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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명 증거자’ 종이가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길

    ‘문명 증거자’ 종이가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길

    연간 1억부에 이르는 미국의 기밀문서. 이를 펄프로 만들어 피자 상자와 계란판 등으로 재활용하는 메릴랜드 랜도버의 국가안전보장국은 흥미로운 곳이다. 이곳 사업 중 하나인 펄프화 작업은 ‘사무용 종이로 저등급 펄프를 생산하는 것’이다. 1980~1990년대에 비해 3분의1가량 줄긴 했으나 연간 소나무 2200그루 분량의 섬유를 절약하고 있다. 다른 정보기관과 부처에서 보내온 1급 기밀서류들은 예외 없이 뜨거운 용광로 같은 3만 8000ℓ의 전기 펄퍼 속으로 사라진다. 희끄무레한 반죽으로 변한 서류들은 900㎏의 펄프 꾸러미로 바뀌어 모닝커피를 담을 종이컵이나 화장실 휴지로 탈바꿈한다. 연간 100억 달러 가까운 거금을 들여 수집한 전 세계 전자상거래 내역과 주요 인사들의 전화통화 기록도 예외는 아니다. 2000년 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종이는 바위나 점토판을 밀어내고 문명의 증거자를 자처해 왔다. 중국 한나라의 환관 채륜이 처음 만든 것으로 전해지지만 기원전 2세기에 이미 종이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종이는 나무껍질 안쪽의 부드러운 섬유질 등에서 얻은 삼을 합쳐 만들었다. 오늘날 제지법과 큰 차이가 없다. 중국에서 개발된 제지법은 동쪽으로는 한국과 일본, 서쪽으로는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파고들었다. 이슬람 학자와 수학자에게 이상적인 기록 매체가 돼 중동을 문명의 중심지로 만들었고, 13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화려한 문명의 꽃을 피웠다. 프랑스혁명이나 산업혁명의 동력도 제도와 사상을 확산시켰던 종이였다고 할 수 있다. 18세기 인간의 첫 비행에 이바지한 프랑스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20세기 초 드레퓌스 사건의 비망록, 미국을 1차 세계대전에 참전시킨 아르투르 짐머만의 전보, 1971년 대니얼 엘스버그의 펜타곤 비밀문서 공개까지 모두 종이와 연관돼 있다. 2001년 9월11일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질 때 팩스용지 등 엄청난 양의 종이가 하늘을 뒤덮었고, 그중에는 ‘84층 서쪽 사무실에 12명이 갇혀 있다’는 삶을 갈구하는 간절한 내용도 섞여 있었다. 영국 종이역사학자협회는 오늘날 2만 가지에 이르는 종이의 상업적 용도를 열거한다. 화약이나 담배를 감싸기도 하고 차를 넣어 끓일 수도 있다. 인간은 역사를 기록하고 법을 만들며, 사업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고, 벽을 장식하고, 신분을 증명하는 데도 끊임없이 종이를 사용해 왔다. 화장지, 생리대를 쓰는 근대의 위생관습도 종이 없이는 형성될 수 없었다. 저자인 미국의 문화역사학자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중국, 일본은 물론 7대째 지폐용지를 만들어온 미국의 가족기업 ‘크레인 페이퍼’까지 두루 살피며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나란히 출간된 ‘페이퍼 엘레지’는 종이의 사망을 선고하는 디지털 시대에 종이가 여전히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영원할 것임을 방증하는 책이다. 소설가인 저자 이언 샌섬은 종이의 죽음이 과장됐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종이가 걸어온 길, 다양한 쓰임새 등을 탐색하며 종이가 단지 향수에 기대거나 낭만적 감성만 자극하는 소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지도, 책, 지폐, 건축설계도, 화가의 캔버스 등 종이를 소재로 만들어진 사물들을 통해 종이의 미래에 낙관적인 전망을 곁들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새로 창설 ‘한미연합사단’ 어떤 전력으로 구성되나?

    새로 창설 ‘한미연합사단’ 어떤 전력으로 구성되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될 ‘연합사단’ 창설에 합의하면서 새로이 편성될 부대의 전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25 전쟁이나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 군이 미군에 배속되어 작전하거나 미군이 우리 군에 배속돼 작전을 수행한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양측의 여단급 부대를 합쳐 단일지휘체계를 갖는 연합사단을 창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이 연합사단이 어떠한 모습으로 탄생되고 어떤 수준의 전력을 갖추게 될까? ◆연합사단 창설의 배경은? 한미양국이 한미 연합사단을 창설하게 된 공식적인 배경은 연합 방위능력을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함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예산 부족에 따른 대규모 병력 감축과 우리 군 국방개혁에 따른 일부 부대 해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연합사단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합사단 창설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미군은 그야말로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예산 때문이다. 예산자동삭감(Sequester)의 직격탄을 맞은 미군은 지난해부터 예산 감축을 위한 구조 개편과 병력 감축을 추진해 왔다. 우선 각 대륙별로 현행 6개가 존재하는 지역통합사령부를 4개로 통폐합하고, 현행 42개인 여단전투단의 숫자를 33개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에는 3개의 지상전투여단이 편제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배치된 1개 기갑여단전투단을 제외한 나머지 2개 여단은 미 본토에 주둔중이다. 이들 2개 여단은 구조 개편 및 감축 계획에 따라 해체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미2사단에는 지상 전투부대가 1개 여단만 남게 된다. 이러한 전력공백은 우리 육군에서 차출된 전력이 담당한다. 우리 육군은 국방개혁에 따라 서부전선을 담당하는 제3야전군에서 2개,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제1야전군에서 1개 등 3개의 기계화보병사단을 해체할 예정이다. 해체된 부대에서 나온 병력과 장비는 서부전선과 중부전선 지역의 다른 기계화보병사단과 기갑여단에 추가로 편성되어 전방군단의 전력을 보강시키고, 일부는 편조(編組) 개념으로 연합사단에 편성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거점 방어 개념에서 탈피해 기동방어가 가능해진다. 지역 방어 개념인 거점 방어를 수행할 경우 적이 특정 거점에 전력을 집중하면 방어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지만, 기동 방어는 적이 전력을 집중하는 방향에 강력한 전투력과 기동력을 가진 예비대를 즉각 투입해 방어선을 강화하고, 곧장 역습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성은 방어전에서는 유리하지만, 대규모 반격을 통해 북한 지역을 수복하기 위한 공세 작전에서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우리 군은 방어전 수행 이후 공세로 전환하면 제7기동군단과 미2사단을 중심으로 확대 개편되는 기동군단 등 2개 군단급 부대를 주축으로 북진한다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 육군 전력이 크게 감축되었고, 유사시 증원되는 전력이 한반도에 도착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리 군 전력의 일부를 떼어 연합사단을 편성해 미군 증원 전력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이번 연합사단의 창설합의의 배경에는 연합방위능력 강화 차원보다는 감축되어 사라지는 미군 지상 전력을 한국군 전력으로 대체하기 위함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연합사단의 전력은? 연합사단의 주축이 될 미2사단 전력은 제1기갑여단전투단과 제2전투항공여단, 제210화력여단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핵심적인 전투부대인 제1기갑여단전투단은 전차대대 2개, 기계화보병대대 1개, 포병대대 1개와 지원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장비로 M1A2 전차 59대와 M3A3 기병전투장갑차 3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병대대에는 M109A6 자주포 16문이 편성되어 있다. 여기에 1개 기갑여단 규모의 우리 군이 추가로 편성된다. 우리 군의 기갑여단 편성대로라면 80여대의 K-1 전차와 50여대 이상의 K-200A1 계열 장갑차량이 편성되는데, 국방개혁에 따라 전차소대의 차량 편제가 현행 3대에서 4대로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에 1개 기갑여단의 전차 보유 대수는 최대 90여대 수준까지 늘어난다. 즉, 연합사단의 지상전투부대는 150여대에 달하는 전차와 80여대 수준의 장갑차를 가진 우리 군의 기계화보병사단 수준의 규모를 갖게 된다.여기에 미 2사단의 MLRS 2개 대대와 M109A6 자주포 1개 대대, 우리 기갑여단의 1개 K-55A1 자주포 대대가 합쳐지면 4개 대대 규모의 포병여단이 구성된다. 흔히 MLRS 1대의 화력이 155mm 곡사포 2개 대대와 맞먹는다고 평가되고 있으니 화력 수준으로 따지면 우리 군 전방사단 포병연대 화력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강력한 수준이다. 또한 미2사단에는 우리 군 사단 편제에서는 없는 항공전력이 편성되어 있다. 제2전투항공여단이 그것이다. 이 부대는 24대의 AH-64D 아파치 공격헬기와 50여대의 UH-60 및 CH-47 수송헬기, 20여대의 OH-58 정찰헬기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항공여단 1개만으로도 북한군 1개 기계화사단을 괴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다. 이러한 전력을 갖춘 연합사단의 사단장은 미군 소장이, 부사단장은 한국군 준장이 맡을 예정이다. 이에 맞춰 참모부 역시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 편성될 계획이다. 사단 예하의 2개 여단 가운데 미군 여단은 한강 이북 지역에서 평택으로 이전하고, 한국군 여단은 한강 이북에 주둔하며 한국군 지휘계통을 유지하되, 전시에 미군 여단과 함께 편제되어 2사단 전력의 일부로 작전하게 된다. 이를 위해 두 여단은 대대급 이하 전술 제대에서도 수시로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력 면에서는 대단히 강력한 수준이지만, 풀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우선 대대급 이하 전술 제대에서 양국군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무기체계가 다른 만큼 전시 보급 문제 등 부대 운영과 유기적인 작전통제를 위한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한강 이북 지역에서 인계철선 역할을 하던 주한미군 지상전투부대의 공백에 대한 문제와 함께 한국군 부대가 미군 지휘관의 직접 통제를 받는다는 점은 자칫 반미감정 유발 등 정치적 갈등 소재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연합사단 창설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세계 최고령, 97세 요가 강사 할머니 화제

    세계 최고령, 97세 요가 강사 할머니 화제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요가 강사는?’ 4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2012년 당시 93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령 요가 강사’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른 미국인 타오 포촌-린치(97) 할머니에 대한 영상과 함께 기사를 소개했다. 타오 포촌-린치는 인도에서 태어났으며 9살 때 해변에서 요가를 하는 모습에 매료된 후부터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프랑스로 건너온 그녀는 패션 업계에서 모델로 일하며 ‘유럽 최고의 다리 콘테스트’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국 런던으로 이주해 카바레 무용수로 이름을 떨쳤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미국으로 이주한 그녀는 배우가 되었으며, 1954년 영화 ‘내가 마지막으로 본 파리’에서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그녀는 1967년인 48세 나이에 요가 강사 일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1982년엔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에 요가 학원을 차려 지금까지 수강생들 직접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2012년 5월 93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령 요가 강사’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플로리다주 91세 베로니스 베이츠의 기록을 경신했다. 2013년에는 그녀의 요가 DVD와 명상에 관한 책을 출판하면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상에는 현재 97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 수강생들에게 요가를 가르치는 열정적인 그녀의 모습과 함께 85세부터 배우기 시작한 사교춤을 추는 장면, 자동차 운전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사진·영상= Tao Porchon-Lynch facebook / Barcroft TV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기획] ‘한미연합사단’ 어떤 전력으로 구성되나?

    [기획] ‘한미연합사단’ 어떤 전력으로 구성되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될 ‘연합사단’ 창설에 합의하면서 새로이 편성될 부대의 전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25 전쟁이나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 군이 미군에 배속되어 작전하거나 미군이 우리 군에 배속돼 작전을 수행한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양측의 여단급 부대를 합쳐 단일지휘체계를 갖는 연합사단을 창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이 연합사단이 어떠한 모습으로 탄생되고 어떤 수준의 전력을 갖추게 될까? ◆연합사단 창설의 배경은 미국 대규모 병력감축과 우리군 개혁 한미양국이 한미 연합사단을 창설하게 된 공식적인 배경은 연합 방위능력을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함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예산 부족에 따른 대규모 병력 감축과 우리 군 국방개혁에 따른 일부 부대 해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연합사단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합사단 창설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미군은 그야말로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예산 때문이다. 예산자동삭감(Sequester)의 직격탄을 맞은 미군은 지난해부터 예산 감축을 위한 구조 개편과 병력 감축을 추진해 왔다. 우선 각 대륙별로 현행 6개가 존재하는 지역통합사령부를 4개로 통폐합하고, 현행 42개인 여단전투단의 숫자를 33개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에는 3개의 지상전투여단이 편제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배치된 1개 기갑여단전투단을 제외한 나머지 2개 여단은 미 본토에 주둔중이다. 이들 2개 여단은 구조 개편 및 감축 계획에 따라 해체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미2사단에는 지상 전투부대가 1개 여단만 남게 된다. 이러한 전력공백은 우리 육군에서 차출된 전력이 담당한다. 우리 육군은 국방개혁에 따라 서부전선을 담당하는 제3야전군에서 2개,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제1야전군에서 1개 등 3개의 기계화보병사단을 해체할 예정이다. 해체된 부대에서 나온 병력과 장비는 서부전선과 중부전선 지역의 다른 기계화보병사단과 기갑여단에 추가로 편성되어 전방군단의 전력을 보강시키고, 일부는 편조(編組) 개념으로 연합사단에 편성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거점 방어 개념에서 탈피해 기동방어가 가능해진다. 지역 방어 개념인 거점 방어를 수행할 경우 적이 특정 거점에 전력을 집중하면 방어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지만, 기동 방어는 적이 전력을 집중하는 방향에 강력한 전투력과 기동력을 가진 예비대를 즉각 투입해 방어선을 강화하고, 곧장 역습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성은 방어전에서는 유리하지만, 대규모 반격을 통해 북한 지역을 수복하기 위한 공세 작전에서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우리 군은 방어전 수행 이후 공세로 전환하면 제7기동군단과 미2사단을 중심으로 확대 개편되는 기동군단 등 2개 군단급 부대를 주축으로 북진한다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 육군 전력이 크게 감축되었고, 유사시 증원되는 전력이 한반도에 도착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리 군 전력의 일부를 떼어 연합사단을 편성해 미군 증원 전력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이번 연합사단의 창설합의의 배경에는 연합방위능력 강화 차원보다는 감축되어 사라지는 미군 지상 전력을 한국군 전력으로 대체하기 위함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연합사단의 전력은?... 강력하지만 난제도 연합사단의 주축이 될 미2사단 전력은 제1기갑여단전투단과 제2전투항공여단, 제210화력여단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핵심적인 전투부대인 제1기갑여단전투단은 전차대대 2개, 기계화보병대대 1개, 포병대대 1개와 지원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장비로 M1A2 전차 59대와 M3A3 기병전투장갑차 3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병대대에는 M109A6 자주포 16문이 편성되어 있다. 여기에 1개 기갑여단 규모의 우리 군이 추가로 편성된다. 우리 군의 기갑여단 편성대로라면 80여대의 K-1 전차와 50여대 이상의 K-200A1 계열 장갑차량이 편성되는데, 국방개혁에 따라 전차소대의 차량 편제가 현행 3대에서 4대로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에 1개 기갑여단의 전차 보유 대수는 최대 90여대 수준까지 늘어난다. 즉, 연합사단의 지상전투부대는 150여대에 달하는 전차와 80여대 수준의 장갑차를 가진 우리 군의 기계화보병사단 수준의 규모를 갖게 된다.여기에 미 2사단의 MLRS 2개 대대와 M109A6 자주포 1개 대대, 우리 기갑여단의 1개 K-55A1 자주포 대대가 합쳐지면 4개 대대 규모의 포병여단이 구성된다. 흔히 MLRS 1대의 화력이 155mm 곡사포 2개 대대와 맞먹는다고 평가되고 있으니 화력 수준으로 따지면 우리 군 전방사단 포병연대 화력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강력한 수준이다. 또한 미2사단에는 우리 군 사단 편제에서는 없는 항공전력이 편성되어 있다. 제2전투항공여단이 그것이다. 이 부대는 24대의 AH-64D 아파치 공격헬기와 50여대의 UH-60 및 CH-47 수송헬기, 20여대의 OH-58 정찰헬기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항공여단 1개만으로도 북한군 1개 기계화사단을 괴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다. 이러한 전력을 갖춘 연합사단의 사단장은 미군 소장이, 부사단장은 한국군 준장이 맡을 예정이다. 이에 맞춰 참모부 역시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 편성될 계획이다. 사단 예하의 2개 여단 가운데 미군 여단은 한강 이북 지역에서 평택으로 이전하고, 한국군 여단은 한강 이북에 주둔하며 한국군 지휘계통을 유지하되, 전시에 미군 여단과 함께 편제되어 2사단 전력의 일부로 작전하게 된다. 이를 위해 두 여단은 대대급 이하 전술 제대에서도 수시로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력 면에서는 대단히 강력한 수준이지만, 풀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우선 대대급 이하 전술 제대에서 양국군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무기체계가 다른 만큼 전시 보급 문제 등 부대 운영과 유기적인 작전통제를 위한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한강 이북 지역에서 인계철선 역할을 하던 주한미군 지상전투부대의 공백에 대한 문제와 함께 한국군 부대가 미군 지휘관의 직접 통제를 받는다는 점은 자칫 반미감정 유발 등 정치적 갈등 소재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연합사단 창설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하프타임] 사이클 이도연 세계 대회 3연패

    장애인 사이클 선수 이도연이 2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국제사이클연맹(UCI)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핸드사이클 도로독주 16.6㎞에서 30분51초5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지난 5월 이탈리아 월드컵 도로독주, 7월 스페인 월드컵 도로독주와 개인도로에 이어 또 우승, 한국 첫 세계대회 3연패 기록을 썼다.
  • 푸틴 “맘먹으면 키예프 2주내 접수”… 나토 ‘신속대응軍’ 추진

    푸틴 “맘먹으면 키예프 2주내 접수”… 나토 ‘신속대응軍’ 추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가 원하면 키예프를 2주 안에 접수할 수 있다”고 국제사회에 경고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4~5일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위협에 즉각 대응할 부대 창설을 승인할 전망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세계대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푸틴은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논의하던 중 이 같은 발언을 했다. 발언은 EU의 추가제재에 대한 경고라고 신문은 전했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끝난 EU정상회의에서 푸틴의 발언을 전했다. 정상들은 회의에서 1주일 내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뉴욕타임스(NYT),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신속대응군 창설에 합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위협에 더 빠르고 적합하게 대응할 ‘준비태세 실행 계획’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이 같은 계획을 지난주 처음 언급했다. 나토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새로 창설될 군은 상황이 발생하면 48시간 내에 준비를 마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4000명의 여단 규모로, 회원국에 순환배치된다. 영구주둔이 아닌 순환주둔인 것은 나토와 러시아가 맺은 조례에 따라 나토는 동유럽이나 발트해 연안국에 항구적인 군사력을 배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속한 투입을 위해 군수품과 장비, 탄약 등은 동유럽의 기지에 비축해 둔다. 대응군은 주둔지에 머물다 상황이 발생하면 물자가 비축된 동유럽국가로 날아가 바로 투입된다. 모든 준비는 올 연말쯤 끝날 것으로 관계자는 내다봤다. 이로써 나토의 대응군은 기존 1만 4000명에서 2만명에 가까운 규모로 증강될 전망이다. 서방국 중심 군사 동맹인 나토가 러시아를 겨냥해 군사력을 증강하는 데다 푸틴의 무력 사용 경고 수위도 날로 높아가면서, 세계대전 규모의 전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발레리 겔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럽이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보지 못했던 규모의 대전이 우리의 문턱에 와 있다”고 말했다. 페데리가 모게리니 EU 외교대표는 “현 사태가 최근 수십년 새 유럽에 닥친 최대의 위기”라면서도 “군사적인 방법은 답이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서울~문산 고속도로 착공 또 지연

    경기 서북부 주민들의 최대 숙원 사업인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건설이 또다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2일 시행사인 서울문산고속도로㈜에 따르면 지난 6월 착공하려다 오는 12월로 연기된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 배라산(성라공원, 해발 109m) 통과 구간에 대한 터널화 요구로 또다시 지연되고 있다. 당초 이 고속도로는 2003년 국가기간교통망 구축 계획에 따라 2012년 6월 착공해 2017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마을과 임야 통과 구간 지하화 여부로 갈등을 겪으며 착공이 2년가량 연기됐다. 그러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주민들의 뜻”이라며 배라산 통과 구간을 터널로 건설하고 터널 위에 만들어질 휴게소는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심 의원 측은 “배라산은 단순한 야산이 아니라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의 도시공원으로 사랑받아 왔는데 절개하는 방법으로 고속도로를 낼 경우 녹지의 3분의1 규모에 해당하는 낮은 봉우리 하나가 없어진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시행사는 기술적인 문제로 터널 건설이 안 된다고 하더니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알고 보니 결국은 돈 문제였다. 터널 공사로 500억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된다지만 우리가 검토한 결과 230억원이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고속도로는 이미 노선 설계를 마쳤고 이 구간에 5만 8700㎡ 규모의 휴게소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설계에 반영했다며 난색을 보였다. 특히 안전과 비용 문제 등을 들고 있다. 서울고속도로 관계자는 “배라산 통과 구간 북쪽에 지하철 3호선이 지나가 일정 거리를 띄워 지상으로 도로를 건설해야 하는 데다 곧바로 왕복 10차로인 고양대로 밑을 10m 이상 굴착해 횡단 터널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설계대로 공사하면 112억원이 소요되지만 터널로 건설할 경우 635억원이 필요해 당초 계획보다 4배 더 든다”고 강조했다. 600억원의 사업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휴게소 역시 “이전할 수 있는 적합 부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지난해 8월부터 21차례 관계자 회의를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는 2조 2941억원을 들여 방화대교 북단에서 경기 파주시 문산까지 35.6㎞를 왕복 2~6차로로 연결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내전 상처 후비는 보스니아 교과서 전쟁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대학생 다니엘 에로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보스니아에 나치 괴뢰정권을 세웠던 독재자 우스타세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가 배운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는 “우스타세가 전쟁 중에 훈련 캠프를 운영했다”라고만 나와있기 때문이다. 에로르는 최근에야 그 캠프가 유대인 10만명을 학살한 야세누바크 수용소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에로르가 야세누바크 수용소를 몰랐던 건 크로아티아계인 우스타세의 과오를 말하지 않는 크로아티아 역사교과서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사이어스모니터(CSM)는 1일 보스니아의 역사교과서 문제를 짚었다. 2차 대전 이후 가장 잔혹한 전쟁이라는 보스니아 내전이 끝난 지 20년이 됐지만 ‘역사교과서 전쟁’으로 인해 ‘국민통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25만명이 목숨을 잃은 내전이 끝난 뒤 보스니아는 이슬람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주축이 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가 주축이 된 ‘스릅스카 공화국’으로 나뉘는 1국 2체제를 채택했다. 두 체제에는 별도의 입법부와 행정부가 있다. 여기에다 세르비아계와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계에서 각각 뽑힌 3인의 공동 대통령이 8개월씩 돌아가며 국가를 대표한다. 통합되지 못한 정치는 역사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됐다. 세르비아 교과서, 보스니아 교과서, 크로아티아 교과서가 별도로 있다. 각각의 교과서는 상대를 ‘침략자’로, 자신은 ‘피해자’로 기술해 학생들에게 ‘증오의 민족주의’를 부추긴다.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교과서 통합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정치권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교육부장관이 무려 13명에 이르는 데는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전투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역사교과서 통합 운동을 벌여온 역사학자 카타리나 바탈리오는 “정치인들이 역사교과서를 매개로 민족주의를 부추겨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사실과 시각을 허용하지 않는 역사교육이 계속되는 한 보스니아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고르바초프, 유럽에서의 끔찍한 유혈참사 경고

    고르바초프, 유럽에서의 끔찍한 유혈참사 경고

    소련의 ‘마지막 공산당 서기장’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유럽에서 “끔찍한 유혈참사”가 일어날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국제적인 위기로까지 확장되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면서 끔찍한 유혈참사는 저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한 국가가 불안에 빠지면 거기에 모두가 개입하려고 한다. 그럴 경우 유럽에서는 끔찍한 유혈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구소련 대통령 고르바초프는 말했다. 실제로 최근 많은 정치학자들은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83세인 고르바초프는 수차례에 걸친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거세지고 있는 동부 우크라이나에는 여전히 일반 시민들을 위한 피난통로가 마련되어있지 않고 학교와 병원은 파괴되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사상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모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들도 하나의 민족이다”라고 말하면서 이 사태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행위자로 유엔, 유럽연합, 그리고 직접적인 당사자를 들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정부성명을 통해 연일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고 동부 우크라이나엔 총성이 멈추지 않고 사망자가 늘어가고 있지만, 한편에선 해결책 마련을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벨라루스의 민스크에서 5일 열리는 접촉그룹 회의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 중인 분리주의 반군 대표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부총리 안드레이 푸르긴 등이 참석한다. 여기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분리주의자들은 새로운 러시아라는 의미의 ‘노보로시아’라는 독립국가 건설을 외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들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일 생각이다. dp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의 독립국가 건설을 옹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 AFPBBNews=News1 최필준 독일 통신원 nownews@seoul.co.kr
  • 명품 교육도시 ‘송도’

    벨기에 겐트대와 미국 유타대가 인천 송도에 캠퍼스 문을 여는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해외 명문대 유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교육 등 실질적인 여건 개선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안느 드 파퍼 겐트대 총장, 데이비드 퍼싱 유타대 총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대학의 송도캠퍼스 공동 개교 행사를 열었다. 두 대학 모두 영국의 글로벌대학평가기관 QS가 선정한 세계 대학 순위 100위권 안에 드는 명문 대학이다. 송도에는 2012년 뉴욕주립대에 이어 올 3월 조지메이슨대가 캠퍼스 둥지를 틀었다. 산업부는 이르면 내년 세계 50위권 대학 3곳을 추가로 유치할 예정이다. 바이오기술 분야에서 유명한 겐트대는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하는 첫 유럽 대학이다. 송도캠퍼스에 분자생명공학, 환경공학, 식품공학 학부과정을 개설했다. 타임스 세계대학평가에서 생명과학분야 40위를 차지한 우수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카네기재단이 선정한 최우수 연구기관인 유타대는 송도캠퍼스에서 심리학, 신문방송학, 사회복지학 학부과정과 함께 공중보건대학원을 운영한다. 10년 연속 세계 100위권 안에 들었으며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들 대학 송도캠퍼스의 입학 조건과 교육과정은 본교와 같고 교수진은 본교에서 파견된다. 졸업 때 본교 학위를 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스라엘, 서안지구에 122만평 정착촌 추진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정착촌을 건설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토지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과 무기한 휴전에 들어간 지 불과 5일 만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정착촌을 확대하기 위해 31일(현지시간) 서안지구의 베들레헴 인근 약 4.04㎢(약 122만 4174평)의 땅을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정착촌 건설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단체 피스나우는 이번에 수용 예정인 땅이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수용을 결정한 땅은 지난 6월 유대인 10대 3명이 납치된 뒤 살해됐던 장소 부근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번 토지 수용이 해당 사건에 대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착촌 건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나 다름없다. 최근까지 계속된 분쟁의 씨앗이 결국 영토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랍인들이 거주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땅을 1차 세계대전 뒤 영국이 통치하자, 유럽에 있던 유대인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팔레스타인은 조상들의 땅에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지상목표지만 이스라엘의 점령과 이주 정책으로 살 곳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할 때 팔레스타인 주민의 주 수입원인 올리브 나무 숲을 밀어버리기 때문에 몰수당한 지역 주민의 생계는 끊어진다. 이번에 몰수 예정인 수리프, 알자바아, 와디푸킨 마을의 땅도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소유하고 있던 올리브 숲이다. 정착촌 확대는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가 줄곧 반대해 왔던 사업이다.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인 미국 국무부도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오랫동안 분명히 반대해 왔다”면서 “이스라엘이 결정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이스라엘의 토지 수용은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철회를 촉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독일, 쿠르드에 무기제공…”국제사회 책임 회피 않겠다” 능동적 대외개입

    독일이 마침내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에 대(對)전차 미사일 같은 살상무기 제공을 결정했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으로서 자제했던 금단 영역으로의 본격적 진입이다. 독일의 대외 군사개입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이스라엘이 이라크 미사일을 요격하려고 요구한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간헐적으로 개입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그것은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맞물린 이스라엘과의 특수관계 때문으로 이번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독일은 무엇보다 지난 2003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한국을 비롯한 다른 우방과 달리 ‘국제법 위반’을 앞세워 파병을 거부했던 나라다. 그런 만큼 이번 결정을 계기로 독일의 대외정책 변화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은 증폭될 전망이다. 독일의 대외 군사개입 강화 태세는 진작에 예고됐다.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의 지난 2월 발언이 대표적이다. 가우크 대통령은 각국 안보 책임자들이 참석한 뮌헨 안보회의 연설에서 “군대 파견 문제가 대두하면 독일은 무조건 ‘노’ 해선 안된다”며 독일의 더 많은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내쳐 6월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선 “독일은 더욱 책임감을 갖는 차원에서 수십 년간 가져온 주저함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때론 인권을 위해 싸우고 무고한 사람들을 구하려면 무기를 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국방장관도 뮌헨 안보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더 많은 책임을 독일로서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쿠르드정부가 맞서 싸우는 ‘이슬람국가’(IS)의 직접적 위협도 어느 때보다 무기 제공의 큰 명분을 제공했다. 독일 정보당국은 적어도 400명의 독일인이 IS 전투요원으로 가세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타국의 내전 위험이 아니라 자국 안보 위협의 영향권에 들어온 문제라는 판단의 근거다. 국제사회의 시선은 그러나 이번 지원의 표피적 배경보다는 독일 대외정책의 근본적 방향성에 더 모아진다. 일회적 결정이냐, 아니면 지속하는 대외정책의 변화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후자 쪽의 견해로 기운다. 개입 확대 쪽으로 대외정책이 변하는 와중에 이뤄진 결정이 쿠르드 지원이라는 것이다. 유럽연합(EU) 통합의 주도국이자 경제중심국인 독일을 향한 국제사회의 책임 증대 요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독일은 종합적 국력의 크기로 미뤄 ‘디폴트(Default) 파워’인 미국, 그리고 EU 중추국인 프랑스와 영국의 분담 요청에 더는 눈 감을 수 없는 처지라는 분석이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독일의 책임 확대는 독일이 일본과는 다르게 철저한 과거사 반성으로 쌓은 국제사회의 신뢰 크기에 비례한다. 국제사회에 여전히 ‘배드 보이’(Bad Boy) 이미지가 강한 일본에 견줘 독일은 ‘굿 보이’(Good Boy) 평판을 들은 지 오래다. 그 점에서 독일의 개입 확대 정책을 능동적 선택의 결과물로 보는 시각도 많은 편이다. 국제사회의 요구에 떼밀린 강요된 행위가 아니라 독일이 오히려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자발적 실천이라는 것이다. 이런 판단의 가장 큰 근거는 연속 3기 집권한 앙겔라 메르켈 연방정부의 운용 양상이다. 메르켈의 기독교민주당(CDU)은 사회민주당(SPD)과 연정을 가동하며 주고받기식 타협 정책의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여러 이슈에서 파열음도 내지만, 적어도 이번 결정처럼 중대 이슈에 대해서는 사민당의 폭넓은 지지에 힘입어 정책 추진의 동력을 얻고 있다. 대외정책에서 결기를 보이라는 주문에 대한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의 메르켈식 대응인 셈이다. CDU의 차기 주자로 꼽히지만, 유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폰데어라이엔 국방장관의 강경책 구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7명의 자녀를 둔 엄마로서 그의 지론인 ‘가정과 군대 생활의 조화’만을 강조해서는 최고지도자로서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배경에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도전 이슈도 독일의 대외정책 드라이브를 이끄는 요인이라는 해석이 있다. 집단자위권을 들고 나와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독일 방식의 대응이라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 그리고 인도, 브라질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노크하는 국가들이다. 독일이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5개국에 신설되는 군 전략수립 기관에 병력 150명을 파견할 계획이라는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일요판의 31일 보도도 그런 맥락이다. 그러나 독일 연방군이 지속가능한 대외 개입 정책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만해도 연방정부는 국방예산을 4억 유로 줄여 328억 유로로 낮췄다. 2016년에는 321억 유로로 더 감소한다. 올해 기준으로 독일 국방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9%이다. 다음 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 각국 국방예산이 GDP의 최소 2.0%가 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을 비쳐볼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 기준을 충족하려면 180억 유로 증액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독일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독일군 병력의 질(質) 저하도 거론했다. 독일이 2011년 징병제를 무한 유예하고 사실상 모병제로 바꾼 상황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의 대외 개입정책 확대 속도는 기민당을 ‘전쟁당’으로 공격하는 좌파당(Linke)과 녹색당의 상당수 세력을 설득하는 데 더해 약화한 군사력을 보강하는 데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히틀러 친필서명 담긴 희귀 독사진, 가격은?

    히틀러 친필서명 담긴 희귀 독사진, 가격은?

    독일 나치 총통 아돌프 히틀러의 친필서명이 담긴 희귀 독사진이 경매에 등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BBC뉴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윌리엄 포레스트가 수집했던 아돌프 히틀러의 친필서명이 담긴 독사진이 경매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단정한 양복차림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히틀러의 상반신이 담긴 해당 사진 구석에는 ‘아돌프 히틀러’라는 친필서명과 함께 ‘란츠베르크(Landsberg) 1925’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역사적으로 히틀러는 1921년 국가 사회주의 독일 노동당(나치스)의 당수가 돼 1차 세계대전 보상금 지급문제로 가난에 허덕였던 민중들을 대상으로 강한 독일의 재건, 사회정책의 확장, 베르사유조약 타파, 민주공화제의 타도 등을 역설, 대중들의 지지를 얻어나갔다. 이에 힘입은 히틀러는 1923년 뮌헨에서 정권장악을 위한 쿠데타를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했고 독일 작센안할트 주(州) 란츠베르크 육군형무소에 투옥된다. 이곳에서 유명 저서인 ‘나의 투쟁’을 집필하기도 했던 히틀러는 1925년 출옥하게 되는데, 해당 사진은 4년 후인 1929년 이를 기념하며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히틀러의 친필서명이 담긴 흔치 않은 역사적 사진을 얻어낸 사람은 영국 뉴스크로니클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윌리엄 포레스트로 1945년 히틀러가 자살한 베를린 벙커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찾아냈다. 참고로 윌리엄 포레스트는 1937년 독일, 이탈리아의 스페인 게르니카 침공,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까지 직접 현장 취재했던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종군기자로 평가받는다. 한편, 해당 사진은 오는 13일 영국 체셔 카운티(Cheshire county) 렁컨(Runcorn) 경매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해당 사진은 1만 2,000파운드(약 2027만원)에서 1만8,000파운드(약 3038만원) 사이에 경매 초기 가격이 형성될 예정인데, “역사적 가치가 무척 높은만큼 최종 낙찰 가격은 상당한 고가에 형성될 것”이라고 경매장 측은 밝혔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美·獨 전쟁 수렁 속으로] 獨, 70여년 만의 군사개입

    독일이 이라크 북부에서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와 맞서고 있는 쿠르드자치정부(KRG)에 미사일과 소총 등 살상용 무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외 군사개입에 나서지 않던 독일이 70여년 만에 금기를 깬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의 상황이 몹시 위태롭다”고 무기 지원배경을 밝혔다. 국방부 역시 “외국인 조직원들의 숫자가 아직 적기는 하지만 독일과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IS의 진격을 막기 위해 나선 미국,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지원 무기는 장거리 대전차 미사일 30개, 대전차 화기 팬저파우스트(PZF)-Ⅲ 200개, G36 공격용 소총과 G3 소총 각각 8000정, 기관총 40정, 보병용 장갑차 5대 등으로 총 7000만 유로(약 935억원) 상당이다. 독일은 이들 무기를 3차례에 나눠 제공할 방침이며, KRG의 군조직 페쉬메르가 병력 4000명이 무장할 수 있는 1차분이 이달 말까지 도착할 것이라고 폰데어라이엔 국방장관은 덧붙였다. 이번 무기 지원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재한 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내외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과 일부 국민들은 “군국주의의 부활”이라며 반발했다. 비평가들은 “연방 하원과 상의 없이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독일 하원은 1일 이번 무기 지원 배경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연설을 청취한 뒤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상징적일 뿐 구속력은 없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선진국은 감소하는데… 한국 가계부채 매년 8% 급증

    선진국은 감소하는데… 한국 가계부채 매년 8% 급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가계부채 축소에 나서는 동안 한국만 나 홀로 매년 8% 넘게 꾸준히 가계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효과로 가계부채가 급팽창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내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은 2008년 723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021조 4000억원으로 매년 평균 8.7%씩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대다수 선진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아지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2008년 말 13조 8000억 달러였던 미국의 가계부채는 금융위기 이후 매년 0.7% 줄어 지난해 말 13조 3000억 달러로 감소했다. 일본도 325조 4000억엔에서 311조 1000억엔으로 매년 1.1%씩 줄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은 기존 가계대출이 파산과 청산으로 줄었지만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 늘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 등 7개 주요 은행 주택대출 잔액은 7월 말 297조 7000억원에서 지난 28일 301조 5000억원으로 늘었다. 한 달 만에 3조 8000억원(1.3%)이 증가한 것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15.6%에 달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서프라이즈’ 그레타 가르보 50년간 은둔…미미폴착 위해서라는데...왜?

    ‘서프라이즈’ 그레타 가르보 50년간 은둔…미미폴착 위해서라는데...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31일 20세기 최고의 여배우라 일컬어지는 그레타 가르보와 동성 연인 미미폴락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레타 가르보는 ‘2차 세계대전 이전은 그레타 가르보, 이후는 마릴린 먼로’라는 말이 있을 만큼 최고의 배우다. 그러나 가르보는 지난 1942년 36세의 나이에 갑자기 은퇴를 선언한 뒤 85세로 사망할 때까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당시 은퇴 이유에 대해 성형 부작용, 나치와 연합군의 이중 스파이설 등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그레타 가르보의 은퇴가 절친 미미폴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레타 가르보는 1990년 미국에서 사망하는 날까지 미미폴락에게 편지를 썼고 미미폴락의 아들은 2006년 어머니와 그레타 가르보가 주고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충격적이게도 두 사람이 동성 연인 사이이었다. 그레타 가르보는 자신과의 관계 때문에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매스컴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미미폴락을 지키고 싶어했다. 결국 가르보의 선택은 은퇴였다. 그레타 가르보는 자신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다면 미미폴락 역시 고통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여겼다. 실제 미미폴락은 그레타 가르보가 은퇴한 이후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네티즌들은 누리꾼들은 “그레타 가르보, 미미폴락 감동적”, “그레타 가르보, 미미폴락, 대단하네”, “그레타 가르보, 미미폴락, 최고의 배우의 최고 선택”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소설처럼 팔린 자본론이 온다

    소설처럼 팔린 자본론이 온다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이강국 감수/글항아리/864쪽/3만 3000원 부와 소득의 분배는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없지만 지금까지 지적·정치적 토론의 결과는 공허했다. 소득 불평등의 심화는 풀어야 하는, 그러나 풀 수 없는 난제로 받아들여져 온 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프랑스의 소장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3)는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자본세를 물리자”는 도발적인 제안을 한다. 논리적 근거도 없이 넘치는 편견을 바탕으로 제기됐던 기존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달리 광범위한 역사적 비교 자료에 바탕을 둔 실증적 제안은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충격을 던졌다. 전 세계적으로 ‘피케티 신드롬’을 일으킨 책 ‘21세기 자본’이 프랑스(2013년 8월), 미국(2014년 3월)에 이어 다음달 초 한국어로 번역·출간된다. 피케티의 이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탐욕과 도덕적 해이, 그리고 소득 불평등 문제가 핫이슈로 부각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미국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봄 영어 번역본이 출간된 뒤 지금까지 50만부 이상 팔리면서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도 경제민주화 논쟁과 맞물려 일찌감치 불어닥친 피케티 열풍 덕분에 출판사에 번역본 예약 판매 신청만 3000권을 넘었다. 피케티는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그는 책에서 소득 불평등의 근본 원인으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자본가는 일반 서민보다 항상 더 높은 소득을 갖게 되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간의 소득 불평등은 계속 커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부동산 임대료, 주식배당, 금융상품의 이자 등 자본이 스스로 증식해서 얻는 소득은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임금을 늘 웃돌기 때문에 소득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발자크의 열렬한 팬인 그는 책에서 ‘고리오 영감’을 빗대어 19세기 프랑스 사회에서 고착화된 불평등을 설명한다. 불평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도되는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는 1700년 이후 최근(2010년)까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20개국의 납세자료를 근거로 보여 준다. 실제로 그가 제시한 통계자료를 보면 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19세기 말~1차대전 시기에는 높다가 1914~1945년에 급격히 떨어진 이후 다시 증가해 최근에는 19세기 수준의 턱밑까지 도달했다. 자본시장이 완벽할수록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초과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그는 확신한다. 그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소득 불평등을 해소할 방안을 제시한다. 바로 세금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그 이후 나타난 공공정책들이 20세기에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음을 설명하고, 양극화의 주된 요인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극소수의 최고소득층에 현 수준보다 훨씬 더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자들이 높은 세금을 피해 다른 나라로 국적을 옮기면 실효성을 거둘 수 없는 만큼 전 세계 국가가 동시에 실시하는 누진적인 글로벌 자본세를 부과하자는 그의 제안은 세계의 부유층을 패닉에 몰아넣은 반면, 중산층을 열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책은 4부 16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 소득과 자본에서 기본 개념 소개와 함께 세계적으로 소득과 생산의 분배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거시적인 시각에서 돌아본다. 2부 자본/소득 비율의 동학에서는 자본과 소득 비율의 장기적인 변화에 대한 전망을 검토하고, 3부 불평등의 구조에서는 데이터를 확보한 나라에서 전개된 불평등의 역사적 동학을 살펴본다. 4부는 규범적이고 정책적인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결론에 해당한다. 숫자와 도표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경제학 이론서를 피케티는 논리정연하고 부드러운 인문학적 글쓰기로 훌륭하게 처리해 읽는 재미를 준다. 피케티의 이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치밀한 실증 연구를 통해 찾아낸 실질적 해법에 대한 반박 논거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임이 분명해 보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1971년 파리 인근 클리시에서 태어났다. 1987년 바칼로레아(프랑스 대학수학능력시험)를 통과하고 최고 명문 프랑스 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22세에 프랑스 사회과학 고등연구원과 영국 런던정경대학에서 부의 재분배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 경제학부에서 2년간 조교수로 재직한 뒤 1995년 프랑스로 돌아와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원을 지냈다. 2000년부터 파리경제대(EHESS)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자본의 귀환:1700~2010년 부유한 국가들에서의 부-소득 비율’, ‘세계 최상위 소득계층 데이터베이스’, ‘20세기 프랑스의 고소득층: 불평등과 재분배’ 등 소득 불평등과 분배에 관련한 다수의 이론서와 논문을 집필했다. 2013년 경제이론 및 응용연구에서 탁월한 기여를 한 45세 이하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위뢰 얀손 상을 수상했다. 피케티는 다음달 18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 지금이 어느 때보다 덜 폭력적인 시대

    지금이 어느 때보다 덜 폭력적인 시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사이언스북스/1408쪽/6만원 두 번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20세기와 종교 갈등과 지역 분쟁, 테러가 빈번한 21세기는 과거 농경사회에 비할 수 없이 폭력적이다. 현재의 인류는 최악의 시대를 살고 있는가. 세계적 심리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미국 하버드대 스티븐 핑커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최근 번역 출간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에서 핑커 교수는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폭력이 감소해 왔고, 어쩌면 현대 우리는 종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기원전 8000년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 동안 공간을 넘나들며 인간 사회의 폭력 현상을 분석해 내놓은 결론이다. 그는 고고학과 인류학, 문학작품 등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심도 있는 분석, 도표와 통계를 제시하면서 오늘날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고 주장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폭력의 세계적 추세는 거의 모든 차원에서 현재로 올수록 하강했다. 심지어 서구에서는 1970년대 중반 동물복지운동의 결과 동물에 대한 폭력도 용인하지 않는다. 폭력 현상에 관심을 집중하는 현대 미디어의 특성 때문에 사람들이 폭력의 감소를 체감하지 못할 뿐이다. 저자는 인간의 심리 체계가 어떻게 환경적 변화에 적응해 폭력의 행사보다 협동과 평화를 선택하게 됐는지 규명하는 데 관심을 쏟는다. 인지과학, 감정신경과학, 사회심리학, 진화심리학 등을 동원해 폭력과 비폭력의 심리를 살펴본다. 그는 농업 문명으로의 전이, 문명화 과정, 17~18세기의 인문주의 혁명, 1·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장기 평화, 냉전 이후 폭력 감소, 1948년 세계인권선언 이후 인권 개념의 전파 등 폭력의 감소를 촉발한 6가지 경향성을 추려 냈다. 물론 인간에게는 포식적 목적의 폭력, 경쟁, 복수심, 가학성, 이데올로기 등 폭력 유발의 성향이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감정이입과 자기통제, 도덕감각, 이성의 능력으로 맞서는 본성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악의 근원에 맞선 선함의 우세를 이끈 역사적 동인들이 존재했다고 저자는 확신한다. 핑커 교수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폭력으로부터 멀어져 협동과 이타성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동기를 갖고 태어난다”며 환경의 변화와 함께 감정이입, 자기통제, 도덕감각, 이성도 진화했다는 주장을 편다. 책의 제목은 에이브러햄 링컨의 1861년 3월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따온 구절로, 인간 사회의 진보에 대한 신념을 보여 준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지금&여기] 상처와 ‘집단기억’/오상도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상처와 ‘집단기억’/오상도 문화부 기자

    누군가 이야기했다. 참혹한 전쟁을 갈무리한 ‘종전’을 기념하는 나라는 많아도 전쟁 발발을 기념하는 곳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그런데 우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전쟁 발발 64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매운 김장김치에 길들여진 독한 민족이라 그럴까. 아니면 종전보다 휴전이란 불완전함을 택한 우리의 특수성 탓일까. 개인적으론 이도 저도 아니라고 본다. 멍에에 쓸려 생긴 아물지 않는 상처 탓이 아닌가 싶다. 같은 겨레끼리 싸우고 죽였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전쟁이 진한 상처, 아니 흉터를 남겼다는 것은 엄연한 진실이다. 우리에게 역사적 상처는 비단 한국전쟁뿐만이 아니다. 나치 독일과 달리 이웃 일본은 여태껏 침략과 지배, 그리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이 남긴 상흔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자발적 상처 치유 활동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종군 위안부 문제다. 일본 정부는 그렇다 치고 왜 일본인들은 상식적인 생각의 틀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 최근 한국을 찾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지금 일본의 청·장년층은 일본이 단지 전쟁에서 졌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 전쟁이 남긴 상처에 대해선 알고 싶어 하지도, 알려 들지도 않는다”고 고백했다. 프랑스 사회학자 모리스 알브바슈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집단기억’에서 찾으려 했다. 한 민족이나 한 사회집단이 공통으로 겪은 역사적 경험은 그것을 직접 체험한 개개인의 생애를 넘어 집단적으로 보존되고 기억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정체성 확립 과정은 배타성 형성과 동일시된다고 한다. 예컨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집단학살을 경험한 유대인은 이 같은 집단기억을 구심점으로 강력한 내부적 통합을 이뤘고,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대한 인류 차원의 역사적 집단기억으로 확장했다. 반면 일본 제국주의는 한민족을 우직한 황국신민으로 개조하는 데 바빴으나, 정작 패전 후에는 과거의 집단기억에 대한 스스로의 치유 시간을 갖는 데 실패했다. 미국과 옛 소련 간 냉전체제를 교묘히 이용해 ‘영혼 없는 경제적 동물’로 몸집을 불리는 데만 전력한 탓이다. 최근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죄지은 형제들을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진언했다. 잠재된 역사 미화의 본능에 빠져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일본의 대다수 국민들을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그들의 집단기억을 되돌리는 해법은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sdoh@seoul.co.kr
  • 고려인 5세 저널리스트의 ‘나’를 찾기 위한 여정

    고려인 5세 저널리스트의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올해는 조선인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그들은 연해주에 한인 사회를 만들어 살던 중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지금은 모스크바, 연해주,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대륙 20여 개국에 5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고려인’ ‘카레이츠’ ‘카레이스키’ 등으로 불린다. 스탈린의 한국어 교육 금지 조치로 고려인들은 한국말을 거의 잊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밥상에는 여전히 ‘짐치’라고 부르는 김치와 밥이 오른다. KBS 1TV의 KBS파노라마는 지난 1년간 한국 근·현대사의 숨은 주역인 고려인들의 삶과 역사를 추적했다. 29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카레이스키 150’의 3부 ‘오딧세이-기나긴 여정’에선 카레이스키 마리나 김의 이야기를 다룬다. 마리나 김은 고려인 5세로 올해 33세다. 러시아 공영방송 RTR의 기자이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취재 능력과 빼어난 미모를 겸비한 그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를 꿈꾼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들을 취재하던 중 우연히 고려인 2세 정상진씨를 만났다. 정씨는 소련 태평양함대 소속 해병대원으로 1945년 8월 13일 청진항 상륙전에 선봉대로 참전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인 유일한 한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노병이었다. 마리나 김은 정씨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고려인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취재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또 서울을 방문해 임진각을 찾고 명동과 강남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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