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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록 “대북 쌀 지원 아직은 시기상조”

    김영록 “대북 쌀 지원 아직은 시기상조”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3일 ‘대북 인도적 쌀 지원’ 문제에 대해 “현재 남북 상황이나 유엔 입장 등을 고려하면 아직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쌀값 폭락 사태와 맞물려 대북 지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쌀값 안정 대책과 관련, “현재 구곡이 230만t 정도 되는데 절대 시장에 내놓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이날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꾸 (대한국 무역 적자가 큰) 철강·자동차를 언급하는데, 농업 부문만 보면 우리가 미국산을 10배 더 많이 사주니까 우리도 문제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농업 부문 적자 등 논거를 갖고 대응 논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언급했던 ‘김영란법’ 개정에 대해서도 “법 개정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액 조정을 통해 개선하려 한다”면서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기준은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 구체적 조정안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쓸어 담고 싶은 차별… ‘공무직’ 40만명의 그늘

    [커버스토리] 쓸어 담고 싶은 차별… ‘공무직’ 40만명의 그늘

    “공무원 시켜달란 건 아닙니다. 공무원이 머리라면 우리는 손발인데 손이 머리를 할 순 없죠. 구분을 거부하진 않지만 차별은 없어야죠.”(정부청사 시설관리 근로자) “정규직 되면 좋죠. 그런데 용역업체 소속으론 69살까지 촉탁계약으로 일할 수 있는데 정규직되면 바로 잘리는 거 아닌가 몰라요. 내가 지금 65살이에요.”(정부청사 여성 청소 근로자) 공무직이라 불리는 무기계약직 공공근로자는 전국적으로 약 40만명에 이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청소 아줌마나 인부로 불리던 이들의 가슴도 뛰고 있다. 서울신문 ‘퍼블릭IN’은 전국 10개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2500여명을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다. 또 전국에서 최초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공무직과 실무관이란 명칭을 부여하고 공채제도까지 도입한 서울시의 사례도 살펴보았다.# 공무원인 듯, 공무원 아닌… 공무직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접수된 ‘지방자치단체 공무직근로자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지자체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40만명에 이른다. 공무직으로 불리는 이들은 공적 업무를 하지만 공무원은 아니다. 이들은 비정규직을 거쳐 무기계약직이 됐다. 매년 쓰던 계약서가 사라졌지만 승진이나 보너스도 없는 ‘중규직’이다. 정규직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보다 나은 대우를 원한다. 그나마 이 경우는 용역업체를 통해 일하는 경우보다 낫다. 용역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정부 건물의 시설·승강기 관리, 통신, 청소, 조경, 안내, 특수경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용역계약이 2~3년마다 한 번씩 다시 체결되기 때문에 계속 근무해도 회사는 수시로 바뀐다. # 용역계약 2~3년에 한 번씩… 불안한 나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송준영(52)씨는 청사가 완공되기 전에 투입됐다. 고용승계를 통해 계속 세종청사에서 일하지만 소속 기관은 벌써 세 번째 바뀌었다. 송씨는 “상시 지속되는 업무나 생명 또는 안전과 관련되는 일은 용역이 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청사도 건물 수명이 다할 때까지 시설 관리가 필요하지 않나요”라며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수경비 담당인 정주영(57)씨는 “3년 전 방호관들이 공무원으로 전환됐는데 우리도 잘 모르긴 하지만 가장 좋은 쪽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세종, 과천, 대전에 있는 정부청사와 광주, 제주, 대구, 마산, 춘천, 고양에 있는 합동청사까지 모두 10개 정부청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2425명이다. 규모가 가장 큰 세종청사에서 1190명이 일하고 있다.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임인 공공비정규직노조는 지난달 20일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간 차별을 없애줄 것을 요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서울시 용역계약 대신 직접고용 정규직화 정부에서 비정규직 직접고용에 나선 것은 서울시가 처음으로 ‘공무직 관리 규정’을 2012년 제정했다. 박원순 시장이 정규직 전환을 할 때 첫째 조건은 ‘임금이 줄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서울시는 일반종사원, 환경정비원, 시설청소원, 도로보수원, 시설정비원, 시설경비원, 대민종사원, 청원경찰 등 모두 8개 직종으로 공무직을 구분하고 있다. 정원은 2196명이다. 정년은 60세지만 청소, 경비 등 고령화 적합 업종은 65세까지 일할 수 있다. 대표적인 3D 업종인 콜센터도 서울시는 민간위탁 대신 재단을 세워 다산콜센터 직원 400여명이 정규직이 됐다.” # 앞이 캄캄한데… 민노총 총파업도 불참 국회도 청소 노동자 200여명을 직접고용했다. 용역회사가 맡기 전에 국회 청소는 기능직 공무원이 맡았다. 예산 증액 없는 직접 고용으로 국회 청소 노동자는 임금이 전년보다 월 8만 5000원 인상됐고 공무원과 똑같이 복지포인트, 경조사금, 장례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연 136만원 수준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서울시 공무직도 연 180만원에 해당하는 복지포인트를 받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접고용과 같은 정규직 전환으로 사측에 해당하는 정부는 오히려 용역회사에 지불하는 10~20%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역계약은 사기업의 이익금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총사업비의 15% 정도가 용역회사에 돌아가게 된다. # ‘시장 훈령’… 불안한 공무직 법제화 추진 민주노총 소속 서울 지역 공무직지부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의로 공무직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공무직 관리 규정’은 시장 훈령으로 박 시장이 떠나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공무직지부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산하지만 아직 파업에 참여한 적은 없다. 민주노총에서 지난달 30일 벌인 사회적 총파업에도 불참했다. 공무직지부 관계자는 “처음 국회 청소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할 때 보수정당 의원 반응이 ‘툭하면 파업하려 할 텐데’였다”며 “민주노총의 지침이 노동3권 가운데 단결권밖에 없는 공무직과 맞지 않을 때가 많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현금거래 없는 스마트한 금융 생활

    현금거래 없는 스마트한 금융 생활

    ‘리브(Liiv)’는 일상생활 속 금융서비스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이다. 더치페이, 모임회비 관리, 경조사 서비스 등 간편 금융과 생활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실물 현금거래가 없는 스마트한 자금관리를 일상생활 속에 구현했다.또한 가입 시 지점 방문이 필요 없고 공인인증서나 보안 매체 없이 간편 비밀번호만으로 이용할 수 있어 모바일 사용자 환경에 편리함을 더했다. 특히 계좌번호 없이 상대방 이름만 알면 송금이 가능한 ‘리브머니보내기’, 최대 90% 환율 우대를 제공하는 ‘리브환전’ 등 리브의 대표적인 간편 금융 서비스는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카드 없이도 이용 가능한 현금 출금이나 교통카드 기능은 소비자들의 지갑 두께를 한결 얇게 만들고 있다. 올해 출시된 리브 전용상품인 ‘KB리브와 함께 매일매일적금’은 간편하게 가입하고 손쉽게 저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리브는 지난해 6월 출시돼 11개월여 만에 가입 고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인사청문회] 김영록 “올 추석 전 청탁금지법 완화… 금액기준 높일 것”

    [인사청문회] 김영록 “올 추석 전 청탁금지법 완화… 금액기준 높일 것”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서 국내 농산물 제외도 검토”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올해 추석 전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완화를 위해 선물이나 식사 등 금액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탁금지법에 대해 “농민들에게 대단히 부담이 되는 현실”이라면서 “법을 개정하든 기준 금액(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을 상향 조정하든 조치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농축수산 업계는 선물의 가액 한도를 높이거나 농축수산물을 적용 대상에서 빼달라고 주장해왔다. 김 후보자는 “국내 농산물을 제외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면서도 “여의치 않으면 가격 조정, 허용 기준, 단가를 조정해야 하며 가액 조정에 한정하면 추석 전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탁금지법의 직격탄을 맞아 불황을 겪고 있는 화훼시장에 대해서는 “한국 난(蘭) 시장 육성을 위해 국제 난 엑스포를 개최해야 하고 관련 단체와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생산조정제 도입과 관련, “쌀 공급 과잉을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면서 “올해 1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상태로 내년부터 반드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6시 17분까지 8시간 남짓 진행되면서 새 정부 들어 국무위원 후보자 가운데 가장 빨리 마쳤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다섯 번째 현역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번에도 ‘의원 불패’ 기록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김영란법 금액기준 완화 노력”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김영란법 금액기준 완화 노력”

    “해수부와 공동 대응”…밥쌀 수입,감축 시사“닭고기 유통단계별 가격 공시”…“쌀 목표가 상향·생산조정제 시행”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완화를 위해 금액 기준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김 후보자는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올해 추석 전에 김영란법 가액 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향이 없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양수산부와 협조해 빠른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가액 조정에 한정하면 추석 전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의 금액 기준은 음식 등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다. 농축수산 업계에서는 선물의 가액 한도를 높이거나 농축수산물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주장해왔다. 김 후보자는 “국내 농산물 제외도 좋은 방안”이라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여의치 않으면 가격 조정, 허용 기준, 단가를 조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란법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화훼시장에 대해 “한국 난 시장 육성을 위해 국제 난 엑스포를 개최해야 하고 관련 단체와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농업 분야 최대 현안인 쌀값 문제 해결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쌀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조정제 시행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내년에 우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쌀 목표가격을 인상하고 반드시 생산조정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기획재정부에 1500억원의 생산조정제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정권 농식품부의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공약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쌀 생산조정제와 목표가격 인상, 전국 농업회의소 설치 등이 반드시 이행되도록 대통령에게 직언해 농민들의 뜻을 관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밥쌀용 쌀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수입량 감축 방침을 시사했다. 김 후보자는 “밥쌀 수입은 농민들이 공분하는 문제”라며 “수입은 결국 정부가 결정해야 하므로 농식품부가 주도권을 갖고 농민 주장을 적극적으로 정부 내에서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농업계가 중단을 요구한 쌀 우선지급금 환수 사태에 대해서는 “대통령 관심 사항인 만큼 농민 입장에서 해결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우선지급금은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나 시장 격리곡을 쌀 농가에서 매입할 때 현장에서 미리 지급하는 돈이다.이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줄곧 우선지급금보다 최종 매입가가 더 높게 확정돼 정부가 농민에게 모자란 만큼을 더 지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산지 쌀값이 21년 만에 13만원(80㎏) 아래로 주저앉으면서 매입 가격이 예년보다 낮게 결정됐고, 사상 처음으로 농민들이 미리 받은 돈의 일부를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 후보자는 최근 논란이 된 치킨가격 문제의 대안으로 “생산·유통단계마다 가격 공시를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통단계별 ‘원가’ 공개로 가격 안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산란계의 생산기반 회복 등 비상수단을 강구해 추석 전까지 계란값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영란법’ 개정 신중하게 접근해야/조현석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김영란법’ 개정 신중하게 접근해야/조현석 정책뉴스부장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지난 8개월여 동안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관행들을 바꿔 놓았다. 지난해 9월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청탁과 접대가 눈에 띄게 사라졌다. 조금이라도 오해 소지가 있을 법한 식사 자리 등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줄줄이 취소됐다. ‘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가 등장하고, 지인들의 경조사 참석도 눈치를 보는 일까지 생겨났다.‘3·5·10’(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규정으로 식당가에 2만 9000원짜리 ‘김영란 메뉴’가 등장하고, 명절에는 4만 9000원짜리 ‘김영란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끌었다.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곳곳에서 “김영란법이 인간 관계를 단절시켰다”거나 “식당들이 문을 닫고, 화훼 농가와 한우 농가가 타격을 받았다”는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외식산업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식업 운영자의 73.8%가 매출이 줄었고, 평균 매출 감소율은 37%에 달했다. 한국화훼협회에서는 화훼 농가 매출이 김영란법 시행 이후 평균 35%가량 떨어졌다며 지난달 11일 법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김영란법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축수산물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 개정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영란법 개정 검토 필요성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영란법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그동안 잘못된 관행들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적폐를 뿌리뽑고 청렴한 사회를 만든다는 법 취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권익위가 김영란법 시행 6개월을 맞아 지난 3월 2만 3852개 공공기관의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위반 신고가 2311건에 달했다. 부정청탁이 135건, 금품 등의 수수가 412건, 외부 강의 등 기타가 1764건으로 나타났다. 김영란법을 개정하더라도 의도하지 않게 발생한 심각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 상한액 조정은 ‘땜질식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금도 일부 식당에서 3만원짜리 식사를 한 뒤 5만원짜리 기프트카드를 선물하는 ‘꼼수’가 횡행하고, 식사를 한 뒤 부하 직원을 불러 머릿수를 늘리는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아무리 먹어도 1인당 2만 9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이상한 단골집의 거래가 생겨나기도 한다. 선물 5만원도 다양한 편법을 통해 무력화되고 있다. 유일하게 불만이 없는 것은 경조사비 10만원이다. 오히려 경조사비는 ‘10만원’을 내야 한다는 인식을 만들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난 2월 정부가 민생대책을 내놓으면서 ‘3·5·10’을 ‘5·5·10’으로 올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업종을 고려해 식사비 3만원을 5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검토했지만 법 시행 1년도 안 돼 바꾼다는 반발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김영란법은 사회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도덕적 규율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해 상한액을 올리다 보면 나중에는 물가 상승에 따라 법을 바꿔야 하는 사태까지 빚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hyun68@seoul.co.kr
  • 가축매몰지 10곳 침출수 유출 우려… 원주·천안 등 6개월 정밀조사 착수

    환경부는 7일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 대책으로 가축을 묻은 매몰지 10곳에서 침출수 유출이 우려돼 정밀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밀조사는 6개월간 이뤄지는데 매몰지의 잠재 오염물질 및 오염원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밀조사 대상 매몰지는 강원 원주 평창리와 경기 안성 장암·월정·고은리, 전남 해남 금송리, 나주 대안리, 무안 피서·의산리, 충남 천안 봉양리, 충북 음성 임곡리 등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5개월간 가축 사체 매몰 이후 사후관리 기간인 3년을 초과하지 않았거나 관리기간이 연장된 매몰지 1216곳 중 관측정이 설치된 235곳을 전수 조사했다. 환경부는 우선 조치가 필요한 봉양·장암·평창 등 3곳에 대해 지난 4월 14일부터 정밀조사에 들어갔고 나머지 7곳도 이달 중 정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밀조사에 앞서 매몰지 주변 150m 이내에 있는 모든 지하수 관정을 조사한 결과 농업용 또는 음용 수질기준을 초과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조사에서 침출수 유출이 확인되면 오염 확산 방지 및 오염물질 정화 작업을 하는 한편 관측정 설치 방법과 이설·소멸 처리된 매몰지의 사후관리 등의 개선, 효율적·경제적인 정화 방법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가축 매몰에 따른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AI·구제역 방역 개선 대책에 가축 매몰지 환경관리 책임자 선임과 환경조사·감시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을 담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법원 “용산 미군기지 지하수 오염 조사 2·3차 결과도 공개”

    용산 미군기지와 그 주변 지하수 오염에 대한 환경부의 2~3차 조사 결과도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월 국민 알권리를 위해 1차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확정 판결한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유진현)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는 2003년부터 약 70억원을 들여 용산기지 주변 지역의 지하수 정화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에서는 계속 기준치 이상의 석유계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환경부는 2013년 6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열어 주한 미군사령부와 3차례에 걸쳐 내부 환경조사를 하기로 하고 2015년 5월과 지난해 1∼2월, 지난해 8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였다. 민변은 향후 미군 기지를 반환받을 때 원상회복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거로 삼아야 한다며 조사 결과들을 공개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조사 결과가 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이라 비공개 정보에 해당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1차 조사 결과 공개를 결정한 대법원은 “환경조사 결과를 공개해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조사 결과를 비밀로 둘 경우 오히려 주한 미군에 대한 국민 불신을 가져와 양국 간 불필요한 외교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가 지난 4월 17일 환경부로부터 제공받은 2015년 1차 오염조사 결과에 따르면 용산 미군기지 내 지하수 곳곳에서 기준치(0.015㎎/ℓ)를 20~100배 웃도는 농도의 1급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대법 ‘횡령’ 이석채 前KT회장 “회사위해 썼을 수도” 파기환송

    대법원이 회삿돈 11억원을 빼돌려 개인 비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72) 전 KT 회장에 대해 무죄 취지로 원심 파기 결정을 내렸다. 항소심이 유죄로 본 회사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 “개인이 아닌 회사를 위해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30일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회사 비등기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역할급 수당 27억 5000만원 중 11억 6000여만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 경조사비 등에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로 기소됐다. 또 KT가 이 전 회장의 친척과 공동 설립한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등 3개 벤처업체의 주식을 비싸게 사들이게 해 회사에 총 103억 50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1, 2심은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횡령에 대해서는 1심은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인정한 반면 2심은 “비자금을 개인 자금과 유사하게 사용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현실과 괴리된 김영란법 개정 검토를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8개월이 지났다. 아직 시행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소비 위축 등을 이유로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어제 국민권익위원회의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영란법 개선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맑고 깨끗한 사회라는 가치를 포기할 수 없지만 과도하게 피해를 보는 분야가 생기면 안 된다”면서 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법 개정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법 시행 후 과도한 선물·접대 문화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민원과 청탁이 일시에 사라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김영란법을 조롱하는 편법이 난무한다. 접대 골프장에서는 현금이 오고 가고, 3만원이 넘는 식사비도 3만원만 카드로 결제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낸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내수 위축이다. 정부가 금요일 조기 퇴근, 여행주간 확대 실시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김영란법으로 발목 잡힌 내수 심리 위축이 갑자기 좋아질 리 만무다. 법의 취지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실적인 개정안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김영란법이 만들어진 것은 공직사회의 부패·비리 척결을 위해서다. 그럼 공직사회의 제도적 부패부터 손대는 것이 옳다. 국정원, 청와대, 국회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 8000여억원이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 영수증도 없이 쓸 수 있다 보니 사적 유용과 나눠 먹기 관행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됐다. 목적과 달리 쓴 것이니 ‘세금 도둑’이 아닐 수 없다. 그런 큰 도둑은 잡지 않고 3만·5만·10만원(식사·선물·경조사)의 규정을 어기는 작은 부패를 잡는 데만 열을 올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근 애플이 개발자 대회에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초청했지만 한국 기자들만 제외됐다고 한다. 항공기 등 교통편이나 숙박 등을 제공하다 보니 김영란법 저촉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공직자도 아닌 기자들을 김영란법 대상에 넣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다. 이처럼 김영란법은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여러 혼선을 초래하고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권익위는 오는 9월 김영란법의 경제적 영향 분석에 대한 연구용역이 나오는 것을 보고 법 개정을 결정하겠다고 한다.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잘못된 법은 하루라도 빨리 손보는 것이 마땅하다.
  • 4대강 지금 상태 어떤가보니...

    4대강 지금 상태 어떤가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4대강 사업의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한 것에 대해 보수진영이 공통으로 우려의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정부에서 정밀조사를 거친 바 있는 데다가 과거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정부는 감사와 재판, 평가가 끝난 전전(前前) 정부의 정책사업을 또다시 들춰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기보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후속사업을 완결하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하여 당면한 가뭄을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제17대 대통령 비서실 명의로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종합적인 치수사업”이라며 “그동안 버려졌던 강을 되살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에 대비하며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수행됐다”고 했다. 반면 지난 4월 낙동강 8개보의 완전 개방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단체가 다음 달부터 4대강 일부 보를 상시 개방하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준경 ‘낙동강보 완전개방 국민소송추진본부’(이하 국민소송추진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22일 “대통령의 지시는 환경조사평가와 정책감사,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 개편까지 3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도 복지다” 성남시 아토피 대책 나선다

    환경 문제로 호흡기 질환 못지않게 피부 질환자도 늘어나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가 아토피를 포함한 환경성질환 치유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시는 5000여 만원을 들여 ‘환경성 질환(아토피) 자연치유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환경성 질환으로 시민들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매우 증가함에 따라 공공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책 수립에 나선 것이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해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환 환자 수가 전체 시민의 16.5%에 해당하는 16만1천632명으로 집계했다. 특히 아토피는 영아기에서 노년기까지 전 생애에 발병하는 만성질환으로 사전 예방과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시 차원의 기본계획 수립 절차를 시작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실태조사, 연차별 추진방향 제시와 함께 아토피 숲 치유 장소 조사와 개발, 예방관리센터 건립지 조사 등 세부적인 실행 방안도 포함됐다. 치유 숲 환경조사와 예방센터 건립지 조사를 통해 자연상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민친화형 최적공간과 산림군락지를 물색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5월부터 충남 금산군 상곡동 아토피 자연치유 마을 힐링센터에 치유숙소 5개 동을 확보, 5가구를 대상으로 ‘아토피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각 56㎡ 공간에 편백으로 시공한 치유숙소는 1년간 생활한 뒤 추가로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아울러 시는 이달부터 600명을 대상으로 10회에 걸쳐 아토피가족 숲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6월부터 관리·예방 차원에서 30명을 대상으로 12회에 걸쳐 아토피 아카데미도 마련한다. 기간제 근로자 10명을 올해 11월까지 ‘아토피 생활환경길잡이’로 육성해 앞으로 실태조사 요원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명예기자가 간다] “아저씨! 지금 뭐하세요”… 어두운 밤 빗속, 도깨비처럼 덮쳤다

    [명예기자가 간다] “아저씨! 지금 뭐하세요”… 어두운 밤 빗속, 도깨비처럼 덮쳤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깜깜한 도금공장 한쪽 구석에서 불빛이 분주히 움직인다. ‘도깨비 불인가?’ 그러나 경험 많은 환경단속반은 직감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아저씨! 지금 뭐하세요?” 빗물과 함께 화학약품의 역한 악취가 가득하다. 시커먼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현장을 단속한 장면이다.#눈앞에서 현장 덮쳐도 잡아떼기 ‘일쑤’ 단속반 직원들이 들고 있던 우산을 팽개치고 뼛속을 파고드는 겨울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쏜살같이 들이쳐 확보한 현장은 가관이다. 도금폐수를 모아놓은 집수조에서 굵직한 호스를 빗물이 흘러들어가는 오수관에 연결해 엄청난 양의 폐수를 무단으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폐수가 역류하자 전등을 비추고 주변에 흘러나온 폐수를 현장관리인이 빗자루로 다시 쓸어 넣고 있다. ‘이런~’ 착한 ‘도깨비’인 줄 알았더니 환경오염을 시키고 있는 아주 나쁜 ‘도깨비’인 것이다. “선생님 왜 이러세요. 이것이 얼마나 중대한 환경오염 행위인지 모르세요?” 그는 “사장이 퇴근하며 오늘은 비가 와서 야간단속이 없을 것 같으니 비가 올 때 폐수로 가득 찬 집수조를 다 비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분명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도 사장이 시킨 대로 하지 않으면 잘릴 수 밖에 없는, 경제 상황도 안 좋은데 회사를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하다는 하소연이 뒤따른다. 잠시 측은지심이 들긴 했으나 온 몸이 부르르 떨린다. 겨울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 탓인지, 직업의식의 분노인지 알 수 없지만…. 단속이 소홀할 거라 지레 짐작하고 비가 내리는 야간을 틈타 상습적으로 악성 폐수를 무단 방류해 온 도금업체 사장과 현장관리인은 결국 구속됐다. 이번엔 여름 경기도 양주 섬유공장 일대를 단속했을 때의 일이다. 34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 ‘윙~윙~윙~’ 짜증 나는 기계음 소리를 따라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아저씨! 지금 뭐하세요?” 적발 현장을 발견할 때 가장 먼저, 많이 하는 말이다. 대부분은 “아무것도 안 해요”라고 잡아뗀다. “아니, 방금 이 밸브를 조작하고 계셨잖아요”라고 되물으면 묵묵부답. 굴뚝을 보니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하얀 연기가 나가고 있다. #폐수처리장에 빠질 뻔한 위험도 욕설도 감수 확인 작업이 시작된다. “선생님 이 밸브는 무슨 밸브인가요?” “나도 잘 몰라요.” “그럼 조금 전에 왜 밸브를 만지고 계셨나요, 조작하신 거 아닌가유?” 단속반이 시꺼먼 연기를 펑펑 뿜어대고 있는 섬유공장을 들이쳐 실랑이를 벌이는 현장이다. “이 밸브를 다시 반대쪽으로 틀어 보세요.” 다시 굴뚝을 보니 처음 보았던 시꺼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런 일 하시면 안 되는 거 아시지요?” “아따~기름값도 비싸고 회사 사정도 안 좋고, 나쁜 짓인 줄 알면서도 벙커C유 정품보다 고유황 해상유가 많이 싸다 보니 마약환자처럼 하게 되네요.” 영세한 경기북부 지역의 섬유공장들이 제품단가를 낮추기 위해 정품보다 40%가량 싼 해상 선박용 고유황 면세유를 불법으로 구입해 기름탱크 한쪽 부분 일부에는 정품을 넣어놓고 단속이 나오면 밸브를 조작해 눈속임을 하다 적발됐다. 여기서도 순간 마음이 짠해지다 분노로 또 몸을 떨었다. 아름다운 강산, 후손들을 위해서 나는 오늘도 밤잠을 설쳐가며 폐수처리장에 빠질 뻔한 위험과 욕을 감수한다. 독가스를 마셔가며 산업현장을 누비고 몸서리를 치며 말한다. “아저씨! 지금 뭐하세요?”신병윤 명예기자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환경조사과 팀장)
  • ‘한국 추방’ 에이미 결혼 전제 열애, 예비신랑은 누구?

    ‘한국 추방’ 에이미 결혼 전제 열애, 예비신랑은 누구?

    에이미가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19일 스포츠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머물고 있는 에이미는 한국인 남성과 열애 중이다. 회사원인 남자친구는 에이미보다 10살 연하의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미는 “남자친구는 한국에서 방송인 생활을 하던 시기부터 꾸준히 연락을 취해 온 사이”라고 설명했으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결혼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이미는 지난 2008년 올리브 채널 ‘악녀일기3’으로 데뷔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한국 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출입국 당국은 ‘법을 다시 어길 경우, 강제 출국을 당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준법서약서를 받고 체류를 허가했다. 하지만 그는 집행유예기간 동안 또 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강제 출국 통보를 받았다. 미국으로 추방된 에이미는 올해 말 있는 남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친인척의 경조사에 대해 법무부 재량으로 인도적 차원의 입국 허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한국에 머물 수 있는 기한은 사전에 통보 받게 된다. 아직 그가 한시적으로 입국하는 날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사진제공=더팩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암으로 10명 사망 장점마을 주민들 청원

    암 환자가 집단 발병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환경부에 건강환경조사를 청원했다. 주민들은 마을 인근의 비료제조 공장을 원인처로 지목하지만 뚜렷한 인과관계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는 17일 암 발병과 원인과 함께 인근 비료공장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해달라며 환경부에 건강환경조사를 청원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청원서에서 “비료 원료인 연초박과 피마자박 리신의 특별조사, 환경감시단 특별 지도점검, 환경·건강조사를 요구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주민 47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 암 발병 현황서, 주민 사망진단서와 진단서, 오염도 검사서, 환경오염 사진 등을 첨부했다. 청원이 수용되면 환경부에서 환경조사와 정밀역학 조사 등을 진행하게 된다. 장점마을은 전체 45가구 80여명의 주민 가운데 10명이 암으로 숨지고 9명이 투병 중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부원’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데…

    [커버스토리] ‘공부원’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데…

    공무원과 결혼한 공무원, 즉 공무원 부부가 5명 중 한 명꼴(22.1%)로 많아졌다. 특히 교사의 경우 부부 공무원 비율이 27.9%로, 30%를 육박하는 수준이다. 세간에선 안정된 신분과 웬만한 중소기업 근로자를 웃도는 소득, 탄탄한 후생복지 등을 들어 ‘부부 공무원’을 ‘공무원보다 좋은 유일한 직업’이라고 일컫는다. 이런 평가에 대해 공무원 부부들은 뭐라 말할까. 일반행정과 교육, 경찰 등 직종과 일하는 분야에 따라 크게 달랐지만 큰 틀에서 보면 ‘양육조건’이라는 측면에선 타당하고, ‘소득’에 있어서는 현실과 다르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공무원 부부, 일명 ‘공부원’의 세계를 들여다본다.“공무원 부부를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부르는데 억울합니다. 다른 맞벌이 부부들과 다를 것도 없고 월급만 놓고 보면 오히려 못할 겁니다.” 중앙부처 7급 공무원 이모(31·7호봉)씨는 세금과 공무원연금 납입금을 제외하고 실제 손에 쥐는 돈은 각종 수당을 포함해 월 220만원 정도라고 했다. 다른 부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아내가 손에 쥐는 게 월 210만원 정도이니 주변의 맞벌이 부부와 비교할 때 생활이 더 팍팍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근로자 100인 이상의 사무관리직 임금과 비교할 때 공무원 평균 임금은 민간기업의 83.4%였다. 그는 “연금 때문에 노후가 든든하다는 것도 옛말”이라며 “주변에서 부부가 연금만 월 500만원 이상을 받는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지금 현재 50대인 부부 공무원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2015년 공무원연금이 개혁되면서 연금수령액은 현재 화폐가치 기준으로 161만원(30년 근무 기준)이다. 부부 수령액을 합치면 320만원 정도가 된다.#고용 불안 적지만 소득 수준 안 높아 ‘예상 밖’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14년차 공무원 장모(37·6급)씨 부부도 고용불안이 적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소득 수준은 높지 않다고 했다. 장씨는 “월급 대부분을 아파트 구입 대출금을 상환하고 애들 교육비로 쓰다 보니 저축은 힘들다”며 “노후는 연금에 기대야 하는데 계속 낮추는 식의 개혁을 하니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공무원 동기모임에서 만나 결혼한 지방직 김모(38·7급)씨 부부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79.3㎡(24평) 아파트(1억 3000만원 상당)와 중형 승용차 1대를 소유하고 있다. 부모에게서 받은 돈으로 아파트를 구입해 빚도 없다. 임용 13년차인 부부의 한 달 수입은 450만원 정도다. 서울에서 살면 힘들겠지만 지방 생활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노후 걱정은 없겠다’, ‘연금 빵빵하게 나올 테니 이번에는 네가 한턱 쏴라’, ‘철밥통이 최고다’ 등등 주변의 비아냥 섞인 부러움을 받는 게 일상이 됐지만 젊은 공부원들은 선배와 비교할 때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지자체 사무관 서모(51)씨 부부는 정년퇴직 이후 만 65세부터 270만원씩 모두 54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게 된다. 만일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본인의 공무원연금 전액과 배우자의 공무원연금 중 30%를 받게 된다. 1994년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한 서씨 부부가 현재 받는 돈은 월 1100만원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두 사람의 연봉 합계액은 1억 2000만원 정도다. 하지만 50대 공무원들이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별칭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서씨는 “예상 연금수령액만 보면 노후가 걱정되지 않는다”면서도 “당시에는 공무원 보수가 민간기업보다 턱없이 낮았기 때문에 월급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살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부부가 23년간 일해서 일군 재산은 112.4㎡(34평) 아파트(1억 7000만원 상당)와 3000여만원의 예금 등 약 2억원 정도다. 김보민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교수가 지난해 재정패널 자료(5000명 표본조사)를 통해 분석한 공무원연금 납부 가구의 경제행태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을 내는 가구는 국민연금을 내는 가구에 비해 순자산이 8600만원 정도 적었다. 또 공무원연금을 내는 가구는 국민연금을 내는 가구에 비해 한 해 68만원 정도를 더 많이 내고, 경조사비로 11만원 정도를 더 썼다. 한 달 소비지출로 보면 공무원연금을 내는 가구가 10만원 정도 높았다. 김 교수는 “순자산이 적고, 소비지출이 높은 것은 공무원연금에 대한 기대로 인해 저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강모(42·6급)씨 부부는 공무원연금이 개혁되기 전인 2015년까지 별도의 저축을 하지 않았다. 전세자금 상환에다 생활비, 교육비 등을 지출하면 여유자금이 없었던 데다 연금만으로 충분히 노후 대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강씨는 “최근에는 적금,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에 가입했지만, 가입 시기가 늦은 것 같아 불안하다”고 전했다. #연금만 믿고 있다가 노후준비 늦었다 2014년 발간된 공무원 총조사(응답인원 90만 3148만명)에 따르면 퇴직 이후 노후생활 대비 방법(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은 것은 공무원연금(43.6%)이었고, 예·적금(19.1%), 연금 등 보험상품(19.2%), 부동산(5.4%), 주식·펀드(4.9%) 순이었다. 아예 노후 준비가 없는 경우는 5.1%였다. 공무원들은 재산보다는 결혼·출산·육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용이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출산·육아 휴직 등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공무원과 결혼하는 이유로 꼽았다. 공무원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중 22.1%인 19만 9877명이 부부 공무원이다. 적어도 5명 중 한 명이 공무원과 결혼한 셈이다. 기혼 공무원(72만 8799명) 중에 공무원과 결혼한 경우는 27.4%로 4명 중 한 명꼴이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중에는 공무원이 아닌 ‘공부원’(공무원 부부)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민간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들로서는 이들 공부원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부분이 육아와 보육이었다. 민간 기업에 다니는 박모(33)씨는 지난해 10월 첫째 아이를 낳은 뒤 퇴사를 고민하는 아내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첫째 아이 출산 이후 2년간 육아휴직을 한 공무원 친구 부부에 비해 우리 부부는 1년 휴직도 눈치가 보여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며 “당연한 일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주모(38·여)씨는 2014년 4월 첫째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했다가 지난해 2월 둘째를 낳으면서 3년이 지난 현재도 육아휴직 중이다. 공무원의 경우 자녀 한 명당 최장 3년까지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주씨는 “복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며 “복직한 뒤에도 청사 어린이집 종일반에 아이를 보낼 수 있어 아이 맡길 곳을 찾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 육아 휴직후 복직해도 청사 어린이집 있어 안심 인사혁신처는 올해부터 공무원의 둘째 자녀에 대한 가족수당을 첫째(2만원)보다 4만원 많은 6만원을 매월 지급한다. 셋째를 낳으면 가족수당은 10만원으로 인상된다. 다만 부부 공무원은 중복 수령이 불가능하다. 또 지난달에는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지 1년이 안 된 여성 공무원은 야간이나 휴일에 근무할 수 없도록 복무규정이 개정됐다. 생후 1년 미만의 자녀가 있는 공무원이라면 부부 공무원은 모두 하루에 1시간을 육아에 쓸 수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포함한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은 연간 2일 이내의 자녀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부부가 수시로 출산·육아를 이유로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휴직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지자체 공무원 문모(33·여)씨는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늦어도 오후 7시엔 집에 돌아온다”며 “1년 후면 첫째 아이가 4살이 되는데 둘째 아이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평균 자녀 숫자는 1.9명으로 대한민국 평균 자녀 숫자인 1.2명보다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공무원·국공립교사가 75.0%로 가장 높았고, 정부투자·출연기관 66.7%, 일반회사 34.5% 순이었다.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서울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文 “쌀 목표가격 올려 농가 소득 보장” 安 “식량 수급계획 세워 자급률 향상”

    19대 대선 후보들은 13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저마다 농업 정책 구상을 밝히며 농민 표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누가 정직하고 선한 농민, 백남기님을 돌아가시게 만들었느냐.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불통 정치,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아니냐”라면서 “고인의 뜻을 받들어 정의로운 나라, 원칙과 정의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농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쌀 목표 가격 인상을 통한 쌀 농가 소득 보장, 저소득층 등 공공급식 전면 확대 등을 제시했다. ● 洪 “김영란법 적용, 농수축산물 제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개정을 공약했다. 홍 후보는 “집권하면 현재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농수축산물 그리고 임산물을 제외하겠다”면서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의 상한액을 ‘10·10·5’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식량 장기수급 계획을 꼭 세워야 하고 식량 자급률을 꾸준히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젊고 유능한 영농인재들을 키워내서 침체한 농촌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면서 “가족농과 여성 농어업인을 보호하고 어르신, 여성 등 맞춤형 영농지원 서비스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 劉 “쌀 생산 조정제 반드시 도입”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정부가 쌀에 대한 보조금과 쌀 가격 지지에 필요한 예산 등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지 않으면 앞으로 자유로운 농업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쌀에서 다른 작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쌀 생산 조정제와 공익형 직불제를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 沈 “安, 보수쪽 막가고 있다” 공세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홍 후보나 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의 농민 정책을 그대로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후보는 뿌리가 민주당에서 나오셨는데 요즘 보수 쪽으로 막 가고 있으니 참여정부에서 박근혜 정부 쯤으로 막 가고 계실 것 같다”고 공격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In&Out] 환경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신수연 녹색연합 평화생태팀장

    [In&Out] 환경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신수연 녹색연합 평화생태팀장

    정보는 권력이다. 쌍방 중에 한쪽만 특정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 비대칭 상황은 잘못된 선택과 도덕적 해이를 만든다. 법률에서 정한 특별한 예외 상황이 아니면 시민들은 알권리를 보장받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알권리를 헌법적 가치를 가진 기본권으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알권리 영역에는 성역(聖域)이 존재한다. 바로 미군기지다.서울 정중앙에 80만평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 이곳에서는 2000년 한강 독극물 방류, 2001년 녹사평역 기름 유출 사고, 2006년 캠프 킴 기름 유출 사고, 2015년 탄저균 반입 사실 확인 등 크고 작은 환경 사고가 끊이질 않고 발생했다. 특히 2001년 녹사평역과 2006년 캠프 킴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서울시는 지금까지도 오염 지하수 정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준치 500배 이상의 1군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되고 있다. 하지만 미군기지 내부가 어떤 상황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하위문서(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 절차)에 의해 한·미 양측이 상호 ‘합의’ 없이 오염 사고 관련 정보를 대중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금하고 있어 오염 사고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미국 정보자유법(FOIA) 절차를 거쳐 용산 미군기지 내부 환경 사고 84건의 정보를 취득해 발표했다. 미 국방부가 외국인인 한국 시민에게 알려 준 ‘용산 미군기지 내부 유류 유출 사고 세부 기록(1990~2015)’은 그동안 알려진 오염 사고의 횟수와 규모를 훨씬 능가한다. 주한미군 자체 기준으로 최악의 유출량으로 분류되는 3.7t 이상의 기름 유출 사고가 7건, 심각한 유출량에 해당하는 400ℓ 이상의 사고가 32건이나 발생했다. 유출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는 ‘언노운’(Unknown) 표시 사고도 18건이 있었다. 해당 자료를 발표하기 전 한국 정부에 동일한 자료를 청구했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파악한 환경오염 사고는 단 5건에 불과했다. 공식 절차를 거쳐 시민단체에서도 확인한 오염 사고 정보를 한국 정부가 모르고 있었다. 주한미군이 자체 기준으로도 ‘최악의’, ‘심각한’ 규모가 다수 포함된 유류 유출 사고 사실을 우리 측에 제대로 ‘공유·통보’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태도 드러났다. 미군기지 재배치 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까지 경기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는 아직 반환 협상이 시작되지도 않았다. 반환을 앞둔 용산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문제를 누가 책임질지가 협상의 핵심이다. 그러나 과거 반환 미군기지의 사례를 돌이켜 보면 구체적인 오염 치유 기준이 없고 환경부가 제대로 된 정보 없이 반환 협상에 들어간 탓에 오염 상태 그대로 돌려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국내법에도 규정된 ‘오염자 부담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군기지 오염 문제는 한·미 간 밀실 협상이 아니라 오염 정보를 공개하고 공론의 장에서 풀어낼 때만이 국민을 위한 공익적 협상이 가능할 것이다. 용산 미군기지 사례는 지금 경기도 곳곳의 미군기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 지역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미군에게 공여·반환하는 지역에 대한 환경조사, 절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환경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 유쾌한 입담 더해… 민중에게 다가온 ‘조선판 버라이어티’

    유쾌한 입담 더해… 민중에게 다가온 ‘조선판 버라이어티’

    궁중 공연 8년 만에 새롭게 구성… 재담꾼·젊은 연희꾼 활력 더해 조선시대 광화문 앞에서 펼쳐졌던 대규모 축제 ‘산대희’가 무대에 오른다.국립국악원은 29일부터 31일까지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올해 첫 공연인 ‘산대희-만화방창(萬化方暢) 광화문’을 선보인다. 2009년 재연 이후 8년 만이다. 신라 진흥왕 이래 고려의 팔관회, 연등회 등 나라의 잔치와 임금 행차가 있을 때 펼쳐진 산대희는 조선시대 들어서는 국가 경조사나 중국 사신을 영접할 때 주로 열렸다. 산대는 나무로 단을 엮은 뒤 오색비단 장막을 늘어뜨리고 전설 속에 등장하는 삼신산(三神山)인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을 형상화한 야외무대다. 산대희는 이 산대에서 펼쳐졌던 줄타기, 탈놀이, 접시돌리기, 꼭두각시 놀음, 농악, 처용무 등 갖가지 연희를 엮어서 펼친 ‘조선판 버라이어티쇼’다. 이번 산대희 공연은 2008년, 2009년에 선보였던 궁중 산대희를 새롭게 구성해 민간의 다양한 연희 예술을 선보이는 민간 산대희 작품으로 꾸몄다. 특히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두 재담꾼인 ‘산받이’와 ‘박첨지’가 등장해 유쾌한 입담으로 공연을 이끌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예술단과 함께 여성 어름사니(줄타기꾼)로 잘 알려진 박지나 등 젊은 연희꾼도 함께한다. 연출을 맡은 극단 사니너머의 김학수 대표는 “고유의 전통 연희를 중심으로 화해와 상생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백성들의 바람을 알리고 광화문 광장이 화려한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번 공연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관람료는 1만~3만원. (02)580-330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프리즌’, 감옥에 빗댄 현실 혹은 그(‘세상’의) 이면

    [유진모의 테마토크] ‘프리즌’, 감옥에 빗댄 현실 혹은 그(‘세상’의) 이면

    지난 23일 개봉돼 흥행 1위를 달리는 영화 ‘프리즌’(나현 감독, 쇼박스 배급)은 한 교도소를 지배하는 장기 복역수 익호(한석규)와 형사였던 신입 수감자 유건(김래원)이 의기투합해 대한민국을 장악할 범죄를 음모한다는 내용이다. 감옥의 폐쇄성과 그 내부의 권력 구조를 비틀고, 여기서 파생될 허점은 디테일을 촘촘하게 살려 현실감의 환시로 재편함으로써 제거했으며, 현 시국의 혼란이라는 타이밍의 도움을 받아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사회 고발 및 풍자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거듭난 게 강점이다. 익호의 뒤를 봐주던 교도소장이 궁지에 몰리자 특별사면으로 익호를 추방(?)하려 한다. 죄수에게 특사는 최고의 특혜지만 익호에겐 왕관을 빼앗긴 채 국외로 추방당하는 ‘탄핵’이다. 밖에서 완전 범죄를 마친 죄수들은 직장인들이 귀가하듯 귀소한다. 혼돈의 현실을 향한 조소다. 수감자는 바깥세상에선 이방인이지만 동질감으로 소통이 편한 감옥에선 동족이다. 익호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헌법이나 사회규범에 비해 매우 단순하고 쉬우니 수감자의 체질이 순응한다. 달리 경제활동을 안 해도 편하게 주식, 간식, 술, 담배, 레크리에이션 등을 즐길 수 있다. 유토피아는 최소한 그들에게만큼은 멀리 있는 것도, 환상도 아니었다. 각자 개성 넘치는 생동감이 살아 숨 쉬는 적지 않은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마치 멀티캐스팅의 블록버스터를 즐기는 듯한 다양하고 풍성한 재미를 제공한다. 익호는 합리적인 지도자와 극악무도한 범죄자, 그리고 과잉 에고이즘에서 비롯된 그릇된 낭만에 사로잡힌 자아 등의 다중인격을 지니고 있다. 그는 교도소장은 물론 말단 교도관에게도 서운치 않을 만큼의 뇌물을 뿌린다. 또 죄수와 그 가족의 경조사까지 일일이 챙겨 주는 등 ‘민심’을 다스리는 데 최선을 다한다. 아낌없이 베풀고 확실하게 신상필벌하며 진정한-최소한 감옥 내에서만큼은-통치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한다. 또 다른 그의 통치 비결은 깡패도 오줌을 지릴 잔인한 폭력성이다. 반발하거나 걸림돌이 되는 자는 서슴없이 불구로 만들거나 죽인다. 그러나 자신의 ‘정치철학’에 순응하는 ‘국민’에겐 한없이 자애롭고 따뜻하다. 일부 강대국에서 실패한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를 그는 범죄의 합리화란 역설을 통한 혁명으로 진행 중이다. 익호를 무너뜨리려는 신임 교정국장은 소통을 모르는 고위직 공무원이다. 고발하는 게 마땅하지만 교도소장을 압박해 익호의 세계를 와해시키는 데 집착한다. 출세와 안위에만 연연하는 직무유기다. 익호에게 다짜고짜 막말과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는 직권남용이자 인격모독이다. 막상 익호의 부하들에게 잡히자 “살려 달라”고 애원하며 비로소 지위 뒤에 숨겼던 나약하고 치졸한 진면목을 드러내는 장면은 스트레스 해소용 장치다. 익호와 맞서는 깡패 창길은 권위주의(교도소장), 패권주의(익호), 실리주의(교도관)가 그득한 감옥 안에서 유일한 분리주의자다. 그 어느 이념에도 속하지 않은 채 명분이라는 확실한 신념만을 투철하게 실행하고자 하는 자기애가 강한 인물로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의 본질을 구성하는 3개의 원리 중 주관주의에 속한다. 권력의 외곽을 선택한 아웃사이더 혹은 아나키스트다. 익호의 오른팔에게 교란작전을, 또 익호에게 속임수를 쓰는 게 비겁하다고? 어차피 전쟁의 목적은 승리고, 역사는 이긴 자의 관점에서 기술된다는 승자독식의 일방통행을 향한 풍자적 메타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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