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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형칼럼] 다시 신문을 생각한다

    신문을 기자가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독자들의 입맛을 찾아,일상 생활과 직결된 정보를 서비스한다고 생각을 바꾸면,아직도 신문의 살 길은 있다고 믿는다. 오는 7일은 제48회 신문의 날이다.해마다 다가오는 이날이지만 요즘처럼 신문의 위기를 들먹이던 때는 별로 없었다.신문의 날 표어만 보아도 1960∼80년대엔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해왔지만,90년대 이후에는 신문의 신뢰,공정 보도를 다짐했다.작년엔 ‘독자에게 떳떳한 신문‘을 내세웠고,올해엔 ‘독자와 함께 하는 신문’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 탄핵과 총선 정국의 와중에서 일부 신문과 TV방송이 대결 국면을 보이면서 새삼 언론의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한국언론재단이 매체별 신뢰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여년 전만 해도 신문의 신뢰도가 TV보다 높았으나,4∼5년전부터 반전되기 시작하다가 최근에는 신문 신뢰도가 급전직하했다.신문의 신뢰가 추락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국내 신문 시장의 독과점에 의한 여론 왜곡 현상도 꼽을 수 있다.신문 기업은 정부의 권력 행사나 시민의 생활 등 공공 영역을 다루긴 하지만,실상은 공익보다는 사기업으로서 영리를 추구하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온갖 경품으로 독자를 유혹하고 신문 값을 내려 독자를 끌어 모아,이를 광고 시장에 연결해주는 등 약육강식의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이러한 과정의 반복은 매체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결국은 신문 시장을 황무지로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젊은 독자는 점차 줄고,오마이뉴스 같은 인터넷 독립 매체의 급속한 성장으로 지금까지 종이 신문이 누려오던 여론 주도력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화한 정보가 모바일로 직접 전달되는 등 미디어가 더욱 다양해져 기존 신문 위상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러면 신문의 미래는 정녕 어두운가.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작년 10월 이후 사원들의 자발적인 이웃집 신문 돌리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새삼 신문에 관해 많을 것을 깨닫게 된다.매일 새벽 홍보용 신문 20부를 옆구리에 끼고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부터 층계를 내려오면서 신문을 돌린다.처음에는 한 집에 6일간을 돌리다가 전날 돌린 신문이 문 바깥에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아 3일간으로 줄였다.‘홍보용’이라는 스탬프가 찍혀 있지만 그래도 거절하는 집들이 3∼4곳은 된다. 신문을 들여놓지 않은 집은 다음날 다시 걷어오면서 그 집은 빼고 돌린다.공짜 신문도 귀찮다는 집들이 의외로 많다.지난 6개월간 신문을 돌리면서 그날의 1면 머리기사와 두 번째 기사의 제목을 적고,신문을 사양한 집의 호수도 함께 기록해 나갔다.다른 신문들과 전혀 색다른 뉴스가 실린 날에는 신문을 내놓는 집이 줄어들었다. 서울신문의 주말 종합정보가 담긴 타블로이드판 48면 섹션 ‘We’가 발행되는 금요일자의 경우,토요일에 전날 돌렸던 집을 가보면 신문을 그대로 바깥에 둔 가정이 거의 없거나,있다 해도 ‘We’는 들여가고 본지만 바깥에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기서 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독자들은 ‘그 밥에 그 나물’같은 신문들을 2개 이상 볼 이유가 없다.독자가 진정으로 찾는 정보를 제대로만 제공한다면 신문 독자를 개발할 여지는 많다는 생각이다. 사실 인터넷·무가지 등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선된 정보를 맛깔스럽게 전달하는 신문의 기능은 오히려 돋보일 수 있다.신문을 기자가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독자들의 입맛을 찾아,일상 생활과 직결된 정보를 서비스한다고 생각을 바꾸면,아직도 신문의 살 길은 있다고 믿는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 高대행, 행동반경 넓혀라

    탄핵 정국이 유동적인 가운데 고건(高建)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 행사 범위를 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헌법학자들은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에 관해 “긴급 비상사태가 아니라면,‘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비록 탄핵 소추를 받아 직무가 정지되었다고 하나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에 따라서는 권한 복귀가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국정 현안을 놓고 볼 때, ‘관리자로서 책무’의 한계를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다.대행의 직무 범위를 재는 잣대는 그에게 부과된 임무를 꼼꼼히 생각해보면 어림잡을 수 있다. 첫째는 국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둘째,탄핵 소추에서 오는 정치·경제·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하며 셋째,국회의원 총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일일 것이다.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는 무엇보다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민생을 다독거리며 외교·안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권한 행사의 범위와 관련하여 논란이 있는 문제는 고위 공무원 및 공기업 사장 등 인사 문제와 국회를 통과한 사면법의 재의 요구 여부 등이다.이 가운데 1∼3급 공무원의 승진·전보 인사와 일부 직제 개편에 의해 공석이 된 차관급 인사는 행정 공백을 메운다는 의미에서 시행해야 할 것이다.다만 참여정부 국정의 연속성을 해칠 수 있는 내각 개편 등은 ‘선량한 관리자의 책무’범위를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 국회가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한 사면법에 대해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이 법이 권력분립 원칙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하면 거부권을 통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일각에선 고 대행이 ‘너무 나가지 않게’ 대행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정해주는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대행이 누구인가.약관에 전남지사·대통령 정무비서관을 거쳐 교통·농수산·내무 등 3개 부처 장관을 역임했다.거기에 관선·민선 서울시장을 두 차례나 했고,국무총리직도 두 번이나 하고 있는 ‘행정의 달인’이다. 그가 헌정사의 위기와 변혁의 고비를 헤쳐나온 것도 따지고 보면 주어진 권한을 더도,덜도 쓰지 않을 뿐 아니라,중요한 결정을 좀체 내리지 않는 타고난 신중한 처신 때문일 것이다.그의 단점은 오히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적극적인 행정을 펴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이다. 촛불시위에 관한 지시만 해도 그렇다.고 대행은 “불법집회·시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라.”고 지시한 반면,행자부 장관은 “해가 진 뒤 촛불행사는 불법이지만 문화 행사로 치르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고 했으며,하루 전날 경찰청장은 “탄핵 규탄 촛불집회는 불법이므로 해산시키겠다.”고 했다.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무해무득한 원론적인 지시’는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눈치보기 행정이 되기 쉽다. 고 대행은 대통령 비서실 수석·보좌관회의는 종전대로 시행하되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회의 내용을 보고토록 하고,노 대통령에게도 비공식 보고를 하도록 교통정리했다고 한다.그의 치밀하고도 사려깊은 행정 수완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앞으로 고 대행이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그것은 자신의 의사보다는 노 대통령의 의중이 더 실린 조치로 보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지금 고 대행에게 요청되는 것은 행동반경을 과감히 넓히고,좀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달라는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議席 늘어도 歲費총액 같게 /편집제작 이사

    의원세비 총액동결 선언은 돈 안 드는 정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염원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는 길이 될 것이며,17대 국회의 신선한 의원상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17대 국회의원 정수가 현재의 273명보다 26명 더 늘어난 299명으로 확정되는가 싶더니 막판에 무산됐다. 그동안 의원 정수 문제를 둘러싸고 힘 겨루기를 하던 각 정파는 2일 자정 민주당의 기습적인 밥그릇 챙기기에 한나라당이 야합하면서 논란 끝에 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 일련의 정치개혁법의 처리가 6일 재소집되는 임시국회로 미뤄지게 되었다. 각 정당이 의석 증원문제를 두고 입장을 수시로 바꿔온 모습을 보면 한국의 의회정치가 업그레이드되기는 백년하청이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더더구나 국회의원 수가 부족해 이렇게 엉망이 되었다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16대 국회는 2000년 개원 초반부터 이른바 DJP의 붕괴,여소야대 아래의 파행,정치 철새의 집단 이적을 거듭하다가 작년에는 여당이 두 동강이가 나기도 했다.더욱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불법 선거자금 사건은 정치권을 망신창이로 만들었다.설사 야당에 집중된 불법 선거자금 비리 수사가 여권이 총선을 앞두고 기획한 고도의 검찰권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당사자는 변명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참여연대의 집계에 따르면 16대 들어 국회의원을 지냈거나 현역인 307명 가운데 불법 정치 자금이나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은 35명에 이르며,이들이 받은 검은 돈은 2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또 56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이미 12명이 의원직을 잃었고,등원 이전의 개인 비리로 5명이 기소되었다.이를 모두 합하면 16대 전·현직 의원의 28.7%인 88명이 각종 부정 비리와 선거법 위반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는 것이다. 16대 국회가 마치 정치 관련 범법자들의 집단 서식처처럼 느껴진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그래서 총선을 앞둔 민심은 깨끗한 인물 뽑기,돈 안 드는 선거,투명한 정치의 구현으로 집약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나 의원 정수 조정 과정에서 보여준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의 행태를 보면,정치권이 과연 총선 민의를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문이다.겉으로는 그럴싸한 이유를 내세우면서도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고 있을 뿐이다. 총선 민심은 그동안 실시해온 많은 여론조사 결과가 말하고 있다.유권자 10명중 8∼9명이 현역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다.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그런데도 각 당의 현역 의원의 탈락률은 20%대에 그치고 있다니,민심과 떨어져도 한참 떨어졌다. 국민들은 국회가 잘만 하면 의석을 수십 석 더 늘려도 기꺼이 증원된 의원들의 세비를 세금으로 부담할 것이다.그러나 민주당이 자기 당 소속 현역 의원의 지역구 선거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한밤중에 꼼수를 쓰는 식으로 기존의 선거구 획정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은 참으로 혀를 찰 노릇이다.명색이 제1당이면서 내심 ‘방탄국회’를 열 속셈으로 꼼수에 동조한 한나라당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각 정파가 지역구 간 과도한 인구 편차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역구를 늘리고,직능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자는 데 마다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특히 탈냉전 이후 우리 사회에 급속하게 넓어진 이념적 스펙트럼을 제도 정치권에 반영하고,동시에 맑은 정치를 지향하는 여성 의석을 늘리기 위해 비례대표 의원을 증원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차제에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국민들이 정치를 신뢰할 때까지 세금 부담을 안 주겠다는 뜻에서 ‘의원 세비 총액 동결’을 선언할 것을 각 당에 주문한다.이러한 선언은 돈 안 드는 정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염원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는 길이 될 것이며,17대 국회의 신선한 의원상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 ‘盧 용인술’ 바뀌었나

    노무현 대통령이 장·차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4월 총선의 열린우리당 의원 후보로 대거 투입한,이른바 ‘올인’작전에 국민들의 57%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반면 이들의 후임에 관료·전문가형 인재를 기용한 것은 절반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16일자 문화일보 여론조사) 연말 소폭 개각에 이은 지난주 부분 개각과 청와대 비서실 개편은 386그룹 등 ‘코드 인물’의 퇴조와 테크노크라트의 대거 편입으로 나타났다.이를 두고,집권 2년을 맞는 노 대통령이 국정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인재 등용 방식을 크게 바꾼 것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선 총선,후 행정’이라는 국정 운영의 복안에 따라 불가피하게 ‘올인’의 공백을 관료들로 대체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본래 정당·정파적 기반이 취약한 노 대통령의 인재 풀은 그 층이 얇아 출범 초기 인맥은 비교적 단순했다.과거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만난 운동권 출신의 젊은 브레인들과 1988년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교류했던 정치인과 당료,1993년 ‘지방자치경영연구원’을 설립하면서 영입한 학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여기에 더해,2000년 8월 이후 해양수산부 장관 재임 기간 접했던 관료들과 2002년 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및 대선 과정에서 정책 및 공약 개발에 참여했거나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한 인사들이 인재 풀을 구성했다. 이 같은 인재 풀의 특징은 개혁성이 돋보인 반면,아마추어리즘과 이상주의의 ‘촌티’를 벗어나지 못했다.그래서 지난 1년간 노 정부를 두고,토론만 한다고 해서 ‘나토(No Action Talk Only)정부’니,계획만 세운다고 하여 ‘로드 맵 청와대’니 하는 별명이 회자되기도 했다. 최근 일련의 인재 등용은 확실히 이러한 비판을 반영한 듯하다.안병영 교육부총리,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경륜 있는 구관(舊官)이나 반기문 외교부 장관,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한덕수 국무조정실장,김만복 국정원 기조실장 등 전문성을 살린 엘리트 관료들을 기용한 것이 그 사례다.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실용주의자라고 일컬어 왔고,최근 중앙일보와 회견에선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는 ‘시스템 마니아’다.”라고 토로했다.사실 노 대통령은 자주외교니 동맹외교니 할 때나,이라크 파병,자유무역협정(FTA)문제 논란에서도 늘 실용주의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한다. 전문 관료의 중용도 이러한 실용주의 노선의 맥락에서 보면 그의 인사 철학이 바뀐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단지 취임 초기엔 실용주의적 색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인재를 부리는 용인술(用人術)에 있어 시스템을 존중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역대 대통령 시절,인사의 상당 부분이 실패한 이유는 바로 국가 경영에 있어 시스템을 입으로만 강조했기 때문이다.제왕적 대통령,자식 등 친인척 비리,실세(實勢)정치가 판을 쳤던 까닭이기도 하다. 진정한 ‘시스템 마니아’는 회의체가 의사 결정을 하게 하고,투명성과 기록으로 이를 뒷받침하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실리를 좇는 실용주의 노선이라고 해서 정책이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되며,정책이 사람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서도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전문 관료 기용이 ‘올인’에 따른 공백 충원이라는 과도기적인 인사가 아니라,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기한다는 실용주의·시스템 존중의 철학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총선을 치른 뒤,소수 정권의 한계가 극복되거나 혹은 조금 완화된다고 해서 ‘당 우위 정치’ 등으로 지금의 인사 내용을 마구 흔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칼럼]4월 '대청소’ 가 보인다/이경형 편집제작이사

    는 4월15일 실시될 제17대 총선은 한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변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그 변혁의 내용은 십중팔구 기성 정치권 인력을 대거 퇴출시키는 ‘봄맞이 정치권 대청소’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3가지의 주요 정치 변혁 요인이 동시에 겹쳐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첫째는 정치 공급자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과 그 수용자인 국민 간의 엄청난 괴리가 인내 한계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최근 검찰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로 드러난 기성 정치인의 부패 구조는 이미 유권자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둘째는 인물 중심의 한국정치 권력사에서 볼 때,지역할거주의를 바탕으로 한 3김씨의 공간적 권력분점이 막을 내리고,이를 대체하는 시간적 권력 분점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시간적 권력 분점은 곧 늙은 세대에서 젊은 세대로 세대간 권력 이동이 이뤄짐을 뜻한다. 셋째,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서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확산과 이에 따른 텔레데모크라시(teledemocracy)의 등장이다.2000년대 들어 한국사회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인프라 구축과 인터넷 인구의 급증으로 과거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참여 민주주의가 급팽창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의 ‘붉은 악마’물결과 같은 해 12월 대선 때 ‘노사모´ 등에서 부분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선 권력 체제와 시민사회 사이에 나타난 정치의 질적 수준차를 극복하여 균형을 이루는 힘이 분출할 것 같다. 4·19혁명은 이승만독재와 청년학생의 민주주의 요구 사이의 괴리를 없애는 정치 변혁이었고,1987년의 6·10 항쟁은 80년대 신군부의 권위주의와 시민 간에 나타난 민주화에 대한 엄청난 괴리를 좁혀 평형을 회복해주는 정치 메커니즘의 작동 과정이었다. 지털 정치문화의 급속한 확산은 낡은 정치의 부패 구조가 더이상 작동할 수 없도록 강요하고 있다.기존 정치 구조의 틀은 쌍방향성과 투명성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문화에 의해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간적인 권력 균점은 기성 정치인들이 이른바 네트워크를 중시하고 자유분방한 가치관을 지닌 P세대(사회초년생,전문직,사무직,30대 직장인,주부 등 17∼39세)의 신진인사들에게 권력의 상당부분을 물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변혁의 조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읽혀지고 있다.유권자 10명 가운데 8∼9명이 현역 의원의 교체를 원하고 있고, ‘젊은 정동영 당의장’의 등장을 계기로 열린우리당의 정당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일거에 추월한 뒤,고착 현상을 보이고 있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인기 상승은 정당 자체에 대한 지지보다는 열린당이 유권자들의 젊음 지향 기류를 다른 당에 비해 먼저 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최근 한나라당의 공천 심사과정에서 33세의 여성 부대변인이 현역 의원을 따돌리고 내정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이번 총선에서 기성 정치인의 ‘대청소’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각 정당이 피동적으로 그 흐름에 영합할 궁리만 해서는 안 된다.이러한 시대 변화의 기류는 분명하지만,각 정당과 의원 출마자는 정치 부패 구조를 확실하게 청산하려는 의지와 행동을 능동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기성 정치권의 불법 정치자금 획득 방식을 관행의 이름으로 용인하는 시대는 지났다.그런데도 형평성을 들먹거리며 덮어두고 가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또 사이버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참여 정치가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하여 선거 여론을 멋대로 몰아가려 해서도 안 된다.변혁의 시대 정신을 정면으로 받아들여 소화해낼 때,진정한 표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재신임, 총선 연계 못할 것 없다

    오는 4월의 제17대 총선은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후 1년 2개월이 되는 시점에 치러지는 선거다.임기 중반은 아니지만,노 대통령이 이미 측근 비리 문제 등으로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어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야당은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자진 철회할 것을 주장해왔고,헌법재판소도 재신임을 국민투표를 통해 묻는 것은 사실상 위헌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측근 비리 및 대선자금 수사가 일단락되면 어떤 식으로든 재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노 대통령이 ‘정신적’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신임·총선 연계를 생각하기는 어렵지만,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입당하는 것은 기정 사실로 돼있어 연계 가능성은 있다. 다만 수사 일정에 비추어 입당 시기는 3월 이후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할 경우,여당이 원내 제1당이 되지 않으면 재신임을 받지 못한 것으로 간주하고 대통령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렇게 하면 대통령직을 무기로 유권자들을 협박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또 노 대통령으로서도 무모한 도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재신임 문제를 총선을 통해 정치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번에 처음 실시하는 1인2투표제 중 지지 정당 투표제(전국구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후보에게 투표하는 방식)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1인2표제를 실시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한 득표수로써 정당별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그래서 한 표는 지역구에 출마한 의원 후보에게,다른 한 표는 지지하는 정당의 명부식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투표하게 된다. 노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뒤 이 당의 비례대표후보에게 투표할 경우,그 의미는 지역구 투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 투표로 해석할 수 있다.그러므로 열린우리당 소속 각 지역구 후보들이 얻은 득표수의 합계와 전국구 득표수 합계를 비교하여 전자가 많을 경우 정치적인 불신임을,후자가 많을 경우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수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열린우리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제1당이 안 되더라도 정당 지지 투표 성격인 전국구의 비례대표에서 제1당이 되면 재신임을,지역구에선 제2당이 되더라도 전국구에서 제3당으로 떨어지면 정치적 불신임을 받은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왜냐하면 1인2투표제 아래서 지역구 후보는 소속 정당보다는 각 후보의 인물 됨됨이에 따라 지지가 좌우되는 반면 명부식 비례대표 후보는 대체로 해당 정당에 대한 지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열린우리당의 지역구와 전국구의 단순한 득표 비교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진퇴를 실질적으로 결정하자는 것은 아니다.다만 총선 이후 노 대통령 국정 운영의 큰 방향을 잡는 준거로 삼자는 것이다.가령 총선 결과 위와 같은 기준으로 정치적 불신임을 받으면 원내 제1당에 국무총리를 할애하여 명실상부한 책임총리제로 국정을 운영하고,재신임을 받으면 더 이상 진퇴에 관한 논란은 접고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국민이 다시 한번 밀어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된다. 정당 지지 투표를 통해 재신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후보군에 유권자들이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읽을 수 있는 인물들을 공천하는 것이 중요하다.재신임과 총선의 연계 문제는 결국 노 대통령과 정치권이 판단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재신임’이 더이상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盧마임’ 보고 싶다

    대사 없이 몸짓으로 표현하는 마임,무언극은 일반 연극과는 다른 감흥을 준다.지난주 서울 홍익대 앞 소극장에서 열린 ‘한국 마임 2003’시리즈 가운데 일부 공연을 관람하면서 새삼 느꼈다. 마이미스트들은 페로몬이라는 냄새와 더듬이로 서로 소통하는 개미 세계를 관객들에게 실감 나게 보여주었고,추위와 더위에 반응하는 두 사람의 일상적인 몸짓으로 “가는 정이 고와야 오는 정이 곱다.”라는 인간관계를 익살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뒤풀이에서 만난 출연자는 마임 연기가 어렵지 않으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몸짓은 사람마다 정의(定義)가 다를 수 있는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 원초적인 표현을 하기 때문에 관객의 공감을 더 살 수 있다.”고 부연했다.문득 말보다 더 진실한 것이 몸짓이고,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2일 해인사로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을 전격 방문해 서울 외곽 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 터널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불교계의 협조를 얻어냈다.작년 대선 때 자신이 내걸었던 공약을 되물리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이긴 하지만,오랜만에 접하는 행동하는 노 대통령의 모습이었다.구차한 변명 없이 잘못된 공약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애로를 터놓고 얘기함으로써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세모에 되돌아보는 대통령의 그동안 국정 수행 행태는 너무 말이 많았고,그것도 모호한 말로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오죽했으면 전국 대학교수 등 칼럼니스트들이 올해 한국의 정치·사회·경제를 가장 잘 정리할 수 있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우왕좌왕(右往左往)을 꼽았겠는가. 최근 노 대통령의 ‘10분의1’발언만 해도 대통령 자신의 화법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잘 보여주었다.“대선 때 우리가 쓴 불법 자금의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1만 되어도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말해 ‘독립 검찰’을 곤혹스럽게 했다.이어 며칠 뒤 “합법 불법 다 털어도 350억∼400억원 미만”이라고 말함으로써 ‘10분의1’논란을 다시 증폭시켰고 청와대는 정당활동비를 포함한 숫자라며 불끄기에 바빴다.대통령의 ‘10분의1’발언도 4당 대표 회동 당시 대화의 전후 흐름을 보면,야당의 불법자금 규모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강조 화법에서 나온 듯하다.꼭 10%라는 숫자적 한계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거듭 다짐해 ‘실언’이 ‘대국민 선언’처럼 돼버렸다. ‘대통령 자리’는 강조 화법에 쉽게 동원할 수 있는 일상적인 단어가 아니다.5000만 민생을 좌우하고,수십억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할 수 있는 엄청난 무게의 단어다.자칫 헌정의 중단까지 불러올 수 있는 특별한 단어다. 그렇다면 온 나라가 10% 숫자에 매달려 마음졸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이럴 때 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보여 줄 해법은 ‘사패산 터널공사 재개’ 방식이라고 본다.검찰 수사에 개의치 말고 ‘10분의1’이라는 표현은 야당의 불법자금 규모에 비해 노 캠프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는 의미,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해명하면 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5월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고 한 적이 있다.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리 사건이 드러난 후에는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최근 대학가에서 마임 붐이 일고 있는 것은 말 없이도 관객과 깊이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대통령직 사퇴’와 같은 예측불허의 엽기적인 ‘노(盧) 화법’은 금년으로 마감해야 한다.새해에는 노 대통령이 과묵하지만 행동으로 ‘관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정치 마이미스트가 됐으면 한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코믹배우 변신 기대하세요”영화 ‘라이어’ 주연 주진모

    스크린에 비친 배우 주진모의 이미지는 항상 조금은 어둡고 뭔가에 짓눌린 ‘주변인’같은 것이었다.‘해피엔드’‘무사’‘와니와 준하’….영화마다 그의 이미지에는 거침없이 자유로운 영혼이 실리지 못했었다. 새해면 만 서른.그는 “이젠 남자다!”라고 선언적 다짐부터 해보인다.“아직은 어리다는 생각에 어설픈 고집대로만 살아왔다.”는 고백도 한다.‘달라지겠다.’는,아주 완곡한 표현이다. 이달 말부터 새 영화 ‘라이어’(제작 선우엔터테인먼트·감독 김경형)를 찍는다.장담대로 180도 딴판의 모습을 보여줄 작품이다.새 영화에서 그는 사기꾼과 로맨티스트의 중간쯤에 선 ‘웃기는’ 인간이다.시골 고향동네에서 친구 여동생을 꼬드겨 조강지처를 만들어놓고,서울에서 택시기사를 하다 눈맞은 돈많은 젊은 여자와 감쪽같이 딴살림을 차리는 이중적 캐릭터. “극중에선 여자들을 마음만 먹으면 유혹할 수 있는 ‘얼짱’입니다.지금까지 해온 역할이 단선적이었다면 이번엔 좀 복잡해지겠지요.연극이 원작인데,실없이 웃기기만 하는 코미디는 아닐 거예요.” “연기의 ‘연’자도 몰랐다.”는 그는 원래 체육교사가 꿈이었다.그런데 한 장의 사진이 운명을 바꿔놓았다.친척 아저씨의 전시회 출품사진속 모델이 된 게 인연.그 사진 덕에 CF(박카스)를 찍으며 얼렁뚱땅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이전에 대학로 극단을 잠시 기웃대다 연극무대 단역으로 한 번 섰던 것이 연기이력의 전부였다. “운이 좋았다.”며 데뷔시절을 떠올린다.“스스로 준비가 덜 된 탓에 지금까지의 영화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무척 힘들었던 기억만 있다.”고 슬쩍 자아비판(?)도 해본다.“‘야,밥 차려라!’‘야,발 좀 씻어줘!’ 아내한테 이런 막말을 해대는 캐릭터라니….저도 아직 실감이 안 나요.” “새 영화로 주진모가 진짜 연기자가 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웃는 모습에서 묘한 여유가 느껴진다. 황수정기자
  • [이경형 칼럼] 정치판, 부숴야 새로 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기성 정치체제가 해체되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구축할 수 있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이러한 흐름의 추동력은 ‘돈 정치’‘돈 선거’에 대한 단죄로부터 탄력을 받고 있지만,그 파장은 정당 내 낡은 인물의 퇴출 등 정치인 세대 교체에서부터 선거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 입법과 제도의 개혁에 이르기까지 넓게 확산될 조짐이다. 검찰은 여야 대선 자금,특히 한나라당의 수백억원에 달하는 불법 선거 자금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가하고 있다.검찰이 국민의 공감 속에 정당의 대선 자금을 엄정하게 수사한다면 기업의 비자금-불법 정치자금으로 고질화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특검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수사를 철저하게 펴 ‘성역’이 없음을 보여주면,최고 권력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는 ‘실세(實勢)’의 발호도 억제될 것이다. 한나라당에선 공천 물갈이 압력이 증폭되는 가운데 다선 의원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이에 반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상당수 중진 의원들은 분권형 대통령제개헌 추진과 함께 재창당 수준의 당 개혁을 뒤늦게 주장하고 있다.그동안 정당 개혁 문제에 관해 거의 목소리를 안 내던 이들이 쫓기듯이 성명을 내는 것을 보면 ‘물갈이’ 수준이 내년 총선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 같다. 기존 정당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이달 들어 언론기관들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원내 제1,2,3당의 지지도가 모두 20%미만 또는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으며,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1987년 대선이후 고착되어온 지역주의 기반의 정당 구도가 더 이상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원내 과반수 의석의 한나라당이 국민의 20% 지지도 못 받는다는 것은 바로 낡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새해 예산안도 처리하지 못한 채 폐회한 데 이어 10일 열린 임시국회 앞에는 예산안 이외에도 각종 법안 및 동의안이 산적해 있다.더욱이 정부가 각종 비리 혐의로 6명의 여야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제출해놓고 있어 이의 처리를 또 미룰 경우,16대 국회는 그야말로 ‘방탄(防彈)국회’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체포동의안 처리 여부는 정치권이 앞으로 낡은 정치를 스스로 청산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선행지표가 될 것이다. 검찰의 불법 대선 자금 수사가 한국정치의 낡은 소프트웨어를 부수는 단초를 제공할지는 모르나 그 성공여부는 전적으로 정치권에 달려있다.한나라당이 LG로부터 150억원의 불법 자금을 트럭째 넘겨 받고도 먼저 잘못을 고백하기는커녕 편중 수사 운운하며 역공세를 펴는 것은 정말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정치권이 앞으로 사는 길은 관행의 이름으로 체질화된 낡은 정치 소프트웨어를 철저히 부수고 업그레이드된 투명한 시스템으로 전면 개비를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불법 선거자금 조성에서 보듯이 장막에 가려진 이너서클이 모든 것을 재단하는 보스 정치의 잔재를 깨뜨려야 한다.국회의원들이 비리를 저질러 놓고도 회기중 불체포 특권 뒤에 숨는 금배지 만능주의도 버려야 한다. 정치권이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국회의장의 자문기구인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가 제시한 정치자금 투명화 방안과 정책정당 지향 및 신진 인사의 정치권 진입을 촉진하는 내용의 국회의원선거법 개정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각 정파가 기득권 유지에만 매달린다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17대 총선에서 기성 정치인들은 유권자들로부터 큰 저항을 받을 것이다. 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옥쇄정치’는 下手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 특검법 거부에 맞서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단식 투쟁에 들어갔다.한나라당 의원들은 26일부터 등원을 거부하고,전국적으로 장외 투쟁에 나섰다. 과거에도 야당 총재나 재야 인사의 단식 투쟁은 심심찮게 있어 왔다.그러나 당시에는 반민주-민주 대결 구도에서 소수 야당이 국회 다수당을 장악한 독재 권력에 항거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는 처절한 싸움이었다.그래서 국민들도 극한 투쟁을 벌이는 야당의 ‘옥쇄(玉碎)정치’에 소리 없이 공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한나라당이 결행한 국회 보이콧에 이은 단식·장외 투쟁은 뭔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물론 국회가 재적 의원 3분의2가 넘는 찬성으로 특검법을 정부에 넘겼는데도 검찰이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 자체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이유가 옹색하다는 점은 인정된다. 한나라당은 국회 의석(272명)의 절반을 훨씬 넘는 149석을 가진 그야말로 거대 야당이다.한나라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시시콜콜히 견제할 수 있고,필요하면 입법 권능을 통해 정부의 정책 집행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다른 야당은 특검법의 재의결 추진을 찬성한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재의 자체를 거부하고,의원직 사퇴서를 일괄 작성하여 당 지도부에 제출하는 등 극한 투쟁을 펴는 것은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재의결을 추진할 경우 다시 재적 3분의2 찬성을 이끌어 낼 자신이 없다는 것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 처리,이라크 추가 파병,카드사 위기,부안 사태 등 산적한 국정 현안을 내팽개치고 장외 투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그들 스스로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원내 과반수 제1당의 정치적 행태가 겨우 민생을 볼모로 하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서야 누가 공감을 하겠는가. 설령 최 대표의 주장대로 노 대통령이 “가장 도덕적인 것처럼 포장을 해왔지만 모두 거짓이었고,추악한 본색이 드러날까봐 특검을 거부했다.”고 치더라도 ‘단식 투쟁’으로 풀 일은 아니다.지난번과 같이 다른 야당 의원들을설득하여 3분의2 찬성을 얻어 특검법을 재의결하는 노력을 폈어야 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의 하나는 문제를 푸는 방법이 너무나 극단적이라는 것이다.노동 현장의 분신 자살,위도 방폐장 건설 대결,농업 개방 등 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 등에서 보듯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거나 견해가 확연하게 다를 때는 우선 힘으로 본때를 보여야 돌파구가 생긴다는 것이다.이 같은 ‘미신’이 지금 한국 사회에 유령처럼 떠다니고 있다. 한나라당이 펴고 있는 등원 거부,단식 등 극한 투쟁은 시청 앞 노동자 시위 때,쇠파이프·화염병이 진압봉과 어지럽게 교차하는 잘못된 시위 문화와 한치도 다르지 않다.차라리 옥쇄는 할지언정 굴복은 하지 않는다는 과거 왕조시대의 선비정신을 이런 식으로 계승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서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적대감,높은 자와 낮은 자의 불신,권력자와 백성간의 괴리 등 모든 분열적인 요소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전부가 아니면 전무(全無)’의 극한 정치 문화와도 무관치 않다. 흔히 정치를 대화의 산물,협상의 결과물이라고 하는데도 우리 정치 현실이 힘의 대결,기(氣)싸움처럼 변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불행한 일이다.단식,장외 투쟁과 같은 ‘쇼크 정치’는 단기적으로 대단히 효과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정치를 더욱 황폐화시킬 뿐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하루빨리 대화 채널을 가동하여,국민을 더이상 짜증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밥그릇’ 깨야 정치가 산다

    정치가 좀처럼 바뀌지 않는 이유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다음 총선에 적용되는 선거법을 개정하기 때문이다.정치가 바뀌려면 정치하는 사람을 바꿔야 하고,정치하는 사람을 바꾸려면 정치 인력을 충원하는 제도인 선거법을 비롯,정당법 정치자금법 등을 제대로 바꿔야 한다. 아무리 각 정당이 정치 개혁의 획기적인 방안을 만든다 해도,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선거법을 만들지는 않는다.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어떤 내용도 입법하지 않게 마련이다. 반세기 남짓한 한국 정치에서 정치권의 인물이 대폭 바뀐 것은 5·16군사 쿠데타 후인 1960년대 초반과 그 20여년 뒤인 1980년대 초반의 신군부 등장 무렵이었다.박정희·전두환의 군사정부는 기성 정치인들을 총칼로 정치권에서 쫓아내고,대신 군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물갈이를 했다. 내년 17대 4·15 총선은 시간적으로 보면 신군부 등장 이후 다시 20여년이 흐른 시점에 해당된다.과거처럼 물리적 강제력에 의해 기성 정치인들이 퇴출되는 일은 없겠지만 분명히시대는 정치권의 대폭적인 신진대사를 요구하고 있다.그 흐름은 작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기점으로 서서히 감촉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은 지역주의라는 일정한 공간을 기반으로 한 3김 보스 정치가 붕괴되고,3김과는 시간적으로 차별화되는 새로운 세대의 정치 리더십이 구축될 수밖에 없는 역사적 필연인지도 모른다.특히 검찰의 강도 높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코너에 몰린 정치권이 앞다투어 정치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정치판의 물갈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은 지구당 철폐,선거공영제,후원회 폐지,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각종 개혁안의 봇물을 터뜨리고 있다.불과 한달 전만 해도 중앙선관위나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정치개혁 제안을 내몰라라 하고 차일피일 세월을 보내고 있던 정치권이다. 각 정당이 온갖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도무지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진실한 실천 의지가 읽혀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정당의 지구당만 해도 그렇다.폐지는 하되 ‘연락사무소’로 바꿔 유지한다든가,내년 총선 이후에 폐지하자는 등 오락가락 논란이 분분하다.당장에라도 천지개벽을 할 듯하던 정치 개혁이 무늬만 개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이런 논란의 바탕에는 으레 현역 정치인들의 ‘밥그릇’고수 정서가 깔려 있다.지구당 폐지를 진정으로 외치려면 조직의 상시 가동 체제로 되어 있는 정당 구조를 뜯어 고쳐 원내 정당화로 전환하는 프로그램까지 함께 내놓아야 한다. 언젠가 미국의 하원의원 선거기간 중 버지니아주의 한 지역구 연락사무소를 방문했을 때,조그마한 상가의 한 구석진 복덕방 같은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 할머니 두 분이 교대로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미국의 정당 조직이 한국 실정에 꼭 맞는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정치가 의회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한국처럼 정당조직 유지에 소요되는 엄청난 정치자금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선거의 완전공영제 도입도 개별 정치인의 선전에 혈세가 투입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해서는 안된다.선거구 문제도 기성 정치인의 지명도가 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을 오히려 막는쪽으로 채택되어서는 안된다.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도 각 분야의 새로운 전문 인력이 정치권에 더 많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기성 정치인,특히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먼저 깨는 자세로 정치 개혁에 임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 때 유권자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을 것이다.그것이 ‘정치 우물’ 안에 있는 그들의 눈에는 잘 안 보일지 몰라도 우물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작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대선자금으로 날 새울 텐가

    전방 고지의 수은주가 영하로 급강하하고 있는데 정국은 대선 자금 공방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이 SK 비자금 100억원 수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여야 대선 자금의 전면적이고 무제한적인 특검을 주장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128억원의 회계 조작이 있었다고 폭로하는가 하면 열린우리당측은 지난 2000년 총선자금 잔액을 현재의 민주당 인사들이 사실상 횡령했다고 맞받아치는 등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경제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고,젊은이,늙은이 할 것 없이 일자리를 찾아 장사진을 치고 있다.지난 열흘새 노동자들의 자살,분신이 3건이나 잇따랐고,이라크 파병 방침 발표 이후 연쇄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파병 반대 목소리가 드높아가고 있다.한국 사회 전체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데도 정치인들의 안중엔 내년 총선의 세력 판도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정치권은 과거의 불법 정치자금을 그야말로 고해성사하고,겸허한 자세로 ‘예전 같지 않은 검찰’의대선 자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물론 한나라당으로서는 제 아무리 독립 검찰이라고 하더라도 ‘살아있는 권력’인 ‘盧 캠프 대선자금’에 ‘수사의 칼 끝’을 제대로 대기란 쉽지 않다고 외칠 수 있을 것이다.그렇더라도 당장 특검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이 지금 진정으로 해야 하고,할 수 있는 일은 돈 정치의 낡은 구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청정(淸淨)정치를 구현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여기에는 ▲선거공영제 등 돈 안 드는 선거로 제도를 과감하게 뜯어고치고 ▲조직의 상시 가동체제 정당 구조를 정책 생산 중심으로 바꾸며 ▲정치 자금 조달의 뒷거래 등 2중 구조를 철저하게 깨부숴야 한다.특히 정치자금의 실명·투명화는 제도만으로는 안 되며,정치하는 사람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요즘처럼 정치권의 ‘구린 돈’이 여기저기서 들통나는 시기에 정치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이 땅에서는 영원히 맑은 정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정치인들이 진정 참회하는 마음으로 정치관계법의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면 못할 것이 없으련만 그러한 조짐이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꼼짝도 하지 않던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여론의 압력을 느낀 탓인지 지난 28일 열려 선거 완전공영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100만원 초과 기부 및 50만원 초과 지출시 수표 신용카드 사용과 계좌입금 의무화 등에 의견을 접근시켰으나 선거구 획정이나 비례대표 의석수를 포함한 의원 정수 등은 정파별로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자금,선거제도,정당 조직 등의 문제는 적당히 땜질식 ‘면피용’으로 개정할 것이 아니라 정치의 기본틀을 바꿔야 한다.정치자금법만 해도 고식적인 보완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이를테면 정치자금법 위반도 선거법 위반에 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피선거권을 박탈하고,공소시효도 의원 임기보다 은 3년으로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5년 임기보다 더 길게 연장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정치관계법을 스스로 개혁하기란 여간해서는 어렵다.환자가 스스로 수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돈 정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겁게 달아 오를 때 정치권 역외의 사람들이 ‘망치질’을 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역 정치인이 배제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하여 정치학자,법률가,시민·유권자 단체들이 망라된 민간 차원의 정치제도개혁추진위를 결성하여 정치관계법의 개혁안을 만들면,이를 국회가 최소한도로 손질하여 수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그래야만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이 저지른 과거 불법 정치자금을 불문에 부칠 마음이 생길 것이다. 제작 이사 khlee@
  • 송파구민 區사랑 놀라워/ 여론조사 95% “계속 살겠다”

    “겹경사,남 모를 까닭 있었네.” 송파구(구청장 이유택)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자원봉사 최우수 자치구로 선정된 데 이어 구립합창단이 최고상을 받고,구민 여론조사에서 95%가 “계속 송파에서 살고 싶다.”고 답해 대도시 주민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애향심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60만 주민이 함께 자축할 경사가 줄을 잇는 데는 이러한 향토애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우승,우승,또 우승 구는 최근 서울시의 ‘2003년 자치구 인센티브 사업 자원봉사’ 평가에서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앞세워 최우수 기관으로 뽑혔다. 구립합창단은 지난 23일 광진구 능동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어머니합창경연대회에 나가 1위를 차지했다.이튿날인 24일엔 충북 제천시 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전국합창대회에도 출전,대상을 휩쓸었다. ●우리 고장 좋을시고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캠스트’에 의뢰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의 94.6%인 1419명이 송파구에 계속 살겠다고 응답했다.조사는20세 이상의 남녀 주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원하는 비율은 2.6%(390명)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사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대부분 높은 주택가격을 꼽았다. 도시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34.7%인 521명이 ‘자연친화적 환경형’을,28.8%인 432명은 ‘생활주거형’을 가장 먼저 들었다.분야별 만족도에서는 민원행정이 66.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반면,교통편의 시설은 지난해에 비해 4.1점 올랐으나 여전히 개선 요구가 많았다. 송한수기자 onekor@
  • [이경형 칼럼] ‘재신임’ 접고 정치개혁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전격적인 선언으로 야기된 ‘재신임’정국은 야당이 탄핵과 개헌론을 제기함으로써 매우 불투명해졌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선(先)측근 비리 진상 규명’을 강조하면서 노 대통령이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의 측근 비리에 연루될 때는 탄핵 소추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 역시 국회 연설을 통해 위헌론을 내세워 국민투표를 반대하고,재신임 자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분권형 대통령제’의 개헌과 함께 내년 총선후 책임총리제 조기 도입을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미 ‘12월 15일 전후 국민투표 실시,불신임 땐 2월 사임, 4·15총선시 대통령선거 병행’등의 정치 일정까지 제시했다.그러나 국민투표에 의한 재신임 방법과 절차에 관해 각 정당들과 합의를 보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강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검찰의 최도술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여차하면 국정 조사나 특검 수사를 실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10일 노 대통령이 재신임 폭탄선언을 한이후 법조계에선 헌법 72조가 국민투표 대상으로 규정한 ‘국가 안위’의 개념에 대통령의 재신임 여부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재신임 국민투표 회부 문제는 청와대나 정치권이 ‘제논에 물 대기식’으로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물어본 뒤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다. 그렇다면 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일찌감치 제기되어온 정지자금의 투명화,돈 안 들고 지역주의를 불식시키는 선거 제도로 바꾸는 문제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재신임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 대표가 이번에 제시한 정치자금과 선거제도의 개혁 문제부터 먼저 다루는 것이 국민 여망에 부응한다.내년 4·15 총선에 맞춰 정치자금법과 선거법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친다면 이번 재신임 문제로 촉발된 논쟁을 정치개혁의 기회로 선용하는 셈이 된다. 노 대통령은 국회 시정 연설에서 지역 구도를 극복하는 선거제도,정치자금의 수입·지출 투명화,합법적인 정치 비용의 현실화,선거공영제 확대,정치자금법의공소시효 연장 등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한나라당 최 대표도 내년 총선부터 완전한 선거공영제 도입,선거사범 단심제 적용으로 위법시 공직에서 즉시 축출,정당의 경선을 중앙선관위가 관리,지구당의 연락사무소 수준으로 대폭 축소,기부한도 300만원 인하,정치자금의 단일계좌 사용 및 지출시 수표 및 카드 사용 의무화 등을 제시했다. 국회는 그동안 정치개혁특위를 가동해왔으나 입으로는 개혁을 외치면서도 중앙선관위가 이미 제시한 정치자금법 개정이나 선거법 개정에 관해서는 계속 미적거려왔다. 국민투표 위헌 여부로 재신임 정국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 아니라 정치관계법 개정에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이미 뜻을 함께한 이상 개정작업을 더 미룰 이유가 없다.내년 총선을 180일 앞둔 오는 18일부터는 일체의 기부금 금지가 적용되는 등 현행 선거법에 따른 관련 조항이 발동된다. 국회의 각 정파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정치자금법,정당법,선거법 등을 정기국회 회기중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이와 함께 이미 위헌 판결이 난 3대1이 넘는 선거구간인구 편차의 조정,1인 1투표에 의한 전국구 의석 배분 등을 헌법 정신에 따라 개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선거구 획정,1인 2표 방식에 의한 소선거구제 및 (전국 혹은 권역별)비례대표제 도입 또는 중대선거구 채택 여부도 하루빨리 판가름내야 한다.그래야 유권자들도 예측가능한 참정권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5인·7인 회동’ 필요하다

    고건 국무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에 따른 ‘무(無)당적’대통령과 신(新)4당 체제 아래서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정부-국회간의 새로운 국정 협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무소속 대통령에 왜소한 ‘준(準)여 신당’과 거대한 ‘3야당’의 신 4당체제 속의 국정 운영이 매우 불안하기 때문이다. 고 총리가 제시한 국정협의의 구체적인 채널은 총리가 4당 원내총무들에게 정책설명회 방식으로 협의하거나,정부 부처별로 관계 상임위와 협의하는 방안,그리고 총리·관계장관이 4당 정책위 의장과 협의하는 방안 등이다.매월 1∼2회로 정례화하고,필요하면 원내총무와 함께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상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준의 국정 협의는 내각 차원의 협의이지,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4당체제의 정국과 국정을 풀어나가는 데에는 대단히 미흡하다.총리 중심의 대(對)국회·정당 협의는 협의대로 진행하되 보다 큰 틀에서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노 대통령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박상천민주당 대표,김근태 통합신당 원내 대표,김종필 자민련총재 등 4당 대표가 수시로 혹은 정례적으로 만나는 ‘5인’회동이 필요하다.이와 함께 정부쪽에서 노 대통령과 고 총리,국회쪽에서 박관용 국회의장과 각 당 원내 대표(홍사덕 한나라당,정균환 민주당,김학원 자민련 원내총무,김근태 통합신당 원내대표)등 ‘7인’이 머리를 맞대는 국정협의 채널도 가동해야 한다. 내년 총선까지의 정국 상황은 가변성이 많을 뿐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판단으로 풀어야 할 국가적 난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대통령이 집권 7개월 만에 자신을 밀어준 정당을 탈당해야 하는 현 정치상황은 설사 ‘창조적 와해 과정’이라고 하더라도,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불안을 가중시키고,민생을 표류시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탈당을 ‘후안무치한 배신’이라며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책임총리제 시행과 개헌을 겨냥한 ‘분권형 대통령제’의 공론화를 시도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신당=노무현 당’이라고 몰아붙이면서 국회 과반 의석 정당으로서 정국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야 3당의 의석이 대통령탄핵소추의결 정족수(재적 3분의2)를 넘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 관계가 계속 대립각을 이룬다면 국정은 제자리걸음하고,대통령의 권력누수 현상은 가속화될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에 따라 권력구조 변경을 공약으로 내세울 수 있고,지역 편중 의석을 극복할 수 있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를 먼저 개혁하자고 할 수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노 대통령이 초당적인 국정 운영을 담보하는 징표로 임기 내내 당적을 갖지 않을 것임을 선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정부와 국회가 숙의해야 할 국정 현안은 산적해 있다.특히 이라크 전투병 파병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론이 양분되어 있고,새해 예산안과 관련 세법 개정안 처리도 만만하지가 않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하지 않으면 국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법안도 부지기수다.국가균형발전특별법,지방분권 특별법,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등 3대 특별법을 비롯해 국민연금법,증권관련집단소송법 등 30여건이 된다.이중에는 각 당별로 찬·반이 엇갈리는 법안들도 적지 않다. 노 대통령은 필요하면 직접 대국민 설득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자칫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포퓰리즘에 빠져 들 수도 있다.수많은 국정 현안을 효과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국회·정당 수뇌들과 수시로 만나 대화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이것이 상생의 정치를 펴고,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는 지름길이다. 본사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파병 YES, NO ‘결단’에 달렸다

    태풍 매미가 할퀸 상처로 전국이 신음하는 가운데 미국은 여단급 규모의 전투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해왔다.취임 7개월을 맞는 노무현 대통령 정부는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로 중대한 정책 선택의 기로에 섰다.노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지도력과 경륜을 새삼 시험받게 되었다. 그동안 경기 침체,고학력 실업자의 속출,노사 갈등으로 경제가 계속 추락했고,한국은행은 올 성장률이 2%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정치적으로는 여당인 민주당의 분열과 신당 창당 초읽기,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기 국회의 파장 현상 등 정치권도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여론 소통이 이뤄진 추석 이후 민심은 노 대통령의 치적에 대해 ‘쓴 소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왜 그럴까.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거나,아직까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국가 경영에 있어 진정한 리더십의 발휘는 지도자의 용기있는 결단과 국민 설득을 통해 그 결단에 국력을모을 때 비로소 평가되는 것이다. 지도자의 하루하루는 끝없는 정책의 선택,결단의 연속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특정 쟁점에 대한 어떠한 선택도 100% 완벽한 것은 없는 법이다. 최선,차선의 선택을 찾는 과정에서 여론을 수렴하고,토론과 논쟁을 통해 문제점을 부각하고 걸러내기도 한다.하지만 결국은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예스(Yes)’와 ‘노(No)’가 선택되는 것이 대통령제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이다. 혹자는 지도자의 결단이란 과거 독재·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산물이지,지금처럼 민주화·수평화를 지향하는 ‘참여 정부’ 아래서는 통할 수 없다고 할는지 모른다.그러나 국가 경영에는 여론이 50 대 50으로 양분되거나,설령 55 대 45로 다소 기울더라도 지도자는 ‘45%’를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지금 파병 문제를 싸고 찬·반 여론이 비등하다.정부 내에서도 찬성론을 펴는 측은 파병이 한·미동맹관계 공고화는 물론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이라크 재건사업,주한미군재배치 문제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반면 반대론은 북핵과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막연한 추론에 불과하고,미군 재배치는 파병과 별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진보적 시민단체들은 명분 없는 침략전쟁의 뒤처리에 전투병력을 보낼 수 없다면서 강경한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보수 단체들은 한·미동맹간의 공조와 국익을 위해 파병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파병문제를 싸고 우리 사회는 또 한바탕 보혁 갈등을 겪을 것이 불 보듯하다. 여론조사(중앙일보)를 보면 파병 반대가 56%,찬성은 35.5%로 나타났다.그러나 유엔 결의에 의해 유엔군의 일원으로 파병한다면 찬성(58.6%)이 반대(40%)보다 더 많은 역전 현상을 보였다.찬·반 의견이 팽팽할 뿐 아니라,파병 조건에 따라 찬·반이 민감하게 엇갈린다는 얘기다. 앞으로 많은 진통이 따르겠지만 결국은 노 대통령이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만약 대통령이 파병하기로 결단을 내린다면 국회를 설득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정부가 파병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도 은근히 국회가 부결시켜 주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결코 떳떳한 태도가 아닐 것이다. 노 대통령은 미국의 파병 요청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도,당당하게 거부할 수도 있다.그 선택은 국익의 치밀한 저울질,고도의 국제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하여,대통령의 국정 비전과 역사적 안목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노 대통령이 이번 파병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그의 리더십은 새롭게 평가될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연극촌’에서 본 지방화

    지난 주말 때 이른 추석(?)성묘를 마치고 귀경길에 경남 밀양시 부북면의 ‘밀양연극촌’에 들러 두 편의 연극을 잇따라 관람했다.4년전 월산초등학교 폐교 건물을 개조하여 연극공동체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곳은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 마을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교실 2개를 튼 소극장에선 아동극 ‘토끼와 자라’가 공연됐다.관객은 창원에서 버스 두 대로 온 어린이와 학부모가 대부분이었고,나머지는 인근 주민이거나 일부러 찾아 온 사람들이었다. 공연에 앞서 관객들은 출연배우들의 선창과 몸짓에 따라 노래와 춤을 배우면서 장내는 흥겨움으로 가득했다.1시간여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축제가 파할 때처럼 자리 뜨기를 아쉬워했다.두 번째 공연은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교사 뒤쪽의 천막 극장에서 저녁 8시부터 시작된 ‘서툰 사람들’이었다.객석엔 연극캠프에 참여중인 어린이들과 일반 관객이 채 100석도 채우지 못했지만,연극이 끝난 후 출연자들에게 보내는 여러 차례의 뜨거운 박수는 대형 공연 못지않게 장내를 달구었다. 지난 7월17일부터 보름 동안 이곳에서 열렸던 제3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기간엔 개막 첫날 야외 ‘숲의 극장’등 4개 극장의 좌석이 매진되는 등 피서를 겸한 전국의 관객들로 대성황을 이뤘다고 한다.연극촌 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연출가 이윤택씨는 극단 연희단거리패를 이끌고 매주말 연극 공연으로 이곳을 일궈왔다.그는 “밀양시민들과 호흡을 함께하면서 자리를 잡아왔다.”면서 “인근 부산,울산은 물론 서울 관객도 심심찮게 온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밀양 하면 주변의 뛰어난 풍광과 함께 조선 후기 대표적 건축물인 영남루가 먼저 떠올랐지만 앞으로는 연극촌이 될 법하다.지난 90년대 이후 지방자치제 실시와 함께 ‘지방화’가 강조돼왔고,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도 지방 분권을 역설하고 있다. 중앙집권적 국가경영시스템을 분권형으로 전환하는 제도적 개혁은 지방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마찬가지로 지방 주민들이 그 지역의 특화된 문화적 요소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중앙 정부나 해당 지자체가 적극 지원하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금 전국적으로 매년 1000여 건의 기초자치단체 단위 지역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각 지방은 특산물,유적지,유·무형문화재,온천,기타 관광자원과 연관된 지역 축제를 개최하고,이 과정에서 지역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축제 숫자만큼 내실을 거둔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그래도 지방화의 소중한 촉진제가 되고 있다. 언젠가 독일 뮌헨 지방을 여행했을 때 우연히 어울렸던 맥주 축제, 일본 홋카이도 노보리벳쓰 지역에 갔을 때 ‘도깨비 결혼’ 마쓰리(축제)행렬에 끼어 놀았던 문화 체험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영국의 웨일스 지방의 헤이온와이는 1960년대 초만 해도 퇴락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다.그러나 리처드 부스라는 한 청년의 헌책 사랑으로 세계 최초의 ‘책 마을’로 자리잡은 뒤 지금은 세계고서전시회 개최 등으로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청계천 복원공사로 존폐 위기에 처한 청계천6가 일대의 헌책방들도 한국의 헤이온와이로 재탄생할 수는 없을까.고서점 호산방 박대헌 대표는 강원도영월의 한 폐교에 책박물관을 세우면서 책마을을 건설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파주 통일동산 인근에 건설되고 있는 예술문화인들의 창작,전시,거주 공간을 겸한 ‘헤이리 마을’도 헤이온와이의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했다. 진정한 지방화 시대는 권력 구조나 경제력의 분권 못지않게 그 지방의 문화적 차별화,독자성이 꽃을 피울 때 제대로 열리는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 [이경형 칼럼] ‘돈 정치’ 메커니즘을 깨라

    지난 18일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인 ‘세풍’사건 1심 선고가 나오자 과거 수없이 ‘방탄국회’를 열었던 한나라당은 “반성하지만,여권의 대선자금과 총선자금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오히려 민주당을 공격했다. 앞서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이 구속되자 당 주변에서는 “리스트가 나오면 정치권이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했다.정치자금에 관한 한 불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세기 남짓한 한국정치사에서 ‘돈 정치’는 정권에 따라 수법은 달랐지만 계속 이어져 왔다.민간 경제 규모가 작았던 박정희 정권 때는 공화당 실세들이 외국차관 도입시 일정액을 떼는 식으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전두환·노태우의 5·6공 시대에는 대통령이 직접 재벌로부터 거액을 받아 집권당을 운영했다. 김영삼 문민정부에 들어서는 대통령은 빠지고 권력기관이 돈을 마련했다.아직도 재판중인 안기부 선거자금 지원사건만 해도 안기부가 일반 예산과 예비비에서 천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김대중 국민의 정부 아래서는 대통령도,권력기관도 개입 여부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제2인자인 권 전 고문이나 실세 측근을 통해 자금을 만들었고,이 가운데 노출된 것이 이른바 현대 대북사업과 맞물린 비자금이 아닌가 한다. 이런 전례에 비추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정부 혹은 지금의 여권은 어떻게 선거자금을 마련할 것인지 궁금해진다.모르긴 해도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말이 여권이지,지금 노 정부와 민주당은 남보다 더 못한 면이 많을 정도로 껄끄러운 관계다.설령 ‘노무현 신당’이 별도로 출범한다 해도 역대 정권처럼 여당 프리미엄으로 돈을 거둬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야당도 별수 없을 것이다.보수 색깔을 띤다고 해서 재벌이나 기업이 정부 몰래 뭉칫돈을 갖다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검은 돈’ 때문에 세풍의 주역들이 법정 구속되거나 실형을 선고받고,평소 정치자금의 ‘정거장론’을 펴왔던 권노갑씨가 강도 높은 수사를 받는 터에 과거와 같이 정당이나 개인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야는 곧 열릴 정기국회에서 예산 심의가 일단락되면 내년 총선을 가급적 돈 안 드는 선거로 치를 수 있도록 관련법을 고쳐야 한다.여야가 ‘검은 돈’관련자의 사법처리를 싸고 입씨름을 벌일 것이 아니라 바로 정치자금법 개정을 위해 무릎을 맞대야 한다. 고비용 저효율 정치를 지양하고,정치자금의 양성화와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은 그동안 중앙선관위를 비롯하여 학계,언론계 등에서 많은 제안이 있었다.정치자금은 선관위에 신고한 단일 계좌로만 사용하고,일정 금액 이상의 기부나 지출은 수표,카드,계좌 입금 등으로 국한하며 의원이나 의원후보자 이외의 모든 선거예비후보자에게도 정치자금 모금을 허용하는 것 등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 시효를 현행 3년에서 의원,대통령 임기보다 긴 6년으로 늘리고,정치자금법 사범에 대해서도 벌금 100만원만 넘어도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등 선거사범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해야 한다. 국고보조금도 정당 자체의 당비 납부액과 연동시켜 지급해 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의 확대를 유도하고,보조금은 정책개발비,교육훈련비,선전비용에 국한하여 사용토록 하며,선거운동 방식을 비용이 많이 드는 조직동원 중심에서 미디어를 통한 득표활동을 하도록 과감하게 전환해야겠다. 당리당략과 자신의 유·불리를 떠나 ‘돈 정치’의 메커니즘을 깨부수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문제는 진정으로 ‘검은 돈’을 뿌리치겠다는 정치인 각자의 의지다.여야는 정치자금법 개혁작업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 본사 이사 khlee@
  • [편집자문위원 칼럼] 정치와 언론보도

    최근 노 대통령의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은 정치에 있어서 언론의 중요성과 함께 정치권이 언론 보도에 얼마나 민감한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정치인들은 언론에 좋은 모습으로 실리기 위해서 항상 고심한다.그렇기 때문에 각종 행사에서는 사진 기자들을 의식해서 가벼운 실랑이를 마다않고,월요일자 신문을 겨냥하여 일요일에도 평상복 차림으로 나와서 여러 가지 논의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즈음 언론에 비친 정치인들의 모습은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노 대통령에 관한 시비 외에도 정치자금 관련 비리와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에 대한 논의가 언론의 주요 의제가 되고 있다.고비용의 정치 구조하에서는 어느 정치인도 금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정치자금의 문제는 과거에도 계속되어 왔고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정치에서 책임을 지는 장치나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숱한 정당이 명멸했던 과거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항상 논의 중인 사안이다.정치권의 이러한 구태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언론에 주요한 의제로 변함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도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참여정부에 대한 지지가 하락하고 민주당과 한나라당 등 주요정당의 지지도가 20%내외에 불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매일은 8월15일자 3면 기사 ‘막가는 정국’을 통해 각 집단이 서로 물고 뜯으며 싸우는 현재의 정국을 지적하였다.그간 언론이 정쟁을 더 부추기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기사를 반갑게 읽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여러 집단간의 갈등을 어떠한 시각에서 조정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는 데에는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정책을 세우는 데 정치인들이 가장 중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자신의 거취 문제에 골몰하면서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개인적으로 정치인들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언론에 비친 모습과는 사뭇 달리 실력과 사명감을 갖춘 성실한 정치인들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언론은 정치인들의 사회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한 노력이나,정책을 만들고 법을 손질하는 본연의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이는 대한매일 8월7일자 이경형 칼럼에서 ‘의원 표결 기록표 만들자’라고 주장한 것과도 부분적으로 일맥상통하는 것이다.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이 지면을 통해 정치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한다면 훌륭한 정치인은 총선을 앞두고 자금을 만드는 데 신경을 덜 써도 되고 무능한 정치인은 저절로 퇴출당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격동하고 있는 이즈음 신문이 좀 더 큰 눈으로 우리가 처한 환경을 감시하는 기능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싸움에는 타협과 양보가 있기 마련이고 거대한 적 앞에서는 싸움을 접기도 한다.대한매일이 여러 집단간의 갈등과 싸움이 조정되고,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논지를 펴는 데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김 경 애 동국여대 교수
  • [이경형 칼럼] ‘의원 표결기록표’ 만들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정치권의 전열 정비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는 외국인고용허가제법을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통과시켰다.찬성 148명 중에는 민주당 86,한나라당 55,개혁국민정당 2,이부영 의원 등 무소속 5명이었다.반대(88명)에는 민주당 3,한나라당 76,자민련,민국당 등 9명이었고,기권 9명에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등이 포함됐다. 이 법안의 찬성쪽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 20만명의 합법화를 뒷받침하고,산업현장의 인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반면 반대쪽은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 상승,외국인의 집단 노사분규 가능성,내국인 실업증가 우려 이유를 내세웠다. 그동안에도 의안처리는 자유투표 형식으로 처리되어왔지만 이번처럼 소속 정당을 뛰어넘어 표결이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특히 이 법안의 처리과정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 정당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데다 내년 총선까지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또 정치 구조나 권력 체계 문제가 아닌 민생 법안은 통일된 당론을 따르기보다는 오히려 의원들의 다양성을 표결에 반영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 114조2(자유투표)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작년 3월 개혁 국회법의 한 조항으로 신설된 것이다.비록 훈시 규정이지만 자유투표의 명문화는 국회를 정치의 중심무대로 삼고,국회의원들이 제왕적 당총재의 통솔과 당론 거수기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염원이 담긴 것이다. 자유투표제(Cross Voting·교차투표제)명문화가 의원들의 자율적인 의사 표시 보장만으로 끝나서는 그 의의가 반감된다.개별 의원들의 찬·반 의사표시가 기록으로 축적되어야 하며,유권자들이 해당 의원의 의안별 찬·반 표결 기록 집계표를 들고 투표장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기명 표결은 현행 국회법이 전자투표에 의한 기록표결로 가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대로 시행하면 된다.문제는 각 의원들이 어떤 의안에 대해 어떤 의사를 밝혔는지가 일목요연하게 리스트로 정리하지 않으면,유권자들이 해당 의원의 입법 태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회사무처는 인터넷 등을 통해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의안 처리 말미에 의원들의 찬반기록을 첨부하고 있으나 이것으로는 각 의원들의 총체적인 입법 태도를 알 수 없다.따라서 의원별·의안별 찬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표결기록 집계표를 만들고 찬·반 쟁점을 요약해 곁들이는 등의 국회의원 입법태도 보고서 등을 회기별로,1년 단위로,그리고 총선 직전엔 임기 종합판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배포하도록 해야 한다. 의원들의 입법태도기록표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우리 정치개혁의 주요한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기록표를 의원들의 정치이념과 정책 노선,소신과 일관성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로 삼아 투표할 때,전근대적인 선거풍토 개선에도 일조할 수 있다. 다음 달 정기국회가 열리고 이어 총선정국이 전개되면 현역 의원들은 자신의 활동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의정보고서를 선거구에 뿌리기 시작할 것이다.내년 총선에서 혈연,지연,학연의 연줄 선거와 금권 선거를 막고 공영 선거의 영역을 넓히려면 반드시 이러한 의원별 표결 태도를 종합 기록한 집계표가 선거구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내각제 중심의 유럽 각국 의회와 달리 자유투표제가 정착된 미국 의회는 상·하의원들의 개별 의안들에 대한 찬·반 기록이 정례적으로 의회보에 게재되고 있다.16대 국회 들어 찬·반이 갈라진 입법안을 중심으로 의원별 표결기록리스트를 국회 사무처가 만들고,선거 때 중앙선관위가 이를 배포하는 데 인색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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