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에 치우친 미 외교/이경형 워싱턴특파원(오늘의 눈)
9일 하오 미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는 기자들과 마이크 매커리대변인간에 끈질긴 질문·답변의 공방전이 전개됐다.
기자들은 최근 국무부의 보스니아담당 실무관리들이 클린턴행정부의 보스니아정책에 반발,잇따라 사표를 낸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캐물었다.이에 대해 매커리대변인은 『직장을 옮기는 일은 매일 일어나는 다반사가 아니냐』며 「반발」과 무관함을 애써 강조,「오리발」을 내밀었다.
보스니아지역의 전쟁범죄사건들을 분석하는 관리인 존 웨스턴(30)은 지난주 크리스토퍼국무장관 앞으로 사직서한을 보냈다.이보다 며칠전에는 국무부내 보스니아담당 선임 데스크인 마셜 해리스가 역시 사표를 냈다.
이들은 한결같이 보스니아 회교도들이 세르비아계의 잔학행위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되고 있는데 미국은 실제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매일 목도하고 있는데 대해 좌절과 환멸을 느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의욕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1년전 부시행정부에서도 국무부의 보스니아담당관리가 미국이 보스니아사태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사표를 낸적이 있다.
공무원의 신분인 하급관리가 국가정책을 비판하면서 사표를 쓰는것이야 굳이 말릴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으로 보면 연쇄사표 자체의 국제정치적인 의미는 없을지 모른다.
클린턴행정부는 15만명의 보스니아회교도들이 「인종청소」를 당하고 1백만명이상의 보스니아인들이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고 있는 동안 계속해서 인도주의차원에서도 세르비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최근에는 수도 사라예보를 포위하고 있는 세르비아군대에 대해 공중폭격을 하겠다며 맹방과의 협의에 이어 유엔사무총장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스니아문제에 대한 미국정책의 본질은 『이 지역에 미국의 이해가 별로 걸린 것이 없다』(크리스토퍼장관)는 사실이다.또 냉전체제의 붕괴이후 더욱 뚜렷이 부각되고 있는 미국의 국제분쟁개입 축소지향노선이 그 배경이다.
인류애,인도주의,인권,심지어 민주주의 가치의 추구조차도 미국의 직접적인 국가이익과 연계되지 않으면 그것들은 「화려한 외교사령」에 불과하다는 사실을이번의 보스니아담당관리들의 사표는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