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7월25∼27일 평양서
◎김일성 서울방문 평양회담때 결정/판문점 예비접촉/화해 노력 등 4개항 합의서 교환/7월1일 실무접촉… 구체사안 논의
【판문점=한종태기자】 남북한은 오는 7월25일부터 27일까지 2박3일동안 평양에서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남북한은 28일 상오10시부터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을 갖고 10시간남짓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등을 협의한 끝에 이같이 합의하고 남북수석대표가 공동서명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합의서」를 교환했다.
이날 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북측 김일성주석의 서울방문회담등 상호주의문제와 정상회담 개최의 전제조건등을 놓고 의견차를 보여 하오 늦게까지 절충을 벌였으나 우리측이 서울회담문제는 7월25일 평양회담에서 결정하자는 북한측 제안을 받아들여 합의에 이르렀다.
이날 발표된 합의서는 ▲남북정상회담은 7월25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개최한다 ▲다음 정상회담은 쌍방 정상의 뜻에 따라 평양회담에서 정한다 ▲기타 실무문제는 각기 예비접촉대표 1명,수행원 2명으로 구성되는 실무대표접촉에서 토의하며 실무접촉은 7월1일 상오10시 통일각에서 연다 ▲쌍방은 화해와 단합,신뢰와 이해를 도모하는 방향에서 회담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한다는등 4개항으로 되어 있다.
남북한은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상오10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김영삼대통령의 평양방문에 따른 구체적 일정과 의전절차 신변보장 문제등을 논의한다.우리측 수석대표인 이홍구통일부총리는 이날 수정제의를 통해 다음달 25일 평양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되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뒤이어 김주석의 서울방문회담이 이뤄져야 함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 대표단장인 김용순노동당대남담당비서는 7월25일 평양회담은 무방하나 뒤이은 김주석의 서울방문여부는 두 정상이 평양회담에서 결정하도록 하자고 버텼다.
우리측의 이수석대표는 이날 합의서에 서명을 마친뒤 기자회견을 갖고 『양측정상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타결이 가능했으며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이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대결보다는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측이 상호주의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한데 대해 북한측도 이해하고 양해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비접촉의 진행상황은 TV화면과 전화선을 통해 서울 청와대의 김영삼대통령과 평양 주석궁의 김일성주석에게 시종일관 생중계되었으며 양측 정상으로부터 회담대표에게 수시로 지침이 내려지는등 사실상 「간접정상회담」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서 전문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쌍방 부총리급 예비접촉이 1994년 6월28일 판문점에서 진행되었다.
접촉에서 쌍방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합의하였다.
쌍방은 남북정상회담을 1994년 7월25일부터 7월27일까지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한다.체류일정은 필요에 따라 더 연장할 수 있다.
다음 회담은 쌍방 정상의 뜻에 따라 정하기로 한다.
남북정상회담 대표단 구성과 규모,회담형식,체류일정,선발대파견,왕래절차,편의보장,신변안전보장,기타 실무절차문제들은 각기 예비접촉 대표1명,수행원2명으로 구성되는 대표접촉에서토의·합의한다.
대표접촉은 1994년7월1일(금요일)오전10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가진다.
쌍방은 화해와 단합,신뢰와 이해를 도모하는 방향에서 남북정상회담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한다.
1994년6월28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부총리급 예비접촉 남측 수석대표 대한민국 부총리겸 통일원장관 이홍구
북남최고위급회담을 위한 부총리급 예비접촉 북측 단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통일정책 위원회 위원장 김용순
◎분단사 중대전기/미·일 등 환영
【워싱턴=이경형특파원】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를 크게 환영했다.리온 파네타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은 28일 폭스 모닝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합의 소식에 크게 고무돼 있다』면서 『클린턴 대통령도 정상회담 합의를 지지했으며 이에따라 앞으로 미국의 대북한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은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것은 남북분단사의 중대한 전기가 될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외무성은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북한이 정상회담에 합의한 것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환영했다.
【북경=최두삼특파원】 중국의 관변인사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는 뉴스에 대해 『분단 50년만에 남북한 최고수뇌가 만나는 사실 자체가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