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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칼럼] 국정, 큰 줄기를 놓치고 있다

    정치권의 극심한 ‘치고 받기’에 많은 국민들은 혐오감을 느낀 지 오래다.민생과 경제는 혼자 둥둥 떠내려 가는데 정치가 있어야 할 곳에 정치는 없다.최근 폭로 정국은‘이용호 게이트’에 이어 제주경찰청의 정보문건 유출,그리고 검찰 고위간부의 ‘부적절한 동행’등으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이같은 폭로 정치는 이제 막을 내린 10·25 국회의원 재·보선과 맞물려 악순환을 거듭했던 것이다. 야당의 의혹 부풀리기와 여당의 맞불 작전 및 일련의 즉흥적인 대응을 보면 정국 표류의 일차적인 책임은 여권에더 있는 것 같다.비록 여소야대의 원내 소수파 정권이라해도 여권은 의연한 자세와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여야 정치권이 폭로 정치로 극한 대치하는 원인은 어디에있는 것일까. 그것은 대체로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이다.뭐니뭐니 해도 우리 정치의 고질인 ‘대권병(大權病)’에서 찾을 수 있다.모든 정치적 의제 설정이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향해 수렴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정치가풀어야 할 국정 현안이산적해 있는데도 대권에 유리하냐불리하냐의 자(尺)로만 재고는 상대방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폭력사태까지 빚은 재·보선이 그토록혼탁한 것도 바로 ‘대권 수렴 현상’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둘째는 여권이 정치적 의제를 설정해 나가는 역량이 부족한 탓이다.이는 야당의 정치적 쟁점화에 여당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의제 설정의 주도권을 야당에빼앗기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말하자면 여권이 다양한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정부 각 부처의 지렛대를 제대로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지금 우리 앞에는 국정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하는 수많은 국가적 과제들이 가로놓여 있는데도 손놓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한 대(對)테러 전쟁이 미칠 국제정치·경제적 환경 변화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과연 진지한 담론이 있었던가.뉴라운드 출범에 대비하는 장기적인 안목의 국내 산업체제의개편에 관한 정책 토론은 있었던가. 현 정권 이후까지 내다보는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한 초당적인 논의가 한번이라도 있었는가.정치권이 국정 중심 과제에 대한 논의를 기피하는 것은 정치인의 직무 유기다.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것이다. 셋째는 야당과 언론이 국정의 핵심과 동떨어진 이슈를 비합리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여기에는 집권 여당이 국정을 주도적으로 운영 못하는 데도 이유가 있지만,야당의 정치적 이해와 족벌 언론을 중심으로 한 일부 언론의‘분풀이’성 보도 태도가 맞아떨어진 데서 비롯된다고 봐야 한다.정치권과 언론이 국정의 큰 줄기를 정치·사회적중심 의제로 설정하지 않고,정략적으로 곁가지를 물고 늘어지고 세무조사에 대한 앙갚음이 지면에 밴 듯한 편벽된보도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된다.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유권자와 독자로부터 ‘뼈아픈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수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정치 난국은 여나 야를 위해서도 극복되어야 한다.그래서 노력하기에 따라 처방은 있다고 본다.먼저여권은 ‘문건 유출’등을 대통령임기 말에 불가피하게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어떤 사태가 발생하면 여권의 각 시스템이 어떻게 협조하여 어떤수순에 따라 냉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재점검해야한다.위기관리 매뉴얼을 점검,보완하고,총체적인 조정기능을 복원해야 할 것이다. 야당도 여권의 실패에 따른 반사 이득에 함몰될 때가 아니다.특히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정국 운영에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때 국민의 지지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이밖에 정치인이나 사회의 지도층이 매사에 금도(襟度)를 보이고,보스정치의 타성에 젖어온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을 낮은 자세로 극복할 때 정치권은 국정의 큰 줄기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2001 길섶에서/ 심마니

    지난 주말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한 내설악 백담사 아래 호젓한 민박집을 찾았다.바깥 주인은 약초를 캐는 중늙은이였다.마루엔 온통 당귀,만삼,상황버섯과 까치밥같이 생긴 마가목 열매들이 널려 있었다.하루 종일 산골짜기를 뒤지다가돌아왔다는 그는 바가지에 배를 담아 와 먹어보라고 권했다. 집주변에 심은 배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진 배라고 했다.바람에 떨어진 과일이라 그런지 맛은 그저 그랬으나 성의가고마워 두 개를 먹었다.주인은 농약도 치지 않고 그냥 돌배처럼 아무렇게나 키운 것인데 낙과(落果)라도 몸에는 좋을것이라고 했다.그는 약초 캐고 벌꿀 따는 자신의 ‘심마니생활’을 드문드문 들려 주었다. “요즘 꿀 따는 사람들 가운데는 너무 욕심이 많아 탈이야.석청(石淸:산 벌이 바위 틈에 지어놓은 벌집)을 딸 때도벌이 먹을 겨울 양식은 남겨 놓아야지 몽땅 빼앗아 가버린단 말이야.” 자연이 살아야 사람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상생(相生)의 이치를 모른다며 혀를 찼다.오랜만에 여야 영수회담도 열렸고 하니 ‘상생의 정치’를 폈으면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 [대한칼럼] ‘게이트공화국’ 對 ‘의혹 부풀리기’

    온 세상이 ‘의혹’으로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진다.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이용호씨 비리 의혹사건으로부터 가지를 친 각종 의혹사건이 재생산되고 있다. 국민의 뇌리에 이른바 ‘게이트 공화국’으로 각인되고있는 지금의 현실 상황은 과연 실상인가,아니면 허상인가. 일면의 실상과 일면의 허상이 오버 랩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이용호 게이트’를 파고 들면 우리 사회의 음습한 곳에 도사리고 있는 각종 연고주의에 의한 커넥션의 단면도를 보는 듯하다.전직 장관,검찰 고위간부,국정원 간부,경찰 간부와 졸부가 지역성을 중심으로 학연,혈연의 전근대적인 고리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의혹의 장막’으로 둘러쳐진 방에갇혀 있다고 느끼는 것은 어느 부분에서는 언론을 통해 만들어진 일종의 ‘유사 환경’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일부 언론의 의도가 깔린 사회적 의제 설정에 그대로 포로가 되어버린 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여기서 일부 언론은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검찰의 탈세 수사로 사주가 구속되는 등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언론사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세무조사의 역풍이 야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면서 ‘의혹 부풀리기’가 에스컬레이트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게이트 공화국’대 ‘의혹 부풀리기’라는 정치권의 기세 싸움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문제의본질을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우선 권력층과 졸부의 연계고리를 키워주는 온상이 문제다. 무엇보다 공정한 경쟁의논리가 연고주의에 의해 차단되는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책 선택이나 행정부처 방침의 결정이 해당 공조직의 시스템에 의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특정 집단이나 이너서클의 밀실 결정이 힘을 발휘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국가 사정의 중추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의 신뢰 회복도 여간 시급한 문제가 아니다.‘의혹 증폭’이 시중에먹혀 들어가고 있는 것은 바로 검찰의 신뢰 추락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이번에 검찰이 초유의 ‘특별감찰본부’까지 설치하면서 자체 수사를 다짐했으나 결국 특검제 도입으로 결론이 내려진 것도 따지고 보면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연유하는 것이다.검찰도 권력의 뒤치다꺼리 신세로 국민의 눈에 비치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 개혁의 기치를 높이들어야 한다. 한국 언론의 소나기성 보도, 편식증적 보도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어쩌면 언론보도의 일반적인 현상으로굳어버린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게이트 공화국’의의혹 부풀리기로 신문 지면을 도배질하는 것은 그 정도가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언론이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를 단순히 증폭시키기보다는 검증쪽으로 방향을 잡아 소화하면서 보도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파놓은 ‘게이트 공화국’의 함정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안된다.반년만에 재개되는 남북대화 국면의도래나 이미 시작된 미국의 테러전쟁과 세계경제의 불안,어려운 국내 경제의 회생 등 산적한 과제를 더이상 방치해둘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 보면 분명히 해법은 있다.여권의 입장에서 보면 일련의 의혹사건은 1년반밖에 남지 않은 임기말 국정운영에 심대한영향을 줄 수도 있다.가까이는 10월 25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멀리는 내년의 지방선거·대통령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묘약’은 조기에 정면 돌파하는 것이다.그야말로 의혹이 사실로 입증되면 성역없이 척결하는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말로야 쉽지만 여간 이를 악물지 않고는 해내기 어려운 것이다. 야당도 할 일이 있다.‘의혹 정국’을 내년까지 끌고 가정부·여당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국민으로부터 진정한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대안을생산해야 한다.여권의 실패에서 오는 반사이익의 단맛에만탐닉해서는 안된다. 최근 한나라당의 대북 쌀지원 당론의후퇴를 보면서 한 전직대통령의 말이 곰곰 씹혀진다.“햇볕정책을 비판하려면 달빛정책이라도 내놓아야 한다”는말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대한포럼] ‘테러전쟁’ 동참 어디까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대(對)테러 전쟁’동참 메시지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정신’을 언급하고 있다.이 메시지는 미국이지원을 공식 요청하는 한·미 외무장관회담보다 하루 앞서미측에 전달된 것으로 매우 신속한 것이었다. ‘테러 전쟁’에는 일부 회교권 국가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보복 전쟁’에는 나토 동맹국들조차도 머뭇거리고 있다.‘메시지’내용이 발표된 이날 저녁 유엔한국협회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주최한 한국의 유엔가입 10주년 기념만찬회에 참석한한 회교권 국가의 주한대사도 미국의 ‘보복전쟁’을 단호히 반대했다. 미국은 적어도 지난 1991년 걸프전 때보다는 더 많은 국제적 지지를 확보한 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할 작정으로 보인다.미국이 테러 배후로 지목한 빈 라덴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 후에 군사 응징을 해야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테러 토벌’의 양상도 대규모 공습에 특수부대의 투입,나아가 암살 등 ‘더러운 전쟁’도 함께 처방해야 하고,그것도 장기간에 걸쳐 이슬람권의 여러 국가에 산재해 있는 테러분자와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니 더더욱 어렵다. 김 대통령의 메시지 골자는 “한국 정부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정신에 따라,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필요한 모든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테러행위 근절을 위한 미국의 행동을 지원하는 국제적 연합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를 굳이 훈고학적으로 일일이 해석할 필요는 없겠으나 뉘앙스의 차이는 짚고 넘어 가야한다.메시지에서는 ‘상호방위조약’이 아니라 ‘상호방위조약의 정신’에따라 협력과 지원을 한다는 것이었고,‘다국적군’이 아니라 ‘국제적 연합’에 참여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따라서 이 메시지를 두고 한국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보복 전쟁’의 동참 수준을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형태로든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한국의 참여 수준을 결정짓는 요소는 여러가지 있을 수 있으나 대외적인 요소와 국내적인요소로 대별할 수 있다.우선 대외적인 요소로는 미국이 요청하는 강도를 들 수 있다.상호방위조약을체결한 동맹국으로서 물질적 지원은 물론 인적 지원까지요청할 지도 모른다. 개연성은 적지만 주한미군의 일부 병력을 빼내 ‘테러 전쟁’에 동원할 수 있다는 ‘압력’카드까지 미국이 내비칠수도 있는 것이다.다음으로 나토 동맹국을 비롯,여타 미국 우방국들의 참여 강도,유엔총회 등의 ‘대 테러 전쟁’지원 결의 여부 등 국제사회의 동향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어려운 국내 경제사정,물적 및 인적 지원에 대한 국민공감대 형성,내년의 월드 컵 대회의 원만한 진행,중동지역에 집중된 원유의 안정적 공급 확보 등이 고려 요소가 될 것이다.대내외 요소를 모두 종합해볼 때,핵심사안은 지원 규모와 전투병력의 파견 여부로 귀결될 것이다.걸프전 당시 한국은 전쟁비용 5억달러와 154명 규모의의료지원단,C-130 수송기 5대를 지원했지만 전투부대는 보내지 않았다.이번에도 걸프전 지원의 범위를 넘어서는 안될 것이다. 걸프전만 해도 군사적 목표물이 분명했지만,이번 ‘보복전쟁’은 목표물이 분명하지 않은데다 아프칸을 ‘테러 숙주’로 삼아 과연 대규모 공습을 단행할 필요가 있는지도의문이다.험악한 산악지형의 아프칸에는 미사일 한발 값에 해당하는 공장도 없다는 것이 아닌가.자칫 이슬람권과의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는 ‘보복 전쟁’의 동참 수준을 결정할 때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망된다. 1960∼70년대 한국군의 베트남 참전 역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한국과 통일 베트남 수교 9년이 지난 이 시점의호치민시 전쟁기념관에는 한국군 참전기록을 찾아보기 힘들다.한국군이 아니라 ‘박정희시대 용병’으로 치부하면서 역사를 뛰어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2001 길섶에서/ 곰배령

    해발 1,099m의 곰배령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들은 소슬한바람에 안개비를 맞으며 그들의 절정기와 별리(別離)를 준비하고 있었다.지난 주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오지로 초가을비 속에 트레킹을 갔다.아침가리를 출발,강선골을 거쳐 곰배령에 올랐다.펑퍼짐한 산마루에 펼쳐진 초원엔 구절초,이질풀 등 야생화들이 빠르게 흐르는 기류 속에서가늘게 떨고 있었다. 산자락에서부터 들꽃의 향연이 시작된다.길섶으로는 달맞이꽃,달개비,엉겅퀴,억새꽃을 스쳐간다.계곡 옆길에선 연보라빛의 금강초롱을 비롯,물봉선화,투구꽃,꼬리풀도 수없이만나고,뭍으로 마실나온 산가재와도 조우한다.하늘이 안 보이는 숲길에선 줄기에 마디가 진 속새 군락의 별천지가 펼쳐진다. 낮은 지대의 들꽃들은 아직도 한여름날의 싱싱함을 뽐내고 있는데 산 능선 정상에 핀 들꽃들은 조용히 시들고 있었다.높은 지대에 핀 들꽃들의 절정기는 그 높이만큼 반대로 절정기가 짧은 것은 아닌지.세속의 절정기에 있는 누구든 곰배령의 들꽃처럼 아름답게 시들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씨줄날줄] 장관급 회담

    남북 당국이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정부가 북한의 대화 제의를 수용,지난 6일 오전 날짜와 장소를 제시하자 북측이 그날 오후곧바로 수락한 것이다.남북 당국간 대화는 지난 3월 중단된이래 반년이 지나도록 소강상태에 있다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더욱이 이번 회담은 8·15 평양축전파문으로 대북 포용정책의 사령탑이던 통일부 장관이 교체되는 등 곡절을 겪은 마당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장관급 회담의 재개는 북한이 ‘선 북·미,후 남북’대화라는 기존 입장을 사실상 수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북한이 최근 북·러에 이어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대화 재개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한다.장관급 회담은 정치,경제협력 분야는 물론 문화교류,인도적 문제까지 총괄적으로다룰 수 있다.이처럼 고위급 당국자간 대화 채널이 오랜 기다림 끝에 가동되는 것을 보면 이번 회담에서 뭔가 ‘대어’가 낚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회담이 열리게 되면 무엇보다 6·15 남북 공동선언의 이행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그 중에서도 남북간에 이미 합의한 사항을 먼저 실천하고, 이행 도중에 중단됐던 작업을 재개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경의선 철도연결과 임진강 댐 건설, 이산가족 문제, 개성 공단 조성,금강산 육로 관광,그리고 경협 4대 합의서 교환 및 후속 조치등을 먼저 논의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남북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다.이 문제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긴 하지만 ‘답방’을 둘러싸고 국내외적으로구구한 억측과 부질없는 논란이 없지 않은 만큼 차제에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북측이 진일보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으면 한다.때마침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의 조속한 답방 등 6·15 공동선언 후속조치의 실천을 위해 남북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한다. 8·15 평양축전 방북단의 돌출 행동에 따른 파문으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뒤따랐다.그러나당시 남북이 민간차원에서지만 학술,문화,사회 단체의 교류에 합의한 만큼 이의 실천도 신의성실의 자세로 이행해야 한다.약속만 무성하고 실천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남북 간에는 오히려 불신의 골만더 깊어질 것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대한광장] ‘국민상대 정치’ 어떻게 해야하나

    임동원(林東源)통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간의 DJP 공조는 붕괴됐다.정치권은 ‘2여 1야’에서 ‘1여 2야’체제로 바뀌게 됐고, 국회 의석 분포도 여소야대가 됐다.김 대통령은 그야말로 집권 소수당을 이끌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참으로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됐다.민주당은 소수 정권의 한계를 현실대로 인식하면서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민주당은 여러 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민련과의 어정쩡한 공조에 따른 폐해를 반성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극복해 나갈 때 새로운 국정운영의 틀을 착근시킬수 있을 것이다.따지고 보면 4년 전 대통령선거 때 DJP 공조는 내각제를 연결 고리로 하여 이뤄진 것이었으나 그 뒤이 고리가 끊김으로써 사실상 공조의 끈도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돌이켜 보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노선면에서도개혁과 보수로 괴리가 컸고, 공조 때문에 불가피했던 ‘이적(移籍)의원’ ‘자민련 장관 몫 나눠주기’로 많은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여소야대의 소수 정권으로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이 문제에 대한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한마디로 ‘국민을 상대로 정책을 호소하는 정치’를 펼 수밖에없다. 이것은 참으로 외로운 투쟁일 수도 있고 구도자와 같은 스스로의 인내를 요구할 수도 있다. 동시에 대의(大義)와 원칙을 따르는 큰 정치를 해야 하고 정책 추진에 있어 국민공감대 형성을 첫번째 고려요소로 삼아야 한다. 명분만 좋다고 국민의 지지라는 바탕도 없이 무조건 추진하다가는역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을 상대로’하는 정치는 ‘수(數)의 정치’를 지양하고 ‘질(質)의 정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국정 집행과 정책 추진의 기준은 국민의 시각에서 판단해야하며 항상 민족과 역사를 생각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그렇다면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야당과의 대화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때의 야당과의 대화는지금까지처럼 여야 영수회담이 마치 여야대화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보다는 국회에서 개별 입법이나 정책에 대해 공개토론으로 쟁점을 부각시키고,이를 바탕으로 타협해 접점을 찾는 방식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이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은개별 입법이나 정책 사안을 두고 이를 반대하는 야당 의원개개인과도 원안의 수정을 통해 타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의회정치 수준이나 정당정치의 풍토가 아직까지 당론지상주의에 얽매여 있어 자유투표제(cross voting)실시를 일반화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는 의원들이 특정 입법이나 정책에 어떤 입장을 취했느냐를 기록으로 남겨 다음 총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심판받는 정치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하는 정치에 있어 지양해야 할 점이 있다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목표의 100% 달성이라는 과욕은 잊어야 한다.60∼70% 달성도 대단한 성공으로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로,진보·보수 등의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해서는안된다.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거니와 결국 부작용만 거세질 것이다. 셋째는 거리의 피켓 정치나 구호 정치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자칫 소수 정권은 이같은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대의에 바탕을 둔 큰 정치’를 펴면 국민은 전폭적인지지를 보낼 것이다. 김 대통령이 당면한 현안은 자민련과의 공조 붕괴에 따른국정운영의 공백을 최소화하고,폭넓은 당정개편을 통해 국정운영의 틀을 새로 마련하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1년 반 임기 동안에 남북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이 최대의 과제일 것이다.당정개편은 결국 인사로 나타나는 것이며 인재의 등용은 큰 정치의 시각에서 이뤄져야 한다.당정개편에서부터‘국민을 상대로’하는 큰 정치를 펴야 한다. 이경형 수석 논설위원 khlee@
  • [대한칼럼] 여권 亂調, 왜 어디서?

    여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민주당과 자민련의 공동여당은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가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사퇴 불가’입장을 정리함으로써 DJP공조는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설상가상으로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김중권(金重權) 대표최고위원이 청와대 비서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여권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임 장관의 거취 문제와 관련,김 명예총재의 ‘해임안 표결전 사퇴’주장은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사실상 재신임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에 반기를 든 것이나다름없다.JP의 ‘자진 사퇴’요구는 당의 정체성과 직결된문제로 사퇴론에서 물러나면 ‘JP대망론’도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 자민련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김 대표의 청와대 참모진 비판 발언으로 빚어진 파문은 경위야 어떻든 간에 여당이 지금 이러고 있을 때인지 의문이다.김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청와대와 당에 포진한 동교동계 출신 인사들을 지목하고 있다.이는 누가 봐도 여권 내부가 권력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고여길 것이다.당대표라면 설혹 당과 청와대 사이에 마찰이나불협화음이 있더라도 이를 해소시켜야 할 위치에 있는데도본인 스스로가 갈등의 진앙지에 있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부적절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여권 내부의 난조는 왜,어디서 연유하고 있는가.우선 민주당과 자민련의 취약한 공동정권의 한계에서 오는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현 정부가 혼신의 힘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북화해협력 정책은 명분면에서 확실한 우위를점하고 있다.문제는 대북문제에 있어 보수주의를 이념적 노선으로 하고 있는 자민련과의 공조 위에서 추진하고 있다는점을 확실히 인식하지 못한 데 있다. 원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소수 정권의 한계를 인식하는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정착’목표를 완성하려 들지 말고,그 토대를 구축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가야 한다.이것만 해도 후세 역사는 ‘김대중 정부’의 훌륭한 치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는 ‘위로부터의 정치’‘불투명한 의사결정’이다.민주시민사회에서 정치라는 상품의 최종 소비자는 국민인데 이 국민을 ‘졸(卒)’로 보고,국민주권의 대의기관이자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특정 정파의 ‘사병(私兵)’으로 보는 것이다.국회의원을 정파의 보스가 정한 ‘당론의 굴레’를 씌워 거수기로 전락시키지 말고 정치의 주무대를 중앙당에서 국회로 옮겨야 한다. DJP의 취약한 공조도 따지고 보면 ‘JP의 대망론’과도 무관치 않다.민주당 의원을 ‘꿔주기’까지 하면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주었더니 야당과의 ‘선택적 공조’로 위협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다.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이점을 대권으로 가는 ‘대망론’과 연결시키고 있다.이같은행태는 정파 보스에 의한 정치의 재단이고,정치권력을 밀실흥정에 의해 나누는 구정치의 산물일 뿐이다. 이제 한국의시민사회는 정파 보스끼리 만든 시나리오에 따라 ‘표(票)’가 움직이는 시대를 종식시킬 만큼 성숙해졌다. 민주당 김 대표 발언 파문은 ‘구로을 재선거 후보 공천’문제를 둘러싼 권력내부의 힘겨루기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면 집권여당의 권력 흐름이 공조직보다는비선조직을 통해 흘러가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집권 여당의 국정운영을 몇몇 ‘이너 서클(inner circle)’에 의해 움직이기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그래서 공조직과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권력을 움켜쥐지 말고 아래로위임할 때 국정 운영의 ‘비(飛)거리’는 향상된다. 여권의 난조를 두고 일부에서는 어느 정권이든 임기말이다가오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레임 덕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도 대통령임기는 1년반이나 남았다.공동정권의취약성을 현실대로 인식하고 달성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정치의 수요자인 국민의 시선으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씨줄날줄] 정당보조금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는 1980년 12월 국회가 해산된 상태에서 국보위입법회의가 처음으로 도입했다.당시 신군부가 정당의 체제 순응화를 염두에 두고 ‘당근’정책을쓴 것이다.그러나 이 제도가 그동안 정당의 여야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정치자금이 거의 여당 독식에 가까운 정치행태에서 국고보조금은 야당에게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국고보조금 제도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각 정당에 대해 보조금 사용 현장 실사를 한 결과 이 돈이 정당운영경비 이외의 용도로 쓰인 사례 등을 적발했다. 선관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민국당 등 4개 정당이모두 7건에 4,200여만원의 불법 사용을 확인,올 3·4분기국고보조금에서 적발 금액의 2배에 해당되는 8,400여만원을 감액 지급키로 했다고 한다. 적발된 내용을 보면 한나라당의 경우 전기요금으로 5,8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돼있으나 실제는 2,900만원을 납부했고,민주당은 대의원대회 개최비용 400만원을 이중처리했으며 자민련은 꽃값 1,500만원을 1,900만원으로 부풀렸다는것이다.문제의 금액이 그다지 크지 않고,그 내용도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것이 아니어서 반드시 중징계를 내릴 사안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보면 선관위가 미리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선관위 실무자들이 이달초 잠정집계한 적발건수는 18건이었으나 선관위 전체회의를거치면서 이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고,불법 집행의 내용 가운데는 ‘허위보고’에 해당하는 사안도 없지 않은데 ‘지정 용도 외의 사용’을 적용했다는 점 등이 석연치 않다.현행 정치자금법 시행령상의 ‘허위보고’의 경우 한건이라도 드러나면 그 해 보조금의 25%를 이듬해 삭감토록 돼있어이 규정이 적용되면 각당은 수십억원씩이 깎이게 되는 것이다. 국세청의 언론사 탈세고발 이후 기업이 투명한 회계를 하지 않을 경우 바로 범법행위로 다스려야 한다는 국민 인식이 드높아가고 있는 이 때,정당이라고 해서 적당히 넘어간다면 누가 이를 납득하겠는가.이번 실사는 국고 보조금이외의 기탁금,후원금 등 다른정치자금 사용은 조사하지도 않았다.국민들은 지금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과연 혈세로 정당에 보조금을 줘야 하는지 깊은 회의에 빠져들고 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씨줄날줄] 0.4%의 日교과서

    역사왜곡 파문을 일으켜 온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측이 편집한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12개 학교에서만 채택됐다고 한다.일본의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된 교과서 채택 집계 결과 일반 공립 및 국립 중학교에서는 한곳도 채택하지 않았고,도쿄 도립 양호학교 등 특수학교 6곳과 사립학교 6곳에서만채택했다.이는 일본 중학교 총 1만2,209개교 가운데 0.1%미만의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학생수로 따져봐도 내년에 새역사 교과서로 배울 신입생 140만여명중 ‘새역모’교과서를 사용할 학생은 5,000여명으로 전체의 0.4%에도 못 미치고 있다. ‘새역모’측이 당초 전체 신입생의 10%를 넘어 12%까지목표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장담하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참담한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그들은 극우 세력의 비호아래 선전과 로비를 집요하게 벌였으나 결국은 실패하고만 것이다.한때 문부성 검정통과 견본을 시장에 내다팔아 50만부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으나 막상 채택 과정에서는 많은 의식있는 교사와 역사학자들이 ‘새역모’교과서가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국네트21’의 표현대로 이번 채택 결과는 일본의 양식있는 학부모,시민,교사,학자,지식인들과 풀뿌리 양심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신군국주의부활 조짐이나 우경화의 기류는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새역모’측은 지난 16일 “외국의 협박,시민단체의 조직적인 공세로 채택이 저조했다”면서 2005년부터는 초등학교사회교과서도 ‘왜곡’할 것을 다짐하고는 ‘4년후 복수’를 공언하기도 했다.또 ‘새역모’교과서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8종의 교과서 가운데 유일하게‘위안부’라는 기술을 남겨놓은 ‘니혼 서적’의 채택률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뿐만아니라 ‘새역모’교과서가 거의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교육위원 투표에서 3대2로 접전을 이룬 곳이 많았다는 점도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많은 한국민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일본인의 역사 인식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가졌다.다행히 ‘왜곡 교과서’의 참패를 보고 일본내 건전한 양심세력이 아직은 건재하다고 믿고 싶어하는 한국민의 심정을 일본 정부는정확이 읽어야 할 것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2001 길섶에서/ 쿼터족과 느림

    도대체 참을성이라곤 없다.브라우저를 쉴 새 없이 굴리면서 화면이 빨리빨리 뜨지 않는다고 야단이다.채팅언어는 온통 암호에 가까운 조각난 글자와 축약어투성이다.장편 소설은 읽을 엄두도 못내고 국사·세계사 공부도 역사 만화책으로 대신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신세대의 행동과 사고에 걸리는 시간이 기성세대의 4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을 ‘쿼터(Quarter)족’이라고 부른다.요즘 남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만난 지 100일이 되는 ‘100일 파티’는 이미 촌스러운 얘기가 돼버렸고 이제는 만난 지 22일을 기념하는 ‘투투데이’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최근 여름방학을 이용해 야영하면서 극기훈련을 받는가 하면 한적한 사찰에서 참선과 고행을 체험하는청소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비록 미래정보사회라 하더라도 쿼터족의 사고와 행동이 기성세대보다 4배가 빠르다고해서 그들의 삶도 4배나 더 행복하고 보람있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인생에 있어 빠름과 느림의 의미를 신세대들도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까치 호랑이

    호랑이 민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고양이(삵)같은 몸집에 익살이 넘치는 표정’의 ‘까치 호랑이 그림(鵲虎圖)’이다.그림 속의 까치는 잡귀를 물리치는 신지(神旨)를 호랑이에게 전달해 액운을 막는다고 한다. 까치와 호랑이 얘기 한토막.함정에 빠진 호랑이를 나그네가 구해 주었더니 도리어 잡아먹으려 했다.나그네는 죽기전에 재판이나 한번 받아 보자고 했다.소나무한테 갔더니“사람들은 우리가 채 자라기도 전에 도끼로 찍는 걸”이라며 잡아먹으라고 했다.황소도 “어서 잡아 먹어요.사람들은 우리를 실컷 부려먹고도 잡아먹는 걸”했다.마지막으로 까치한테 갔다.까치는 이제까지의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보라고 했다.의기양양한 호랑이가 당초의 함정으로 뛰어들어가자 까치는 “이제 재판은 끝났군요”했다.(김호근外 엮음‘한국호랑이’) 최근 경북 청송의 깊은 산속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에 호랑이의 모습이 잡혔다고 한다.전문가들도 삵이냐,호랑이냐로분분하다.옛날부터 우리나라엔 호랑이 얘기가 많아 이 한가지만 해도 아라비안 나이트를꾸밀 수 있다고 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상반기 자동차 수출 집계…베르나 11만1,994대 1위

    상반기중 가장 많이 수출된 자동차는 베르나,아반떼XD,리오,비스토 등의 순으로,자동차 수출이 여전히 경·소형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6월 자동차의 품목별 수출 순위는 소형 베르나가 11만1,994대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고 준중형 아반떼XD가 10만6,656대로 지난 한해동안의 수출대수(6만3,686대)를 넘어서며 11위에서 2위로 치솟았다. 또 소형 리오(5만5,413대)와 경형 비스토(5만1,240대)가 3,4위로 올라섰으며 지난해말 해외시장에 출시된 뒤 미국에서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RV 싼타페(4만9,178대)가 5위로껑충 뛰어올랐다. 이와 함께 99년 18만대가 팔려 1위를 차지한 뒤 지난해 5위로 떨어졌던 경형 마티즈(4만6,165대)는 상반기 다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주병철기자 bcjoo@
  • 2001 길섶에서/ 호랑나비

    휴일에 친지의 시골 농장으로 놀러 갔다가 오랜만에 호랑나비를 보았다.공해에 찌든 도시에서 나비를 보기는 어렵지만,실은 요새 농촌에 가서도 호랑나비를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왜 그런가 했더니,호랑나비의 애벌레는 탱자나무와 같은 감귤류의 잎을 먹고 사는데 이들 나무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때문이라고 한다.옛날엔 농촌의 학교나 집 울타리로 탱자나무를 많이 심었으나 요즘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검은 얼룩무늬와 노랑색 바탕이 어우러진 호랑나비는 크기도 하지만자태가 매우 아름답다. 호랑나비는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로 있는 기간이 약 25일,그 다음 번데기로 있는 기간이 15일 정도.성충이 되어 화려한 날개를 뽐내며 이 꽃 저 꽃으로 꽃가루를 옮겨주면서 사는 기간은 전체 삶의 절반이 안되는 약 한달.애벌레 시절엔탱자나무의 해충에 불과했다가 번데기로,나비로 탈바꿈을 하면서 비로소 아름다운 익충(益蟲)이 되는 호랑나비의 일생. 개인이나 조직이나 심지어 국가도 껍질을 벗고 변해야 값어치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적막감

    간밤에 폭우가 한바탕 뇌성 벽력과 함께 내리 친 뒤 아침엔 햇빛이 구름사이로 비친다.오후에는 동쪽 하늘에 짙은구름이 낮게 깔리는 듯했는데 여우비만 간간이 뿌릴 뿐이다.양수리를 지나 북한강변을 따라 한참 가다 보면 카페 갤러리 ‘무너미’라고 쓴 조그마한 표지판이 눈에 뜨인다.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외진 강변의 갤러리엔 수묵화 소품몇점과 도예품이 장식처럼 전시돼 있다. 카페라 해도 너댓개의 테이블이 고작이다.집 바깥 데크(deck)에 앉아 비를흠뻑 품어 더욱 싱싱해 보이는 텃밭을 바라본다.오미자 차의 신단맛이 혀끝에 닿는데 바람은 코앞에서 살랑댄다.주변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중견 한국화가 오수환의 작품 ‘적막’시리즈가 떠오른다. 두개로 분할된 한쪽면은 짙은 색깔로 붓질을 해놓고 다른한쪽은 붓자국이 선명한 밝은 색 바탕에다 먹으로 서예풍의획을 몇개 그어놓은 듯한 작품이다. 정적 속에서 삶의 편린들을 응시하는 순간을 포착했다고나 할까.일상 생활에서 적막감을 맛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2001 길섶에서/ 그림 부채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장마통의 후덥지근한 날씨다.웬만한 사무실이나 집에는 선풍기나 에어컨이 있어 옛날처럼 부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일반 점포에서 부채가 사라진지는 오래 됐고,서울 인사동에나 가면 관광 민예품으로 나온 부채를 찾을 수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단오 때면 경상도나 전라도의 감사가임금에게 절선(節扇: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부채)을 진상하고,임금은 이를 다시 신하들에게 하사한다고 했다.선비들끼리도 부채를 서로 교환했다고 한다.부채를 선물로 사용한첫 기록은 918년 후백제왕 견훤이 고려 태조 왕건에게 공작깃으로 만든 부채를 보낸 것으로 돼 있다.고려 고종 19년(1232년)에는 원나라에 사신을 보내면서 회화를 그린 부채를헌물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그림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전업작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전주 특산물인 합죽선에이들의 삽화를 그려넣은 ‘그림 부채’를 실비로 만들어 여름철의 새로운 선물 품목으로 개발할 수는 없을까.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대한칼럼] ‘벌금 20만원’ 삭감 묘수풀이

    서울 도심의 백화점에서 20만원으로 선물을 할 수 있는 물건들을 알아봤다.고급 수입 양주(밸런타인 21년짜리)나 국산 브랜드 골프 조끼나 티셔츠를 살 수 있다고 했다.한 변호사에게 쌍방 폭행으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이 떨어졌을 때 어느 정도면 20만원의 벌금이 나오느냐고 물어봤다.20만원짜리벌금은 없으며 일괄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전치 2∼4주의진단서가 첨부되면 간단하게 벌금 100만원은 나온다고 했다. 지난 3일 현역 국회의원 7명이 관련된 서울고법의 선거법위반사건 판결에서 3명의 의원이 벌금 100만원에서 80만원으로 깎였다.비록 액수로는 20만원밖에 안 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금배지’를 유지하느냐,떼느냐의 생사(生死)가 갈리는 엄청난 차이다.벌금 100만원이 그대로 유지되면 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20만원이라는 금액은 사실 국회의원들의 씀씀이에 비하면그 액수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빼앗을 만큼 큰 돈이라고할 수 없다.말다툼 끝에 주먹질이라도 잘못 하면 벌금 100만원이 떨어지는 판에 벌금 20만원을 깎고,안 깎고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일까.현행 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형량이 일반인의 법감정과는 차이가 많은 것 같다. 선거범으로 형벌을 받은 자에 대해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현행 선거법의 기본 취지는 대의(代議)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절차인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당사자의 반성을 촉구한다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국회의원이 선거범의 당사자인 경우 100만원을 하한선으로 설정한 것은 공정한 선거의 엄정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벌금을 20만원 깎아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사법적 의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솜방망이 판결로 ‘봐주기’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다른 일각에서는 “이왕 봐주기로 했다면 국고수입이라도 늘릴수 있도록 1만원만 낮춰 벌금을 99만원으로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따지고 보면 벌금 80만원의 선고형량은 사법부가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분명하지만 의원직 상실의 형벌로까지 처벌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행적으로 그 금액을 선고했을 뿐이다. 벌금 100만원 이상과 100만원 미만의 판단은 당선 무효로할 만큼 죄질이 무거우냐 아니냐에 따른 것이지 결코 벌금삭감액 20만원 금액의 과소에 있는 것은 아니다.담당 재판부는 해당 의원들의 불법행위가 ‘조직적·체계적 불법선거’에 해당하느냐 여부를 판단의 잣대로 삼았다고 했다.따라서20만원 벌금 삭감액의 의미는 수학적으로는 ‘허수’이고 정치적으로는 ‘무죄’이며 사법적으로는 ‘처벌 불필요’의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벌금 액수에 대한 국민들의 법감정과는 어쨌든 큰괴리가 있다.가령 의원직 상실의 벌금형 하한선을 300만원으로 크게 올리고,대신 의원직이 유지되는 벌금형을 때릴 때는 100만원 이하로 아주 낮춰 선고하면 ‘낯간지러운 20만원삭감’의 비아냥거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20만원’에독립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현실은정치와 정치인을 더욱 우스갯거리로 만들지 않을까 염려된다. 아니면 차라리 현행 선거법을 선거운동 활성화 방향에서 과감하게 재정비한 뒤 선거법 위반 유·무죄에 따라 의원직 상실 여부를 판결하도록 하는 것이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의 법률명칭에 더 적합할 것이다.우리 선거법은선거공영제를 지향하면서 돈선거를 차단하기 위해 매우 미세하게 각종 벌칙을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각종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서도 보았듯이 다양한 정치적 의견 표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현행 선거법을 현실에 맞게 뜯어 고치고,비현실적 규제는 차제에 대폭 손질해야 한다.물론 늑장 선거재판의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보완장치 등 현행법의 허점도 아울러 시정돼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대한칼럼] 통일 베트남 26년과 한국

    “총칼을 들고 오면 적으로 싸우지만,악수하자고 손내밀면 서로 친구가 되지요”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트란 둑 루옹 국가주석은 지난 21일 집무실에서 필자를 포함한 한국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만나 외세와의 항쟁에 이은 통일베트남의 남북 갈등 극복과 국가발전 과제를 얘기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근 100년간 프랑스와의 식민투쟁에 이어 20년에 걸친 월남전을 승리로 이끌어 통일을 성취한 지 26년이 된 지금,베트남의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최대 화두는 ‘도이 모이’(쇄신)지속과 경제 건설이다. 수도 하노이에서 그리고 옛날 사이공인 호치민시의 전쟁기념관을 각각 찾았을 때 월남전 당시 참전했던 한국군에관련된 기록사진,이른바 ‘양민학살’에 관한 전시물이 있는지를 눈여겨 살펴봤다.그러나 한국군에 관한 단 한 장의 사진도 발견할 수 없었다.미군과 함께 참전한 한국군 부대명이 나열된 조그마한 도표 한 장만 있을 뿐이다.몇년전만 해도 ‘인간이기를 거부한 미 제국주의’ 군대의 잔혹행위와 함께 참전한 국군의 ‘활동상’도 전시돼 있었지만지금은 자취를 감췄다.베트남 정부는 이처럼 한국에 관한 문제는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그만큼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군의 참전 등 ‘과거사’문제에 대해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의 정책 기조는 “과거는 제쳐두고 미래를 위해 협력한다”는 것이다.실제 1992년 한국과 수교한 이후 베트남의 고위인사들도 “과거 양국간에는 불행한 일이 있었으나 이는 양 국민의 뜻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고 한국군이라고 부르는 대신 여러 문서에도 ‘박정희 용병군’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지금의 한국과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호치민 시내 시장통을 돌아보다 우리나라 탤런트 차인표와 이영애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팅된포스터가 진열대에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베트남의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연예인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는가 하면,베트남의 주요 방송국은 저녁 시간대에 한국드라마 ‘불꽃’을 방영하고 있다.이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호치민 방송국의 팜 칵 사장은 “‘젓가락 사용’ 등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충분한 답변같지는 않았다. 한국이나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받았고 식민통치를 경험했으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베트남은 비록 ‘통일조국’을 이룩했지만 폐허의 땅에남은 것은 가난뿐이었다.이런 가운데 일본을 배우기는 너무 발전의 격차가 크고 대신 한국의 발전 모델을 원용하고 싶은 ‘염원’이 깔린 것이 아닌가 한다.내년이면 한·베트남 수교도 10주년을 맞는다.근년 들어 우리 업체들의 진출도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이곳의 풍부하고도 근면한 노동력과 결합할 여지는 아직도 많다. 애국심이 강한 베트남 국민들은 자존심이 매우 높다.호치민시 북서쪽 80㎞ 지점에 있는 ‘베트콩’의 지하 갱도 ‘구치터널’을 돌아보고는 미군의 가공할 현대무기들이 왜이곳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것만 같았다.작은체구의 베트남 사람만이 이동할 수 있는 땅굴이 총 연장 250㎞에 걸쳐 거미줄처럼 이어진 이터널은 5,000∼6,000명의 병사들이 장기적으로 게릴라전을 펼 수 있는 공간이었다.갱도 곳곳엔 작전회의,외과 수술,공동 취사까지 할 수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아무리 융단폭격을 하고 화염방사기로 밀림을 태우고 고엽제로 초토화시켜도 이들의땅굴을 무력화시킬 수는 없게 돼 있었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베트남 국민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한국군 증오’의 과거사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안된다.그러기 위해서는 베트남 국민들이 하노이 중심부에 있는 호치민옹의 묘소를 지금도 매일 수백·수천명이 참배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이들의 독립정신과 민족자존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협력을 심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경형 논설위원 khlee@
  • 승용차 평균 5년만에 바꿔

    승용차의 크기가 클수록 주행거리도 길며,승용차를 바꾸는기간은 평균 5년으로 조사됐다. 또 승용차 외에 추가로 차를 사는 비율이 10%대를 넘었고,이렇게 구입하는 ‘세컨드 카’는 경차·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신차 구입자 등 4,0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급별 월평균 주행거리는 경형(1,435㎞) 소형(1,513㎞) 준중형(1,611㎞) 중형(1,630㎞) 대형(1,882㎞) 미니밴(1,981㎞) SUV(2,036㎞) 등으로 차의 크기에 비례했다.차를 바꾸는 기간은 96년에는 평균 44개월이었으나 97년 45개월,98년 51개월,99년 54개월,지난해 59개월로 늘어났다. 주병철기자
  • 천득렁 베트남주석 8월 방한

    천득렁 베트남국가주석(64)이 8월말 김대중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공식방문한다. 천득렁 주석은 21일 오후 주석궁에서 정부의 미래지향적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는 한국 고위언론인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렁 주석은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단기간에 발전을 이룬 국가중의 하나로 최근 본격적인 공업화를추진하고 있는 베트남으로서는 가장 잘 살펴보아야 할 모델”이라면서 “이번 방문에서는 91년 수교이후 큰 성과를 거둬 온 양국간의 협력관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실질적으로협력할 분야를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렁 주석은 11세기 베트남의 리 왕조가 몽골에 패해 한국으로 피신,화산 이씨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예로 들며 “양국은 박정희대통령 시절 짧은 적대관계가 있긴 했으나 이는양국간의 기나긴 관계로 볼때 아무것도 아니다”고 강조하고 “문제는 앞으로 양국관계가 지난10년동안 해왔던 것처럼 보다 긴밀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이경형특파원 k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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