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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사인 훔치기’ 뉴욕 메츠 감독까지 불똥 튀나

    MLB ‘사인 훔치기’ 뉴욕 메츠 감독까지 불똥 튀나

    LA의회 “우승 뺏긴 다저스에 트로피를” 결의안 상정 예정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사인 훔치기의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전자기기를 활용해 부적절한 사인 훔치기를 했던 2017년 휴스턴 소속 선수였던 카를로스 벨트란(43) 뉴욕 메츠 신임 감독의 경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지난해 11월 벨트란을 감독으로 앉힌 메츠 구단이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벨트란 감독은 다음달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정식으로 데뷔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일 휴스턴의 제프 루노 단장과 A J 힌치 감독은 MLB 사무국의 징계를 받은 뒤 경질됐다. 사인 훔치기 당시 휴스턴의 벤치코치였다가 이듬해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으로 영전한 뒤에도 비디오 판독실을 사인 훔치기 용도로 사용한 알렉스 코라 감독은 15일 보스턴과 결별했다. 상호 합의 형식이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MLB 사무국은 사인 훔치기에 연루된 휴스턴의 단장, 감독, 코치만 징계했을 뿐 선수는 징계 대상에서 배제해 벨트란은 면죄부를 받았지만 승부 도박 혐의로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제명된 ‘안타왕’ 피트 로즈가 선수들을 왜 징계하지 않느냐고 강하게 반발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벨트란의 사인 훔치기 연루 여부를 모른 채 그를 감독으로 선임한 메츠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벨트란은 사인 훔치기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MLB 사무국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상대 팀 사인을 간파해 타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한 휴스턴 선수 중 한 명이다. ESPN은 그간 비판 여론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온 메츠가 전격적인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인 훔치기 파문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미국의 유력 지역 일간지 LA타임스는 LA 시의회가 MLB 사무국에 2017년과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LA다저스에 시상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다음주 안으로 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LA다저스는 2017년과 2018년 월드시리즈에서 사인 훔치기 파문에 휩싸인 휴스턴, 보스턴에 각각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길 세딜로 LA 시의원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공정과 정의의 문제”라며 “2017년과 2018년 최고의 팀은 누구였나? 바로 다저스였다. 그들은 속임수를 쓴 팀에 당했다”고 주장했다. 야후 스포츠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LA 시의회가 추진하는 결의안에 대해 정서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중국·인도 접경국 아니다”…트럼프 무식에 놀란 인도 총리

    “중국·인도 접경국 아니다”…트럼프 무식에 놀란 인도 총리

    ‘영토 분쟁’ 겪고 있는 인도 총리, ‘충격 그리고 체념’‘트윗으로 경질’ 전직 장관 향해 “키 작다” 모욕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접하지 않았다’라고 말해 인도 총리가 매우 놀랐다는 내용이 담긴 책이 발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속 기자 2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 수준을 조롱하는 책을 펴냈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필립 러커, 캐럴 D. 르닉 기자가 전직 백악관 참모 등 200여명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쓴 ‘매우 안정된 천재’로 417쪽 분량이다. 책의 제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월 정신건강 논란에 휩싸이자 “나는 매우 안정된 천재”라고 말했던 것에서 따왔다. 저자들은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리와 역사에 무지한 지도자로 묘사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을 때 “(인도가) 중국과 국경을 접한 것도 아닌데요”라고 말하면서 인도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했다.인도와 중국은 1962년 히말라야 일대 국경을 놓고 전쟁까지 치른 역사가 있으며, 2017년에는 중국, 인도, 부탄의 국경이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 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73일간 군사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발언에 “모디 총리가 놀라서 눈이 툭 튀어나올 정도였다”면서 “모디 총리의 표정은 충격과 걱정에서 체념으로 점점 변했다”고 말했다.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하와이 진주만의 ‘애리조나 기념관’을 방문했을 때의 사례도 소개했다. 애리조나 기념관은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군 함정 애리조나호 위에 세워진 추도시설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당시 존 켈리 비서실장에게 “어이 존, 이 모든 게 뭐야, 이번 투어는 뭐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주만’이라는 표현은 들었고, 역사적인 전투가 벌어진 장소를 찾았다는 것까진 이해하는 듯했지만, 그 이상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고 썼다. 그러면서 전직 백악관 고문의 말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은 가끔 위험할 정도로 충분한 지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초보 최고사령관’에 빗대며 혼선과 미숙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책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를 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 국무장관 후보자 면접장에 불쑥 나타나 “언제 푸틴을 만날 수 있지, 취임식 전에 만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외국 관료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해외부패방지법(FCPA)이 “미국 기업에 불공정하다”며 폐지를 주장했고, 이 문제를 두고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과 충돌하기도 했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4월 트윗으로 경질했던 커스텐 닐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을 겨냥해 “키가 작다, 신체적으로 위협적이지 않다”는 모욕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저자들은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푸틴 “부분 개헌”에 메드베데프 내각 총사퇴, 후임 총리에 미슈스틴

    푸틴 “부분 개헌”에 메드베데프 내각 총사퇴, 후임 총리에 미슈스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자신을 포함한 내각 총사퇴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뒤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 간 회동에서 국정연설에서 대통령이 밝힌 부분 개헌 제안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개정이 이루어지면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간 권력 균형 전반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 내각은 대통령에게 모든 필요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현 내각이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 협업의 현 단계까지 이루어진 모든 것에 대해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그동안) 달성된 모든 결과에 만족을 표하고 싶다”고 내각 사퇴를 수용했다. 이어 새로운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기존 정부가 계속 일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얼마 뒤 연방국세청장 미하일 미슈스틴(53)을 후임 총리로 지명하고 하원에 동의를 요청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경제 전문가 출신인 미슈스틴은 지난 2010년부터 국세청장으로 일해왔다. 푸틴은 메드베데프 물러나는 메드베데프 총리에겐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안보회의(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부의장 직을 신설하겠다며 이를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푸틴은 앞서 이날 연례 국정연설에서 의회와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부분 개헌을 제안했다. 부분 개헌과 내각 개편 등을 통해 본인의 장기 집권에 따른 국민의 피로감을 달래고 국정 운영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 직에 복귀했으며 지난 2018년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4기 집권에 성공했다. 푸틴이 총리로 물러나 있던 2008~2012년 대통령 직을 맡았던 최측근 메드베데프는 푸틴이 크렘린에 복귀한 2012년 5월부터 총리로 재직해 왔다.약 7년 8개월에 걸친 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메드베데프 총리가 이끌어온 현 내각은 푸틴 대통령의 4기 집권 이후인 2018년 5월 구성됐다. 현 내각에선 총리 외에 10명의 부총리와 22명의 장관이 일해왔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의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보였으며, 부패 연루 혐의로 자주 반정부 운동가들의 비판 대상이 되면서 경질 전망이 제기돼 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러 메드베데프 총리 내각 총사퇴… 푸틴 대통령 수용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자신을 포함한 내각 총사퇴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뒤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 간 회동에서 국정연설에서 대통령이 밝힌 부분 개헌 제안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개정이 이루어지면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간 권력 균형 전반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 내각은 대통령에게 모든 필요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현 내각이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내각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 협업의 현 단계까지 이루어진 모든 것에 대해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그동안) 달성된 모든 결과에 만족을 표하고 싶다”고 내각 사퇴를 수용했다.그러면서 새로운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기존 정부가 계속 일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은 물러나는 메드베데프 총리에겐 신설될 국가안보회의 (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 격) 부의장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는 국가안보회의에 부의장직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같이 요청했다. 푸틴은 앞서 이날 연례 국정연설에서 의회와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부분 개헌을 제안했다.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잇따른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지난 2018년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4기 집권에 성공했다. 메드베데프 총리가 이끌어온 현 내각은 푸틴 대통령의 4기 집권 이후인 2018년 5월 구성됐다. 현 내각에선 총리 외에 10명의 부총리와 22명의 장관이 일해왔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의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보였으며, 부패 연루 혐의로 자주 반정부 운동가들의 비판 대상이 되면서 경질 전망이 제기돼 왔다. 메드베데프를 이을 새 총리 후보로는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막심 오레슈킨 경제개발부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정 연설에서 밝힌 부분 개헌과 내각 개편 등을 통해 본인의 장기 집권에 따른 국민의 피로감을 달래고 국정 운영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틱장애 과장’ 아임뚜렛, 화장+가발쓰고 유튜브 복귀?

    ‘틱장애 과장’ 아임뚜렛, 화장+가발쓰고 유튜브 복귀?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틱장애) 증상을 과장해 논란이 된 유튜버 ‘아임뚜렛’이 유튜브 채널을 ‘젠이뚜’로 바꿨다. 최근 유튜브 ‘아임뚜렛’의 채널명이 ‘젠이뚜’로 바뀌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영상은 없다. 기존 ‘아임뚜렛’ 채널 운영 당시 공개됐던 영상 또한 사라졌다. 유튜브 채널아트와 프로필 사진 또한 바뀌었다. 바뀐 사진에는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는 등 코스프레 차림을 한 ‘아임뚜렛’의 모습이 담겼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임뚜렛이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속 캐릭터 ‘젠이츠’를 코스프레 한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다. 채널명 ‘젠이뚜’ 역시 ‘젠이츠’에서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들은 ‘아임뚜렛’이 ‘젠이뚜’로 다시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한편, ‘아임뚜렛’은 지난해 12월 5일 본인을 투렛증후군 환자라고 밝히며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일명 틱장애로 불리는 투렛증후군은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동작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나타나는 신경질환의 일종이다. 눈 깜빡임이나 얼굴 찡그림 등을 비롯해 욕설이나 괴성을 내뱉는 경우도 있다. 증세가 심하면 사회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라면 먹방, 미용실 가기, 서예 하기 등에 도전하며 장애를 극복하려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후 해당 채널은 한 달 만에 구독자 36만명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그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아임뚜렛은 10년 전에 틱장애 하나도 없었다. 친구들 이야기 들은 것으로 추측했을 때 틱장애가 생긴 게 안 믿긴다. 투렛인 척 하고 돈 벌려고 한 것 같다”고 댓글을 남겨 조작 의혹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아임뚜렛’은 6일 증상을 과장했다고 인정하고 유튜버 활동을 중단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단독] 필터 몇 초내 새까만데 마셔도 된다니… 끝나지 않은 ‘붉은 물’ 절규

    [단독] 필터 몇 초내 새까만데 마셔도 된다니… 끝나지 않은 ‘붉은 물’ 절규

    “뭘 근거로 정상화 발표를 하는 건가요? 저희 집 와서 필터 확인 후 직접 마셔 보라 하세요. 정상화란 말이 입에서 나오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주민 1053명이 쏟아낸 말에는 분노의 서슬이 담겨 있었다. 7만 9980자, A4용지 56쪽(글자 10포인트)에 담긴 그들의 언어를 한 의미로 함축하자면 ‘비정상’이었다. 지난해 5월 말 인천 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 65일 후인 8월 5일 인천시는 ‘수돗물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절규 같았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9월 인천 서구 주민 10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마지막 문항은 주관식으로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낀 점과 해결했으면 하는 점을 물었다. ‘워드 크라우드’(글에 쓰인 단어의 빈도수에 따라 핵심 단어를 시각화) 기법으로 분석하니 부정(정상화가 필요하다)의 의미가 대부분이었던 ‘정상’이 244회로 가장 많았다. ‘책임’과 ‘해결’ 194회, ‘보상’ 139회, ‘필터’ 124회, ‘적수’ 120회, ‘아직’이 118회였다. 정상화 선언이 성급했다는 증거는 수질 민원에서도 나타난다. 인천시는 정상화 근거로 수질 민원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점을 들었지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의 수질 민원을 보면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인천 서구의 월평균 수질 민원은 9건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8월에 접수된 수질 민원은 총 544건(보상 포함 750건)으로 평소보다 60배 넘는 민원이 들어왔다. 서울신문은 13일 인천 서구에 접수된 수질 민원 6611건을 바탕으로 적수 사태를 재구성했다. 1991년 대구 낙동강 페놀 사태 이후 최악의 수돗물 스캔들로 꼽히는 이번 사건이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2019년5월 30일, 민원 6건(첫 날 기록 못 함) ‘국가건설기준’ 무시한 수계전환 오전 9시 48분, 인천 공촌정수장을 통과하던 수돗물이 갑자기 6배나 뿌예졌다. 수돗물의 탁도(물의 탁함 정도)는 통상 0.1NTU(탁도 단위)를 유지하지만 이날 오전 11시 40분에 0.6NTU까지 올라 수질기준(0.5NTU)을 초과했다. 전기 점검으로 무리하게 물의 흐름을 바꾼 게 원인이었다. 평소에는 정수된 물이 공촌정수장에서 영종 지역으로 흐르지만, 이날은 물이 정반대로 흘렀다. 물이 역방향으로 흐르면서 상수관에 붙어 있던 철이나 망간 같은 이물질이 후두둑 떨어져 나왔다. 수계전환을 할 때는 이물질이 떨어져 나오지 않도록 ‘국가건설기준’에 따라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진행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되돌릴 기회는 있었다. 곧바로 이물질을 빼내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은 탁도계를 임의로 꺼버린 혐의까지 받고 있다. 시민들의 고발로 진상조사에 들어간 경찰은 지난해 11월 공무원 7명을 공전자기록 위·변작,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5월 31일, 민원 1건(둘째 날 역시 기록 못 함) 서구 학교 10곳 급식 중단 붉은 수돗물이 나오면서 서구의 학교 10곳이 급식을 중단했다. 지역 ‘맘카페’에는 정체 모를 이물질이 가득 낀 필터 사진과 함께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언론에 ‘인천 서구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천상수도본부는 이날 오후 6시쯤 “복구 작업을 마쳤으며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날 수질 민원 수백 건이 쏟아지자 상수도본부는 “민원 담당자까지 현장에 나가 수습하느라 수질 민원을 기록하지 못했다”고 했다.#6월 1일, 민원 147건 수질검사 요청 68건에 대해 ‘적합’ 인천상수도본부 수질연구소는 수질검사 요청이 들어온 68건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안심하고 마셔도 좋다는 뜻이다. 수돗물안심확인제(탁도, pH, 철, 구리, 잔류염소, 아연, 망간)와 유해중금속인 납, 비소, 크롬, 카드뮴 등 11가지 항목을 조사한 결과다. 별 대응 없이 상수도본부가 적합 판정 결과만 내놓자 서구 검안·검단 맘카페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적수가 나온 곳은 당하동 6500가구를 포함해 전체 8500가구 정도였다. 수돗물 사용 후 다섯 살 아이의 얼굴과 엄마 몸에 반점이 생겼다는 등 민원이 속출했다. #6월 7일, 민원 653건 원인조사반 18명 구성·인천시는 조사 거부 수질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온 날, 환경부 차원의 전문가 원인조사반이 꾸려졌다. 환경부 5명, 수자원공사 5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수계전환 절차와 방법, 상수도 관망과 수질 분석, 변색된 필터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파견된 환경부 전문가들은 민원 지역 옥내배관 청소에 투입됐다. 인천시가 조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한 토론회에서 “인천시가 사태 정상화에 협조하지 않으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고 설득하니 13일이 돼서야 조사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6월 18일, 민원157건 사고 발생 19일 만에 박남춘 시장 공식 사과 정부원인조사반은 이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수계전환 시 준비 부족과 초동대처 부족을 꼽았다. 이날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이 경질됐다. 당시 민원을 제기한 청라동 주민은 “민원이 줄어서 피해가 줄고 있다는 보도는 잘못됐다”면서 “그럼 매일 전화를 100통씩 해야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박남춘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식으로 주민들께 설명해 불신을 자초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사태 발생 후 19일 만이다. #7월 5일, 민원 43건 일부 정상화 선언… “매출 6분의 1” 반발 환경부는 이날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 수질이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 36개 지점의 망간·철 검출 조사 결과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수질 민원은 70건이 들어왔고 8일에도 84건이 접수됐다. 주요 피해 내용을 보면 ‘물에 검은색 이물질이 있다’, ‘온수 틀 때 쇳가루가 심하게 발생해 필터가 몇 초 안에 새까맣게 된다’ 등이 있었다. 검암동에 사는 민원인은 “매출이 6분의1로 줄었다. 영업손실을 보상해 달라”고 토로했다. #8월 5일, 민원 27건 8월 민원 544건인데…완전 정상화 선언 박 시장은 붉은 수돗물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 근거는 두 가지다. 수질이 정상 수치로 측정되고 수질 관련 민원도 수질 피해 이전 수준으로 접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7월 중순 이후 민원이 현저히 감소했고 피부질환, 위장장애 등 신체적 피해 민원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확인한 결과 8월 1일 서구 오류동 경로당에서 “노인분들 피부발진 등으로 힘들어함”이라는 민원이 접수됐고 8월 6일엔 석남동 한 민원인이 피부병을 호소했다. 82건의 민원이 접수된 7일에는 한 민원인이 “세탁 후 옷이 심하게 오염됐다”고 민원을 넣었다. 8월 한 달간 수질 문제를 제기한 민원은 총 544건을 기록했다. 이는 7월 한 달 접수된 615건보다 불과 61건이 줄어든 수치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일본 축구의 2연패 탈락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

    일본 축구의 2연패 탈락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

    일본 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며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경쟁이 더 쫄깃 해졌다.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13일 새벽 끝난 AFC U-23 챔피언십 B조 2차전에서 시리아에 1-2로 패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에서 1-2로 패한 일본은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2패를 기록,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확정했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3장이 걸려 있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올림픽 개최국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 성적에 상관 없이 올림픽 본선에 나선다 그러나 최소 4강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의 조기 탈락에 따라 다른 팀들의 신경이 더 곤두서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도쿄행 티켓 3장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일본이 4강에 합류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8강전 승리 팀들은 모두 도쿄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8강전 승리팀 중에서도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3~4위 결정전 한 경기를 더 치러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일본이 4강에 합류했을 경우 이미 최소 C조 2위를 확보한 한국은 8강에서 D조의 한 팀을 꺾는 것 만으로도 결승 진출에 상관 없이 도쿄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한국은 4강에 진출하더라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한 차례 승부를 더 벌여야 3위를 확보해야 도쿄에 갈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A, B조 팀과 C, D조 팀은 4강에서부터 만날 수 있게 대진표가 짜여져 있다. 내심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예상하던 일본 축구는 이번 대회 조기 탈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벌써부터 성인 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는 하지메 감독에 대한 경질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채동욱과 같은 듯 다른 尹… ‘인사안 미제출’ 징계 쉽지 않을 듯

    채동욱과 같은 듯 다른 尹… ‘인사안 미제출’ 징계 쉽지 않을 듯

    선행돼야 하는 감찰 착수도 여의치 않고 직무 태만 등 징계 사유 여부 논란 많아 경질도 부담… “추미애·尹 확전 자제” 지적 당시 황교안, 감찰 지시하자 채동욱 사의 채동욱 ‘도덕적’ vs 尹 ‘정무적’ 문제 차이 법조계 “정부, 檢 중립성 중요 인식해야” 현직 부장판사 “檢인사, 헌법정신 배치”지난 8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당정청의 공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인사 당일 윤 총장이 인사 관련 의견 개진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튿날 “저의 ‘명’을 ‘거역’했다”며 날 서린 비판을 날렸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추 장관에게 “필요한 대응을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의 항명을 그대로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강경론을 거들고 나섰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이 정부 여당에 둘러싸여 난타전의 대상이 된 최근의 모습은 흡사 ‘7년 전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례와 닮은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4월 취임하자마자 정권과의 불화에 시달렸다. 검찰은 경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자 그해 4월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검찰은 5월 말 원세훈 전 원장에게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집권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부의 정당성 자체가 치명타를 입는 상황이었다. 이에 청와대와 여권을 대변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선거법 위반 적용 및 영장청구 불가’라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검찰은 영장은 청구하지 않는 대신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6월 11일 재판에 넘겼다. 이런 와중에 그해 9월 6일 ‘채 전 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보도가 조선일보에 실렸다. 채 전 총장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황 전 장관은 일주일 뒤 감찰본부에 진상규명을 지시했다. 채 전 총장은 이에 반발해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이후 “의혹이 사실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한 진술과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혼외자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채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고, 그는 9월 30일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취임 180일 만이었다. 공교롭게도 윤 총장은 당시 국정원 댓글 수사의 팀장을 맡았고, 이후 한직을 맴돌아야 했다. 현 정부가 ‘조국 사태’ 이후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계속한 윤 총장에게 ‘항명’이라는 혐의를 덧씌운 만큼 윤 총장에 대한 징계 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법무부 관계자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 놓길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모습까지 포착된 상태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징계하려면 감찰이 선행돼야 한다. 관련법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은 절반 이상이 외부 위원으로 구성되는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위원장과 부위원장도 공직자가 아닌 인사가 맡게 돼 정부 의도대로 감찰 결과가 나오라는 보장이 없다. 감찰 대상인지도 모호해 착수도 쉽지 않다. 감찰을 통해 비위사실이 확인되면 검사징계법에 따라 해임, 면직, 정직 등 처분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인사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이 직무태만 등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논란이 많다. 감찰이나 징계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행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져 있다. 윤 총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내년 7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청와대가 석연찮은 이유로 그 전에 윤 총장의 옷을 벗기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도 있다. 당정청이 윤 총장을 압박하고 있어도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검찰 내부의 친정부 인사들 사이에서도 “양쪽(추 장관 및 윤 총장)이 더는 확전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까닭이다. 채 전 총장과 윤 총장 간의 차이점도 있다. 채 전 총장은 혼외자라는 ‘도덕적’ 문제가 제기됐고, 윤 총장은 일종의 ‘정무적’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혼외자 문제는 법원 판결 등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닌 데다 일종의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 애초 감찰이나 징계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윤 총장 사례 역시 징계가 쉽지 않다. 법무부가 전례와 달리 검찰 인사 명단을 대검찰청에 전달하지 않은 데다 그 과정에서도 ‘주겠다, 안 주겠다’는 식으로 여러 차례 말을 바꾸는 등 ‘의견 미제출’을 방조한 측면도 강하기 때문이다.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법원과 같은 독립기관이 아닌 검찰은 정부의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관련 법(검찰청법)을 통해 인사 때 수장(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조항을 갖춘 공직은 검찰이 유일하다. 그만큼 검찰의 중립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정부 역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진(51·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고위직 인사를 ‘정권 비리 관련 수사팀 해체’라고 규정하고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4년 9월 법원 내부 게시판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을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라고 비판했다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심재철 “검찰 대학살, 전두환 정권보다 더 심각한 야만”

    심재철 “검찰 대학살, 전두환 정권보다 더 심각한 야만”

    “전두환 독재 능가하는 최악의 독재” 주장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 범죄를 수사하는 검찰 핵심부를 권력이 통째로 들어내는 망동은 전두환 시절에도 없었다. 역사는 문재인 정권을 전두환 독재를 능가하는 최악의 독재 정권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기획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실행한 윤석열 검찰 대학살은 전두환 정권의 야만보다 더 심각한 야만”이라고 여권을 비판했다. 그는 또 “정권은 검찰 중간간부에 대한 2차 대학살을 계획하고 있다 한다”며 “정권 범죄 수사를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겠다는 음모이다. 문 대통령 퇴임 후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대통령과 가족, 측근의 범죄를 암장하기 위해 권력에 아부하는 검사들로 채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대학살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 추미애 장관을 경질하라”며 “문 대통령이 한국당 요구를 거부할 경우 국민은 총선에서 야만의 문재인 정권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추가 검증하기 위한 검증위원회 구성과 인사청문회 때 내지 않은 자료의 제출을 더불어민주당과 정 후보자에게 요구했다. 그는 “어이없는 것은 정 후보자와 민주당의 배 째라는 식 태도이다. 시간은 가고 있으니 버티면 된다는 뻔뻔한 태도”라며 “민주당이 13일 본회의를 열어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폭거를 일으킨다면 총선에서 좌파독재정권을 심판하자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 원내대표는 아울러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박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 출마가 유력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연말연시에 지역구 행사에 함께 다녔다며 “지역구 물려주고 물려받기”, “구로을 커넥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수상한 냄새가 나도 너무 난다”며 “박 장관과 윤 전 실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추미애 맹공하는 한국당…‘반쪽 법사위’ 열고 청와대 앞 집회

    추미애 맹공하는 한국당…‘반쪽 법사위’ 열고 청와대 앞 집회

    심재철 “전두환 시절에도 없었다”주광덕 “장관직 사퇴하고 수사 받아야 한다”자유한국당이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최근 검찰 고위직 인사단행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전날 본회의에 불참한 한국당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청와대 앞 규탄집회를 열고 비판의 공세를 높였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장관의 검찰 고위급 인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기획하고 추 장관이 실행한 검찰 대학살”이라며 “검찰 핵심부를 권력이 통째로 들어내는 망동은 전두환 시절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검찰 대학살 인사를 즉각 철회하고 추 장관을 경질하는 한편 국민에게 사과하라”며 “민심은 권력의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엎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는 “추 장관은 야당 의원 시절 정홍원 전 총리를 상대로 국정원 사건을 담당한 윤석열 수사팀을 배제했다고 맹비난했는데, 대통령의 측근을 수사한 검사를 배제한 지금 상황을 보고 국민은 ‘추로남불’이라며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상도 의원은 “대통령께서 추미애 장관을 갑자기 부르면 추 장관도 그냥 가진 않을 것”이라며 “똥개 끌려가듯 청와대 가는 게 아니라 왜 대통령이 불렀는지 이유도 파악하고 실무자를 통해 내용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후에 청와대에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주광덕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번 검찰 인사가 균형 잡힌 인사라고, 법조인으로서는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린 몰염치한 거짓 해명을 했다”며 “검찰의 중립성을 짓밟은 인사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고, 장관직을 사퇴해 이 사건에 대해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날 ‘반쪽 법사위’를 열고 추 장관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전날 한국당은 검찰인사 관련 현안질의를 위한 법사위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간사협의에 응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법사위 개의를 강행했으나 추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청와대를 압박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추 장관의 검찰 인사를 ‘검찰 학살’로 규정하고 대여투쟁 차원에서 ▲추 장관 탄핵소추안 제출 ▲국회 본회의 현안질의 요구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검찰 학살 국정조사 요구 ▲당내 검찰 학살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동정] 류종선 전남대병원 교수,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장 취임

    △ 전남대병원이 위탁받아 운영 중인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신임 원장에 류종선 소화기내과 교수가 취임했다. 류 원장은 전남대병원 기획조정실장·소화기센터장·진료처장, 전남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했으며 대한소화기학회 회장·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회장·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2013년 개원한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은 내과·신경과·재활의학과·외과 등 4개 진료과와 노인 질환·뇌 신경질환·노인 재활 등 3개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 [사설] 추 법무 첫 검찰인사, 권력형 수사 좌초돼서는 안 돼

    법무부가 어제 검찰과 종일 검사장급 고위간부 인사절차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오후 7시 넘어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장으로 각각 발령 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윤대진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옮긴다. ‘윤석열 사단’이라 불리던 윤 총장의 손발을 모두 잘랐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간부들은 요직에 중용됐다. 서울중앙지검장은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총괄한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으로 보임됐다. 두 사람 모두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비서실장으로 근무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된 경력이 있다. 윤 총장의 측근에 대한 경질성 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부터 예견됐다. 당시 추 장관 후보자는 ‘검찰 인사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라며 협의사항이 아님을 확실히 했다. 또 지난 2일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서 “수술 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은 명의가 아니다”라며 고강도 검찰개혁을 시사했다.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정한다’고 돼 있다. 추 장관은 어제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불과 30분 전에 검찰총장을 불러 요식행위 논란도 있었다.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이는 가운데 추 장관은 어제 오후 5시쯤 문 대통령을 면담해 검찰인사안에 대해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개혁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도 임박했다. 하지만 국민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면서도 청와대 감찰 무마와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도 밝혀내길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검찰 인사에서 추 장관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나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검사장들을 경질시킴으로써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 장관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좌초시켜서는 안 된다.
  • “유족사찰 보고 받은 김관진, 크게 칭찬 후 격려금 건넸다”

    “유족사찰 보고 받은 김관진, 크게 칭찬 후 격려금 건넸다”

    기무사, 통장사본·TV 시청내역까지 사찰 6개월간 TF 운영… 사찰문건 627건 생산 靑·국방부에 대면보고 35회 등 지속 보고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세월호 유족의 불법 사찰을 공모하고 실행에 옮긴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 71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할 계획이다. 특조위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및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혐의를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4년 4월 28일부터 같은 해 10월 12일까지 약 6개월 동안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세월호 사찰 관련 문건 627건을 생산했다. 당시 기무사령관은 고 이재수 전 사령관이었다. 기무사는 민간인 사찰이 위법하고 직무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예하부대인 610부대(전남 진도 담당)와 310부대(경기 안산 담당)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유족들의 사소한 동향까지 샅샅이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기무사는 세월호 유족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에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수집을 요구했다. 일례로 2014년 6월 26일 610부대에 ‘진도 실내체육관에 남은 유가족 현황, TV 시청 내용, 음주 실태, 신경질을 내는 사례 등’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610부대는 같은 날 ‘유족 중 일부가 야간에 음주했다’는 내용의 사찰 동향을 보고했다. 310부대는 사령부 지시에 따라 2014년 5월 20일 ‘(세월호 유족들이 실종자) 생일날 미역국을 요구했다’, ‘화장장 및 장지까지 리무진 조치를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또 다른 예하부대인 212부대는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의 생년월일과 학적, 거주지, 인터넷 활동 내역, 통장 사본, 주민등록증 사진 등을 사찰한 결과를 사령부에 보고하기도 했다. 특조위는 기무사의 불법 사찰 정보가 청와대·국방부에 지속적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전 청와대 경호실장, 김관진 전 장관, 한민구 전 국방장관 등 5명이 2014년 4월 18일~같은 해 9월 3일 대면 보고 35회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기무사가 불법 사찰로 수집한 정보를 보고받고 언론 대응에 활용했다는 것이 특조위의 설명이다. 특조위가 공개한 문건(기무사가 2014년 5월 10일 청와대에 보고)에는 “보고 직후 ‘비서실장(김기춘)께서 아주 만족해하신 듯함’”이라고 적혀 있고, 다른 문건(기무사가 2014년 5월 23일 국방부에 보고)에는 “장관님(김관진 전 장관) ‘기무사 보고서가 아주 잘되었다’며 크게 칭찬 후 격려금 하사”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박병우 특조위 진상규명국장은 “청와대와 국방부가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공모를 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국장은 대면 보고 자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배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계 3차대전 막아야” 매티스 국방장관이 절실한 이유

    “세계 3차대전 막아야” 매티스 국방장관이 절실한 이유

    “지금까지 매우 좋다(So far, so good!)” “지금까지 올해는 망했다(So far, 2020 suck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이란의 미사일 반격 이후 올린 트윗에서 “모든 것이 좋다”고 밝히자 세계 네티즌들은 “2020년은 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피해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전명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시행된 이번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헬기가 미군 주검을 실어나른다는 이란 통신사의 보도가 나왔지만, 곧 “한밤중에 헬리콥터로 시체를 운반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반박이 잇따르며 가짜 뉴스란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3일 이란의 2인자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드론을 이용한 미사일 공격 때문에 살해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처럼 무리한 공격은 ‘우크라니아 스캔들’로 인한 본인의 탄핵 국면, 즉 국내 정치의 위기를 외부의 적을 통해 돌파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30분간 전화통화를 통해 야당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부패 의혹 수사를 요청하며 군사원조를 대가로 제시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암살 작전을 급작스럽게 결정한 배경에는 대통령의 판단을 조율하는 ‘백악관의 어른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경질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부딪히면서도 44년 군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안보 정책을 수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부를 폭로한 책 ‘화염과 분노’에서 매티스 전 장관은 “주한미군은 세계 3차대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책에 따르면 매티스 전 장관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막고자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 매티스 전 장관을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이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한 바른말 하는 백악관 참모들은 모두 경질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그래도 진실은 밝혀야 한다/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그래도 진실은 밝혀야 한다/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새해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4년차다. 임기 절반을 돌았다. 이제 하산길이다. 어떤 산행이 될까. 하기 나름이다. 여건은 좋지 않다. 올 한 해도 여정이 만만치 않다. 4월엔 총선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여당이 많게는 20% 포인트 가까이 제1 야당을 앞서 있다. 여당에는 희소식이다. 벌써부터 ‘여대야소’를 점친다. 정말 그럴까. 섣부른 추측이다. 선거는 해 봐야 안다. 경제상황은 답답하다. 일자리문제는 여전히 안 풀린다. 수출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다. 10년 만이다. 내수도 바닥이다.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불황은 일상이 됐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상황도 예측불허다. 새해 벽두부터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다. 돌발 변수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방아쇠로 작용할까. 초미의 관심사다. 국내 문제를 보자. 검찰개혁이 단연 화두다. 권력과 검찰이 정면충돌했다. 갈등은 작년에 이어 진행형이다. 이전 정권에선 못 보던 초유의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검찰개혁의 고삐를 더 세게 틀어쥐었다. “어떠한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검찰은 본능적으로 정치적이다. 힘센 권력에는 원래 맞서지 않는다. ‘권력의 시녀’ 역할에 충실했다. 그래서 욕을 먹었다. 검찰개혁이 당위성을 확보하는 지점이다. 지금은 사뭇 다르다. 권력과 맞서는 형국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이 그렇다. 검찰 수사를 정치개입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검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한다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크다. 여론의 향배는 관계가 없다. 국민들의 생각은 다 다르다.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린다. 팩트는 하나다. 진실 아니면 거짓이다. 그 중간에 회색지대는 없다. 사실관계만 밝히면 된다. 청와대의 하명이 사실이라면 부정·관권선거다. 민주주의 체제의 기본 틀을 무너뜨리는 권력형 게이트다.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공직선거법 제9조) 위반이다. 반대로 절차에 따른 청와대의 정당한 행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의 의도된 정치개입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실체적 진실은 나중에 법정에서 다투겠지만 어느 쪽이든 수사는 결과물을 내야 한다. 흐지부지 결론 없이 끝내면 논란만 더 키운다. 총선에 영향을 주는 걸 차단하려고 여권이 검찰인사를 통해 수사를 서둘러 막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국민 상당수는 청와대의 권력형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지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는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공정사회와도 맥이 닿아 있다. 범법행위가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데 손을 놓고 있다면 검찰의 직무유기다. 청와대를 포함해 살아 있는 권력도 성역 없는 수사를 하는 게 공정사회다. 이런 거 하려고 공수처도 만든 것 아닌가. 7월에 공수처가 출범하면 해야 할 일을 검찰이 앞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끝낸다면 아무리 공정사회를 외쳐 봤자 공허할 뿐이다. 공정사회가 정착하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그런데 거창한 구호와 달리 행동은 많이 실망스럽다. 탈세, 병역, 직장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존재하는 불공정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체감하기 어렵다. 오히려 ‘춘풍추상’(春風秋霜)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내 편’에게만 지나치게 관대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음주운전 거짓말 논란으로 장관에서 낙마했던 사람이 청문회를 안 하는 차관급 자리에 다시 기용됐다. 자리가 어디든 관계없이 꼭 챙겨 줘야겠다는 고집이 느껴진다. 정책 실패로 경질된 청와대 수석은 국책은행장으로 복귀했다. 비슷한 사안을 놓고 7년 전 야당일 때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과 같다”고 질타하던 여당이 지금은 별 말이 없다. 대통령과 친분을 내세운 관료가 5000만원을 받고 구속됐는데 청와대는 감찰조차 무마했다. 상식을 믿고 사는 보통 국민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검찰개혁을 말하기 전에 청와대부터 개혁하라는 요구가 거세게 나오는 이유다. 권력도 일정한 절제가 필요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은 화를 부른다. 지나치면 부러진다. 이전 정권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했다. 과거 적폐를 털어내는 만큼 지금 새로운 적폐를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네 편’ 아니라 ‘내 편’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공정사회다.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개선하려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하산길도 편해진다. sskim@seoul.co.kr
  • ‘키맨’ 볼턴 드디어 입 연다… 트럼프 탄핵 돌발변수로

    ‘키맨’ 볼턴 드디어 입 연다… 트럼프 탄핵 돌발변수로

    전화통화마다 배석… 평소 메모광 유명 폭탄발언 가능성에 트럼프 재선 빨간불 공화 반대 속 민주 “증인 4명 채택” 압박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 끝에 트윗으로 경질당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6일(현지시간) 상원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미국 안보의 책임자였던 볼턴 전 보좌관의 증언 내용과 수위에 따라 상원의 대통령 탄핵 심리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볼턴 전 보좌관은 재임 당시 탄핵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지켜보면서 불만을 표시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탄 발언’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상원의 탄핵 부결을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이 걸렸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곧바로 공화당에 볼턴 전 보좌관의 증인 채택을 압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성명에서 “현재의 탄핵 논란 중에 나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전직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나의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상원이 나의 증언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한다면 나는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볼턴 전 보좌관은 공개적으로 탄핵 증언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소환장을 받는다면 증언할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만 흘러나왔다. ‘대이란 갈등’으로 대통령의 탄핵 이슈가 가라앉은 시점에서 볼턴 전 보좌관이 ‘상원의 공개 증언’ 카드를 꺼내 든 의도에 대해 워싱턴정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민주당과 현지 언론은 볼턴 전 보좌관의 ‘한 방’을 기대하고 있다. 탄핵 추진의 빌미가 된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군사 원조를 끊겠다고 협박하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부자의 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대통령의 주요 외교·안보 전화 통화마다 배석했던 볼턴은 관련 회의에도 참석했다. 그는 이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를 ‘모든 사람을 날려버릴 수류탄’이라고 지칭하고 우크라이나 원조를 정적 수사 압박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마약 거래’라고 비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볼턴 전 보좌관이 우크라 사태의 전말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는 게 전현직 백악관 당국자들의 관측이다. 특히 그는 평소 ‘메모광’이라고 불릴 정도로 회의 내용과 발언을 메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기다 본인의 소신을 위해선 높은 수위의 발언도 두려워하지 않을 인물이어서 그의 한마디에 탄핵 및 대선정국이 요동칠 수도 있다. 따라서 공화·민주당은 상원 심리의 증인 채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볼턴 전 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4명의 증인 채택을 주장해 온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공화당이 우리가 요구한 증인과 서류 소환장 발부를 반대한다면 (진실을) 은폐하는 데 참여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로이터는 공화당이 이번 상원 심판에서 증인 청문회 없이 심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울광장] 여당, 관치는 여전히 독극물인가?

    [서울광장] 여당, 관치는 여전히 독극물인가?

    새해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4년차다. 임기 절반을 돌았다. 이제 하산길이다. 어떤 산행이 될까. 하기 나름이다. 여건은 좋지 않다. 올 한 해도 여정이 만만치 않다. 4월엔 총선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여당이 많게는 20% 포인트 가까이 제1 야당을 앞서 있다. 여당에는 희소식이다. 벌써부터 ‘여대야소’를 점친다. 정말 그럴까. 섣부른 추측이다. 선거는 해 봐야 안다. 경제상황은 답답하다. 일자리문제는 여전히 안 풀린다. 수출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다. 10년 만이다. 내수도 바닥이다.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불황은 일상이 됐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상황도 예측불허다. 새해 벽두부터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다. 돌발 변수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방아쇠로 작용할까. 초미의 관심사다. 국내 문제를 보자. 검찰개혁이 단연 화두다. 권력과 검찰이 정면충돌했다. 갈등은 작년에 이어 진행형이다. 이전 정권에선 못 보던 초유의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검찰개혁의 고삐를 더 세게 틀어쥐었다. “어떠한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검찰은 본능적으로 정치적이다. 힘센 권력에는 원래 맞서지 않는다. ‘권력의 시녀’ 역할에 충실했다. 그래서 욕을 먹었다. 검찰개혁이 당위성을 확보하는 지점이다. 지금은 사뭇 다르다. 권력과 맞서는 형국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이 그렇다. 검찰 수사를 정치개입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검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한다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크다. 여론의 향배는 관계가 없다. 국민들의 생각은 다 다르다.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린다. 팩트는 하나다. 진실 아니면 거짓이다. 그 중간에 회색지대는 없다. 사실관계만 밝히면 된다. 청와대의 하명이 사실이라면 부정·관권선거다. 민주주의 체제의 기본 틀을 무너뜨리는 권력형 게이트다.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공직선거법 제9조) 위반이다. 반대로 절차에 따른 청와대의 정당한 행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의 의도된 정치개입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실체적 진실은 나중에 법정에서 다투겠지만 어느 쪽이든 수사는 결과물을 내야 한다. 흐지부지 결론 없이 끝내면 논란만 더 키운다. 총선에 영향을 주는 걸 차단하려고 여권이 검찰인사를 통해 수사를 서둘러 막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국민 상당수는 청와대의 권력형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지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는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공정사회와도 맥이 닿아 있다. 범법행위가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데 손을 놓고 있다면 검찰의 직무유기다. 청와대를 포함해 살아 있는 권력도 성역 없는 수사를 하는 게 공정사회다. 이런 거 하려고 공수처도 만든 것 아닌가. 7월에 공수처가 출범하면 해야 할 일을 검찰이 앞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끝낸다면 아무리 공정사회를 외쳐 봤자 공허할 뿐이다. 공정사회가 정착하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그런데 거창한 구호와 달리 행동은 많이 실망스럽다. 탈세, 병역, 직장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존재하는 불공정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체감하기 어렵다. 오히려 ‘춘풍추상’(春風秋霜)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내 편’에게만 지나치게 관대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음주운전 거짓말 논란으로 장관에서 낙마했던 사람이 청문회를 안 하는 차관급 자리에 다시 기용됐다. 자리가 어디든 관계없이 꼭 챙겨 줘야겠다는 고집이 느껴진다. 정책 실패로 경질된 청와대 수석은 국책은행장으로 복귀했다. 비슷한 사안을 놓고 7년 전 야당일 때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과 같다”고 질타하던 여당이 지금은 별 말이 없다. 대통령과 친분을 내세운 관료가 5000만원을 받고 구속됐는데 청와대는 감찰조차 무마했다. 상식을 믿고 사는 보통 국민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검찰개혁을 말하기 전에 청와대부터 개혁하라는 요구가 거세게 나오는 이유다. 권력도 일정한 절제가 필요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은 화를 부른다. 지나치면 부러진다. 이전 정권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했다. 과거 적폐를 털어내는 만큼 지금 새로운 적폐를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네 편’ 아니라 ‘내 편’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공정사회다.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개선하려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하산길도 편해진다. sskim@seoul.co.kr
  • 틱장애로 돈벌이? ‘아임뚜렛’ 알고보니 거짓방송

    틱장애로 돈벌이? ‘아임뚜렛’ 알고보니 거짓방송

    틱장애(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일상을 유튜브에 소개해 폭발적 인기를 얻은 유튜버 ‘아임뚜렛’이 거짓방송 논란에 휩싸이자 6일 공식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한 달 전인 2019년 12월 5일, 본인을 투렛증후군 환자라고 밝힌 홍모 씨는 유튜브에 ‘아임뚜렛’이라는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소개했다. 일명 틱장애로 불리는 투렛증후군은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동작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나타나는 신경질환의 일종이다. 눈 깜빡임이나 얼굴 찡그림 등을 비롯해 욕설이나 괴성을 내뱉는 경우도 있다. 증세가 심하면 사회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홍 씨의 첫 방송은 라면을 먹는 방송이었다. 라면을 힘겹게 먹으면서도 유쾌하고 긍정적인 그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했고 폭발적인 응원이 쏟아졌다. 홍 씨는 이후에도 완두콩 옮기기, 젠가 쌓기 등의 방송을 하면서 방송 1개월 만에 약 36만600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그런데 최근 ‘아임뚜렛의 실체’를 고발하는 글들이 온라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의 투렛증후군은 가짜이며 그는 원래 ‘욕설 랩’을 하던 사람이었다는 내용 들이다. “10년 전에는 틱장애가 없었다”, “돈 벌려고 뚜렛 인척 하는 것 같다”, “우연히 동네에서 봤는데 실제로 그런 증상은 없었다”등의 제보가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홍 씨는 모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저로 인해 다른 투렛증후군 환자들이 상처받고 있다. 인간은 자신보다 못 나면 멸시하고 잘 나면 시기한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더 이상 유튜브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후 아임뚜렛은 “증상을 과장한 것은 사실이다”며 6일 공식사과했다. 그는 우선 진단서를 공개하면서 투렛증후군이 있는 것은 거짓이 아님을 증명했다. 다만 “저의 증상을 과장한 것도 사실이다. 그 점에 있어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실제로 사과 영상에서 증상은 있었지만 이전 영상처럼 심각하진 않았다.래퍼로 활동했었다는 소문에 대해선 “제가 발매한 음원이 맞다. 당시 저는 라운지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틈틈이 녹음해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매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곡으로 래퍼 활동을 하진 않았고 자기만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댓글을 막은 것에 대해선 “부모님이 보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유튜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도 “2000~5000만원을 벌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7998달러(약 935만원)가 적혀있는 실제 수익 자료를 공개했다. 홍 씨는 “앞으로는 치료에 집중하겠다”며 모든 영상을 내렸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언론의 ‘좌우로 정렬’ 기자회견/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언론의 ‘좌우로 정렬’ 기자회견/김태균 도쿄 특파원

    일본에서는 내각관방장관 기자회견이 원칙적으로 매일 오전·오후 두 번씩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다. 관방 기자회견은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내각의 사실상 ‘넘버2’인 스가 요시히데 장관으로부터 정부 정책이나 특정 사안에 대한 견해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의혹에 대해 해명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소통 창구다. 국가 예산으로 치르는 정부 행사에서 아베 총리의 지역구 사람들을 특별대우했다고 해서 문제가 된 ‘벚꽃을 보는 모임’ 파문이 불거진 요즘 같은 때에는 기자들이 정부 측 주장이나 논리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추상같은 질문 공세를 퍼붓는 게 정상이다. 그래야 사건의 실체에 한발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의혹 규명에 성역이란 있을 수 없으니 여기에는 보수언론이니 진보언론이니 하는 따위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요즘 관방 기자회견에서 그런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아사히신문 등 일부 매체만 ‘야당 몫’으로 배정이라도 받은 듯 몇몇 공격적인 질문을 던져 볼 뿐, 다른 언론사들은 정부 의혹이나 비리에 관한 한 회견장 자리만 지키고 있는 수준이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 같은 곳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 최고 발행부수의 요미우리신문이나 일본 최대 통신사인 교도통신 등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언론들이 과거 같았으면 정권의 존립이 흔들흔들했을 의혹의 전개 국면에서 제 역할을 포기 내지는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불리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답변을 피하고자 한다”는 말을 녹음기처럼 반복하며 회견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스가 장관의 뻔뻔함과 노회함이 단단히 한몫을 한다. 최근에는 답변을 회피하는 차원을 넘어서 불편한 질문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정과 말투로 드러내고 있다. 질문한 기자가 답변자의 신경질적인 기세에 숨이 눌려 마치 상사에게 혼이 난 부하 직원처럼 꼬리를 내리기도 한다. 기자회견이 이렇게까지 여야 국회 대정부 질문처럼 좌우로 분단돼 진행되는 것은 언론의 본령을 생각할 때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아베 정권의 오만함이 극에 달한 오늘날 이전에는 일본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권력자가 연루된 비리나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을 대표해 충직한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전통적 사명감이 나름 강했던 일본 언론이었다. 이는 보수 외길을 걸어온 요미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자민당 정권을 지지하더라도 아닌 것에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뚝심 정도는 있었다. 체제 수호에 앞장서 온 보수언론의 상징으로 반세기 동안 정계의 막후 실력자로 군림해 온 현역 요미우리 회장 겸 주필 와타나베 쓰네오가 2006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를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일은 유명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런 현상이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일본 언론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의 보수화 흐름과 언론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여론 추이에 순응하고 맞추려는 경향이 결과로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언론, 너나 잘하세요’라는 핀잔을 각오하고 다른 나라 얘기를 하는 것은 야당이나 시민사회가 실질적인 존재감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언론이 입법·행정·사법과 어깨를 견주는 이른바 ‘제4부’로서 정권의 우경화 폭주에 일정수준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아베 1강’ 독주가 언론을 약화시키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위축을 심화시키며 아베 정권의 기반을 더욱 강고하게 만드는 악순환, 그것이 오늘 일본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windsea@seoul.co.kr
  • 中, 홍콩책임자 시진핑 최측근으로 교체… 대응 전략 바뀌나

    中, 홍콩책임자 시진핑 최측근으로 교체… 대응 전략 바뀌나

    “추진력 강한 뤄후이닝, 소방수로 투입” 일각 “실질 총괄 람 행정장관은 면죄부”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 사태의 책임을 물어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주임을 전격 경질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 홍콩에서 반정부·반중 시위가 시작된 이후 중국 정부의 홍콩 업무를 다루는 고위급 관리를 교체한 것은 처음이다. 5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국무원은 지난 4일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왕즈민(王志民) 주임을 뤄후이닝(駱惠寧·65) 전 산시(山西)성 당서기로 교체했다. 국무원은 이번 인사 교체의 배경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에 주재하는 중국 정부의 최고 책임자를 바꾼 것이어서 사실상 홍콩 시위 사태를 진압하지 못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해석된다. 뤄 주임은 2016년 6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산시성 당서기를 맡아 시진핑 국가주석을 당중앙의 ‘핵심’으로 옹호하기 위해 대대적인 선전 작업을 펼치며 ‘시진핑 1인 체제’ 강화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따라서 시진핑 지도부가 올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홍콩 시위 문제 해결을 위해 충성심이 강하고 추진력이 뛰어난 뤄 주임을 ‘소방수’로 긴급 투입한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일반적 견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뤄 주임은 불과 1주일 전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재정금융경제위원회 부주임으로 임명됐다”며 “따라서 그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주임으로 임명된 것은 의외의 일”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가 참패하자 왕 주임의 경질설이 돌았다. 당시 중국 정부가 왕 주임에게 시위 발생 후 초기 진압에 실패한 책임을 물을 거란 관측도 나왔다. 통상적으로 베이징과 홍콩 사이의 연락은 홍콩에 있는 중국 정부 연락판공실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해 홍콩 시위 조기 진압에 실패한 데다 홍콩 구의원 선거마저 친중파가 참패하는 바람에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에 대한 문책론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실질적으로 홍콩 문제를 총괄하는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인 한정(韓正) 국무원 부총리와 캐리 람 홍콩 특구 행정장관은 면죄부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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