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경형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규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 청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제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극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42
  • [Seoulites]1기 시민기자 임명장 수여

    서울신문사가 선발한 제1기 시민기자 임명장 수여식이 지난 10일 오후 5시30분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임명장 수여식에는 합격자 45명 가운데 직장인 등 일정이 바쁜 10명을 제외한 35명이 참석했으며,채수삼 사장,이경형 이사,양동용 이사,김영만 편집국장 등 본사 간부들이 자리를 함께 해 이들을 격려했다. 채수삼 사장은 시민기자들에게 일일이 임명장을 수여한 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는 시대인 만큼 시민기자들의 활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생활밀착형 기사를 많이 발굴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경형 이사는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대한매일∼서울신문으로 이어지는 제호 변경 과정을 설명하면서 100년 역사를 소개했다. 이어 시민기자들은 지하 2층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11층 한국방송광고공사 강의실로 자리를 옮겨 2시간 남짓 수도권부 기자들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향후 1년 동안 활동하게 될 제1기 시민기자들은 ‘멘토링제도’(후견인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취재와 기사 작성 등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기성 기자가 1대1로 전담하며 시민기자로서 원활한 업무수행을 뒷받침하게 된다. 또 임기가 끝나더라도 우수 시민기자는 자신의 의향에 따라 그 신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시민기자들에겐 소정의 고료가 지급되며 추후 신분증을 제작,우송할 방침이다.시민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는 초기에는 선별해 지면에 반영하며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고정 지면을 할애할 계획이다. 또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8월말까지 시민기자 커뮤니티를 개설,상호교류의 장을 만들기로 했다. 시민기자들은 처음 시작하는 기자활동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성동지역에서 활동하게 될 김이숙(45·여)씨는 “주부교통봉사대에서 대장으로 활동하는 등 평소 지역봉사 활동을 많이 하면서 기사화할 것이 많다.”며 시민기자에게 보다 많은 지면할애를 당부했다.또 최이해(47·영등포)씨는 “중앙일간지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하는 메트로 섹션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 “제1기 시민기자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참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경형칼럼] 盧대통령의 ‘후퇴’

    노무현 대통령이 새 총리 후보로 ‘김혁규 카드’를 접고,대신 이해찬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명한 것은 일종의 정치적 ‘후퇴’로 볼 수 있다.그러나 그 후퇴는 여러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집권2기 국정운영 스타일이 지난 1기와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리라는 예감을 주고 있다. 좀처럼 자신의 소신이나 고집을 꺾지 않는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으로 내세운 ‘김혁규 카드’를 접은 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무엇보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참패를 가져온 6·5 재보선의 민심도 한몫했을 것이다.남들이야 뭐라든 ‘김혁규 카드’를 붙들고 있는 노 대통령의 모습이 유권자들 눈에 유아독존식 국정 운영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혁규’를 버리고 ‘이해찬’을 선택한 데는 노 대통령의 향후 행정부와 여당,청와대와 집권당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의중이 읽혀진다.우선 당정 관계는 협조 속에서도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되 당·청 간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여권 운영의 구상도 엿보인다. ‘이해찬 지명’으로 나타난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용인(用人) 특징은 ‘후퇴’와 ‘견제·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앞으로 노 대통령에게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첫째,대통령은 앞으로 이번과 같은 ‘후퇴’를 좀 자주 하라고 권하고 싶다.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여당 지도부,의원 총회 등 공식 기구의 조언과 건의를 그야말로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기 바란다.재·보선 직전인 지난 4일 고위 당·청 협의에서 노 대통령은 천정배 원내대표가 일부 의원들이 ‘김혁규 카드’에 반대한다고 전하자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대화한다면 당과 대통령 간에 진정한 언로가 열릴 수 없다.그동안 노 대통령이 2002년 대선을 전후하여 분당,탄핵,총선 등 정치적 갈림길이 있을 때마다 승부사적 기질로 정면 돌파했다.그러나 시중에서는 노 대통령이 정치 게임에 행운을 잡은 것은 ‘運 7,技 3’이라며 계속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지는 것은 허물이 아니다.때때로 한발 물러서는 것은 결코 후퇴가 아니라,정치 지도자로서 포용성을 보여주는 것이다.더욱이 ‘개혁 대통령’에 같은 코드의 ‘돌파형’총리로 라인업이 되는 마당에 대통령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까지도 품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매우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둘째,여권 내부의 역학 관계를 ‘견제와 균형’을 통해 조정해 나가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여기에는 늘 갈등 증폭이라는 부작용이 있음을 십분 감안해야 한다.여당 원내대표직을 놓고 천정배 의원과 경합해 패배했던 이해찬 의원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이른바 ‘천·신·정’ 체제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감안한 측면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과 청와대 관계에서도 예우상 ‘수석 당원’의 지위만 가진 대통령이 정무수석직을 없애고 최근 정치특보까지 철폐한 것을 보면,당내 특정 인사가 대통령의 권위를 이용하여 세력을 키우는 일은 용납치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이 여당의 독자 생존력을 키우기 위해 ‘젖을 떼려고’하는지,아니면 임기 중반까지는 일절 대권 예비주자들이 클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젖을 안 주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중요한 것은 국회 의석 과반수 여당을 통해 과거와 같은 제왕적 통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실증해 보이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여당 의원은 물론 야당 의원들까지도 ‘청와대의 대화틀’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이경형칼럼] ‘수석 당원’의 지도력

    집권 2기에 들어간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겉으로만 보면 이번 개각 파행은 고건 국무총리의 각료 제청 거부로 대통령이 구상한 장관 경질 계획이 한달여 뒤로 미뤄진 ‘개각 불발’현상에 불과하다.그러나 한꺼풀 더 들여다 보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관계 정립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개재돼 있다. 이번 사안은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친정(親政)체제로 끌고 갈 것인가,아니면 일정한 거리를 두어 당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당정분리방식으로 운영해 나가느냐의 기본 방향과 관련된 문제다.입으로는 당정 분리를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당의 친정 체제를 도모하는 이중적인 태도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와 여당 관계에 관해 정책 협의는 긴밀히 하되 집권당은 당대로 독자성을 갖고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도 앞으로 공천이나 당직 인사에는 일절 간여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 집권당의 홀로서기를 북돋워주었다.대통령의 당내 지위도 과거처럼 ‘총재’가 아니라 ‘수석 당원’으로 입당했다.노 대통령이 매월 납부할 200만원의 당비 수준에 비추어 보면,의전적 지위는 당의장이나 원내 대표급에 해당된다. 노 대통령의 당정분리 원칙 천명에도 불구하고,대권예비주자들을 조기 관리하는 등 당을 친정체제로 끌고 가려한 이유는 무엇일까.십중팔구 대통령 직계나 참모들이 국정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당을 초기에 장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진언했고,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다.당내 예비주자들을 방임하면 파벌이 조기에 형성되는 것은 물론 과열 경쟁이 불 보듯하므로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옳다고 본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정동영 전 당의장,김근태 전 원내 대표 등을 내각의 일원으로 편입시켜 ‘행정 수업’을 하도록 하고 동시에 그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왕 당정분리 원칙을 선언한 터에 굳이 지금부터 ‘예비주자군’을 조기 관리할 필요성이 과연 절실했는지 의문이다.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지금 노 대통령의 국정 추진력은 매우 막강해졌다.당내 어느 누구도 감히 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위치에 있지도 않을 뿐더러 그럴 필요성도 없을 것이다.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통치 양태에 익숙해온 대통령 주변의 인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그동안 한국 정치 문화는 권위주위 리더십에 젖어왔다.대통령이 으레 여당 총재를 겸하는 당의 친정체제 운영방식은 역대 집권당 관리의 전범처럼 여겨져 왔다.대통령이 제왕적 총재로서 여당을 운영한 것은 군사정권 시대나 민주화 정권 시대나 오십보백보였다.노 대통령은 취임 이래 줄곧 권위주의 통치의 수직적 리더십을 지양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평적 네트워크 리더십을 강조해왔다.대화와 토론을 거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합리적인 리더십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대선 예비주자 관리용 개각의 공회전 과정을 돌아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개각을 구상하면서 총리의 제청 절차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려 했고,여대야소 국회라고 해서 새 총리의 인준을 쉽게 생각하는 오만도 읽혀진다. 대통령은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집권당을 얼마든지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다.그러나 그 방법은 당내 인물들을 평준화하는 데 있지 않고,비록 ‘수석 당원’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으로서 지도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 ‘뉴 노무현’의 조건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14일로 지정됨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 갔다.2달 남짓한 대통령 직무 정지는 사실상 끝난 분위기다. 이제부터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단순히 탄핵소추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지나간 임기가 여소야대의 극히 제한된 행동반경에서 국정을 꾸려왔다면,향후 임기는 여대야소로 국정운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여건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노 대통령은 다음달 17대 국회가 개원한 뒤,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장악한 집권당 대통령으로서 정국을 강력하게 운영할 수 있다.이처럼 집권 2기는 정국 주도권을 쥔 막강한 ‘뉴 노무현 체제’가 된다.새 체제는 마음먹기에 따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도 있다.국회 다수결의 이름으로 어떤 입법도 가능하다.그래서 집권 2기는 역설적으로 국정을 더욱 신중하고 안정적으로,예측 가능하게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이념의 깃발을 너무 높이 들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이념과 노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우선 국정 현안을 푸는 데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말이다.적어도 지금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당면 경제위기를 푸는 해법을 싸고 정부 기관 간에 엇박자를 보이는 것도 그 바탕엔 노선 대립이 깔려 있는 것처럼 들린다.노 대통령이 ‘실용적 개혁주의’ 입장에서 가르마를 타주어야 한다.노 대통령이 직무 복귀 후 던질 제1성이 어떤 것이냐에 전 국민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까닭이다. 둘째,노 대통령이 되도록 말을 아끼기 바란다.즉흥 연설보다는 준비된 원고에 충실했으면 한다.‘준비된 원고’란 아랫사람이 써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비전,정책의 일관성이 절제된 언어로 정리되어 있는 말씀을 말한다.관객들은 열변보다 판토마임에서 더 정감을 느낀다.백 마디 대사보다 아리아 한 곡이 더 감동을 주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작년 연말 한국정치학회 학술대회에서 한 신경정신과 의사가 발표한 노 대통령의 성격 분석도 같은 맥락에서 경청해 볼 만하다.시시비비를 잘 가리고 남에게 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외향적 사고형이며,상황 판단과 현실 적응능력은 뛰어나지만 외부 자극에 민감한 충동적 감각형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셋째,실세 측근이나 이너서클의 조언보다 공식기구의 메커니즘을 존중해야 의사 결정이 왜곡되지 않는다.역대 대통령의 행적을 되돌아보면 이것이 결코 말처럼 쉽지는 않다.과거 제왕적 대통령 시절,호가호위하는 실세의 전횡이 결국 대통령에게 큰 부담으로 되돌아오지 않았던가. 대통령이 한때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고집한 것도 측근의 부패 연루에서 비롯된 것이다.벌써부터 ‘뉴 노무현’시대의 측근들이 설칠 조짐이 보인다는 볼멘소리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당과 국회와는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앞으로 국정 수행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에 봉착하게 되면 참모들은 대통령의 집권당 친정(親政)체제를 끊임없이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그래야 여당을 통해 국회를 장악하여 입법 뒷받침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친정체제는 상생의 정치 실현 등 정국 운영의 유연성을 저해하며 국정을 조감하는 눈을 흐리게 하기 십상이다.명화를 너무 가까이서 보면 그 작품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뉴 노무현’시대의 도래를 자못 기대하면서도 조바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 의사당이 중앙당 품어라

    한나라당 여의도 천막 중앙당사가 지난 26일 내린 비로 천장이 내려앉았다.다음날 박근혜 대표가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서 온 외빈을 당사 대신에 국회 대표실에서 접견했다고 한다.총선 과정에서 ‘차떼기 정당’의 잘못을 반성하는 뜻에서 당사 빌딩을 국민에게 헌납하기로 하고 천막 당사를 사용해온 것이다.차제에 각 당이 중앙당을 초경량화하여 명실상부한 원내 정당으로 탈바꿈했으면 한다. 한국정치는 17대 총선을 기점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기존 정당들의 원내 정당화 촉진 기류도 이 가운데 하나다.총선 직전,국회는 ‘돈 먹는 하마’격인 지구당을 사실상 없애는 내용으로 정당법을 개정했다.정당의 구성 요건을 종전 ‘국회의원 전 지역구 수의 10분의1에 해당하는 지구당의 설립’에서 ‘5개 시·도당’을 갖추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1987년 6·10항쟁 이후 한국 정치는 민주화를 지향해왔으나,정치 행태는 민주·반민주 구도 아래서 체질화되었던 돈·조직·보스 정치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그러나 2004년 4·15총선은 미디어 이용과 네트워크를 통한 ‘돈 안 드는 선거’를 시도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과거 정치가 권위주의에 기반을 둔 수직적 하달체제였다면,새 정치는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수평적 전달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앞으로 선거는 평소 훈련된 조직의 가동과 동원으로 치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책을 연결고리로 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를 확산시켜 나가는 형태가 될 것이다.따라서 선거 때 동원하기 위한 중앙당-시·도지부-지구당-연락사무소의 수직적 조직과 동책,면책의 세포 조직을 평소에 관리할 필요가 없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17대 국회가 개회되면 국회법을 고쳐 여름과 연말 휴가철을 제외하고는 일년 내내 국회를 여는 상시국회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한다.그러면 정치의 중심무대는 더더욱 국회가 될 것이며,사무처 중심의 중앙당의 필요성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각 정당이 원내 중심으로 정책·선전 활동을 편다면 굳이 거대한 중앙당사를 국회 바깥에 둘 이유가 없다.과거권위주의시대처럼 국회를 더이상 집권 여당의 하향식 당론을 입법화하는 도구로 전락시킬 수는 없다. 최근 열린우리당,한나라당 할 것 없이 당의 정체성에 관해 당내 논쟁이 분분하다.같은 당 소속 의원이라고 해도 이념적 스펙트럼은 대단히 넓다.이런 상황에서는 무조건 당론 복종이라는 구시대적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보수의 주요 잣대가 되는 국가보안법,대북정책,노동관계법 등을 놓고 보면,같은 당소속이라고 해서 의견이 같지 않다.오히려 당을 달리해도 성향이 같은 의원 그룹이 수시로 형성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여야를 떠나 ‘이념의 동지들’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노동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전체의 22%나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 가능성을 예고해 준다.중장기적으로 지금의 정당들이 이념별로 재분화될지 모르지만,정당 활동이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이런 상황은 정당간 타협을 지금보다 훨씬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당의 축소처럼 하드웨어만 바꾼다고 원내정당화가 이뤄지지 않는다.의원총회가 당론 결정의 실질적인 기구가 되고 의원들의 교차투표(cross voting)활성화를 통해 국회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게 정당 운영의 소프트웨어를 바꾸어야 한다.국회 의사당이 각 정당 활동을 수렴할 수 있을 때,한국의 의회정치는 바로 서게 될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무슨 영화 볼까]

    ●범죄의 재구성 장르/예매율 범죄스릴러/31.5%(18세) 감독/배우는 최동훈/박신양·백윤식·염정아 어떤 줄거리 5명의 사기꾼들,한국은행을 털다. 이래서 좋아 치밀한 이야기 구성,흠잡을 데 없는 연기. 이래서 별로화끈한 범죄스릴러가 되기엔 약한 반전. 홈피 반응은 “…” ● 라이어 장르/예매율코믹드라마/22.4%(18세) 감독/배우는김경형/주진모·공형진·송선미 어떤 줄거리두집 살림 하던 뻔뻔남,거짓말하다 혼쭐나네∼ 이래서 좋아꼬리를 무는 거짓말,몸집을 불려가는 코미디. 이래서 별로시·공간적 한계,연극적인 대사톤. 홈피 반응은“공형진씨,배아프게 웃기더군요.” ●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장르/예매율종교드라마 / 19.9%(15세) 감독/배우는멜 깁슨/제임스 카비젤·모니카 벨루치·클로디아 게리니 어떤 줄거리나사렛 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묘사한 드라마. 이래서 좋아성경을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내러티브. 이래서 별로눈을 질끈 감고 싶을 만큼 참혹한 장면들. 홈피 반응은 “나를 열렬한 신자로 만들어준 고마운 영화” ● 어린 신부 장르/예매율로맨틱코미디 / 11.4%(12세) 감독/배우는김호준/김래원·문근영 어떤 줄거리여고 1년생과 바람둥이 대학생의 신혼일기. 이래서 좋아참신한 설정, 깨물어주고 싶게 귀여운 문근영. 이래서 별로그들은 왜 무조건 시키는 대로 결혼했을까. 홈피 반응은“순정만화 같은 재미,아쉬운 마무리” ● 첫키스만 50번째 장르/예매율로맨틱 코미디/5.0%(12세) 감독/배우는피터 시걸/애덤 샌들러·드루 배리모어 어떤 줄거리플레이보이, 기억상실증 걸린 여자에 빠지다. 이래서 좋아그녀의 기억을 위해서라면 온몸을 망가뜨려서라도 웃음을…. 이래서 별로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너무 희미? 홈피 반응은“…” ●태극기 휘날리며 장르/예매율전쟁액션 / 3. 9%(15세) 감독/배우는강제규/장동건·원빈·이은주·공형진 어떤 줄거리6·25전쟁을 배경으로 ‘전우’가 돼버린 형제. 이래서 좋아‘실미도’를 보며 흐느꼈다면,이번엔 펑펑 울지도…. 이래서 별로기교없이 단선적인 드라마 전개. 홈피 반응은“국제 경쟁력을 갖춘 전쟁영화” ● 더티 댄싱:하바나 나이트 장르/예매율로맨스 드라마/2.5%(15세) 감독/배우는가이 펄랜드/로몰라 게리·디에고 루나. 어떤 줄거리미국 여고 3년생이 쿠바 소년과 라틴댄스에 빠지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정열의 라틴댄스…더 이상 무슨 말을. 이래서 별로엉성한 이야기 전개가 눈엣가시. 홈피 반응은“…” ● 테이킹 라이브즈 장르/예매율스릴러/1.9%(18세) 감독/배우는D.J.카루소/안젤리나 졸리·에단 호크 어떤 줄거리자기 정체성 잃은 연쇄 살인마와 FBI요원의 줄다리기. 이래서 좋아어둠 속 숨바꼭질…기본은 갖춘 스릴러. 이래서 별로극적 효과 떨어지는 반전,밋밋한 마무리. 홈피 반응은“…” ˝
  • 김경형 감독 새 영화 ‘라이어’-꼬리에 꼬리 무는 ‘똘똘한’ 거짓말

    멀끔한 외모만 믿고 두집 살림을 하는 사내가 있다.그의 직업은 택시기사.남자는 알리바이의 아귀를 맞춰 가며 감쪽같이 이중생활을 즐긴다.하룻밤은 시골 고등학교의 후배인 조강지처와,또 하룻밤은 돈 많고 섹시한 압구정동의 커리어우먼인 새 아내와.양다리 걸치기 작전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이 이번엔 아이디어 반짝이는 코미디를 들고 나왔다.23일 개봉하는 ‘라이어’(제작 씨앤필름)는 영국에서 초연된 후 세계 40여개국에서 롱런한 인기연극 ‘런 포 유어 와이프(Run for Your Wife)’가 원작.인터넷 소설을 스크린에 옮겨 흥행작으로 띄워 올렸듯 ‘텍스트’를 상업적 감수성으로 분석하는 감독의 남다른 감각은 다시 진가를 발휘했다. ‘얼짱’ 택시운전사 정만철(주진모)이 알리바이를 세우며 두 여자 사이를 바삐 오가는 상황에 영화는 처음부터 초점을 맞춘다.그의 거짓말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노출시키는 셈.두 여자를 언제까지 속여 넘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게 만들며 은근슬쩍 관객들을 남자의 ‘공범’으로 몰아간다. 1년째 별탈없이 진행되던 만철의 양다리 걸치기는 그의 생일날 어이없는 사건 때문에 꼬여버린다.경찰 10만명이 동원돼 현상수배중이던 거물 탈옥범을 검거하는 본의 아닌 ‘실수’를 저지른 통에 형사와 기자가 따라붙자 이리저리 대책없는 거짓말을 둘러댄다.근사한 생일파티를 준비하고 만철을 기다리는 섹시한 아내 정애(송선미),역시 만철의 귀가를 목빼고 기다리는 착한 아내 명순(서영희)을 둘러싸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 행진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거짓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들이미는 상황에서 돌출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에 폭소가 끊일 새 없다. 극이 주인공 한둘만으로 끌려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화의 개성은 더 뚜렷해진다.만철이 거짓말의 씨앗을 뿌렸을 뿐 주변 캐릭터들이 그에 못지않게 부지런히 움직여 이야기의 동력을 일깨운다.경찰에서 받을 포상금을 나눠주겠다는 만철의 유혹에 거짓말을 덮어주려다 동성애자로 내몰리는 만철의 친구 노상구(공형진),탈옥범 검거 기회를 만철에게 뺏기자 그의 사생활에 의심을 품고 뒷조사를 벌이는 박형사(손현주).그리고 만철을 인터뷰하러 왔다가 거짓말에 휘둘리는 어리버리한 김기자(임현식) 등이 그들.이들이 번갈아가며 코믹 상황극의 신경줄을 팽팽히 조여나간다. 화장실 유머나 욕설이 남발하지 않는다는 점,과장된 제스처로 억지웃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웃기되 지능적이며,대단히 수다스럽지만 뒤끝이 허전하지 않은 속이 알찬 코미디다.동선이 큰 영화는 아니다.해프닝들이 주인공의 생일 하루 동안 벌어지는 만큼 시간적 한계가 있는 데다 다분히 연극적인 대사톤이나 상황묘사가 몰입의 리듬을 끊어놓을 수도 있을 듯하다. 황수정기자 sjh@˝
  • [이경형칼럼] 총선 이후엔…

    4·15 투표일이 밝았다.17대 국회가 어떤 모습으로 구성될지는 오늘 밤 개표 결과로 판가름나게 된다.총선이 끝나면 대개는 국민들의 산발적인 정치적인 의사가 선거를 통해 수렴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정국도 정돈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거가 끝나도 정치 상황이 여느 때와는 다를 것 같다.향후 정국이 상당 기간 유동적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대통령 탄핵 소추로 인한 권력 공백 현상과 탄핵 찬·반 세력간 분열·대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이미 ‘탄핵무효·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은 오는 17일 탄핵 무효를 위한 대규모 촛불 시위를 재개키로 선언했고,그저께는 탄핵 반대를 외치며 분신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사회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예단하면서 벌써부터 수용하느니 못하느니 하는 논란이 분분하다.이런 징후들은 총선 후에도 탄핵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지금처럼 탄핵 소추로 인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있는 상황은 하루속히 종결되어야 한다.정치권은 16대 국회의 잔여 임기(5월29일까지)중,아니면 총선 민의를 바탕으로 한 17대 원 구성과 동시에 탄핵 철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정치권이 이러한 합의를 도출하기 전에 헌재가 탄핵 심판 결정을 할 경우,그 결과에 군말 없이 승복하겠다는 입장도 천명해야 한다.이렇게 하는 것이 탄핵 찬·반 대결로 인한 국력 소모를 막고,나아가 상생의 정치를 구현하는 길이 아닌가 한다. 둘째는 세대간 괴리감과 분열이 대단히 심각하다는 점이다.물론 지역주의 회귀나 좌우 이념간 갈등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세대간 분열을 더이상 방치하고는 한국사회의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번 총선은 처음부터 정책 선거가 실종되고,탄핵 역풍이 선거판을 뒤흔드는가 싶더니,어느 새 눈물로 호소하고 땅 바닥에 엎드리는가 하면 느닷없이 단식을 하는 등 이벤트·이미지 선거양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이러한 감성에 의존하는 선거는 ‘60∼70대 고려장’발언으로 세대간 괴리 현상을 더욱 파고 들었고,급기야는 연령대별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되고 있다.감성적인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 유리하고,반대로 낮아지면 야당에 유리해지는 형국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젊은 세대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면서 대북정책,한·미 관계 등에서 진보적·자주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늙은 세대는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에 비판적이고,한·미 동맹관계를 강조하면서 보수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이러한 세대간 성향 차이는 국민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대간 권력의 분점,공직의 노·장·청 균분,세대간에 문화를 공유토록 하는 정치적·정책적 고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국민의 합의를 이뤄내는 대의(代議) 시스템인 국회가 새로이 구성되는데도 불구하고,거리의 직접 민주주의가 만연하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1인2표제’로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민노당의 원내 진출이 기대되고 있으나,과연 국회가 가투(街鬪)를 사전에 소화해내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투자,일자리 창출도 정부,기업,노동자 등 경제주체간의 합의가 필요한데 새 국회가 이를 앞장서 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총선은 혼란 수습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을 후보자도,유권자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 다시 신문을 생각한다

    신문을 기자가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독자들의 입맛을 찾아,일상 생활과 직결된 정보를 서비스한다고 생각을 바꾸면,아직도 신문의 살 길은 있다고 믿는다. 오는 7일은 제48회 신문의 날이다.해마다 다가오는 이날이지만 요즘처럼 신문의 위기를 들먹이던 때는 별로 없었다.신문의 날 표어만 보아도 1960∼80년대엔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해왔지만,90년대 이후에는 신문의 신뢰,공정 보도를 다짐했다.작년엔 ‘독자에게 떳떳한 신문‘을 내세웠고,올해엔 ‘독자와 함께 하는 신문’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 탄핵과 총선 정국의 와중에서 일부 신문과 TV방송이 대결 국면을 보이면서 새삼 언론의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한국언론재단이 매체별 신뢰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여년 전만 해도 신문의 신뢰도가 TV보다 높았으나,4∼5년전부터 반전되기 시작하다가 최근에는 신문 신뢰도가 급전직하했다.신문의 신뢰가 추락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국내 신문 시장의 독과점에 의한 여론 왜곡 현상도 꼽을 수 있다.신문 기업은 정부의 권력 행사나 시민의 생활 등 공공 영역을 다루긴 하지만,실상은 공익보다는 사기업으로서 영리를 추구하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온갖 경품으로 독자를 유혹하고 신문 값을 내려 독자를 끌어 모아,이를 광고 시장에 연결해주는 등 약육강식의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이러한 과정의 반복은 매체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결국은 신문 시장을 황무지로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젊은 독자는 점차 줄고,오마이뉴스 같은 인터넷 독립 매체의 급속한 성장으로 지금까지 종이 신문이 누려오던 여론 주도력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화한 정보가 모바일로 직접 전달되는 등 미디어가 더욱 다양해져 기존 신문 위상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러면 신문의 미래는 정녕 어두운가.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작년 10월 이후 사원들의 자발적인 이웃집 신문 돌리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새삼 신문에 관해 많을 것을 깨닫게 된다.매일 새벽 홍보용 신문 20부를 옆구리에 끼고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부터 층계를 내려오면서 신문을 돌린다.처음에는 한 집에 6일간을 돌리다가 전날 돌린 신문이 문 바깥에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아 3일간으로 줄였다.‘홍보용’이라는 스탬프가 찍혀 있지만 그래도 거절하는 집들이 3∼4곳은 된다. 신문을 들여놓지 않은 집은 다음날 다시 걷어오면서 그 집은 빼고 돌린다.공짜 신문도 귀찮다는 집들이 의외로 많다.지난 6개월간 신문을 돌리면서 그날의 1면 머리기사와 두 번째 기사의 제목을 적고,신문을 사양한 집의 호수도 함께 기록해 나갔다.다른 신문들과 전혀 색다른 뉴스가 실린 날에는 신문을 내놓는 집이 줄어들었다. 서울신문의 주말 종합정보가 담긴 타블로이드판 48면 섹션 ‘We’가 발행되는 금요일자의 경우,토요일에 전날 돌렸던 집을 가보면 신문을 그대로 바깥에 둔 가정이 거의 없거나,있다 해도 ‘We’는 들여가고 본지만 바깥에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기서 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독자들은 ‘그 밥에 그 나물’같은 신문들을 2개 이상 볼 이유가 없다.독자가 진정으로 찾는 정보를 제대로만 제공한다면 신문 독자를 개발할 여지는 많다는 생각이다. 사실 인터넷·무가지 등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선된 정보를 맛깔스럽게 전달하는 신문의 기능은 오히려 돋보일 수 있다.신문을 기자가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독자들의 입맛을 찾아,일상 생활과 직결된 정보를 서비스한다고 생각을 바꾸면,아직도 신문의 살 길은 있다고 믿는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 高대행, 행동반경 넓혀라

    탄핵 정국이 유동적인 가운데 고건(高建)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 행사 범위를 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헌법학자들은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에 관해 “긴급 비상사태가 아니라면,‘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비록 탄핵 소추를 받아 직무가 정지되었다고 하나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에 따라서는 권한 복귀가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국정 현안을 놓고 볼 때, ‘관리자로서 책무’의 한계를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다.대행의 직무 범위를 재는 잣대는 그에게 부과된 임무를 꼼꼼히 생각해보면 어림잡을 수 있다. 첫째는 국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둘째,탄핵 소추에서 오는 정치·경제·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하며 셋째,국회의원 총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일일 것이다.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는 무엇보다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민생을 다독거리며 외교·안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권한 행사의 범위와 관련하여 논란이 있는 문제는 고위 공무원 및 공기업 사장 등 인사 문제와 국회를 통과한 사면법의 재의 요구 여부 등이다.이 가운데 1∼3급 공무원의 승진·전보 인사와 일부 직제 개편에 의해 공석이 된 차관급 인사는 행정 공백을 메운다는 의미에서 시행해야 할 것이다.다만 참여정부 국정의 연속성을 해칠 수 있는 내각 개편 등은 ‘선량한 관리자의 책무’범위를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 국회가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한 사면법에 대해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이 법이 권력분립 원칙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하면 거부권을 통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일각에선 고 대행이 ‘너무 나가지 않게’ 대행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정해주는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대행이 누구인가.약관에 전남지사·대통령 정무비서관을 거쳐 교통·농수산·내무 등 3개 부처 장관을 역임했다.거기에 관선·민선 서울시장을 두 차례나 했고,국무총리직도 두 번이나 하고 있는 ‘행정의 달인’이다. 그가 헌정사의 위기와 변혁의 고비를 헤쳐나온 것도 따지고 보면 주어진 권한을 더도,덜도 쓰지 않을 뿐 아니라,중요한 결정을 좀체 내리지 않는 타고난 신중한 처신 때문일 것이다.그의 단점은 오히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적극적인 행정을 펴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이다. 촛불시위에 관한 지시만 해도 그렇다.고 대행은 “불법집회·시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라.”고 지시한 반면,행자부 장관은 “해가 진 뒤 촛불행사는 불법이지만 문화 행사로 치르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고 했으며,하루 전날 경찰청장은 “탄핵 규탄 촛불집회는 불법이므로 해산시키겠다.”고 했다.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무해무득한 원론적인 지시’는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눈치보기 행정이 되기 쉽다. 고 대행은 대통령 비서실 수석·보좌관회의는 종전대로 시행하되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회의 내용을 보고토록 하고,노 대통령에게도 비공식 보고를 하도록 교통정리했다고 한다.그의 치밀하고도 사려깊은 행정 수완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앞으로 고 대행이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그것은 자신의 의사보다는 노 대통령의 의중이 더 실린 조치로 보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지금 고 대행에게 요청되는 것은 행동반경을 과감히 넓히고,좀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달라는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議席 늘어도 歲費총액 같게 /편집제작 이사

    의원세비 총액동결 선언은 돈 안 드는 정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염원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는 길이 될 것이며,17대 국회의 신선한 의원상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17대 국회의원 정수가 현재의 273명보다 26명 더 늘어난 299명으로 확정되는가 싶더니 막판에 무산됐다. 그동안 의원 정수 문제를 둘러싸고 힘 겨루기를 하던 각 정파는 2일 자정 민주당의 기습적인 밥그릇 챙기기에 한나라당이 야합하면서 논란 끝에 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 일련의 정치개혁법의 처리가 6일 재소집되는 임시국회로 미뤄지게 되었다. 각 정당이 의석 증원문제를 두고 입장을 수시로 바꿔온 모습을 보면 한국의 의회정치가 업그레이드되기는 백년하청이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더더구나 국회의원 수가 부족해 이렇게 엉망이 되었다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16대 국회는 2000년 개원 초반부터 이른바 DJP의 붕괴,여소야대 아래의 파행,정치 철새의 집단 이적을 거듭하다가 작년에는 여당이 두 동강이가 나기도 했다.더욱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불법 선거자금 사건은 정치권을 망신창이로 만들었다.설사 야당에 집중된 불법 선거자금 비리 수사가 여권이 총선을 앞두고 기획한 고도의 검찰권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당사자는 변명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참여연대의 집계에 따르면 16대 들어 국회의원을 지냈거나 현역인 307명 가운데 불법 정치 자금이나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은 35명에 이르며,이들이 받은 검은 돈은 2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또 56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이미 12명이 의원직을 잃었고,등원 이전의 개인 비리로 5명이 기소되었다.이를 모두 합하면 16대 전·현직 의원의 28.7%인 88명이 각종 부정 비리와 선거법 위반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는 것이다. 16대 국회가 마치 정치 관련 범법자들의 집단 서식처처럼 느껴진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그래서 총선을 앞둔 민심은 깨끗한 인물 뽑기,돈 안 드는 선거,투명한 정치의 구현으로 집약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나 의원 정수 조정 과정에서 보여준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의 행태를 보면,정치권이 과연 총선 민의를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문이다.겉으로는 그럴싸한 이유를 내세우면서도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고 있을 뿐이다. 총선 민심은 그동안 실시해온 많은 여론조사 결과가 말하고 있다.유권자 10명중 8∼9명이 현역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다.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그런데도 각 당의 현역 의원의 탈락률은 20%대에 그치고 있다니,민심과 떨어져도 한참 떨어졌다. 국민들은 국회가 잘만 하면 의석을 수십 석 더 늘려도 기꺼이 증원된 의원들의 세비를 세금으로 부담할 것이다.그러나 민주당이 자기 당 소속 현역 의원의 지역구 선거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한밤중에 꼼수를 쓰는 식으로 기존의 선거구 획정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은 참으로 혀를 찰 노릇이다.명색이 제1당이면서 내심 ‘방탄국회’를 열 속셈으로 꼼수에 동조한 한나라당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각 정파가 지역구 간 과도한 인구 편차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역구를 늘리고,직능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자는 데 마다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특히 탈냉전 이후 우리 사회에 급속하게 넓어진 이념적 스펙트럼을 제도 정치권에 반영하고,동시에 맑은 정치를 지향하는 여성 의석을 늘리기 위해 비례대표 의원을 증원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차제에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국민들이 정치를 신뢰할 때까지 세금 부담을 안 주겠다는 뜻에서 ‘의원 세비 총액 동결’을 선언할 것을 각 당에 주문한다.이러한 선언은 돈 안 드는 정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염원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는 길이 될 것이며,17대 국회의 신선한 의원상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 ‘盧 용인술’ 바뀌었나

    노무현 대통령이 장·차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4월 총선의 열린우리당 의원 후보로 대거 투입한,이른바 ‘올인’작전에 국민들의 57%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반면 이들의 후임에 관료·전문가형 인재를 기용한 것은 절반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16일자 문화일보 여론조사) 연말 소폭 개각에 이은 지난주 부분 개각과 청와대 비서실 개편은 386그룹 등 ‘코드 인물’의 퇴조와 테크노크라트의 대거 편입으로 나타났다.이를 두고,집권 2년을 맞는 노 대통령이 국정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인재 등용 방식을 크게 바꾼 것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선 총선,후 행정’이라는 국정 운영의 복안에 따라 불가피하게 ‘올인’의 공백을 관료들로 대체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본래 정당·정파적 기반이 취약한 노 대통령의 인재 풀은 그 층이 얇아 출범 초기 인맥은 비교적 단순했다.과거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만난 운동권 출신의 젊은 브레인들과 1988년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교류했던 정치인과 당료,1993년 ‘지방자치경영연구원’을 설립하면서 영입한 학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여기에 더해,2000년 8월 이후 해양수산부 장관 재임 기간 접했던 관료들과 2002년 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및 대선 과정에서 정책 및 공약 개발에 참여했거나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한 인사들이 인재 풀을 구성했다. 이 같은 인재 풀의 특징은 개혁성이 돋보인 반면,아마추어리즘과 이상주의의 ‘촌티’를 벗어나지 못했다.그래서 지난 1년간 노 정부를 두고,토론만 한다고 해서 ‘나토(No Action Talk Only)정부’니,계획만 세운다고 하여 ‘로드 맵 청와대’니 하는 별명이 회자되기도 했다. 최근 일련의 인재 등용은 확실히 이러한 비판을 반영한 듯하다.안병영 교육부총리,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경륜 있는 구관(舊官)이나 반기문 외교부 장관,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한덕수 국무조정실장,김만복 국정원 기조실장 등 전문성을 살린 엘리트 관료들을 기용한 것이 그 사례다.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실용주의자라고 일컬어 왔고,최근 중앙일보와 회견에선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는 ‘시스템 마니아’다.”라고 토로했다.사실 노 대통령은 자주외교니 동맹외교니 할 때나,이라크 파병,자유무역협정(FTA)문제 논란에서도 늘 실용주의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한다. 전문 관료의 중용도 이러한 실용주의 노선의 맥락에서 보면 그의 인사 철학이 바뀐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단지 취임 초기엔 실용주의적 색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인재를 부리는 용인술(用人術)에 있어 시스템을 존중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역대 대통령 시절,인사의 상당 부분이 실패한 이유는 바로 국가 경영에 있어 시스템을 입으로만 강조했기 때문이다.제왕적 대통령,자식 등 친인척 비리,실세(實勢)정치가 판을 쳤던 까닭이기도 하다. 진정한 ‘시스템 마니아’는 회의체가 의사 결정을 하게 하고,투명성과 기록으로 이를 뒷받침하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실리를 좇는 실용주의 노선이라고 해서 정책이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되며,정책이 사람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서도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전문 관료 기용이 ‘올인’에 따른 공백 충원이라는 과도기적인 인사가 아니라,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기한다는 실용주의·시스템 존중의 철학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총선을 치른 뒤,소수 정권의 한계가 극복되거나 혹은 조금 완화된다고 해서 ‘당 우위 정치’ 등으로 지금의 인사 내용을 마구 흔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4월 '대청소’ 가 보인다/이경형 편집제작이사

    는 4월15일 실시될 제17대 총선은 한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변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그 변혁의 내용은 십중팔구 기성 정치권 인력을 대거 퇴출시키는 ‘봄맞이 정치권 대청소’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3가지의 주요 정치 변혁 요인이 동시에 겹쳐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첫째는 정치 공급자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과 그 수용자인 국민 간의 엄청난 괴리가 인내 한계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최근 검찰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로 드러난 기성 정치인의 부패 구조는 이미 유권자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둘째는 인물 중심의 한국정치 권력사에서 볼 때,지역할거주의를 바탕으로 한 3김씨의 공간적 권력분점이 막을 내리고,이를 대체하는 시간적 권력 분점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시간적 권력 분점은 곧 늙은 세대에서 젊은 세대로 세대간 권력 이동이 이뤄짐을 뜻한다. 셋째,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서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확산과 이에 따른 텔레데모크라시(teledemocracy)의 등장이다.2000년대 들어 한국사회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인프라 구축과 인터넷 인구의 급증으로 과거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참여 민주주의가 급팽창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의 ‘붉은 악마’물결과 같은 해 12월 대선 때 ‘노사모´ 등에서 부분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선 권력 체제와 시민사회 사이에 나타난 정치의 질적 수준차를 극복하여 균형을 이루는 힘이 분출할 것 같다. 4·19혁명은 이승만독재와 청년학생의 민주주의 요구 사이의 괴리를 없애는 정치 변혁이었고,1987년의 6·10 항쟁은 80년대 신군부의 권위주의와 시민 간에 나타난 민주화에 대한 엄청난 괴리를 좁혀 평형을 회복해주는 정치 메커니즘의 작동 과정이었다. 지털 정치문화의 급속한 확산은 낡은 정치의 부패 구조가 더이상 작동할 수 없도록 강요하고 있다.기존 정치 구조의 틀은 쌍방향성과 투명성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문화에 의해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간적인 권력 균점은 기성 정치인들이 이른바 네트워크를 중시하고 자유분방한 가치관을 지닌 P세대(사회초년생,전문직,사무직,30대 직장인,주부 등 17∼39세)의 신진인사들에게 권력의 상당부분을 물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변혁의 조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읽혀지고 있다.유권자 10명 가운데 8∼9명이 현역 의원의 교체를 원하고 있고, ‘젊은 정동영 당의장’의 등장을 계기로 열린우리당의 정당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일거에 추월한 뒤,고착 현상을 보이고 있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인기 상승은 정당 자체에 대한 지지보다는 열린당이 유권자들의 젊음 지향 기류를 다른 당에 비해 먼저 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최근 한나라당의 공천 심사과정에서 33세의 여성 부대변인이 현역 의원을 따돌리고 내정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이번 총선에서 기성 정치인의 ‘대청소’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각 정당이 피동적으로 그 흐름에 영합할 궁리만 해서는 안 된다.이러한 시대 변화의 기류는 분명하지만,각 정당과 의원 출마자는 정치 부패 구조를 확실하게 청산하려는 의지와 행동을 능동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기성 정치권의 불법 정치자금 획득 방식을 관행의 이름으로 용인하는 시대는 지났다.그런데도 형평성을 들먹거리며 덮어두고 가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또 사이버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참여 정치가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하여 선거 여론을 멋대로 몰아가려 해서도 안 된다.변혁의 시대 정신을 정면으로 받아들여 소화해낼 때,진정한 표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재신임, 총선 연계 못할 것 없다

    오는 4월의 제17대 총선은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후 1년 2개월이 되는 시점에 치러지는 선거다.임기 중반은 아니지만,노 대통령이 이미 측근 비리 문제 등으로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어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야당은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자진 철회할 것을 주장해왔고,헌법재판소도 재신임을 국민투표를 통해 묻는 것은 사실상 위헌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측근 비리 및 대선자금 수사가 일단락되면 어떤 식으로든 재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노 대통령이 ‘정신적’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신임·총선 연계를 생각하기는 어렵지만,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입당하는 것은 기정 사실로 돼있어 연계 가능성은 있다. 다만 수사 일정에 비추어 입당 시기는 3월 이후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할 경우,여당이 원내 제1당이 되지 않으면 재신임을 받지 못한 것으로 간주하고 대통령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렇게 하면 대통령직을 무기로 유권자들을 협박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또 노 대통령으로서도 무모한 도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재신임 문제를 총선을 통해 정치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번에 처음 실시하는 1인2투표제 중 지지 정당 투표제(전국구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후보에게 투표하는 방식)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1인2표제를 실시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한 득표수로써 정당별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그래서 한 표는 지역구에 출마한 의원 후보에게,다른 한 표는 지지하는 정당의 명부식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투표하게 된다. 노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뒤 이 당의 비례대표후보에게 투표할 경우,그 의미는 지역구 투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 투표로 해석할 수 있다.그러므로 열린우리당 소속 각 지역구 후보들이 얻은 득표수의 합계와 전국구 득표수 합계를 비교하여 전자가 많을 경우 정치적인 불신임을,후자가 많을 경우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수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열린우리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제1당이 안 되더라도 정당 지지 투표 성격인 전국구의 비례대표에서 제1당이 되면 재신임을,지역구에선 제2당이 되더라도 전국구에서 제3당으로 떨어지면 정치적 불신임을 받은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왜냐하면 1인2투표제 아래서 지역구 후보는 소속 정당보다는 각 후보의 인물 됨됨이에 따라 지지가 좌우되는 반면 명부식 비례대표 후보는 대체로 해당 정당에 대한 지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열린우리당의 지역구와 전국구의 단순한 득표 비교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진퇴를 실질적으로 결정하자는 것은 아니다.다만 총선 이후 노 대통령 국정 운영의 큰 방향을 잡는 준거로 삼자는 것이다.가령 총선 결과 위와 같은 기준으로 정치적 불신임을 받으면 원내 제1당에 국무총리를 할애하여 명실상부한 책임총리제로 국정을 운영하고,재신임을 받으면 더 이상 진퇴에 관한 논란은 접고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국민이 다시 한번 밀어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된다. 정당 지지 투표를 통해 재신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후보군에 유권자들이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읽을 수 있는 인물들을 공천하는 것이 중요하다.재신임과 총선의 연계 문제는 결국 노 대통령과 정치권이 판단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재신임’이 더이상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盧마임’ 보고 싶다

    대사 없이 몸짓으로 표현하는 마임,무언극은 일반 연극과는 다른 감흥을 준다.지난주 서울 홍익대 앞 소극장에서 열린 ‘한국 마임 2003’시리즈 가운데 일부 공연을 관람하면서 새삼 느꼈다. 마이미스트들은 페로몬이라는 냄새와 더듬이로 서로 소통하는 개미 세계를 관객들에게 실감 나게 보여주었고,추위와 더위에 반응하는 두 사람의 일상적인 몸짓으로 “가는 정이 고와야 오는 정이 곱다.”라는 인간관계를 익살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뒤풀이에서 만난 출연자는 마임 연기가 어렵지 않으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몸짓은 사람마다 정의(定義)가 다를 수 있는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 원초적인 표현을 하기 때문에 관객의 공감을 더 살 수 있다.”고 부연했다.문득 말보다 더 진실한 것이 몸짓이고,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2일 해인사로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을 전격 방문해 서울 외곽 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 터널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불교계의 협조를 얻어냈다.작년 대선 때 자신이 내걸었던 공약을 되물리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이긴 하지만,오랜만에 접하는 행동하는 노 대통령의 모습이었다.구차한 변명 없이 잘못된 공약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애로를 터놓고 얘기함으로써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세모에 되돌아보는 대통령의 그동안 국정 수행 행태는 너무 말이 많았고,그것도 모호한 말로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오죽했으면 전국 대학교수 등 칼럼니스트들이 올해 한국의 정치·사회·경제를 가장 잘 정리할 수 있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우왕좌왕(右往左往)을 꼽았겠는가. 최근 노 대통령의 ‘10분의1’발언만 해도 대통령 자신의 화법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잘 보여주었다.“대선 때 우리가 쓴 불법 자금의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1만 되어도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말해 ‘독립 검찰’을 곤혹스럽게 했다.이어 며칠 뒤 “합법 불법 다 털어도 350억∼400억원 미만”이라고 말함으로써 ‘10분의1’논란을 다시 증폭시켰고 청와대는 정당활동비를 포함한 숫자라며 불끄기에 바빴다.대통령의 ‘10분의1’발언도 4당 대표 회동 당시 대화의 전후 흐름을 보면,야당의 불법자금 규모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강조 화법에서 나온 듯하다.꼭 10%라는 숫자적 한계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거듭 다짐해 ‘실언’이 ‘대국민 선언’처럼 돼버렸다. ‘대통령 자리’는 강조 화법에 쉽게 동원할 수 있는 일상적인 단어가 아니다.5000만 민생을 좌우하고,수십억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할 수 있는 엄청난 무게의 단어다.자칫 헌정의 중단까지 불러올 수 있는 특별한 단어다. 그렇다면 온 나라가 10% 숫자에 매달려 마음졸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이럴 때 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보여 줄 해법은 ‘사패산 터널공사 재개’ 방식이라고 본다.검찰 수사에 개의치 말고 ‘10분의1’이라는 표현은 야당의 불법자금 규모에 비해 노 캠프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는 의미,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해명하면 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5월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고 한 적이 있다.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리 사건이 드러난 후에는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최근 대학가에서 마임 붐이 일고 있는 것은 말 없이도 관객과 깊이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대통령직 사퇴’와 같은 예측불허의 엽기적인 ‘노(盧) 화법’은 금년으로 마감해야 한다.새해에는 노 대통령이 과묵하지만 행동으로 ‘관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정치 마이미스트가 됐으면 한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코믹배우 변신 기대하세요”영화 ‘라이어’ 주연 주진모

    스크린에 비친 배우 주진모의 이미지는 항상 조금은 어둡고 뭔가에 짓눌린 ‘주변인’같은 것이었다.‘해피엔드’‘무사’‘와니와 준하’….영화마다 그의 이미지에는 거침없이 자유로운 영혼이 실리지 못했었다. 새해면 만 서른.그는 “이젠 남자다!”라고 선언적 다짐부터 해보인다.“아직은 어리다는 생각에 어설픈 고집대로만 살아왔다.”는 고백도 한다.‘달라지겠다.’는,아주 완곡한 표현이다. 이달 말부터 새 영화 ‘라이어’(제작 선우엔터테인먼트·감독 김경형)를 찍는다.장담대로 180도 딴판의 모습을 보여줄 작품이다.새 영화에서 그는 사기꾼과 로맨티스트의 중간쯤에 선 ‘웃기는’ 인간이다.시골 고향동네에서 친구 여동생을 꼬드겨 조강지처를 만들어놓고,서울에서 택시기사를 하다 눈맞은 돈많은 젊은 여자와 감쪽같이 딴살림을 차리는 이중적 캐릭터. “극중에선 여자들을 마음만 먹으면 유혹할 수 있는 ‘얼짱’입니다.지금까지 해온 역할이 단선적이었다면 이번엔 좀 복잡해지겠지요.연극이 원작인데,실없이 웃기기만 하는 코미디는 아닐 거예요.” “연기의 ‘연’자도 몰랐다.”는 그는 원래 체육교사가 꿈이었다.그런데 한 장의 사진이 운명을 바꿔놓았다.친척 아저씨의 전시회 출품사진속 모델이 된 게 인연.그 사진 덕에 CF(박카스)를 찍으며 얼렁뚱땅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이전에 대학로 극단을 잠시 기웃대다 연극무대 단역으로 한 번 섰던 것이 연기이력의 전부였다. “운이 좋았다.”며 데뷔시절을 떠올린다.“스스로 준비가 덜 된 탓에 지금까지의 영화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무척 힘들었던 기억만 있다.”고 슬쩍 자아비판(?)도 해본다.“‘야,밥 차려라!’‘야,발 좀 씻어줘!’ 아내한테 이런 막말을 해대는 캐릭터라니….저도 아직 실감이 안 나요.” “새 영화로 주진모가 진짜 연기자가 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웃는 모습에서 묘한 여유가 느껴진다. 황수정기자
  • [이경형 칼럼] 정치판, 부숴야 새로 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기성 정치체제가 해체되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구축할 수 있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이러한 흐름의 추동력은 ‘돈 정치’‘돈 선거’에 대한 단죄로부터 탄력을 받고 있지만,그 파장은 정당 내 낡은 인물의 퇴출 등 정치인 세대 교체에서부터 선거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 입법과 제도의 개혁에 이르기까지 넓게 확산될 조짐이다. 검찰은 여야 대선 자금,특히 한나라당의 수백억원에 달하는 불법 선거 자금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가하고 있다.검찰이 국민의 공감 속에 정당의 대선 자금을 엄정하게 수사한다면 기업의 비자금-불법 정치자금으로 고질화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특검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수사를 철저하게 펴 ‘성역’이 없음을 보여주면,최고 권력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는 ‘실세(實勢)’의 발호도 억제될 것이다. 한나라당에선 공천 물갈이 압력이 증폭되는 가운데 다선 의원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이에 반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상당수 중진 의원들은 분권형 대통령제개헌 추진과 함께 재창당 수준의 당 개혁을 뒤늦게 주장하고 있다.그동안 정당 개혁 문제에 관해 거의 목소리를 안 내던 이들이 쫓기듯이 성명을 내는 것을 보면 ‘물갈이’ 수준이 내년 총선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 같다. 기존 정당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이달 들어 언론기관들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원내 제1,2,3당의 지지도가 모두 20%미만 또는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으며,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1987년 대선이후 고착되어온 지역주의 기반의 정당 구도가 더 이상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원내 과반수 의석의 한나라당이 국민의 20% 지지도 못 받는다는 것은 바로 낡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새해 예산안도 처리하지 못한 채 폐회한 데 이어 10일 열린 임시국회 앞에는 예산안 이외에도 각종 법안 및 동의안이 산적해 있다.더욱이 정부가 각종 비리 혐의로 6명의 여야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제출해놓고 있어 이의 처리를 또 미룰 경우,16대 국회는 그야말로 ‘방탄(防彈)국회’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체포동의안 처리 여부는 정치권이 앞으로 낡은 정치를 스스로 청산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선행지표가 될 것이다. 검찰의 불법 대선 자금 수사가 한국정치의 낡은 소프트웨어를 부수는 단초를 제공할지는 모르나 그 성공여부는 전적으로 정치권에 달려있다.한나라당이 LG로부터 150억원의 불법 자금을 트럭째 넘겨 받고도 먼저 잘못을 고백하기는커녕 편중 수사 운운하며 역공세를 펴는 것은 정말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정치권이 앞으로 사는 길은 관행의 이름으로 체질화된 낡은 정치 소프트웨어를 철저히 부수고 업그레이드된 투명한 시스템으로 전면 개비를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불법 선거자금 조성에서 보듯이 장막에 가려진 이너서클이 모든 것을 재단하는 보스 정치의 잔재를 깨뜨려야 한다.국회의원들이 비리를 저질러 놓고도 회기중 불체포 특권 뒤에 숨는 금배지 만능주의도 버려야 한다. 정치권이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국회의장의 자문기구인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가 제시한 정치자금 투명화 방안과 정책정당 지향 및 신진 인사의 정치권 진입을 촉진하는 내용의 국회의원선거법 개정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각 정파가 기득권 유지에만 매달린다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17대 총선에서 기성 정치인들은 유권자들로부터 큰 저항을 받을 것이다. 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옥쇄정치’는 下手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 특검법 거부에 맞서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단식 투쟁에 들어갔다.한나라당 의원들은 26일부터 등원을 거부하고,전국적으로 장외 투쟁에 나섰다. 과거에도 야당 총재나 재야 인사의 단식 투쟁은 심심찮게 있어 왔다.그러나 당시에는 반민주-민주 대결 구도에서 소수 야당이 국회 다수당을 장악한 독재 권력에 항거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는 처절한 싸움이었다.그래서 국민들도 극한 투쟁을 벌이는 야당의 ‘옥쇄(玉碎)정치’에 소리 없이 공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한나라당이 결행한 국회 보이콧에 이은 단식·장외 투쟁은 뭔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물론 국회가 재적 의원 3분의2가 넘는 찬성으로 특검법을 정부에 넘겼는데도 검찰이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 자체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이유가 옹색하다는 점은 인정된다. 한나라당은 국회 의석(272명)의 절반을 훨씬 넘는 149석을 가진 그야말로 거대 야당이다.한나라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시시콜콜히 견제할 수 있고,필요하면 입법 권능을 통해 정부의 정책 집행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다른 야당은 특검법의 재의결 추진을 찬성한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재의 자체를 거부하고,의원직 사퇴서를 일괄 작성하여 당 지도부에 제출하는 등 극한 투쟁을 펴는 것은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재의결을 추진할 경우 다시 재적 3분의2 찬성을 이끌어 낼 자신이 없다는 것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 처리,이라크 추가 파병,카드사 위기,부안 사태 등 산적한 국정 현안을 내팽개치고 장외 투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그들 스스로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원내 과반수 제1당의 정치적 행태가 겨우 민생을 볼모로 하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서야 누가 공감을 하겠는가. 설령 최 대표의 주장대로 노 대통령이 “가장 도덕적인 것처럼 포장을 해왔지만 모두 거짓이었고,추악한 본색이 드러날까봐 특검을 거부했다.”고 치더라도 ‘단식 투쟁’으로 풀 일은 아니다.지난번과 같이 다른 야당 의원들을설득하여 3분의2 찬성을 얻어 특검법을 재의결하는 노력을 폈어야 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의 하나는 문제를 푸는 방법이 너무나 극단적이라는 것이다.노동 현장의 분신 자살,위도 방폐장 건설 대결,농업 개방 등 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 등에서 보듯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거나 견해가 확연하게 다를 때는 우선 힘으로 본때를 보여야 돌파구가 생긴다는 것이다.이 같은 ‘미신’이 지금 한국 사회에 유령처럼 떠다니고 있다. 한나라당이 펴고 있는 등원 거부,단식 등 극한 투쟁은 시청 앞 노동자 시위 때,쇠파이프·화염병이 진압봉과 어지럽게 교차하는 잘못된 시위 문화와 한치도 다르지 않다.차라리 옥쇄는 할지언정 굴복은 하지 않는다는 과거 왕조시대의 선비정신을 이런 식으로 계승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서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적대감,높은 자와 낮은 자의 불신,권력자와 백성간의 괴리 등 모든 분열적인 요소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전부가 아니면 전무(全無)’의 극한 정치 문화와도 무관치 않다. 흔히 정치를 대화의 산물,협상의 결과물이라고 하는데도 우리 정치 현실이 힘의 대결,기(氣)싸움처럼 변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불행한 일이다.단식,장외 투쟁과 같은 ‘쇼크 정치’는 단기적으로 대단히 효과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정치를 더욱 황폐화시킬 뿐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하루빨리 대화 채널을 가동하여,국민을 더이상 짜증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밥그릇’ 깨야 정치가 산다

    정치가 좀처럼 바뀌지 않는 이유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다음 총선에 적용되는 선거법을 개정하기 때문이다.정치가 바뀌려면 정치하는 사람을 바꿔야 하고,정치하는 사람을 바꾸려면 정치 인력을 충원하는 제도인 선거법을 비롯,정당법 정치자금법 등을 제대로 바꿔야 한다. 아무리 각 정당이 정치 개혁의 획기적인 방안을 만든다 해도,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선거법을 만들지는 않는다.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어떤 내용도 입법하지 않게 마련이다. 반세기 남짓한 한국 정치에서 정치권의 인물이 대폭 바뀐 것은 5·16군사 쿠데타 후인 1960년대 초반과 그 20여년 뒤인 1980년대 초반의 신군부 등장 무렵이었다.박정희·전두환의 군사정부는 기성 정치인들을 총칼로 정치권에서 쫓아내고,대신 군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물갈이를 했다. 내년 17대 4·15 총선은 시간적으로 보면 신군부 등장 이후 다시 20여년이 흐른 시점에 해당된다.과거처럼 물리적 강제력에 의해 기성 정치인들이 퇴출되는 일은 없겠지만 분명히시대는 정치권의 대폭적인 신진대사를 요구하고 있다.그 흐름은 작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기점으로 서서히 감촉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은 지역주의라는 일정한 공간을 기반으로 한 3김 보스 정치가 붕괴되고,3김과는 시간적으로 차별화되는 새로운 세대의 정치 리더십이 구축될 수밖에 없는 역사적 필연인지도 모른다.특히 검찰의 강도 높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코너에 몰린 정치권이 앞다투어 정치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정치판의 물갈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은 지구당 철폐,선거공영제,후원회 폐지,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각종 개혁안의 봇물을 터뜨리고 있다.불과 한달 전만 해도 중앙선관위나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정치개혁 제안을 내몰라라 하고 차일피일 세월을 보내고 있던 정치권이다. 각 정당이 온갖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도무지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진실한 실천 의지가 읽혀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정당의 지구당만 해도 그렇다.폐지는 하되 ‘연락사무소’로 바꿔 유지한다든가,내년 총선 이후에 폐지하자는 등 오락가락 논란이 분분하다.당장에라도 천지개벽을 할 듯하던 정치 개혁이 무늬만 개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이런 논란의 바탕에는 으레 현역 정치인들의 ‘밥그릇’고수 정서가 깔려 있다.지구당 폐지를 진정으로 외치려면 조직의 상시 가동 체제로 되어 있는 정당 구조를 뜯어 고쳐 원내 정당화로 전환하는 프로그램까지 함께 내놓아야 한다. 언젠가 미국의 하원의원 선거기간 중 버지니아주의 한 지역구 연락사무소를 방문했을 때,조그마한 상가의 한 구석진 복덕방 같은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 할머니 두 분이 교대로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미국의 정당 조직이 한국 실정에 꼭 맞는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정치가 의회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한국처럼 정당조직 유지에 소요되는 엄청난 정치자금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선거의 완전공영제 도입도 개별 정치인의 선전에 혈세가 투입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해서는 안된다.선거구 문제도 기성 정치인의 지명도가 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을 오히려 막는쪽으로 채택되어서는 안된다.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도 각 분야의 새로운 전문 인력이 정치권에 더 많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기성 정치인,특히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먼저 깨는 자세로 정치 개혁에 임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 때 유권자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을 것이다.그것이 ‘정치 우물’ 안에 있는 그들의 눈에는 잘 안 보일지 몰라도 우물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대선자금으로 날 새울 텐가

    전방 고지의 수은주가 영하로 급강하하고 있는데 정국은 대선 자금 공방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이 SK 비자금 100억원 수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여야 대선 자금의 전면적이고 무제한적인 특검을 주장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128억원의 회계 조작이 있었다고 폭로하는가 하면 열린우리당측은 지난 2000년 총선자금 잔액을 현재의 민주당 인사들이 사실상 횡령했다고 맞받아치는 등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경제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고,젊은이,늙은이 할 것 없이 일자리를 찾아 장사진을 치고 있다.지난 열흘새 노동자들의 자살,분신이 3건이나 잇따랐고,이라크 파병 방침 발표 이후 연쇄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파병 반대 목소리가 드높아가고 있다.한국 사회 전체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데도 정치인들의 안중엔 내년 총선의 세력 판도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정치권은 과거의 불법 정치자금을 그야말로 고해성사하고,겸허한 자세로 ‘예전 같지 않은 검찰’의대선 자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물론 한나라당으로서는 제 아무리 독립 검찰이라고 하더라도 ‘살아있는 권력’인 ‘盧 캠프 대선자금’에 ‘수사의 칼 끝’을 제대로 대기란 쉽지 않다고 외칠 수 있을 것이다.그렇더라도 당장 특검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이 지금 진정으로 해야 하고,할 수 있는 일은 돈 정치의 낡은 구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청정(淸淨)정치를 구현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여기에는 ▲선거공영제 등 돈 안 드는 선거로 제도를 과감하게 뜯어고치고 ▲조직의 상시 가동체제 정당 구조를 정책 생산 중심으로 바꾸며 ▲정치 자금 조달의 뒷거래 등 2중 구조를 철저하게 깨부숴야 한다.특히 정치자금의 실명·투명화는 제도만으로는 안 되며,정치하는 사람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요즘처럼 정치권의 ‘구린 돈’이 여기저기서 들통나는 시기에 정치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이 땅에서는 영원히 맑은 정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정치인들이 진정 참회하는 마음으로 정치관계법의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면 못할 것이 없으련만 그러한 조짐이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꼼짝도 하지 않던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여론의 압력을 느낀 탓인지 지난 28일 열려 선거 완전공영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100만원 초과 기부 및 50만원 초과 지출시 수표 신용카드 사용과 계좌입금 의무화 등에 의견을 접근시켰으나 선거구 획정이나 비례대표 의석수를 포함한 의원 정수 등은 정파별로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자금,선거제도,정당 조직 등의 문제는 적당히 땜질식 ‘면피용’으로 개정할 것이 아니라 정치의 기본틀을 바꿔야 한다.정치자금법만 해도 고식적인 보완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이를테면 정치자금법 위반도 선거법 위반에 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피선거권을 박탈하고,공소시효도 의원 임기보다 은 3년으로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5년 임기보다 더 길게 연장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정치관계법을 스스로 개혁하기란 여간해서는 어렵다.환자가 스스로 수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돈 정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겁게 달아 오를 때 정치권 역외의 사람들이 ‘망치질’을 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역 정치인이 배제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하여 정치학자,법률가,시민·유권자 단체들이 망라된 민간 차원의 정치제도개혁추진위를 결성하여 정치관계법의 개혁안을 만들면,이를 국회가 최소한도로 손질하여 수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그래야만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이 저지른 과거 불법 정치자금을 불문에 부칠 마음이 생길 것이다. 제작 이사 khlee@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