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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속을 달린다, 마음을 달랜다… 치유의 1박2일

    숲속을 달린다, 마음을 달랜다… 치유의 1박2일

    “이 맑은 공기 한 보따리 담아 가고 싶네.” “우와, 저기 산딸기. 우리 이거 먹고 뜁시다.” 울울한 숲에 재잘거림이 퍼진다. 장마철 먹구름이 소백산 자락에 드리운 지난 2일 경북 영주와 예천을 잇는 고항재. 예천 쪽을 바라보며 오른쪽 묘적령 아래 숲길로 접어드니 후텁지근함이 저멀리 달아난다. 오전 8시 서울 올림픽공원을 출발한 버스에 탑승한 이들이 3시간 뒤 이곳에서 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탄성을 쏟아낸다. 첫 느낌… 포근히 발 감싼 흙·땀 식혀준 바람 왕복 6㎞ 정도 뛰는 데 편안함이 밀려온다. 건강한 숲의 기운이 온몸으로 만져진다. 빽빽한 침엽수 가지들이 뻗어 있어 햇볕이 쏟아져도 문제 될 것 같지 않다. 어느 순간 바람이 불어와 땀을 닦아 주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오른편 계곡에서 쏟아지는 물소리가 청량감을 더한다. 왼편을 내려다보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 오래된 것이 분명한 수풀이 장관을 이룬다. 처녀 시절 선수층이 얇은 마라톤 대회의 여자 시상대를 독점하다시피 했다는 이상희(53)씨는 “정말 이곳의 공기는 너무 좋네요. 흙에 닿는 발바닥의 감촉도 너무 좋고요”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느끼는 달리기’라고 이날의 느낌을 함축했다. 3일 전화 통화에서 “오전 동호회 훈련 가서 어제 자랑을 한바탕 하고 왔다”고 털어놓았다. 이씨와 같은 한강마라톤 소속으로 ‘달리는 임금님’이란 별명으로 통하는 김주현(56)씨는 산딸기 따먹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2002년부터 웬만한 국내 마라톤 대회를 모두 뛰어봤지만 이런 코스는 처음”이라며 “어릴 적 많이 먹었던 산딸기를 달리면서 먹을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지난해 서포터의 도움 없이 최초로 미국을 단독 횡단한 강명구(59)씨는 “트레일런 대회에 몇 번 나갔다가 발목에 무리가 가 그만뒀는데 이곳은 아주 그만이었다. 내려올 때 자갈을 많이 밟았는데 발바닥에 전해지는 통증이 지압과 같은 효과를 줬다”며 “바닥이 얇은 운동화를 신고 뛰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내년 가을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터키를 거쳐 중국 시안에 이르는 실크로드를 혼자 뛰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털어놓았다. 강씨가 한때 거주했던 미국 뉴욕 출신인 그레그 샌퍼드(38)는 큼직한 헤드폰을 쓴 채로 뛰다 어느 순간 벗고 뛰었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의 향연이 더 대단하다는 걸 느끼는가 싶었다. 바닥이 얇은 운동화를 신고 뛴 그는 “오히려 이렇게 뛰면서 발목이 아프지 않게 됐다”며 눈을 찡긋거렸다. 첫 만남… 8월 20~21일 경북 영주 소백산 자락 서울신문이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영주시와 함께 오는 8월 20~21일 이곳에서 2016 코리아 포레스트 런 영주 대회를 연다. 산림청과 경상북도가 후원한다. IBK기업은행이 공식 은행을 맡는다. 이미 지난달 20일부터 홈페이지(www.koreaforestrun.com)를 열어 42㎞와 10㎞로 나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신문과 대회를 주관하는 달리기협동조합이 함께 위촉한 44명의 홍보대사 가운데 귀한 시간을 기꺼이 내준 12명이다. 이날 체험한 곳은 42㎞ 코스의 30~38㎞ 구간 일부다. 도심에서 진행하는 마라톤은 교통 흐름을 끊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아스팔트를 뛰는 팍팍함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 한창 얘기되는 미세먼지를 들이켜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곳 소백산 줄기, 서울 여의도광장의 다섯 배인 2889㏊ 면적에 조성된 숲길 코스는 차원이 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선진국에서 급격히 확산 중인 트레일런보다 더 안전하고 쾌적한 달리기를 보장한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첫 걸음…다스림서 숙박하며 스파·건강검진까지 산림청은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보전하는 데만 머물렀던 산림자원을 이제 국민들의 건강을 살피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영주시 봉현면 일대에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을 8월 개장할 예정이다. 1500억원 가까이 들인 이곳은 혀를 내두를 만큼 좋은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 복층 구조로 된 데다 길끗한 조망을 제공하는 숙박시설을 가족과 함께 이용하고 대회를 마친 뒤 곧바로 수(水)치유센터에서 땀으로 흥건해진 몸을 닦을 수 있다. 근처 목욕탕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여느 대회 후 풍경과 다르다. 수치유센터에서는 동시에 많은 이들이 수압 치료와 사우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노천 풀에 몸을 담글 수 있다. 건강증진센터에서는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은 뒤 대당 7000만원 한다는 아쿠아마사지 장비에 몸을 맡길 수 있다. 첫 이야기… 옥녀봉 아래 데크로드서 추억 만들기 숙박시설 ‘주치마을’과 수치유센터 등을 둘러보고 다시 고항재로 올라 옥녀봉 아래 숲에 조성된 데크로드를 따라 걸어 내려가 봤다. 계단과 턱이 없어 노약자는 물론 장애인도 휠체어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어린이 20명 정도가 숲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조용히 숲이 들려주는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 아래쪽 너른 데크에서는 어린이들이 상담사들과 나직이 얘기를 나누거나 눈을 감고 명상에 빠져들었다. 이곳 데크로드에서는 아홉 가지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레스트 런 참가자들의 가족도 당연히 이용할 수 있다. 아빠가 뛰는 동안 엄마와 자녀들이 따로 즐기거나 아니면 1박 하며 온가족이 더불어 숲이 제공하는 혜택을 만끽할 수도 있다. 서울신문 코리아 포레스트 런은 영주 대회를 시작으로 10월 8일 경기 양평 산음자연휴양림에서 두 번째 대회를, 11월 12~13일 강원 횡성 숲체원에서 세 번째 대회를 치른다. 내년에는 일곱 대회로 늘릴 요량이다. 답사 내내 소녀처럼 해맑았던 이상희씨는 3일 “1박2일 참가비가 15만원이란 얘기에 ‘그렇게 비싸면 누가 가겠느냐’고 했는데 다녀와 보니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다”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피톤치드를 폐에 아낌없이 들이부으며 숲길을 달리려면 4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영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016 코리아 포레스트 런 홍보대사 명단(44명, 순서 없음) 김순옥 이윤희(이상 100회마라톤) 이애경(과천마라톤) 주용규(광화문마라톤) 장영미(철인 3종) 김시봉 손병국(이상 풍기인삼마라톤) 강명구 박경희 서훈(이상 런너스클럽) 이홍식(해피러닝마라톤) 강윤영(도가니러닝크루) 손호석 최보라(이상 동대문육상연합) 홍춘식(새천년마라톤) 정춘석(65뱀띠마라톤) 권이주(뉴욕한인마라톤) 오승철(구름산마라톤클럽) 권병재(아마동클럽) 정미덕(종로구청마라톤) 손봉용(이안마라톤클럽) 양순자(64용띠마라톤) 우지화 유희상 에디 부스(이상 서울 플라이어스) 양인규(기아마라톤회) 김정룡(송탄마라톤) 김동욱(광양마라톤) 김기현(우리마라톤) 김주현 이상희(이상 한강마라톤) 김종운(검푸강북지맹) 이재건(효창마라톤) 김계만(오픈케어) 김정수(건국에이스) 이인효(에스앤바투어) 노희성(북원마라톤) 그레그 샌퍼드(루나루) 임태규(KAMA) 권오섭(오켈미) 김우준 김재승 이계숙 이수찬(이상 개인)
  • 택배요… 가출 고요생, 대담·잔혹한 살인강도

    50대 주부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강도행각을 벌인 고교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9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아파트에서 A(50·여)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전남지역 고등학교 2학년 최모(17)군을 붙잡았다. 가출 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택배 배달원으로 가장해 범행을 저지른 최군은 현장을 훼손하고, 피해자 가족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대담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부산으로 도주한 피의자는 일본 밀항을 계획하며 추가 범행까지 준비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최군은 지난 27일 저녁 A씨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해 옥상출입문 앞 비상통로에서 다음날 오전까지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엔 계단을 오르내리며 다른 가족이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 A씨 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오전 10시 20분쯤 택배 배달원으로 위장해 집에 침입한 그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집안에 홀로 있던 A씨를 살해하고 현금, 노트북, 신용카드를 훔쳤다. A씨는 이날 오후 5시쯤 욕실 안에서 목 주변을 날카로운 흉기에 20여차례 찔려 숨진 모습으로 딸에게 발견됐다. 왼손에는 흉기를 막으려 한 흔적이 있었고, 집안 곳곳에선 A씨의 혈흔과 이를 닦으려 한 흔적, 최군의 피 묻은 지문이 나왔다.  범행 후 최군은 A씨를 거실에서 욕실로 옮긴 뒤 피해자 휴대전화로 오전 11시 53분부터 4분 동안 A씨 남편과 두 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 표현들을 조합해 숨진 A씨가 직접 작성한 것처럼 꾸몄다. 아파트를 빠져나갈 때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태연하게 거울을 바라보는 모습도 담겼다. 최군은 범행 직후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한 뒤 ‘왜 학교를 오지 않느냐’는 친구의 SNS 메시지에 ‘마지막이다. 돌아갈 수 없다’고 답하고 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일본행 배편을 알아보다 여권이 없으면 탑승할 수 없다는 정보를 확인한 최군은 인터넷으로 밀항하는 방법을 검색했다. 밀항자금을 마련하려고 추가 범행을 준비하던 최군은 사건접수 21시간여만인 29일 오후 2시 30분쯤 부산역 앞에서 긴급체포됐다. 검거 당시 최군 가방에는 칼 세 자루, 펜치 한 개, A씨 집에서 들고나온 금품, 밧줄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동부경찰서로 이송된 최군은 혐의 일체를 시인하고 “가출할 때부터 약자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하려고 했다”며 “추가범행을 위해 부산에서 칼 한자루를 새로 샀다”고 자백했다. 두 차례 가출 경험과 우울증 병력이 있는 최군은 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부산 바닷가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군을 광주로 압송해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여죄를 추가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정의당 추혜선 의원 ´미방위 재배정´ 촉구 농성 중단…“외통위 활동 전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미방위 재배정´ 촉구 농성 중단…“외통위 활동 전념”

     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에 반발해 농성을 벌여왔던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29일 보름만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농성을 중단했다.  언론시민단체 출신 비례대표인 추 의원은 전문 분야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외통위에 배정받자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농성을 진행해왔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방위 재배정을 요구하는 농성을 끝내고 외통위 배정을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언론방송통신 영역만큼 이제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도 열정과 전문성이 넘치는 정치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 개혁에 노력을 기울이라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국회에 왔지만 이번 일로 소수정당의 한계를 다시 경험하게 됐다”면서 “원 구성을 하고 상임위를 배정할 때마다 반복되는 소수정당의 소외 문제를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현행 ‘20인’에서 ‘5인 이상’으로 바꾸는 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17일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외통위 비교섭단체 의석을 하나 줄이는 대신 미방위 의석을 하나 늘려 추 의원을 미방위로 재배정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조율이 이뤄지진 못했다. 강윤혁 yes@seoul.co.kr
  • [정치뉴스 테이크아웃] ‘흙수저’ 명재씨 꿈★은 이뤄진다

    [정치뉴스 테이크아웃] ‘흙수저’ 명재씨 꿈★은 이뤄진다

    산골 촌놈서 與안방마님으로 총무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박명재(68) 의원은 사무관 시절부터 출근할 때마다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현 정부서울청사) 19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감. 그는 이곳에 있던 국무회의장의 문고리를 잡고 “성실히 근무할 테니 이 회의장에 꼭 앉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박 의원은 마침내 2006년 행정자치부 장관에 오름. 부잣집 아들 같은 유복한 외모를 지닌 그는 사실 누구보다 갖은 고생 끝에 ‘성공 스토리’를 일궈낸 대표적인 ‘흙수저’. 그는 경북 포항의 한 산골마을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출생. 중학교까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혈혈단신으로 상경해 독학 끝에 1975년 행정고시 16회 수석 합격. 학비를 스스로 벌어 다니느라 입학한 야간 고등학교 재학 시절 만난 ‘절친’ 소설가 이문열씨가 인정하는 ‘문학 소년’. 연세대 행정학과 재학 당시 지금은 학교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독수리상 비문을 직접 짓기도. 차의과대학 총장을 거쳐 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북 포항남·울릉에서 무소속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심. 하지만 2013년 10·30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재도전해 국회 입성.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데 이어 금배지를 단지 3년도 채 안 된 지난 26일 집권여당의 ‘3역’ 중 하나이자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까지 거머쥠. 그는 “의지와 희망을 갖고 끝까지 도전하면 기회는 열린다”며 자신을 ‘성공한 사람’이 아닌 ‘성취해 나가는 사람’으로 자평.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무지개 매력을 품은 휴양지 다낭Da Nang 베트남 대표 럭셔리 휴양지, 다낭. 그러나 해안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더 다채로운 매력의 여행지들이 얼굴을 내민다. 옛 항구 도시와 산 정상의 테마파크, 신비로운 대리석 산까지. 베트남의 한강을 산책하다 깨끗하고 깔끔한 다낭 시내는 강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재밌게도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강 이름이 한강이다. 서울보다는 덜 복잡하고 한적해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강 변에 접해 있는 한 마켓Han River Market은 현지인과 여행자가 함께 찾는 즐거운 장소다. 1층에는 식료품과 주전부리들이, 2층에는 의류와 신발 가게들이 주를 이룬다. 요즘 유명 브랜드의 OEM이 베트남에서 이뤄질 정도로 이곳 의류는 질이 꽤 좋다. 시장에서 흥정은 덤으로 주어지는 즐거움이다. 저렴한 가격에 득템하는 기쁨을 누려 보는 건 어떨까. 점포 뒤편에서 부지런히 미싱을 돌리며 옷을 짓고 있는 광경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 맞은편엔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예쁜 카페도 있다. 달콤한 베트남식 커피가 쇼핑에서 얻은 즐거움을 두 배 더 배가시켜 준다. 먼 옛날 참파 왕조Cham Pa의 유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참 박물관Cham Museum도 한 번 들러 볼 만하다. 옛 사람들이 정교하게 조각한 석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랜 세월에 조각품들이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도구도 변변치 않았을 시절에 어떻게 이런 조각품들을 만들었을지 놀랍기만 하다. 도시는 밤이 되면 더욱 흥미로워진다. 저녁 무렵 한강을 가로지르는 용 다리의 야경을 감상하며 유유히 뱃놀이를 즐겨 보자. 다낭의 핫 플레이스로 소문난 노보텔 호텔의 루프톱 클럽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 보는 건 또 어떤지. 반짝반짝 빛나는 다낭 시내를 내려다보며 화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최적의 코스다. 음양오행의 철학이 깃든 산 다낭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오행산五行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이 산은 신기하게도 각각의 봉우리가 음양오행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형상화하고 있다. 산길 입구부터 꽤나 가파른 계단길이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체력이 걱정된다면 중턱까지 수직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방법도 있다. 반면 계단길 중간에 세워진 절이 아름다워 일부러 걸어 올라가는 이들도 많다. 걷기 시작할 땐 온갖 푸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절에 도착하니 그 모든 불평들이 쏙 들어가 버렸다. 하얗게 빛나는 부처님과 제자들, 사슴 한 마리가 보리수 아래 둘러앉은 조각상이 마음에 평화로움을 가져다준다. 오행산은 산 전체가 대리석이어서 더 신비롭다. 어딘가 깎여 나간 곳이나 동굴 벽면들을 만져 보면 반질반질한 촉감이 여느 산과는 다른 느낌이다. 잠깐 동안의 산행에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오래된 항구의 정취 다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호이안Hoi An은 16~17세기경 동남아 최고의 무역항으로 손꼽혔던 곳이다. 투본Thu Bon강 하구에 형성된 항구 도시 곳곳에서 번성했던 그때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19세기 말부터 다낭을 비롯해 다른 지역 항구들이 부상함에 따라 호이안의 역할은 점차 퇴색되었지만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덕분에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도시가 되었다. 지금은 무역상 대신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여행자들로 호이안은 제2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 호이안 구시가지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코스다. 전통적인 목조 가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순식간에 몇 세기를 훌쩍 넘어온 듯한 착각마저 인다. 예전 번성했던 무역도시답게 다른 나라의 건축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들도 눈에 띈다. 구시가지 끝자락에는 당시 일본인들이 놓았다는 목조 지붕을 얹은 독특한 양식의 내원교가 남아 있다. 재밌게도 다리를 가운데 두고 왼쪽은 일본인들이, 오른쪽은 중국인들이 거주했다고 한다. 구시가지는 차 없는 거리로 여행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거리를 따라 기념품 숍과 갤러리, 카페, 각종 노점들이 즐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지만 구석구석 재미난 것들이 많아 하루 종일 이곳에만 있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호이안을 여행할 때는 최대한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다니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호이안의 매력은 밤에 더욱 빛난다. 오색찬란한 빛깔로 물든 밤거리는 오히려 낮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호젓하던 낮의 거리와 달리 흥겹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여행자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한다. 노천 마사지숍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도 좋고, 환하게 불을 밝힌 노점상 사이를 오가며 못 다한 쇼핑 삼매경에 빠져도 좋다. 별빛 총총한 노천 바에 앉아 맥주 한 잔 들이키며 호이안의 밤을 맘껏 즐겨 보는 것 또한 여행자만의 특권이다. 베트남의 옛 모습을 엿보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는 베트남 전통 생활 문화를 재현한 박물관이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Ao Dai에 논Non을 쓰고 나타난 여인이 환한 미소와 함께 전시물들을 설명해 준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이곳저곳 관람하는 동안 소박하고 손재주 많은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따뜻한 차와 다과까지 준비한 그녀의 배려 깊은 환대에 마음이 환히 열렸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 Km 950, Highway 1A, Dien Ban Dist Quang Nam Prov, Vietnam +84 510 3717 888, 3717 999(102) www.vinahousespace.com 산 정상의 신기한 테마파크 다낭 북서쪽에는 높이가 1,487m에 달하는 바나Ba Na산이 우뚝 서 있다. 작년 4월, 이곳에 테마파크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가 개장하면서 다낭에서 가 봐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늘었다. 바나 힐스로 향하는 길은 마치 산꼭대기에 꼭꼭 숨겨 놓은 비밀의 성을 찾아가는 것 같다. 산줄기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케이블카만이 바나 힐스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바나 힐스 케이블카는 전 세계 10대 케이블카 안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로프웨이5,801m, 17분를 자랑하며 산 중턱에 세워진 역간의 고도 차이가 1,368m에 달한다. 케이블에 줄줄이 매달린 캐빈 수만 210대, 시간당 3,0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에 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케이블카는 막상 탑승하니 외의로 편안하다. 유럽의 안전 기준에 맞춰 시공됐다는 케이블카는 흔들림은커녕 안정감 있는 운행에 깜짝 놀랄 정도다. 운무를 헤치며 거침없이 쭉쭉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바나 힐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희뿌연 안개 너머로 바나 힐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 정상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뾰족하게 솟은 성과 고풍스런 교회, 우체국, 노천에 펼쳐진 파라솔 테이블 등 프랑스식으로 꾸며진 작은 마을이 하늘 아래 펼쳐져 있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의 휴양지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던 곳을 이후 베트남 기업인 썬그룹에서 테마파크로 단장해 세계적인 휴양지로 선보인 것이다. 그야말로 놀랍다. 바나 힐스 안에는 탑승 기구들이 가득한 놀이동산과 유명 인사들의 밀랍인형이 전시된 왁스 뮤지엄, 사계절 꽃향기로 채워지는 리 자딘 디아모르Le Jardin d’Amour 화원과 디베이Debey 와인 저장고 등 흥미로운 시설들이 많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고속 튜브 썰매Alpine Coaster와 산기슭을 따라 올라가는 기차도 인기 있는 코스들이다. 심한 안개 탓에 고속 튜브 썰매는 타 보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즐긴 놀이동산에서 한바탕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었다. 왁스 뮤지엄에서 만난 비와 싸이도 어찌나 반갑던지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와인 한 잔 홀짝이며 꽃향기에 취해 있다 보니 잊고 지내던 원초적 즐거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바나 힐스에는 고성 호텔도 있다. ‘머큐리 바나 힐스 프렌치 빌리지 호텔’은 19세기 프랑스풍으로 꾸며진 멋진 잠자리와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이 바나 힐스에서의 추억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시설을 확장 중인 바나 힐스. 다음에 찾아올 땐 어떤 즐거움이 더해질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 An So’n-Hoa Ninh, Hoa Vang Prefecture, Danang City, Vietnam +84 511 3791 999 www.banahills.com.vn/en ●사이공의 오늘호치민Ho Chi Min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정, 베트남에서 가장 번화한 대도시 호치민이다. 허락된 시간은 고작 반나절. 당연히 아쉬움이 컸다. 작은 파리 속을 달리는 오토바이 호치민의 옛 이름은 사이공Saigon이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이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영국에서 초연된 뮤지컬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사이공이란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 이전인 1976년 베트남 남북이 통일되면서 이미 사이공은 호치민으로 개칭되었다. 호치민시의 또 다른 별칭은 ‘오토바이 도시’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풍경이 오토바이로 가득한 거리일 정도로 이곳의 오토바이 교통량은 어마어마하다. 소음과 매연이 심한 것은 당연지사. 호치민을 여행할 땐 마스크는 필수 품목이다. 오죽하면 이곳 주민들조차 외출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오토바이 탑승자 모두 헬멧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헬멧 착용이 여전히 일상화되지 않는 국내와 비교해 볼 때 꽤나 신선한 풍경이다. 헬멧 미착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고 하는데 실제 거리에서 벌어진 엄한 단속 활동을 접하고 나니 이 같은 풍경이 절로 이해가 된다. 호치민은 작은 파리로 불릴 만큼 곳곳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넘쳐난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립된 옛 건물들과 세련된 현대식 건축물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케미가 전 세계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식민지의 부산물들을 모두 없애기보단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현재에 맞게 재활용한 베트남인들의 지혜가 새삼 놀랍다. 호치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노트르담 성당과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프 에펠Gustave Eiffel의 걸작물인 중앙 우체국, 호치민시의 랜드마크인 인민위원회 청사 등이 서로 지척에 있어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에 좋다. 주변에 여행자 거리와 쇼핑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원 등이 자리해 구경거리도 많다. 벤탄 시장Ben Thanh Market도 잠깐 들렀으나 점포들이 빽빽이 밀집한 시장 안이 너무 더워 오래 있지는 못했다. 발품을 판 만큼 수확을 얻는 곳이라지만 이번엔 분위기만 살짝 엿보고 돌아설 수밖에. 호치민에서 보낸 시간이 고작 반나절에 불과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여행자에게 진리처럼 내려오는 ‘아쉬워야 다시 찾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다음 베트남행은 호치민에서부터 시작해 볼 요량이다. 아아, 이렇게 베트남 첫 방문에 덜컥 발목을 잡혀 버렸다. ▶travel info AIRLINE베트남 최초의 민간 저비용 항공사인 비엣젯 항공은 인천-하노이, 인천-호치민 구간을 주 7회 매일 운항한다. 구간별 편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국, 출국 도시를 다르게 하면 더욱 효율적인 여행 코스를 짤 수 있다. 비엣젯 항공은 국제선뿐 아니라 다낭을 비롯해 베트남 주요 도시들도 국내선으로 연결한다. 비엣젯 항공 스카이보스Skyboss 프리미엄 좌석을 이용하면 한결 편리하고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보스 프리미엄 좌석 구매시 전용 카운터를 통해 체크인할 수 있고 탑승시에도 우선권이 부여되며 인천(아시아나 항공 라운지)과 베트남 국내 공항에서 비즈니스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치민에서 귀국하는 경우 비행기 출발이 새벽 시간대이기 때문에 라운지 이용 혜택은 무척 유용하다. 이 밖에 기내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위탁수하물(무게 20kg 미만) 체크인 및 일정 변경시 발생되는 수수료도 면제된다. VISA베트남을 15일 이내 여정으로 여행하는 경우 귀국 항공권이나 제3국행 항공권을 지참하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단 베트남 출국 후 30일 이내에 재방문할 때에는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 베트남 입국시에는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2010년부터 입국 신고서 제도가 폐지되어 입국 수속시 여권만 준비하면 된다. TIME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베트남 도착 직후 시계를 현지 시간으로 맞추어 놓는 것이 편하다. 잠깐 미뤄둔 사이 박물관이나 공연 입장 시간 등을 착각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실례로 시계 맞추는 것을 깜빡한 기자는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갔다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 시계가 7시30분인 것을 확인하고 느긋하게 내려갔으나 현지 시간은 5시30분이었던 것. 이미 체크아웃까지 한 상태여서 문조차 열지 않은 레스토랑 앞에서 홀로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RESORT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Intercontinental Da Nang Sun Peninsula Resort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안 절벽에 세워진 리조트는 휴식 그 자체이다. 전용 해변과 야외 풀장, 스파, 수준급 레스토랑 등 럭셔리한 부대시설과 더불어 4개 카테고리로 나뉘는 고급 객실은 쉼에도 남다른 품격을 부여한다. 직접 자신에게 맞는 베개를 고르는 필로우 테스팅은 이곳만의 섬세한 서비스를 느끼게 한다. 다낭 시내와 호이안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이곳에 머물며 편하게 다낭 여행을 즐길 수 있다. SHOPPING다낭 롯데마트 식품 코너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특화된 쇼핑 스폿이다. 반신반의하며 따라간 곳엔 이미 수많은 한국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바구니가 달린 카트를 끌고 다니며 선반에 진열된 물품들을 거의 쓸어 담다시피 쇼핑을 즐긴다. 늦은 오후에 가면 품절되어 살 수 없다는 인기 품목은 역시 커피다. 귀여운 다람쥐가 그려진 커피봉지는 베트남 여행자라면 하나씩 손에 들고 오는 대표 기념품. 커피 외에 유명한 차 브랜드도 불티나게 팔린다. 가격은 확실히 저렴한 편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정은주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비엣젯항공 www.vietjet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①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①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소박하지만 풍요로웠다.골목마다 다정한 물길이 흘렀고 사람들은 맑았다.손끝에 살짝만 닿아도 물이 들었다.저녁마다 오바마로 내려오는 진홍빛 석양 혹은 홍조. 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오바마의 첫인상은 무덤덤했다. 일본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그 반도의 서쪽 해안에 자리잡은 운젠시 오바마는 특이한 이름에 비해 개성이 적어 보이는 마을이었다. 알고 보니 보물창고였던 구릉지대의 주거지는 도로를 장벽처럼 막아선 료칸에 가로막혀 아예 보이지도 않았었다. 그래서 첫인상이 꽤나 중요한 료칸들의 외관은 옹색해 보였다. 교체하기가 무섭게 부식해 가는 파이프와 페인트, 쉼 없이 뿜어 나오는 증기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세련됨,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3일 만에 생각이 180도로 달라졌다. 오바마는 살아 보고 싶은 곳이다. 한 일주일쯤 머물면서 아침마다 동네 빵가게에 들러 바삭거리는 빵을 사고, 낮에는 다치바나만으로 나가 바다 수영을 하고 바로 들어와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저녁에는 석양을 바라보며 샴페인 한잔을 곁들인 해산물 찜요리를 즐긴 후 밤늦게 출출해지면 동네 이자카야에 모인 동네 주민들과 어울려 맥주 한잔 기울이고 싶은 곳이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차를 빌려 하루는 화산 트레킹을, 다음날은 바다낚시와 돌고래워칭을, 다음날에는 규슈 올레길을 걷고 싶다. 이 모든 것이 차로 20분 정도 움직이면 가능하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다. 실제로 오바마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이다. 관광객들이 운젠온천에 몰린다면, 현지인들이 선택하는 곳이 오바마온천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논밭을 일구는 오바마 촌부들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방법, 겨울 농한기를 보내는 방법이다. 요샛말로 킨포크 라이프Kinfolk Life다.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참! 오바마小浜町는 원래부터 오바마다. 아무 사연이 없다. 그래도 2008년엔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열렬히 기원하긴 했다. 당선 후에는 그의 얼굴을 그려 넣은 수건도 만들고 관광안내센터 앞에 동상도 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르겠지만, 귀여운 무임승차다. 퇴임 후 그가 오바마에 와도 좋을 것 같다. 만족을 보장한다. ●1,300년 동안 꺼내 쓴 화수분 아무리 써도 남을 정도로 온천수가 풍족한 곳. 그래서 오바마는 인심도 넉넉하다. 스며들어 며칠 살아 보면 풍족한 물만큼이나 정이 넘치는 곳임을 알게 된다. 행복은 바다에서 솟아난다 “용출되는 온천수의 양이 너무 많아서 70%를 그냥 버릴 정돕니다. 다른 곳처럼 온천수를 재활용할 필요가 전혀 없죠!” 오바마 사람들이 입을 모은 자랑이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했던가. 오바마의 곳간은 바다 속 10km 아래에 있다. 마그마에 데워진 지하수가 해안가 암반 틈새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이 1,300여 년 전. 지금까지도 매일 1만5,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다. 꺼내도 꺼내도 채워지는 화수분이 따로 없다. 그 첫 기록은 713년 쓰인 <비젠 풍토기>에 남아 있다. 오바마가 본격적으로 병을 고치는 탕치湯治장으로 이용된 것은 1614년, 혼다湯太라는 이름의 유다유湯太夫(온천을 관리하는 대관)가 임명되면서부터다. 1924~1938년 사이에 철도가 개통되면서 여객과 여관이 함께 늘어났고, 오바마온천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가객 사이토 모키치1882~1953년, 다네다 산토카1882~1940년 등 일본의 저명인사들도 오바마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 모든 흔적은 오바마역사자료관에서 볼 수 있다. 에도 시대에 100엔(지금으로 치면 7,000만원 정도의 값어치라고 했다)을 주고 시마바라성에서 구입해 왔다는 대문을 통과해 마당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목재 구조물이 보인다. 온천수를 끌어올렸던 펌프 시설인데, 실상은 끌어올릴 필요도 없이 온천수가 저절로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족욕탕 뒤의 커다란 저택은 1844년에 지어진 고택으로 혼다 유다유 가문의 여러 유품과 초상화, 사이고 타카모리1828~1877년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친필 족자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온천수만 솟구쳐 올랐다면 좋았겠지만 200년 주기로 운젠화산의 마그마도 분출했다. 1792년 1만5,000명의 사망자를 낸 시마바라 대변島原大變은 일본 최대의 화산 재해로 기록되었고 1990년부터 5년간 지속됐던 분출은 시마바라 반도 최고봉의 위치를 바꿔 버렸다. 그 직접적인 피해가 오바마로 향하지 않았던 것을 이곳 사람들은 용의 수호 때문이라고 믿는다. 오바마 신사의 배전拜殿 천장에 용이 그려져 있고, 손을 씻는 데미즈야에도 용상이 세워져 있는 이유다. 온천마을로 부침을 거듭하는 동안 오바마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사람과 말이 흙을 실어 날랐던 100년 전 방조제 사업은 간척사업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상전벽해桑田碧海, 즉 바다가 육지가 됐다. 파도가 찰랑거렸던 오바마역사전시관 계단 아래부터 마린파크까지가 모두 사람이 만든 땅이다. 그 안에 도로가 놓이고, 빌딩형 료칸들이 들어서고, 족욕탕, 공원 등 시민 복지시설도 마련됐다. 살기는 좋아졌지만 유서 깊은 이야기들은 가려졌다. 그래서 오바마의 속살을 보기 위해서는 한 걸음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료칸 너머 마을 속으로. 오바마역사자료관 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기타혼마치 923-1 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100엔(특별기획전 시 200엔) 한 걸음 더, 오바마의 속살 아침 7시, 집합령이 떨어졌다. ‘조조워킹’이라니, 이름도 무시무시한 아침산책을 이끄는 지도자는 이세야 료칸 오카미상료칸의 안주인인 쿠사노 유미코 여사였다. 가벼운 아침체조로 몸부터 풀고 시작하는 마을 투어는 1시간 내내 숨이 가빴다. 오바마 최고의 명소인 105m 길이의 족욕탕에서 시작해 곳곳에 세워진 조각상과 비석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마을 안쪽 카리미즈 지구로 들어가서는 1934년에 건조된 목조 건물(나가사키현에 남은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됐다)인 공회당 너머 몇 개의 신사와 샘터로 코스가 이어졌다. 그 행렬을 따라잡기 힘들었던 이유는 줄지어 등교하는 초등학생부터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고등학생들까지,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마주 오면 한쪽으로 비켜서야 할 만큼 골목은 좁고 복잡했지만 이상하게 금방 익숙해졌다. 장소마다 푯말이 세워져 있어서 혼자서도 마을 투어를 할 수 있다. 구릉을 따라 더 올라가면 동백꽃 군락지, 삼림온천욕장도 있다고 했다. 손자들 사진을 자랑스레 내건 유센베가게, 벨을 눌러야만 2층에서 할머니가 내려와 가게 문을 연다는 앤티크숍, 80년이 넘도록 같은 사물함을 쓰고 있는 동네 목욕탕, 료칸의 오카미상들이 주 고객이라는 미용실 등등 한 집 한 집 알수록 더 궁금하다. 마을도 여행도 건강하게! 이세야 료칸 오카미 쿠사노 유미코 조조워킹을 안내해 준 쿠사노 여사의 별명은 ‘수다쟁이 오카미’다. 짧은 시간 동안 양조장을 운영하던 부모님의 빚 때문에 야쿠자에게 쫓기다 시마바라에서 료칸을 운영하던 조부모댁으로 도망쳐 어려서부터 온갖 허드렛일을 도우며 돈을 벌었다는 영화 같은 스토리가 쏟아졌다. 그때 배운 춤과 노래 솜씨, 그리고 여전한 미모와 말솜씨에 활발하고 진취적인 성격으로 료칸의 안주인 역할은 물론 오바마온천관광조합 여성부, 전국 상공회 여성회 운젠시부, ‘체인지 오바마’를 포함해 여러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여행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일상생활까지 풍요롭게 만드는 헬스투어리즘Health Tourism의 개념을 오바마에 소개한 것도 그녀다. 조조워킹을 진행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들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그녀를 포함한 오카미상들에게 ‘수고한다’는 인사를 건네오기도 한다는 것. 그런 작은 환대가 오바마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350년간 이어져 온 이세야 료칸 로비의 아동 놀이방, 휠체어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진심으로 ‘오모테나시’를 실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서비스나 호스피탈리티와는 다른, ‘성심을 다해 손님을 모신다’는 일본의 정신이다. 오바마 조조워킹 매주 화, 목, 토요일 오전 7시에 시작해 1시간 가량 진행된다. 간단한 체조 후 마을을 돌면서 유적과 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투숙하는 료칸에서 예약할 수 있다. ●낭만의 체감 온도 105℃ 오바마는 뜨겁다. 물이 끓는 온도보다 높다. 일본에서 용출되는 온천수 중 가장 높다는 105℃의 물이 철철 넘친다. 그래서 오바마의 석양은 더 붉고, 사람들의 마음은 더 따뜻하다. 앗 뜨거! 내 발을 돌려줘. 꽃샘추위가 매서웠다. 오들오들 떨다가 도착한 곳이 오바마 마린 파크의 족욕탕 ‘홋토훗토 105’였다. 오바마 온천수의 온도가 105℃, 그래서 족욕탕의 길이도 105m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을 섞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계단식 원천지도 설치해 놓았다. 하지만 이미 감각이 없어진 발을 족욕탕에 넣는 순간 ‘홋토 훗토!’란 외침이 절로 나왔다. ‘Hot Foot’이란 뜻이다. 그 입을 막은 것은 뜨끈한 온천 달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증기 찜가마에서 방금 꺼내 온 것이다. 개장 6년 만에 홋토훗토 105는 연간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오바마 최고의 명소가 됐다. 지압을 하며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길이다. 염화온천의 나트륨 성분은 자연팩 효과를 주어 피부 미용에도 좋고, 신경통과 류마티스에도 좋다. 가족들은 달걀이나 고구마를 간식으로 쪄 먹고, 연인들은 석양을 함께 감상한다. 족욕탕의 마지막 구간은 애완견 전용탕이다. 달걀을 반으로 쪼개니 노른자가 유난히 더 노랗다. 어느새 오바마에 석양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석양은 오바마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자부심이다. 료칸에서는 매일의 일몰 시간을 체크해 투숙객들에게 알려 줄 정도다. 홋토훗토 105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기타혼마치 905-68 4~10월 10:00~19:00, 11~3월 10:00~18:00찜가마 사용 무료. 매점에서 달걀, 고구마를 판매하고 있으며, 200엔에 바구니도 대여해 준다. 본인 것을 사용해도 된다(휴일 매달 첫 번째 월요일 오전). 무료 은밀하게, 위대하게 오바마에 있는 동안 서성거리기만 했던 온천탕이 둘 있었다. 마음은 이미 탈의실에 가 있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첫 번째는 해상 노천탕 나미노유 ‘아카네’다. 탁 트인 다치다나만을 내다보며 즐길 수 있는 은밀한 온천욕이 가능한 곳이다. 남녀로 탕이 나뉘어져 있어서 1인 요금을 내고 이용해도 되고,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대여해 오붓하게 전세탕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바람이 센 날에는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노천탕으로 들어올 만큼 바다와 가까운 위치다. 원래 바닷물을 섞은 온천수이니 수질이야 상관없지만 심한 악천후에는 아예 탕을 운영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80년이나 된 와키하마 대중목욕탕脇浜共同浴場이다. 1937년 개장 당시 ‘와타나베 타시’와 ‘타쿠시마 하루’가 공동으로 경영했으며 와타나베 타시의 할머니 이름을 따와 지금도 오탓샹 목욕탕으로 불린다고. 목조 건물의 낡은 외관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안으로 쓱 들어가 봤다. 누가 오고 가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할아버지는 TV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그 너머로 남자탈의실이 훤히 보였다. 그곳에서 당황한 사람은 나 하나, 남녀 탈의실의 칸막이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거울도 수건도 없다. 자물쇠도 없이 한자로 번호를 써 넣은 낡은 사물함과 쇼와 12년(1937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걸려 있는 온천 효능 안내판, 그 모든 것에 너무 잘 어울리는 주인 내외분까지 모든 풍경이 앤티크다. 물 좋은 오바마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월호에 오바마쵸가 속한 운젠시를 소개하면서 말했듯이 시마바라 반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지질공원이다. 그 땅에서 솟아난 다양한 물은 지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마바라 반도에는 운젠온천의 유황온천, 오바마의 나트륨온천, 시마바라시의 탄산온천 등 3가지 온천수와 함께 탄산수와 용수도 여러 곳에서 솟아나고 있다. 그렇게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으니 ‘물 투어’가 심심치 않다. 가리미즈 지구를 돌다 보면 주택 사이로 보글보글 공기방울을 뿜어내는 작은 탄산 광천샘이 보인다. 끓어오르는 모양새지만 만져 보면 25~27도 사이로 차갑고, 철분과 탄산이 많아서 피부미용에 특히 좋단다. 마셔 보면 약하게 유황냄새가 나지만 예전에는 이 물로 사이다를 만들기도 했단다. 가리미즈 광천에서 불과 몇분 거리에는 물 맛 좋기로 유명한 카미노카와 용천수가 샘솟는다. 멀리 나가사키 사람들도 수통을 들고 찾아올 정도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마을 샘터에서 물을 떠 먹고, 동네 목욕탕에서 150엔에 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곳. 물 좋은 오바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해상노천탕 아카네 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마리나 20 +81 957 74 2672 성인 1시간 300엔, 어린이 200엔4~10월 10:00~19:00, 11~3월 10:00~18:00 (휴일 악천후 시) 오바마온천욕장1937년에 문을 연 오래된 공중목욕탕. 8:00~21:00 성인 150엔, 아동 70엔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진혁 취재협조 운젠시 관광물산과 www.city.unzen.nagasaki.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 건물에도 ‘호적’이 있다 사람에게 호적이 있다면 건물에는 건축물 관리대장이 있다. 호적에 양친 부모 이름이 나오는 것처럼 건축물 관리대장에는 건축주,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의 이름을 적는 칸이 있다. 허가일, 착공일, 사용승인일 등 건물의 탄생 과정과 관련된 중요한 날짜뿐 아니라 주차장, 승강기, 심지어 건축물 에너지 소비 정보에 기타 인증 정보까지 모두 적게 되어 있다. 1992년 ‘건축물대장의기재및관리등에관한규칙’이 개정된 이후는 여기에 건축물 현황도면까지 첨부하게 되어 있다. 즉 이 문서만 보면 한 건물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불완전하다. 제도는 제도일 뿐, 그 영향이 모든 건물에 다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건축물 관리대장의 여기저기에 공백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기록만으로 보면 ‘아버지 어머니도 없는’ 건물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생일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으로 치면 천애고아다. 물론 난리를 많이 겪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그러나 때로는 단순히 행정력이 못 미친 결과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효자아파트가 바로 그런 경우다. 1960년 말이나 1970년대 초의 건물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다. 그런데 관련 자료 어디에도 믿을 만한 건립 연대가 나와 있지 않았다. 심지어 건축물 관리대장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채워진 칸보다 빈칸이 더 많아서 텅 빈 벌판 같았다. 호기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이런 경우에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구가옥대장을 열람하는 것이다. 구가옥대장은 건축물 관리대장의 전신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현행 건축물 관리대장에 모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은 전산화되어 어디서나 쉽게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지만 구가옥대장은 그렇지 않다. 직접 해당 관청을 방문해서 열람신청을 해야 한다. 오래된 서류이므로 관청에서도 매우 신중을 기해서 다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청 직원과 함께 오래되어 색이 바랜 서류를 하나하나 뒤지는 것은 매우 독특한 아날로그적 경험이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알아낸 효자아파트, 즉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자하문로변 ‘점포 및 아파트’ 집합건축물의 완공일은 1969년 11월 15일이다. 이 연재에서 얼마 전에 다뤘던 낙원빌딩(상가+아파트), 일부분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아파트, 완전히 사라져 윤동주 언덕에 자리를 내준 청운아파트 등과 동갑이다.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주상복합 건축으로 종종 거론되는 세운상가보다는 단 1년이 늦을 뿐이다. 2016년 현재 기준으로 40대 후반의 건물이다. # 백운동천과 자하문로 이와 맞물린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기록이 있다. 바로 다름 아닌 효자아파트 앞길, 즉 자하문로에 대한 것이다. 지금의 자하문로는 폭이 25~30m에 달하고 왕복 4~6차선인 넓은 도로다. 하지만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상황은 전혀 달랐다. 우선 청운동에서 시작한 하천이 이 도로의 현재 서쪽 변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이른바 백운동천(白雲洞川)이다. 청계천의 본류이므로 지금도 공사 표지판 등에 ‘청계천 좌안상수’(左岸上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물길과 지금의 자하문길 동측 사이에는 길게 연결된 수많은 필지들이 있었다. 백운동천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쯤에 복개되었다. 그리고 나란히 늘어선 여러 집들이 철거되면서 현재의 자하문로가 된 것이 1978년의 일이다. 효자아파트가 건립되고 9년 만의 일이다. 이 과정에서 효자아파트가 잘려 나갔을까? 마치 1979년 충정로가 확장되면서 충정아파트의 앞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었듯이. 지도를 통해 전후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일제 강점기인 1936년과 대한민국 시대인 1993년의 지도를 비교해 보면 현재의 자하문로는 길 양옆의 건물들을 잘라내면서 만들어진 도로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백운동천의 복개와 띠처럼 연속된 여러 필지의 멸실이 결과적으로 현재의 도로폭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효자아파트의 현재 모습을 봐도 별다른 변형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측면이 평활한 벽인데 반해서 전면에는 콘크리트 보와 기둥이 이루는 프레임이 돌출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으나, 이것은 조형 언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시장과 한 몸을 이룬 본격적인 상가아파트 효자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본격적인 상가아파트라는 것이다. 심지어 바로 옆의 통인시장과 아예 한몸을 이루고 있다. 이 연재에서 다룰 예정인 홍제동의 원일아파트가 인왕시장과 한몸을 이루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효자아파트와 통인시장은 어떤 관계일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통인시장이 효자아파트를 낳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인시장은 종종 ‘사대문 안의 유일한 지역형 전통 시장’으로 불린다. 이렇게만 들으면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을 것 같지만, 사실 그 기원은 일제 강점기다. 오늘날의 서촌 일대는 일본인들이 가장 빨리 정착한 곳이기도 했다. 통의동 일대의 동양척식회사 사택이 이미 경술국치 다음해인 1911년에 들어섰을 정도다. 이후 총독부와 총독 관저 등이 이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다. 통인시장은 결국 이들 식민 지배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시설이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941년 6월 ‘제2 공설시장’으로 개설되었다. 당시 단층의 시장 건물이 있던 자리가 바로 현재의 효자아파트다. 이렇게 시장에 기원을 두고 있는 탓에 효자아파트는 지상 5층 건물이지만 주거 부분은 3개 층에 불과하다. 1층과 2층, 그리고 지하층이 모두 상가다. 건물 전체로 보면 상가와 주거의 비중이 같은 것이다. 아마도 이 연재를 통틀어 세운상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상가 비중이 높은 사례일 것이다. 게다가 이 상가는 모두 통인시장의 일부로서 기능한다. 특히 1층은 통인시장과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 이 연재에서 소개하는 오래된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완공 당시의 인기가 대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 방송인 등 유명인들의 이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소개한 서소문아파트가 그렇고 앞으로 소개할 안산맨션이나 세운상가가 또한 그렇다. 효자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멀지 않은 청와대의 직원들도 여기 거주했었다고 전한다. 통인시장 동쪽 입구 바로 오른쪽에 효자아파트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통인시장은 이전부터 생선회로 유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도 이 지하에 생선 가게가 있다. 계단실은 자하문로에 면한 건물의 코너 부분과 건물의 다른 쪽 끝인 통인시장 안쪽, 이렇게 두 군데가 있다. 특이하게도 지하 한쪽에는 광화문 검도장이, 2층에는 합기도보존연구회가 있어 자못 무(武)의 기상이 넘치는 건물이기도 하다. TV 프로그램 ‘비정상 회담’의 독일인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이 이 합기도장을 다니는 탓에 종종 거리에서 그를 목격하는 즐거움이 있기도 하다. 통인시장 안쪽 계단으로 내려가 보면 ‘통인시장 DIY 목공방 & 잡도리 쉼터’라는 공간이 있는데 60년대 말에 지어진 건물치고는 지하실의 층고가 상당히 여유롭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하를 개발한 이유는 역시 시장과 인접한 건물로서 그 기능의 일부를 수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두 계단 모두 도로나 시장에서의 접근이 쉬워서 그냥 ‘쓱’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걸어 올라가면 바로 아파트다. 계단실마다 경비실, 혹은 관리사무실이 있지만 그나마 통인시장 안쪽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지금 같으면 상가와 주거의 동선을 철저하게 분리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당시에는 주거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 많이 달랐음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건물의 동남쪽 코너에 있는 자하문로 변 계단은 특이하게도 평면이 삼각형이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피자 조각 같은 구성이 재미있다. 다만 목재 난간이 다소 낮아서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무서운 느낌이 든다. 물론 낙하물 방지를 위한 망이 중간에 설치되어 있다. 두 개의 계단실을 연결하는 복도가 건물 중앙을 가로지르며 이를 중심으로 크게 북향과 남향으로 나뉜다. 다만 자하문로 쪽에 일부 동향 가구가 있고 반대쪽에는 서향 가구도 있다. 코너에 있는 가구는 상당히 개방감이 좋을 것으로 짐작된다. 건물의 모든 방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3층의 경우 남향 가구의 출입구보다 북향 가구의 출입구가 더 높은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건물의 북쪽 지역은 마침 인접한 건물들이 높지 않다. 게다가 인왕산과 북악산이 지척이라 경관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남쪽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05년 설치된 통인시장 아케이드가 3층 일부를 가리고 인근에 건물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답답함을 일거에 날려 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옥상이다. 이 일대에서는 5층인 효자아파트가 비교적 높은 건물에 속한다. 따라서 그 옥상에 오르면 그야말로 주변의 풍광이 감싸듯이 펼쳐진다. 서쪽을 보면 인왕산이요 고개를 돌리면 북악산이다. 게다가 주민들 간에 어떤 약속이 있는지 옥상이 매우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다. 장독, 에어컨 실외기 이외에는 이렇다 할 물건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시원하게 탁 트인 널찍한 공간이 아파트 위에 있는 것이다. 무지개떡 건축 이론에 의하면 이런 옥상은 마땅히 생활공간의 일부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만 도시형 상가아파트라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면 거의 백지 같은 지금의 상황이 갖는 설득력도 있을 것이다. 하여간 이 옥상 덕분에 효자아파트는 아주 근사한 전망대를 거느린 건물이 되었다. 특히 해질 무렵 여기서 바라보는 서촌 일대의 풍경은 서울 구도심이 갖는 매력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효자아파트는 정동아파트, 회현아파트 등과 더불어 사대문 안에 아직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유서 깊은 아파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에 ‘아트게이트’라는 이름으로 통인시장의 여러 입구를 설계했다. 그중 시장의 얼굴로서 가장 비중이 높은 동쪽 입구가 효자아파트와 바로 인접하고 있다. 한옥의 구조를 응용한 구조물로서 그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설계 당시에는 효자아파트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했으나 이번 연재를 준비하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유서 깊은 장소를 대상으로 공공의 영역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쏟아지는 오피스텔 공급 속 개발호재 넘치는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눈길

    쏟아지는 오피스텔 공급 속 개발호재 넘치는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눈길

    신규오피스텔 투자 시, 현재가 아닌 ‘입주시점’의 공급과 수요 파악해야 풍부한 수요와 단지 내 차별성을 둔 경우라면 수익률 높을 것으로 예상돼 오피스텔의 공급과잉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수요층이 탄탄한 오피스텔은 오히려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약 1년 5개월 동안 전국에 공급된 오피스텔은 8만2566실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 2014년까지 2년간 공급된 물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물량이 풀려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곳은 입주 이후에도 수익률이 낮거나 공실 위험이 있지만 반대로 공급대비 수요가 많은 곳이라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때 분양시점이 아닌 입주시점의 공급과 수요를 판단해 투자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변 공급단지들에 비해 차별화 된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차별화된 아이템은 결국 공급이 많은 지역일지라도 가장 먼저 임대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공실의 위험은 벗어날 수 있다. 최근 분양중인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아파텔 2차는 입주시점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만한 개발호재가 몰려있다. 동시에 청라에서 유일하게 적용되는 ‘계단식 구조’와 단지 내 ‘실내체육관 건립’을 통해 단지의 차별성을 높여 주목 받고 있다. 청라국제도시는 주거 및 기반시설이 안정화됨에 따라 계획됐던 사업들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들 대부분이 2018년경에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위 단지의 입주시점과 비슷한 시기다. ㈜신세계투자개발은 청라국제도시 2BL에 복합쇼핑몰을 개장하고 차병원그룹도 의료복합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3-4BL 일원에는 하나금융타운이 건설된다. 하나금융지구 본사 및 금융연구소 등 계약사의 주요기능을 집적화를 목적으로 건설되는데, 내년 초 1단계 조성사업인 통합데이터센터가 준공되고, 인재개발원 및 통합콜센터, 데이터 센터는 2단계인 2018년 상반기경에 입주한다. 이러한 개발호재로 인한 유입뿐 아니라 교통망이 확대되면서 파생되는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철도와 9호선의 직결운행은 2019년으로 개통될 예정이며, 7호선 연장선 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이뿐 아니라 이 단지만이 갖는 유일한 장점이 2가지 있다. 복도식으로 공급한 주변 아파텔과는 달리 아파트처럼 ‘계단식’으로 적용한 것. 1층에 2가구만 거주하는 형태로,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고 방범 및 보안부분에서도 안전하다. 또 단지 내 다목적 실내체육관을 배치했다. 지난달 분양한 아파트 및 아파텔1차와 함께 약 2029가구의 대규모로 공급되는 단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이 곳에서 인천전자랜드 엘리펀츠 프로농구단이 운영하는 농구교실과 인천유나이티드 FC축구교실을 이용할 수 있다.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아파텔2차는 중심상업지 인근에 위치해 있어 편의시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남쪽으로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주민센터 등이 위치해 있고, 청라국제도시 내 상징성을 갖는 3.6㎞의 인공수로 ‘캐널웨이’와 약 70만㎡규모의 중앙호수공원도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뿐 아니라 여가 활동도 즐길 수 있다. 교통환경도 우수하다. 현재 이용 가능한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을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30분대로 접근할 수 있고, 청라와 가양을 잇는 BRT(간선급행버스) 등을 이용해 서울로 쉽게 진입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지난 해 분양한 아파트(1163가구)와 아파텔1차 물량을 포함해 아파트 6개동, 아파텔 4개동, 총 10개동 2029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금회 물량은 총 452실로 전용 45㎡와 55㎡로 분양한다. 계약금 10%, 중도금 60%를 무이자혜택을 줘, 입주시점까지 추가로 들어가는 금액이 없다. 견본주택은 인천시 서구 경서동(청라국제도시 M1블록)에 마련되어 있다. 입주는 2018년 10월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개관 90년된 ‘예술의 신전’ 日 도쿄도 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개관 90년된 ‘예술의 신전’ 日 도쿄도 미술관

      도쿄의 우에노공원을 찾은 것은 5월 하순의 토요일 오전 9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공원 안쪽 어딘가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원래 목적 했던 국립서양미술관은 공원 입구쪽에 위치해 있는데 어디로 가는 것인지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국립서양미술관 개관 시간까지는 좀 여유가 있고, 궁금하기도 해서 사람들을 따라가 봤다. 공원 안 쪽에 위치한 도쿄도 미술관(東京都美術館) 앞에 줄이 뱀이 또아리를 틀듯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무슨 일인가 보니 ‘자쿠추 탄신 300년 기념전’(2016년 4월 22일~5월24일)이 열리고 있었다.  ‘지금부터 210분 이상 대기’라고 쓴 판을 들고 안내원들이 곳곳에 서서 확성기로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이채로웠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은 놀랍기만 했다. 자쿠추가 도대체 누구이길래? 대단한 인물임이 분명했다.  이토 자쿠추(1716~1800)는 동물, 식물, 야채, 그리고 불교화에 능통했던 에도시대 중엽의 화가다. 교토의 야채상 집에서 태어나 집안일을 도우면서 살다가 40세가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중국이나 조선의 그림을 따라 그리다가 모방만으로 자기세계를 이룰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고 집중적인 자연관찰을 통해 터득한 미감을 바탕으로 세밀하고, 화려하고, 장식성이 강한 작품을 그렸다. ‘일본적 아름다움’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들을 남긴 화가의 탄신 300년을 기념해 미술관에서는 초기부터 만년까지의 대표작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는 이토가 교토의 쇼코쿠지에 기증한 ‘석가삼존상’ 3폭과 궁내청 소장의 ‘동식채회’ 30폭이 처음으로 도쿄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전시였기 때문이라고 짐작이 갔다. 마침 그곳을 찾았던 때가 특별전시 마지막 주말이어서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던것이었다.  너무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자쿠추의 전시는 관람을 포기했지만 덕분에 자쿠추라는 화가와 도쿄도 미술관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도쿄도 미술관은 1926년 5월 1일 개관해 올해로 90주년을 맞은 일본 최초의 공립미술관이다. 기업가인 사토 케이타로(佐藤慶太)가 100만엔(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10억엔 이상)을 기부해 설립됐다. 개관 당시의 이름은 도쿄부 미술관. 개관 때부터 소장품을 거의 보유하지 않고 미술가들을 중심으로 일본미술전람회와 신인공모전 등을 주관했다. 그런 이유로 개관 당시 미술가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미술관 건물은 근대 일본에서 양식건축의 대가로 맹활약했던 오카다 신이치로(1883~1942)가 설계했다. 오카다는 도쿄제국대학 건축학부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과 도쿄예술대학에서 오랫동안 가르치며 수많은 제자를 양성한 교육자이자 건축가다. 오사카시 중앙공회당(1917년), 도쿄의 가부기좌(1924년)와 메이지 생명관(1924) 등이 그가 설계한 건물로 모두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미술관 건물은 ‘예술의 신전’을 오르듯이 올라갔다가 다시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 열린 공간으로 이어지는 특이한 구조다. 조각작품들이 전시된 공간의 주변으로 공예 전시장, 사무실과 카페테리아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위층이 메인 공간인 회화갤러리다.  1975년 현재의 붉은 벽돌과 유리파사드가 조화를 이룬 미술관 건물이 들어선 이후 미술도서실을 운영하고 대규모 기획전을 열기 시작했다. 조각 작품을 제외한 현대미술 소장품이 1995년 개관한 도쿄도현대미술관으로 이관되면서 다시 공모전 및 기획전 대관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12년 전시실을 전반적으로 리뉴얼하고 다양한 기획전과 문화예술교육으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 미술관 설립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사토 케이타로의 이름을 딴 아트라운지도 이때 마련됐다.  6월 현재 이곳에서는 자쿠추전에 이어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인 퐁피두 센터가 소장한 1906년에서 1977년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전시하는 ‘퐁피두센터 걸작전’이 열리고 있다. 피카소, 마티스, 들로네, 칸딘스키, 보나르 등 20세기 거장들의 회화, 조각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다음으로 올 가을 시즌에는 ‘반고흐와 고갱’전이 기다리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영천 은해사 조실 혜인 스님 입적

    영천 은해사 조실 혜인 스님 입적

    경북 영천 은해사 조실 혜인 스님이 지난 23일 오후 9시 20분 입적했다고 조계종이 24일 밝혔다. 세납 75세, 법납 62세. 1943년 제주 출생인 혜인 스님은 1956년 13살의 어린 나이에 일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62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고인은 1971년 3월 24일부터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에서 매일 5000배씩 200여일 동안 100만배 절 기도를 올린 일화로 널리 알려졌다. 제주를 대표하는 사찰 약천사를 창건하기도 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계단위원, 제주불교중흥회장, 해인사 교무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조계종 은해사 조실, 약천사 회주를 맡아 왔다. 저서로는 ‘신심’과 ‘원력’ 등이 있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27일 오전 10시 은해사에서 거행되며 은해사와 약천사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054)335-3318.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민희 스캔들에도 ‘아가씨’ 흥행 “영향 無” 400만 관객 돌파 ‘눈앞’

    김민희 스캔들에도 ‘아가씨’ 흥행 “영향 無” 400만 관객 돌파 ‘눈앞’

    ‘아가씨’가 주연배우 김민희의 불륜설 파문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23일 하루동안 3만 7,087명을 불러모아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390만 1,086명이다. ‘아가씨’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라면 이번 주말에 4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민희 스캔들 이후에도 ‘아가씨’ 스코어 추이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설이 터진 이후 ‘아가씨’는 평점 테러를 당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흥행 3위를 기록했던 ‘아가씨’는 주연배우 김민희의 불륜설 보도가 나온 21일 박스오피스 순위가 오히려 한 계단 상승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입소문이 좋게 났고 박찬욱 감독에 대한 신뢰도가 더해져 400만 돌파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며 “손익분기점이 400만 관객인데, 이미 해외 176개국에 판매를 했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불륜설이 개봉 4주차에 알려져 흥행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민희를 비롯해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주연을 맡았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포르셰 제친 기아차 뚝심으로 만든 품질

    포르셰 제친 기아차 뚝심으로 만든 품질

    기아차가 미국 최고 권위의 품질조사에서 3년 연속 1위를 달리던 포르셰를 제치고 정상에 올라 한국차의 품질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 줬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2016 신차품질조사(IQS)에서 33개 전체 브랜드 가운데 기아차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3위에 올랐으며, 현대·기아차 총 11개 차종이 차급별 평가에서 수상하는 등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신차 고객들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측정했다. 점수는 100대당 불만 건수로 나타낸 결과다. 점수가 낮을수록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기아차는 83점, 현대차는 92점을 받았다. 평가 대상 브랜드는 모두 33개다. 기아차는 한국 자동차 업체 가운데 최초로 전체 1위에 올랐다. 1987년 시작된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는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셰, 렉서스, 아큐라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주로 1위를 차지했다.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일반 브랜드로 전체 1위를 차지한 것도 1989년 도요타 이후 27년 만에 기아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도 전년보다 1계단 오른 3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전체 33개 브랜드 가운데 21개 일반 브랜드로 대상을 좁히면 기아차는 1위, 현대차는 2위로 지난해와 같다. 현대·기아차는 25개 차급별 평가에서도 11개의 차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대차 엑센트는 소형 차급, 현대차 그랜저는 대형 차급, 기아차 쏘울은 소형 다목적 차급, 기아차 스포티지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급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라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현대차 제네시스, 아반떼, 벨로스터, 투싼, 기아차 프라이드, K3, 쏘렌토 등 7개 차종이 차급 내 2위와 3위에 주어지는 ‘우수품질상’을 받았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네 발의 천사들… ‘심리치료 동물’의 세계

    네 발의 천사들… ‘심리치료 동물’의 세계

    최근 벌어진 ‘올랜도 참사’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피해자를 위로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지 교회의 초대에 따라 피해자들을 찾아온 12마리의 ‘심리치료 견공’들은 크게 눈길을 끌었다. '루터교 자선재단’(LCC, Lutheran Church Charities) 소속 ‘컴포트 케이나인’(Comfort K9)에서 ‘심리치료 동물’(Comfort Animal)이 되기 위해 전문 훈련을 받은 이 견공들은 300여 명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떠났다. 심리치료 동물이란 심리적 외상을 입은 이들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치료사’들로 서구권에서는 그 역사가 비교적 길고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심리치료 동물을 양성하는 전문 훈련 기관도 다수 존재한다. 이런 동물들이 주는 효과는 명확한 편이다. LCC 대표 팀 헤츠너는 “개를 쓰다듬는 것만으로 혈압이 내려가고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사건 이후 말을 아끼던 환자들이 견공들 앞에서 입을 열기도 한다. 헤츠너는 “개들은 상대를 신뢰하고 말을 잘 들어준다. 비판이나 의견도 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리치료사가 될 수 있는 동물 종은 견공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언론은 ‘미니어처 말’을 통해 심리치료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 자원봉사 단체 ‘젠틀 캐러셀(Gentle Carousel)을 소개한 바 있다. 20여 년 전 처음 설립된 젠틀 캐러셀은 신장 75㎝ 정도의 미니어처 말들을 보유하고 있다. 미니어처 말은 일반적인 말과 성격, 성향, 지능이 비슷하지만 실내 환경을 방문하기에 편리하며 큰 말에 겁을 먹기 쉬운 어린이 및 노년 환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젠틀 캐러셀의 말들은 총 2년의 철저한 교육기간을 거치며 엘리베이터 탑승, 계단 이용, 병원장비 이용 방법 등을 학습한 뒤에야 치료사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2013년 발생한 토네이도, 2015년 찰스턴 총기난사 사건 등의 생존자들을 찾아 그들의 마음을 보듬었다. 이렇게 특정 단체에 소속돼 여러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는 치료 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맹인 안내견과 같이 한 환자의 평생 반려가 되는 ‘정서치료 보조동물’(ESA, emotional support animal)도 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ESA의 ‘자격조건’과 ‘권한’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미국 연방법은 ESA를 ‘정신장애를 지닌 환자의 일부 증상을 완화·경감시키는 의학적 효과를 지닌 반려동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어떤 동물이 ESA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주인의 정신장애가 의학적으로 증명돼야 하며, 해당 동물이 주인의 증상 완화에 분명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의학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ESA의 자격을 정확히 명시하는 이유는 일반 동물에겐 없는 권한을 이들에게 제한적으로 부여, 주인을 보조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올해 초에는 미국 여객기의 화물칸이 아닌 객석을 버젓이 차지한 정서치료용 타조와 셰퍼드의 모습이 네티즌 사이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의 ‘항공기 탑승권한법’(Air Carrier Access Act)에서 ESA들은 ‘장애인 보조동물’(service animal, 맹인안내견 등)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동물과 다르게 취급된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ESA는 다른 탑승객의 안전과 쾌적함을 방해하지 않는 동물일 경우에 한해 객실에 탑승할 수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구글 런던 신사옥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구글 런던 신사옥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세계 최대 IT업체인 구글의 사옥은 전 세계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살 만큼 화려하고 규모가 크기로 유명하다. 구글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영국 런던 중심부 킹스크로스에 새로운 사무실을 연 가운데, 현지 일간지인 메트로는 ‘억’ 소리 나는 구글 런던 신사옥 내부를 공개했다. 다른 국가나 도시에 세워진 사옥과 마찬가지로 런던 사옥 역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시설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것은 직원들을 위해 구비한 고가의 가구다. 메트로에 따르면 구글 런던 사옥 내부에는 밤샘 작업이 많은 직원들을 위한 수면실이 구비돼 있다. 이 수면실에 설치된 일종의 침대인 수면캡슐 가격은 개당 5500파운드, 한화로 약 940만원에 달한다. 회사 곳곳에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소파는 최대 1만 7000파운드(약 29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다양한 형태의 소파를 놓아 직원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눈에 띈다. 점심시간 혹은 간식시간까지 규정하는 일부 회사와 달리, 구글 런던 사옥에서는 무료 식사와 간식을 즐길 수 있을뿐만 아니라 아예 요리강좌를 열어놓는다. 일상과 업무에 지친 직원이라면 누구나 직접 카페테리아 겸 강습실에서 요리를 배우거나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직원의 복장을 규제하지 않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메트로는 “당신의 회사는 라일락 컬러의 염색을 허용하는가?” 라고 반문하며 구글의 자유로운 정책을 소개했다. 다양한 부서가 함께 협업해야 하는 회사의 특성상, 사내에는 일률적이지 않은 형태와 방향의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마치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계단을 연상케 하는데, 비록 영화처럼 계단이 스스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미로처럼 얽혀있어 이동이 자유롭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구글 런던 신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원수는 약 2000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구글 관계자는 “회사는 직원들이 자신의 일을 즐기고 더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US오픈 우승보다 뜨거운 ‘스토커 카메라맨’ 논란

    US오픈 우승보다 뜨거운 ‘스토커 카메라맨’ 논란

    더스틴 존슨(32)이 지난 2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먼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US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로서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 기록이었다. 논란은 존슨을 따라가는 팍스 스포츠TV 카메라 맨의 행동에서 촉발됐다. 존슨은 이날 우승을 확정지은 뒤 필드 위에서 약혼녀 폴리나 그레츠키(28), 아들 테이텀을 꼭 껴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문제는 이후 대회 측 관계자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카메라맨이 약혼자 그레츠키의 뒷모습을 상세히 포착하면서 뒤늦게 불붙었다. 그레츠키는 모델 겸 가수이며 아이스하키의 전설적인 존재 웨인 그레츠키의 딸이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공개하는 등 모델다운 매력적 몸매를 뽐내곤 했다. 하지만 이날 카메라맨의 행동은 스토커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몸에 달라붙는 하얀 색 원피스 치마를 입은 그레츠키는 자신도 뭔가 불편한 시선을 느꼈는 듯 연신 옷매무새를 바로잡으면 계단을 올랐고, 팍스스포츠 카메라는 여과없이 이를 중계했다. 트위터 등에서는 '카메라 맨이 무슨 잘못? 억울할 따름', '오늘 진정한 우승자는 카메라 맨' 등 이를 둘러싼 의견들이 뜨겁게 오갔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근현대사의 산증인 충정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근현대사의 산증인 충정아파트

    이 연재에 충정 아파트를 포함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한국 도시에 지어진 무지개떡 건축, 즉 주거와 다른 기능이 복합된 건물들을 추적하는 것이 이 연재의 골격이다. 그런데 과연 충정 아파트가 그 기준을 충족하는가? 현재의 충정 아파트는 물론 1층에 상점과 음식점 등이 들어가 있으므로 상가아파트다. 그런데 처음부터 그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상가아파트였다는 확실한 기록은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정 아파트를 이 연재에 포함하기로 한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어쨌건 현재 상가아파트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다음으로는 충정 아파트가 한국 최초의 아파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최초의 아파트 충정공 민영환 이름 딴 거리정작 설계한 일본인 이름 따 ‘도요다 아파트’로 불리워 ‘최고’, ‘최대’, ‘최장’ 등 뭐든지 1등에 민감한 사회에서 ‘최초’가 예외일 리 없다. 아파트가 하도 많아서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사회가 아닌가. 그러니 ‘최초의 아파트’란 타이틀에 대해서 민감한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그 타이틀을 가져갈 주인공에 대한 합의는 어느 정도 이루어진 듯하다. 적어도 이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견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 다름 아닌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충정 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을사보호조약 당시 분사한 충정공 민영환의 이름을 딴 거리에, 게다가 같은 이름이 붙은 건물이다. 그러나 정작 건물을 설계하고 지은 것은 일본인 도요다 다네오(豊田種松)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그의 이름을 따라 ‘도요다 아파트’ 혹은 ‘풍전 아파트’라고 불렸다고 전한다. 한국 최초의 아파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일본의 미쿠니 상사가 조선 주재 일본인 직원들을 위해 지었다고 하는 미쿠니 아파트가 있었다. 심지어 평양에 있었다는 아즈마 아파트까지 이 논쟁에 등장한다. 하지만 회사 직원들을 위한 관사가 아닌 일반 임대용이었다는 점에서 결국 충정 아파트가 우세를 보였다. 주거 연구가인 박철수 서울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시기적으로도 1930년에 건립된 충정 아파트가 가장 앞선다. # 영욕의 세월 30년 지상 4층 건립 이후 45년 동포들에 무단 점유 50년 민간인 학살 장소로 한국전쟁 때도 원형 유지 학문적인 논쟁과 별도로 다행스러운 것은, 이 최초의 아파트가 비록 심하게 변형되기는 했으나 21세기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원래의 기능을 수행 중이다. 다만 그 과정이 보통의 건물에 비해 너무나 험난하다. 실로 한 건물의 인생역정이라 할 만하다. 존중하는 의미에서 연도별로 소개한다. 1930년 일본인 도요다에 의해서 건설되었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050평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였다. 당시 이 지역은 갑신정변 당시 일본 공사였던 다케조에 이치로의 이름을 따서(!) 다케조에초로 불렸다. 이후 호텔 혹은 어묵 파는 술집이 되었다거나, 동아기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는 등의 내력이 전해진다. 1933년에는 같은 죽첨정 3가 구역에서 일제 강점기의 유명한 살인사건이었던 금화장 문화주택지 단두 유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945년 이후 해외에서 귀국한 동포들에 의해 무단 점유되었다는 설이 있다. 1946년 10월 1일 이 지역의 이름이 충정로로 변경되었다. 민영환은 종로구 공평동에서 순국했는데 왜 이 지역에 그의 이름이 붙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1950년 인민군 재판소가 설치되어 지하실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전한다. 이러한 사실은 충정 아파트에 대한 자료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온다. 다만 그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도 공통적이다. 추정하자면 그 기간은 서울 함락에서 수복에 이르는 6월 28일에서 9월 28일 사이의 3개월이었을 것이다. 물론 1951년 1·4 후퇴 당시인 1월 4일에서 3월 14일 사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보면 개전 초기였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 인민군 재판소가 여기 있었을까? 그랬다면 이 건물이 당시 우익 인사들이 수용되어 있던 서대문형무소와 마포형무소(지금의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의 중간 지점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그리고 그 학살설이 사실이라면 서울대병원 학살 사건 등과 더불어 인민군의 서울 점령 기간과 관련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건축사와 전쟁사가 교차하는 중요한 사례로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이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 서울역에서 신촌역으로 가는 경의선 충정로 터널이 인민군의 군수창고로 쓰여 미군 전투기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는 증언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정 아파트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것은 바로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국방부의 정책 블로그인 ‘NARA’에 따르면 9·28 서울 수복 전날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AP통신의 맥스 데스퍼 기자가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미 해병대가 땅속에 숨어 있던 북한 저격병을 백린 연막탄으로 공격하는 장면을 담고 있는 희귀한 사진이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배경에 바로 당시의 충정 아파트가 등장한다. 층간의 가로줄과 굴뚝이 선명하다. 옥상에는 옥탑으로 보이는 구조물과 경사지붕 등이 보인다. 충정 아파트의 원형을 보여 주는 자료이면서 동시에 한국전쟁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렇게 전쟁통에도 원형을 유지한 충정 아파트가 오히려 전후에 여러 번의 변형을 겪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한편 미군은 서울 수복 후 이 건물을 수용하여 ‘트레머 호텔’이란 이름을 붙이고 유엔군을 위한 시설로 활용했다. 1961년 한국전쟁 당시 아들 6형제를 모두 잃었다는 김병조라는 사람에게 불하되어 5층이 증축되었고 이름이 ‘코리아 관광호텔’이 되었다. 그러나 김병조는 사기꾼으로 판명되어 구속되었다. 당시 상황을 담은 뉴스 영상도 존재한다. 이후 이 건물은 국세청 등 여러 소유주를 전전했다. 1975년 서울은행 소유가 되면서 이름이 ‘유림 아파트’가 되었다. 이후 다시 주민들에게 소유가 넘어갔다. 다만 유림 아파트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던 시점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다. 1979년 충정로가 8차선으로 확장되면서 건물 전면이 잘려 나갔다. 원래 전면이 계단식 평면으로 된 특이한 건물이었다고 전하나 이 부분이 깨끗하게 일직선으로 잘려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52가구 중 19가구 270여평이 헐렸다. 1층 전면의 상가는 어쩌면 이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2015년 서울시의 미래 유산 후보의 하나로 지정되었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현재 충정 아파트의 규모는 김병조에 의한 5층 불법 증축과 도로 확장으로 인한 멸실 부분을 종합하여 지하 1층, 지상 5층이다. 5층은 불법 증축 이후 양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연면적은 3550.41㎡, 즉 1074평이다. 도요다가 지었을 때보다 층은 하나가 더 늘었고 연면적은 24평이 늘었다. 총 41가구이다. 물론 오래된 건물들이 종종 그러하듯이, 이러한 공식 기록이 얼마나 현재 상태와 일치하는지는 정밀 실측과 조사를 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 충정 상가아파트? 식당 등 상가 들어선 1층 인도보다 1m 높아 이례적 지하실 채광 위해 올린 듯 녹색 외관도 본래는 타일 현재의 충정 아파트는 상가아파트다. 만약에 처음부터 그랬다면 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바로 상가아파트였다는 사실이 확립된다. 지금의 아파트 문화로 보면 매우 생소하게 들릴 이야기다. 즉, 주거동과 상가동이 분리된 요즘의 통상적인 아파트가 아닌 주거와 상가가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요즘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상복합 건물에서 한국의 아파트가 시작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기록이 충분치 않아 단언할 수는 없다. 1층의 경우 현재의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일부의 상가를 제외하고는 아직 대부분이 아파트다. 전면이 모두 상가인 것을 감안하면 현실과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처음부터 이 부분이 모두 상가는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하실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건립 당시부터 지하층은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지금도 이 부분은 ‘근린생활시설’(일반음식점)로 되어 있다. 지하실은 어차피 건물이 세워지고 난 다음에는 팔 수도 없다. 환기나 채광 등으로 인해 주거가 들어가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바로 이 지하실의 존재야말로 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상가아파트였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충정 아파트는 이야깃거리도 많고 역사적 의미도 깊은 셈이다. 충정 아파트를 찾아가면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것이 흔치 않은 녹색의 외관이다. 원래는 타일로 마감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위에 두껍게 페인트가 발라져 있다. 특이한 색상 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 건물 앞이 버스 정류장이라 사람들의 왕래도 활발하다. 그런데 건물과 인도가 만나는 부분이 다소 독특하다. 1층은 모두 상가고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가 별도로 있는데 모두 전면에 1m 정도 높이의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즉 건물이 일종의 기단 위에 올려져 있는 셈이다. 물론 오래된 건물에서 흔히 보는 방식이기는 하다. 그러나 충정 아파트의 경우는 그 높이가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상가 입장에서 보면 계단을 올라와 진입하는 것은 매우 불리한 방식이다. 다만 1층이 처음부터 상가가 아니고 주거였다면 그리고 지하실의 환기나 채광을 위한 개구부를 설치하기 위해서 1층을 들어 올렸다면 이해될 수 있는 문제다. 이 역시 건물의 변화 과정을 면밀히 추적해 봐야 풀릴 수 있는 수수께끼다. 나이가 80이 넘었고 풍상을 하도 겪어서 그런지 건물은 매우 낡은 상태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써 놓고도 ‘과연 그래야 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건물 나이 80이면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사실 건물의 나이는 현실적으로는 무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 상 수많은 오래된 건물들이 이를 보여 준다. 물론 애초에 짓기도 잘 지어야 하겠지만 관리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이 점에서 건물과 사람은 유사하다. 약골로 태어나도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도 있고, 무쇠 같은 몸을 갖고 있지만 험하게 굴려서 망가뜨리는 사람도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세계적으로도 긴 편이지만 건물은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런 점에서 충정 아파트는 안타까운 예다.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기는 하지만 이제 이 건물을 제대로 돌봐야 할 때가 되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산증인으로 이만 한 건물도 드물다.
  • 200여개 시민단체 한목소리 “제2의 옥시 막자”

    200여개 시민단체 한목소리 “제2의 옥시 막자”

    환경운동연합 등 200여개의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 네트워크’ 출범식을 열고 ‘제2의 옥시를 막자’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시의회 남재경의원 “삼청동 일대 공원해제 임박”

    서울시의회 남재경의원 “삼청동 일대 공원해제 임박”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산2번지 일대(삼청 제2주택재개발구역 해제지역)의 공원해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남재경 서울시의원(새누리당, 종로1)에 의하면, ‘삼청 제2주택재개발구역 해제지역 공원 해제에 관한 청원’이 지난 6월 20일 열린 제268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도시계획국 소관 안건심사에서 통과됐다. 이 지역은 1940년 삼청근린공원으로 최초 지정, 1986년 삼청 제2주택재개발구역으로 변경되었으나 2013년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바 있다. 그러나 관련법에 따라 정비구역 이전 상태인 공원으로 환원되면서 그 동안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아왔다. 이에 종로지역 주민 52명은 청원대상지가 이미 공원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되었고, 도시공원 결정의 실효기간이 지났으며, 주거환경에 막대한 불편이 야기된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2015년 11월 서울시의회에 공원 해제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청원 대상지는 삼청동 1-11, 산2-49, 산2-59번지 일대로, 삼청근린공원 내 위치하고 있다. 국유지 6필지(97.5%)와 사유지 1필지를 포함하여 총 면적 13,985㎡ 위에 59동의 건축물(허가1동, 무허가 58동)이 있다. 1940년 3월 조선총독부 고시로 최초로 공원으로 결정되었고, 1986년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2008년에는 북촌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포함되었다. 그러나 주택재개발구역 지정 후 30년 가까이 아무런 진척이 없자 주민들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용도지역이 공원으로 환원됐다. 해당 청원은 지난 제267회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관련 부서의 종합적인 검토와 의견수렴 등을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당시 도시계획국은 ‘공원 결정 후에 불법으로 주택 등 집단으로 건축물이 발생한 경우와 장기미집행 공원시설 내 국공유지는 공원 조정이나 해제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를 들어 공원 해제에 반대했다. 그러나 지역주민과 남재경 의원은 1940년 공원 결정 이전부터 거주해 왔기 때문에 불법 건축물이 아니며, 도시계획시설 재검토 기준에서 사실상 공원 조성이 곤란한 지역은 보전녹지지정 등 대체관리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계부서를 계속 설득해 왔다. 국유지인 청원대상지를 매입하여 현재 상태로 계속 거주하고자 하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의견이다. 남재경 의원 역시 청원대상지가 현재 주거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원으로서의 기능회복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국토교통부의 지침 및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 해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원 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서울시의회에 청원을 적극 소개했다. 특히 남의원은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시의원들과 함께 청원대상지를 방문, 노후주택과 차량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과 계단으로 이루어진 내부 도로 등 열악한 주거환경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종로구 소속 유찬종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2)과 함께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집행부를 설득하는 등 청원의 통과를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도시계획관리위원회를 통과한 ‘삼청 제2주택재개발구역 해제지역 공원 해제에 관한 청원’은 향후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수자원위원회로 전달, 본격적인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네에 문제 생기면 5분내 도착하는 ‘오토바이 구의원’

    동네에 문제 생기면 5분내 도착하는 ‘오토바이 구의원’

     서울 중구 골목을 3년째 매일 오토바이로 누비며 ‘좋고 싫은’ 주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구의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양찬현(52·사진 왼쪽) 중구 의회운영위원장. 1종 면허를 가진 양 의원은 본인 명의 승용차가 없는 대신 125cc짜리 국산 오토바이를 몰고 출퇴근을 한다. 2014년 구의원 선거운동 시절부터 청구동, 약수동 지역구 골목을 주7일 훑다시피 했다. 약수동 토박이인 양 의원은 20일 “지난 만 2년여 동안 달린 거리만 약 5000km에요. 서울-부산 간 거리(420km)를 3번 가까이 왕복한 거리인 셈‘이라면서 “기름값만 사비로 200여만원이 넘게 들었다”며 웃었다.  ‘오토바이 구의원’으로 불리는데 대해 그는 “예전에 김영한 전 구의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주민 눈높이’ 구정을 펼치던 것을 눈여겨 봐뒀다”며 “자동차로 들어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까지 구석구석 훑는 골목 의정활동을 내가 한 단계 넘어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자동차 뒷좌석에선 그냥 지나칠 법한 문젯거리들이 오토바이 운전석에선 눈에 쏙쏙 들어온다. 양 의원은 “지난 해 말 금호터널 위 쉼터에서 동호경로당까지 연결되는 산책로를 조성한 것, 약수역 5번 출구 옆 보도 확장도 다 이 녀석(오토바이)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산책로는 낡은 난간식 계단을 철거하고 조명등을 추가로 설치했다. 보도는 근처 사유지와 맞닿아 있고 지하철 진출입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바람에 좁아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를 직접 본 양 의원은 사유지 주인을 직접 만나 설득한 끝에 땅 일부를 보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동네 주민들과의 접촉면이 넓어진 것도 소기의 성과다. 그는 “동네 어르신들이 ‘양 의원’ 호칭 대신 ‘찬현아!’라고 부를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동네에 문제가 생기면 5분 대기조로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양 의원이 듬직할 법도 하다.  ‘골목 구정’이 마냥 쉬운 건 아니다. 전형적인 구도심인 중구 역시 옛 골목은 사라지고 초고층 아파트촌이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다. 그는 “아파트촌은 주민들을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했다. “처음엔 수십차례 돌아다녀야 겨우 주민 한두사람 붙잡고 얘기를 붙여볼 수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낯선 사람이 친한 척 한다며 경계하던 젊은 주민들이 먼저 아는 체 하게 된 것도 보람이면 보람이다. 그는 “택배 배달원보다 뛰어난 운전실력으로 구민들의 머슴이자 친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포토] “제2의 옥시를 막자”

    [서울포토] “제2의 옥시를 막자”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옥시 퇴출, 가해기업 처벌, 정부의 책임규명, 특별법 제정 등을 과제로 활동할 계획이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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