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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문학 ‘보편제국주의’ 탈피 민족적 특색 살려야”

    “亞문학 ‘보편제국주의’ 탈피 민족적 특색 살려야”

    한국의 고은(74) 시인과 중국의 문학평론가 장종(張炯·74)이 만났다.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 위치한 대산문화재단에서였다. 두 사람은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11∼17일 열리는 ‘한·중문학인대회(한국문화예술위원회·대산문화재단·중국작가협회 공동주최)’의 양국 작가단 단장을 맡고 있다. 두 나라 문학계를 대표하는 원로 작가들이다. 고은은 올해도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후보로 거론된 세계적 시인이고, 중국작가협회(중국공산당 산하기구인 전국 문인협의체) 명예부주석이자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장종은 사회주의 문학론의 탁월한 이론가로 평가받는다. 장종은 국제 케임브리지 전기센터에서 수여하는 ‘20세기 성취상’과 은상 포장을 받은 바 있다. 고은과 장종은 1933년생 동갑내기다. 두 사람이 밟아온 지난 시간은 전쟁과 분단, 이데올로기 갈등으로 점철됐다. 유사한 시대적 격랑을 헤치고 살아온 두 사람은 역사라는 큰 퍼즐 속에 찍어온 각자의 발자국을 확인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들은 과거 양국 문학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역할과 현재 문단이 직면한 과잉 시장주의의 위협을 서로를 통해 거울처럼 비춰봤다. 통역은 한국외국어대 중국어학과 BK21사업단 권영실 연구교수가 도왔다. 사회 및 정리 이문영기자 ●“역사가 우리 몸과 문학에 새긴 상처” -장종 고은 선생을 매우 존경합니다. 나와 동갑인데도 그토록 많은 작품을 쓰셨다는 사실이 놀랍기만합니다. 선생께서 불교에 귀의했던 동기와 문학을 택해 환속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고은 저의 산중생활은 전적으로 한국전쟁 탓입니다.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그 죽음 속에서 제가 살아남았습니다. 그때까지 절 행복하게 했던 모든 가치들이 파괴됐습니다. 땅 위의 모든 것들이 초토화됐고, 살아남은 제 마음까지 폐허가 됐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인간됨을 부정하는 모습에 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산에 들어가 방황하며 10년을 보냈고, 문학은 다시 저를 산에서 내려오게 만들었습니다. -장종 전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때 서구 민주주의 사상을 처음 접했어요. 그후 자유와 혁명의 가치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48년 공산당에 가입했습니다. 당시 공산당 활동은 비밀리에 이뤄졌기에 드러내놓고 움직이진 못했습니다. 지하에서 글을 인쇄해 전단지를 만들고 거리에서 몰래 뿌리는 식으로 선전작업을 하곤 했지요. -고은 48년이면 15살 소년입니다. 당시는 나이 어린 소년까지 역사를 정면 대결토록 만드는 시대였지요. 억압받는 식민지 소년에 불과했던 저 또한 한국전쟁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시대는 시련의 시간이었고, 우리 두 사람의 인생엔 각기 자기 나라의 아픔이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만남을 통해 두 나라 현대사의 아픔이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장종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에게 새겨진 시대적 아픔은 우리 문학의 아픔으로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1919년 5·4운동 이후 로마·그리스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서구 문예사조가 한꺼번에 밀고 들어왔습니다. 심지어 일본과 소련문학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당시 중국문학엔 다양한 문학사조가 한 시대에 공존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루신 선생의 작품만 봐도 ‘축복’과 ‘아큐정전’은 현실주의에 가까운 반면,‘고사신편’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성격을 띱니다. -고은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는 서양의 고대문학조차 근대에 와서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세문학, 르네상스시대 문학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는 서구문학이 오랜 시대를 거치며 쌓아온 변화의 흐름을 한꺼번에 만나버린 겁니다. 단테는 옛날 사람인데 근대에 만났기 때문에 단테조차도 근대의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혼란이라 명명하는 게 당연합니다. ●“시장주의에 종속된 문학의 위기” -장종 양국 문학에 정치색이 강한 것은 그런 혼란과 무관치 않습니다.1919년 태동된 중국 ‘신문학’ 이후 약 50년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대혼돈’‘정치·계급투쟁’‘내우외환’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문학은 순수문학의 길만 가라는 목소리가 생겼습니다. 개혁·개방 이후엔 ‘문학은 문학으로 족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강해져서 정치색 없는 작품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지요. 하지만 창작을 하면 어떤 현상과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 정치성과 철학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입니다. -고은 한국문학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때론 정치노선을 아예 배격하는가 하면, 때론 지나치게 정치에 밀착되기도 했습니다. 정치 때문에 문학이 죽기도 했고, 정치가 문학을 살리기도 했지요. 민주화 이후엔 물질적으로 풍요해지면서 중국처럼 문학이 내면화 경향을 걷고 있어요. 그러나 내면화 경향이 오래 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린 작가입니다. 작가는 마치 딱따구리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쪼아대야 합니다. 자신의 아픔만을 투시하던 문학으로부터 타자의 아픔을 바라보고 그 아픔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야 합니다. 전 향후 문학의 전망을 ‘타자읽기 문학’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래야 문학이 타자와의 합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장종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문학은 생산과 소비에서 유사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어떤 책은 1000만부 이상을 찍기도 합니다. 중국문학 전대미문의 번영기라 할 수 있지요. 그래도 문제는 있습니다. 이전엔 정치에 종속돼 있던 문학이 이젠 시장에 종속돼 있습니다. 원고료에 집착한 작가들이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일회성 통속문학에 치중하면서 작품성이 떨어졌고, 지나치게 사회문제를 등한시하면서 사상성과 도덕관념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우려할 일이지요. -고은 한국도 진즉에 겪어온 일입니다. 시대·경제상황이 변하면서 무한한 문학적 가능성을 개척해 왔지만 시장적 가치에 의해 문학의 가치가 좌우되는 현상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적 색채 강할수록 세계성 강해” -장종 중국과 한국문학이 세계화되려면 민족적 특색을 살려야 합니다. 루신 선생은 지역적 색채가 강할수록 세계성이 강하다고 했습니다. 중국인이 서양인의 문화와 생활을 작품에 쓴다면 서양인이 딱히 읽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수한 번역인력 양성도 시급합니다.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서부 신강성엔 13개의 민족이 모여 삽니다. 위구르족 하자크족엔 이미 상당 수준의 장편소설이 창작돼 사랑받고 있지만,10억 이상의 중국인들이 이들 작품을 독해도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고은 몇 년 전에 나이지리아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레 소잉카와 대담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전 ‘보편성’을 믿지 않는다고 단적으로 말했습니다. 특히 아시아문학이나 아프리카문학에 세계적 보편성이 결여돼 서구문학에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럴 듯 해보이지만, 보편성엔 무서운 함정이 있어요. 한마디로 ‘보편제국주의’입니다. 장 선생 말씀처럼 자기 자신의 특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야 가치가 있습니다. 소잉카도 동의하더군요. 자기 언어와 목소리, 생각을 담지 않으면 서구 문학을 흉내내는 것밖에 안 됩니다. -장종 베이징에서 서울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밖에 안 걸립니다. 아시아문학의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이번 문학인대회를 계기로 양국의 문학교류가 더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고은 한·중 양국은 그간 각자가 너무 아팠습니다. 이웃을 돌보고 쳐다볼 겨를이 없었지요. 장벽도 높았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만났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몰랐던 서로를 적극적으로 알아나간다면 분명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문학을 태동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2moon0@seoul.co.kr
  • [케이블·위성방송]

    ●WOW 한국경제TV 07:00 와우 메디컬 센터 1∼3부 13:00 창업정보센터 17:00 초보부터 고수까지 눈높이 증권 20:30 국민주식고충 처리반 22:30 한밤의 증시카페 ●히스토리채널 08:00 다시 읽는 역사, 호외 10:00 2차 대전의 사라진 증거 11:00 하이테크 고대문명 20:00 역사미스터리 탐사 22:00 역사 추적 투탕카멘의 저주 ●한방건강TV 09:30 브라보웰빙라이프 11:10 현장 한방 매거진 18:00 세계대체의학을 찾아서 20:30 건강상담 23:10 고령사회 프로젝트 현장 한방 매거진 23:50 TV로 만나는 한방 주치의 ●MBCESPN 08:00 하이서울 마라톤 2007 10:00 2007 피스스타컵 연예인축구리그 15:00 2007 K리그 21:00 유로 2008 예선 잉글랜드:리버풀 ●CNTV 09:00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2:00 대하드라마 왕과 비 15:00 태조왕건 16:00 태조왕건 21:00 크로싱 조단 22:00 데드존 01:00 공포시리즈 헝거 ●MBCNET 08:00 얍 활력천국 10:00 스페셜 전국시대 11:00 도전 퀴즈왕 14:00 청소년 풋살 챔피언전 16:00 종이비행기 18:00 오늘은 장날 21:00 명품다큐 ●채널CGV 07:00 스피시즈 09:20 언니가 간다 12:40 데스노트 14:00 데스노트2 16:40 착신아리 파이널 19:20 전국자위대 1549 22:00 애프터 선셋 ●EBS플러스1 09:30 EBS 기본과 특별한(종합) 과학, 사회 11:1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물리Ⅰ, 화학Ⅰ 12:5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생물Ⅰ, 지구과학Ⅰ 14:3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수리영역-수학(나형)(가형) 16:1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언어영역(1)(2) 18:1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외국어영역(1)(2) ●EBS플러스2 09:20 중학-사고와 논술3,4 10:50 일일드라마 깡순이(종합) 13:30 EBS 중학1학년 난제공략 7-나(2) 14:00 초등학교 4·6학년 영어(1)(2)(재) 15:00 초등학교 3·4·5·6학년 사회·과학(재) 19:00 동물대탐험 구리구리댕댕(1)(2)(3)(재) 20:20 천사랑 21:20 모여라 딩동댕
  • 도리스 레싱의 작품세계는

    2007년 노벨문학상(제100회)을 수상한 도리스 레싱(88)은 1950년대 ‘앵그리 영맨(성난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2차 세계대전 전후 영국에서 일어난 전후세대 젊은 작가들을 일컫는 ‘앵그리 영맨’은 영국의 기성세대와 전통적 권위를 비판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현재 레싱은 ‘20세기에 영어로 소설을 쓰도록 선택받은 몇 안 되는 가장 흥미진진한 지성인 가운데 한 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레싱은 소설, 시, 희곡을 넘나들며 작품을 썼다. 그의 소설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소설과 성장소설에서부터 우화, 설화, 로망스, 공상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레싱은 평생 주류에서 벗어난 ‘시대의 반항아’ 역할을 자처했다. 비유럽권에서 태어나 자랐고,14살에 제도권 교육을 그만둔 후 어떤 학교에도 다니지 않았다. 젊은 시절 공산당 활동을 한 레싱은 기성 가치와 제도, 체제, 이념에 늘 비판적이었다. 레싱을 영국문학의 중심작가로 만든 것 또한 타협을 모르는 작가정신과 인간 심리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관찰력에 힘입은 바 크다.“도리스 레싱은 분열된 문명을 비판적으로 다루며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담은 서사시인”이란 스웨덴 노벨재단의 수상자 선정사유는 레싱의 이같은 면모를 잘 보여준다. 레싱은 50년 2차대전 전후 영국에 합병된 짐바브웨 로디지아 지배민족과 원주민 사이의 갈등을 사회정치적 시각으로 묘사한 소설 ‘초원은 노래한다’로 문단에 입문했다. 이후 레싱은 개인과 집단의 문제를 다룬 연작소설 ‘폭력의 아이들’(1964),‘서머싯 몸상’을 받은 중편소설 ‘다섯’(1953) 등을 발표하며 신비주의와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 실존주의, 사회생물학, 인종차별, 생명과학 등 폭넓은 지적 관심사를 포괄했다. 노벨재단은 레싱의 대표작으로 ‘황금빛 노트’를 꼽고 “여성주의 운동의 태동기와 맞물린 선구적 작품으로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해 20세기적 시각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소수의 저작들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영미문학계에서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히는 ‘황금빛 노트’는 가부장적 신화 속에서 진실된 삶을 추구하려는 여성작가 안나 울프의 이야기를 통해 혼돈과 질서, 허구와 현실을 밝혀 나간다. 페미니즘 소설이란 비평가들의 평가에 정작 레싱은 ‘황금빛 노트’에 정치적 색깔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레싱이 99년에 쓴 ‘마나와 단’에 대해서도 노벨재단은 “인류를 더 원시적인 생활로 되돌리게 될 전 지구적 재앙이 레싱에게 특별한 영감을 제공했다.”면서 “인간성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특성들이 좌절과 혼돈 속에 잘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레싱은 영국에서 보낸 최초 몇 개월 동안의 시간을 묘사한 ‘영국인의 추구’(1960), 예언적 환상을 그린 ‘어느 생존자의 회상’(1975), 공상과학 연작소설 ‘아르고스의 케노푸스, 고문서’ 등 모두 7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고령임에도 레싱은 인터넷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www.myspace.com)에 직접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즐겨 찾는 블로그 사이트가 136개에 이를 만큼 네티즌과 왕성한 교류를 즐긴다. 수상자 발표 시간, 현재 런던 교외 햄스테드에 살고 있는 레싱은 자신의 수상을 전혀 예상치 않고 평소처럼 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싱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레싱이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고, 레싱의 편집자인 니컬러스 피어슨은 “여성의 내면 세계를 묘사한 그의 초기 작품들은 문학의 모습을 바꿔놓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수상 소식을 접한 레싱은 “이제 유럽의 모든 상을 다 받아 매우 기쁘다. 이건 로열 플러시(포커게임 최고의 패)다.”라며 수상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레싱의 수상으로 역대 노벨문학상을 받은 여성 작가는 11명으로 늘어났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도리스 레싱 연보 ▲1919년 10월22일 페르시아(지금의 이란)에서 출생 ▲1925년 아프리카 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로 이주 ▲1939년 공무원이던 프랭크 위즈덤과 결혼해 1남1녀를 두었으나 1943년 이혼 ▲1945년 우간다 주재 독일 대사를 역임한 고트프리드 안톤 레싱과 결혼했다가 다시 이혼 ▲1949년 영국 런던에 정착 ▲1950년 첫 장편 ‘풀잎은 노래한다’ 발표 ▲1952∼1969년 연작 ‘폭력의 아이들’ 발표 ▲1952∼1956년 영국 공산당원으로 반핵 활동 ▲1956∼1995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비판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입국 금지 ▲1962년 ‘황금빛 노트’ 발표 ▲1974년 ‘어느 생존자의 회상’ 발표 ▲1988년 ‘다섯째 아이’ 발표 ▲2002년 ‘가장 달콤한 꿈’ 발표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
  • 반기문 총장 노벨평화상 후보로 꼽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손꼽혔다. 영국 로이터TV는 11일 자체 선정한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 10명의 영상물을 내보냈다.12일 오후 6시로 예정된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두고 특집으로 실었다. 방송은 반 총장에 대해 “핵 확산 위협과 테러, 유엔 내부개혁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일을 맡아 5년의 임기를 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또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 아프리카의 오랜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 뛰었다.”면서 “이에 따라 최근 수단을 방문했을 때 주민 2000여명이 반 총장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노벨위원회에 추천된 정식 후보는 181명이지만 위원회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TV는 반 총장과 함께 환경운동가로 나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아일랜드 출신 록스타이자 빈곤퇴치 운동가로 유명한 밥 겔도프와 보노(본명 폴 휴슨),2차 세계대전 때 2500여명의 유대계 어린이를 구출한 폴란드 여성 이레나 센들러 등도 유력한 후보라고 보도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노벨화학상 獨 에르틀 수상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화학분야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고체표면에서의 화학공정에 대한 연구성과를 인정해 독일의 게르하르트 에르틀을 선정했다고 10일 발표했다.왕립과학원측은 “에르틀의 연구는 자동차의 촉매가 작용하는 방식과 연료전지의 기능 및 쇠에 녹이 스는 이유뿐 아니라 오존층이 엷어지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도 공헌했다.”고 밝혔다. 에르틀은 ‘표면화학(계면화학)’ 선구자로 표면화학이 하나의 학문 분야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화여대 김성진 교수는 “에르틀의 업적이 대부분 70년대 초중반에 이뤄졌는데 표면화학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라면서 “이는 에르틀의 연구가 당시 얼마나 앞서갔던 것인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새로운 현상을 발견해 사회·산업적으로 미친 영향을 높이 평가받은 데 반해, 에르틀은 이미 산업화돼 광범위하게 쓰이는 화학반응의 원리를 규명했다. 실제로 에르틀의 업적 중 가장 크게 부각된 암모니아 합성은 뚜렷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2차 세계대전 시기부터 산업적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에르틀은 높은 수준의 진공 상태를 만들어 철표면에서 수소와 질소 분자가 어떻게 흡착돼 암모니아로 만들어지는지를 광전자분광기를 통해 원자 규모에서 밝혀냈다. 이는 암모니아가 폭넓게 쓰이는 비료산업의 활황을 가져왔고, 백금촉매에 대한 연구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를 이산화탄소로 완전연소할 수 있도록 해 환경오염을 크게 줄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1936년 10월10일 독일의 바트칸슈타트에서 출생한 에르틀은 마침 71번째 생일에 생애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1965년 뮌헨공대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에르틀은 베를린 막스플랑크 재단 산하 프리츠하버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뒤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국내에서는 성균관대 화학과 이순보 교수와 김영독 교수가 에르틀을 사사했다.●`노벨상 사관학교´ 20명 배출한편 막스프랑크 재단은 에르틀의 수상으로 지금까지 2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노벨상 사관학교’의 명성을 다시 확인시켰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시 무능공무원 24명 퇴출

    서울시 무능공무원 24명 퇴출

    서울시 공무원 24명이 ‘무능·불성실’을 이유로 공직을 떠난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현장시정추진단’에서 교육을 받은 102명 중 24명을 해임과 퇴직,직위해제 등으로 현직에서 구조조정했다고 9일 밝혔다.향후 공직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이들 중 재교육자,자진 사퇴자를 뺀 58명은 현업에 복귀했다. 서울시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3월 울산시가 처음으로 공무원 퇴출제를 시행 이후 첫 구조조정으로,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 강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다.서울시는 공무원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문제 직원’을 추려내기로 했다. 서울시의 6개월 동안 현장시정추진단 운영 결과,교육대상자 102명 가운데 24명(23.5%)이 자진 퇴직과 해임·직위해제 등 조치를 받았다. 또 58명(57%)은 과오에 대한 개선을 인정받아 현업에 복귀했다.나머지 20명(19.6%)은 높은 강도의 재교육을 받는다. 사실상 옷을 벗는 44명 가운데 자진퇴직한 10명은 교육대상자로 지정되자 스스로 사표를 던졌다.해임된 3명은 추진단에 발령받고도 무단 결근을 하거나 교육에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기능직 공무원 1명은 한글을 모르면서도 한글 공부를 거부했다.직위가 해제된 4명은 교육에 참가는 했지만 교육성적 불량,교육 중 음주,동료와 싸움 등 불성실한 태도를 버리지 못해 3개월 대기 발령 후 직권면직 조치를 받는다.나머지 7명은 올해 말 정년퇴직이 예정됨에 따라 징계대상에서 제외했다. 재교육자 20명은 질병 등으로 추진단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능력 또는 태도 개선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6개월 동안 재교육을 받는다. 5급 이상 간부급 중에선 과장급(4급) 1명이 재교육 처분을 받았고 팀장급(5급) 3명이 퇴직예정자로 분류됐다.국장급(3급) 1명과 과장급 1명,팀장급 3명은 업무로 복귀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4자는 6자 선순환 의미” “北개혁 연계돼야…”

    “4자는 6자 선순환 의미” “北개혁 연계돼야…”

    2007남북정상 선언 이후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우려와 기대가 혼조된 양상이다. 국내 일각에서는 북방한계선(NLL)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경협 이행에 따른 비용문제가 논란이다. 국제적으로는 3자·4자 정상회담을 둘러싼 긴장감도 적지 않다. 특별수행원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직접 지켜본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경제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 교수로부터 각각 정상회담의 의미와 과제 등을 들어본다. ■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 2007 남북정상 선언에서 정전체제를 끝낼 주체로 나온 ‘3자 또는 4자 정상간 논의’가 중국의 민감한 반응을 낳는 등 외교문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다녀온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7일 이에 대해 “종전선언은 남북한과 미국, 이 3자가 하는 것이 마땅하나 평화체제를 6자회담과 연동해 선순환 관계로 만들기 위해 4자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며 “이 합의가 외교문제화한다는 시각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로부터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와 방북 뒷얘기를 들어봤다. ●‘3자 또는 4자´ 표현 혼선과 논란 ▶남북정상선언에 종전선언의 주체가 ‘3자 또는 4자’로 표현되면서 혼선과 논란을 빚고 있다. -비핵화를 실현하고 정전체제를 끝내자는 부시 미 대통령의 뜻을 노 대통령이 전달한데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화답으로 3자가 나온 것이다. 다만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4자간 협의’가 언급된 점을 감안, 남북정상간 논의와 6자회담의 틀을 선순환 구조로 연결하기 위해 4자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정전협정의 주체는 북한과 미국, 중국 아닌가. -과거 북한이 줄곧 주장해 온 얘기다. 법적으로 휴전협정 당사자는 북한과 중국, 미국 3자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실제 국가주권을 바탕으로 서명한 나라는 북한뿐이다. 미국은 유엔 참전국 16개 나라를 대표해 서명한 것이고, 중국은 정부가 아니라 북한의 안전을 걱정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비정부적 성격의 의용군 대표로 서명에 참가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 휴전협정이라는 건 북한이라는 주권국가와 중국의 의용군, 유엔이라는 국제기구를 대신한 미국이 맺은 협정이다. 따라서 종전선언을 북한과 미국·중국 3자가 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구속력이 없다. ▶공식 수행원에 외교부 장관이 제외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교부 장관이 갔으면 더 모양새가 좋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교부 장관이 끼게 되면 자칫 북핵 정상회담으로 비쳐지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남북회담의 기본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관계부처 간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건설 합의의 의미를 꼽는다면. -예상외로 흔쾌히 합의된 사항으로, 대단히 의미가 크다. 비무장지대가 철도와 도로로 연결된데 이어 바닷길에도 직항로가 뚫리는 것이다. 사실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 북한은 많은 고통을 받아 왔다.NLL을 피해 돌아다녀야 했으니까…. 해주에 경제특구를 만들고 평화지대화하면 남북의 민간선박들이 서해 연안을 자유롭게 다니게 된다. 인천-개성, 개성-해주가 육로로 연결되고 인천-해주가 해로로 연결됨으로써 남북 번영을 이끌 황금의 삼각벨트가 한반도 허리에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 무력화 우려에 대해서 ▶NLL이 무력화될 것이라는 논란도 있다. -군사적 신뢰관계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비군사부문, 즉 경제적 협력과 인적 교류, 환경·에너지 등의 협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군사적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와 평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해주평화특구의 기본 개념이다.NLL은 해양경계선으로 존속될 것이다. 단, 이와 관련된 지역을 번영을 위한 남북 공동의 평화 지대로 전환하고 양측 국방장관 회의 개최를 통해 이 지역에 대한 군사적 안전만 보장한다면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또다른 퍼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은 어떻게 보나. -북한 사람들이 정말 우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이 퍼주기 논란이 있다. 그들은 “언제 남한이 우리에게 퍼준 적이 있느냐. 개성공단이 퍼주기냐.”라고 생각한다. 이번 남북정상선언 5항에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상호 호혜적 교환 관계를 뜻한다. 사실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키로 한 합의는 북한보다 우리에게 절박했던 사안이다. 일본이 지금 저가(低價) 조선시장을 잡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배를 지을 땅이 없다. 안변, 남포 조선단지를 통해 남북이 협력하면 저가 조선시장도 우리가 잡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과 일본의 샌드위치를 극복하는 대안이다. 자꾸 판을 깨려는 쪽이 퍼주기니 뭐니 하고 있다. 경의선 개보수 비용만 해도 철도공사측은 270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는데 다른 쪽에선 5000억,6000억원 얘기한다. 비용조달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 부총리급 경제협력공동위원회에서 구체적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국제적 타당성 조사를 벌이는 게 먼저다. 이후 민간투자와 해외펀드, 정부예산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파격행보가 외교적 결례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평양에 있던 우리(수행단)는 김 위원장의 회담 연장 제의를 ‘내실 있는 회담을 통해 제대로 결실을 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사실 3일 오전 1차 정상회담 때 노 대통령이 쏟아낸 의제들이 너무 많았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짧은 시간에 그걸 다 어떻게 검토하느냐 하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 전날, 즉 2일 노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간의 신경전도 작용했다고 본다. 노 대통령을 방북 첫날 만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거의 50분 넘게 통일의 3대 저해요인, 참관지 제한 문제 등 북측 고유의 입장을 경직된 자세로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내일 오전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도 이러면 점심 먹고 짐 싸서 내려가야겠네요”라고 은근히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이 ‘점심 먹고 가겠다.’고 하는 발언을 계산하고 하루 더 있으라는 성의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회담 말미에 제안을 스스로 거둬들인 것만 봐도 고도의 계산된 성의표시라고 생각한다. 아리랑 공연도 하나의 이유였다고 본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우리 일행보다 북한 인민들을 더 배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노대통령 개성공단 동행제안에 김정일 “통행증명서 없어…” ▶개성공단에 대한 두 정상의 시각차가 컸나. -마지막날 송별 오찬 때 노 대통령이 ‘개성공단에 한번 가시자.’고 했다. 그랬더니 김 위원장 하는 얘기가 “내가 지금 개성엘 가려면 통행증명서가 필요한데 아직 신청 못했어요. 나오면 그 때 가보겠다.”고 하더라.(통관·통행·통신의 3통 문제 등 더딘 개성공단 진척 속도에 대한 불만을 은유적으로 내보였다는 뜻)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는 논의되지 않았나.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북한 통일전선부와 우리 국정원 사이에 직통전화가 설치돼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간 핫라인의 역할을 국정원과 통전부에 준 것이다. 중요한 부서간에 이미 핫라인이 있는데 정상간 별도 핫라인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스테판 해거드 北경제전문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0·4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간의 새로운 경제협력 프로젝트들을 제시했다. 서울신문은 이같은 남북간의 경협 프로젝트들이 갖는 의미와 실현 가능성 등을 ‘제3자의 눈’으로 점검하기 위해 미국 UC샌디에이고 국제관계대학원의 북한 정치경제 전문가 스테판 해거드 교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해거드 교수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협 프로젝트들이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 및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북한 경제의 개혁이 뒤따르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무엇보다 정상회담을 통해 발표된 합의문은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진전을 가져왔다고 본다. 특히 6자회담 ‘10·3 합의’와 연결해서 보면 의미가 크다. 그러나 10·3합의든 10·4합의든 북한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이행 의지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경제협력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남북한의 경제는 분명히 잠재적인 상호보완성을 갖고 있다. 남한에는 자본과 기술이 있다. 북한은 고용을 갈망하는 노동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남북경협과 북한 경제 개발에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남북경협의 성공은 근본적으로 안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북한이 핵 야망을 계속 갖고 있다면 통상과 투자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 기업들은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외국의 지원은 북한의 개혁과 연계돼야만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시장경제를 확대하지 않으면 인프라(사회기반시설·제도)에 투자를 해봤자 충분한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셋째, 북한에 대한 지원과 ‘순수 상업거래’의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북한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민간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개입하는 합동 프로젝트 방식은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한 경협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공동어로수역과 해주경제특별지역 설치를 꼽을 수 있다. 왜나하면 두 프로젝트는 개성공단 모델을 북한의 다른 지역에 확대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어로수역은 남북간의 중요한 안보문제(NLL 논란)에 접근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인프라 건설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효율성이 뒷받침될 때만 그렇다. 예를 들어 평양∼개성간 신고속도로 건설은 경제활동 확대에 그다지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돈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소 건설 프로젝트도 철저한 상업적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역시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남북경협이 북한의 경제발전과 북한 주민의 생활 개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 -북한 주민은 절망적인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성장을 하려면 외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북한 당국은 반드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 주민의 30%는 여전히 농촌 지역에 살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농민을 위한 농업 개혁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 농지보유권이나 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 많은 북한 기업들이 사실상 도산 상태이다.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외국 기업과의 제휴, 심지어는 민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개혁들이 특별경제구역보다도 중요하다. ●북한 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방안은 ▶개성공단 사업이 성공했다고 보는가. 또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공무역지대는 북한 경제개혁의 초기 단계로서 유용한 실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도 1960년대에 그런 지역을 만들었고, 중국도 같은 길을 걸었다. 그러나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가공무역이 큰 전략의 한 요소에 불과했다. 개성공단이 성공하려면 그같은 실험이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돼야 한다. 또 투자자들도 일부 고립된 장소에서 벗어나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이 경제를 개방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보는가. 북한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것이 바로 결정적인 문제다. 북한의 경제가 개방되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은 중국에 국한돼 있다. 중국과의 무역이 한국과의 무역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남한에 경제를 개방하는 것은 주저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최근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한국 기업인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기업인은 개성공단에서 북한 직원들과는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가 대화할 수 있었던 상대는 안내인뿐이었다고 한다. 한국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은 북한 주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좀더 낫다고 들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분명히 한국과의 직접 접촉을 두려워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투자 여부와 북·미 관계 전망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북한 경제 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는가. -미국은 북한이 국제 금융기관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그같은 정책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관들에 가입하게 되면 북한은 여러모로 배우는 것이 많게 된다. 물론 WB나 IMF가 자선기관은 아니다. 그들은 이치에 맞는 경제 프로그램과 성공여부가 확실한 개발 프로젝트에만 돈을 빌려줄 것이다. 또 투명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면 미국 기업들은 북한에 투자할까. -모든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기업들도 북한에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이 될 때만 투자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안보(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또 투자자가 이익을 얻도록 하려면 북한의 법률도 손질해야 할 것이다. 만약 북한의 당국과 사업 파트너들을 신뢰할 수 없다면 미국 기업들이 왜 북한에 투자를 하겠는가. 그것은 한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향후 북·미 관계를 어떻게 보나.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핵 문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어쨌든 현재의 6자회담 과정에는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전환기를 맞을 것인가는 북한의 지도부에 달려 있다. 만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비록 점진적이라고 할지라도 개혁의 길로 들어서면 외부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또 한반도의 미래도 활짝 열리게 된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가 현재의 길을 계속 고집한다면 비참하고 배고픈 상황만이 기다릴 것이다. dawn@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전(1국)] 이창호,최철한 태백산 정상대국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전(1국)] 이창호,최철한 태백산 정상대국

    제13보(152∼168) 3일 개천절을 맞이해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이 태백산 정상 천제단에서 특별대국을 벌였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태백시 바둑협회가 주관하는 배달바둑한마당 축제의 일환으로, 태백산 정상대국과 함께 태백산 입구 당골광장에서는 아마추어 단체전이 열리기도 했다. 그동안 태백산 정상대국에는 이세돌 9단, 서봉수 9단, 조한승 9단, 박정상 9단, 원성진 9단 등 유명 프로기사들이 초청되었는데, 모두들 태백산을 다녀간 이후 각종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백152가 선수인 것이 그나마 백으로서는 불행 중 다행. 하지만 나머지 한집을 만들 수 있는 수순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백154는 끈끈한 노림수. 만일 흑이 <참고도1> 흑1처럼 받으면 당장 백2,4,6으로 나와 끊겠다는 의도이다. 따라서 실전 흑155로 응수한 것이 정수. 백158 다음 백으로서는 <참고도2> 백1 이하 수상전을 벌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흑4,6을 교환한 뒤 8로 이으면 아무래도 백의 수가 부족하다. 흑165로 백 두점을 때려낸 것은 가장 안전한 길을 선택한 것. 설령 백대마를 살려주더라도 집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흑이 잠시 늦추는 사이 백168로 호구를 치게 되어서는 갑자기 백 대마에 탄력이 붙었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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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남북정상선언]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는 3通 물꼬 튼 것”

    [2007 남북정상선언]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는 3通 물꼬 튼 것”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공동서명한 ‘2007 남북정상선언’은 남북간 신뢰회복과 경제협력 강화를 넘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명시함으로써 향후 남북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와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황원탁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특별대담을 통해 2007 남북정상선언의 의미와 향후 남북관계의 변화상을 점검한다. 대담은 서울신문 김인철 정치담당 부국장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김인철 정치담당 부국장 1.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사회 2007남북정상선언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새로운 질서 구축에 의미 있는 진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정종욱 교수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 단계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품었던 최대 기대치는 6·15공동선언을 훨씬 더 뛰어넘어 남북평화번영의 대장정을 이룰 역사적 문건이 나오는 것이었다.2차세계대전 뒤 유럽 35개국이 상호 국경선을 인정키로 합의한 1975년 ‘헬싱키 선언’에 비교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6·15 선언이 화해·협력과 통일을 위한 문건이었다면, 이번 선언은 평화와 민족번영문제에 대해 남북 정상들이 합의를 이룬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황원탁 전 수석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정상이 회동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대결과 갈등 관계에서 화해와 협력 관계로 전환되는 분수령이 됐다는 역사적 상징성을 가졌다. 이후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었지만, 북핵문제가 터지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진전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6·15 공동선언에 명시된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7년 만에 정상회담의 맥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정 교수 합의내용을 보자면, 상당히 자세하게 기술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문안 조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 이유일 것이다. 남북한 민족·경제협력과 관련해 범위가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언문에 ‘법률적·제도적 장치를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대목이 있는데, 북한 노동당 규약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국가보안법 철폐와 관련해)국내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황 전 수석 전반적으로 이번 합의 내용은 아주 잘 되었다고 본다. 애당초 목표로 삼았던 평화정착 문제에 있어서 많은 진척이 있었고, 공동번영을 위한 대책들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문제들이 합의문으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2.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사회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가 합의됐다. 동시에 문산∼개성공단간 화물열차 통행이 보장됐다. ●정 교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연계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게 NLL을 재논의·재설정하는 부분이라면 민감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토 개념이나 안보 개념에서 국민 정서와 거리가 있다고 본다. 북한 해군본부가 있는 해주는 경제적인 의미를 갖는 항구라기보다는 군사항의 기능을 하고 있다. 해주 직항 항로 통과를 허용한다면 민간 선박에 한정되는 것인지, 군함을 주로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문산에서 개성까지 수송 목적 경의선을 개통하는 것까지 함께 생각해 보면 통행·통관·통신이라는 ‘3통’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황 전 수석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르면 남북간 해상경계선을 협의하게 돼있다.NLL에 대해 북한은 재설정을 주장하는 반면 우리는 평화를 정착한다는 차원에서 공동활용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를 지난번 국방장관회담에서 제시했지만, 북측은 부정적으로 나왔다. 어떤 형식으로든 원만하게 NLL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대로 가면 계속 분쟁의 불씨로 남을 뿐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도 DMZ 북방에 있다. 모두 북한의 주공(주력부대)이 위치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남측과의 협력지대가 돼 있다. ●정 교수 기본적으로 NLL 문제는 유엔사령부가 결정하고 관행을 통해 북한이 받아들이며 북방한계선 역할을 해왔다. 이를 조정해 다시 선을 긋는다는 것은 정전체제에 대한 수정을 뜻할 수도 있다. 북한의 의도가 정전체제에 대한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나 체제 수용을 전제로 남북한이 합의해 수역을 평화적으로 공동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황 전 수석 새 달에 총리급 회담을 하기로 한 것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중심으로 한 군비통제문제를 넘어 평화체제와 관련된 문제를 총괄해 다루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정전협정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면 전쟁종결선언이 있어야 하고, 평화보장을 위한 조치도 있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함께 다룰 문제라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다루기에 장관급 회담은 부족하니까 총리회담에서 총괄하자는 뜻이 담긴 듯하다. ●정 교수 종전선언과 관련해 관계국 회의를 한다는 합의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관련 논의를 했었는데, 이를 남북 정상이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다만 총리회담에서 종전선언의 세부내용에 대해 과연 무엇을 하려는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데 총리회담에서 얼마나 논의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회담을 ‘수시로’ 열겠다는 것은 기대하던 반가운 소식이다. 형식적인 정상회담보다, 정상이 만나 실무적인 문제를 얘기하겠다고 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할 때 언급한 “차분하고 실효있는 정상회담”을 기대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기다렸는데 공동선언문에 명시된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수시로’라는 표현이 오히려 서울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한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황 전 수석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현안을 풀어 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틀이라는 데 아무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못 된다. 여건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7년 동안 끌어온 것은 여건이 조성되지 못해서다. 정상회담을 주기적으로, 정기적으로 못박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수시로 만나 협의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주 만나야 하고, 만나기 위한 여건을 만드는 게 보다 더 중요하다. ●정 교수 여건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남북정상회담이 두 번 열렸는데, 북한 입장에서 보면 같은 사람이 남한 대통령 2명을 만난 것으로 남한 대통령 임기 중에 한번 만나는 꼴이 됐다. 차기 대통령하고도 현안이 있고 여건이 성숙하면 만날 수 있다고 하는 의지 표명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냐. 바람직한 발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3. 남북 ‘종전선언’ 추진 ●사회 남북이 ‘종전선언’을 위한 관련 당사국 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실현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황 전 수석 지난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관련 당사국과 별도 포럼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이번 남북정상선언의 당사국 회의 조항에는 남북한 평화체제 문제를 남북이 주도적으로 다뤄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총리가 당사국회의를 주최하겠다는 것도 그런 면에서 중요하게 평가할 점이 아니겠느냐.6자회담에만 맡기고 따라가는 형식은 안 된다.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부분을 평가해야 한다. 현실성을 묻는다면, 충분히 있다고 답하겠다. 노무현 정부가 임기말이라는 점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이미 6자회담에서 관련 당사국 회의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한국이 안 한다고 해도 6자회담 틀 안에서 논의할 문제다. 미국 입장 등을 고려해 보면 생각보다 이번 합의가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임기 안에 이번과 비슷한 행사, 즉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4. 양측 협상전략 평가 ●사회 차기정부에서 이번 남북정상선언 합의사항이 바뀔 수도 있다고 일부 국민들이 얘기한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합의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지 않느냐에 대한 질문이다. ●정 교수 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정권이 바뀌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다. 정권이 바뀐다고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백지화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다만 6·15 선언에서 합의한 5가지 사항 가운데 지켜지지 않은 것이 있는 데서 볼 수 있는 것은, 정상회담의 추진과정과 합의내용은 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그 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국민들이 모르던 새로운 사안이 터져 나온다면 차기 정부에서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남북정상회담 기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태도와 발언 등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3일 김 위원장이 회담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안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양측 협상전략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황 전 수석 김 위원장이 오전 회담을 마치고 회담 연장을 제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우리측에서 먼저 제의해 성사됐음을 감안하면, 오전 회담에서 아무래도 북한보다는 우리측이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지 않았겠느냐. 북측에서 정상회담에 참석한 참모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유일했다. 그러니 남측이 제안한 안을 갖고 검토할 필요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이에 대해 우회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힌 남측의 대응은 적절했다. ●정 교수 김 위원장의 예상밖 제안은 남북정상회담과 북한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본인이 결정하면 북한에서 모든 것이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최고통수권자와 다른 의미의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짐작이 이번 그의 발언에서 확인됐다는 느낌이다. 남측의 대응은 적절했다. 정리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부시 면담과 관계없이 방미 추진”

    “부시 면담과 관계없이 방미 추진”

    한나라당은 3일 이명박 대선후보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여부 논란과 관련,“부시 대통령과의 면담과 관계없이 방미를 추진할 것이며 ‘4강외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면담 추진)과정에서 미국 전·현직 관료들이 부시 면담에 도움을 줬다. 지난달 28일 면담이 성사됐다는 연락을 받아 발표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에 관해 미국이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야당 대선 후보와의 면담 성사와 관련, 미 정부가 우리 정부측의 불만 기류를 감지하고 이같은 다른 입장을 나타냈을 가능성을 지적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어 나 대변인은 “4강 외교는 경제·자원 외교 차원에서 추진되는 만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라는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다 안팎으로 망신만 당한 꼴이 됐다는 평가다. 이 후보 주변에서도 이번 ‘부시 면담 불발’ 해프닝에 대해 무리한 면담 추진으로 ‘사대주의 외교’라는 비난만 불러 들였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번 해프닝은 백악관 장애인위원회 강영우 차관보가 먼저 ‘면담 성사’소식을 언론에 전하고, 이어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이 백악관 의전실장의 공식서한 내용을 전하는 형식으로 이를 확인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우리 외교당국과 미국 국무부에서 공식채널을 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결국 지난 2일 주한 미대사관측이 “백악관이 면담 요청을 받았으나 그런 면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 이는 미국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힌 데 이어 백악관 고든 존드로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그런 면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는 공식입장을 밝히면서 면담은 무산으로 정리됐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의)외교라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후보 주변에 전직 외교부 장관 출신만 있었어도….”라며 ‘인력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측 외교팀은 박대원 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와 실무진 3∼4명이 전부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오키나와 주민의 힘!

    오키나와 주민의 힘!

    |도쿄 박홍기특파원|역사왜곡에 대한 일본 국내 반발에 일본 정부가 일단 한발 물러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서 빚어진 주민 집단자살과 관련,‘일본군에 의한 강제’ 부분을 삭제했던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 주민들의 항의에 이은 정치권의 반발에 움찔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일단 삭제된 내용을 복원하는 쪽으로 검토에 나섰다.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민주·공산·사민·국민신당 등 야 4당은 태평양전쟁 말기 오키나와 주민들의 ‘집단자살’에 관한 정부의 역사왜곡을 시정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결의안에는 지난 3월 문부과학성의 고교 역사교과서 검정에서 지워진 ‘(집단자살에는) 일본군의 강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복원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와 자민당은 교과서 검정에는 문제가 없으며 이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오타 아키히로 대표는 “군의 개입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검정제도는 견지해야 하며 다만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집단자살에 대한 조사·연구기관 설치를 제의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오키나와 주민들의 기분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 수정할 것인지, 관계자의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문부성에 대응을 지시했었다. 현재 문부성은 현행 검정 제도의 틀 안에서 교과서 발행사 측에서 ‘정정 신청’을 해오면 수용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또 오키나와 주민들의 집단자살에 일본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기술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81년 교과서 검정 때도 일본군에 의한 주민살해에 대한 내용을 삭제했다가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다음 기회에 주민들의 기분을 충분히 배려하겠다.”고 밝힌 뒤 83년도 검정 때 사실상 내용을 되살렸다. hkpark@seoul.co.kr
  • [구 의정 초점] 도봉구 동부간선 진입로 폐쇄반대

    [구 의정 초점] 도봉구 동부간선 진입로 폐쇄반대

    도봉구의회가 동부간선도로 북부지역의 도로 확장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며 ‘외로운 항변’을 하고 있다. 동부간선도로 확장을 환영하지만 노원교와 상계교의 진입로가 폐쇄되면 교통혼잡이 뻔하다며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개선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시행자인 정부와 서울시는 몇 개월째 이를 모른 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입로 2곳 폐쇄로 교통체증 2일 도봉구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상습 정체구간인 도봉간선도로의 월계1교에서 의정부 시계까지 7.6㎞를 2010년까지 왕복 4차로에서 왕복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에 착수했다. 공사예산 2477억원을 편성했다.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해 의정부 지역에서 서울로 올 때 도로가 상계대교 근처에서 둘로 갈라져 노원지역 도로는 상행선(3차로)으로, 도봉지역은 하행선(3차로)으로 사용된다. 도로가 갈라지면서 중랑천으로 건너는 구간은 지하터널을 뚫어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의정부나 서울 시내로 진입할 때 교통소통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문제는 도봉지역 자동차들이 노원교를 건너 동부간선도로로 진입할 때 이용하는 진입로가 폐쇄되는 점(지도(1))이다. 국토관리청과 서울시 건설안전본부는 진입로를 계속 사용하려면 중랑천에 교각을 하나 더 세워야 하는데, 그러면 교각의 중량만큼 하천의 수위가 높아져 장마 때 범람할 우려가 있다면서 진입로 폐쇄를 결정했다. 또 상계대교 이후 남쪽의 동부간선도로는 의정부로 향하는 상행선 전용이 되는 만큼 다리를 건너 중랑천으로 진입하는 램프도 폐쇄(지도(2))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다리의 동부간선도로 진입로가 모두 없어지면 창동교 근처의 진입로에 자동차가 몰려 극심한 교통 체증(지도(3))이 불가피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정부, 서울시, 구청 모두 외면 도봉구의회의 3선 의원인 김용석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열린 146·152·165회 정기·임시회에서 이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김 의원은 “동부간선도로의 확장은 환영할 일이지만 필연적으로 닥칠 교통지옥은 피해야 한다.”면서 구정 질문을 통해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노원교 근처에 연면적 3만 8476㎡의 지상 12층 북부지방법원 청사, 연면적 3만 5879㎡의 지상 13층 북부지방검찰청 청사가 들어서면 교통수요는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확장 공사에 착수한 단계에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도봉구는 동부간선도로 확장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주민 대상 사업 설명회와 자문회의를 잇따라 열었다. 이를 통해 진입로 폐쇄 문제를 포함한 7개 항목의 의견서를 만들어 서울시와 건설교통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도봉구는 건의안을 제출하고도 주민들에게 공식적인 자료공개를 거부하는 등 서울시의 눈치만 보고 있는 꼴이다. 도봉구 관계자는 “도봉구는 지역의 동·서를 국철이 가르고, 지하차도가 10여개에 이르러 지역발전과 교통흐름에 방해를 받는데, 또 피해를 감수하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도봉구의회 김용석 의원 “창동 근처 차량 정체 불가피”

    도봉구의회 김용석 의원 “창동 근처 차량 정체 불가피”

    “정부와 서울시가 도봉 구민들의 처지를 조금만 생각해 달라는 것뿐 입니다.” 도봉구의회 김용석 의원은 2일 동부간선도로 확장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결코 어렵거나 힘든 문제가 아닌데 이를 모른 척하고, 도봉구 건의안에 대해 서울시 등이 내부 논의를 한다고 해놓고 전혀 검토도 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의원 주장의 요지는 ‘동부간선도로의 노원교와 상계대교 진입로를 폐쇄하면 자동차들은 아래쪽 창동교 근처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 도봉구 지역을 다니는 자동차의 5분의3이 한 곳에서 뒤엉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부와 서울시는 중랑천에 교각을 더 세우면 장마 때 하천이 넘친다고 하는데, 동대문구나 성동구 등 중랑천 하류에서는 자전거도로를 만들면서도 교각을 여러 개 세우고 있다.”면서 “왜 도봉구만 희생을 강요하냐.”고 항변했다. 그는 “행정은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日 역사왜곡에 분노한 오키나와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역사왜곡’을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29일 열렸다. 참석자만 11만 6000명에 달했다. 지난 1995년 오키나와현에서 벌어진 미군의 일본 소녀 폭행사건 때 8만 5000명보다도 많다.72년 오키나와가 일본에 반환된 이후 최대 규모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시위는 일본 정부의 ‘삐뚤어진’ 역사관에서 비롯됐다. 지난 3월 문부과학성은 내년부터 사용할 고교 검정교과서에서 ‘집단자결’과 관련,‘일본군에 강요당했다.’라는 기술을 삭제했다. 일본군에 의한 명령·강제 등의 설명을 ‘오키나와 전투의 실체를 오해할 우려가 있다.”며 아예 빼거나 수정토록 한 것이다. 집단자결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서 미군의 상륙이 가까워지자 죽음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며 주민과 가족들이 서로 죽이거나 자살을 해야 했던 전쟁의 한 잔혹사다. 당시 주민들은 동굴 등의 은신처에서 일본군으로부터 받은 수류탄을 터뜨려 자결하거나 서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희생자만 수천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들은 “수류탄은 자결 명령이었다.”,“집단자결은 일본군에 강요당했다.”는 등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실제 오키나와의 일본군은 1944년 11월 ‘군·관·민의 일체화 방침’을 세웠었다. 미군의 본토 공략을 막기 위한 교두보로서 주민들까지 전쟁에서 동원했던 터다. 주민들의 분노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중국 등 피해국의 역사가 아닌 자국의 역사 왜곡에서 촉발됐다. 문부성은 교과서 검정 때 일본군에 의한 집단자결로 쓴 5개사,7종의 교과서에 대해 “일본군의 명령과 강요를 부정, 의문시하는 학설과 서적이 나오고 있다.’는 삭제 의견을 제출, 스스로 자국의 역사 왜곡을 주도했다. 최근 물러난 아베 정권의 ‘전후체제의 탈피’의 일환 속에 일어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82년에도 ‘일본군에 의한 주민살해’라는 부분이 검정에서 걸려 삭제됐다가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되살아난 적이 있다. 한 고교생은 집회에서 “추한 전쟁도 미화하지 말아야 한다. 창피하더라도 알고, 배우고, 전해야 한다.”며 연설했다. 결국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은 고교생에게도 못 미친 꼴인 만큼 철저한 자성이 요구된다.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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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지내십니까] 청렴 정치인의 표상 박영록 前의원

    [어떻게 지내십니까] 청렴 정치인의 표상 박영록 前의원

    돌아가 쉴 집, 내 몸 하나 뉠 곳, 거기에 60년을 함께한 사랑하는 아내가 소찬을 만들어 반기면 그 위에 더한 행복이 있겠는가. 비록 그 집이 1.8평 손바닥만 한 컨테이너라 할지라도 비 오면 비 막아주고 바람 치면 바람 막아주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내 집이 아닌가. ●“1.8평짜리 컨테이너 박스가 내 보금자리” 헌정회 회원인 박영록 전 의원은 얼마전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독지가로부터 비어 있는 집이 있으니 들어와 사시면 어떠냐는 제안을 들었다. 애초부터 남에게 신세질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지만 하도 간절히 청하는 바람에 못이긴 척 그를 따라 나섰다. 서울 강남의 70평짜리 집이었다. 어떻게 하면 상대의 호의를 물리칠 수 있을까 궁리하던 터에 대궐 같은 집을 보니 오히려 핑계대기가 좋았다고 한다.“그래도 세상에 아직은 인정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컨테이너에서 나오면 거처를 제공하겠다는 분들이 여럿 있어. 그렇지만 내 양심상 70평 집에는 도저히 못살겠다고 관뒀지.”어느 사업가는 담양에 있는 집을 내줄 테니 살라고 했지만 아직은 할 일이 많아서 낙향할 처지가 아니라고 거절했다. 서울 성북구 삼선초등학교 뒷문 쪽 가파른 언덕배기에 아슬아슬하게 얹어 놓은 두 개의 컨테이너가 강원도지사를 지내고 국회의원을 4번이나 한 그의 보금자리다. 바로 위 40년간 살던 35평짜리 집을 2003년 공매처분 당하고 1년을 이곳저곳 떠돌았다. 다행히도 옛 집 바로 아래 3.8평 땅 하나는 건졌던 그는 수중에 있던 돈을 털어 컨테이너 2개를 사 2004년부터 이 곳에 자리잡았다. “올 여름 정말 더웠어. 낮에는 보통 40도까지 올라가는데 그래도 어떡해. 더우면 더운 대로 그러고 사는 거지.”지난해 11월 가까스로 끌어온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촛불을 켜고 살았다. 방바닥에는 촛농 자국이 검버섯처럼 가득하다. 살림이라곤 넉자 장농과 구형TV, 냉장고, 선풍기가 전부다. 손님이 찾아왔다고 내놓는 냉수를 차마 벌컥 들이마시기가 외람될 정도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 이웃집에서 길어오던 물도 이제는 연결된 수도관에서 콸콸 나온다. 겨울이면 꽁꽁 언 이웃집 수도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녹이고는 손을 호호 불어가며 받았다. 역시 이웃 신세를 졌던 화장실도 부엌을 겸한 컨테이너 아래 지하방에 만들었다. “이러고 사는 게 신문에라도 나가면 원주에 있는 아들놈이 욕을 들어먹는다고 그래. 왜 아버지, 어머니 안 모시냐고. 사실 우리 부부랑 살 형편도 안되고, 우리도 그리로 내려갈 생각도 없는데 말이지.”자식은 아들 셋을 뒀으나 둘을 앞세웠다. 장남은 현역 정치인 시절 세상을 떴고, 막내는 3년 전 사업에 실패하자 “부모님 고생만 시켜드린다.”며 목숨을 끊었다. 현역 정치인 때 마음 먹고 돈을 챙기고 모았으면 자식을 가슴에 묻는 일 따위 없었을지도 모른다. 박 전 의원 옆에 앉아 있던 부인 김옥연(82)씨가 조용히 눈물을 훔친다. 지난 7월 어느 시민단체가 ‘대한민국청렴정치인대상’을 줬다. 상금이 무려 1억원이었는데도 한푼도 집에 들이지 않았다.“내가 이런 거 받을 자격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받은 이상은 절반은 청렴정치를 실천하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사람을 모으고, 세운 뜻을 이루는 데 돌리는 버릇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상금의 나머지 절반은 그가 주도하고 있는 ‘남북통일 과도임시정부’ 준비위원회에 쓸 요량이다. “남북이 갈려 있지만 가만히 두면 옛날의 삼국시대와 같은 2국시대가 될 수 있거든. 대한민국 헌법이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고 있다고 한 것처럼 정통 국맥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통일을 이루는 과도 임시정부가 필요하지.”1948년 유엔이 결정한 남북동시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남과 북이 따로 국가를 세웠지만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으면 유엔 결정에 따라 선거를 치를 임시정부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청렴정치운동도 마찬가지다. 그는 “안 보이고 안 밝혀져서 그렇지 나라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축재를 한 전직 대통령이 활보를 하는 것도 그렇고, 자신에게 닥친 조그만 사건만 봐도 그렇단다. 구청에서 어느날 컨테이너 집을 철거하러 왔다. 망치로 문을 부수고, 유리창을 깼다.3.8평 땅이 자기 땅이라는 어느 주민이 신고를 했는데 구청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철거하러 온 것이다.“그제서야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박영록이 땅인 게 드러나니까 부서진 데를 보상하겠다고 하더라고.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당하는데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오죽하겠어?” ●민선 강원도지사 시절 관용차 안 타고 도시락 싸 출근 그는 “하늘에 한 점 부끄럼 없는 광명정대한 청렴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민선 강원도지사 시절 관용차를 타지 않고, 도시락을 싸들고 출근했다. 그런 청렴함은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헌정회에서 나오는 연금 99만원 중 80만원은 범민족화합통일운동본부 운영비로 내고 나머지와 지인들이 돕는 돈을 합쳐 50만∼60만원으로 살아간다. 평일에는 헌정회에서 주는 식권으로, 주말에는 헌정회 사무실에서 가까운 서울신문사 사원식당이나 1000원짜리 밥집을 이용한다.“한국에서 청렴정치 하면 바보란 소리 들어.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알려진 뒤로는 어떤 헌정회 회원들은 날 모른 체하더라고. 같이 다니기가 부끄러웠던 게지. 허허.” 지금의 정치에 대해서는 말하길 꺼린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원로 정치인으로 기사가 났었다.“그랬나요?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이름이 올라간 모양”이라고 한다. 애증이 교차할 것 같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을 텐데도 계속 말을 돌린다. 다만 대선 정국과 관련한 DJ의 언행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고만 짤막하게 언급하고 입을 굳게 다문다. 스스로를 “초정파”라는 그는 “이 나라에는 진짜 어른이 없으며 특히 정치판에는 원로가 없다.”고 쓴소리를 한다. 그는 사기(史記)의 ‘상군열전’에 나오는 고사 ‘법지불행 자상정지(法之不行 自上征之)’를 인용한다. 법이 행하여 지지 않는 이유는 위에서 그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정신을 지도자들이 명심하고 지키면 정치가 올바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나라엔 진짜 어른 없고 정치판엔 원로 없다” “요새 정치인들은 현실문제만 갖고 다투지만 사실 민족이라든가, 국가라든가 근본을 놓고 고민을 해야 해.”그는 청렴정치운동, 통일운동 외에도 천제를 지내는 원구단 되찾기, 독립운동의 요람이었던 중국 지린성 룽징(龍井)시 외곽에 있는 일송정에 독립기념관을 건립하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은퇴 정치인이라고 하기엔 그가 벌여놓은 일은 현역 정치인 못지 않게 많다. 여의도에 있는 그들이 손대지 않는 영역에서 자신의 뜻을 일구고 실천해간다. 세상이 그를 따돌리고 왕따해도 의연하다. 독문학자 김진섭은 1947년 수필 ‘청빈예찬’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이왕 부자가 못된 바에는 빈궁은 도저히 물리칠 수 없는 일이니, 사람이 청빈을 극구예찬함은 우리들 선량한 빈자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그것은 절대로 필요한 한 개의 힘센 무기요, 또 위안이다.”라고. 그렇지만 박영록의 청빈은 피할 수 없는 수동적 운명이라기보다 처음부터 선택한 길이요, 세상살이 방식이다.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컨테이너 방에 누워 지그시 눈을 감고 남쪽으로 난 창밖으로 나가 세상을 주유하는 꿈을 꾸는 그는 그것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박영록 전 의원은 ‘박총재’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명예욕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현역 정치인으로 최고 직함을 누린 평민당 부총재 시절의 애착 때문일 것이다. 1922년 강원도 고성 출신으로 춘천농고를 졸업하고 정계에 들어서기 전 강원일보 기자를 지내기도 했다.37살에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 6,7,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69년 3선 개헌 반대투쟁 때에는 동료인 장준하와 함께 신민당의 원외투쟁을 주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이철승 전 의원과 함께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이끌었다. 70년 의원 자격으로 방문한 독일에서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 몰래 들어가 승리자 기념비에 새겨져 있던 손기정의 국적 ‘JAPAN’을 ‘KOREA’로 바꾼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또한 80년 신군부가 5000만원밖에 없는 그를 20억원 부정축재자로 몰아 재산을 몰수하기도 했다. 최근 최연희 의원 등 강원도 국회의원협의회 회원들이 그를 돕겠다고 했으나 “돈을 들고 올 거면 오지 말라.”고 사양했다고 한다. 3·1운동의 성지를 세계평화공원으로 만들자는 뜻에서 매일 오전 탑골공원을 둘러보고, 헌정회 사무실에 들른 뒤 소공동의 원구단에 들러 참배하는 ‘시천살이’를 하는 게 하루 일과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세계선수권 3연패 장미란 포상금 20만원?

    세계선수권 3연패에 세계신기록까지 세운 한국 역도의 대들보 장미란(24·고양시청)에게 어느 정도의 포상금이 어울릴까. 우선 소속팀 고양시청은 지난 2월 입단 계약 때 세계선수권 금메달 1000만원, 은메달 80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세계신기록을 세우면 포상금의 20%를 별도 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3연패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따라서 용상과 합계 금메달 두 개, 인상에서 은메달 한 개, 합계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장미란은 3360만원의 포상금을 소속팀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한역도연맹(회장 여무남)의 빈약한 재정. 특별 격려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고양시청만큼 지급할 여력이 없다.포상 규정도 따로 없다. 다만 기록을 1㎏ 경신할 때마다 20만원 정도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공감대가 맞춰져 있다. 한국 역도 사상 최초이자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쾌거에 달랑 20만원만 지급한다면 세계가 비웃을 일이다.역도연맹은 지난해 5월 장미란이 인상과 합계 세계기록을 갈아 치웠을 때에도 격려금으로 300만원을 내놓아 눈총을 받았다. 안효작 연맹 전무는 “세계대회 기록은 질이 다르다. 선수단과 집행부가 28일 돌아오면 포상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명실상부한 세계 챔프 대우를 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총련계대학 졸업 남녀 2명 일본 사법시험 합격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쿄도 고다이라시에 있는 총련계 조선대학교 졸업생 두 명이 올해 일본 사법시험에서 합격했다고 학교측이 26일 밝혔다. 학교측에 따르면 김민관, 배명옥씨 등 이 학교 법률학과 졸업생 2명이 일본의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 학교 졸업생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학교측은 밝혔다. 두 사람은 조선대학교 정치경제학부 법률학과를 거쳐 이 대학 대학원도 다녔다. 학교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길이 하나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사시에 합격, 변호사는 될 수 있으나 재판관이나 검사에는 임용되지 못하는 게 현실인 만큼 이런 차별 철폐를 위해서는 보다 큰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hkpark@seoul.co.kr
  • ‘당구 꿈나무’ 김행직 첫 정상

    당구 ‘꿈나무’ 김행직(16·수원 매탄고)이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김행직은 16일 스페인 로스 알카사레스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세계주니어(U-21) 스리쿠션선수권 결승전에서 2005년 챔피언 하비에르 팔라손(19·스페인)을 세트스코어 3-1로 물리쳤다.성인 세계대회는 고 이상천 전 대한당구연맹 회장이 스리쿠션월드컵에서 2차례(1992,1993년) 우승한 적이 있다. 첫 세트를 15-7로 가볍게 따낸 김행직은 2세트를 10-15로 내줬지만 3,4세트를 15-9,15-5로 손쉽게 잡아내고 정상에 올랐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섯살 때 큐를 잡은 김행직은 초등 5학년 때부터 선수로 활동했으며 올해 당구 특기생으로 매탄고에 입학했다.김행직은 강한 정신력과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기본구를 놓치지 않아 일찌감치 이상천, 김경률(서울당구연맹)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김행직은 “너무 기쁘다. 관중들이 일방적으로 자국 선수를 응원해서 오히려 꼭 이겨야겠다는 오기로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소감을 밝혔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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