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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다큐영화제 21~27일 파주서

    국제 다큐영화제 21~27일 파주서

    비무장지대(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오는 21~27일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영화제에서는 36개국 115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지난해 30개국 101편보다 참여국과 상영작 모두 늘어났다. 영국 휴 하트퍼드 감독의 ‘핑퐁’이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8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테리, 잉게 등의 모습에는 속절없이 늙어가는 인생에 대한 내밀하고도 솔직한 자화상과 회한, 용기가 담겨 있다. 국제경쟁부문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30편이 출품됐다. 치열한 예심을 뚫은 13편이 대상(상금 1500만원)과 심사위원특별상(700만원)을 다툰다.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 펑크록 밴드 ‘페르티 쿠리칸 니미패이뱃’의 레코딩과 콘서트 등 음악 여정을 담은 핀란드 영화 ‘펑크신드롬’이 우선 눈에 띈다. 펑크 음악을 통해 주류사회의 편견에 저항하는 장애인의 도전을 그렸다. 세계 최고 권투선수를 꿈꾸는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의 런던올림픽 출전 준비과정을 그린 ‘카불의 권투소녀들’도 흥미롭다. 악명높은 탈레반 정권에서 여성 처형소로 쓰였던 국립경기장에서 올림픽 출전포기와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이슬람사회의 전통과 가족의 압력에 맞서 묵묵히 주먹을 휘두른다. 노르웨이 영화 ‘전장의 여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독일군 점령 당시 노르웨이의 야전병원에서 사람을 살리겠다는 선의로 복무했던 여성간호사들이 전쟁이 끝난 뒤 부역 혐의로 반역죄를 언도 받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뤘다.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한 우간다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마녀사냥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나는 쿠추다’는 우간다 최초의 커밍아웃 게이인 데이빗 카토가 이른바 ‘쿠추’로 불리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석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그동안 도라산역에서 열렸던 개막식을 올해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개막축하공연과 함께 이원화한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공동경비구역 안에 있는 대성동 마을 사람들과 그곳 풍경을 찍은 사진작가 김중만의 ‘DMZ People 사진전’도 열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금융권 신뢰회복하려면 도덕성 제고해야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표현은 금융권의 탐욕을 함축한다. 공공성을 가진 금융회사들이 서민과 중소기업 같은 사회적 약자를 돕기는커녕 그들이 어려울 때 오히려 우산을 빼앗는 행위는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 이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집단행동으로 표출된 게 바로 작년 말의 반(反)월가 시위였다. 당시 우리 금융권도 아연 긴장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던 모양이다. 여전히 온갖 비리와 횡령이 판을 치고,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는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회사 직원들은 많게는 평균 1억원 안팎의 고액 연봉자들이다. 그럼에도 금융권 비리 피해 규모는 2006년 874억원, 2010년 2736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은행 간부들이 수십억원의 고객 예금을 빼가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직원이 1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수백억원의 금품을 받은 일은 개인 비리 차원으로 치자. 한 시중은행이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매기면서 대출자의 학력수준에 차별을 둬서 고졸자들에게 억울한 불이익과 사회적 불평등을 안겨준 사례는 어떻게 설명할 텐가. 은행들이 가계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짬짜미한 의혹은 금융권 전체에 쏟아지는 불신과 탐욕의 정수다. 금융권이 최근 들어 서민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가 이런 따가운 시선을 크게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연체고객의 대출을 장기대출로 바꿔 주거나 저신용자에 소액급전 대출이라는 대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금융권의 이런 노력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금융권의 신뢰회복은 도덕성 제고에서 출발해야 한다. 금융권은 공공분야에 준하는 직업윤리와 소명의식을 갖도록 도덕재무장 운동이라도 벌이기 바란다. 금융권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허술한 금융당국의 감시망과 솜방망이 처벌 탓도 크다. 마침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공약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금융권 종사자들이 도덕성을 높이고 스스로 시스템을 혁신하지 않으면 결국 외부로부터 강제적인 손질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롬니 “일본군, 강제 性노예 동원”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위안부 성착취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전·현직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고위인사들이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유력 정당의 대선 후보가 역사적 사실을 분명하게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롬니 후보는 대선후보로 공식지명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탬파의 공화당 전당대회장에서 배포한 자신의 저서 ‘사과는 없다’(NO APOLOGY)에서 “중국 여성들은 일본 군인들에게 성(sex)을 제공하도록 강요당했다.”면서 “이른바 위안부(comfort women)로 불리는 강요된 노예 착취에 대한 분노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우리(미국의) 역사 교과서에는 그것이 눈에 띄게 나타나 있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것은 믿겨지지 않을 만큼 끔찍했다고 기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롬니 후보의 전반적인 국정 철학을 담은 이 책 내용 중 외교와 관련한 제3장 ‘힘의 추구’ 부분에 기재돼 있다. 롬니 후보는 중국의 급부상에 대한 자신의 정책적 비전을 설명하기 앞서 중국의 근대사를 비교적 해박하게 설명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본의 ‘만행’을 언급했다. 롬니는 책에서 “일본은 중국인들에게 생화학 무기를 사용했다.”면서 “중국은 (일본군이) 항공기에서 전염병을 함유한 벼룩들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또 “중국을 지배해 풍부한 천연자원을 확보하려는 야심을 오랫동안 품어온 일본은 1937년 중국 본토를 침공해 8년 이상 전쟁을 벌였으며, 1945년 연합군에 항복할 때까지 중국에 1500만명의 희생자를 안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아도취적 우월감에 빠진 일본은 경제적·군사적 힘이 중국을 비롯한 이웃나라를 앞지르자 제국주의적 야망을 추구했다.”면서 “그 결과 중국은 (일본에) 치욕적 패배를 당하면서 타이완 등을 빼앗겼다.”고 상기시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기침체 먹구름 드리운 한국경제] 연체율 또 뛰고

    [경기침체 먹구름 드리운 한국경제] 연체율 또 뛰고

    아파트 집단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도 연체율 오름세가 심상찮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36%로 6월 말보다 0.27% 포인트 올랐다. 이 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0.10% 포인트 오른 0.93%, 기업대출 연체율은 0.41% 포인트 오른 1.75%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 집단대출 연체율은 1.72%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0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직전 최고치는 5월 말의 1.69%였다. 집단대출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오름세로 전환, 0.83%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09% 포인트 올랐다. 양현근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집단대출 연체를 제외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8%에 그친다.”고 해명했다. 아파트 값 하락으로 중도금대출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이 늘어나면서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어 연체율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1.13%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11% 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가 급상승한 것은 채권단 자금지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의 대출금 1조 2000억원이 연체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측은 이 연체를 제외할 경우 기업대출 연체율은 1.73%가 아닌 1.54%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여전히 상승세다. 대출 증가세는 주춤하는데 가계와 기업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연체채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연체는 9000억원이 새로 쌓였다. 이 중 5000억원은 주택담보대출 연체다. 대기업 대출 연체는 1조 3000억원이 새로 쌓였는데 이 중 1조 2000억원이 성동조선해양 대출이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는 6월 1조 5000억원의 신규 연체 발생에 이어 7월에도 1조 8000억원이 더 쌓였다.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및 선박건조업 등을 중심으로 신규 연체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점입가경이다. 독도 영유권 억지주장이 과거사 왜곡, 일본군 위안부 실체 부정 등 역사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적으로 방문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의 밑바닥 본심을 보게 한다. 원래 남의 것을 탐내는 민족이라는 분명한 확신도 얻게 된다.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한국 나름대로 사료 발굴에 노력해 왔다. 역사적 사실로 확실한 증거가 되는 관찬지도, 즉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작한 지도에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시해 놓은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 밖에 거짓말하는 일본을 자승자박하게 할 결정적 지도 자료가 있다고 알고 있다. 우리가 가진 히든카드를 내놓으면 또다시 방비태세를 준비하는 일본이기에 불필요하게 내놓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녕 필요하면 그때 가서 증거로 제시하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독도 주장에 소극적으로 대해 온 게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고, 틈만 나면 깔짝대는 일본에 사사건건 대응하면 무언가 자신이 없어 그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일본의 외교청서, 방위백서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기록해 우기는 마당에 조용한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세계를 향해 독도는 원래 한국 땅이라는 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문제는 영토문제를 넘어 역사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침략의 역사,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한국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독도문제도, 일본이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는 사실도, 그들이 잘못된 교과서에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일본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일본의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일본의 침략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 대학생들을 만나 보기 어렵다.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침략의 역사를 왜곡하는 교과서로 배우는 일본의 다음 세대들은 어떻게 그들의 역사를 직시할 수 있겠는가? 독도문제도 그리 알고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조용한 외교가 아니라 적극적 대응을 해야 한다.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외환위기 때 돈을 서로 융통하는 스와핑 규모를 줄이자는 그들의 야비한 속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의 국력, 특히 경제력이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일본이다. 우리가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역사가 보여주는 일본의 모습에 달라진 것이 없다. 필자가 연구하던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도서관에서 일본의 요시미 교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일본정부가 개입했다는 자료를 찾아내고 그 사실을 폭로하기까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진실을 감추었던 일본이다. 전후 역사 처리와 보상에 있어 독일은 일본과 달랐다. 독일이 나치의 만행에 어떻게 반성·사죄하고 보상했는가를 연구하러 독일에 간 적이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의 만행을 교과서에 실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독일 국내에서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그 당시에 아데나워 총리가 “지금 게재하지 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잘못된 역사를 후세가 잘 모르게 된다.”라고 결론짓고 교과서에 반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일의 후세들이 조상의 잘못으로부터 해방되고, 평화를 지향하는 번영된 독일이 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의 지도자들은 못난이들이다. 잘못된 역사를 진실하게 가르치면 일본의 후세들이 잘못된 역사에 웅크리지 않고 세계를 나다닐 수 있는데 말이다. 일본의 최종 노림수는 독도의 경제적 공동이용이라는 점을 유념해서 잘 대비해야 한다.
  • 그들이 온다, 축제는 계속된다

    그들이 온다, 축제는 계속된다

    지난 여름 팝 팬들은 행복했다. 어느 해보다 풍성했던 록페스티벌에서 마음껏 소리지르고 발을 굴렀다. 록페스티벌이 끝났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9월에는 영국과 미국의 대표 음악상인 브릿어워드와 그래미어워드의 신인상을 받고 월드스타가 된 뮤지션의 내한 공연이 이어진다. 지난해 그래미 신인상은 전 세계 오빠부대의 우상 저스틴 비버가 찜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트로피를 챙긴 건 재즈 베이시스트 겸 가수 에스페란자 스팔딩(28)이었다. 53년 그래미 역사상 재즈가수가 신인상을 차지한 건 그가 처음이다. 스팔딩은 1984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스스로 그곳을 ‘게토’(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격리구역)라고 떠올릴 만큼 끔찍한 동네였다. 다섯 살 때부터 독학으로 바이올린을 배웠고, 재즈 기타와 오보에, 클라리넷도 곁눈질로 익혔다. 14세 때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울림에 끌려 재즈의 매력에 빠진 스팔딩은 학교를 그만두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 고졸 검정고시 격인 ‘GED’를 통과한 뒤 19살 때 버클리음대를 졸업했고, 곧바로 모교 강단에 섰다. 스팔딩은 특히 라이브에서 빛을 발한다. 찰리 헤이든, 팻 메스니, 마커스 밀러, 패티 오스틴 등 거장들이 함께 무대에 서기를 원하는 까닭이다.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축하무대에 오를 아티스트로 그를 꼽아 노르웨이에 동행하기도 했다. 노래와 연주,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실력인 데다 예쁘기까지 한 그가 새달 7일 서울 악스코리아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9만 9000~11만원. (02)563-0595. 팝록 밴드 마룬5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브렌우드고교 동창생 애덤 리바인(보컬·기타), 제스 카마이클(키보드), 미키 매든(베이스 기타), 라이언 더식(드럼)이 1995년 결성한 스쿨밴드 카라스 플라워에서 비롯됐다. 2002년 메이저 데뷔앨범 ‘송 어바웃 제인’은 ‘하더 투 브리드’, ‘디스 러브’, ‘선데이 모닝’, ‘시 윌 비 러브드’ 등 4곡이 히트하면서 전 세계에서 1000만장이 팔려나갔다. 2005년 그래미어워즈에서 최우수신인 등 3개 부문을 휩쓴 것은 당연했다. 록밴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면 이들을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비트에 리바인의 섹시한 목소리가 얹혀진 마룬5의 승승장구는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함께 부른 ‘무브스 라이크 재거’로 팝 시장을 강타했고, 지난 6월 정규 4집 ‘오버익스포스드’로 차트를 석권했다. 마룬5가 2008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새달 14일 부산 사직체육관, 15일에는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국내에서 2회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건 제이슨 므라즈와 마룬5 정도다. 6만 6000~13만 2000원. 1544-1555. 얼터너티브록 밴드 킨은 1997년 영국 이스트석세스의 작은 마을 배틀에서 결성됐다. 동네친구 혹은 기숙학교 동창생의 인연으로 엮인 팀 라이스 옥슬리(피아노·베이스)와 톰 채플린(보컬·기타), 도미닉 스콧(기타), 리처드 휴스(드럼)가 의기투합했다. 2001년 스콧은 런던정경대(LSE)에서 학업을 계속하려고 탈퇴했고, 3인조로 데뷔 앨범을 녹음했다. 2004년 대표곡 ‘에브리보디스 체인징’이 담긴 ‘호프스 앤드 피어스’로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면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듬해 영국의 그래미상 격인 브릿어워드에서 최우수 앨범상과 최우수 신인상을 휩쓸었다. 밴드들이 기타를 전면에 앞세우는 데 비해 킨은 건반(혹은 피아노)을 내세우는 새로운 스타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언더 더 아이언 시’(2006)와 ‘퍼펙트 시메트리’(2008)에 이어 4집 ‘스트레인지랜드’까지 모든 정규앨범을 영국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올 초 베이스와 퍼커션 담당 제시 퀸을 영입해 4인조로 재편한 킨의 모습은 새달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 9만 9000~12만 5000원. (02)3141-3488.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출금리 인하” “서민상품 출시”… 몸 낮춘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가산금리 부당이익, 대출서류 조작 등 각종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휩싸인 은행이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출금리를 내리고 대출(여신) 수수료를 폐지하는 것은 물론, 서민을 위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산업銀, 서민 전세·중도금 대출 나서 산업은행은 2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민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과 중도금 대출을 하기로 결정했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면 대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주택사업자에 대한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부 대출 신상품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서민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회책임경영 신상품 4종 세트’를 출시했다. 모두 1조 2억원 규모로 서민을 위한 ‘새희망드림 대출’과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중소기업 지원대출 ▲챌린저 신설법인 대출 ▲보증서 플러스 연계대출로 구성됐다. 새희망드림 대출은 신한은행의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기준으로 15등급 중 11~12등급이거나 연소득 2000만원 이하 고객에게도 최저금리 연 12%로 판매된다. ●신한銀, 서민·中企대상 4종 세트 출시 우리은행은 ‘서민지원 금융 실천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가계·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17%에서 14%로 3% 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근저당권 설정비율을 현행 120%에서 110%로 낮추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초과하는 대출 연장 때 초과분 상환을 요구하거나 추가 가산금리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신용조사·담보변경·지급보증서발행·기성고(건설공사 진행률) 확인 등 수수료도 폐지한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의 집을 사주고 다시 임대하는 ‘세일 앤드 리스 백’(Sale&lease back)도 추진 중이다. 하우스푸어가 월세 형식으로 대출 원리금을 분할 상환토록 하고 대출을 모두 상환하면 집을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르면 9월 중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도 영세 신용카드 중소가맹점(연매출 2억원 미만) 우대 수수료율을 다음 달부터 평균 1.8%에서 1.5%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우리銀, 기업 대출 최고금리 3%P↓ 은행들의 ‘고객 눈치보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은행에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회 분위기가 ‘은행은 나쁜 놈’으로 몰아가고 있어 착잡하다.”면서도 “당분간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거나 각종 수수료를 폐지하는 등 서민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 은행이 많아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저성장 우려 팽배 기준금리 전격 인하…임승태, 홀로 반대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내린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우리 경제의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다. ‘비둘기파’(물가보다 성장 중시)로 분류돼 온 임승태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28일 한은이 공개한 7월 금통위 회의록을 보면 한 위원은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앞으로 성장경로에서 하방(경기침체) 위험이 더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다른 위원은 “올 하반기 1% 안팎의 경제성장률 예상은 정부의 재정투자 보강 효과를 이미 반영한 것”이라며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가세했다. 또 다른 위원은 “이제 낮은 잠재성장률을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 뒤 금통위원 7명 가운데 임 위원은 기명으로 유일하게 금리 인하에 반대하고 현 수준(3.25%) 유지를 주장했다. 임 위원은 기준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총액한도대출제도 개선 등 신용정책으로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를 폈다. 그렇더라도 임 위원이 경제관료 출신인 데다 그동안 줄곧 금리 인하론을 펴 왔다는 점에서 시장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계빚 해법에는 위원들 간 인식차가 컸다. 한 위원은 “금리 인하는 오히려 가계빚 연착륙과 저축률 제고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장기 성장 잠재력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위원은 “우리나라 가계대출이 경기순응적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가계빚 증가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맞섰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일본의 죄, 친일 윤 군수의 죄/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의 죄, 친일 윤 군수의 죄/육철수 논설위원

    나치 비밀경찰 출신인 아돌프 아이히만은 1961년 예루살렘에서 열린 전범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교수형에 처해진 인물이다. 유대인이주국을 총괄했던 관료로서 600만명 학살 현장을 지휘했다. 2차 세계대전 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다가 이스라엘 요원에게 체포돼 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모든 행적을 순순히 자백했지만, “한 사람도 직접 죽여본 적이 없고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처형장으로 끌려갈 때까지도 반성이나 후회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나치의 피해자이기도 했던 여성 철학자 해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고 이를 바탕으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유명한 책을 남겼다. 그는 저서에서 아이히만에겐 ‘순전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으며,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이 유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성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렌트는 무사유(無思惟)가 단순히 ‘생각이 없다’는 데서 더 나아가 ‘저지른 행위에 대한 반성 불능이나 거부’이며, 이것이 악의 본질이라고 했다. 보름 전, 친일인사의 손자라고 밝힌 독자 윤석윤(55)씨가 사죄의 편지를 서울신문사에 보내와 관심있게 읽어보았다<서울신문 8월 15일 자 1면 보도>. 그는 친일인명사전에서 일제 강점기에 군수를 지낸 할아버지의 이름과 한 문단 분량의 행적을 확인하고 마음이 착잡했다고 한다. 윤씨는 “할아버지가 관비유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선각자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그토록 미워했던 일제의 앞잡이였다니 실망이 컸다.”고 했다. 이어 “할아버지가 공직을 그만두지 못한 걸 궁금해하던 차에 아렌트의 ‘무사유’를 읽고 그 해답을 찾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다수 친일파들은 조직에 순응한 평범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민족과 역사 앞에 ‘무사유의 죄’를 지었고, 할아버지의 죄도 바로 그것”이라고 썼다. 그는 “독립유공자와 순국선열, 그리고 그 자녀들에게 친일파의 손자가 가슴 깊이 사죄한다.”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런 가족사를 밝히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참으로 양심적이라 가슴 뭉클하다. 윤씨는 “할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없어 할머니가 산파 일을 하면서 아버지 형제들을 어렵게 키웠다.”고 했다. “생전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할아버지의 인생을 그렇게 쉽게 판단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솔직히 감정적으로는 (친일 사실이) 다가오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할아버지의 친일 기록은 민족적·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졌고, 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미안함이 오히려 나를 더 짓눌렀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참담한 고통을 안겼던 일제와 그 후손들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그제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까지 나서 “위안부 강제동원의 증거는 없다.”며 또 망언을 했다. 일본 정가에서는 이젠 아예 전직 총리들이 마지못해 표명한 사과까지 모조리 뒤집어 엎을 태세다. 아렌트의 지적처럼 저들은 여전히 ‘반성 불능’이요, ‘반성 거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작 ‘무사유의 죄’를 따진다면 마땅히 일본에 먼저 묻는 게 순서일 것이다. 친일 후손 윤씨의 사죄가 돋보이고 연민을 자아내는 것은 바로 그래서다. 친일인사들을 감싸안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호구책으로 일제의 하수인이 됐거나, 항거할 용기가 없어 순종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게다. 일제 치하의 항일·반일은 총칼 앞에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내놓는 것이었다. 식민세대에게 깊은 사유와 성찰이 없었다는 지적은 너무 모진 질책일지도 모른다. 죄가 있다면 나라 잃은 죄와 시대를 잘못 태어난 죄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마침 오늘은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지 102년째 되는 날이다. 요즘 벌어지는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망동과 동북아 신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렌트의 ‘사유의 책무’를 다시 떠올려 본다. ycs@seoul.co.kr
  • “맥아더는 한민족 은인도, 전쟁광도 아닌 승리추구 전형적 군인이었을 뿐”

    “맥아더는 한민족 은인도, 전쟁광도 아닌 승리추구 전형적 군인이었을 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웨스트포인트(미국 육군사관학교) 퇴역 연설에서.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 유엔군사령관은 한국전쟁을 수행하던 1951년 4월 11일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에게 전격 해임당했다. 트루먼 대통령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태평양전쟁의 영웅이자 공화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맥아더가 전격 해임되자 온갖 소문이 떠돈 탓에 그해 5~6월 의회에서 ‘맥아더 청문회’도 열렸지만, 맥아더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中부상 등 태평양 중심 세계 재편 예견 그 맥아더는 정치의 계절이 오면 한국에 망령처럼 떠돈다. 지난 21일 인천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 앞에서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진보단체와 이를 저지하는 보수단체가 대치하며 또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진보단체에게 맥아더는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려 했던 전쟁광’이라면, 보수단체에게 맥아더는 ‘민족의 은인이자 반공의 보루이자 기독교의 전파자’인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인식의 차이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이상호 박사가 최근 펴낸 ‘맥아더와 한국전쟁’(푸른역사 펴냄)은 ‘한국인 시각에서 처음으로 분석해 본 맥아더’라고 한다. 박사 논문을 일반인이 읽기 쉽도록 풀어 써 낸 것으로, 각주가 448쪽짜리 책에서 무려 104쪽으로 4분의1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온갖 국내외 문헌을 총동원해 맥아더를 객관적으로 조명한 책이라는 의미다. 방대한 문서를 돌린 결과가 “맥아더는 단지 자신의 입장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한 전형적인 군인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343쪽)는 결론에 이르게 되니 상당히 맥이 빠진다. 이 책은 박사 논문답게 337~343쪽에 요약본을 결론으로 실었는데, 감히 조언한다면 결론은 각종 문서로 어수선해진 머리를 가다듬는 작업을 위해 읽어야지 결론부터 읽거나 결론만 읽으면 가장 중요한 디테일을 놓치게 된다. 특히 저자가 주장하는 ‘맥아더=전형적 군인’이란 결론에는 동조할 수가 없다. 맥아더는 50여년의 군인생활 중 20여년을 아시아와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20대에 아버지 아더 2세의 부관으로 일본 도쿄에서 지낸 것을 시작으로 필리핀과 일본 등을 거치며 태평양전쟁을 치렀다. 그는 당대 미국에서 아시아의 정치·문화·군사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아시아에 매료됐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였고, 미국 정계에서 ‘아시아주의자’ ‘태평양주의자’로 불리었다. 미국이 유럽을 중심에 놓고 세계 전략을 짜던 시기에 그는 “태평양을 지배하는 힘은 곧 세계를 지배하는 힘”이라고 발언한 알버트 베버리지 연방 상원의원(인디애나주·1899~1911)에게 동의했다. 맥아더는 “미국의 존재 자체는 물론 장래까지도 아시아, 그 주변 섬들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60쪽). 이때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지역은 타이완과 일본이고, 한국은 일본의 이익이 걸린 지역으로 분류됐다. 미국의 방어선에서 한국을 제외한 일명 ‘애치슨 선언’이 나온 배경이다. 중국이 주요 국가 2위(G2)에 올라서는 등 21세기가 태평양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을 보면 맥아더는 너무 빨리 세상을 내다본 셈이다. ●‘한국에 우호적 태도’ 진정성 회의 아시아를 잘 알고 있다는 맥아더는 그러나 오판도 자주 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에 앞서 맥아더는 1939년 일본이 필리핀을 공격할 것이라는 정보 보고에 대해 “일본인의 정서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오판해 경을 쳤다. 그런가 하면 한국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38선 이북으로 진격을 결정할 때 중국이 참전을 공개적으로 천명했지만, 맥아더는 ‘중국의 허세’라고 오판했다. 중국 참전에 대한 오판은 뼈아픈 것으로, 결국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확대돼 불명예 제대까지 하게 되니 말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일본에 점령군으로 간 맥아더는 기독교와 반공주의를 전파하고, 신도의 국교화를 허용하지 않는 등 일본에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식하는 데 열을 올린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1947년 종료된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시작된 것이다. 반공 전진기지로서 일본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략은 때때로 모순되기 짝이 없다. 일례로 한국이 해방된 뒤 친일·부일 세력을 기용하지 말라는 내용과 친일·부일 세력을 써도 된다는 내용, 한국을 점령지로 하라거나 해방지로 해야 한다는 내용이 한 문서(미 3부조정위원회(SWNCC)176/1~176/30) 안에 공존하는 식이다. 맥아더의 여러 가지 군사전략과 정책은 미국 국방부(군인)와 국무부(민간)의 갈등 사이에서 채택되기도 하고 배제되기도 한다. 맥아더가 38선을 뚫고 올라가려고 할 때 미국은 3차대전에 대한 우려로 소련의 참전에 엄청난 신경을 쓴다. 결국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만약 북한이 붕괴되고 중국과 소련이 한국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맥아더로 하여금 유엔의 후원을 받아 북한을 점령하게 한다.’라고 합의하게 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10월 12일 유엔은 맥아더에게 38선 이남에 머물 것을 명령한다. 미국 정부는 유엔의 명령에 따랐고, 맥아더도 따라가야만 했다. 민간의 통제에 따르는 군인의 모습이다. 이 박사는 결론에서 “맥아더가 한국전쟁 수행 전략에서 보여준 한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는 과연 진정성이 있었던 것인지 회의하게 한다.”면서 “오히려 한국인들의 맥아더에 대한 선의의 일방적 해석은 맥아더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진보·보수는 쓸데없이 더 싸울 일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아베 “집권땐 고노담화 수정” 韓 “스스로 한 반성을 부정”

    독도 파문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비롯한 일본 여야 수뇌부들이 연일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 반성한 ‘고노담화’ 수정을 공식화하면서 노골적인 과거사 왜곡에 착수한 것이다. 급격하게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강경 외교노선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당분간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노다 총리에 이어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8일 위안부 공세에 가세했다. 그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민당이 다시 집권하고, 내가 총리가 된다면 미야자와 담화와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은 그동안의 일본 정부 입장을 모두 고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야자와 담화는 1982년 역사교과서 파동시 미야자와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 정부가 책임지고 교과서 기술을 시정하겠다.”고 밝힌 내용으로 일본은 이에 근거해 교과서 검정 기준에 ‘근린 제국 (배려) 조항’을 집어넣었다. 1993년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인정하는 내용이고, 1995년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전후 50년을 맞아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인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오는 10월이나 11월에 치러질 차기 총선에서 자민당이 2009년 민주당에 내준 정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다음 정권에서 실제로 과거사 사죄 담화가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에 조태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가 전시 여성 인권을 유린한 중대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것은 과거 사과의 반성을 무효화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핵심 쟁점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문제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양국의 시각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법적인 책임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1996년과 2003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여성폭력 특별보고관 보고서와 1998년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 보고관 보고서 등에 적시된 것처럼 위안부 문제는 국제사회가 인정한 보편적 인권의 문제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 외에 법적 책임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우리 정부는 청구권 협정에 의해 배상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이 협정으로 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1주년(30일)을 맞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역시 일본의 ‘법적 책임’과 관련이 있다. 헌재 판결의 핵심은 청구권 협정에 대한 양국 간 해석이 엇갈린다면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앞으로 일본 정부에 강한 압박과 국제 외교전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일본과 양자 차원의 협상을 계속하면서 유엔 총회나 인권이사회 등을 무대로 국제사회를 향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진짜 협상의 출발점”이라며 “지난 1년간 두 차례의 양자회의를 제안하는 등 모든 외교채널을 동원해 200차례 가까이 일본과 접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며 일본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 및 피해배상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성노예 착취를 자행한 것은 인류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범죄 행위임을 강조하고, 일본 정부에 책임 인정과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죄와 법적 피해배상을 촉구했다. 서울 오일만·김효섭기자 도쿄 이종락특파원 oilman@seoul.co.kr
  • [알고 보면 재미 두배 패럴림픽] (1) 골볼

    [알고 보면 재미 두배 패럴림픽] (1) 골볼

    스포츠 경기장은 관중이 꽉 들어찬 채 열성적 응원으로 뒤덮여야 제격이다. 특히 올림픽 경기라면 관중의 응원은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응원을 금지하는 경기가 있다. 보치아와 함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만의 독특한 종목으로 손꼽히는 구기 종목 ‘골볼’(Goal ball)이다. 골볼은 2차 세계대전 때 시력을 잃은 병사들의 재활을 위해 만들어졌다. 시각장애인만 출전할 수 있다. 길이 18m에 너비 9m의 직사각형 코트에서 상대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것은 핸드볼과 비슷한데,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 굴려야 한다. 3명이 한 팀을 이룬다. 무게 1.25㎏에 둘레가 76㎝인 공에는 지름 1㎝의 구멍 8개가 뚫려 있으며, 이 안에 방울이 있다. 선수들은 방울 소리를 통해 공의 위치를 파악한다. 따라서 응원은 경기 방해 요소가 된다. 시각장애인이라도 개인마다 시력 차가 있는 만큼 눈가리개를 착용하고 경기를 펼친다. 가급적 소리나지 않게 공을 굴리는 게 공격의 핵심이다. 동료에게 패스를 하거나 상대가 공의 위치를 혼동하도록 기술을 써서 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에 회전을 먹여 곡선으로 굴리면 수비팀은 막기 힘들어진다. 골키퍼가 따로 없으며 자신의 팀 에어리어에 있는 수비수는 누구나 신체 어느 부위를 이용해서든 막을 수 있다. 앉아서 잡아도 되고 슬라이딩을 해도 된다. 경기시간은 전·후반 12분씩 24분이며 하프타임은 3분이다. 연장에 들어가면 먼저 골을 넣은 팀이 승리한다. 골볼은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이 출전하는 유일한 구기종목이다. 강호용(41) 감독 등 10명이 팀을 이뤄 동메달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이란을 격파하고 은메달을 획득한 기세를 이어갈 각오다. 강 감독은 “우리는 키가 작지만 빠른 공을 던지고 이동공격도 뛰어나다.”며 “리투아니아와 중국, 이란, 핀란드 등과 메달 경쟁을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경기침체 악순환에 빠진 한국경제

    경기침체 악순환에 빠진 한국경제

    한국 경제가 악순환에 빠져 들고 있다.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L자형 장기불황’ 조짐이다 보니 가계는 최대한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일자리를 잃거나 은퇴한 사람들은 재취업이 여의치 않아 돈을 빌려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장사가 안 돼 이자마저 갚지 못하는 실정이다. 떼이는 빚이 늘면서 금융권은 비상이 걸렸다. 결국 감원·감봉이라는 비상카드마저 빼들었다. ■가계, 돈 안쓰니… 외상구매 2분기 연속 감소세, 가계빚 922조원… 사상 최대 신용카드나 할부로 산 가계의 외상구매(판매신용)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비를 줄였는데도 생활비 등이 모자라 빚을 내면서 가계빚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내렸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가계신용은 1분기보다 10조 9000억원 늘어난 922조원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에 해당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신용은 1분기에 8000억원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0조 9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10조 4000억원으로 3조 5000억원 늘어났다. 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 적격대출 등 신규상품이 잘 팔렸고 가정의 달(5월) 자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용판매는 53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1분기(-1조 2000억원)보다 감소세는 크게 둔화됐지만 지갑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신용카드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소비 부진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로 가계가 신용카드 등의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외국계 IB인 HSBC는 부동산값 하락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날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는 “한국이 주요 아시아 국가 중 부동산 가격에 따른 민간소비 증감이 가장 큰 나라”라며 “부동산의 부정적 전망이 우세해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는 주택가격지수가 10% 떨어지면 민간소비가 0.6~0.7% 감소한다며 한국의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2.1%에서 1.8%로 내렸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2.2%)보다도 낮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분기에 1.2%(전년 동기 대비)까지 떨어졌다. 소비 부진은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고용 증가를 견인해온 서비스 부문의 고용이 민간소비와 투자 부진 탓에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상인, 빚 못갚고 대출잔액 한달새 8897억원↑, 연체율 반년새 0.11%P 뛰어 가계가 지갑을 닫다 보니 빚을 내 가게를 차린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다. 그런데도 창업자금 대출은 계속 증가세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올해 본격 시작된 데다 경기 악화로 구직이 쉽지 않아서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현재 136조 540억원이다. 전달(135조 1643억원)보다 889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128조 8024억원)과 비교하면 7조 2516억원(5.63%) 늘었다. 올해 3월부터 넉 달 연속 1조원 이상 늘었던 데 비하면 소폭 줄긴 했지만, 통상 여름철에는 창업이 많지 않은 계절적 특성을 감안하면 좀처럼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법인이 아닌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자영업자에게 빌려주는 기업자금 대출로 중소기업 대출에 포함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정부의 가계빚 억제책으로 가계대출이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빠졌고, 은행이 넘쳐나는 예금을 운용하려고 경쟁적으로 자영업자 대출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베이비부머 은퇴자를 중심으로 자영업자 수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 552만명에서 올해 5월 말 585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달에만 19만 6000명이 늘었다. 문제는 연체율도 덩달아 뛴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91%로 지난해 말(0.80%)보다 0.11% 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83%)보다 높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57.3%가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임대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 쏠려 있어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추가 부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초 개인사업자 대출 점검에 나섰다. 이런 영향으로 이달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의 대출은 이달 들어 3323억원 증가에 그쳤다. 전달 증가분 608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오히려 감소세(9억원)로 돌아섰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금융 “감봉·감원” 농협, 임원 연봉 10% 깎기로, 보험·카드사 “인력 10% 감축” 가계와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 증가로 돈 벌기가 어려워진 금융회사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올해 초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감원, 감봉, 의무휴가 등 특단의 카드까지 쓰고 있다. 외환위기 때의 ‘눈물의 구조조정’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솔선수범 및 상박하후 차원에서 임원 연봉의 10%를 깎기로 했다. 직원들의 외국 연수도 잠정 중단하고 큰 비용이 들어가는 전국 단위 회의도 축소했다. 시상식과 같은 행사는 아예 없애거나 최소화할 작정이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는 취지다. 중앙회 임원과 경제·금융지주 회장, 계열사 대표는 한달에 한번씩 모여 경비 절감 및 예산 감축 이행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협금융지주도 7개 계열사 경영진의 월급을 이달부터 연말까지 10% 깎기로 했다. 팀장급 이상 직원의 임금반납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5일 유급휴가에 5일 무급휴가를 더한 10일제 의무휴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급여를 줄이는 대신 휴가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의 호응이 커서 40~50대 직원들을 설득해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0일 웰프로 휴가제’와 ‘15일 리프레시 휴가제’를 전 직원이 쓰도록 독려해 비용절감 효과를 강화할 예정이다. 경기 불황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와 보험사는 구조조정 강도가 더 세다. 보험업계는 연말까지 인력의 10%가량을 줄일 계획이다. 저금리 기조로 자산 운용에서 적자가 나고, 불황으로 보험 해지가 많은 등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지난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던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대형사와 공개매각을 추진 중인 그린손해보험, ING생명 등도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 처지다. 카드사도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조직을 140개 부서에서 121개 부서로 줄이면서 일부 임원 및 팀장 자리를 없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금융권 연체율 상승… 서민 대출문턱 높아진다

    금융권 연체율 상승… 서민 대출문턱 높아진다

    경기 둔화와 주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이 나빠지면서 금융권의 연체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은행과 보험업계는 가계대출 부실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연말까지 리스크(위험) 관리를 깐깐하게 할 계획이어서 서민들이 돈을 빌리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3%로 지난해 말(0.67%)보다 0.16% 포인트 상승했다. 전달(0.97%)보다는 0.14% 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다섯 달 연속 상승했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6월 말 0.74%로 전달(0.86%)보다 0.12% 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해 말(0.61%)보다는 여전히 높다. 올들어 가계대출 연체율은 매달 올라서 5월 무렵 1%에 바짝 다가섰지만, 위기감을 느낀 은행들이 6월 한달간 적극적으로 연체 채권을 털어내면서 한풀 꺾였다. 은행들은 원리금 상환이 밀린 가계에 상환을 독촉하고 부실 채권을 파는 방식 등으로 연체율 끌어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각 은행의 2분기 실적자료를 보면 신한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눈에 띈다.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9%에서 지난 3월 말 0.69%까지 치솟았다가, 6월 말에는 0.58%로 0.11% 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6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0.48%와 0.83%로, 전 분기보다 0.01~0.02% 포인트밖에 줄이지 못했다.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3월 말 0.45%에서 6월 말 0.48%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보험업계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넉 달째 상승세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6월 말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60%로 지난 2월(0.48%) 이후 4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해 말(0.45%)과 비교하면 0.15% 포인트 높다.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0.53%로 전달보다 0.01% 포인트 하락했고, 기업대출 연체율도 1.46%로 지난해 말 보다 0.17% 포인트 하락하는 등 나머지 대출은 보험사의 부실 관리에 힘입어 내림세를 보였다.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 금융회사는 건전해지지만, 돈이 필요한 서민 입장에서는 대출 문턱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금감원은 하반기에도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면 연체율이 오를 수 있다며 은행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6월 말 0.91%로, 지난해 말(0.80%)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해 대출 심사를 깐깐히 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시중은행의 개인고객 담당자는 “무작정 대출을 안 해준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부실 관리에 나섰기 때문에 연체율이 떨어진 것”이라면서 “용도와 상환 능력을 고려해 대출 심사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자금은 어렵지 않게 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박사논문은 ‘홍경래 난’… 高大 한국사 강의 마치고 출국 앞둔 앤더스 칼슨 런던대 교수

    박사논문은 ‘홍경래 난’… 高大 한국사 강의 마치고 출국 앞둔 앤더스 칼슨 런던대 교수

    앤더스 칼슨(46)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학(SOAS) 교수는 박사논문으로 19세기 초 홍경래의 난을 연구했다. 덕분에 한국사 연구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특이하게 평가된다. ‘홍경래 난’(1811년) 연구자는 칼슨 교수를 포함해 오수창 서울대 교수 등 국내외로 3명밖에 없다. 한국사에서 순조-헌종-철종으로 이어지는 1860년까지 세도정치와 민란 등 19세기 연구는 거의 중세의 암흑과 가까운 수준으로, 18세기 영·정조 시대에 대한 화려한 조명과 비교하면 더욱더 척박하다. 20일 서울 효자동에서 만난 칼슨 교수는 “원래 근대 한국에 관심이 있는데, 먼저 19세기 한국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19세기는 ‘민란의 세기’로 관심이 많았다. 지도교수인 유럽 한국학의 대모인 마르티나 도이힐러 런던대 교수가 홍경래의 난을 연구해 보라고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초 방한해 고려대 국제하계대학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강의한 그는 27일 출국하기에 앞서 한국의 역사학자들과 막걸리 파티로 사랑방 좌담회를 열고 있었다. “19세기 초 민란이 많았던 이유는 국가가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중앙정부와 상업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방사회 사이에 사회·경제적 갈등이 불거져 홍경래 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19세기에 조선 왕조의 국력은 어디서부터 약해졌나? 칼슨 교수는 1809~1815년의 대흉년을 이유로 들었다. 6~7년간의 가뭄과 흉작은 조선의 국부, 경제력을 바닥에서부터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그는 “20세기 초 식민지배의 아픈 경험 때문에 19세기 조선을 비판적으로 보는데, 너무 비판적으로 보면 안 된다. 긍정적으로 보라.”고 덧붙였다. 칼슨 교수는 “19세기 세도정치와 어린 왕들의 리더십 부재를 자꾸 비판하는데, 부적절하다. 조선에는 500년 전통의 관료제도가 버티고 있었기에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는 적절하지 않다. 또한, 세도정치도 관료제도하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 사람의 리더십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의 결정과 행동이 중요하고, 사회 변화는 개인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 국고가 탕진돼 세금을 더 거두려고 제도를 바꾸자 1860년대에 다시 민란이 일어난 것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의 식민지화는 내부로부터의 붕괴가 아니라 외부 변수 즉, 일본의 야심과 서양국가들의 조선에 대한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만약 홍경래의 난이 성공했더라도 성공적인 근대화로 가기보다는 제국주의적 압력으로 조선은 훨씬 더 약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세기 말 동학혁명 역시 제국주의적 압력으로 성공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덧붙였다. 한류가 유럽의 한국학 연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평가도 하였다. “K팝과 한류가 유럽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를 끌자, 최근 런던대 한국학 신입생이 30여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10년 전에는 5명에 불과해 폐강될까 조마조마했다며 방긋 웃는다. 그는 “런던대는 학비도 있고, 입학 조건도 까다로워서 적지만, 학비가 없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한국학과에는 100여명씩 몰린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스톡홀름대학을 마치고 그저 한국에 매료돼 1991~1993년 2년 6개월 한국에서 살았다는 그는 “런던대 한국학과에서 1학년을 마치고 나면 고려대의 교환학생으로 오는데, 학생들이 완전히 한국에 넘어간다.”고 했다. 홍대, 이대, 명동, 대학로 등 24시간 다이내믹하게 재밌고 즐겁게 놀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한류 덕분에 신입생이 늘어난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한국학의 정체성은 무엇인가.’가 유럽 학계에서는 새로운 고민거리다. 한국을 알고 싶어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유럽의 젊은이들이 늘어났지만, 한국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 과제이기 때문이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日의원 등 150명 센카쿠 위령제… 中 “日제품 불매” 전국서 시위

    일본인들이 19일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위령제를 강행하자 중국에서는 반일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앞서 일본이 지난 15일 센카쿠열도에 상륙한 홍콩 시위대를 강제송환 형식으로 돌려 보내면서 일단락 조짐을 보였던 양국 간 충돌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일본의 초당파 의원으로 구성된 ‘일본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 연맹’ 소속 의원 8명과 지방의원, 유족 등 150여명은 선박 21척에 나눠 타고 이날 새벽 센카쿠열도 주변에 도착했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센카쿠 해역에서 선박 침몰로 숨진 사람들의 해상 위령제를 올린다는 명목으로 현지로 향했지만, 사실은 중국과 타이완 등의 영유권 주장에 대항해 일본 땅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상륙을 불허한다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위령제 참가자 가운데 10명은 이날 오전 센카쿠열도에 상륙했다. 이에 반발해 중국에서는 이날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가 벌어졌다. 전날부터 위령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반일 시위 참여 촉구문이 나돌았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병행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전방위적인 반일 운동으로 확산되는 모양새이다.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의 번화가인 화상베이(華商北) 인근에서는 오전부터 2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댜오위다오의 주권을 주장하며 거리시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격분해 일장기를 불태우는가 하면 주차된 일제 차량을 향해 돌멩이와 유리병을 투척했다고 중화권 언론들이 보도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중심인 우린(武林)플라자 인근에서도 ‘댜오위다오를 돌려달라’, ‘일제 물건 사지 말자’ 등의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 수천명이 공안의 호위를 받으며 성 공산당위원회 건물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광둥성 광저우(廣州)의 일본 총영사관 근처에도 시위대 수백명이 모여 ‘샤오(小)일본을 타도하자’며 반일 구호를 외쳤다. 이 밖에 전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薄)에는 이들 3개 도시 이외에도 닝보(寧波), 칭다오(靑島), 지난(濟南), 청두(成都), 원저우(溫州), 시안(西安), 간저우(?州), 우한(武漢), 정저우(鄭州), 옌타이(煙台), 구이저우(貴州) 등 10여개 도시에서 오전 10시부터 반일 시위를 벌이자는 촉구문이 나돌았다. 이들 도시에선 이미 지난 17일부터 반일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져왔다. 중국 외교부의 친강(秦剛) 대변인은 이날 일본인들의 센카쿠 열도 상륙과 관련, “일본 우익분자들의 불법 행위가 중국의 영토주권을 침범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니와 우이치로(73) 주중 일본대사를 또다시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일본이 21일부터 37일간 괌과 티니안섬에서 미군의 도서 방어 훈련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 “댜오위다오를 염두에 둔 훈련”이라면서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자극했다. 한편 홍콩과 타이완 시위대는 다시 댜오위다오 상륙을 시도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5일 댜오위다오에서 체포돼 강제송환된 홍콩 시위대가 오는 10월 댜오위다오에 다시 상륙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타이완 활동가들도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 및 홍콩 단체들과 공조해 댜오위다오 상륙을 시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내에서는 노다 정권의 유약한 대응을 질타하는 비난이 분출하고 있다. 야당인 자민당은 정기국회 회기(9월 8일) 내에 내각불신임결의안과 총리문책결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니와 대사를 오는 10월 교체하기로 했다. 일종의 문책 성격이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DTI완화 혜택 주택 43%가 강남3구

    DTI완화 혜택 주택 43%가 강남3구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혜택을 받게 될 주택 40%가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수혜 계층인 ‘2030’ 무주택 근로자는 100명에 4명 정도로 추정됐다. 19일 금융당국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DTI 우대 혜택이 주어지는 6억원 이상 아파트는 서울과 수도권에 약 48만 가구다. 금융당국은 6억원 미만 주택은 물론 6억원 이상 주택에도 고정금리로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받으면 각각 5% 포인트씩 최대 15% 포인트의 DTI 우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 DTI가 50%에서 65%로, 수도권은 60%에서 75%로 높아진다.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8만 2000가구로 가장 많고 송파구와 서초구가 각각 6만 3000가구, 6만 2000가구다. 총 20만 7000가구로 서울과 수도권 전체의 43.1%를 차지한다. 경기 지역에서는 성남(4만 6000가구), 용인(1만 6000가구), 고양(1만 2000가구), 과천(9000가구) 등이 우대 혜택을 많이 받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가 주택이 많은 곳이 우대 혜택을 많이 볼 수밖에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상환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빚을 내 ‘주(住)테크’를 하거나 투기하려는 세력을 막기 위해 도입한 게 DTI인데, 결과적으로 규제 완화 혜택이 ‘부촌’(富村)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칫 정책의 실효는 거두지 못하고 위화감만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완화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20~30대 무주택 직장인도 정부의 기대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20~30대 가계대출 잔액은 123조원, 대출자는 370만명이다. 전체 가계대출은 1037만명에게 576조원이 나갔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잔액 기준 21.4%, 대출자 기준 35.7%다.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40세 미만 가구주는 전체의 23.9%다. 무주택자는 조사 대상의 42.4%다. 아울러 적어도 10년 이상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는 상용직 가구주는 38.0%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 대출한도 확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잠재적 대출 수요자’는 3.9%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순자산을 소득으로 인정받게 된 60세 이상 가구주의 환산소득(지난해 자산소득에 평균 예금금리 3.69% 적용)도 연간 850만원에 불과했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본부장은 “자산가들은 이미 주택에서 수익상품으로 갈아타는 추세이고 2030 직장인들은 내집 마련에 대한 집착이 상대적으로 적어 (정부 의도대로) 주택 거래가 살아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우주굴기의 원천/민경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 우주센터장

    [열린세상] 중국 우주굴기의 원천/민경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 우주센터장

    중국의 우주굴기(宇宙?起)가 무섭다. 중국은 최근 자국 기술로 세계 세번째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 1호와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를 발사, 자동·수동 도킹 실험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은 이미 1970년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개량한 창정(長征) 1호 로켓으로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을 발사하며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다섯번째 위성 자력 발사 국가가 됐다. 이후 지속적인 우주 개발을 통해서 현재는 우주기술력 종합순위에서 일본을 제쳤고, 유인우주선 기술만으로는 세계 3위의 우주강국 반열에 올랐다. 중국이 어느 날 갑자기 우주강국이 된 것은 아니다. 수천만 아사자가 발생한 1950년대 대약진운동 시기의 경제적 후진과 1960년대 문화혁명기의 사회적 대혼란에도, 중국은 마오쩌둥이 주창한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탄, 대륙 간 탄도탄, 인공위성)의 전략무기체계 개발을 꾸준히 추진하며 우주기술의 기초를 쌓았다. 이를 통해 로켓기술을 확보한 중국은 1992년 유인 우주계획인 ‘프로젝트 921’ 가동과 1993년에 항공우주 기술개발 전담 조직인 국가항천국(NRSC)을 설립하며 유·무인 우주선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마침내 ‘신의 배’라 불리는 선저우(神舟) 우주선 발사와 함께 우주 유영에도 성공한다. 중국은 계속해서 우주정거장 건설과 유인 달탐사 계획까지 거침없이 밝혔다. 오늘날 중국의 우주기술 발전은 중국 지도부의 세대를 초월한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탄일성’부터 ‘프로젝트 921’까지 우주개발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실패와 인명 참사가 있었지만, 중국 지도부는 오히려 전폭적인 지원으로 뒤를 받쳤다. 우주기술을 포함한 중국의 과학기술 우대정책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 중국의 우주기술 개발을 주도한 로켓 전문가 첸쉐썬(錢學森) 박사는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국방과학자문위원회를 이끌었고, 독일 미사일 기지 조사위원장 등을 역임하였지만 공산당원이라는 혐의로 미국의 탄압을 받았다. 마오쩌둥은 1950년부터 천쉐썬 귀국 공작에 착수, 미국과의 5년간 담판 끝에 거물 간첩 맞교환 방식으로 1955년 그를 중국으로 데려왔다. 귀화 후 중국 우주 개발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지대한 역할을 한 그는 중국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국보급 과학자로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 그가 병석에 있을 때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주석이 수차례나 문병을 갔을 정도다. 그의 장례식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장으로 거행돼 중국 전·현직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하여 마지막까지 최고의 예우를 아끼지 않았다.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이 같은 애정은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차원 높은 이공계 중시정책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중국 내 과학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세계 정상급 수준의 유학파 우수 과학자들의 유턴이 줄을 이었다. 지금의 과학기술 강국 중국이 만들어진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도 무방할 정도다. 승승장구하는 중국의 우주기술 발전과 이를 통한 국가적 위상 제고를 보며 우리의 과학기술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초지일관으로 견지한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철학과 태도가 잉태한, 오늘날 돌돌핍인(??逼人·기세등등하게 상대를 압박한다)하는 자세의 중국을 보며, 이공계 기피현상이 가속화되는 우리의 현실을 쓰디쓰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인구와 자원이 부족하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만이 국가의 성장동력이라는 데는 반론이 없다. 차세대 성장동력이자 우리 국민의 먹거리가 달렸지만, 오로지 성공만을 좇아 일희일비하는 풍토가 지속하는 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은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면서 50년 이상 지속적인 우주 개발을 통해 황금의 결실을 보고 있는 중국이 보여준 과학기술에 대한 중단 없는 지원, 그리고 과학기술자 또는 전문 인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그야말로 교훈으로 삼아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그래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 DTI수혜 40% 강남3구에 집중…”위화감 우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혜택을 받게 될 주택 40%가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20~30대 무주택 정규직은 100명 중 4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DTI 완화가 실효는 적고 위화감만 키운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19일 금융당국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DTI 우대비율 혜택이 확대 적용되는 6억원 이상 아파트는 서울과 수도권에 약 48만가구가 있다. DTI가 50%에서 65%로 높아질 수 있는 서울이 36만1천가구, 60%에서 75%로 높아질 수 있는 경기와 인천이 각각 11만1천가구, 8천가구다. 서울에선 강남구가 8만2천가구로 가장 많고 송파구와 서초구가 6만3천가구, 6만2천가구다. 이들 강남 3구에 있는 6억원 이상 아파트는 모두 20만7천가구다. 수도권 전체의 43.1%를 차지한다. 경기 지역에선 성남(4만6천가구), 용인(1만6천가구), 고양(1만2천가구), 과천(9천가구) 등이 우대 혜택을 많이 받는다. DTI 우대비율 혜택은 정부가 권장하는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받으면 DTI 한도를 5%포인트씩 최고 15%포인트 높여주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가 주택이 많은 곳이 혜택을 보게 됐다”며 “이들 지역에서 부동산이 거래되도록 심리적 유인책을 만드는 취지에서 DTI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나친 레버리지(차입)를 일으킨 투기를 막고자 도입한 게 DTI인데 규제의 예외가 결과적으로 ‘부촌(富村)’에 집중된 건 온당치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강남 3구를 투기지역에서 풀어 DTI가 40%에서 50%로 높아졌음에도 거래가 활성화하지 못한 마당에 이를 더 높여도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회의론마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의 실효는 얻지 못하고 자칫 지역간 위화감만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완화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20~30대 무주택 직장인도 정부의 기대만큼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20~30대 가계대출 잔액은 123조원, 대출자는 370만명이다. 전체 가계대출은 1천37만명에게 576조원이 나갔다. 20~30대가 이미 가계대출에서 잔액 기준으로는 21.4%, 대출자 기준으로는 35.7%를 차지해 대출을 더 늘릴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2011년도 가계금융조사’를 보면 40세 미만 가구주는 전체의 23.9%다. 무주택자는 조사 대상의 42.4%다. 이 가운데 적어도 10년 이상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는 정규직에 대출한도 확대가 적용될 수 있다. 상용직 가구주는 전체의 38.0%다. 이들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는 잠재적 대출 수요자는 3.9%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가의 순자산(자산-부채)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것 역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60세 이상 가구주의 순자산은 평균 2억7천만원이다. 이 가운데 자산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동산과 임차보증금은 2억3천만원(84.9%)이다. 정부는 2억3천만원에 은행권 평균 예금금리를 곱해 소득으로 인정한다. 지난해 예금금리 3.69%를 적용하면 자산소득으로 인정받는 금액은 약 850만원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자산가들은 주택에서 수익상품으로 갈아타는 추세여서 소득을 조금 더 인정받는다고 주택 거래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은행의 역모기지 대출(주택담보대출로 노후자금을 받는 연금상품)에 DTI 적용을 면제하는 것도 실제 혜택은 거의 없다.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대형은행 가운데 자체 역모기지 상품은 국민과 신한에만 있다. 두 은행이 판매한 역모기지는 351계좌, 275억원에 불과하다. 1만계좌 넘게 팔린 주택금융공사 보증 주택연금은 애초 DTI 적용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은행 자체 역모기지는 주택연금과 달리 연금을 받는 기한이 정해져 있어 담보가치(집값)가 하락하면 오히려 도중에 상환 부담을 져야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DTI 완화는 현재의 가계부채 문제를 뒤로 미루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대출을 일으켜 집값을 떠받치는 임시방편이라는 비판이다. 연합뉴스
  • 美 “위안부 - 성노예 모두 사용”

    美 “위안부 - 성노예 모두 사용”

    미국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 동원된 여성들에 대해 ‘위안부’(comfort women)와 ‘성노예’(sex slaves)라는 용어를 모두 사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일) 양국 정부에 대해 두 용어를 모두 사용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우리는 때로는 위안부를 사용하고, 때로는 성노예를 사용한다.”면서 “그것은 특별히 이상할 게 없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 문제를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고, 양자대화에서도 항상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3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위안부에 대해 ‘강요된 성노예’라고 표현하고 이를 공식화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적인 외교 및 장관들 간의 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피했다. 이는 한·일 간 외교 갈등에 최대한 ‘등거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뉼런드 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키로 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우리의 두 동맹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며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과 일본 간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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