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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열전 2012] 행정안전부(상)

    [공직열전 2012] 행정안전부(상)

    공직사회를 끌어가는 주역들에게 쏠리는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서울신문이 정부 부처를 움직이는 핵심 공직자들의 면면과 활약을 매주 2회(월·목) 게재한다. 정책 결정권을 쥔 고위직은 물론 능력자로 촉망 받는 실무 과장급까지, 이들의 동선을 출입기자들이 생생히 포착했다. 행정안전부는 1998년 내무부와 총무처가 합쳐져 공무원 인사·조직과 지방행정을 아우르는 거대 부처가 됐다. 인사 업무가 중앙인사위원회로 분리됐으나 2008년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다시 돌아왔고, 여기에 비상기획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일부 기능까지 흡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행안부 조직은 크게 2개 축으로 나뉜다. 정부조직·인사 등은 1차관 소속이다. 지방업무는 2차관이 맡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넘어온 정보문화 기능은 1차관 소속이고, 비상기획위원회 일부 기능은 2차관 아래에 있다. 지휘 라인을 따지면 2개 축이지만 엄격히 따져 기능상으로는 3개 축이다. 조직 융화 차원에서 여러 차례 순환 인사를 단행했지만 뿌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분야별로 경쟁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내무부-총무처 라인 편 가르기가 없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는다. 간부들이 다른 부처와 달리 지방자치단체 근무 경력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큰 틀은 장관 아래 1, 2차관-차관보-5실·3국장 체계다. 서필언(행시 24회) 1차관은 총무처 행정 사무관으로 시작해 울산 행정부시장을 거쳤고, 조직·인사·기획조정실장을 두루 거친 ‘행정통’이다. 전자정부 본부장도 역임해 1차관 소속 모든 업무를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삼걸 2차관은 서 차관과 행시 동기. 행정자치부 시절 ‘트리플 크라운’(3대 요직)으로 불렸던 행정과장·재정경제과장·감사과장을 모두 거친 지방행정 전문가다. 덕수상고를 졸업해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밤에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한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경옥(행시 25회) 차관보는 전북도 물가지도계장으로 시작해 지방공무원교육원 조사담당관, 행자부 지방이양팀장, 자치제도과장, 자치행정과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 행정부지사에서 국가기록원장으로 나갈 때는 본부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지만 기관 운영자로서의 경험을 쌓고 본부로 복귀한 케이스다. ●지방행정 경험 등 필수 기획조정실은 정재근(행시 26회) 실장이 이끌고 있다. 대변인 출신답게 자신의 업무 분야뿐만 아니라 부처 내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매뉴얼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상인(행시 26회) 조직실장은 정 실장과 함께 서 차관의 뒤를 이을 인물로 꼽힌다. 역시 대변인을 역임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부혁신 아시아센터 소장과 제주 행정부지사 등을 지냈다. 온화한 성품과 합리적인 업무 지시로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전충렬(행시 27회) 인사실장은 누구나 인정하는 ‘인사통’이다. 그를 처음 대면하는 후배들은 ‘무섭다’는 인상을 받지만 ‘업무 처리에 막힘이 없이 시원시원하다’는 평가로 바뀐다. 최근 단행한 대규모 인사 때에는 비선호 부서에서 일한 직원들을 인기 부서로 꼽히는 인사실로 배치해 내부 게시판에 감사의 글이 오르기도 했다. 장광수(행시 24회) 정보화전략실장은 정보통신부 정보화기반과장, 인터넷정책과장, 제2 정부통합전산센터추진단장 등을 역임했다. 행안부로 옮겨 와서는 정보보호정책관과 정부통합전산센터장을 지냈다. UN 전자정부평가 2회 연속 세계 1위, 전자정부 수출 확대를 통한 전자정부 한류 확산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육군사관학교(33기) 출신의 장석홍 재난안전실장은 육군본부 정책실장, 육군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2010년 12월부터 전국을 휩쓴 구제역 파동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펼친 재난 대응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송귀근(행시 23회) 국가기록원 원장은 고시 출신 가운데 가장 선배다. 김정삼(행시 26회) 지방행정연수원 장도 지방행정의 주요 자리를 두루 거친 만큼 요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자체와 중앙행정의 가교 3局 3개 국(局)업무는 지방자치와 관련이 깊다. 3명 국장 모두 현안 지방행정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꼽힌다. 박동훈(행시 28회) 지방행정국장은 지방혁신전략팀장과 자치행정팀장 등을 거치며 지방행정을 익혔다. 대통령실 행정자치비서관 선임행정관과 행안부 대변인을 역임해 정무적 감각을 갖췄고, 머리 회전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병찬(행시 28회) 지방재정세제국장은 대전시에서 공직을 시작해 청와대 행정관, 행자부 법무담당관, 행안부 대변인, 성과후생관, 지방행정연수원 기획지원부장 등을 지냈다. 온화하면서도 꼼꼼한 일 처리와 뛰어난 친화력이 조직 내 강점으로 꼽힌다. 지자체 재정 위기 타개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심보균(행시 31회) 지역발전정책국장은 직장협의회가 선정한 ‘베스트 상사’에 뽑힌 ‘젠틀맨’이다.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업무는 신중하고 깔끔하게 처리한다는 평을 받는다. 자전거 대축전과 4대강 자전거길 통합개통 행사를 이끌었고 전통시장 활성화와 마을기업 운영 등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선공 鄭… 여야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후보등록

    선공 鄭… 여야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후보등록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1일 여야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 의원이 후보 등록을 서두른 것은 자신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대항할 만한 적임자라는 판단하에 대권가도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대선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나라 안팎의 살림이 쉽지 않은 요즘에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면서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명함 배포, 선거 홍보물과 공약집 발송, 선거사무소 설치 등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정 의원의 예비후보 등록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공식선언을 한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여야 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박 위원장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정 의원은 출마 선언 이후 박 위원장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을 기점으로 정 의원의 대권행보 역시 불이 붙었다. 당장 2일부터 주말인 5일까지 광주를 시작으로 목포, 여수, 창원, 부산, 울산 등 호남권과 영남권을 차례로 방문하는 ‘민생경청투어’에 나선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민생투어는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과의 화합을 주제로 한 것”이라면서 “비정규직 근로자와의 만남, 중소기업 애로사항 청취, 장애인복지관 봉사 등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경청 李… 당내 상황엔 말 아끼며 충청도 찾아 민심 청취

    경청 李… 당내 상황엔 말 아끼며 충청도 찾아 민심 청취

    ‘당 안에서는 비판, 당 바깥에선 조용한 민생 탐방’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최근 대권 행보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1일도 충청도에서 민심을 청취했다. 이날 이 의원은 충남 당진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하나로모터스를 방문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고충을 들은 뒤 서산시 율곡리 마을, 예산 수덕사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대선 구상을 가다듬었다. 앞서 지난달 25일 부산을 시작으로 26일 경북 의성, 27일 충북 충주, 28일 전남 구례·전북 익산, 30일 경남 함안·사천 등 전국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2010년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지방을 돌며 이동신문고를 열고 주민들의 민원을 수렴한 뒤 즉석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했던 콘셉트를 연상케 한다. 그는 민생 탐방 현장에선 당내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언론을 향해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틈틈이 각을 세우고 있다. “대선이라는 것에 매달려 1인독재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심화시켜 놨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대내외적인 명분을 착착 쌓아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강한 무기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7일까지 전국 탐방을 끝내고 10일쯤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캠프 조직 및 인원 구성, 선거 사무실 개소 등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2일엔 강원 동해시 묵호항 어시장 및 동해시청을 방문한 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챙길 예정이다. 이어 춘천 현지 마을회관에 묵는 등 서민 행보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임성남 전격 訪中… 北핵실험 저지 3각공조?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3일 중국을 방문한다. 3~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와 비슷한 시기에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 이뤄진 것은 중국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저지하려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처음으로 임 본부장의 전격 방중이 이뤄지면서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일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기술적으로는 언제라도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 버튼을 누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도록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 본부장이 2~3일 방중,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북·중 간 고위급 회담이 있었으니 이에 대해 경청하고,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상황 평가 및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협의하는 등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임박 징후가 있어 임 본부장이 전격 방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북한이 지금 핵실험 등 도발을 하지 않는 것이 북한에도 이로울 것”이라며 “우리는 물론 미국도, 중국도 현재로서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토사 등 움직임이 있지만 뚜렷한 핵실험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북한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고 언제라도 스위치를 누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한편 중국 군수업체가 북한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미사일 운반 차량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중국 업체가 북한에 수출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상업용과 군수용이라는 이중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그러나 한·미 등 국제사회가 중국에 더 이상 판매하지 말 것을 경고했으며, 이 같은 상황이 중국의 북한제재위원회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북한제재위는 1일(현지시간)까지 대북 제재 대상을 추가 지정, 안보리에 보고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CEO “교통난 해결 방안 절실합니다” 구청장 “진입로·지하도 만들겠습니다”

    지난 26일 금천구 가산동 대륭테크노타운12차 3층에서는 어느덧 12회를 맞은 ‘기업인과의 대화’가 열렸다. 홍인천 대륭테크노타운12차 최고경영자(CEO) 협의회장 등 기업인 10명이 참석해 활발하게 대화했다. 이들은 “수출의 다리 교통난과 단지 내 문화 시설 확충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차성수 구청장은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대표적 상권인 ‘패션-정보기술(IT) 문화존’을 중심으로 한 식당가 및 멀티플렉스 영화관 유치 방안을 설명했다. 서울시 등과 협의해 수출의 다리 주변 도로 진입로 확충 방안과 지하차도(디지털3단지~두산길) 확보 등 G밸리 광역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G밸리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1호선으로 인한 교통 체증을 풀기 위해 정치권과 연대해 1호선 지중화를 포함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인과의 대화’는 서울 IT 분야 메카로 불리는 G밸리 입주 기업의 애로점을 현장에서 직접 듣기 위해 차 구청장이 고안한 아이디어다. 금천구 관내에는 G밸리 2·3단지 기업이 들어섰다. 차 구청장은 1~2시간 정도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간단한 점심식사와 곁들여 기업인들의 얘기를 경청한 뒤 문제가 있으면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강하구 철책 제거 지역 박물관·선착장 등 난개발

    한강하구 철책 제거 지역 박물관·선착장 등 난개발

    한강 하구의 철책선 제거 작업이 시작되면서 지자체들이 각종 이권사업 계획을 발표해 난개발 우려를 낳고 있다. 애초 한강 하구에 인접한 고양시와 김포시는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철책선이 제거되면 시민 휴식 공간과 생태 학습 활용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관광시설이나 인접 도시와 연계한 대규모 개발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숨겨진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지자체들이 내세운 시설은 일부 군사도로(경계 이동 통로) 2.2㎞ 구간에 대한 생태 탐방로와 방문자 센터, 전망대 등이었다. 그러나 생태학습장 조성은 구색 맞추기로 전락했고 철책 제거 작업이 시작되자 숨겨놨던 대규모 개발사업을 앞다퉈 발표하기 시작했다. 무늬만 시민 휴식 공간일 뿐 각종 개발로 한강 하구는 최대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김포시 개발지원과 이경희 계장은 “홍도평야에 문화 복합 공간인 영상박물관 ‘시네폴리스’ 건물을 세울 계획”이라면서 “그동안 문제점 보완을 통해 환경청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수중보(신곡수중보)를 하류로 옮기는 사업은 환경단체와 서울시, 고양시의 반대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도가 유람선 운항과 선착장 계획 등을 밝힌 터라 수중보를 이전시키는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수중보를 하류로 옮길 경우 장항습지 대부분이 물에 잠겨 사라지게 된다. 경기도는 장항습지에서 파주까지 관광벨트로 연결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환경 파괴 비난이 일자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30일 당초 계획대로 한강 하구 철책선이 제거되면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 공간 제공을 위해 생태학교와 철새 전망대 등 기본적인 생태 시설만 선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집밖의 아이들] “집에 아무도 없어 그냥 나왔다” 가출이 일상이 된 12살

    [집밖의 아이들] “집에 아무도 없어 그냥 나왔다” 가출이 일상이 된 12살

    경기 고양시 원당동에 살던 우영(12·가명)과 민호(10·〃)는 상습 가출 초등학생이다. 집을 나와 인근 서울 은평구 연신내 쪽에서 전전한 탓에 은평경찰서 경찰관 사이에서 우영이와 민호는 골칫덩어리다. 경쟁하듯 가출해 경찰서를 며칠간 발칵 뒤집어 놓은 뒤에야 겨우 귀가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가출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영이는 지난달 11일 오후 11시 30분쯤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한 벤치에서 자고 있다가 순찰 중인 경찰관에게 딱 걸려 지구대로 끌려 왔다. 지하철역에서만 벌써 여러 차례 노숙하다 붙잡혀 왔다는 우영이는 “집에 아무도 없어 그냥 나왔다.”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배가 고프면 대형마트 시식코너에서 끼니를 때우고 잠이 오면 지하철역 안에서 잤다. 가출은 12살 소년의 일상이었다. 민호의 일과도 우영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 민호는 올해 초 한 공터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불을 피웠다가 방화범으로 몰려 지구대에 잡혀 오기도 했다. 보다 못한 민호 아버지는 아들을 강제로 휴학시킨 뒤 강원도로 이사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민호를 찾아야 하는 물리적 거리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의 소통 부재를 근본적인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아이들의 정신적 성숙이 점점 빨라지는 데다 인터넷 등 통신환경의 변화가 저연령 가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가출’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면 수백 개가 넘는 카페가 검색된다. 해당 카페에는 가출 희망자를 찾는 글에서부터 집을 나오면 어디서 어떻게 지내면 되는지, 적은 돈으로 어떻게 하면 오래 버틸 수 있는지 등의 이른바 가출 노하우가 즐비하다. 29일에도 한 가출 카페에 한 초등학생이 “가출을 준비하고 있다. 손에는 현금 15만원 정도 쥐고 있다. 어디로 가면 이 돈으로 먹고 잘 수 있을까.”라는 글을 올리자 답글이 순식간에 달렸다. “PC방 괜찮지만 의외로 돈이 금방 떨어진다.”, “찜질방 가서 어른들 옆에 빌붙어 버티면 된다.”는 등 구체적으로 방법론을 알려주기까지 한다. 송원영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발달로 초등학생이 과거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춘기도 빨리 찾아와 내·외적인 갈등으로 가출도 빨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가출의 의미는 ‘너무 힘들다. 나 좀 봐 달라.’는 표현의 일종”이라면서 “상습가출로 이어지기 전에 다그치치 말고 이야기를 경청하며 고민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가출은 모든 연령대에서 동시에 확대되는 추세다. 중·고교생 가출은 청소년 가출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주리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별거, 이혼 등으로 인한 한 부모 가정 증가로 가정의 자녀 보육 기능이 부실해진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저소득 한 부모 가정 현황을 살펴보면 2004년 4만 7405가구에서 2010년 10만 7313가구로 6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가 쉼터에 머무는 가출 청소년 68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에서도 가정 문제가 가출의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가출했다는 A(18)군은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자신을 키우기 어려워 아버지가 직접 쉼터에 맡겼다.”고 말했다. B(19)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가출했는데 집에 빚이 많아 괴로워하며 자주 술을 마시는 부모님이 상습적으로 때리는 바람에 가출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청소년들의 가출이 성매매 등 범죄나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행동을 통제해 줄 사람이 주변에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쉼터협의회 조사 결과 854명의 가출 청소년 가운데 ‘성매매를 직접 하거나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는 비율이 전체의 3.1%에 달했다. ‘남의 물건을 자주 훔친다’는 질문에 5.4%가 ‘그렇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돈을 강제로 빼앗은 적이 있다’라는 항목에선 19.2%가 긍정적 답변을 보였다. 유해환경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았다. 37.8%는 술이나 담배를 즐겼다. 김진아·명희진기자 jin@seoul.co.kr
  • ‘영포라인’ 꼬리표에… 경찰청장 꿈 물거품

    ‘영포라인’ 꼬리표에… 경찰청장 꿈 물거품

    지난 28일 이강덕(50) 서울경찰청장이 해양경찰청장에 내정되자 경찰 안팎에서는 ‘아쉬운 영전’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차기 경찰청장 0순위로 꼽힐 만큼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을 인정받았었기 때문이다. ●경찰 수뇌부 후속인사 곧 단행 표면적으로 봤을 때 해양경찰청장은 경찰청장과 동급인 치안총감이다. 서울경찰청장이 치안정감이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영전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 소속의 해양경찰청은 행정안전부 아래 독립 외청인 경찰청에 비해 규모나 인원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작은 집’에 불과하다. 실력과 정부 신임 면에서 첫 번째 카드로 거론된 데다 경찰청장 ‘직행 코스’로 불리던 서울경찰청장에 오른 이 서울경찰청장의 해양경찰청장 내정은 개인적 흠결보다 정치적 판단에 따른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북 영일 출신의 이 내정자에게 ‘영포(영일·포항)라인’이라는 꼬리표는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이 이뤄진 지난 2008년 청와대 공직기강팀에 근무한 이력 역시 발목을 잡았다. 결국 이 내정자는 정치적 부담에 밀려 경찰대 졸업 이후 27년 만에 해양경찰청으로 짐을 싸 옮겨가게 된 것이다. ●서울청장에 김정석 기획조정관 유력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김기용 차장을 경찰청장으로 내정함에 따라 조만간 경찰 수뇌부에 대한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서울경찰청장의 후임으로는 김정석 경찰청 기획조정관의 승진 발령이 유력하다. 또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은 사의가 반려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김성수·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비박 잠룡3인 “대권 앞으로”

    비박 잠룡3인 “대권 앞으로”

    ‘비박(비박근혜) 3인방’ 중 한명인 정몽준(왼쪽) 전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김문수(가운데) 경기도지사와 이재오(오른쪽) 의원 등 나머지 2명도 각자의 ‘대권 일정’을 본격 소화하고 있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7일 “정 전 대표가 29일에 국민통합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힌 김 지사에 이어 여권 예비주자 중 두 번째다. 정 전 대표는 30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도 정식 등록한 뒤 광주를 시작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경청 버스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김 지사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여론전’을 펼쳤다. 김 지사는 특히 미국산 소고기 수입 논란과 관련, “일단 소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신속한 조사를 통해 조치를 취한 뒤 문제가 없을 때 수입을 재개하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또 5·15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 내정설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박 위원장이 너무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보니 선출직인 당 대표마저 임명직처럼 돼 버렸다.”면서 “여의도에선 이른바 박심(朴心)을 헤아리려고 하는데, 이건 우리 정치의 퇴보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25일부터 민생투어를 시작한 이 의원은 부산·경남, 대구·경북에 이어 이날에는 전북을 찾았다. 28일에는 원불교 창시일인 ‘대각개교절’ 기념식에 참석한 뒤 광주·전남 지역을 돌아볼 예정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모강인 해경청장 사의 표명

    모강인 해경청장 사의 표명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모 청장은 지난 26일 열린 해경 지휘부 회의에서 다음 달 1일 청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 청장은 간부후보 32기로 지난 2009년 인천경찰청 차장, 2010년 경찰청 차장을 거쳐 2010년 9월 해양경찰청장에 임명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더 이상은 안된다”… 軍 자살예방세미나 개최

    “더 이상은 안된다”… 軍 자살예방세미나 개최

    지난해 군 장병 자살자가 97명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가운데, 군 장병들이 20일 서울 용산 국방부 대강당에서 열린 ‘자살예방’ 세미나에 참석해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 아동권리기본조례 제정한다

    서울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아동권리기본조례’ 제정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규정한 권리를 보장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시는 조례를 아동의 생존·보호·발달·참여권 등을 알차게 보장하는 기반으로 삼도록 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충북 청원군 현도면 꽃동네대학교 이태수 교수 등 전문가들로 조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조례 제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조례 당사자인 아동이 직접 참여하는 아동위원회도 별도로 운영한다. 시는 또 지자체 최초로 아동인권실태조사를 실시해 조례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7~8월 공청회를 열고, 10월 시의회에 조례안을 상정해 의결을 거쳐 조례를 공포할 예정이다. 제정 뒤에는 실행 조치안을 마련해 이행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결과물을 참고해 아동권리 정책과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조례 제정을 통해 사회의 미래이자 주인공인 아동들에게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전문가 의견을 경청해 조례 내용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몽상하는 건축가 정기용

    [최동호 새벽을 열며] 몽상하는 건축가 정기용

    개봉관에서 사라진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정기용 자신이 화자가 된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는 건축에 대한, 그리고 건축가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신념이다. 최근까지 성급하게 진행되던 서울 재개발 사업이 중심가 개조 사업에 집중되어 너무 극단적이며 일방적이라고 생각해 온 필자는 이 영화에서 인간을 중시하는 정기용의 건축 철학에 크게 공명했다. 특히 그가 질색하는 것은 건축가가 개발사업의 하청업자로 전락하는 것이었다. 건축은 무엇보다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그의 확신은 당연한 말 같지만 결코 현실에서는 잘 통용되지는 않았던 진리이다. 영화를 보고 난 전체적인 느낌은 그가 단순히 말하는 건축가가 아니라 몽상하며 사유하는 건축가였다는 것이다. 대형 건물의 권위주의적이며 위압적인 공간 구성이 아니라 인간 친화적인 공간, 다시 말하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숨결을 담아 구성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앞으로 한국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가 무주의 한 마을회관을 설계할 때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경청한 결과, 그들에게 목욕탕이 가장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목욕탕을 설계에 반영하여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지난 반세기 한국 건축은 파괴와 건설의 악순환을 치달아 왔다. 이제 건축은 단순한 공간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축적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은 우수한 건축 문화를 자랑해 왔다. 석굴암이나 불국사의 건축은 물론 부석사 무량수전 등은 한국인이 지닌 탁월한 건축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들어서서 한국은 대형 건축물들을 빨리 짓기 위해 경쟁하는 것 같은 졸속주의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도심의 재개발이 위정자들에 의해 업적 위주의 일방적인 전시사업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숨결이 사라진 건축물은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다. 정기용의 가장 깊은 철학적 관심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소통이다. 주변의 자연 풍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건축물은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다. “이 집은 시간이 멈추어 있는 것 같다.”는 그의 표현은 자연에 감응하는 일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정기용의 작업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들어 온 것은 전국 여러 곳에 어린이들을 위해 건립한 기적의 도서관이다. 영화에서 가볍게 스쳐가는 영상을 보면서 종전의 틀에 박힌 어린이용 도서관과는 색다른 공간 구성이 느껴졌으며, 이곳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공간을 열어주는 충분한 공간적 배려가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건축물에 대한 정기용의 방대한 스케치와 메모 또한 그가 단순한 건축가가 아니라 예술적 몽상가이며 창조적 영감을 소유한 건축가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20세기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위대한 작품들을 보면서 왜 우리는 그와 같은 예술적 건축가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간 적이 있다. 아직도 그가 설계해 건축 중인 바르셀로나 대성당의 내부 공간 구성은 가우디 자신의 꿈과 몽상이자 인간 모두의 꿈과 몽상이다. 정기용은 몽상가이고 창조자이다.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그의 꿈은 이제 막 새롭게 전개되어야 하는 한국 현대 건축의 커다란 방향 전환을 예고한다. 그의 시작은 작았지만 건축가로서 그가 지녔던 꿈이 널리 퍼져나갈 때 한국건축의 미래는 새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정기용은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들을 위해 그 자신이 직접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 이루지 못한 꿈의 전달자가 되었다. ‘이 땅에서 일어난 문제는 이 땅에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집약시킨 그의 명제는 비단 건축의 문제만이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을 전해준다.
  • 김용 “청년 일자리 만들 경제성장 최우선”

    “일자리 만들기가 최우선 과제다.” 세계은행 차기 총재로 선임된 김용(53) 다트머스대 총장이 16일(현지시간) 고용 창출을 위한 경제성장을 자신의 최우선 임무로 꼽았다. 현재 ‘경청 투어’(세계은행 회원국 지지를 얻기 위한 7개국 순방)차 페루 수도 리마에 머무르고 있는 그는 오는 7월 1일 취임한다. 김 총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세계인의 공통 관심사는 경제성장”이라면서 “특히 청년들의 일자리를 보장할 탄탄한 경제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런 자신의 포부가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와 맥을 같이한다면서 “가난 속에서 사는 모든 이들이 ‘신흥 글로벌 중산층’으로 거듭나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이번 총재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미국인 후보 편향성 논란에 대해 “나는 미국인으로서 출마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성장한 미국인임은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났고, 세계 각지에서 유엔 활동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면서 자신의 국제적인 성장·활동 배경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과도 전화 인터뷰를 갖고 개발 전문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은행이 진행 중인 개발 과제에 관심이 많다. 내가 한때 (세계은행 프로그램의) 소비자였기 때문”이라면서 “세계은행 관계자 등과 수년간 함께 일한 만큼 내 지식을 활용해 직원들과 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은행 내에서 개선해야 할 분야를 묻는 질문에 “세계은행이 좀 더 즉각적으로 (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대응하고, 벌어진 일에 좀 더 빨리 관여해야 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신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면서 “다행히, 세계은행은 이미 이 이슈들을 다룰 현대화 의제를 추진키로 약속했다. 세계은행은 또 간소화와 분산화 작업을 해나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 차기 총재는 17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가 지지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김 차기총재는 “앞으로 세계은행을 이끌어가는 데 한국이 신흥국으로서 많이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조규홍 재정부 정책보좌관이 전했다. 유대근·임주형기자 dynamic@seoul.co.kr
  •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에 지필고사 폐지… 지원 전략은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에 지필고사 폐지… 지원 전략은

    새 학기가 시작된 후 한 달여가 지난 4월을 맞아 전국의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이 일제히 개강했다. 주로 수학,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도를 보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영재교육은 현재 영재학급, 교육청 및 대학부설 영재교육원, 영재학교 등에서 실시되고 있다. 2008년 5만 8953명이었던 영재교육 대상자는 2009년 7만 3865명, 2010년 9만 2198명에 이어 2011년 12월 현재 11만 1818명으로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일반학교의 영재학급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이 6만 4283명으로 가장 많고, 교육청·대학부설 영재교육원 소속이 4만 3038명, 영재학교와 과학고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이 4497명이다. 영재교육 대상자의 수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영재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는 인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재교육의 벽이 아직 높은 것은 사실. 이 때문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달라진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 방식에 맞춰 장기적인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3년까지 모든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에서 지필고사를 폐지하고 관찰추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학기 초부터 장기적인 학습계획을 세워 접근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수 있다는 의미다. 씨매스수학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영재교육 대상자로 선발될 수 있는 학습전략을 알아보자. ●호기심과 과제에 집중하는 습관 중요 영재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 갖고 있는 학업에 대한 호기심과 과제집착력이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없고, 단계별 학습과 깨닳음에 대한 희열을 모른다면 영재원에 합격한다고 해도 이후의 입시나 진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소 다양한 주제의 수학, 과학도서를 읽고 자신이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책은 수학의 역사나 수학자에 관한 것으로 선정하는 것이 좋으며, 책읽는 습관을 들이거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라면 만화 형식의 책도 무방하다. 책을 읽은 후에는 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수학일기나 편지글처럼 다양한 형식으로 글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과정에 대해 꼼꼼하게 기록하는 글도 한번 깨우친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부모가 단어 몇 가지를 주고 연상되는 단어를 모두 적게 한 다음 그 단어들을 사용하여 글을 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제집을 풀 때는 사고력 문제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문제집을 찾아 스스로 풀어보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학생의 수준에 맞는 문제집으로 선정해 한 문제를 풀더라도 과정을 꼼꼼하게 서술하면서 풀어나가도록 한다. 무리하지 않고 난이도에 따라 하루에 5~10문제 정도를 매일 풀도록 한다. 단, 스스로 채점하고 틀린 부분을 재점검해야 한다. 과학 영역에 있어서는 단순히 실험을 해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 과정을 설계를 해보고 방법을 정확하게 숙지하도록 하는 과정 역시 공부가 된다. 실험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론적인 가설과 설계, 결과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보고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하나의 주제를 탐구하더라도 다른 영역과의 연관성을 찾아보고 깊이 있게 탐구해 보도록 한다. ●관심분야 포트폴리오 작성을 영재교육 대상자가 되는 첫번째 관문은 교사 추천이다. 대부분의 경우 담임교사가 교내 관찰추천위원회에 학생을 추천하고, 위원회에서 학생의 창의사고력 형태의 문제 해결, 탐구보고서, 모의수업 등을 통해 일반능력, 리더십, 학업성적, 창의성 측면을 평가해 최종 추천 단계에 오른다. 추천을 받기 위해서는 내신관리는 기본이며, 평소 수업태도 역시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거나 교내에서 시행하는 각종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발표나 토론을 할 때는 주어진 자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학생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과제를 수행할 때도 정형화된 한 가지 방법 이외의 여러 방법을 고안해 시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관심 분야에 대한 포트폴리오 작성도 중요하다. 평소 흥미 있는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남기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과정을 의미 없이 나열하는 것보다 자신이 이런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 이유를 과거의 경험, 현재의 흥미, 미래의 희망 등과 연결지어 인과관계를 갖는 스토리로 구성하는 것이다. 평소 자기소개서나 독서기록장, 실험보고서 등을 스스로 써보는 것이 좋다. 담임교사 추천 이후 교내 관찰추천위원회에서는 문제 해결과정에서 이해력·논리력·과제집착력·창의력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통해 교과지식을 외우는 것보다 해당 학년 수준에서의 심화학습을 통해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60년전 최빈국… 한국계 총재 배출

    “한국의 성장경험을 토대로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개발도상국 발전의 핵심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겠습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은행 이사회에서 총재로 선출된 김용 신임 총재가 지난 1일 ‘경청투어’의 일환으로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나눈 대화이다. 김 총재는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도 한국을 경제발전 모범사례로 꼽았다. 김 총재의 ‘한국 예찬론’은 단순히 그가 한국계이기 때문에 비롯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너무 좋아하면 부작용이 생길까 조심스럽다.”며 김 총재가 후보로 있는 동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계 총재여서가 아니라 세계은행의 차관을 받던 최빈국에서 60년 만에 원조공여국으로 탈바꿈한 한국의 위상변화 자체가 세계은행의 모범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2차 세계대전 피해를 입은 국가의 전후 복구와 경제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유엔 산하에 설립됐다. 단기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비해 저소득국에 35~50년, 장기로 자금을 융통해 주는 역할을 맡았다.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개발차관인 IDA 차관을 1962년부터 1973년까지 1억 1600만 달러 제공 받았다. 이 자금은 철도교통 인프라 개선, 학교 시설 및 교육자재 확충, 농업 기반 확충자금 등에 쓰였다. 우리나라는 당초 2022년인 최종 상환일보다 앞당겨 2013년에 차관을 전액 조기상환할 방침이다. 최빈국 지원대상이었던 우리나라는 그동안 증자를 거듭, 세계은행 지분의 0.97% 지분을 확보했다. 경제 분야보다는 의학과 인류학 전문가인 김 총재는 세계은행에서 한국식 발전모델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적임자로 꼽힌다. 김 총장은 최근 미국 재무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발전과 빈곤완화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하나의 배경과 규율로 이처럼 거대한 문제를 다룰 수 없다.”면서 “세계은행이 경제 발전과 빈곤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별적인 개도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우리나라는 이미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우리 정부와 세계은행은 한국의 독특한 경제발전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는 사업인 KSP와 관련, 상호간에 협력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 총재의 세계은행에 한국인 진출이 더 활성화될지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말 현재 1만 2000명인 세계은행 직원 중 한국인은 60명이지만, 아직 고위직은 없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한국서 태어나 미국서 자라 여러 대륙서 일한 리더십 활용”

    미국 정부가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한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은 11일(현지시간)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랐으며, 몇개 대륙에서 일해왔다.”면서 “세계은행의 임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나의 글로벌 리더십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총장은 미 재무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내가 이 조직(세계은행)을 이끌 책임을 맡게 된다면 여러분은 현상유지에 대해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기존 관행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조직의 새로운 변화를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는 물론 민간·공공 영역에 있는 고객과 직원들의 말에 귀기울일 것”이라면서 “아울러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성장을 담보하는 목적을 위해 엄격함과 객관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한국 등 7개국에서 벌인 이른바 ‘글로벌 경청투어’와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성과지향의 공개된 선출 절차에 참가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그는 “시선을 높여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위해 위대한 정의와 위대한 포용과 위대한 존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이날 김 총장을 마지막으로 후보자 면접 절차를 마쳤으며, 다음 주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차기 총재 후보에는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도 올라 있으나, 김 총장 선출이 확실한 상황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달라진 곽노현 귀열고 입닫은 이유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외출’이 잦아지고 있다. 학교 현장을 찾아 교사,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혁신교육의 성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교육청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관행적인 ‘교육감 특별지시’를 대폭 줄이고, 직급별로 나뉜 회의도 통합했다.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 굵직한 정책들을 추진할 때 보인 ‘밀어붙이기’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오는 7월쯤으로 예상되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전에 ‘곽노현표 혁신교육 정책’을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의지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곽 교육감은 지난달 말 ‘행복한 학교 올레’라는 제목의 학교 순회에 들어갔다. 지난달 21일 강명초등학교를 시작으로 10일 남산초등학교까지 8곳의 초·중·고교를 찾았다. 시교육청 측은 “지난해 본격 추진된 혁신학교 사업으로 변화한 학교의 모습을 확인하고, 교사·학생·학부모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지금까지 방문한 8곳 가운데 자신의 핵심공약인 ‘서울형 혁신학교’ 5곳을 찾았으며, 트위터 등을 통해 혁신성과를 알리고 있다. 지난 6일 북성초등학교를 방문한 뒤 트위터에 “물안경과 모자를 쓴 아이들이 돌고래를 닮았습니다. 예쁘고 활기찹니다. 북성초 수영장입니다.”라고 올렸다. 곽 교육감의 변화는 교육청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청 내부 게시판의 ‘교육감 특별지시사항’란을 없앴다. 또 실·국장회의와 과장회의를 통합해 중간 관리자들의 이야기도 직접 경청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월례회의에서는 “실무자들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보자 매수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곽 교육감은 오는 17일 항소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되는 사태가 오면 다시 한번 직무집행이 정지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신과 교육철학을 같이하는 측근들을 기용하고, 정책 성과를 꼼꼼히 확인하는 작업 등을 통해 그동안 추진해온 핵심 정책의 연속성을 높이려는 의도같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거짓말 경찰’의 변명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9일 사퇴 의사를 밝힌 조현오 경찰청장은 10일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 오전 8시 30분 간부회의를 열었다. 조 청장은 간부들에게 “경찰이 왜 자꾸 거짓말하고 숨기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며 ‘깜짝 토의’를 제안했다. 조 청장은 전날 피해자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무성의, 무능한 경찰이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고, 축소와 거짓말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자책한다.”고 숨김 없이 속내를 드러냈던 터다. 평소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 아니라면 범죄자한테조차도 거짓말하지 말라.”고 누차 강조했었다. 때문에 허위·축소 보고, 사건 정황 은폐 같은 그릇된 관행만큼은 나름대로 ‘정리’하고 물러나겠다는 의지로 비쳐지고 있다. 조 청장은 “일을 잘못해서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하지만 그보다 거짓말로 불신을 받는 것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경찰 고위 간부는 “과도한 문책 등 처벌 위주의 관행이 문제”라고 전제한 뒤 “언론에 사건과 관련된 부실 대응이 조금이라도 보도되면 지나칠 정도의 질책과 징계로 이어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둘러대거나 감추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간부는 “현장 지휘책임자 등이 사안 자체에 대해 정확히 파악을 못한 상태에서 설명을 하다 보면 추후 다른 정황이 발견되거나 몰랐던 부분들이 드러나 의도하지 않은 거짓말을 하게 되기도 한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어 “바로 현장을 파악하고, 진행상황을 확인한 뒤 설명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오해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대안을 내놨다. 한 간부는 “옛날엔 입단속을 해 내부 상황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일선에서 모르는 것 같다.”며 일선 경찰과의 괴리를 거론했다. 조 청장은 의견을 경청한 뒤 “열심히 일하다 실수를 한 것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 여지를 마련하되 은폐나 허위보고 등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엄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감찰팀에 지시했다. 감찰팀은 거짓보고 시 보다 엄격한 징계 기준 및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조 청장은 전날 사퇴 표명 뒤 저녁자리에서도 “청장이 못 될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매일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살아왔다.”면서 “나가더라도 이번 사건의 뒷수습을 잘하고, 부패척결과 거짓말 관행을 뿌리 뽑아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 놓고 가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들끓는 경찰비난 여론 불끄기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퇴 표명은 예상밖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미리 배포한 사과문을 읽을 예정이던 조 청장은 ‘경찰청장인 저도 어떤 비난과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습니다.’로 바꿔 읽었다. 임기 2년 가운데 4개월을 남겨 놓은 시점이다. 전격적인 결정이다. 경찰청장 자신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경찰을 겨냥한 비난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사퇴를 결심했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시간을 끌다가 자칫 조직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어서다.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한 국민들의 분노가 컸다. 앞서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과 박병국 전 베이징 주재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룸살롱 황제’ 이경백과의 결탁 의혹으로 경찰의 신뢰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점도 사퇴 결심을 굳히는 배경으로 작용했을 법하다. 조 청장의 성격상 ‘직을 걸고’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가족들과의 면담에서도 줄곧 “책임을 통감한다. 책임이 크다. 할 말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조 청장은 지난 1월에도 ‘선관위 디도스공격’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내부 반발이 불거지자 사의를 표명했다가 청와대의 만류로 접었던 적이 있다. 조 청장의 퇴진으로 후임이 거론되고 있다. 김기용(55·행시 특채) 경찰청 차장, 이강덕(52·경대 1기) 서울청장, 강경량(53·경대1기) 경찰대학장 등 치안정감과 치안총감인 모강인(55·간부 32기) 해경청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보안통인 김기용 차장은 입직 경로 등에서는 유리하지만 지난 1월에 경찰청 차장에 임명돼 치안정감이 된 지 4개월도 채 안 된 점이 부담이다. 이강덕 청장은 지도력이 뛰어나고 내부 평도 좋아 경찰 내부에서는 유망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측근인 데다 ‘영포(영일·포항)라인’ 이미지가 워낙 강해 야권의 반발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전남 출신인 강경량 경찰대학장은 업무추진력이 탁월하지만 조 청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굳이 따지면 약점이다. 현 정부 초대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낸 모강인 해경청장도 하마평에 오르지만 내부에서는 “강희락 청장에 이어 다시 해경 수장이 경찰 수장을 꿰차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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