최근 사례에서도 금융기관 퇴출 등 정치적으로 부담되는 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금감위와 금감원을 영국의 금융청(FSA) 같은 공(公)법인 형태로 통합할 것을 권고했다.민간조직에 공권력을 위임하라는 얘기다.김대식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정책결정과 정책집행 기능이 분리돼 있으면 감독 실패의 원인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책임의식이 약해지고,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은의 금융기관 직접감독 권한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금융시장의 다양화·글로벌화 등으로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개별 금융기관의 유동성·건전성을 직접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김 교수 등은 “전 세계적으로 60% 이상의 나라가 금융감독 기능을 중앙은행에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처럼 은행·증권 등을 통합해 단일 감독기구 형태로 운영 중인 나라는 일본·영국·스웨덴 등 10여개국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이런 나라들도 대개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을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국민銀, 부업으로 체면치레

    ‘본업에서는 죽 쑤고 부업에서만 대박 났습니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한해를 마감하면서 멋쩍은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게 됐다.가계대출 연체와 거래기업 부실 등으로 은행 고유영역에서는 막대한 손해를 보고,로또복권·주식투자 같은 곁다리 일에서만 재미를 봤으니 ‘리딩뱅크’로서 체면이 좀 우습게 됐다는 얘기다.올해는 국민은행에 있어 최악의 해였다.지난해 1조 3000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적자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SK글로벌 사태와 카드부실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3·4분기까지 이미 382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로또복권과 주식투자는 각각 약 1000억원과 2300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며 더할 나위 없는 효자노릇을 했다.국민은행은 로또 운영기관으로서 전체 판매액의 2%를 꼬박꼬박 운용수수료로 챙긴다.올들어 이달 27일(56회차)까지 총 3조 8000억원의 로또가 팔리면서 760억원을 벌었다.여기에 더해 209억원의 판매수수료(판매액의 5.5%) 수입도 올렸다.자체 영업망을 통해 3800억원을 팔았기 때문이다.주식투자에서도 2300억여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영웅이 된 실패한 탐험가

    영국의 극지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남극횡단을 위하여 27명의 대원과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플리머스를 출발한 것은 1914년 8월1일이었다.이에 앞서 러시아의 세인트 안나 호는 북극해의 천연자원을 찾아 발레리안 알바노프를 비롯한 23명의 선원을 태우고 1912년 8월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났다.섀클턴과 알바노프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러나 남·북극해의 거대한 부빙(浮氷)이었다. ●얼음바다서 살아남은 2人의 일기 섀클턴의 자서전 ‘사우스(SOUTH)’(최종옥 옮김,뜨인돌 펴냄)는 이후 전 대원을 이끌고 537일 동안에 걸쳐 사지(死地)를 벗어나는 과정을 담은 특별한 생존의 기록이다.‘위대한 생존’(홍한별 옮김,갈라파고스 펴냄) 역시 21개월에 걸친 거대한 어름바다와의 사투끝에 생존을 쟁취한 발레리안 알바노프의 일기다. 1953년 에베레스트산을 셀파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첫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희망이 사라졌을 때 무릎 꿇고 섀클턴의 리더십을 달라고 기도하라.”고 말했다.섀클턴의 리더십이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신화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실제로 인터넷서점 아마존에 들르면 섀클턴을 다룬 책이 무려 290종이나 올라있다고 한다.섀클턴을 빼놓고는 ‘21세기 리더십’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인듀어런스호가 얼음에 갇혀 침몰한 뒤 대원들은 섀클턴의 지휘 아래 상상할 수 없는 투혼을 발휘했다.물개와 펭귄을 잡아 허기를 달랬고,추위에 동상으로 썩어가는 발을 내디뎌 마침내 전원이 귀환할 수 있었다. 자서전을 읽다 보면 섀클턴이 불굴의 의지와 조직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그의 리더십은 혹독한 고난에 처했을 때보다는 고난을 대비하는 과정이 오히려 인상적이다.1914년 10월29일 섀클턴은 썰매개 두마리의 새끼 네 마리와 고양이 치피를 쏴죽인다.새끼들을 보호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심각하다는 것이다.개를 돌보던 선원과 고양이를 아끼던 목수는 친구가 죽었을 때보다 더 심한 슬픔에 빠졌다고 한다. ●서구 리더십의 신화적 존재 섀클턴 섀클턴은 분명 실패한 탐험가다.그럼에도 영웅대접을 받는것은 그의 리더십이 탐험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부문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섀클턴의 고난은 ‘준비된 고난’이라는 인상이 강하다.아문젠이 남극점에 노르웨이 국기를 꽂은 뒤 열강의 관심은 남극대륙의 횡단에 모아졌다.섀클턴의 탐험도 미지의 세계이자,주인없는 세계했던 남극 땅을 한치라도 더 유니언잭의 영향권에 편입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알바노프 일행은 이에 비하면 약탈자 집단에 가깝다.이들의 관심은 오로지 북극지역의 자원개발이었다.블라디보스토크를 향하여 북극해를 횡단하는 동안 바다코끼리와 백곰,물개 등을 최대한 포획하는 것이 목표였다. 알바노프는 섀클턴과는 다른 종류의 리더십을 보여준다.그는 브루실로프 선장이 이끄는 세인트 안나 호의 1등항해사였다.세인트 안나 호는 얼음에 갇힌 18개월 동안 북쪽으로 4400㎞나 떠내려갔다.알바노프는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은 ‘프란츠 조셉 랜드’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브루실로프 선장을 비롯한 13명의 선원이 배에서 여름을 기다리기로 한 것도 이유는 있었다.노르웨이의 난센은 1893년 북극탐험을 하면서 프람 호를 일부러 얼음속에 갇히게 했다.의도한 대로 배는 해류를 따라 북쪽으로 떠내려갔고,난센은 개썰매와 스키를 이용하여 북극점으로 향했다.프람 호는 예상대로 북극해를 가로질러 멀쩡한 상태로 대서양으로 나왔다.브루실로프는 세인트 안나 호도 프람 호처럼 얼음에서 풀려날 것으로 믿었다. 반면 알바노프가 이끄는 10명의 선원은 435㎞의 얼어붙은 바다와 물길·빙하·섬을 가로지르며 90일 동안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과 위험을 감내하고 플로라곶에 닿았다.살아남은 사람은 알바노프와 알렉산더 콘라드 두 사람 뿐이었다. ●위기 벗어나는 과정 감동적 한편으로 세인트 안나 호가 프람 호 처럼 얼음의 충격을 견디고 1915년 여름 대서양으로 풀려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학자도 있다.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서풍을 타고 북해로 들어갔고,독일잠수함에 격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군사기록에 따르면 독일잠수함은 이해 8월 한달 동안에만100척 이상을 침몰시켰다고 한다.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을 가감없이 담은 이 두 권의 책은 시간가는줄 모르게 읽힌다.한편으로 이들이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은 감동적이지만,왜 위기에 이르게 됐는지는 한번쯤 생각해볼 만하다.그런 점에서 서구에서 직수입한 리더십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도 한번쯤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경기는 ‘잠잠’ 금리만 ‘껑충’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1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실물경기는 여전히 싸늘한데 금융시장에서만큼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개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는 것 없이 공연히 금융부담만 커지게 생겼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특히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2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동향’에 따르면 은행 대출금리는 평균 연 6.13%로 한달 전보다 0.13%포인트 올랐다.상승폭은 2000년 3월(0.15%포인트) 이후 44개월만에 최고다. ●경기회복 기대로 시중금리 오른 탓 이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는 6.21%로 전월보다 0.20%포인트 올라 지난해 10월(0.23%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주택담보대출은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이 크게 뛰면서 전월 5.75%에서 6.04%로 0.29%포인트나 치솟았다.2002년 2월(0.49%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6.07% 이후 4개월만이다.기업 대출금리도 10월 5.99%에서 6.11%로 0.12%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권,CD 등 시중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감만 팽배해 있을 뿐 실제 체감경기의 호전은 내년 중반기나 하반기가 돼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당분간 가계와 기업의 소득대비 부채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 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평균 연 3.81%에서 3.94%로 0.13%포인트가 올라 2000년 1월 0.13%포인트 이후 4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11월 예금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유동성비율 등 건전성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돈을 대규모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금리경쟁을 벌인 결과”라면서 “내년 초에는 예금금리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대출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인다면 예금과 대출간 금리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銀 금리 5% 예금 새해 시판 한편 기업은행은 은행권 최고인 연 5.0%의 금리를적용하는 특별정기예금을 내년 1월5일부터 31일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최근 씨티은행,HSBC 등 외국계들이 특별판매 형식으로 5%대 금리를 쳐준 적은 있지만 올들어 금리 하락세가 본격화한 이후 국내 은행권에서는 외환은행이 최근 한정판매한 연 4.75%짜리가 최고였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부고/전 美프로골퍼 허먼 카이저

    |코플리(미 오하이오주) 연합|지난 1946년 마스터스골프대회를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5차례 우승한 허먼 카이저(사진·미국)가 26일 알츠하이머병 합병증으로 숨졌다.89세. 카이저는 2차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참전,3년간 복무한 뒤 1946년 처음으로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스윙의 귀재’로 불리던 벤 호건(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오하이오주 애커런의 파이어스턴골프장 헤드 프로로 일했던 카이저는 페인 스튜어트(미국)의 아버지 잭 스튜어트 등 많은 프로 골프 선수를 길러낸 명교습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 책/배고픈 유전자

    엘런 러펠 셸 지음 / 이원봉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현대는 ‘비만의 시대’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3년 보건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영국,호주 등 3개국은 비만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비만 선진국’이다. 특히 미국은 10명 중 3명이 비만환자이며 매년 30만명 이상이 비만 관련 질병으로 죽는다.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인도에서도 과체중과 비만은 중산층의 풍토병이 되고 있다.비만은 이제 ‘풍요병’ ‘선진국병’이라기보다는 전세계에 만연된 ‘신세기 증후군’이라 하는 게 더 어울린다. ●산모 영양상태가 아이들 비만 좌우 ‘배고픈 유전자’(엘런 러펠 셸 지음,이원봉 옮김,바다출판사 펴냄)는 비만이 유전자 및 환경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살핀,비만에 관한 유전학적 보고서다.저자(미국 보스턴대 교수)가 밝히는 비만의 진짜 원인은 탐욕이나 과식,의지박약,게으름 같은 것 때문이 아니다.너무도 약해 쉽게 상처받고 쉽게 굴복하는 우리 몸 안의 ‘배고픈 유전자’ 때문이다.이 연약한 유전자는 끊임없이 음식을먹게 만들어 우리를 비만의 길로 이끈다. 과학자들은 산모의 영양상태가 나쁠 수록 아이가 비만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인 1944∼1945년 네덜란드에 기아가 발생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이런 상황에서도 출산은 이어져 수천명의 아기가 태어났다.1970년대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중년이 된 이 ‘네덜란드 대(大)기아’ 시절의 신생아들을 연구하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어머니가 임신 첫 6개월 동안 기아를 겪은 경우 아기의 80%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연구팀은 자궁 안에서 충분히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태아의 유전자는 쉽게 배고프도록 프로그램화돼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탄산음료와 지방질 음식이 비만 유전자를 만든다는 가설도 흥미롭다.미크로네시아의 작은 섬 ‘코스라에’ 원주민들은 파파야와 빵나무 열매를 먹던 시절만 해도 어느 민족보다 날씬했다.하지만 베이컨,콜라,콘 비프 등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이제 섬 주민들은 대부분 육중한 덩치를 끌고 어기적거리다 서른 살도 되기 전에 심장마비로 죽는다. 저자는 이런 현상은 “유전자가 기름진 음식에 굴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기름진 음식에 중독된 사람들은 적절한 수준보다 훨씬 높은 칼로리를 섭취해야만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어려서부터 탄산음료나 지방질 음식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비만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빌렌도르프 비너스상도 고도 비만 책은 비만의 역사도 살핀다.‘롤리 폴리(roly poly)’,즉 땅딸보의 역사는 깊다.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빌렌도르프에서 발굴된 구석기 시대 비너스상은 기괴하게 뚱뚱하다.이 빌렌도르프 비너스상은 고도 비만의 경우 흔히 나타나는 무릎 기형을 보인다.그리스에는 악명 높은 대식가들이 많았다.옥좌에서 왕명을 내리다 잠이 들기도 했다는 고대 그리스 헤라클레이아의 폭군 디오니시우스가 대표적인 예다.게걸스럽게 먹는 잔치를 좋아했던 로마 사람들도 비만에 대해서는 눈살을 찌푸렸다.로마의 여인들은 까다로운 남편과 아버지의 요구에 맞추려고 스스로 굶었고 그러다가 죽는 일도 많았다.관용을 몰랐던 스파르타 사람들은 뚱뚱해진 시민은 무조건 추방했다. 비만은 오늘날 중세 유럽을 강타한 페스트를 능가하는 공포의 질병이 됐다.이 책은 비만의 위험성을 새삼 확인해주고 연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우리 ‘비만과학’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씨줄날줄] 키르쿠크와 쿠르드족

    쿠르드족은 4000년 동안 나라없이 살아온 세계 최대의 유랑민족이다.하지만 고유의 언어와 전통을 유지하며 독립국가의 꿈을 간직해오고 있다.이라크와 터키 시리아 이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이 서로 만나는 ‘쿠르디스탄’이란 접경 산악지대에 주로 거주한다.인구수는 터키(1100만명) 이란(550만명) 이라크(400만명) 시리아(100만명) 등 모두 2000만∼2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쿠르드족은 주변국들의 박해와 차별 속에 독립을 위해 외세와 손을 잡았다가 배신당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1차 세계대전에는 터키군에 편입돼 참전했지만 전후 독립은커녕 주변 5개국에 의해 갈갈이 찢겼다.1946년 구 소련이 이란을 점령한 틈을 타 공화국을 세웠으나,1년 만에 무참히 짓밟혔다.1980년 이란·이라크전쟁 때 사담 후세인에 맞서 싸웠으나 전후 대대적인 보복학살을 당했다.신경가스에 의해 마을주민 5000명이 5분 만에 모두 즉사한 ‘할랍자 학살’이 이때 자행됐다.1991년 걸프전이 나자 또 봉기했으나 잔인한 보복만 불렀다. 쿠르드족은 후세인의 체포 소식에 환호성을 올렸고,전쟁 초기부터 미군에 적극 협조했다.쿠르드족은 대개 종교적으로도 수니파인 후세인과 달리 시아파이다.현재 이라크 북부에 3개주의 자치지역을 갖고 있는 쿠르드족은 인접 도시인 키르쿠크를 독립국가의 수도로 상정하고 있다.쿠르드족 지도자들은 이라크 임시통치위원회에 키르쿠크를 자치지역에 포함해,이라크 연방을 구성하자는 내용의 제안을 제출한 상태다.키르쿠크가 쿠르드족 독립운동의 진원지로,전후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키르쿠크는 주민의 40%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을 중심으로 투르크멘계,아시리아계,아랍계가 뒤엉켜 사는 인종과 종파의 도가니이다. 하지만 쿠르드족이 이번에도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이라크 석유의 40%가 매장된 유전지대를 어느 나라가 쉽게 포기하겠는가.게다가 터키 등은 이라크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이 자국내 쿠르드족의 저항을 촉발할 수 있다며 무력 개입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쿠르드족에겐 친구는 없다.산이 있을 뿐이다.” 강대국과 주변국들에 끊임없이배신 당해온 쿠르드족의 유명한 속담이다.한국군의 추가 파병지역으로 키르쿠크가 유력하다고 한다.쿠르드족에게 한국은 어떠한 나라가 될 것인가. 김인철 논설위원
  • 외국계銀 ‘장삿속’ 가계대출/한은, 외국자본 진입영향 보고서

    외국자본이 인수한 은행들은 국내 경제 성장 동력과 직결되는 기업대출은 외면하고 손쉬운 가계대출을 주도하는 것으로 조사돼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이에 따라 외국자본의 국내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은행 민영화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자본의 국내 은행업 잠식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21일 ‘외국자본의 은행산업 진입영향 및 정책점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혀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기업대출외면 금융시장 기여도 낮아 한은에 따르면 외국자본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외국계은행(제일·외환·한미)의 총 대출금 중 기업대출 비중은 지난 98년말 82.9%에서 지난 9월말 49.6%로 33.3%포인트나 감소했다.국민·하나 등 외국인 대주주 지분이 5% 이상인 혼합계(-10.4%포인트)와 신한·우리·조흥 등 국내계(-24.8%포인트)에 비해 감소폭이 훨씬 크다.특히 펀드계열 외국자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은행의 기업금융 위축이 상대적으로 심각하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미 등 외국계 은행의 가계대출(10.4%→45.6%)은 35.2%포인트 늘어났다.혼합계와 국내계 은행의 증가폭은 각각 10.6%포인트, 26.4%포인트에 그쳐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는 외국계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증권 운용에서도 외국계는 회사채나 주식·수익증권 등 위험자산보다는 국공채·통안채 등 안전자산을 선호해 국내 금융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외국계의 안전자산 비중(50.1%→67.5%)은 17.4%포인트 증가했으나 위험자산 비중(22.3%→17.4%)은 4.9%포인트 줄었다. ●은행 민영화 속도조절해야 국내 은행산업의 외국자본 지배율은 9월말 현재 38.6%로 남미와 동구권 국가의 30∼90% 수준보다는 낮지만 미국(19%),일본(7%),독일(4%) 등 20% 이내인 선진국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은 실정이다.한은은 “한국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동시에 겪은 말레이시아(19%)와 태국(7%)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은행간 경쟁격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정책협조 곤란,국부유출,국내 금융자본 육성 저해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국내은행에 대한 외국자본 지배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기관투자가 중심의 국내 금융자본을 육성하고 정부의 은행 민영화 계획도 국내 금융자본 성장 추이를 보아가며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부 지분을 불가피하게 외국자본에 넘기는 경우,국내 은행의 해외진출과 국제업무 발전 가능성을 감안할 때 펀드보다는 은행 계열 외국 자본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 열강의 ‘문화재 약탈사’ 생생히/국립중앙박물관 ‘서역미술’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유물,이른바 ‘오타니 컬렉션’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비슷한 수집품이 독일 베를린민속박물관에 있었지만,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대부분 손상됐다. 중앙박물관이 지난 16일부터 열고 있는 ‘서역유물’ 특별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앙아시아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유물도 유물이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친 열강의 ‘문화재약탈사’를 생생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석굴사원의 벽화를 비롯하여 불화,불상,토용,생활용품 등 176건 462점이 종교문화,일상생활문화,매장문화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오타니 수집품은 보물찾기식 탐험으로 대부분 출토지가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이번 전시회는 민병훈 학예연구관을 중심으로 중앙박물관이 10차례 넘게 현지조사를 벌여 이런 결함을 상당 부분 보완해 세상에 내보인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 먼저 만나는 것이 석가 전생의 선행을 묘사한 7세기 무렵의 본생도(本生圖) 4점이다.목록에는투르판에서 가져온 벽화로 기록되어 있었다.그런데 중앙박물관은 프랑스의 폴 펠리오가 1906년 키질의 제206호굴 전실 왼쪽 벽을 찍은 사진(프랑스 기메국립동양미술관 소장)에서 이 벽화를 확인했다.펠리오가 방문한 시점에 남아 있던 벽화를 이후 오타니탐험대가 뜯어온 것이다.펠리오는 둔황 17굴에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의 필사본을 빼내간 인물이다. 철저한 보시의 실천을 그린 미란 제5사지의 비슈반타라 왕자상 벽화도 목록에는 투르판 것으로 되어 있다.1911년 제3차 오타니탐험대가 수집했다.그런데 영국의 오렐 스타인이 1907년 이란에서 찍은 사진에 이 부분이 남아 있다.지금까지는 2개의 작은 조각뿐으로 어떤 그림인지 몰랐지만,사진을 대조하여 비슈반타라 본생담의 일부분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인은 1914년 같은 장소를 다시 방문했는데,오타니탐험대가 발굴이나 조사에 관한 정확한 기록을 남기지 않은 데다,함부로 뜯어내는 과정에서 주위를 많이 파괴한 모습을 보고 개탄했다고 한다.또 이 곳에서 뜯어낸 왕자상 벽화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인도 뉴델리국립박물관도 갖고 있는 등 조각조각나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 석가가 전생에 부처가 되고자 약속을 하는 내용을 담은 10∼12세기 서원화(誓願畵) 조각도 출품됐다.투르판의 베제클릭 석굴사원 제15굴에는 15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서원화가 석굴회랑의 양벽에 그려져 있으며,중앙박물관 소장품은 제6주제의 일부이다.석굴의 오른쪽 윗부분을 뜯어낸 것인데,이 서원화의 오른쪽 아랫부분은 러시아의 올덴부르크가 절취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박물관이 갖고 있다. 승려인 오타니를 제외하고 스타인과 펠리오,독일의 폰 르콕 등은 모두 고고학자나 탐험가이다.그러나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 이들이 ‘문화의 약탈자’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전시회는 보여준다. 서동철기자 dcsuh@
  • [키워드로 돌아본 지구촌 2003](4)’대서양 전쟁’

    세계의 눈과 귀가 이라크에 쏠려 있는 동안 미국과 유럽은 그 배후에서 총성없는 전쟁을 치렀다.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오랜 우방을 자처해 왔던 미국과 유럽이 이라크 사태를 둘러싸고 등을 돌리게 된 것.전례없는 대서양 양안 갈등은 ‘대서양 전쟁’ 또는 ‘서방의 분열’로 비춰지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의 갈등은 이라크전 발발 직전인 올 초에 가장 두드러졌다.이라크 사태를 놓고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했던 양측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에게 날카로운 발톱을 곧추세웠다. 원색적인 비난도 오갔다.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프랑스와 독일을 가리켜 ‘늙은 유럽의 행태’라며 두 국가의 영향력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이에 양국은 미국의 ‘오만’을 성토하며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했다. 유럽에서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시위와 보이콧이 연일 벌어졌다.미국 역시 유럽,특히 프랑스에 대한 반감으로 ‘프렌치(French)’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프렌치 프라이’ 감자튀김을 ‘프리덤(자유)프라이’로 부르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이 치열한 미국과 유럽의 감정싸움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시적 마찰이 아니라 오랜 기간 잠재돼 왔던 양측의 갈등이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비로소 가시화된 것이라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특집 기사에서 이러한 갈등 뒤에는 유럽과 미국간의 세계관의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유럽인들이 법적 질서를 통해 국제사회를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 반면 미국인들은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굳게 믿는 가치관의 차이가 충돌을 빚게 했다는 것이다. ‘역사의 종언’의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더이상 미국과 유럽을 ‘서구’라는 한 틀로 묶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유럽이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공유된 가치를 근거로 동맹관계를 맺어왔지만 냉전 종식을 계기로 양측의 세계관에 큰 격차가 생겨나게 됐다는 주장이다.또 유럽이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폭력의 역사를 반성하는 데 반해 미국은 위기감을 조성하며 해마다 국방비를 증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케이건 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공동대표의 해석도 흥미롭다.그는 최근 저서 ‘미국 VS 유럽:갈등에 관한 보고서’에서 갈등의 본질은 힘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세계대전 이후 군사력을 축소한 유럽이 여전히 힘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하이퍼파워를 가진 미국에 대응하는 방편으로 다자간 합의를 중시한다는 요지다. 즉 미국이 이라크를 선제공격한 것은 당위성보다 공격해서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유럽연합(EU)의 확대도 갈등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있다.미국과 유럽의 잠재된 갈등 표출은 EU 확대로 인해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진 유럽이 미국에 대항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내년 5월 동유럽권과 지중해 연안 10개국을 신입회원국으로 맞게 되는 EU는 인구 4억 5000만명에 전세계 40%의 교역 규모를 자랑하는 공동체로 부상,미국과 대등한 초강대국 반열의 지위를 얻게 된다.따라서 유럽과 미국의 갈등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징글징글 소주송·솔로 플래시그림·커플족 타도 행사…‘솔로’를 위한 X-마스

    솔로 2년차인 직장인 김정민(25·여)씨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마음이 착잡하다.서울 강남의 광고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가로수에 걸린 전등 불빛을 봐도,신나는 캐럴송을 들어도 감흥이 없다고 했다.그나마 올해 크리스마스는 지난해보다 나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같은 솔로 네티즌들의 애환을 담은 ‘징글징글 소주송’이나 인터넷 카페 등에 솔로들이 모인 ‘솔로부대’의 글과 그림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량한 크리스마스 솔로 크리스마스를 앞둔 솔로의 유형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학형.최근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징글징글 소주송’이 이같은 자학형 솔로의 애환을 대변하고 있다.귀에 익은 ‘징글벨’ 캐럴 멜로디에 맞춰 “성탄전날에 ‘방콕’에 박혀 낮술 깡소주 처량도 하다….”로 시작한다. 겨울철 솔로의 모습을 담은 ‘솔로 플래시그림’도 인기다.솔로는 외로움에 휩싸인 채 눈물을 흘리며 “누가 날 좀…꼬셔줘!”라는 절규와 함께 눈길에 쓰러진다. 솔로의 한이 커플들에 대한 ‘저주’로 나타나기도 한다.‘솔로들의 간절한 기도문’은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얼어 죽을 만큼 춥게 해 모든 닭살 커플들이 밖에 다니지 못하게 하소서.”라고 읊고 있다. ●커플 제국을 무너뜨리자 외로움에 지치다 보면 자학이나 저주에서 끝날 수 없는 법.커플들에 대해 ‘전쟁’을 선언하는 ‘전투형’ 솔로들도 출현했다. 디지털사진 전문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밀리터리 내무반’이나 포털 사이트 다음의 ‘무적의 솔로 부대’(cafe.daum.net/ylifearmy)카페를 본거지로 하는 이들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커플들과의 대격돌의 날로 잡았다.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을 패러디한 ‘만국의 솔로레탈리아여 단결하라’는 구호 아래 모인 전투형 솔로들은 최근 인터넷에서 ‘솔로 부대’를 만들었다.제2차 세계대전이나 러시아 혁명 당시 포스터를 합성,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유포하고 있다.이들은 “데이트만 하면 일은 언제 할 것인가.우리는 경제를 생각하는 솔로부대다.”라는 구호도 담았다.‘솔로당(黨)’까지 결성했을 정도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커플 타도’라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25일 0시 서울 명동에서 키스를 나누는 연인을 손전등을 켠 채 갈라놓는다.이어 ‘난 솔로부대이다.커플제국의 멸망을 위해’라고 외치면서 미리 준비한 10원짜리를 허공에 던진다는 것이다. ●커플 제국으로 귀순하세요. 솔로들의 공세에 밀리는 듯했던 커플족들도 최근에는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디씨인사이드 사이트에서 ‘커플제국 만세’라는 합성 그림을 올리면서 솔로들의 ‘귀순’을 촉구하고 있다.이들은 호전적인 솔로들과는 달리 외로움과 쓸쓸함을 부각,솔로들을 부드럽게 선전·선동하고 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김양은 소장은 “전투형 솔로들이 인터넷을 도구 삼아 ‘젊은 남녀는 무조건 만나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경쾌하게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라면서 “다양성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프로농구 /거침없는 LG

    ‘나 떨고 있니.’ 03∼04프로농구 상위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2라운드까지 중위권으로 처진 4위 LG와 5위 삼성이 무서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선두 TG삼보와 공동 2위 오리온스 KCC 등 선두권이 초긴장 상태에 빠진 것. 특히 ‘식스맨 왕국’ LG의 상승세가 무섭다.2라운드까지 ‘리바운드왕’ 라이언 페리맨(198.7㎝)의 부상 결장으로 강호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고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페리맨이 합류하고 식스맨들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서 예전의 실력을 되찾았다. 식스맨의 활약에 힙입어 지난 3일 삼성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후 18일 오리온스전까지 6연승을 내달렸다.연승가도의 최대 고비였던 14일 선두 TG삼보전에서도 식스맨 배길태와 박규현이 맹활약했고,18일 오리온스전에선 선발 출장한 박규현이 빛을 발했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강동희의 그늘에 가린 박규현은 올시즌들어 강동희의 체력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발 출장이 잦아졌고,특히 오리온스 플레이메이커 김승현을 잘 막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LG는 선두 TG삼보에 불과 2경기차로 따라 붙은데다 병역의무(공익근무)를 마치고 이달 팀에 합류한 박재헌(2m)도 위력을 되찾고 있어 선두권 진입을 자신한다. 안드레 페리(197㎝) 영입으로 스피드가 빨라진 삼성도 선두권의 경계대상이다.시즌 초반 파죽의 6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그러나 2라운드에서 4연패에 빠지면서 중위권으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그러나 최근 3연승의 상승세로 상위권을 바짝 추격중이다.특히 연승 ‘제물’에 강호 TG삼보와 KCC가 포함돼 의미가 남다르다. LG와 삼성의 급상승세로 코트의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준석기자 pjs@
  • 집값하락·금리인상 이중고 住테크족 빚갚기 ‘비상’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마저 들썩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자들이 선제적인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일본처럼 급격한 부동산가격 하락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담보가치(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이라는 두가지 악재가 동시에 겹칠 경우 가계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금리 6%대 전망 17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16일 현재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평균 연 5.94%다.9월 넷째주에 5.37%까지 내려가 ‘바닥’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추세다.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경기가 내년에 회복된다고 해서 당장 금리를 인상할 계획은 없다.”며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금융권은 금리상승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한 시중은행 명동 지점장은 “내년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게 일선 지점장들의 대체적 견해”라고 전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에 금리가 6%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은 정부의 ‘10·2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1%P 오를때 가계전체 이자부담 3조 증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가계빚은 9월말 현재 약 440조원이다.가구당으로 치면 2921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다.이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4조원,내년에 30조원이 만기가 돌아온다.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가계 전체의 이자부담은 3조 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여기에 집값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담보가치가 떨어져 은행권의 대출상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은행권이 집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금이 집값의 평균 70%이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30%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급격한 대출회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이 당국자는 그러나 “금리 상승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빚을 줄여나가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고종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과 은행빚을 얻어 여러 채의 집을 구입한 이른바 주(住)테크족들은 대출부실 위험에 이미 노출돼 있는 상태”라면서 “수적으로는 소수이지만 이들로부터 시작된 가계대출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출기간 10년 넘는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는 게 상책 국민은행 임영신 지점장은 “금리가 낮을 때는 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재테크 수단중 하나이지만 향후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은 빚을 줄여나갈 때”라고 조언했다.임 지점장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고객들은 내년 3월께 정부가 선보일 예정인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모기지론은 대출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고,고정금리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어진다. 우리은행 신용정책팀 조용흥 부장은 “집값이 최근 떨어졌다고는 해도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아직도 소폭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가계대출 부실을)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을 감안해 개인들도 선제적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경기회복이 지연되면 소득이 늘지 않아 이자부담 상승분이 버거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메디칼 라운지

    서울백병원 족부클리닉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신발 개발연구를 위해 내년 2월까지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고 있는 환자 200명을 선착순으로 받아 무료검진을 실시한다.발의 혈액순환과 감각이상 유무,방사선 촬영을 통한 발 구조의 이상 여부 등을 검사하며,참여자에게는 소정의 교통비도 지급한다.(02)2270-0058. 척추질환 전문병원인 자생한방병원과 녹십자R&D는 최근 미국에서 물질특허를 얻은 신물질 ‘신바로메틴’을 관절염 및 척추질환 치료제로 상품화하기 위해 투자협약을 체결했다.협약에 따라 녹십자R&D는 향후 5년 동안 동물실험 및 임상 등에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바로메틴은 퇴행성 디스크를 비롯한 관절염,골다공증 등 각종 골질환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 ‘추나약물’에서 분리,추출한 신물질로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등을 통해 뼈 및 신경 재생 효과를 확인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반도핑기구(WADA)의 도핑테스트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앞으로 WADA가 의뢰하는 선수들의 도핑체크용 혈액검사를 맡게 됐다.WAD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수들의 도핑방지를 위해 선정한 도핑전문기구로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상대로 도핑검사를 한다.
  • 조치훈 9단 삼성화재배 제패

    관록의 조치훈(사진) 9단이 삼성화재배를 거머쥐며 12년 만에 세계정상에 복귀했다. 11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국제관에서 열린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일본 대표로 출전한 재일 동포 조치훈 9단이 한국 대표 박영훈 4단과 역전을 거듭하는 난전 끝에 22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2대1로 우승했다.우승 상금은 2억원.이로써 조 9단은 지난 91년 4회 후지쓰배 우승 이후 12년만에 세계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이날 대국에서 조 9단은 박 4단의 세력에 밀려 패색이 짙었으나 종반들어 집요한 흔들기로 패착을 유도,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대국후 조 9단은 “졌다고 생각했는데 행운이었다.”며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바둑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 할부금융사도 현금대출 제한/내년부터 전체 매출의 50% 못넘게

    현대·삼성캐피탈 등 할부금융사도 신용카드사와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현금대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된다.이에 따라 할부금융사를 통한 ‘급전’ 조달이나 가계대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또 무자격자에게 카드를 발급하는 등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카드사뿐 아니라 관련 임직원도 제재를 받게 된다.지금은 회사만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재정경제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이 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위를 통과했다고 밝혔다.11일 전체회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공포,내년 4월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할부금융사·리스사 등 여신전문업체도 가계대출 등 현금대출 비중이 제한된다.박재식(朴在植) 보험제도과장은 “일부 할부사들이 가계대출을 방만하게 취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제한근거가 없어 이번에 관련규정을 추가했다.”고 밝혔다.할부금융사들의 가계대출 취급규모는 올 6월말 현재 12조원이다. 박 과장은 “50%를 초과하는 현금대출을 언제까지 축소시키도록 할지는 좀 더 구체적인 제한기준을 검토해 시행령에 명시할 방침”이라면서 “그러나 할부사들이 ‘카드채’ 위기가 터진 이후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규모를 많이 줄여와 50% 초과분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신용카드사 사례처럼 급격한 대출 회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개정안은 또 ▲폭력·협박 등으로 인한 신용카드 비밀번호 누설때 카드사가 보상토록 하고 ▲인터넷 카드회원 모집때 전자서명 등 본인 확인절차를 필수화하며 ▲피라미드 등 다단계 방식을 이용한 카드회원 모집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국민-우리-하나은행 ‘빅3’ 몸집 불리기

    국내 은행업계에 강력한 인수합병 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저마다 증권·보험·카드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지향하는 목표는 씨티그룹·UBS 등 선진 금융그룹과 비슷한 형태의 ‘유니버설 뱅킹’이다.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을 통한 수익모델이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초대형 외국은행들의 국내시장 직접 진출이 임박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이(異)업종 진출 경쟁이 금융권을 뜨겁게 달굴 것 같다. ●국민,한일생명·한미은행 군침 국민은행-신한지주-우리금융-하나은행 등 이른바 ‘빅4’ 가운데 신한지주를 제외한 3곳 모두가 금융기관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일 김승유 행장이 직접 나서 증권사,보험사 및 카드사 인수 의지를 강하게 밝히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8일 한일생명 인수의향서를 예금보험공사에 냈다.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 사업 차원을 넘어서 보험업 직접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표명이다.정부가 갖고 있는 하나은행 지분의 매입도 검토하고있으며,미국 칼라일 컨소시엄이 매각을 추진중인 한미은행 인수를 놓고도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금융권은 국민은행이 소비자금융 중심 은행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금융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주춧돌을 놓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다양한 영역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증권사와 보험사의 인수,또는 설립을 추진중이다.한 관계자는 “그동안 인수를 추진해 왔던 대우증권과의 대화 채널을 지금도 가동중”이라면서 “굳이 대우증권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서둘러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올해 조흥은행을 인수한 신한지주는 당분간 추가 대형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은행 LG카드 인수 ‘태풍의 핵'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곳은 업계 4위 하나은행이다.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하나은행은 지난해 서울은행을 합병,업계 3위에 올라섰다가 올해 신한은행-조흥은행 합병으로 4위로 밀려났다.외형 키우기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자금난이 심각한 LG카드의 인수를 놓고 내부 검토를 활발히 진행중이고,한미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별도의 팀까지 구성해 가능한 모든 금융기관의 인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에서 개인금융으로 무게중심이 바뀌면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의 필요성이 커진 데다 자칫하면 메이저 대열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자산규모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대우증권등 증권부문 눈독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과 저금리 등으로 수익기반이 약화된 게 은행들이 다른 업종에 눈 돌리게 만든 이유”라고 말했다.방카슈랑스,PB(프라이빗 뱅킹) 등 은행들의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점도 시너지효과를 노린 타 업종 인수합병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이를테면 은행쪽 능력은 좋은데 증권이나 보험쪽 능력이 약하다면 고객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우리금융 전광우 부회장은 “현재 7 대 3 정도인 지주회사내 은행부문 대 비(非)은행부문의 비중을 장기적으로 6 대 4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HSBC·스탠다드차타드 등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 노하우를 갖고 있는 다국적 은행들이 제일·한미 등 국내은행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도 대형은행들의 마음을 급하게 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 인수를 잘 하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연체 등으로 금융기관들이 엄청난 돈을 충당금으로 적립해 둔 상태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큰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일부 금융기관 경영진의 임기가 내년에 끝난다는 점도 경영성과 극대화와 관련,설득력 있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병연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은행+은행’ 결합이 대세였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고객욕구 충족을 위해 이 업종 합병이 중심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가계 빚 440조원/ 가구당 2921만원 꼴

    가계 빚이 증가세로 돌아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또 극심한 소비 위축으로 물품 외상 구입은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대출+물품 외상구입) 잔액은 439조 9481억원으로 6월말에 비해 0.2%인 8613억원이 증가했다.전분기의 감소에서 증가세로 반전한 것으로,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가구당 빚은 평균 2921만원으로 6월말의 2915만원에 비해 6만원 늘어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여기에 통계로 잡히지 않은 은행이나 카드사의 상각 채권을 합할 경우 가구당 빚은 더 늘어난다. 가계 빚이 증가세로 반전된 것은 신협·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 서민들이 많이 찾는 신용협동기구의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가계대출 억제조치로 은행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 9조 6542억원에서 8조 8494억원으로 둔화된 반면 신용협동기구의 대출 증가폭은 3조 4614억원에서 4조 9058억원으로 확대됐다.3분기 중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 9919억원으로 전분기(5조 8122억원)에 비해 늘었다.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여신전문기관 대출은 3분기 중 6조 8376억원 줄어 감소폭이 전분기의 8조 3710억원에 비해 둔화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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