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경찰 고문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78
  • 미투운동가 ‘국가전복 혐의’ 법정에…BBC 르포 “중국이 입 다물게 했다”

    미투운동가 ‘국가전복 혐의’ 법정에…BBC 르포 “중국이 입 다물게 했다”

    중국의 유명 미투 운동가가 당국에 구금된 지 2년 만에 국가 전복 혐의로 22일 법정에 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외교관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투 운동에 앞장섰으며 독립 언론인인 황쉐친(35)과 노동 운동가 왕젠빙에 대한 재판이 이날 광저우 중급 인민법원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를 받는다고 둘의 석방 운동을 펼쳐온 단체 ‘프리(free) 쉐친&젠빙’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중국 주재 서방 외교관 7명이 방청을 시도했으나 법정 입장이 불허됐다고 복수의 외교관들이 밝혔다. 황쉐친과 왕젠빙은 2021년 9월 19일 광저우에서 체포됐다. 황쉐친은 체포 당시 영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영국 서섹스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출국하려고 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왕젠빙은 황쉐친을 환송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도중에 검거됐다.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에 주로 적용하는 혐의로,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한, 최대 징역 5년이 선고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프리 쉐친&젠빙’ 대변인은 두 활동가가 사회적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 청년들과의 모임을 개최한 것에 선동 혐의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두 활동가가 몇 달 동안 독방에 감금됐고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BBC 아이(EYE) 탐사 프로그램은 두 사람이 구금된 2년을 돌아봤다. 중국 소셜미디어의 반응은 엇갈렸다. 두 사람의 석방을 주장했던 누리꾼들은 “2년이 흘렀다. 정말 시간이 걸렸다”고 안타까워한 반면, “중형이 선고됐으면 한다”고 댓글을 다는 사람도 있었다. 한 친구는 이날 황쉐친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라디오 프리 아시아에 털어놓았다. ‘프리 쉐친&젠빙’ 대변인은 또 “두 사람의 가족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경찰이 두 사람의 가족을 계속 찾아가 위협했다. 그래서 가족들은 공개적으로 발언하거나 해외에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법정에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대변인은 영국 BBC에 전했다. 로이터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중국 경찰에 서면 문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프리 쉐친&젠빙’은 지난해 5월 방중한 미첼 바첼레트 당시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띄워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주의 환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황쉐친은 광저우의 관영 매체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7년 직장 성희롱 경험을 폭로하고 중국 미투 운동을 선도하게 됐다. 그 뒤 많은 피해자가 폭로에 나섰고 대학 교수 여러 명의 해임이나 징계로 이어졌다. 그는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며 중국의 여성 기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실태를 조사했고, 성희롱 피해자들의 증언을 모으고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를 취재한 그는 그 해 공공질서 훼손 혐의로 석 달 동안 경찰에 구금되기도 했다. 왕젠빙은 농촌교육과 산재 노동자의 복지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 지진 피해 10살 소녀에게 “결혼하자” 속삭이는 남성들

    지진 피해 10살 소녀에게 “결혼하자” 속삭이는 남성들

    규모 6.8 강진으로 3000명 가까이 숨진 모로코에서 아동·청소년 여성들이 성폭력 위험에 직면했다. 최근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모로코 매체 등은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 지진 피해 지역 여아들에 대한 강제 결혼과 성폭력을 장려하는 선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진 피해는 아틀라스 산맥 지역에 있는 작은 마을들에 집중됐다. SNS에는 “피해 지역 여아들과의 결혼은 선행이며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돈을 낭비하는 도시 소녀보다 피해 지역 소녀들과 같이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소녀들과 결혼하라”라고 선동하는 게시글이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실제로 지진 피해 지역 소녀들과 강제 결혼하거나 성폭력을 가할 목적으로 해당 지역에 진입하려는 남성들의 사례도 발견됐다. 한 성인 남성은 10살 남짓한 여자 어린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그녀는 나와 함께 (카사블랑카로) 가고 싶어 하지 않지만 더 자라고 나서 결혼하겠다고 속삭였다. 사랑해”라고 적어 공분을 일으켰다. 온라인상에 “어린 소녀들을 성폭행하기 위해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올린 20살 남성은 최근 경찰에 체포됐다. 뿐만 아니라 어린 소녀들을 입양하겠다며 이들을 찾아달라는 게시글도 올라온 상태다. 모로코 출신 성평등 활동가 야스미나 벤슬리마네는 알자지라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젠더 기반 폭력과 착취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바로 그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재난 구호에서는 성인지적인 접근 방식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유엔개발계획에 따르면) 여성과 소녀가 재해로 사망할 확률은 남성보다 14배 더 높다”라고 말했다. 모로코 당국은 온라인에서 여성과 아동 지진 피해자에 해를 입히는 게시물들이 감지됐다며 인신매매 관련 신고를 당부하고 관련 사건을 사법 당국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모로코, 강제결혼등 금지법 시행 모로코에서는 2018년 카디자라는 17세의 소녀가 남성들에게 납치돼 2개월간 감금된 상태에서 강제로 마약을 흡입하고 끔찍한 고문과 함께 매춘을 강요당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납치한 남성들은 카디자가 마약에 취해 잠든 사이 나치 문양 등의 문신을 손과 팔 등 온몸에 낙서처럼 새겼고, 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모로코를 포함한 각국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모로코에서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죄자가 피해자와 결혼하면 처벌을 면하게 해주는 법이 존속돼 오다가 2014년 폐지됐다. 모로코 정부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18∼65세 모로코 여성의 63%가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2012년 성폭행범과 강제로 결혼한 16살 소녀는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했고, 이 사건이 해외 언론에 보도되면서 인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 풍선처럼 빵빵해진 그림과 조각에 해학 담았던 보테로 [메멘토 모리]

    풍선처럼 빵빵해진 그림과 조각에 해학 담았던 보테로 [메멘토 모리]

    빵빵해진 풍선처럼 사람 얼굴과 몸을 부풀려 그리는 독특한 화풍으로 낯익은 콜롬비아 출신 화가이자 조각가인 페르난도 보테로가 15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지 일간 엘티엠포와 W 라디오 방송은 보테로가 이날 모나코에 있는 자택에서 폐렴 등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테로의 딸 리나가 아버지의 부음을 알렸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1932년 콜롬비아의 마약 도시 메데인에서 떠돌이 행상의 아들로 태어난 보테로는 20대에 유럽을 여행하며 현대 미술에 매료됐다. 삼촌의 권유로 투우사 양성 학교를 다니다 그만 두고 그림을 시작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48년 첫 작품 발표회를 열었다. 지역 신문에 실리는 삽화를 그려 생계비를 벌기도 한 그는 1950년대 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독특한 화풍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60년대 미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보테로는 독특한 화풍뿐만 아니라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장의 작품을 자신의 방식대로 패러디한 작품들을 남겼다. 이들 작품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묘한 독창성과 애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콜롬비아 매체들은 전했다.예컨대 대표작 ‘모나리자, 열두 살’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재해석한 것이고, ‘벨라스케스를 따라서’는 벨라스케스의 ‘왕녀 마르가리타’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를 따라서’는 얀 반 에이크의 유명한 작품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렸다. 그는 또 익살스럽게 혓바닥을 살짝 내밀고 있는 풍만한 몸집의 고양이와 기형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말 등 ‘사랑스러운 뚱보’라고도 불리는 여러 조각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스타일을 구현했다. 약간은 초현실적인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중남미, 유럽, 아시아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콜롬비아 보고타,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멕시코 멕시코시티를 비롯한 주요 도시 박물관과 공공장소에 보테로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고인은 2009년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 ‘페르난도 보테로 전’에 참석차 방한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13세기 이탈리아에서부터 양감(볼륨)을 중요시하기 시작했는데, 이탈리아에 갔다가 양감이 나타나는 작품들을 보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단순히 뚱뚱한 것을 그리는 게 아니다”라고 작품 세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2008년 BBC 인터뷰 중 그의 발언이다. “딸이 언젠가 내게 집에 걸어두게 동물 그림 하나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고 했다. 아주 조심,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려고 했다. 말을 그리는데 갑자기 보테레스크해지기 시작했다. 딸은 ‘아니 아니 아빠, 아니 아니 아빠, 완전히 망치는군요”라고 말했다. 이미 내 뇌는 완전히 그렇게 돼 있다. 어쩔 수가 없다. 내가 하는 어떤 일도 보테레스크하다.” 2014년 스페인 일간 엘문도 인터뷰 중 일부다. “내가 한 여인, 한 남성, 개 한 마리나 말 한 마리를 그리면 난 항상 볼륨 생각을 한다. 난 뚱뚱한 여인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나는 볼륨을 그린다.” 작가의 좀 더 진지한 작품으로는 콜롬비아 게릴라 전사들과 지진에 대한 것들이 있다. 1993년 악명 높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메데인에서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을 때 격렬한 비판에 직면했다. 처음에 그는 에스코바르가 영웅적으로 항거하다 총알을 맞은 것으로 그렸으나 다시 그리라는 압력을 받았고, 그냥 죽은 마약왕 이미지를 남겼다.그는 또 미군들이 이라크 아부 그라이이브 교도소 수감자들을 고문하는 커다란 그림을 그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임하던 때였는데 백악관 근처에서 전시했다. 파리와 뉴욕, 멕시코와 콜롬비아, 이탈리아 등에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그의 작품은 소더비에 따르면 어느 것이나 200만 달러는 받을 수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30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보테로에 대해 조국 콜롬비아에서는 민족 예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예술가로 치켜세우고 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리의 전통과 결점을 아우른, 미덕의 화가 보테로가 세상을 떠났다”며 고인을 추모했고, 고향인 메데인 시는 7일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다니엘 퀸테로 메데인 시장은 “보테로의 걸작들은 우리 도시에 계속 전시될 것”이라며 “그는 그곳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해발 2320m에 쌓아올린 행복… 그 속엔 눈물도 있었다

    해발 2320m에 쌓아올린 행복… 그 속엔 눈물도 있었다

    인구수에서 수위를 다투는 인도(약 14억 2900만명)와 중국(약 14억 2600만명, 이상 2023년) 사이에 낀 나라가 있다. 인구 약 79만명, 면적은 남한의 3분의1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나라, 부탄이다. 은둔의 왕국, 마지막 샹그릴라 등 이 나라를 나타내는 상찬의 표현도 다양하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라는 것도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신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란 개념을 들고나와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었다. 글쎄, 이런 상찬들이 현실과 부합하는지는 다소 불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가난해도 깔끔하다는 것, 고집스럽지만 퍽 진보적이라는 것, 그리고 알려진 것과 꽤 다른 나라라는 것이다.●부탄=행복의 나라? 오해와 진실은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의 첫날 밤. 이대로 눈을 붙일 순 없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팀푸의 명동’으로 나갔다. 물론 팀푸에 명동은 없다. 도시의 작은 규모에 견줘 젊은이와 차량으로 ‘북적대는’ 모습이 독특해 붙여 본 별명일 뿐이다. ‘팀푸의 명동’엔 산악국가 부탄에선 보기 드물게 너른 광장이 있다. 그 한편에서 청년 2명이 축구공을 주고받고 있다. 작은 나라라고 축구를 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그래도 다소 생경한 장면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하위를 전전하던 이 나라에 ‘승리를 아는 기쁨’을 처음 선물한 사람이 한국인(고 강병찬 감독)이라지?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엔 202위 몬세라트를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만년 최하위(203위)에서 벗어나는 희소식을 ‘해외 토픽’으로 전 세계에 타전하기도 했다.이처럼 부탄은 여행지로서보다 존재 그 자체로 관심을 더 끄는 나라다. 부탄의 어디를 갈 것인가보다, 부탄은 어떤 곳인가에 사람들의 관심이 더 많다. 그 이유는 아마 ‘행복의 나라’라는 것에서 비롯됐지 싶다. 세계 모든 나라가 GDP로 행복의 성적을 매길 때, 부탄은 GNH로 정책의 방향을 세웠다. 여기에 여행객 숫자를 일정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고립주의 정책도 신비감을 더했다. 보통은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와 시장도 경제도 흥청대길 바랄 텐데, 부탄은 거꾸로 행동했다.●법으로 정한 ‘국토의 60% 산림’ 유지 그들은 정말 행복했을까. 부탄은 곧 행복의 나라란 등식은 여태 의심의 여지 없는 진실처럼 여겨졌다. 아쉽게도 최근에 이 생각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고, 그에 따른 결과로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생긴 균열이다. 우선 부탄에 대한 오해 몇 가지는 짚고 가자. 그래야 부탄을 좀더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가장 큰 건 하루 체류비 200달러(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100달러로 인하)로 인한 오해다. 약 27만원에 달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비용’(SDF) 명목의 체류비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절반을 할인한다 해도 장삼이사들에겐 큰돈이다. 그러니 관광객들이 “부자들만 오라는 거냐”며 비아냥대는 것도 자연스러워 보인다.한데 이는 부탄 사람들의 의도와 거리가 먼 이야기다. 이 대목은 고립정책과 묶어 들여다봐야 좀더 명확해진다. 배낭여행이 자유화됐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 나라는 결딴날 가능성이 높다. 감당할 수 없는 수의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고, 고요하게 지켜왔던 문화며 습속들이 한꺼번에 쓸려갈 것이다. 그러니 고립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SDF도 이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국가의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돈 챙겨서 부자 될 생각이라기보다 자신도 살고, 어렵게 지켜온 문화와 역사를 관광객이 온전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접점이 바로 SDF다. 국토의 60%를 삼림으로 유지해야 하는 법 규정도 그렇다. 국민 의식이 진보적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생존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리 규정했을 개연성이 더 높다. 삐죽 솟아오른 산의 토양을 잡아 주는 건 나무밖에 없다. 나무가 없으면 곳곳에서 산사태 등이 일어날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러니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모계사회라는 것도 오해에 가깝다. 여성 상속 등의 관행이 남아 모계사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비교적 균형 잡힌 성 역할관을 가졌다고 보는 게 맞다.●신호등조차 없는 히말라야 작은 왕국 이제 여행지로서의 팀푸를 말할 차례다. 전 세계의 수도 가운데 교통신호등이 없는 유일한 곳이 팀푸다. 정확히는 생겼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철거됐다고 한다. 여기선 교통경찰의 수신호가 신호등이다. 팀푸는 히말라야산맥에 기댄 부탄 왕국의 행정과 경제의 중심지다. 산악국가의 수도답게 해발 2320m의 고지대에 터를 잡았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메모리얼 초르텐이다. 굳이 우리말로 풀어 쓰면 ‘국립기념탑’ 정도 되겠다. 성군으로 추앙받는 이 나라 3대 국왕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시설이다. 네팔 등 히말라야 산악국가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얀색 초르텐(불탑)이 웅장하게 서 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탑돌이를 하는 주민들로 탑 주변은 늘 붐빈다.●부탄 내 최대 규모 종 ‘타시초종’ 청사 도르덴마 부처상은 팀푸 시내가 한눈에 굽어보이는 산 정상에 세워졌다. 높이 51.5m로 세계 최대 높이라고 한다. 불상 안에도 별도의 사원이 있다. 부탄국립도서관은 종카어(부탄 토속어), 티베트어로 쓰인 고문서들을 보관하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책이었던 ‘Bhutan’(부탄)이다. 무게 68㎏, 길이는 2m에 달한다. 아쉽게도 지난 2012년 호주에서 150㎏짜리 초대형 지도책이 출간되며 세계 최대 도서 지위를 잃었다고 한다.팀푸 최고의 볼거리는 타시초종이다. 부탄의 정부청사로 쓰이는 건물이다. 부탄에는 주마다 정치, 행정, 종교의 중심인 종(Dzong)이 있다. 타시초종은 부탄의 20개 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설계 도면 없이 전통 부탄 양식으로 건축됐다. 타시초종은 정부청사 직원들이 퇴근한 오후 5시 이후에 관람할 수 있다. 심토카종은 1629년에 세워진 부탄 최초의 종이다. 규모는 작아도 역사적 의미는 큰 곳이다. 티베트와의 100년 전쟁 등에서 단 한 번도 함락된 적이 없다고 한다. ■여행수첩 -부탄에선 원칙적으로 개별 여행이 금지돼 있다. 패키지여행만 할 수 있다. 아울러 반드시 부탄인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부탄우호협회 누리집(www.koreabhutan.com) 참조. -코앤씨 여행사(www.konc.kr)가 인도·부탄(8박9일), 부탄·네팔(7박8일)을 묶은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탁상 곰파 사원과 타시초종, 푸나카종, 치미라캉 사원 등 부탄의 핵심 여행지를 돌아본다. 인도에선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델리의 국립박물관과 바라나시의 사르나트 유적군, 아그라의 타지마할 등을 여행한다. 네팔에서는 카트만두와 포카라 등을 둘러보고 히말라야의 장엄한 설경을 감상한다. 대구경북지역은 코다투어(053-216-6000), 부산울산경남지역은 호경관광(051-558-3588)에서 진행한다.
  • 10세 소녀 죽음 5주 뒤 파키스탄으로 달아난 아빠와 의붓엄마 등 검거

    10세 소녀 죽음 5주 뒤 파키스탄으로 달아난 아빠와 의붓엄마 등 검거

    한창 꿈 많았을, 이 10세 소녀는 파키스탄계 영국 소녀 사라 샤리프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런던의 외곽 도시 워킹의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여러 군데 깊은 상처를 견디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빠 우르판 샤리프(41)와 그의 부인 베이나시 바툴(29), 그의 남동생 파이살 말릭(28)은 사라의 주검이 발견되기 하루 전 파키스탄으로 급히 귀국한 사실이 드러났다. 누구나 명예살인을 의심할 상황이었다. 당연히 영국 경찰은 세 사람을 송환해달라고 파키스탄 정부에 간청했는데 마침내 13일 오후 7시 45분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이들을 체포해 구금했다. 사라의 주검이 발견된 지 5주 만의 일이었다. 사라의 친어머니 올가 샤리프는 서리 경찰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데 세 사람의 체포 소식을 듣고는 일간 더선 인터뷰를 통해 “커다란 안도가 된다. 이렇게 빨리 진전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어깨를 짓누르던 부담이 사라진 느낌이다. 하지만 마무리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서리 경찰도 까다롭고 복잡한 사안인데 굉장히 빠른 수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 시알콧에서 비행기에 올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런던 게이트윅 공항으로 돌아왔다. 파키스탄 경찰은 세 사람이 자유 의사에 따라 귀국 길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라의 다섯 형제(1~13세)가 어른들과 동행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파키스탄 정부의 돌봄 시설에 수용돼 있다. 이들은 지난 11일 파키스탄 북동부 젤룸에 있는 샤리프의 아버지 집에서 발견됐다. 워킹의 한 여행사는 샤리프가 지난 8일 밤 10시쯤 파키스탄행 편도 항공권을 예약해야 한다며 연락해 왔다고 했다. 같은 달 10일 이슬라마바드에 착륙한 뒤 영국의 응급 구조 서비스에 연락해 집에 가보라고 해 경찰이 갔더니 사라의 주검이 발견된 것이다. 인터폴이 국제적인 수배에 나섰고 파키스탄 경찰이 서리 경찰을 대신해 소재 파악에 나섰다. 샤리프와 바툴 부부는 지난주 동영상 성명을 발표했는데 파키스탄 경찰이 자신들을 발견하면 고문하고 살해할까 두려워 숨어 지낸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족 구성원들이 심한 놀림을 받고 있다며 영국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샤리프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바툴이 노트북에 적힌 내용을 읽어댔다. 가족이 사라의 주검 이후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사라의 할아버지 무함마드 샤리프는 아들손주들이 지난 10일 도착한 이래 한 집에 머물러왔다고 말했다. 다섯 자녀들은 지난 12일 파키스탄 법원 심리를 마친 뒤 정부 아동보호시설에 옮겨졌는데 법원은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이곳에서 지내야 하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 ‘고소득 일자리’ 꾀임에 속은 베트남인, 캄보디아서 고문에 숨져 [여기는 베트남]

    ‘고소득 일자리’ 꾀임에 속은 베트남인, 캄보디아서 고문에 숨져 [여기는 베트남]

    대만에서 일자리를 주겠다는 꾀임에 속아 경유지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던 베트남인 5명이 고문을 당하다 1명이 숨지고 4명은 몰래 강을 헤엄쳐 국경을 넘었다. 베트남 남부 안짱성 경찰에 따르면, 베트남 남성 3명과 여성 2명은 지난 8월 A로부터 대만에서 불법 취업을 알선해 준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이들 5명은 지난달 25일 A와 또 다른 여성의 안내에 따라 호치민의 한 호텔에 모인 뒤 7인승 차량을 타고 베트남-캄보디아 국경 지역인 안장성으로 향했다. 당일 캄보디아로 밀입국한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대만으로 밀입국할 것”이라는 지시를 받고, 캄보디아 칸달주의 카오톰 구역에 있는 집으로 보내졌다. 하지만 이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그곳에는 복면을 쓴 여러 명의 남성들이 칼과 총을 들고 와 위협하며 구타한 뒤 돈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손과 다리를 묶었다. 이어 5명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가족들에게 연락해 이들이 고문당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전송하고, 거액의 몸값을 요구했다. 이들 중 3명은 가족들로부터 5억동(약 2780만원)을 보내왔지만, 나머지 남성 1명과 여성 1명은 가족들이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심한 구타와 고문을 당한 여성 1명은 뇌 손상으로 결국 사망했다. 나머지 4명은 갱단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몰래 강을 헤엄쳐 안장성 롱빈 국경 검문소에 이르렀다. 신고를 접수한 베트남 경찰은 이들을 캄보디아 갱단에 넘긴 A와 나머지 일당 4명을 체포했다. 또한 캄보디아 경찰과 연계해 현지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을 인계받았다. 이들은 대만에서 일자리를 얻는 비용으로 1인당 6500달러(약 870만원)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적지 않은 베트남인들이 밀입국자들과의 거래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불법 취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취업자 신분이기 때문에 타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거나 인신매매 조직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19년 10월 23일 영국에 밀입국하려던 39명의 베트남인은 영국 남동부 에식스주의 한 산업단지의 컨테이너 안에서 질식사한 채 발견됐다. 내부 온도가 최고 38.5도까지 오른 컨테이너에서 12시간 이상 갇혀 있다 숨졌다. 지난해 8월에는 취업 사기로 캄보디아 칸달주의 카지노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던 베트남인 42명이 강으로 뛰어들어 헤엄쳐 국경을 넘어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대규모 인신매매 조직이 ‘고소득 취업’을 보장한다는 광고로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허위 광고에 속은 피해자들은 현지에서 노예처럼 강제 노동에 시달리거나, 도망치다 붙잡히면 고문을 당하다 숨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일부 조직원은 피해자들의 장기를 밀매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 “감히 마약을 빼돌려”…멕시코 카르텔의 잔인한 보복

    “감히 마약을 빼돌려”…멕시코 카르텔의 잔인한 보복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잔인한 보복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공유돼 파문이 일고 있다. 충격적인 영상 등 부적절한 콘텐츠를 걸러낼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사회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문제의 영상엔 두 팔과 두 다리가 꽁꽁 묶인 채 선박의 바닥에 누워 있는 한 노인이 등장한다. 노인은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는 듯 잔뜩 공포에 떨고 있는 표정이다. 마약카르텔은 그런 노인의 얼굴을 클로즈업 해 영상에 담았다. 영상에는 “내 얼굴 나오지 않게 조심해” 등 마약카르텔 조직원들이 서로 나누는 대화도 그대로 담겨있다. 잠시 후 선박이 목적지에 도착하자 마약카르텔은 노인을 번쩍 들더니 바다에 던져버렸다. 노인의 다리엔 커다란 닻이 묶여 있었다. 노인은 저항 한 번 못하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사건을 취재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장을 당한 노인은 베네수엘라 출신 마약사범 레이날도 푸엔테스 캄포스(68), 그를 처단한 마약카르텔은 멕시코의 악명 높은 걸프 카르텔이었다. 걸프 카르텔에 들어가 마약밀매 행동대원으로 활동하던 캄포스는 최근 배달사고를 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로 코카인을 가져가면서였다. 걸프 카르텔은 캄포스에게 버진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섬인 토르톨라로 코카인을 가져가라고 했다. 코카인은 이곳에서 다시 유럽으로 밀반출될 예정이었다. 캄포스는 코카인 200kg를 싣고 토르톨라를 향해 배를 띄웠다. 하지만 그는 중간에 부표를 띄우고 코카인을 모두 바다에 빠뜨렸다. 그가 바다에 숨긴 코카인 200kg의 시가는 1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4억 원이었다. 현지 언론은 “부표까지 띄운 걸 보면 캄포스가 처음부터 코카인을 빼돌리기로 작정하고 출항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코카인을 바다에 숨기고 조직에 돌아간 캄포스는 해안경찰을 만나 추격을 당하는 바람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둘러댔다. 코카인은 추격을 받을 때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바다에 던져버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캄포스를 의심한 마약카르텔은 고문과 폭행 끝에 그가 코카인을 빼돌린 사실을 알아냈다. 캄포스를 처단하기로 결정하고 방법으로 수장을 결정한 건 코카인을 빼돌린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보복을 하기로 한 것이었다고 한다. 한편 영상이 공유되자 멕시코에선 콘텐츠 검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약카르텔이 엽기적으로 잔인한 영상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마약카르텔이 다양한 목적으로 인터넷, 특히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어 원천적 차단이 불가능하다면 검열이라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수사통보 늦춘 경찰… 국민 불편만 키운다

    수사통보 늦춘 경찰… 국민 불편만 키운다

    2021년 3월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낸 A씨는 2년 4개월이 흐른 지난 7월에야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다는 통보를 받고 깜짝 놀랐다. 고소장 접수 이후 고소인·피고소인 조사가 이뤄졌지만 그간 별다른 진전이나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담당 경찰이 진행 상황을 알려 주지 않아 ‘수사 진행 상황 통지 신청’까지 했는데도 연락이 없어 속만 끓이던 상태였다. 경찰이 앞으로 고소·고발인이나 피해자에게 수사가 시작된 후 석 달이 흐른 뒤부터 진행 상황을 알려 주기로 하면서 A씨처럼 불편함을 겪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엔 수사 개시 1개월 이후 사건 진행 상황을 알려 줬는데 이를 최대 3개월까지로 늦춘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업무가 늘면서 되레 알권리가 침해되고 국민 불편만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반려할 수 있는 제도를 폐지해 국민 권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외려 인력 부족과 수사 부담 탓에 각하(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 종결)되는 사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간 약 12만건의 고소·고발장을 우선 접수해야 해서다. 좋은 취지로 도입한 제도이지만 현실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경찰에 따르면 국가경찰위원회(경찰위)는 지난달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찰수사규칙과 범죄수사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쉽게 말해 고소·고발을 경찰이 반려할 사유를 삭제하고 각하 사유를 확대한 것이다. 기존의 반려제도가 폐지되면서 향후 경찰 수사가 지금보다 더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그동안 반려하던 고소·고발건을 일단은 접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건 처리 기간이 6개월이 넘는 사건의 비율은 2019년 5.1%에서 2022년 13.9%로 늘었다. 실제 코인 투자나 사기 등 경제·지능 범죄의 경우 민사소송이 끝날 때까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지도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안주영 법무법인 안팍 변호사는 “지금도 수사를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사기나 명예훼손 등의 경우 결국 피해를 본 고소인이 마음을 졸여야 하고, 고소당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마음을 놓게 되는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반려 대신 각하 종결을 늘린다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애초 취지와 어긋난다는 의견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찰은 국민의 억울함을 들어줘야 하는데 ‘문전박대’와 비슷한 각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남발되는 고소·고발로 인해 경찰의 불필요한 사법 자원이 투입되고 효율이 떨어지는 건 막아야 한다”면서도 “경찰이 내부 규칙으로 각하 사유를 추가해 적당히 ‘퉁치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고 해경 등 다른 수사기관과 동일하게 대통령령 같은 상위 법규로 명확하게 요건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과 검찰은 사실상 기록 없이 되돌려보내는 반려와 달리 사건을 공식적으로 접수한 뒤 각하한다면 더 꼼꼼하게 사건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 반려된 고소·고발장을 제출할 경우 (수사 개시 범위에 따라) 경찰로 넘어오면 진정으로 본다”면서 “각하를 하면 검찰이 검토한 뒤 재수사 요청을 할 수 있고, 고소인이 이의 신청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일부 수사기관의 고소·고발장 접수 거부, 수사기관 간 이른바 ‘핑퐁식 사건 떠넘기기’ 등으로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가 만연해지고 그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보고도 신속하게 구제받지 못하는 부작용과 폐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입법 예고문에서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검찰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 단계에서 반려된 사건은 검찰이 모두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각하로 불송치 결정을 한 경우 검사가 90일 동안 기록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국민 입장에서는 경찰보다 검찰에 맡기는 게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번에 바꾼 수사규칙 가운데 수사를 개시하고 3개월이 지난 뒤부터 진행 상황을 알리는 방안은 논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경찰수사규칙에 따라 수사를 시작하면 1개월 주기로 고소·고발인이나 피해자 등에게 진행 상황을 통지했다. 경찰위는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량이 많이 늘면서 통지에 소홀한 부분이 있다”면서 “3개월 동안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에서 통지하고 이후에는 1개월마다 통지해 수사가 신속히 마무리되도록 독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권민정 법률사무소 민&정 대표변호사는 “수사 진행 상황을 통지하는 건 피의자의 권익 보호나 피해자인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중요한 절차”라며 “통지 내용에 대한 새로운 규칙 제정을 하지 않고 단순히 통지 기간만 미룬다면 수사 진행 상황을 충실히 통지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 伊 희귀곰 사살한 주민 “끊임없이 살해협박 받고있다” 호소

    伊 희귀곰 사살한 주민 “끊임없이 살해협박 받고있다” 호소

    최근 이탈리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어미곰을 사살한 한 주민이 계속적인 살해 위협을 받고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은 어미곰을 사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있는 안드레아 롬브루니(56)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후 3일 동안 한숨도 못자고 먹지도 못했다"면서 "살해 위협이 담긴 전화와 메시지를 계속해서 받고있으며 심지어 85세의 어머니도 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당시 총을 쏘자마자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사람도 바로 나"라고 덧붙였다. 그의 아내 역시 "(각종 협박은) 우리에게 가하는 고문으로 이같은 폭력은 옳지않다"면서 "우리는 당연히 처벌을 받을텐데 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야하느냐"며 항변했다. 현지인들의 큰 분노를 자아낸 사건은 지난달 31일 벌어졌다. 당시 아마레나라는 이름의 희귀 어미곰이 이탈리아 중동부 아브루초의 국립공원 인근에서 롬브루니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그는 “너무 무서워서 총을 쐈지만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내 땅에서 곰을 발견했으며 본능적인 행동이자 충동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사건이 알려진 직후 현지 여론은 분노로 들끓었다. 아마레나가 희귀종이자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는 종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아마레나는 새끼들과 함께 아브루초의 산 세바스티아노 데이 마르시 마을에서 목격된 바 있다. 당시 어미 곰이 마을에서 길을 건너려다 뒤쳐진 새끼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돼 현지인들에게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 모습이 아마레나의 안타까운 마지막 영상이 된 셈이다.보도에 따르면 아마레나는 마르시칸 갈색곰으로 이탈리아 중부에서만 살고있으며 야생에는 약 50~60마리 남아있는 세계에서 가장 멸종위기에 처한 곰 중 하나다. 특히 마르시칸 갈색곰은 성격이 온순하며 인간에 대한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 당국과 시민들, 국립공원 측, 환경보호론자들은 곰을 죽은 남성을 범죄자라며 분노하고 있다. 아브루초의 마르코 마르실리오 사장은 “이번 총격사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우리 지역에 사는 곰은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에 들어왔을 때도 어떤 위협도 가한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립공원 측도 “자기방어라는 남성의 말을 믿기 힘들다”면서 “아마레나는 지금껏 한번도 누구를 공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지 당국은 어미를 잃고 실종된 새끼 두 마리를 찾기 위해 나섰으나 포획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특히 어미를 잃고 놀란 새끼들이 사람을 극도로 멀리하면서 포획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 암호 ‘구슬이 서말’ 꿰자…민주노총 전 간부 北지령문 확보의 전말

    암호 ‘구슬이 서말’ 꿰자…민주노총 전 간부 北지령문 확보의 전말

    1rntmfdltjakfdlfkehRnpdjdiqhqoek7, 한글타자로 변환하면 1구슬이서말이라도꿰어야 보배다7. 슈퍼컴퓨터로도 1만년이 걸릴 거라던 북한 지령문 잠금장치 해제에는 이 우리말 속담이 실마리가 됐다. “슈퍼컴퓨터로도 1만년” 겹겹이 잠금 장치민주노총 전 간부 北지령문 어떻게 확보했나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53)씨와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김모(48)씨,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지낸 양모(55)씨, 금속노조 조직부장 출신 신모(52)씨 등 4명은 지난 5월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편의제공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과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지 넉달 만이었다. 방첩당국은 압수수색으로 석씨 등의 PC를 확보하고도 암호자재를 찾지 못해 한달 반가량을 해독과 씨름했다. 암호자재란 암호의 조립·해독 또는 전기 통신의 고유 식별에 긴요한 모든 도구, 서류, 장치 및 기기를 말한다. 겹겹이 잠금 장치가 걸려 있어 북한 지령문을 확보하려면 슈퍼컴퓨터로도 1만년이 걸릴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압수수색 때 “별거 없죠”라며 태연했던 석씨의 반응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해결의 실마리는 야근 중이던 국정원 직원이 우연한 계기에 포착했다. 국정원 포렌식 수사관 A씨는 28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 고권홍) 심리로 진행된 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씨 등 4명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3차 공판에 증인 출석, 석씨의 압수물에서 북한 지령문을 확보하기까지의 전말을 소개했다. 국정원 직원 증인 출석…재판서 해독 시연‘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암호자재 꿰자 영문소설이 북한 지령문으로 수사관 A씨에 따르면 국정원은 석씨의 압수물을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SD카드에 은닉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처음 압수물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docx’ 문서가 상당히 많았고, 문서 대부분이 영문 소설이었는데, 파일명이 매칭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암호문일 수 있다고 생각해 해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암호자재’(보안문서를 열 수 있는 장치)를 찾지 못해 해독은 난관에 부딪혔다. 그렇게 한달 반가량을 해독과 씨름하던 어느 날, 한 국정원 직원이 석씨 사무실에서 확보한 다른 외장하드 파일에서 영문자 ‘1rntmfdltjakfdlfkehRnpdjdiqhqoek7’을 우연히 발견했다. 해당 문자열을 한글 타자로 변환하면 ‘1구슬이서말이라도꿰어야보배다7’라는 우리말 속담이 된다. 이는 지령문 해독에 쓰이는 특정 프로그램을 구동하기 위한 암호자재였다.A씨는 이 영문 문자열을 클립보드 형태로 복사한 뒤, 수사기관이 사용하는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은닉 프로그램을 구동시켰다. 이 영문 문자열을 복사한 상태가 아닌 경우 은닉 프로그램은 실행되지 않고, 암호 문서는 일반 영문 소설 파일처럼 보이게 돼 있었다. A씨는 은닉 프로그램 구동 후 석씨로부터 확보한 USB 암호 문서 등을 기입해 특정 프로그램을 재차 실행시켰다. 그러자 석씨가 갖고 있던 문서 파일에 북한 지령문이 나타났다. 실제 A씨가 법정에서 같은 방식으로 ‘andersen’s fairy tales’(안데르센 동화)라는 영문 소설 문서를 해독하자 2020년 5월 7일 북한에서 보낸 지령문이 드러났다. A씨는 석씨가 소유한 파일 중에는 해독되지 않은 암호문도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특정한 문자열을 가지고 위장된 문서를 선택한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과거 (북한의) 스테가노그래피(Steganography) 구동 방식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특정 조건의 문자열을 복사하고 비밀번호도 입력하는 복잡한 스테가노그래피는 시중에서 구하지 못하고 일반인은 사용 불가하다”고 했다. 스테가노그래피는 기밀정보를 파일·메시지·이미지 등에 은밀히 숨기는 심층 암호기술이다. 9·11 테러 당시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범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사용된 기법도 스테가노그래피였다. 석씨 등의 변호인은 차후 기일에서 A씨에 대한 반대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청와대 등 주요 기관 송전망체계 마비 사업 추진하라” 한편 석씨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02회에 걸쳐 북한 지령문을 받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9월과 2018년 9월에는 중국과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직접 북한 공작원을 접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1월 석씨가 받은 북한 지령 가운데는 “청와대 등 주요 통치기관들에 대한 송전망체계 자료를 입수하여 이를 마비하기 위한 준비 사업을 추진하라”, “화성, 평택지역 군사기지, 화력발전소, LNG 저장시설, 항만 등 관련 비밀 자료 수집하여 유사시에 대비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석씨는 또 민주노총 내부 통신망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이 기재된 대북 보고문을 북한 측에 전달했으며, 북한 지시에 따라 민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별 계파 및 성향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와 함께 기소된 김씨 등 3명 역시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거나 지령에 따라 간첩 활동을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석씨 등 피고인들은 지난 첫 공판에서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 잔혹한 소련의 한 조각 양심… 푸틴 시대에도 남아 있을까 [영화 리뷰]

    잔혹한 소련의 한 조각 양심… 푸틴 시대에도 남아 있을까 [영화 리뷰]

    스탈린 시절 고문 이끈 비밀경찰악몽 뒤 유가족 찾아 용서 구해빨간 체육복, 현재 상황과 접점러시아 정부 폭력 우회적 표현 어느 날 한 남자가 찾아와 당신의 아버지를 고문하고 죽였다고 고백한다. 당신은 이 남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23일 개봉한 러시아 영화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는 자신이 사형 집행한 이들의 유가족을 찾아다니며 용서를 구하는 한 비밀경찰의 이야기다. 스탈린 치하 비밀경찰 엔카베데(NKVD) 소속 볼코노고프 대위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허위 자백을 유도하는 일을 해 왔다. 어느 날 상사의 자살, 동료들에 대한 심문이 이어지자 자신의 차례가 다가오는 것을 직감하고 부대에서 탈출한다. 신분을 숨긴 채 부랑자들과 지내던 그는 어느 날 밤 시신 매장 일을 하다가 가장 친했던 친구의 시체를 발견하고 악몽을 꾼다. 친구는 꿈속에서 ‘적어도 한 명 이상에게 용서를 받아야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7년 스탈린은 레닌그라드(현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당서기이자 절친인 세르게이 키로프가 암살된 후 당시 소련 형법 제58조를 내세워 이른바 ‘대숙청’에 나선다. 이 조항은 간첩이나 반역, 테러 행위, 방해 공작, 반소련 선전 활동을 하는 자를 ‘국가의 적’으로 규정했다. 여기에 앞장선 게 NKVD였다. 기록에 따르면 1937~1938년 사형이 집행된 인원이 68만여명, 강제노역으로 죽은 이가 15만명 남짓이다. 죄 없이 끌려가 사망한 이가 상당수다. 영화는 볼코노고프 대위의 기이한 여정을 통해 당시의 엄혹한 시대를 보여 준다. 잔인한 고문 장면을 비롯해 총알 한 발로 사람 죽이는 방법을 실습하는 모습, 희망을 잃어버린 꾀죄죄한 몰골의 유가족들을 거칠고 투박한 화면에 담아냈다. 2021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영화 ‘6번 칸’ 주연이었던 러시아 배우 유리 보리소프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비밀경찰에게 쫓기면서도 유가족을 만나 용서를 받으려는 모순적인 남자의 내면을 눈빛으로, 때로는 온몸으로 묵직하게 표현한다. NKVD가 군복이 아닌 빨간색 체육복을 입고 등장하는데, 연출을 맡은 부부 감독 나탈리야 메르쿨로바와 알렉세이 추포프가 스탈린 시대를 현재 러시아 정부에 빗대 표현했다. 메르쿨로바 감독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 머릿속은 여러 사건, 생각, 두려움, 기억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와 함께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시대에도 엄연히 자행되는 폭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의미다. 126분. 15세 이상 관람가.
  • “아빠, 학교 그만두고 싶어요”…형들 조롱에 무너진 영재소년

    “아빠, 학교 그만두고 싶어요”…형들 조롱에 무너진 영재소년

    머리 좋으면 이런 시련도 다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나. 대책도 없이 버리면 한 아이의 장래는 어떡하나.백강현군 아버지만 10세의 나이로 올해 3월 서울과학고에 입학했다 한 학기 만에 자퇴한 백강현(10)군의 아버지가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백군은 생후 41개월째였던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수학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드러내고 방정식을 풀면서 화제가 됐다.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백군은 2020년 5학년으로 초고속 월반했고, 지난해 4월 중학교에 조기입학했다. 그리고 올해 초 서울과학고에 정원 외 입학전형에 합격했는데, 한 학기 만인 지난 18일 자퇴했다. 조별 과제 때마다 투명인간 취급당해 21일 백군의 아버지는 유튜브를 통해 백군이 당한 학교폭력을 폭로했다. 아버지는 우선 “가해자들로부터 어제(20일) 정식으로 사과받았고 용서해주기로 했다”면서 “학생에게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군의 아버지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올해 5월부터 시작됐다. 백군은 학급 형들로부터 “네가 이 학교에 있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말을 일주일에 2~3번씩 들었다고 한다. 조별 과제를 할 때는 “강현이가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조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백군은 이때마다 비참한 심정을 느꼈고, 조별 과제가 있는 날이면 “불안해서 미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조별 과제를 할 때 백군이 발언할 기회는 전혀 없었다. 할당 임무도 받지 못하는 등 ‘투명 인간’ 취급당했다. 백군은 이를 “고문을 받는 시간 같았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차별은 모든 과목에서 동일하게, 지속해 이뤄졌다는 게 백군 아버지의 주장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백군 조롱 글 올라와 어느 날 백군의 부모님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백군을 조롱하는 게시글을 발견했다. 디시인사이드 ‘찐따 갤러리’에는 ‘백강현 ×멍청한 ××××. 맨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라는 글이 올라왔다. 동조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늘 “형들한테 귀여움받고 있다,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던 백군은 그제야 부모님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백군의 아버지는 “밝았던 아이가 힐끗힐끗 곁눈질을 하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학폭위 소집 요청…“대책강구” 설득 믿었지만 백군의 부모님은 학교폭력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경찰 사이버수사대에도 고발하려고 했지만, 학교는 “강현이가 계속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경찰 사이버수사대 고발은 안 하는 것이 좋겠다”며 부모님을 설득했다. 백군의 아버지는 “앞으로 조별 과제를 할 때 강현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 주겠다는 학교 측의 설득만 철석같이 믿고 학폭위원회도 유야무야 없었던 일로 됐다”고 설명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는 없었다. 백군이 고통받는 상태는 이후에도 지속됐다. 백군의 아버지는 “(강현이가) 그런 고통 속에서도 공부는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라면서 “형들이 말을 걸어주지 않더라도 혼자서 2년 반은 버틸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던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1학기 기말고사를 보고 난 후 학교 교무기획부장은 “성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기대 이상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백군은 방학 기간 동안 집념을 가지고 공부했다. 형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학 첫날 한 학생이 “너 1학기 기말고사 때 물리 ○○점 받았다면서?”라며 점수가 잘 나오지 않은 과목에 관해 물었다. 백군의 아버지는 “누가 왜, 무슨 의도를 가지고 비공개 원칙인 점수를 흘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다. 학교 측 “한명 때문에 시스템 못 바꿔…견뎌야” 백군은 아버지에게 “팀별 발표에서 혼자만 발표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만 학교에서 허락해주면 어떻게든 학교생활 할 수 있고, 2학기 시험은 정말 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백군의 아버지는 담임 선생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돌아온 답은 “강현이 한 명 때문에 학교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강현이가 시스템에 맞추라”는 것이었다. 백군의 아버지가 “강현이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형들이 끼워주지 않는다”고 하자 “그것을 견디는 것도 과정의 하나”라고 했다. 백군은 결국 “아빠, 이제 학교 그만두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버티지 못하면 나가라는 식…왜 선발했나” 백군의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버티지 못하면 나가라는 식의 학교 시스템만 강조한다면 애초에 10세 아이를 왜 선발했나”라면서 “머리 좋으면 정신력과 체력도 슈퍼맨일 것이라고 생각했나”라고 짚었다. 이어 “머리 좋으면 이런 시련도 다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나”라면서 “대책도 없이 버리면 한 아이의 장래는 어떡하나. 대답해 달라”고 비판했다. 서울과학고 측은 팀 과제 발표 방식을 바꿔주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학교 평가 건은 교사의 고유 권한이다. 어떻게 평가를 하겠다는 것은 (초기에) 수강신청하는 학생에게 공표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군 등 양측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입장문을 내지 않겠다는 것이 학교 측 입장이다”라면서 “추후 다른 상황이 생기게 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백군의 학적은 학교장 면담 등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아직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백군은 지난 19일 유튜브를 통해 “8월 18일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면서 “엊그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는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으며 허둥지둥 수학 공식을 암기했다. 그러다가 거울 속에서 문제를 푸는 기계가 돼가는 저를 보게 됐다”며 심정을 털어놓았다.다만 백군의 아버지는 하루 만인 20일 같은 학교 선배의 학부모에게 근거 없는 비방과 협박 메일을 받았다면서 백군이 당했던 학교폭력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영상에서 해당 학부모로부터 “너무나 큰 실수로 큰 상처를 드렸다”는 사과 이메일을 받았다며 캡처본을 공개했다. 전날 해당 이메일에 대해서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백군의 아버지는 사과 이메일을 받고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백군 관련)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보호자가 지금이라도 학교폭력으로 접수한다면 진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안락한 집이 지옥으로…“남편이 12년간 감금하고 고문” 프랑스 발칵

    안락한 집이 지옥으로…“남편이 12년간 감금하고 고문” 프랑스 발칵

    프랑스에서 아내를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감금하고 고문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7일(현지시간) 현지 BFM 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프랑스 동부 모젤 포르바에서 독일인 아내(53)를 12년간 감금하고 고문한 혐의를 받는 독일인 남편(55)이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아내는 전날 전화기를 훔쳐 지옥같은 집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아내는 독일 응급서비스에 신고했고, 독일 경찰이 이 사실을 프랑스 경찰에 알리면서 남편을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내는 머리카락이 밀려있었고 옷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아내가 발견된 침실 문은 철사로 잠겨있었고 집안의 모든 공간은 반려묘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철망이 설치돼 있었다. 아내는 현재 영양실조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그는 경찰에 2011년부터 남편에게 감금과 고문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내의 일부 뼈가 부러져 있고, 상처가 여러 군데 발견된 점으로 미뤄봤을 때 남편이 아내를 고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2019년 이웃의 신고로 이들 부부의 자택에 출동한 적이 있으나 이들 부부는 경찰이 오자 이웃이 신고한 내용과 상반되는 주장을 했다. 경찰은 남편에게 납치, 강간, 고문, 야만 행위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김균미 칼럼] ‘신림동 사건’이 불러낸 악몽/논설고문

    [김균미 칼럼] ‘신림동 사건’이 불러낸 악몽/논설고문

    지난 5일 오후 대형마트에 갔다가 어디선가 들려온 고함에 순간 긴장했다. 사람들도 목소리를 낮추고 주위를 살폈다. 잇따른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고조시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13일 만인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가 14명이나 됐다. ‘서현역 사건’ 발생 전 7건이었던 인터넷 살인 예고 글이 이틀 만에 최소 42건으로 급증했다. 경찰은 6일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4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살인 예고 글이 빠르게 느는 것을 보며 ‘신림동 사건’ 직후 본질과 동떨어진 젠더 갈등으로 불똥이 튀어 우려했던 생각이 난다. 피해자가 모두 남성인 것을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를 ‘조선 제일검’으로 칭하는 부적절한 글 등이 올라왔다. 그러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성을 죽이겠다는 글들이 게시됐고, 경찰은 이 중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과 흉기 구매 내역을 올린 20대 남성을 체포,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현역 사건’ 이후에도 여성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신림동 사건’의 전개 과정은 우리 사회 젠더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준다. 최근 1~2년 새 젠더 갈등이 첨예하게 표출되지 않았다고 완화된 것은 아니다. 표면 아래에서 쌓여 가다가 ‘신림동 사건’에서 보듯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다. 지난달 25일 모바일 게임 개발에 참여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입사 전 소셜미디어(SNS)에 불법 촬영 규탄시위를 지지하는 글 등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성 이용자들 사이에 여성 캐릭터가 노출이 적은 전신 수영복을 입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일러스트레이터가 페미니스트 여성일 것’이라는 얘기가 오갔고, 이들은 개발에 참여한 여성 작가의 SNS 과거 글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영화 ‘바비’에 대한 평도 성별로 갈린다. 인형 바비를 주인공으로 가부장제와 성평등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 내 미국과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지난 4일 현재 누적 관객 49만명에 그쳤다. 네이버·다음 영화 사이트에는 평점 1점과 “바비를 재미있게 봤다는 여자는 거르면 됨” 등의 댓글이 올라 있다. 영화 ‘84년생 김지영’에 대한 반응을 연상시킨다. 2030세대의 젠더 갈등이 심각한 것은 수년 전부터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20대는 일반 국민(68%)보다 높은 10명 중 8명(78%)이 젠더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국민통합위원회가 지난 4월 ‘청년젠더공감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발표한 청년 대상 젠더 여론조사에서 남녀 모두 젠더 갈등의 핵심 문제로 ‘온라인 공간 혐오 표현’과 ‘성평등 수준 인식 차이’를 꼽았다. 원인으로 ‘비생산적인 온라인 소통’과 ‘정치권의 성별 갈라치기’, ‘언론의 선정적 보도’를 들었다. 하지만 성평등 수준에 대한 인식 차이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는 남녀 격차가 컸다. 개선 과제도 남성은 병역제도(39.9%)를, 여성은 성범죄 근절 및 안전 보장(34.0%)을 각각 1순위로 꼽았다. ‘젠더특위’가 언제쯤 정책을 제안할지는 알 수 없다. 더욱이 곧 선거 국면이다. 정치권은 내년 총선에서도 20대 표심을 잡기 위해 젠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젠더 갈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정치권은 남녀가 공감하는 도 넘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혐오와 차별 표현부터 해결해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 성평등 수준과 성평등 정책에 대한 인식 차이가 심각한 만큼 정부는 객관적 정보로 현재의 성평등 수준을 정확히 알려 격차를 좁힐 책임이 있다.
  • 유방암 연구 힘쓰고 환자들 따스하게 대했던 뉴욕 여의사 왜 이런?

    유방암 연구 힘쓰고 환자들 따스하게 대했던 뉴욕 여의사 왜 이런?

    유방암 연구와 환자들을 따듯하게 대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미국 뉴욕의 한 의과대학 부교수 겸 의사가 생후 5개월도 안된 것으로 보이는 딸을 총기로 쏘고 스스로도 극단을 선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마운트 시나이 의대에 재직 중이며 마운트 시나이 퀸스 융합센터를 운영하며 유방암 임상실험을 많이 진행했던 크리스탈 카세타(40)가 5일(현지시간) 아침 7시쯤 웨스터체스터 카운티 소머스의 자택에서 딸과 함께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가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성명을 통해 “현장을 살펴볼 때 살해 후 극단을 선택한 정황이 일치돼 보인다”고 밝혔다. 2019년 그는 영양 바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팀 탈티와 결혼했는데 의학 고문으로 연을 맺어 사랑을 키웠다.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에는 “크리스탈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은 뼛속까지 의사란 사실을 알게 된다. 크리스탈 본인도 기억하는 한 오래 의사로 기억되길 원한다. 어릴 적부터 그는 인형들을 거즈로 감곤 했다”고 기록돼 있다. 8학년이 됐을 때 엄마의 절친이 유방암으로 세상을 등졌고, 크리스탈은 산부인과 의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온라인 선물 등록 사이트에 남겨진 기록을 볼 때 카세타의 딸은 지난 3월 중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비극이 발생했을 때 남편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 끔찍한 짓을 저지른 동기 등에 대해선 수사 진행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얼바니 의대를 졸업한 고인은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환자들과 공감 능력이 아주 뛰어난 공로로 수상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노스쇼어 대학병원에서 레지던스로 근무하면서도 비슷한 상을 받았던 기록이 남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 측은 아직 그의 죽음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피해자, 값싼 원룸 알아보다 참변… 시민들 “내가 당할 수도” 공포

    피해자, 값싼 원룸 알아보다 참변… 시민들 “내가 당할 수도” 공포

    23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상가 골목에는 이틀 전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나도 당할 수 있었다”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젊은이도 많았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시 영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4명의 사상자를 낸 조모(33)씨는 이날 구속됐다. 추모 공간 벽면에는 ‘일면식도 없지만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추모객들이 두고 간 국화꽃과 과자, 술, 음료도 가지런히 놓였다. 이날 오전부터 비가 많이 내리자 일부 시민은 ‘검은색 우산’을 놓고 갔다. 조씨의 실명과 출신 학교, 도박 빚 등의 내용이 담긴 신상정보도 벽면 한쪽에 적혀 있었다. 신림역 인근 직장에 다니는 한진우(30)씨는 헌화한 후 “많은 추억이 있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충격”이라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이틀째 이곳을 방문했다는 김정희(44)씨는 “젊은 사람이 당했다. 죽은 사람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피해자의 사촌 형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사형선고를 요청했다. 피해 남성은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벌면서 성실하게 살아온 청년으로 싼 원룸을 알아보기 위해 신림동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하고 나오던 중 조씨와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도 대낮에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많은 시민이 불안감을 호소했다. 직장인 고누리(30)씨는 “번화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무섭고 불안하다”면서 “치안이 아무리 좋아도 누구든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신림지구대 소속 경찰관 4명도 미리 준비해 온 국화를 헌화한 후 “관내에서 일어난 일이라 마음이 더 아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의 얼굴에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고 지점 인근에서 10년째 타로카페를 운영 중인 황서영(58)씨는 호신용 3단봉을 내보이며 “주변 상인들이 다 호신용품을 샀다”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 돕기로 했다”고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당시 범행 장면이 담긴 인근 가게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SNS에서 확산하자 경찰은 “유족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이자 시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라며 반복적으로 유포 또는 게시·전달하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복해서 올라오는 온라인 게시판 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접속 차단 조치를 의뢰하기로 했다. 유튜브 차원에서는 확신을 막을 별다른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관련 영상에 ‘일부 사용자에게 부적절하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을 띄우고 있지만 1분 이내 짧은 영상인 ‘쇼츠’ 형식으로 모자이크 처리돼 있지 않은 영상이 개인 유튜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유튜브를 보다 우연히 해당 영상을 클릭했다는 한준호(30)씨는 “이태원 참사 때도 그렇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런 영상들이 공유되지 않도록 플랫폼 차원에서든, 정부 차원에서든 규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이날 “도망 염려가 있다”며 조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전 “너무 힘들어서 저질렀다”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 “다시는 이런 일 없길” 신림동 ‘흉기난동’ 현장에 시민들 추모행렬…피의자 구속 수감(종합)

    “다시는 이런 일 없길” 신림동 ‘흉기난동’ 현장에 시민들 추모행렬…피의자 구속 수감(종합)

    23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상가 골목에는 이틀 전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나도 당할 수 있었다”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젊은이들도 많았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시 영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시민들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4명의 사상자를 낸 조모(33)씨는 이날 구속됐다. 추모 공간 벽면에는 ‘일면식도 없지만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추모객들이 두고 간 국화꽃과 과자, 술, 음료도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비가 많이 내리자 일부 시민은 ‘검은색 우산’을 놓고 갔다. 조씨의 실명과 출신학교, 도박 빚 등의 내용이 담긴 신상정보도 벽면 한쪽에 적혀 있었다. 신림역 인근 직장에 다니는 한진우(30)씨는 헌화한 후 “많은 추억이 있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충격”이라면서 “우리 또래 시민이 피해를 봐 위로하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이틀째 이곳을 방문했다는 김정희(44)씨는 “젊은 사람이 당했다. 죽은 사람은 얼마나 억울하겠냐”며 안타까워했다.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도 대낮에 일어난 사건이다보니 많은 시민이 불안함을 호소했다. 직장인 고누리(30)씨는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무섭고 불안하다”면서 “치안이 아무리 좋아도 누구든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신림지구대 소속 경찰관 4명도 사건 현장을 찾아와 미리 준비해 온 국화를 헌화한 후 “관내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마음이 더 아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인근 상인들의 얼굴에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고 지점 인근에서 10년째 타로카페를 운영 중인 황서영(58)씨는 호신용 3단봉을 내보이며 “주변 상인들이 다 호신용품을 샀다”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 돕기로 했다”고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건 당시 범행이 담긴 인근 가게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SNS에서 확산하자 경찰은 “유족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이자 시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라면서 반복적으로 유포 또는 게시·전달하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복해서 올라오는 온라인 게시판 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접속 차단 조치를 의뢰하기로 했다.유튜브 차원에서는 확신을 막을 별다른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관련 영상에 ‘일부 사용자에게 부적절하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을 띄우고 있지만, 1분 이내 짧은 영상인 ‘쇼츠’ 형식으로 모자이크 처리돼 있지 않은 영상이 개인 유튜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유튜브를 보다 우연히 해당 영상을 클릭했다는 한준호(30)씨는 “이태원 참사 때도 그렇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런 영상들이 공유되지 않도록 플랫폼 차원에서든, 정부 차원에서든 규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이날 살인,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약 10분 만에 끝낸 뒤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심사를 받기 전 “너무 힘들어서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 ‘신림동 범행 영상’ SNS 통해 무차별 확산…시민들 불안감 호소

    ‘신림동 범행 영상’ SNS 통해 무차별 확산…시민들 불안감 호소

    1분 이내 짧은 영상 ‘쇼츠’ 형식으로 노출경찰 “심각한 2차 피해 우려, 형사 처벌” 흉기난동범 “너무 힘들어서 범행…반성”23일 서울중앙지법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사건 당시 범행과 검거 모습이 담긴 인근 가게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1분 이내 짧은 영상 쇼츠(shorts) 형식으로 이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영상을 접한 이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유튜브 쇼츠를 둘러보다 우연히 해당 영상을 클릭했다는 한준호(30)씨는 23일 “뭔지도 모르고 봤는데 처음에는 현실감이 없었지만 점점 충격이 커지더라”면서 “이태원 참사 때도 그렇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런 영상들은 공유되지 않도록 플랫폼 차원에서든 정부 차원에서든 규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상이 확산하는 현상 자체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직장 동료가 영상 링크를 공유해줘서 봤다는 이모(27)씨는 “업무 관련된 건가 해서 클릭했다”며 모자이크도 안 된 적나라한 영상에 동료에게 한 마디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묻지마 범죄’라는 점에서 특정 범죄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공유된 건지부터가 의문이다. 영상을 어디서 보면 되냐고 묻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 간다”며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고 하소연했다.현재 유튜브 차원에서는 확신을 막을 별다른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관련 영상에 ‘일부 사용자에게 부적절하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을 띄우고 있지만, 쇼츠 형식으로 모자이크 처리돼 있지 않은 영상이 개인 유튜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살인사건의 범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등이 무분별하게 유포·게시되고 있어 유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행위는 형사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비방을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범행 영상을 메신저 등을 이용해 타인에게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하는 행위 역시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범행 영상이 반복적으로 유포·게시하거나 타인에게 전달하는 행위 등이 확인되는 경우 수사에 착수하겠다”며 “영상물이 반복적으로 게시되는 온라인 게시판 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 및 접속 차단 조치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하게 사건 및 사고 영상에 노출됐을 때의 ‘누적 효과’를 우려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장은 공포감이나 불안감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영상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정신적으로 입는 피해가 누적될 수 있다”며 “폭력에 둔감화되는 부작용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조모(33)씨가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눈을 감은 채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 없느냐’ 등의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한 뒤 호송차에 탔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해 심문을 한 뒤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 “월북 미군 병사, 지난해 9월에도 주둔지 이탈…의정부에서 발견”

    “월북 미군 병사, 지난해 9월에도 주둔지 이탈…의정부에서 발견”

    북한으로 넘어간 미군 이병 트래비스 킹이 과거에도 주둔 기지를 무단 이탈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22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미국 ABC 방송은 관계자를 인용, 킹 이병이 지난해 9월 4일에도 복무지를 이탈했으며, 소재 파악이 이뤄진 뒤에도 기지로 돌아가거나 본국으로 귀환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킹 이병은 캠프 보니파스에서 수색병으로 복무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캠프에서 40㎞ 떨어진 경기 의정부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보니파스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쪽으로 400m, 군사분계선에서는 남쪽으로 2400m 떨어진, 파주 문산읍에 위치한 기지로 육군과 주한미군이 함께 근무한다. 2006년까지 미군 관할로 있다가 한국에 반환됐다. 캠프 보니파스에는 판문점 지역 경비를 맡는 한미 공동 경비 중대도 포함돼 있다. ABC는 “킹 이병이 배치받은 기지의 특성과 수색병으로 일한 경력을 감안하면 그는 DMZ를 넘는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킹 이병의 월북 이후 복수의 경로를 통해 북한측에 킹 이병의 소재 및 안위 파악을 위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측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16년 북한 관광 중 억류됐다가 이듬해 풀려났으나 곧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태의 트라우마로 킹 이병의 신변 안전을 놓고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애스펀 안보포럼 도중 “킹 이병의 안전을 매우 우려한다”며 “그의 소재를 파악하고자 북한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지만, 추가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고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그 동안 북한이 억류자들에게 했던 행동을 감안하면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한다”고 답했다. 킹 이병은 월북 당일 인천공항에서 댈러스행 귀국편 비행기에 올라 텍사스로 돌아간 뒤 외국에서 유죄를 받은 행위에 따른 행정 처분을 받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의 한 클럽에서 한국인과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이를 내지 못해 국내 수용시설에서 노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 “아·버·지”… 4·3 군사재판 직권재심 무죄선고에 양자 아들이 그렇게 외쳤다

    “아·버·지”… 4·3 군사재판 직권재심 무죄선고에 양자 아들이 그렇게 외쳤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하 합동수행단)’ 출범 이후 계속된 4·3 군사재판 직권재심으로 무죄가 선고된 4·3 피해자가 누적 1000명을 돌파했다. 11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형사제4-2부(강건 부장판사)는 합동수행단이 청구한 제35차 직권재심 대상자(30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오후에는 36차 30명이 무죄선고가 났다. 특히 이날 36차 재판장에서 한 양자아들의 외침은 판결이 끝났는데도 가슴을 울려 오래도록 남았다. 양자 안용구(78)씨가 “한마디 말을 하고 싶다”며 아버지 이름 석자(안두병·당시 27세)를 말하면서 이렇게 큰소리로 불렀다. “아·버·지”. 얼마나 부르고 싶었던 이름일까. 70여년이 흘러서야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이름 석자였다. 재판장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도 가장 그리운 이름이 터져 나오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 했다. 그 울림은 김태민(당시 24세)의 딸 김동옥(75)씨가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보고 싶다”며 떨린 듯 울먹였을때도 마찬가지였다. 30명의 이름은 그렇게 보고 싶은 얼굴이고 부르고 싶은 이름이었다. 말하지 못했던, 드러내지 못했던 이름은 이제 맘껏 불러도 됐다. 이로써 군사재판 직권재심으로 전원 무죄를 선고해 현재까지 군법회의 수형인에 대한 검찰의 직권재심 청구에 따라 총 1031명이 무죄를 선고받아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앞서 오전 35차 군사재판 직권재심 대상자 30명 전원은 1949년 2차 군법회의에 회부돼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를 뒤집어쓴 피해자들이었다. 더욱이 35차 군사재판 직권재심 대상자 전원은 형제이거나 사촌형제, 또는 부부 사이다. 합동수행단 관계자는 “모두 형제이거나, 부부이거나, 사촌이거나 가족들이었다”면서 “한 명이 잡혀가면 다른 가족들까지 덩달아 잡혀갔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듯, 안타까워했다. 고(故) 고한송·고기송·고대송 삼형제가 대표적인 피해자 가족이었다. 징역 7년형을 받은 고 고한송은 목포형무소 수감 이후 행방불명됐고, 징역 15년형을 받은 고기송도 대구형무소 수감 중 행방불명됐다. 막내 고대송은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다가 부산형무소와 마산형무소를 거쳐 1956년 2월27일 출소했다. 고대송은 유일하게 살아 고향에 돌아왔지만, ‘빨갱이’라는 말을 들으며 끊임없이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며 살아온 나날이 더 많았다. 일상처럼 조사를 받고 나온 1979년 어느 날 고대송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대송의 딸 고모씨는 과거를 회상하는 순간부터, 아니 이미 재판정에 나와 무죄를 선고하는 순간을 지켜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줄곧 목이 메이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눈가에 눈물이 맺히면서 가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는 경찰서에 조사를 받고 온 날은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고문후유증으로 경제활동을 못하자 어머니가 남의 밭에서 일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렸습니다. 돈이 없어서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습니다. 기억 속엔 너무나 힘들어하던 아버지가 남아 있습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