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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정당보조금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는 1980년 12월 국회가 해산된 상태에서 국보위입법회의가 처음으로 도입했다.당시 신군부가 정당의 체제 순응화를 염두에 두고 ‘당근’정책을쓴 것이다.그러나 이 제도가 그동안 정당의 여야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정치자금이 거의 여당 독식에 가까운 정치행태에서 국고보조금은 야당에게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국고보조금 제도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각 정당에 대해 보조금 사용 현장 실사를 한 결과 이 돈이 정당운영경비 이외의 용도로 쓰인 사례 등을 적발했다. 선관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민국당 등 4개 정당이모두 7건에 4,200여만원의 불법 사용을 확인,올 3·4분기국고보조금에서 적발 금액의 2배에 해당되는 8,400여만원을 감액 지급키로 했다고 한다. 적발된 내용을 보면 한나라당의 경우 전기요금으로 5,8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돼있으나 실제는 2,900만원을 납부했고,민주당은 대의원대회 개최비용 400만원을 이중처리했으며 자민련은 꽃값 1,500만원을 1,900만원으로 부풀렸다는것이다.문제의 금액이 그다지 크지 않고,그 내용도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것이 아니어서 반드시 중징계를 내릴 사안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보면 선관위가 미리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선관위 실무자들이 이달초 잠정집계한 적발건수는 18건이었으나 선관위 전체회의를거치면서 이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고,불법 집행의 내용 가운데는 ‘허위보고’에 해당하는 사안도 없지 않은데 ‘지정 용도 외의 사용’을 적용했다는 점 등이 석연치 않다.현행 정치자금법 시행령상의 ‘허위보고’의 경우 한건이라도 드러나면 그 해 보조금의 25%를 이듬해 삭감토록 돼있어이 규정이 적용되면 각당은 수십억원씩이 깎이게 되는 것이다. 국세청의 언론사 탈세고발 이후 기업이 투명한 회계를 하지 않을 경우 바로 범법행위로 다스려야 한다는 국민 인식이 드높아가고 있는 이 때,정당이라고 해서 적당히 넘어간다면 누가 이를 납득하겠는가.이번 실사는 국고 보조금이외의 기탁금,후원금 등 다른정치자금 사용은 조사하지도 않았다.국민들은 지금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과연 혈세로 정당에 보조금을 줘야 하는지 깊은 회의에 빠져들고 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씨줄날줄] 0.4%의 日교과서

    역사왜곡 파문을 일으켜 온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측이 편집한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12개 학교에서만 채택됐다고 한다.일본의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된 교과서 채택 집계 결과 일반 공립 및 국립 중학교에서는 한곳도 채택하지 않았고,도쿄 도립 양호학교 등 특수학교 6곳과 사립학교 6곳에서만채택했다.이는 일본 중학교 총 1만2,209개교 가운데 0.1%미만의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학생수로 따져봐도 내년에 새역사 교과서로 배울 신입생 140만여명중 ‘새역모’교과서를 사용할 학생은 5,000여명으로 전체의 0.4%에도 못 미치고 있다. ‘새역모’측이 당초 전체 신입생의 10%를 넘어 12%까지목표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장담하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참담한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그들은 극우 세력의 비호아래 선전과 로비를 집요하게 벌였으나 결국은 실패하고만 것이다.한때 문부성 검정통과 견본을 시장에 내다팔아 50만부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으나 막상 채택 과정에서는 많은 의식있는 교사와 역사학자들이 ‘새역모’교과서가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국네트21’의 표현대로 이번 채택 결과는 일본의 양식있는 학부모,시민,교사,학자,지식인들과 풀뿌리 양심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신군국주의부활 조짐이나 우경화의 기류는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새역모’측은 지난 16일 “외국의 협박,시민단체의 조직적인 공세로 채택이 저조했다”면서 2005년부터는 초등학교사회교과서도 ‘왜곡’할 것을 다짐하고는 ‘4년후 복수’를 공언하기도 했다.또 ‘새역모’교과서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8종의 교과서 가운데 유일하게‘위안부’라는 기술을 남겨놓은 ‘니혼 서적’의 채택률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뿐만아니라 ‘새역모’교과서가 거의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교육위원 투표에서 3대2로 접전을 이룬 곳이 많았다는 점도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많은 한국민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일본인의 역사 인식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가졌다.다행히 ‘왜곡 교과서’의 참패를 보고 일본내 건전한 양심세력이 아직은 건재하다고 믿고 싶어하는 한국민의 심정을 일본 정부는정확이 읽어야 할 것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2001 길섶에서/ 쿼터족과 느림

    도대체 참을성이라곤 없다.브라우저를 쉴 새 없이 굴리면서 화면이 빨리빨리 뜨지 않는다고 야단이다.채팅언어는 온통 암호에 가까운 조각난 글자와 축약어투성이다.장편 소설은 읽을 엄두도 못내고 국사·세계사 공부도 역사 만화책으로 대신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신세대의 행동과 사고에 걸리는 시간이 기성세대의 4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을 ‘쿼터(Quarter)족’이라고 부른다.요즘 남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만난 지 100일이 되는 ‘100일 파티’는 이미 촌스러운 얘기가 돼버렸고 이제는 만난 지 22일을 기념하는 ‘투투데이’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최근 여름방학을 이용해 야영하면서 극기훈련을 받는가 하면 한적한 사찰에서 참선과 고행을 체험하는청소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비록 미래정보사회라 하더라도 쿼터족의 사고와 행동이 기성세대보다 4배가 빠르다고해서 그들의 삶도 4배나 더 행복하고 보람있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인생에 있어 빠름과 느림의 의미를 신세대들도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까치 호랑이

    호랑이 민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고양이(삵)같은 몸집에 익살이 넘치는 표정’의 ‘까치 호랑이 그림(鵲虎圖)’이다.그림 속의 까치는 잡귀를 물리치는 신지(神旨)를 호랑이에게 전달해 액운을 막는다고 한다. 까치와 호랑이 얘기 한토막.함정에 빠진 호랑이를 나그네가 구해 주었더니 도리어 잡아먹으려 했다.나그네는 죽기전에 재판이나 한번 받아 보자고 했다.소나무한테 갔더니“사람들은 우리가 채 자라기도 전에 도끼로 찍는 걸”이라며 잡아먹으라고 했다.황소도 “어서 잡아 먹어요.사람들은 우리를 실컷 부려먹고도 잡아먹는 걸”했다.마지막으로 까치한테 갔다.까치는 이제까지의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보라고 했다.의기양양한 호랑이가 당초의 함정으로 뛰어들어가자 까치는 “이제 재판은 끝났군요”했다.(김호근外 엮음‘한국호랑이’) 최근 경북 청송의 깊은 산속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에 호랑이의 모습이 잡혔다고 한다.전문가들도 삵이냐,호랑이냐로분분하다.옛날부터 우리나라엔 호랑이 얘기가 많아 이 한가지만 해도 아라비안 나이트를꾸밀 수 있다고 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호랑나비

    휴일에 친지의 시골 농장으로 놀러 갔다가 오랜만에 호랑나비를 보았다.공해에 찌든 도시에서 나비를 보기는 어렵지만,실은 요새 농촌에 가서도 호랑나비를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왜 그런가 했더니,호랑나비의 애벌레는 탱자나무와 같은 감귤류의 잎을 먹고 사는데 이들 나무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때문이라고 한다.옛날엔 농촌의 학교나 집 울타리로 탱자나무를 많이 심었으나 요즘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검은 얼룩무늬와 노랑색 바탕이 어우러진 호랑나비는 크기도 하지만자태가 매우 아름답다. 호랑나비는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로 있는 기간이 약 25일,그 다음 번데기로 있는 기간이 15일 정도.성충이 되어 화려한 날개를 뽐내며 이 꽃 저 꽃으로 꽃가루를 옮겨주면서 사는 기간은 전체 삶의 절반이 안되는 약 한달.애벌레 시절엔탱자나무의 해충에 불과했다가 번데기로,나비로 탈바꿈을 하면서 비로소 아름다운 익충(益蟲)이 되는 호랑나비의 일생. 개인이나 조직이나 심지어 국가도 껍질을 벗고 변해야 값어치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상반기 자동차 수출 집계…베르나 11만1,994대 1위

    상반기중 가장 많이 수출된 자동차는 베르나,아반떼XD,리오,비스토 등의 순으로,자동차 수출이 여전히 경·소형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6월 자동차의 품목별 수출 순위는 소형 베르나가 11만1,994대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고 준중형 아반떼XD가 10만6,656대로 지난 한해동안의 수출대수(6만3,686대)를 넘어서며 11위에서 2위로 치솟았다. 또 소형 리오(5만5,413대)와 경형 비스토(5만1,240대)가 3,4위로 올라섰으며 지난해말 해외시장에 출시된 뒤 미국에서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RV 싼타페(4만9,178대)가 5위로껑충 뛰어올랐다. 이와 함께 99년 18만대가 팔려 1위를 차지한 뒤 지난해 5위로 떨어졌던 경형 마티즈(4만6,165대)는 상반기 다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주병철기자 bcjoo@
  • 2001 길섶에서/ 적막감

    간밤에 폭우가 한바탕 뇌성 벽력과 함께 내리 친 뒤 아침엔 햇빛이 구름사이로 비친다.오후에는 동쪽 하늘에 짙은구름이 낮게 깔리는 듯했는데 여우비만 간간이 뿌릴 뿐이다.양수리를 지나 북한강변을 따라 한참 가다 보면 카페 갤러리 ‘무너미’라고 쓴 조그마한 표지판이 눈에 뜨인다.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외진 강변의 갤러리엔 수묵화 소품몇점과 도예품이 장식처럼 전시돼 있다. 카페라 해도 너댓개의 테이블이 고작이다.집 바깥 데크(deck)에 앉아 비를흠뻑 품어 더욱 싱싱해 보이는 텃밭을 바라본다.오미자 차의 신단맛이 혀끝에 닿는데 바람은 코앞에서 살랑댄다.주변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중견 한국화가 오수환의 작품 ‘적막’시리즈가 떠오른다. 두개로 분할된 한쪽면은 짙은 색깔로 붓질을 해놓고 다른한쪽은 붓자국이 선명한 밝은 색 바탕에다 먹으로 서예풍의획을 몇개 그어놓은 듯한 작품이다. 정적 속에서 삶의 편린들을 응시하는 순간을 포착했다고나 할까.일상 생활에서 적막감을 맛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그림 부채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장마통의 후덥지근한 날씨다.웬만한 사무실이나 집에는 선풍기나 에어컨이 있어 옛날처럼 부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일반 점포에서 부채가 사라진지는 오래 됐고,서울 인사동에나 가면 관광 민예품으로 나온 부채를 찾을 수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단오 때면 경상도나 전라도의 감사가임금에게 절선(節扇: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부채)을 진상하고,임금은 이를 다시 신하들에게 하사한다고 했다.선비들끼리도 부채를 서로 교환했다고 한다.부채를 선물로 사용한첫 기록은 918년 후백제왕 견훤이 고려 태조 왕건에게 공작깃으로 만든 부채를 보낸 것으로 돼 있다.고려 고종 19년(1232년)에는 원나라에 사신을 보내면서 회화를 그린 부채를헌물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그림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전업작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전주 특산물인 합죽선에이들의 삽화를 그려넣은 ‘그림 부채’를 실비로 만들어 여름철의 새로운 선물 품목으로 개발할 수는 없을까.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대한칼럼] ‘벌금 20만원’ 삭감 묘수풀이

    서울 도심의 백화점에서 20만원으로 선물을 할 수 있는 물건들을 알아봤다.고급 수입 양주(밸런타인 21년짜리)나 국산 브랜드 골프 조끼나 티셔츠를 살 수 있다고 했다.한 변호사에게 쌍방 폭행으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이 떨어졌을 때 어느 정도면 20만원의 벌금이 나오느냐고 물어봤다.20만원짜리벌금은 없으며 일괄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전치 2∼4주의진단서가 첨부되면 간단하게 벌금 100만원은 나온다고 했다. 지난 3일 현역 국회의원 7명이 관련된 서울고법의 선거법위반사건 판결에서 3명의 의원이 벌금 100만원에서 80만원으로 깎였다.비록 액수로는 20만원밖에 안 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금배지’를 유지하느냐,떼느냐의 생사(生死)가 갈리는 엄청난 차이다.벌금 100만원이 그대로 유지되면 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20만원이라는 금액은 사실 국회의원들의 씀씀이에 비하면그 액수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빼앗을 만큼 큰 돈이라고할 수 없다.말다툼 끝에 주먹질이라도 잘못 하면 벌금 100만원이 떨어지는 판에 벌금 20만원을 깎고,안 깎고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일까.현행 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형량이 일반인의 법감정과는 차이가 많은 것 같다. 선거범으로 형벌을 받은 자에 대해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현행 선거법의 기본 취지는 대의(代議)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절차인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당사자의 반성을 촉구한다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국회의원이 선거범의 당사자인 경우 100만원을 하한선으로 설정한 것은 공정한 선거의 엄정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벌금을 20만원 깎아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사법적 의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솜방망이 판결로 ‘봐주기’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다른 일각에서는 “이왕 봐주기로 했다면 국고수입이라도 늘릴수 있도록 1만원만 낮춰 벌금을 99만원으로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따지고 보면 벌금 80만원의 선고형량은 사법부가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분명하지만 의원직 상실의 형벌로까지 처벌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행적으로 그 금액을 선고했을 뿐이다. 벌금 100만원 이상과 100만원 미만의 판단은 당선 무효로할 만큼 죄질이 무거우냐 아니냐에 따른 것이지 결코 벌금삭감액 20만원 금액의 과소에 있는 것은 아니다.담당 재판부는 해당 의원들의 불법행위가 ‘조직적·체계적 불법선거’에 해당하느냐 여부를 판단의 잣대로 삼았다고 했다.따라서20만원 벌금 삭감액의 의미는 수학적으로는 ‘허수’이고 정치적으로는 ‘무죄’이며 사법적으로는 ‘처벌 불필요’의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벌금 액수에 대한 국민들의 법감정과는 어쨌든 큰괴리가 있다.가령 의원직 상실의 벌금형 하한선을 300만원으로 크게 올리고,대신 의원직이 유지되는 벌금형을 때릴 때는 100만원 이하로 아주 낮춰 선고하면 ‘낯간지러운 20만원삭감’의 비아냥거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20만원’에독립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현실은정치와 정치인을 더욱 우스갯거리로 만들지 않을까 염려된다. 아니면 차라리 현행 선거법을 선거운동 활성화 방향에서 과감하게 재정비한 뒤 선거법 위반 유·무죄에 따라 의원직 상실 여부를 판결하도록 하는 것이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의 법률명칭에 더 적합할 것이다.우리 선거법은선거공영제를 지향하면서 돈선거를 차단하기 위해 매우 미세하게 각종 벌칙을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각종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서도 보았듯이 다양한 정치적 의견 표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현행 선거법을 현실에 맞게 뜯어 고치고,비현실적 규제는 차제에 대폭 손질해야 한다.물론 늑장 선거재판의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보완장치 등 현행법의 허점도 아울러 시정돼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대한칼럼] 통일 베트남 26년과 한국

    “총칼을 들고 오면 적으로 싸우지만,악수하자고 손내밀면 서로 친구가 되지요”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트란 둑 루옹 국가주석은 지난 21일 집무실에서 필자를 포함한 한국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만나 외세와의 항쟁에 이은 통일베트남의 남북 갈등 극복과 국가발전 과제를 얘기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근 100년간 프랑스와의 식민투쟁에 이어 20년에 걸친 월남전을 승리로 이끌어 통일을 성취한 지 26년이 된 지금,베트남의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최대 화두는 ‘도이 모이’(쇄신)지속과 경제 건설이다. 수도 하노이에서 그리고 옛날 사이공인 호치민시의 전쟁기념관을 각각 찾았을 때 월남전 당시 참전했던 한국군에관련된 기록사진,이른바 ‘양민학살’에 관한 전시물이 있는지를 눈여겨 살펴봤다.그러나 한국군에 관한 단 한 장의 사진도 발견할 수 없었다.미군과 함께 참전한 한국군 부대명이 나열된 조그마한 도표 한 장만 있을 뿐이다.몇년전만 해도 ‘인간이기를 거부한 미 제국주의’ 군대의 잔혹행위와 함께 참전한 국군의 ‘활동상’도 전시돼 있었지만지금은 자취를 감췄다.베트남 정부는 이처럼 한국에 관한 문제는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그만큼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군의 참전 등 ‘과거사’문제에 대해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의 정책 기조는 “과거는 제쳐두고 미래를 위해 협력한다”는 것이다.실제 1992년 한국과 수교한 이후 베트남의 고위인사들도 “과거 양국간에는 불행한 일이 있었으나 이는 양 국민의 뜻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고 한국군이라고 부르는 대신 여러 문서에도 ‘박정희 용병군’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지금의 한국과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호치민 시내 시장통을 돌아보다 우리나라 탤런트 차인표와 이영애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팅된포스터가 진열대에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베트남의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연예인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는가 하면,베트남의 주요 방송국은 저녁 시간대에 한국드라마 ‘불꽃’을 방영하고 있다.이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호치민 방송국의 팜 칵 사장은 “‘젓가락 사용’ 등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충분한 답변같지는 않았다. 한국이나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받았고 식민통치를 경험했으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베트남은 비록 ‘통일조국’을 이룩했지만 폐허의 땅에남은 것은 가난뿐이었다.이런 가운데 일본을 배우기는 너무 발전의 격차가 크고 대신 한국의 발전 모델을 원용하고 싶은 ‘염원’이 깔린 것이 아닌가 한다.내년이면 한·베트남 수교도 10주년을 맞는다.근년 들어 우리 업체들의 진출도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이곳의 풍부하고도 근면한 노동력과 결합할 여지는 아직도 많다. 애국심이 강한 베트남 국민들은 자존심이 매우 높다.호치민시 북서쪽 80㎞ 지점에 있는 ‘베트콩’의 지하 갱도 ‘구치터널’을 돌아보고는 미군의 가공할 현대무기들이 왜이곳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것만 같았다.작은체구의 베트남 사람만이 이동할 수 있는 땅굴이 총 연장 250㎞에 걸쳐 거미줄처럼 이어진 이터널은 5,000∼6,000명의 병사들이 장기적으로 게릴라전을 펼 수 있는 공간이었다.갱도 곳곳엔 작전회의,외과 수술,공동 취사까지 할 수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아무리 융단폭격을 하고 화염방사기로 밀림을 태우고 고엽제로 초토화시켜도 이들의땅굴을 무력화시킬 수는 없게 돼 있었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베트남 국민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한국군 증오’의 과거사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안된다.그러기 위해서는 베트남 국민들이 하노이 중심부에 있는 호치민옹의 묘소를 지금도 매일 수백·수천명이 참배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이들의 독립정신과 민족자존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협력을 심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경형 논설위원 khlee@
  • 승용차 평균 5년만에 바꿔

    승용차의 크기가 클수록 주행거리도 길며,승용차를 바꾸는기간은 평균 5년으로 조사됐다. 또 승용차 외에 추가로 차를 사는 비율이 10%대를 넘었고,이렇게 구입하는 ‘세컨드 카’는 경차·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신차 구입자 등 4,0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급별 월평균 주행거리는 경형(1,435㎞) 소형(1,513㎞) 준중형(1,611㎞) 중형(1,630㎞) 대형(1,882㎞) 미니밴(1,981㎞) SUV(2,036㎞) 등으로 차의 크기에 비례했다.차를 바꾸는 기간은 96년에는 평균 44개월이었으나 97년 45개월,98년 51개월,99년 54개월,지난해 59개월로 늘어났다. 주병철기자
  • 천득렁 베트남주석 8월 방한

    천득렁 베트남국가주석(64)이 8월말 김대중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공식방문한다. 천득렁 주석은 21일 오후 주석궁에서 정부의 미래지향적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는 한국 고위언론인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렁 주석은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단기간에 발전을 이룬 국가중의 하나로 최근 본격적인 공업화를추진하고 있는 베트남으로서는 가장 잘 살펴보아야 할 모델”이라면서 “이번 방문에서는 91년 수교이후 큰 성과를 거둬 온 양국간의 협력관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실질적으로협력할 분야를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렁 주석은 11세기 베트남의 리 왕조가 몽골에 패해 한국으로 피신,화산 이씨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예로 들며 “양국은 박정희대통령 시절 짧은 적대관계가 있긴 했으나 이는양국간의 기나긴 관계로 볼때 아무것도 아니다”고 강조하고 “문제는 앞으로 양국관계가 지난10년동안 해왔던 것처럼 보다 긴밀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이경형특파원 khlee@
  • [씨줄날줄] 公娼制

    ‘미아리 텍사스’ 윤락가 단속과 ‘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 등을 주도했던 서울경찰청 김강자(金康子)방범과장이지난 11일 공창(公娼)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해 논란이 분분하다.김 과장은 연세대 특강에서 “윤락을 무조건 불법으로 규정한 현행법이 오히려 성도덕의 타락을 조장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공창 도입 문제에 대한 두 논설위원의 찬·반 견해를 싣는다. [찬] 매매춘 해법 실마리. 매매춘 해법으로서의 공창 논의는 매매춘 근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를 먼저 따져야 한다.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돼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매매춘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인륜적 범죄로 규정돼 왔다.그러나 이를 억제하려는 시도는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경제적 약자인 일부 소외계층 여성들로서는 매춘이 생존수단이라는 점을 간과했던 까닭이다. 매매춘이 현실적으로 엄존하는 데도 근절돼야 한다는 당위만을 고집하며 애써 외면하려는 데서 더욱 어려워진다.때로는 윤락행위방지법을 적용해 관련 여성들을 사법처리하지만대개는 성인들의 윤락을 그대로 용인하고있는 게 현실이다.멋대로의 이중잣대가 난무하면서 매춘은 천형이 돼 버렸고 폭력이 그 사회의 법이 돼 버렸다.처벌이 공급자 쪽인여성에 편중되면서 인신매매와 노예매춘이 똬리를 틀 수 있게 했다.단속은 불길보다 무서웠다.한평 남짓한 단칸방이불길에 휩싸여도 단속될까봐 그대로 죽어간 그들이었다. “밤 11시 오늘 첫 손님을 받았다.8명의 손님을 받는 사이새벽 5시가 됐다. 포주와 하루정산을 하니 내 장부에 들어간 돈은 16만원.그 돈도 실은 포주가 저축해 준다며 가로채내 호주머니엔 한푼도 없다. 1,300만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데.고향에 두고온 엄마…”지난해 9월 전북 군산시 대명동윤락가 화재 당시 이른바 노예윤락을 강요당하다 쇠창살에갇혀 숨져간 한 여성의 일기내용이다.만약 공창제도가 있었다면 이처럼 참혹하게 죽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반인륜적인 매매춘은 근절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로돌아와 2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매매춘 여성들을 폭력배와 매춘조직의 손아귀에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지않은가. 꼭 공창제도가 아니어도 좋다. 이제는 제도권으로끌어들여야 한다.그리고 방관자들의 탁상공론으로 결정될일이 절대 아니다.매춘 당사자들의 얘기를 꼭 들어보아야한다. 정인학 논설위원. [반] 성 상품화 公認 안돼. 공창제를 도입해 윤락을 합법화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정책일 뿐만 아니라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첫째, 성(性)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국가가 공인해 주는 격이 된다.아무리 특정지역에 한해 공창을 둔다 해도 기본적으로는 윤락업을 국가가 허가하는 셈이다.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 범죄의 근본 원인이 ‘남성들의 성욕배설 장소’를 합법화해 주지 않은 데 있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사회적 규범에 따라 적절히 해소하는 올바른 성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공창 도입의 중요한 이유 하나가 윤락녀의 인권 보호라고 하지만 정말 진정한 인권보호는 국가가 이들의 갱생을위한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악덕 포주들의빚놀이에 걸려 ‘노예매춘’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온라인 계좌를 통한 화대지급’‘월 2회 정기 휴가 실시’등을 정부가 감시·감독하자는 것 등이 공창제 도입의 취지다.악덕 포주에 대한 단속은 굳이 공창제와 상관없이 행정기관의 의지만 있다면 각종 풍속사범으로 얼마든지 단속할수 있다.정부가 할 일은 사창가를 공창으로 양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윤락녀들의 갱생을 위한 직업교육 훈련에 제대로투자해 이들이 실질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셋째, 공창을 각 지역에 설치하면 강간 등 성범죄가 줄고미성년 윤락이나 윤락업의 주택가 진출이 현저하게 줄어들것이라는 점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다.‘여성의 전화’ 신혜수 상임대표는 성의 상품화가 공창제에 의해 합법화되면성 매매춘이 오히려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으로 더 촉진될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우리 사회의 오래된 기생(妓生)문화나 남성 우위의 성 문화를 배격하고 남녀 양성 평등,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 근본적인 사회정책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성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祈雨祭

    ‘왕가뭄’에 땅이 타들어간다.농심도 숯덩이가 된다.옛날왕조시대에서는 가뭄이 혹심하면 조정에서부터 근신했다. 국왕과 조정 대신들이 덕이 없어 정치를 잘못한 탓이라고생각했다.죄수들이 원통하게 형벌을 받는 일이 없는지 다시살펴보고 가난한 집 처녀들의 혼인 비용까지 도운 기록도있다. 풍수설에 의하면 명산의 명당(明堂)에 조상을 모시면 자손이 번창하고 복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예부터 명당이나길지가 구해지지 않으면 남의 명당 자리에 몰래 조상을 모시는 암장 풍속이 있었다. 비록 다른 묘소가 있는 명당에라도 그곳에 암장을 하면 나중에 묘를 쓴 후손에게 그 정기가모인다는 것이다. 민간 속설로는 이같은 암장이 있을 때 심한 한해가 든다고 한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삽과 곡괭이를 들고 명당에 암장한 묘를 찾아 백골을 파내 놓고 산봉우리에 솔가지와 덤불을 태워 연기를 피워올리면서 기우제를지낸다. 최근 어느 문중에선 때마침 가뭄 속에 조상묘를 이장해 구설수에 올라 곤욕을 치렀다고.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편집자문위원 칼럼] ‘채찍’ 겸허히 수용하는 신문

    편집자문위원단이 출범한 지 어느새 3개월이 지나 4개월 째로 접어들고 있다.짧은 기간이지만 그 동안 대한매일은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솔직히 말해 당초 대한매일 편집자문위원단에 합류할 때 그렇게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정부기관이나 여타 기구들의 자문위원회가 형식적 자문기구에 그치는 경우가 보편적이었던 경험 때문이다.물론 외부 자문위원들이 내부 속사정에 어둡고 금방 실천하기 어려운 제안을하는 경향이 있지만,나름대로 내부에서 진지하게 받아 실행에 옮기려는 노력이 별반 보이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러나 대한매일은 이러한 나의 예상을 뒤엎고 참여에의 뿌듯함을 준다.편집자문위원들의 간담회 그리고 각 위원들의칼럼에서 제기되었던 문제와 편집 방향이 반향없는 외침으로 가라앉지 않고 구체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매주 목요일 자신문에 새로운 지면으로 자리잡은 비정부기구(NGO)란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대한매일의 강점이자 단점으로 지적되어온 행정뉴스지로서의 칼러와 이미지를 발전적으로 변화시키고 타 신문사와의차별성을 갖출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NGO를 하나의 새로운 주 독자층으로 설정할 것을 4월 칼럼에서 제안했는데 5월 10일부터 NGO 지면이 신설되는 신속함에경탄과 찬사를 보내면서 대한매일의 변화에의 진지함과 의지를 읽게 된다. 또한 NGO 지면에서 일본 교과서 문제,새만금 문제등 현재우리사회 사회적 핫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과 맞닿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환경운동을 하는 갯벌 지킴이들을 먼저다룬 안목도 돋보인다.또한 대한매일이 성공회대학교와 공동 주최로 과거 청산문제를 다룬 것도 그렇다.관계자들과 시민단체들을 한 자리에 모아 토론회를 연 것은 획기적 기획이자 뛰어난 순발력으로 보인다. 대한매일의 달라진 모습은 NGO면 신설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듯 하다.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으로 가난한 여성 노동자에서 영국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문가로 변신한 전순옥씨를 여타 신문과는 달리 전면 인터뷰기사로 다루었고 장애인이나 일반 민중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사도 많아졌다.여성,장애인 등 소외 된 이들에 대한 기사를 보다 많이 실어야 한다는 편집자문위원회의 제안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여성문제 관련 사설에서 보여주는 대한매일 논설위원들의진보성과 합리성 또한 고무적이다.“가족관련법 손질할 때”(5월 25일)사설에서 호주제 폐지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합리적 관점에서 전개해주었다.또한 씨줄날줄 칼럼(6월 2일)에서 이경형 수석 논설위원은 자칫 선정적으로 다루어 질 수 있는 모 대학 교양과목에서의 성 계획서 리포트 제출 문제를진지하게 접근하여 성 담론의 활성화의 필요성을 차분하게제기하였다. 그러나 대한매일이 진정한 변화,개혁으로 거듭나려면 이제부터 시작이지 않을까 싶다.소유구조 개편작업을 앞두고 대한매일의 철학,방향성 설정에 만반의 준비를 철저히 해 주었으면 한다.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너무 앞서나가는 발언인지는 몰라도 예컨데 정부로부터의 독립구조 이후의 대한매일의 방향성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을 위한 기획 특집을 시리즈로 엮어보거나 일반 시민,공무원,정부 관련자 등 기존독자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같은 것도 필요할 것같다. 최영애 한국성폭력상담소장
  • [씨줄날줄] 性 리포트

    우리 사회의 성(性)담론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최근단국대에서는 ‘여성과 성’이라는 교양과목 강사인 한국성폭력상담소 연구원 유 모씨(여)가 1,2,3,4학년 112명의 수강생들에게 ‘첫 성경험이나 앞으로의 성관계 계획’에 관해 리포트를 써내도록 한 뒤 이중 몇개를 골라 익명으로 처리해 발표하고 토론하도록 했다.남녀학생이 반반인 이 클라스의 대부분 수강생들은 결혼 첫날밤의 계획을 밝혔으나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겪은 성경험을 솔직히 기술해 교내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결혼도 안한 학생들에게 성관계 계획을 써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수업이 아니라며 학교측에 항의하겠다고 벼른다는 것이다. 대학생이면 거의 성인인 만큼 자신의 성문제에 관해 함께연구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올바른 성 의식을 확립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유교적 전통과 가부장적 인습이 강하게 배어있는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그동안 성에 관한 문제를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점잖지 못한 것으로 치부해왔다. 그래서 성문제는 더욱 밀폐되고 음지에 파묻혀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돼왔다. 특히 여성의 시선에서 보면 우리 사회의 성문제는 남성 우위의 한 단면을 드러낸 징표로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수많은 성폭력 피해사례가 음습한 그늘에 방치되어있고 성문제의 공개가 금기시되는 풍토에서 최소한의 법의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물론 근년에 들어 성폭력·성희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이에 대한 예방 및 구제 조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는 있으나아직도 미흡한 구석이 많다. 유 강사는 학생들에게 진지한 성 담론을 통해 잘못된 성의식을 깨우쳐 주는 것이 수업의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그녀는 이 수업의 전 시간엔 ‘낙태와 피임’을 주제로 강의를 했으며 이번 수업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졌다고 했다.특히 한국 여성의 경우,성과 관련된 문제는 평생동안 아내로서,어머니로서,며느리로서 항상 수동적인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취급되기가 일쑤였다.여성들도 이같은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성문제를 주체적으로 대처하고 개척하는 것이남녀 양성평등이라는 인권적 차원에서나 여성 인적자원의사회적 활용 측면에서도 권장할 일이다.다만 일부 학부모의 항의는 가족의 프라이버시라는 차원에서 문제 제기는 할수 있겠으나 이해부족의 측면이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2001 길섶에서/ 새벽頌

    사람에 따라서는 초저녁에 졸음을 못 참는 이도 있고, 또밤은 꼬박 새워도 새벽에는 절대 못 일어나는 이도 있다.요즘 젊은이들 가운데는 한밤중에 일하고 새벽잠을 깊게 자는‘야행성’ 체질이 늘어나는 것 같다.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중 열에 아홉은 새벽시간을 활용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시간에는 헬라어로 ‘흘러가는 시간’인 ‘크로노스’와 ‘의미있는 시간’을 뜻하는 ‘카이로스’가 있다.거인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차이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거인들은 새벽시간을카이로스로 만들어 사용한다.고인이 된 현대그룹의 총수 정주영씨도 “사람의 운명은 새벽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꿈은 저녁에 꾸지만 비전은 새벽에 일군다. 꿈을 깨면 아침이 되지만,비전을 열면 새벽이 된다. (조태현이 쓴 ‘새벽나라에 사는 거인’중에서) 초여름의 새벽은 신선하다.동트기 전에는 약간 찬 기운이있어도 조금만 걸어도 금세 활기가 넘친다.새벽시간을 꿈속에서만 보내서야 되겠는가.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씨줄날줄] 직업의 경계

    최근 21세기 국가발전 모델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여성인력 활용의 극대화가 제기되고 있다.얼마 전 미국의 저명한컨설팅회사 매킨지가 발표한 ‘우먼 코리아’ 보고서는 2010년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려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현재의 54%에서 90%대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직업의 경계를 넘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 정동A&C에서 열린 제3회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는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성 차별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했다.특히 ‘없는 것 같으면서도 분명히 있는’ 직업의 남녀 경계선이 얼마나 부질없는 선입견이었는가를 실증해 보였다. 서울 노원구 신창중학교 여학생 축구팀 17명은 무대에 올라 헤딩에서 드리블까지 개인기를 자랑한 뒤 “여자가 무슨 축구냐”는 시선을 깨고 장차 한국 여성 프로축구 선수로 뛰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다.여성복 패션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21살의 아름다운 남자 대학생 이대학씨는 늘씬한 키에 섬세하고도 역동감 있는 워킹으로 관객들의 찬탄을 자아냈다.‘간호사=여성’‘유치원 교사=여성’이라는 오래된 인습의 등식에 과감히 반기를 든 이들도 있었다.삼육간호대에 다니는 남학생 이송로씨는 간호사로서 환자를 돌보는 투철한 직업관을 읊조렸다.중앙대 유아교육학과의 유일한 남학생 김대욱씨는 앞으로 희망은 어머니 뒤를 이어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이라며 ‘양치기가 되고 싶은 늑대’라는 동화를 들려줘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주부 예옥주씨는 6살배기 딸 낙영과 함께 시인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를 패러디한 ‘성폭력은 가라,가부장제는 가라’를 외쳤다.해맑게 자란 딸이 무대에서 즐겁게 킥보드를 타고 빙글빙글 도는 가운데 언어장애와 왼팔 마비를 딛고 일어선 예씨가 들려주는 메시지는 장내를 감동으로 출렁이게 했다.이날 대회는 남성우위 사회를엎어버린 풍자극 ‘여성 대통령의 연설’에 이어 ‘흥부 마누라 호적계 습격사건’으로 진행되면서 무대와 청중은 ‘성 차별 해방구’와 같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근년 들어 우리 사회는 남녀평등권 구현이라는 시각에서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하는 데 노력해 왔다.그러나이제는 여성 인적 자원을 활용하지 않으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돼 있다.성 차별의 담론을 한차원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아이기스

    제우스는 올림포스를 산책하다가 낯선 시녀 메티스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다가갔다.그녀는 매가 되어 날아가버렸다.제우스도 매가 되어 뒤를 따랐다.둘은 물고기로 변해 쫓고 쫓기다가 끝내 부부가 됐다.어느날 제우스는 둘 사이에 태어날 아들이 왕위를 찬탈한다는 예언을 듣고 그녀를 삼켜버렸다. 그날 제우스는 심한 두통에 시달리다가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머리를 수술하게 하자 그 속에서 키가 큰 처녀가 창을 들고 튀어나왔다.‘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는 이렇게 태어났다.제우스와 아테나가 갖고 있던 방패는 아이기스(aegis;영어발음 이지스).제우스를 키운 암염소 가죽으로 만든 이 방패는 한번 흔들면 폭풍이 일고인간에겐 공포감을 불어넣는다.아테나가 지원하는 전쟁은폭력·유혈을 좋아하는 군신(軍神) 아레스와는 달리 언제나 방어전이었다. 미 해군은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동해에 2척의 이지스함 배치를 건의했다고 한다.날아오는 미사일을 쏘면방어용이지만 가만히 있는 미사일을 겨냥하면 방어용인가,공격용인가. 이경형수석논설위원
  • [대한포럼] 미국은 진정 인권국가인가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의해 강제로 끌려간 수백명의 아시아 지역 위안부들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을 미 정부가 기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깊은 동정심’을 갖고있지만 집단소송에 대해서는 일본측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측 변호인단은 워싱턴 연방지법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런 요지의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국가는 다른 국가의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국제법상의 일반 원칙에 따라 일본 정부는 ‘국가주권 면책특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수십년 전에 여러 조약을 통해 이미 ‘전쟁행위’에 대한 것들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한국여성을 포함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미 연방법의 ‘외국인 불법행위 소송법’에 근거하여 집단소송을 냈다.200여년의 전통을 가진 이 법은 외국인들이 국제인권범죄 등 국제법을 위반한 범죄에 대해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미 정부가 연방법원에 이번 소송의 ‘기각 의견’을 제출한 배경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깔려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국가주권 면책특권’에 의해 미 연방법원이 일본군위안부의 집단소송을 판결할 권리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수도 있을 것이다.설령 미 법원이 일본정부에 배상 책임이있다고 판결할 경우에도 일 정부에 판결 내용을 강제 집행할 수단이 있을지 의문이다.그러나 미 사법부가 위안부 소송에서 어떤 견해를 표시하는가 하는 문제는 대단한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일본제국주의 군대가 한국,중국 등의 어린 처녀들을 납치하여 ‘짐승같은 일본군’의 성 노예로 삼은 것은 국가간에 죽고 죽이는 ‘전쟁행위’와는 결코 다른 것이다.이것은 반인륜적인 인권범죄이자 일본군의 집단범죄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미 정부가 이같은 점을 모를 리 없건만 국가간에 맺은 1951년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1965년의 한·일 기본조약등을 들어 청구권과 재판권을 부인하는 일본측에 동조한 까닭은 무엇일까. 워싱턴 포스트도 지적했듯이 미 법원이 원고인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 미국 정부가 다른 국가에서 제기하는 소송에도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일지 모른다.미 정부는 탈냉전시대의 유일한 ‘세계경찰국가’로서 세계 각국의 인권문제에 관해서는 해당국이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강한 목소리를 내왔고 외교적 압력까지도 서슴지 않았다.그런 미 정부가 ‘기각 의견’을 낸 것은 ‘인권의 자(尺)’를 자기가 편리한 대로 적용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만약 미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이없다면 무엇때문에 ‘국제인권범죄’등에 대한 소송 근거 규정은 두고 있는지 얼른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난주 미 하원은 미국이 유엔인권위와 마약통제위 이사국선출에서 탈락한 데 대한 보복으로 유엔분담금 지불을 유예시켰다.이러한 속좁은 행위나 이번 미 정부의 위안부 소송‘기각 의견’은 1948년 유엔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이래로 ‘인권종주국’으로 행세해온 미국의 허상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미국이 명실상부한 인권국가로서의참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오만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불량 대국(Big Rogue)’이라는 일부의 비아냥거림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한국인 피해자 변호인단은 위안부 피해배상청구권의 소멸 여부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도 밝혀달라고요청하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10월 국회의원의 질문에 대한답변서를 통해 “한·일 기본조약으로 한국국민의 청구권까지 소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정부는 이같은 입장을 명백하게 석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가 한·일간의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는 세계인의 양식으로 위안부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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