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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 25일 현역 입대…‘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 수사는

    승리 25일 현역 입대…‘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 수사는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25일 입대를 앞둔 가운데 경찰은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 입대 전까지 최대한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병역법 시행령 129조(입영일 등의 연기)에 따르면 입영 연기는 질병, 천재지변, 학교 입학시험 응시,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 등에 해당될 때 가능하다. 승리처럼 사회적인 물의로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를 사유로 연기하는 항목은 없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내사 종결을 할 수도 있고, 입대 후에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사는 수사의 전 단계로 내사 과정에서 혐의점이 드러나면 수사로 전환된다. 신분도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바뀐다. 승리가 입대 후 피내사자 신분이라면 군 검찰 입회하에 경찰의 방문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입대 후 피의자로 전환되면 승리와 관련한 수사 내용을 군 검찰로 이첩해야 한다. 민간인이 아닌 군인은 군 검찰과 군사법원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내사에 착수했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출석해 ‘성접대’ 의혹을 비롯해 실제 버닝썬 경영에 관여했는지, 버닝썬 마약류 유통 등 불법 행위를 알았는지와 관련해 조사받았다. 또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소변 및 모발 검사도 받았다. 승리는 이 조사에서 성접대와 마약 투약 등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병무청은 승리의 입대와 관련해 “입영 통지가 된 만큼, 구속 등 인신 상 변화가 없고 연기원서를 내지 않는 이상 입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일부 확보해 분석 중이다. 아울러 의혹 제보자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권익위에 제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권익위에 자료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승리 “의경시험 봤지만 3월 25일 육군 현역 입대”[공식입장 전문]

    승리 “의경시험 봤지만 3월 25일 육군 현역 입대”[공식입장 전문]

    빅뱅 승리가 의경시험에 응시했으나 합격 여부가 결정나지 않은 상황에서 육군 현역 입대를 밝혔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8일 “승리가 25일 육군 현역 입대한다. 지난 1월 의무경찰 선발시험에 지원한 사실이 있으나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현역입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경시험 중간 합격자 발표는 오늘(8일) 예정돼 있으며, 적성·신체·체력검사 등을 통과한 중간 합격자를 대상으로 오는 12일 공개추첨을 거쳐 최종 합격자가 가려진다. 그러나 승리는 합격 여부에 관계 없이 육군 현역 입대를 결정한 것. 승리는 1월 서울지방경찰청 의무경찰 선발시험에 운전병 특기자로 응시, 적성 신체 체력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폭행, 성범죄, 마약유통, 경찰유착, 탈세 등의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데 이어 성접대 의혹까지 불거지자 정서를 감안해 현역 입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버닝썬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를 진행 중이며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서도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일체를 접수해 분석 중이다. <이하 YG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YG엔터테인먼트입니다. 승리는 3월 25일 육군 현역 입대 예정입니다. 승리 본인을 통해 확인 결과, 지난 1월 7일 서울지방경찰청 의무경찰 선발시험에 지원한 사실이 있으나,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만약 중간 합격자 발표 결과 합격하더라도 이를 포기하고 현역 입대할 예정입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고받고 출항까지 7분…물 위 화재 진압하는 ‘바다의 소방관’

    신고받고 출항까지 7분…물 위 화재 진압하는 ‘바다의 소방관’

    사방이 물뿐인 바다라고 해서 화재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형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탈출할 길이 없어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5월 21일 인천항에 정박하던 파나마 자동차 운반선 오토배너호 화재가 대표적이다. 차량 2500대를 실은 무게가 5만t에 달하는 대형 선박에 불이 나자 67시간이 지난 24일에야 진화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때 가장 먼저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선 건 인천 중부소방서 소방정대였다. 서울신문은 5일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윤상(38) 지방소방교와 박영신(36) 지방소방교를 만나 경력직으로만 뽑는 소방정대의 모든 것을 살펴봤다.●최악을 위해 존재하는 소방정대 이들은 육상에서만큼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번지는 해상 화재에 대비해 늘 대기한다. 소방정대에서 각각 항해사와 기관사로 일하는 이 소방교와 박 소방교도 마찬가지다. 출동 사이렌이 울리자 곧바로 출동 지령서를 뽑아들고 바다로 나설 준비를 한다. 화재가 발생한 장소를 확인하고 무전기가 들어 있는 출동 가방을 다급히 챙겨 배로 뛰어간다. 항해사인 이 소방교는 조타실로 향한다. 박 소방교는 기관실로 내려가 엔진을 켜고 배를 움직일 준비를 한다. 소방정 한 척에 탑승하는 대원은 모두 5명. 각자의 역할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인다.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에 출항보고를 마치고 화재 진압을 위해 떠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채 7분이 되지 않는다. 수년간 발을 맞춰 ‘시간누수’를 최소화한 덕분이다. 이들에게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소방교는 “기계 오작동이 날 수도 있어 그 부분에 특히 신경을 쓴다”며 “이 때문에 늘 신경이 곤두서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소방교는 “배를 운항하면서 인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항해사와 기관사가 방수포를 조작하면서 항해도 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체력은 필수… 바다 화재는 우리에게 맡겨라 행정안전부령 제2호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정부는 소방기관을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119구조대, 119구급대, 119구조구급센터, 항공구조구급대, 소방정대, 119지역대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소방정대는 선박의 화재, 해상에서 구급·구조를 하는 소방의 공식 기관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소방정대 역시 일반 소방서처럼 화재 구조와 구급 등 소방의 주요 임무를 똑같이 수행한다. 선박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바다로 나가 화재를 진압하고 해양경찰이 출동 요청을 하면 오염 방제, 해상 대테러 훈련 등을 지원한다. 소방정대는 기관사와 항해사로 이뤄져 있다. 이 직렬은 경력 채용으로 모집한다. 소방 항해사와 기관사는 각각 항해사·기관사(1급~5급) 자격증을 취득한 뒤 승무 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시험은 필기와 체력, 신체검사, 면접시험 등 4단계로 돼 있다. 필기시험은 국어, 영어, 소방학개론 세 과목을 치른다. 경력 채용만 하는 이 직렬의 특성상 이 소방교와 박 소방교도 다른 직종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 소방교는 해운회사에서 항해사로 4년, 선박 검사원으로 6년을 근무했다. 박 소방교는 한 수출회사에서 8년간 기관사로 일했다. 이 소방교는 국어 과목이 시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적이 없다 보니 국어 과목이 많이 어려웠다”며 “아내가 인터넷 강의를 들어보라고 권유해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간과의 싸움’도 이 소방교가 견뎌야 할 적이었다. 그는 “수험생활 당시 선박 검사원 일을 하고 있었다. 늘 밤 9시가 넘어 업무가 끝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박 소방교는 체력시험이 가장 큰 고비였다고 한다. 그는 “민간기업에서 기관사로 일했는데 직업 특성상 배에서 내리면 휴가 기간이 보장돼 공부할 시간은 충분했다. 하지만 배를 타면 운동을 거의 할 수 없어 고생이 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부족한 체력을 사설학원을 통해 보완해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고 웃었다.●항해사·기관사지만 민간과 업무 차이 커 소방의 항해사와 기관사는 일반적인 항해사·기관사와 비교해 업무에 큰 차이가 있다. 항해사인 이 소방교는 “일반적으로 배를 부두에서 떼어내는 접안·이양 작업을 도선사가 하는데, 소방정대에서는 항해사가 그런 업무까지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관사인 박 소방교는 “화재와 구급은 인명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부담이 훨씬 크다. 발전기가 가동이 안 되면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간기업 기관사와 항해사는 대체로 고액 연봉을 받지만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해 집에 자주 들르기 어렵다. 하지만 소방에서 항해사는 상대적으로 급여가 적은 대신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다. 이 소방교는 “선박 검사원으로 일하다가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 아기가 갓 돌이 지났는데 갑자기 주말 부부를 하게 돼 아내가 무척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이 돼 소방정대에서 일하면서 가족과 늘 함께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화재·구급 사고가 발생했을 때 1분 1초가 급하기는 바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발생한 오토배너호 화재 진압에 참가한 박 소방교는 “5일간 진압 작전에 참여했다. 당시 대형 사고여서 해경과 육상 소방이 함께 출동했는데, 워낙 배가 커 두려움이 컸다”며 “배의 길이가 300m나 됐지만 소방정은 100t 규모에 불과했다. 불을 끄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이 소방교는 익수자(물에 빠진 사람)가 발생했을 때 안타까움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인천대교에서 물에 빠진 이를 구하라는 출동지령을 받고 나섰다. 서치라이트로 바다를 조사한 끝에 어렵게 발견했다”며 “조금 더 일찍 출동했더라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열악한 장비와 인력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이 소방교는 “지난해 긴급구조 통제 훈련을 하던 중 기관실 바닥에 구멍이 생겨 물이 새는 일이 있었다”며 “대원 한 명이 내려가 손가락으로 막은 뒤 임시방편으로 잠수부를 긴급 수배해 수중 접착제로 막았다”고 말했다. 박 소방교는 “인원 보충이 필요하다. 소방정대가 단독 출동이다보니 지원해줄 수 있는 자원이 적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민간 항해사와 기관사를 그만두고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방관이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소방교는 “함께하는 대원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아내도 모르는 사실을 대원이 알 수 있을 정도여서 또 다른 가족을 만난 것처럼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소방교는 “배를 내려서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소방 항해사, 기관사를 추천한다”며 “아주 좋은 직업이고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여기는 남미] 딱 걸렸어! 여친 대신 대입시험 보려던 여장 남학생 덜미

    [여기는 남미] 딱 걸렸어! 여친 대신 대입시험 보려던 여장 남학생 덜미

    황당한 대리시험사건이 남미 볼리비아에서 발생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대신 대학 입학시험을 봐주려던 남자대학생이 발각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사건은 최근 입학시험을 실시한 산미겔대학에서 벌어졌다. 시험장에 응시한 학생들이 착석하고, 시험관들이 막 시험지를 나눠주려던 순간이다. 가장 앞줄에 앉은 한 여학생이 매우 긴장돼 보였다. 대학시험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 학생은 유난히 정도가 심했다. 시험관은 떨고 있는 학생에게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 "학생 이름이 뭡니까?" 학생은 "조셀린입니다"라고 답했지만 그런 그럴 조용히 살펴보던 시험관은 "당신은 그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얼굴엔 화장을 하고 가발을 눌러 쓴 채 여자옷까지 입어 완벽한 변신(?)을 꾀하고 있었지만 '매의 눈'을 가진 시험관에 비친 응시생은 분명 남자였다. 순간 극도로 당황한 표정으로 돌변한 학생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셀린이 아닌 게 맞습니다"라고 사실을 실토했다. 이어진 남학생의 진술. 그는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봐주려고 했다. 인터넷에서 만난 누군가가 대리시험을 봐줄 사람을 찾는다는 가족과 중간 역할을 했다"면서 "돈이 궁해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했다. 하지만 이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남학생이 대리시험을 쳐주려 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여자친구였다. 현지 언론은 "처음엔 돈 때문에 대리시험을 봐주려했다고 했지만 이내 진술을 바꿨다"며 "사랑 때문에 벌어진 일로 판명이 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남학생은 처벌을 면했다. 시험지를 나눠주기 전 시험관이 그의 정체를 알아본 덕분(?)이다. 경찰은 "시험지를 받아 서명을 했다면 사기가 성립되지만 시험장에서 단순히 타인인 척한 건 현행 형법상 범죄가 아니다"며 "청년을 처벌할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남학생은 산미겔대학 공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가 남학생을 징계할 예정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진=산미겔대학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인도 시골의 생리대 공장 다룬 ‘Period’ 오스카 단편 다큐 수상

    인도 시골의 생리대 공장 다룬 ‘Period’ 오스카 단편 다큐 수상

    인도 시골 마을의 생리대 공장을 다룬 ‘Period. End of Sentence’가 오스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면 ‘달거리, 형벌의 끝“ 쯤 되겠다. 이란계 미국인 영화감독 레이카 제브타치와 제작자 멜리사 버튼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진행된 제91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의 단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수도 델리에서 자동차로 2시간 반을 달려야 도착하는 카티케라 마을에서 생리대 공장을 운영하는 22세 여사장 스네흐와 동료들을 담았는데 제브타치와 스네흐가 함께 레드카펫 위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정을 모르는 EPA 통신 등은 제브타치 옆에 인도 전통 의상을 걸친 여성을 ‘게스트’라고만 소개했는데 사실은 스네흐였다. 할리우드 북부의 한 학생 단체가 크라우드펀딩 모금으로 제작비를 모아 생리대 제조 기계와 제브타치 감독을 이 마을로 보내 영화로 만들었다. 델리에서 115㎞ 떨어진 이 마을은 이 나라의 수도와는 딴판이다. 2시간 반을 달려야 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BBC 기자는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4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마지막 마을에 이르는 7.5㎞는 포장이 안돼 자갈밭이나 다름없었다. 인도의 여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월경은 여자들에게도 금기시되는 단어였다. 달거리 중인 여자는 정결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종교시설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스네흐 역시 15세 때 첫 경험을 하기 전에 어머니나 자매들로부터 단어조차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건강 문제에 관심 많은 자선단체 ‘Action India’가 이 마을에 위생냅킨 공장을 차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 단체와 일하던 수만이란 이웃이 2017년 1월 생리대 공장 얘기를 처음 꺼냈다. 대학 졸업반으로 델리에서 경찰 일을 하겠다고 꿈꾸던 스네흐는 어머니의 동의를 구했는데 아빠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가족의 중요한 문제는 남자 책임이다. 아빠에게 생리대가 아니라 아기 기저귀를 만드는 곳이라고 얘기해야 했다. 두 달 뒤 어머니가 생리대 만드는 곳이라고 알렸더니 아빠는 “일하긴 하는군”이라고 말해 안도했다고 했다. 18세부터 31세까지 7명의 여성이 일주일에 엿새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다. 월급은 2500루피(약 4만원). 하루 600개를 만들어 ‘플라이’란 브랜드로 판매한다. 공장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은 부족한 전기 공급이다. 낮에 정전이 되면 밤새 일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낡은 옷 등을 찢어 썼는데 지금은 마을 주민의 70%가 생리대를 사용한다. 과거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인데 이제는 여자들도 생리를 당당히 얘깃거리로 삼는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스네흐가 학교 시험 준비에 몰두해야 할 때면 어머니가 대신 일했고, 다큐 제작진이 처음 마을에 왔을 때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가를 주민들에게 심문 받았다. 두 아이를 둔 수슈마 데비(31)는 지금도 남편과 언쟁을 벌인 뒤에야 공장에 출근할 수 있다. 남편은 집안 일을 다 끝낸 뒤에 출근하라고 해 새벽 5시 일어나 집안 청소하고 빨래하고 버팔로 먹이 주고 아침 준비하고 점심까지 차린 뒤에야 출근하고, 퇴근하면 곧바로 저녁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왜 월급도 적은데 일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늘어놓는다. 수슈마는 월급 일부를 남동생 옷가지 사는 데 써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다큐에 그대로 나오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에 후보가 될줄 알았으면 뭔가 조금 더 지적인 것처럼 말할걸 그랬다”며 웃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이 소중한 다큐를 볼 수 있다. 마을 사람들 가운데 누구도 해외로 나가본 적조차 없어 그의 할리우드 여행은 주민들에게 너무도 큰 자랑거리다. 스네흐도 한 번도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미국에 갈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지금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겐 노미네이트 자체가 상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눈이 떡 벌어질 정도의 꿈이 이뤄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학 밖에서 꿈을 찾는, 나는 비대학생입니다

    대학 밖에서 꿈을 찾는, 나는 비대학생입니다

    3월 대학 입학시즌이 다가왔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빠져나온 예비 대학생들은 인생의 봄이 오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세상의 시선은 들뜬 캠퍼스에 쏠려 있지만 캠퍼스 밖에도 청년들은 있다. 2018년 대학 진학률은 69.7%. 청년 10명 중 3명은 대학에 가지 않았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듯 ‘청년=대학생’ 이라는 등식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들은 왜 대학에 가지 않았을까. 또 대학 밖에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을까.●입시지옥 다음 취업지옥 “네가 서태지라도 돼? 대학을 안 가게.” 성윤서(20)씨는 평범한 일반계고 학생이었다. 성적 등이 특별히 뛰어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학창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2학년 때부터 학교 생활이 갑갑해지기 시작했다. 높은 수능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압박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학교 생활이 대학 입시 하나로 요약되는 현실에 회의감이 들었다. 그 무렵 자퇴하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기는 어려웠다. 대학 진학을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어차피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어쩌다 운을 떼면 “대학 안 가고 뭐하게?” “특별한 재능이나 계획이 있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스스로도 대학이 없는 미래가 막연히 두려웠다. 그렇게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치고 입학 원서도 썼다. 하지만 등 떠밀린 대학 입시 결과는 좋지 않았다. 대학에 떨어졌다. 부모는 재수를 권했다. 성씨는 대학에 갈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무작정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결국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학을 가지 않기로 했다. 이지우(20)씨는 고교 1학년 때 자퇴한 뒤 대학을 가지 않았다. 공부에 소질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다툴 만큼 성적이 좋았지만 고교 진학 뒤 ‘남을 밟아야 하는 경쟁 체제를 버틸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학교를 떠났다. 모범생 딸이 자퇴하겠다고 하자 부모는 “검정고시를 봐서 1년이라도 빨리 대학에 가려나 보다”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는 아직 대학에 갈 생각이 없다. 카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짬짬이 독서 모임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나중에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며 “지금은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처럼 입시와 취업 경쟁을 거부한 청년들은 2000년대 중반 대안교육이 등장한 이후 차츰 늘고 있다. 기존 공교육의 틀을 벗어난 대안학교 등 교육기관이 속속 생겼고 이를 통해 사회에 자리잡는 선배들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안 대학 등에서 적성을 발견한 뒤 시민 사회 단체·교육·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 최은주 서울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 학습생태계 팀장은 “전문성을 갖춘 대안적 교육 공간들이 생겨나면서 대학 진학 대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원하는 활동을 탐색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며 “최근에는 새로 생겨난 사회적기업이나 마을 사업에 몸담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대학이 영원한 거부의 대상은 아니다. 성씨와 이씨는 “단지 지금 당장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다닐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라며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거나 필요성을 느낄 때 자발적으로 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등록금 낼 돈도 가치도 없어 대학 미진학 청년 중에는 성씨나 이씨처럼 자신의 적극적 선택으로 대학을 거부하는 이들만 있는 게 아니다. 등록금 낼 돈이 없어서, 좋은 대학에 합격할 자신감이 없다는 이유 앞에 떠밀리듯 미진학을 택하게 된 청춘들도 많다. 최성호(22·가명)씨는 학창 시절 혼자 영어 단어를 외울 만큼 공부에 재미를 느꼈던 학생이다. 최씨는 대학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갖고 일반계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고교 진학 후 부모님의 사업이 기울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원거리 통학까지 하게 돼 학교 수업에 도통 집중하기 어려웠다. 점차 공부에 흥미를 잃어갔다. 꼭 대학에 가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대졸자도 취업을 못하는 현실에 명문대에 갈 것도 아니면서 부모에게 등록금을 달라고 손 벌릴 수는 없었다. 오히려 부모를 돕기 위해 전단지 돌리기나 주방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벌었다. 최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리에 취미를 붙였다. 고교 졸업 후 식당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하루 12시간 노동에 월급 160만원 박봉으로는 3개월을 버티기 어려웠다. 결국 최씨는 대기업 생산 공장에 비정규직으로 들어갔다. 꿈과는 먼 일이지만 잔업과 특근을 하면 200만원까지 벌 수 있어서다. 그는 “당장은 집안 경제가 안정되는 게 우선”이라며 “지금까지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현규(32·가명)씨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진학을 포기한 경우다. 그는 경찰이 되고 싶어 경찰행정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 하지만 자영업에 종사하던 부모님이 급식비를 내주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고 결국 대입 대신 입대를 선택했다. 그는 “고졸이 부끄럽지는 않지만 시간이나 돈이 주어지면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경제난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한 청년들은 2008년 이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진학률은 2008년 83.8%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09년부터 꾸준히 떨어졌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에 투자할 시간과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대학 졸업자마저 취업난에 허덕이기 때문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소가 만 15세에서 40세 사이 청년층의 대학 포기 이유를 분석한 결과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라고 답한 사람이 35.8%, “대학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라는 답이 25.9%, “가정형편이 어려워서”라고 답한 청년이 15.8%였다.●저숙련 노동·사회적 편견 문제는 적지 않은 청년들이 취업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노동시장에 나오면서 저숙련 노동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일반계고 출신 청년들이 대학 졸업장 없이 취업할 수 있는 일터는 판매직·서빙·배달 등 일부 서비스업이나 육체 노동으로 제한된다. 처음부터 낮은 임금의 한정된 업종에 진입하다 보니 숙련도가 쌓이지 않으며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는 것이다. 대안 교육을 경험한 청년들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며 진로 탐색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이런 비대학 청년들의 노동 패턴은 결국 불안정한 일자리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의 2017년 분석에 따르면 고졸 출신 중 임시직·일용직 비율은 39%, 초대 졸 이상 중 임시·일용직 비율은 17.7%였다. 또 고졸 출신의 월급은 대졸 출신보다 정규직 43만원, 비정규직은 34만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격차를 메우려면 노동 시장에서 숙련도를 쌓는 것은 물론 진로를 모색할 기회도 제공돼야 한다. 그러나 대학 밖 청년들이 이런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다. 취업 정보나 교육적 자원, 인적 네트워크가 대학을 중심으로 공유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취업 성공 패키지 등 여러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이 이를 활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도 자체를 몰라 찾지 못하는 청년들도 많다. 중요한 사회적 자본인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기회도 부족하다. 자조 모임이나 동아리 모임 등 청년들을 연결해 줄 모임도 서울 등 일부 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사람, 불성실한 사람이라는 사회적 시선은 또 다른 벽이다. 대학에 간 친구들과 비교되거나, 대학 간판이 없다는 이유로 불성실할 것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지우씨는 “어떤 학교에 어떤 과를 다닌다는 것이 성실함의 증거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을 안 갔다는 이유로 책임감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에 가지 않고 영상 작업을 하고 있는 옥의진(19)씨도 “내 결정을 하나의 선택으로 보지 않고 ‘실패한 인생이다, 정신 차려라’고 하면 상처가 될 때가 많다”며 “대학 밖에서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년 단체와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대학에 가지 않은 청년들을 포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나현우 청년유니온 기획팀장은 “학벌에 따라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지만 사실상 취업 정책과 청년 정책은 대졸자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력 때문에 단순 노동 일자리만 계속 전전하는 구조를 바꿔야 청년 빈곤도 해결될 것”이라며 “숙련 형성을 위해 교육 훈련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 진로 모색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미자 경기교육연구원 연구원은 “일반계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 기관이 아닌 공교육 기관이기 때문에 진학 결정과 상관없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비진학 청년을 위해 내실 있는 교육 과정을 마련하거나 학교 밖 수업을 인정해주는 등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르바이트와 직업 훈련을 병행하는 청년들이 일을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본소득 도입 등 적극적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 인도 생리대 공장의 22세 여사장, 아카데미 시상식 가는 사연

    인도 생리대 공장의 22세 여사장, 아카데미 시상식 가는 사연

    인도 델리에서 자동차로 2시간 반을 달려야 도착하는 카티케라 마을에서 생리대 공장을 운영하는 22세 처녀가 2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 극장에서 열리는 제91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의 화려한 무대에 오를지 모른다. 어찌된 일일까? 스네흐란 이름의 아리따운 처녀로 다큐멘터리 영화 ‘Period. End of Sentence’ 주인공이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달거리, 형벌의 끝‘ 쯤 되겠다. 할리우드 북부의 한 학생 단체가 크라우드펀딩 모금으로 제작비를 모아 생리대 제조 기계와 이란계 미국인 라이카 제흐탑치 감독을 이 마을로 보내 영화를 만들었는데 단편 다큐멘터리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됐다. 델리에서 115㎞ 떨어진 이 마을은 이 나라의 수도와는 딴판이다. 2시간 반을 달려야 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BBC 기자는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4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마지막 마을에 이르는 7.5㎞는 포장이 안돼 자갈밭이나 다름없었다. 인도의 여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월경은 여자들에게도 금기시되는 단어였다. 달거리 중인 여자는 정결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종교시설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스네흐 역시 15세 때 첫 경험을 하기 전에 어머니나 자매들로부터 단어조차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건강 문제에 관심 많은 자선단체 ‘Action India’가 이 마을에 위생냅킨 공장을 차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 단체와 일하던 수만이란 이웃이 2017년 1월 생리대 공장 얘기를 처음 꺼냈다. 대학 졸업반으로 델리에서 경찰 일을 하겠다고 꿈꾸던 스네흐는 어머니의 동의를 구했는데 아빠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가족의 중요한 문제는 남자 책임이다. 아빠에게 생리대가 아니라 아기 기저귀를 만드는 곳이라고 얘기해야 했다. 두 달 뒤 어머니가 생리대 만드는 곳이라고 알렸더니 아빠는 “일하긴 하는군”이라고 말해 안도했다고 했다. 18세부터 31세까지 7명의 여성이 일주일에 엿새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다. 월급은 2500루피(약 4만원). 하루 600개를 만들어 ‘플라이’란 브랜드로 판매한다. 공장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은 부족한 전기 공급이다. 낮에 정전이 되면 밤새 일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낡은 옷 등을 찢어 썼는데 지금은 마을 주민의 70%가 생리대를 사용한다. 과거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인데 이제는 여자들도 생리를 당당히 얘깃거리로 삼는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스네흐가 학교 시험 준비에 몰두해야 할 때면 어머니가 대신 일했고, 다큐 제작진이 처음 마을에 왔을 때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가를 주민들에게 심문 받았다. 두 아이를 둔 수슈마 데비(31)는 지금도 남편과 언쟁을 벌인 뒤에야 공장에 출근할 수 있다. 남편은 집안 일을 다 끝낸 뒤에 출근하라고 해 새벽 5시 일어나 집안 청소하고 빨래하고 버팔로 먹이 주고 아침 준비하고 점심까지 차린 뒤에야 출근하고, 퇴근하면 곧바로 저녁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왜 월급도 적은데 일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늘어놓는다. 수슈마는 월급 일부를 남동생 옷가지 사는 데 써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다큐에 그대로 나오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에 후보가 될줄 알았으면 뭔가 조금 더 지적인 것처럼 말할걸 그랬다”며 웃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이 소중한 다큐를 볼 수 있다. 마을 사람들 가운데 누구도 해외로 나가본 적조차 없어 그의 할리우드 여행은 주민들에게 너무도 큰 자랑거리다. 스네흐도 한 번도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미국에 갈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지금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겐 노미네이트 자체가 상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눈이 떡 벌어질 정도의 꿈이 이뤄졌다.” 25일 오스카 시상식을 눈여겨볼 이유가 하나 더해졌다. 국내에선 TV조선이 오전 10시부터 중계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군사작전 5일 앞두고 日 패망…물거품 된 ‘자주독립의 꿈’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군사작전 5일 앞두고 日 패망…물거품 된 ‘자주독립의 꿈’

    4부 광복의 여명 : 충칭 시기 ③ 미완의 ‘대한민국’ <끝>1940년 9월 한국광복군을 창설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45년 8월 7일 미국 첩보기관 전략사무국(OSS)과 한미 연합 군사작전을 최종 합의했다. 20일까지 한반도에 침투하기로 하고 출동 명령을 기다렸다. 하지만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임정으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자주독립을 위해 쏟아부은 노력이 물거품이 돼 버렸다. ●임정에 너무나도 아쉬운 해방 김구(1876~1949)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광복군을 국내에 진입시키려고 했다. 영국에서 망명정부를 이끌던 프랑스 샤를 드골(1890~1970)이 레지스탕스 부대를 이끌고 파리에 입성했듯 임정도 광복군을 모아 서울로 들어가려고 했다. 미국 OSS와 한반도 진공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 산시성 옌안에 있던 김두봉(1889~1961)의 조선의용군, 소련 연해주 지역에서 활동하던 김일성(1912~1994)의 항일유격대 등과 손잡고 압록강을 넘어가려고도 했다. 임정이 실제로 미국, 중·소 한인부대와 연계해 대일전쟁을 수행했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지금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해방 뒤인 1948년 3월 김구가 안창호(1878~1938) 10주기 추도식 때 한 말이다.“선생이여, 우리 조국이 해방된 것을 10분(100%)으로 보면 7분(70%)은 우리 애국 선열들의 피와 땀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최후의 3분(30%)이 우리 힘으로 되지 못한 까닭에 해방에 기괴한 내용이 담기게 됐습니다.” ●대만, 국제사회 미아 임정 도운 유일한 우방 2차 세계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굳어져 가던 1943년 7월. 임정 수뇌부가 중국 국민당 정부 총통 장제스(1887~1975)를 만났다. 김구 등이 “국제사회에 한국의 독립을 주장해 달라”고 호소했고, 장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해 11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담에서 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1874~1965) 영국 총리의 반대를 물리치고 한국의 독립을 명문화했다. 당시 인도의 독립운동가로 훗날 총리가 되는 자와할랄 네루(1889~1964)는 한국을 “아시아 식민지 국가 가운데 열강에게 독립을 보장받은 유일한 나라”라고 부러워했다. 카이로 회담은 1914년 이후 일본이 점령한 영토를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모인 자리였다. 1910년 일본의 식민지가 된 한국은 논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장제스가 예외 조항까지 만들어 도왔다. 1932년 4월 윤봉길(1908~1932)의 상하이 훙커우공원 의거를 보고 우리 민족의 항일 의지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국민당 정부(현 대만)는 국제사회에서 ‘미아’가 될 뻔한 임정을 마지막까지 지켜준 유일한 친구였다. 하지만 중국의 노력에도 미국과 영국, 소련 등 열강의 반응은 차가웠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임정을 한반도의 정식 정부로 승인하지 않았다. 루스벨트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한국의 독립과 임정의 승인은 별개다. 한국 독립운동 단체들이 분열돼 임정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 임정은 한반도와 연계가 없다. 중국이 임정을 승인하면 소련도 친소단체를 승인할텐데 이렇게 되면 연합국 내에서 마찰이 생겨날 수 있다.” 처칠도 임정을 인정하면 인도 등 영국 식민지들이 동요할 수 있다고 보고 반대했다. 실망스럽지만 임정 요인들은 모두 개인 자격으로 한국에 돌아와야 했다. 1945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임정 직원과 가족들이 차례로 귀국했다.●임정, 국제정세 못 읽고 선거불참…한독당 소멸 임정 인사들이 귀국하자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구의 거처이자 임정 청사 역할을 한 경교장(현 강북삼성병원)은 인파로 붐볐다. 1945년 12월 임정 인사들은 서울운동장(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환국 행사에 참석했다. 15만명이 몰려와 이들을 축하했다. 하지만 미 군정은 자신 이외의 어떠한 정부 활동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임정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때부터 김구는 미 군정 규정을 어기고 임정을 사실상의 정부로 간주하려고 해 갈등을 빚었다. 직접적 도화선은 신탁통치 문제였다. 1945년 12월 소련 모스크바에서 미·영·소 3개국 외상이 만나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결의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임정은 즉각 국무회의를 열고 반탁운동에 나섰다.앞서 임정은 1943년 영국과 미국이 한국을 국제 공동관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중국 충칭에서 ‘재중자유한인대회’를 열어 반대운동을 펼쳤다. 임정 연구의 권위자인 한시준(65)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해방 뒤 임정의 반탁운동은 충칭에서 국제 공동관리에 반대했던 연장선상에 있던 것”이라며 “일제가 패망하면 한국은 곧바로 독립해야 한다는 것이 임정의 확고부동한 믿음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용옥(71) 한신대 석좌교수는 “당시 모스크바 삼상회의가 논의한 신탁통치안은 (임정이) 반대할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미소 공동위원회는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을 내놨다”며 “당시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 신탁통치를 찬성했어야 했다. 그러면 분단도 일어나지 않았고 1948년 제주 4·3사건과 여순 민중항쟁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美군정, 비밀리에 임정 해체공작까지 임정은 1945년 12월 31일 ‘국자 1·2호’라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신탁통치를 강행하려는 미 군정 대신 자신들이 정부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었다. 1946년 1월 1일 미군정 사령관 존 리드 하지(1893~1963)가 김구와 언성을 높여 싸운 끝에 상황을 수습했다. 이때부터 미 군정은 임정을 위험한 존재로 보고 협력 대상에서 배제했다. 비밀리에 임정 해체 공작도 개시했다.이후 김구의 여러 정치적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1948년 5월 10일 총선거가 실시돼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졌다. 9월 9일 북한에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됐다. 38선을 경계로 국토와 민족이 둘로 나뉘었다. 임정 세력이 주축이던 한국독립당은 “남한만의 정부 수립에 반대한다”며 총선 참여를 거부했다. 제헌의회에서 정치권력을 얻지못한 한독당은 결국 세를 잃고 와해됐다. 당시 국제 정세와 한국사회 분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한 ‘패착’이었다는 평가가 많다.●주요 임정 지도자들 어두운 말로 주요 임정 지도자들의 말로도 불행했다. 1947년 7월 여운형(1886~1947)은 좌우 합작운동을 펼치다가 살해됐다. 김원봉(1898~1958)은 친일경찰 노덕술(1899~1968)에게 고문을 받은 뒤 월북했다. 그가 자신의 비서였던 중국인 학자 쓰마로(100·미국 거주)에게 보낸 편지에는 “북조선은 그리 가고 싶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남한 정세가 너무 나쁘고 (일부 우익들이) 나를 (죽이려고) 위협해 살 수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 한국전쟁을 1년 앞둔 1949년 6월 김구도 안두희(1917~1996)의 총탄에 스러졌다. 그의 나이 73세였다. ‘못생긴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던가.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과거시험에 번번히 떨어져 이른바 ‘과거 낭인’으로 살았다. 1919년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임정 문지기라도 하겠다”고 상하이로 찾아가 명망가들이 떠난 이름 뿐인 정부를 끝까지 지켰다. 임정을 독립운동의 구심체로 되살리는 데 누구보다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꿈꾸던 민족단일국가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미완의 건국’으로 남았다.●‘1919년 임정이 대한민국의 시작’ 분명히 그렇다고 임정이 우리 역사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1948년 7월 초대 대통령이 된 이승만(1875~1965)은 취임 직후 ‘대한민국 30년’이라는 연호를 썼다. 독립운동가들이 상하이에 임정을 세운 1919년을 대한민국의 시작으로 보고 이를 계승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뉴라이트 등은 “대한민국이 1948년 건국됐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대한민국은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이 아니라) 미국의 힘으로 세워진 나라’라는 속내가 있다. 하지만 이들이 ‘건국의 아버지’로 여기는 이승만조차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다. 이승만은 대한민국 정부 초대 내각 16명 가운데 자신을 포함한 5명을 임정 요인으로 채웠다.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이시영(1868~1953), 국회의장 신익희(1892~1956), 국무총리·국방부장관 이범석(1900~1972), 무임소장관 이청천(1888~1957) 등이다. 당시 정부도 한국 독립을 위한 임정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1987년 국회는 ‘6월 항쟁’으로 얻어낸 9차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의 법통이 임시정부에 있다는 사실을 재차 천명했다. 어떤 이들은 연합국이 해방을 가져다 줬다고 말한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일제를 이기지 못했고 국제사회도 임정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제패를 꿈꾸며 전 세계로 세를 넓혀가던 강대국 일본을 우리 혼자 막지 못했다고 해서 독립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폄하할 이유는 없다. 또 연합국이 임정을 승인하지 않았던 배경에는 일본 항복 뒤 전리품을 더 많이 차지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 그들의 시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해방은 거져 얻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오래 그리고 치열하게 일제와 맞서 싸웠다. 대한민국은 임정이 중심이 된 독립운동 세력의 길고 긴 투쟁의 산물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공기관 채용비리 182건 적발…기관별 사례 보니

    공공기관 채용비리 182건 적발…기관별 사례 보니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계기로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 200건에 가까운 부조리 사례가 적발됐다. 수사의뢰 또는 징계대상인 임직원 288명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됐다. 이번 결과는 1205개 기관을 대상으로 2017년 10월 특별점검 이후 실시한 신규채용,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가지 최근 5년간 이뤄진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점검 결과다. 다만 2017년 10월 이전에 이뤄진 신규채용이라 하더라도 비위 제보 등이 들어왔을 경우엔 조사대상에 포함했다. 서울교통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5개 기관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 채용비리는 총 182건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부당청탁이나 친인척 특혜 등 비리 혐의가 짙은 36건에 대해서는 수사의뢰했다. 채용 과정상 중대 과실 등이 있었던 146건은 징계·문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유형별로 신규채용 관련 채용비리 158건, 정규직 전환 관련은 24건이었다. 특히 16건은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채용규정이 불명확하거나 규정 미비 등 업무 부주의 사안은 2452건이 발견됐다.권익위가 공개한 수사의뢰 대상기관 중 공공기관 사례는 아래와 같다. 나머지 지방공공기관, 기타공직유관단체 사례는 권익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 2012년 4월 병원에서 특정 업무직 채용 시 조카가 응시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면접위원으로 참여. ●근로복지공단 2012년 3월 병원에서 정규직 채용 시 친구의 자녀가 응시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면접위원으로 참여. ●한국기계연구원 2016년 4월 정규직 채용시험에서 합격자 추천순위를 조작. ●원자력연구원 2018년 10월 모교 출신 교수에게 연구원 신규채용 인력 추천을 요청하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추천받은 특정인에게 최고점수 부여, 이 과정에서 특정인은 본인의 학교, 경력 등 개인정보 노출. ●경북대병원 2014년 2월 채용담당부서가 응시자격(의료관련 자격증 소지자)이 없는 직원의 자매, 조카, 자녀에게 응시자격을 임의로 부여해 최종 합격. ●경북대병원 2013년 6월 청원경찰 결격사유(시력장애)가 있는 사람을 응시자 어머니의 청탁을 받아 채용.  ●서울대병원 2018년 2월 상급자 지시에 따라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아닌 비상시업무 종사자 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전북대병원 2018년 5월 면접 동점자 처리 기준(단순 합산 고득점자 우선)과 달리 ‘평균’(최고점·최하점 제외) 점수로 평가해 1, 2위 합격 뒤바뀜. ●강원대병원 2017년 12월 면접위원이 배점기준을 초과해 점수를 주고 채용담당자는 다른 면접위원과 협의 없이 이를 임의로 수정. 2018년 10월 필기시험 성적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아 합격대상자 2명은 불합격되고 불합격돼야 할 2명이 합격. ●강원대병원 2015년 서류전형 시 채용담당 부서에서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로 부여해 서류전형 합격 처리하고 채점표에 전형위원이 평가한 것처럼 서명. ●경북대 치과병원 2017년 10월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하루 전 서류평가 기준을 임의로 새롭게 만들어 적용. ●한국국방연구원 2014년 1월 채용 관련 면접전형에 합격한 응시자 2명 중 1명을 별도 심의없이 최종결재 과정에서 임의로 불합격 처리. ●전쟁기념사업회 2016년 3월 서류심사 결과 면접 대상자로 최종 1명이 추천됐지만 기관장 결재 과정에서 면접대상자가 1명인점, 나이가 어려서 이직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면접없이 탈락 처리. ●국방전직교육원 2016년 1월 무경력자를 관련 경력이 있는 타 응시자에 비해 높은 점수로 서류·면접심사에서 합격시켰고, 이후 상급자 지시로 합격자를 당초 채용직위가 아닌 다른 직위에 임용. ●한국건설관리공사 2016년 3월 일반직 전환 후보자 선정기준에는 근무성적평가 일정 점수 이상인 직원을 선정한다고 돼 있음에도 기준 점수 미만인 직원을 전환 후보자로 선정. ●국토정보공사 2016년 3월 직원 자녀를 당초 자격미달로 불합격처리 했지만 같은 해 5월 자격미달자임을 알면서도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최종합격. ●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17년 5월 용역업체 관리를 총괄하는 소장이 본인이 관리하는 용역업체에 본인의 동생과 장기간 부하직원으로 근무했던 지인을 채용하도록 청탁. 채용된 동생과 부하직원은 18년 정규직으로 전환 결정. ●공영홈쇼핑 2015년 2월 채용 시 고위직의 자녀 포함 6명이 신규채용 시험을 거치지 않고 단기계약직으로 채용. 차후 정규직으로 전환. ●부산항보안공사 2015년 8월 내부직원 3명이 공모직 서류전형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자격요건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응시자 11명 전원을 탈락 처리.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저 좀 감시해 주세요”… 공부 모습 생중계하는 ‘공시생 유튜버’

    “저 좀 감시해 주세요”… 공부 모습 생중계하는 ‘공시생 유튜버’

    유튜브 등 인터넷 영상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시청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즘은 인터넷 서비스에 익숙한 2030세대는 물론 초등학생과 중장년층까지 유튜브로 정보를 검색하고 뉴스를 찾는다.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 현황’을 보면 유튜브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이었다. 공시생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유튜브의 영향을 받고 있다. 수업을 제공하는 사교육계도 유튜브로 시험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신문은 19일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공시 관련 이슈 메이커인 윤수진(28)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8급 간호직 공무원을 준비 중인 윤씨는 ‘공시생 안나’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윤씨는 공시생인 동시에 유명 유튜버(유튜브 방송제작자)이기도 하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지난해 6월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이른바 ‘공부 방송’을 시작했다.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늘 300~500명의 시청자가 윤씨의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윤씨는 “컴퓨터를 켜 놓고 방송을 하면 공부에 방해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전 오히려 반대”라면서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휴대전화도 만지지 않고 공부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송을 반대하던 윤씨의 부모님도 공부 모습이 180도 달라진 걸 유튜브로 직접 확인한 뒤로는 오히려 방송을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사람들 보고 있다 생각하니 딴짓 못 해” 유튜브 생방송은 외로운 공시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공시생은 고시원과 학원, 집 등에서 혼자 공부할 때가 많다. 직접 얼굴을 마주 보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사뭇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는 기본적으로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라며 “방송을 보는 네티즌들이 곁에 있다고 생각하니 큰 힘이 된다”고 털어놨다. 최근 윤씨는 일상생활을 보기 좋게 편집해 방송하는 브이로그(V-log)도 시작했다. 시험 삼아 처음 올린 영상의 조회수가 53만뷰를 넘었다. 윤씨는 “평소에도 다른 유튜버의 브이로그 방송을 보는 걸 좋아해 시험 삼아 찍어 봤다”며 “잘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많은 사람이 봐줘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현재 윤씨 계정의 구독자는 2만명에 달한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으려면 구독자가 1000명을 넘고 이들의 1년간 방송시청 시간이 최소 4000시간은 돼야 한다. 윤씨는 이 기준을 충족했다. 그는 “큰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용돈 벌이도 돼 신기할 따름”이라며 “유튜브를 하려는 공시생에게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웃었다. 방송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것도 윤씨가 방송을 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다. 공부하는 동안은 채팅 창을 꺼놔 시청자들과 소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쉬는 시간이나 휴일에는 유튜브 채팅 창과 인스타그램(SNS) 메시지 등으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최근 들어 공부법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사람들이 공시 자체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격한 분들이 방송에 들러 응원을 해주거나 공부 방법 등을 전수해 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윤씨 사례처럼 공시를 주제로 한 방송들이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공시생을 상대로 합격생들이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것부터 직장을 다니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내용까지 콘텐츠도 다양하다. 특히 공무원 세계에 입직하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는 공무원 생활을 ‘꿀팁’으로 전하는 방송들이 인기다. 유튜브의 한 방송은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지인에게 들은 공무원 관련 정보를 전한다. ‘직렬별 공무원의 특징과 공부법’,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컨설턴트로 유명한 강성태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공무원시험 관련 내용을 내보낸다. 14만명 이상이 시청한 ‘공무원시험 포기하세요. 이 정도도 안 할 거면…공시생이라면 꼭 봐야 할 영상’에는 강씨가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험생들에게 조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방송용 공부 모습 연출 등 본말 전도 경계를” 윤씨는 공무원시험 관련 영상을 만드는 것을 추천하면서도 ‘목적이 뒤바뀌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씨는 “공부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방송을 한다면 나처럼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방송을 위해 공부 모습을 연출하는 등 본말이 전도되면 수험생활에 큰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광명시는 지난해부터 ‘공시 자극 영상’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영상물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영상의 첫 꼭지로 올린 ‘광명시청 직원이 말하는 공시생 시절 내 모습’은 조회수 3만 5000회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광명시의 평소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300~500회인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수치다. 이덕민 광명시 영상미디어팀장은 “광명시에도 공부를 잘했던 공무원들이 많으니 공무원 준비생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좋은 의도여서 그런지 호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에 임한 공무원도 자신의 공부법을 전할 기회로 여겨 적극적으로 촬영에 나섰다”고 밝혔다.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도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공무원 관련 정보를 전하기 시작했다. 인재개발원은 ‘인재키움TV’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국가인재원 홍보와 교육과정 소개, 강의 공유, 행정 한류 전파를 위한 외국 공무원 대상의 교육 소개 등을 방송한다. 특히 수요자 특성에 맞게 내용을 나눠 정보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무원 사교육 시장도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다. 사교육업체 ‘공단기’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 중인 강사의 공부법을 동영상으로 만들었다. 해당 영상은 58만명이 시청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다른 사교육업체 해커스공무원은 공부 내용에 집중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한다. ‘전직 경찰이 알려 주는 경찰공무원 꿀팁’, ‘공무원 국어 고득점을 원한다면?’, ‘공무원 기출문제 풀이’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영상에서는 공무원시험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직접 제공하는 정보가 담겨 있다. 해커스공무원 관계자는 “유튜브는 인기 높은 선생님들의 강의 영상이나 이들이 직접 말해 주는 ‘꿀팁’ 등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단순히 글로 된 공부법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강의력이 검증된 선생님들이 직접 설명해 주는 공부법을 눈으로 보는 것이 더욱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저 좀 감시해 주세요”… 공부 모습 생중계하는 ‘공시생 유튜버’

    “저 좀 감시해 주세요”… 공부 모습 생중계하는 ‘공시생 유튜버’

    유튜브 등 인터넷 영상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시청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즘은 인터넷 서비스에 익숙한 2030세대는 물론 초등학생과 중장년층까지 유튜브로 정보를 검색하고 뉴스를 찾는다.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 현황’을 보면 유튜브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이었다. 공시생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유튜브의 영향을 받고 있다. 수업을 제공하는 사교육계도 유튜브로 시험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신문은 19일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공시 관련 이슈 메이커인 윤수진(28)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8급 간호직 공무원을 준비 중인 윤씨는 ‘공시생 안나’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윤씨는 공시생인 동시에 유명 유튜버(유튜브 방송제작자)이기도 하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지난해 6월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이른바 ‘공부 방송’을 시작했다.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늘 300~500명의 시청자가 윤씨의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윤씨는 “컴퓨터를 켜 놓고 방송을 하면 공부에 방해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전 오히려 반대”라면서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휴대전화도 만지지 않고 공부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송을 반대하던 윤씨의 부모님도 공부 모습이 180도 달라진 걸 유튜브로 직접 확인한 뒤로는 오히려 방송을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사람들 보고 있다 생각하니 딴짓 못 해” 유튜브 생방송은 외로운 공시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공시생은 고시원과 학원, 집 등에서 혼자 공부할 때가 많다. 직접 얼굴을 마주 보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사뭇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는 기본적으로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라며 “방송을 보는 네티즌들이 곁에 있다고 생각하니 큰 힘이 된다”고 털어놨다. 최근 윤씨는 일상생활을 보기 좋게 편집해 방송하는 브이로그(V-log)도 시작했다. 시험 삼아 처음 올린 영상의 조회수가 53만뷰를 넘었다. 윤씨는 “평소에도 다른 유튜버의 브이로그 방송을 보는 걸 좋아해 시험 삼아 찍어 봤다”며 “잘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많은 사람이 봐줘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현재 윤씨 계정의 구독자는 2만명에 달한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으려면 구독자가 1000명을 넘고 이들의 1년간 방송시청 시간이 최소 4000시간은 돼야 한다. 윤씨는 이 기준을 충족했다. 그는 “큰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용돈 벌이도 돼 신기할 따름”이라며 “유튜브를 하려는 공시생에게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웃었다. 방송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것도 윤씨가 방송을 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다. 공부하는 동안은 채팅 창을 꺼놔 시청자들과 소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쉬는 시간이나 휴일에는 유튜브 채팅 창과 인스타그램(SNS) 메시지 등으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최근 들어 공부법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사람들이 공시 자체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격한 분들이 방송에 들러 응원을 해주거나 공부 방법 등을 전수해 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윤씨 사례처럼 공시를 주제로 한 방송들이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공시생을 상대로 합격생들이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것부터 직장을 다니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내용까지 콘텐츠도 다양하다. 특히 공무원 세계에 입직하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는 공무원 생활을 ‘꿀팁’으로 전하는 방송들이 인기다. 유튜브의 한 방송은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지인에게 들은 공무원 관련 정보를 전한다. ‘직렬별 공무원의 특징과 공부법’,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컨설턴트로 유명한 강성태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공무원시험 관련 내용을 내보낸다. 14만명 이상이 시청한 ‘공무원시험 포기하세요. 이 정도도 안 할 거면…공시생이라면 꼭 봐야 할 영상’에는 강씨가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험생들에게 조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방송용 공부 모습 연출 등 본말 전도 경계를” 윤씨는 공무원시험 관련 영상을 만드는 것을 추천하면서도 ‘목적이 뒤바뀌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씨는 “공부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방송을 한다면 나처럼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방송을 위해 공부 모습을 연출하는 등 본말이 전도되면 수험생활에 큰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광명시는 지난해부터 ‘공시 자극 영상’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영상물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영상의 첫 꼭지로 올린 ‘광명시청 직원이 말하는 공시생 시절 내 모습’은 조회수 3만 5000회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광명시의 평소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300~500회인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수치다. 이덕민 광명시 영상미디어팀장은 “광명시에도 공부를 잘했던 공무원들이 많으니 공무원 준비생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좋은 의도여서 그런지 호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에 임한 공무원도 자신의 공부법을 전할 기회로 여겨 적극적으로 촬영에 나섰다”고 밝혔다.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도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공무원 관련 정보를 전하기 시작했다. 인재개발원은 ‘인재키움TV’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국가인재원 홍보와 교육과정 소개, 강의 공유, 행정 한류 전파를 위한 외국 공무원 대상의 교육 소개 등을 방송한다. 특히 수요자 특성에 맞게 내용을 나눠 정보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무원 사교육 시장도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다. 사교육업체 ‘공단기’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 중인 강사의 공부법을 동영상으로 만들었다. 해당 영상은 58만명이 시청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다른 사교육업체 해커스공무원은 공부 내용에 집중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한다. ‘전직 경찰이 알려 주는 경찰공무원 꿀팁’, ‘공무원 국어 고득점을 원한다면?’, ‘공무원 기출문제 풀이’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영상에서는 공무원시험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직접 제공하는 정보가 담겨 있다. 해커스공무원 관계자는 “유튜브는 인기 높은 선생님들의 강의 영상이나 이들이 직접 말해 주는 ‘꿀팁’ 등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단순히 글로 된 공부법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강의력이 검증된 선생님들이 직접 설명해 주는 공부법을 눈으로 보는 것이 더욱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의대 편입시험 문제 빼내 아들에게 건넨 의대 교수 해임

    부산의 한 의대 교수가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의대 편입시험에 아들을 합격시키고자 시험 문제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부산고신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은 최근 교직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대학 의대 산부인과 김모(58) 교수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1월 직원과 짜고 의대 편입시험 면접문제와 답안을 유출해 아들에게 건넨 뒤 시험에 응시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고신대 의대의 편입학 면접시험은 면접관 교수 2명이 한 조를 이뤄 지원자와 대화를 주고받는 문답식으로 이뤄진다. 시험에 앞서 교수들이 함께 문제를 내고 답안과 채점 기준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답’인 일부 내용이 한때 포함됐다가 나중에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면접시험을 본 지원자 중 한 명이 그 오답을 그대로 읊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면접관들은 이에 의심을 품고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의한 후 해당 지원자에 대해 ‘불합격’ 의견을 냈다. 이 지원자는 김 전 교수의 아들이었으며 부산 시내 다른 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측은 “당시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 면접을 중지하고 수사를 의뢰했다”며 “경찰 수사에서 직원 1명이 김 교수에게 문제 몇 개를 메모해 넘겨 준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수사결과,의대 사무팀 직원이 편입시험 당일 새벽 출제위원들이 작성한 면접시험 문제 9개 문항과 답안 등을 대학 1층 게시판과 벽 사이 틈새에 끼워 놓았고 같은 날 오전 김교수가 이를 찾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와 A씨는 지난해 7월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됐으나,지난해 11월 부산지법 서부지원 재판부는 사건의 심각성을 감안해 공판이 열리는 정식 재판에 넘겼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의대 교수가 본인이 재직 중인 의대에 아들을 넣기 위해 면접시험 문제를 빼돌린 사실이 들통나 해임됐다. 이 범행은 교수 아들이 오답 내용을 그대로 읊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면접관들에 의해 꼬리가 밟혔다. 19일 부산 고신대학교와 의료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신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은 올해 1월 말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대학 의대 산부인과 김모(58) 교수를 2월 12일 자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 전 교수는 작년 1∼2월 고신대 의대 편입학 전형의 면접시험 문제와 모범 답안 여러 개를 미리 빼낸 뒤 편입학 지원자인 본인 아들에게 미리 전달했다. ‘대를 이어’ 의사를 시킬 욕심에 김 전 교수가 입시 부정을 저지른 사실은 우연히 발견됐다. 고신대 의대의 편입학 전형 중 면접시험은 면접관 교수 2명이 한 조를 이뤄 지원자에게 인성과 지적 능력 등을 평가할 문제를 주고 대화를 주고받는 문답식으로 이뤄진다. 시험에 앞서 교수들이 함께 문제를 내고 답안과 채점 기준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답’인 일부 내용이 한때 포함됐다가 나중에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면접시험을 본 지원자 중 한 명이 그 오답을 그대로 읊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면접관들은 이에 의심을 품고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의한 후 해당 지원자에 대해 ‘불합격’ 의견을 냈다. 이 지원자는 김 전 교수의 아들이었으며 부산 시내 다른 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고신대 관계자는 “당시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 면접을 중지하고 수사를 의뢰했다”며 “경찰 수사에서 직원 1명이 김 전 교수에게 문제 몇 개를 메모해 넘겨 준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대에서 행정직으로 근무하던 직원 A씨는 지난해 면접시험 문제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수사 결과 A씨는 의대 시험이 있었던 작년 1월 26일 새벽에 학교에 들어가 면접 문제 9개와 모범 답안의 핵심어 등이 적힌 쪽지를 만든 뒤,미리 약속된 장소에 이를 숨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게시판에 넣어두었습니다.확인하세요’라고 김 전 교수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김 전 교수는 이 쪽지를 찾아 아들에게 답안을 외우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의대와 병원에서 오래 근무한 김 전 교수의 지위 탓에 일개 직원인 자신이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었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교수와 A씨 사이에 금품이 오가거나 승진을 약속하는 등 문제 유출에 따른 직접적 대가를 주고받은 구체적 정황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신대 관계자는 “조사에서 확인된 바로는 문제 몇 개를 기억나는 대로 종이에 적어서 전달했지만 (대가성) 금품을 주고받았다는 정황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교수와 A씨는 수사에 이은 징계위원회 조사 과정에서도 문제 유출을 시인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A씨 역시 올해 초 직원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김 전 교수와 A씨는 지난해 7월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됐으나,작년 11월 부산지법 서부지원 재판부는 이 사건의 심각성을 감안해 공판이 열리는 정식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법정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김 전 교수는 이번 징계 결정에 따라 고신대 복음병원에서도 근무할 수 없게 됐다.현재 병원 홈페이지 의료진 정보에는 김 전 교수에 대한 내용이 삭제돼 있다. 고신대 관계자는 해임 결정에 대해 “교원이 자녀 입학을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교수 신분으로 직원과 공모해 시험 문제를 유출하는 행위는 엄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 아들 의대에 보내려고 면접시험 문제 빼돌린 교수 해임

    아들 의대에 보내려고 면접시험 문제 빼돌린 교수 해임

    아들을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 의과대학에 보내려고 면접시험 문제를 빼돌린 교수가 해임됐다. 부산 고신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은 지난달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대학 의대 산부인과의 김모(58) 교수를 지난 12일자로 해임했다고 연합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이번 징계 결정으로 김씨는 고신대 복음병원에서도 근무할 수 없게 됐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고신대 의대 편입학 전형 면접시험 문제와 모범답안 여러 개를 빼돌려 편입학 지원자인 아들에게 미리 전달했다. 이 범행은 김씨 아들이 면접관들 앞에서 오답을 그대로 읊으면서 꼬리가 밟혔다. 앞서 교수들이 문제를 내고 답안과 채점기준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답 내용이 한때 포함됐다가 나중에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 지원자 중 한 명이 그 오답을 그대로 읊은 것이다. 당시 면접관들은 시험 전에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지원자에 대해 ‘불합격’ 의견을 냈다. 알고 보니 이 지원자는 김씨 아들이었다. 시험 문제 유출 정황이 발견되자 고신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대학 의대에서 행정직으로 일하는 A씨가 김씨에게 사전에 시험 문제 몇 개를 메모해 넘겨 준 것으로 확인됐다. 면접시험 문제를 관리하는 일을 하던 A씨는 지난해 1월 26일 새벽 학교 건물에 들어가 시험 문제 9개와 모범답안 핵심어 등이 기록된 쪽지를 만들어 김씨와 약속한 장소에 숨겨뒀다. 이후 A씨는 김씨에게 ‘게시판에 넣어두었습니다. 확인하세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이 쪽지를 찾아 아들에게 답안을 외우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의대와 병원에서 오래 근무한 김씨의 지위 탓에 직원인 자신이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A씨는 학교 징계위원회 조사 과정에서도 문제 유출을 시인했다. 결국 김씨는 해임 처분을 받았고, A씨 역시 올해 초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고신대 관계자는 김씨의 해임 결정에 대해 “교원이 자녀 입학을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교수 신분으로 직원과 공모해 시험 문제를 유출하는 행위는 엄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순경시험 고교 과목 없애고 헌법 추가한다

    영어·한국사는 검정제 등으로 변경 순경 공채 시험에서 고등학교 선택과목을 삭제하고 헌법을 추가하는 내용의 경찰 채용 필기시험 개편안이 2022년 시행될 전망이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순경 공채와 경찰행정학과 경력 채용, 간부후보 선발 필기시험 과목을 바꾸는 세부 개편안을 이날 행정예고해 내달 9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순경 공채 필기시험은 과목 수는 5개로 전과 동일하지만, 고교 과목(국어·수학·사회·과학)과 형법·형사소송법·경찰학 중 3개를 택할 수 있었던 선택과목 제도가 사라지고 모두 필수과목으로 개편된다. 필수과목은 영어·한국사·헌법·형사법·경찰학이다. 헌법은 전체 범위를 다루지 않고 인권 가치와 헌법 정신 함양에 필요한 영역으로 한정했다.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별개 과목으로 두지 않고 ‘형사법’으로 통합했다. 아울러 영어와 한국사는 토익과 같은 영어시험 성적 최저기준을 두는 식의 검정제나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경해 수험생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경찰행정학과 경력 채용은 학사과정 이수를 전문성으로 인정하는 제도 취지를 고려해 기존 5과목(형법·형소법·경찰학개론·행정법·수사1)에서 4과목(영어·형사법·경찰학·범죄학)으로 과목 수가 주는 대신 영어가 추가됐다. 간부후보 선발 시험은 1차 객관식(5과목)·2차 주관식(2과목)으로 나뉘었던 것을 통합하고 주관식을 없애 7과목 모두 객관식으로 바뀐다. 일반직공무원 시험에 주관식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 영어와 한국사는 순경 공채처럼 검정제로 치르며, 일반 분야 필수과목에 범죄학을 추가하고 선택과목에서 경제학·형사정책을 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영국은 이제 단순히 우리 앞마당만 지키는 데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국제법을 위반하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인도·태평양에 군사 기지를 건설할 것입니다. 최신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를 지중해와 중동은 물론 태평양으로도 파견하겠습니다. 영국이 반드시 세계 경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만 앞서고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종이 호랑이’가 될 것입니다.”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영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을 천명하면서 19세기 대영제국을 이끌던 ‘대양해군’의 위용을 태평양에서 재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리엄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우리의 우방인 호주와 뉴질랜드가 중국과 직면하는 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이 항모를 파견할 태평양의 분쟁 수역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 동남아 국가들의 힘의 대결이 본격화된 남중국해를 의미한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후춘화 부총리와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가질 예정이었던 양국간 고위급 무역협의를 취소했다고 영국 일간지 선이 14일 보도했다. 영국이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이후 22년만에 영국 해군이 다시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세계 무대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우방인 미국은 물론 과거 식민지였던 영연방 국가들과 더욱 밀착해 유대 관계를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엘리자베스급 신형 항모 성능 등 중국에 비해 월등 영국은 19세기 전세계 육지의 4분의 1을 지배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가 평가한 영국의 군사력은 1,2,3위를 차지한 미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 인도(4위), 프랑스(5위)에도 뒤진 6위로 나타났다. 아편전쟁 당시 영국에 패배했던 중국군은 지난해 6월 소셜 미디어 웨이신(위챗)을 통해 “21세기 들어 영국 군사력은 이미 크게 뒤처져 중국과 비교도 할 수 없다”고 영국 군함이 남중국해 일대로 진입한다면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5대 공인 핵보유국의 하나인 영국은 최근 6만 5000t급 대형 항모 2척을 새로 건조하면서 다시 명실상부한 해양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국 해군은 항공모함 2척을 필두로 76척의 전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 비해 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함은 2009년부터 30억 파운드(약 4조 3500억원)을 들여 건조한 길이 280m의 6만 5000t급 디젤 항모로 2017년 12월 취역했다. 1600명의 병력과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F-35B 스텔스 전투기 36대를 비롯해 중형 대잠수함 헬기와 공격 헬기 등 함재기 5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10만t급에 달하는 미 해군 항모보다는 작지만 갑판 면적은 거의 비슷하다. 무엇보다 함재기인 F-35B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 영국 해군은 퀸 엘리자베스와 동급인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도 2017년 12월 진수해 시험 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전 반경이 1만 9000㎞에 이르는 두 항모는 대서양과 지중해, 태평양을 주 작전 무대로 삼을 전망이다. 이밖에 영국은 핵전력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핵잠수함(SSBN) 4척과 사거리 1만㎞가 넘는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고 있다.●英, 美·日과 군사 밀착 중국·북한 견제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영국이 태평양에 항모를 파견하는 방침에 대해 일단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의 위상이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했다. 제국주의 시절 인도와 홍콩, 말레이시아 등을 식민지로 거느려 군사력을 과시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란 의미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영국이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이 영향력과 힘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은 최근 들어 동아시아에서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해군의 프리깃함 ‘아가일’함(4900t급)이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남중국해에서 미국 제7함대 소속의 미사일 구축함 ‘맥켐벨’함과 합동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대(對)잠수함 작전이 가능한 호위함 ‘몬트로스’함(4900t급)을 일본 근해에 보내 대북 감시 활동을 돕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상륙함 ‘앨비언’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진입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영연방 ‘맏형’ 안보 책임감도 한 몫…브렉시트 이후 아태 지역 협력에 사활 영국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손을 잡고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은 미국 및 호주, 뉴질랜드와의 특수한 관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은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뿐 아니라 미국과 함께 ‘파이브 아이즈’(5 eyes)로 불리는 특수 공동체의 일원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과 영국이 1941년 8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 재편을 논의한 대서양 헌장을 체결한 이후 광범위한 정보를 공유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미국과 영국 이외에 영연방 국가로 영국 여왕을 국가 원수로 모시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미영 동맹이 미일 동맹이나 한미 동맹 보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무엇보다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게 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영연방 국가들이 대거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경제 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영국은 옛 식민지이자 영연방 국가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영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이라는 공동 안보 협력체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에 맞서 이들 국가들에 든든한 안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영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지점인 중동 바레인에 해군 기지를 개설했고 싱가포르에도 보급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이 핵보유국으로서 핵억지력을 유지하는 명분으로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이 보유한 핵잠수함(SSBN)과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최근들어 노후화 됐다는 지적을 받자 집권 보수당은 영국이 핵보복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2016년 신형 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국내에서는 여전히 거액을 들여 이같은 군비를 확충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손목에 찬 심전도장치로 의사가 환자상태 실시간 확인

    손목에 찬 심전도장치로 의사가 환자상태 실시간 확인

    무선의료기기를 통해 측정한 환자 정보를 의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서비스가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유예) 사업으로 확정됐다. 원격진료 활성화의 단초가 될지, 논란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웨어러블(몸에 부착 또는 착용)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 관리 서비스’ 등 3건에 실증특례 또는 임시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사업은 1차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과기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호 규제 샌드박스 사업에 포함됐다. 헬스케어 업체인 ‘휴이노’와 고려대 안암병원이 실증특례를 신청한 이 사업은 환자의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에서 얻은 데이터를 병원이 원거리에서 체크한 뒤 의사가 병원 방문을 안내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 의료법에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환자 상태를 보고 의사가 내원을 요구할 근거가 없어 유사 서비스가 자리잡지 못했다. 이로써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이상 징후를 확인할 수 있고 진료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 비용은 35만원 수준이지만, 기존 유선 기기를 활용할 때에도 소비자는 회당 10만~20만원을 써야 했다. 휴이노는 우선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한 뒤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휴이노는 애플의 애플워치4보다 이른 2015년에 관련 기술을 개발했으나 법규의 불명확성으로 출시가 지연됐다”면서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 환자를 최대한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증특례 허가를 놓고 정부는 원격 모니터링만 허용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격진료의 초기 단계로 해석될 수도 있어 향후 추가 규제 완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상담, 진단, 처방 행위가 있어야만 원격진료라는 말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규제 샌드박스와 원격의료가 아예 선을 긋는 것은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또 KT와 카카오페이가 신청한 ‘공공기관 고지서 모바일 서비스’도 임시허가를 받았다. 이르면 이달부터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을 통해 개인정보가 담긴 중요 문서를 받아 볼 수 있게 된다. 주요 전자 고시 대상은 병무청 입영통지서, 경찰청 범칙금, 국세청 납입고지서, 외교부 여권 만료 안내 등이다. 정부는 등기우편을 모바일 고지로 대체하면 향후 2년 동안 약 9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공공기관 고지서의 국민 도달률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올리브헬스케어가 신청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임상시험 참가자 온라인 중개 서비스’도 허용됐다. 그동안 임상시험 광고는 지하철 등 오프라인과 실시 기관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해 참여 희망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극한직업 ‘형사직’… “후배 형사 잡기가 범인 잡기보다 어려워”

    극한직업 ‘형사직’… “후배 형사 잡기가 범인 잡기보다 어려워”

    “현장 형사들이 생각나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렇게 일하는데 잘 못해 줘서 미안하다는 마음도 드네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일선 형사들과 함께 영화 ‘극한직업’을 관람한 민갑룡 경찰청장은 “현장 직원들의 모습이 떠올랐고, 우리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민 청장을 비롯한 경찰청 관계자들과 일선 형사 등 290명이 참석한 ‘극한직업’ 특별관람 행사를 진행했다. 현장 형사들의 애환을 듣고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다. 1300만 관객을 사로잡은 극한직업 속 주인공은 해체 위기에 놓인 서울 마포경찰서 마약반 형사들이다. 영화 속 마약반 형사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위장 개업을 통한 잠복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일선에서는 잠복과 추격을 주무기로 하는 외근직 형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후배 형사 잡기가 범인 잡기보다 어렵다’는 자조 섞인 농담은 오래된 이야기가 됐다. 이러한 형사직 기피 현상은 민 청장이 영화를 관람한 뒤 “잘 못해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2160명을 뽑는 순경 공채 일반 전형에서는 4만 496명이 몰려 18.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 750명 선발에 1만 2709명이 응시해 16.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순경 공채의 높은 경쟁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때 순경 공채의 평균 경쟁률은 40대1을 넘기도 했다. 이처럼 경찰을 꿈꾸는 지원자들은 해마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만 제복을 입을 수 있다.기동대에서 최소 2년 근무를 하면 누구나 형사를 지망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이 되고서 자발적으로 형사를 지망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젊은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형사를 꿈꾼다는 것은 옛말이다. 한때 ‘경찰의 꽃’이라고 불렸던 형사는 최근 푸대접을 받으며 기피 한직으로 밀렸다. 업무 특성상 타 부서에 비해 노동 강도가 세고 승진 또한 더디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경찰 11만 6584명(2017년 기준) 가운데 외근 형사직을 비롯해 경제·지능 등 수사 기능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2만 601명이다. 외근 형사직을 기피하는 배경에는 고된 근무환경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형사로 생활하면서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퇴근은 없다’는 극중 대사를 실제로 자주 하곤 했다”는 김석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팀장의 말은 이러한 근무환경을 잘 보여 준다. 형사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주변인들의 진술을 듣고 현장을 탐문해야 한다. 비번인 날에도 마음 놓고 쉴 수는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2만 3938건이었던 강력범죄는 2017년 2만 6334건으로 증가했다. 강력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CCTV 확보와 분석 등 현장의 업무량은 예전보다 더 늘어나고 있다. 젊은 경찰들은 근무시간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지구대나 파출소 근무를 선호한다. 일과 생활의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업무 강도가 이전보다 강해졌다기보다는 사회 변화의 영향이 크다”며 “4교대 근무로 명확하게 근무시간이 나눠지는 지구대나 파출소를 가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잡무 처리, 잠복, 조사, 추격전을 반복해야 하는 형사의 인기는 예전과 같지 않다. 형사 기피 현상은 승진자의 절반을 시험으로 뽑는 경찰 인사제도도 한몫한다. 시험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부서에 가는 게 현장에서 발로 뛰는 것보다 이득이기 때문이다. 외근 형사가 승진시험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영화 극한직업에서도 마약반장(류승룡)이 승진을 하지 못해 아내에게 구박받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사철만 되면 일선 경찰서는 형사 모시기에 열을 올린다. 빠지겠다는 팀원은 많은데 자리를 메워 줄 젊은 형사는 드물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강력계 형사는 “‘위험한 일을 시키지 않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까지 하면서 후배들을 설득하기도 한다”며 “경찰학교를 갓 졸업한 순경들이 있는 지구대나 파출소에 수시로 들러 형사의 좋은 점을 말해 주는 등 일찌감치 공을 들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강력반 등에 20~30대보다 50대 이상의 형사들이 더 많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고 형사직에 신입 경찰들을 억지로 밀어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구의 한 강력계 형사는 “평소 눈여겨봐 뒀던 후배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사명감에 기대 떠나가는 형사를 잡기보다는 ‘일은 힘들고 보상은 없는 곳’이라는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이나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견을 수렴했다”며 “실태진단과 의견 수렴을 추가로 진행해 올해 중으로는 형사직 근무체계와 보상방안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유시민과 노무현/김상연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유시민과 노무현/김상연 정치부장

    얼마 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에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했다는 비화를 밝혀 화제가 됐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중 유 이사장이 빠트린 내용이 있다. 2009년 4월 당시 동석자들에 따르면 봉하마을로 찾아온 유 이사장에게 노 전 대통령은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자네가 쓴 항소이유서를 읽고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았네. 내가 보기에 자네는 말로써 논란을 일으키는 정치를 하기보다는 좋은 글을 써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을 하는 게 어떨까 하네.” 1985년 유 이사장이 구치소에서 수감 중 쓴 항소이유서에 대해 유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EBS 이사장은 “26세의 청년이 참고 문헌 하나 없이 쓴 글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미문”이라고 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문장으로 끝나는 이 글은 당시 운동권 학생들의 ‘필독서’로 경찰이 가방을 뒤져 항소이유서 사본이 나오면 바로 연행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유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의 충고를 들었을 때는 정치인으로서 한창 나이인 50세였다. 정치하지 말라는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유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그때 대통령님 말씀을 들을걸”이라며 후회를 내비쳤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정치 입문을 권했다. 모든 것을 쏟는 ‘열정’을 높이 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 시절 치아가 다 빠질 정도로 과로하자 노 전 대통령이 강제로 휴가를 보낸 일도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 역시 당시엔 노 전 대통령의 권유를 접수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 운명을 바꾼다. 문 대통령은 정치에 뛰어들었고 대통령이 됐다. 유 이사장은 2013년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업작가로 전직(轉職)한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과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인생을 바꾼 셈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충고는 이미 정해진 운명을 알려 준 예언일까, 아니면 노 전 대통령의 권유를 뒤늦게 따르다 보니 운명이 된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도 전에 운명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설이다. 유 이사장은 부인한다.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선관위에 요청할 정도다. 하지만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번복했던 정치인들을 숱하게 학습한 국민들은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 것 같다. 만약 유 이사장이 다시 정치를 한다면 운명을 거스르는 것일까, 제 운명을 찾아가는 것일까. 나처럼 예지력이 없는 범부는 잘 모르겠다. 대신 여러 베스트셀러를 쓴 김영하 작가의 개인적 스토리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김 작가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가 고민돼 한 젊은 역술인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 역술인은 김 작가의 사주와 관상을 보더니 “글과 말을 써서 먹고살 운명”이라고 했다. 김 작가가 “혁명가가 되고 싶다”고 하자 역술인은 만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운명은 앞에서 날아오는 돌이고 숙명은 뒤에서 날아오는 돌입니다. 앞에서 날아오는 돌을 피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힘이 듭니다.” 운명론 따위를 믿으라고 이 일화를 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 작가는 운명을 자기실현적 암시로 소화했다고 한다. 그 역술인의 말을 ‘앞에서 날아오는 돌’이라고 여기고 피하지 않고 맞았다는 것이다. carlos@seoul.co.kr
  • 미국 23개주서 한국 면허증 통용된다

    외교부는 3일 미국 23개주에서 한국 운전면허증을 현지 면허증으로 교환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현지 면허증 교환 지역은 메릴랜드주, 버지니아주, 워싱턴주, 매사추세츠주,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오레곤주, 미시간주, 아이다호주, 앨라배마주, 웨스트버지니아주, 아이오와주, 콜로라도주, 조지아주, 아칸소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 하와이주, 펜실베니아주, 위스컨신주, 오클라호마주, 아리조나주, 루이지애나주 등이다. 나머지 곳들은 현지 면허증을 취득하려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운전면허 필기·실기 시험을 봐야 한다. 전국 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아도 미국 전역에서 운전할 수 있지만 입국 후 1년이 지나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또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할 경우, 한국면허증과 여권을 함께 지참하지 않으면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한국 면허증을 현지 면허증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려면 한국 경찰청과 미국의 해당 주가가 양해각서에 서명해야 한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김형길 주휴스턴총영사와 케빈 리브스 루이지애나주 공공안전 및 차량관리국 부국장이 ‘대한민국 경찰청과 루이지애나주 공공안전 및 차량관리국간 운전면허 상호인정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면허증 교환이 가능한 23번째 주가 됐다. 한국과 루이지애나주의 거주민들은 다음달 4일부터 면허증을 교환할 수 있다. 루이지애나주에 거주하는 한국민은 2028명이다. 다만, 이번 양해각서는 비상업용 운전면허증 교환발급에만 적용된다. 한편 우리나라와 운전면허 상호인정 국가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135개국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SKY 캐슬’ 염정아VS김서형 “연기력을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SKY 캐슬’ 염정아VS김서형 “연기력을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SKY 캐슬’ 염정아와 김서형이 화려한 연기 신공으로 인생캐를 경신했다. 전적으로 믿게 되는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력 덕분이었다. 오늘(1일) 종영하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총 20부작)에서 강예서(김혜윤)의 서울의대 합격이라는 비뚤어진 욕망을 좇는 한서진 역을 맡은 염정아와 서진 가족을 파멸시키려고 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을 맡은 김서형. 첫 방송부터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연기력으로 매순간마다 높은 몰입도를 이끌어내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재입증했다. 이에 ‘SKY 캐슬’은 지난 19회에서 전국 23.2%, 수도권 24.6% (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딸 예서의 서울의대 합격으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였던 서진. 수십억짜리 입시 코디를 받기 위해 주영이나 시어머니 윤여사(정애리) 앞에서 무릎 꿇는 것도 거리낌 없었다. 극 초중반, 서진은 자녀들의 잘못을 감싸는 그릇된 교육관을 펼치고, “아갈머릴 확 찢어버릴라”라는 자극적인 언행도 불사했다. 이처럼 자신의 욕망에 누구보다 솔직했던 서진은 김혜나(김보라)의 죽음과 황우주(찬희)의 누명으로 예서가 망가지기 시작하자, 욕심을 내려놓고 딸을 지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전에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면, 지금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있다. 때론 시청자들을 경악시키는 그릇된 모성애를 보이기도 했던 서진이 ‘인생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염정아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염정아는 이름까지 바꿀 정도로 잊고 싶은 가정환경에서 벗어나 상류층의 삶을 살고 싶은 서진의 절박함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예서를 붙들고 “엄마, 네 인생 포기 못 해”라며 눈물을 흘릴 때면, 그 간절함에 자연스럽게 몰입됐다. 또한, 대사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 근육, 손동작, 목소리 톤 등 모든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얼굴에 선 핏줄도 연기한다”는 평이 있을 정도였다. 드라마의 화제성과 더불어 드라마배우 평판 1위, ‘염정아 신드롬’의 이유였다. 올백 헤어스타일, 블랙 의상, 포커페이스로 첫 등장부터 남다른 아우라를 내뿜은 주영 역시 방송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표정으로 일관한 주영이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할 때마다 서진은 다시 그녀의 손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주영은 혜나를 살해하고 우주에게 누명을 씌우고, 시험지를 유출하는 등 다양한 악행을 저질러왔다. 그러나 경찰 체포를 앞두고 사고로 9살에 머물러있는 딸 케이(조미녀) 앞에서 뒤늦게 보여준 절절한 모성애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서진과 예서를 파멸로 몰고 간 악인이었지만, 그녀 역시 엄마였던 것. 주영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힘들고 외로웠다”는 김서형. 하지만 그녀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주영이 상상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감정을 철저히 배제해야하는 장면에선 눈썹과 입꼬리만으로 미묘한 내면을 드러냈고, 순간순간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소름 끼칠 정도의 반전 연기기 펼쳐졌다. 서진의 과거를 알고 악마 같은 웃음을 터트리거나 케이 앞에서 오열을 하는 장면들은 김서형의 연기 디테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완급을 조절하는 연기 내공과 한계 없는 변신은 김서형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시켰다. 극중 서진과 주영이 대립할 때마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텐션을 끌어올린 염정아와 김서형. 어느덧 최종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어머니는 혜나의 죽음과 무관하십니까”라는 주영의 날 선 질문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안겨주고 있다. ‘SKY 캐슬’, 오늘(1일) 금요일 밤 11시 JTBC 최종회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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