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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칩거의 정치학/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칩거의 정치학/오일만 논설위원

    정치인들은 위기의 순간이나 중대 결정에 앞서 간혹 칩거를 택한다. 월급쟁이들이 통고 없이 칩거에 들어가면 당장 사표감이지만 정치인의 칩거는 무언의 정치 행위다. 당무 거부를 겸한 칩거를 통해 반대파의 압력을 돌파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는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칩거 정치가 성공을 거두려면 반드시 침묵 뒤 상황을 반전시킬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칩거의 정치학’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인물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1990년 당시 내각제 각서 유출 파문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그는 마산으로 내려가 ‘칩거 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칩거를 마친 뒤 “국민의 동의 없는 개헌은 있을 수 없다”며 일거에 국면을 뒤집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김윤환 원내총무를 보내 YS에게 내각제 포기를 약속하며 백기 투항했다. YS는 민정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1992년 12월 대선에서 대권을 거머쥐었다. 최근의 성공 사례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4·13 총선을 20여일 남겨 두고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되자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중심으로 ‘셀프공천’이란 비판이 들끓었다.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 배수진을 쳤고 결국 비대위원들의 석고대죄를 받아내면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재미를 본 축에 든다.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고 있을 당시 안 대표는 혁신전대 개최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뒤 칩거에 들어갔고 신당 창당을 결행했다. 야권 분열의 원흉이라는 비판도 거셌지만 총선에서 일거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성공을 거뒀다. 칩거 정치는 양날의 칼날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혁신위원장 선임 무산 이후 1박2일간 칩거의 항의를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부잣집 도련님의 한계’라는 역풍을 맞았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손학규 전 대표는 전남 강진 흙집에서 장기 칩거 중 최근 정계 복귀의 시동을 걸고 있지만 아직 미완의 상태다. 최근 새누리당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칩거는 어떤가. ‘유승민 복당 파문’으로 칩거 사흘 만에 정 원내대표의 ‘90도 사과’를 받고 20일 당무에 복귀했지만 당내 내분을 부채질한 꼴이 됐다. 자신이 주재한 회의의 과정과 결과를 ‘비민주적’이라고 비난한 것도 모자라 친박계의 주문 사항인 비박계 권선동 사무총장의 경질을 요구한 것이다. 반대로 “모든 결정은 내 책임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계파 간 단합을 요구했다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칩거 미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따라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월나라 여인들이 절세미인 서시의 찡그린 모습을 흉내내다가 웃음거리가 된 이른바 ‘효빈(效顰)의 고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봉합 명분 찾는 친박… ‘유승민 사과’ 철회·‘권성동 경질’ 고수

    봉합 명분 찾는 친박… ‘유승민 사과’ 철회·‘권성동 경질’ 고수

    “법사위원장 겸직은 당헌 위배” 세력화 나선 친박계 35명 회동 탈당파 복당 내홍을 극복하려는 새누리당이 봉합의 길목에서 헤매고 있다. 복당 승인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로 당사를 떠났던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칩거 나흘 만인 20일 당무에 복귀하며 꺼내 든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카드’는 ‘당헌 위배’ 논란에 부딪혔다. 혁신비대위의 ‘일괄 복당’ 결정에 반발하며 권 사무총장 사퇴와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던 친박(친박근혜)계는 다시 세력화를 시도하며 2차 대응에 나섰다. 친박계 의원 35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2시간가량 회동을 하고 당 내홍 봉합을 위한 명분 찾기를 시도했다. 당초 요구했던 정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에 대한 사과 요구는 철회하는 것으로 수위를 더 낮췄다. 하지만 권 사무총장의 사퇴 촉구 방침은 유지하기로 했다. 박대출 의원은 브리핑에서 “정 원내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의원총회를 소집해 일련의 사태에 대한 경위를 설명하고 당 화합을 위해 솔선수범하라. 복당이 허용된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 당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라”면서도 “권 사무총장은 무너진 당 기강을 바로잡고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무총장과 비대위원직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자신들의 표로 선출된 정 원내대표에게는 책임은 묻지 않는 대신 권 사무총장의 사퇴만큼은 기필코 관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친박계는 권 사무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이 당헌에 위배되기 때문에 사무총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앞세웠다. 당헌 23조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장은 상임전국위원 신분을 갖게 되며, 상임전국위원은 선출직 이외 다른 당직을 겸할 수 없다. 따라서 법사위원장에 선출된 권 사무총장은 임명직인 사무총장을 맡을 수 없다는 논리다. 한 친박계 의원은 2015년 7월 황진하 전 의원이 당 사무총장에 임명됐을 때 맡고 있던 국방위원장을 내려놓았던 사례를 들며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권 사무총장은 ‘사퇴 불가론’으로 버텼다. 그는 김 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들의 의결을 통한 해임이 아니라면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당헌 26조에 따르면 당 대표는 당직자 임명에 대한 ‘추천권’만 가진다. 주요 당직자 임명을 위한 의결은 최고위원회의 몫이다. 따라서 해임 역시 최고위원회의 격인 비대위의 의결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게 권 사무총장의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질 카드’를 꺼낸 김 위원장도 권 사무총장의 ‘자진 사퇴’만 거듭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편 복당 신청을 하지 않았던 재선의 장제원 의원이 이날 복당하면서 새누리당 의석수는 126석에서 127석으로 1석이 늘어났다. 4선의 주호영 의원과 초선의 이철규 의원은 당 내홍 상황을 좀더 지켜본 뒤 22일쯤 복당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 두 명까지 복당이 완료되면 새누리당은 129석으로 20대 국회에 본격적인 닻을 올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우 비대위원 “권성동 사무총장 교체, 적절치 않은 결정”

    김영우 비대위원 “권성동 사무총장 교체, 적절치 않은 결정”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20일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하면서 권성동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적절치 않은 결정”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만약 권 사무총장 경질 방침이 혁신비대위에서 (승인)한 복당 문제와 연계된 것이라면 혁신비대위의 자기 부정이자 자기 모순”이라면서 “혁신과 통합에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비대위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전체가 반성하든 사과하든 해야 할 문제이지 특정인의 경질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저는 지금도 비대위의 결정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무총장 겸 비대위원 임명은 전체 비대위원의 의결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면서 “(비대위 의결 없이) 해임하는 것은 적절한 절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비대위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의 일괄 복당을 승인하자 당내 친박계에서 이에 반발하며 권 사무총장을 경질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전날 당무 복귀 의사를 밝히며 권 사무총장을 교체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희옥, 오늘 복귀… 與 ‘복당 내홍’ 봉합

    김희옥, 오늘 복귀… 與 ‘복당 내홍’ 봉합

    권성동 경질… 새총장 인선 방침 권 “경질 못 받아들여” 강력 항의 혁신비대위 쇄신동력 추락 불가피 ‘복당 갈등’ 파장 더 커질 수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탈당파 ‘일괄 복당’ 승인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로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간 김희옥 위원장이 나흘 만에 당무에 복귀한다. 혁신비대위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요구대로 비박계인 권성동 사무총장을 임명 17일 만에 경질하고 새 사무총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19일 “김 위원장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통합과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혁신비대위의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면서 “비대위를 정상화함과 동시에 비대위원장을 보필할 새로운 사무총장을 인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당무 거부에 돌입한 김 위원장은 20일 비대위 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석한다. 앞서 김 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20분 정도 회동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 뒤 당무 복귀를 요청했다. 정 원내대표는 탈당파 일괄 복당 결정이 이뤄진 지난 14일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다수가 오늘 결정하기를 원하는데 위원장이 반대하는 것은 중대 범죄행위”라며 김 위원장을 압박했고, 김 위원장은 당무를 거부하며 당사를 떠났다. 권 사무총장 경질 결정은 혁신비대위가 친박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다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으로 수위를 낮췄다. 이들은 권 사무총장이 당시 비대위 회의와 복당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박계도 이런 친박계의 요구를 대폭 받아들이면서 당의 화합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 사무총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잘못한 게 없다. 복당 결정이 잘못됐다면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 나는 비대위 의결을 거쳐 임명됐기 때문에 해임도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권 사무총장은 20일 김 위원장을 만나 경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 내부에서는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상임위원장과 주요 당직은 겸임하지 않는 게 관례지만, 김 의원은 국방위원장에 선출됐다는 것이다. 권 사무총장 역시 법제사법위원장에 선출됐다. 복당 내홍은 3일 만에 봉합됐으나, 새누리당의 ‘쇄신 동력’은 상당히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계파 청산’ 선언도 요원해졌다. 권 사무총장은 계파 갈등의 희생양으로 인식되고 있다. 8월 9일 예정된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이번 ‘복당 내홍’이 낳은 갈등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펠레의 저주? 축복? “바치 감독은 믿을만한 지도자”

    펠레의 저주? 축복? “바치 감독은 믿을만한 지도자”

    축구 레전드 펠레(76·브라질)가 ‘삼바 축구’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아데노르 레오나르두 바치(55)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다. 펠레는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산투스의 펠레 박물관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오더’ 시상식에서 “바치 감독은 믿을 만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브라질축구협회는 2016 코파 아메리카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한 대표팀의 둥가 감독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브라질 명문클럽 코린치안스의 사령탑인 바치 감독을 후임으로 결정했다. 펠레는 “팀이 지는 일은 축구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며 “며 ”둥가 감독이 부진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쓸 수는 없다. 대표팀 소집 훈련 시간이 너무 적었다“라고 말했다. 펠레의 칭찬을 받은 선수나 팀은 부진 등에 시달려 그의 덕담은 오히려 ‘저주’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바치 감독이 그동안 보였던 뛰어난 지도력을 감안할 때 브라질 대표팀의 향후 어떤 성적을 올릴지 주목된다. 바치 감독은 그레미우, 아틀레티쿠 미네이루, 팔메이라스 등 브라질 명문 클럽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아인과 알 와다 등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한편,펠레는 이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으로부터 스포츠계와 올림픽 정신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IOC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체육상인 ‘올림픽 오더’를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프타임] 서울 이랜드FC 레니 감독 경질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서울 이랜드FC가 마틴 레니(41·영국)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랜드는 15일 “오는 19일 FC안양과의 경기부터 인창수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지휘하며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도록 후보 선정 및 영입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는 지난 시즌 16승14무11패로 챌린지 11개 구단 중 4위에 올랐고, 이번 시즌에는 5승4무6패의 성적으로 6위를 달리고 있다.
  • 서울시의회 새누리 대표연설... “박원순시장 오직 시민 만족위해 힘써달라”

    서울시의회 새누리당(대표의원 김진수)은 268회 정례회 3차 본회의 첫 번째 순서로 대표연설을 하였다. 연사로 나선 새누리당 부대표 황준환(강서3, 교육위원회) 의원은 “박원순 시장은 금년 5・18 추모식을 앞둔 광주 방문에서는 ‘역사의 부름 앞에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며 사실상 대통령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행동을 넘어 ‘대권’을 향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서울시장이라는 직이 대통령 후보로 가는 ‘디딤돌’로 활용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박원순 시장님은 역대 최장수 민선 시장으로서의 명예에 걸맞도록 남은 임기까지 오직 서울시민 만을 바라보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정을 펼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와 관련하여, 2013년과 작년에 이어 벌써 3번이나 반복해 같은 형태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은 공기업의 안전불감증과 도덕적 해이, 정비업체와의 유착, 이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서울시의 ‘부실행정’ 속에 있다고 지적하며, “무사안일한 공무원 조직과 자기 잇속만 챙기고 시장만 바라보는 공기업이 있는 한 이와 유사한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서울시장은 서울시정의 ‘최고 안전관리자’로서 이와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그리고 지하철에 만연한 병폐가 제거될 수 있도록,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 기피시설의 지역 편중으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받는 소외감은 매우 크다며, 강서구와 노원구 두 자치구에만 이미 23%가 몰려 있는 임대주택의 추가적인 건설 계획은 중단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또한 강서구와 성동구에 있는 폐기물 처리업체, 레미콘공장이 있어 여기서 발생하는 분진피해와 쾌적한 환경에 큰 장애가 되고 있어 반드시 하루 빨리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이어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민의 삶과 직결되고, 특히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정책이나, 시의회와의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협의 없이 시장님이 직접 나서서 대시민 사업설명회를 일방적으로 개최했다”고 지적하고, “의회의 입법과 예산심의 절차를 무시하고, 시장이 직접 나서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시의회를 ‘정책결정의 거수기’로 생각하는 태도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박원순 시장이 강조하는 소통과 협치는과연 누구와의 협치이며, 소통인지 물었다. 한편 최근 종로구 무악동 재개발현장, ‘옥바라지 골목’ 현장을 찾아 박 시장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더라도 공사를 막겠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은 법을 지켜야 할 시장이 법원의 강제집행 결정조차도 무시한 월권행위라고 지적하고, 단체장이라고 해서 법적 절차를 위반해 가면서까지 적법한 행위에 대해 부당 개입하는 일은 민주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아주 권위주의적 방식의 행정이며, 향후 서울시의 행정행위에도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으므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시장은 취임 후 ‘대동경제’ 철학을 시정에 반영하여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들의 육성 등을 추진하였으나,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성장 이면에는 이들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우선구매하고, 이들을 돕기 위해 막대한 시민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임을 지적하고, 서울시장과 알게 모르게 관련된 몇 몇 활동가들에게 ‘공모사업’의 혜택이 편중되는 왜곡을 불러왔고, 반면에 여기에 참여할 여유와 기회, 그리고 정보가 없는 대다수 시민들은 또 다른 소외를 받게 되었다며, 현실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시민의식을 도외시한 시장의 과욕과 지나친 이상주의가 서울시정을 설익은 정책의 실험실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예산편성과 관련해서는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한 ‘영유아 보육법 시행령’과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이 헌법과 상위 법률에 위배 된다고 주장해 왔으나, 지난 5월 감사원의 법률자문 결과, 헌법이나 상위 법률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있고, 또한 순세계잉여금, 목적예비비, 지방세 정산분, 과다편성 사업비 등을 활용하면 431억 원이나 남는다는 사실을 발표했다며,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가 위헌・위법의 문제도 아니었고, 예산부족의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교육감은 더 이상, 어린 아이들과 부모를 볼모로 자신들의 공약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누리과정 예산을 후순위로 미루는 정치적 행위를 중단하고, 관련 법령에서 정한대로 ‘누리과정 예산 전액’이 편성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서울교육의 정치화 우려를 언급하며 “지난 4월, 교육감님은 ‘2016학년도 역사교육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와는 별도로 다양한 역사적 시각을 다루는 교사용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해 배포하기로 했으나, 정부가 나서서 역사교과서를 만들면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고 교육감이 만드는 역사 교수 학습자료는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가져온다는 논리는 견강부회(牽强附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또한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주장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고, 교육감은 역사학습자료 개발과 같이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하는 지엽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그 에너지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서울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데 쏟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연설전문]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박래학’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그리고 ‘박원순’ 시장,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한 공무원 여러분과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주신 방청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68회 정례회를 맞아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게 된 새누리당 부대표 황준환 의원 입니다. 박원순 시장님!민선자치제 부활 이후, 서울시장은 항상 유력한 대선주자의 반열에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장님은 대권에는 관심이 없는 듯, 서울시정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뿐만 아니라 이후 여러 기회를 통해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행보는 이전의 ‘공언’과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년 5・18 추모식을 앞둔 광주 방문에서는 ‘역사의 부름 앞에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며 사실상 대통령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다분히 정치적 색깔이 짙은 언행들을 쏟아냈습니다. 시장님의 이러한 언행들에 대해 세간에서는 시장님의 의지가 이미 ‘단체장’의 행동을 넘어 ‘대권’을 향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옛말에 “대분망천”(戴盆望天)이란 말이 있습니다. 물동이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하늘을 바라본다는 뜻으로,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하기는 어렵다는 비유적 표현입니다. 천만시민을 위한 서울시장이 얼마나 할 일이 많고 막중한 자리입니까? 시장님이 대권행보에 마음이 분산되어 혹시라도 시정운영에 조금이라도 과오가 생기지 않을까 심히 염려 됩니다. 서울시장이라는 직이 대통령 후보로 가는 ‘디딤돌’로 활용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장의 자리에 있는 한, 시장의 시간과 에너지는 오롯이 서울시정과 시민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할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역대 최장수 민선 시장으로서의 명예에 걸맞도록 남은 임기까지 오직 서울시민만을 바라보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정을 펼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우리는 또 한 명의 아까운 청춘을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로 떠나보내고 말았습니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 시민들은 2013년과 작년에 이어 벌써 3번이나 반복해 같은 형태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책임은 우선적으로 ‘서울메트로’의 관리부실과 ‘서울시’의 감독 부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두 번의 사고 때, 보다 철저한 원인분석과 대책이 제대로 선행 됐다면 이러한 비극이 또 일어났겠습니까? 공기업의 안전불감증과 도덕적 해이, 정비업체와의 유착, 이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서울시의 “부실행정” 속에 꿈 많은 우리의 젊은 청년은 과중한 업무와 저임금에 시달리다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울지하철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만성 적자와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지하철 양 공사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수십억 원의 시민 혈세를 투입해 가며 통합을 추진했지만, 지하철 노조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통합과정을 주도했던 서울시는 사라지고, 노조가 서울시의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웃지 못 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시장님은 근로자 대표가 서울시 산하기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근로자 이사제’를 도입하겠다고 합니다. 이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독일에서 조차 경영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재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입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지하철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서울시와 메트로 간부 몇 명 경질한다고 지하철의 고질적 병폐가 말끔히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사안일한 공무원 조직과 자기 잇속만 챙기고 시장만 바라보는 공기업이 있는 한 이와 유사한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장께서는 서울시정의 ‘최고안전관리자’로서 이와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그리고 지하철에 만연한 병폐가 제거될 수 있도록,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서울시민이면 어느 자치구에 살든 관계없이 균등한 행정 서비스를 받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해야 할 자격이 있습니다. 거주지에 따라 시민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서비스와 삶의 질이 차별을 받는다면, 이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행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주민 기피시설의 지역 편중으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받는 소외감은 매우 큽니다. 임대주택의 경우 SH공사, LH공사 모두 합쳐 강서구와 노원구 두 자치구에만 23%가 몰려 있습니다. 여기에 ‘행복주택’이란 이름의 또 다른 임대주택이 이들 지역에 더 들어설 계획에 있습니다. 이 두 자치구에서 임대주택계획은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강서구와 성동구에는 폐기물 처리업체, 레미콘공장이 있어 여기서 발생하는 분진피해와 쾌적한 환경에 큰 장애가 되고 있어 반드시 하루 빨리 이전해야 합니다. 이러한 와중에 서울시는 1조 2천억 원을 들여 강남 한복판에 초대형 지하도시를 만들겠다는 발표를 해, 다른 지역주민들의 좌절과 허탈감은 더욱 커져 갔습니다. 부디 시장님께서는 서울이라는 도시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주민 기피시설의 관리와 처리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당장 이전이 어렵다면, 인근 주민들에게 재정, 복지, 문화, 환경 측면의 실질적 지원책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박원순 시장님!시장님의 시정 운영에 있어 걱정스런 부분은 시의회와의 소통 부재와 일방적 정책결정에 있습니다. ‘아이 서울 유’ 브랜드 선정과정에서 제기된 바와 같은 문제가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에서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 사업은 서울시민의 삶과 직결되고, 특히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정책입니다. 또한, 서울시가 그동안 지켜온 도시계획 원칙과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이기에, 보다 신중한 검토와 토론, 그리고 폭넓은 의견수렴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시의회와의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협의 없이 시장님이 직접 나서서 대시민 사업설명회를 일방적으로 개최했습니다. 박 시장님도 잘 아시다시피, 서울시의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이면서 최고의결기관입니다. 서울시의 어떠한 정책도 시의회에서 조례나 예산으로 심의・확정되기 전까지는 그저 아이디어 수준의 불완전한 정책일 뿐입니다. 의회의 입법과 예산심의 절차를 무시하고, 시장님이 직접 나서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시의회를 ‘정책결정의 거수기’로 생각하고, 시의회의 존재감을 경시하는 태도로 밖에 이해되지 않습니다. 박 시장님께서 강조하는 소통과 협치는과연 누구와의 협치이며, 소통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새누리당은 계속되고 있는 시의회와의 불통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 시의회와 긴밀히 소통할 것을 재차 촉구합니다. 1천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은 작은 나라의 대통령에 버금가는 매우 엄중한 자리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장의 말 한마디가 법보다 우위일 수는 없고 시장 또한 법 위에 군림할 수 없습니다. 최근 종로구 무악동 재개발현장, 소위 ‘옥바라지 골목’을 찾아 박 시장이 남긴 말 한 마디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주민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추진된 이곳은 2006년 정비구역 지정, 2010년 조합 설립을 거치고,지난해 7월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등 법적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박 시장님이 갑자기 강제집행 현장에 나타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더라도 공사를 막겠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장이 내린 인・허가 결정을 스스로 집행할 수 없다며 거부한 참으로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법 수호에 앞장서야 할 시장이 법원의 강제집행 결정조차도 무시하겠다고 선언한 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돌출 행동은 ‘월권행위’이고, 전형적인 ‘뒷북행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골목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장이라고 해서, 법적 절차에 근거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사중단을 선언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시장님 말씀대로 철거보다 합의가 우선이었다면 사업승인 과정에서 협의의 시간이 충분했는데, 그동안 서울시는 무엇을 했단 말입니까? 조합 측에서 공사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송비용과 배상금은 시장 개인비용으로 부담할 것입니까? 아니면 시민혈세로 충당할 것입니까? 우리는 그동안 시장님의 말 한 마디에 사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시작되고, 중단되는 사례를 많이 경험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무진과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귀 기울여지지 않았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시민들의 소리만 경청할 것이 아니라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의견도 경청하여 균형감 있는 서울시 행정을 보여주십시오. 단체장이라고 해서 법적 절차를 위반해 가면서까지적법한 행위에 대해 부당 개입하는 일은 민주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아주 권위주의적 방식의 행정이며, 향후 서울시의 행정행위에도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시장님이 격차사회와 불평등사회를 해결하는 화두로 제시하신 ‘대동경제론’(WE+economics)이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투자를 늘려 국가 성장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다시 일자리가 재창출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자는 제안인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 대단히 유토피아적인 경제이론으로 보이지만 모순과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와 경제가 이상적인 경제를 주창할 정도로 충분히 발전하고 성숙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인구가 28년 만에 1천만명 시대를 마감할 정도로성장동력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전세대란과 높은 물가와 인건비, 임대료를버티지 못한 시민들과 기업체들이 서울을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드는데 부양해야 할 노인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서울이 지속적인 성장잠재력을 잃고 있는 마당에, 그리고 함께 먹을 파이를 충분히 키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대동경제론에 기초한 정책들은 윗돌 빼서 아랫돌에 괴는 처방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는 소득의 하향평준화와 세대 간, 계층 간 갈등만 부추기게 됩니다. 시장님은 이미 취임과 동시에 ‘대동경제’ 철학들을 시정에 반영해 추진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들의 육성이었습니다. 시장님은 사회적 경제기업들이 취임 이후 4년이 지난 뒤 5배 성장했다고 자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발굴과 육성에만 지난해 162억원, 올해 171억원 등 모두 333억원이라는 막대한 시민혈세가 투입되었습니다. 여기에 올해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운영에 51억원,자치구 센터운영과 사업지원, 공간 지원, 특구운영으로 59억원 등 모두 110억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성장 이면에는 이들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우선구매하고, 이들을 돕기 위해 막대한 시민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회적 경제정책들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점차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습니다. 서울시정을 잘 알고, 서울시장과 알게 모르게 관련된 몇 몇 활동가들에게 ‘공모사업’의 혜택이 편중되는 왜곡을 불러왔습니다. 반면에 여기에 참여할 여유와 기회, 그리고 정보가 없는 대다수 시민들은 또 다른 소외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경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사회투자기금’도 3년 만에 유명무실해졌습니다. 당초 민간에서 500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는데, 겨우 30억 원에 그쳤고, 업무 위탁비로만 수십억 원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대동경제, 사회적 경제 모두 대단히 이상적이고 우리 사회가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상황이 이상향을 말하기엔 아직 한참 못 미치고 있습니다. 대외 경제여건도 불확실하고, 경제지표의 회복도 더디고, 성장잠재력과 동력은 떨어지고 있음을 직시하셔야 합니다. 현재의 경제상황과 시민의식을 도외시한 경제정책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시장의 과욕과 지나친 이상주의가 서울시정을 설익은 정책의 실험실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조희연 교육감님!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하게 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교육청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촉구합니다.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누리과정 예산이 바닥났고, 정부의 목적예비비까지 합쳐도 6월말이면 누리과정에 투입될 예산은 없게 됩니다. 이로 인해 또 다시 심각한 보육대란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한 ‘영유아 보육법 시행령’과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이 헌법과 상위 법률에 위배 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감사원은 이러한 교육청의 주장과는 다른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법률전문가들의 자문 검토 결과, 헌법이나 상위 법률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순세계잉여금, 목적예비비, 지방세 정산분, 과다편성 사업비 등을 활용하면 431억 원이나 남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가 위헌・위법의 문제도 아니었고, 예산부족의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밝혀진 것입니다. 교육감님께서는 이제 더 이상, 어린 아이들과 부모를 볼모로 자신들의 공약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누리과정 예산을 후순위로 미루는 정치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누리과정을 둘러싼 일선 교육현장의 혼선과 불안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교육감님의 책임 있는 태도 변화를 요구합니다.지금이라도 관련 법령에서 정한대로 ‘누리과정 예산 전액’이 편성될 수 있도록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합니다. 조희연 교육감님!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다른 어떠한 교육이념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교육감 본인이 앞장서서 서울 교육에 정치적 의도를 덧씌우려 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지난 4월, 교육감님은 ‘2016학년도 역사교육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와는 별도로 다양한 역사적 시각을 다루는 교사용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해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교육감님 주장처럼 정부가 나서서 역사교과서를 만들면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고, 교육감님이 만드는 역사 교수 학습자료는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가져온다는 논리는 무슨 견강부회(牽强附會)란 말입니까? 심지어 이러한 중대한 정책결정을 하면서도의회와는 사전 협의조차 없었고, 사업예산에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역사교육위원회 구성도 교육감님 입맛대로 하고, 비밀리에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역사교육의 다양성도 기본과 정통성이 있는 상태에서 인정되는 것입니다.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주장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서울시는 이제 변화와 발전을 위한 ‘기회’를 잡느냐,아니면 정체와 후퇴의 길을 걷느냐의 ‘중대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밖으로는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고, 안으로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방안들을 추진해야 합니다. 경기부진, 노후불안, 소득불균형, 탈서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 또한 안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시민들이 짊어진 힘겨운 삶의 무게를 덜어 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새누리당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기대하고 누릴 수 있도록침체된 서울경제와 성장잠재력을 되살리고, 청년실업과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튼튼한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 가계부채와 주택문제를 해결하고, 자영업 지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재정여건을 고려치 않은 막무가내 복지는 사양하고, 실효성 있는 맞춤형 복지실현 방안을 제시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의 총선결과를 거울삼아, 시민들의 준엄한 뜻을 읽고, 신뢰와 사랑을 되찾는 정당이 되도록 환골탈태하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의 눈높이에서 보고 듣고 행동하고, 소통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년 6월 14일 서울특별시의회 새누리당 부대표의원 황 준 환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업만 하면 헐값 매입·금품 로비 입찰 의혹… ‘특혜 백화점’ 롯데

    사업만 하면 헐값 매입·금품 로비 입찰 의혹… ‘특혜 백화점’ 롯데

    최근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일단 신격호(94) 총괄회장, 신동빈(61) 회장 등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수사는 정·관계 로비나 각종 특혜 의혹 등 그룹 경영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가 최근 10여년간 인수·합병과 대대적 투자 등으로 재계 순위가 10위권에서 5위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거래, 사업 인허가 로비 의혹 등 논란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검찰 역시 제기되는 의혹은 모두 살핀다는 입장이라 ‘롯데 게이트’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 수사 대상으로 떠오르는 의혹은 2010년 상당한 파장을 낳은 제주 서귀포 일대 제주롯데관광단지 개발 건이다. 당시 사업을 맡은 롯데제주리조트는 2013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133만 8460㎡가 넘는 부지에 530실짜리 대형 숙박시설과 쇼핑몰, 오락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관광단지를 계획했다. 난개발에 따른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시민단체들의 반발 속에도 제주도는 개발사업 승인 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제주도가 투자유치 활성화 명목으로 전체 사업부지의 92%에 이르는 국공유지를 제공하고, 일부 땅에 대해서는 공시지가를 대폭 인하해 롯데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 2009년 ㎡당 9600원 정도이던 주변 땅값은 1년 뒤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200원 정도까지 떨어졌다. 결국 감사원은 제주도가 개발사업 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특혜성 승인을 내렸다며 사업 승인을 거부할 것을 통지했다. 2012년 추진된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내 롯데복합테마파크도 대표적인 특혜성 사업으로 지적됐다. 주변 교통이나 지역상권에 대한 영향평가 없이 대형 상업시설 입점을 추진한 롯데와 대전시에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33만㎡ 부지에 들어서는 테마파크의 임대료를 대전시가 연간 100억원가량으로 산정하면서 특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자연녹지로 분류된 엑스포 공원 내 공간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할 경우 지가 상승에 따라 250억원 이상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롯데에 제시했다는 것이다. 당시 대전시 관계자는 “임대료는 롯데와 협상해 재결정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엑스포의 상징성을 무시한 채 특정 대기업에 이윤 추구의 기회를 줬다는 비난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추진한 경기 화성 동탄 2신도시 백화점 부지 사업자 선정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부지 매각 입찰에서 3557억원을 써낸 롯데컨소시엄이 4144억원을 써낸 현대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은 “587억원 차이를 상쇄할 만큼 롯데컨소시엄과 현대컨소시엄 간 평가항목에 차별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롯데가 LH 심사위원과 사전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역시 롯데가 LH 쪽에 금품을 건넨 혐의를 잡고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특혜성 사업으로 평가받는 제2롯데월드도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994년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이후 2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정·관계 로비에 따른 특혜라는 의심이 계속해서 제기된 탓이다. 당시 제2롯데월드 건설에 부정적이었던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이 문책성 경질을 당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도 이날 “제2롯데월드 인허가 의혹에 대해서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장 수사에 들어갈 단서를 찾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계속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은 2013년 인천터미널 주변에 ‘롯데타운’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경쟁업체를 제치고 인천시로부터 특혜를 받아 건물·부지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페루 루이디아스 ‘신의 손’에 브라질 코파 아메리카와 작별

    페루 루이디아스 ‘신의 손’에 브라질 코파 아메리카와 작별

    브라질이 ‘신의 손’에 희생당하며 ‘코파 아메리카’와 작별했다. 브라질은 1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보로의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루와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조별리그 B조 3차전 후반 30분 라울 루이디아스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아 0-1로 졌다. 1985년 마지막으로 이겨 본 이후 16차례 대결에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페루는 31년 만에 브라질을 꺾는 기쁨을 만끽했다. 2승1무가 된 페루는 조 1위로 8강에 올라 A조 2위 콜롬비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앞서 아이티를 4-0으로 제친 에콰도르는 조 2위로 8강에 진출, A조 1위 미국과 준결 진출을 겨룬다. 그러나 결승골 장면에서 루이디아스가 손을 의도적으로 쓴 것처럼 보여 논란이 될 전망이다. 중계 화면을 돌려 보면 각도에 따라 공이 그의 팔에 닿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허벅지에 닿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심판진도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어 판정을 번복했다. 그 바람에 중계사 화면도 1-0에서 0-0, 다시 조금 이따 1-0으로 바로잡는 일대 혼란을 겪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세 경기 중 두 경기나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카를로스 둥가 감독의 경질을 어렵지 않게 점칠 수 있겠다. 전반부터 쿠티뉴와 윌리안이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측면에 국한하지 않고 중앙 돌파도 감행했다. 전반 11분 루이스의 중거리 슈팅, 26분 엘리아스의 땅볼 크로스에 이은 가브리엘의 감각적인 터닝 슛이 상대 골키퍼에 걸렸다. 40분 박스 안에서 가브리엘이 찬 강력한 슈팅도 막혔다. 후반 들어 8강에 오르려면 반드시 득점이 필요했던 페루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페루가 라인을 올리자 브라질은 그 빈 틈을 파고들었다. 후반 17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아우구스토가 떨궈준 공을 쿠티뉴가 논스톱 슈팅했으나 수비수를 맞혔다. 27분 헐크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뾰족한 수가 안 보였고 결국 루이디아스에게 결정타를 맞았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엘리아스가 허벅지 위에 갖다대 완벽히 슈팅하지 못하고 골키퍼 품에 안긴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장면이었고 그걸로 끝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나이를 무색하게 했던 10년 전의 ‘혈기방장’은 아직도 그대로일까. 팔순에 접어든 그가 어떤 모습으로 손님을 맞을지 그려보며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빌라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유, 많이 덥지? 어서 와, 어서 와.” 문을 여는 그의 말투와 표정. 10년 전의 그가 다시 보였다. 한국은행 총재 시절(2002~2006년) 어떤 전임자들보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박승(80) 전 총재는 여전히 세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이봐 학생, 기껏 어려운 시험 봐서 합격해 놓고 왜 포기하려는 거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54년 2월 어느 날, 해군 제복을 입은 군인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해군사관학교에 합격하고도 입교 절차를 밟지 않자 ‘등록을 서두르라’는 독촉장이 날아오더니 이마저도 반응이 없자 저 멀리 경남 진해에서 전북 김제의 깡촌까지 직접 사람이 달려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대학에 가고 싶어요.” 이리공고 수석 졸업 예정자를 반드시 데려와 입교시키라는 해사 교장의 ‘특명’을 받은 그 군인은 나의 고집에 아주 난처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가 끝내 임무 완수를 못 하고 돌아간 그날은 나의 힘겨운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내가 태어난 1936년, 호남 벽촌 마을에서 어느 집이라고 여유가 있었겠냐마는 우리 집은 특히 더 어려웠다. 아버지는 원래 한의사였는데 그건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이고, 나를 보셨던 44세 때의 아버지는 가족의 기초 생계도 감당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일 뿐이었다. 치료하던 환자가 급사한 뒤 의술의 길을 포기했던 아버지는 그 후 평생을 한글 초서체 연구에 바치셨다. -1948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7㎞ 떨어진 이리공업중·고에 진학했는데, 결석을 밥 먹듯이 했다. 어떤 때는 모심고 김매느라고, 어떤 때는 산에서 땔감을 구해야 해서 학교에 못 갔다. 어머니 혼자 새벽엔 보리방아 찧고 낮에는 논일하고 저녁엔 길쌈해서 생계를 꾸리시다 보니 중·고교 6년 동안 수업료 때문에 가슴 졸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 당시에는 교문 앞에서 선생님이 불시에 수업료 납부 영수증 검사를 해서 영수증이 없으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잦았는데, 그런 일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을 못 내서 공부를 못 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 그렇게 터덜터덜 집에 와 보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방 안에 틀어박혀 한글 서체와 씨름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깨, 콩, 닭, 토끼를 이고 지고 5㎞ 떨어진 읍내에 가서 고생을 하시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중3 때 6·25전쟁이 났다. 전쟁이 터지고 얼마 후 인민군이 우리 마을에 들어왔다. 인민군들은 학생단체를 만들어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가입시켰다. 김일성 찬양 노래를 부르게 하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켰다. 학생들 중 6명은 나와 같이 아침마다 기차로 통학하던 고2, 고3 형들이었다. 얼마 후 유엔군이 들어와 인민군이 퇴각했는데, 그 형들은 천생 ‘빨갱이 부역자’로 몰려 처형당할 판이었다. 결국 다들 산으로 도망쳤는데, 나중에 빨치산이 돼서 경찰서를 습격했다가 결국엔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 ‘내가 몇 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이렇게 개죽음을 했겠구나.’ 좌우 이념 대결의 허망하고 참혹한 결과를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 집 아들 빨리 결혼해서 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어야 되겠네.” 동네 아낙이 무심결에 던진 말이지만 고3 졸업반인 내가 피해 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나 아니면 예순 넘긴 부모님과 여동생을 부양할 사람이 없었다. 우리 2남 4녀 중 형은 일찍 돌아가셨고 누나 3명은 출가한 상태였다. 하지만 농사꾼으로 남을 수는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게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군 사관학교였고 나는 그 중에서도 해사에 시험을 쳤다. -해사 입교를 포기하고 농사에 전념했던 그해, 가을 수확을 하니 먹고살 것 빼고 딱 쌀 다섯 가마가 남았다. ‘이 정도면 일단 대학에 등록할 수준의 돈은 되겠다.’ 이듬해 초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시험을 봤다. 어머니가 싸 주신 찐 고구마 5개를 손에 들고 난생처음 서울행 기차를 탔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울역과 남대문 주변의 살풍경은 60년이 지난 현재도 머리에 또렷하다. 곰탕집 간판을 보고는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 간판을 보고는 ‘떡 파는 곳’으로 오해했던 건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됐다. -55학번으로 서울대 합격을 했는데, 입학 때의 감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그래서 고등교육받는 게 가당치도 않은 시골 출신의 고학생일 뿐이었다. 서울에서 가정교사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러자니 고향집의 농사가 문제였다. 수시로 서울과 김제를 농사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이 이어졌고, 중·고교 6년 동안 그랬듯 학비와의 전쟁이 대학 졸업 때까지 이어졌다. -대학 졸업이 다가올수록 입학 때 가졌던 경제학 교수에 대한 바람은 더 절실해져 갔다. 그러려면 대학원에 진학해야 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나의 선택은 돈을 벌면서도 배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였다. -1961년 한국은행 배지를 달았다. 만 25세였다. 양복 한 벌을 18개월 할부로 사 입으니 세상이 마치 내 것 같았다. 얼마 후 5·16 정변이 났다. 정권을 잡은 군부는 동국대 옆에 중앙공무원교육원을 만들고 여기에서 사무관 이상 공무원과 교사, 교수, 기업인들에게 소정의 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입행 첫해의 내가 여기에 강사로 위촉됐다. 매주 3~5시간씩 강의를 했는데, 모교의 교장 선생님과 대학 총장, 학장도 나의 강의를 듣는 상황이 됐다. 대학 은사 박희범 교수님께서 나를 추천했기 때문이란 건 강의를 시작하고 얼마가 지난 후에야 알았다. 경제기획론과 경제발전론을 가르치셨던 박 교수님은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의 학자이셨는데, 혁명정부에서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는 역할을 맡으셨다. 교수님은 나중에 교육부 차관과 충남대 총장을 지내셨다. -운명을 바꾼 미국 유학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찾아왔다. 1968년 나는 남산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몇 날 며칠을 심하게 취조당했다. 일인즉슨 이랬다. 당시 우리나라는 무역적자가 대단히 심했는데 한국은행은 환율을 올려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폈다. 그러나 정부는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같이 뛴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서봉균 재무장관을 초청해 환율 인상 정책을 펴도록 설득시키기 위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원고 작성과 발표를 대리급 조사역에 불과했던 내가 담당했다. 그런데 다음날 조간신문 1면 톱에 당장이라도 정부가 환율을 대폭 올리는 듯한 기사가 났다. 국민과 기업들 사이에 혼란이 왔다. 얼마 후 중앙정보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행원부터 부총재보까지 담당자들을 모조리 연행해 갔다. 중앙정보부 분실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가 멋대로 신문사에 원고를 넘겨줬느냐”는 추궁이 이어졌는데, 작성자인 내가 우선적으로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후배 행원이 신문기자 친구에게 발설한 사실이 드러나 나의 혐의점은 벗겨졌지만, 어쨌든 나는 후배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으로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이게 한국은행 간부들에게 마음의 빚을 안겼다. “자네 혼자 책임을 지게 해서 미안해. 다음에 확실히 보상해 줄게.” -보상을 받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1년 한국은행 최초로 국외에 유학생 2명을 파견하게 됐다. 전체 행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봤는데 나는 통계학에서 과락이 나와 탈락했다. 그런데 재시험 공고가 떴다. “어떻게든 박승 대리는 합격시키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이었다. -1972년 1월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캠퍼스)로 유학을 떠났고 2년여가 흐른 1974년 4월 석사와 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아 왔다. 유학을 마친 뒤 은행에 복귀하고 나서 얼마 지나 두 군데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나중에 한국은행 총재를 하게 되는 이경식 당시 경제수석이 청와대에 들어와 함께 일을 하자고 했다. 이 수석은 한국은행 재직 때 나의 직속상관이었다. 또 하나는 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김재익 경제기획국장을 통해 타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자문단’의 단장 역할이었다. 당시 사우디는 ‘1차 오일쇼크’로 막대한 달러를 벌게 됐지만 경제 개발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우디 국왕은 경제 개발을 도와줄 자문단 파견을 한국에 요청했다. 나의 선택은 사우디였다. -사우디에서 1년 만에 돌아와 1976년 9월 한국은행에 사표를 내고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갔다. 교수 부임 직후에 쓴 ‘경제발전론’은 지금도 일부 대학에서 교재로 쓰고 있다. 교수가 되고 이듬해인 1977년부터 3년 동안은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경제 관련 사설을 썼다. 한 편 작성에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서 다른 언론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나와 함께 김학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 관련 사설을 서울신문에 썼다. 교수로서 경력을 쌓아가며 학교 안에서는 정경대학장과 대학원장을, 학교 밖에서는 국제경제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냈는데 1988년 뜻하지 않은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박 교수, 나랑 같이 한번 일해 봅시다.” 노태우 대통령이 그해 2월 취임을 앞두고 경제수석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만 52세였다. 노 대통령과는 이전에 일면식도 없었지만 다양한 언론 기고와 강연 활동 등으로 몇몇 경제단체에서 나를 천거했던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내가 맡았던 첫 번째 과제는 ‘200만호 주택 건설’ 공약의 실현이었다. 말이 200만호이지 엄청난 물량이었는데 막상 아파트를 지으려고 보니 서울 시내에는 땅이 없었고, 서울시 외곽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린벨트 밖으로 나가자.” 지도를 펴놓고 서울 세종로 사거리의 측량원표를 중심으로 반경 25㎞를 컴퍼스로 동그랗게 돌려 봤다. 25㎞ 이내로 한 것은 ‘지하철 1시간 이내’의 원칙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온 지역이 경기 분당, 산본, 평촌, 인천 중동 등 4곳이었다. 4대 신도시 추진이 확정되자 1988년 12월 노 대통령이 다시 나를 불렀다. “박 수석, 이제는 건설부 장관으로 고생 좀 해야겠습니다. 계획을 세웠으니 실행까지 맡아 주셔야지요.” -건설부 장관이 되고 나서 이듬해 서울 북쪽의 일산이 추가돼 5대 신도시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해 여름이 되면서 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심각한 마찰에 부딪치게 됐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평균 130만원대였는데 건축비는 170만원, 시장 가격은 250만~300만원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분양 당첨만 받으면 막대한 이익이 남는 구조였고, 건설회사는 낮은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날림 공사를 했다. 나는 대통령에게 분양가를 올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수석실의 반대가 심했다. 분양가를 올리면 집값이 더 뛴다고 했다. 대통령을 만나 건의했지만 “그 얘기는 이미 경제수석한테 들었다”고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구나.” 사표를 냈다. 다음날 사실상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게 1989년 7월이었고 이듬해 3월 신학기부터 다시 강단으로 돌아갔다. -2001년 3월 정년퇴임을 하고 이듬해 초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숱한 공직을 거쳤지만 2006년 3월 퇴임할 때까지의 한국은행 총재 4년간이 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한국은행을 가장 사랑한 총재,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인 총재, 경제와 민생을 위해 고뇌한 총재’의 3가지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5남매를 결혼시키면서 4명을 청첩장 없이 보냈다. 첫째와 둘째 아이의 결혼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치렀더니 친구들이 “축의금 낼 기회를 좀 달라”고 해서 셋째 때는 200장을 찍었다. 그런데 역시 나의 생각과 맞지 않았다. 다시 넷째, 다섯째의 결혼은 순수 가족 행사로 치렀다. -내가 모은 재산은 언젠가는 전부 사회에 내놓고 갈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절부터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써 왔다. 모교인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도 만들었다. 오래전에 장기 기증 서약도 마친 상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된 데는 개인의 이익만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의 이익을 중시하는 자세가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박승 前 총재 중앙은행(한국은행)과 정부(청와대·건설부·공공기관)에서, 또 대학 강단(중앙대 경제학과)에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굽이굽이마다 굵직한 족적을 남겨 온 경제계의 원로다. 한국은행 총재 때 소신 있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김제 백석초, 이리공업중·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 경제학 석사·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서울신문 논설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청와대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주택공사·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 너보다는 싸게 판다

    너보다는 싸게 판다

    사우디, 유럽 수출용 원유 인하… 돈벌이까지 포기하며 이란 견제 ‘외교 전쟁’ 이어 ‘경제 전쟁’ 조짐 이란도 원유 생산량 확대로 반격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올해 초 단교 등 격렬한 외교 전쟁을 치른 데 이어 이번엔 경제 전쟁, 즉 치열한 원유가 할인 전쟁을 벌일 조짐이다. 사우디가 유럽 수출용 원유 가격을 전격 인하하며 이란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북서부 유럽 지역에 공급하는 7월 인도분 경질유 가격을 배럴당 35센트, 지중해 국가에는 10센트를 각각 인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숙명의 라이벌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칼을 뽑아 든 것이다. ●OPEC 합의 불발되자마자 ‘공격’ 사우디의 원유 가격 할인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통적으로 하반기에 들어서면 정비를 위해 가동을 멈췄던 정제공장들이 재가동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인 데다 무장단체들의 원유시설 공격으로 나이지리아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가로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사우디로서는 국제 원유가가 올라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았던 국제 원유가는 7일 50달러를 돌파했을 정도로 상황이 호전됐지만, 사우디의 경제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도 사우디가 돈벌이를 포기하면서까지 원유 가격을 내린 것은 이란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우디가 이란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 수출용 원유 가격을 배럴당 10센트 올렸다는 점이 그 근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란 경제 회복돼 중동 패권 위협 우려 수니파의 맏형 사우디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이슬람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 온 정치적 앙숙 관계다. 양국은 지난 1월 이란 주재 사우디대사관 화재 사건 이후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지난달 29일엔 이란 정부가 사우디에 있는 이슬람 최대 성지인 메카 성지 대순례(하지)를 중지한다고 발표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던 양국의 대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사우디는 이란의 국제 원유 시장 복귀를 방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올 2월에는 유럽 지중해 연안 국가로 수출되는 경질유와 중질유 원유 가격을 각각 배럴당 30센트, 20센트씩 낮췄다. 4월에는 이란산 원유를 실은 선박에 대해 자국과 바레인 항구 이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런 만큼 사우디가 이란에 치명타를 날리기 위해 원유 가격 할인 승부수를 던졌다는 지적이다. 사우디는 지난 2일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회원국 생산량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란이 서방의 경제제재 이전 수준인 하루 400만 배럴 생산에 도달할 때까지 증산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사우디가 OPEC을 지렛대 삼아 이란의 손발을 묶어 놓으려다 여의치 않자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시장인 유럽 공급 가격을 낮춰 정면 공격에 들어간 것이다. 이란의 유럽에 대한 원유 수출 규모는 올 2월 금수 조치 해제 이후 하루 40만 배럴까지 늘었고, 그리스·프랑스·이탈리아 등과 잇달아 계약을 체결하며 수개월 내 7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의 유럽 수출량 80만 배럴에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에서 이란이 점유율을 늘리면 사우디 입지가 줄 수밖에 없다. 사우디 정부로서는 이란의 경제 회복으로 중동 패권이 위협받는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가 이란을 겨냥해 “극한 경쟁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이란도 쉽사리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경제 재건 자금이 필요한 이란으로서는 오히려 ‘배수의 진’을 쳐야 할 정도로 다급하다. 하미드 후세이니 이란석유수출협회장이 “이란은 더 좋은 가격과 좋은 품질로 유럽 시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원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사우디에 맞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사우디가 이란산 원유의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서는데 이란으로서도 수출선을 지키기 위해 반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 양국이 원유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은 1년 전 하루 130만 배럴에서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210만 배럴, 230만 배럴로 크게 늘어났다. ●WSJ “결국 이란이 우위 선점할 것” 사우디의 원유 가격 할인 조치는 실패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사우디는 이란보다 석유 의존도가 높아 저유가로 경제난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전면적인 출혈경쟁을 벌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사우디는 이번에 유럽 수출 가격은 낮추면서도 아시아와 미국 수출 가격은 각각 배럴당 35센트, 10센트씩 인상했다. WSJ는 “가격 전쟁에서 결국 이란이 우위를 점하고 사우디가 최대 패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靑 수석비서관 3명 경질 인사] 김재원 수석, 2007년 경선부터 보좌한 박 대통령 ‘최측근’

    [靑 수석비서관 3명 경질 인사] 김재원 수석, 2007년 경선부터 보좌한 박 대통령 ‘최측근’

    김재원(52) 청와대 정무수석은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자 친박근혜계의 핵심이다. 박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도전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캠프 기획단장·대변인을 역임했고 현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 정무특보로도 중용됐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행정고시로 행정부에 입부해 총리실 등에서 근무하다 1994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특수부 검사로 활동했으며 17대에 국회에 입성했다. 18대에는 이른바 ‘친박계 학살’에 휘말려 공천에서 탈락했다가 19대 때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통합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경선에서 동료인 김종태 의원에게 밀려 공천에 탈락했다. 김 수석은 중국통이기도 하다. 18대 국회 진입에 실패했을 때 중국 베이징대 국제대학원에서 객원교수로 한중·북중 관계를 연구했었다. 이번에도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외교학원의 방문학자로 초청받아 지난달 출국했다가 임명받았다. 당시부터 조선시대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행로(3950㎞)를 7년간 총 20차례나 되짚으며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담은 ‘막북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를 펴내기도 했다. 현대원(왼쪽·52) 미래전략수석은 제주제일고 출신으로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 언론학 박사, 서강대 교수 등을 지낸 뉴미디어 및 디지털콘텐츠 분야 전문가다. 2000년 모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도 조언자로 활동하며 외연을 넓혔다. 2003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전문위원, 정보통신부 신성장동력디지털콘텐츠부문장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는 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와 창조경제 분야를 담당했다. 2013년에는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자문위원을 맡았고 지난해까지 미래창조과학부 규제심사위원장으로 일했다. 미래부 디지털콘텐츠산업포럼 의장에, KT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산업협회를 설립하고 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용승(오른쪽·61) 교육문화수석은 경제학자로, 교육행정과 대학 교육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교육 전문가다. 1990년부터 가톨릭대 교수로 일하면서 교무부처장, 학부교육선진화사업단장을 지냈고, 2011년부터는 교학부총장을 맡으며 전국대학교부총장협의회 회장도 지냈다. 1997년 내무부 지방재정발전기획단 연구위원을 시작으로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공동의장 겸 총괄위원장으로 교육행정에도 전문성을 쌓았다. 학계에서도 인망이 두터워 한국재정정책학회 이사를 거쳐 2010~2011년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을 지냈다. 대구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靑 수석비서관 3명 경질 인사] 아쉬운 성과 ‘문책성’… 임기 말 국정 새동력 확보

    [靑 수석비서관 3명 경질 인사] 아쉬운 성과 ‘문책성’… 임기 말 국정 새동력 확보

    현기환 정무, 11개월 만에 물러나 對국회 관계 어려움 여실히 보여줘 미래전략·교육문화도 네 번째 경질 핵심과제 ‘문화융성·창조경제’ 새판 8일 단행된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는 지난달 15일 비서실장 및 정책조정, 경제수석을 교체한 데 이은 후속 인사다. 일련의 인사는 4·13 총선 패배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큰 틀에서는 문책 성격이 짙었다. 특히 현 정권의 정무수석직은 대국회 관계의 어려움을 보여주며 특별한 수난사를 드러냈다. 김재원 신임 수석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이정현, 박준우, 조윤선, 현기환 수석에 이은 다섯 번째 정무수석이다. 현 수석은 총선 패배 후 사의를 표명했었다. 지난해 7월 임명 이후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와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다가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김상률 교육문화수석과 조신 미래전략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인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각각 지휘하는 위치였다는 점에서 그간의 성과가 충분치 않은 데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도 있다. 미래전략, 교육문화수석도 각각 네 번째로 그간 이 분야에서의 성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는 이번 진용을 박근혜 정권의 사실상 마지막 비서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이날 “인사를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임기 말 국정 과제를 마무리할 비서진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특별한 요인이 새롭게 발생하지 않는 한 비서진이 추가로 개편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청와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무엇보다 새 수석비서관들의 면면이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임기 말 국정 과제 완수를 위한 진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략통’인 김재원 정무수석은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3각 관계로 재편된 상황에서 당·청 및 대야 관계를 조율해 나갈 브레인으로서의 역할에 비중이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은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자문위원 등을 지내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전략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용승 교문수석은 지난해부터 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공동의장 겸 총괄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교육개혁 추진에 관여해 왔다. 한편 이날 인사에 대해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사들이 발탁됐다”며 “현 정부 임기 후반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야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앞으로 청와대가 대야 관계도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대통령은 다시 한번 실망스러운 회전문 인사를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서울시장으로 성공해야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다/한준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서울시장으로 성공해야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다/한준규 사회2부 차장

    박원순 서울시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시민의 안전은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지난해 6월 4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심야 기자회견으로 대선 후보 고지를 선점했던 1년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서울시청 앞에서는 벌써 한 달째 발달장애인 부모가 시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공 사망 사건’이 터졌다. 서울시장이 된 지 4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청년’과 ‘안전’을 시정의 최대 가치로 삼았던 박 시장에게 ‘구의역 19살 김모군 사망 사건’은 치명적이었다.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사건이다. 모두 박 시장 집권기에 일어났고, 안전대책이 실행되지 않아 사망 사고가 반복된 것이라는 사실에 서울시민은 충격을 받았다. 이전에 서울시에 대형 인명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상판 붕괴, 서울 왕십리역 충돌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에서 서울시의 행동은 신속했고 희생자와 그 가족을 충분히 어루만졌다. 이번엔 달랐다. 서울메트로가 ‘우리는 책임이 없다. 작업자의 잘못이다’고 발뺌을 하면서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산하기관 안전업무 외주화 전면 개선’이란 대책을 내놓았지만, 재탕 삼탕에 그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안일함에 빠져 있는 서울메트로에 직접적인 메스를 들이대지 못했다. 여기에 메피아(메트로+마피아)의 해묵은 관행도 드러났다. 모든 유탄은 서울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박 시장을 향하고 있다. ‘구의역 사건’으로 정치인으로서 박 시장의 행보도 꼬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을 계기로 ‘뒤로 숨지 않고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며 대권 도전을 시사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 결의문에 있는 것처럼 퇴임 후 정치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야당 지지자에게 ‘사이다 일격’도 날렸다. 충청권 방문을 연기했고 봉하마을 방문은 기약이 없어졌다. 서울시는 사망 사고가 난 지 사흘이 지나서부터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씨에는 1% 잘못도 없다’, ‘서울메트로 간부의 전원 사표’, ‘서울메트로 본부장 등 2명 사표 수리, 5명 직위해제’ 등 초강수로 분위기 반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준병 전 은평부구청장을 서울시 교통본부장으로 다시 불러와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메트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서울시 고위 간부들의 경질설도 나온다. ‘~카더라’가 꼬리를 물면서 ‘애꿎은 공무원만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서울시 공무원 조직이 술렁댄다. 정면 돌파와 인적 쇄신도 좋다. 하지만 그 전에 손자병법의 ‘선전자 구지어세 불책어인’(善戰者 求之於勢 不責於人)을 먼저 떠올려 곱씹어 봐야 한다. 즉 ‘명장은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에 주력하며 부하를 탓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원론적으로 박 시장이 책임을 지지만, ‘어공’(어쩌다 공무원·박 시장이 영입한 시민단체 등 정무라인과 비서진)의 책임도 크다. 박 시장 덕분에 서울시로 들어온 수십 명의 측근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6·4 메르스 사건 때 ‘한 건’ 했다고 뒷짐 지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당시의 위기관리 능력은 다 어디에 갔는가. 서울시 어공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 박원순호가 성공한 시장이란 목표로 잘 가고 있는지 말이다. 서울시민이 왜 박원순을 사랑했는지도 다시 새겨 봐야 할 것이다. 서울시장으로 성공해야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다. hihi@seoul.co.kr
  • 자회사 설립 인력 늘리겠다지만… ‘철피아’ 정리 입 다문 서울메트로

    자회사 설립 인력 늘리겠다지만… ‘철피아’ 정리 입 다문 서울메트로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를 계기로 스크린도어 안전·정비 인력의 부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서울메트로가 자회사를 설립, 정비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정비 인력 부족과 처우 악화를 낳은 원인인 서울메트로 출신 ‘철피아’(철도+마피아) 정리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알맹이 빠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청업체에 메트로출신 직원 58명 서울메트로는 1일 사고 현장인 2호선 구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메트로 측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는 8월 자회사를 만들어 스크린도어 정비 등 안전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 직무대행은 “자회사의 정비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67명의 은성PSD 직원 외에 추가 정비 인력을 보충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메트로 측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증원 없이 자회사 전환만 하려 했지만 “사람을 더 뽑지 않으면 2인 1조로 일해야 하는 원칙은 절대 지켜질 수 없다”는 비판이 일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청소 인력을 뺀 은성PSD 직원 143명 중 메트로 출신 직원은 58명이다. 이들은 휴일이나 야간 등 취약시간대 일은 거의 하지 않고 숨진 김모씨처럼 비정규직 인력만 일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8월에 생길 자회사에 비정규직 정비 인력 몇 명을 늘리는 것보다 고액 연봉의 앉은뱅이 전직 메트로 직원을 줄이는 것이 ‘사고 방지’의 핵심이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직 메트로 직원들은 급여와 복지 등을 메트로 수준으로 보장받기로 하고 이직한 사람이 대부분이며 이들이 은성의 주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비 인력 몇 명을 늘린다고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정 직무대행은 “메트로 출신인 은성PSD 임직원을 신설 자회사에서 고용 승계할지는 전면 재검토해 보겠다”면서도 “이미 노사 간에 (메트로 출신 임직원도) 고용 승계해 주기로 얘기가 돼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흐렸다. 또 이들 전직 직원이 받는 임금(평균 400만원)을 보전해 주기 위해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와 이상한 계약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은성PSD는 서울메트로로부터 2012~2016년 거의 350억원을 용역비로 받았다. 매월 7억여원을 받은 셈이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 경질 숨진 김씨와 비슷한 처지인 비메트로 출신 직원 임금(평균 200만원, 85명·1억 7000여만원)을 빼면 매달 5억여원을 메트로 출신 직원 58명이 챙긴 셈이다. 이들은 김씨의 임금 평균 144만원의 3배인 4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가 지하철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처음으로 문책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시는 2일자로 도시교통본부장에 윤준병(55) 은평구 부구청장을 임명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시 구의역 사고에 도시교통본부장 경질

    서울시 구의역 사고에 도시교통본부장 경질

    서울시가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처음으로 문책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시는 2일자로 도시교통본부장에 윤준병(55) 은평구 부구청장을 임명한다고 1일 밝혔다. 신용목 도시교통본부장은 약 1년 만에 구의역 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직접 책임이 있는 서울메트로는 이정원 전 사장이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통합이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지난달 24일자로 물러난 뒤 정수영 안전관리본부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윤 본부장은 이미 2012년부터 2년간 도시교통본부장을 지냈다가 2년 반 만에 복귀했다. 서울시는 “신임 도시교통본부장은 지하철 안전관리시스템을 혁신하여 지하철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시민이 더욱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 신임 도시교통본부장은 26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지하철 9호선 건설 당시 민자사업자의 일방적 요금인상 문제를 해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뇌에 빛 쬐여… 치매·우울증 치료한다?

    뇌에 빛 쬐여… 치매·우울증 치료한다?

    여러 파장 빛으로 뉴런 자극 손상없이 신경세포 활동 조절 “인간의 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세계다. 그런 복잡함 때문에 단순한 모델은 비현실적인 것이 되고 정확한 모델은 이해할 수 없게 된다.”(미국 듀크대 인지과학자 스콧 휴텔) 과학의 발달로 가장 작은 미립자의 세계에서 끝을 상상할 수 없는 광대한 우주까지 비밀이 속속 풀리고 있지만 여전히 과학계에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뇌’다. 뇌의 각 부분이 어떤 일을 하는지, 기억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뇌질환은 어떻게 발생하는지 등 뇌의 비밀을 풀어내려는 뇌 과학자들에게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광유전학’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주어졌다. 광유전학(optpgenetics)은 빛(opto)과 유전학(genetics)을 결합한 용어로, 뇌 신경세포를 빛에 반응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해 세포의 생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신경세포 중에 빛에 반응할 수 있는 광반응성 단백질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광유전학이 주목받는 이유는 ‘100세 시대’라 불릴 정도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뇌질환, 신경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함께 늘고 그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존에는 뇌를 연구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외과수술을 통해 뇌의 일부분에 손상을 주거나 뇌에 칩을 심어 전기적 자극을 주는 등의 침습적 방식밖에 없었다. 광유전학은 신경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정교하게 뇌 기능을 알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 신경 활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신경세포인 뉴런은 컴퓨터처럼 전기신호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막전위(膜電位)라고 부르는 세포 안팎의 전압 차로 생긴 전류가 뉴런을 자극하면 이웃한 뉴런에 신경전달물질을 내뿜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뉴런에 인위적인 전기 자극을 준다면 뇌 신경 회로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있게 된다는 말이다. 광유전학은 서로 다른 파장의 빛으로 여러 신경세포의 활동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녹조류에서 추출한 ‘채널로돕신’이라는 단백질을 포유류의 신경세포에 심은 뒤 빛을 쬐이자 뉴런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 광유전학 연구의 시작이었다. 이후 생물학자들은 초파리와 꼬마선충, 생쥐 등을 이용해 광유전학 연구를 진행했다. 초파리는 광유전학 초창기에 시도된 동물이다. 과학자들이 유전자를 변형시켜 초파리에게 빛으로 작동하는 이온채널 단백질이 나타나도록 한 뒤 355㎚(나노미터) 파장의 레이저를 쏘자 초파리의 활동이 과다하게 활발해졌다. 빛이 초파리의 중추신경에 발현된 이온채널을 활성화시켜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전기신호들을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광유전학 연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동물은 ‘예쁜꼬마선충’이다. 성충의 몸길이도 1㎜에 불과한 이 선형동물은 생체 구조가 단순하고 수명이 3주에 불과하지만 유전자 조작이 쉽고 포유동물과 유사한 유전자들을 갖추고 있어 신경과학이나 노화 연구에 많이 활용된다. 생물학자들은 광유전자인 채널로돕신을 꼬마선충의 촉각신경세포에서 발현시킨 뒤 빛을 쬐여 주면 다양한 행동을 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하면 알츠하이머, 파킨슨 질환 같은 퇴행성 뇌질환, 우울증, 불면증, 강박증, 간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안장애, 기억상실, 거식증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법 개발, 암세포 및 암신호전달 연구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광유전학을 실제 사람의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이나 유전자를 원하는 신경세포까지 전달하는 기술과 두개골 속 깊숙한 곳에 위치한 신경세포를 빛으로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두 가지의 숙제가 남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뉴런과 뉴런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밀한 ‘뇌지도’가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관계자는 “광유전학은 최근 뇌과학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라며 “광유전학 기술의 바탕이 되는 정밀한 뇌지도는 인간의 뇌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과 로봇 시스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레알 아트사커’ 지단의 시대

    ‘레알 아트사커’ 지단의 시대

    레알 1-1 혈투 끝 승부차기 우승 ‘마드리드 더비’ AT 꺾고 정상 ‘아트사커’의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44)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가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를 꺾고 통산 11번째 유럽 축구 챔피언에 올랐다. 지단은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역대 일곱 번째 감독에 오르며 ‘지단 시대’를 예고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올해 초만 해도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 클럽 최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지단이 감독으로 부임한 지 5개월 만에 기적을 일궈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레알 마드리드는 위기에 빠져 있었다. 최대 경쟁자인 바르셀로나가 2014~15 시즌 트레블(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FA컵 동시 우승)을 달성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레알마드리드가 야심차게 영입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주축 선수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의 이적설이 퍼졌다. 결국 베니테스 감독이 1월에 경질되고 새로 감독 자리에 오른 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지구방위대’를 이끌었던 지단이었다. 사실 지단은 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에 세 차례나 뽑힌 최고 선수였지만 감독으로서는 1부리그 감독을 해본 적도 없는 초짜였다. 2014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2군 격인 카스티야 감독으로 일한 경험만으로 세계적인 축구클럽을 이끄는 게 가능할지 불안하다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지단은 리그 막판 12연승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를 승점 1점까지 추격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볼프스부르크와 맨체스터 시티를 잇따라 꺾었다. 지단의 경험 부족 논란을 불식시킨 것은 스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었다. 지단이 부임하면서 팀이 급속도로 안정됐고, 이적설의 진앙지였던 호날두는 “지단이 계속 팀을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하고 싶다”며 지단을 적극 지지했다. 호날두는 결국 이날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를 자처해 승부차기 5-3 승리를 마무리했다. 또한 이전까지 소외됐던 카세미루(24)를 중용해 공수 안정을 도모했다.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다. 유연한 전술운용도 보여줬다. 지단은 “2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안첼로티 전 감독이 내게 ‘감독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길 바란다’며 어깨를 두드렸다.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올 시즌 내내 환상적인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선수들은 전적으로 나를 따라줬고, 나도 그들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또다시, 최강희와 퍼거슨/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또다시, 최강희와 퍼거슨/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한 팀에서 무려 11년이나 지휘봉을 잡은 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종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에 비유된다. 장기 집권의 화려한 경력도 그렇거니와 각자가 풍기는 캐릭터 또한 워낙 독특하기 때문이다.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껌을 씹어 대는 퍼거슨 감독을 두고 유럽축구 좀 안다고 하는 국내 중고생 축구팬들은 그를 ‘껌거슨’으로 부른다. 최강희 감독은 시골 아저씨 같은 독특한 외모 덕(?)에 ‘봉동 이장’이라는 별명을 일찌감치 얻었다. 자신들만의 확고한 축구 철학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는 추진력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를 처음 맡은 뒤 팀의 전권을 장악했다. 규율과 원칙을 바탕으로 팀의 기강을 바로잡았다.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10위 밖을 맴돌면서 경질설이 고개를 들었지만 부임 4년 만에 FA컵을 제패하면서 곧바로 수그러들었다. 최 감독은 더했다. 당시 전북은 지방의 비인기 구단에 불과했던 터라 마음에 둔 선수를 들이기도 쉽지 않았다. 성적 부진 끝에 목이 달아날 뻔도 했지만 2009년 이동국, 김상식을 영입해 팀의 두 기둥을 세우면서 축구 명가의 틀을 잡아 가기 시작했다. 수비 위주의 ‘안전빵 축구’가 만연했던 K리그에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새로운 헤게모니를 수립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올 초 전북과 2020년까지 재계약하면서 ‘15년 장기집권’의 발걸음을 떼었다. 단일팀 최다승(161승), 최다 리그 우승(4회), 창단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2006년) 등 숱한 업적을 일궈 낸 뒤 받은 또 하나의 ‘훈장’인 셈이다. 그러나 최 감독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퍼거슨을 떠올리는 건 ‘성공만큼이나 어려운 게 장수(長壽)’라는 격언 때문이다. 최근 전북 스카우터의 심판 매수 사실이 불거지면서 최 감독은 일생일대의 최대 위기에 몰렸다. 그는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 즉각 “감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직접적으로 ‘사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지만 언제든 사퇴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을 바라보는 시각은 불행하게도 ‘그럴 리가…’로 기울어진다. 최 감독은 ‘구단 스태프가 사전에 제대로 보고만 해 줬어도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뉘앙스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여운을 남겼다. 한 팀에서만 10년 넘게 지휘봉을 틀어쥔 사람인데 팀이 돌아가는 상황을 몰랐다는 것이다. 물론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알았다면 거짓말을 한 것이고, 몰랐다고 해도 관리 부실의 책임을 피해 갈 도리가 없어 보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출간된 한 축구 서적은 ‘축구는 약 4만명의 주주들 앞에서 여는 주주총회와 같다’고 썼다. 또다시 K리그가 심판 매수 사건에 휘말린 지금 가장 두려워할 것은 퍼거슨과 맨유에 비견되던 최 감독과 전북의 몰락이 아니라 ‘주주’들의 싸늘한 눈초리다. cbk91065@seoul.co.kr
  • [청와대 참모진 개편] 관료 출신 74세 관리형 실장… 반기문과 같은 충청 ‘청명회’

    “어려운 시기 소임… 어깨 무겁다” 潘 메신저? “같은 고향인 정도” 15일 임명된 이원종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통 행정관료 출신으로 ‘관리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허태열·김기춘·이병기 등 전 실장은 정치인 출신의 ‘정무형’ 비서실장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1년 9개월여 앞두고 처음으로 관리형 비서실장을 둔 것은 임기 말 흐트러질 수 있는 공직 사회를 추스르기 위한 목적이 커 보인다.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또 다른 면에서는 이 실장이 충청 출신이라는 점도 그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충청인들의 모임인 ‘청명회’ 멤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선 직후 박 대통령이 반 총장을 차기 여권의 대선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그와 친분이 있는 이 실장을 영입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정치권에 나돌았다. 이 실장이 박 대통령과 반 총장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기에 제격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 실장은 “반 총장과 두터운 인연이 있느냐”는 질문에 “두텁다고는 하는데 같은 고향인 정도”라며 “각별하게는 뭐…”라고 말했다. “반 총장과 최근 언제 봤느냐”는 질문에는 “오래됐다. 반 총장이 청와대 수석을 했을 때 부부 모임으로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옆자리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며 정치적으로 각별한 관계는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인사는 여권 수뇌부를 모두 충청권 출신이 장악한 모양새를 드러내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날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용태 의원은 지역구는 서울 양천을이지만 대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대전고)까지 졸업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충청 출신이다.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이 실장이지만 관선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성수대교 붕괴 사고(1994년 10월 21일)로 시장직에서 경질되는 시련을 맛보기도 했다. 1998년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2년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관선·민선을 모두 더해 3선 충북지사를 역임한 것이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충북지사를 지내며 오송바이오산업단지 건설의 기초를 다졌다. 당시 비서실 직원에게도 비밀로 하고 맏딸 결혼식을 치른 일화는 유명하다. 이 실장은 이날 인사 발표 후 춘추관 기자실에 들러 “국가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님을 보필하는 소임을 맡게 돼 두려운 생각과 아울러 어깨가 매우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북 제천(74) ▲제천고·성균관대 행정학과 ▲청와대 행정관 ▲충북지사 ▲서울시장 ▲서원대 총장 ▲한국지방세연구원 이사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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