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계대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판정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임장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8000만원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해남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485
  • 대표팀 추가승선 이근호 박주영과 또 ‘라이벌 열전’

    대표팀 추가승선 이근호 박주영과 또 ‘라이벌 열전’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나온 그의 얼굴에는 다시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서려 있었다. 대표팀의 동갑내기 박주영(23·FC서울)이 청구고 시절 ‘천재 골잡이’로 인정받을 당시 이근호(대구FC) 역시 2003년 팀을 전국대회 3관왕에 올려놓는 등 부평고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나란히 20세 이하(U-20)청소년월드컵이 열린 네덜란드에서 둘의 명암이 엇갈렸다. 앞서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정상을 견인했던 박주영은 세계대회 본선을 누볐지만 같은 대표팀의 이근호는 단 1분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 것. K-리그 ‘루키 시절’인 2005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박주영이 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 18골을 몰아치며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이근호는 인천 유나이티드 2군으로 입단한 뒤 제대로 된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했다.‘와신상담’을 거듭한 이근호는 그러나 지난해 슬럼프에 빠진 박주영 대신 더 환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인천에서 ‘2군 MVP’로 K-리그 발판을 다진 뒤 대구로 이적한 그 해다. 이근호는 득점 순위표를 점령한 용병들 틈바구니에서 무려 10골을 몰아치며 토종의 자존심을 세웠다. 국가대표팀 2년차이던 그 해 6월 이라크전에서는 A매치 ‘마수걸이골’까지 터뜨려 ‘대표급 스트라이커’로 인정받았다. 둘은 나란히 31일 허정무호의 요르단전을 벼르고 있다. 이근호는 지난 2월 동아시아대회 부진으로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부상으로 이탈한 조동건(성남)의 ‘대타’로 부름을 받았다. 그는 이날 “막차로 오른 만큼 내 장기인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대표로 함께 이름을 올린 박주영 역시 동아시아대회 중국전 2골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입지를 요르단전에서 굳히겠다는 태세다. 허정무 감독으로서도 해외파와 국내파의 경쟁 구도에 활력소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고교 라이벌의 역사’는 허정무호로 이어진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부고] 美 ‘아폴로 계획’ 주도 스툴링거 박사 사망

    미국이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아폴로 계획’을 주도한 독일 출신 우주과학자 언스트 스툴링거 박사가 지난 25일(현지시간) 타계했다.94세.미국 앨라배마주 우주과학 박물관인 미국 우주 로켓 센터는 27일 그의 사망소식을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스툴링거 박사는 최근 몇개월간 건강이 악화됐으나 직접 사인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아폴로 계획을 성공시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우주과학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춧돌이 됐다. 제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독일에선 로켓 선구자인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와 더불어 V2로켓 개발에 참여했다.1975년 은퇴 이후엔 이온 추진 로켓 실용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폰 브라운 박사에 관한 문헌 저술과 대중 강의 등 우주과학 대중화에도 의욕을 보였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기업 대출 연대보증제 없어진다

    앞으로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연대보증을 세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업대출의 경우 부작용이 적고 실행가능한 부분을 발굴해 연대보증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최근 은행들이 추진중인 가계대출 연대보증제도 폐지는 신용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은행 업무관행이 보다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기업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제도가 줄어들면 기업이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액과 금리가 결정되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신용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김 원장은 은행들의 과도한 후순위채 발행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후순위채는 근본적으로 부채로서 조달비용이 높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중장기적으로 다시 자본적정성을 저하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日자위대 수송기 첫 중국파견 검토

    |도쿄 박홍기특파원|중국이 쓰촨 대지진과 관련, 구호 물자의 수송을 위해 이례적으로 일본 정부에 비행기의 파견을 요청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민간기를 보낼지, 항공자위대의 수송기를 파견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자위대 수송기의 중국 파견이 실현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자위대가 들어가는 것이다.hkpark@seoul.co.kr
  • 美에 간 이재오 “넓은 눈으로 세상 보겠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 도착, 미국 유학생활에 들어갔다.같은 당 진수희 의원과 함께 가방 몇 개만 들고 단출한 차림으로 공항에 내린 이 의원은 워싱턴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존스홉킨스대학 부설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6자회담 이후 남북한 문제와 극동문제 등에 대해 공부를 좀 하고 가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의원은 “재야운동 32년, 국회의원 12년 등 44년간 국내정치에만 매몰돼 있었다.”면서 “넓은 눈으로 세계를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년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아 왔다.”면서도 조기귀국 여부에 대해 “개인 의지와 관계없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워싱턴에 체류하는 기간에도 이 대통령에게 자문역할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엔 “국내를 떠나 있는 사람이,(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무슨 자문이냐.”면서 당분간 국내정치와는 거리를 둘 뜻을 밝혔다.이날 공항에는 ‘재오 사랑’이라고 쓴 피켓을 든 개인 팬클럽 회원들도 여럿이 나왔다.kmkim@seoul.co.kr
  •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가사와 양육 그리고 회사일을 모두 훌륭하게 해낸다는 슈퍼맘은 그 반면에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힘들 때도 많다. 최근에는 젊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슈퍼파파도 급증하고 있다. 돈만 잘 벌어오는 아빠가 아닌, 육아와 가사까지 도맡아 하는 이들은 슈퍼맘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슈퍼맘과 슈퍼파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가정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슈퍼맘과 슈퍼파파들이 서로에게 외치는 호소를 들어보았다. 사건팀 kdlrudwn@seoul.co.kr ●女-돈은 같이 버는데 양육은 내 몫? 중학교 교사인 최모(31)씨는 두 돌된 아이를 키우는 슈퍼맘이다. 최씨의 남편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이기 때문에 최씨는 육아문제를 분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아분담의 원칙은 시간이 흐르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맡겼던 아이를 퇴근 무렵이면 데려와야 하는데 남편은 동호회 등의 저녁 약속을 이유로 늦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요즘에는 최씨가 아이를 찾아오는 게 당연해졌다. 학교 회식은 물론 동료들과의 저녁 약속조차 어려워졌다. 최씨의 불만 섞인 잔소리에 남편은 그래도 한 명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하지 않겠냐면서 출세욕(?)을 보여 최씨의 화를 돋웠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남편이 얄밉더라고요. 같은 학벌에, 같은 직장에 처음에는 당연히 같이 아이를 책임지게 될 줄 알았는데, 결국 육아는 여자 몫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학원 강사인 이모(28)씨는 육아휴직을 내지 못해 얼마전 아예 신혼집을 친정 근처로 옮겼다. 이제 백일이 갓 지난 아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신청하려 했지만, 학원에서는 그만두라고 눈치를 주었다. 맞벌이를 못하면 집을 장만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렵게 친정 근처행을 택했다. 친정 엄마가 아이를 돌보면서 이씨의 마음은 편해졌다. 하지만 남편이 오히려 얄미워졌다. 전에는 서로 힘들다면서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오는 성의는 있었는데 아예 장모를 믿고 양육을 나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회사 핑계대고 일주일에 3∼4차례씩 술을 마시고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씨는 얄미운 남편에게 “우리 엄마 몸도 안 좋다. 누구는 부탁하고 싶어서 한 줄 아느냐.”고 짜증을 냈더니, 남편은 “내가 시켰냐.”고 모른 척했다. “조금만 틈이 있으면 가사와 양육은 자기책임이 아닌 척하는 남자들 너무 얄미워요. 돈도 같이 버는데 왜 자기 피곤한 생각만 하는 거죠.” ●가사·양육·시어머니의 아들타령 ‘삼중고´ 이제 7개월 된 딸을 둔 회사원 윤모(28)씨는 시어머니의 아들타령 때문에 일과 양육도 모자라 또 다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딸을 낳자 시어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둘째 이야기를 꺼내곤 하신다. 손녀는 바꾸어 달라고도 안 한다. 하루종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진이 빠지게 아이를 돌보다가 전화를 받으면 화가 지나쳐 눈물이 난다. 남편은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근무를 해야 하고, 윤씨가 시간을 내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낼라 치면 슬며시 자리를 피한다. 한번은 너무 서러워 딸을 안고 엉엉 울기도 했다. 남들은 아이를 낳으면 살이 찐다는데 윤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살이 5㎏ 빠졌다. “매일 딸을 돌보는 일과, 남편 뒷바라지, 집안 일, 직장 일을 모두 소화하려다 보면 제 생활 속에 제 자신은 없을 정도예요.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애 낳은지 이제 7개월밖에 안된 저에게 아들타령을 하는 시어머니를 보면 정말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꿈꾸던 ‘슈퍼맘’의 날개가 어이없이 꺾여버린 사례도 있다. 전문직 황모(33)씨는 연애로 만난 남편과 결혼 직후인 2년 전 바로 아이를 가졌다. 직장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기가 버거울 것이란 생각도 있었지만, 꿋꿋하게 일도 하고 아이도 잘 키워내리라 다짐했다. 방긋 웃는 아이 얼굴을 보면 일도, 아이도 포기할 수 없다는 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선천적으로 병을 갖고 태어나 생후 몇 개월도 안돼 큰 수술을 2∼3차례 해야 한다는 병원 측의 말을 듣자 시부모와 남편은 애꿎은 황씨에게 화살을 돌렸다.“여자가 너무 책을 많이 보고 공부를 많이 해서 아이가 저렇게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부부가 함께 가진 아이인데 남편이 함께 맞벌이하는 저만 계속 탓하더군요. 더 이상 기댈 곳도 없고 너무나 절망스러워서 결국 이혼을 결심했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가 완치될 때까지 한동안 직장도 쉬어야 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우는 아이 달래느라 진땀 3살짜리 아들을 둔 교사 김모(29)씨는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가까이 사시는 친정어머니가 손자를 돌보려고 아침마다 들러지만 아들은 엄마가 아침에 씻고 메이크업을 하려는 순간부터 울어대기 시작한다.3살짜리 어린 아들이지만 엄마가 출근준비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크업과 헤어드라이를 하는둥 마는둥 대충 끝내고 울어대는 아들을 달래며 정신없이 아침시간을 보낸다. 처음엔 달래보다가 협박(?)도 해보며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김씨를 붙잡는 아들을 볼 때마다 그녀는 속상하다. 가끔은 남편이 돈을 잘 벌어서 집에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현모양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침마다 울어대는 아들을 데리고 하루종일 씨름하시는 친정어머니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다른 집 애들을 가르치는 게 직업인 저로선 제 아들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 아들을 위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놔야죠.” ●男-슈퍼파파 “슈퍼맘 못지않죠.”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32)씨는 부인과 가사와 양육을 나누어 하는 슈퍼파파다. 직장 3년만에 대리 승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일과 가정 둘 다 충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김씨는 솔직히 육체적·정신적 만성피로에 시달린다고 호소한다. 그는 아침 6시 일어나 돌이 막 지난 아이와 놀아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7시 출근해서 저녁 10시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자신이 맡은 저녁 설거지를 하고 아이와 밤 12시까지 놀아준다. 주말에는 대청소를 한다. 평일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빨래와 음식은 부인이 맡고 자신은 설거지와 청소를 맡았다. 주말약속은 꿈도 못꾼다. 아직은 잘 버티고 있지만 김씨는 체력과 정신 모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서로 상황에 따라 보충해주자고 시작했는데 가사의 영역을 정하지 않으면 안 되더군요. 둘 다 일은 힘들고 가사는 많고, 솔직히 남들은 주말동호회를 통해 상사와 친해지는데 전 늘 걱정됩니다.” 4살 아들과 2살 딸을 둔 허모(35)씨는 요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간호사인 아내가 지난 3월 다시 병원에 나가기 시작한 데다 애들을 봐주던 어머니도 힘들어서 그만 보겠다고 했다. 아내가 주간근무일 때는 낮에 애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에 찾아오기만 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내가 야간근무일 땐 거의 죽음(?)이다. 퇴근하면서 애들을 어린이집에서 찾아오는 순간부터 둘째의 우유타기, 첫째 밥먹이기, 집안청소, 빨래 등 잠들기 전까지 쉼없이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는 잘 놀다 곤히 잠들지만 둘째는 자다가도 시시각각 잠이 깨 울기 일쑤다. 다른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 괜찮다고 하지만 허씨의 딸은 예외다. 하루는 자다 깬 둘째가 하도 울어서 어디가 아픈 줄 알고 병원을 한걸음에 내달았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니 다시 둘째는 곤히 잠든 것. 결국 허씨는 한숨도 못 자고 출근했다.“일주일에 하루라도 제대로 잘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대학 시간강사 조모(34)씨는 최근 아내와 심하게 다퉜다. 아내가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다. 조씨는 박봉을 받으면서 대학교 세 곳에서 강의를 한다. 아내는 자그마한 편집디자인 회사의 대표여서 연일 야근이다. 조씨는 바쁜 아내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아 했다. 갓 돌을 지난 딸도 돌봤다. 딸아이는 낮 동안에는 조씨의 부모가 돌보고, 밤에는 조씨가 맡았다. 서울과 지방의 대학을 오가며 강의하랴 공부하랴 심신이 피곤했지만 아내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집 안팎에서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아내도 달라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과 일만 알았다. 조씨는 지난달 초 아내에게 “회사일도 좋지만 집안일에도 관심을 좀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대뜸 “나도 여유롭게 살고 싶으니 돈 좀 많이 벌어와달라.”고 쏘아붙였다. 순간 조씨는 시간강사인 자신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꼈다.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그 사람도 마음이 어디 편하겠어요. 자신의 위치에서 되는 대로 일과 가정 모두에 최선을 다해야죠.”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아들을 둔 김모(30)씨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아내를 못잡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아내는 철저한 양성평등주의자로 결혼할 때도 집안일을 50대50으로 철저히 구분해서 분담했다. 김씨는 집안에서 결혼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없냐며 닦달하기에 아내에게 사정사정해서 아이를 가졌다. 아내는 아이를 가질 경우 육아도 50대50으로 철저히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이를 원하던 김씨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약속했다. 둘은 하루씩 돌아가며 애를 보고 있다. 하지만 회사 회식이 있는 날이면 아내는 하루를 봐주는 대신 이후 이틀의 부담을 덮어 씌운다. 그래서 회식이 자주 있는 분기말에는 일주일을 내리 아이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 아들이 새벽에 울고불고 해도 아내는 자기가 담당하는 날이 아니면 꿈쩍않고 잠을 잔다. 김씨는 “그럴 때 아내가 정말 밉다.”면서 “당당한 모습이 좋아 쫓아다녔던 내가 바보였다.”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 위해 당연한 일” 반도체업계에 종사하는 박모(35)씨는 직장에서는 한 팀의 리더이고, 집에서는 엄마·아빠 역할을 모두 하고 있다.8년차 박씨는 기술개발팀의 팀장이다. 일의 성격상 야근이 잦아 보통 밤 9시를 전후해 퇴근하지만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아내는 더 늦는다. 회사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집안일과 육아는 항상 박씨 몫이다. 밤 10시면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빨래를 한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밥도 미리 해놓고, 다섯 살배기 아들의 잠자리도 챙겨준다. 아들은 낮 동안엔 인근에 사는 부모님에게 맡겼다가 퇴근길에 데려온다. 박씨는 집 안팎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내에게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저와 결혼해준 아내에게 늘 고마움을 느껴요.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몸이 힘들긴 해도 아내가 제 곁에서 힘이 돼주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 이재오의 힘

    이재오의 힘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총선에서 낙선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6개월간의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한다. 출국 전날인 25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환송 만찬모임에는 당 소속 국회의원, 낙선자 등 120명이 참석해 ‘친이 실세’인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모임은 이재오 계보로 불리는 측근 의원들이 마련했다. 국회의장으로 거론되는 김형오 의원과 당 대표에 도전하는 정몽준 의원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송별사를 한 안상수 원내대표가 “오늘 이거 전당대회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였다. 한 참석자는 “오늘 참석자 중 3분의1은 이재오계라고 할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인사말에서 “떠나는 사람은 말 없이 떠난다.”며 “한나라당이 나를 제물로 해서, 나를 희생양으로 해서 성공되는 정부, 성공되는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세운 정부가 약속대로 경제를 살리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나는 5년 동안 다시 이 한국에 안 돌아와도 좋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또 “처자(妻子)는 의복이고, 동지는 손발이다. 손발이 잘리면 다시 생기지 않으니 여기 있으면서 고생하는 동지들 잘 보살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친이(親李·친이명박) 세력의 좌장으로 불리는 핵심 실세였지만 지난 4·9총선에서 낙선,‘정치적 휴지기’를 갖게 됐다. 그는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 등을 공부할 계획이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일단 6개월 일정으로 가지만 1년짜리 비자를 받아 6개월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는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권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그의 귀국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한·중·일 평화’ 복서 사각의 링서 잠들다

    ‘한·중·일 평화’ 복서 사각의 링서 잠들다

    경기 도중 링에서 쓰러진 ‘비운의 프로복서’ 고(故) 최요삼의 ‘일본 버전’이 열도를 눈물로 적시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 3일 도쿄 고라쿠엔경기장에서 열린 일본프로복싱 슈퍼라이트급 타이틀매치 전초전 도중 6회 TKO로 패한 뒤 의식을 잃고 입원 중이던 다케우치 미키오(23)가 지난 18일 밤 급성경막하혈종으로 사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다케우치는 당시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25일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털 플라이급 타이틀 방어전 직후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 뒤 1월3일 숨진 최요삼의 복사판. 뒷얘기 역시 최요삼만큼이나 절절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다케우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옛 만주국 개발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일본인의 후손으로 패전 뒤 일본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주저앉은 ‘일본인 잔류 고아’ 다케우치 요시노(여·82)의 손자. 요시노는 현지에서 중국인과 결혼한 뒤 중·일 수교 뒤 일본으로 귀국했다. 당시 6살이던 다케우치도 할머니를 따라 일본으로 돌아왔다. 따라서 국적도 중국이고, 장스(張師)라는 중국 이름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자신의 성씨인 장씨를 살려 삼국지의 영웅 장비를 일본어로 발음한 ‘초히(張飛)’라는 별명을 만들어 링에서 활동했다. 일본말이 서툴렀던 탓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으며 컸던 다케우치는 일본에 정착한 뒤 부모가 이혼,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교에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 아르바이트 동료로부터 복싱을 배워 2005년 4월 링에 데뷔했고, 강력한 왼손 훅을 주무기로 지난해 서일본 신인왕에 올라 주목받았다. 연습은 링에서 했지만 돈은 골프장 캐디 생활을 하면서 벌었다. 당시 한국계 기업의 관계자를 만나 후원을 받기 시작한 다케우치는 자신의 트렁크에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삼국의 국기를 새겨넣은 뒤 “아시아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한다.”면서 “복싱을 통해 일·중·한국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서 자라고, 한국계기업인의 후원을 받은’ 젊은꽃이 피기도 전에 스러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러운 민족역사 반성해야”

    “서러운 민족역사 반성해야”

    |사이판 한찬규 특파원|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남태평양의 외딴섬 밀림에서 숨진 일제 징용 한국인 5000여명의 원혼을 추념하는 행사가 지난 15일 사이판의 티니안 섬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해외희생자동포추념사업회’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념식에는 이용택 추념사업회 회장과 이용두 대구대 총장, 추념사업회 회원, 사이판의 한인 동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구대 소속 학도호국단 51명이 참가해 행사 진행을 돕고, 원혼을 달랬다. 대구대 권준목(23·도시행정학과 4년)학군단원은 “나라를 잃은 민족이 어떤 희생을 강요받았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후손인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추념식은 1977년 첫 행사를 가진 뒤 올해로 31번째를 맞는다.1975년 학교재단 일로 괌을 방문한 대구대 설립자인 고 이영식 목사가 사이판 시장으로부터 “티니안 섬 어딘가에 징용으로 끌려왔다가 희생된 5000여명의 한국인 유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유해발굴 사업을 시작했다. 이 목사는 원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티니안 섬의 일본군 묘지 부근 정글에서 ‘1946년 5월28일 미군정부 건립’이라고 적힌 ‘조선인지묘(朝鮮人之墓)’ 비석과 합장된 무덤 3기를 발견했다. 그는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한 뒤 비석을 대구대 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서울신문의 ‘남태평양의 망향 30년’이라는 현지발 기사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이를 계기로 결성된 ‘2차대전 태평양지역 무명한국인 희생자 영령봉환 추진위원회’는 희생자 유해를 단계적으로 봉환,1977년 5월15일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장했다. 이 대구대 총장은 “이 목사의 뜻을 받들기 위해 학군단과 함께 참가했다.”면서 “순수 민간사업으로 30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추념사업회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추념사업회 회장은 “희생자 영령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민족역사의 자성 운동이고 인류평화애호운동”이라고 평가했다. 티니안 섬은 2차대전 때 원자폭탄을 탑재한 B-29기 등이 주둔하던 공군기지로, 섬을 빼앗기 위해 미 해병대와 일본군의 공방이 치열했던 곳이다. cghan@seoul.co.kr
  • 부시-오바마 對테러정책 정면충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대통령 선거가 벌써부터 본선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대(對)테러 정책을 놓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정면 충돌했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국회 연설에서 오바마 의원을 겨냥, 테러리스트 및 과격분자들과 협상을 주장하는 유화정책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 미국 내 문제, 특히 대선의 뜨거운 이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드문 일이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일부 사람들은 논쟁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이나 과격분자들이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기라도 하듯 우리가 테러리스트 및 과격분자들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이같은 어리석은 환상”을 2차 세계대전의 전조와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BBC “부시, 이라크 공격 신의 뜻이라 말해” 부시 대통령은 “1939년 나치의 탱크가 폴란드 국경을 넘을 때 한 미국 상원의원은 ‘히틀러와 만나 얘기만 했더라면 이 모든 것을 피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말했다.”면서 “이같은 달래기(유화정책)를 통해 그릇된 위안을 얻는 것은 역사적으로 반복해서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오바마가 그동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란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BBC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신의 말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이날 보도했다.BBC는 19일부터 방영될 다큐멘터리에서 부시 대통령이 2003년6월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무드 아바스를 만났을 때 이같은 주장을 했다고 공개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이스라엘 국회 연설 내용에 발끈, 즉각 성명을 내고 부시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정치공격을 시작했다고 맞받아쳤다. 오바마는 성명에서 “외교정책을 이례적으로 정치문제화하는 부시 대통령의 행동과 ‘공포의 정치’는 미국 국민과 동맹인 이스라엘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이 촉발시킨 논쟁에 대선 주자들은 물론 민주당 주요 인사들까지 가세해 확산될 조짐이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는 오바마가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한 것은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오바마 의원의 경험과 판단력 부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반박에 나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의 위엄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고,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무자비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의 대(對)이란 대화 제안을 비판해왔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조차 “민주당 인사의 대화 제의를 나치 달래기와 비교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모욕적이고 부당한 언사”라며 오바마 의원 편을 들었다. ●오바마 ‘매직넘버’까지 120명 남겨놔 이런 가운데 미 하원은 15일 163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전비 지원법안을 반대 149표, 찬성 141표로 부결시켰다. 한편 오바마 의원은 이날 8명의 슈퍼대의원을 추가로 확보하며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 대의원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CNN은 오바마 지지 대의원이 현재 1899명으로 ‘매직넘버’ 2025명에 120여명을 남겨뒀다고 보도했다. kmkim@seoul.co.kr
  • 보통사람 사소한 이야기 뽑아 엮으니 ‘역사’되다

    보통사람 사소한 이야기 뽑아 엮으니 ‘역사’되다

    “내가 돈을 내고 표를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나를 힐끔 올려다본 판매원이 표를 잽싸게 가져가더니 극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더구나. 내가 흑인이라서 영화표 판매를 거부했던 거지. 나는 그날 밤 내내 울면서 거리를 헤매고 다녔지.” 2005년 75세의 할아버지 샘 하몬은 12세의 손자 에즈라 오메이에게 젊은 시절 자신을 분노케 했던 일화를 들려줬다.2차 세계대전 당시 15세의 나이로 해군에 입대해 나라를 위해 싸웠던 그에게 군대는 흑인이라며 백인 장교의 하인 역할을 맡겼고, 미국 수도이자 민주주의의 심장 워싱턴은 극장 출입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내 나라가 나에게 다른 나라와 싸우라고 하면서 ‘너는 영화를 볼 만한 시민이 못 된다.’고 하는 것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美프로젝트 단체가 수집한 일반시민의 라이프 스토리 할아버지가 ‘인생에서 겪은 가장 슬픈 경험’을 담담하게 회고한 곳은 ‘스토리코어스’(StoryCorps)의 인터뷰 부스에서였다. 스토리코어스는 2003년부터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구술 채록해온 미국의 프로젝트 단체다. 뉴욕 그랜드센트럴역 등 시내 곳곳에 부스를 설치해 부스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했고, 수집한 이야기는 매주 금요일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방영했다. 원할 경우엔 직접 집이나 일터로 찾아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영웅 아닌 일반인에게 역사 찾아주는 직업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조윤정 옮김, 다른세상 펴냄)는 스토리코어스의 창립자인 데이브 아이세이가 지금까지 녹음한 1만여회의 인터뷰에서 32가지 이야기를 가려 뽑아 엮은 책이다.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할머니의 이야기, 자해가 습관화돼 칼로 손목을 그은 소녀,9·11테러로 약혼자를 잃은 남자 등 울고 웃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기뻐하고 고통스러워했던 우리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다. 스토리코어스의 작업은 ‘역사 없는 사람들’에게 역사를 찾아 주는 일이다. 지금까지 역사가들은 소수 선택된 영웅들의 이야기에만 역사의 위상을 부여했다. 스토리코어스는 선택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의 여정 또한 역사로 바라본다. 거대 사건과 거대 담론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빛이 바랬던 개인의 역사가 들어주고 기록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 생기를 되찾는다.‘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가 지향하는 ‘역사의 개인화’ 작업이 가치 있는 이유다.1만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사설] 닭 오리 농가·상인 생계대책 세워라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먹거리 최대 소비시장인 서울까지 번지면서 닭, 오리 사육농가와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닭, 오리를 살처분한 농민들은 보상비를 받지만 충분치 않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은 위탁농들은 사후정산과정을 거쳐 보상비를 손에 쥐어 어려움이 가중된다. 게다가 AI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닭과 오리 소비마저 덩달아 줄어 관련 상인들은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다.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I발생지점 반경 3㎞안에 있는 농가는 닭, 오리를 살처분하도록 돼 있다. 이들에겐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산란계의 경우 마리당 1만 1540원, 육용오리에는 2000∼5000원의 보상비가 주어진다. 사육농가로선 당장 큰 손해는 아니지만 생계유지 수단이 끊겼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또 AI가 종료될 때까지 축사 등 관련시설을 놀릴 수밖에 없는 만큼 피해는 더욱 커진다. 반경 3∼10㎞안에 있는 농가는 허가받아 반출하는 조건하에서 닭과 오리를 기를 수 있지만 소비 감소로 판로가 여의치 않다. 닭, 오리를 살처분한 농민들은 억한 심정으로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그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살처분 보상비 외에도 시설자금지원 등 지원책은 확대돼야 한다. 그러잖아도 농민들은 FTA 등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지 않은가.AI는 닭이나 오리를 고열에 익혀 먹으면 사람에 감염될 염려가 없다고 한다. 막연한 공포감에 닭, 오리를 멀리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소비해야 한다.AI가 토착화할 수 있다고 하니 당국은 차제에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가금류가 위생적인 상태에서 사육돼야 AI발생도 줄어들고 축산농가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정철의 영어 술~술 말하기] 듣기 실력이 늘지않는 이유

    내가 스무살 되던 해 얘기다. 책을 사려고 시내에 나갔다가, 광화문 사거리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났다. 한참 반갑게 이 얘기 저 얘기 떠들다가 어디를 가냐고 물으니, 영어 회화 연습을 하러 존슨이란 미군 장교를 만나러 가는데 함께 가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따라가서 만났는데 존슨 대위가 나한테 뭐라고 말을 하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영어 회화 책을 사서 암기를 시작했다. 보름 만에 한 권을 모두 외우자,‘존슨 대위’ 아니라 ‘맥아더 장군’이 온다 해도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친구를 통해 존슨 대위와 다시 만날 약속을 했다. 운동경기로 치자면 ‘리턴 매치(Return Match)’를 신청한 셈이다. 존슨 대위에게 ‘취미와 고향,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물어 보면서 대화 주도권을 잡았다. 어깨가 한참 으쓱해 있는데, 이게 웬일인가? 존슨 대위가 나와 대화를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지, 예정에 없는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는 외운 범위 내에서 하는 말이라 대충 알아들을 수가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말들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듣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영어 듣기 연습에 착수했다. 매일 악전고투를 하며 실력이 늘지 않던 어느 날 “내가 영어 문장을 해석하는 속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AFKN 방송에서 아나운서가 말하는 속도는 평균 1분에 160단어 정도였지만, 내 독해속도는 1분에 80단어를 못 넘어 갔다. 독해 속도가 느리니,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청취능력까지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나의 독해 패턴을 분석해 속독속해를 방해하는 네 가지 나쁜 습관을 찾아냈다. 첫째, 문장을 읽어 나가는 중에 자꾸 앞에 읽었던 부분으로 되돌아가 읽는 습관이 있다. 둘째, 수동태나 관계대명사 같은 특정한 문법구조를 만날 때마다 이리저리 따져 보느라고 시간을 끄는 버릇이 있다. 셋째,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한번에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끝까지 다 읽고 난 다음에야 그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해 이해한다. 넷째, 잘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속도가 느려진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부 다 학교과정에서 생겨난 ‘고약한 영어교육’의 후유증이었다. 그래서 이것들에다 ‘되돌이 습관’,‘따지기 습관’,‘번역 습관’,‘어휘력 부족’ 등의 이름을 붙여 놓고, 요놈들을 때려잡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이렇게 연구와 연습을 계속한 결과, 영자 신문 독해속도가 분당 300단어 이상까지 돌파하게 되었고, 그토록 애를 먹이던 AFKN 청취도 우리말 뉴스 듣듯이 편안히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이렇게 직청직해, 속독속해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한가? 다음 주부터는 내가 득도한 ‘스피드 독해와 청취’의 원리를 설명해 드리겠다.
  • “나이도 시각장애도 ‘볼링 퍼펙트’ 걸림돌 안 돼요”

    “나이도 시각장애도 ‘볼링 퍼펙트’ 걸림돌 안 돼요”

    미국의 78세 시각장애인 노인이 볼링대회에서 12회의 스트라이크를 연속으로 기록하는 퍼펙트 300을 달성했다고 ESPN이 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주인공은 아이오와주 알타란 작은 마을에 사는 데일 데이비스.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그는 노화로 인한 시력감퇴를 치료받다 11년 전 시력을 거의 잃었다. 오른 눈 한쪽 구석을 통해서만 사물을 분간할 수 있다. 해서 그는 볼링장 레인에 서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미리 표시해둔 기준점을 확인한 뒤 그 옆에 왼쪽 발을 놓은 뒤 네 발자국 정도 앞으로 전진해 공을 굴린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 2007∼08시즌 마지막 게임에서 12회 연속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면서 꿈에 그리던 목표를 이뤘다. 물론 그는 전에도 이를 달성할 뻔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종양 때문에 위 절반을 드러내거나,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왼쪽 다리에 바이패스관을 꽂거나 시력을 잃기 전의 일이다. 그는 시력을 잃은 뒤 이혼을 당하고 실의에 빠졌다. 이후 캘리포니아를 떠나 이곳 고향으로 돌아왔고 보다 못한 누이가 3년 전 그의 손을 붙잡고 볼링장으로 이끌었다. 그는 “누이에게 ‘난 볼 수 없어. 어떻게 내가 볼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라고 말했지만 결국 생애 두 번째로 꾐에 빠졌다.”고 장난스레 말했다. 06∼07시즌 그의 애버리지는 180. 이따금 4∼5차례 스트라이크를 연속 기록하는 수준이었다.54㎏의 가냘픈 몸매지만 그의 별명은 ‘망치’. 볼링공을 뿌릴 때 손아귀에서 엄청난 힘이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것. 오랜 세월 파워핸들도 없는 트럭을 운전한 덕분이다. 그가 스트라이크를 했는지 아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손가락을 빠져나갈 때 기분이 좋았는지, 핀을 쓰러뜨릴 때 나는 파열음을 듣고, 그리고 동료들이 (스트라이크했으니) 앉아도 된다고 말해줄 때라는 것이다. 임병선기자 arakis.blog.seoul.co.kr
  • 생텍쥐페리 戀書 책으로

    ‘어린 왕자’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의 미공개 연서(戀書) 15통이 책으로 출간된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가 ‘이름 모를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란 제목으로 8월 말 출간 예정인 이 연서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조종사였던 생텍쥐페리가 적십자사 구급차 간호원이었던 23세의 한 젊은 여성에게 보낸 것이다. 마흔셋의 생텍쥐페리는 열차 안에서 이 여성을 보고 첫눈에 반해 1년 동안 15통의 편지를 썼다. 한 수집가가 최근 입수한 이 편지들에는 날짜가 적혀 있지 않지만 1944년 7월31일 생텍쥐페리가 정찰비행에 나서 실종되기 직전까지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파리 연합뉴스
  • 北 “서울 경기도 제3국서”

    북한이 새달 22일 서울에서 치러질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남·북 2차전을 제3국으로 옮길 것을 주장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대응과 결과가 주목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손광호 북한축구협회 부위원장이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연맹 사무국을 방문, 모하메드 빈 함맘 AFC 회장과 새달 22일 남북 2차전 등 여러 문제를 협의했다고 전했다. 손 부위원장의 방문은 함맘 회장의 59세 생일(8일)을 축하하기 위한 것.“AFC 발전을 기원한다.”는 최남균 북한축구협회 위원장의 서신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례적인 방문이지만 축구계 고위 관계자가 하필이면 경기를 한 달 반 남짓 남겨두고 AFC 수뇌부와 접촉한 건 뭔가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으냐는 의혹을 낳게 했다. 조중연 축구협회 부회장도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북한이 서울경기를 제3국에서 개최하자는 주장을 펴는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확인한 뒤 “그러나 우리 홈경기인 2차전 서울 개최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의 논리는 간단하다.“남북 1차전 홈경기를 상하이에서 연 만큼 서울 경기 역시 ‘제3의 장소’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것. 사실 북한은 진통 속에 치러진 1차전 협상 당시에도 “2차전(서울) 역시 제3국으로 옮겨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세계대회의 규정을 여전히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억지’가 통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 대한축구협회측은 “홈경기를 개최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FIFA의 기준과 규정에 맞게 경기를 준비하고 치를 것”이라면서 “서울에 오든, 안 오든 그건 북한대표팀의 자유지만 결과에 대해선 그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북한이 끝내 서울경기를 거부할 경우 ‘몰수패’를 당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FIFA는 ‘정해진 경기에 납득하지 못할 이유로 출전하지 않을 경우 0-3 몰수패를 준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협회는 오는 31일 같은 3조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홈경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오후 8시에 열리는 것으로 장소와 시간이 확정됐다고 이날 밝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7국] 이창호·이세돌 응씨배 4강 격돌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7국] 이창호·이세돌 응씨배 4강 격돌

    제4보(49∼74)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이 응씨배 준결승전에서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4일 중국 상하이 응창기바둑기금회빌딩에서 열린 제6회 응씨배 8강전에서 이창호 9단은 조치훈 9단을, 이세돌 9단은 중국의 쿵제 7단을 각각 물리치고 4강에 올라, 결승진출을 놓고 3번 승부를 벌인다. 또한 지난대회 준우승자 최철한 9단도 중국의 박문요 5단을 흑불계로 제압하고 4강에 합류했다. 그러나 박영훈 9단은 중국의 류싱 7단에게 패해 탈락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성사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 특히 그 무대가 세계대회 준결승전인 만큼 팬들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흑이 53으로 세력을 넓혔을 때, 백54로 뛰어든 것은 강렬한 수법. 하변 흑집이 그대로 굳어지면 이후 반면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삭감에 나선 것이다. 여기서 흑도 가정도로 지키는 것은 여전히 뒷맛이 나쁘기 때문에, 아예 흑55,57로 공격에 나선 것이다. 흑59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좀처럼 둘 수 없는 행마. 그러나 지금은 하변 백말이 약한 상황이라 백도 태연히 나로 돌파하기는 쉽지 않다. 백62는 (참고도1)의 차단을 노린 것. 이때 흑이 63으로 건너붙인 것은 수를 낸다기보다 자신의 단점을 효율적으로 보강하겠다는 의도다. 흑이 71로 끊었을 때 백은 (참고도2) 백1로 단수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후 흑2,4로 막히게 되면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자중한 것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자금 썰물’… 은행 곳간 바닥 보일라

    ‘자금 썰물’… 은행 곳간 바닥 보일라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집 값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1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도 올 들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지난해처럼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153조 9056억원으로 3월보다 1조 7865억원(1.2%) 급증했다.2006년 11월 3조 6732억원 늘어난 이후 월중 증가폭으로는 17개월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로,3월 증가액(7303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9812억원(1.4%) 늘어난 69조 4285억원을 기록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3591억원,2683억원으로 늘어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은행권 주택대출 잔액도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주택대출이 급증한 것은 뉴타운 열풍이 불고 있는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집 값이 크게 오르면서 집을 사기 위한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집 값은 전국이 0.9% 오른 가운데 서울 강북 지역은 두 달 연속 5%대의 급등세를 보인 노원구 등의 영향으로 2.4%나 올랐다. 자금난에서 벗어난 은행들이 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대출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주택대출과 더불어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192조 5227억원으로 3월보다 3조 6200억원 급증, 올 들어 매달 꾸준한 증가세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모두 늘면서 은행들이 지난해처럼 다시 자금난에 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시가 살아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세계적 신용경색 위기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금난에 처한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수신을 통한 자금 조달을 늘릴 경우 CD금리에 연동된 주택대출 등의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 반등으로 지난해 90조원 이상 시중자금을 끌어간 주식과 펀드의 위력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외화 유동성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지난해보다 심한 돈 가뭄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北 6~8개 핵무기 제조 플루토늄 보유”

    “北 6~8개 핵무기 제조 플루토늄 보유”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북한 영변 핵시설을 3차례나 방문한 미국의 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연구소 소장은 30일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해커 박사는 이날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가 주최한 ‘북한의 핵프로그램-평가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커 박사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된 시리아의 핵원자로가 무기용인지 여부에 대해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것만은 확실하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플루토늄의 용도가 무기용 이외에 거의 없음을 지적했다. 해커 박사는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약간의 핵폭탄과 6∼8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무기급 플루토늄 40∼50㎏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조악한 수준의 핵폭탄을 수기 보유하고 있을 수 있지만 아직은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kmkim@seoul.co.kr
  • 전쟁도 기아도 축구는 막지 못했다

    전쟁도 기아도 축구는 막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베를린올림픽경기장에서 가까운 독일의 룰레벤포로수용소에는 4000명 남짓한 영국군이 갇혀 있었다. 이곳에서는 각종 축구대회가 열렸고, 징계위원회와 고충처리위원회까지 갖추었다. 큰 경기가 열리면 1000명에 이르는 관중이 몰려들었는데, 처음에는 비웃던 독일군 경계병들도 나중에는 열렬한 서포터가 되었다. 소련에서는 1942년 레닌그라드가 독일군에 포위되어 매일 시민들이 굶어 죽고 얼어 죽어 나가는데도 축구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라디오로 중계되어 소련국민에게는 희망을, 독일인들에게는 절망을 주었다. 양쪽에서 200만명 이상이 사망한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끝난 직후인 1943년 5월2일에도 지역 연합팀과 스파르타크는 1만명의 관중 앞에서 축구시합을 가졌다. 오늘날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는 축구로 날이 새고 지며, 축구로 한 해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한국과 일본도 축구 영향권에 들기 시작했고, 이런 현상은 북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축구는 종교보다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이끌고, 민족이나 지역 사이 대결과 화해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세계대전의 와중에도 정치적 선전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중단될 수 없었다. ‘축구의 역사’(빌 머레이 지음, 이정환 옮김, 일신사 펴냄)는 오늘날 축구가 왜 전 세계적으로 일개 스포츠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종교보다 더 강한 축구 공동체 파헤쳐 지은이는 호주 라트브로대학의 교수로 축구의 역사를 통해 이면에서 드러나는 민족의 갈등과 통합, 전쟁과 정치의 역학 관계를 해명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호주 이민자인 ‘변방의 축구전문가’답게 특정 국가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고 지극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영국이 축구의 종주국이라고 알고 있지만, 지은이는 축구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최초의 축구경기’가 어디서 벌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불확실하다고 고백한다. 발로 공을 차는 경기 형태는 고대 중국을 비롯하여 아시아의 일부, 그리고 유럽인들이 들어가기 이전의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볼을 둘러싼 정치와 갈등, 통합의 역사 유럽에서도 프랑스에는 술(soule), 이탈리아에는 칼초(calcio)가 있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모인 브리튼섬에서는 지역마다 다른 형태의 축구가 성행했다. 1860년대가 되면 영국과 호주, 미국에서 각각 독특한 규칙을 고안했는데, 브리튼섬의 각 축구협회가 1863년 런던에 모여 합의한 규칙이 효시였다. 이 규칙에 따르는 축구를 협회축구(association football)라고 불렀는데, 영어의 사커(soccer)는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다른 축구 역사와는 달리 이 책은 아시아 축구에도 세계 축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1966년 런던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이기고 칠레와 비긴 다음 8강전에서 포르투갈에 3골을 이기다 에우제비우의 활약으로 5대3으로 무너진 상황도 자세히 소개했다. 하지만 당시는 북한의 선전이 ‘투철한 목표의식 아래 국가대표팀을 최대한 지원하고 철저히 훈련시킨 결과일 뿐’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이다. ●“유럽 진출 아시아권 넘버원은 차붐” 평 눈길 지은이가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출신 가운데 최고로 지목한 선수는 1970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스타가 된 한국의 차범근이다. 일본의 오쿠데라 야스히코나 미우라 가즈요시도 유럽에서 뛰었지만 차범근만큼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만 다루고 있다. 따라서 증보판을 낸다면,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하는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은 어떻게 평가할까.1만 3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