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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의 숨결을 간직한 암릉의 산, 용화산 [두시기행문]

    원시의 숨결을 간직한 암릉의 산, 용화산 [두시기행문]

    강원 춘천시와 화천군의 경계에 솟은 용화산(878m)은 화려함보다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다가오는 산이다. 도립공원이나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한동안 등산로 정비도 충분하지 않았던 까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원시림과 같은 숲과 날것 그대로의 암릉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위적인 손길이 적은곳, 그래서 더욱 매력있고 아름다운 용화산이다. 용화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으로 춘천의 북쪽을 막아서는 진산(鎭山)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태백산맥에서 서쪽으로 뻗어 나온 한북정맥의 지맥이 파로호와 소양강 사이에서 솟구치며 형성된 산으로, 오봉산과 부용산을 거쳐 소양강 다목적댐 인근에서 맥을 다한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파로호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의암호·춘천호·소양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천혜의 입지다. 날이 맑으면 춘천 시내를 에워싼 대룡산·금병산·삼악산 능선까지 시야에 담긴다. 용화산에 이름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에서 ‘용화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이 전설은 산 곳곳에 남아 있다. 용마굴과 장수굴, 백운대, 은선암과 현선암, 득남바위, 마귀할멈바위, 새남바위, 바둑판바위 등 기암괴석마다 이야기가 덧붙여지며 주민들은 예부터 이 산을 영산(靈山)으로 여겨왔다. 가뭄이 들면 군수가 제주(祭主)가 되어 기우제를 올리기도 했으며 매년 10월, 용화축전이 열릴 때면 산신제가 이어진다. 용화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암릉이다. 삼악산이 조망의 산이라면, 오봉산이 능선의 산이라면, 용화산은 암릉이 주인공이다. 중생대 화강암이 노출되며 절리가 발달해 수직에 가까운 바위벽과 기암괴석이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봄이면 암릉 아래 진달래와 철쭉이 붉게 번지고, 여름에는 원천리 계곡이 시원한 물길을 내어준다. 겨울에는 설빙을 두른 암릉이 거칠고도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등산로는 크게 화천 쪽과 춘천 쪽으로 나뉜다. 화천군 하남면 삼화리·유촌리에서 오르는 길과 춘천시 사북면 고성리 양통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춘천국유림관리소가 노후된 로프를 제거하고 자연 친화적인 계단과 안전 난간을 보강하면서 접근성이 한층 좋아졌다. 큰고개까지 차량 접근이 가능해 해발 600m 이상을 단숨에 오를 수 있고, 정상까지는 약 0.7km로 짧지만 초반부터 급경사의 암릉이 이어져 방심은 금물이다. 밧줄과 쇠봉, 계단을 의지해 오르는 구간이 있어 산행 경험이 있다면 한층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조망은 정상보다 암릉 구간 곳곳에서 더 빛난다. 특히 큰고개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새남바위는 용화산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다. 짧은 거리지만 중간중간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 덕분에 체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다만 겨울철에는 적설과 낙석으로 인해 큰고개 진입 도로가 장기간 통제되는 경우가 잦아, 사전 확인은 필수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인근 여행지와 연계하기도 좋다. 화천읍내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화천민속박물관은 약 700㎡ 규모의 전시 공간에 1천여 점의 유물을 갖추고 있어 가족 산행 후 들러보기 좋다. 춘천 쪽에는 용화산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소나무와 참나무, 박달나무, 낙엽송이 어우러진 숲과 맑은 계곡을 배경으로 숙박시설과 야영장, 산책로가 조성돼 있으며, 집라인과 로프어드벤처, 인공암벽 등 체험형 산림 레포츠 시설도 갖췄다.
  • 기득권에 맞선 李 ‘성공 방정식’… 선거 앞 ‘부동산 민심’도 노려

    기득권에 맞선 李 ‘성공 방정식’… 선거 앞 ‘부동산 민심’도 노려

    “집값 고통받는 국민 더 배려받아야”계곡 정비·성남시의료원 성과 바탕‘저항 극복, 원칙 수호’ 일관된 소신 다주택 무관한 중도·지지층 결집도 “집값 못 잡을 땐 李대통령에 큰 부담”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에게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기득권의 저항’을 꺾고 성과를 내며 정치적 성장을 거듭한 이 대통령의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직접 이슈를 주도하는 것이 지지층 결집 등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4일 엑스(X)에서 ‘정부가 5월 9일 예정대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기로 하면서 세입자를 낀 다주택자는 시간이 촉박해 매물을 내놓기 어려워졌다’는 내용의 신문 사설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4년 전부터 매년 종료가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 안 한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며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부터 직접 내놓은 메시지들을 보면 ‘다주택자와 그들을 비호하는 정파·언론의 저항을 이겨 내고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기저에 깔려 있다. 특히 ‘저항 극복, 원칙 수호’라는 부동산 정책 기조는 과거 경기지사 시절부터 일관돼 온 소신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2020년 ‘경기도 사회주택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부동산 문제의 해법은 결국 (정책 결정권자의) 용기와 결단에 달려 있다”며 “기득권자 저항을 감수하고 원리 원칙대로 아주 강력한 정책을 취하면 정상적인 시장경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행정가’ 이 대통령의 주요 성과인 성남시의료원, 경기도 계곡 정비, 코스피 5000 등도 기득권의 저항을 깨고 성과를 다수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상화는 5000피,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 것 역시 이러한 성공 공식을 따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엔 다주택자를 원칙대로 다루는 것이 여권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 민심에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수도권의 다주택자 비율은 14%가량이다. 한 현역 의원은 “이미 강남 부동산은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이 대통령은 그 정서를 노린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지난 2일 공개된 리얼미터의 조사(오차 범위 95% 신뢰 수준에 ±2.0%,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54.5%로 3주 만에 반등했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이슈를 직접 주도하면서 향후 정책 효과가 미미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이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영남알프스의 정상에서 만나는 설경, 눈꽃 가지산

    영남알프스의 정상에서 만나는 설경, 눈꽃 가지산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의 경계에 솟은 가지산은 해발 1241m로 영남알프스 산군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다. 낙동정맥이 남쪽으로 흐르다 동해와 남해를 가르는 지점에 자리한 가지산은 울주 7봉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는 산이다. 영남 산악지형의 중심에 서 있는 이 봉우리는 오래전부터 산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지산이라는 이름은 본래 ‘까치산’에서 비롯됐다. ‘가’는 ‘까’, ‘지’는 ‘치’의 음을 빌려 한자로 옮긴 표기다. 한편으로는 예부터 바닷가에서 가장 높이 솟은 산을 뜻하는 ‘가이산’ 혹은 ‘가시산’에서 유래했다는 해석도 전해진다. 한자와 불교 문화가 유입되며 오늘날의 ‘가지산(迦智山)’으로 굳어졌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다. 이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려온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가지산이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오랜 시간 사람들과 함께해 온 산임을 알 수 있다. 가지산은 백두대간 남단에 형성된 1000m급 고봉들이 모여 이룬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이다. 고헌산, 운문산, 천황산, 간월산, 신불산, 재약산 등 쟁쟁한 봉우리들이 사방에서 능선을 잇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서 가지산이 대장처럼 우뚝 솟아 있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천황산과 재약산 능선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간월·신불산의 부드러운 산세가 이어진다. 날이 맑은 날에는 운문산과 고헌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1979년 경상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가지산 일대는 사계절 모두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만 그중에서도 겨울 풍경은 단연 압권이다. 해발 고도가 높고 능선이 길게 이어지는 지형 덕분에 눈이 쌓이면 정상부와 능선 전체가 순백의 설원으로 변한다. 나무마다 눈꽃이 피어나고, 억새밭은 얼어붙은 설면 아래 잠들어 겨울 산 특유의 고요함을 더한다. 영남 지역에서 보기 드문 본격적인 눈꽃 산행지로 손꼽히는 이유다. 가지산은 봄철이면 철쭉나무 군락이 능선과 사면을 따라 넓게 퍼지며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해발 1000m 안팎의 능선 구간을 중심으로 군락이 형성돼 있어, 개화 시기에는 연분홍 철쭉이 산 전체를 물들이듯 이어진다. 특히 석남령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과 능선부에서는 철쭉과 영남알프스의 연봉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봄 산행지로도 손꼽힌다. 대표적인 산행 기점은 석남사다. 비구니 수행도량인 석남사는 천연기념물 제224호 밀양 얼음골과 인접해 있으며, 도의국사 사리탑인 팔각운당형 부도(보물 제369호)를 품은 유서 깊은 사찰이다. 석남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석남령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겨울철에도 비교적 길이 뚜렷해 많은 산행객이 찾는다. 석남고개 이후로 펼쳐지는 능선 구간에서는 눈 덮인 억새와 암릉이 어우러진 가지산 특유의 설경을 만날 수 있다. 가지산은 쌀바위와 귀바위 등 이름난 기암들이 자리하고 있다. 눈이 쌓인 날에는 바위와 설면의 대비가 더욱 선명해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나무가 많지 않은 정상부는 시야가 탁 트여 겨울철에도 조망이 좋고, 바람이 강한 대신 산 전체가 거대한 전망대처럼 느껴진다. 가지산은 단순히 높은 산이 아니라, 밀양강 지류인 산내천과 무적천의 발원지이자 풍부한 수량의 계곡과 소(沼)를 품은 산이다. 겨울에는 얼음과 눈이 지배하지만 그 아래에는 사계절 쉬지 않고 흐르는 생명의 물길이 이어진다. 이러한 자연 조건 덕분에 가지산은 영남알프스 가운데서도 가장 다양한 풍경을 지닌 산으로 평가받는다. 눈꽃 산행을 계획한다면 방한 장비와 아이젠은 필수다. 능선부는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지며, 기상 변화도 잦다. 그러나 준비만 충분하다면, 가지산은 겨울 산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순백의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영남알프스 최고봉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이 산의 겨울 풍경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가지산은 해마다 겨울이 오면 다시 찾게 되는 산이다.
  • 영남알프스의 정상에서 만나는 설경, 눈꽃 가지산 [두시기행문]

    영남알프스의 정상에서 만나는 설경, 눈꽃 가지산 [두시기행문]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의 경계에 솟은 가지산은 해발 1241m로 영남알프스 산군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다. 낙동정맥이 남쪽으로 흐르다 동해와 남해를 가르는 지점에 자리한 가지산은 울주 7봉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는 산이다. 영남 산악지형의 중심에 서 있는 이 봉우리는 오래전부터 산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지산이라는 이름은 본래 ‘까치산’에서 비롯됐다. ‘가’는 ‘까’, ‘지’는 ‘치’의 음을 빌려 한자로 옮긴 표기다. 한편으로는 예부터 바닷가에서 가장 높이 솟은 산을 뜻하는 ‘가이산’ 혹은 ‘가시산’에서 유래했다는 해석도 전해진다. 한자와 불교 문화가 유입되며 오늘날의 ‘가지산(迦智山)’으로 굳어졌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다. 이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려온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가지산이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오랜 시간 사람들과 함께해 온 산임을 알 수 있다. 가지산은 백두대간 남단에 형성된 1000m급 고봉들이 모여 이룬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이다. 고헌산, 운문산, 천황산, 간월산, 신불산, 재약산 등 쟁쟁한 봉우리들이 사방에서 능선을 잇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서 가지산이 대장처럼 우뚝 솟아 있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천황산과 재약산 능선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간월·신불산의 부드러운 산세가 이어진다. 날이 맑은 날에는 운문산과 고헌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1979년 경상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가지산 일대는 사계절 모두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만 그중에서도 겨울 풍경은 단연 압권이다. 해발 고도가 높고 능선이 길게 이어지는 지형 덕분에 눈이 쌓이면 정상부와 능선 전체가 순백의 설원으로 변한다. 나무마다 눈꽃이 피어나고, 억새밭은 얼어붙은 설면 아래 잠들어 겨울 산 특유의 고요함을 더한다. 영남 지역에서 보기 드문 본격적인 눈꽃 산행지로 손꼽히는 이유다. 가지산은 봄철이면 철쭉나무 군락이 능선과 사면을 따라 넓게 퍼지며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해발 1000m 안팎의 능선 구간을 중심으로 군락이 형성돼 있어, 개화 시기에는 연분홍 철쭉이 산 전체를 물들이듯 이어진다. 특히 석남령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과 능선부에서는 철쭉과 영남알프스의 연봉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봄 산행지로도 손꼽힌다. 대표적인 산행 기점은 석남사다. 비구니 수행도량인 석남사는 천연기념물 제224호 밀양 얼음골과 인접해 있으며, 도의국사 사리탑인 팔각운당형 부도(보물 제369호)를 품은 유서 깊은 사찰이다. 석남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석남령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겨울철에도 비교적 길이 뚜렷해 많은 산행객이 찾는다. 석남고개 이후로 펼쳐지는 능선 구간에서는 눈 덮인 억새와 암릉이 어우러진 가지산 특유의 설경을 만날 수 있다. 가지산은 쌀바위와 귀바위 등 이름난 기암들이 자리하고 있다. 눈이 쌓인 날에는 바위와 설면의 대비가 더욱 선명해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나무가 많지 않은 정상부는 시야가 탁 트여 겨울철에도 조망이 좋고, 바람이 강한 대신 산 전체가 거대한 전망대처럼 느껴진다. 가지산은 단순히 높은 산이 아니라, 밀양강 지류인 산내천과 무적천의 발원지이자 풍부한 수량의 계곡과 소(沼)를 품은 산이다. 겨울에는 얼음과 눈이 지배하지만 그 아래에는 사계절 쉬지 않고 흐르는 생명의 물길이 이어진다. 이러한 자연 조건 덕분에 가지산은 영남알프스 가운데서도 가장 다양한 풍경을 지닌 산으로 평가받는다. 눈꽃 산행을 계획한다면 방한 장비와 아이젠은 필수다. 능선부는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지며, 기상 변화도 잦다. 그러나 준비만 충분하다면, 가지산은 겨울 산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순백의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영남알프스 최고봉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이 산의 겨울 풍경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가지산은 해마다 겨울이 오면 다시 찾게 되는 산이다.
  • 양산에서 만나는 ‘소금강산’, 천성산의 겨울

    양산에서 만나는 ‘소금강산’, 천성산의 겨울

    경남 양산시 동부 웅상지역과 상북면·하북면의 경계를 이루는 천성산(千聖山)은 해발 920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다.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낙동정맥의 한 줄기가 이곳에서 큰 봉우리를 형성하며, 이후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요충지다. 회야강과 용연천, 주진천 등 여러 하천의 발원지이기도 한 천성산은 예로부터 양산 땅의 생명줄을 품은 산으로 여겨져 왔다. 천성산은 오래전부터 ‘소금강산’(小金剛山)이라 불렸다. 깊게 패인 계곡과 폭포, 기암괴봉이 이어지는 산세가 금강산을 닮았다는 의미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대동지지에는 이 산이 원적산(圓寂山)으로 기록돼 있으며, 천성산이라는 이름은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당나라에서 건너온 천 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聖人)이 되게 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봉우리별로 원효산과 천성산으로 나뉘어 불렸으나 현재는 천성산 제1봉(원효봉)과 제 2봉(비로봉)으로 정리돼 있다. 천성산의 자연은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겨울의 풍경은 특히 각별하다. 눈이 내린 날이면 완만한 능선과 드넓은 정상 초원이 순백으로 덮이며, 화엄늪과 밀밭늪 일대는 고요한 설원으로 변한다. 이곳은 도롱뇽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산지 습지로, 겨울에는 생명의 흔적이 잠시 숨을 고르듯 잠잠해지며 오히려 자연의 원형이 또렷이 드러난다. 나뭇잎을 떨군 숲 사이로 보이는 산줄기와 계곡의 윤곽은 천성산의 뼈대를 그대로 보여준다. 천성산 겨울 산행의 백미는 제1봉(원효봉)으로 향하는 능선이다. 과거 군사시설로 통제됐던 원효봉은 현재 개방되어 누구나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 서면 동해와 남해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날도 있다. 특히 천성산은 한반도 본토에서 1월 1일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새해 일출을 맞기 위한 산행지로도 유명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떠오르는 해는 능선 위 눈밭을 붉게 물들이며 장엄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원효봉 아래 자리한 원효암 역시 겨울 천성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대석저수지에서 이어지는 길 끝에 닿는 원효암은 깊은 산중에 있으면서도 접근성이 좋으며 고요한 겨울 산사의 정취를 느끼기에 알맞다. 눈 쌓인 암자 마당과 고요한 풍경은 원효대사의 흔적을 더 또렷하게 떠올리게 한다. 이 일대에서 제2봉(비로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기복이 크지 않아 겨울철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산행이 가능하고 화엄늪과 습지늪과 같은 자연생태를 만날 수 있다. 천성산이 아름다운 이유는 단순히 경관에만이 아니라, 깊은 계곡과 습지, 초원과 능선이 한 산 안에 공존하고, 신라 불교의 역사와 현대의 환경 논쟁까지 겹겹이 쌓여 있다. 봄의 진달래와 철쭉, 가을의 억새가 화려함을 담당한다면, 겨울의 천성산은 모든 것을 덜어낸 채 본래의 산 모습을 보여준다. 적막 속에서 드러나는 산의 윤곽과 빛, 그리고 오래된 시간의 무게가 천성산을 더욱 깊고 단단한 명산으로 만든다. 천성산 인근에는 산행 후 들르기 좋은 한식당과 보양식집이 많다. 내원사와 상북·하북면 일대에서는 삼계탕, 추어탕, 백숙 등 따뜻한 음식으로 몸을 녹일 수 있고, 물금읍과 웅상지역으로 내려가면 식당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숙소는 양산 시내와 물금, 웅상지역에 고루 분포해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산행과 휴식을 함께하기에 무리가 없다. 주변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내원사와 계곡, 홍룡사와 홍룡폭포 등이 있어 천성산 산행을 자연과 역사 탐방으로 이어갈 수 있다.
  • 양산에서 만나는 ‘소금강산’, 천성산의 겨울 [두시기행문]

    양산에서 만나는 ‘소금강산’, 천성산의 겨울 [두시기행문]

    경남 양산시 동부 웅상지역과 상북면·하북면의 경계를 이루는 천성산(千聖山)은 해발 920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다.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낙동정맥의 한 줄기가 이곳에서 큰 봉우리를 형성하며, 이후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요충지다. 회야강과 용연천, 주진천 등 여러 하천의 발원지이기도 한 천성산은 예로부터 양산 땅의 생명줄을 품은 산으로 여겨져 왔다. 천성산은 오래전부터 ‘소금강산’(小金剛山)이라 불렸다. 깊게 패인 계곡과 폭포, 기암괴봉이 이어지는 산세가 금강산을 닮았다는 의미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대동지지에는 이 산이 원적산(圓寂山)으로 기록돼 있으며, 천성산이라는 이름은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당나라에서 건너온 천 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聖人)이 되게 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봉우리별로 원효산과 천성산으로 나뉘어 불렸으나 현재는 천성산 제1봉(원효봉)과 제 2봉(비로봉)으로 정리돼 있다. 천성산의 자연은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겨울의 풍경은 특히 각별하다. 눈이 내린 날이면 완만한 능선과 드넓은 정상 초원이 순백으로 덮이며, 화엄늪과 밀밭늪 일대는 고요한 설원으로 변한다. 이곳은 도롱뇽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산지 습지로, 겨울에는 생명의 흔적이 잠시 숨을 고르듯 잠잠해지며 오히려 자연의 원형이 또렷이 드러난다. 나뭇잎을 떨군 숲 사이로 보이는 산줄기와 계곡의 윤곽은 천성산의 뼈대를 그대로 보여준다. 천성산 겨울 산행의 백미는 제1봉(원효봉)으로 향하는 능선이다. 과거 군사시설로 통제됐던 원효봉은 현재 개방되어 누구나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 서면 동해와 남해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날도 있다. 특히 천성산은 한반도 본토에서 1월 1일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새해 일출을 맞기 위한 산행지로도 유명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떠오르는 해는 능선 위 눈밭을 붉게 물들이며 장엄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원효봉 아래 자리한 원효암 역시 겨울 천성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대석저수지에서 이어지는 길 끝에 닿는 원효암은 깊은 산중에 있으면서도 접근성이 좋으며 고요한 겨울 산사의 정취를 느끼기에 알맞다. 눈 쌓인 암자 마당과 고요한 풍경은 원효대사의 흔적을 더 또렷하게 떠올리게 한다. 이 일대에서 제2봉(비로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기복이 크지 않아 겨울철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산행이 가능하고 화엄늪과 습지늪과 같은 자연생태를 만날 수 있다. 천성산이 아름다운 이유는 단순히 경관에만이 아니라, 깊은 계곡과 습지, 초원과 능선이 한 산 안에 공존하고, 신라 불교의 역사와 현대의 환경 논쟁까지 겹겹이 쌓여 있다. 봄의 진달래와 철쭉, 가을의 억새가 화려함을 담당한다면, 겨울의 천성산은 모든 것을 덜어낸 채 본래의 산 모습을 보여준다. 적막 속에서 드러나는 산의 윤곽과 빛, 그리고 오래된 시간의 무게가 천성산을 더욱 깊고 단단한 명산으로 만든다. 천성산 인근에는 산행 후 들르기 좋은 한식당과 보양식집이 많다. 내원사와 상북·하북면 일대에서는 삼계탕, 추어탕, 백숙 등 따뜻한 음식으로 몸을 녹일 수 있고, 물금읍과 웅상지역으로 내려가면 식당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숙소는 양산 시내와 물금, 웅상지역에 고루 분포해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산행과 휴식을 함께하기에 무리가 없다. 주변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내원사와 계곡, 홍룡사와 홍룡폭포 등이 있어 천성산 산행을 자연과 역사 탐방으로 이어갈 수 있다.
  • 장동혁 “李대통령부터 ‘분당 똘똘한 한 채’ 쥐고 있으니”

    장동혁 “李대통령부터 ‘분당 똘똘한 한 채’ 쥐고 있으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부동산 안정 메시지를 내보는 것에 대해 “호통친다고 잡힐 집값이라면 그 쉬운 것을 왜 여태 못 잡았나”라고 반문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이 대통령이 호통정치학, 호통경제학, 호통외교학에 푹 빠진 것 같다. 계곡 정비보다 부동산 잡는 게 쉽다고 윽박지른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보유한 분당 아파트가 1년 새 6억원이 올랐다”며 “대통령부터 똘똘한 한 채 쥐고 버티는 것처럼 보이니까 무슨 정책을 내도 약발이 먹힐 리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언급한 ‘설탕 부담금’을 거론하며 “느닷없이 설탕세를 끄집어냈다가 여론이 좋지 않자 언론이 부담금인데 세금이라고 왜곡한다고 화를 낸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안 그래도 어려운 민생에 서민이 더 피해를 보는데 세금으로 부르면 안 되고, 부담금으로 부르면 괜찮은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두고 SNS를 통해 시장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민감한 부동산 문제를 즉흥적인 SNS로 다루는 모습은 시장을 향한 협박”이라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규제 개혁을 통한 민간 공급 확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가로막는 과도한 대출 규제 완화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李 “다주택자 마지막 기회” 집값 전쟁 선포

    李 “다주택자 마지막 기회” 집값 전쟁 선포

    “정치적 유불리 벗어나면 수단 많아”SNS 메시지로 여론전 직접 주도野 “협박성 겁주기로 집값 못 잡아”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상화는 계곡 정비, 코스피 5000에 비해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다주택자를 겨냥해 초강력 경고장을 날렸다. 5월 9일로 예정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마지막 기회”라고도 했다. 부동산 민심이 6월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부상하며 이 대통령이 직접 여론 관리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야당은 “협박성 겁주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사이 이틀 동안 엑스(X)에 부동산 관련 게시글을 네 건이나 올려 부동산 투기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등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부동산 정상화는 (코스피) 5000P,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다주택자를 향해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기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1일에는 “말 배우는 유치원생처럼 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 분들이 있다”고 썼다. 국민의힘이 자신의 전날 글에 대해 “정상화를 왜 아직 못 하나”라고 비판하자 직접 반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적의 강력한 수단’까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지금까지는 최적의 강력한 수단을 쓰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을 믿고 정치적 유불리에서 벗어나면 반드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에서 선을 그어 온 부동산 세제 개편 검토 등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부동산 관련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지난주부터 연일 강도를 더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접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정부여당이 ‘초강수’를 쓰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자 경고 발언의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관련 언론 기사까지 공유하며 일일이 반박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는 당정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을 지원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값 안정을 위해 추가 세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세제 개편 없이도) 집값이 안정되면 좋겠지만, 세제 개편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이 대통령도 관련 의지를 표명했다. 세제 관련한 부분은 대통령과 당이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또한 정부에서 주도하는 공공 부문 위주의 공급과는 별개로 당이 운영하는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민간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정의 부동산 관련 대책을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호텔경제학’에 이은 ‘호통경제학’?”이라고 꼬집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집값 과열의 원인을 불법 행위로 단정하고, 주택 소유자들을 겨냥한 협박성 표현까지 쏟아냈다”며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2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협의회를 연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실수요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공급을 위한 현실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 李 대통령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 불가능?…5천피보다 쉽다”

    李 대통령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 불가능?…5천피보다 쉽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망국적 부동산’의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 같은가?”라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집 주인들 백기 들었나, 서울 아파트값 급브레이크’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기사에는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소폭 하락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과거 경기지사 시절 계곡·하천 불법시설 정비사업을 펼친 일을 거론하며 “불법 계곡의 정상화로 계곡 정비를 완료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불법과 부정이 판치던 주식시장을 정상화해 5000피(시대)를 개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상화는 5000피,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길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에 참석했다. 그는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검은 정장을 입고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서 영결식장을 찾았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영정이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유족과 나란히 앉아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가 낭독하는 고인의 약력을 들었다. 약력 낭독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대통령은 유족의 손을 붙잡고 위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같은 줄 좌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동석했다.
  • 고요한 계절이 빚어낸 풍경, 겨울 천황산 산행 [두시기행문]

    고요한 계절이 빚어낸 풍경, 겨울 천황산 산행 [두시기행문]

    경상남도 밀양시와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천황산(1189m)은 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산 가운데 하나다. 태백산맥의 여맥이 남하하며 빚어낸 경상남도 동북부 산악지대의 중심에 자리하고 남쪽으로는 재약산과 능선을 잇는다. 주봉은 사자봉으로, 멀리서 보면 산세가 유순해 보이지만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거대한 암벽과 바위 능선이 모습을 드러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천황산이라는 이름은 표충사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예로부터 산세가 빼어나 ‘삼남금강’이라 불렸고, 해발 1000m 안팎의 준봉들이 연이어 솟은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해 사계절 내내 산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겨울의 천황산은 가을철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내고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억새밭을 흩날리는 바람과 바위, 설경이 만들어내는 깊은 고요로 산의 본모습을 보여준다. 천황산의 대표하는 곳은 사자봉 일대와 사자평이다. 해발 800m 부근에 형성된 분지형 평탄면인 사자평은 겨울이면 억새와 더불어 설원이 펼쳐져 한층 더 넓고 고요한 풍경을 연출한다. 능선을 따라 시야가 트이는 순간, 재약산과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쪽 산기슭에는 천년 고찰 표충사가 자리한다. 눈 내린 겨울날의 표충사는 고즈넉함 그 자체로, 사명대사의 흔적과 함께 천황산이 품은 역사성을 느끼게 한다. 이 일대에는 층층폭포와 금강폭포가 있어 한겨울에는 얼어붙은 빙폭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북사면의 밀양 얼음골은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한 장소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에는 차가운 계곡 공기와 설경이 어우러져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황산은 케이블카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고도를 올릴 수 있으며 겨울철 체력 부담을 줄이면서도 천황산의 장쾌한 능선과 설경을 조망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이 부담스러운 방문객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천황산을 만나는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다. 천황산 산행의 백미는 재약산과의 연계 산행이다. 사자봉에서 능선을 따라 재약산 수미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영남알프스 특유의 시원한 조망과 완만한 능선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적설과 결빙 구간이 있어 아이젠 등 기본 장비는 필수지만, 맑은 날이면 눈 덮인 능선 위를 걷는 호쾌함이 각별하다. 비교적 짧은 코스를 원한다면 표충사에서 사자봉을 오르는 원점 회귀 코스도 무난하다. 천황산 인근은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만큼 펜션 및 숙박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다. 케이블카 인근으로 다양한 맛집과 토속음식점에서 배도 든든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천황산 억새와 설경 속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조용한 계절, 산의 본모습을 마주하고 싶다면 겨울 천황산은 충분히 그 답이 되어준다.
  • 고요한 계절이 빚어낸 풍경, 겨울 천황산 산행

    고요한 계절이 빚어낸 풍경, 겨울 천황산 산행

    경상남도 밀양시와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천황산(1189m)은 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산 가운데 하나다. 태백산맥의 여맥이 남하하며 빚어낸 경상남도 동북부 산악지대의 중심에 자리하고 남쪽으로는 재약산과 능선을 잇는다. 주봉은 사자봉으로, 멀리서 보면 산세가 유순해 보이지만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거대한 암벽과 바위 능선이 모습을 드러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천황산이라는 이름은 표충사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예로부터 산세가 빼어나 ‘삼남금강’이라 불렸고, 해발 1000m 안팎의 준봉들이 연이어 솟은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해 사계절 내내 산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겨울의 천황산은 가을철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내고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억새밭을 흩날리는 바람과 바위, 설경이 만들어내는 깊은 고요로 산의 본모습을 보여준다. 천황산의 대표하는 곳은 사자봉 일대와 사자평이다. 해발 800m 부근에 형성된 분지형 평탄면인 사자평은 겨울이면 억새와 더불어 설원이 펼쳐져 한층 더 넓고 고요한 풍경을 연출한다. 능선을 따라 시야가 트이는 순간, 재약산과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쪽 산기슭에는 천년 고찰 표충사가 자리한다. 눈 내린 겨울날의 표충사는 고즈넉함 그 자체로, 사명대사의 흔적과 함께 천황산이 품은 역사성을 느끼게 한다. 이 일대에는 층층폭포와 금강폭포가 있어 한겨울에는 얼어붙은 빙폭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북사면의 밀양 얼음골은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한 장소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에는 차가운 계곡 공기와 설경이 어우러져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황산은 케이블카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고도를 올릴 수 있으며 겨울철 체력 부담을 줄이면서도 천황산의 장쾌한 능선과 설경을 조망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이 부담스러운 방문객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천황산을 만나는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다. 천황산 산행의 백미는 재약산과의 연계 산행이다. 사자봉에서 능선을 따라 재약산 수미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영남알프스 특유의 시원한 조망과 완만한 능선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적설과 결빙 구간이 있어 아이젠 등 기본 장비는 필수지만, 맑은 날이면 눈 덮인 능선 위를 걷는 호쾌함이 각별하다. 비교적 짧은 코스를 원한다면 표충사에서 사자봉을 오르는 원점 회귀 코스도 무난하다. 천황산 인근은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만큼 펜션 및 숙박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다. 케이블카 인근으로 다양한 맛집과 토속음식점에서 배도 든든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천황산 억새와 설경 속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조용한 계절, 산의 본모습을 마주하고 싶다면 겨울 천황산은 충분히 그 답이 되어준다.
  • 검은바위 깊은 숲, 흑석산의 겨울

    검은바위 깊은 숲, 흑석산의 겨울

    전남 해남군 계곡면과 영암군 학산면의 경계에 솟은 흑석산은 해발 652m의 높이를 지닌 남도의 명산이다. 계곡면의 진산이자 북풍을 막아주는 해남의 ‘수문장’으로 불려온 흑석산은 묵직한 산세와 깊은 숲을 품고 있어 오랜 세월 지역민의 삶과 함께해왔다. 흑석산이라는 이름은 조선 후기 고산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 에 처음 공식 표기되며 역사 기록 속에 등장한다. 본래 이 산은 ‘가학산’이라 불렸다. 산의 능선이 마치 한 마리 학이 날아오르는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실제로 산길을 따라 능선을 타다 보면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줄기에서 학의 비상을 연상하게 된다. ‘흑석(黑石)’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유래가 전해진다. 비가 온 뒤 물기를 머금은 흑석산의 바위들이 검게 빛나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검산·흑산에서 음운 변화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산 곳곳에 드러난 검은 암반과 단단한 바위 능선은 이러한 이름을 자연스럽게 증명한다. 흑석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과 지질, 생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이 산은 월출산 국립공원의 주지봉에서 이어진 산줄기 끝자락에 해당하며 편마암을 중심으로 형성된 산체 위에 토양층이 두텁게 발달해 식생 정착이 매우 뛰어나다. 과거 주빙하 기후의 흔적으로 형성된 애추 지형과 구조곡, 석비레 지형이 곳곳에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흑석산은 남도 산답게 숲이 깊고 계절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흑석산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봄철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철쭉 군락이다. 매년 5월 초가 되면 흑석산과 가학산 일원에서는 철쭉 대제전이 열린다. 검은 암봉 사이로 분홍빛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풍경은 이 산이 지닌 가장 화려한 순간이다. 또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소사나무 군락이 능선과 산기슭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흑석산만의 독특한 생태 경관을 만들어낸다. 산 아래 계곡에 자리한 두 개의 호수 역시 산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완성하는 요소다. 등산 코스는 비교적 다양하면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 대표적으로 자연휴양림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로 정상인 깃대봉을 포함하여 바람재, 은굴 등을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급경사가 심하지 않아 사계절 산행이 가능하지만 일부 급경사 및 로프 구간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능선에 오르면 해남과 영암 일대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겨울철에는 눈이 내려앉은 능선과 검은 암반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잎을 떨군 숲 사이로 들어오는 겨울 햇살은 흑석산의 골격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화려한 조망보다는 차분한 숲길 산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겨울 흑석산은 특히 잘 어울린다. 산행 후에는 산자락에 자리한 흑석산 자연휴양림에서 여유를 이어가기 좋다. 황토방으로 리모델링된 숙소와 사방댐을 활용한 물놀이장, 조류학습장과 야생화 단지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만족도가 높다. 인근 먹거리로는 해남을 대표하는 제철 남도 반찬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계곡면과 영암 학산면 일대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볼거리로는 월출산 국립공원, 영암호, 해남의 고산 윤선도 유적지 등을 함께 둘러보면 남도 여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 검은바위 깊은 숲, 흑석산의 겨울 [두시기행문]

    검은바위 깊은 숲, 흑석산의 겨울 [두시기행문]

    전남 해남군 계곡면과 영암군 학산면의 경계에 솟은 흑석산은 해발 652m의 높이를 지닌 남도의 명산이다. 계곡면의 진산이자 북풍을 막아주는 해남의 ‘수문장’으로 불려온 흑석산은 묵직한 산세와 깊은 숲을 품고 있어 오랜 세월 지역민의 삶과 함께해왔다. 흑석산이라는 이름은 조선 후기 고산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 에 처음 공식 표기되며 역사 기록 속에 등장한다. 본래 이 산은 ‘가학산’이라 불렸다. 산의 능선이 마치 한 마리 학이 날아오르는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실제로 산길을 따라 능선을 타다 보면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줄기에서 학의 비상을 연상하게 된다. ‘흑석(黑石)’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유래가 전해진다. 비가 온 뒤 물기를 머금은 흑석산의 바위들이 검게 빛나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검산·흑산에서 음운 변화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산 곳곳에 드러난 검은 암반과 단단한 바위 능선은 이러한 이름을 자연스럽게 증명한다. 흑석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과 지질, 생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이 산은 월출산 국립공원의 주지봉에서 이어진 산줄기 끝자락에 해당하며 편마암을 중심으로 형성된 산체 위에 토양층이 두텁게 발달해 식생 정착이 매우 뛰어나다. 과거 주빙하 기후의 흔적으로 형성된 애추 지형과 구조곡, 석비레 지형이 곳곳에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흑석산은 남도 산답게 숲이 깊고 계절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흑석산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봄철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철쭉 군락이다. 매년 5월 초가 되면 흑석산과 가학산 일원에서는 철쭉 대제전이 열린다. 검은 암봉 사이로 분홍빛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풍경은 이 산이 지닌 가장 화려한 순간이다. 또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소사나무 군락이 능선과 산기슭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흑석산만의 독특한 생태 경관을 만들어낸다. 산 아래 계곡에 자리한 두 개의 호수 역시 산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완성하는 요소다. 등산 코스는 비교적 다양하면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 대표적으로 자연휴양림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로 정상인 깃대봉을 포함하여 바람재, 은굴 등을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급경사가 심하지 않아 사계절 산행이 가능하지만 일부 급경사 및 로프 구간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능선에 오르면 해남과 영암 일대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겨울철에는 눈이 내려앉은 능선과 검은 암반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잎을 떨군 숲 사이로 들어오는 겨울 햇살은 흑석산의 골격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화려한 조망보다는 차분한 숲길 산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겨울 흑석산은 특히 잘 어울린다. 산행 후에는 산자락에 자리한 흑석산 자연휴양림에서 여유를 이어가기 좋다. 황토방으로 리모델링된 숙소와 사방댐을 활용한 물놀이장, 조류학습장과 야생화 단지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만족도가 높다. 인근 먹거리로는 해남을 대표하는 제철 남도 반찬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계곡면과 영암 학산면 일대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볼거리로는 월출산 국립공원, 영암호, 해남의 고산 윤선도 유적지 등을 함께 둘러보면 남도 여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 고요한 겨울 한탄강, 설경이 만든 고석정 풍경

    고요한 겨울 한탄강, 설경이 만든 고석정 풍경

    한탄강 중류 철원의 겨울은 유난히 깊고 고요하다. 그 중심에 자리한 고석정은 철원 9경 가운데 하나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역사, 전설이 겹겹이 쌓인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고석정이라 하면 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고석(孤石)과 그 곁의 정자, 그리고 주변으로 펼쳐진 현무암 계곡 전체를 아우르는 이름으로 불린다. 겨울이면 현무암 절벽 위로 눈이 내려앉고 검은 바위와 하얀 설경이 대비를 이루며, 한탄강의 풍경은 수채화처럼 한층 더 장엄해진다. 고석정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서기 610년, 신라 진평왕 시대에 강 중앙의 고석바위를 마주한 자리에 약 10평 규모의 2층 누각이 세워졌고, 이때 ‘고석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물길과 바위를 굽어보는 누각은 당시에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했을 것이며,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공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 명종 때인 1560년에는 의적으로 알려진 임꺽정이 이 일대를 근거지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정자 건너편 산자락에 석성(石城)을 쌓고 웅거하며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강 중앙에 위치한 높이 약 10미터의 거대한 기암봉 안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 남아 있다. 이곳이 임꺽정의 은신처였다는 전설도 함께 내려온다. 지금도 강 건너편 산 정상에는 당시의 석성 흔적이 남아 있어, 고석정 일대가 단순한 절경을 넘어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고석정 누각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1971년 복원되었고, 1989년 개축과 정비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 이 일대의 경관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3월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고석정은 철원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잘 정비된 산책로와 전망 공간은 방문객들이 한탄강과 현무암 협곡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고석정을 중심으로 조성된 ‘한탄강 물윗길’이 또 하나의 특별한 체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윗길은 강 위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로, 한탄강의 주상절리 협곡과 물길을 눈높이에서 마주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겨울철에는 얼음과 흐르는 물이 공존하는 강 위를 조심스레 걸으며, 고석정의 현무암 절벽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 고요한 강 위를 걷는 경험은 풍경 감상을 넘어,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겨울의 고석정은 다른 계절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눈 덮인 고석은 더욱 또렷한 입체감을 드러내고, 얼어붙은 강가와 느릿하게 흐르는 물길이 공존하는 풍경은 묘한 긴장감과 평온함을 동시에 전한다. 소란스러움 대신 침묵이 흐르는 이 계절에는, 고석정이 품어온 오랜 시간의 무게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절벽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이어져 왔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고석정 탐방을 마친 뒤에는 주변의 다양한 즐길 거리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인근에는 순담계곡, 직탕폭포, 은하수교 등 한탄강 지질 명소들이 이어져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 좋다. 숙소로는 철원 시내와 동송읍 일대의 호텔과 펜션, 한탄강을 조망할 수 있는 한옥형 숙소 등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해 있다. 먹거리로는 철원을 대표하는 오대쌀밥, 두루미쌀을 활용한 한정식, 그리고 철원 돼지갈비와 막국수가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 고요한 겨울 한탄강, 설경이 만든 고석정 풍경 [두시기행문]

    고요한 겨울 한탄강, 설경이 만든 고석정 풍경 [두시기행문]

    한탄강 중류 철원의 겨울은 유난히 깊고 고요하다. 그 중심에 자리한 고석정은 철원 9경 가운데 하나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역사, 전설이 겹겹이 쌓인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고석정이라 하면 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고석(孤石)과 그 곁의 정자, 그리고 주변으로 펼쳐진 현무암 계곡 전체를 아우르는 이름으로 불린다. 겨울이면 현무암 절벽 위로 눈이 내려앉고 검은 바위와 하얀 설경이 대비를 이루며, 한탄강의 풍경은 수채화처럼 한층 더 장엄해진다. 고석정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서기 610년, 신라 진평왕 시대에 강 중앙의 고석바위를 마주한 자리에 약 10평 규모의 2층 누각이 세워졌고, 이때 ‘고석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물길과 바위를 굽어보는 누각은 당시에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했을 것이며,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공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 명종 때인 1560년에는 의적으로 알려진 임꺽정이 이 일대를 근거지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정자 건너편 산자락에 석성(石城)을 쌓고 웅거하며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강 중앙에 위치한 높이 약 10미터의 거대한 기암봉 안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 남아 있다. 이곳이 임꺽정의 은신처였다는 전설도 함께 내려온다. 지금도 강 건너편 산 정상에는 당시의 석성 흔적이 남아 있어, 고석정 일대가 단순한 절경을 넘어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고석정 누각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1971년 복원되었고, 1989년 개축과 정비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 이 일대의 경관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3월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고석정은 철원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잘 정비된 산책로와 전망 공간은 방문객들이 한탄강과 현무암 협곡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고석정을 중심으로 조성된 ‘한탄강 물윗길’이 또 하나의 특별한 체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윗길은 강 위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로, 한탄강의 주상절리 협곡과 물길을 눈높이에서 마주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겨울철에는 얼음과 흐르는 물이 공존하는 강 위를 조심스레 걸으며, 고석정의 현무암 절벽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 고요한 강 위를 걷는 경험은 풍경 감상을 넘어,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겨울의 고석정은 다른 계절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눈 덮인 고석은 더욱 또렷한 입체감을 드러내고, 얼어붙은 강가와 느릿하게 흐르는 물길이 공존하는 풍경은 묘한 긴장감과 평온함을 동시에 전한다. 소란스러움 대신 침묵이 흐르는 이 계절에는, 고석정이 품어온 오랜 시간의 무게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절벽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이어져 왔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고석정 탐방을 마친 뒤에는 주변의 다양한 즐길 거리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인근에는 순담계곡, 직탕폭포, 은하수교 등 한탄강 지질 명소들이 이어져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 좋다. 숙소로는 철원 시내와 동송읍 일대의 호텔과 펜션, 한탄강을 조망할 수 있는 한옥형 숙소 등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해 있다. 먹거리로는 철원을 대표하는 오대쌀밥, 두루미쌀을 활용한 한정식, 그리고 철원 돼지갈비와 막국수가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 AI發 고용 쇼크 현실로… ‘사회 붕괴’ 막을 골든타임 남았나 [해시드 김서준 대표]

    AI發 고용 쇼크 현실로… ‘사회 붕괴’ 막을 골든타임 남았나 [해시드 김서준 대표]

    미국의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가 최근 테슬라 운전자를 위한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Driving)가 실제로 작동한 주행 구간에 한해 보험료율을 약 50% 낮추는 내용이다. 차량이 실시간으로 보내는 데이터를 통해 ‘사람이 운전한 구간’과 ‘FSD가 운전한 구간’을 구분하고 후자에 훨씬 낮은 보험료를 물리는 방식이다. 점점 무너지는 ‘모라벡의 역설’AI·로봇이 노동자 대체하는 시대단순 노동마저 로봇에 잠식 당해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자율주행이 안전해 보인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다. 보험사가 FSD 주행에 대해 인간 운전의 절반 수준 보험료율을 적용한다는 것은 자율주행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논쟁의 시대가 끝나고 “(기계가)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하다”는 경제적 사실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물류 회사도 자율주행 트럭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보험료와 사고 비용, 인건비가 동시에 떨어지는 구조에서 인간 기사를 고용할 경제적 근거는 희박해진다. 오랫동안 인공지능(AI) 연구자들 사이에는 ‘모라벡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었다.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건 컴퓨터에게 쉽지만 방 안을 걸어 다니는 것처럼 인간에게 쉬운 일은 기계에 어렵다는 뜻인데 이제 이 역설이 무너지고 있다. 의료, 법률, 회계 등 전문 분야는 물론 조리, 청소, 배송 등 단순 노동 분야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로봇이 노동자를 대체하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된다고 해도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3억 7500만 명이 직업을 바꿔야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여기서 우려되는 건 AI 시대로 전환하는 속도다.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고용은 무너지며 사람들의 지갑은 얇아진다. 그러나 생활비가 획기적으로 싸지거나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사회는 훨씬 천천히 온다. 이 같은 전환의 구간을 스타트 업계에서는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 투자금은 떨어지고 매출은 아직 안 나오는 이 구간에서 많은 회사가 사라진다. AI와 로봇의 시대에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이 계곡을 건너야 한다. 헨리 포드는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준 이유에 대해 “(그들이) 내 차를 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드는 사람이 사는 사람이어야 경제가 돌아간다. 그런데 AI와 로봇은 월급을 받지 않고 소비도 하지 않는다. 로봇이 물건을 만들고 배송하지만 그걸 살 사람은 돈이 없다. 공장은 돌아가는데 시장은 텅 빈 기묘한 풍경이다. 사회 지켜낼 완충장치 만들자일자리 줄어들면 소비력도 붕괴변화 충격 흡수할 정책 준비해야수백만 명의 실직자를 부양할 재정이 마련되거나 생활비가 극적으로 싸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모두에게 돌아가기 전에 일자리 감소로 인한 소비력 붕괴가 먼저 올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균형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전에 통과해야 할 어두운 시간이 얼마나 길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 간극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완벽한 해법은 없지만 충격을 분산시키는 완충 장치들은 상상해 볼 수 있다. ① 디지털 연금 배당 2019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데이터 배당’이라는 개념을 꺼냈다. 데이터로 돈 버는 기업들이 그 원재료를 제공한 시민들에게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테슬라의 자율주행이든 챗GPT든 결국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먹고 자랐다. 이 논의를 조금 더 발전시키면 AI 기업이 모델을 학습시킬 때마다 일종의 저작권료를 내고 그게 국민에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설계가 나온다. 이는 세금이나 복지가 아니라 정당한 대가다. 노동 소득이 끊겼을 때 과거에 내가 만들어낸 데이터가 나 대신 돈을 벌어오는 셈이다. 일종의 디지털 연금이다. ② 자동화 절감 비용의 복지 기금화 빌 게이츠가 ‘로봇세’를 이야기한 이후 자동화로 인한 세수 감소를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자동화로 절감된 비용을 고정된 세금 대신 ‘전환보험’ 기금으로 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류 회사가 로봇 도입으로 인건비를 40% 줄였다면 그중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넣는 식이다. 특정 직종이 자동화로 사라졌다는 게 데이터로 확인되면 해당 노동자에게 수십 년간 이전 소득의 60~70%를 자동 지급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보험이 사고 위험에 따른 피해를 보전해 주는 것처럼 전환보험은 기술 변화의 충격을 분산한다. ③ AI 초과 이윤으로 민간 소비 보장 소비가 무너지는 걸 막으려면 소득이 아니라 소비 자체를 지켜야 한다. 현금을 주는 대신 식료품, 전기, 통신, 교통, 기본 의료 등 꼭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는 바우처를 주는 방식이다. AI와 로봇 덕분에 물건값이 떨어지는 영역부터 적용하자. 핵심은 “사람에게 돈을 준다”가 아니라 “사람이 소비자로 남아 있게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자동화로 이익을 본 기업의 초과 이윤을 소비 쿠폰으로 돌리는 구조다. 돈이 아니라 장바구니를 채워 주는 것이다. ④ 공공 AI의 보급 병원비, 변호사비, 학원비, 교통비의 상당 부분은 ‘전문가 인건비’다. AI가 이를 대체하면 원가는 급락해야 한다. 그런데 그 혜택이 기업 이윤으로만 간다면 사회적 완충 효과는 없다. 국가가 직접 무료 또는 거의 무료인 공공 AI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AI 의사’가 1차 진료를 무료로 보고 자율주행 공공버스가 24시간 무상 운행되는 식이다. 월급이 50만원으로 줄어도 아프거나 이동하거나 배우는 데 돈이 거의 안 든다면 버틸 수 있다. 돈을 더 주는 대신 돈 쓸 일을 없애는 전략이다. ⑤ AI의 보편적 자원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보편적 기본 연산’이라는 개념을 내놨다. 모든 사람이 AI 컴퓨팅 자원의 일부를 받아서 쓰거나 팔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 더 구체화하면 AI는 보편적 기본 도구가 된다. 모든 시민에게 AI 비서, 코딩 도구 등을 주는 것이다. “일자리를 드립니다”가 아니라 “혼자서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도구”를 쥐여 주는 것이다. 창업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맨손인 상태를 막는 안전망이다. ⑥ 일자리 나누기 아이슬란드에서 2015년부터 몇 년간 주 4일제 실험을 했다. 주당 근무 시간을 40시간에서 35~36시간으로 줄이되 월급은 그대로 뒀다. 결과는 놀라웠다. 생산성은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오른 곳도 있었다. 스트레스와 번아웃은 확 줄었다. 지금 아이슬란드 노동자의 90% 가까이가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자동화 시대에 이 모델을 확장하면 어떨까. 일자리가 100개에서 50개로 줄 때 50명을 자르는 대신 100명이 절반씩 일하게 하는 것이다. 줄어든 임금의 일부는 정부가 자동화세로 메운다. 이렇게 하면 실업자가 되어 기술에서 뒤처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사회 전체가 AI 시대에 적응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⑦ 사회 안정 비용의 창출 “기술 혁명은 늘 새 일자리를 만들어왔다”는 말이 이제 틀릴 수 있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직업이 생길까?” 대신 “어디에 사람을 일부러 많이 쓸 수 있을까?”이다. 교육, 돌봄, 예술, 지역 공동체 같은 영역은 효율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이 많을수록 좋을 수 있다. 한 반에 학생 50명보다 15명이 낫고 노인 한 명을 10분 돌보는 것보다 1시간 함께하는 게 낫다. 생산성 대신 참여도, 정서적 가치, 사회 안정 기여도를 측정하자. 국가가 의도적으로 ‘비효율’을 사는 것이다. 노동은 더 이상 ‘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안정시키는 비용’이 될 수 있다. 공원의 잔디를 로봇이 깎을 수 있어도 사람이 깎게 하는 선택, 그게 고용이고 사회 안정 비용이다. ⑧ 복지 쿠폰 발급 일본 후레아이 키푸에서는 1995년부터 노인을 돌보면 시간 크레딧을 준다. 이 크레딧은 나중에 내가 쓰거나 당장 멀리 사는 부모님에게 줄 수 있는 쿠폰 같은 것이다. 흥미로운 건 노인들이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보다 이 크레딧으로 일하는 사람을 더 좋아했다는 점이다. 이 모델을 발전시켜 노인 돌봄, 아이 돌봄, 동네 봉사 등 AI 대신 인간이 하면 크레딧을 주고 정부가 이 크레딧으로 공과금이나 식료품을 살 수 있게 보증하면 어떨까. 실직자들이 “나는 이제 쓸모없다”고 느끼지 않게 하면서 AI가 필요 없는 틈새에서 인간이 경제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소비자이자 시민 역할 계속되려면“자동화 이후에도 무너지지 않는새로운 사회로 가는 시간표 필요”기술 발전은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책의 역할은 브레이크가 아니라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키는 완충장치다. 전면 자동화를 한꺼번에 허용하는 대신 분야별로, 지역별로, 시차를 두고 도입해야 한다. 역설적인 미래도 상상해 볼 수 있다. 기계가 만든 서비스가 표준이 되고 저렴해질수록 사람이 직접 하는 서비스는 부유층을 위한 사치품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택시, 사람이 서빙하는 식당, 사람이 가르치는 학교가 오히려 프리미엄이 되는 세상이다. 대부분은 기계의 서비스를 받고 일부만 ‘인간 프리미엄’을 누리는 계층화된 미래다. 수제 가죽 구두가 대량 생산되는 공장 신발보다 비싼 명품 대접을 받는 것과 같다. 역사적으로 기술 혁명은 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왔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과거의 자동화는 육체노동을 대체하면서 사무직으로 이동할 길을 열었지만 지금은 AI가 사무직마저 대체하고 로봇공학은 남은 육체노동까지 가져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사회 계약이다. 사람이 더 이상 생산에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닌 시대로 가고 있지만 소비자이자 시민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필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는 ‘일한 만큼’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 자체에 대해 최소한의 몫을 보장해야 한다. 가치의 기준을 ‘무엇을 하느냐(Doing)’에서 ‘존재한다는 것(Being)’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 전환이 늦어질수록 우리는 기술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사회적으로는 빈곤한 시대를 겪게 된다. 창고는 가득 찼는데 가게는 텅 빈 마을과도 같은 상황이다. 레모네이드의 보험 상품은 단순한 신상품이 아니다. 기계의 행동 기록이 곧 신용이 되고 가격이 되는 시대,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오더라도 사회는 사람 없이 돌아갈 수 없다. 우리가 설계해야 할 건 더 빠른 자동화가 아니라 자동화 이후에도 사회가 무너지지 않는 시간표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
  • 정적의 미학…겨울옷 입은 해남 금강산

    정적의 미학…겨울옷 입은 해남 금강산

    전라남도 해남읍 구교리·수성리·해리와 마산면 장촌리의 경계에 자리한 금강산은 높이 488m의 산이다. 해남읍 사람들에게 이 산은 단순한 자연 지형을 넘어선 존재다. 해남읍이 형성된 이후 500여 년 동안 읍을 지켜온 진산(鎭山)으로서 금강산은 늘 그 자리에 있으며 말없이 해남군을 품어왔다. 금강산이라는 이름은 북한의 금강산에 버금갈 만큼 수려한 풍경을 지녔다 하여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으로는 불교의 금강경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든, 이 산이 예로부터 사람들의 동경과 존중의 대상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금강산의 가장 큰 장점은 읍내와 가까운 거리감이다. 특별한 준비 없이도 언제든 오를 수 있고,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산이다. 다만 늘 곁에 있다는 이유로 그 가치가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금강산은 자연뿐 아니라 인문적 이야기가 풍부한 산이기도 하다. 조선 전기 문신 유희춘은 해남에 거주하며 금강산과 어우러진 해남읍의 형국을 선녀가 가야금을 타는 모습에 비유했다. 그중에서도 선녀의 눈썹에 해당하는 바위가 바로 미암(眉巖)인데, 그는 이 바위의 이름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산과 사람, 자연과 학문이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된 이야기를 알고 나면, 금강산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한 대흥사 13대 강사 범해각안은 전라해남금강산은적사적에서 “해남은 뿌리요, 금강산은 꽃이며, 월출산은 열매”라고 표현했다. 이 문장은 해남이라는 땅이 인물을 길러내는 터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금강산은 그 중심에서 해남의 기운을 피워 올리는 산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금강산은 해남천의 발원지로 예부터 물이 풍부한 산으로 알려져 왔다. 은적사 주변에 자생하는 수백 년 묵은 비자나무 또한 이 산이 간직한 시간의 깊이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금강산의 등산로는 대체로 완만해 산책하듯 걷기 좋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는 금강곡을 따라 오르는 길로, 해남읍 주민들에게는 일상적인 휴식 공간이다. 계절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고, 여름이면 계곡 물소리 덕분에 더위를 잊게 된다. 조금 더 차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은적사 방향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호흡이 느려지고, 마음도 가라앉는다. 정상에 오르면 2015년 해남군 향토유적 제27호로 지정된 금강산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해남읍 전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사방이 트인 평야와 산세가 어우러져 묘한 안정감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박한 풍경이 금강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함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오래 바라볼수록 편안해지는 풍경이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금강저수지와 금강폭포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특히 여름철 금강폭포는 인근 주민들뿐 아니라 외지 사람들에게도 피서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숙소는 해남읍 시내에 위치한 소규모 숙박시설이나 가족 단위로 머물기 좋은 숙소들이 무난하며,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마산면이나 화원반도 방향 민박도 선택지로 삼을 만하다. 먹거리 역시 해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제철 나물과 해산물이 어우러진 해남식 백반이나 한정식 한 상을 맛보거나 토종닭 코스 및 삼치회 등을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정적의 미학…겨울옷 입은 해남 금강산 [두시기행문]

    정적의 미학…겨울옷 입은 해남 금강산 [두시기행문]

    전라남도 해남읍 구교리·수성리·해리와 마산면 장촌리의 경계에 자리한 금강산은 높이 488m의 산이다. 해남읍 사람들에게 이 산은 단순한 자연 지형을 넘어선 존재다. 해남읍이 형성된 이후 500여 년 동안 읍을 지켜온 진산(鎭山)으로서 금강산은 늘 그 자리에 있으며 말없이 해남군을 품어왔다. 금강산이라는 이름은 북한의 금강산에 버금갈 만큼 수려한 풍경을 지녔다 하여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으로는 불교의 금강경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든, 이 산이 예로부터 사람들의 동경과 존중의 대상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금강산의 가장 큰 장점은 읍내와 가까운 거리감이다. 특별한 준비 없이도 언제든 오를 수 있고,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산이다. 다만 늘 곁에 있다는 이유로 그 가치가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금강산은 자연뿐 아니라 인문적 이야기가 풍부한 산이기도 하다. 조선 전기 문신 유희춘은 해남에 거주하며 금강산과 어우러진 해남읍의 형국을 선녀가 가야금을 타는 모습에 비유했다. 그중에서도 선녀의 눈썹에 해당하는 바위가 바로 미암(眉巖)인데, 그는 이 바위의 이름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산과 사람, 자연과 학문이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된 이야기를 알고 나면, 금강산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한 대흥사 13대 강사 범해각안은 전라해남금강산은적사적에서 “해남은 뿌리요, 금강산은 꽃이며, 월출산은 열매”라고 표현했다. 이 문장은 해남이라는 땅이 인물을 길러내는 터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금강산은 그 중심에서 해남의 기운을 피워 올리는 산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금강산은 해남천의 발원지로 예부터 물이 풍부한 산으로 알려져 왔다. 은적사 주변에 자생하는 수백 년 묵은 비자나무 또한 이 산이 간직한 시간의 깊이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금강산의 등산로는 대체로 완만해 산책하듯 걷기 좋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는 금강곡을 따라 오르는 길로, 해남읍 주민들에게는 일상적인 휴식 공간이다. 계절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고, 여름이면 계곡 물소리 덕분에 더위를 잊게 된다. 조금 더 차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은적사 방향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호흡이 느려지고, 마음도 가라앉는다. 정상에 오르면 2015년 해남군 향토유적 제27호로 지정된 금강산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해남읍 전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사방이 트인 평야와 산세가 어우러져 묘한 안정감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박한 풍경이 금강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함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오래 바라볼수록 편안해지는 풍경이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금강저수지와 금강폭포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특히 여름철 금강폭포는 인근 주민들뿐 아니라 외지 사람들에게도 피서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숙소는 해남읍 시내에 위치한 소규모 숙박시설이나 가족 단위로 머물기 좋은 숙소들이 무난하며,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마산면이나 화원반도 방향 민박도 선택지로 삼을 만하다. 먹거리 역시 해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제철 나물과 해산물이 어우러진 해남식 백반이나 한정식 한 상을 맛보거나 토종닭 코스 및 삼치회 등을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바위 능선에 머문 고요, 천태산의 겨울

    바위 능선에 머문 고요, 천태산의 겨울

    충북 영동군 양산면과 충남 금산군 제원면의 경계를 이루는 천태산(天台山)은 해발 714.7m의 높이를 지닌 충청권의 명산이다. 산 곳곳에 솟은 기암괴석과 날카로운 암릉이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산행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 때문에 천태산은 예로부터 ‘충북의 설악’이라 불려왔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웅장한 바위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지만, 겨울의 천태산은 특히 선이 또렷하다. 잎을 떨군 나무 사이로 드러난 암릉과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이어지는 능선은 산의 뼈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천태산이라는 이름은 불교 천태종과 깊은 인연을 지닌 데서 비롯됐다. 산자락에 자리한 영국사는 신라 시대 원각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이후 고려 문종의 아들 대각국사 의천이 머물며 천태종을 중흥시킨 곳이다. 산과 사찰, 불교 사상이 함께 어우러지며 천태산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암릉 산행의 스릴과 함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이 이 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천태산의 겨울은 화려하지 않지만 바위와 숲, 사찰과 이야기가 차분하게 어우러진다. 암릉을 오르며 느끼는 긴장과 정상에서 마주하는 탁 트인 조망, 그리고 산 아래 천년 사찰의 고요함까지. 겨울 산행의 묵직한 매력을 천태산은 충분히 품고 있다. 천태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영국사다. 이 천년 고찰에는 고려 공민왕의 피난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1361년 홍건적의 난을 피해 남하하던 공민왕은 폭우로 불어난 계곡을 건너지 못하고 양산면 일대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때 천태산 쪽에서 울려 퍼진 맑은 종소리에 이끌려 국청사라 불리던 절을 찾았고 나라와 백성의 평안을 빌었다. 이후 왕이 다녀간 사찰이라 하여 ‘편안할 영(寧)’ 자를 써 영국사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왕이 칡넝쿨을 엮어 다리를 만들어 건넜다는 누교리의 지명 역시 이때의 전설에서 비롯됐다. 영국사 경내에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볼거리가 있다. 수령 약 천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다. 국내 자생하는 은행나무중 네 번째로 큰 나무로 천연기념물 (구)제223호이다. 사찰 앞마당에 우뚝 선 이 은행나무는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장관을 이루지만, 겨울의 모습 또한 인상 깊다. 잎을 모두 떨군 가지 사이로 드러난 하늘과 고요한 사찰 풍경은 시간을 멈춘 듯한 느낌을 준다. 차분한 겨울 사찰을 지나 산으로 들어서는 순간 천태산 산행은 이미 절반의 매력을 경험한 셈이다. 천태산의 등산코스는 비교적 다양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천태산 주차장에서 영국사를 거쳐 암벽 구간을 통과해 정상에 오르는 A코스다. 약 4km, 2시간 남짓 소요되며 천태산의 진면목인 암릉 산행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원각국사비를 지나 오르는 B코스와 남고개와 헬기장을 경유하는 C코스 역시 선택지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원한다면 영국사 산책코스를 따라 짧게 둘러보는 것도 좋다. 겨울철에는 암벽과 계단 구간이 얼어붙는 경우가 많아 아이젠 착용은 필수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지므로 방풍 대비도 필요하다. 천태산은 영동과 금산을 함께 아우르는 산답게 주변 볼거리도 풍부하다. 하산 후에는 영동 와인터널이나 국악체험촌을 들러보는 것도 좋고, 금산 쪽으로 이동하면 인삼시장과 금산천 산책길이 이어진다. 식사는 양산면과 영동읍 일대의 토속 음식점에서 따뜻한 국밥이나 산채정식을 추천할 만하다. 숙소는 영동읍이나 금산 시내의 소규모 숙소를 이용하면 접근성이 좋다.
  • 바위 능선에 머문 고요, 천태산의 겨울 [두시기행문]

    바위 능선에 머문 고요, 천태산의 겨울 [두시기행문]

    충북 영동군 양산면과 충남 금산군 제원면의 경계를 이루는 천태산(天台山)은 해발 714.7m의 높이를 지닌 충청권의 명산이다. 산 곳곳에 솟은 기암괴석과 날카로운 암릉이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산행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 때문에 천태산은 예로부터 ‘충북의 설악’이라 불려왔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웅장한 바위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지만, 겨울의 천태산은 특히 선이 또렷하다. 잎을 떨군 나무 사이로 드러난 암릉과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이어지는 능선은 산의 뼈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천태산이라는 이름은 불교 천태종과 깊은 인연을 지닌 데서 비롯됐다. 산자락에 자리한 영국사는 신라 시대 원각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이후 고려 문종의 아들 대각국사 의천이 머물며 천태종을 중흥시킨 곳이다. 산과 사찰, 불교 사상이 함께 어우러지며 천태산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암릉 산행의 스릴과 함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이 이 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천태산의 겨울은 화려하지 않지만 바위와 숲, 사찰과 이야기가 차분하게 어우러진다. 암릉을 오르며 느끼는 긴장과 정상에서 마주하는 탁 트인 조망, 그리고 산 아래 천년 사찰의 고요함까지. 겨울 산행의 묵직한 매력을 천태산은 충분히 품고 있다. 천태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영국사다. 이 천년 고찰에는 고려 공민왕의 피난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1361년 홍건적의 난을 피해 남하하던 공민왕은 폭우로 불어난 계곡을 건너지 못하고 양산면 일대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때 천태산 쪽에서 울려 퍼진 맑은 종소리에 이끌려 국청사라 불리던 절을 찾았고 나라와 백성의 평안을 빌었다. 이후 왕이 다녀간 사찰이라 하여 ‘편안할 영(寧)’ 자를 써 영국사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왕이 칡넝쿨을 엮어 다리를 만들어 건넜다는 누교리의 지명 역시 이때의 전설에서 비롯됐다. 영국사 경내에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볼거리가 있다. 수령 약 천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다. 국내 자생하는 은행나무중 네 번째로 큰 나무로 천연기념물 (구)제223호이다. 사찰 앞마당에 우뚝 선 이 은행나무는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장관을 이루지만, 겨울의 모습 또한 인상 깊다. 잎을 모두 떨군 가지 사이로 드러난 하늘과 고요한 사찰 풍경은 시간을 멈춘 듯한 느낌을 준다. 차분한 겨울 사찰을 지나 산으로 들어서는 순간 천태산 산행은 이미 절반의 매력을 경험한 셈이다. 천태산의 등산코스는 비교적 다양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천태산 주차장에서 영국사를 거쳐 암벽 구간을 통과해 정상에 오르는 A코스다. 약 4km, 2시간 남짓 소요되며 천태산의 진면목인 암릉 산행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원각국사비를 지나 오르는 B코스와 남고개와 헬기장을 경유하는 C코스 역시 선택지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원한다면 영국사 산책코스를 따라 짧게 둘러보는 것도 좋다. 겨울철에는 암벽과 계단 구간이 얼어붙는 경우가 많아 아이젠 착용은 필수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지므로 방풍 대비도 필요하다. 천태산은 영동과 금산을 함께 아우르는 산답게 주변 볼거리도 풍부하다. 하산 후에는 영동 와인터널이나 국악체험촌을 들러보는 것도 좋고, 금산 쪽으로 이동하면 인삼시장과 금산천 산책길이 이어진다. 식사는 양산면과 영동읍 일대의 토속 음식점에서 따뜻한 국밥이나 산채정식을 추천할 만하다. 숙소는 영동읍이나 금산 시내의 소규모 숙소를 이용하면 접근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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