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분야별 대책/ 의약분업 전철 안밟게 “”시중””
공공부문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관련기관 및 단체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공무원 복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선 관련규정 검토와 파급효과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고,노사정위 등에서도 사회적 파장 등에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시작됐다.
■공공부문=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공무원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했을 때 일반 국민들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겠느냐는 점이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공무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시각은 아직도 공복(公僕)”이라면서 “그런데 공무원이 먼저‘놀겠다’고 했을 때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반 행정기관보다 연구·교육훈련기관 먼저 실시한 뒤점차 확대하겠다는 것도 이러한 고육책의 일환이다.연구·교육훈련기관-일반 관청-소방·지도단속 기관 등 3단계로나눠 점진적으로 도입하자는 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는 휴일인데도 29일 기획관리실장과 인사국장 등 실무라인이 첫 회의를 갖고,파급효과 등을감안한 향후 일정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회의에선 좋은취지로 실시한 제도가 자칫 잘못하다간 역풍을 맞을 수도있다는 판단아래 단계 실시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일반 행정기관으로 확대하는 것도 먼저 시범 기관을 선정,실시한 뒤 효과를 보면서 차분히 도입하자는 방침을 세웠다.의약분업과 같이 ‘졸속시행’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공직사회의 주5일 근무제는 빨라야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지방까지 포함,전체 행정기관까지전면적인 실시는 2003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5일 수업제=교육인적자원부는 ‘주5일 수업제’의 실시에 대해 일단 신중론을 펴고 있다.공공기관이나 기업체등 모든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가 이루어진 뒤에야 주5일 수업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고위관계자는 “부모가 직장에 나가면 학생들은집에서 놀거나 학원을 전전할 수밖에 없어 사회문제가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시행하더라도 농어촌,중소도시,대도시의 교육여건이 다른 만큼 단계적인 실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주5일 근무제 내년 전면 실시’라는 전제 아래 주5일 수업에 대해 ▲2002년 후반기 단계적 실시 ▲2003년 단계적 실시 ▲2005년 전면 실시 등 3개안을 마련해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아울러 지난 3월 서울 4곳을 비롯,전국적으로 29개 초·중·고교를 주5일 수업제 연구학교로 지정,오는 2003년 2월까지 2년 동안 시범 운영에 들어간 상태이다.
특히 교육부는 현행 6·7차 교육과정이 주6일 연간 220일수업을 기준으로 편성됐기 때문에 주5일 수업제의 시행을위해서는 전면적인 관련 법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체험학습·놀이시설·문화시설 등 사회의 교육적 인프라구축 미흡으로 토요일에는 학생들의 지도공백을 불러일으키거나 학원수강 등 사교육비의 증가를 부추길 우려가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및 기업=우리의 기업환경으로 볼 때 주5일근무제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공기업부터 먼저 시행에 들어가더라도 공공기관과 업무상 관련이 많은 업체도 덩달아시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적지 않은 부작용이 예상된다고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측은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나가능한 주5일 근무제를 수출주도형의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기에는 무리”라고 반대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경련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경총은 “노사정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주5일 근무제에대해 기초합의문을 작성한 만큼,무턱대고 반대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면서 “공기업이 먼저 시행에 들어갈 경우민간기업은 다소 시간적 여유를 갖고 효율적으로 대처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 당사자인 삼성·LG 등주요 대기업 및 중소업체들은 “주·야간 교대근무로 돼있는 생산현장의 경우 단순한 인건비 문제뿐만 아니라 시설·생산공정의 틀을 다시 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특히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근로시간이 주44시간에서주40시간으로 줄어드는 만큼,임금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추 박홍기 주병철기자 sch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