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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노사 첫날 합의 실패… 오늘 조정안 제시할 수도

    삼성전자 노사 첫날 합의 실패… 오늘 조정안 제시할 수도

    노조, 성과급 상한 폐지 재차 요구사측, 제도화 거부로 ‘평행선’ 달려암참 “파업 시 경쟁국 이익” 우려구윤철 부총리, 중재 의지 재강조 삼성전자 노사가 11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첫날 회의에서 11시간 30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중노위가 “내일 일단 조정안을 제시할 정도의 논의는 진행됐다”고 밝히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겨뒀다. 같은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까지 총파업 우려를 공개 표명하면서 노사 협상에 대한 압박 수위도 커지는 모습이다. 황기돈 중노위 조정위원은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그냥 내일 계속하는 걸로 결정됐다”며 “내일 일단 조정안을 제시할 정도의 얘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가 서로 이야기해서 굳이 조정안을 안 내고 (노사끼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면 그 방법으로 가는 것이 최고이고, 안 되면 조정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지급 제도화를 재차 요구했고, 사측은 상한 폐지의 제도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으면 조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협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암참은 이날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암참은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병목과 가격 변동성 확대, 조달 안정성 악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 산업 내 노동 불확실성은 한국이 구축해온 안정적 제조·기술·공급망 허브로서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참 회원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는 인공지능(AI) 서버·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암참은 “운영 안정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경쟁국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부도 중재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가 반도체 칩을 구하려고 하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불협화음으로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노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주길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말했다.
  • 구윤철 “코스피 아직 낮은 수준… 금투세 시행할 때 아니야”

    구윤철 “코스피 아직 낮은 수준… 금투세 시행할 때 아니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주식시장 주가지수는 선진국보다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가 역대 최고인 7000을 넘어 계속 올라가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13위에서 6계단 상승한 7위로 올라섰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AI) 사이클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달라진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입도선매, 사전 주문이 이뤄진 상황을 볼 때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과열이 아니냐는 질문에 구 부총리는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 SK하이닉스가 38조원을 기록한 것은 실체”라며 ‘반도체 버블론’을 일축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에 대해선 “자본시장의 상황 등 시장 여건이 충분히 조성된 시점에 검토할 과제”라며 당장 재추진될 가능성이 없음을 내비쳤다. 구 부총리는 “정부가 넥슨 지주사 NXC로부터 상속세 물납을 받아 보유 중인 주식 가운데 1조 227억원어치를 NXC에 다시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당 물납 가액은 553만 4000원이었는데, 이번 매각은 주당 555만 8000원에 체결된다. 구 부총리는 “물납으로 받은 것보다도 더 비싸게 팔았다는 의미에서 아주 좋은 매각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부 지분율은 기존 30.6%에서 25.7%로 줄어든다.
  • ‘실손24’ 버티는 EMR업체에 금융위 ‘최후통첩’…업계는 “개발·유지 등 엄청난 비용 누가 내주나”[경제 블로그]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끝’. 업계에서는 이 말만 들어도 긴장합니다. 담합 조사에 들어가면 과징금은 물론이고 회사 이미지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쪽짜리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라는 비판에 몰린 금융위원회가 공정위까지 불러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업체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실손24 대국민 활성화 점검회의’에서 EMR 업계를 향해 공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일부 업체가 집단으로 참여를 거부해 온 행태를 공정위와 함께 점검하겠다”는 건데요. 회의에 공정위까지 직접 참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담합도 들여다보겠다”는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실손 24는 실손 보험금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의료기관 연계율은 아직 30%에도 못 미칩니다. 금융당국은 원인을 ‘EMR 업체의 몽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일부 비용을 지급하고 있음에도 업체들이 국민의 편의성을 볼모 잡아 과도한 수준을 요구하고 있단 것이죠. 실손24 연계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명까지 공개했습니다. 회사 이름을 거론해 망신을 주는 ‘네이밍 앤 셰이밍’ 전략이죠. 금융위는 마음이 급합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부처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받으며 “6개월 뒤 다시 점검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 ‘중간점검’을 앞두고 성과를 가져가야 합니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이 정도 속도전은 처음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금융위는 추가 EMR 업체 참여를 끌어내 다음 달 연계율이 52%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말 목표는 80~90%입니다. 하지만 EMR 업계의 속내는 조금 다릅니다. “협상도 끝나지 않았는데 졸지에 돈만 밝히는 업체가 됐다”는 겁니다. 특히 EMR 업체 가운데는 대형 기업뿐 아니라 아직 적자를 감수하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담합은 말도 안 된다”며 “실손24 연동에는 시스템 개발과 유지·보안 비용이 계속 들어간다”고 말했습니다. 민감한 의료정보를 다루는 만큼 서버와 보안 체계도 강화해야 하는데,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국민 편의’와 ‘플랫폼 비용 부담’ 속에서 적절한 절충선을 찾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 엔비디아, 올해 AI 생태계 58조 베팅… 칩 넘어 거대 투자자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독보적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단순한 ‘칩 공급자’를 넘어 AI 생태계 전반을 막후에서 조율하는 거대 투자자로 변모하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확보한 막대한 현금을 다시 산업 전방위로 재투입하며, 칩 제조 역량과 자본력을 결합한 이른바 ‘엔비디아 경제권’을 구축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만 AI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 전반에 400억 달러(약 58조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엔비디아의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자본의 흐름이 자사 제품의 핵심 고객사로 향한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300억 달러)와 앤트로픽 등 거대언어모델(LLM) 강자들은 물론, 코어위브와 같은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네오클라우드란 기존 빅테크와 달리 오직 AI 연산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엔비디아 칩을 대량 구매하는 신흥 세력이다. 엔비디아는 칩 판매 수익을 이들에게 재투입해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빅테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신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를 두고 과거 닷컴 버블 당시 시장 과열을 부추겼던 ‘순환 거래’ 방식과 유사하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공격적 투자가 가능한 배경에는 경쟁사들과의 압도적인 재무적 격차가 있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가 올해 AI 인프라 구축에만 약 1064조원을 쏟아부으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10여 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거나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는 등 재무적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연간 14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잉여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 여력을 과시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인프라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곳간을 비우며 칩을 사는 동안, 엔비디아는 그 지출을 자양분 삼아 생태계 포식자 지위를 더욱 굳히는 모양새다.
  • [사설] 나무호 피격, 철저히 진상 규명해 주권침해 책임 물어야

    [사설] 나무호 피격, 철저히 진상 규명해 주권침해 책임 물어야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HMM 선박 ‘나무호’의 폭발 원인은 ‘미상의 비행체에 의한 타격’이라는 우리 정부의 1차 현지 조사 결과가 그제 나왔다. 정부는 공격 주체와 비행체 기종 등을 예단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정황상 이란의 드론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날 우리 외교부는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사실관계를 물었다. 앞서 피격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발포”라고 했고, 이란 국영방송도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피격인지 분명치 않다”고 하다가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피격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더니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또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열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자칫하면 이란 전쟁의 수렁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문제다. 이란전에 휘말린다면 인명 손실은 물론 원유 공급이 더 어려워지는 등 경제에도 치명타가 된다. 호르무즈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60명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은 주권국가로서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는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으나 그 정도로 그칠 문제가 아니다. 최악에는 큰 인명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이란 대사는 “사고”(accident)라고 주장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만 한다.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점도 강조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참에 호르무즈에 갇힌 한국 선박의 우선적 통과를 이란에 요구하는 방안 역시 검토할 만하다. 다른 나라 민간 선박도 무차별적으로 공격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공동 대응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영국·프랑스 주도의 호르무즈 다국적군 구상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다만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장 등 군사적 옵션은 가급적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 나무호 피격 다음날 프랑스 민간 선박이 공격받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 대통령에게 항의한 뒤 샤를드골 항공모함을 홍해 남부로 보냈다. 부당한 주권 침해에는 단호히 대처하고 비례 대응도 할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정부는 진상을 최대한 투명하게 국민 앞에 공개하겠다는 자세로 이 사태를 풀어 가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야당의 비판처럼 “지방선거를 의식해 진실을 은폐한다”는 의심을 부를 수 있다.
  • 금통위원에 김진일 교수 추천

    금통위원에 김진일 교수 추천

    한국은행은 12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신성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후임으로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를 후보로 추천했다고 11일 밝혔다. 김 후보자는 1967년생으로 서울고 졸업 후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버지니아대 조교수, 조지타운대 비상임교수 등을 거쳐 2010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거시경제학, 통화정책 등이다. 김 후보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선임경제학자 등을 역임한 거시경제·통화정책 전문가다. 과거 한은 조사국과 경제연구원 자문교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한은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김 후보자는 별도 인사청문회 없이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임기는 2030년 5월 12일까지다.
  • [사설] 반도체 덕에 역대급 초과 세수, 미래 세대 위해 쓸 궁리를

    [사설] 반도체 덕에 역대급 초과 세수, 미래 세대 위해 쓸 궁리를

    반도체의 역대급 호황으로 초과 세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어제 “추경 편성 당시 (초과 세수) 25조원을 전망했는데, 반도체 업황과 주식시장 활성화로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에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 2026년과 2027년의 세수는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세계적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앞으로 2~3년간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예측과 맞닿아 있다. 정부 곳간은 채워지지만 상황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나라 살림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지난해 104조원으로 2년 연속 100조원대다. 올해 정부 전망치도 108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8% 수준이다. 이번 추경은 초과 세수 예상치만큼 편성됐다. 초과 세수는 추경으로 쓰이지 않으면 다음 연도 국채 상환에 일부가 쓰인다. 정부가 강조한 ‘빚 없는 추경’은 엄밀하게는 ‘빚 갚는 대신 추경’인 것이다. 김 실장은 “재정 문제에 대해 좀더 유연하고 넓은 시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앞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2차 추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이란 종전 협상이 다시 결렬되고 이재명 정부가 ‘확장 재정’ 기조를 밝힌 터라 2차 추경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커질수록 나랏빚이 늘어난다. 나랏빚은 미래 세대에게 짐을 떠넘기는 일이다. 취업 절벽과 세대 간 자산 양극화로 고통받는 청년 세대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반도체 호황과 증시 활황에 따른 초과 세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재정 건전성 강화와 구조 개혁에 쓰여야만 한다. 구 부총리는 “재정에 현명한 투자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현명한 투자자로서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실행하기 바란다.
  • [이근화의 말하자면] 무장단체의 두 얼굴

    [이근화의 말하자면] 무장단체의 두 얼굴

    “정의가 부정되고, 빈곤이 강요되며, 무지가 판치고, 어느 한 계층이 사회가 자신들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위한 조직적 음모라는 느낌을 받는 곳에서는, 사람도 재산도 안전할 수 없다.”(프레드릭 더글러스, 1886) 한국인에게 ‘무장’이라는 단어는 본능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당장이라도 무장 공비들이 나타나 가족들에게 총구를 들이밀 듯한 두려움을 안겨 주었던 말이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 잔존하는 무장단체 역시 서방 국가들에는 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테러 집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진영 논리를 떠나 제3세계의 시각으로 바라본 무장단체는 그 결이 조금 다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방의 침략에 맞서 정체성을 수호하거나 부패 정권 치하 가난과 소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일방적인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일 수 있다. 이들이 ‘총을 들었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그 총을 들게 만든 배경과 맥락을 살펴야 한다.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이들에게 제도와 규범은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무장단체들도 국가의 공백을 메우며 세력을 확장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학교와 병원을 세워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남부 시아파 공동체 내에서 국가를 대신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는 이스라엘 봉쇄로 공공 서비스가 마비된 가자 지구에서 학교와 복지 시설을 운영했다. 이처럼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무장단체는 지역 공동체의 보호자 노릇을 자임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적 자선의 이면에는 냉혹한 계산이 숨어 있다. 이들은 시민을 인질화해 무장 공격의 방패로 삼거나, 내부 결속을 위해 외부인을 가혹하게 탄압하며 폭력을 정당화한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유혈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공권력의 보호를 받지 못할 때,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물리력에 의탁하게 된다. 총을 든 자들만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그들을 그 자리로 몰아간 사회 시스템을 살펴야 한다. 물론 폭력은 빈곤과 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폭력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원한과 보복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구조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북아일랜드 협정과 콜롬비아 평화협정 사례는 정치적 화해가 폭력의 고리를 끊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다만 남아공의 ‘진실과화해위원회’는 정치적 화해 면에서는 성과를 거뒀으나, 아파르트헤이트가 남긴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한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진정한 평화를 위해 정치적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며 경제적 분배와 사회적 포용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정치적 화해와 통합이 늘 강조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평화를 위해서는 기득권층의 지갑이 가벼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함이 멀어질 때 폭력은 가까워진다. 이근화 시인
  • [공직자의 창] 농어촌 기본소득, 지역 살리는 첫걸음

    [공직자의 창] 농어촌 기본소득, 지역 살리는 첫걸음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으로 농촌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방문한 충북 옥천군의 마을 카페는 지역 내 사회연대경제 조직들과 협업해 지역 농산물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장소로 새 단장을 했고, 새로 문을 연 보리밥집에서는 이웃 간의 정겨운 만남이 이뤄지고 있었다. 주민들은 기본소득 덕분에 마을에 따뜻한 활력이 도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했다. 작은 변화로 보일 수 있지만, 정책이 어떻게 현장에서 생명력을 얻고 주민들의 삶을 바꾸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순간이었다. 주민들이 멀리 읍내까지 나가지 않고 집 근처 마트에서 지역 농산물을 구입하고, 근처 식당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상은 단순한 소비 형태의 변화로만 볼 수 없다. 수십 년간 지속된 ‘농촌 소멸’이란 거대한 흐름에 맞서 지역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고 농촌이 살고 싶은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작지만 강한 신호다. 기본소득이 지역을 다시 잇는 든든한 가교가 되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통해 10개 군 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을 2년간 지급하며 농촌 소멸의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사업이 한시적으로 추진되는 데 그치지 않도록 농어촌 기본소득 업무를 전담할 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을 신설해 정책 추진체계를 갖췄다. 본사업화를 위한 법제화를 진행하면서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농촌이 마주한 소멸 위기는 경제적 낙후의 문제를 넘어 사람이 떠나고 공동체가 해체되는 존립의 문제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이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담대한 도전이자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생할 수 있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혁신적인 투자다. 사업 시행 두 달여 만에 나타난 변화들은 고무적이다. 인근 지역만이 아니라 멀리 수도권에서 전입하는 인구가 늘며 농촌이 더이상 떠나는 곳이 아니라 찾아오는 곳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돈의 흐름이다. 2개월여 만에 지급된 기본소득의 약 85%가 사용됐다는 것은 이 자금이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다시 지역 생산자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전국적인 공급 과잉으로 대파 가격이 폭락하자 주민들이 기본소득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대파를 구입해 지역 농가를 도운 것은 좋은 예다. 물론 현장에는 사용처 부족과 같은 불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으로 현장의 인프라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농업인과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매장을 설립하고 질 좋은 지역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빈 점포를 활용해 반찬과 소포장 농산물 등을 판매하는 다기능 마켓을 조성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을 구성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기존 상권이 활성화되고 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지역 경제가 점차 활력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지역 내 선순환이라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현장에서 제기되는 불편 사항은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신속하게 정비해 나가겠다. 현재 매출액 기준에 상관없이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잔액 알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정책의 지향점은 농어촌의 ‘지속 가능성’에 있다.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를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분석해 정책 신뢰를 쌓아 갈 것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마중물로 지역 경제와 공동체의 활력이 다시 살아나 우리 농촌이 국가 균형발전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챙길 것을 약속드린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세종로의 아침] 반도체 호황 착시현상 아니라지만…

    [세종로의 아침] 반도체 호황 착시현상 아니라지만…

    여기저기서 축포 소리가 들린다. 코스피지수가 꿈의 칠천피를 넘어 이제 불과 일주일 만에 8000을 넘보고 있다. 연내 1만피 달성은 시간문제라는 얘기도 들린다.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인 개미들은 “지금이라도! 가즈아!”를 외치며 레버리지 투자(빚투)에 너도나도 뛰어든다. 빚투를 나타내는 신용거래융자는 지난달 말 36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주식 얘기를 하지 않으면 대화에 낄 틈조차 없다. 가히 광풍 수준이다.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꿈의 1만피를 넘볼 수 있게 된 건 순전히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분이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승분 대비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시가총액 상승분이 차지하는 비중만 61.4%다. 하지만 반도체 쏠림 현상의 이면에는 그늘이 짙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3.50%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상승 종목은 285개, 하락 종목은 605개였다.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두 배다. 눈물을 흘리는 개미들이 훨씬 더 많다는 얘기다. 반도체 호황은 착시가 아니라는 데 이견을 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실적이 끌어올린 ‘불장’ 이면에 가려진 경고음을 무시해선 안 된다. ‘한국형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나흘 연속 60을 웃돌았다. 대체로 50을 넘어가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공매도 잔고도 역대 최대치다. 개미들은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논란 때문에 갈팡질팡이다. 아직 실적 장세가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번 꺾이는 장세로 돌아서면 무서운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 경우 ‘빚투’로 과열된 시장에서 반대매매로 강제청산당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도 무시하면 안 된다. 반도체 호황이 다른 산업 전반에 ‘낙수효과’를 가져올 것에 대해 정책당국에선 낙관하고 있는 듯하나, 아직 그런 조짐은 보기 힘들다. 지난 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생산은 전 분기보다 14.1%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제조업 생산은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도체 업종은 고용 유발 효과 역시 제한적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낸 ‘주요산업동향(2022년 기준)’을 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 효과는 생산 10억원당 1.85명이었다. 제조업 평균(4.85명)과 자동차(5.41명)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특정 업종 쏠림 현상이 장기화했다가 둔화하는 국면에 있다. K자형 양극화가 짙고, 낙수효과는 미미했을 때 내수 경기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동발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고유가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과 향후 소비자물가로의 전이는 이제 시작된 흐름이다. 지금 당장은 석유 최고가격제로 유가와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인위적인 가격 누르기도 한계가 있다. 장기화하면 결국 물가 급등으로 연결되고, 정부 정책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국면이 된다. 환율도 문제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당장은 환율이 안정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여전히 1400원대 중반의 높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추정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단기적으로 0.3% 포인트, 6개월 뒤에는 0.5% 포인트 안팎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급등하면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지갑은 더욱 닫혀 내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비상시국에 소위 ‘삼전닉스’만 잘나간다고 축포를 쏘는 것이 바람직한지 되새겨 봐야 한다. 정책·통화당국은 물가와 성장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금리 수준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하기 바란다. 특정 업종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산업 다변화와 함께 자산 양극화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충실히 다져가야 할 것이다. 황비웅 디지털금융부 기자(차장급)
  • 서울시장 8차례 맞힌 ‘민심 바로미터’… 재건축 해법이 승부처[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서울시장 8차례 맞힌 ‘민심 바로미터’… 재건축 해법이 승부처[6·3 지방선거-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영등포는 서울 민심의 바로미터다. 1995년 이후 여덟 번의 지방선거에서 시장 당선인을 모두 적중했다. 심지어 당선인이 영등포에서 얻은 득표율과 서울 득표율이 거의 같았다. ‘정치 1번지’ 종로급은 아니더라도 국회의사당이 있는 이곳은 4선 김민석 국무총리, 5선(영등포 3선) 권영세 의원 등 거물을 다수 배출했다. 19대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4연승 중이지만, 근래 보수세가 강화하는 모양새다. 재건축 대상 단지가 많고 부동산 규제·세금에 민감해서다. 구청장의 경우 5~7대 지선에서 민주당(조길형, 채현일)의 3연승 이후 2022년 국민의힘(최호권)이 탈환했다. 민주당에선 국회·청와대 경험을 두루 쌓은 조유진 후보, 국민의힘에선 3선 시의원 출신 최웅식 후보가 나선다. “구 전체를 ‘창업특별구’ 조성…‘국제 금융특구’도 완성할 것”민주당 조유진 후보“영등포의 ‘브랜드 대전환’을 이뤄내겠습니다.” 조유진(60)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1일 인터뷰에서 “영등포는 임시정부가 해방 후 첫발을 디딘 여의도 비행장이 있던 곳이자 87년 체제를 만들고 12·3 비상계엄 후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회의사당이 있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한강의 기적을 이끈 산업화의 심장부, 영등포를 브랜딩해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문래동에서 여의도로 선회한 제2세종문화회관을 원위치로 되돌리고 영등포 전체를 국제금융특구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여의도의 금융, 문래동의 제조·창작 분야를 연결해 창업이 일상이 되는 창업특별구를 만들겠다”며 “여의도에 아트센터를 세우고 제2세종문화회관을 애초 구상처럼 문래동에 조성해 뿌리 산업과 인공지능(AI) 산업이 결합한 문화·경제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림동 남부도로사업소에 ‘글로벌 금융 아카데미’를 만들고 영등포 전체를 국제금융특구로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경부선 지하화, 영등포역 KTX 정차 확대 등 현안을 해결하려면 이재명 대통령과 즉각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앙 정치의 통찰력과 행정 능력을 갖춘 준비된 통합형 전문가인 제가 ‘천하제일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5대째 토박이로 누구보다 애정이 깊다”며 “여의도와 원도심의 벽을 허물고 하나 되는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중심으로 AI시티 구축…서남권 어린이 종합병원 유치”국민의힘 최웅식 후보“서울의 중심이었지만 불균형 발전으로 낙후된 이미지의 영등포를 ‘명가재건’하겠습니다.” 최웅식(64) 국민의힘 후보는 11일 인터뷰에서 “신길동에서 태어나 초중학교를 나오고 지금도 어머니부터 자녀까지 3대가 영등포에 살고 있다”며 “떠났다 돌아온 이들과 달리 한 번도 영등포를 떠나보지 않아 골목골목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미래 경제·생활복지·미래 교통까지 3대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인공지능(AI) 시티와 AI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여의도를 미래 산업·디지털 금융 중심지로 만들고 서남권 어린이 종합병원 유치, 권역별 24시간 돌봄센터·공공 산후조리원·제2노인종합복지관으로 의료특구 영등포의 위상에 걸맞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 유치, 국철 1호선·경부선 지하화, 경전철 서부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3선 시의원을 지낸 최 후보는 “교통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하면서 예산 집행 등 정책 실행 과정을 다뤘다”며 “(김영주)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을 지내 중앙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만큼 재개발·재건축, 경부선 지하화, 서부선 도시철도 등 대규모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등포역이 서울역보다 먼저 생긴 것처럼 영등포를 다시 서울의 중심으로 돌려놔 주민들이 영등포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45년 만에 ‘영산포읍’ 이름 되찾았다

    전남 나주의 원도심이자 한때 호남 내륙 물류의 심장이었던 영산포가 45년 만에 ‘영산포읍’이라는 이름을 되찾게 됐다. 단순한 행정 명칭 복원을 넘어 침체된 원도심 재생과 지역 정체성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다. 11일 나주시에 따르면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시(市) 설치 이전 읍 지역이었던 2개 이상의 동(洞)을 통합해 다시 읍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나주시 영산동·이창동·영강동을 통합해 영산포읍으로 만드는 행정 절차가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영산포읍은 1981년 나주읍과 영산포읍이 통합돼 금성시로 출범하는 과정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금성시는 나주시 체제로 개편됐다. 영산포를 단순한 생활권이 아닌 독자적 역사와 문화를 지닌 공간으로 인식해온 지역 사회에서는 오랜 기간 읍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에 영산포읍이 재설치되면 도시 행정 구역인 동 지역이라는 이유로 적용받지 못했던 농어촌 특별전형, 건강보험료 감면 등 각종 농촌 특례 혜택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등 정부 공모사업에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명칭 복원만으로 지역 쇠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도시와 원도심을 연결하는 경제축 재편, 영산강 관광자원화,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 생활 기반시설 확충 등이 함께 추진돼야 실질적인 재생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포항, 세계 석학에게 AI 혁신 배운다

    경북 포항시가 세계 석학을 초청해 지역 제조 산업의 인공지능(AI) 혁신 해법을 찾는다. 시는 경북도·포스텍(포항공대)과 함께 오는 14일 남구 지곡동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지역 산업 특화 스마트 제조 모델 확산을 위한 ‘스마트 제조 솔루션 서밋’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행사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제조 기술의 현장 적용 방안과 글로벌 혁신 동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스마트 제조 분야 종사자와 관계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스마트 제조 전략과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기업 간 협력과 네트워킹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제조 혁신 분야 글로벌 석학인 앤드류 쿠시악 미국 아이오와대 교수와 세계제조포럼 창립자인 마르코 타이시 이탈리아 밀라노 공대 교수가 강연을 펼친다. 또한 특별 강연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웹 서비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산업 현장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생산 공정 최적화와 의사결정 자동화 방안을 소개한다. 이상엽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제조 혁신의 세계적 흐름 공유를 통해 지역 제조 기업들의 AI 현장 적용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전 ‘0시 축제’ 올해도 열릴 수 있을까[우리동네 선거는]

    ‘대전 0시 축제’가 6·3 지방선거에서 지역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 국민의힘 후보가 민선 8기 핵심 성과로 꼽으며 확장성을 강조하는 반면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0시 축제는 이 후보가 대전 동구청장 재임 시절 한 차례 개최했던 행사인데 민선 8기 시장으로 취임하며 원도심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잠들지 않는 대전’을 모토로 재도입했다. 지난해 방문객이 216만명으로 집계되는 등 한여름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축제는 8월 7일부터 17일까지 예정돼 있다. 이 후보는 0시 축제 폐지와 관련해 “노잼 도시(재미없는 도시)로 돌아가자는 얘기”라며 “0시 축제는 침체한 원도심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축소·폐지 시 활력을 찾아가는 상권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0시 축제가 지속 가능한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허 후보는 0시 축제를 ‘정체성 없는 축제’라고 단언한다. 그는 “방문객과 외지 방문객 비율, 경제 효과, 예산 등을 분석해 원도심에 활력이 되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민생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축제를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것은 저만의 문제의식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시민 반응도 엇갈린다. ‘효과 체감이 낮은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회의론과 ‘연착륙 중인 축제를 없애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는 옹호론이 맞서고 있다.
  • 서울 아파트 매물 이틀 새 4% 줄어…‘귀한 몸값’ 전세 품귀 현상 커질 듯

    매매가 1% 뛸 때 전세가 1.6% 올라물량 적으면 ‘상급지’ 임차 어려워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이틀 사이 2800여건 줄었다. 다주택자들이 팔지 못한 매물을 거둬들이며 당분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세 품귀’도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1일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 5682건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의 최종 시한이던 9일(6만 8495건)보다 2813건(4.2%) 감소했다. 10일에만 매물의 2.3%(1581건)가 사라졌다. 지난해 2월 24일(-2.34%) 이후 1년 3개월 만에 매물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밝힌 뒤 지난 3월 21일 8만 80건으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점점 줄었다. 이틀 전과 비교해 서울 25개 자치구의 매물이 모두 준 가운데 강동구가 3928건에서 3582건으로 8.9%나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성북구(6.2%), 강서구(5.4%), 노원구(5.1%), 동대문구(4.9%)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강남 3구 및 용산구에 비해 매매 거래가 활발했던 곳들이다. 조정대상지역 내 아파트의 양도세 부담이 최고 82.5%까지 늘면서 다주택자들이 9일까지 처분하지 못한 매물을 회수한 데 따른 여파로 보인다. 향후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들어 서울의 전월세 물건이 30%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전국 아파트 전세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세가격 상승률은 매매가격을 뛰어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5월 첫째 주 기준 1.56%로 매매 상승률(0.98%)을 상회했다. 수도권은 전세 상승률(2.20%)이 매매가격 상승률(1.79%) 대비 0.41%포인트 높았고 비수도권은 전세 상승률이 0.94%로 매매 상승률(0.20%)보다 0.74%포인트 높았다. 서울은 매매 상승률(2.81%)이 전세 상승률(2.61%)을 여전히 앞서지만 격차는 꾸준히 줄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 기조가 실거주에 초점을 두고 있으니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 등은 좋은 입지의 집은 실거주하고 나머지는 시세를 높여 세를 줄 가능성이 크다”며 “(비거주 1주택자가 자기 집에 실제 거주하게 되면) 전세 임차인들은 살던 집을 매매할 여력이 없어 서울 외 지역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세계적 공항·항만 갖춘 인천, 규제 없는 국제자유특별시로”[6·3선거 후보 인터뷰]

    “세계적 공항·항만 갖춘 인천, 규제 없는 국제자유특별시로”[6·3선거 후보 인터뷰]

    경험 차이 큰 시정, 난 직접 성과 내채무비율 15%로 낮춰 재정 건전화경제성장률·출생아 증가율도 ‘1위’‘천원주택’ 늘리고 ‘천원분유’ 추진을 “인천을 진짜 특별한 도시, ‘국제자유특별시’로 만들겠습니다.” 6·3 지방선거에 나선 유정복(69)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 항만 등 훌륭한 인프라를 갖췄으나 각종 수도권 규제에 묶여 있다”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지위(국제자유특별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 중심의 공항경제권을 큰 축으로, 인천내항에 대한 재개발과 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 대회 포뮬러원(F1) 등 각종 국제경기 개최를 위한 국가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가 국제자유특별시라고 유 후보는 설명했다.인천에서 태어나 3선 국회의원과 두 번의 장관, 민선 6·8기 인천시장을 지낸 유 후보는 최초의 3선 인천시장을 노린다. 6기 시장 시절 40%에 달했던 채무 비율을 15%대로 낮추며 재정 건전화에 성공했고 8기에선 ‘천원 주택’ 등으로 큰 호응을 끌어낸 그는 “여기서 멈추거나 후퇴하면 안 된다. 9기 시장으로 복귀해 인천을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천국제자유특별시와 기존 경제자유구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경제자유구역은 산업통상부에 권한이 종속된 부분이 많다. 국제자유특별시는 이러한 종속을 없애고 지방정부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중앙정부와 협력이 필요한 부분은 산업통상부가 아닌 국무총리실과 직접 연결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인천국제자유특별시 구상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공항경제권을 구축하는 일이 첫 단계인데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 주도로 관련 법안인 ‘공항경제권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2단계(인천국제자유특별시 설치에 관한 특별법)로 넘어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그동안 국회와 정부를 설득하면서 여러 기관을 유치하는 등 많은 결과물이 있었고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천원 주택 공급을 연 1000호에서 2000호로 늘리고, ‘천원 분유’ 등을 새로 추가하는 등 민선 8기 핵심 정책인 ‘천원 정책’ 확대를 공약했는데 재원 마련 방안은 있는지. “천원 정책은 시민 체감 효과는 크되 예산은 적게 들도록 설계 당시부터 준비해 시 재정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새롭게 실시하려고 하는 천원 분유, ‘천원 기저귀’ 역시 제작 단가를 낮추고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면 많은 예산이 들지 않는다.” -신도심 위주 개발에 원도심 주민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해결책은. “역대 어느 시장보다 원도심 균형 발전에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 인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제물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민선 8기에 시작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원도심의 역사에 새로운 매력을 더해 신도시와 차별화된 균형 발전을 이뤄낼 계획이다.” -송도구와 논현서창구 신설을 공약했다. 어떤 효과가 있을지. “주민들의 행정 편의가 개선된다. 집과 가까운 곳에서 행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 각 지역은 생활권별로 특성이 있고 생활 방식도 차이가 있다. 이질적인 생활권역을 동일 생활권끼리 묶어 정비하는 행정구역 개편으로 이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반도체·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다른 도시에 견줘 인천만의 경쟁력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바이오, 반도체 산업 등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천은 세계 최상위급 국제공항과 항만을 모두 갖추고 있어 기초 체력 자체가 다르다. 이러한 장점들을 분석하고 신산업 관련 우량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는 등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왔다.” -인천시장과 정부 부처 장관을 두루 경험했다. 이번 선거에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생각하는지. “시정 운영에 있어 경험의 차이는 크다. 민선 6기 시장으로 있으면서 재정 위기에 빠졌던 인천을 재정 정상 단체로 만들었고 8기 시장을 거치면서 인천을 경제성장률 1위, 출생아 증가율 1위 등 많은 지표에서 선두 도시로 성장시켰다. 말만 하는 정치인과 성과를 내는 유정복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나무호 수리, 적어도 1~2개월 걸려”… 26척 하루 손실 5억원 추산

    “나무호 수리, 적어도 1~2개월 걸려”… 26척 하루 손실 5억원 추산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상의 비행체로부터 공격당한 HMM 나무호가 1차 현장 조사를 마치고 선박 수리 절차에 들어간다. 나무호가 공격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나머지 25척 선박의 선원과 운항사들은 손실을 넘어 안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나무호를 현지 수리 조선소와 협의해 수리할 예정”이라며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1~2개월은 소요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나무호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중동 최대 수리 조선소인 ‘드라이독 월드 두바이’에 정박 중이다. HMM은 현지 조선소와 함께 부품 조달 가능성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적재 용량(DWT) 3만 8000t급 다목적 화물선(MPV)인 나무호는 올해 초 첫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의 공격으로 선미 외판이 폭 약 5m 규모로 파손됐고, 선체 내부는 깊이 7m가량 훼손됐다. 선체 내부 프레임 역시 안쪽으로 휘어진 상태로 파악됐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나라 선박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해협 안쪽에는 나무호 외에도 25척의 국내 선박과 선원 150여명이 남아 있다. 나무호 피격 사건 이후 우리나라 선박들은 카타르 앞바다 등 걸프 해역의 안쪽으로 이동해 정박 중이지만, 언제 교전이나 공격이 발생할지 불확실하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선사를 포함한 소통 채널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안전을 담보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선박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정박해 있다. 하지만 또 비슷한 공격이 발생할지 모르니 불안하다”고 전했다. 경제적 충격도 불가피하다. 나무호의 경우 운항 일정 차질에 따른 영업 손실 등 기회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호는 전쟁보험 특약을 통해 전손 시 최대 1000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재로선 미지수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박 26척의 선사들은 전쟁보험료·유류비·선원비 등 하루 약 4억 9000만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 트럼프 “이란 답변, 용납 불가”… 중동 전쟁 또 갈림길

    트럼프 “이란 답변, 용납 불가”… 중동 전쟁 또 갈림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제안에 대한 이란의 답변을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난하며 미·이란 간 종전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협상이 재차 불발되며 중동 정세는 전쟁 재개와 대화 지속을 놓고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의 소위 ‘대표단’이 보낸 답변을 읽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안에 대한 답변을 협상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했는데,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답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미국이 제안한 20년보다 단축하기를 요구하고, 핵시설 해체는 거부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두 가지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요구 사항이다. 이란은 대신 ▲모든 전선에서 전쟁 중단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종료 ▲해외 동결자산 즉각 해제 ▲30일간 원유 수출 허용 등을 요구했다고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에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을 강조했다고 국영매체 프레스TV는 전했다. 이번 협상 결렬은 현 상황에 대한 양측 인식 차가 여전히 크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 준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으로 군사 능력이 상당히 약화된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순순히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해상 봉쇄를 단행해 원유 수출로를 차단하며 이란 경제를 한층 더 옥죄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오히려 더 강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상황을 오판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이란이 미국의 해상봉쇄를 최소 3~4개월은 더 버틸 수 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도 보도했다. 일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처럼 해상봉쇄를 통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면서 물밑 협상을 이어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군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의 통항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재개하고 동맹국의 동참을 또다시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4~15일 진행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란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움직여 이란 돈줄을 조이고 종전 제안을 수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전쟁 종식과 관련해 시 주석에게 지원을 요청할 경우 양보 카드도 제시해야 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조건대로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시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 주석의 지지를 구하게 됐다”면서도 “시 주석은 전쟁 종결 방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 美 베선트·中 허리펑, 정상회담 전 한국서 담판 왜

    美 베선트·中 허리펑, 정상회담 전 한국서 담판 왜

    베선트, 오늘 방일 후 내일 방한일본보다 우호적으로 판단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경제·무역 협상 대표가 서울에서 만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역사적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어 12일 일본 도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등을 만나 미일 경제 협력을 논의한 뒤, 13일 서울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중은 그간 관례처럼 제3국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번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악화한 중일 관계 속에 한국이 협상 장소로 낙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과 비교해 한국이 미중 양측에 모두 우호적인 국가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중국과 처음 정상회담을 가진 장소가 지난해 10월말 부산이기도 했다. 반면 베선트 장관의 방일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과 엔화 흐름, 다카이치 정권의 적극 재정 기조 등을 둘러싼 미국 측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성격으로 해석된다. 한국 방문과 달리 미일 현안에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미중 회담 사전조율에 집중해야 할 베선트 장관이 서울에서 우리 당국자를 만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베선트 장관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 “급한 사람 붙들어 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보다 할 말이 있다면 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면서 “현재로서는 만나자거나 면담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 묵힌 말 많은 트럼프·시진핑… 이틀간 6차례 ‘끝장 회동’

    묵힌 말 많은 트럼프·시진핑… 이틀간 6차례 ‘끝장 회동’

    최대 현안 ‘이란전쟁’ 등 의제 산적트럼프, 中 통해 종전안 압박 계획시진핑은 대만 독립 반대 요구 전망희토류·수출 통제 등 완화도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 정상의 대좌는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이뤄진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 전쟁을 비롯해 대만 문제, 무역 전쟁 등 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폭넓은 사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11일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의 발표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초청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건 1기 집권기인 2017년 11월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간으로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14일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같은 날 두 정상은 베이징 명소인 톈탄공원을 둘러보고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중국을 떠나기 전 시 주석과 티타임과 업무 오찬을 갖는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14~15일 이틀간 최소 여섯 차례에 걸쳐 공식 일정에서 대면한다. 중동 정세 악화로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는 최대 안보 현안인 이란 전쟁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국의 종전안을 수용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대한 중국의 재정 지원과 무기 수출 중단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문제 역시 주요 의제다. 중국은 그간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해왔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중동 전쟁 중재를 지렛대 삼아 미국에 대만 무기 판매 중단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 정부 당국자는 사전 브리핑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기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 문제도 양국의 관심사다. 주요 외신은 두 정상이 현재의 ‘무역 휴전’ 상태를 유지하되 안정적인 교역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항공기와 대두 등 농산물 대중국 수출 확대와 같은 무역 성과를 거두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비군사적 용도’로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제안하고, 미국으로부터 대중 수출 통제 완화 등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합의나 중대한 양자 협정이 도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보 현안에 대한 이견이 팽팽한 만큼 투자·무역 분야의 가시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오밍하오 상하이 푸단대 미국학 센터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회담에서 특별히 실질적이고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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