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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새벽배송 논쟁, ‘원론’ 수준 넘으려면

    [열린세상] 새벽배송 논쟁, ‘원론’ 수준 넘으려면

    최근 ‘새벽배송’이 주요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지난달 말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오전 0시부터 5시까지의 심야 배송 제한을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은 심야 근무가 노동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반면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새벽배송은 분명 개인이 감수하고 선택한 결과이므로 국가 개입의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 논쟁을 지켜보며 택배업 현황을 알지 못하고 노동 문제에도 큰 지식이 없는 필자는 스스로가 지지하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 이상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어쩌면 다른 국가의 사례가 원론을 넘어서는 구체적 참조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자체적인 빅테크 기업을 보유하며 전자상거래와 물류 면에서 양적 팽창과 기술적 고도화를 이루고 있는 중국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중국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2024년 택배 업무량은 무려 1745억건에 달한다. 거대한 택배 물량을 처리하는 플랫폼 기반도 상당하다. 징동, 메이퇀, 타오바오와 같은 택배·배달 플랫폼은 시장 지배력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당일배송, 총알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들 플랫폼은 물류비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봇, 드론을 활용한 혁신에도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택배·배달 체계는 상당한 사회적 부담도 낳고 있다. 경기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많은 노동 인구가 플랫폼 노동으로 유입됐다. 택배 기사만 해도 수백만명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플랫폼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의 택배·배달 노동은 낮은 임금과 장시간 근로에 노출된 대표적인 직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런 현실은 배달 노동의 삶을 그린 2024년 영화 ‘역행인생’과 2023년 출간된 에세이 ‘나는 북경의 택배 기사입니다’를 통해 한국에도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전면적인 규제 도입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티 구축과 플랫폼 기업 육성이 중국의 장기 국가 전략에서 핵심 축을 이루고 있으며, 경기 침체 속에 플랫폼 일자리까지 위축될 경우 심각한 사회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플랫폼 기업과의 협의를 통한 조정 방식을 선호한다. 과열된 경쟁이 사회적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정도의 개입을 택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과 중국은 여러 측면에서 다르므로 두 나라의 상황을 단순히 대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플랫폼 경제가 일상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중국의 사례를 참고하는 일은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와 질적 도약을 감안해 볼 때 중국 정부와 플랫폼 기업이 최첨단 물류 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플랫폼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부담을 어떻게 완화하려 하는지에 관한 정책과 논의 또한 상당히 축적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우리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이른바 선진국 사례를 통해 우리의 진로를 점검하는 데 익숙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와 마찬가지로 플랫폼 경제의 확산과 노동 문제의 재편을 겪고 있는 아시아 이웃 국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더 이른 시기부터, 그리고 더 심화된 형태로 경험해 왔다. 이들 사례는 원론 수준의 논쟁을 넘어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데 실질적인 참조점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국경을 넘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서로의 시행착오와 성과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번 논쟁을 계기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플랫폼 생태계와 그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관심을 넓혀 보는 건 어떨까. 임명묵 작가
  •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엘에나니 박사 선출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엘에나니 박사 선출

    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4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향후 4년간 유네스코를 이끌어 갈 사무총장으로 이집트의 칼레드 엘에나니(54) 박사가 선출됐다. 회원국 투표에서 찬성 172표, 반대 2표, 기권 1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971년 이집트에서 태어난 엘에나니 박사는 이집트 헬완대학의 이집트학 교수로 재직한 고고학자다. 국립 이집트 문명 박물관장, 이집트 관광·고대유물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행정 경험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엘에나니 박사는 아랍 출신으로는 첫 번째,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사무총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교육은 인류를 치유하고, 과학은 발전을 이끌며, 문화는 인류를 하나로 잇는다”면서 “모든 회원국이 협력을 통해 평화·교육·문화 분야에서 단결과 혁신을 이루자”고 말했다.
  • 성추행 봉변 고소한 멕시코 대통령 “경호 강화하거나 고립될 생각 없다”

    성추행 봉변 고소한 멕시코 대통령 “경호 강화하거나 고립될 생각 없다”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대낮 길거리에서 남성 취객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멕시코는 여성 인권이 열악한 대표적 국가로, 셰인바움 대통령은 성추행범을 직접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현지시간) 서부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의 시장인 카를로스 알베르토 만소 로드리게스가 축제 기간에 총격 암살된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시민들의 치안 강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4일)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데, 완전히 취한 상태였음을 감지했다”며 “이것은 내가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지만 우리나라 모든 여성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고소하지 않는다면 멕시코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남겨지게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경호를 강화하거나 시민과의 접촉 방식을 바꿀 생각은 없다”며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방탄차를 타고 돌아다닐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오후 수행원과 함께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로 도보로 이동하던 중 시민과 인사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엑스(X) 등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 뒤쪽에서 접근한 뒤 손을 뻗어 대통령 목덜미에 입을 가져다 대고 상체를 손으로 만지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급하게 남성을 제지하는 와중에 셰인바움 대통령이 놀라며 남성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도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주변에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는 음성도 들린다. 경찰은 우리엘 리베라 마르티네스(33)로 확인된 가해 남성을 체포해 성범죄 수사부에 구금했다. 여성 대통령이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성추행당하는 장면은 SNS 등을 통해 널리 확산됐고, 멕시코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2021년 학생 시절 대중교통에서 겪었던 추행 경험과 교수에게 성적 괴롭힘을 당한 경험을 직접 털어놓기도 했다.
  • 충남 ‘1호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 탄생

    영농 기반과 경험이 부족한 청년 농업인을 위한 ‘임대 전용 스마트팜’이 탄생했다. 충남도는 6일 공주시 이인면 주봉리에서 ‘임대형 스마트팜 1호’인 주봉지구 준공식을 열었다. 충남도는 청년농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임대형 스마트팜을 12개 시군에 17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봉지구는 지난 2022년부터 150억원을 투입해 3.4㏊ 부지에 조성했다. 딸기와 오이 3개 동씩, 토마토 4개 동 등 스마트팜 10개 동과 관리동이 만들어졌다. 선발된 10개 팀 11명의 입주 청년농은 300만원의 보증금에 연간 66만 2910~78만 1290원의 임차료를 내고 스마트팜을 운영한다. 농작물 재배 비용은 자부담이다. 입주 기간은 기본 1년에 최대 3회 연장이 가능하다. 딸기동은 지난 9월 모종을 심어 이달 중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토마토와 오이는 이달 모종을 심을 예정이다. 도는 수확물을 인근 농협 산지유통센터와 충청권 최대 도매시장법인 대전중앙청과로 유통할 수 있게 지원한다. 도는 임대 종료 후에도 청년농이 기반이 갖춰진 부지를 분양받아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준공식에서 “농촌에 청년이 없는 이유가 바로 소득”이라며 “청년농들이 연 5000만 원 이상 소득으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에서 유통과 판로를 제공하고, 전국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금의환향 김혜성 “시즌 내 성적은 30점, 70점 채워 갈 것”

    금의환향 김혜성 “시즌 내 성적은 30점, 70점 채워 갈 것”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에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까지 경험하고 돌아온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소 아쉬웠던 올해를 돌아보며 더 성장한 새 시즌을 기약했다.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온 김혜성은 입국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너무 재미있고 좋은 경험 많이 하고 돌아왔다”면서도 올 시즌 자신의 성적을 ‘30점’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했고, 앞으로 더 나아갈 길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모든 부분에서 더 나아져서 100점을 채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진출한 김혜성은 시즌 초반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했다. 5월 마침내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올랐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정규시즌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등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벤치만 지키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대주자와 WS7차전 연장 11회 대수비로 두 번 그라운드를 밟았다. 정규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김혜성은 백업 멤버로 팀의 가을야구 전 경기에 동행하고 우승의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함께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꿈의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일단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 무대에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그 분위기를 함께 즐겨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저스의 우승을 확정 짓는 연장 11회 말 수비 상황에 대해서는 “(2루) 베이스 근처 땅볼이었기 때문에 무키 베츠가 직접 베이스를 밟고 (1루로) 던지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네가 직접 해라’고 콜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유격수 베츠는 팀이 5-4로 앞선 1사 1, 3루 상황에서 2루 커버를 들어온 김혜성에게 토스하지 않고 직접 병살 수비를 완성했다. 아울러 올겨울 빅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송성문(키움 히어로즈)과 강백호(kt 위즈)에게는 “목표가 있고 꿈이 있다면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 “2036 전북 올림픽, 도시 연대로 지방소멸 극복의 계기로 삼을 것”

    대구·충북 등 비수도권과 서울 연계균형발전과 지역 연대의 새 모델로14개국과 경쟁… 이르면 2027년 결정“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전통과 미래의 향연을 만들겠습니다.” 전북도가 2036년 하계 올림픽 개최도시 최종후보로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북도는 6일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전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강조하는 올림픽 개최도시 선정 기준인 지속가능성, 비용효율성, 사회적 영향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며 “광주와 대구, 전남, 충북 등 비수도권은 물론 서울까지 포함한 ‘도시 연대 올림픽’으로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연대, 지방소멸 극복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지난 2월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49표를 받아 11표에 그친 서울시를 압도적인 표 차로 물리치고 2036 올림픽 개최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다. 서울이 유리하다는 예상이 많았던 터라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전북도는 오는 12월 최종 개최 계획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서배원 2036 하계올림픽 유치추진단 유치총괄과장은 “주 경기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중심으로, 경기장 신설 없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6 올림픽 개최도시는 이르면 2027년, 늦어도 2029년 결정될 예정이다. 전북도는 독일(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이집트(신행정수도), 인도(아마다바드), 인도네시아(누산타라), 카타르(도하), 튀르키예(이스탄불) 등과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현재 유치를 희망하는 국가가 14곳이다. 대륙별 순환 개최 관례에 따른다면 2036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재 카타르와 인도를 핵심 경쟁자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는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 다양한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고 국왕이 직접 나서 올림픽에 도전하는 게 강점이다. 인도 아마다바드 역시 구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어 문화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다. 아마다바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으로 중앙정부의 유치 의지 역시 강력하다. 이미 경기장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2032 올림픽 유치에 도전한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편 전북은 올림픽 유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15일 전북대학교에서 2025 올림픽 도시 포럼,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다.
  • 순종적인 딸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를 택하다

    순종적인 딸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를 택하다

    책 표지를 넘기려다 다시 본다. 어딘가 어색해서다. 저자 송혜승. 한국 이름이다. 한데 옆에 번역자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다. 뭐지? 한국 작가가 쓴 걸 다시 번역할 이유가? 제목도 그랬다. ‘도실’. 한국어 같은데, 당최 모르겠는 생경한 단어다. 짧은 외국어 실력에 기대 머리를 굴려도 도무지 들어 본 적이 없다. 아, 중국 작가가 지은 미스터리 소설인 건가? 책 자체도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란 관점에서 보면 퍽 좋은 ‘작품’이다. 일단 시선을 잡아끄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남의 이야기 속에서 자기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그건 내가 그이와 닮아서가 아니라 누구나 삶에 엇비슷한 아픔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공감하고 괴로워하다 천천히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 아닐까 싶다. ‘도실’이란 생경한 제목의 자서전을 읽으며 든 생각이다. 책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 여성이 썼다. 기회의 땅 미국에서 갑부를 꿈꾸는 아빠, 딸이 자기와 다른 인생을 꾸리길 바라는 엄마 사이에서 성장하고 방황하다 화가의 길에 들어선 저자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저자는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공부’와 ‘성공’에서 찾았다. 100점과 A+로 가득한 학창 시절을 보낸 뒤 모든 사람이 꿈꾸는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공부했다. 무려 프린스턴과 하버드다. 요즘 걸출한 인물을 대통령으로 앉힌 덕에 제3세계 국가 아이들은 아예 유학 갈 엄두조차 못 낸다는 그 학교다. ‘하버드 로스쿨 졸업장’에다 ‘변호사 면허’까지 땄다. 이 정도 커리어라면 그가 오를 한계가 불분명할 뿐 탄탄하고 성공으로 가득 찬 삶의 출발선에 섰다는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오랜 방황과 무기력, 우울의 시간을 보내다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상황에 몰린다. 10대 시절부터 그를 지독히도 쫓아다녔던 엄마의 기대감과 그로 인한 정신질환, 주류 백인 사회의 차별과 엘리트 의식 등 탓이다. 세상 가장 멋졌던 아빠의 입에서 추악한 쌍욕이 나올 때 엄습했을 그의 절망감은 어떤 것이었을까. 상상만으로 소름이 돋는다. ‘도실’은 영어다. 순종적인, 길들이기 쉬운 등의 의미라는데 미국에선 특히 아시아계 여성에게 흔히 쓰인다고 한다. 엄마가 바라는 것과 자신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던 아시아계 여성은 결국 화려하고 매끈한 꿈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사는 중이다. 이를 단단히 하려는 그의 분투는 어쩌면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수도 있겠다. “지독하게 솔직하고,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회고록”이란 미국 유명인들의 상찬이 그리 틀리지 않은 듯하다.
  • 불완전함 속 아름다움…‘와비사비’한 만추를 걷다

    불완전함 속 아름다움…‘와비사비’한 만추를 걷다

    ‘와비사비’(侘び寂び)라는 일본어가 있다. 겉은 다소 부족해도 내면은 깊고 충만한 걸 일컫는 표현이다. 덜 완벽하고 단순하다는 뜻의 ‘와비’와 오래되고 낡은 것을 뜻하는 ‘사비’가 합쳐진 단어란다. 일본인 특유의 심상을 표현할 때도 이 단어가 종종 쓰인다. 우리와 달리 낡은 소도시 여행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엔 이런 배경이 한 자락 깔려 있지 싶다. 동해와 접한 일본 중서부의 소도시 야마가타현을 다녀왔다. 일본 오지의 대명사 격인 이른바 ‘도호쿠(東北) 6현’ 중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이다. 우리의 여느 지방 도시처럼 수수하면서도 단단한 내면의 문화를 갈무리하고 있으니 ‘와비사비한 야마가타’라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듯하다. 야마가타현의 이야기를 현청 소재지인 야마가타시 권역과 현 내 2위 도시인 쓰루오카시 권역으로 나눠 전한다. 수많은 일본 여행지 중에서 하필 야마가타를 목적지로 꼽은 건 기억 속에 저장된 TV 영상 때문이었다. 늘 한 장의 강렬한 사진에 ‘꽂혔던’ 경험에 견줘 동영상에 가슴을 내어준 건 퍽 이례적인 경우다. 여러 해 전, 한 외국 방송사가 전한 영상은 이랬다. 하늘하늘 눈이 내리는 날, 깊고 어두운 삼나무 숲이 거대한 목탑을 감싸고 있다. 컬러지만 흑백 같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지만 영화 같은 느낌이 드는 장면이었다. 무수한 ‘클릭질’을 통해 야마가타현에 그 목탑이 있다는 걸 알아냈고, 버킷리스트에도 기록해 뒀다. 이 목탑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상세히 전하기로 한다. 가파른 바위산에 둥지 튼 사찰관광산업 측면에서 야마가타는 일본에서도 퍽 애매한 위치인 듯하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래는 쌀과 미주로 이름난 설국(雪國) 니가타, 위는 미인의 고장 아키타다. 후지산이 있는 야마나시, 시즈오카 등과는 아예 정반대다. 도쿄 등 도회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줘야 하는데 교토, 오사카 등 쟁쟁한 명소가 중간에서 가로채기 일쑤다. 그렇다고 멀고 먼 홋카이도처럼 어떤 막연한 로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고립무원의 땅인 셈이다. 지난해 개봉한 일본 영화 ‘선셋 선라이즈’에도 야마가타에 관한 이야기가 한 자락 등장한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도호쿠 주민들의 일상을 다룬 작품인데, 정작 이야기 전개의 한 축을 맡은 도쿄 사람들은 야마가타를 포함한 도호쿠 6현의 이름조차 다 외우질 못한다. 물론 시나리오상의 설정이지만, 이게 일본의 현실이지 싶다. 그나마 수도권 사람들이 야마가타를 찾는 건 신칸센이 놓인 덕이지 싶다. 3시간 정도면 도쿄 우에노 등 수도권에서 닿을 수 있다는 게 야마가타로선 퍽 다행이겠다. 야마가타시의 ‘원픽’ 여행지는 야마데라다. 일본인들이 ‘100대 명승’ 식으로 관광지를 서열화하는 걸 참 즐기는데, 야마데라 역시 어느 조사에서든 일본 전체 순위권 밖을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야마데라를 우리말로 쓰면 ‘산사’(山寺)다. 그러니까 산에 있는 절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사찰의 이름인 고유명사가 된 거다. 이 일대의 공식 지명으로도 쓰인다. 우리나라도 유명인이나 명소의 이름을 지역명으로 쓰는 경우가 왕왕 있다. 강원 영월의 김삿갓면이나 한반도면 등이 그 예다. 그만큼 야마데라가 일본 내 산사의 상징적 존재라고 보면 될 듯하다. 야마데라의 공식 이름은 ‘호주산 릿샤쿠지’(宝珠山 立石寺)다. 호주산이란 하나의 거대한 바위산을 딛고 세워진 사찰이다. 천태종 승려인 엔닌(円仁)이 860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1015개 돌계단 너머 만난 치유일본의 사찰 대부분은 평지형이다. 우리와 비슷하게 옛 법식대로 가람을 배치했다. 한데 험한 산골짜기에 지을 때는 전례를 유지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릿샤쿠지가 그렇다. 산세에 따라 가람이 들어선 모양새가 한국의 산사와는 또 다른 미감을 안겨 준다. 초입에서 만나는 곤폰추도(根本中堂)가 웅장하다. 우리로 치면 본전인 대웅전이다. 곤폰추도는 너도밤나무로 지은 건물 가운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라고 한다. 국가중요문화재, 그러니까 우리의 국보쯤 되는 문화유산이다. 전각 안에 ‘불멸의 법등’이 있다. 사찰을 세운 이래 한 번도 꺼트리지 않고 이어 왔다고 한다. 중심 법당을 지나면 돌계단이 시작된다. 모두 1015개다. 한 칸 오를 때마다 번뇌도 사라진다는 수행의 돌계단이다. 계단을 오르다 숨이 막 거칠어질 무렵에 세미즈카(せみ塚)와 만난다. 사전적 의미는 매미가 묻혔다는 뜻의 ‘매미총’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마쓰오 바쇼(1644~1694)가 자신의 책을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바쇼는 다소 설명이 필요한 인물이다. 일본에서 이른바 명소 소리를 들으려면 그만한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중 하나는 바쇼가 다녀갔는지, 혹은 그가 시로 읊었는지 여부다. 풍경만 곱다고 해서 경승지가 되는 게 아니라 그에 필적할 서사까지 담겨 있어야 하는 거다. 바쇼는 일본인이 좋아하는 하이쿠(俳句) 작가다. 아예 하이세에(俳聖)라 부르며 추앙한다. 그러니까 하이쿠를 짓는 하이진(俳人) 가운데서도 성인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란 뜻이다. 바쇼가 릿샤쿠지를 방문한 건 1689년이다. 영감을 얻기 위해 도호쿠 지방을 여행하다 들렀다. 당시 그는 릿샤쿠지의 적요한 풍정에 감탄하며 “고요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 소리”란 하이쿠를 한 수 남긴다. 이 작품이 담긴 기행문집이 ‘오쿠노 호소미치’(奥の細道)다. 지금도 일본 내 무수한 관광지의 휴식 공간들이 ‘오쿠노 호소미치’란 이름을 쓰는데, 바로 이 문집에서 비롯된 것이다. 거의 신격화된 바쇼가 발을 디딘 데다, 대표적인 하이쿠까지 지어줬으니 후손들이 이를 그냥 둘 리 없다. 이른바 ‘바쇼 라인’이라는 별도의 여행 코스까지 만들어 뒀다. 바쇼가 발 디딘 곳을 따라 도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인을 위해 친절하게 별도의 이름도 붙여 뒀다. ‘안쪽의 길’이다. ‘오쿠노 호소미치’라는 표현을 우리 식으로 의역한 듯하다. 이후 아미타불을 닮았다는 미타도(弥陀洞), 본존불을 모신 오쿠노인(奥之院)과 다이부쓰덴(大佛殿), 릿샤쿠지의 홍보 팸플릿에 흔히 등장하는 대표 건물인 가이산도(開山堂), 노쿄도(納経堂) 등의 당우가 이어진다. 릿샤쿠지에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은 고다이도(五大堂)다.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각이다. 만추의 빛깔을 머금고 야위어 가는 처연한 풍경에서 ‘와비사비’한 정서가 느껴진다. 고다이도 맞은편, 그러니까 또 다른 계곡 위엔 다이노도(胎内堂)가 서 있다. 위태위태한 다리를 건너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뒤 비좁은 비위와 좁은 동굴을 기어가야 하는 곳이다. 다이노도는 ‘태내돌기’라는 수행을 하는 곳이다. 어머니의 자궁을 거쳐 다시 한번 순수한 존재로 태어나는 걸 상징한다는 수행법이다. 일반인은 갈 수 없고 특별한 날에만 수행자들에게 공개된다고 한다. 야마가타현과 미야기현 사이엔 거대한 산맥지대가 있다. 이른바 자오연봉(蔵王連峰)이다. 일본 하면 연상되는, 화산이 만든 풍경이 이 일대에 펼쳐져 있다. 대표적인 곳이 자오연봉의 상징 오카마(お釜)다. 외륜산(분화구를 둘러싼 벽)에 둘러싸인 모양새가 가마(釜)를 닮아 이런 이름을 얻었다. 오카마는 칼데라, 즉 화구호다. 빛과 기온 등 자연조건에 따라 다섯 가지 물빛을 선보인다고 한다. 다만 현재는 출입 통제 중이다. 야마가타에서 오카마 초입까지 가는 아름다운 산길을 자오 에코라인, 오카마 바로 앞까지 가는 유료도로를 자오 하이라인이라 부르는데, 이 길이 겨울철엔 닫힌다. 10월 14일부터 11월 4일까지는 오후 5시까지만 열다 4일 이후엔 완전히 폐쇄한다. 수m 이상 쌓인 눈이 녹는 이듬해 4월 중순 다시 갈 수 있다. 그러니까 10월 어느 마지막 날에 오카마를 간다는 건 절정에 이른 자오연봉 단풍의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것과 의미가 같다. 단풍 지면 눈꽃 아래 온천욕을이제 온천을 말할 차례다. 야마가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긴잔(銀山) 온천이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작가에게 영향을 줬다(혹은 줬을지도 모른다)더라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명성을 얻었다. 지금도 이 소문은 왕성하게 생명을 이어 가고 있다. 긴잔 온천은 사실 ‘인스타그래머블’한 관광지다. ‘사진용 관광지’란 뜻이다. 설경 하나는 ‘끝내준다’. 다만 모든 온천이 개인 료칸에 속해 예약 없이 찾아간 단순 관광객은 온천욕을 즐길 수 없다. 셔틀버스 외엔 산길을 걸어가야 해서 접근도, 예약도 쉽지 않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은 자오 온천이다. 자오연봉 남쪽 끝자락의 온천 지대로, 북쪽의 긴잔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수질이 우수한 데다, 주변에 가볼 만한 여행지도 많고, 대욕장 같은 온천지 특유의 공공 시설도 갖췄다. ■ 여행수첩 -한국에서 야마가타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경유편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환승 소요 시간이 무척 길다.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다소 복잡하긴 해도 여정에 여정을 더한다는 ‘기쁨’이 제법이다. 한국에서 도쿄까지 가는 비행편도, 도쿄에서 야마가타까지 가는 신칸센도 자주 있는 편이라 여정을 꾸리기 쉽다. -일본의 오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건 곰이다. 한국의 숲에선 인간이 최고 포식자이지만 일본에선 다르다. 특히 올해 곰의 습격이 예사롭지 않았다. 예년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폭증해 야마가타 곳곳에서 곰 출몰이 화제였다. 자위대를 동원할 수는 없어 일본 대부분의 지역이 ‘공무원 헌터’를 활용해 곰을 사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단독 행동을 삼가고 곰 퇴치 호루라기나 종 등을 갖고 다니길 권한다. -야마가타역 주변에 맛집이 많다. 가나자와야, 가카시 등은 소고기를 내는 집이다. 점심은 1인당 2만~3만원 수준이지만 저녁엔 무척 비싸다. 야마데라 주변은 거의 전부가 지역 특산 소바집이다. 전북 고창 선운사 앞이 죄다 장어집인 것과 비슷하다. 가급적 ‘이모니’와 함께 내는 소바 정식집을 찾길 권한다. 1인 1만원 정도다. 이모니는 토란을 주재료로 만드는 일종의 장국이다. 도호쿠 주민의 ‘솔 푸드’인데, 지역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야마가타에선 해마다 초가을에 세계 최대 냄비에 이모니를 끓여 주민들이 함께 먹는 축제도 연다. 토란국에 술을 곁들인 뒤 한 해 쌓인 불만을 서로 가감 없이 내뱉는 ‘이모니 모임’도 드문드문 볼 수 있다. 곤약과 체리도 특산품이다. 곤약 당고, 체리 아이스크림 등으로 맛볼 수 있다.
  • [이은경의 과학산책] 잘 만든 과학 콘텐츠, 적극 홍보해야

    [이은경의 과학산책] 잘 만든 과학 콘텐츠, 적극 홍보해야

    올가을에도 많은 지역축제가 열렸다. 그중에는 이름만으로 관심을 끈 김천김밥축제도 있다. 올해 김천김밥축제는 지역축제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과감히 없애고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기획으로 재미있는 축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축제 참가자들은 물론 언론 보도로 이 축제를 알게 된 사람들도 김천을 새롭게 기억할 것이다. 김천김밥축제를 보면서 공공기관의 과학 콘텐츠들도 공급자의 진지함을 벗고 좀더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0년대 들어 그런 시도가 많았지만 성과와 한계를 모두 보여 준다.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과학 대중화도 일방적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를 지향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전국의 국립과학관은 전시 해설, 다른 문화 영역과 과학을 결합한 전시, 강연, 공연, 체험과 실험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어른들도 요즘 과학관에 가면 예전과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뉴미디어 과학 콘텐츠에서도 ‘볼만한 것’이 많아졌다. 과학문화로 방향을 전환한 후에 ‘쉽고 재미있게’ 과학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하려는 시도가 활발했다. 콘텐츠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과학 커뮤니케이션,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이런 정신을 드러내는 용어다. 지금은 셀럽이라고 할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활동 중이다. 그들은 현장 과학자, 교사, 과학 애호가, 인문사회 계열 전공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졌다. 그러나 콘텐츠 소비자, 소통 상대자의 관심사를 이해하고 최대한 그들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반면 공공기관의 과학 콘텐츠는 충실하고 흥미로운 내용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 유공자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한번 살펴보자. 과학기술 유공자는 한국 과학 발전에 큰 공을 세워 선정된 사람들이다. 이들의 삶과 연구에는 시대와 인간과 과학을 아우르는 저마다의 우여곡절과 고군분투의 서사가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이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카드뉴스,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홈페이지와 대한민국 과학기술 유공자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그런데 구독자 수, 조회수를 보면 더 적극적인 홍보와 선택을 받기 위한 과감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숏폼 콘텐츠를 만들거나 좀더 요즘 언어로 섬네일을 작성해 콘텐츠를 소개하는 식으로 관심을 촉발하면 어떨까. 김용관 영상의 섬네일은 ‘일제강점기 과학독립을 꿈꾼 최초의 과학운동가’로 소개하고 있다. 과학운동가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대중이 얼마나 될까. 이를테면 일제강점기의 과학 커뮤니케이터, 아니 일제강점기의 ‘궤도’로 소개하면 과학 콘텐츠 소비자에게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김용관의 업적을 과학 커뮤니케이션으로 국한할 수 없고 영상을 보면 그렇게 오해하지도 않는다. 조금 가벼워 보여도 과감하게 시도해 보는 것이 김용관이 알려지지 못한 채 묻혀 있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이은경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 요리·임장 체험·재정 상담까지… ‘독립청년’ 인생 설계 돕는 영등포[민선8기 이 사업]

    요리·임장 체험·재정 상담까지… ‘독립청년’ 인생 설계 돕는 영등포[민선8기 이 사업]

    ‘목화수라간’ 등 5곳 공유주방 제공퇴근길에 요리 배우고 반찬은 포장청년 전월세 중개수수료 20% 감면재무 아카데미 등 경제적 자립 교육클라이밍·드럼 교실 등 여가 지원도 “부모 곁을 떠나 스스로 삶을 꾸려 가는 청년들, 참 대단하지요. 하지만 칭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제대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청년을 ‘독립청년’이라고 부른다.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 홀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청년을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긴 표현이다. 최 구청장이 구정을 이끈 이후 영등포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대학 캠퍼스 하나 없는 도시지만 구의 청년 인구 비율은 35%가량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다. 젊은 인구가 많은 만큼 구는 지난해 ‘청년 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는 전담 조직인 ‘청년정책과’를 신설하며 청년 중심 행정 체계를 구축했다. 영등포의 청년 정책은 ‘의식주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 최 구청장은 “추상적인 이야기보다 청년이 지금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이 곧 의식주”라고 설명했다. 구는 특히 ‘먹는 문제’에 주목했다. 월세와 교통비 등 고정 지출을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지출은 식비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청년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퇴근길 청년 한 끼’ 프로그램은 퇴근길에 들러 요리를 배우고 반찬을 포장해 갈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인 가구 소셜 다이닝’과 ‘요리하는 영일이’ 등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도 운영해 청년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돕는다. 이를 위해 문래동 ‘목화수라간’, 영등포동 ‘함께쿡쿡’ 등 5곳의 공유주방을 만들었다. 청년에게 직접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비싼 외식비 부담을 줄이고, 지역 공동체와의 유대도 강화하고 있다. 음식 배달비 부담 완화를 위해 69억 5000만원 규모의 ‘영등포 땡겨요 상품권’도 발행했다. 땡겨요 상품권과 앱을 함께 사용하면 기존 배달 앱보다 최대 30% 저렴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여기에 ‘땡배달’도 도입해 배달 수수료를 최대 900원까지 낮췄다. 청년 주거 안정 역시 핵심 과제다. 구는 ‘주거가 안정돼야 삶이 시작된다’는 최 구청장의 의지에 따라 도림브라보와 포레나 당산 등 4곳(총 1333가구)의 청년주택을 운영 중이다. 2028년까지 대림역 인근에 597가구 규모의 신규 청년주택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청년주택은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임대료도 합리적이어서 만족도가 높다. 또한 영등포에 살거나 전입할 예정인 19~29세 청년은 전월세 계약 시 중개수수료 2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현장 중심 임장 체험’도 운영한다. 청년들은 공인중개사와 함께 권역별 오피스텔과 원룸을 직접 방문해 시세 비교와 입지 분석, 계약 시 유의 사항 등을 배운다. 일조량과 소음, 누수 여부까지 스스로 체크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경제적 자립을 위한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전 경제 교실’, ‘재무 아카데미’ 등을 통해 청년이 스스로 재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재정 상담이 필요한 청년에게는 전문가와의 일대일 맞춤 상담도 제공한다. 최 구청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재무 상담을 받는 청년이 많다. 수입과 지출을 점검해 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설계하는 눈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구는 건강과 여가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1인 가구 청년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하고, 러닝 크루·클라이밍 교실 등의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울러 다도 명상 클래스, 드럼 입문 교육, 인생사진 원데이 클래스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해 청년들이 바쁜 일상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지하철 7호선 신풍역 인근에 있는 신길동 비스타동원 청년주택 2층엔 청년 특화 문화 공간 ‘문화라운지 영’을 마련했다. 이곳을 찾는 청년들은 영화 감상과 퍼스널컬러 진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최 구청장의 목표는 ‘청년이 잘사는 도시’다. 청년은 도시의 현재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에 구는 청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이들의 합리적인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실제 ‘임신 전 가임력 검사비 지원 사업’이 조기 종료됐다는 민원을 들은 최 구청장은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추경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재개했다. 여기에 취업과 재테크, 결혼과 육아 등 맞춤형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영등포 청년 네이버 카페’도 개설하면서 청년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들의 현실적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구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영등포구를 청년이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이자 도전이 존중받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우리는 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과를 먹고 있을까

    우리는 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과를 먹고 있을까

    한국, 외국보다 경작면적 너무 작아스마트 농업 등 기술 도입 쉽지 않아대체 품종 개발 더뎌 경쟁력도 저하농업도 미래 산업… 세대교체 시급 2018년 시작된 미국·중국 무역 전쟁의 중심에는 반도체·희토류 등 미래 산업 핵심 소재들이 있다. 그래서 기술 패권 경쟁으로 불리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은 의외의 품목이었다. 미국 정부가 첨단 기술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정부는 대두(콩)로 맞대응했다. 미국산 대두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대두 관세를 높이고 브라질산 수입량을 늘리자 미국 농가는 타격을 입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지지 기반도 흔들렸다. 결국 양국은 관세 인하와 농산물 구매를 맞바꾸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인공지능(AI) 기술 중심의 미래가 열리지만 ‘식량 안보’ 개념 역시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기후변화, 물 부족, 해양 산성화 등으로 식량 생산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식량 안보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 위원회와 연구기관 등에서 식량 문제를 연구하고 농업정책 개발을 한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이 식량 안보의 관점에서 한국 농업의 현실을 진단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발표하는 세계식량안보지수(GFSI)에서 한국은 2022년 기준 70.2점으로 113개국 중 39위다. 가용성(식량 규모)은 11위이지만 경제성(가격)과 품질 및 안전성은 각각 51위, 50위다. 식량 자체는 충분하지만 가격이 높고 영양과 식품 안전에 대한 국가 정책이 미흡하다는 의미다. 국가별 생활물가 자료를 제공하는 플랫폼 ‘넴베오’에서 한국 식료품 물가는 세계 6위(2025년 초)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와 사과를 먹으며 소고기와 양파는 두 번째로 가격이 높다. 원인은 한국 농업의 구조적 특성에 있다.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 각국은 경지 면적을 확대하고 첨단 기술을 도입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추진했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 60년간 농가당 평균 경작 면적을 2~5배 이상 넓혔다. 네덜란드 41.4헥타르(㏊), 독일 61㏊, 덴마크 83㏊ 등이다. 일본도 20년 사이 농가별로 분산된 농지를 재조정해 두 배 이상 키운 3.6㏊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1.5㏊(2023년 기준)로 40년 사이 1.5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작 면적이 작으니 스마트 농업과 자율주행 농기계 등 경제성과 생산성을 높일 기술을 사용하기 어려워 변화가 쉽지 않다. 쌀 수요가 줄어들자 벼를 심던 자리에 사과나무가 들어섰다. 논밭이 하나둘 과수원으로 변하고 부사(사과) 재배가 번졌지만 기후변화로 사과 당도는 예전 같지 않다. 2000년대 초부터 부사 작황이 위태로워 수요가 줄어드는데도 다른 품종을 개발하려 노력하기보다는 그저 사과나무를 심어도 되는지만 묻는다. 영세한 농가 규모, 낮은 기계화율, 대체 품종 개발 미흡 등 농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짚은 저자는 농업 개혁으로 시선을 돌린다. “좁은 땅에서 작물을 키우는” 전통 산업이 아니라 잠재력을 갖춘 미래 산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든가 “지속 가능한 농업 경영 주체”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법인 단체경영체가 청년농을 고용해 기술과 경험을 제공하고 자립 자금을 지원해 독립시키면서 지역 농업의 세대 교체를 이루는 방식도 눈에 띈다. 저자는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 묻고 답하며 책을 썼다. 그만큼 현재 농가 현실이 생생하게 보인다. 식료품 물가는 으레 오르는 것인 데다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시대 흐름이라고 여겼던 시각을 바꾸는 데 이 책의 의미가 있다.
  • “지역 자원 연결 청년 중심 관광 모델… ‘소멸 위험’ 아산 도고에 젊음의 온기”[삼성 청년희망터와 내일을 만드는 청년들]

    “지역 자원 연결 청년 중심 관광 모델… ‘소멸 위험’ 아산 도고에 젊음의 온기”[삼성 청년희망터와 내일을 만드는 청년들]

    “청년이 머물며 함께 즐기고 일하는 마을을 만들고자 합니다.” 충남 아산에서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ONUS)를 이끌고 있는 최낙원(32) 이사장은 지역 청년들과 손잡고 새로운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청소년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그는 2019년 우연히 시작한 카페 운영을 계기로 지역의 청년 사업가들과 연결됐다. 그 만남이 지역 재생의 씨앗이 됐다. “아산은 청년 인구가 늘고 있는 젊은 도시이지만, 그중 도고면은 소멸 위험이 큰 지역입니다. 개발이 동부권에 집중되면서 서부 지역은 활력을 잃었죠. 그래서 도고에 젊음의 온기를 불어넣고자 했습니다.” 2021년 그는 뜻을 함께하는 청년들과 온어스를 세웠다. 이름에는 ‘지역(On)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Us)’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온천과 세계꽃식물원, 옹기체험관 등 도고에는 지역 자원이 많다는 점에서 해법을 찾았다”며 “지역 자원을 연결해 청년이 중심이 되는 관광 모델을 만들자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삼성의 ‘청년희망터’ 3기(2024년) 참여는 전환점이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고의 명소 5곳과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 ‘픽키지’(Pickage)를 개발하고 마을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숙박 시설로 활용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1000여명이 다녀갔다. 최 이사장은 “단순한 여행 상품이 아니라 지역을 함께 살아 보는 경험으로 기획했다”며 “청년의 손으로 일궈 낸 작은 시도가 모이면 지역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도고형 청년 창업 허브’ 구축이다. “지속 가능한 지역은 청년이 머무를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청년,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힘을 합친다면 도고는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용산구, 서울역 쪽방주민과 함께 재난 대피 훈련

    용산구, 서울역 쪽방주민과 함께 재난 대피 훈련

    서울 용산구는 안전 취약계층인 쪽방주민들의 재난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지난 4일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화재 및 자연재난 대피훈련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용산구청과 서울역쪽방상담소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재난 발생 시 주민들이 신속하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실전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서울역 쪽방주민 30명이 참여했다. 참가 주민들은 화재 대피 및 소화기 사용법, 완강기 이용법, 실내외 지진체험, 붕괴 탈출 실습, 태풍·풍수해(강풍·폭우·급류탈출) 등 재난 상황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대응법을 익혔다. 한 쪽방 주민은 “평소엔 막연히 두렵기만 했던 재난 상황을 직접 경험해보니 실제로 대피하는 요령을 알게 돼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쪽방 주민들은 재난에 특히 취약한 만큼 실질적인 훈련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주거취약계층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용산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WS 우승 ‘금의환향’ 김혜성 “데뷔 시즌 내 성적은 30점, 70점 모두 채워 갈 것”

    WS 우승 ‘금의환향’ 김혜성 “데뷔 시즌 내 성적은 30점, 70점 모두 채워 갈 것”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에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까지 경험하고 돌아온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소 아쉬웠던 올해를 돌아보며 더 성장한 새 시즌을 기약했다.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온 김혜성은 입국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너무 재미있고 좋은 경험 많이 하고 돌아왔다”면서도 올 시즌 자신의 성적을 ‘30점’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했고, 앞으로 더 나아갈 길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모든 부분에서 더 나아져서 100점을 채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진출한 김혜성은 시즌 초반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했다. 5월 마침내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올랐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정규시즌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등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벤치만 지키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대주자와 WS7차전 연장 11회 대수비로 두 번 그라운드를 밟았다. 정규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김혜성은 백업 멤버로 팀의 가을야구 전 경기에 동행하고 우승의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함께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꿈의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일단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 무대에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그 분위기를 함께 즐겨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저스의 우승을 확정 짓는 연장 11회 말 수비 상황에 대해서는 “(2루) 베이스 근처 땅볼이었기 때문에 무키 베츠가 직접 베이스를 밟고 (1루로) 던지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네가 직접 해라’고 콜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유격수 베츠는 팀이 5-4로 앞선 1사 1, 3루 상황에서 2루 커버를 들어온 김혜성에게 토스하지 않고 직접 병살 수비를 완성했다. 아울러 올겨울 빅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송성문(키움 히어로즈)과 강백호(kt 위즈)에게는 “목표가 있고 꿈이 있다면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 엄마가 12살 딸 손잡고 간 곳은 日퇴폐마사지샵…태국 소녀 인신매매·성착취 ‘발칵’

    엄마가 12살 딸 손잡고 간 곳은 日퇴폐마사지샵…태국 소녀 인신매매·성착취 ‘발칵’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지난 9월,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출입국재류관리청에 어린 외국인 소녀가 찾아왔다. 소녀는 직원에게 “학교에 다니고 싶다”라며 자신을 구해달라고 간청했다. 태국 북부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었던 소녀는 지난 6월 영문도 모른 채 엄마 손에 이끌려 난생 처음 일본엘 갔다. 15일짜리 단기 체류가 가능한 관광비자로 입국한 모녀가 곧장 향한 곳은 ‘릴랙스 타임’이라는 도쿄 내 태국 마사지 업소였다. 다음 날, 소녀의 어머니는 딸만 남겨둔 채 자취를 감췄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 덩그러니 버려진 소녀는 이후 석 달 간 끔찍한 성착취에 시달렸다. 태국 마사지샵 간판이 내걸린 업소는 실은 퇴폐 마사지 업소였고, 업주는 소녀를 주방 공간에서 재우며 성매매를 강요했다. 업주가 6월 말부터 7월 29일까지 33일간 소녀를 동원, 약 60명의 남성 고객을 상대로 벌어들인 돈은 약 62만 7000엔(약 59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 중 일부는 소녀의 어머니 계좌로 송금됐다. 소녀의 어머니는 소셜미디어(SNS)로 종종 딸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소녀가 “밥을 먹고 싶다”라고 문자를 보내자, 업주를 통해 소액의 현금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데리러 오겠다”던 어머니는 몇 달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소녀는 같은 마사지 업소의 외국인 동료들에게 “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상담하며 탈출구를 찾았다. 그러나 동료들은 이미 15일 체류 기간이 지나, 붙잡히면 불법체류 혐의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만류했다. 소녀는 언젠가 어머니가 자신을 꼭 데리러 올 것이라고 믿었지만, 어머니는 8월 다른 업소를 소개할 뿐이었다. 결국 소녀는 9월 중순 용기를 내 혼자 출입국관리소를 찾아갔고 “태국으로 돌아가 학교에 다니고 싶다”라며 그간의 끔찍한 경험을 털어놨다. 관련 내용을 접수한 현지 경시청은 압수수색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소녀의 어머니는 딸을 퇴폐 마사지 업소에 팔아넘긴 뒤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녀는 태국에서 조부모, 여동생과 함께 살며 중학교에 다녔는데, 가족과 따로 살며 성노동에 종사하던 어머니가 돌연 일본행을 제안했다고 한다. 심지어 친모는 딸에게 성매매 방법까지 직접 가르친 것으로 확인됐다. 소녀는 일본에 도착한 첫날, 어머니가 자신에게 성매매 방법을 가르쳐주며 업소에서 일하라고 지시한 뒤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지난 7월 11일 일본에서 출국한 소녀의 어머니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상태다. 경시청은 일단 인신매매 및 성착취 혐의로 마사지 업소 사장 호소노 마사유키(51)를 체포하는 한편, 인신매매 브로커에 관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소녀가 경시청에 적발된 외국인 인신매매 사건 중 최연소 피해자라고 전했다. 경시청 관계자는 “어린 소녀가 일본으로 끌려와 성착취를 당하고 있었다”며 “인권을 무시한 인신매매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해마다 60건 안팎의 인신매매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일본인 58명을 포함해 66명(여성 57명)이 인신매매 피해를 당했다. 이 중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41명이나 됐다.
  • 한국관광공사도 반한 ‘순천만 흑두루미 탐조여행’

    한국관광공사도 반한 ‘순천만 흑두루미 탐조여행’

    전남 순천시가 운영하는 ‘순천만 흑두루미 탐조여행’이 한국관광공사가 주목한 로컬 체험관광 콘텐츠의 대표 상품으로 소개되며 순천의 생태철학을 담은 특화 여행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로컬 특색 콘텐츠를 발굴·홍보하는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순천만 흑두루미 탐조여행이 대표 상품으로 선정돼 전국에 소식을 전했다. 흑두루미 탐조여행은 단순한 철새 관찰을 넘어 자연과 사람의 공존이라는 순천의 도시 철학을 체험으로 구현한 프로그램이다. 철새 도래지인 순천만 습지를 배경으로 전문 해설사와 함께 흑두루미 서식지를 관찰하고, 일몰을 감상하며 순천만의 생태적 감수성, 자연이 주는 쉼과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시 관계자는 “흑두루미의 귀환은 단순한 생태현상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신뢰하며 조화를 이루는 계절의 약속이다”며 “탐조여행을 통해 순천이 추구하는 생태철학과 치유도시의 방향을 시민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만에는 매년 7600여마리의 흑두루미가 찾아오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개체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시는 철새 서식환경 보전과 생태관광의 균형을 위해 ‘람사르습지 도시’로서의 책임과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 빨래 ‘이렇게’ 하다간 큰일?…기생충 ‘드글드글’ 피부까지 파고든다

    빨래 ‘이렇게’ 하다간 큰일?…기생충 ‘드글드글’ 피부까지 파고든다

    “옷을 다림질하지 않고 그냥 입는 것은 기생충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룬드파리(Lund’s fly) 유충이 사람의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구더기증(Myiasis)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룬드파리는 습하고 어두운 환경에 알을 낳는 특성이 있어, 건조 중인 젖은 옷이나 침구류가 이상적인 번식 장소가 된다. 이 알이 피부에 닿으면 유충이 인체로 침투하면서 감염이 시작된다.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수의대의 토니 골드버그 교수는 “지인이 베개를 다림질하지 않아 얼굴에 유충 50마리가 붙은 채로 깨어난 사례도 있었다”며 일상 속 감염 위험을 강조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여행 빈도 증가와 기후 변화로 룬드파리 유충 감염은 점점 흔해질 수 있다”며 “이는 더 이상 열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골드버그 교수 자신도 과거 아프리카 우간다 키발레국립공원 방문 후 겨드랑이에서 룬드파리 유충이 발견되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그는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파리가 작고 갈고리처럼 생긴 입으로 살을 파고든다”며 “구더기는 구멍을 만들고 구더기가 커지면 움직이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마치 공포 영화에 나오는 임신 장면같았다”고 회상했다. 감염이 발생하면 유충은 갈고리 모양의 입으로 피부를 파고들며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피부 속에서 꿈틀대는 움직임, 부종과 염증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조직 괴사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골드버그 교수에게 사진을 보내 기생충을 식별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 중 절반 정도는 망상성 기생충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라고 골드버그 교수는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망상성 기생충증은 피부 등에 기생충이 있다고 믿는 심리적 장애로, 의사들이 “기생충이 없다”며 더 이상 조사하지 않아 답답해하는 경우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모든 옷과 침구류는 반드시 다림질 등으로 열을 가해 살균해야 하며 해외여행 시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감염이 의심될 경우 병변 부위에 바셀린을 발라 유충의 호흡을 차단하는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직접 짜거나 긁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골드버그 교수는 “기생파리 연구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다가오는 감염병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경고”라며 “젖은 빨래가 감염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 당신의 ‘절친’이 해마다 줄어드는 이유…우정에도 ‘이것’ 필요하다 [라이프]

    당신의 ‘절친’이 해마다 줄어드는 이유…우정에도 ‘이것’ 필요하다 [라이프]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 친구와 손절해야 할까요?” 인터넷 게시판에 종종 올라오는 질문이다. 어찌 보면 ‘내 편을 들어 달라’는 하소연에 가까울 수 있다. 손절이 아니더라도 살다 보면 가까운 친구와 소원해지거나 뜸해지는 순간을 마주한다. 어느새 주위를 둘러보면 가깝다고 자신할 만한 친구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느낄 수도 있다. ‘나만 그런 걸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대부분이 언제나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3.6명에 불과하다고 느끼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든 결과라고 답했다. “지난 10년간 8.7명의 절친을 잃었다” 뉴욕의 시장조사업체 ‘토커 리서치’(Talker Research)는 지난 8월 15~21일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친구 관계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0명 중 7명(69%)은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친구가 많아지기 어렵다’고 답했다. 가깝다고 여기는 친구의 숫자는 평균 3.6명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친구와 연락도 뜸해지고 우정도 식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10년 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가 몇 명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약 9명(8.7명)의 친구와의 우정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평균적으로 1년에 1명 정도 가까운 친구를 잃은 셈이다. 친구를 잃는 일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흔하게 나타났다. Z세대는 지난 10년 동안 우정이 사라진 횟수에 대해 10.4회라고 답해 베이비붐 세대(7.7회)보다 많았다. 남녀 간 차이도 뚜렷했다. 남성은 지난 10년간 9.6명의 친구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생각하는 숫자(7.8명)보다 높은 수치다. 소원해진 이유 1위는 ‘지리적 거리’ 그렇다면 친구를 잃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가장 큰 이유로 꼽힌 것은 ‘지리적 거리’였다. 응답자의 절반(50%)이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것을 친구를 잃게 된 이유로 생각했다. 그 다음으로는 ‘인생의 전환기’(48%)가 꼽혔다. 학업이나 결혼, 취업 등으로 일상이 크게 변하면서 친구와 멀어졌다는 것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로 많은 응답은 연락이 뜸해진 것이었다. ‘친구가 먼저 연락을 끊었다’가 40%, ‘내가 연락을 끊었다’가 35%였다. 그 다음으로는 ‘시간 부족’(25%), ‘가치관의 변화’(22%) 그리고 그밖의 이유(8%)였다.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가장 많이 경험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지리적 거리’를 더 많이 답했다. “꾸준히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세요” 조사를 의뢰한 ‘올 인 블룸 테라피’의 운영자이자 임상 심리학자인 카일리 슬리거는 “성인이 되고 나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친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요즘은 삶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SNS)와 같은 가상 세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며,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새롭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데 모두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으로 지역 사회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취미 모임이나 지역 행사, 자원 봉사, 직장 행사, 지역 페이스북 그룹 등의 활동이다. 슬리거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세상에는 외로움을 느끼며 우정을 찾는 어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는 조금 불편하거나 어색함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오래가는 우정을 쌓으려면 노력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세요.” “일단 관계를 맺었다면 꾸준히 안부를 묻고, 호기심을 갖고, 상대방을 알아가고, 상대방에게 중요한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력하세요.”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는 없겠지만, 당신의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들을 찾아보세요!”
  • 김용일 서울시의원, 경제실 행정사무감사서 청년인턴 정규직 전환 저조 및 비더비 공간 활용 효율성 지적

    김용일 서울시의원, 경제실 행정사무감사서 청년인턴 정규직 전환 저조 및 비더비 공간 활용 효율성 지적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일 의원(서대문구 제4선거구,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열린 경제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주용태 경제실장에게 청년인턴 직무캠프의 정규직 전환율 저조와 비더비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질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청년인턴 직무캠프 사업의 만족도는 높지만, 정규직 전환율이 50% 미만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서울시가 올해부터 정규직 전환율 대신 취업연계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지표를 달리한 것에 대해 ‘꼼수’ 같은 느낌이 든다고 지적하고 “비록 인턴십 기업에서 일 경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취업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DDP 내 뷰티 기업 플랫폼 역할을 하는 ‘비더비(B the B)’ 공간 활용 문제를 두고, 비더비 사업이 좋은 반응과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디자인재단과의 3년 계약이 내년 말로 종료되는 시점에 공간 활용을 두고 양 기관 간 의견 충돌이 있는 점을 지적하며 “DDP 내 비더비 공간은 F&B 시설보다는 뷰티기업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 더 나을 것 같다”라며 “객관적인 성과 분석을 통해 공간의 효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콩제슬래드, 신세계 센텀시티점 팝업스토어 오픈…강남 이어 부산으로 접점 확대

    콩제슬래드, 신세계 센텀시티점 팝업스토어 오픈…강남 이어 부산으로 접점 확대

    덴마크 프리미엄 유아동복 브랜드 콩제슬래드(Konges Sløjd)가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에 이어, 11월 7일부터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6층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 지난 9월 롯데백화점 잠실점 정식 매장과 강남 팝업을 통해 수도권 내 브랜드 접점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부산 센텀시티점을 통해 전국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행보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감성을 담은 공간에서 주요 인기 제품과 시즌 신상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존에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재감과 실루엣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팝업 기간 동안 전 상품 할인 혜택과 함께 주차별 시그니처 라인 특별가가 제공되며, 베이비라인·키즈라인으로 구성된 할인 품목은 부산 팝업 한정 혜택가로 선보인다. 상세 일정과 프로모션 정보는 콩제슬래드 공식 카카오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운영사 엘링크의 진광용 본부장은 “강남에 이어 부산 센텀시티점 팝업스토어는 콩제슬래드의 감성과 무드를 더 많은 지역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한 확장형 시도”라며 “단순 판매를 넘어 브랜드를 공간으로 경험하는 장으로서, 고객들이 현장에서 콩제슬래드만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체감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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