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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본프레레 생사기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조 본프레레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 여부를 놓고 전체회의를 연다. 이회택 위원장과 강신우 부위원장, 위원 8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기술위는 22일 오전 사전회의를 열어 회의자료 등을 점검했다. 협회 주변에서는 “빨리 결론을 내야 서로 편하다. 소신 있는 결정을 내리겠다.”는 이회택 위원장의 전날 발언과 관련, 감독 경질이 전격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회의는 일단 ‘마라톤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2년 전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의 진퇴를 논의할 당시에도 기술위원들은 5시간 이상 난상토론을 거친뒤 열흘 이상의 ‘냉각기’를 두기도 했다. 결국 최종 결정을 하루 앞두고 코엘류 감독이 기자회견을 자청, 보따리를 싸 결과적으로는 자진사퇴를 한 셈이 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술위가 2∼3차례 연속 회의를 열 수도 있지만 아무튼 ‘진퇴의 가닥’은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며 “본프레레 감독은 일단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치매 치료제’ 개발 멀지않았다

    ‘치매 치료제’ 개발 멀지않았다

    죽어 가는 신경줄기세포를 되살릴 수 있는 유전자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이에 따라 치매나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수의대 강경선 교수팀은 퇴행성·난치성 신경질환을 유발하는 ‘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이 ‘NPC-1’이라는 유전자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학술지인 ‘스템셀’(Stem Cells) 인터넷판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니만피크병’을 앓고 있는 쥐로부터 태어난 새끼 쥐의 뇌에서 신경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NPC-1 유전자가 신경줄기세포의 재생과 분화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NPC-1 유전자를 제거한 쥐의 신경줄기세포는 재생 능력이 떨어졌으며,NPC-1 유전자의 기능은 ‘p38’ 유전자와 ‘MAPK 인산화 효소 억제제’와도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같은 연구성과는 국내외에 특허 출원됐으며, 바이오벤처기업인 ㈜알앤엘바이오에서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발언대]‘교육기사’가 적으니 세상이 조용?/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명예논설위원

    최근 한 보름 이상은 교육계가 그야말로 조용했다. 연일 지면을 장식한 도청사건 때문에 초특급뉴스가 아니라면 기삿거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정이 어찌 되었든 교육관련 기사가 줄어들면서, 산적해 있던 교육 문제들이 일시에 해결되어 버린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한 보름 사이에 기가 막힐 정도로 교육혁신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 교육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교육이 매번 언론의 공격을 받았던 것일까. 아무리 하찮은 기삿거리라도 그날그날 사건사고의 강도에 따라 침소봉대하기도 하고, 대수롭지 않게 치부되는 것이 언론의 현실이다. 약방의 감초는 약효를 증진시키는 순기능의 역할을 감당한다지만, 교육기사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신문지면 땜질용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마치 고무줄처럼 잡아당겼다가, 필요하지 않으면 그냥 내버려두는 식이다. 그런데 그 내용은 긍정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잡아당김보다는, 부정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끌어당김 현상이 주를 이루었다고 본다. 교육을 바라보는 언론사의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사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다 보니 특정 언론사에서 교육적 사건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나머지 언론사는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따라가는 식이다. 교육의 희망을 되찾기보다 교육의 절망을 안겨주는 역할만 충실히 수행하는 이러한 모습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정말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물론 대학입시 제도를 비롯하여, 조석으로 변하는 교육정책이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는 점은 기정사실로 하고 말이다. 오히려 우리 교육 자체가 온갖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으며, 너무 휘둘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교육 당국에서조차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하기에 앞서, 보도내용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급급할 것이다. 역대 수십 명의 교육수장이 경질되었지만, 개인의 교육철학을 통한 정책 추진보다는 언론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교육정책도 마찬가지이다. 교육 당국이 교육정책을 추진하지만, 언론에서 보도하는 폭로위주의 내용에 대해 임기응변식으로 대책 마련에만 분주하다 보니, 결국 장기적인 정책이 아닌 땜질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결국 오늘날 교육현실을 자초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누구를 막론하고 교육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성서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우리 국민은 “대학 입시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하는 날만 고대할지 모른다. 대학 입시로부터 해방되기까지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교육 불구속 상태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 언론계가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시도할 때, 교육은 희망이요,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다. 교육이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언론에서 왜곡됨이 없는 사실보도에 충실하고 긍정적인 관점을 보인다면 한국 교육의 미래와 교육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교육관련 기사를, 그저 기삿거리로만 생각하고 대문짝만하게 대서특필한다고 해서 교육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육의 미래를 위해 교육의 밝은 미래를 담아낼 줄 아는 언론의 공조체제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명예논설위원
  • [주말화제] 본프레레 경질로 ‘가닥’ 후임 포터필드 급부상

    [주말화제] 본프레레 경질로 ‘가닥’ 후임 포터필드 급부상

    “대안은 국내 외국인 감독?” 조 본프레레(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운명이 오는 23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나는 가운데 그의 경질 쪽에 무게가 한껏 실린 분위기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경질 쪽으로 결정난다 해도 뚜렷한 대안이 없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 기술위원은 “감독의 거취는 어떤 방향으로든 이날 분명히 결정날 것”이라면서 “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 퇴진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이 확정된다면 최선의 대안은 무엇일까. 향후 대표팀의 장기적인 포석을 위해서라면 해외파 감독의 영입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독일월드컵을 불과 열 달 남겨둔 현 시점에서 금쪽 같은 시간을 쪼개 해외파 영입을 또 시도하는 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본프레레 감독과 이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영입에도 각각 2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국내에서 차기 사령탑을 발굴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지만 프로축구 부산의 이안 포터필드(59) 감독에게 가장 후한 점수를 준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 첼시(1988∼1993년)의 사령탑과 볼튼 원더러스(95∼96년)의 임원을 역임하는 등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1∼2차례는 만나야 하는 유럽축구에 정통하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잠비아 짐바브웨 오만에 이어 트리니다드토바고 등의 대표팀 감독 경력도 힘을 보탰다. 게다가 한국에서 3년째 감독직을 맡아 한국 선수들과 한국축구의 정서를 꿰뚫고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2003년 국내에 발을 들인 그는 지난해 컵대회와 올 전기리그 각 1차례 우승 등 프로축구 부산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그가 자유신분이 아니라 구단에 매여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부산과의 계약기간은 올해 말까지. 그러나 거스 히딩크(PSV 에인트호벤)가 호주대표팀 감독으로 낙점돼 두 사령탑을 겸임하고 있고, 코임브라 지코 일본대표팀 감독도 수년 동안 J-리그에서 명성을 쌓은 뒤 사령탑에 앉는 등 외국의 사례는 있다. 순수한 ‘토종 감독’들의 영입도 점칠 수 있다. 하지만 예전 사례에서 보듯 선수 선발 등을 둘러싼 견제와 반목 등이 불거질 수 있어 팬들의 호응을 얻기가 그리 쉽지 않다. 포터필드 감독이 최적의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월드컵이 분명 코앞에 닥친 만큼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韓·日 축구대표팀 감독 엇갈린 운명

    ‘동병상련에서 엇갈린 운명으로’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전 참패로 조 본프레레(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론이 또다시 불거진 가운데 코임브라 지코(52) 일본대표팀 감독과의 비교론도 도마에 올랐다. 두 감독의 공통점은 별로 없다. 나이는 둘째 치고 한 사람은 유럽에서, 또 한 사람은 남미에서 잔뼈가 굵었다. 본프레레의 보잘것없는 선수 경력에 견줘 지코는 한때 ‘하얀 펠레’라고 불릴 만큼 브라질의 축구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본프레레가 지난 1991년 벨기에의 클럽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 나이지리아와 중동을 거치며 아시아축구와 인연을 맺지 못한 반면 지코는 그 1년전 선수생활을 시작으로 일본에 발을 들인 뒤 93년 J-리그 출범 전후로 프로 감독을 맡으며 일본프로축구의 ‘대부’로까지 불렸다. 공통점이 있다면 사령탑 취임 이후 부진한 성적과 자질론에 휘말리며 ‘동병상련’을 겪었다는 사실 정도. 본프레레 감독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하는 등 전술 부재를 드러내며 경질론에 시달리는 사이 지코 감독도 같은 달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한 데 이어 5월 기린컵에서 연패를 당하며 극에 달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초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을 계기로 엇갈리기 시작한 둘의 운명은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통해 분명하게 갈라졌다. 동아시아대회에서 본프레레 감독은 ‘안방 꼴찌’로 망신당한 데 이어 17일 사우디와의 리턴매치에서도 0-1로 패해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거듭했다. 여론은 그에게 독일월드컵 본선을 맡길 수 없다는 쪽으로 이미 기울었다. 축구협회도 오는 23일 기술위원회를 소집, 감독 경질 여부를 포함해 한국축구 전력 향상을 위한 총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아시아대회 직후 ‘팬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겠지만 감독 경질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한 기존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젊은 피’를 앞세워 동아시아선수권에서 2위의 성적표를 받아든 뒤 지난 17일 안방에서 이란에 2-1로 설욕하며 조1위 독일행 티켓을 탈환한 지코 감독은 어느새 일본 축구의 영웅 자리를 되찾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지코 재팬’이라는 구호가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갈라진 라이벌 양국 감독의 운명. 독일에서 둘이 만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초고속인터넷시장 ‘전운’

    초고속인터넷시장 ‘전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9월 전쟁’을 목전에 두고 ‘짙은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데이콤의 자회사 파워콤의 다음 달 소매시장 진출과 시장 2위 업체인 하나로텔레콤의 윤창번 사장경질 변수, 여기에다가 저가 공세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유선방송사업자(SO)는 시장에 최대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KT도 19일 남중수 시장의 취임 후 사업의 구조조정, 조직 변화 등이 예고돼 있어 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절반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KT 외 2위 그룹은 시장을 지키거나 뺏지 못하면 1∼2년안에 인수합병(M&A)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잠룡’ 파워콤의 시장 진입 파워콤은 이미 자체적으로 16만 5000여㎞에 이르는 망을 구축하고 있다.42만여㎞에 이르는 KT에 비하면 짧지만 시장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파워콤의 자체 망은 KT와 하나로를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파워콤은 “일반 주택가 등 틈새 시장을 발굴하겠다.”면서 파상 공세를 펼칠 뜻을 내비쳤다. 올 연말까지 가입자 50만 확보가 당장의 목표다. 파워콤은 150억원대의 마케팅 홍보 예산을 비축,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나로텔레콤, 내부 결속 진력 370만(두루넷 포함) 가입자를 갖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은 윤 사장의 중도 퇴임이후 내부 동요를 진정시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윤 사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하나로 진영으로선 대응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고, 이에 맞물려 구조조정도 예고돼 있다. 게다가 SO연합회도 기존의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 서비스에다가 전화 서비스까지 더할 태세여서 긴장도를 더한다. ●독자 목소리 높이는 SO 케이블TV업계의 시장 파괴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케이블방송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고전하던 SO들은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저가 상품으로 기존 시장을 급속히 파고 들고 있다. 기존 초고속인터넷 업체의 절반 수준인 1만 3000∼1만 7000원으로 가입자를 모집 중이다. 전국 105개 회원사를 거느린 SO연합회의 7월말 가입자는 100만명을 넘어 8.7%를 점유하고 있다. SO업계는 또 내년초 케이블TV 1300만 가입자가 케이블망을 이용해 전화서비스를 하기로 하고 다음 달 연합 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독일월드컵예선] 독일에 가긴 간다만…

    본프레레호가 안방에서도 중동의 모래바람에 휘말리며 열달 남은 월드컵 전망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조 본프레레(59)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1로 패배,16년 묵은 ‘사우디 징크스(2무3패)’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그러나 최종예선에서 사우디(4승2무·승점14)에만 2패를 당한 채 최종 전적 3승1무2패(승점10)로 사우디에 이어 조2위에 머물며 1년 반에 걸친 예선경기를 모두 마쳤다. 여전히 답답한 경기 끝에 패한 한국은 ‘대표팀 재구성’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고, 지난 14일 한 수 아래의 북한 축구를 3-0으로 꺾어 잠잠해지던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설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골은 또 끝내 터지지 않았다. 전반 해외파 안정환(FC메스)-차두리(프랑크푸르트)-박주영(FC서울)을 스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예상과는 달리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친 사우디의 공격에 휘청거리다 불과 4분만에 결승골을 내줬다. 중앙돌파에 이어 측면공격까지 허용하며 내준 코너킥이 빌미였다. 몇 차례 튕긴 공이 오른쪽으로 흘렀고, 이어진 크로스를 골마우스 정면에 버티고 있던 알 안바르가 솟구쳐 올라 머리로 받아 넣은 것. 이후 사우디는 스리백 수비를 포백으로 전환하며 굳게 골문을 걸어잠갔고, 한국은 줄기차게 사우디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반 박자 느린 패스와 골결정력 부족에 번번이 한숨을 토해냈다. 전반 7분 박주영이 벌칙지역 왼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백지훈(20)이 헤딩했지만 골키퍼 손에 스친 뒤 골문을 살짝 빗나갔고,19분 안정환이 아크 정면에서 강하게 때린 벼락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도 펀칭에 걸렸다. 후반 5분에는 박주영이 살짝 내준 공을 안정환이 땅볼로 강하게 찼지만 또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 이어 김동진이 퇴장까지 당해 경기장을 메운 6만 여 붉은 물결을 더 답답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도 본프레레 감독의 경기 운영이 입방아에 올랐다. 경기 이틀전 입국한 해외파 안정환 차두리 이영표(PSV 에인트호벤)가 시차를 이겨내지 못한 듯 내내 둔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교체의 시기를 또 놓친 것. 특히 둔탁한 공 컨트롤로 번번이 공격의 흐름을 끊은 차두리 대신 정경호를 투입한 건 후반 10분이 다 돼서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경기 전 “국내파 선수들 역시 동아시아축구와 남북전으로 피로한 상태”라고 미리 선수를 친 뒤 “그러나 사우디의 밀집수비를 반드시 허물어 낼 비책이 있다.”고 자신했다. 결국 상대에 뻔히 읽히는 단조로운 전술로 일관하다 뼈아픈 패배를 당해 또 다시 경질 여론에 휩싸이게 됐다. 최병규 이재훈기자 cbk91065@seoul.co.kr
  • [독일월드컵예선] 본프레레 감독 일문일답

    다시 경질론의 도마에 오르게 된 본프레레 감독이 여전히 월드컵 16강의 희망을 밝혔다. 본프레레 감독은 17일 사우디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또다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어 “독일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선수들과 많은 시간동안 훈련을 해 완벽한 팀플레이를 하게 되면 더 향상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부진의 이유는. -동아시아대회에서도 중국전에서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향상됐다. 현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선수들끼리 이해하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많이 뛰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시차 등 문제를 노출한 해외파를 무리하게 출장시킨 것은 아닌가. -국내파와 해외파를 혼합했을 때 어떤 것이 최적의 조합인지 지켜봤다. 하지만 해외파 선수들이 기존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했고, 일부 국내파 선수들도 너무 지쳐 있어 해외파 선수들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팬들이 본프레레 감독에게 야유하는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은 우리가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잊은 것 아닌가. 오늘 경기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 우리는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5∼6차례 맞이했지만 성공시키지 못했고, 사우디는 적은 찬스로 한 골을 넣어 승부가 됐다. 한편 사우디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은 “한국은 월드컵 4강에 오른 강팀이지만 지난 3월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다.”면서 “한국팀 약점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이 없고 한국보다 우리가 좀 더 잘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본프레레 17일 ‘운명의 날’

    남북통일축구의 완승으로 한숨 돌린 ‘위기의 남자’ 본프레레 한국대표팀 감독이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6독일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 것. 사우디는 지난 3월 0-2 패배의 수모를 안기며 본프레레 감독의 퇴진론을 수면 위로 떠올린 팀이다. 따라서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퇴진 여론을 다독일 수도 있고, 기름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이미 독일행 티켓은 따놓은 한국 대표팀이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가로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표팀 면면도 결코 패배할 수 없는 ‘필승 카드’로 꾸려졌다. 안정환(29·FC메스)과 이영표(26·PSV에인트호벤),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 등 유럽파와 조재진(24·시미즈), 김진규(20·베르디) 등 일본 J리거들을 비롯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축구 천재’ 박주영(20), 그리고 중원을 휘젓는 김두현(23) 등 최상의 진용. 반면 사우디는 주장 알 자베르와 스트라이커 알 사우드, 모하마드 알슬후브 등이 빠진 1.5군 수준이다. 만약 졸전 끝에 패하거나 비긴다면 본프레레 감독으로서는 사실상 지휘봉을 놓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수도 있다. 반면 통일축구처럼 시원한 경기 내용으로 승리하고 덤으로 조예선 1위까지 얻는다면 ‘감독 경질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를 꿰뚫고 있다는 듯 통일축구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1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전에 대비한 첫 훈련을 가졌다. 회복 훈련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필승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국내파와 해외파의 ‘호흡 맞추기’.A매치 훈련에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한 건 지난 6월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 눈에 띈 건 14일 북한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의 다변화. 본프레레 감독은 안정환을 원톱으로, 좌우측에는 박주영과 차두리를 포진시키고 좌우 날개에 김동진과 이영표를 세운 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백지훈-김두현의 공배급을 통한 측면돌파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했다. 지금까지 고수하던 3-4-3 포메이션의 전형. 그러나 본프레레 감독은 측면 오버래핑에 나선 미드필더들로 하여금 무작정 크로스보다는 빈 공간으로 다시 볼을 투입시켜 완벽한 찬스를 만들도록 주문했다. 중원을 다스릴 김두현과 백지훈에게도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공격루트를 만드는 한편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중거리포를 쏘도록 다독였다. 기존의 형태는 유지하되 미드필드의 수적 우위를 지키려는 노력은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본프레레호’. 이번 사우디전은 한국축구대표팀이 새 옷으로 바꿔입을 수 있는 마지막이자 다시없는 기회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박주영만 믿어…

    ‘몸 만들기는 끝났다. 남은 것은 한국 축구의 명예회복뿐.’ 본프레레호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축구를 지켜보는 시선이 또다시 ‘축구 천재’ 박주영(20)의 발 끝에 모아지고 있다. 박주영을 포함한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14일 남북통일축구와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11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였다. 동아시아대회가 끝난 뒤 사흘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마치고 재소집된 것. 특히 박주영으로선 본프레레 감독 퇴진론을 중심으로 국가대표팀에 대한 비판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와중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야 할 입장이다. 먼저 1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경기에서 예전의 완벽한 몸놀림을 선보이며 한국 축구의 활기를 되살려 놓을지 주목된다. 비록 남북 통일축구가 승부를 떠나 8·15남북공동행사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친선경기이지만, 축구협회와 팬들의 불신 속에 퇴진론에 휩싸인 본프레레 감독으로서는 한가롭게 경기에 임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또다시 졸전을 거듭한다면 “감독 경질은 없다.”고 적극적으로 보호막을 쳐줬던 축구협회로서도 더이상 퇴진 압력을 막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높은 골 결정력을 갖고 있는 박주영을 중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본프레레 감독이 박주영을 선발 출장시킬 가능성도 있지만, 후반전 조커로 투입해 공격 루트의 최종 완성 역할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본프레레 감독이 그동안 즐겨 써왔던 3-4-3 대신 일본과의 경기에서 시험 가동한 3-5-2 포메이션을 사용할 것으로 보여 남북 통일축구에서 박주영은 이동국과 함께 투톱 최전방을 책임지게 된다. 한편 안정환, 차두리, 이영표 등 해외파 5명을 제외한 국가대표 20명은 11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재소집, 첫 날부터 8대 8 미니게임 등 비교적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동아시아대회 꼴찌 수모와 잇따른 졸전 망신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감독교체 명분 약하다

    2005동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여자는 한국, 남자는 중국이 우승을 차지하고 막을 내렸다. 한국여자 축구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북한과 중국을 15년 만에 꺾었고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무승부로 값진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 여자팀의 우승 비결은 최우수 골키퍼상을 받은 김정미의 탁월한 활약과 팀 최고 언니이면서 리더인 유영실과 홍경숙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수비라인이었다. 이들은 세 경기를 무실점으로 이끌었으며 지난해 두 차례 중국을 꺾고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예들과 조화를 이뤄 탄탄한 전력을 갖추는 데 한 몫을 했다. 물론 안종관 감독의 용병술도 빼놓을 수 없다.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인 것을 감안, 무리한 공격보다는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세밀한 패스로 상대를 공략했고, 내용에서도 앞섰다. 특히 세 경기 모두 박은선을 교체 투입해 흐름을 일시에 뒤집었고, 북한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은 박은정을 적절히 교체투입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남자 대표팀은 부진한 경기로 많은 실망을 안겨주며 최하위에 그쳤다. 전략과 전술 부재, 골결정력 부족 등 총체적인 문제였으며 당초 목표였던 신인 발굴에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부 전문가와 팬들은 본프레레 감독에게 독일 월드컵을 맡길 수 없다며 감독 교체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의 부진을 이유로 감독을 경질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 본프레레 감독은 코엘류 감독 퇴진 이후 팀을 재정비,17일 사우디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큰 업적을 달성한 공적이 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 역시 여전히 감독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본프레레 감독으로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위기의 한국축구] (하) 전문가·축구팬 지상토론

    조 본프레레(59) 감독의 진퇴를 놓고 말들이 무성하다. 전문가는 물론, 팬들 사이에서도 ‘경질론 vs 대안부재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할까. 대한축구협회 김주성(39) 이사와 김호(55) 전 대표팀 감독, 그리고 축구팬 장현묵(30·의사)씨 사이의 지상(紙上) 논쟁을 들어본다. ●감독 경질 논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김주성(이하 김 이사) 이사 경기 결과를 갖고 감독의 진퇴를 말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감정적으로 경질을 논할 때가 아니다. 그에 앞서 축구협회 기술위에서 평가와 분석을 우선한 뒤 후임에 대한 대안까지 마련해놓고 접근해야 할 문제다.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예선 최종전을 마친 뒤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룰 것으로 본다. -김호(이하 김) 전 감독 단언컨대 본프레레 감독은 아니다. 경기 결과만이 아니라 1년이 넘었는 데도 한국 축구를 잘 모른다.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책임을 지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남은 시간이 짧은 것도 아니다. 현실적 핑계를 대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장현묵(이하 장) 개인적으로 유임에 찬성이다. 축구협회가 나서서 언론이나 일반인들에게 여유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신을 주기에는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반대여론이 즉각적이고 뜨겁게 나오는 상황에서는 유임이건 경질이건 둘 다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본프레레 감독의 장점과 단점은 -김 미드필드를 조화있게 쓰지 못하고,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까 서로 거리가 멀어지고 골이 안 나오게 된다. 특색없는 3-4-3만 반복하고 있다. 맨투맨 능력이 강할 때 쓰리백의 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다. 포백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장점은 잘 모르겠다. -장 윙 플레이를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수비의 유기성과 안정화는 얻었지만, 윙백의 2선침투에 의한 역습 및 수비조직 와해의 기회가 줄어들었다. 무의미한 좌우 크로스만 반복됨에 따라 수비는 중앙에 집중되고, 원톱은 중앙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윙플레이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축구협회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는데 -김 진짜 책임은 축구협회에 있다. 감독이 능력없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무능한 감독을 계속 앉혀두고 대안을 만들지 못하는 축구협회가 잘못이다. 기술위는 한국축구의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 곳이다. -김 이사 감독의 선임 등과 관련해 축구협회 기술위에 많은 책임이 있지만 축구협회에서도 최적의 대표팀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곧 기술위원회가 열리며 꼼꼼한 평가 작업이 있을 것이다. ●수석코치 선임 등이 보완책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김 이사 감독을 보완해주는 역할은 중요하다. 본프레레 감독이 조만간 선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국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장 당연히 필요하다. 핌 비어벡 코치와 홍명보 전 선수 등이 거론되는데 감독과 선수 그리고 축구협회 간의 의사전달 및 절충 등이 현 시점에서 절실하다. -김 감독이 능력이 없는데 수석코치 쓴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느냐. 게다가 감독이 먼저 제안했다면 그나마 모르겠지만, 언론 보도대로 축구협회의 압력에 의해 수석코치를 쓴다면 이것은 감독 자격이 없는 무책임한 행위다. ●월드컵 본선에 앞서 필요한 준비는 -김 2002년 월드컵 4강은 사실은 모든 축구인들이 희생당한 기형적 형태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당시 국내 프로축구를 사실상 포기하면서까지 지원했다. 다시는 이런 어리석음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김 이사 현실적인 목표는 16강 진출이지만 쉽지 않다. 히딩크 감독 시절처럼 국내 축구를 희생하는 방식은 물론 안 된다. 정상적으로 축구 인프라를 활성화하면서도 축구협회 등에서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장 본프레레 감독은 이제 자신의 계획을 드러내야 할 때다. 협회로서도 지원을 더 늘리고, 무엇보다 조직력과 능력 향상을 위해 평가전 등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정리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경형 칼럼] 한국판 앙시앵레짐 청산을

    [이경형 칼럼] 한국판 앙시앵레짐 청산을

    안기부(국정원) 불법 도청 사건은 한국판 권력체제의 잘못된 앙시앵레짐(구체제:프랑스혁명 이전의 전제군주체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치권력과 재벌과 언론, 검찰의 얽히고설킨 권력 결탁의 치부를 드러내는가 싶더니, 이제는 민주화 깃발 뒤에 숨은 문민 권력의 기만적인 이중성까지 드러내고 있다. 반군사독재 투쟁으로 민주화를 쟁취한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권에 이어 인권을 국시처럼 외치던 김대중 정권도 4년 동안 불법 도청을 해온 것이다. 더욱이 전 국민이 사용하다시피 하는 휴대전화는 도청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정부가 신문 광고까지 냈지만, 사실은 국민을 속인 것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사회는 1960,70년대의 경제개발연대를 거쳐,1980,90년대 후기 산업사회로 발전하여 다시 21세기 지식정보사회로 진입하는 등 지난 반세기 동안 사회구조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권력체제는 문민화 이후 군부 권력이 탈락한 것을 빼면 큰 변화없이, 정치권력과 금권의 유착이나, 이를 에워싼 국가 공권력, 정보기관의 불투명한 협력 체제로 작동해왔다. 또 과거 권력 체제의 잘못된 운용은 권력간의 유착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일상 국정 운영의 소프트웨어 속에서도 수없이 나타났다. 선거 때는 인권을 존중하고 투명한 정치를 하겠다고 부르짖지만, 정권만 잡으면 그 다음날부터 권력의 속성에 함몰되어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불법 도청은 구조적 잘못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잘못에 기인한 면이 크다고 본다. 이번 불법 도청 사건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과거 권력체제의 잘못된 유산을 청산할 수도, 영원히 못할 수도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를 부당하게 지배해온 낡은 권력체제의 구조와 권력행사 양식을 폐기하고, 지식정보사회 진입에 걸맞게 투명하고 개방된, 정부와 시민이 서로 소통하는 국가운영체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김대중·김영삼 정권의 유산을 각각 물려받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 및 특별법 제정이니 특검이니 하면서 서로 샅바 싸움을 하고 있지만, 실은 서로 불법 도청의 흙탕물을 뒤집어쓸까봐 안달하고 있다. 정치권은 조사나 수사의 방법론에 더이상 매달리지 말고 좀더 본질적인 차원에서 과거 정권의 앙시앵레짐을 해체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 정권의 최고 책임자가 불법 도청 등에 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둘째, 과거 권력의 비리나 범죄행위가 불법 녹음된 파일에 의해 단서가 포착되었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수사로 증거가 확보되면 그 실상을 규명·공개해야 하며, 실정법 범위 내에서 단죄해야 한다. 셋째, 불법 도청의 해당 기관장 등 책임이 있는 인사는 재임시 잘못된 사실을 고백해야 한다. 넷째,X파일 건으로 사의를 표명한 홍석현 주미대사를 신속히 경질해야 한다. 더이상 북핵 6자 회담의 마무리와 경질 시기를 연동시키거나, 형평성을 이유로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 불법 도청 문제는 도청대로 진실과 책임을 규명하고, 파일 내용은 그것대로 조사하여 과거 권력체제의 잘못된 유산을 총정리하는 것이 옳다. 현 노무현 정부 아래서도 도청이 있었는지 검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또 최근 국제 테러 감시의 수요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합법적인 감청 건수가 3년새 4배나 증가하는 것은 국민을 과잉 감시하는 징후라고 할 수 있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위기의 한국축구](상) ‘경질론’ 휩싸인 본프레레

    [위기의 한국축구](상) ‘경질론’ 휩싸인 본프레레

    한국 축구가 위기에 휩싸여 있다. 북한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4개국 대항전인 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 3경기에서 단 1골만을 넣은 채 2무1패의 ‘꼴찌’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내년 6월 초 개막하는 독일월드컵을 불과 10개월 남겨 놓은 중요한 시기에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단일대회 최하위라는 성적에 축구계는 당혹해 있고, 팬들의 분노는 폭발하고 있다. 월드컵 4강의 쾌거를 달성한 지 3년 만에 밑바닥까지 추락한 한국축구의 위기는 누가 불러온 것인가. 조 본프레레 감독인가, 선수들인가. 위기를 돌파할 카드는 없는가. 본프레레호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골맛을 보여달라 본프레레 감독은 일본과의 최종전을 0-1로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면서 “젊은 국내파들을 시험하기 위한 무대였다.”고 책임을 피해 갔다. 그러나 그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동국(26·포항)의 말처럼 팬들은 좋은 경기 내용보다는 이기는 축구를 원한다. 그는 결국 경질론에 직면해 있다. 본프레레호에 쏟아진 비난 가운데 가장 큰 건 ‘뻥축구’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3경기에서 모두 51개의 슈팅을 날려 단 1골만을 뽑아냈다. 그것도 최후방 수비수 김진규가 프리킥으로 뽑아낸 것이었다. 성공률이 겨우 1.96%에 그치는 한심한 수준이었다.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진이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세트 플레이’의 실종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측면 돌파 요원들의 부정확한 크로스뿐 아니라 최전방에서 보이는 침투패스의 부재는 골결정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특히 측면 날개의 임무를 맡은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저조한 돌파능력은 득점루트를 더욱 단조롭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고 말았다. 감독의 전술과 전략의 부재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다. ●취임 14개월 ‘테스트´ 일관 북한의 김명성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를 0-0 무승부로 끝낸 뒤 한국을 얼마나 연구했느냐는 질문에 “부임한 지 이제 한 달인 데다 지난 우즈베크전을 녹화로 본 것밖에는 없다.”면서 “선수 파악을 위해 전반전 수시로 선수 교체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본프레레 감독의 경우는 어떨까. 그는 지난해 6월24일 정식으로 사령탑에 앉았다. 달 수로는 현재 14개월째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고백처럼 ‘테스트’로 일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시험’은 계속됐다. 그 결과 매 경기마다 선발 출전 선수를 놓고 교체와 복귀를 거듭하는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내며 실패한 ‘용병술’로 낙인찍혔다. 문제는 가장 우수한 공·수의 조합을 찾아내는 노력의 정당성 여부가 아니라 시간이다. 이제 독일에서 벌어질 ‘축구 대전’은 꼭 1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하루빨리 실력차가 크지 않은 선수 25명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자신의 말은 아직도 선수 파악을 끝내지 못했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감독·선수 문제점 처방이 먼저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경질론이 물 끓듯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른바 대안부재론. 독일월드컵 개막을 불과 10개월 남기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기에는 찾을 대안이 없는 데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게 요지다. 대한축구협회도 8일 “팬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겠지만 감독 경질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교체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는 원칙론이 제기된다. 김주성 MBC 해설위원은 “감독 경질에 대한 선행 과제는 대표팀의 전술적·기술적 부분에 대한 다각도의 점검”이라면서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팀 경기력이나 감독의 능력에 대해 냉철히 평가한 뒤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처방을 내리는 게 올바른 순서”라고 말했다. 김호 전 프로축구 수원 감독은 “히딩크 감독 시절 이후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한때의 ‘4강쇼’에서 깨어나지 못한 협회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대한축구협회의 자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축구가 한 감독의 역량에 모든 것을 맡기고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체질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지난 4일 경기도 광주 선영에서 가진 고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32주기는 침울했다고 한다. 생전에 인화와 우애를 가르치고, 강조했던 선친 앞에 얼굴 들기가 부끄러웠던 탓이다. 이날 가문에서 축출된 박용오 전 회장과 경원, 중원씨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형제의 난’ 이후 두산가는 ‘언론 기피증’을 보이며, 숨을 죽이고 있다. 내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하루빨리 이 악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또 검찰 수사 이후 몰아칠 ‘후폭풍’과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단속도 눈에 띈다. 재계 최초로 경영에 참여하는 두산가 4세들이 이를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관심을 끈다. ●악몽 같았던 일주일 두산산업개발은 지난달 15일 ㈜두산 지분 280만주(12.8%)를 계열사와 박용곤 명예회장,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게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권 안정,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이유를 댔다. 경영권 분쟁을 대비하기 위한 ‘용곤(73)-용성(65)-용만(50)’ 3형제의 치밀한 정지작업이라는 사실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지난달 18일, 용성 회장은 용곤 명예회장의 지시로 대한상의 제주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서울로 올라왔다. 이어 두산그룹은 용성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고, 용오(68) 현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형제간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두산가의 우애가 또 한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용곤 명예회장의 ‘연막’도 그럴듯했다.“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두산그룹의 회장으로 폭넓은 인맥과 신망을 얻는 용성 회장이 적임자”라고. 그러나 안으로는 이미 ‘용곤-용성-용만’ 3형제와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우애 깊은 형제가 원수 사이라는 것은 사흘 후에 드러났다. 두산은 지난달 21일 용오 전 회장이 용성 회장 취임에 반발, 검찰과 모방송사에 그룹의 경영현황을 비방한 투서를 제출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확인시켜 주듯 용오 전 회장은 이날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승계는 내가 용성 회장 등과 관련된 비리를 적발하자 나를 밀어낸 것으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진실공방 게임은 이어 본격화됐다. 용곤 명예회장은 “그룹과 가족에 대한 반역 행위”라고 규정했으며, 용성 회장은 지난달 22일 “이번 사태는 두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용오 전 회장의 두산산업개발 경영권 탈취 미수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승자 없는 ‘형제의 난’ 두산가 ‘형제의 난’은 다른 국내 재벌가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궤를 달리한다. 대부분 재산과 ‘대권’ 싸움이어서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구분됐지만, 이번 두산가 분쟁은 승자가 없는 오직 패자만 있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비리 의혹을 폭로한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마지막 ‘무기’를 던짐으로써 가문에서 축출이라는 비애를 맛봤다. 또 지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두산산업개발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그야말로 ‘동생들과 조카의 사법처리’ 빼고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용오 전 회장의 부인 최금숙 여사가 지난해 암으로 죽고 나서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 용오 전 회장이 극단적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용오 전 회장 부부는 미국에서 만나 연애 결혼해 부부 금실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용곤-용성-용만’ 3형제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형제간 우애와 집안 망신,109년 전통의 명예, 경영 차질 등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또 자칫 집단 사법처리 가능성도 있어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지 용오 전 회장 일가를 가문과 그룹에서 축출한 것이 유일하게 얻은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기 위해 이같은 처참한 분쟁이 일어난 걸까. ●‘원’자 돌림 4세 9명 경영수업 ‘원’자 돌림의 4세 15명 가운데 두산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이는 총 9명이다. 이들 사이의 신경전도 예사롭지 않다. 두산 3세간 일어난 ‘형제의 난’도 사실상 4세들을 위한 ‘대리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두산측 설명은 이렇다.“당사자가 아닌 이상 누가 알겠나.(용오 전 회장)눈에 뭐가 씌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그러나 결과가 뻔한 싸움에서 용오 전 회장이 나선 것은 자식들을 위해 총대를 멘 부문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는가.” 4세간 역학 구도를 보면 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가장 앞선다.4세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용성 회장의 장남 진원씨는 지난 5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관리 총괄 상무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섰다. 두산 경영에 참여치 않는 박용현(62)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장남 태원씨도 네오플럭스 상무로 일하며, 두산의 M&A(인수합병)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네오플럭스는 최근 삼성전자의 소형가전 자회사인 노비타를 인수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정원 부회장과 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가 5%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1999년 벤처투자로 대박을 터뜨리며 자신감이 넘쳐났던 용오 회장의 장남 경원씨는 두산가의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 회의를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2001년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큰 손해를 보기도 했던 경원씨는 2003년 전신전자를 인수, 아예 독자노선을 걸었다. 수년 전부터 ‘밖’으로만 돌았던 경원씨의 행보를 보면 이미 ‘정원-진원’을 비롯한 4촌 형제와 경원씨간의 대립 구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용오 전 회장이 지난해부터 두산산업개발을 탐낸 것도 결국 두산 지분이 4세대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두 아들만 소외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형제의 난’ 이후 용오 회장과 자제들이 경영에서 빠진 만큼 두산의 경영구도에서 용만 부회장과 장손인 정원 부회장의 ‘파워’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용성 회장은 사실상 그룹의 상징적인 존재로 활동하고, 내부 살림은 용만 부회장과 정원 부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용만 부회장이 용성 회장에 이어 두산의 향후 ‘대권’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정원 부회장은 두산가가 장자 상속의 전통을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미래의 그룹 총수 1순위다. 그는 올 초 그룹 사장단 회의로부터 ‘2004 두산 경영대상’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4세 경영 과외도 ‘형제의 난’이 마무리되면 빨라질 전망이다. 용만 부회장은 현재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과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등 두산 4세들의 경영수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반면 가족간 우애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가는 계속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을 원칙으로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용오 전 회장 일가가 빠진 가족회의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최근 물밑에서 용곤 명예회장과 용오 전 회장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경원-서미경 부부 곤혹 두산가 장손인 박정원(4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은 공군 참모총장과 민자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 전 의원의 딸 소영(40)씨와 결혼했다. 부친인 박 명예회장과 김 전 의원은 경동고 선후배 사이로 동창회 모임에서 두 사람의 혼담이 오간 인연으로 맺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전 의원은 포스데이타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상민(15)양과 상수(11)군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 박혜원(42) ㈜두산 잡지BU 상무는 의사인 서경석(4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자녀는 주원(18)양과 장원(15)군으로 학생이다. 박지원(40)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평범한 집안 출신인 서지원(36)씨와 혼인했다. 아들 상우(11)군과 딸 상진(5)양이 있다. 두산가에서 요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는 박경원(41) 전신전자 대표의 부인 서미경(39)씨로 보인다. 박 사장이 이번 ‘형제의 난’에 깊숙이 연관된 데다 연일 시끄러운 ‘X파일’ 사태도 친정과 적잖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경씨의 부친은 서상철 전 동자부장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고려대 교수로 있다가 전두환 정권 때 경제관료로 영입됐다. 안타깝게도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 ‘X파일’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자금 전달자로 나오는 서상목 전 의원이 바로 미경씨의 숙부다. 장남 상호(16)군과 차남 상모(13)군을 두고 있다. 용오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37)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는 평범한 집안 출신인 정윤주(37)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아들 상윤(6)군과 딸 상이(4)양이 있다. 용성 회장의 장남 박진원(37)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와 차남 박석원(34) 두산중공업 차장은 모두 평범한 가문의 딸들인 김선영(34)씨와 정현주(35)씨를 배필로 맞아들였다. 상효(6)-상인(2)과 상현(7)-상은(2) 등 각각 딸만 두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는 최근 구자철 한성 회장의 딸 원희(26)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은 범 LG가(家)로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셋째 남동생이다. 박용훈(두산산업개발 부회장)-구선희(고 구철회씨의 4녀) 부부에 이은 두산가와 LG 구씨가의 두번째 사돈이다. ●두산의 역대 악재들 이번 ‘형제의 난’ 외에도 두산가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던 악재는 더러 있다. 대표적인 예가 두산중공업 노조원인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과 낙동강 페놀 사태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배달호씨의 분신 자살은 두산가와 노조의 악연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용성 회장은 “결코 원칙을 저버릴 수 없다.”면서 “지금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불법 파업의 뿌리를 뽑겠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었다. 이는 노조의 극한 투쟁으로 이어졌고, 배씨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인화를 5대째 강조하는 두산가와 노조의 궁합이 맞지 않은 것도 꽤 아이러니하다. 두산가로서는 노사 합의만 되면 불법이 합법화되는 노조의 관행을 더 이상 둘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번 굳어진 노조와의 악연은 두산가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올 초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의 노조도 한동안 두산 인수를 격렬히 반대했다. 또 두산 계열사 노조는 이번 ‘형제의 난’과 관련해 그룹 회장직을 둘러싸고 형제들끼리 이전투구를 벌여 사회적 파장을 야기하고, 두산의 도덕성을 바닥에 추락시킨 책임을 지고 박용성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즉각 퇴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두산가가 다시 기억하기 싫은 사건으로 낙동강 페놀 사태가 있다. 여전히 반세기 최대의 환경오염 사건으로 꼽힌다.1991년 ‘맥주로 돈 번 회사가 먹는 물을 망쳐 놓다니….’라는 구호가 전국을 들끓게 했으며,2차 페놀 사건이 터지면서 당시 박용곤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었다. 또 두산 불매운동으로 매출액이 급감했으며, 당시 환경처 장관과 차관이 경질된 초유의 사건이었다. ●숨은 그림자 박용욱 회장 ‘용’자 돌림 가운데 막내인 박용욱(45) 이생그룹 회장은 두산가에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가장 먼저 깨뜨리고 독자사업에 나섰을 뿐 아니라 ‘KS(경기고-서울대)’가 수두룩한 두산가에서 박 회장은 서울고-인하대를 나왔다. 또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수 있었지만 박 회장은 대학생 시절부터 홀로 무역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당시 부친으로부터 받은 지분을 종자돈으로 삼아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대의 소그룹으로 키웠다. 반면 용곤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박용훈(63·박우병 전 고문의 장남) 부회장은 두산산업개발에 몸담고 있다. 박 부회장의 부인은 LG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씨의 4녀 선희(61)씨다. 구철회씨는 1999년 LG화재를 갖고 LG에서 독립했다. 박 부회장은 두산식품 부사장을 거쳐 92년부터 두산건설(현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비상근으로 실제 경영에는 참여치 않고 있다. ●‘두산호’ 이끄는 전문경영인 유병택(61) ㈜두산 부회장은 일명 ‘면도칼’로 불린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기민함이 탁월하고, 현장 경험이 많다.69년 동양맥주에 입사한 후 두산기계와 두산음료 등 그룹내 요직을 거쳤다. 강문창(62)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68년 동양맥주로 입사한 이후 경리와 영업, 총무, 기획, 해외현장 등을 두루 거쳐 해박한 실무지식을 자랑한다. 제주에서 상고 야간을 나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수재형 경영인이다. 자신의 이력은 ‘두산 입사, 두산 퇴사’를 영광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두산맨이다. 건설업을 주력기업으로 만든 주인공이기고 하다.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경(55) ㈜두산 전략본부 사장은 두산그룹 ‘10년 구조조정’의 숨은 공신이다. 전략기획통으로 통한다. 두산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부터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3M과 한국코닥, 코카콜라, 한국네슬레, 두산씨그램 등 돈이 될 만한 회사는 가리지 않고 팔았다. 모기업인 동양맥주도 매각했다. 이런 ‘무차별 구조조정’을 주도한 인물이 박용만 부회장이고, 그를 보좌한 이가 이 사장이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냉철한 판단력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일 욕심 많기로 소문난 이 사장은 성격도 급하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북고 동기생이다. 김대중(57) 두산중공업 사장은 경북 안동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69년 동양맥주에 입사했다.㈜두산 주류BG와 ㈜두산 테크팩BG 사장을 거쳤다. 두주불사형으로 알려진 그는 주류업계의 ‘히트상품 제조기’로 불렸다. 청하, 설중매, 그린, 산 등 두산의 주류 히트상품은 그의 손을 거쳤다. 김 사장은 불도저 같은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노사 화합과 현장 경영을 토대로 그는 중공업분야에서 ‘신인’이라는 우려를 씻고,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최승철(57)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77년 두산메카텍의 전신인 두산기계에 입사한 뒤 기계업종 외길을 걸어왔다. 김홍구(59) 두산산업개발 사장은 건설사 사장 가운데 흔치 않은 수주영업 전문가로 통한다.‘똑똑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 두뇌회전이 빠른 명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똑게’로 불린다. golders@seoul.co.kr ■ 6형제가 좌장… 이사회보다 막강 두산가(家)의 가족회의는 좀 특별하다. 단순히 형제간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모임일 뿐 아니라 사실상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그룹의 중요 결정 사항은 가족 회의에서 정해진다. 이 때문에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가족회의는 평상시 한 달에 한 번씩 3대(3∼5세)가 모여 선친 박두병 초대 회장이 강조한 ‘가화만사성’을 되새기며, 인화와 우의를 다진다. 가족 중 그룹경영 참가 선수인 ‘박용곤-용오-용성-용만’뿐 아니라 박용현 서울대 의대 교수(전 서울대 병원장)와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등 ‘용’자 돌림 6형제가 가족회의의 좌장들이다. 집안 대소사 등이 화젯거리로 등장하지만 경영이나 사업 얘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룹에 위기가 오거나 비상 사태, 중대한 경영 결정을 내릴 때 열리는 가족회의는 ‘숨겨진’ 비공식 최고 기관이다. 경영진에 대거 포진한 ‘원’자 돌림의 4세들도 이런 경우엔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표시한다. 이 때문에 각 계열사 이사회는 가족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추인하는 역할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두산 오너가가 고작 5%대의 지분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룹 경영과 관련된 모든 중요한 결정은 가족회의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형제의 난’ 기폭제도 사실상 가족회의에서다. 지난 5월 열린 가족회의에서 용곤 명예회장은 용오 회장 일가의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M&A(인수합병) 시도 대가로 그룹 회장 교체를 언급했으며, 지난달 가족회의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추대와 용오 회장의 퇴진을 최종 결정했다. 당시 가족회의는 보안요원이 배치되는 등 살벌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회의의 경영 행위에 대해 “기업을 가족 소유물로 여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시민단체와 두산 노조 등은 “가족회의를 통해 그룹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전근대적 족벌경영 체제가 두산그룹의 현주소”라며 기업을 족벌의 사유물로 여기는 이같은 그룹 체제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4세들도 분기별로 한번씩 ‘패밀리 미팅’을 갖고 우애를 나눈다. 모임의 주관은 장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맡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두산가 4형제 경영스타일 ‘아름다운 형제’에서 한순간에 ‘돈 앞에 형제도 없는’ 처지로 추락한 ‘박용곤-용오-용성-용만’ 4형제의 성격과 스타일은 어떨까. ▲ 2000년 초 우애 깊은 형제였던 박용오(오른쪽) 전 회장과 박용성(왼쪽) 회장, 박용만 부회장 등 3형제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용곤 명예회장은 집안의 장자로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러나 그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용오 회장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그의 통제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묵한 성품으로 말이 거의 없다. 내부 회의에서도 말을 듣는 입장이지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 임원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를 가장 어려워한다. 그는 또 게임의 룰을 중요시 여긴다. 용오 회장의 이번 행위에 대해 “가문에서 빼버리겠다.”고 강경 대응한 것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깬 데 대한 분노로 보인다. 그는 골프에서도 룰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두번 다시 골프를 치지 않는다. 용오 전 회장은 어느 자리에서나 격의없는 대화와 만남을 좋아한다. 체면보다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형제의 난’ 역시 이같은 그의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그는 미식가이자 애주가로 통한다. 술을 통해 상대의 스타일이나 됨됨이를 파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장 근로자들과도 곧잘 술자리를 갖고 어울린다. 그의 애주론은 이렇다.“술은 백년지기를 만나는 마음으로 즐겁게 마시면 오히려 호쾌해져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용성 회장은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정부와 재계, 사회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비유를 동원하는 그의 발언은 화제가 된다. 어느 사업이 좋다면 경쟁 업체를 무조건 따라서 투자하고 보는 풍토를 비판한 ’들쥐떼론’과 전통 산업은 외면하고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만 좇는 기업 풍토를 비튼 ‘첨단병론’ 등이 대표적이다. 또 소탈하면서도 집념과 추진력이 대단하다. 박 회장은 1995년 세계유도연맹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서울에 돌아갈 생각하지 말고 모두 창 밖에 뛰어내리자.”고 할 정도였다. 그는 사진과 음악을 좋아한다. 해외출장 때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틈만 나면 사진을 찍는다. 또 클래식 마니아로 소장한 CD만 2만장이 넘는다. 용만 부회장은 꼼꼼히 따져 보고, 분석하는 일을 좋아한다.2002년 디스크 수술 이후 의사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을 때다. 강사의 수영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분석했으며, 과도한 수영 연습으로 어깨 근육이 찢어지기까지 했다. 그는 또 재계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한다. 냉철하고 전략적인 그의 성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두산의 구조조정 10년 동안 15개 기업의 M&A를 진두지휘한 경험을 책으로 풀어내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운이 작용하는 ‘감(感)의 경영’을 싫어한다. 경영은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동아시아축구대회] ‘컬러’도 ‘킬러’도 없다

    ‘이제는 본프레레호를 수술대 위로 올릴 때’ 이번 동아시아축구선수권에서 색깔없는 전술과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며 졸전 끝에 최하위(2무1패)의 비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축구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7일 숙적 일본에조차 참담한 모습으로 패하자 이러한 여론은 더욱 비등해졌다. 8대 11로 싸웠던 중국전, 무의미한 크로스만 난무했던 북한전, 그리고 이날 일본전까지 대표팀이 뽑은 골은 고작 1점. 지독한 골가뭄이었다. 단순히 나쁜 성적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 내용이 최악에 가깝다는 것이 비판의 주 요체다.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대목은 본프레레 감독의 용병술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동아시아대회는 국내선수들을 시험하는 장”이라면서도 고집스럽게 이동국(26)만을 원톱으로 기용하고, 중앙 미드필더에 김두현(23) 백지훈(20) 등 공격적 침투패스가 가능한 선수의 기용에 인색했다. 김영광(23)과 같은 차세대 골키퍼를 단련시키지 않는 점 등도 용병술을 의심케 하는 대목들이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조직적인 세트플레이의 부재도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든 대목이다. 불신의 또 다른 이유는 최고 수장으로서의 책임감 부족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그동안 경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전술은 완벽했지만 선수들이 그 전술 운영을 이해하지 못했다.”,“정신력이 해이해졌다.”는 등으로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기 일쑤였다. 기존 선수를 최적의 위치에 조합하고 배치시켜야 할 책임, 그리고 좋은 선수를 발굴할 책임 모두가 감독에게 있음을 외면한 것이다. 본프레레 감독 역시 쏟아지는 비판을 잘 알고 있다. 지난 4일 북한과 경기를 마친 뒤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해 실험했다.”고 졸전의 의미를 애써 축소한 뒤 “일본전에서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공언, 오히려 자신의 등을 스스로 떠민 꼴이 됐다. 이 탓에 독일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감독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축구협회는 “감독 경질은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팬들뿐 아니라 축구전문가들조차 경질론에 가세하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독일월드컵까지. 협회로서는 10억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머뭇거리게 하는 대목이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동아시아축구대회] 본프레레 “국내파 테스트에 의미뒀다”

    “이번 대회는 국내의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소집해 테스트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들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게 이번 대회의 소득이다.” 7일 한·일전 패배로 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를 최하위로 마감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당장의 결과보다는 국내파 선수들을 많이 테스트했다는 점에 더욱 의미를 뒀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모두 열심히 했고, 특히 어린 선수들이 잘 해줬다. 전반과 후반 득점 찬스에서 성공하지 못한 게 아쉽다. 그러나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만족한다. 골 결정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대표팀의 현 주소와 독일로 가는 길에서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경질을 주장하는 팬들이 많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선발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기보다 지금 그런 실수가 생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번 경험은 독일행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시험에 나선 중국은 우승했다. -중국은 1차전에서 한국과 무승부를 이룬 뒤 상승 분위기를 타며 더욱 강해졌다. 반면 우리는 하락세를 탔다. 회복하고 일어서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대구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Doctor & Disease] 차병원 산부인과 이정노 박사

    [Doctor & Disease] 차병원 산부인과 이정노 박사

    “노화의 일부인 여성 요실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방치할 수도 없는 질환입니다. 인생이 새고, 자존심이 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에게 나이의 증거처럼 나타나는 요실금. 시도 때도 없이 오줌이 새는 바람에 운동은커녕 소리내 웃거나 재채기도 할 수 없는 이 질환은 확실히 모욕적이다.“이런 질병을 당장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그냥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치료가 안 되는 것도 아닌데….” 22년의 미국생활을 접고 지난 1993년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한 차병원 이정노(61·포천중문의대 교학부총장) 박사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야말로 ‘삶의 질’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드러나는 증상은 무엇인가. -가장 보편적인 증상은 복압, 즉 배에 힘이 들어가는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나 웃는 것만으로도 오줌이 샌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소변 양이 적고 다 누어도 개운치 않아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된다. 과민성 방광을 가진 사람은 이런 동기 없이도 방광이 저절로 수축돼 오줌이 새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골반조직의 약화가 문제라고 보지만 왜 골반조직이 약화되는지는 아직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과민성 방광은 비만하거나 당뇨병, 척추 및 뇌신경 이상인 사람에게 특히 많아 이런 질병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요실금도 세분할 수 있을 텐데…. -크게 복압성과 절박성, 일류성이 있으며 이런 증상이 섞인 혼합형도 있다. 요실금의 70∼80%를 차지하는 복압성은 임신, 출산과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 비만 등의 영향으로 생기는데 방광, 요도, 자궁 등 골반 내 장기가 자꾸 아랫쪽으로 처지면서 요도괄약근을 약화시켜 나타난다. 절박성은 방광이 저절로 수축해 생긴다. 때문에 요의를 느끼면 참지 못하며 숙면도 취하지 못한다.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뇌 및 척수손상, 남성의 전립선비대 등이 원인이다. 일류성은 역류성이라고도 하는데, 전립선 비대나 요도 협착, 당뇨병 등 말초신경질환, 변비 등으로 방광 출구가 좁아져 있거나 방광의 수축기능이 약해 소변이 넘쳐 흐르는 경우다. 이 박사는 사람들이 다소 애매하게 여기는 골반근육을 간명하게 설명했다.“이게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고 싶다면 소변을 보다가 갑자기 소변을 멈춰 보면 됩니다. 이 때 소변을 멈추게 하는 근육이 바로 골반근육이며, 이 근육을 포함한 유기체가 골반조직입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환자의 병력과 함께 요역동검사를 통해 요실금의 종류는 물론 수술 여부 등 치료 방법까지 결정할 수 있다. ▶발병 추세는 어떤가. -예전과 발병 추세가 다르다고 보지는 않으나 고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각성, 여성의 자존감 향상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크게 늘었다. 경향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패드로 처리했으나 요새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려고 한다. 통상 40대 후반의 30∼40%,65세 이상된 여성의 50% 이상이 요실금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발병원이 다양한 만큼 치료도 어렵지 않겠는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 -발병원이 다양할 뿐 아니라 자연적인 노화현상이기도 해 완치는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진단 및 치료기술이 좋아져 95%는 완치가 가능하다. 나머지 5%는 조직이나 괄약근에 문제가 있어 치료가 상당히 어렵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 방법은 약물, 골반근육운동, 전기자극술 같은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한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젊은 환자는 운동요법이나 전기자극을 이용한 바이오 피드백 등으로도 치료하지만 고령에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슬링수술법, 버취수술법에다 최근에는 인공조직을 이용한 테이프식 수술도 유효하다. 예전과 달리 수술도 15∼30분이면 끝난다. 이밖에 절박성은 근이완제, 복압성은 요도괄약근을 조여주는 약물로 치료하기도 한다. ▶수술치료 예후는 어떤가. -테이프식 미드슬링 수술법의 경우 85∼95%는 치료되며 노화의 진행에 따라 재발률은 15% 정도 된다. 치료 후 일시적인 배뇨장애가 오기도 하나 자가 방광훈련으로 개선되며, 출혈이나 염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별 문제는 아니다. ▶약제의 부작용도 없지 않을 텐데…. -심각하지는 않다. 절박성 요실금 치료에 쓰이는 약제의 경우 구강 건조, 소화불량, 메스꺼움, 안구건조증 등이 나타나나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개선한 약제도 많이 나와 있다. ▶예방책은 무엇인가.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케겔운동이라 불리는 골반 근육운동을 일상화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양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 채 바닥에 누워 아랫배와 엉덩이의 근육을 5초가량 최대한 수축시켰다가 이완시킨다. 다음은 똑바로 누워 무릎을 당겨 구부린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시면서 동시에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역시 5초가량 골반근육을 수축시켰다가 서서히 힘을 뺀다. 또 가부좌자세로 앉아 두 손으로 무릎을 짚고 하복부에 힘을 줘 골반근육을 오므리는 운동도 좋다. 이 동작을 매일 규칙적으로 되풀이하면 된다. 이 박사는 대화 말미에 우리의 보험수가 체계를 거론했다.“예컨대 인조조직을 이용한 치료법은 효과가 탁월한데도 수가 반영을 안 해줍니다. 요역동검사도 심평원에서 미리 틀을 정해 놔 충분한 검사나 진단이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이런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니 환자들이 치료받으러 외국 나가고, 또 의료를 불신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 이정노 박사는 ▲연세대의대▲미국 미시간대 부속 연합 폰티악병원 인턴, 레지던트 및 어텐딩-스태프, 산부인과 개원▲캘리포니아주 레세다에서 산부인과 개원▲미국 남가주의대 산부인과 임상교수▲캘리포니아 시미벨리병원 산부인과 과장▲미국산부인과학회 회원▲대한부인비뇨기과학회 창립 회원▲대한산부인과학회 학내이사▲차병원 병원장▲현, 포천중문의대 교학부총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시론] 누구를 위한 쌀협상 비준 거부인가/안덕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시론] 누구를 위한 쌀협상 비준 거부인가/안덕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쌀시장 완전개방을 연기하기 위해 미국, 중국, 태국 등 9개국과 지난해 4월부터 8개월간 씨름해 얻어낸 세계무역기구(WTO) 쌀 협상 타결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비준을 거부해야 한다는 농민단체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모양이다. 148개 WTO 회원국 가운데 농업 부문에 대한 관세화 유예를 허용받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필리핀뿐이다. 더욱이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어 관세화 유예를 10년간 추가적으로 허용받은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물론 특별한 예외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부분적인 시장개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공짜 점심은 없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22만 5000t인 쌀 수입 허용량을 2014년까지 40만 8000t으로 늘리고, 중국산 사과 등 일부 농산물에 대해서는 수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검역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키로 합의했다. 부르튼 입을 하고 세계 각지로 협상하러 다녀야 했던 실무진들의 고초 또한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고 한다. 어렵게 진행된 협상이 마무리되고 나자 국내에서는 “과다한 양보를 했다.”,“혹시 이면 합의가 있는 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고, 여야는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하지만 국정조사는 떠들썩했던 시작과 달리 별다른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국회는 비준 여부를 9월 정기국회로 미뤄놓았다.UR 이후 통상 문제에 대한 국회의 입법 과정에서 나타나는 큰 특징은 농산물 시장개방에 관해서만 여야가 구분없이 한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드잡이가 벌어지는 국회지만 농산물 개방 문제에 대해서만 신통하리만큼 보조를 잘 맞추고 있는 셈이다. 국제 통상이라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 여야의 입장차를 넘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 정치의 선진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농산물, 특히 쌀 시장을 개방하자는 주장이 정치적으로 악재라는 것을 여야 의원 누구나가 알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기묘한 공동보조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농업은 통상협상을 해서는 안 되는 성역으로 간주되고 있다.10년전 UR 당시 농산물 시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책임을 지고 당시 농림부 장관이 경질됐다. 우리나라가 체결한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는 칠레산 농산물이 우리 농촌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에 막혀 국회 비준에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여전히 농산물 시장개방의 경제적 효과를 따져보자는 합리적인 주장은 “개방이라는 말조차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에 묻히고 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협상 상대국들이 이런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농산물 개방을 의논하는 협상 테이블마다 우리 협상팀이 궁지에 몰리는 이유일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통상협상 결과를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국회의 비준 절차가 거부되거나 지연된다면 우리 정부의 대외협상 신인도는 추락하고 국제적인 ‘협상 미숙아’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불가피한 최소 수준의 농업 개방이라는 성과를 거둔 이번 쌀 협상도 폐기될 수밖에 없다. 국회는 표심(票心)에는 온전히 투영되지 못하지만 국익만큼은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만약 WTO 148개 전 회원국이 우리나라 쌀의 특수성을 인정해 개방 연기를 승인한 이번 협상이 당사자인 우리나라 국회의 비준 거부로 불발된다면 앞으로 어떤 국제 협상이 가능하겠는가. 안덕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무더위 불면증 이렇게 날려라

    무더위 불면증 이렇게 날려라

    낮 동안의 무더위에다가 열대야까지 겹쳐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다. 그 바람에 생활의 리듬을 잃거나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더위에 지쳐 시원한 맥주나 수박 등을 찾지만 이런 식품이 숙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열대야도 잊고 건강하게 잠 잘 자는 법은 없을까. ●더위와 잠 열대야 속에서 잠들기 힘든 이유는 체온조절 때문이다. 열대야가 시작되면 인체의 체온조절 중추가 더위에 적응하기 위해 계속 각성 상태를 유지해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숙면을 어렵게 한다. 일반적으로 숙면에 적당한 기온은 25∼29도. 이런 조건에서는 쉽게 잠들 뿐 아니라 깊은 수면을 취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통상 수면은 렘 단계(REM)와 비렘(Non-REM)단계로 나누는데, 성장 및 성호르몬,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되는 비렘 3∼4 단계와 렘단계가 깊은 잠이 드는 단계. 이때 숙면을 취해야 수면부족 현상을 느끼지 않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더운 날씨는 수면 단계 중 렘 단계에 영향을 끼쳐 몸은 자나 뇌는 깨어있는 상태가 계속되게 된다. ●불면 그 이후 낮에 졸립고 일과 공부에 집중이 안되며, 능률이 떨어졌다면 잠을 충분히 못 잤다고 생각할 수 있다. 수면은 낮동안 지친 몸과 뇌를 회복시키고 성장 및 성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또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며, 상황에 대처하는 본능적 능력을 정상 수분으로 유지하도록 하는데, 이런 잠이 부족하면 심신이 부조화에 빠져 일의 능률도 떨어지고 신경질적이거나 무력하게 되고 만다. 교통사고의 원인인 주간 졸림증이나 만성피로, 기억력 감소,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학습 및 작업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질이 낮은 수면은 인지능력을 떨어뜨려 학습이나 일 처리 능률을 떨어뜨리며, 어지럼증과 두통, 기분장애 등 정신적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성장기 청소년들은 호르몬 분비를 막아 성장이 방해를 받기도 한다. ●열대야 속 잠 잘자기 열대야에도 불구하고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섭생과 운동, 생활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취침 직전에는 전신의 긴장을 풀고, 낮동안 교감신경이 지배한 신경체계를 무리없이 부교감신경으로 변환시켜야 숙면에 이를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의 질환은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의 숙면을 해치는 대표적인 수면 장애요인이다. 이런 경우라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밝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오는 잠을 억지로 청하는 것도 좋지 않다.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따라서 정해진 수면 시간을 지키려고 필요 이상 민감해 할 필요는 없다. 적당한 운동도 숙면의 조건이 된다. 그러나 피로가 수면에 도움이 된다며 밤시간대에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면 오히려 잠들기 어렵다. 잠자기 전의 운동이 대뇌작용을 활성화 시키기 때문이다. 운동은 잠들기 4∼6시간 전에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음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카페인이나 니코틴은 대뇌를 자극해 수면을 방해한다. 따라서 카페인이 많은 커피 녹차 홍차 콜라 초콜릿 등은 하루 두잔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술은 대뇌의 기능을 저하시켜 잠은 잘 들게 하지만 전체적인 수면구도를 변화시켜 숙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음식은 수면 3시간 전에 섭취하며 잠들기 전에 공복감이 느껴지면 우유를 한잔 정도 마신다. 흡연도 수면을 방해한다. 흡연자는 자는 중에도 몸이 금단현상을 일으켜 4시간마다 뇌를 각성상태로 유도한다. 수박이나 물 등을 너무 많이 먹으면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있지만 이뇨작용으로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흡수된 수분이 체내에서 소변으로 바뀌기까지는 약 1시간30분 소요되므로 잠들기 직전에는 이런 음식을 피해야 한다.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가장 심각한 열대야 후유증은 바로 불면인데, 이 때는 억지로 자야겠다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수면에 빠지도록 환경이나 식습관 등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나친 냉방이나 찬 음식을 탐닉하기 보다 적절한 영양 및 수분,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박동선·이종우 예송이비인후과 공동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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