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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수용·김평해·조용원 ‘2기 실세’ 동행… “러, 비핵화 대화 방점… 北은 경협 무게”

    리용호·최선희 등 ‘외무성 라인’ 총출동 현송월도 동행… 양국 간 문화교류 강화 北, 제재완화 지지·노동자 잔류 요청할 듯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수행단은 비핵화 논의, 경제 협력 등 양대 의제에 맞춰 구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수행원으로 참여한 오수용·김평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번에는 각각 경제 협력과 북러 관계 강화 분야를 이끌면서 김정은 2기 지도부의 실세로 부상했다. 노동신문은 24일 수행원 명단으로 김 부위원장 및 오 부위원장과 함께 리용호 외무상, 리영길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을 호명했다. 또 이날 정상회담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김 위원장의 일행 중에는 최근 공개활동 때마다 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포착됐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는 이번 2기 지도부에서 조 1부부장에게 실권이 쏠릴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올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된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중앙위원으로 승진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도 동행했다. 현 단장은 북러 간 문화교류 면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의 분야에서 그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주도한 통일전선부는 제외됐고 외무성 인사만 포함됐다. 이들이 그간의 대미 협상 과정을 러시아에 설명해 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러시아는 비핵화 대화에 방점이 있지만 북한은 경제 협력에 보다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이 이날 전용 열차로 지나온 북한 나진과 러시아 하산의 경제협력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1호에 따라 북한의 석탄 수출은 전면 금지됐지만 당시 러시아의 강력한 요청으로 제3국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거쳐 수출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됐다. 시베리아 석탄 수출을 염두에 뒀지만 대북제재 강화로 해당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다시 활성화된다면 북한은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항만사용료 등을 벌 수 있다. 양국은 대북제재로 올해까지 러시아에서 모두 철수해야 하는 북한 노동자의 잔류 문제도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경제담당인 오 부위원장은 해외경제교역 전문가로 통한다. 노동당 인사를 주관하는 김 부위원장은 북러 관계를 강화하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포 대곶면 거물대리 515만 7660㎡ 개발행위허가 제한구역 지정 주민의견 청취

    김포 대곶면 거물대리 515만 7660㎡ 개발행위허가 제한구역 지정 주민의견 청취

    경기 김포시가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평화경제자유구역 예정지에 대해 ‘개발행위허가 제한 공람 공고’를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계획관리지역에 난립한 개별공장 밀집지역을 정비하고 주민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뜻에서다. 개발행위허가 제한 대상지역은 대곶면 거물대리 일대 515만 7660㎡ 규모다. 향후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따라 용도지역·용도지구 또는 용도구역 변경이 예상돼 개발행위허가 기준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다음달 8일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김포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개발행위허가 제한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신승호 기업지원과장은 “거물대리 일대는 남북경협 등 변화하는 미래 전략적 요충지로 평화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개발행위제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정은, 나진~하산 지나며 북러 경협 강조 행보

    김정은, 나진~하산 지나며 북러 경협 강조 행보

    2008~2013년 항만 건설·빚 탕감 등 밀착 멈춰선 물류사업 재개 땐 자력갱생 도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기인 참매 1호 대신 전용열차를 타고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북러 경제협력을 강조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매체는 22일 김 위원장이 수행원 230명과 함께 전용열차편으로 24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참매 1호를 이용하면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인데 기차를 이용해 약 1100㎞의 철로를 20시간 넘게 달리는 것이다. 특히 북한 철도의 궤도는 1435㎜인 보통궤인 반면 러시아 철로는 1520㎜의 광궤이기 때문에 철로 간격이 다르다. 두만강 인근에서 바퀴를 갈아야 한다. 열차의 경로는 ‘북한 나진~러시아 하산 철도 구간’이 유력하다. 이 구간을 조성한 건설 사업이 본격적인 북러 경제협력의 시발점으로 평가되는 데다 북러 경제협력의 핵심 거점인 나선경제특구를 종단한다는 상징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북러 합작법인인 나선콘트랜스가 이 철로 구간과 나진항 항만 및 터미널을 건설한 뒤 러시아는 2012년 북한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등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제재 동참 전까지 긴밀한 경제협력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선콘트랜스는 대북제재 압박으로 부채가 누적돼 올해 들어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따라서 자력갱생으로 대북제재를 넘어서겠다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해당 사업이 복원된다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 지역은 한국에도 의미가 크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시베리아 광산에서 채굴된 석탄을 철도로 나진항까지 수송한 뒤 배를 이용해 포항제철소 등으로 옮기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도 남·북·러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중국 지역인 투먼과 훈춘으로 돌아가며 북중 관계를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3일 “북러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는 대북제재를 감안해 경제협력 청사진 정도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과 마찬가지로 경제협력의 핵심은 나선경제특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러회담 키워드는 ‘경협’… 北근로자 잔류 유연해질까

    올해 들어 급격히 활발해진 북러 양국의 경제 협력 움직임이 이번 주 열릴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대북제재 공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도 러시아는 꾸준히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중단에 대한 일부 제재 완화를 주장해 왔다. ●올해 北인사 방러 5번… 3번은 경협 논의 22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북한 인사의 러시아 방문은 5번이었고 이 중 양국의 경제 협력을 논의한 게 3차례로 절반을 넘었다.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장이 1월 알렉산드르 쿠르티코프 극동개발부 차관을 만나 제9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 준비를 논의한 게 첫 방문이었다. 이후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3월 초 러시아를 찾아 경제공동위에 참석했고 금융, 에너지·산업, 농업·수산업, 통상·투자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이때 북한산 화장품·건강식품·건축자재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품관을 러시아에 신설하는 것도 의제에 포함됐다. 이어 3월 중순 임천일 외무성 부상도 러시아를 찾아 북러 외무성 간 ‘2019·2020년 교류계획서’에 서명했다. ●北, 러 방북단에 자국 노동자 잔류 요청 3월 초에 러시아를 찾은 한만혁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은 문화행사에 참석했고 같은 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정상회담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사도 올해 북한을 4번 찾았다. 이달 러시아 하원 대표단이 방북했을 때 북한은 자국 노동자의 러시아 잔류를 요청했다. 대북제재로 러시아는 올해 말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를 돌려보내야 한다. 3만명이 넘던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는 현재 1만 10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북제재로 북러 교역액은 지난해 3405만 달러로 2017년(7790만 달러)보다 56.3%가 줄었지만 러시아는 올해 들어 유류 수출과 인도적 지원에 지난해보다 적극적이다. 올해 1, 2월 러시아가 수출한 유류는 1만 35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배에 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고 양국 관계 복원을 위해 대북제재의 전체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식량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과 북한 근로자 잔류에 대해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연철 통일, 주한 러대사 만나… 경협·한반도 평화 논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2일 북러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안드레이 쿨리크 주한 러시아대사와 만나 남·북·러 삼각 경협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쿨리크 대사를 만나 “한러 양국은 수교 이후 남·북·러 삼각 협력 방안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논의를 해 왔다”며 “그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쿨리크 대사는 “러한 관계에 있어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북핵 문제 해결에서도 러시아와 한국 입장이 아주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쿨리크 대사는 “3각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러시아도 노력했다”며 “프로젝트의 실현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몇 번 강조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영욕의 71년 북러 관계… 김정은·푸틴 다시 꽃 피울까

    영욕의 71년 북러 관계… 김정은·푸틴 다시 꽃 피울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이번 달 말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두 정상이 70여년 간 부침을 거듭한 북러 관계를 전면 복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1948년 9월 정권 수립 후 10월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과 국교를 수립했다. 김일성 주석은 이오시프 스탈린 공산당 서기장의 지원을 받아 1950년 한국전쟁을 일으키면서 북한과 소련은 혈맹 관계를 맺게 된다. 1953년 7월 정전되기 4개월 전 스탈린 서기장이 사망하고 니키타 흐루쇼프가 집권하면서 북소 관계는 악화된다. 흐루쇼프 서기장은 1956년 스탈린의 개인숭배를 비판하고 서구와의 평화공존정책을 추진하자 북한은 흐루쇼프 서기장을 ‘수정주의자’라고 비판하면서 두 국가는 갈등을 빚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 소련은 1961년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된 ‘조·소 우호 협력 및 호상 원조 조약’(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해 혈맹 관계의 명맥은 유지했다. 1964년 흐루쇼프 서기장이 실각하고 레오니트 브레즈네프가 집권하자 북소 관계는 개선되는 듯했다. 두 국가는 1965년 군사원조협정을 체결했고, 이듬해 김일성 주석과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정상회담을 했다. 1967년에는 경제기술협력협정 체결, 경제공동위원회 설치 등 관계 개선 조치가 잇따랐다. 하지만 1960년대 소련과 중국이 국경 분쟁을 빚고 1970년대 들어와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북한은 ‘자주노선’을 견지하며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폈다. 1984년 콘스탄틴 체르넨코가 서기장에 오르고 서구 강경노선을 견지하자 북한과 소련의 관계가 강화된다. 1984년 김일성 주석은 23년 만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고, 이듬해 양국은 군사지원협정과 경제협력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1985년 집권하고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자 북소 관계는 냉각된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86년 블라디보스토크 선언과 1988년 크라스노야르스크 선언을 통해 ‘신아시아주의’ 노선을 발표하며 30여 년 간 국경분쟁을 벌인 중국은 물론 자본주의 진영에 속한 한국과도 관계 개선에 나선다. 소련은 1988년 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서 한국과 소련의 수교를 비공식적으로 결정했다. 이를 설명하고자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을 북한에 파견하지만, 김영남 당시 외교부장은 “달러를 위해 사회주의를 포기하는 행위”라며 비난했다. 그럼에도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9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그해 9월 한국과 소련은 수교를 맺으면서 북소 관계는 해체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가 들어선 이후에도 북러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러시아는 1992년 북한에 1961년 체결된 상호원조조약 중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북한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조약 만료 기한인 1996년에 조약 연장이 중단됐다. 35년간 이어온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이 해체된 것이다. 이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1996년 재선되고 친한(親韓) 정책에서 남북한 등거리 외교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북러 관계는 점차 회복된다. 북러는 1999년 3월 새로운 조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폐기된 상호원조조약 중 문제가 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조약의 한 당사국이 긴박한 침입 위협 또는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경우에 상호 협의’하는 걸로 대체했다. 이러한 내용의 ‘조·러 우호 선린 협조 조약’은 2000년 2월 정식 서명돼 발효됐다. 옐친 대통령의 후임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취임하고 2개월 후 러시아 최고지도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협조와 상호 협력, 북한 미사일 문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북러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듬해 7~8월 김정일 위원장은 답방 형식으로 러시아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러 관계는 복원 단계에 접어든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사업, 대미 공동보조 등에 합의한 ‘북러 모스크바 선언’을 발표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2년에도 러시아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푸틴 대통령과 3차 북러정상회담을 하면서 북러 간 친선을 과시했다. 북러 관계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북핵 위기가 고조되며 잠시 조정기를 거쳤으나, 2011년 김정일 위원장의 방러로 다시 강화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러시아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6자회담 재개와 북러 경협 문제를 논의했고,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러 경협이 재추진됐다. 러시아는 2012년 북한의 대러 채무를 탕감하기로 했으며, 북러는 2014년 경제공동위원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러시아가 동참하고, 북한이 2016년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북러 관계는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그럼에도 북러 간 교역과 인적 교류, 러시아의 대북 지원은 지속됐으며, 2018년 5월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평양을 방문,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이후 남북,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치 일정이 급하게 돌아가면서 북러정상회담은 순연됐지만,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북러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타게 돼 이번 달 말 열리게 됐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자 8년만의 북러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러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투르크멘 한국산 가스플랜트 방문 文대통령 “중앙亞 한국 기업에 기회…양국 협력 확대”

    투르크멘 한국산 가스플랜트 방문 文대통령 “중앙亞 한국 기업에 기회…양국 협력 확대”

    중앙아시아 3국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투르크메니스탄 서부 키얀리 가스화학플랜트를 찾아 “중앙아시아 시장이 우리 기업에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현지 최초의 종합석유화학단지인 키얀리 플랜트는 현대엔지니어링·LG상사 컨소시엄 등 우리 기업이 수주해 착공 47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전체 공사비 30억 달러(약 3조 4000억원)의 대형 사업으로, 잠실종합운동장의 3배 면적(80만 9720㎡) 에 이르는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다. 이곳에서는 연간 600만톤의 천연가스를 추출, 연간 39만톤의 폴리에틸렌, 8만톤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시설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사막의 더위·모래폭풍과 싸우며 기적을 만들어 낸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축구장 70개 규모의 초대형 은빛 공장을 보니 양국 경제협력 성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해외 수주 건설액의 5.6%인 285억 달러가 중앙아 3개국에서 수주됐다”며 “다른 구간을 맡은 현지 기업까지 발 벗고 도와줘 전체 공기를 맞췄다고 들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무재해 7000만 인시(人時)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기록”이라고 우리 기술력도 치하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부터 나서서 해외에서 일하는 우리 기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약속한 뒤 “양국 경협의 상징 키얀리를 바탕으로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했다. 동행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현지에 먼저 도착해 문 대통령을 맞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이후 친교 오찬을 마친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에 도착, 수도 타슈켄트에서 양국 간 원격 의료 시연회에 참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황성기 칼럼] 김연철 통일장관에 거는 기대

    [황성기 칼럼] 김연철 통일장관에 거는 기대

    우여곡절을 거쳐 취임한 김연철 제40대 통일부 장관은 혹독한 청문과정을 거쳤다. 2006년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이 의무화된 이래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를 경험한 8명의 선배 장관과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하지만 장관이 되어 청문회보다 몇 배 엄혹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을 김 장관이다. 첫째,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우지만 남북 민간교류를 올스톱시킨 북한이다. 둘째, 김 장관이 추진하려는 남북 경제협력에 돌더미처럼 막고 있는 유엔 대북 제재다. 셋째가 청문회에서 이빨을 드러냈던, 지금도 김 장관을 끌어내리려 호시탐탐하는 보수야당이다. 이들 3고(苦)만 따져도 조명균 전 장관 때보다 상황이 나쁘다. 트럼프나 김정은 두 정상이 3차 정상회담 개최에 뜻은 같다고 하지만 하노이에서 패를 다 까놓고 상대가 먼저 손 들기를 기다리는 북미다. 북미 정상이 올해 안으로 비핵화의 길을 찾으면 모를까, 그전까지 북한이 남북 관계에 신경 쓸 여유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북한은 협상 시한을 올 연말로 못 박고는 미국의 일괄타결 ‘계산법’을 접지 않으면 정상회담조차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북한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카드마저 김 장관에게는 없다. 연말까지 북한 핵·미사일이 동결된다 한들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초보적인 남북 경협조차 미국이 노(No) 할 것은 뻔하다. 트럼프가 더이상의 제재는 필요 없다고 했으니 제재의 허들이 높아질 일은 없겠으나 그렇다고 제재의 문을 열어줄 뜻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추호도 없어 보인다. 김 장관은 이런 북미 앞에서 동토(凍土)에 맨발로 선 기분일 것이다. 남북 관계를 다루는 사람에게 역대 최고의 통일부 장관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론과 실제를 두루 갖춘 임동원 전 장관을 지목한다. 비슷한 기대를 김 장관에게 가져본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통일부 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으로 기용한 김연철에 대해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용하면서도 전략적 사고가 뛰어나다. 상대 입장에서 뭘 생각하는지, 항상 역지사지하는 사람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전략을 만드는 데 아주 뛰어났다.” 전략가 김연철이 도드라진 것은 개성공단에 반대하던 미국을 설득할 때였다. 2004년 8월 정 장관은 남북 경협에 반대하는 미 행정부 중에서도 핵심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만난다. 정 장관은 ‘개성공단의 군사안보 전략적 가치’를 던졌다. 개성공단이 한미 동맹 취약점, 서울 방어의 조기 경보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전략물자의 적국 반입을 규제하는 미국의 EAR로 핑계 대던 럼즈펠드의 생각을 바꿔 두 달 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사무소는 간판을 달 수 있었다. 정 장관에게 논리를 제공한 게 김연철 보좌관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장관을 기용한 이유는 명확하다. 4·27과 9·19 정상회담에서 정리된 남북관계와 민간 교류를 안정되고 정례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자로 봤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밝힌 한반도 새로운 100년의 국가비전인 ‘신한반도 체제’의 기틀을 만들라는 미션도 받았을 것이다. 김 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우리의 주도적 노력으로 남북한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존과 상생의 평화협력 질서”가 그것이다. 김 장관 어깨가 무겁다. 북미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남북 관계의 창의적 해법을 김 장관은 내고 실천하길 바란다. 2004년 8월처럼 상대가 받지 않을 수 없는 묘안이 전략가 김 장관에게서 나와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임동원 전 장관은 뻔질나게 평양을 드나들었다. 김대중·임동원 같은 문재인·김연철의 ‘케미’가 만들어져야 한다. 김 장관이 2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문 대통령을 돕고,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그뿐이면 안 된다. 문 대통령은 장관 김연철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고, 자주 만나 그런 케미를 쌓아야 한다. 지난 2년 존재감이 없었던 통일부다. 조 전 장관 잘못은 아니지만 김 장관 말처럼 ‘능동적’ 자세가 필요한 시기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과 평양을 오갈 토대를 쌓고, 민족경제공동체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조 전 장관이 이루지 못했던 ‘남북 정상이 한라산에 오르는 날’도 이뤄야 한다. 3고 중 북미 장벽만 높은 게 아니다. 야당, 보수 세력과도 부단한 소통으로 ‘평화가 경제’ 초심을 관철해 내길 바란다. marry04@seoul.co.kr
  • [글로벌 In&Out] 나선 정벌과 한러 관계의 기원/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나선 정벌과 한러 관계의 기원/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국제 정세의 긴장이 아직 완화되지 않았음에도 한국과 러시아는 관계 개선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소식만 보면 러시아 정교회 한국 선교 재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서울에서 진행한 9개 다리 행동계획 서명식, 광양시와 아스트라한시 간의 우호도시 협약 체결 등이 대표적인 실례이다. 지난 4일 러시아 정교회가 정교 역사상 최초로 대한교구 관할 주교로 러시아 한인인 김 테오파니스를 임명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현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를 모르면 현재를 바꾸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 있다. 이번에는 한국인들과 러시아인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처음 만났고 그 관계는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러시아인과 한국인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시기에 대한 의견은 많으나 오늘날 러시아 한국학계에서는 이것이 13세기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주교 프란치스코회 수사 지오반니 카르피니가 13세기에 편찬한 ‘몽골인의 역사’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을 묘사하였다. “우리는 몽골 황제의 궁정에서, 귀족 출신으로 러시아의 대공인 야로슬라프, 그루지야 왕과 왕비, 그리고 많은 위대한 술탄들, 또한 솔랑기(고려인)의 수장을 보았는데, 이들은 모두 그들(몽골인들)로부터 격에 맞지 않는 대접을 받았다.” 17세기 후반, 러시아의 특수 병농 일치 신분인 카자크(cossack)들이 동유럽에서 시베리아를 비롯한 동남쪽으로 진출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였고 “고려의 섬(한반도) 주변 바다에서 항해가 가능하다”는 보고까지 보냈다. 이 카자크들은 아무르강의 흐름을 따라 남하하면서 작은 마을과 요새(오스트로그)를 세워 나갔다. 이러한 곳에서 러시아와 조선의 상인들이 물품 교환을 진행하기도 하였으며 특히 네르친스크라는 요새에서 조선인 상인들이 러시아 상인들과 만나 생사(生絲), 종이 등을 모피로 교환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러시아의 진출이 러시아와 청나라 간 국경 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무장 충돌로 이어졌다. 카자크들과 싸우기 위해서 청나라는 조선으로부터 지원을 요구하였고 효종5년(1654년) 2월 2일 청차(淸差) 한거원(韓巨源)이 귀경해서 효종에게 자문(咨文)을 바쳤다. 그 자문에는 “조선에서 조창(鳥槍※조총)을 잘 쏘는 사람 100명을 선발하여, 회령부(會寧府)를 경유하여 앙방장(?邦章)의 통솔을 받아 가서 나선(羅禪)을 정벌하되, 3월 초 10일에 영고탑(寧古塔)에 도착하시오”라고 하였다. 효종은 “나선은 어떤 나라요”라고까지 물어 나선이라는 낯선 나라에 대해 관심을 보였으나 청나라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였다. 같은 해 함경북도 병마우후인 변급(邊?) 휘하의 포수 100명을 포함한 150여명 규모의 지원군을 파견하였다. 조선 지원군은 청나라의 부대들과 함께 카자크 부대들을 공격했으며 승리를 거둔 후 본국으로 귀환하였다. 카자크들은 만주에서 진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고 곧 돌아왔다. 이때 청나라가 다시 카자크를 정벌하기 위해 원병을 요청하였으며 조선은 함경북도 병마우후인 신유(申瀏)를 지휘관으로 하는 260여명의 부대를 파견하였다. 약 2500명 규모의 조청연합군은 스테파노프를 대장으로 하는 500명의 카자크 부대를 공격했다. 열세에서 카자크 부대들은 방어전을 폈으나 보급선이 끊겨 식량과 화약이 떨어져 큰 피해를 입으며 패배했고 스테파노프는 전사하였다. 카자크들은 아무르강에서 진지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으나 1689년 러시아와 청나라는 국경협상을 시작하였고 네르친스크조약을 맺었다. 러시아인과 한국인이 처음 만난 시대적 배경이다.
  •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중대기점 맞은 한반도 평화… 정세현 前통일부 장관·최완규 前북한대학원대 총장 긴급 대담 지난 11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는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으나 시한은 연말’이라는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북미 정상회담 의지에 대해 김 위원장이 호응한 형식은 갖췄으나 시정연설은 지극히 엄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일괄타결’이란 계산법을 접어야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조건절을 분명히 한 데다 ‘제재 해제 때문에 미국과의 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제재 해제를 넘어선 군사분야의 요구도 시사했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14일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의 긴급 대담을 마련해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전망을 짚어 봤다. 두 전문가는 북한이 강조하는 연말 시한과 자력갱생의 의미를 미국이 오독(誤讀)하지 않도록 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은 황성기 평화연구소장이 진행했다.-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최완규 긍정적 평가도 있고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부정적 평가를 하는 기류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몇 가지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우선 북미 회담의 불씨를 되살리는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측면도 있고 또 빅딜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이 스몰딜의 여지를 남겨 놨다는 것을 평가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빠른 시일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해 수용하는 듯했고, 스몰딜 차원에서 인도적 측면의 지원 사업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진척시킬 여지와 공간을 만들어 냈다는 측면이 긍정적이다. 정세현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촉박하게 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한 것으로 봤을 때 손에 큰 걸 쥐여줄 줄 알았다. 원포인트 정상회담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생각하던 시점인 데다 상하이 임시정부 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할 시점이라 뭔가 큰 선물을 주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레버리지를 쥐여줄 줄 알았는데, 공개되지 않는 대화 과정에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공식 발표에선 그런 것은 없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노’(No)라고 했는지 아니면 그 정도 얘기를 시작해 보라고 북한과 얘기해서 오케이 하면 우리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언질을 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돌아와서 남북 정상회담을 곧 할 것처럼 얘기하고, 그러기 전에 대북특사 파견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선 워싱턴에서 발표는 안 됐는데 뭔가 있는 것 같다.-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어떻게 보는지. 정세현 미국이 하노이에서와 같은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나온다면 한 번쯤 더 해 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 연말까지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자력갱생을 27번이나 강조하는 것 보고, 제재를 추가로 불러들이는 도발적 행위는 안 한다는 의미로 요약된다. 고슴도치처럼 버티려고 하면 우리가 빨리 3차 회담을 열어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해야만 당신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외부 경제 지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얘기해 끌어내야 하는데 버티겠다고 하니 조금 답답하다. 5월 말 일왕 즉위식이나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할 때 남·북·미 정상회담이든지 회동 같은 것을 할 수 있어 저렇게 움직이는 것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 최완규 북한은 6·12 싱가포르 1차 회담 이전에 점증 상호주의를 채택해 상대의 획기적 보상을 기대하고 먼저 양보하면 더 보상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행동했다. 싱가포르 회담 때 합의한 4개항을 구체화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하노이에서 패전국한테 요구하는 일방적 양보, 항복하란 얘기로 들릴 수 있는 요구를 해 와 북한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의 얘기가 김정은 시정연설에 그대로 반복된다. ‘우리가 원래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은 체제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이 그 문제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니 차선책으로 민수 민생분야의 경제 제재를 일부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란 얘기다. 차원이 같은 것끼리, 안보의 문제는 안보의 문제끼리 딜을 해야 한다. 외교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차원이 다른 가치를 등가로 교환하는 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렇게 본다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알 수 있는 하나는 미국이 그런 사고의 전환이 돼 있으면 한 번 더 회담을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안 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한 것으로 보여 하노이 회담 때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스몰딜 차원보다 더 꼬이고 어려워졌다. -우리가 중재자 혹은 촉진자로서 창의적 해법을 가질 수 있는지. 정세현 하노이에서 빅딜만 필요하지, 이걸 단계적으로 쪼개고 하는 거 관심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스몰딜을 여러 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연말까지가 아니라 조금 더 이른 시간 안에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위임을 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그걸 잘 활용하면 된다. 미국도 우리가 자세를 바꿨으니까 북한도 나와, 그렇게 하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만 하지 말고 당사자 역할을 하라는 건 남북 경협 등 교류 협력을 속도 있게 하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어쨌든 표현은 고약하다. 최완규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얘긴 북의 언술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건 잘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중재자, 촉진자가 될 수 없다. 그거보다는 안내자 역할, 내비게이터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획기적이든 크게 주목할 만한 내용이 아니든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포괄적 합의 문제를 북한이 어느 정도 양보를 하면서 결국 실행 과정은 단계적으로 동시 병행하는 일종의 타협안 정도는 한 번 제시해 볼 수 있지 않는가. 큰 틀의 그림을 미국에 보여 주는 정도를 우리가 정교하게 다듬어서 특사가 가서 설명하고 어느 정도 조정이 되면 그 뒤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면서, 그러나 실제 이행과정은 북이 강조하는 단계적 동시병행하는 과정에 서로 신뢰가 쌓일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노이 회담의 가장 큰 결렬 요인은 신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하는 협상이란 점이었다. 북한은 누가 봐도 약자인데 사람들은 강자인 것처럼 얘기한다. 또 북한은 합의한 내용을 되돌리는 비용과 시간이 미국보다 엄청나게 드는데 북한 보고 먼저 양보하라고 하면 어불성설이다. 정세현 북핵 문제가 올해로 26년째다. 늘 북한이 먼저 움직이면 미국은 상응해 보상하는 식으로 움직였다. 북미 협상이 잘되면 미국 행정부 안에서 그걸 어그러뜨리는 움직임이 늘 있어 왔다. 미국인들은 나이브하거나 비현실적인 구석도 적지 않았다. 미국은 늘 밀어붙이다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쓰거나 더 큰 사고를 치면 달래며 협상장으로 불러내곤 했다. 리비아 핵합의 이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외관에 있어서 허술한 점, 치밀하지 못하고, 도덕적 우위를 전제로 일방적 압박부터 하고 본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해 그나마 협상 국면으로 끌고온 것이 문 대통령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최완규 4·27 1주년에 맞춰 하는 건 어렵다. 지금 시점에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을 올바르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대북 정책, 대미 정책, 남북 관계 어떤 측면이든 국내 정치적으로 운신의 기반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는 데 청와대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사안의 본질과 관계없이 정쟁의 소재로 전락하는 상황이 굉장히 우려된다. 남북 정상이 신뢰가 두터워도 국내 정치가 이를 받쳐 주지 못하면 개인적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북 정책에 쏟는 힘의 절반 정도는 국내 정치적 기반을 넓히는 데 써야 한다. 영광을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는 식으로 가면 정책 추진이 굉장히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세현 대통령 참모들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런 건 도와주십시오’라면서 이른바 ‘퍼블릭 디플로머시’를 해야 한다. 대북정책은 북한이 절대로 싫다고 하면 쓸 수 없고, 북한이 좋다고 해도 우리 국민이 반대하면 못 쓴다. 국민 중에 잘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해해 주는 쪽이 51%는 돼야 한다. 국제사회 지원을 끌어내든지 미국을 설득할 때도 대통령 논리만 갖고 되는 것 아니다. 밖에서 비판 들어가면 더 움츠려든다고 할까, 국회에 일체 설명도 안 하고 하는데, 지금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닌가. 북한이 버틴다고 하지만 시한을 넘기면 새로운 길을 걸으려는 모양새인데 그러면 이 정부 임기가 얼마 안 남아 힘 빠진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 하면서 해 보니 실제로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조금은 편들게 하는 효과가 나더라. 열린통일포럼을 만들어 지방까지 돌았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몰고 오는 거다. 야당에선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 대통령 참모든 통일, 외교, 국방부든 장관부터 아랫사람까지 올코트프레싱으로 뛰어야 한다. 너무 수줍어하는 것 같다. -지금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해야 할 시점 아닌가. 정세현 남북 정상회담을 북에서 먼저 제안할 가능성은 북한 외교 행태로 봐서 없다. 속으로 아쉬워도 상대에게 칼자루 내줄 것 같은 행동은 안 한다. 못 이기는 척 나올 수는 있다. 특사에게 들어 볼 만한 얘기가 있다는 암시가 있어야 받는 북한이다. 과거에도 사전에 친서 보자고 하고 특사 보고 밥만 먹고 가라고 한 적도 있었다. 다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북 특사를 보낸다느니, 남북 정상회담을 조만간 할 거라고 얘기하는 거 보면 물밑에서 얘기가 있었던 거 아닌가 하고 추측할 수 있다. 최완규 하노이회담 결렬 직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 위원장이 미국의 계산법을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시정연설에서도 미국이 계산법을 고수하는 한 대화를 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빛 샐 틈 없는 한미 공조와 제재 공조 고수를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김 위원장이 먼저 남북 정상끼리 만나자고 하긴 어렵다.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외치고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로 설정한 것은 적어도 핵·미사일 발사는 없다는 뜻인가. 정세현 그렇다. 추가 제재를 자초할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유엔 제재의 틀 안에서 어떻게든 견딜 것으로 본다. 자강도 도당위원장 김재룡을 총리로 불러들인 것이 상징적이다. 자강도 강계는 어려운 시기를 버틴 자력갱생의 모범지역이자 대명사이다. 자력갱생으로 북한 경제를 끌고 갈 인물로 김재룡을 앉힌 것이다. -북한이 제재를 견딜 만한 체력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완규 특히 보수 쪽, 미국 주류에선 철벽 같은 제재를 유지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시각이 존재한다. 북 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데 강력한 제재가 있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제재 자체가 비핵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강계 정신’ 얘기가 나왔는데 북한의 메시지는 자력갱생으로 현 상황과 난관을 뚫고 나가겠다는 것보다 절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보여 주는 측면이 강하다.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굴복하고 비핵화로 가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정세현 외교정책에서 상대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강계정신을 상징하는 자강도 출신을 총리로 앉히는 의미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서 미국이 제재만능론을 지속하느냐, 그걸로는 안 되겠다고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우리 정부가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이 보이는 결연한 의지는 허장성세가 아니다. 미국은 최근 며칠 북한의 흐름, 시정연설에 등장한 단어의 숨은 뜻, 행간을 잘 읽어야 하고 우리가 북한의 의도를 읽도록 미국을 도와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이 올 들어 정체됐다. 최완규 모든 민간 교류협력이 다 중단되고, 북한의 반응도 없다. 지금 북한이 민간교류를 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남북의학자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려고 명단을 보낸 지 꽤 됐는데 반응이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보다 더 많은 사업 계획을 만들고 추진하는데 전혀 진전이 없다. 북측을 파트너로 배려하지 않고 정책의 대상으로만 간주해선 안 된다. 정세현 현실적으로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알아서 승인하지 않은 것도 많다. - 정부에 당부를 한다면. 정세현 북한을 설득해서 미국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우리 대통령 임무이고 역할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임받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난받고 있는 처지에서 대북 설득도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게 마련이다. 그걸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대통령 참모들이 올코트프레싱으로 나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대북 정책의 지지를 높여야 한다. 최완규 남북 문제는 체제와 이념을 놓고 갈등하고 대결하는 관계가 본질이다. 군사 대결로 보이지만 사실 착시이고 본질은 정치 투쟁이다. 비핵화, 평화체제, 한미동맹 셋 모두 최선의 것을 얻을 수 없다. 서로 조금씩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 이 셋을 어떻게 얻어낼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여야와 진보, 보수를 아우르는 거버넌스 체제를 갖춰야 한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세현 전 장관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세 정부에 걸쳐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장관을 역임했다. 남북 접촉이 활발하고 2차 북핵 위기가 발발했던 2002~2004년에 통일부 장관으로 활동하면서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현재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 최완규 전 총장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40여년 북한을 연구해 온 원로다. 2004년부터 2년 동안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신한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도 역임하는 등 시민사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최 전 총장도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했다.
  • [사설] 4차 남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로 비핵화 동력 이어가야

    [사설] 4차 남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로 비핵화 동력 이어가야

    -한미 정상이 확인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확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풀어나가는 데 톱다운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천명한 점, 환영한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귀국하는 대로 조속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북 특사 파견 등을 추진키로 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4월 말 정상회담 개최가 바람직한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특사 평양 파견, 의제 조율에 북한이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공 北에 넘어가, 대북 특사 파견 조속히 이뤄져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개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미국이 빅딜을 기초로 한 비핵화 일괄타결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북한의 단계적 해결의 중간 지점쯤 되는 한국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을 수용할 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방침을 유지했다. 또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단계를 밟아야 한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공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어갔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에 실무협의를 제안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했다. 북한이 회담 결렬의 충격을 수습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부탁한 만큼 이제는 비핵화 협상의 향후 행보를 명확히 했으면 한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개최 전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력갱생’을 25차례나 강조했다. 자력갱생도 좋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 제재를 모두 풀고, 남한과 미국 등의 협력을 통해 경제건설을 일궈나가는 게 훨씬 속도가 빠르다. 국제사회의 우려는 김 위원장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서 여전히 북미가 합의를 못보고 그것이 하노이 회담 합의 결렬의 이유가 됐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전인 2020년 1월까지 비핵화를 이루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결단 여하에 따라서는 충분히 비핵화는 가능하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조속히 성사시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남북미 소통이 절실히 요구된다. 다만 어떠한 재료를 가지고 북한을 설득할 지는 문 대통령의 창조적 해법에 달려 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불발은 아쉬워 비록 이번에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적기가 아니다”라는 미국의 판단이 있었지만, 우리로선 대북 지렛대는 물론이요 향후 전개될 남북 경협의 시발점으로서 두 사업의 재개 문제는 미국에 끊임없이 제기해 나가줄 것을 당부한다. 미국 또한 그들이 원하는 빅딜의 형태를 성사시킨다 하더라도 스몰딜의 형태로 비핵화와 체제보장·제재해제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 “북한에 식량 등을 지원하는 것 등은 문 대통령과 논의를 할 것”이라며 ‘스몰딜’의 가능성도 내비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국내 일부 균열 우려하던 한미 동맹, 건재 과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2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운 회담이 아닌가 생각한다. 양과 질 모두 부실한 회담”이라고 말했으며, 같은 당 나경원 대표는 “뜬구름 정상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에는 미국에 불필요한 양보를 하지 말라고 촉구하던 한국당이었다. 보수 야당에서 끊임없이 제기했던 한미동맹의 균열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관계가 더 좋았던 적은 없었다”며 한미 동맹을 과시한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닐 수 없다.
  • 한국-유엔-미국 대북제재, 개성공단·금강산 재개하려면 뭘 풀어야 하나

    한국-유엔-미국 대북제재, 개성공단·금강산 재개하려면 뭘 풀어야 하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상원 외교위 청문회 발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때까지 대북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여지’를 둘 수 있다고 밝혀 12일 새벽(한국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시점에 유엔,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제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관심이 간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북 제재가 완화되거나 예외 적용을 받게 될지, 그러면 북한을 대화 국면으로 유도하고 남북 경협이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지식공작소에서 최근에 발간한 ‘한반도 평화와 중국’의 19장 임성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대북 제재와 남북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현재의 유엔 제재 아래에서는 식량 정도를 제외하고 남북 간에 반출, 반입할 수 있는 물자는 사실상 없다. 남북 경협 가능 분야가 적어도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2016년 3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호 이래 다섯 가지 유엔 제재가 모두 해제돼야 한다. 유엔 제재는 안보리 이사국들이 새로운 결의안을 채택하면 즉시 해제될 수 있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기 때문에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라도 단계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제재 해제의 열쇠는 미국 행정부가 쥐고 있고, 이들은 제재 해제를 반대하는 국내 정치적 압력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 중국, 러시아가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비핵화가 진전되면 미국 행정부로서도 자국 의회와 북중러 사이에서 일정한 타협을 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된다.유엔 제재가 해제되면 5·24 조치를 포함한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역시 해제 여건이 충족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물론 개성공단 폐쇄(2016년)와 달리 금강산 관광 중단(2008년)이나 5.24 조치(2010년)는 각각 민간인 피격 사건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라 내려진 조치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유엔 제재가 대폭 강화되면서 한국의 독자 제재는 내용적으로 모두 유엔 제재에 포함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한국의 독자 제재는 법률 사항이 아니라 정부 지침 형식이기 때문에 법률적 제한이 따르지 않는다. 문제는 미국의 독자 제재다. 유엔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미국 독자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남북 경협에 참여하는 한국이나 중국 기업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2차 제재를 허용하고 있어서다. 물론 유보 조항은 있다. 하지만 충족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조건들이다.유엔 제재는 핵과 탄두미사일 개발과 결부돼 있는 것들인데 미국 독자 제재는 대량살상무기(WMD)에다 북한의 인권과 체제 문제까지 결부시켜놓았다. 따라서 유엔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미국이 제3국에 대한 제재 규정을 유지하는 한 남북 경협이 재개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안보리 결의안 2397호와 관련 미국의 독자 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조업권 구매가 가능해져 남북한 공동어로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농산물 토석 기계 전자기기 선박 반입이 허용되기 때문에 관련 교역과 전자기기 제조 관련 개성공단이 부분 가동될 수 있다. 결의안 2395호와 관련 미국의 독자 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으로의 직물과 의류 반출이 허용돼 개성공단의 전면 재가동,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 결의안 2371호가 해제되면 남북의 광물 교역이 가능해진다. 2270호가 해제되면 대북 전략 물자 반출이 다소 완화되기 때문에 개성공단 부분 확장이나 소규모 공단 개발이 가능해진다. 유엔 제재가 해제되고 관련된 미국의 독자 제재가 해제되면 기존 남북 경협은 재개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벨트(동해 서해 DMZ)‘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오래된 근본적 제재들이 해제돼야 한다.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첫째 대북 전략물자 반출 관련 제재다. 매우 엄격하게 통제돼 전면 해제가 어려우며 부분 완화만 가능한데 북한이 테러지원국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국에서 제외돼야 한다. 둘째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및 국제금융기구의 대북 개발 참여와 관련된 제재다. 이게 해제되려면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될 뿐만아니라 공산주의 및 비시장경제 지정에서 해제돼야 한다. 국제금융기구법(1977년)만이 아니라 브레튼우즈협정법(1945년)에도 막혀 있기 때문이다. 셋째 대북 시장 개방 관련 제재다. 민간자본이 북한에 본격 투자하려면 북한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미국 시장에 수출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무역법(1947년)이 북한에 대한 보복관세를 의무화하고 있어 기대하기 난망한 상황이다. 이 제재 역시 해제되려면 북한이 공산주의 및 비시장경졔 지정에서 해제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임수호 위원은 비핵화가 진전돼 북한이 테러지원국 및 WMD 확산국에서 해제됨으로써 대북 물자 반출 통제가 약화되면 본격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국제금융기구의 대북 개발 원조 이전에는 한국 주도 다자간 신탁기금(대북 개발자금)을 조성해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싱크탱크 브레인 2] “너무 크지 않아 보이는 미국 양보 얻어내야 북미협상 물꼬”

    [美 싱크탱크 브레인 2] “너무 크지 않아 보이는 미국 양보 얻어내야 북미협상 물꼬”

    미국 워싱턴DC에서 12일 0시(이하 한국시간) 개최되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미 간 협상 재개를 위한 실질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는 10일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국방연구소장과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의 분석과 전망을 들었는데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제안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또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의 간극을 좁힐 절충점이 마련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합뉴스 보도를 전문가 발언 위주로 정리해본다.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국방연구소장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가 대화를 계속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프로세스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같은 강경파에 휘둘리지 않고 그와 같은 프로세스에 전념하게 할 수 있다면 (북미) 관계 정상화의 여건을 촉진하고 형성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미국이 너무 많이 양보하거나 약하게 보이지 않는 수준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해줄 것을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할 수 있다. 그런 제재 완화를 ‘일시적 보류’로 명명하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다. 북한이 해제를 요구한 다섯 가지 대북제재결의 가운데 세 가지 정도와 한두 가지의 남북 경제협력을 완화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또 제재를 되돌리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마련해두면 북한이 협상 궤도에서 이탈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은 여전히 보호되고 있으며 제재가 원상 복귀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이 잘 되면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대로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가 시작될 3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영변 핵시설 전부를 폐기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이 유효한 상황에 북미가 가능한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문 대통령이 (북미) 외교 재개를 위한 중재자 역할로 복귀하려 할 것이다. 북미가 탐색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과 검증을 동반한 영변 핵시설 전부의 폐기와 북한 우라늄농축시설의 추가 폐기,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한 대북제재의 일부 완화 등이 있다.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유엔이나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를 추진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재무부의 추가 대북제재 철회를 지시함으로써 미국의 제재정책을 혼란에 빠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대북제재를 하고자 하지 않지만 기존의 제재를 완화하거나 대규모 남북경협을 위한 제재 면제를 허용할 것 같지도 않다. (한미정상회담과 같은날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표명되는 북미협상에 대한) 김정은의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지속에 대한 의지의 단서로 면밀히 관찰될 것이며 북한은 협상 테이블 복귀를 가능하게 하는 외견상의 일부 양보를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그렇게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몰딜’에 동의하도록 하는 충분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좀 더 유연한 대북 접근과 가능한 빠른 협상 재개를 설득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협상 조기 재개든 유연한 접근의 증거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실질적인 메시지를 받고 싶어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김정은이 같은 것을 하도록 문 대통령은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로 미국을 만족시키고, 단계적 이행을 통해 북한을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타협을 모색할 것이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대외관계보다) 노동당과 정책 문제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지만 외교적 협상을 계속할 필요성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태영호의 분석 “제재 버틸 수 있고 남북대화에 흥미 잃을 가능성↑”

    태영호의 분석 “제재 버틸 수 있고 남북대화에 흥미 잃을 가능성↑”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한미정상회담을 사흘 정도 앞둔 지난 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주목할 만한 분석을 내놓았다. 잇따라 대형 공사 둘의 완공 시기를 늦춰주는 속도 조절을 통해 제재 해제에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올해 하반기까지 자력갱생으로 버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안팎에 보여줬다는 것과 한미정상회담 전에 특사 교환과 같은 방법을 통해 비핵화 협상의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선 한미대화 후 남북대화’ 구도가 펼쳐진다면 북한은 남북대화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의 분석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전문을 싣는다. 다만 우리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문장을 약간 손질했음을 덧붙인다.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북한 동향을 살펴본 데 따르면 주목되는 점이 첫째로 김정은이 올해 상반기는 미북, 남북 사이의 교착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단계적 합의, 단계적 이행방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지난 주 김정은은 현지지도를 하면서 삼지연 건설은 ‘노동당 창건 75돌’(내년 10월 10일)까지, 원산 갈마해양관광지구는 원래 계획보다 6개월 늦춰 내년 태양절(4월 15일)까지 완공하라고 ‘속도 조절’을 지시했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를 좌우명처럼 여기는 북한에서 일주일 동안 최고 존엄인 김정은이 올해 북한에서 제일 중요한 대상계획 완공 시기를 둘씩이나 늦춘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은이 오는 11일 최고인민회의를 며칠 앞두고 ‘속도조절’ 지시를 연이어 내린 것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하노이회담 결렬로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는 현실에 비춰 자력갱생의 구호를 전면에 들고 나가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의하겠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사전에 알리면서 미국, 한국에도 제재 장기화에 시간적으로 쫓기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볼수 있다. 아울러 최근 북한 언론들에서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선언, 6·12 싱가포르 합의와 같은 남북, 미북합의 이행에 대한 언급도 사라졌다. 아마 하노이회담 총화 회의에서 하노이회담 전야에 남북합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재개 등 제재 해제에 너무 집착을 보인 것이 오히려 미국에 약점으로 잡혔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향후 북한은 미북, 남북협상에서 제재 해제에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남북경협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는 경우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버틸수 있겠느냐가 관심사인데 지난 1월 김정은-시진핑 회담에서 중국으로부터 올해 분 무상 경제지원은 다 받아냈으니 하반기까지 버틸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관심의 초점은 11일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탈퇴와 같은 ‘폭탄선언’을 하겠는가인데 ‘폭탄선언’을 하면 미국이나 한국보다 시진핑과의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커 차마 그런 용단은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수준으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북한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제재와 압박에로 나아간다면 북한으로서도 어쩔수없이 새로운 길로 가겠다는 식으로 다시 한번 엄포를 놓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겠는가 생각된다. 둘째로, 김정은은 11일 한미정상회담에도 별로 기대를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단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기초를 둔 ‘스몰 딜’, 한국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기초를 둔 ‘굿 이너프(good enough) 딜’, 미국의 ‘포괄적 합의와 단번 이행’에 기초를 둔 ‘빅 딜’ 사이에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북한으로서는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트럼프의 ‘영변 핵시설 페기+α(영변 외의 모든 핵시설) 폐기 제안’에 NCND 입장을 보인 마당에 지난해 10월 7일 김정은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한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하나씩 하자’는 제안을 당장 거둬들일 없게 돼있다. 북한이 이렇게 요지부동이라면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 유일한 방도는 김정은의 ‘단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을 받아들이는 길 밖에 없는데 미국은 트럼프로부터 실무진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이라는 표현 자체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미정상회담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출발 전까지 남북 사이에 특사 방문 같은 접촉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북한이 우리 정부의 ‘굿 이너프 딜’ 제안에 아무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이 한미정상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선 남북대화 후 한미대화’ 구도를 유지해 북한이 협상의 주도권을 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남북대화를 선행시킬 것이다. 만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선 한미 후 남북’구도가 펼쳐진다면 북한으로서도 김정은이 미국의 압력을 한국을 통해 받는 구도로 보일수 있어 남북대화에 더욱 흥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연철 “평화 바탕으로 남북 경협 증진 선순환 만들겠다”

    김연철 “평화 바탕으로 남북 경협 증진 선순환 만들겠다”

    경협 장애물 의식 “능동의 지혜 필요” 개성·금강산 재개 美설득 적극 나설 듯보수야당의 반대 속에 8일 취임한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은 위기에 처한 북미 및 남북 관계를 본궤도에 올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야 할 막중한 책무를 안고 있다. 김 장관은 열렬한 대북 대화론자로서 남북 대화 및 경협을 적극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①평화가 경제 ②분권과 협치 ③소통과 합의 등을 ‘남북 관계 3대 추진기조’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 김 장관은 우선 “경제를 고리로 평화를 공고화하고 평화를 바탕으로 다시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 남북 경협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의식한 듯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복잡하고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쉽다”면서도 “창조적인 일을 수행해야 하는 통일부 직원들에게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다.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능동의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김 장관 본인부터 적극 나서서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향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촉진하고 북한의 비핵화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미국과 인식을 공유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또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남북 경협의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2015년 발간된 저서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에서 “냉전시기의 접경은 가장 저발전된 지역이지만 협력시대로 전환하면 접촉의 지점이고 협력의 거점”이라며 “접경지역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발표한 논문 ‘대북 제재의 편견과 북방 경제의 미래’에서는 북방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서해안 지역의 경우 북한의 해안산업도시들과 중국의 연안 지역의 삼각 협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2016년 발표한 논문 ‘냉전시기의 북미협상: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을 중심으로’에서는 “때로는 성과 없는 회담이라도 대화가 유지되면 일정한 수준 이상의 긴장고조를 막는다”며 대화 자체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남북 고위급 회담 이후 6개월째 고위급 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지만 김 장관이 선제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제의해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수도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해 “여러 현안에 대한 방안이나 중요하게 결정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데 충분히 파악한 다음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장관이 대북 인도 지원과 관련해 전임 장관보다 전향적 접근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2011년 발표한 논문 ‘대북 쌀 지원이 남북 농업정책에 미치는 영향’에서 대북 쌀 지원이 남북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함은 물론 북한의 시장 지향적 정책으로의 변화를 추동하고 한국의 쌀 수급 문제도 해결하는 수단이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의 기본방향이 바뀌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며 보수세력 등 반대 진영에 대한 설득과 소통에도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김 장관은 “남북 관계의 외연이 확대되고 교류협력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민간 사이의 유기적인 분업과 협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원 동해(55) ▲북평고,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성균관대 정치학 석·박사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정동영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통일연구원장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장하성 “한반도 비핵화·평화 촉매제 역할 하겠다”

    장하성 “한반도 비핵화·평화 촉매제 역할 하겠다”

    “한반도의 평화를 이끌어 내는 데 있어 중국이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 장하성 신임 주중 한국대사가 노영민 전 대사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 이후 석 달간 공석이었던 자리를 채우며 7일 베이징에 부임했다. 장 대사는 취임 일성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내세웠다. 장 대사는 이날 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역할 가운데 특히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에 주중 대사를 맡게 돼 책임감이 매우 무겁다”며 취임 소감을 말했다. 그는 또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관계가 경제에서 서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한중 경제의 한 단계 높은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제 책임”이라며 한중 경제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장 대사는 주중 대사 임명과 관련해 전문성이 없다는 등의 비판에 대해서는 “대사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이고 그에 대해서는 이미 청와대에서 여러 차례 설명했다”며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주중 대사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잘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사는 2008~2016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제자문위원으로 8년간 활동했는데 당시 경험에 대해 “중국의 증권시장이 지금처럼 발전한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국의 경험을 많이 필요로 했다”며 “그때 사귀었고 함께 일했던 많은 중국의 고위관료들과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문정인 “北 먼저 비핵화 첫 걸음 떼면 美 상응조치 취할 것”

    문정인 “北 먼저 비핵화 첫 걸음 떼면 美 상응조치 취할 것”

    “北, 풍계리 핵폐기·사찰 수용 선행 땐 美, 대북제재 선별적 부분 해제로 상응 11일 한미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논의 文, 선행·상응조치 이끌 촉진자 역할”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및 사찰 수용 등 북한의 선행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가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상응조치는 금강산관광 허용 등 남북한 경협에 대한 예외 인정 등 2016년 이후 대북 제재에 대한 선별적 부분 해제 조치를 의미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4일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먼저 첫 걸음을 뗀다면 미국은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뒤 북한에 특사를 보내거나 판문점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선행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등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할 것임을 지적한 것이다. 21세기 한중교류협회와 주한 중국대사관 공동으로 이날 열린 조찬포럼에서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화 동력을 살려나가자는 것”이라며 “어떤 조건에서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고 (양측이) 정상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지를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진·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가 미국의 상응조치를 낙관한 북측 선행조치에는 풍계리 폐기와 함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미사일 발사대의 폐기 및 검증 등이다. 문 특보는 이날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도 “북한이 (구체적 비핵화) 행동을 보여준다면 미국은 (부분적) 제재 완화를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에 대한 제재를 풀어줄 여지가 있고, 문 대통령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미 입장 차에 대한 절충·타협이 가능하다며 “‘일괄타결에 대한 포괄적 합의 속에서 이를 실천하는 점진적 이행을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요인으로 미국의 ‘빅딜’(일괄타결)과 북한의 ‘스몰딜’(행동 대 행동 등 단계·점진적 이행)의 입장 차, 미국의 국내 정치 요인 등을 들었다. 문 특보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추진할 수 있는 추동력이 생기게 되는 등 대화 재개 여건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특보는 북한 측이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으로 간주하는) 인공위성 시험 발사 등을 하게 된다면 한국 정부도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질 것이라면서 북미 양측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중국발 미세먼지 강경 항의” vs “과학적 검증으로 中 설득해야”

    “중국발 미세먼지 강경 항의” vs “과학적 검증으로 中 설득해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1500개 이상 올라온 중국발 미세먼지 관련 글의 주된 기류는 ‘대중국 강경 항의’와 ‘효율적 해법 마련’이었다. 이런 강경론과 효율론 중 어디에 무게를 싣느냐는 정부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시원하게 따져 중국의 즉각적인 변화를 불러오자는 쪽과 당장은 답답해도 실질적 외교적 성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는 주장이 공존한다. 공무원에게 ‘미세먼지, 중국에 따지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했다.정부 내 강경론은 한반도 내 높은 중국발 미세먼지 유인 비율을 근거로 중국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자는 것이다. 실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해 연평균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국이 자국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는 공장을 서해안 쪽으로 계속 이전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는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반응해 2차 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론에는 외려 중국은 제 할 말을 하는데 한국은 중국에 제 목소리를 못 낸다는 정서가 깔렸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8일 “서울의 미세먼지가 정말 한국 매체가 말하듯 선양과 베이징에서 오는가. 한국이 말하듯 미세먼지의 50% 이상, 심지어 75%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한 공무원은 “지금은 주로 우회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중국에 전하는데 직접적인 갈등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다”며 “외려 미세먼지 문제를 양국이 꼭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내 효율론은 중장기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도 한국 쪽으로 미세먼지가 날아간다는 사실 자체를 회피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자정 노력도 하기 때문에 외교적 대화로 풀어 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공동연구 등을 통해 정확한 미세먼지 유입량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중국이 행동에 나서도록 권유하고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중국 비난 수위를 높이면 중국 네티즌들의 혐한 분위기가 높아지고 외려 이에 영향을 받은 중국 정부가 한국과 협의하려는 움직임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감정적인 소모전을 펼치면 양국 모두에게 좋을 게 없다는 뜻이다. 양국 정부는 이미 미세먼지와 관련해 논의 채널을 갖고 있다. 외교부와 중국 생태환경부 간 채널이나 기후변화공동위원회 패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초국경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동북아 전체가 참여하는 다자채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큰 상태다. 이에 남북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6개국은 지역 내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지난해 10월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NEACAP)을 출범시켰다. 다자간 협의체는 직접적 처벌보다 간접적인 ‘동료 압력’을 통해 회원국을 구속하면서도 실질적 진전을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감정적 책임 공방보다는 합리적인 접근으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실질적인 미세먼지 유입량을 함께 연구하고 공동 예보나 미세먼지 포집기술 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6개국이 공동으로 미세먼지 통계부터 정확히 만들고 기상 데이터뿐 아니라 인구나 국내총생산(GDP) 등 사회지표도 넣어 정책 발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범국가기구’를 준비하는 설립추진단도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미세먼지 정책에 국민 의견을 적극 담기 위해 500명 규모의 정책 참여단을 운영하고 반 전 총장은 보아오 포럼에 참여하는 것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런 효율론에는 미세먼지를 외교 문제가 아닌 국가산업정책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깔렸다. 중국의 제조업은 2030년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장 이전 등 산업정책은 국가 고유의 권한이라는 의미다. 효율론 관점에서 스웨덴 모델은 정부 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 과학적 연구 결과로 국제사회를 꾸준히 설득해 실질적으로 공기질 개선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스웨덴 과학자인 스반테 오덴은 1960년대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나무가 시들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자 전국 토질과 수질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리고 영국과 독일에서 넘어온 이산화황이 산성비로 내렸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과 독일은 부인했지만 스웨덴은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1979년 이들을 포함한 31개국이 ‘월경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CLRTAP)’에 서명했다. 이 협약은 향후 잇따라 맺은 8개 기후환경협약의 시발점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는 최우선적으로 국민의 요구를 풀어가야 한다.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중국에 전달하고 있다”며 “다만 충분한 논리와 대안을 마련해 대응하는 것이 더 강한 것이고 중국의 행동도 유도할 방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세먼지 중국에 따지면 안되나요? 정부도 ‘강경론 vs 효율론’

    미세먼지 중국에 따지면 안되나요? 정부도 ‘강경론 vs 효율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1500개 이상 올라온 중국발 미세먼지 관련 글의 주된 기류는 ‘대중국 강경 항의’와 ‘효율적 해법 마련’이었다. 이런 강경론과 효율론 중 어디에 무게를 싣느냐는 정부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시원하게 따져 중국의 즉각적인 변화를 불러오자는 쪽과 당장은 답답해도 실질적 외교적 성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는 주장이 공존한다. 공무원에게 ‘미세먼지, 중국에 따지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정부 내 강경론은 한반도 내 높은 중국발 미세먼지 유인 비율을 근거로 중국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자는 것이다. 실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해 연평균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국이 자국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는 공장을 서해안 쪽으로 계속 이전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는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반응해 2차 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론에는 외려 중국은 제 할 말을 하는데 한국은 중국에 제 목소리를 못 낸다는 정서가 깔렸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8일 “서울의 미세먼지가 정말 한국 매체가 말하듯 선양과 베이징에서 오는가. 한국이 말하듯 미세먼지의 50% 이상, 심지어 75%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한 공무원은 “지금은 주로 우회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중국에 전하는데 직접적인 갈등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다”며 “외려 미세먼지 문제를 양국이 꼭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내 효율론은 중장기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도 한국 쪽으로 미세먼지가 날아간다는 사실 자체를 회피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자정 노력도 하기 때문에 외교적 대화로 풀어 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공동연구 등을 통해 정확한 미세먼지 유입량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중국이 행동에 나서도록 권유하고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중국 비난 수위를 높이면 중국 네티즌들의 혐한 분위기가 높아지고 외려 이에 영향을 받은 중국 정부가 한국과 협의하려는 움직임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감정적인 소모전을 펼치면 양국 모두에게 좋을 게 없다는 뜻이다.양국 정부는 이미 미세먼지와 관련해 논의 채널을 갖고 있다. 외교부와 중국 생태환경부 간 채널이나 기후변화공동위원회 패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초국경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동북아 전체가 참여하는 다자채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큰 상태다. 이에 남북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6개국은 지역 내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지난해 10월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NEACAP)을 출범시켰다. 다자간 협의체는 직접적 처벌보다 간접적인 ‘동료 압력’을 통해 회원국을 구속하면서도 실질적 진전을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감정적 책임 공방보다는 합리적인 접근으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실질적인 미세먼지 유입량을 함께 연구하고 공동 예보나 미세먼지 포집기술 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6개국이 공동으로 미세먼지 통계부터 정확히 만들고 기상 데이터뿐 아니라 인구나 국내총생산(GDP) 등 사회지표도 넣어 정책 발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범국가기구’를 준비하는 설립추진단도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미세먼지 정책에 국민 의견을 적극 담기 위해 500명 규모의 정책 참여단을 운영하고 반 전 총장은 보아오 포럼에 참여하는 것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런 효율론에는 미세먼지를 외교 문제가 아닌 국가산업정책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깔렸다. 중국의 제조업은 2030년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장 이전 등 산업정책은 국가 고유의 권한이라는 의미다.효율론 관점에서 스웨덴 모델은 정부 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 과학적 연구 결과로 국제사회를 꾸준히 설득해 실질적으로 공기질 개선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스웨덴 과학자인 스반테 오덴은 1960년대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나무가 시들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자 전국 토질과 수질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리고 영국과 독일에서 넘어온 이산화황이 산성비로 내렸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과 독일은 부인했지만 스웨덴은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1979년 이들을 포함한 31개국이 ‘월경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CLRTAP)’에 서명했다. 이 협약은 향후 잇따라 맺은 8개 기후환경협약의 시발점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는 최우선적으로 국민의 요구를 풀어가야 한다.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중국에 전달하고 있다”며 “다만 충분한 논리와 대안을 마련해 대응하는 것이 더 강한 것이고 중국의 행동도 유도할 방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추가 대북제재 불필요” 北 달래기 나선 트럼프

    “추가 대북제재 불필요” 北 달래기 나선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지금 시점에서 추가 대북 제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북미 대화를 이어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재개’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당근’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린다 맥마흔 중기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크게 고통받고 있다. 그들은 북한에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면서 “나는 지금 시점에서 추가 (대북) 제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렇다고 나중에도 추가 제재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추가 제재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대북 추가 제재 철회’ 트윗에 이어 북한을 달래면서도 핵·미사일 실험 재개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그에 대한 맞대응에 나서겠다는 ‘경고’의 뜻을 동시에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그는 내가 매우 잘 지내는 사람”이라면서 “우리는 서로 이해하고 있다”고 북미 리더 간 ‘좋은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적어도 할 수 있는 한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여전히 관계가 좋고 앞으로도 그러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톱다운 방식’의 북핵 해결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달래면서도 추가 핵·미사일 실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4·11 한미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비핵화 협상 재개와 3차 북미 정상회담 등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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