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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형 칼럼] 천둥치고 있는데 아웅다웅은 초라하다

    [이경형 칼럼] 천둥치고 있는데 아웅다웅은 초라하다

    동아시아가 미·중 간의 신냉전 패권 다툼으로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가 지난 12일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었다. 중국은 판결 수용을 거부하고 이 지역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일부터 남중국해의 파라셀제도에서 3개 주력 함대의 군함 100척,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항공병단, 잠수함 등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왔다. 미국은 남중국해 인근에 항공모함 2척을 투입해 함정과 전투기로 공중 방어 및 해상 정찰작전을 펴면서 중국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미국과 ‘군사 굴기’를 과시해온 중국이 일촉즉발의 대결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8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을 전후로 하여 동아시아 등에서 일어난 중요한 움직임을 복기해 보자. 지난 5일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돌입, 7일 미국이 북한 김정은을 인권유린 제재 대상으로 지정, 8일 한·미 양국의 사드 발표, 9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 10일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아베 정권의 개헌선 확보, 12일 헤이그 중재재판소의 판결, 13일엔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에서 EU 잔류를 주장했던 테리사 메이가 여성 총리로 취임했다. 일련의 사건은 연계성을 보이고 있다. 미·중의 남중국해 대결은 중국 포위전략을 구사하는 미국과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탈환하려는 중국의 ‘고래싸움’이다.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은 ‘김정은 제재’에 반발하고 사드 레이더의 사각지대에서 미국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위다. 한·미·일은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완충 자산’으로 여기고 러시아는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 나라’를 만들겠다는 아베의 개헌선 확보는 냉전시대의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도를 촉진시킨다. 영국의 EU 탈퇴로 미국의 대유럽전략의 중심축은 흔들리고 있다. 유럽에서의 미국 주도권 약화를 초래한다. 미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비중을 다소 줄이고, 그 줄인 만큼의 공백을 ‘한·미·일 3각 체제’의 공고화를 통해 메우려고 한다. 이런 냉엄한 국제 안보질서의 맥락에서 볼 때, 미국이 한·미방위조약에 의거해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면 한국 정부로서는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북한이 대놓고 핵 공갈을 치는 판국에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지 않는 한, 최선의 방어전략은 고도별 다층 미사일로 요격하는 방법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북한은 연일 대남 위협을 계속하고 있고 5차 핵실험의 징후까지 포착된다. 사드 배치 문제는 고도의 국가 안보적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발표는 국제적 민감성에 비추어 전략적 모호성 유지가 불가피했다.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할 경우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는 약점이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수도권에 낮은 고도의 패트리엇 PAC3를 더 촘촘하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사드 배치에 거칠게 반발하고 있는 중국도 실질적으로 향후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편입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미 케리 국무장관은 회견에서 “북에 핵 위협이 없다면 남한에 사드 배치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북핵 문제가 해소되면 사드도 철수할 수 있다는 말로 중국을 다독여야 한다. 동아시아에서 전개되고 있는 냉혹한 국제 정세를 판독하다 보면, 그동안 사드 배치 지역을 싸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결사반대’를 외치는 풍경은 초라해 보인다. 사드 배치를 빌미로 이념적 편 가르기가 다시 꿈틀대고 천문학적인 비용 분담 등 ‘사드 괴담’이 횡행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국가 공동체로서 기반이 참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한반도 주변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천둥은 치는데, 우물 안 개구리끼리 아웅다웅하는 것은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khlee@seoul.co.kr
  • ‘또 오해영’ 푸켓 휴가 ‘열애설 에릭 서현진’ 한밤중 수영장 “행복 미소”

    ‘또 오해영’ 푸켓 휴가 ‘열애설 에릭 서현진’ 한밤중 수영장 “행복 미소”

    에릭 서현진이 열애설을 부인한 가운데 푸켓 포상휴가 현장에서의 다정한 모습이 공개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5일 배우 허정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난 수경누나 손을 핥는거냐. 도경형 발을 핥는거냐. 도경형 안구 지못미”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사진은 푸켓의 밤을 즐기는 ‘또 오해영’ 출연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에릭과 김기두는 브이(V)자를 그리며 해맑게 웃고 있으며 서현진과 예지원, 허영지는 나란히 서서 미모를 뽐내고 있다. 권해성 또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특히 열애설에 휩싸인 에릭 서현진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6일 한 매체는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연인으로 달달한 ‘케미’를 뽐냈던 서현진과 에릭이 실제 커플로 발전했다고 열애설을 보도했다. 그러나 에릭 서현진의 소속사 측은 “사실무근이다. 친한 동료 사이일 뿐이다”고 열애설을 일축했다. 사진=허정민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경형 칼럼] ‘갈등 공화국’ 국민투표도 해법이다

    [이경형 칼럼] ‘갈등 공화국’ 국민투표도 해법이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동안 이전투구를 벌였던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의 유치 싸움은 허탕으로 끝났다. 어느 사회든 크고 작은 갈등은 있게 마련이다. 빈부, 세대, 이념 간 갈등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지역 이익을 매개로 한 갈등이 지속되고 집단이기주의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런 갈등의 줄기를 따라가 보면 정부의 취약한 조정 기능과 무능한 정치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사회 갈등 수준은 201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5번째로 높은 반면, 갈등을 관리하는 지수는 27위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각종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연간 최소 8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공항 문제만 해도 김해공항의 대안으로 시작됐지만,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과 편협한 지역이기주의가 개입되면서 대선 공약, 백지화, 재추진, 지역 갈등을 반복한 셈이 됐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대통령이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대구 지역 여당 의원의 발언이 있은 후, 야당 대권 잠룡들도 부산 민심을 자극했다. 급기야 해당 광역단체장들이 패싸움을 벌이듯 지역이기주의에 불을 질렀던 것이다. 최근 들어 지역 이익에 기반을 둔 갈등 현안은 넘쳐난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11개 지자체가 혐오시설 기피와 선호시설 유치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소나 신규 원전 건설 예정지, 안양교도소 재건축, 제주 제2공항 건설 등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극력 반대하고 있고, 호남선 KTX 2단계 공사의 무안공항 경유 문제와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방법을 두고는 중앙 부처와 지자체가 대립하고 있다. 지역 간 갈등은 국가 발전이라는 넓은 안목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다. 국무총리실이 이런 갈등 해소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그동안은 별로 실적을 쌓지 못했다. 지자체 간 혹은 중앙 부처와 지자체 간의 타협을 촉진하고 확실한 보상과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주민들을 설득하는 헌신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때 갈등은 해소될 수 있다.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이라 해도 때로는 나라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라면 역사에 책임을 지고 결단을 내릴 때는 과감하게 내려야 한다. 정권마다 이해집단 간 갈등이 심하거나 향후 선거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 같으면 모두 차기, 차차기 정권으로 미뤄 버린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만 해도 이 정부 들어 해결할 것처럼 하다가 해당 위원회가 권고한 부지 선정 시기를 8년이나 넘긴 2028년까지로 늦췄다. 국회나 노사정 협의체에서도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회적 대타협의 장전을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직접민주주의의 자연스런 절차다. 국민의 최종 의사를 확인하는 국민투표의 결과에는 누구든 승복할 수밖에 없다. 선진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영국은 2년 전 국토를 양분하는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거주민 투표를 실시해 찬성 44.7%, 반대 55.3%로 부결했다. 오늘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 곧 “경제냐, 반(反)이민이냐”의 택일을 국민투표로 결정한다. 스위스는 2009년 이후 총 8차례의 국민투표로 11개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했고. 지난 5일엔 월 300만원 정도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반대 76.9%로 부결했다. 간접민주주의가 대의정치이고 국회가 대의정치의 본산이라면 여의도 정치가 국민의 갈등을 풀어야 할 주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여소야대 국회가 입으로는 협치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국민적 대형 갈등의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꼭 개헌안이 아니더라도 갈등이 심각한 국가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민주주의 절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길섶에서] 주말 농부/이경형 주필

    2주 만에 밭에 갔다. 고추, 가지, 오이 모종을 옮겨 심은 지는 한 달도 넘었다. 진작 지지대를 세워 묶어 줘야 했는데, 늦었다. 고춧대가 바람에 구부러진 채 햇볕을 받으려고 온몸을 비틀고 있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고춧대 아랫부분 반 뼘 정도는 일찌감치 잔가지와 잎을 제거하고 첫 꽃도 따줘야 실한 고추가 되는데 역시 좀 늦었다. 가지도 밑둥치 부근의 잎은 모두 따 줘야 하는데 무성하게 자라 버렸다. 뒤늦게나마 지지대를 박아 고춧대와 가지를 바로 세워 묶어 주고 잔잎들을 따 주었다. 오이도 알루미늄 파이프로 지주목을 만들어 세워 놓긴 했으나 오이순들이 거기까지 타고 오르는 유인줄을 매달아 주지 않아 땅으로 기고 있었다. 어떤 놈은 옆 고랑으로 뻗어나가 흰 감자 꽃대를 감고 있다. 이미 열린 어린 오이를 조심스레 가다듬으면서 비닐 끈을 지주목에 연결해 오이순을 감아 주었다. 작업 도중 오이순이 뚝뚝 부러지기도 했다. 밭에 자주 왔어야 했는데 오이한테 미안했다. 농사는 시기를 놓치면 놓친 만큼 부실한 흔적이 수확 때까지 계속 남는다. 세상사치고 적기를 놓치면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이 비단 농사뿐이랴.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청년들은 이제 50대 장년을 훌쩍 넘었다. 이 시기 통신 수단이 전화였다면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모바일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인쇄술, 화약의 발명과 맞먹는 인터넷이 등장한 것이 1991년이고 보면 세상은 엄청 변했다. ‘1987년 체제’ 곧 현행 헌법체제는 당시 민주화의 염원에 모든 초점을 맞춰 5년 단임 직선 대통령제를 채택했다. 20대 국회가 금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는 진화를 거듭했다. 하지만 선거제도, 정당 구조 등 대의정치의 기제는 옛날 그대로다. 민주화는 이미 성취한 가치다. 국민들은 공정한 복지사회를 원하고 있다. 4·13 총선은 지금의 정치제도가 과연 변화된 국민의 정치적 욕구 수준에 걸맞은 제도인가에 많은 의문을 던졌다. 유권자들은 여당을 제2당으로 끌어내리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에 600만 표가 넘는 27%의 득표를 안겨주었다. 대통령의 독선적인 권력 행사, 양당 중심의 기득권 정치에 염증을 느꼈다. 국민들은 양극화 등 격차 해소, 개인의 자유권 확대, 다양성과 통합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를 이룬 이번 국회는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칫 자파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정권 쟁탈전에 몰입하기 쉽다. 현행 헌법이 지속된 지 한 세대를 맞는 시점에 개원되는 20대 국회는 지금의 대통령과 국회 관계 등 권력 배분 시스템을 총 점검할 헌정사적 소명을 갖고 있다. ‘87년 체제’가 다음 한 세대, 미래 30년까지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개선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과거보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51대49라는 다수결의 원리는 존중되지만 승자가 독식하면 ‘49’의 협력을 끌어낼 수 없다. 득표의 지분만큼 권력을 나누자는 생각이 먹혀들고 있다. 새 국회는 가급적 빨리 헌정 발전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개헌이 모든 국정 현안을 삼키는 블랙홀이라며 금기시하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개헌안을 두고 내년 대선에 적용할지, 차차기 대선부터 적용할지는 나중에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해도 된다. 지금처럼 원내 어느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국회선진화법이 계속 유효한 상황에서 국회와 대통령이 대립하면 국정은 교착상태를 면치 못한다.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두면 대통령제보다 내각제나 내각제 요소를 더 가미한 권력구조가 적합할 것이다. 국회 헌정 발전 기구가 가동되면 지금의 소선거구제 외에도 다양한 선거제도를 논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더 촘촘하게 반영할 수도 있다. 원 구성도 차일피일하는 20대 국회에 개헌 문제까지 논의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대선 구도가 정립되지 않았지만 유력 대권주자들이 개헌에 관한 소신을 밝히는 국면이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각 정파가 국회를 대선 고지의 교두보로 삼고 대중영합 입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 20대 국회는 19대 식물국회보다 더 못한 ‘나라를 망치는 국회’가 될 수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이나 지금 남미 국가들이 쇠락하는 원인도 귀족이나 정치 엘리트들이 이기주의에 빠진 대중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재정을 파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장기 침체, 청년 일자리 부족, 저출산 고령사회 진입 등 난국을 맞고 있다. 여차하면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데 벌써부터 표밭을 겨눈 ‘포퓰리즘 입법’들이 춤을 추고 있다. 대통령의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로 20대 국회는 출범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황금 분할의 의석 분포는 잘 쓰면 한국의 의회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보약이 되겠지만, 잘못 쓰면 돌이킬 수 없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는 협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의 낡은 대의정치의 기제를 개별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순식간에 집단지성으로 공론화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맞게 과감하게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주필
  • 허이재 ‘당신은 선물’, 8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여전한 청순 미모’

    허이재 ‘당신은 선물’, 8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여전한 청순 미모’

    배우 허이재가 SBS 새 일일드라마 ‘당신은 선물’ 주연을 확정 짓고 8년만의 안방극장 복귀 소식을 알렸다. KBS2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허이재는 영화 ‘비열한 거리’, ‘해바라기’ 등을 통해 신선한 마스크와 인상적인 연기로 주목 받으며 스크린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드라마 ‘궁S’, ‘싱글파파는 열애중’ 등 브라운관의 주연을 맡는 동시에 MC활동과 각종 CF, 뮤직비디오의 뮤즈로 활약하며 라이징스타로 떠올랐다. 탄탄한 연기력과 청순한 매력으로 주목 받아 온 허이재는 최근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감독 김경형) 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 재개에 나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허이재의 소속사 bob스타컴퍼니는 13일 “허이재가 SBS 새 저녁 일일드라마 ‘당신은 선물’에 여주인공 공현수로 출연하게 됐다”고 소식을 전하며 “새로운 각오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배우 허이재에게 많은 관심과 기대로 응원해주시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더했다. 13일 ‘당신은 선물’ 첫 촬영에 돌입하는 허이재는 지난 2008년 KBS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 이후 8년만의 브라운관 컴백으로 이번 드라마를 통해 허이재의 새로운 변신이 어떻게 그려지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신은 선물’은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역경을 딛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오는 6월 중 방송될 예정. 허이재는 극 중 밝고 순수한 성격의 의상디자이너 공현수 역할을 맡았다. 허이재는 “공현수라는 인물로 오랜만에 시청자 분들께 인사 드리게 됐다. 많이 부족하지만 처음의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촬영에 임하겠다. ‘당신은 선물’을 통해 좋은 연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보답하고 싶다. 앞으로 ‘당신은 선물’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허이재는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로 초청받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을 빛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경형 칼럼] ‘주류·엘리트’ 정치의 붕괴

    [이경형 칼럼] ‘주류·엘리트’ 정치의 붕괴

    ‘필리핀의 트럼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민주당 후보가 지난 10일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방도시 다바오시 시장만 22년간 해 온 그는 “1%만 배부른 경제는 싫다”며 ‘막말’ 화법으로 필리핀 국민들을 움직였다. 유권자들은 소수 엘리트 가문의 기존 정치에 등을 돌리고 아웃사이더인 그를 지지했다. 신문 배달 ‘흙수저’ 출신인 파키스탄계 사디크 칸 영국 하원의원이 지난 5일 런던시장에 당선됐다. 노동당 소속의 칸은 득표율 57%로 집권 보수당 후보를 제치고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이 됐다. 영국은 2차 대전 이후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많은 이민을 받아들였다. 물류 운송기사, 부두 노동자 등 블루칼라, 하급 공공서비스 직군에 많은 ‘인·방·파’ 출신들이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앵글로색슨 중심의 영국 주류 사회에 속하지 않는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트럼프 현상도 기존 주류 중심의 정치에 염증을 느낀 백인 서민층의 반란이다. ‘트럼프·두테르테’ 현상의 공통점은 이들이 정치적 막말을 쏟아 내는 ‘극단적인 포퓰리스트’라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지만, 실패한 기성 정치를 징치하고자 하는 유권자의 욕구를 제대로 간파한 것이다. 필리핀 대선과 미국 트럼프 현상, 흙수저 무슬림 런던시장의 탄생 등을 하나의 테이블에 놓고 읽어 보면, 각국에서 기성 정치를 주도해 온 주류 세력과 엘리트 정치가 서서히 붕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이어질 선거에서 이 같은 ‘주류·엘리트’ 정치가 퇴락하고, ‘비주류’ ‘아웃사이더’들의 전면 부상이 새로운 대의정치의 추세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트럼프 현상을 두고 미국의 신고립주의의 태동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독트린을 통해 미국이 더이상 세계 경찰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천명했고, 한 여론조사는 미국민의 57%가 이를 지지한다고 했다. 영국은 오는 6월 23일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신고립주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 유럽연합 탈퇴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은 최근 이민·난민 문제로 국민들의 복지와 안전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가고 국내 문제의 책임을 유럽연합에 전가하는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미국,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의 바닥에서는 기성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세계를 풍미했던 신자유주의의 무한경쟁, 시장우선주의가 초래한 빈부 격차의 심화를 서민층이 더이상 인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의 불균형에 따른 불만이 확산되고, 중산층의 기반이 내려앉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기성 정치에 대한 반발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 같은 흐름에서 예외 지대인가. 아니다. 지난 4·13 총선도 결국 기존 양당 체제의 정치 방식과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주류 정치에 ‘노’를 표시한 것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의 주자가 소멸되는 것이나 더민주당에서 ‘친문’(친문재인)의 존재감을 희석시키려 했던 것이 그 방증이다. 내년의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 같은 시민들의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이 표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주류들만의 세상, 엘리트·인사이더 그들만의 정치에 비토를 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우리 대선에서도 서민층의 불만과 청년들의 분노를 겨냥한 막말 아웃사이더의 출현이 없으란 법은 없다. 정치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면, 유권자들의 실망과 환멸은 선거 때 분노와 변혁의 욕구로 치솟는다. 내년 12월 대선까지 1년 반이 남았다. 그동안의 정치는 실질적으로 여소야대의 20대 국회에서 이뤄질 것이다. 20대 국회가 대선의 정권 쟁탈전에만 매몰돼 민생을 내팽개치면 그 후폭풍은 오롯이 그들이 안게 된다. 원 구성을 싸고 샅바 잡기로 개원을 미룰지, 협치의 새로운 면모를 보일지 유권자들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주필
  • ‘항일 언론인’ 베델 선생 107주기 경모대회

    ‘항일 언론인’ 베델 선생 107주기 경모대회

    구한말 대한매일신보를 창간, 항일구국운동을 벌인 베델(한국명 배설·1872~1909년) 선생의 107주기 경모대회가 지난 7일 오전 선생의 묘역이 있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성지공원에서 광복회, 독립유공자유족회 등 시민단체 회원 및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베델선생기념사업회(회장 이재룡)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면 경모사를 통해 “영국 언론인으로 이 땅에 첫발을 내디딘 베델 선생은 힘없는 식민지 백성들의 고통에 공감한 정의로운 세계 시민”이라며 “항일구국운동의 횃불을 들고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가셨다”고 추모했다. 박유철 광복회장은 “배설 선생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여 일제의 간악한 침략정책을 비판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한편 우리 민족에게 항일 독립사상을 고취시키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그의 뜻을 기렸다.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이경형 주필이 대독한 경모사에서 “대한매일신보의 구국 창간정신과 지령을 계승한 서울신문은 올해로 112주년을 맞는다”면서 “배설 초대 발행인의 참 언론인 정신을 오늘에 되새겨 언론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찰대 악대의 연주 속에 진행된 이날 경모대회는 뉴코리아 성악 앙상블의 송가, 순국선열유족회 소속 대한독립군가선양회 합창단의 독립군가 합창, 헌시 낭독, 진혼무 ‘님이시여’ 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글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추도식 열려…한규호 서울신문 기자 등 18명 희생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추도식 열려…한규호 서울신문 기자 등 18명 희생

    제39회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추도식이 27일 오전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 주관으로 경기 파주시 문산읍 봉서리 통일공원 내 종군기자 추념비 앞에서 열렸다. 이날 정 회장은 추도사에서 “한국전 현장을 취재하다가 목숨까지 바친 숭고한 기자 정신을 되새기며 그들이 보여준 언론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은 오늘날 후배 언론인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영준 경기북부보훈지청장을 비롯해 한영섭 6·25종군기자동우회장, 이형균 기자협회 고문 등 원로 언론인들과 국방부, 파주시 관계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전쟁 당시 전쟁 상황을 보도하다 희생된 국내외 기자는 모두 18명(미국 10, 영국 4, 프랑스 2, 필리핀 1, 한국 1)이었다. 한국 기자로서는 유일하게 한규호 서울신문 기자가 순직했다.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들의 프레스센터였던 문산역의 ‘평화열차’가 내려다보이는 유서 깊은 취재 현장에 세워진 이 추념비는 1977년 전국 기자들의 성금과 사회 각계 지원금으로 건립됐다. 파주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길섶에서] 들꽃/이경형 주필

    옅은 황사가 끼긴 했지만 강가 버드나무에 앉아 있는 가마우지의 윤곽은 보인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둑길을 따라 걷는다. 길섶은 온통 초록색이다. 그냥 지나치면 풀밭에 불과하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관찰하면 눈앞엔 작은 풀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자주색 꽃잎의 병꽃풀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한참을 걷다가 보물찾기라도 하듯 길섶을 살핀다. 노란색의 꽃다지가 흰 꽃을 피운 냉이와 어깨동무를 하며 속삭이고 있다. 게으른 봄날에 노란 꽃잎들을 날려 보낸 민들레는 벌써 갓털 씨앗을 머리에 이고 있다. 보라색의 제비꽃도 만난다. 성급한 애기똥풀은 노란 꽃망울을 몇 개씩 터뜨렸다. 앙증맞은 파란색 꽃잎에 노란 수술이 나 있는 꽃마리, 마치 광대가 부는 나팔 같은 진분홍의 꽃자루를 뽐내는 광대나물꽃들도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것들의 제 이름을 팽개치고 함부로 들꽃이라고 부르지 말자. 가까이서 보면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가 넘쳐난다. 수수함 속에서도 야생화의 고집스러운 기품이 배어 있다. 나는 그동안 정말 가까이서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만이 지닌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던가.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이경형 칼럼] ‘물태우’에게 배우는 참 용기

    [이경형 칼럼] ‘물태우’에게 배우는 참 용기

    1989년 가을, 여소야대의 13대 국회에서 여야 4당의 합의로 ‘한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이 선포됐다. 심야 중계방송을 연장하는 국회 공청회를 비롯, 전국의 대학과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주최했던 통일 논의가 국민의 여망으로 집대성되는 순간이었다. “‘대통령의 아집’을 자제하면서 ‘타협의 정치’로 나간 노태우 대통령의 판단과 인내력의 결과였다.” 당시 국토통일원 장관으로서 이 통일 방안을 입안하고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을 일일이 찾아가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 성사시켰던 이홍구 전 총리의 회고담이다. 13대 국회는 여당인 민주정의당(125석), DJ의 평화민주당(70석), YS의 통일민주당(59석), JP의 신민주공화당(35석)의 여소야대 국회였으나, 5공 비리 청산과 지방자치제 시행, 광주민주화운동 등 민주화 이후 산적한 난제들을 타협으로 풀어 나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16대 국회 이후 16년 만에 재현된 여소야대 국회를 맞아 향후 국정 운영에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자칫 ‘식물정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박 대통령은 ‘참 용기’를 발휘해 여소야대를 극복할 수 있는 채비를 차려야 한다. ‘참 용기’는 지도자의 단호한 의지에서 나온다. 6공화국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시중에서 대통령을 ‘물태우’라고 부른다”고 질문하자 자신의 신조는 ‘참 용기’라면서 “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참 용기’를 현재의 버전으로 바꿔 보면 “(두 야당이 떼를 써도) 참고, (유승민 같은 ‘배신의 정치’도) 용서하며, (3당이 타협할 때까지) 기다리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민의를 겸허히 받들기” 위해서는 국회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선과 불통의 이미지가 설사 박 대통령의 진심과는 다르다 해도 이를 불식시키려는 행동이 중요하다. 20대 국회가 출범하면 대통령이 국회로 가서 각 당 및 원내 대표들과 회동하고 ‘상생’을 다짐하는 것이 좋다. ‘여·야·정 협의체’를 수시로 가동하고, 대통령이 각 당 대표와 연쇄 회담을 갖는다면 정국 분위기는 ‘타협 모드’로 전환될 것이다.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서 나와 정치적인 행동 반경을 넓혀야 한다.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모두 발언’하는 것으로 국회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정무장관을 부활하는 것도 정국 해법의 작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대통령의 의중을 정무수석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하는 고식적인 방법으로는 여소야대 정국을 풀어 가기 어렵다. 정무장관실이 제1, 2, 3 야당과 상시 채널을 열어 놓고, 정부의 정책 의도를 설명하고 야당 입장을 경청해 입안 단계에서부터 반영하고 협조를 구하는 업무를 일상화하는 것이다. 대통령만 준비를 갖췄다고 여소야대 국회가 잘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더민주당(123석), 새누리당(122석), 국민의당(38석) 할 것 없이 총선 민의를 올바르게 해석하고 거기에 상응한 행동을 할 때, 국회가 생산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8년을 파헤치는 청문회를 열자고 제의했다. 총선 민심은 한국의 대의정치를 망친 여야 모두에게 회초리를 들어 상생정치와 민생회복을 독려한 것이다. 야당이 몸집이 커졌다고 해서 근육질의 정치적 투쟁으로 한풀이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민의를 크게 잘못 읽은 것이다. 오늘부터 열리는 19대 마지막 4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20대 국회 운영의 예행연습이다. 각 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협치의 시험무대로 삼아야 한다. 13대 국회가 2년 만에 3당 합당으로 여소야대가 깨진 것처럼 야소야대는 가변성이 많은 정치 구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개헌 논의를 고리로 정계 개편의 폭풍이 불면 지금의 3당 체제가 지속될지도 장담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보다는 임기 종반을 잘 갈무리하는 데 힘쓰는 것이 좋다. 두 야당은 박 대통령이 차기 대권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정의 건전한 협력자가 될 때, 국민들로부터 수권 정당으로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주필
  • [길섶에서] 삼짇날 공릉천/이경형 주필

    개펄을 핥고 온 회색의 뻘물이 빠른 속도로 치올라 온다. 빠른 걸음 정도가 아니라 거의 달리는 속도이다. 서해의 밀물이 만조를 이뤄 한강 하구를 거슬러 공릉천을 따라 밀려오는 것이다. 개펄이 모두 물에 잠겼다. 날짜를 짚어 보니 음력 3월 3일(양력 4월 9일) 삼짇날이다. 서해안 물때표를 찾아보니 간만의 차이가 심한 사리 가운데서도 대사리에 해당하는 날이었다. 경기 북부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한 것을 보면 분명히 봄은 왔건만, 이른 아침 바람은 세고 차다. 바람을 몰고 오는 영동할미도 음력 2월이 지나면 맥을 못 춘다고 했는데, 아직도 봄을 시샘하는가 보다. 예부터 삼짇날에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동면하는 개구리와 뱀이 땅속에서 나온다고 했다. 안개 자욱한 강물에선 쇠오리 떼들이 북쪽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듯 열심히 자맥질을 한다. 제방 길을 걷다가 길섶에서 애도용 검은 리본만 한 작은 전단을 발견했다. “○○○당 흡혈귀무리 … 낙선시키자” 운운하는 내용이었다. 북한에서 4·13 총선을 겨냥해 날려 보낸 것이 분명했다. 온 천지에 봄은 왔는데, 남북 간에는 언제쯤 얼음이 깨질 것인가.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이경형 칼럼] ‘동물’도 ‘식물’도 아닌 20대 국회를 위하여

    [이경형 칼럼] ‘동물’도 ‘식물’도 아닌 20대 국회를 위하여

    4·13 총선으로 구성될 제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으로 운영되어야 할까. 의원들의 임기는 올해 5월 말부터 2020년 5월 말까지다. 내년 12월엔 대선, 내후년 6월엔 지자체 선거도 치른다.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 1년 반과 차기 대통령 임기 전반 2년 반을 함께한다. 선거는 권력 쟁탈전이기 때문에 정국은 늘 유동적이고 권력을 추구하는 집단 간에는 긴장이 계속된다. 선거 분위기가 지속되면 나라 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보다 선심을 남발하기 일쑤다. 박 대통령의 올해 하반기 이후의 국정운영은 대권 주자들의 경쟁 국면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 쉽다. 20대 국회의 안정적인 운영이 더욱 중요한 까닭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수저 계급론’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안으로 청년 실업, 노후 빈곤이 불안과 분노를 키우고 있고, 밖으로는 북핵 도발 등으로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제 발목을 잡는 야당 심판론을 외치며 경제 활성화와 함께 ‘한국판 양적완화’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가 ‘우 클릭’을 시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잃어버린 8년’의 경제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국민의당은 ‘낡은 정치 타파’와 ‘공정 성장’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있으나 기존 양당을 뛰어넘는 제3의 중도 노선을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은 이념에 집착하는 ‘낡은 진보’가 아닌 ‘새로운 진보’를 내세우고 있으나 아직은 지지세가 약하다. 각 정당이 제시한 공약은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나라의 진운을 개척하겠다는 의지와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표심 잡기에 급급하다. ‘아니면 말고’ 식의 사탕발림 수준의 공약이 대부분이다. 20대 국회는 민의를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대의정치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하려면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18대 국회는 여야가 수시로 난투극을 벌이는 ‘동물국회’였다. 그 반성에서 ‘몸싸움방지법’으로 출발한 것이 국회선진화법이다. 이 법이 적용된 19대 국회는 ‘국회마비법’으로 전락해 ‘식물국회’의 주범이 되었다. 헌법재판소가 오는 5월까지 선진화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겠다고 했으니 두고 볼 일이지만, 위헌이라면 20대 국회는 자칫 ‘동물국회’로 되돌아가기 쉽고, 합헌이면 다시 ‘식물국회’의 전철을 밟기 십상이다. 20대 국회는 19대의 양당제 운영과는 상당히 다른 정당별 의석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등록 상황을 보면, 전국 253개 선거구 가운데 야당 후보가 2명 이상인 지역이 178곳이다. 이 중 105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수도권 선거구가 모두 122곳이므로 10곳 중 8곳이 ‘다야’(多野)구도인 셈이다. 새누리당의 비박(비 박근혜)계 공천 배제 이후, 전·현직 의원 등 30여명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여’(多與)구도를 짜놓고 있다. 역대 선거보다 여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이 더 많이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1여 다여’ ‘다여 다야’ 선거구도가 혼재함으로써 새 국회의 의석 분포는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해질 것 같다. 각 당의 희망 의석을 박하게 보면, 새누리당은 140~150석, 더민주당 110~120석, 국민의당 20~30석, 정의당·무소속 등은 10~15석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이런 의석 분포라면 정당 간의 연대 없이는 사실상 입법이 불가능할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 여당 후보가 우세한 ‘1여 다야’ 지역구들도 지역별로 야권 후보 간의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어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가 만만치 않다. 경남 창원 성산, 강원 춘천, 경기 안양동안을, 대전 대덕 경우처럼 단일화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각자 투표를 하지만 일종의 집단지성을 발현할 수 있다. 20대 국회가 정파별 연대를 하지 않으면 입법을 할 수 없는 황금분할률의 의석 분포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양당제의 치킨게임이 아니라 다당제에 의한 타협의 정치문화를 희구하며 투표장에 간다면 새 국회는 ‘동물국회’나 ‘식물국회’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 [이경형 칼럼] 선거판, 뭘 보고 찍나

    [이경형 칼럼] 선거판, 뭘 보고 찍나

    선거판은 흥행이 있어야 제맛이 난다. 관객들이 출연자의 입과 동작에 귀를 쫑긋 세우고 시선을 떼지 않아야 장이 선다. 4·13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흥행이 안 보인다. 정치 거물이 피라미 초년생에게 쩔쩔매는 경선 현장이나, 유권자의 ‘밥’ 문제를 두고 정당끼리 핏대를 올리며 서로 옳다고 논쟁을 하는 풍경도 볼 수 없다. 총선 국면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여론의 동향을 보면 지난달 중순만 해도 ‘청와대발(發) 국회 심판론’에 힘입어 여당의 ‘야당 심판론’이 야당의 ‘정권 심판론’보다 앞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정권 심판론’이 더 세를 얻는 모양새다. 왜 그럴까. 새누리당이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그들만의 막장 공천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으니 관객이 흥미를 잃는다. 유권자들은 지금 ‘김종인 흥행’에 재미있어 하고 있다. 더민주의 문재인 오너가 ‘임시 사장’으로 데려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제대로 ‘대장’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직구로 ‘북한 궤멸론’을 꺼내는가 싶더니 친노 운동권 출신들을 솎아 내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야권통합’ 한마디로 안철수 국민의당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대의정치의 꽃인 선거에서 진정한 흥행은 정당 간, 후보 간 치열한 노선과 정책 대결에서 나온다. 이러한 정책 경쟁은 바로 공약 대결이다. 각 당은 이달 들어 공약을 하나씩 내놓고는 있지만, 공천 전쟁과 야권 통합의 밀고 당기기에 정신이 팔려 공약에 체중을 싣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가계부담 빼기, 일자리 더하기, 공정 곱하기, 배려 나누기’라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이 가운데는 ‘행복주택 신혼부부 특화단지 조성 및 노인을 위한 공공실버주택단지 조성’, ‘대학연합기숙사 확충’, ‘장애인 콜택시 등 광역 이동지원센터 설치’도 있다. 외국에서 유턴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경제특구 설치 등도 제시하고 있다. 더민주는 ‘777플랜’으로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국민 총소득 대비 가계 소득 비중과 노동소득분배율, 중산층 비중을 각기 70%대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 및 보육시설 등 공공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는 등 매년 10조원씩 10년간 총 100조원을 공공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독과점이 지속되는 시장의 경우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는 ‘공정성장4법’에 이어 소득 중심으로 건강보험 체계를 개편하고 경력 단절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 확대 등 1소득자 1연금 체계로 국민연금을 개혁하는 내용의 12대 복지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각 당은 이런 공약 발표를 계기로 노선과 정체성을 드러내고 선거 정국의 쟁점으로 부각시켜야 한다. 상대 당과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여야 할 것 없이 공천 과정에 당력을 소진해 그럴 준비도 하지 않고, 또 상당 기간 그럴 여력도 없을 것 같다. 공약도 후보도 눈에 띄지 않는 ‘깜깜이’ 선거가 지속된다면 유권자들은 뭘 보고 찍을 것인가. 그럴 땐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어떨까. 먼저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이 경합하면 신인을 선택한다.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는 방법 가운데 물갈이가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후보자나 그가 속한 정당이 내세운 공약을 살펴보고, 재원의 근거가 불분명한 선심성 공약을 내건 후보는 배제한다. 마지막으로 그 후보가 속한 정당의 비례대표 의원 후보 명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분야별 전문가나 직능단체 대표, 취약 계층, 사회적 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을 골고루 모아 놓은 정당 명부에 먼저 투표하고, 이 정당 소속의 지역구 후보에게 또 투표를 하는 것이다. 한국 의회정치가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가 되고 마는 것이 기존의 양당 정치 구조 탓이 크다고 생각하면 국민의당, 정의당, 녹색당 등 마음에 드는 제3당을 찾아 투표하는 것도 선택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내 한 표가 정치를 바꾸고, 결국은 세상을 바꾼다는 주권 의식을 발현할 때가 왔다. 주필
  • [씨줄날줄] ‘소신 정치’의 거목 소석/이경형 주필

    [씨줄날줄] ‘소신 정치’의 거목 소석/이경형 주필

    “선구자는 이슬과 차가운 바람결을 피하지 않습니다. 베트남의 패망을 교훈 삼아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중도 세력의 확장을 통하여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이끄는 데 힘써 왔습니다….” 그제 별세한 소석 이철승은 시류에 영합하지 않은 큰 그릇의 정치인이었다. 1987년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직선제 헌법 개헌 여론은 움직일 수 없는 대세였다. 그럼에도 그는 국회 본회의 반대 토론에 나서 의원내각제 개헌 소신을 폈다. 5년 단임제의 문제점과 함께 국민의 3분지1 지지밖에 못 받는 대통령이 출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예측은 현행 헌법의 문제점에서 부분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독재 중기인 1976년, 그는 신민당 당권 경쟁에 나서 ‘참여하의 개혁’이라는 ‘중도통합론’(中道統合論)을 내걸고 당수(黨首)를 차지했다. 강권정치와 극한투쟁으로 정국이 평행선을 달릴 때 대화와 타협,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추구하는 실리정치를 추구했던 것이다. 그의 노선은 강경파에 의해 ‘사쿠라’로 매도됐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월남 패망과 카터 미 대통령의 주한 미군 철수 계획 등 국제 정세를 논하며 주한 미군 철수 반대의 최선봉에 나서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며 초당적 대처를 주도했다. 이 당수는 당시 출입기자들에게 “사육신만 충신이 아니요, 생육신도 충신”이라며 “군사독재에 맞서 옥쇄하는 것만이 야당의 길이 아니다”라고 입이 닳도록 설명했다. 자신의 중도통합론이 결코 집권층에 야합하는 것이 아니며,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정치, 밀물·썰물 정치로는 아무런 축적을 할 수 없다”고 틈틈이 역설했다. 그는 선명성을 싸고 일어난 노선 시비 속에서도 유신체제를 이완시키고, 붕괴의 단초를 만들어 냈다. 엄혹한 시절의 9대 국회에서 ‘긴급조치 해제에 관한 시국 건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이끌어 냈고, 박정희·이철승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마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대중씨의 석방을 받아 냈다. 그리고 1978년 12·12 10대 총선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총 득표수에서 그가 이끈 야당인 신민당이 여당인 공화당보다 1.1% 더 많은 표를 받았다. 당시 국회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유신정우회가 3분지1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민당이 국회 다수당이 될 수는 없었지만, 이런 표심으로 유신체제는 더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소석은 참 유머도 많고 인간미가 넘치는 정치인이었다. 1970년대 YS(김영삼)와 당권 경쟁을 할 때 기자들이 “YS는 남산수영장에서 체력 단련을 하는데, 소석은 뭘 하고 있소”라고 묻자, 그는 즉석에서 와이셔츠를 걷어 팔뚝을 내보이고는 “테니스로 단련된 이 알통을 봐라”라며 뽐내기도 했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안보·경제 위기 속 국론 하나로 모을 대안 제시해야”

    “안보·경제 위기 속 국론 하나로 모을 대안 제시해야”

    “개성공단 중단 득실 냉정히 따져야…한반도 평화 위한 언론 역할 중요”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는 24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제81차 회의를 열고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반도 위기’를 주제로 한 보도를 평가했다.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남남 갈등을 접고 대승적으로 화합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 보도는 우리 내부의 결속력을 공론화시켜 위기에 현실적으로 대처한 것”이라며 “안보 위기에 경제 위기가 겹친 상황에서 수출을 늘리고 기업이 활로를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현장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남북 대결 구도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 국면에서 이제 한반도 위기 담론보다 평화 담론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분석하고 관련 종사자 등 사람 이야기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위원은 “장기적으로 한·중 관계를 고려할 때 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갑자기 서두르기보다 전략적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핵 무장론은 한·미 관계를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칼럼에서 잘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이상제(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 위원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관련해 기업들의 피해를 정부가 보존해 주는 게 좋다고 결론이 났으면 근거법이 무엇인지, 입법 미비점이 무엇인지를 밝혀줄 필요가 있다”며 “탈북자 문제도 중장기 대책이 필요한 만큼 그들을 도우려면 어느 단체에 기부해야 하는지 제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승혜(아시아인스티튜트 문화연구수석) 위원은 “국내외 상황이 안보 문제 같은 ‘하드 파워’에 집중됐지만 삶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라이프 스타일의 재발견과 같은 특집 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해 줄 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영업자들은 경제도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만큼 국론을 하나로 모을 만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경형 서울신문 주필은 “서울신문은 핵 무장론이 타당하지 않다는 기조를 일관되게 지켜 왔다”면서 “언론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경형 칼럼] 중국에 다시 물어야 한다

    [이경형 칼럼] 중국에 다시 물어야 한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당신은 쿠바 카스트로에게 매년 50억 달러를 보내고 있다”고 세게 몰아붙였다. 냉전시대 미국의 목에 비수 같은 존재였던 쿠바를 지원해 온 소련을 다그친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황급히 “석유를 시장가격보다 싸게 주고, 설탕은 반대로 비싸게 사온다”고 시인하면서 “향후엔 모든 것을 정상화하겠다”고 다짐했다. 1990년 6월 고르바초프가 소련의 경제개혁에 따른 미국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 별장을 오가며 부시와 2박3일간 회담을 마치던 날이었다. 두 사람은 이보다 6개월 앞서 지중해의 몰타에서 만나 핵무기 감축 등 ‘냉전시대의 종언’을 선언했다.(냉전 종식의 비화 - 마이클 베슈로스 지음) 오바마 미 대통령이 부시가 26년 전 고르바초프에게 말한 것처럼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당신이 김정은에게 매년 기름과 식량 등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니까 핵 개발을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고 하자. 시 주석은 무슨 말을 했을까. 아마도 즉답을 피하고 대신에 “당신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며 역정을 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 직후 미국의 책임론을 들먹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3년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근간으로 한 대북 정책의 틀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를 기점으로 ‘압박·제재’ 모드로 크게 전환했다. 16일 국회 연설에서는 “기존 방식으론 북 핵개발 의지를 못 꺾는다”고 단언하고 북한 정권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정권을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하겠다는 의지까지 번득이고 있으나 그 방법론에 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채찍’ 모드에 따른 일련의 수순은 미·일의 독자 제재,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이나 개인까지 제재하는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의 구체적 시행,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반인도적 범죄자’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등의 방법이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다음달 7일부터 4월 말까지 계속될 한·미 연합 ‘키리졸브’ 군사연습과 독수리훈련이 실질적인 대북 압박이 될 수 있다.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제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작전계획도 적용되는 이번 고강도 훈련은 수십만 북한군의 고달픈 대응 훈련을 강요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진짜 아파할 ‘채찍’을 만든다면 중국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박 대통령의 천안문 망루 외교 자산은 아직도 살아 있다고 본다. 우리가 중국과 등질 이유가 없다. 중국이 석유와 식량을 국제 가격으로 북한에 공급한다면 북한이 지금처럼 핵 개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중국에 다시 물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는 마당에 이미 사문화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우리가 왜 지켜야 하는가”, “북핵 위협엔 핵으로 맞서야 하는데,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으로 다시 불러들여야 하지 않겠나”, “주한 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더라도 북핵이 폐기된다면 나중에 철수할 것 아닌가” 등등 많은 질문이 있다. 물론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버리고 한국 편을 들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계속 방관하는 것은 북핵 협상으로 휴전체제가 평화협정체제로 전환될 경우 미군의 한국 주둔 명분이 없어질 것이라는 노림수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국과 중국은 양국의 미래 이익 교환을 두고 머리를 맞댈 여지가 많다.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미·소 정상이 탈냉전을 선언한 후 과거 동맹국이나 위성국에 배치했던 전술핵을 철수시키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한국의 핵무장론을 펴고는 있으나 대중국 협상 지렛대로 써먹기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중국이 북핵 때문에 동북아가 신냉전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중국도 ‘북한 부담론’을 고민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중국의 심금을 때려야 한다.
  • [이경형 칼럼] 우리 사회의 ‘분노·저주’ 프레임

    [이경형 칼럼] 우리 사회의 ‘분노·저주’ 프레임

    횃불을 들고 시청 광장, 광화문 광장을 메우며 경찰차를 넘어뜨리는 폭력 시위만이 한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은 물론 언론에 ‘분노·저주’의 악성 코드가 창궐하면 공동체의 존립이 위험해질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에 따르면 SNS에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이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가 2014년엔 10만건당 0.46건에서 지난해 9월엔 8.74건으로 19배나 크게 늘어났다. 부의 대물림을 빗대는 ‘흙수저’도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를 풍자한 ‘흙수저 빙고게임’이 유행하고 있다. 이런 신조어에는 우리 사회에 분노하고 저주를 퍼붓는 공통 코드가 숨어 있다. 추악한 권력으로 묘사된 대기업 회장, 대선 후보, 언론사 주간을 상대로 도끼를 휘두르는 정치깡패가 복수극을 벌이는 스토리의 리얼리티로 포장한 판타지 영화 ‘내부자들’은 ‘분노·저주’ 코드의 절정이다. ‘분노·저주’ 코드는 누리꾼의 특정 사이트가 증폭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념적으로 편향된 오프라인, 온라인 매체들이 모바일 세대에게 ‘우리 사회를 굴절시키는 프레임’으로 고착시키고 있다. 한 신문 기사는 “한국의 최저임금은 아이슬란드의 절반밖에 안 되는 6030원이며, 노동시간은 한국이 2163시간인 데 비해 아이슬란드는 1701시간이다…”라고 쓰면서 <‘행복’ 아이슬란드 vs ‘헬조선’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이 기사는 인구 32만명의 아이슬란드와 인구 5000만명의 한국을 간단한 데이터를 들어 비교하면서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놓았다. 이것은 부지불식간에 기사를 쓴 기자도 ‘헬조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음을 보여 준다. 그물망같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이버 공동체는 기존의 결사나 집회와는 성격이 다른 공론의 장을 만든다. 분노·저주의 코드에 오염된 누리꾼들이 거대한 사이버 시위 군중으로 변모해 간다면 대한민국 공동체는 빈껍데기가 될 수 있다. ‘헬조선’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젊은 유권자들이 많아진다면 우리의 대의정치는 그 본령을 잃게 될 것이다. ‘분노’ 코드가 젊은 세대의 절망감을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은 맞다. 하지만 실제보다 상황을 훨씬 더 과장하고 왜곡하며 청년들을 의식화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굳이 영화 ‘국제시장’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광복 70년의 대한민국 파노라마는 자조적이기보다는 자긍심이 묻어나는 대목이 훨씬 많다. 2차 대전 후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국가 가운데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사례가 우리를 빼고 세계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소득불평등 같은 양극화 문제는 정책적으로 계속 교정해 나가면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다. 결코 ‘헬조선’의 대한민국이 아님은 분명하다. 분노라는 감정의 넝쿨을 따라가 보면 불안이라는 뿌리를 만난다. 젊은 세대의 불안증후군을 치유하는 데 국가와 사회 전체가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 정부, 지자체, 기업 할 것 없이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것은 기본이고 ‘청년희망펀드’든 뭐든 젊은이들을 감싸고 보듬는 국민 운동을 지속적으로 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지식인들이 사회적 매명이나 권력 비판을 위해 ‘분노·저주’ 프레임에 한국 사회를 의도적으로 가두는 일은 없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프랑스 생활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저서 ‘불안’에서 “지위(status)와 부(富)를 추구하면서 불안이 더 커진다”고 했다. 장자크 루소는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부는 욕망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했다. 결국 개인의 불안에 대한 해법은 세속적인 지위 추구보다는 가치 있는 대안을 찾고, 욕망의 크기를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발아기에 청교도가 보여 줬던 금욕주의처럼 탐욕적이지 않은 따뜻한 자본주의를 작동시켜 나가야 한다.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갖고 심혈을 다하는 장인(匠人)정신, 절제하고 염치를 아는 선비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우리 사회에 스며들게 하는 진정한 인성교육을 펼치는 것도 장기 처방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주필
  • [길섶에서] 이메일 ID/강동형 논설위원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제2의 이름인 아이디(ID·Identity)를 하나쯤 가지고 있다. 기자들의 공개된 이메일 ID를 보면 작명 이유가 궁금할 때가 있고, 반짝이는 기지에 감탄사가 나올 때도 있다. ‘영만’은 청년이라는 영맨(youngman)을, ‘창구’는 창문을 뜻하는 윈도(window)를, ‘해국’은 바다나라 시월드(seaworld)를 사용한다. 오일만(oilman)처럼 성과 이름이 조화로운 ID를 만나면 미소를 짓게 된다. 세대 차이도 알 수 있다. 나이가 든 세대는 성을 살리고, 이름을 약자로 사용한다. 이경형(khlee), 윤여권(ykyoon)…. 영문 약자이면서 근사한 것도 있는데 주로 젊은 세대들의 몫이다. 고은영(key), 오세진(5sjin), 신융아(yashin)…. 그러나 최광숙(bori), 박홍환(stinger), 유영규(whoami), 김동현(moses) 등의 ID를 만나면 궁금증이 일어난다. 며칠 전 친구가 내 명함을 보더니 대뜸 “너 ID 계수씨 이름이지?” 하고 묻는다. “아니. 두 아이의 이름에서 한 자씩 빌렸다.” 답을 하고 나니 ID를 만들던 그때의 기억이 새롭다. 지나온 길은 돌아보지 말라고 하지만 뒤돌아보는 것은 나이 탓만이 아닐 것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가방 메고 다니기만 해도 빌딩안 3차원 실내 지도가 완성된다?

    가방 메고 다니기만 해도 빌딩안 3차원 실내 지도가 완성된다?

    실내지도를 제작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세계 최고 기술을 고려대 연구팀이 개발했다.가방을 메고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서울역을 10분 동안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역사 구석구석을 3차원으로 보여주는 지도가 완성된다면 어떨까. 복잡한 건물 안에서도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안내해주는 길 찾기 서비스가 가능해 길찾기가 아주 수월해질 것이다. 도락주(40) 고려대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단장 유범재)의 지원을 받아, 실내공간의 영상과 거리정보를 빠르게 스캔, 3차원 실내지도를 제작하는 ‘이동식 3차원 실내지도 작성 장치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19일) 위치기반 서비스 분야의 선도 업체인 ㈜버츄얼빌더스에 경상기술료 10억원에 기술이전됐다.기존 기술이 실내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움직이는 장비의 위치추적이 불가능하였다면, 개발된 기술은 휴대용 장비에 공간인식이 가능한 센서들을 장착하고 이를 활용해 공간을 모형화하는 SLAM 기술을 개발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 경우 센서가 장비의 위치를 10cm 이하로 매우 정밀하게 이동 거리와 위치를 측정하여 정확한 실내지도의 작성이 가능하다. SLAM이란 이동로봇이 자신의 위치를 측정하면서 동시에 주변 환경의 지도를 작성하는 로봇공학 기술이다. 또한, 와이파이 신호의 강약을 정밀하게 조사해야만 지도 제작이 가능했던 기존과 달리 실내공간에 대한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도 어디서나 바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현실 세계와 가상공간을 하나로 연결한 새로운 현실, 실감 교류 확장공간을 창조하기 위한 3D 콘텐츠 제작 원천기술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콘텐츠가 기술적 한계로 컴퓨터를 활용한 가상 환경을 제작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실제의 실내 공간을 3차원으로 제작해 HMD(안경형 디스플레이, Head Mounted Display)와 같이 3차원 영상을 보여주는 환경에도 이용 가능하다. 3차원 실내지도를 통해 부동산 매물이나 주변의 생활환경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고,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 나아가 공장 내 무인공정 실현과 같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실내 공간 정보 관리, 코엑스나 인천공항 같은 곳에서의 정밀한 길 안내 등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이번 기술을 개발한 도락주 고려대 교수는 “기존 지도 서비스들은 단순 2차원 영상을 합쳐 놓았기 때문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경우 답답한 느낌을 주는 반면, 앞으로 시작될 3차원 지도 서비스는 사용자가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미국 전기전자학회가 발간하는 ‘로봇 및 자동화 레터’에 온라인 게재됐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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