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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평화정착 합의가 최대 성과”/노대통령 기자간담회 내용

    ◎소,아태각료회의 회원국 참여 희망/중국과 수교땐 전쟁위협 완전해소 ­이번 소련방문을 결산해 주십시오. 한소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까.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라고 한다면 해방 이후 45년간 한반도에서 지속돼온 냉전체제의 해소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냉전체제로 인해 수백만의 민족이 희생당하는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일어나고 지금도 그같은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 데 그 냉전체제의 상대국 「대표국가」 또는 「힘의 원천국가」의 실체와 냉전체제의 종식에 합의하고 상호 협력체제를 갖추게 됐습니다. 한반도에서 평화정착을 위한 가장 탄탄한 디딤돌을 마련했으며 이제 평화의 길을 향해 가는 데 장애요소는 없어졌습니다. 앞으로 중국과도 관계를 정립한다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은 1백% 해소될 것입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2시간 이상 진행했는 데 여기서 주로 한반도문제를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통일여건 조성과 관련해 주요한 논의가 있었습니까. ▲물론 있었습니다. 그분(고르바초프)에게 우리의 통일정책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고 준비를 했었는데 그가 고맙게도 내가 하려는 얘기를 먼저 정리해서 얘기하더군요. 이 점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나는 소련이 우리와 수교했더라도 북한과의 관계를 끊지말고 더 친숙한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역사의 물줄기를 거슬러 가고 있는 점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북한이 반대하고 있는 것을 그냥 두지 말고 계속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남북한 유엔 가입문제에 대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의견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논의가 없었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국제사회에서 이바지 해 온 우리의 업적,모든 국제기구와의 관계로 보아 유엔에 가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이같은 보편타당성의 원칙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최호중 외무장관과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회담에서 6·25전쟁과 KAL기 격추사건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 데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발언을 소련정부의 공식사과로 간주할 수 있습니까. ▲소련 외무장관의 입장 표명이 있었으면 공식적인 뜻이 있었다고 봐야지요(이렇게 운을 뗀 노 대통령은 배석한 최 장관에게 「그렇지요」라고 묻자 최 장관은 「그렇습니다」고 답변). 그러나 정상회담에서는 6·25와 KAL기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고 개괄적으로만 언급했습니다. ­우리가 소련에 무상으로 경협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협력의 규모는 정해졌습니까. ▲무상이라니 될 법이나 한 소리입니까. 소련 같은 대국이 우리나라와 같은 작은 나라가 무상으로 준다고 해도 안받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 분명히 말해 두겠는 데 경협규모는 이번에 정하지 않았습니다. 경제협력의 기본방향을 정하려고 소련 대표단을 방한토록 했지만 국내 사정이 바빠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했습니다. 내년 1월초에 협의,결정할 것입니다. 다만 소련이 제일 급한 것이 소비재인 만큼 연불로 내줄 수 있습니다. 생활필수품을 생산하기 위해 군수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우리 기술진이 조사해 보니 빨리 할 수 있다고 해서 합작투자 플랜트수출·도로·항만·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를 얘기했습니다. ­북한이나 북한 지도층에 대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인식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북한이 페레스트로이카 정책 등을 반대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현재 국내 문제가 어려워 여타 문제에 크게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북한도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으며 시간이 가면 반드시 변할 것입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일본·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에 대한 관심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상당히 적극적이었습니다. 나와 호크 호주 총리의 주도로 만들어진 APEC(아시아·태평양 각료회의)의 구성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관심을 표명하면서 참여를 희망했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같은 의사표시에 대해 나는 장기적으로 그렇게 돼야하고 될 것으로 보지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 조건은 한반도의 안전보장 체제의 구축이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지난 88년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제의한 동북아 6개국 평화협의회 구성도 한반도문제를 풀자는 것이었습니다. ­모스크바대 연설이나 외무성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임수경양 석방문제에 대한 질문에 석방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십시오. 석방을 검토한 적이 없습니다. 모스크바대 연설과 기자회견 때 대학생과 젊은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는 데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동정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든 법이 있고 법앞에는 만인이 평등한 것이고 어떤 특정인이라고 해서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습니다. 그러나 임양이 법을 어겨 제재를 받고 있지만 아직 어린 학생이고 법을 어긴 사람이 반성하고 개과천선하면 용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귀국하시면 김대중 평민당 총재와 회담을 가질 계획이 있습니까. ▲그런 기회가 오지 않겠어요. 오리라고 봅니다.
  • 한국을 동북아의 핵심권으로(사설)

    ◎노대통령 방소의 경제적 성과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 방문을 계기로 한소 두 나라의 경제협력은 중대한 변화가 예견된다. 동시에 이번 방문은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과 관련,태동되고 있는 동북아 경제권의 주도적인 역할을 한국이 담당할 수 있는 기반과 전기를 마련했다고 하겠다. 한소간의 경제협력은 단순히 2국간 협력에 그치지를 않는다. 넓게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 경제협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좁게는 동북아의 경제협력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과 호주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공동체,중국이 동북아경제공동체구상,소련의 태평양 연안국가선언 등과 관련하여 우리가 이 지역의 핵심국가로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는 정지작업이 바로 한소 경제협력이다. 한국은 그 동안 남북분단이라는 특수상황과 소련 및 중국의 영향력,비동맹 중립노선을 추구하는 아세안 등의 입장을 감안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 협력은 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정치·외교적 측면에 치중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한소간의 수교는 이러한 제한적인 협력의 벗기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고 았다. 한소 수교에 이은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면 한·소·중이 중심이 되는 동북아 경제협력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 될 것이다. 이들 3국의 경제협력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협력에 기폭제가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셈이 된다. 노 대통령은 정상외교를 통해서 그처럼 원대한 경제적 구상을 가시화시켰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번 방소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시각을 좁혀 한소 두 나라간의 경협으로 국한시켜도 기대되는 효과는 광범위하다. 그 첫째로 두 나라는 시장의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다. 소련은 현재 생필품을 비롯하여 소비재 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소비재공업이 이미 발달되어 있어 상당한 공급능력을 갖고 있다. 반면에 소련은 우리에게 부족한 석유와 석탄 등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둘째로 두 나라는 과학 및 기술분야의 협력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련은 기초과학분야와 일부 첨단과학분야에서세계 최상위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은 이를 상용화하는 데 실패한 반면에 우리는 응용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기술을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 첨단기술의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나 선진국들이 부머랭효과를 내세워 기술이전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로 두 나라는 사회간접자본 분야에도 협력의 가능성이 크다. 공산권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대로 소련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의 낙후로 인하여 제조업부문의 성장이 커다란 제약을 받고 있다. 한국은 중동 등 해외에서 사회간접자본 시설 프로젝트에 참여,이 분야에 상당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이같은 협력의 보완성 또는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으며 이 점을 바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장의 보완성을 접목시켜 주기 위해 양국간 무역협정이 체결되었고 과학기술의 협력증진을 위한 과학기술협정이 체결되었다. 또 자원개발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의 합작투자 또는 단독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거키위한 투자보장 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등이 체결되었다. 한소 두 나라는 정상회담을 통해서 그 동안 협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던 법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어 버렸다. 앞으로 루블화의 태환성 보장과 과실송금자유화조치 등의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두 나라 경협은 이제 업계의 본격적인 협력단계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또 한가지 이번 대통령의 방소는 남북한경협을 가시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우리와 소련과의 자원개발사업을 비롯한 여러가지 프로젝트의 경우 북한에 참여기회가 주어지고 북한이 이에 응한다면 남북한이 제3국에서 협력을 실현하는 셈이 된다. 이러한 협력은 직접적인 남북한 협력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소련 진출에 있어 중국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문제 역시 한중간의 협력증진에 도움이 될게 분명하다. 노 대통령 방소의 경제적 성과는 앞서 본대로 광범위하고 원대하다. 두 나라간의 협력차원을 넘어서 동북아경제권,더 나아가서 태평양경제권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한소는양국간 경협 뿐 아니라 권역내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마련에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 소간의 경협이 중국과의 경협을 확대 발전시키고 아울러 남북한 경제교류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상호간의 보완성은 이 지역 경제권 형성을 촉진할 것으로 우리는 굳게 믿고 있다.
  • “소,한반도 군축 검증 동의”/노대통령 기자간담

    ◎45년 냉전종식 큰 수확/경협규모 1월 실무협의때 결정/방소 3박4일 마치고 오늘 상오 귀국 【레닌그라드=이경형 특파원】 노태우 대통령은 16일 상오 8시(한국시간 하오 2시) 레닌그라드 영빈관에서 소련 방문 3박4일을 결산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한의 군사력이 상호 균형되게 하기 위해 지금까지 지원을 해주었던 나라들이 군비축소 문제도 관여해 합동으로 확인하는 장치를 만드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그도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한소정상회담에서 7·4공동성명 이후 북한이 약속을 깬 사실을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하나하나 설명했고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소련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문제와 관련,『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나의 한국 초청에 대해 빠른 시일안에 서울에 가겠다고 답변했다』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동맹국인북한을 의식하는 것 같았으나 그가 북한의 끈질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와 정상회담을 가졌고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또한 소련의 국익을 위해 무엇이 더 도움이 될 것인가는 이미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평양 동시 방문 가능성이 희박함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방소 결산에 대해 『해방 이후 45년간 지속돼온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소가 가장 큰 성과이며 지금까지 냉전체제의 상대국 대표국가와 냉전체제의 종식을 합의하고 상호 협력체제를 갖추게 된 점과 통일의 기반을 조성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과도 관계를 정립한다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경협문제와 관련,『경협규모는 이번에 정하지 않았으며 내년 1월초 실무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면서 『소련이 현재 소비재가 급한만큼 소비재의 연불수출과 생필품 생산을 위한 군수산업의 민수산업 전환,합작투자·플랜트수출·도로·항만·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유엔 가입문제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분명한 논의가 있었으며 그는 유엔의 보편타당성의 원칙에 나와 의견을 같이했고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소 외무장관회담에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6·25전쟁과 KAL기 격추사건에 대한 언급을 소련 정부의 공식사과로 간주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정상회담에서도 과거문제에 대한 개괄적인 언급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소련 외무장관의 입장표명을 소련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북한체제와 북한 지도층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으나 인물 하나하나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식의 논의는 없었다』면서 『북한도 결국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으며 시간이 가면 반드시 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귀국하면 김대중 평민당 총재와 청와대회담을 가질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런기회가 오리라고 본다』고 말해 청와대 여야 총재회담을 가질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 뒤 『현재 해외문제에 여러 가지 정리할 일이 있어 개각을 생각할 겨를이 없으나 정리를 다하고 겨를이 생기면 개각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닌그라드 출발 【레닌그라드=이경형 특파원】 노태우 대통령은 3박4일간의 소련 방문 일정을 모두 끝내고 16일 하오 6시(한국시간 17일 0시) 레닌그라드 폴코보공항을 출발,귀국길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17일 상오 서울공항에 도착,귀국인사를 통해 방소결과를 직접 밝힐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낮 소브차크 레닌그라드 시장이 영빈관에서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국의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 이 도시를 방문한 것은 냉전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실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을 세계에 밝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상오 10시 20분(한국시간 하오 4시20분) 레닌그라드시 승리의 광장에 있는 시 수호기념비에 헌화하고 이오페 물리기술연구소를 시찰했다. 노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인 헤르미타지박물관도 둘러봤다.
  • 노대통령·고르비,크렘린대좌 2시간15분(모스크바 여로)

    ◎“모스크바여 영원하라” 노어인사에 박수/푸시킨 시구 인용… “지금은 기적의 순간이다”/“한국젊은이 고속전철 타고 시베리아 올 날 멀잖았다” ▷정상회담◁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모스크바정상회담은 14일 상오 11시1분(한국시간 하오 5시1분)부터 2시간15분 동안 크렘린궁내의 소련연방최고회의 건물 4층 대통령회의실인 올드 레드룸에서 진행. ○화기 넘친 분위기 노 대통령이 먼저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밤새 편히 지내셨느냐』고 물었고 이에 노 대통령은 『아주 편안하게 잘 지냈습니다』라고 대답. 양국 대통령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을 받고 잔뜩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 잠시 포즈. 노 대통령은 본격회담에 앞서 고르바초프의 얼굴사진이 큼지막하게 표지에 실린 「페레스트로이카」 한국어판 책 1권을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선물. 노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우리의 만남이 한반도의 얼음을 깨는 일』이라고 언급했던 점을 상기시킨 뒤『나의 이번 모스크바방문이야말로 양국 관계에 봄을 열고 씨앗을 뿌려 양국민 모두가 풍성한 열매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과정에서 17일부터 열리는 소련최고인민회의 준비와 관련한 자신의 연설문 마무리 문제와 소련 국내문제를 둘러싼 여러 첨예한 대립과 논쟁상황 등을 숨김없이 털어 놓았는데 노 대통령은 자신의 6·29민주화선언과정에서의 어려웠던 과정을 설명하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위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냉전체제 와해 등 최근의 변화와 페만사태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 노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에 대해 설명하자 전적인 지지와 동감을 표시했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강대국이 자신의 의지를 약소국에 강요하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구라파에 평화가 왔듯이 아시아에도 평화가 와야 하며 모든 문제를 군사력을 사용,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물론 아시아는 유럽과 여러 조건이 다르다. 그러나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평화의 질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노벨평화상 수상자답게 「평화」를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완화,평화정착이 아태지역 평화의 관건임을 거듭 확인. 한편 김종인 경제수석은 정상회담에 앞서 카운터 파트인 마슬류코프 제1부수상과 30분 동안 별도 협의를 가졌다. ○올 노벨상 수상 축하 ▷공식만찬◁ ○…노 대통령은 이날 하오 7시부터(한국시간 15일 새벽 1시)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고르바초프 대통령 주최의 공식만찬에 참석.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올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고 『이는 각하께서 용기와 신념,탁월한 지도력으로 온 인류의 한결같은 소망을 실현하고 있는 데 대한 세계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피력.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건강과 행운을 위하여,소련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그리고 한소간의 영원한 우의를 위하여 축배를 들자』고 제의하고 「발쇼예 쓰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 ○…소련에서의 첫 밤을 보낸 노 대통령은 14일 상오 10시(한국시간 14일 하오 4시) 크렘린궁 외곽의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내 무명용사묘에 헌화하는 것으로 이틀째 일정을 시작. ○무명용사묘에 헌화 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과 소콜로프 주한 소련 대사의 안내로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스미르노프 모스크바 주둔군 사령관의 영접을 받은 뒤 3군 의장대를 사열. 노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는 동안 군악대는 차이코프스키의 진혼곡을 연주했는데 선두의 헌화병은 소련군의 독특한 걸음걸이로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 이어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노태우」라고 쓰인 붉은 색 리본이 달린 화환을 무명용사묘에 헌화하고 양국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중절모를 벗어 묵념. 이날 헌화에는 최호중 외무,박필수 상공,김진현 과기처 장관과 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김종인 경제수석비서관 등 수행원들이 참여. ○…노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14일 하오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인 라이사 여사의 안내로 크렘린궁내 박물관을 둘러본 뒤 30여 분 간 환담. 김 여사는 박물관에 도착해 미리 대기하고 있던 라이사 여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13일 공식환영행사에서 이미 한차례 만난 탓인지 친근감있게 가벼운 포옹을 교환. 두 대통령 부인은 박물관장과 함께 러시아 황실의상과 칼 등 무기들이 진열된 전시장을 둘러보고는 궁전내 파인애플룸에서 자녀·의상·부군에 대한 내조 등을 화제로 환담 후 기념촬영. ○…노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13일 저녁 9시(현지시간)의 TV뉴스를 통해 소련국민들에게 처음 소개돼 관심이 집중. 이날 TV에 소개된 노 대통령 방소 관련화면은 공항도착 장면과 크렘린궁내의 공식환영행사 등으로 약 4분간에 걸쳐 방송. ○「크라시바야」 연발 소련 체신부에 근무하는 실라 니콜라에바씨(여·40)는 TV를 보면서 「크라시바야」 「오친 크라시바야」(대단히 아름답다)를 연발. 그녀는 한복의 맵시와 김 여사가 가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잘 조화돼 환상적이라고 감탄. 소련국민들의 미에 대한 정서는 유럽보다 동양인들의 그것에 더 가까운 것으로 설명되곤 한다. 소련인들의 이런 정서 때문에 김 여사가 보여주는 특유한 분위기는 그 동안 소련을 방문했던 어느 나라의 퍼스트레이디보다 더 강렬하게 소련인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것 같다. ◎「임양 구속」,대북정책 역행 아닌가/법질서 무시한 행동은 처벌 마땅 ▷모스크바대 연설◁ ○…노 대통령은 이어 하오 3시30분부터 모스크바대학을 방문,교수·학생들을 상대로 「냉전의 벽을 넘어,평화와 번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2시간 동안 연설. 노 대통령은 『모스크바대학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많은 개혁의 지도자들을 배출했다』고 경의를 표하고 투르게네프·곤자로프·체호프·칸딘스키 등의 문호와 벨린스키·게르첸·웨르나드스키·켈디쉬 등 이 대학 출신 사상가와 학자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 노 대통령은 『이 대학이 낳은 문호 곤자로프는 러시아인으로는 첫 한국견문록을 남겼다』고 「인연」을 강조하고 『그는 길에 깊이 패인 수레바퀴 자국들을 보고 한국인이 근면하고 생활력이 강한 것을 알았으며 신기하게도 가난한 사람까지 시를 쓸 만큼 학식이 있었다고 썼다』고 설명.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우리 두 나라의 새로운 만남을 시인 푸시킨이 노래한 「기적의 순간」처럼 경이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야 뽀옴뉴 추우드노예 므그노베니예/뻬레 더 므노이 야비일라시 뜨이」(나는 기적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라고 러시아말로 푸시킨의 시구절을 인용. 노 대통령은 『나는 서울을 출발한 한국의 젊은이들이 고속전철을 타고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모스크바의 젊은이들과 어울려 스톨홀름으로,파리로,이스탄블로 여행을 떠나는 내일이 올 것을 확신한다』는 말로 연설을 끝내고 「마스끄바,베치나야 찌베 슬라바」(모스크바여,영광이 영원하여라) 「발쇼에 쓰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러시아어로 인사. 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3명의 학생으로부터 임수경양 처벌과 국가보안법 폐지,한소 경협과 개발도상국에서의 경제발전 문제,청소년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즉석 답변. 노 대통령은 첫번째 질문 학생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평양축전에 참석한 여학생을 엄벌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물은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학생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끔 절차를 만들어 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몰래 다녀온 데 대해서는 우리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답변. 노 대통령은 이어 『만약 북한에서 남한을 몰래 다녀갔다면 10배 20배의 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부연설명했고 학생들은 이에 박수로써 호응.
  • 한·소,“한반도 평화정착 노력”/노대통령·고르바초프 모스크바선언

    ◎남북대화 지지·경협확대 합의/정상회담/고르비,방한초청 수락 【모스크바=이경형 특파원】 노태우 대통령은 방소 이틀째인 14일 상오 11시(한국시간 하오 5시)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한소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문제 해결에 군사력사용을 배제해야 하며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2시간15분간에 걸쳐 진행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남북한 문제와 관련,먼저 신뢰구축을 통해 단계적인 군축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우리의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통일방안에 전적인 공감을 표시한 뒤 『통일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한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나 소련은 이에 도울 일이 있다면 적극 돕겠다』고 말하고 『남북 통일문제는 궁극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한소 관계발전이 남북 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의견을 일치시키고 『유럽에서 긴장완화와 화해가 이룩되었듯이 아시아에서도 화해와 평화가 정착되어야 하며 특히 한반도의 평화는 아시아 평화의 관건이 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한 유엔 가입문제에 대해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한반도 평화정착은 물론 남북한간의 협력증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조속히 가입하는 것은 남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에도 바람직하다』면서 북한의 조속한 핵안전협정 가입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유엔의 보편성원칙·핵확산의 반대 등 소련의 입장을 북한에 여러차례 전달했다는 뜻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안의 민감성에 비추어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를 유보키로 양국간에 양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대통령은 한소 쌍무 관계발전에 만족을 표시한 뒤 양국의 잠재성이나 경제적 상호 보완성에 비추어 더욱 심화될 것임을 다짐했으며 경협이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1월중순 양국 정부대표단의 회담을 통해 마무리 짓기로 했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이날 합의내용을 바탕으로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을 위해 양국의 협력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기로 하는 내용의 「한소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을 채택,서명한 후 이를 발표했다. 이 모스크바 선언은 『무력에 의한 위협이나 무력의 사용,타국의 희생하에 자국의 안보 확보,또는 모든 관계 당사국간의 합리적 동의에 입각한 정치적 합의 이외의 방법에 의한 국제적·지역적 분쟁의 해결을 인정치 아니한다』고 분쟁해결 수단으로서의 무력 불인정을 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소간의 불행했던 과거사와 관련,6·25전쟁·KAL기 격추사건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은 채 『양국 관계는 과거 냉전시대의 불행했던 관계,불행했던 일을 청산하는 바탕 위에서 양국 선린우호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기본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날 하오 모스크바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도 『스탈린시대 나라를 불바다로 만든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83년에는 소련공군기에 의해 우리 민간여객기가 피격당했다』고 상기시키고 『한소 양국은 어두웠던 지난날의 불행을 씻고 이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단독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가졌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공식으로 한국방문을 초청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노 대통령의 초청에 깊은 사의를 표명하고 방한시기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회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한소 양국은 과거사를 청산하고 선린·우호협력관계를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말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나의 방한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한국시간 15일 상오 1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주최한 공식만찬에 참석,답사를 통해 『나의 모스크바 방문기간중 양국간에 교류협력관계를 본격적으로 발전시킬 확고한 틀이 이루어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방소 사흘째인 15일 상오(현지시간)에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날 낮 크렘린궁으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예방,작별인사를 나누고 공식환송식에 참석하며 한소 경제인 및 학계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레닌그라드로 떠난다.
  • 한반도 평화·통일의 초석 놓다/「모스크바선언」의 의의

    ◎무력사용 불인정… 전쟁위험 근원 제거/「45년간의 냉전구조 종식」 세계에 천명 한소 모스크바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구조가 붕괴되고 있음을 세계에 선언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14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한 「대한민국과 소비예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간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은 45년간 지속되어온 한반도 냉전의 종식을 천명하고 있다. 양국 정상이 서명하여 공표한 이 「모스크바선언」은 ▲분쟁 해결에서 무력사용 불인정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에 중요 ▲한반도의 통일이 한국민의 염원임을 확인했다. 이번 선언이 갖는 국제정치적인 의의와 그 함축성은 3가지 측면에서 분석될 수 있다. 첫째,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은 평양으로부터 나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 근원은 북한의 「군사종주국」이었던 모스크바로부터 연유되었다는 면에서 소련이 무력사용의 거부를 명백히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소련의 「남북한간의 정치적·군사적 대결의 종식」 「생산적인 남북대화의 지속」의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은 확실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시대의 개막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한소 관계 측면에서 이번 모스크바선언은 사실상 한소기본조약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한소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의 명칭이나 양국 원수가 서명을 한 절차형식에서도 그렇지만 이 선언은 내용면에서도 기본조약의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양국 관계의 기본원칙으로 「영토보전·정치적 독립존중·내정불간섭·자결권 인정」 「핵 및 재래식 군비경쟁의 완화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 등 6개항을 명시하고 양국 관계의 향후 발전방향을 적시하고 있다. 특히 『양국의 교류와 접촉의 확대가 각자의 제3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거나 각자의 다자 또는 양자 조약이나 협정상의 의무수행에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기본조약에 있어 「효력의 한계」 조항을 가름케 하고 있다. 이 대목은 한소 관계의 개선이나 진전이 한미·한일 기존관계나 소·북한 관계를 해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와 함께 한미방위조약이나 소·북한우호협력방위조약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셋째,한소 관계발전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한 것이다. 양국은 이 점에 대해 ①호혜 동등한 관계,쌍무적 협의와 다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 지역을 평화와 건설적인 협력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②아시아에서 대결적 사고방식과 냉전의 종식을 가속화하고 지역협력에 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당초 노·고르비 회담에서는 동북아지역의 평화구도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언급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는 매우 교과서적인 원칙기술에 그쳤다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88년 10월 유엔연설에서 동북아 6개국(남북한·미·소·중·일) 평화협의회의를 제의한 바 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유럽안보협력회의와 같은 기구를 아시아에서도 출범시키려는 구상을 밝혔기 때문에 무엇인가 접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한소 양국이 「선언」 초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소련측이 「아시아판 유럽안보회의」 구상에 관해 적극적인 표현을 삽입할 것을 요청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배제됐고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도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련은 고르비 특사로 지난번 서울에 온 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을 통해 미군 철수를 전제로 한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입장을 밝힌 적도 있긴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제 한국 안보의 기본바탕인 한미방위조약과 당장 대치되는 성격이 강해 우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이번 선언에서 한국측은 6·25동란·KAL기 격추사건 등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대한 유감을 명시토록 요구했으나 소련측은 모스크바선언이 미래지향적인 성격과 내용을 담은 것인만큼 굳이 이를 명문화할 필요는 없다면서 완곡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서 이 문제를 제기,한소 관계는 냉전시대의 「산물」을 깨끗이 청산하는 바탕 위에서 선린우호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노·고르비 회담은 『경제 통상 산업 수송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심화,선진과학기술의 교환,합작기업과 개발투자의 지원』을 밝힌 이 선언 내용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으나 경협의 규모 등을 직설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대통령이 45년 전 얄타협정의 냉전체제를 한반도에 적용키로 했던 모스크바 삼상회의가 열린 바로 이곳에 와서 소련 대통령과 회담,한반도의 「얼음」을 함께 깨부수는 작업을 세계인들에게 과시한 것이 이번 노·고르비 회담의 상징적인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환경오염규제협약 타결 여파/국내관련산업 수출에 큰 타격

    ◎선진국들 93년부터 프레온가스등 사용금지/에어컨·냉장고 냉매/대체물질 개발 시급 환경오염관련산업에 대한 자국시장의 봉쇄를 내용으로 하는 국제환경협약들이 미국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속속 타결됨에 따라 2∼3년 안에 국내관련산업에 「제2의 UR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국제환경협약으로는 ▲프레온·할론가스·4염화탄소 등 오존층파괴물질의 생산·소비를 규제하는 몬트리올의정서 ▲유해산업폐기물교역을 통제하는 바젤협약 ▲탄산가스·메탄가스·질소산화물 등 지구기온 및 해수면 상승효과를 나타내는 온실가스 방출 규제를 위한 세계기후협약 ▲생물자원의 이용·개발을 규제하는 생물학적 다양성협약 등이 있다. 이중 이미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가 본격 발효됨에 따라 프레온 및 할론가스를 사용하는 연간 4조원 규모의 관련산업이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프레온 및 할론가스는 에어컨·냉장고 등 전자제품의 냉매와 각종 스프레이나 전자제품 세척제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나 지구대기권 보호막인 오존층을 파괴하는 특성을 가진 물질이다. 이 의정서에 가입한 주요 선진국들은 89년부터 프레온 및 할론가스 생산을 단계적으로 감축,오는 2천년까지 생산을 중단하며 개도국에 대해서도 오는 2010년까지 완전 생산철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의정서에 가입하지 않고 있으나 1∼2년내에 가입이 예상되며 우리나라의 가입여부와 관계없이 오는 93년에 가면 규제물질을 사용하는 우리제품에 대해 전면 수입규제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체물질개발이 지연될 경우 국내 관련전자산업의 제품생산과 수출이 치명타를 입게 돼 있다. 오는 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를 전후해 체결될 것으로 보이는 세계기후협약은 2005년까지 이산화탄소·메탄 및 일산화질소의 방출량을 88년 수준의 10∼2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협약이 체결될 경우 유류 등 화석연료의 사용이 규제되며 이산화탄소 과다배출산업 제품에 대한 무역규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국내의 각종 제조업이나 농수산업·에너지 이용산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이밖에 국제협약은 아니지만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이 지난 10월 「대기정화법」을 개정,오는 94년부터 자동차 배기가스중 탄화수소와 산화질소를 현 수준의 40%와 60% 수준까지 낮추도록 자동차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오는 98년부터는 모든 신형차에 10년 또는 10만마일 이상의 내구성을 지닌 공해방지장치 부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미국의 자동차배출가스 규제강화로 인해 고성능엔진·배출가스 저감기술의 개발이 지연될 경우 대미 자동차수출이 봉쇄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대 북방수출 활기…22% 신장”/무공이 짚어본 「’91교역」전망

    ◎수교등에 힘입어 대소교역 65% 늘어나/대중무역은 둔화… 9.5% 증가에 그칠듯/동구권선 수입규제 강화… 소비재 수출에 한계 ○24억불서 30억불로 한소수교를 비롯,동구권국가들과의 공식관계수립과 한중무역사무소개설 등 북방국가들과의 계속적인 관계진전으로 내년도 북방권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올해보다 평균 22.3%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도 소련에 대한 수출은 올해보다 무려 65.8% 늘어나 대소수출이 북방수출을 주도하는 반면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9.5%에 불과,중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목표의 4.5% 13일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91년 대북방권 수출전망」에 따르면 소련·중국 등 북방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내년도에 30억2천5백만달러로 올해의 24억7천3백만달러에 비해 22.3%가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도 우리나라의 수출목표액 6백72억달러 가운데 북방권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올해의 3.86%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대북방권 총수출액 가운데소련의 비중이 89년 10.7%,90년 19.6%,91년 26.6%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의 비중은 89년 74.1%,90년 59.2%,91년 52.9%로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가전제품 수입 규제 이밖에 유고의 한국 가전제품수입규제와 폴란드의 특혜관세철폐가능성 등 동구권국가들에 대한 우리나라 소비재수출증가의 한계로 대 동구권수출 증가율이 올해 73.8%에서 내년에는 14.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국가별 수출전망은 다음과 같다. ▷소련◁ 소련은 연방대 지방간의 갈등심화와 민족분규,경제혼란의 가속 등으로 경제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경제안정과 민심수습을 위한 소비재수입 수요증대 ▲코메콘체제와해에 따른 구매선 전환의 필요성 증대 ▲페르시아만사태이래 미국의 대소 경제지원 동참움직임 등으로 수출시장으로서 밝은 면이 많다. 우리나라는 대소 수교에 따라 교역여건이 대폭 개선됐고 우리 정부의 경협자금지원이 가시화될 경우 한국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경제관련 6개협의 가서명에 힘입어 양국간 무역현안들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한중무역대표부 개설합의로 한국기업의 대 중국 투자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설비 및 기자재수출이 뒤따라 수출수요가 부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 88년말이래 긴축정책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소비재부문의 수입억제정책이 계속되는 등 전체적으로 특별한 경제환경의 변화가 기대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한국상품에 대한 차별관세(5∼30%)가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아 다른나라 상품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양국간 교역창구개설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낮은 수출신장세가 예상된다. ▷동구권◁ 동구권국가들은 소련의 동구에 대한 원유·원자재공급의 경화결제요구 및 역내 경화결제 확대로 외환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또한 페르시아만사태의 여파로 동구권경제는 에너지대체조달선 확보가 어려워지고 채권회수불능등 경제환경이 악화될 전망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동구권에 대한 소나기식 수출로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규제,관세혜택철폐 움직임이 일어나는 바람에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수출증가세가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베트남은 적극적인 경제개발추진과 원유 등 자원개발의 활성화,서방의 투자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베트남 양국교역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섬유·전자·전기·기계부문에서 대 베트남수출이 큰폭으로 증가,내년도 수출은 1억2천3백만달러로 올해의 9천1백만달러에 비해 34.9%나 늘어날 전망이다.
  • 노대통령 맞은 모스크바/김영만 특파원 제4신

    ◎공동이상의 상징 「크렘린궁 태극기」/「가해자」로서의 악연 청산이/참된 동반 경협의 선결요건 『북한은 6월25일 새벽 소련제 탱크를 앞세우고 38선 전역에서 기습남침을 강행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소련의 이미지는 38선을 넘어오는 탱크에서 시작된다. 그위에 다시 사할린 상공의 KAL기 격추가 겹쳐지고 그것으로 소련에 대한 이미지 형상화는 끝나 버린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소련의 심장,크렘린궁에 태극기가 게양됐다. 소련땅에 태극기가 걸린 게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부터 시작해 여러 차례 태극기는 모스크바의 하늘에 있었다. 스포츠경기장의 태극기는 소련과 한국이 스포츠에 있어서 공동이상을 추구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크렘린의 태극기는 두 나라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공동이상을 갖는,즉 친구가 되었음을 시각적으로 이야기해준다.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탱크,조각조각 떨어지는 KAL기의 잔해들은 물론 두 나라가 공동이상을 갖지 않았을 때의 과거의 이야기 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련이 우리와 맺었던 악연을 생각한다면 두 나라가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청산해야 할 과거가 너무 많다. 소련이 우리에게 심어준 부정적 이미지는 너무 크고 강렬한 것이기 때문에 크렘린의 태극기에서 느끼는 뿌듯한 감상만으로는 친구라 부르기가 쉽지 않다. 넘어야 할 벽,과거의 청산은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련측이 노력하고 해결해주어야 할 성질의 것들이다. 노 대통령이 도착한 13일 모스크바의 1TV는 아침 뉴스에서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가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밝히고 『한국의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제1TV가 「역사적인 방소」라고 표현할 만큼 소련당국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커다란 관심과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관심과 비중이 혹여나 대한제국 때 제정러시아가 가졌던 관심이나,얄타회담에서 스탈린이 한반도문제에 두었던 비중과 같은 성질의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소련에 그들이 바라는 경제협력을 할 수 있다면 소련은 우리에게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담보하고 한국의 통일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국교수립을 전후해 소련당국과 언론이 보여준 태도는 한국에서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고 계산했으나 한국측이 경협확대를 미루고 있어 유감스럽다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 물론 이들이 그러한 그들의 조바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노 대통령의 방소 관련기사를 다루었던 프라우다나 이즈베스티야의 기사들도 소련당국의 그런 심증을 반영해왔다. 이들 신문들은 노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 질문에서 한결같이 『왜 경제협력의 확대가 늦어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들은 또 한국당국이 기업인들의 소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데 대한 유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해왔다. 소련의 국내사정이 어렵다는 점은 모스크바의 어느 곳에서나 느낄 수 있다. 국영상점에서 식료품이 바닥나고 그나마도 모스크바 시민임을 증명하는 카드가 없으면 물품을 구입할 수가 없다. 담배를 사기 위해서는 길게 줄을 서야 하고 달러를 지불하는 호텔식당에서음식물의 가짓수가 줄어들고 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며칠만 같은 호텔에 묵어도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보완적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에 소련이 급격한 경협확대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협확대와 정보교류의 확대는 상호신뢰의 기반이 구축된 연후에야만 가능하다. 소련제 탱크의 잔영과 사할린 KAL기에 대한 기억의 상처가 치유되어야만 할 것이다. 태극기가 걸려있는 크렘린궁에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한 번 역사적인 한소정상회담을 갖는다. 크렘린궁의 태극기가 시각적으로 두 나라 사이가 친구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면 이날의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으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었음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가해자이기만 했던 과거에 대한 소련측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유감표명이 있어야 한다. 유감의 표명이 있어야만 역사 속에서 한국민이 입었던 상처가 부분적으로라도 치유될 수 있을 것이며 그 바탕에서 소련측이 바라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 우랄산맥을 넘는 북방외교/노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에(사설)

    노태우 대통령이 오늘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소련 방문길에 오른다. 한국과 소련간 공식 수교에 이은 노 대통령의 방소는 그 동안 우리가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외교의 한 산맥을 매우 성공적으로 등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을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동북아시아 정치 및 경제구도의 대변혁이 이제 바야흐로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사의 변이추세에 맞춰 탈이데올로기 외교를 표방해온 노태우·고르바초프 양국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한반도의 냉전체제 종식과 전쟁위협 제거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협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소정상 재회의 역사성 정상외교에는 으레 「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르게 마련이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미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수교와 함께 정상의 상호교환 방문을 합의한 데 따른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입성」은 양국간 실질적인 첫 정상회담이 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로서는 북방외교,더 나아가 전반적인 국제외교에 있어서의 국가적 좌표를 새로이 설정하게 될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다. 대통령의 방소에 이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조만간 서울을 방문할 것이다. 한소수교 자체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정세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킬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한소 양국 정상의 교환방문은 양국 관계가 수교 이후에도 급속도로 밀착되어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개 국가간 정상회담에 있어서는 명분과 형식도 내실 못지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한반도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역할을 요청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공식적인 한소 외교관계는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으므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가시적인 결실을 기대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소 정상회담은 그것이 갖는 「역사성」과 관련해 볼 때 양국간 경제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남북한 관계의 개선,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새로운 질서창출의 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경 실질협력관계의 진전 한소 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의미에 주목하면서 우리는 무엇보다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통일 여건의 국제적 보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구체적으로는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따라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소련이 대외적으로 확실히 지지할 경우 한반도 평화정착 구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다. 또 우리측은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소련의 억지력 행사에도 관심을 갖고자 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를 이룩하는 일은 세계전략 차원에서 볼 때 대치하는 두 당사국 즉 남북한 각기에 대한 내부문제 간섭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소련으로서는 그들의 「전통적」인 우방인 북한에 대해 전쟁억지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고도정밀유도무기,항공기·전자통신 분야에서 소련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지원중단 등의 방법도 있을것이다. 북한측이 계속 거부하고 있는 국제 핵안전협정 가입에 대한 종용여부도 중요한 협의 대상의 하나일 것이다. 정상회담을 통한 한소간 실질적인 경제협력 관계의 진전도 긴요한 과제이다. 한소경협에 있어서는 당초부터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이중과세방지협정·투자보장협정 등이 체결될 방침이었다. 이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민간차원의 합작진출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련측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 등에 따른 준비부족으로 부분적인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같은 미해결의 과제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서울방문에서 일괄 타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동북아시아의 새 질서구축 노 대통령의 방소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북방외교의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 정상의 만남과 양국관계의 밀착은 앞서 지적한 바 남북한관계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뿐더러 한중관계 개선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협력시대를 구축하는 데도 견인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 구체적으로는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등 아시아지역 미수교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진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활용여하에 따라서는 탄자니아 등 친북한 노선을 걷고 있는 아프리카 전선국가들과도 차분히 관계개선을 기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하리라 본다. 소련은 우리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인상처럼 그렇게 평탄한 상태에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은 과정상의 적잖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낡은 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파생되는 시행착오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첫 방소의미와 함께 우리는 이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 방소의 가장 큰 뜻은 물론 양국간 과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의 과정이 가져온 결실을 수확하는 데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소간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고 여기서 생길 수 있는 숱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의지를 다지고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데보다 더 큰 의미를 찾아야 할 줄 안다. 대통령의 방소일정이 시종 순탄하고 보람에 찬 가운데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자 한다.
  • 남북 기본입장 “평행선”… 실질성과 불투명

    ◎남북 총리 기조연설 함축과 회담전망/선언적 의미보다 실천의지 중요 남/「불가침」 관철하려 화해를 포장 북/경의선 복원등엔 가시적 합의 가능성 12일 열린 제3차 총리회담 첫날 전체회의에서 남북 쌍방의 총리가 밝힌 기조연설은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와 「불가침선언」 채택의 선후문제에 대한 시각차가 팽팽히 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측은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불가침선언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후 45년 동안의 대결과 불신이라는 비정상적 남북관계를 정상적인 관계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근거로 총리회담을 비롯한 남북대화와 교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북측은 남북비방과 재야세력 선동을 계속하는 등 아직도 남북관계는 비정상적임을 들고 있다. 또 불가침선언이 단지 선언적인 의미에 그쳐서는 안 되며 체결 당사자간 실천의지와 확고한 보장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 총리는 실천의지와 관련,7·4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남침용 땅굴,버마(현 미얀마)사건,KAL기 격추사건 등 북측의 대남 공격이 계속되어 왔음을 지적하고 실천의지를 담은 불가침선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그들이 주장하는 불가침선언이 채택되면 휴전당사자인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주한미군 및 핵무기 철수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혀 불가침선언 주장이 「불가침」 이상의 목적을 갖고 있음을 나타냈다. 남북 쌍방이 이날 각각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이 절충안들도 이같은 쌍방 기존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측이 제시한 불가침선언안은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틀을 전제로 이 기본틀 마련 이후에 정치군사분과위에서 토의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북측이 내놓은 「불가침과 화해협력에 관한 선언」안도 지난 2차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시한 화해협력공동선언을 수용하고 있는 듯하지만 결국은 불가침선언을 채택하기 위한 미끼라고 여겨진다. 북측은 지난 세 차례의 합의문 조정을 위한 실무대표 접촉에서 불가침선언과 교류·협력안을 제시했는데 우리측이 제시했던 화해협력안을 수용한 새로운 안을 제시한 것은 우리측이 북측 안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을 없애려는 속셈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 북측의 안이 그대로 합의될 경우 북측은 불가침선언부분만을 중점 거론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우리측 정부당국은 「불가침」이라는 제목이 붙은 안은 결코 받아 들이지 않을 방침이다. 왜냐하면 불가침선언에 대한 북측의 선전적 차원의 이용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남북 쌍방의 입장차이는 불가침선언 채택을 둘러싼 순서문제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쌍방의 기본적인 시각차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 총리는 기조연설 모두에게 이산가족 문제해결의 당위성을 우선적으로 역설했지만 북측은 불가침선언 채택 후 군축 및 군사적 대결상태해소 문제와 이산가족 및 경제협력·교류문제를 병행토의할 수 있다고 밝힌 데서 쌍방의 시각차는 잘 드러나고 있다. 결국 13일 둘쨋날 회의에서도 쌍방은 기본합의서와 불가침선언 채택문제에 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쌍방은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내기는 힘들더라도 「가시적」인 합의는 이뤄낼 가능성은 있다. 즉 ▲비방·중상중지 ▲비무장지대의 완충지대화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설치 ▲경의선 복원 등 남북이 공통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 부분에 대해 3차 총리회담의 합의서 형태로 채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남북 쌍방은 3차 회담에서 무엇이든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내외부의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은 심각한 경제난 타개를 위한 조속한 대일 국교정상화,장기적으로는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대미협상을 위해서는 이번 총리회담에서 가시적 합의를 도출해내야 한다는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이날 우리측 강 총리가 일본측에 『북측은 변한 게 없다』고 언급한 데 대해 강력한 불만을 나타낸 데서도 이같은 점은 읽을 수 있다. 또 북측이 처한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을 고려하면 북측과의 경제협력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우리측 정부는 비공식 접촉 등을 통해 경협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낼 계획이다. 정치·군사 및 교류·협력위원회 등 2개의 분과위 구성문제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은 이날 정치·군사·교류협력 등 3개의 분과위로 하자고 주장했으나 안병수 북측 대변인은 이와 관련,『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므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 2개 분과위로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기본합의서가 채택되지 않는 한 분과위 구성은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 쌍방의 기조발언의 특징은 남북이 비교적 강경한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강 총리는 총리회담이 열린지 처음으로 버마사건 및 KAL폭파사건을 거론했으며 북측은 우리측의 군사예산 및 첨단전투기 구매 등을 힘의 우위론에 입각한 전쟁론에서 나온 것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또 북방외교와 관련,「청탁외교」라고 비난,그들의 최대 우방국이었던 소련과의 관계개선에 대해 북측의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 중기도 대소 투자 활기/경협여건 성숙/합작계약등 나서

    ◎「삼선」·「홍중」,시베리아 개발 참여 한소간 국교수립과 투자보장협정 가서명,노태우 대통령의 소련공식방문 등 한소 경협분위기 성숙으로 대기업들의 대소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도 소련의 시베리아와 극동경제특구의 개발사업에 뛰어드는 등 앞으로 대소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노대통령의 방소길에 중소업체를 대표,동행하는 삼선공업의 김을태사장과 (주)홍중의 김홍근사장은 각각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 및 극동 경제특구 보스토치니항에 총 1천5백만달러규모의 합작투자와 플랜트를 수출할 계획이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삼선공업은 소련의 크라스노야르스크 메탈로지컬 팩터리사와 합작으로 자동차 바퀴용 알루미늄 휠 생산공장인 KNK사를 설립키로 하고 이달초 양국 정부로부터 합작사 설립에 대한 최종승인을 받았다. 이 합작사 설립에는 총 9백65만달러가 들어갈 예정인데,자본금 6백20만달러중 삼선공업이 31%의 지분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선공업측은 중부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에 건설될 이 회사에 쓰일 각종 장비 등 6백만달러어치의 플랜트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내년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공장건설장비가 소련으로 들어가 92년 1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초기에는 월 3만개의 알루미늄 휠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세계의 시각

    ◎동서화합 실천·동북아 새 질서 구축의 전기 노태우 대통령 방소에 대해 미·일·유럽·중국 등 서방국가들이나 한반도 주변에서는 우선 한소 관계 급진전에 유의하면서 동북아 새 질서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소의 접근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대해 「예측 불허의 행동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미 일과의 접근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현지 특파원들의 눈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방소를 보는 세계의 시각을 모아본다. ○적대관계 청산… 한반도 상황 큰 변화/파리 김진천 특파원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사람들은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이 90년에 펼쳐진 동서냉전 종식을 확인시켜 주는 국제외교행사의 하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럽 쪽에서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측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개선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며 동북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파리 국립정치대학의 자크 뤼프니크 교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사이의 화해,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헌장 동서독의 통일완성 등 90년에 진행된 일련의 동서냉전종식 행사들을 열거하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또다른 차원에서 동서화합의 실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반목하며 적대적이던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작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한소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관심거리라고 전제한 프랑스 국제관계 연구소의 쟝 크레인씨는 『북한의 후견역할을 해온 소련의 대국민 밀착은 북한이 더욱 고립되는 상황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최근 그들의 대일 접근노력에서 보여주 듯 오히려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민들과의 관계개선은 한국이 추진해 오고 있는 북방정책의결실이지만 북한측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세계를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련측의 입장으로서는 경제협력에 더 비중이 주어질 게 분명하지만 한국에게는 경협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치·외교적으로 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북한개방­한·중 관계개선의 촉매로/홍콩 우홍제 특파원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방소는 한소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주요국들의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북아문제 전문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의 진달유 논설위원은 한소 수교 후 매우 빠르게 이뤄지는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어떤 형태로든 주변국가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한국과의 접촉을 추진토록 작용할 것이며 만약 내년 안에 남북한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김일성은 의미깊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대화를 나누려 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또 북한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자극을 받아 일본과의 수교를 앞당기고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진 위원은 한중관계와 관련,노 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이 중국의 대한 관계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북경당국은 서울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이 오히려 평양정권에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한중관계에 매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홍콩 슈엔대학의 앤드류 슘 교수는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국은 시베리아개발에 있어 소련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며 동구 각국과의 경제교류도 더욱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모든 북방정책의 효과를 가장 활력있게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홍콩언론과 다른 외교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과 화해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보완적 경제구조로 실질협력 가속화/워싱턴 김호준 특파원 한소 양국간 국교수립이 발표된 지 불과 2개월반 만에 이루어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는 한소관계의 급진전을 웅변하고 양국간 실질관계의 심화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북방정책이 소련을 공략한 지 2년여 만에 모스크바에 입성하는 광경을 세계가 곧 보게 됐다』고 말하면서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동북아의 냉전종식과 질서 재편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성사된 데 대해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주로 소련의 다급한 경제난 해소 노력에서 찾고 있다. 소련은 지금 군부쿠데타와 민중폭동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 기근과 생필품 부족에 직면해 있어 서방 각국에 긴급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의 오랜 우방인 평양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 대통령에게 방소 초청장을 보낸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갖고 갈 경협 보따리가 우선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이번 겨울을 넘기게 하기 위한 「인공호흡용」이라고 하더라도 두 나라의 지리적 근접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장기적인 협조관계를 이끌어 나갈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미국은 핵강국 소련이 국내 불안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 자체가 세계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소련의 불안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미국의 국익과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은 한소 수교와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에 관해 주목하고 있다. 학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편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무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번에 노 대통령의 방소를 트집잡아 제3차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킬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서 이를 미 일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한 「북한의 변화」로 평가했다. ○소 지원 받아 남북문제의 주도권 확보/도쿄 강수웅 특파원 한소 수뇌가 불과 6개월 사이 두 차례나 만나 회담을 갖는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찾지 않더라도 그것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초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 이후 9월30일의 국교수립 발표,그리고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로 이어지는 급템포의 「한소 밀착」은 동북아시아의 신질서구축에 더 한층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틀림없으며 북한측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은 지적한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특히 『노 대통령의 방소일정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총리회담과 중복되어 북한의 반발을 살 것은 틀림없으며,이같은급템포의 접근은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측은 통일정책 등에 관해 소련의 지지 또는 지원을 얻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무역대표부 개설에까지 이른 한중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때 틀림없이 한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선행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소련의 국가원수가 북한을 공식 방문한 일이 한 번도 없는 터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더 한층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방위연구소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실장 다케사다 히데시(무정수사)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치문제의 대화는 가급적 배제하고 70∼80%의 내용을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 근거로서 『식량·의약품 등 생활관련 물자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은 현재 한국의 경제원조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소련은 극동지역에서 일본과 한국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소련의 일본군 시베리아 억류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북방 영토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소련에 대한 물자원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에 그만큼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 교역확대보다 합작에 눈돌려라/한·소 경협 본격적 궤도진입에 부쳐

    ◎시장경제체제 못 갖춰 신중한 접근 필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대소 경제진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소련 지도부가 급격한 정책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즉 이 나라를 70년 동안이나 지배해 오던 계급투쟁 우선주의라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낡은 사상 대신에 모든 정책의 기본을 전인류의 이익에 우선한다는 핵전쟁시대의 신사고에 둔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소련은 신사고에 입각한 대외평화·공존외교정책을 펴면서 경제개편(페레스트로이카)과 정보공개(글라스노스트)로 민주화와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고도의 기초과학기술과 거대한 잠재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군비와 체제적 비효율성으로 해서 소련경제가 낙후되고 국민생활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대로 가면 21세기에는 2류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위기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전환에는 많은 애로가 뒤따르고 있다. 민주화에따라 각 공화국정부와 연방정부간의 마찰,민족간의 갈등,각계각층간의 갈등 등으로 해서 정치·사회적 혼란이 일어나고 시장경제화에 따라 성장둔화,물가상승,소비재부족,근로의욕 감퇴 등 각종 모순으로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동구와 달리 시민사회의 경험이 없는 소련으로서는 민주화와 시장경제에의 이행이 매우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고 이의 달성에는 오랜 세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어떻든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잘 알 수는 없지만 고르바초프는 보수파를 등에 업고 정치사회적 혼란을 수습하면서 경제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혼란을 수습함으로써 개혁파와 국민을 달랠 것으로 예견된다. 소련은 부시·고르바초프간의 말타회담을 통해 뜻을 같이 한 바와 같이 소련의 우랄산맥 이서와 동구,EC를 묶는 대시장을 형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우랄산맥 이동 특히 시베리아 극동지역의 장기개발계획을 추진하여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의 일원이 되어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도 포함되었다. 역시 소련의 꿈은 피터대제 이래로 대국주의에 있고 결코 우리의 원조대상이 될 약소국가는 아니다. 막강한 군사력,고도의 기초과학기술,풍부한 자원을 지닌 강대국가인 것이다. 그 동안 다만 주인이 없는 경제운영이 되어 당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뿐이다. 요컨대 소련은 마르크스에서 벗어나면서 사회민주주의 노선으로 기울어지려는 동구와는 달리 마르크스를 버리지 않는 사회민주주의 노선에 입각해서 소련을 재건하려는 것이다. 소련은 극동지역 장기개발계획에 따라 경제기반을 극동방면으로 이동시키면서 21세기가 환태평양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아시아태평양 경제대권에 참여하는 것이 경제현대화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의 경제교류에 의한 경제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소련의 정치적 배려도 도외시될 수는 없다. 소련은 한국과 경제교류를 통해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내세우는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을 등장시킴으로써 일본으로부터 여러 가지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4공화국이나 제5공화국도 한소 관계개선과 경제교류 확대를 내세우는 북방정책을 추구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결외교라는 전례가 한소 관계개선의 장애요인이 되어 실현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6공화국의 북방정책은 대립외교 및 북한고립화 정책을 지양한 7·7특별선언을 통해 대북한 공존노선을 표명함으로써 한소 경제교류의 걸림돌이 제거되었다. 특히 올림픽 개최를 전후하여 공산권과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는 가운데서 한소 관계는 급격히 개선되었다. 특히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지난 9월의 한소 외교정상화,이번의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소 관계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대미 무역흑자로 통상압력을 받아왔고 대일무역적자로 무역마찰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대소 경제진출은 새로운 시장개척에 의한 시장다변화와 북한 개방화 유도에 따른 통일기반조성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 이리하여 이미 한소 무역고가 10억달러에 달했고 일부기업이 합작투자에 손을 대었다. 소련은 무역보다도 합작투자를,더 나아가서는 시베리아개발 참여를 바라고 있다. 우리로서도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자원이 필요하고 수출시장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거니와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살려 도로·주택·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창설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미 미국과 일본도 대소 경제진출을 적극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응용기술 결합에 의한 첨단기술의 발전을 기대하고 싶다. 이번 노 대통령 방소에 의한 한소 정상회담은 획기적인 관계개선으로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한중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우리의 유엔가입 기반을 마련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역협정,2중과세방지협정,과학기술협정 등의 체결로 경제교류확대 기반이 조성되면서 투자보호협정 체결까지 진전될 전망을 안고 있다. 또한 대소 경제협력 자금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이다. 한소 경제교류는 궁극적으로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무역규모와 경제협력이 급격히 증대될 것임에 틀림없다. 요컨대 한국경제의 활로를 북방 경제진출에서 찾으려는 우리의 적극적인 북방진출 자세와 소련의 경제위기가 맞물려 한소 경제관계가 급진전되는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당장에 큰 성과를 얻어 당면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풀어나가기에는 아직은 미흡하다. 소련의 정정이 불안하고 경제교류 확대에 필요한 제도가 완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우리와 체제가 다르고 루블화의 비교환성 등도 그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고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장기적 전망에 따라 실속있는 경제교류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시기에 30억달러나 되는 막대한 경협자금을 지불하면서까지 대소 접근을 하는 우리 입장은 신중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것을 우리는 무역이나 합작투자와 연계시키고자 하지만 소련은 보다 많은 현금차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대소 진출기업들간의 과당경쟁이 문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방지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너무 성급한 대소 진출이 우리 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선진우방국과의 사이에 큰 금이 가게 해서도 또한 안 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북방진출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대소 진출을 서두르면 우리 이익보다 상대방의 의도에 휘말리기 쉽다. 역시 소련은 세계에서 대국으로 군림하려는 꿈을 버리려 하지 않고 핵무기를 제한하는 선의 군축을 할 뿐 다른 면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을 것이다. 대소 접근은 필요하나 신중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 「한·소경제공동위」 상설운용/이번 정상회담때 발표… 내년부터 가동

    ◎정부 레벨서 통상·투자 협의/90년대 중반 1백억불 교역 뒷받침 한국과 소련정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소 양국간의 통상·합작투자·자원개발·경제협력 등 경제현안을 정부차원에서 조정하고 긴밀히 협의하기 위해 한소경제공동위(가칭)를 설치,내년부터 정기적으로 가동할 방침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한소 정부간 상설경제협의기구의 성격을 띨 이 경제공동위 구성은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 일정중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정상간의 합의사항의 하나로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날 『한소 양국은 기술·자원·산업구조 등에서 상호보완성이 크기 때문에 실질협력관계가 급신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한 뒤 『양국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효율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레벨의 상설경제협의기구가 필요하다는 데 양국 정부가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양국 경제공동위 구성문제와 관련,양국 실무교섭을 통해 각료급 이상을 위원장으로 한다는데는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으나 양국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한소 경제공동위와 내년 1월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소정부(경제)대표단 회담과의 관계에 대해 『한소정부 경제대표단 회담은 경협 타결과 함께 소멸되며 양국간의 향후 경제현안은 모두 경제공동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과 마슬류코프 제1부총리를 각기 수석대표로 하고 있는 한소 경제대표단 회담은 이번에 노·고르비 회담에서 이뤄질 대소경협의 총론적 타결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1월 서울에서 2차회담을 갖고 경협의 구체적인 마무리작업을 마치면 해체될 예정이다. 소식통은 지난해 6억달러 수준이었던 한소 양국의 교역량이 금년에 10억달러로 신장되고 있고 2중과세방지협정 등 각종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면 90년대 중반에는 1백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경제공동위는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체제에 입각한 민간기업의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정부차원에서 보장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투자와 자원개발 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소 상호보완적 경협 기대”/서울에 부임한 소콜로프 소 대사

    ◎“노대통령 방소로 양국 관계발전 확신”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한소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킬 것으로 확신합니다』 올레그 소콜로프 초대 주한 소련 대사는 7일 하오 신임장 제정을 위해 서울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따라서 노 대통령의 소련방문은 매우 생산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간의 제2차 한소정상회담 의제에 관해서도 『한소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정세,탈냉전의 새 시대를 맞고 있는 국제정세 등에 대해 전반적이고도 폭넓은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소련은 모든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외교관생활을 미국에서 보낸 탓으로 상당히 세련된 영어를 구사한 소콜로프 대사는 이어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내년 4월께 방한 가능성에도 언급,『노 대통령이 이번 방소기간중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공식초청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구체적인 방문시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면서 중량급 외교관다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양국 관계의 장래를 낙관한다는 소감을 피력한 그는 그 이유로 ▲양국간 정치적 장애물이 없어졌고 ▲인적 교류가 많아지고 있으며 ▲양국간의 경제적 잠재성이 상호보완적이고 ▲지역적으로 아주 가깝다는 등 4가지를 꼽았다. 소콜로프 대사는 장기여행에 피곤한 듯 도착성명을 읽은 뒤 곧바로 일어서려 했으나 기자들이 잇따른 질문공세를 펴자 순순히 10여 분 동안 간단하게 답변했다. ­대사는 미국통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대사 부임이 미국을 겨냥한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대단히 재미있는 질문이다. 미국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3년간 주필리핀 대사로 근무한만큼 아시아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다. 국가간의 중요한 문제는 양국의 공동이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전개하느냐이다. 특히 한국과는 협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4월쯤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한이 가능한가. 『정상방문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스크바에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방소에서 노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하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방한이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시사할 만한 적절한 위치에 있지 않다』 ­소련과 북한은 오랜 우방인만큼 북한에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의 폭도 크지 않겠는가. 『남북대화는 당사자끼리의 대화이다. 그리고 남북통일은 모두의 희망이며 동북아 및 세계평화에 기여하리라 본다. 따라서 남북대화는 감정적이고 대립적이기보다는 건설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무슨 문제가 논의되나. 『양국 관계발전을 위한 여러 현안 토의 못지않게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평화구축을 위한 전반적인 지역정세 문제도 심도있게 협의될 것으로 안다』 현재 53세인 소콜로프 대사는 모스크바국립대외관계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60년 외무성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그 뒤 주로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한 미국통으로 공사·정무참사관등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특히 주미 공사시절 당시 주미 대사였던 도브리닌 현 대통령 외교고문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소련 외교가에서는 상당한 실력자로 통한다는 후문.
  • 한·소정상회담 계기/양국 경협 토대 마련/주한 소 대사 논평

    【내외】 올레그 소콜로프 초대 주한 소련 대사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 및 한소정상회담이 양국관계를 『건설적이고 활발한 궤도에 올려세울 훌륭한 자극으로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서울 주재 대사로 임명된 직후인 5일 모스크바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방소 기간중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한소정상회담을 갖고 한소간 쌍무관계문제,동북아지역 정세문제 및 세계적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많은 경제 조약들이 체결되어 경제분야에서의 협조의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베트남에 자원조사단/16년만에 첫 공식파견/석유등 공동개발 추진

    ◎민관합동 4개 분과별 활동 북방경협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일 민관자원조사단이 처음으로 베트남에 공식파견된다. 미수교국인 베트남에 정부의 승인을 얻은 민관자원조사단이 공식파견되기는 베트남이 공산화된 지난 74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번 자원조사단은 투자를 전제로 한 방문이어서 석유 및 석탄개발과 이들 자원의 수입부문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5일 경제기획원 등 관계부처와 국제민간경제협의회(IPECK)에 따르면 민관으로 구성된 18명의 자원조사단을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 동안 베트남에 공식파견키로 했다. 자원조사단은 대성광업개발 김영민 부사장을 단장으로 코오롱·쌍용·삼성전자 등 14개 민간기업관계자와 정부관계자 1명,IPECK관계자 2명 등 모두 18명으로 구성됐다. 쌍용·코오롱·삼성전자 등 민간기업관계자들은 대성과 마찬가지로 부사장이거나 전무급 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지에서 석탄분과,원유분과,기타광고물분과,목재·어업분과 등으로 나눠 베트남 자원현황을파악하고 수입 및 공동개발 여부를 구체적으로 타진할 방침이다. 또 분과별로 대표사를 선정,방문 대상기관 및 업체·답사지역을 달리 하고 1개 기업이 1∼2개 분과에 가입해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개별방문이나 접촉을 통해 검토 및 추진단계에 있던 각종 프로젝트들이 보다 구체화된 진행차원으로 이끌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희일 동자부 장관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힌 코오롱그룹의 베트남 통킹만 유전개발사업과 ▲극동정유의 하루 10만배럴 원유도입 ▲대성그룹의 북부지역 탄광개발 등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어느 정도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민관자원조사단 파견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베트남과의 경제협력 및 자원교류가 보다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소련과 마찬가지로 자원조사단의 파견은 양국간 관계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게 틀림없다』고 내다봤다. 자원조사단은 이에 앞서 4일 하오 국제민간경제협의회 사무실에서 정식으로 발단식을 가졌다. 한편 현재 베트남과의 자원교류는석탄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올 들어 지난 10월말까지 무연탄 15만7천t 6백96만1천달러어치가 국내에 반입됐다.
  • 정상대좌가 닦을 시베리아에의 길(한·소 새 지평:3)

    ◎「투자안전판」 마련,경협여건 정지/이중과세방지협정등 공식체결 기대/「결제불안」 씻어 합작사업 추진 뒷받침 노태우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경제분야에서 한소 양국간의 협력여건을 크게 개선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9월말 한소 수교 이후 양측은 경협 확대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나 투자보장협정 등 경협관련협정이 공식체결되지 않음에 따라 이 문제가 한소간 경협 확대의 장애요인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와 이어 내년초에 한국에서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제2차 한소경제회담 개최 등을 계기로 경협관련협정의 체결이 목전에 다가왔다. 현재 우리가 소련측과 체결을 추진중인 경제관련협정은 투자보장협정과 2중과세방지협정을 비롯,무역·항공·과학기술·어업협정 등 6개이다. 이들은 모두 정부간 협정으로 이 가운데 2중과세방지협정과 무역·항공·과학기술협정은 가서명 또는 잠정합의된 상태이며 투자보장협정과 어업협정은 실무협의 단계에 있다. 이들 6개 협정 가운데 우리 기업의 대소 투자진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투자보장협정 등 2∼3개의 협정은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 기간중에 공식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소간의 경제협력은 크게 보아 ▲교역 ▲투자 및 자원개발 ▲과학기술협력 등 3개 분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교역분야에서 소련은 3억의 인구를 보유,우리나라 상품의 수출시장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미국·일본·EC 국가 등 서방 선진국의 시장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소련시장은 「뉴 프론티어」로서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소련의 대외 지불능력이 악화돼 있기 때문에 소련의 수입대금결제 지연에 대비,신용장거래와 구상무역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무신용장거래는 신용도가 확실한 경우로 제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소련이 직면하고 있는 소비재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1차 방소경제회담에서 우리측에 요청해온 40개 품목 가운데 우리의 공급능력이 충분한 생필품과 TV 등 가전제품 등을중심으로 수출부진 타개차원에서 소련시장을 적극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투자 및 자원개발은 한소경협의 확대와 관련해 우리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다. 현재까지 국내기업의 대소 투자실적은 이미 조업중인 것이 (주)진도와 모스크바 모피가공공장 1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대·삼성·롯데·럭키금성·대우·삼환기업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20여 건에 이르고 있어 내년부터는 합작투자와 자원의 공동개발 분야에서의 양국간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업체 가운데 대소 투자진출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대이다. 현대그룹은 주로 한소 합작투자에 의한 시베리아지역 자원 공동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연해주 스베틀라야지역 산림개발사업이 착수단계에 있고 연해주의 파르티잔스크와 시베리아의 옐긴스크 등 2곳의 석탄개발사업,사할린과 야쿠츠크의 가스개발사업 등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삼성과 롯데가 호텔·백화점 분야의 합작진출을 협의하고 있고 럭키금성·대우는 가전제품 공장설립을,삼환기업은 사할린 원목개발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소련의 국내 정치불안 경제제도 미비 등에 따르는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규모 투자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대규모 투자는 서방기업과의 공동진출을 권장하고 있다. 또 외환부족으로 과실송금이 어려운 점을 감안,내수산업 투자 때에는 완제품으로 구상받거나 자원개발투자와 연계,자원으로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소간의 과학기술협력사업도 장래가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소련은 우수한 기초기술과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산업화하지 못하고 있다. 서방 선진국들의 기술보호주의 강화로 선진·고급기술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소련은 좋은 협력상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월 소련측이 제시한 8백여 종의 신기술과 14개 기초과학연구프로젝트에 대해 산하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세부 내용을 검토중이며 이 가운데 협력유망 분야에 대해서는 기술이전 또는 도입을 추진하고 기술별 특성에 따라공동연구나 합작투자의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소련특수」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소련이 우리와의 장기적인 경제협력의 대상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련은 아직도 국내정치와 경제분야에서 많은 불확실 요인을 안고 있는 「미완성의 시장」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소련에서는 연방과 각 공화국간의 위상,각종 법령,정부조직 등 우리와의 경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련제도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을 우리의 신뢰할 수 있는 경협파트너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현재 소련에서 진행중인 페레스트로이카의 결과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우리 기업의 과당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정장치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 1월 북경 부임/노재원 무역대표부 대표

    ◎“경협증진 우선… 수교 신중히 추진”/40여년간의 공백 메울 교류확대가 급선무/투자보장협정 체결등 교역환경 개선 노력 『현재 연간 30여억달러 정도인 한 중 양국간 교역량을 앞으로 3∼4년 내에 1백억달러 수준으로 끌어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년 1월 중순 부임할 노재원 초대 대한무역진흥공사 주북경 대표부 대표는 4일 외무부 회의실에서 대표로 임명된 이후 첫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하고 『한 중 양국간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양국 국교정상화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차관을 지낸 중량급 외교관인 노대표는 한 소 수교에 이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한 중 국교정상화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수교를 위해서는 양국간 경제협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경제 도약 계기로 ­초대 주북경 대표부 대표를 맡은 소감은. ▲한 중 무역대표부 교환설치는 소련 동구에 이어 북방정책을 마무리짓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같은 임무를 맡게 돼 36년 외교관생활 가운데 가장 영광스럽다. 한 일 직항노선이 2시간 거리인데 비해 서울∼북경 직항노선은 1시간30여분밖에 되지않는 가장 가까운 나라가 중국이다. 한 중 양국은 과거 40여년 동안의 공백기를 거치면서 부자연스런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무역대표부 설치로 관계개선의 전기가 마련되었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활력소를 중국에서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주북경 대표부 준비상황은. ▲지난 11월말 이미 선발대가 북경으로 출발,공관 부지선정문제 등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 1월 중순에 부임,현판식을 가진 뒤 본격적인 업무는 3∼4월쯤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국교정상화,즉 대사관 교환설치 시기는 어제쯤으로 전망하는가. ○3∼4월쯤엔 본격 업무 ▲대사관 설치문제는 노자의 「무위자연」사상에 따라 국제정세의 추이에 자연스럽게 순응,추진할 것이다. 현재 중국도 주변지역과의 미묘한 상황을 고려,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제관계의 발전을 토대로 양국 관계는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대표부의 성격은. ▲대표부 직원이외교관이고 그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근무하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정부대표의 성격을 띠나 형식적으로는 무역진흥공사 소속인 특수한 성격을 갖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의 최대 걸림돌은. ▲40여년간의 공백기간을 가진만큼 친선우호관계를 다지고 인적교류를 활성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계를 발전시키면 국교수립,또는 더이상 높은 관계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경제협력증진 방안은. ▲양국간 무역협정·투자보장협정 등 기본적인 관계가 수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양국 교역량이 연간 30억달러에 머물고 있다. 대표부는 무역 및 경제협력의 사전정지작업을 수행,통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주임무라고 생각한다. 국교수립 이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 수교를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 ○사실상 정부대표 기능 ­중국의 대 남북한 관계에 대한 전망은. ▲중국은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런 우호관계 속에서 우리와 대표부를 교환 설치한 것은 국제정세변화에 따른 것으로 본다. 세계의 모든 나라는 상호 호혜적 입장에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관계를 개선,증진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전 참전사실과 대만과의 관계가 수교에 미칠 영향은. ▲정치적인문제 거론은 상호 이해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문제보다는 경제관계 발전,심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대표부 업무는 주소 영사처업무와 유사한가. ▲비자발급업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대표부는 경제관계 심화를 주임무로 하는 것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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