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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석영 칼럼] APEC ‘개방적 지역주의’는 실현 가능할까

    [최석영 칼럼] APEC ‘개방적 지역주의’는 실현 가능할까

    지난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1989년 APEC은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와 경제협력을 목표로 서울에서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출범 당시 중국, 홍콩 및 대만 등 3개의 중화 경제체의 참여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을 원만히 해결했다. 처음에는 각료급 회의체로 시작해 1993년 시애틀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1994년 보고르 선언에 이어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발표하면서 무역자유화와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담대한 행동계획을 합의했다. 또한 다자무역체제가 약화되는 상황에서도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협정(FTAAP) 체결을 위한 포괄적인 연구도 수행해왔다. APEC은 21개 경제체로 구성되고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하지만 일반 국제기구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구성원을 국가가 아닌 경제체(economy)로 칭한다. 또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홍콩과 대만을 독립된 관세 영역으로 인정하지만 국가로 규정하지 않는다. ‘아태경제협력’이라는 APEC의 명칭도 국제기구를 연상하기 어렵고, 정상회의도 공식적으로는 지도자 회의로 칭한다. 합의는 컨센서스에 기반하고 결정 사항은 비구속적이다. 소위 ‘아세안(ASEAN) 방식’을 따른 것이다. 구속력 없는 선언과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이행 강제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각국 최고위 인사들의 연례 회동에도 불구하고 논의 의제가 무역·투자에 국한된 것은 너무 편협하다는 의견도 있다. APEC은 ‘개방적 지역주의’(open regionalism)의 기치를 내걸었다. 회원국에만 배타적인 특혜를 부여하는 폐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에서 탈피해 비회원국도 자유화의 수혜자가 되는 개방적 협력체를 지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APEC이 주도한 추가 자유화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회원 경제체의 숫자도 장기간 동결돼 개방과 지역주의는 처음부터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결국 APEC의 개방적 지역주의는 장기적으로 추구하는 역동적인 목표 내지는 과제로 이해하는 것이 무난하다. 즉 언젠가 추가 자유화와 회원국 확대를 포함한 논의 의제의 확장도 추구할 수 있다. 사실 APEC은 다자간 자유화 추구라는 본질적인 목표 외에도 역내 경제체 간 대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이합집산하면서 거래가 이뤄지는 장마당 모습과 흡사하다. 경주에서도 한미, 한일,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양한 조합의 양자회담은 물론 굴지의 기업 CEO들의 회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의 추이와 미북 회담 가능성 여부가 마지막까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런 점에서 APEC의 합의가 비구속적이라 실효성이 없다는 비난은 탁상공론일 수 있다. 구속성이 약한 탓에 오히려 경제체 간 부담 없는 접촉과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사적 대전환에 발맞추어 APEC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APEC이 추구하는 개방적 지역주의에 부합하는 경제협력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혁신과 개혁이 절실하다. 먼저 APEC의 설립 목표인 무역·투자 자유화·원활화를 추진하되 FTAAP 같은 이상론에 매몰되지 말고 소다자 또는 분야별 협력 등 현실적이고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그간 동결된 회원국을 확대 또는 재조정하는 문제다. 중국에 필적하는 경제 강국의 잠재력을 가진 인도를 비롯해 고립 탈피와 국제사회 편입을 돕기 위한 북한의 참여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아시아 회원국을 늘릴 경우 형평을 위해 중남미 쪽의 회원 확대도 불가피할 것이다. 셋째, 변화하는 국제 여건에 부응해 그간 무역·투자 자유화와 경제협력에 집중된 논의 의제를 공급망 안보, 강압적 무역규제, 수출통제와 제재를 포함한 경제안보 이슈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 홍콩과 대만의 지위 때문에 국가안보와 직결된 의제를 논의하는 것이 금기시돼 왔으나 이 또한 지혜를 모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당초 APEC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가 역내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도 앞장설 것을 기대한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유) 고문·전 주제네바 대사
  • [마감 후] 황리단길 가기 100m 전

    [마감 후] 황리단길 가기 100m 전

    경북 경주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황리단길을 찾는다. 지난 1일까지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세계의 정상과 각국 관계자들이 쇼핑하거나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APEC 기간 내내 경주 시내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이었다. 저녁 시간에는 행인들의 어깨가 부딪칠 정도였다. 반면 황리단길을 약 100m만 벗어나도 거리에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주말인데도 원도심 일대인 ‘금리단길’은 문을 닫은 상점이 많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했다는 황남빵 가게만 북적일 뿐이었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차로 빵만 사서 돌아갔다. 전통시장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시장 나름대로 영어 안내문과 메뉴판을 마련하고 외국 관광객을 맞을 채비까지 한 모습이었지만, 평소보다 손님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가득했다. 교통 통제 때문에 현지인들마저 발걸음을 줄인 여파였다. 텅 빈 골목을 나서며 두 가지 걱정이 들었다. 하나는 황리단길로 편중된 관광 수요가 다른 곳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리단길에서 만난 한 음식점 직원은 “APEC 기간 오히려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여기는 가족끼리 한두 명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가 많은데 걱정”이라고 했다. “황리단길 근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여긴 효과를 모르겠다”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이었다. 또 다른 걱정 하나는 황리단길의 획일화였다. 비슷비슷한 길거리 음식점과 카페, 상점이 이어지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어서 있어서다. 일부 관광객 사이에선 “다른 지역 상점가와 비슷하다”거나 “굳이 한 번 더 오지는 않을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거기가 거기 같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하면 관광객 재방문은 감소하고, 주변 상권이나 관광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방문객이 많아 보이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로는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임대료 상승과 동종업종 난립, 주민과 기존 상인의 이탈 같은 ‘젠트리피케이션’도 발생하게 된다. ‘~리단길’의 모태가 된 서울 경리단길이 대표적이다. 경리단길은 유명세를 얻은 뒤 외부 자본이 유입되고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2016년 이후 폐업이 늘어나기 시작해 쇠퇴의 길을 걸었다. 경리단길을 따라 우후죽순 생겨난 전국 ‘리단길’들도 이런 경로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한국관광공사가 2021년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리단길’ 명칭을 쓰는 곳은 전국에 30여곳이지만 고유의 특색이나 정체성이 꾸준히 유지되는 곳은 많지 않다. “카페와 맛집을 중심으로 한번 가볼 만하지만 지역 정체성이 부족하다.” 한국관광공사 보고서가 황리단길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한국의 어떤 역사 도시보다 정체성이 강한 경주에 뼈아픈 분석이다. 경주 시민이 여러 불편을 감수하고 APEC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장기적 관점의 정책을 세워 이런 비판을 뒤집길 바란다. 김지예 사회부 기자
  • 이재용 회장·알바생의 ‘릴레이 온정’

    이재용 회장·알바생의 ‘릴레이 온정’

    “주부도 할 수 있다며 뽑아 준 카페 사장님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재용 회장님을 만날 수 있었겠어요. 뜻밖의 행운을 당연히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서 ‘용돈 5만원’을 받은 카페 알바생 제갈모(49)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해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 총수에게 커피를 선물하고 용돈을 받은 특별한 경험은 우연에다 제갈씨의 용기가 더해진 덕분이었다. 제갈씨는 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막 3개월이 된 40대의 ‘늦깎이’ 알바생이다. 오랜 주부 생활 끝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지만 번번이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시던 제갈씨에게 현재 일터인 이디야커피 경주한화리조트점은 “젊은이들보다 배우는 속도는 느릴 수 있어도 열정까지 낮을 거라곤 생각 안 한다”며 문을 열어 줬다. 이 회장이 한화리조트를 방문한 지난 1일 제갈씨는 리조트 로비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던 이 회장을 보고 조용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갈씨는 “이 회장님이 한화리조트에서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는 얘기를 듣고, APEC 행사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고생하고 계시겠다고 생각했다”며 “과연 커피를 받으실까 반신반의했지만 감사한 마음이라도 전하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제갈씨가 커피를 전달하자 이 회장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받아든 뒤 “감사하다”며 웃었다고 한다. 그대로 나가던 이 회장은 다시 돌아와 제갈씨에게 5만원권 지폐를 건네면서 “맛있는 것 사 드시라”며 음식 진열장을 가리켰다. 이날 제갈씨는 사비로 붕어빵 40여개를 구매해 당시 근무하던 경찰과 리조트 직원 등에게 나눠 줬다. 제갈씨가 받은 ‘5만원 선물’이 카페 사장님과 동료, 안전한 행사를 위해 애쓰던 경찰들 덕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에게서 받은 5만원권 지폐는 특별한 액자에 담았다. 제갈씨는 “APEC에서 나름의 작은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회장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경북, 포스트 APEC 사업 추진… 정상회담장은 ‘상징 공간’ 활용

    경북, 포스트 APEC 사업 추진… 정상회담장은 ‘상징 공간’ 활용

    경북도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포스트 APEC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한다. 도는 5일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APEC 정상회의 성과보고회’를 열고 3대 분야 10개 포스트 APEC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EC을 계기로 남겨진 유산을 활용해 경제 레거시, 문화 레거시, 평화 레거시 3대 분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주 CEO 서밋 창설 ▲APEC 퓨처 스퀘어 건립 ▲경북도 인공지능(AI) 새마을운동 전개를, 문화 분야에서는 ▲세계경주포럼 개최 ▲APEC 문화전당 건립 ▲보문단지 리노베이션 ▲APEC 개최도시 연합협의체 구축을 추진한다. 또한 평화 분야 ▲APEC 글로벌 인구협력위원회 창설 ▲신라통일평화정원 조성 ▲남부권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건립 등을 실행할 계획이다. APEC을 계기로 건립된 인프라 시설에 대한 활용 방안도 제시됐다.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은 철거하지 않고 상징 공간으로 활용한다. 정상회담 때 사용한 집기 등 일부를 그대로 두고 6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공개한다. 향후엔 국내외 관광객에게 한류를 전파하는 공연 및 체험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APEC을 계기로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통번역 시스템 등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갖춘 화백컨벤션센터(HICO)와 신규 조성된 국제미디어센터는 하나로 연결해 대형 컨벤션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HICO는 그간 좁은 공간이 단점으로 작용했으나, 공간 확보를 통해 대형 행사 유치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 정상회의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후속 사업 추진이 중요하다”며 “세계인을 사로잡은 역사·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경주를 글로벌 10대 관광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 세계 정상 사로잡은 전남 농특산물

    청정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된 전남 농특산물이 세계 각국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5일 고흥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오찬에서 고흥산 관자가 전채 요리로 제공됐다. 맑고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 육질이 단단하고 풍미가 뛰어난 관자는 신선한 바다 향과 은은한 단맛의 감칠맛이 특징이다. 같은 날 만찬에서는 디저트로 고흥 유자 소르베가 제공돼 청정 유자의 상큼하고 풍부한 향과 깔끔한 맛을 선보였다. 지난달 31일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는 국산 쌀과 고흥 유자를 활용해 배혜정도가에서 빚은 ‘호랑이 유자 생막걸리’가 공식 건배주로 등장했다. 5도의 낮은 도수 탁주로 청정해양성 기후 속에서 자란 고흥산 유자 원액을 사용해 그 특징을 최대한 살렸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한미 정상회담 오찬·만찬과 APEC 공식 만찬에 고흥산 관자와 유자가 사용된 것은 지역 농수산물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매우 뜻깊은 사례다”고 말했다. 보성군의 대표 특산품 ‘보성녹차’도 1일 APEC 한중 정상회담 만찬에서 중국 전통 디저트인 지마구와 함께 후식으로 제공됐다. 특히 이날 식단에서 ‘보성녹차’는 유일하게 지명이 표기된 지역 브랜드였다.
  • 일정 너무 많았나… 李대통령, 몸살로 소방공무원 오찬 취소

    일정 너무 많았나… 李대통령, 몸살로 소방공무원 오찬 취소

    지난주부터 아세안·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미·한일·한중 정상회담 등 ‘외교 빅이벤트’를 쉴 새 없이 치러냈던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몸살 여파로 인해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소방 공무원 초청 오찬에 이 대통령 대신 참석했다. 이번 오찬은 오는 9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소방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이 대통령이 주재하기로 했으나 몸살 여파로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27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순방한 후 이튿날 곧바로 경주로 향해 연쇄 정상회담 등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는 등 일주일 넘게 강행군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목이 쉰 채 발언을 이어가다 “내가 지금 감기 몸살에 걸려서 목소리가 이상하니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 실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이 대통령이) 스스로 건강과 체력은 타고났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늘상 말씀하시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강행군을 버티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새 시대의 첫 예산안 설명까지 마치시니 비로소, 잠시 재충전이 필요한 때가 되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강 실장은 이날 소방 공무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통해 “특별한 희생과 헌신에는 그에 걸맞은 보상이 따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강 실장은 참석한 소방 공무원들로부터 산불 진화 장비 확충, 지역 인프라 개선, 이 대통령의 소방의 날 행사 참석 등 건의 사항을 청취한 뒤 “대통령께 꼭 전해드리겠다”고 답했다.
  • 40대 알바생이 전한 경주 ‘커피 선행’ 뒷 이야기…삼성 이재용 ‘5만 원’, 경찰에 붕어빵으로 나눔

    40대 알바생이 전한 경주 ‘커피 선행’ 뒷 이야기…삼성 이재용 ‘5만 원’, 경찰에 붕어빵으로 나눔

    “주부도 할 수 있다며 뽑아 준 카페 사장님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재용 회장님을 만날 수 있었겠어요. 뜻밖의 행운을 당연히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서 ‘용돈 5만원’을 받은 카페 알바생 제갈모(49)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해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 총수에게 커피를 선물하고 용돈을 받은 특별한 경험은 우연에다 제갈씨의 용기가 더해진 덕분이었다. 제갈씨는 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막 3개월이 된 40대의 ‘늦깎이’ 알바생이다. 오랜 주부 생활 끝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지만 번번이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시던 제갈씨에게 현재 일터인 이디야커피 경주한화리조트점은 “젊은이들보다 배우는 속도는 느릴 수 있어도 열정까지 낮을 거라곤 생각 안 한다”며 문을 열어 줬다. 이 회장이 한화리조트를 방문한 지난 1일 제갈씨는 리조트 로비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던 이 회장을 보고 조용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갈씨는 “이 회장님이 한화리조트에서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는 얘기를 듣고, APEC 행사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고생하고 계시겠다고 생각했다”며 “과연 커피를 받으실까 반신반의했지만 감사한 마음이라도 전하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제갈씨가 커피를 전달하자 이 회장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받아 든 뒤 “감사하다”며 웃었다고 한다. 그대로 나가던 이 회장은 다시 돌아와 제갈씨에게 5만 원권 지폐를 건네면서 “맛있는 것 사 드시라”며 음식 진열장을 가리켰다. 이날 제갈씨는 사비로 붕어빵 40여개를 구매해 당시 근무하던 경찰과 리조트 직원 등에 나눠 줬다. 제갈씨가 받은 ‘5만원 선물’이 카페 사장님과 동료, 안전한 행사를 위해 애쓰던 경찰들 덕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에게서 받은 5만 원권 지폐는 특별한 액자에 담았다. 제갈씨는 “APEC에서 나름의 작은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회장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APEC 구토 술판’ 경찰, 10대에 압수물 털린 그 경찰

    ‘APEC 구토 술판’ 경찰, 10대에 압수물 털린 그 경찰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파견 나갔다가 음주 물의를 일으킨 경찰관 중 1명이 ‘압수물 도난 사건’으로 이미 감찰 조사를 받는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경남 창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 소속 30대 경찰관 A씨와 다른 경찰관 4명 등 총 5명은 지난달 27일 APEC 정상회의 경호·경비 지원차 경북 경주에 파견됐다가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내부에 구토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해 물의를 빚었다. 특히 A씨는 지난 9월 ‘압수물 부실 관리 건’으로도 적발돼 관련 감찰 조사를 받는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를 포함한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6명은 지난 9월 3일 오토바이 절도 혐의를 받는 10대 고등학생으로부터 압수한 범죄 핵심 증거물인 오토바이를 잠금장치 없이 보관해오다, 해당 고등학생에게 두 차례나 도난당하고 2주 넘게 몰랐던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A씨는 이 경찰서 수사과의 압수물 관리 담당자였다. 그런데도 A씨는 중대한 국가적 행사인 APEC 정상회의 경호·경비에 별다른 문제없이 파견됐다. 근무 태만 및 기강 해이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창원서부경찰서는 A씨가 파견과 관련한 결격사유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압수물 관리 담당자였던 점을 인지해 파견 전 경남경찰청에 질의했고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징계 요구 또는 처분 중인 상황에서만 파견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따라 예정대로 A씨를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경남경찰청 감찰계는 현재 압수물 부실 관리와 APEC 정상회의 음주 물의 등 2건과 관련해 A씨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달 안에 감찰을 마무리하고, A씨 등에 대한 징계 처분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 전석훈 경기도의원, 경기도의 AI 에이전트 주권시대 선언

    전석훈 경기도의원, 경기도의 AI 에이전트 주권시대 선언

    전석훈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3)은 5일 열린 제387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AI 고속도로’ 건설을 선언하며 10조 원대 예산을 편성하는 상황에 경기도가 오히려 AI 산업 육성 핵심 예산을 삭감하는 ‘위험천만한 역주행’을 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김동연 지사를 상대로 한 일문일답에서 ‘경기도 인공지능원’ 설립을 재차 촉구하는 한편, 경기도가 중심이 되는 ‘AI 에이전트 주권 시대’와 ‘아시아 미래 포럼’이라는 담대한 비전을 제시해 김 지사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하루 늦으면 한 세대 뒤처져”... 정부와 역행하는 경기도 전 의원은 최근 경주 APEC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나눈 대화를 상기시키며 질의를 시작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쳐진다”라고 발언하며 AI 예산을 10조 1천억 원으로 대폭 증액한 사실을 언급하며, AI 산업의 ‘골든 타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 의원은 경기도의 2026년도 AI 예산이 오히려 감액 편성된 위험천만한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AI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AI 컴퓨팅 지원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고, 경기도의 강점인 ‘피지컬 AI(제조 AI)’ 관련 예산조차 편성되지 않았다”라고 질타했다. 전석훈 의원은 “경기도의 모든 실·국에서 저마다 AI 관련 사업을 우후죽순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AI 산업 육성이라는 핵심에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고, 보여주기식 사업에 예산이 분산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AI 에이전트 주권’과 ‘아시아 미래 포럼’ 비전 제시 전 의원은 강력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과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본회의에서 ‘경기도 인공지능원’ 설립을 주장하며 조례안까지 준비했던 사실을 밝히며, AI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전 의원은 “경기도가 AI 분야의 ‘플레이메이커’가 되어야 한다”라며 “대한민국이 ‘AI 에이전트 주권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판교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전 세계 AI 에이전트 스타트업이 모이는 ‘천국’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파격적인 예산 지원과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나아가 전 의원은 “그동안 세계 과학기술은 다보스 포럼을 중심으로 논의됐지만, 이제는 아시아가 중심이 되는 ‘아시아 미래 포럼’을 기획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경기도가 압도적 강점을 가진 ‘제조 AI(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판교에서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을 시작하자”라며, “이는 경기도가 전 세계 AI 산업의 허브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팩트로 응원한다”... 김동연 지사, 전석훈 의원 제안에 전격 공감 김동연 지사는 전석훈 의원의 날카로운 지적과 비전 제시에 깊이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김 지사는 AI 핵심 예산 삭감 지적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라고 답했으며, 전 의원이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경기도 인공지능원’ 설립 취지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경기도의 ‘AI 에이전트 주권’과 ‘아시아 허브’ 역할에 대해 “(전 의원의 주장을) 팩트로 응원한다”라고 이례적으로 화답하며, “경기도가 AI 에이전트 사업하기 좋은 곳, 아시아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하며 경기도가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말로만 AI를 외칠 것이 아니라,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경기도가 전 세계 AI 스타트업의 천국이 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정책과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관련 조례 개정과 예산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 AI 산업의 중심을 경기도로 가져올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외교 슈퍼위크’ 치른 李대통령… 몸살로 오찬 일정 취소

    ‘외교 슈퍼위크’ 치른 李대통령… 몸살로 오찬 일정 취소

    지난주부터 아세안·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미·한일·한중 정상회담 등 ‘외교 빅이벤트’를 쉴 새 없이 치러냈던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몸살 여파로 인해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소방 공무원 초청 오찬에 이 대통령 대신 참석했다. 이번 오찬은 오는 9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소방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이 대통령이 주재하기로 했으나 몸살 여파로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27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순방한 후 이튿날 곧바로 경주로 향해 연쇄 정상회담 등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는 등 일주일 넘게 강행군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목이 쉰 채 발언을 이어가다 “내가 지금 감기 몸살에 걸려서 목소리가 이상하니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 실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이 대통령이) 스스로 건강과 체력은 타고났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늘상 말씀하시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강행군을 버티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새 시대의 첫 예산안 설명까지 마치시니 비로소, 잠시 재충전이 필요한 때가 되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강 실장은 이날 소방 공무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통해 “특별한 희생과 헌신에는 그에 걸맞은 보상이 따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강 실장은 참석한 소방 공무원들로부터 산불 진화 장비 확충, 지역 인프라 개선, 이 대통령의 소방의 날 행사 참석 등 건의 사항을 청취한 뒤 “대통령께 꼭 전해드리겠다”고 답했다.
  • 경북도 포스트 APEC 10개 사업 추진한다…정상회담장은 존치 활용

    경북도 포스트 APEC 10개 사업 추진한다…정상회담장은 존치 활용

    경북도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포스트 APEC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한다. 도는 5일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APEC 정상회의 성과보고회’를 열고 3대 분야 10개 포스트 APEC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EC을 계기로 남겨진 유산을 활용해 경제 레거시, 문화 레거시, 평화 레거시 3대 분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주 CEO Summit 창설 ▲APEC 퓨처 스퀘어 건립 ▲경북도 인공지능(AI) 새마을운동 전개를, 문화 분야에서는 ▲세계경주포럼 개최 ▲APEC 문화전당 건립 ▲보문단지 리노베이션 ▲APEC 개최도시 연합협의체 구축을 추진한다. 또한 평화 분야 ▲APEC 글로벌 인구협력위원회 창설 ▲신라통일평화정원 조성 ▲남부권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건립 등을 실행할 계획이다. APEC을 계기로 건립된 인프라 시설에 대한 활용 방안도 제시됐다.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은 철거하지 않고 상징 공간으로 활용한다. 정상회담 때 사용한 집기 등 일부를 그대로 두고 6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공개한다. 향후엔 국내외 관광객에게 한류를 전파하는 공연 및 체험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APEC을 계기로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통번역 시스템 등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갖춘 화백컨벤션센터(HICO)와 신규 조성된 국제미디어센터는 하나로 연결해 대형 컨벤션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HICO는 그간 좁은 공간이 단점으로 작용했으나, 공간 확보를 통해 대형 행사 유치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 정상회의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후속 사업 추진이 중요하다”며 “세계인을 사로잡은 역사·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경주를 글로벌 10대 관광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 “중국, 다카이치 총리에 예의 안 차릴 것”…대만 둘러싸고 갈등 심화

    “중국, 다카이치 총리에 예의 안 차릴 것”…대만 둘러싸고 갈등 심화

    중국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의 무역·관세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췄지만, 일본과는 새로운 갈등이 예고됐다. 홍콩 성도일보는 5일 “지난 3일 베이징에서 2025년도 중일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중국 측이 책임자의 공무상 일정으로 참석할 수 없다며 갑작스럽게 연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 ‘겐론NPO’와 중국의 해외 출판 관련 기관인 ‘중국국제전파집단’이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가 4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이 지난 1일 “공무상의 사정으로 인한 담당자의 부재”를 이유로 결과 공표 취소를 통보했다. 겐론NPO는 단독으로 결과를 공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조사 결과에 공동 저작권이 걸려 있어 보류했다.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성도일보는 “중국 측의 일방적인 일정 연기는 경주 APEC 기간 동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대표 접견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中외교부 “다카이치 행보, 매우 나빠” 비난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APEC에 국가가 아닌 ‘중화 타이베이’ 명칭으로 가입했다.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총통이 아닌 대표를 파견한다. 올해는 린신이 총통부(대통령실) 선임고문이 참석했다. 문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일 린 선임고문과 25분간 면담한 뒤 “일본과 대만의 실무 협력이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한 뒤부터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엑스에 린 선임고문과 함께 악수를 하며 찍은 사진을 직접 공개하기까지 했다.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린 선임고문에게 ‘대만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친구다. 협력과 교류를 심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은 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발신했다. 성질과 영향이 아주 나쁘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대만 측 대표를 ‘총통부 선임고문’이라고 표현한 점도 문제 삼았다. 중국이 일본과 20년 동안 매년 실시해 온 여론조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배경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도일보는 “모두가 알다시피 다카이치는 (영향력이) 약한 총리로, 얼마나 오래 (총리직을) 맡을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중국은 그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을 것이고 그의 집권 기간 중일 관계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일본, 선 넘었나…“중국, 다카이치 총리에 예의 안 차릴 것” 경고 나온 이유 [핫이슈]

    일본, 선 넘었나…“중국, 다카이치 총리에 예의 안 차릴 것” 경고 나온 이유 [핫이슈]

    중국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의 무역·관세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췄지만, 일본과는 새로운 갈등이 예고됐다. 홍콩 성도일보는 5일 “지난 3일 베이징에서 2025년도 중일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중국 측이 책임자의 공무상 일정으로 참석할 수 없다며 갑작스럽게 연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 ‘겐론NPO’와 중국의 해외 출판 관련 기관인 ‘중국국제전파집단’이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가 4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이 지난 1일 “공무상의 사정으로 인한 담당자의 부재”를 이유로 결과 공표 취소를 통보했다. 겐론NPO는 단독으로 결과를 공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조사 결과에 공동 저작권이 걸려 있어 보류했다.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성도일보는 “중국 측의 일방적인 일정 연기는 경주 APEC 기간 동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대표 접견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中외교부 “다카이치 행보, 매우 나빠” 비난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APEC에 국가가 아닌 ‘중화 타이베이’ 명칭으로 가입했다.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총통이 아닌 대표를 파견한다. 올해는 린신이 총통부(대통령실) 선임고문이 참석했다. 문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일 린 선임고문과 25분간 면담한 뒤 “일본과 대만의 실무 협력이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한 뒤부터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엑스에 린 선임고문과 함께 악수를 하며 찍은 사진을 직접 공개하기까지 했다.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린 선임고문에게 ‘대만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친구다. 협력과 교류를 심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은 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발신했다. 성질과 영향이 아주 나쁘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대만 측 대표를 ‘총통부 선임고문’이라고 표현한 점도 문제 삼았다. 중국이 일본과 20년 동안 매년 실시해 온 여론조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배경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도일보는 “모두가 알다시피 다카이치는 (영향력이) 약한 총리로, 얼마나 오래 (총리직을) 맡을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중국은 그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을 것이고 그의 집권 기간 중일 관계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무단이탈’ 中관광객 강원서 추가 검거…행적 조사해보니 ‘취업’

    ‘무단이탈’ 中관광객 강원서 추가 검거…행적 조사해보니 ‘취업’

    지난 9월 29일 인천항을 통해 무비자로 입국했다가 사라진 중국인 6명 중 1명이 추가로 당국에 붙잡혔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5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A(57)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조사대는 A씨 이탈 경위와 브로커 개입 여부 등을 조사 중이며 조만간 송치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9월 29일 크루즈선 ‘드림호’를 타고 인천항으로 입국한 뒤 인천 월미도 치맥 행사장을 이탈해 자취를 감췄다. A씨는 강원도 평창에서 일을 해오다 지난 달 29일 조사대에 검거됐다. 이로써 조사대는 지난 9월 29일 인천항으로 입국했다가 무단으로 이탈한 중국인 관광객 6명 중 5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앞서 조사대는 지난달 17일 이탈한 중국인 관광객 중 1명의 자진 출석을 유도해 붙잡았다. 이후 지난달 20일 전남 순천, 21일 충북 음성에서 각 1명을 검거했고 지난달 22일에도 경북 경주에서 자수한 중국인 관광객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들은 9월 29일부터 시행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제도가 아닌 무비자 체류 기간이 3일인 크루즈관광 상륙허가제를 통해 입국했다. 반재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은 “남은 1명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라며 “한중 양국 간의 인적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 및 법질서를 준수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시장 출마설’ 김민석 총리 “그런 상황 안 만들어질 것”

    ‘서울시장 출마설’ 김민석 총리 “그런 상황 안 만들어질 것”

    김민석 국무총리는 5일 여당에서 나오는 내년 서울시장 후보 차출설에 대해 “그런 상황은 안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나가야만 이긴다’ 이런 건 아닐 것이라고 본다. 어차피 경쟁의 과정을 거쳐 좋은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때에도 국민의힘의 첫 질문이 ‘지방선거 나올 것이냐’여서 제가 ‘아니다’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지난 1일 막을 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APEC의 성공은 1부터 100으로 따지면 99가 대통령의 몫”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만찬장에서 정상들을 영접하고 기다릴 때 같이 말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분들이 공통으로 ‘진짜 너희 대통령 외교 잘한다’고 했다”며 “편하고 솔직하고, 경우에 따라 직진하고 놓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전남 농특산품 ‘세계 정상 입맛 사로잡아’···한미·한중 정상회담, APEC 국빈 만찬

    전남 농특산품 ‘세계 정상 입맛 사로잡아’···한미·한중 정상회담, APEC 국빈 만찬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된 전남 농특산물이 세계 각국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5일 고흥군에 따르면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오찬·만찬과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고흥산 유자와 관자가 한미 정상회담 오찬·만찬에 이어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공식 만찬으로 제공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오찬에서 고흥산 관자가 전채 요리로 제공됐다. 맑고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 육질이 단단하고 풍미가 뛰어난 관자는 신선한 바다 향과 은은한 단맛의 감칠맛이 특징이다. 같은 날 만찬에서는 디저트로 고흥 유자 소르베가 제공돼 청정 유자의 상큼하고 풍부한 향과 깔끔한 맛을 선보였다. 31일 개최된 2025년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는 고흥의 특별한 농산물이 건배주로 등장했다. 국산 쌀과 전남 고흥 유자를 활용해 배혜정도가에서 빚은 ‘호랑이 유자 생막걸리’가 공식 건배주로 사용돼 세계 정상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막걸리는 청정 해양성 기후 속에서 자란 고흥산 유자 원액을 사용해 유자 특유의 상큼하고 풍부한 향을 최대한 살렸다. 알코올 도수 5도의 저도수 탁주로, 최근 건강과 균형 잡힌 식문화를 중시하는 국제적 흐름에 부합하며 세계 각국 정상들의 입맛을 매료시켰다. 고흥은 풍부한 일조량과 부드러운 해풍이 부는 청정 해양성 기후 덕분에 유자 재배의 최적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유자는 과즙과 당도가 높고 향이 진한 ‘프리미엄 유자’로 평가받고 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한미 정상회담 오찬·만찬과 APEC 공식 만찬에 고흥산 관자와 유자가 사용된 것은 지역 농수산물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매우 뜻깊은 사례다”며 “‘유자의 종주 도시 고흥’과 ‘해산물 천국 고흥’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성군의 대표 특산품 ‘보성녹차’도 지난 1일 APEC 한중 정상회담 만찬에서 후식으로 제공돼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았다. ‘보성녹차’는 중국 전통 디저트인 지마구와 함께 제공돼 만찬의 마무리를 더욱 품격 있게 장식했다. 특히 이날 식단에서 ‘보성녹차’는 유일하게 지명이 표기된 지역 브랜드로, ‘녹차수도 보성’의 이름이 세계 정상들의 식탁에 오르며 글로벌 명차로서 상징이 됐다. 역사적으로도 보성은 ‘동국여지승람’에 차 재배지로 기록될 만큼 대한민국 전통 차 자생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과거 왕실에 진상되던 명차로서의 명성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보성녹차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이번 APEC 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한번 그 위상을 알릴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보성녹차를 세계 무대에 알리고, 한국의 차 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관심 없는척’ 김정은, 물밑서 트럼프 영접 준비…“3월 빅데이”

    ‘관심 없는척’ 김정은, 물밑서 트럼프 영접 준비…“3월 빅데이”

    국가정보원은 4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정상 회동은 불발됐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물밑에서 회동을 대비한 동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작지 않으며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가 정세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국정원은 “관심을 끈 APEC 계기 북미 정상 회동이 불발됐으나 물밑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대비해 둔 동향이 다양한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대북 담당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북한의 ‘핵보유국’ 레토릭(수사)에 있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조건부 대화를 시사한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을 자제하며 수위 조절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어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시 김정은과 만남 의향을 표명한 상황에서 대화 여지를 감안해 (북한)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했던 게 포착됐다”며 “국정원은 김정은이 대미 대화의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갖춰지면 미국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북한이 미국과 접촉 때 카드로 쓰기 위한 미군 유해 관련 정보도 확보하는 등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핵무장에 대한 직접 언급도 자제하고 트럼프와의 좋은 인연을 강조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정상회담을) 고심했다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향후 북미 관계에 대해 “북미 정상 회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에서 미국 내에 있는 국제 및 대북 일꾼들과 여러 지도적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최근 들어 많이 축적하고 있는 것을 하나의 증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 북·중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북미 관계를 추진 중이며,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미정상회담도 다시 추진하지 않을까 (국정원이) 전망한다”고 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사후 언론 공지에서 “저희가 국감에서 ‘내년 3월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보고한 적은 없다”며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미회담 가능성에 대해 ‘3월이 정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는 시점에 대해 국정원은 ‘북한이 지속해 시위해 온 한미연합훈련 시기가 내년 3월에 있는데 이때가 일차적인 정세의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며 “그런 점에 있어서 국정원은 북미 간 물밑 접촉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남북 관계에 대해선 “(북한이) 우리에 대해서는 대외 공간에 ‘한국단체 접촉 금지, 한미 차별 대응 등 원칙적 입장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며 “관계 개선 여지를 지속해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포착된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이어 “(북한이) 사회주의 발전 전기를 마련했다고 스스로 평가하며 소위 ‘2국가론’, 남북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국가라는 것을 헌법에 반영하는 개헌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 [황수정 칼럼] 민주당만 잘하면 된다

    [황수정 칼럼] 민주당만 잘하면 된다

    영원할 것 같던 가치들이 휴지조각이 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주 선언에서는 ‘자유무역’이 빠졌다. 2차 대전 후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세웠던 미국이 제 손으로 그 질서를 가위질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33년 만에 핵실험 재개 카드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핵으로 지구를 150번 날릴 수 있다”고 했다. 누구 들으라는 엄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미국 대통령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다. 우리가 배워 알고 있는 상식과 질서는 이제 없다. 자유무역 토대가 무너진 세계는 더이상 평평하지 않다. 소프트 파워 같은 것은 더이상 없다. 세계가 평평하다고 했던 미국의 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웅변했던 석학 조지프 나이는 틀렸다. 이들의 명저는 책꽂이에서 내려와야 한다. 관세 협상에 선방했지만 따져 보면 눈 뜨고 코를 베였다. 미국은 통화 스와프를 거절했다. 연간 200억 달러 분납 투자로 급한 불을 껐으나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직접투자 금액과 맞먹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은 1억 4000만원어치 금을 선물했다. 입이 쩍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은 뭘 주고 갔나. 메이저리그 2할 신인 타자가 사인한 야구방망이. 훗날 외교사에 ‘조공’이라고 티가 잡혀도 할 말이 없다. 크게 밑진 거래다. 겪어 보지 못한 혼돈 속에 기업인들이 숨통을 틔워 줬다. 요즘 같을 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가 없다면 어땠을까. 국민 울화가 생겼지 싶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편지를 공개해 화제였다. 1996년의 편지에 전 국민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구상이 담겨 있었다. 창업 3년 차의 생초짜 기업에 무슨 싹을 보고서 비전을 공유하자 했을까. 세계적 베스트셀러 ‘칩 워’에도 이병철 창업회장의 통찰은 자세히 기록돼 있다. 캘리포니아 여행길에 찾은 휴렛패커드에서 실리콘밸리의 ‘도박’을 결심했다.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 휴전이 선언됐다. 겨우 여기까지 오는 데도 우리는 새우등이 터질 대로 터졌다. 말이 휴전이지 사실상 승자는 시진핑 주석이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1년 유예됐을 뿐 미국 경제에 가할 치명타는 시간문제다. 워싱턴포스트는 시 주석을 “장기 게임(long game)의 무자비한 집행자”라고 묘사했다. 새삼스러울 게 없다. 중국을 50차례 넘게 다녀온 헨리 키신저가 ‘중국 이야기’에서 갈파한 그대로다. 중국 정치인의 근성은 모 아니면 도의 일회성 전투로 모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 상대적 우위를 끈질기게 축적하는 전략적 독트린. ‘레알 폴리틱’이라 정의했다. 우리는 세계 역사에서 무엇을 읽고 있나.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여야 정치를 보면 질문 자체가 민망해진다. 말할 수 없이 지리멸렬한 역대급 무기력 약체 국민의힘은 빼고 말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진보를 말할 수 있나. 뭘 봐서 앞으로 나아가는 정당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검사, 판사들을 법 왜곡죄로 혼내 주는 법을 만들고 있다. 법 왜곡죄를 심판할 사람은 대체 누군가. 대통령의 재판을 중지시키는 법안을 ‘국정안정법’이라 포장하다 멈췄다. “정치 혼란은 언어의 부패와 관계 있다”고 했던 조지 오웰은 또 옳았다. 어떻게 그 정도의 겉포장으로 국민을 호도하려는 발상이 가능한가.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밀었다 당겼다 했다. 밀리지 않는 노련한 외교 언술을 유심히 본 국민이 많았다. 숙원이던 핵추진 잠수함 도입도 승인받을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국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였을 것이다.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없었다면 민주당은 달랐을까. ‘기·승·전·사법개혁’만 외치고 있지는 않았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세계대전 한복판. 집권당이 손도끼만 들고 싸우겠다는 격이다. 정청래 대표, 추미애 법사위원장, 최민희 과방위원장. 시중에서 ‘평지풍파 3인방’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이들을 조용히 한번 만나시면 어떤가. 내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자제를 당부하시면 어떤가. 오죽 갑갑하면 이런 생뚱맞은 상상을 한다. 황수정 논설실장
  • 황남빵·금관… ‘경주 제품’ 황금기

    황남빵·금관… ‘경주 제품’ 황금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경북 경주에서 만들어진 ‘메이드 인 경주’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금관’과 ‘황남빵’ 등 주요 정상이 받은 선물이 화제를 일으키면서다. 4일 오전 찾아간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입구에서는 “신라금관 특별전 대기선입니다. 티켓 대리수령은 불가합니다”라고 직원이 안내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기뻐하며 금관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경주박물관에서 열리는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변했다. 전시 시작일이었던 지난 2일엔 새벽부터 나와 기다리는 ‘오픈런’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4시간을 기다려야만 겨우 특별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이에 박물관은 티켓을 배부해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금관 모형을 만든 금속공예 장인 김진배(63)씨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경주 하동민속공예촌에서 공방 ‘삼선방’을 운영하며 40년째 금속 문화재를 재현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뒤 “맛있게 먹었다”고 말한 황남빵은 벌써 유사품 주의보가 내려졌다. 황남빵은 홈페이지에 “최근 온라인에서 기존 판매가보다 높은 금액에 재판매하거나 유사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생겨났다”며 “온라인 주문은 반드시 본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해달라”고 공지글을 올렸다. 시 주석이 황남빵을 맛있게 먹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주 천마총 인근 본점에는 황남빵을 사려는 시민과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구매 홈페이지에는 ‘12월 1일부터 순차배송’이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경주지역 한우 브랜드 ‘천년한우’도 APEC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상만찬에 천년한우로 만든 양념 갈비찜이 육류 요리로 오르면서다. APEC 참석을 위해 방문한 존 리 홍콩 행정수반은 전통시장인 성건동 중앙시장 명물인 ‘소머리 곰탕’ 상가를 찾아 직접 맛보기도 했다. 경주시민 오나리(35)씨는 “단순히 APEC 개최지라는 명성을 넘어 오직 경주에서만 만들어지는 제품들이 알려지는 계기가 돼 더욱 뜻깊은 것 같다”며 “많은 관광객이 경주를 찾아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맛과 멋을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 李, 28차례 AI 언급하며 강조… “하루 늦으면 한 세대 뒤처진다”

    李, 28차례 AI 언급하며 강조… “하루 늦으면 한 세대 뒤처진다”

    10.1조원 들여 ‘AI 3대 강국’ 도약스타트업·R&D 투자로 방산 육성첨단무기 체계로 자주국방 실현4인 가구 생계급여 월 200만원 이상한미 관세 협상으로 불확실성 완화원잠 핵연료 협의, 에너지 안보 강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연구개발(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의 제목을 ‘AI 시대를 여는 첫 예산안’이라고 붙였다. 또 연설 내내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28차례나 언급하면서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이 AI에 맞춰져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성과를 각각 언급하며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을 초당적으로 처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총지출을 올해 대비 8.1% 증가한 728조원으로 편성한 가운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 1000억원을 편성했다”며 “피지컬 AI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조 6000억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 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AI 다음으로 강조한 예산은 66조 3000억원 규모의 국방비였다. 이 대통령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과 R&D 투자로 방위 산업을 AI 시대의 주력 제조업으로 육성하고 방산 4대 강국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래식 무기 체계를 AI 시대에 걸맞은 최첨단 무기 체계로 개편하고 우리 군을 최정예 스마트 강군으로 신속하게 전환해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며 우리의 염원인 자주국방을 확실하게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AI·콘텐츠·방위 산업 등 첨단 전략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3000억원으로 19.3% 확대했다고 언급했다. 또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해서는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제시한 교류협력(E)·관계정상화(N)·비핵화(D)를 통한 ‘E·N·D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평화, 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확실히 열어 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복지 관련 예산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저소득층의 안정적 소득 기반 마련을 위해서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51% 인상해 생계급여를 4인 가구 기준 매월 200만원 이상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근로감독관 2000명 증원, 재해·재난 예방 및 신속 대응에 5조 5000억원,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등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내년도 예산안의 빠른 국회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열린 자세로 국회의 제안을 경청할 것”이라며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있더라도 초당적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를 확보함으로써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했다. 또 “원자력추진잠수함 핵연료 공급 협의의 진전을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획기적 계기 마련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 “한중 관계를 전면 회복하고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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