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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伊 양대 치즈, 그라노 파다노와 파르미지아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伊 양대 치즈, 그라노 파다노와 파르미지아노

    한 번쯤 이탈리아 요리를 집에서 해 보겠다고 마트를 찾으면 으레 당면하게 되는 딜레마가 있다. 바로 파스타나 리조토에 쓸 치즈를 고르는 일이다. 단단한 경성치즈가 필요한데 대개 선택지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이하 파르미지아노)와 ‘그라노 파다노’ 두 가지다. 생김새도 비슷하고 가격도 일, 이천원 차이라 그냥 싼 걸 살까 하다가도 그래도 비싼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두 치즈를 들었다 놨다 해 본 경험, 한 번쯤은 있으리라. 대체 이름도 요상한 이 치즈들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장 보는 이의 마음을 이리도 괴롭히는 것일까.유럽에서 치즈 종류가 많기로는 프랑스와 어깨를 견주는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치즈의 왕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다. 이를 영어식으로 줄인 이름이 많이 들어봤을 법한 파르메산 치즈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일부 지역에서 엄격한 규칙에 의해 생산되는 치즈에만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진하게 풍기는 복잡 다양한 풍미와 폭발하는 감칠맛이 특징이다. 흔히 피자집에서 볼 수 있는 가루 형태의 미국산 파르메산 치즈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그렇다면 그라노 파다노는 무엇인가. 그라나 파다노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광범위하게 생산되는 경질치즈로 파르미지아노와 거의 유사한 제조과정과 특징을 갖고 있다. 일각에선 그라노 파다노가 파르미지아노에 비해 풍미가 떨어지고 비교적 가격이 낮아 품질이 한 단계 낮은 치즈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대단한 오해다. 어디까지나 그 쓰임새와 특성이 다를 뿐 품질의 우열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 치즈는 대부분 단백질과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칼슘과 인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음식 맛을 돋우는 감칠맛까지 갖고 있어 전통적으로 유럽의 식탁에 치즈는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고대 중앙아시아 유목민족의 치즈 제조기술이 유럽에 전파된 후 유목생활을 하는 유럽 각지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치즈가 만들어졌다. 남는 우유를 가공해 만드는 치즈는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하면서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리스·로마시대에 이르러 치즈 제조 기술이 급격히 개선되었고 오늘날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치즈의 형태와 제조법은 중세에 완성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라노 파다노와 파르미지아노는 12세기쯤 이탈리아 북부의 수도사들에 의해 탄생했다.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살펴보자. 우유에 효소를 넣고 56도 정도 온도에서 저어 주면 단백질이 뭉쳐지면서 치즈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이 덩어리들을 원형틀에 넣고 모양을 잡은 후 소금물에 담갔다가 일정한 시간 동안 건조 숙성을 시키면 치즈가 완성된다. 두 치즈의 공통적인 특징은 거친 입자감이다. 그라노 파다노의 그라노는 이탈리아어로 곡물 낱알을 뜻하는데 씹으면 까슬까슬한 단백질 결정이 느껴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치즈에 비해 수분이 거의 없어 단단한 특성 덕분에 오래 저장할 수 있고 그로 인한 풍미 또한 남다른 편이다. 비슷하지만 다른 두 치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사용되는 원유가 다르다. 젖소의 종류에 따라 우유의 맛이 달라지고 같은 종류의 젖소라도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맛에 차이가 난다. 일반 곡물 사료를 먹은 젖소의 원유를 사용하는 그라노 파다노에 비해 파르미지아노의 경우 목초를 먹은 특정 젖소의 원유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지방 함량의 정도다. 그라노 파다노는 원유 위에 뜨는 지방을 걷어낸 상태에서 치즈를 만드는 데 비해 파르미지아노는 탈지유와 원유를 섞어 만들어 지방 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장기간 숙성을 통해 풍미가 깊어지는데 미묘한 풍미 차이는 두 치즈의 지방 함량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다.에밀리아로마냐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파르미지아노와는 달리 그라노 파다노는 이탈리아 북부 대부분의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만들어진다. 생산량은 그라노 파다노가 월등히 많은 편이다. 생산에 걸리는 시간도 차이가 난다. 그라노 파다노의 경우 지방이 적어 최소 9개월이면 시장에 내놓을 수 있지만 지방 함량이 많은 파르미지아노의 경우 적어도 12개월은 숙성을 시켜야 판매가 가능하다. 두 치즈의 가격 차이는 이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접할 수 있는 두 치즈는 대부분 최소 숙성기간을 거친 어린 치즈들이다. 오래 숙성된 것에 비해 풍미는 떨어지지만 그만큼 풍미가 섬세해 요리에 사용하기 좋다. 장기 숙성된 그라노 파다노나 파르미지아노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음식이 된다. 이탈리아에서 강한 술과 함께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디저트로 사용되기도 한다. 자, 이제 마트로 다시 돌아와 보자. 어떤 치즈를 사야 할까. 사실 정답은 없다. 여유가 된다면 되도록 두 치즈를 사서 먹어 본 후 취향에 맞는 치즈를 찾으라 권하고 싶다. 강판에 갈아서 파스타와 리조토 맛을 완성하는 조미료로 사용해도 좋고 조각내어 와인 안주로 먹어도 좋다. 중요하지만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두 경질치즈를 칼로 썰지 말고 그냥 큼직하게 손으로 거칠게 잘라서 한 입 먹어 보자. 입자감이 살아 있는 경질치즈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오던 유조선, 中해역서 화물선과 충돌… 32명 실종

    한국 오던 유조선, 中해역서 화물선과 충돌… 32명 실종

    실종자 이란인 30명·방글라 2명이란을 떠나 충남 서산 대산항으로 오던 유조선이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 해안에서 화물선과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 선원 3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6일 오후 8시쯤 장강(長江) 입구 기준 동쪽 160해리 해상에서 파나마 선적 유조선 상치호가 홍콩 선적 화물선 창펑수이징호와 충돌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고로 유조선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소돼 타고 있던 선원 32명(이란 국적 30명, 방글라데시 국적 2명)이 실종됐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자국 석유부 카스라 누리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사고 유조선은 이란 국영유조선회사(NITC) 소유이며 이를 한국의 한화토탈이 임대해 초경질유(가스콘덴세이트)를 싣고 대산항으로 운반하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누리 대변인은 “사고 유조선에 실려 있던 초경질유는 100만 배럴로 시가 6000만 달러(약 64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화물선에 타고 있던 중국인 승무원 21명은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이 화물선은 미국에서 곡물 6만 4000t을 싣고 중국 광둥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중국 당국은 기름 유출로 인한 해상 오염 방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결국 틀어진 트럼프·옛 측근

    결국 틀어진 트럼프·옛 측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옛 오른팔’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관계가 결국 파국을 맞을 조짐이다. 배넌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핵심 조사 대상인 ‘트럼프타워 회동’에 대해 반역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배넌에게 “미쳤다”고 응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옛 최측근이 대선 당시 승리를 위해 적국과 내통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 언론인인 마이클 울프가 곧 발간할 예정인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라는 신간에 실린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배넌은 “2016년 6월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장남)와 재러드 쿠슈너(트럼프 사위), 폴 매너퍼트(당시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을 흠집 낼 정보를 주겠다고 접근해 온 러시아 정보원들 사이에 이뤄진 회동은 반역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타워 회동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현장이었음을 주장한 것이다.배넌은 또 “캠프의 선임자 3명이 트럼프타워 25층에서 변호사도 없이 외국 정부 측 인물과 접촉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설사 그게 반역이나 비애국적인 건 아니라고 생각했더라도 연방수사국(FBI)을 즉각 불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의 대표를 지낸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과 인종주의의 배후에 있던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막강 실세로 불렸으나 외교 노선 등을 놓고 쿠슈너 고문과 갈등을 빚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배제됐다. 이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들어와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서면서 지난 8월 경질됐다. 그는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를 종종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배넌은 자신을 훨씬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이도록 언론에 잘못된 정보를 유출하면서 백악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게 그가 잘하는 유일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와 일대일 만남을 거의 하지 못한 배넌이 나에 대한 접근이나 정보 없이 거짓된 책들을 쓰는 몇몇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영향력을 가진 척한다”며 “배넌은 나 또는 나의 대통령직과 무관하며 그는 해임 당시 자신의 직업을 잃었을 뿐 아니라 미쳤다”고 지적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는 잘못되고 오도된 설명을 소식통으로 한 쓰레기 같은 타블로이드 픽션”이라고 깎아내렸다. 스테파니 그리샴 멜라니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멜라니아가 슬퍼 울었다”는 배넌의 주장에 대해 “멜라니아는 대선 승리로 매우 행복해했다”고 반박하면서 “이 책은 할인 소설 섹션에서나 팔릴 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초점] ‘젓가락 변 검사’ 강요까지…요양보호사의 호소

    [초점] ‘젓가락 변 검사’ 강요까지…요양보호사의 호소

    2008년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신체활동 보조나 가사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회보험제도다. 현재 전국의 요양보호사 수는 27만명으로, 지난 10년 동안 제도의 양적 팽창을 이끌었다. 하지만 높아진 노인의 복지 수준과는 달리 정작 서비스를 책임지는 요양보호사의 처우는 열악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노인의 과도한 요구과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기대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는 요양보호사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1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이 한국노인복지학회에 보고한 ‘노인과 요양보호사의 갈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요양보호사와 노인의 갈등 유형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노인 8명, 요양보호사 9명 등 17명을 만나 심층인터뷰를 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업무와 무관한 과도한 요구, ‘파출부’ 등 부적절한 호칭, 성희롱 등 주로 ‘갑질’ 문제를, 노인들은 업무 태만, 역량 부족, 성격 차이 등 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요양보호사는 경력 1~7년의 40~70대 여성이었고 노인은 70~80대로 4개월~7년간 서비스를 경험했다. ●요양보호사 “우리를 파출부, 식모 취급” 요양보호사들은 국가에서 자격증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노인들이 ‘파출부’, ‘도우미’, ‘청소부’, ‘식모’ 취급을 하는데서 큰 갈등이 생긴다고 봤다. 요양보호사 8명 중 6명이 이런 직업 비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요양보호사 A씨는 “누가 와서 ‘(이 사람) 누구야?’라고 물으면 (노인이) ‘청소아줌마다’라고 답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서비스에 포함돼 있지 않은 ‘변 검사’나 주말 이사를 위해 가구를 모두 닦아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요양보호사 B씨는 “자기가 변 봐놓고는 변 검사하라고 한다”며 “나무젓가락을 갖고 와서 변 색깔이 어떤가 봐달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요양보호사 2명은 직접적인 성희롱 경험을 거론했다. 2014년 한양대 산학협력단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요양보호사의 15%가 성희롱 및 성폭력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양보호사 C씨는 “정신이 멀쩡한데 여기 만져달라고 하고 긁어달라고도 한다”며 “긁어주면 혼자 씩 음침하게 웃고, ‘한번 줄래?’라는 식으로 나오는 대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방문목욕서비스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가정 방문 요양보호사가 모두 해주길 바라는 경우도 많았다. 요양보호사 D씨는 “목욕서비스는 따로 있는데 대부분 우리가 다 해주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돈을 훔쳐갔다거나 남편을 유혹한다는 의심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노인의 과도한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하기 어려운데다 시간을 초과해 서비스를 제공해도 추가적인 보상이 없어 갈등이 빈번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전체 가족 구성원이 6명인 가정에서 다른 가족의 일까지 떠맡는 사례도 있었다. D씨는 “자기네들이 먹은 설거지라던가 빨래, 청소를 다 요구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면 단정적으로 선을 그을 수 있는 입장이 못 될 때가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요양보호사 E씨는 “운동하다 ‘냉면이나 먹고 들어가자’고 하시면 나는 안 가고 싶다”며 “어르신을 모시고 가서 손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자리에 앉히려면 퇴근시간도 늦어지니까 싫은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하루 4시간 중 2시간은 휴대전화 사용”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많이 표시했다. 노인 A씨는 “걸레 하나를 빨아서 전부 닦는데 화장실도 다시 때를 묻혀놓고 너무 더러웠다”고 표현했다. 요양보호사들이 과도한 업무를 호소한 반면 노인들은 요양보호사의 눈치를 볼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노인 B씨는 “귀 어둡다고 못 듣는지 알고 그러는지 ‘신경질 내버릴까’라고 하고 던져버리고 탁탁 놔버리고 이런다”고 말했다. 노인 C씨는 “하루 4시간 중에 1시간은 통화하고 1시간은 휴대전화 보고 있고 집에서 일하는 것은 2시간 정도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 등 장기요양서비스 공급을 책임지는 공적 기관에서 책임있는 개입과 중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또 장기요양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요양보호사에게 불합리한 역할을 강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양보호사에게 성폭력을 가했을 때 법적인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기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고, 노인의 서비스 수급자격 제한과 같은 제도적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양보호사와 갈등을 겪는 노인도 갈등해소를 위한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中, 北문제 정기회의… 중국군 - 주한미군 핫라인 설치”

    “美·中, 北문제 정기회의… 중국군 - 주한미군 핫라인 설치”

    투명성 위해 상무·세관·금융당국, 美에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 설명워싱턴 정가 “北, 추가 도발보다 ‘핵 정당성 알리기’에 집중할 듯”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를 관할하는 양측 군사 담당부문 간 정기적인 회의를 갖고, 이와 함께 직통전화(핫라인)도 두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으며, 대북 제재의 이행 상황과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서도 정보 공유를 추진하기로 했다. 유사시 핫라인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랴오닝성 선양 소재 중국군 북부전구와 서울의 주한미군사령부 사이에 설치된다. 중국군 북부전구는 북한과의 접경지대를 관할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시간 30분 동안 북한 문제를 집중 논의하면서 북한의 핵 보유는 용인할 수 없으며 핵을 포기할 때까지 압력을 높이고 제재 등 조치에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신문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대북 제재와 규제와 관련해 상무, 세관, 금융당국이 각각 미국 정부 측에 수주간에서 수개월마다 이행 상황을 설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중국이 협력을 계속하는 한 미국 당국은 대북 군사행동 등 단독행동을 더욱 신중히 판단하기로 하고, 중국이 주장하는 대화에 의한 해결에도 이해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성의 군 관리구역 내에서 최근 주둔군을 위한 새로운 주거시설이 건설되고 있는 등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병력 배치 강화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앞서 21일 “북한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겠지만, 군사적 해결 시 북한 최후의 날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추가 도발을 경고했었다.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북한이 추가 도발보다는 ‘핵 보유 정당성 알리기’에 치중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북한은 지난달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지난 9월 수소탄 실험으로 국제사회에 핵보유국으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입장”이라면서 “이제 무리한 추가 도발보다는 자신들의 능력에 대한 ‘홍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북핵·미사일 장관급회의에 참석하고,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을 초대하기도 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수전 손턴 차관보 대행을 지명한 것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승리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손턴은 지난 3월부터 차관보 대행으로 일해왔지만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연구가를 포함한 일부 백악관 참모들의 반대로 지명이 늦어졌다. 백악관 참모들이 틸러슨 장관 경질설 등을 흘리며 흔들기에 나섰지만 결국 틸러슨 장관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트럼프, 골프 삼매경… 마크롱, 파병 장병과 군심 잡기 만찬

    트럼프, 골프 삼매경… 마크롱, 파병 장병과 군심 잡기 만찬

    美, 별장서 프로골퍼와 라운딩 佛, 전속 요리사와 니제르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또다시 ‘골프 삼매경’에 빠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외 파병 장병을 대상으로 ‘군심 잡기’에 나서는 등 서방 정상들의 대조적 크리스마스 나기가 화제다.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미 프로골프 선수 저스틴 토머스, 대니얼 버거, 짐 허먼 등과 골프를 쳤다고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 등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팜비치 개인별장 마라라고 리조트로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플로리다에서 매우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시점과 남은 연휴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이곳에서 6일간 머무르며 도착한 날을 빼고는 매일 골프장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휴에 내년 1월 말 있을 국정연설 준비에 착수하는 동시에 경질설이 제기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거취 문제 등도 고민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반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 아프리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주둔하는 프랑스군 기지를 방문해 장병 700여명과 크리스마스 만찬을 함께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만찬은 마크롱 대통령의 엘리제궁 전속 요리사가 파리에서 만들어 온 음식들로 마련됐다. 프랑스군 장병들이 지난주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은 대통령을 위해 축하노래를 불러주고 마크롱 대통령이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방송으로 공개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음식과 요리사를 아프리카까지 공수하는 정성을 보인 것은 지난여름 국방예산 삭감 과정에서 대통령과 군 수뇌부의 갈등이 불거지며 군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난항과 측근들의 잇단 낙마 등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별다른 크리스마스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23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군 장병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내용의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발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재용 재판 나온 최순실 연신 ‘신경질’… “朴에게 삼성 승마 지원 얘기한 적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 뇌물 사건에 대해 또다시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면서도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삼성의 로드맵에 따른 것이지 특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의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씨는 “말 소유권은 삼성이 전적으로 갖고 있고, 말 구입도 삼성이 알아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삼성이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구입한 것이 정씨를 위한 것 아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도 “정유라가 타는 말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다.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6명의 선수를 선발해 독일에 오면 사 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최씨는 이날 특검의 질문마다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도대체 뭘 물으려는 거냐, 핵심만 물어보라”, “유도질문하지 말라”며 즉답을 피했다. 특히 말 구입 경위를 재차 묻자 “독일을 한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오시든가 해야 한다”며 짜증을 냈다. 반면 승마 지원이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 핵심적인 뇌물 혐의 등에는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사실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통령이 대한승마협회 인사 문제나 삼성의 승마 지원 등에 대해 최씨를 통해 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얘기한 적 없다”며 “대통령을 너무 무시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수차례 통화하며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엔 되레 “그런 질문은 실례”라고 말했다. 최씨는 특히 말 구입과 교환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면 “다 박원오(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했다”고 답했다가 2015년 12월 초 박 전 전무가 최씨와 결별하고 독일에서 귀국한 뒤라 시점이 맞지 않다고 특검이 지적하자 “박원오랑 사귀던 사이도 아닌데 무슨 결별이냐”고 말을 돌렸다. 여러 차례 답을 피하는 최씨에게 재판장은 거듭 “답변을 제대로 하라”고 제지했다. 최씨는 또 지난 7월 정씨가 1심 재판에서 “엄마가 삼성 말을 ‘네 말처럼 타라’고 했다”, “삼성이 말을 바꾸라고 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선 “걔가 무슨 정신으로 했겠느냐”며 “그러게 왜 애를 밤에 데려가셨냐”고 특검에 따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순실 “아니다, 모른다, 답답하다”…이재용 재판서 특검에 ‘짜증’

    최순실 “아니다, 모른다, 답답하다”…이재용 재판서 특검에 ‘짜증’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아니다’, ‘모른다’, ‘답답하다’는 등의 답변으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최씨는 증언을 거부하다가 재판장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최씨는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 때 증인으로 나온 데 이어 두 번째다. 특검팀은 지난해 1월 11일 삼성전자 황성수 당시 전무가 박상진 당시 사장에게 ‘그랑프리급 말 구입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한 문자를 제시하며 최씨에게 “증인이 삼성에 요청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 말 소유권은 삼성이 전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이(승마지원) 자체를 (딸) 유라를 위해서 시작한 게 아닌 만큼 검찰이 그런 전제로 물어보면 제가 대답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도 질문하지 마시라. 제가 개입해서 샀다는 걸 묻는 거냐”고 반문했다. 말 구입 문제를 두고 특검팀이 유사한 질문을 계속하자 “답답하다”면서 “독일을 한 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오시든가 해야 했다”고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이 지난해 초에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사게 된 경위를 묻는 말에는 “정유라가 타는 말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다.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선수들이 독일에 오면 사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검팀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하자 최씨 역시 “뭐가 또 이해가 안 가느냐. 서로 마찬가지”라고 받아쳐 방청객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최씨는 특검팀이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 내용으로 질문을 시작하자 “안종범 수첩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재판장에게서 “단지 안종범 수첩 내용이라서 증언을 못 한다는 건 증언 거부 사유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씨는 특검팀이 “박 전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두 달 남짓 295차례나 통화하며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그건 물어보는 게 실례”라며 입을 닫았다. 특검팀이 “대통령과 이재용의 단독면담 전후 두 사람이 통화한 것으로 봐서 증인이 대통령에게 면담 때 할 얘기나 요청 사항을 말해준 것 아니냐”고 묻자 최씨는 “그건 대한민국 대통령을 너무 무시하는 얘기”라며 “저는 총수 면담은 관심도 없다. 제가 거기에서 뭐 얻을 게 있다고 관심을 보이냐”고 쏘아붙였다. 특검팀이 조카 장시호씨의 증언을 토대로 최씨에게 총수들과의 일정을 알고 있던 것 아니냐고 다시 추궁하자 “장시호 플리바게닝(범죄 수사 협조자에게 형벌을 감경 또는 감면해 주는 제도)의 너무 심한 사례인 것 같다”며 “나는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 최씨는 특검팀이 “박상진 사장은 증인에게서 ‘삼성에 도와드릴 게 있으면 말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맞느냐 아니냐. 기억이 안 나느냐”고 묻자 “저는 그런 얘길 한 적이 없다. 왜 이렇게 강요를 하시느냐. 저는 삼성하고 어떤 거래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을 도와주라는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얘길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피의 숙청’ 시작 “황병서 처벌…내년엔 박봉주”

    김정은 ‘피의 숙청’ 시작 “황병서 처벌…내년엔 박봉주”

    북한이 내년에도 군 고위인사를 중심으로 엘리트에 대한 숙청과 처벌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황병서와 김원홍에 대한 처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이 과정에서 군부의 불만이 팽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돼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제1부국장이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원은 특히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할 경우 책임 전가 차원에서 경제부문 엘리트들의 희생 가능성이 있다”면서 박봉주 내각 총리와 안정수 노동당 경제담당 부위원장 등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에서는 그간 경제 악화에 따른 주민 불만을 돌리기 위해 경제 관료를 희생양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있었다. 1990년대 중후반 식량난과 관련해 서관히 노동당 농업담당 비서가 처형됐고 2009년에는 화폐개혁 실패에 따라 박남기 노동당 재정계획부장이 공개 처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황병서는 상상 이상의 심각한 정도의 강등 조치가 이뤄져 현재 인민군 차수보다 한참 아래의 직책을 받고 모 부처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김원홍은 보위부장에서 경질될 때 부정부패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 부정부패 문제가 또 하나 발견돼 농장의 농장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사견을 전제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누나인 김설송이 “정책적·전략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19년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 14기 대의원 선거에서 공식적으로 데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핵 앞 손가락질만 해대는 여야, 부끄럽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외교를 놓고 여야가 원색적인 공방에 나섰다. 야권은 일제히 ‘구걸외교’ ‘조공외교’와 같은 극언을 퍼부어대며 문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고, 이에 질세라 여당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거냐”는 생뚱맞은 소리로 맞불을 놓고 있다. 문 대통령 방중 외교의 성과는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이 국빈 방문에 걸맞은 예우를 한 것인지, 그제 양국이 발표한 정상회담 합의가 북핵 해결에 실질적 도움이 될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문제가 일절 논의되지 않은 점, 시진핑 주석이 끝끝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끄집어 내 갈등의 불씨를 이어 간 점은 분명히 회담의 의미를 퇴색시킨 대목이다. 그러나 그런 논란과 별개로 지금 여야의 공방은 국익을 앞세운 것이라기보다 다분히 정파적, 정략적 의도를 담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난 그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난 뒤 문 대통령을 향해 “황제 취임식에 조공외교를 하러 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방중 일정 자체가 홀대와 굴욕, 수모의 연속이었다. 국격도, 주권국가의 자존심도 내팽개친 구걸 외교의 당연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금도를 넘은 막말”이라며 “아직도 선거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냐”고 맞받았다. 북핵 위기가 정점에 다다른 지금 이런 원색적이고 단세포적인 공방에 매몰된 여야의 모습이 개탄스럽다. 현 정부 출범 후 북핵 위기가 나날이 고조돼 온 상황에서 국민 대표들이 모였다는 국회는 지금껏 대체 무엇을 했는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기껏해야 상임위를 열어 소관 장관 불러다 뻔한 보고 듣는 것 말고 무슨 고민을 하고 어떤 해법을 내놨는가. 기껏해야 인터넷에 떠도는 무절제한 댓글들 가운데 가장 자극적으로 입맛에 맞는 것들만 골라 되뇌는 이런 질 낮은 정치로 작금의 중차대한 난국을 어떻게 헤쳐가겠다는 것인가. 핏대 높이는 공방 속에서도 사실은 여야 의원 상당수가 국회를 비우고 외유를 떠나 임시국회마저 소집하기가 어려운 지경이 된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죄다 이런 국회를 가진 국민이라는 게 부끄러울 뿐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중국 경호원들의 한국 기자 폭행 사태와 관련해 외교장관 등의 경질을 요구했다지만, 그에 앞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규탄 결의안이라도 채택하며 훼손된 국익을 바로 세우는 노력은 왜 생각조차 않는지도 의문이다. 입만 열면 새 정치를 외치는 이들이건만 국민 눈엔 누가 볼세라 슬그머니 자기들 세비부터 올리는 집단이 국회일 뿐이다. 정녕 작금의 정세가 걱정된다면 공전 중인 임시국회라도 즉각 가동해 일하는 시늉이라도 하기 바란다.
  • 野 “中에 조공·구걸 외교”…與 “평화해결 합의 성과”

    국민의당 “외교·안보라인 즉각 경질을” 민주당 “국빈방문에 기자폭행 안 될일”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15일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국격을 훼손한 조공·구걸외교”라고 일제히 평가절하했다. 중국 경호원들이 한국 사진기자를 집단 폭행한 사건에 대해서는 외교안보라인의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일본 방문 중에 특파원들과 만나 “황제 취임식에 조공외교를 하러 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한·중 양국이 공동기자회견을 하지도 않았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기자 폭행이라는 엄청난 참사 속에 또다시 대화와 타협이라는 면죄부를 북한에 준 것은 외교참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외교안보라인의 경질까지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상회담 취재기자단이 얻어맞도록 하는 정부가 국민은 어떻게 보호한다는 것이냐”면서 “기자들이 맞은 게 아니라 국민의 자존심이 짓밟힌 것이다. 이번 사건은 향후 외교 일정을 중단해야 할 사안이었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접근도 못 하고 ‘전쟁 방지’, ‘대화와 협상’이니 하는 하나마나한 4대 원칙 등에는 국민은 별 관심 없다”면서 “제발 갈갈이 찢어진 우리 자존심 한 조각이라도 찾아서 돌아오시기 바란다. 한국에 돌아옴과 동시에 외교장관과 주중대사는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여당은 반면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를 적극 옹호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한반도 전쟁 불가 및 확고한 비핵화,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에 대해 한·중 두 정상이 합의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송영길 의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시진핑 주석이 서로간의 불편한 문제에 대해 배려하는 ‘구동존이’(다른 점을 인정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의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도 그러나 한국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다. 우 원내대표는 “중국 사설 경호인력의 폭력 사건은 매우 유감스럽다. 국빈 방문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안철수 “기자 폭행 사건, 대한민국 외교 얼굴 들 수 없을 정도”

    안철수 “기자 폭행 사건, 대한민국 외교 얼굴 들 수 없을 정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5일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들이 중국 측 경호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대한민국 외교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라고 비판했다.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재 기자가 얻어맞도록 하는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한다는 것이냐”며 “국민 자존심이 시퍼렇게 멍들었다는 것을 직시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정부 대표단의 현장 대응은 대체 뭐냐”며 “때린 사람은 중국 경호원은 아니고 공안이 고용한 사설 경호원이라고 해명하고 설명한 것이 거의 전부가 아니냐. 맞은 사람들이 시설 좋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홍보하며 덮자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특히 “이번 사건은 향후 외교를 중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발 갈가리 찢어진 자존심을 한 조각이라도 찾아서 돌아와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돌아옴과 동시에 (강경화) 외교장관과 (노영민) 주중대사를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문 대통령을 취재하려던 기자를 중국 경호원들이 제재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호원이 한국의 한 사진기자의 멱살을 잡으며 넘어뜨렸다. 문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전시관으로 출입하려 하자 기자들을 막기도 했다. 사진기자가 중국 경호원에게 출입을 하게 해달라고 하며 문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중국 경호원은 이 기자의 멱살을 잡고 구타했고, 다른 중국 경호원들도 몰려들어 집단 폭행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악관, 틸러슨의 ‘무조건 대화’ 제동

    백악관, 틸러슨의 ‘무조건 대화’ 제동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는 전날 ‘선 핵포기’ 등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틸러슨 발언 동맹국 혼란 부를까 우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고려하더라도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북한 정권이 근본적인 태도를 개선할 때까지 북한과의 협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다만 북한은 먼저 어떠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무장관이 말한 것처럼 이것은 단지 핵과 미사일 추가 시험을 안 하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인 ‘선 핵포기’를 명확히 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도 “북한은 터무니없는 강요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정권이기 때문에 미국의 유일한 목표는 비핵화”라며 “틸러슨 장관이 거론한 ‘조건 없는 대화’가 북한에 대한 압력을 줄이거나 보상 요구에 굴복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무부도 백악관과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의 ‘무(無)조건적’ 대북 대화 제안과 관련, “(틸러슨 장관은) 대북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는 소강기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가이드라인을 다시 한번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북한과 ‘적절한 시기에’ 대화하는 데 열려 있지만, 지금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멈출 의향을 보이지 않으므로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복수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백악관 관료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독려한 상황에서 나온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동맹국들 사이에 혼란을 싹트게 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 직후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고 성명을 낸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틸러슨 경질 준비’ 보도 뒤 사태 불거져 가디언은 “이는 미국 외교정책의 혼선과 틸러슨 장관의 입지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틸러슨 장관이 얼마나 더 트럼프 행정부에 남아 있을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도 “이번 논란은 백악관이 국무장관을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불거졌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해 14~15일 태국을 방문하는 조지프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현지에서 북한 측 인사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의 더네이션이 보도했다. 윤 대표가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이사회(CSCAP) 총회에 참석하고, 북한 최진 외무성 산하 평화군축연구소 부소장 등 북측 인사들이 참석하면서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이 예상됐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에 “무조건 만나자” 틸러슨 파격 제안...트럼프 침묵 배경은

    북에 “무조건 만나자” 틸러슨 파격 제안...트럼프 침묵 배경은

    ‘경질설’에 작심 발언 또는 소신 피력 가능성내년 ‘3월 데드라인’ 앞두고 대북 최후 경고?백악관 “대북 입장 변화없어”···트럼프는 침묵 북한에 대해 “무조건 만나자”는 파격 제안을 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이 백악관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면서 빛이 바래고 있다. 하지만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틸러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한국과 미국 싱크탱크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며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또 “(핵·미사일)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연설은 국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최근 교체설이 나오는 틸러슨 장관이 마지막 ‘작심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틸러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핵 해법과 관련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나는 동반자인 매티스 장관에게 ‘우리가 거기로 간다면 나는 실패한 것이다. 나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고 많이 얘기해왔다”고 소개했다. 이는 앞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영국 의회에서 “중앙정보국(CIA) 수뇌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저지할 수 기회는 3개월이라고 통보했다”는 보도로 미뤄 볼때 틸러슨 장관이 북한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이런 가운데 13일 백악관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야 대화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는 반응이다. 하지만 최종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에도 몇차례 트위터로 발언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하루가 지나도록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정부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북한은 먼저 어떠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을 고려하면 분명히 지금은 (대화할) 시간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태도를 개선할 때까지 북한과의 협상은 기다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합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틸러슨 장관의 제안이 알려진 직후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지역경기 다시 활기… 568명 이재민 “한 달째 텐트 생활 우울증”

    지역경기 다시 활기… 568명 이재민 “한 달째 텐트 생활 우울증”

    흥해체육관 등 대피소 4곳 이재민 언제 집으로 돌아갈지 기약없어“대피소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기분이 우울해지고 성격이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겨울 칼바람이 살을 에는 듯 차가웠던 12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서 만난 50대 초반의 주부 조모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선뜻 말을 붙이는 게 미안할 만큼 피곤과 스트레스에 절어 있는 얼굴이었다. 지난달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지축을 뒤흔든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찾은 포항은 추위 때문에 더 쓸쓸해 보였다. 이재민 396명이 생활하고 있는 흥해체육관은 한산했다. 가장과 젊은이, 학생, 아이들은 일터나 학교, 유치원 등으로 가고 없었고 노인과 주부 여남은 명만 눈에 띄었다. 침실 역할을 하는 각자의 좁은 텐트에 누워 있거나 체육관 관중석에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포항시, 내주부터 지원금 지급 이재민 남모(71·흥해읍)씨는 “추위로 밖에 나가기가 힘들어 감옥 같은 대피소에서 지내자니 답답하고 미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50대 여성 이재민은 “여기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화병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피소에는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놀이방(오전 8시~오후 9시 운영)은 있지만 어른을 위한 편의시설은 없다. 이 체육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황모씨는 “이재민들이 서로 신경이 예민해지다 보니 사소한 일로 언쟁을 벌이기도 하고, 시에서 이재민들이 궁금해하는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아 많이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추위는 피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 체육관엔 대형 온풍기 4대가 설치돼 돌아가고 있었고 텐트 바닥에는 온열 매트가 깔렸다. 체육관 내 화장실(남녀 각 6칸)과 세면장(남녀 각 1칸)은 이재민 전용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아침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체육관 한구석에서는 의료지원반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 이재민은 지진으로 집이 부분 파손돼 복구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정부가 피해 가구별로 지원하는 재난지원금은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인데, 이 돈으로는 피해를 복구하기는 부족하다는 게 이재민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금액마저도 아직 정부 예산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은 정부가 이번 주말쯤 예산을 내려보낼 계획이어서 다음주면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현재까지 340억원을 넘은 국민 성금으로 전파 및 반파 피해 가구별로 500만원(세입자 250만원)과 250만원(125만원)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흥해체육관을 포함해 현재 포항시엔 4곳의 대피소에서 모두 568명이 피난살이를 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가 너무 커 아예 철거를 해야 하는 주택의 이재민 524명(218가구)은 정부가 제공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민임대주택, 다가구주택, 전세임대 등에 임시로 이미 입주했다. 그중 128가구는 흥해읍 대성아파트 주민들이다. 시는 이날까지 이재민들을 위한 이동형 조립식 주택 12채를 추가 설치하고 빠르면 13일부터 입주시킬 계획이다. ●“또 지진 날라” 경로당에 사는 노인들 지진으로 철거 결정이 내려졌을 만큼 피해가 컸던 대성아파트를 가봤더니 흉물스러웠던 한 달 전 모습 그대로였다. 건물이 기울어진 E동의 중간 벽에는 금세라도 아파트가 두 쪽이 날 것처럼 큰 균열이 위아래로 나 있었다. 철제 베란다 난간이 구부러지고, 아파트 현관문은 아예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아파트 출입은 붕괴 위험으로 여전히 통제되고 있었다. 이 아파트의 철거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사유시설인 건물 철거를 위해서는 근저당권을 설정한 은행, 해당 주민과의 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모두 쉽지 않은 문제여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앙지였던 흥해읍 망천리 181가구, 300여명의 주민도 심각한 지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조준길(70) 이장은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라 지진에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면서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두통과 어지럼증, 이명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다”고 했다. 이런 불안감 탓에 혼자 사는 70~80대 여성 노인 8명은 경로당에서 숙식을 함께하고 있다. 경로당에서 만난 노인들은 “집에서 혼자 산다는 게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역 경기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한 달 전 손님이 뚝 끊겨 을씨년스러웠던 죽도시장에 가보니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허창호(47) 죽도시장연합회장은 “손님이 지진 전의 80%까지 회복된 것 같다”고 했고,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4)씨는 “지진으로 한 달 가까이 장사를 못 해 손해가 컸지만, 다행히 지난 주말부터 손님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 직후 무더기 예약 취소 사태를 겪은 포항크루즈는 지난 9일과 10일 각각 310명, 390명이 찾아 지진 직후에 비해 3배 정도 관광객이 늘었다. 물론 지진 전 휴일 평균 1300명에는 아직 못 미친다. 지진으로 파손됐던 도로, 다리 등 공공시설물은 전부 복구가 완료됐다. 포항시는 이번 지진 피해액을 546억원으로 최종 집계했고 복구비는 총 1440억원으로 잡았다. 글 사진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BMW코리아 회장에 김효준…업계 “인증서류 조작으로 사실상 경질”

    BMW코리아 회장에 김효준…업계 “인증서류 조작으로 사실상 경질”

    BMW코리아의 김효준(60) 사장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사실상 문책성 경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BMW코리아는 최근 8만대가 넘는 차의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됐다. 수입차 브랜드 한국법인이 ‘회장’직까지 두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수입 인증서류 조작에 대한 문책성 인사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준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BMW코리아는 6일 김효준 현 사장이 2018년 1월 1일부로 회장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1995년 BMW코리아 재무 담당으로 입사해 2000년 9월부터 17년 동안 BMW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했다. BMW코리아 사장직은 내년 3월 1일 취임 예정인 한상윤(50) 현 BMW 말레이시아 법인장이 물려받는다. 신임 한 사장은 사브 코리아, 한국지엠(GM) 등을 거쳐 2003년 BMW코리아에 입사해 2015년까지 근무하면서 세일즈 부문을 총괄한 인물이다. 2016년 1월 BMW말레이시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BMW코리아는 “김효준 사장이 한국법인 대표이사 회장 역할을 맡으면서 (한 사장으로의) 경영 승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증서류 조작 사건으로 김 사장이 일선에서 단계적으로 물러나는 ‘경질 인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울러 BMW가 이번 인사와 함께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팀을 신설한다”고 밝힌 것도 ‘인증서류 조작’ 사건의 여파로 해석된다. 지난달 환경부와 관세청은 BMW코리아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8만 1483대의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해 수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단일 회사 사상 최대 규모의 배출가스 관련 과징금 608억원을 BMW코리아에 부과했다. 이 사건은 독일 BMW 본사에 보고됐고, 지난달 말 본사 임원이 한국을 방문해 대책뿐 아니라 인사와 조직개편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밤’ 배우 최희서가 쿨하게 용서한 ‘대종상 영화제’ 방송 사고는?

    ‘한밤’ 배우 최희서가 쿨하게 용서한 ‘대종상 영화제’ 방송 사고는?

    배우 최희서 대종상 영화제 당시 방송사고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5일 오후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한 배우 최희서(31)가 지난 10월 열린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당시 방송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희서는 “사실 무대 위에서 아무것도 안 들려 몰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알게 됐을 때, 이준익 감독님과 그런 얘기를 했다”며 “‘블랙코미디’같다. 우린 몰랐는데 뒤에서 일어난 이런 말도 관객들이 들은 거다.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최희서가 언급한 대종상 영화제 방송 사고는 시상식 중계를 맡은 TV조선 측 관계자의 목소리가 담기면서 시작됐다. 당시 여우주연상과 여우신인상을 수상한 최희서가 수상소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의문의 남성 목소리가 겹쳐 들렸다. 의문의 남성은 이준익 감독에게 ‘빡빡이’라고 칭하는 가하면 최희서의 수상 소감이 길어지자 “밤 샐래?”, “아 돌겠네” 라는 등 신경질 적인 태도를 보였다. 해당 목소리가 담긴 영상은 ‘마음의 소리’ 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을 빚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두시 만세’ 김흥국이 국정원-MBC 모략에 희생양이 된 이유

    ‘두시 만세’ 김흥국이 국정원-MBC 모략에 희생양이 된 이유

    가수 김흥국이 MBC ‘두시 만세’에서 하차한 배경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그가 밝힌 심경이 눈길을 끌고 있다.4일 한 매체는 가수 김흥국(59)이 지난 2011년 MBC 라디오 ‘두시 만세’에서 하차한 이유가 국정원과 MBC 간부의 ‘종북 성향’ 연예인 퇴출 모략과 관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당시 국정원과 MBC 간부의 대화 내용이 담긴 ‘MBC 대상 종북성향 MC·연예인 퇴출조치 협조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시 만세’에서 강제 하차한 김흥국은 좌편향 연예인을 MBC에서 퇴출시키던 시점에 벌어진 ‘물타기 퇴출’ 희생양으로, 김미화 등 타 연예인 퇴출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과정에 이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흥국은 방송에서 보수 성향임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보도로 인해 김흥국의 하차가 부당하게 이뤄진 점이 공개되자, 김흥국이 하차 당시 밝힌 심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김흥국은 지난 2015년 4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라디오 하차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두시 만세’ 진짜 열심히 했는데 퇴출을 당했다”면서 “생계가 달린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내가 다른 곳을 찾을 때까지만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했는데도 그걸 안 해줬다”면서 “그래서 내가 화가 나서 1인 시위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실제로 김흥국은 2011년 6월, 여의도 MBC 본사 앞 정문에서 MBC의 일방적 경질 통보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라디오본부장으로부터 ‘선거 유세현장’에 간 것을 이유로 하차 통보를 받았다”며 부당함을 호소, 삭발까지 감행했다. 김흥국은 시위 당시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으로부터 그 해 4월 재·보궐선거 당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분당 지역 유세 현장에 동원한 것을 경질 사유로 통보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본인의 라디오 하차 이유가 다시 거론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김흥국은 “억울하지만 이미 지난 이야기”라며 말을 아꼈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어린이 입맛’ 트럼프 “햄버거만 4개 먹고 폭언 일삼아”

    ‘어린이 입맛’ 트럼프 “햄버거만 4개 먹고 폭언 일삼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패스트푸드와 과자 등 ‘어린이 입맛’으로 햄버거를 4개씩 먹으며 폭언을 일삼는다는 측근들의 증언이 나왔다.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낸 코리 루언다우스키와 부본부장 출신인 데이비드 보시가 5일(현지시간) 출간하는 책 ‘렛 트럼프 비 트럼프’(Let Trump Be Trump)를 미리 입수해 보도했다. 이 책에서 두 전직 참모는 트럼프가 식습관부터 비범했다고 입을 모았다. 선거기간 맥도날드에 들르면 빅맥 2개, 필레오피시(생선버거) 2개를 주문해 먹어치우고 입가심으로 초콜릿 밀크셰이크를 들이켰다는 것이다. 성인 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2500㎈에 육박하는 2420㎈를 한 끼에 먹어치운 것이다. 맥도날드, KFC,피자, 다이어트 코크가 주요 메뉴인 가운데 오레오, 프레첼, 감자칩 등 각종 과자가 넘쳤다. 참모들은 “유명한 세균 혐오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한번 개봉한 과자는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용기에는 항상 엘튼 존의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볼륨이 너무 커 생각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으며 참모들을 다그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도 못지않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돌변해 고함을 질러댔는데 멘탈이 가장 강하다는 사람조차도 산산조각으로 부서질 강도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도 “트럼프 포스 원에서 낙하산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선대본부장직에서 퇴출당한 루언다우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을 원망하는 대신 원망의 화살을 후임인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에게 돌렸다. 루언다우스키는 책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매너포트가 “트럼프 대통령이 더는 TV에 출연해선 안된다. 특히 일요일 쇼는 안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격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나 화가 났는지 헬기 조종사에게 휴대전화를 쓸 수 있도록 고도를 낮춰 비행하라고 지시했으며 곧 매너포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일요일 TV에 출연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나는 내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출연할 테고 넌 더는 그런 말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조를 누그러뜨리라고? 난 높일 거다.네가 정치 프로인 줄 아냐. 나는 인생 프로다. 너같은 인간을 아는데… 네 꼴을 봐라” 등의 말을 욕설을 섞어 내뱉었다며 “세계 역사에서 가장 대단한 급습이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한번은 루언다우스키가 몸이 아파 전용기에서 잠이 든 적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깨우더니 “감당 못 하겠으면 다른 사람을 데려오겠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직원에게 “이제 코리 말 듣지 마라. 더는 네 상관이 아니다”라고 말해 “큰 상처를 입었지만 이는 천개의 상처 중 하나일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루언다우스키는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한편 트럼프의 키는 189cm, 몸무게는 107kg. 그의 후보시절 주치의는 “트럼프가 경도 비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엔 트럼프의 성격와 그의 식습관을 연관시키는 이론도 존재한다. 미국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분히 충동적이고 필요 이상으로 신경질적인데다 호전적이고 때론 자제력이 부족해 보이는 트럼프의 성격이 바로 그의 식습관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틸러슨 경질설에 “가짜뉴스…우리는 함께”

    트럼프 틸러슨 경질설에 “가짜뉴스…우리는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언론에서 제기된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의 경질설을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며 그의 유임을 확인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언론은 내가 렉스 틸러슨을 해임하거나 틸러슨이 곧 떠날 것으로 추측해왔다”면서 “(이는)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틸러슨은 떠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특정 주제들에 동의하지 않음에도(최종 결정은 내가 한다), 우리는 함께 협력하고 미국은 다시 크게 존경받는다!”고 적었다. 틸러슨 장관은 대북 기조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이 제기되며 거취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특히 전날 뉴욕타임스(NYT)가 백악관이 몇 주 내로 그를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도하면서 경질설이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처럼 외교 수장의 입지가 흔들리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틸러슨 장관도 이날 파예즈 사라지 리비아 총리와의 면담이 끝나고 사진을 찍는 동안 ‘사퇴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음을 띤 채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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