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과 경호] 국산 골프채로 라운딩…
주한 미국 대사관 소속 직원 수십명은 벌써 한달 가까이 경북 경주시를 매일 오가고 있다.APEC 기간 중인 17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어쨌든 정상 관련 의전에는 그만큼 엄청난 공이 들어간다는 단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부산 APEC에는 미국을 비롯,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유수의 강대국 정상들이 한꺼번에 모인다는 점에서 의전과 경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초보적인 관심은 역시 차량이다. 정상들의 공식 이용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리무진’으로 정해졌다. 배기량 4500cc에 방탄장비가 부착돼 있어 대당 가격을 따지면 1억원을 호가할 것이란 추산이다. 그러나 부시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에서 비행기에 실어온 전용 차량을 이용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에쿠스 대신에 기존의 대통령 의전차량을 탈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는 부산 APEC에 에쿠스 리무진 42대(1개국 당 2대)를 비롯, 에쿠스(3500cc), 오피러스, 쏘나타, 스타렉스 등 총 227대를 경호, 의전, 행정지원용 차량으로 무상 제공한다. 현대측은 홍보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상들이 탔던 차량이라고 하면 판매가 더욱 잘된다고 한다. 전형적인 ‘1석2조’ 전략이다. 정상들은 해운대 부근 웨스틴 조선비치, 메리어트, 그랜드, 파라다이스 등 6∼7개 특급호텔을 숙소로 이용한다. 따라서 이 호텔들은 정상 여러 명이 공동숙식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역시 부시 대통령은 경호를 이유로 호텔이 아닌 미군 부대에 숙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측의 요란한 경호 준비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벌써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으로 구성된 경호 선발대가 부산과 경주 등에 파견돼 움직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경주 정상회담을 위해 부산∼경주를 헬기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측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는 물론 반미 시위대 자체에 맞닥뜨리지 않도록 동선을 짜고 있다고 한다. 정상들이 무엇을 먹는지도 관심이다. 공식행사의 메뉴는 주로 자극적이지 않은 한정식과 일반적인 양식이 적절하게 배합될 것으로 알려졌다.18일 저녁 공식만찬에는 건배용으로 우리 전통주가 오른다. 당초 검토했던 유럽산과 APEC 회원국인 칠레산 고급와인을 대신해 ‘간택’됐다고 한다. 정상들은 APEC기간 부산에서 골프모임을 갖는데, 국산 랭스필드의 골프채(LF701)를 사용하게 된다. 랭스필드 양정무 대표는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국산 골프클럽의 성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기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