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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2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나란히 참석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 ‘미중 간 전략적 균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CDF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역사를 돌아보면 세계 경제가 곤경에서 빠져나와 번영으로 들어간 것은 기존 시장을 놓고 쟁탈한 것이 아니라 개방과 기술 진보·혁신으로 새 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보호주의는 문제를 해결하는 영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각국과 소통·협조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안전을 함께 촉진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를 겨냥했다. ‘고품질 발전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CDF는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인을 초청해 경제 현안과 투자 협력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포럼에는 애플, BMW, 메르세데스-벤츠, HSBC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8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최근 대중 갈등이 격화된 일본의 핵심 기업들은 올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포럼 이후 현지 주요 기업들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는 샤오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정보통신(IT) 기업이 밀집해 있어 반도체, 전장, AI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 본사를 방문해 전장 사업 협력을 모색했다. 곽 사장 역시 3년 연속 포럼에 참석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의 방중은 미중 반도체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약 71조원으로 미주(약 67조원)를 앞선다. 중국 매출이 미주를 앞선 것은 2024년에 이어 2년째다. 미국 중심의 수요 확대는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역시 최대 시장이자 핵심 생산거점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약 66조 8000억원으로 전체의 68.9%에 달했고, 중국은 약 19조원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은 메모리 생산과 주요 고객 기반이 동시에 형성된 핵심 거점이어서 전략적 중요성이 여전히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매출 구조를 보이지만 중국과 미국을 모두 핵심 상대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AI 수요가 확대하는 미국 시장과 중국의 생산 기반이 동시에 필요해서다.
  • 하나금융, 학교 밖 청소년 자립·재도약 지원

    하나금융은 지난 20일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국교육방송공사와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심리·정신적 이유로 학교를 떠난 ‘학교 밖 청소년’의 건강한 자립과 재도약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청년愛 YOUTH BRIDGE’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하나금융은 ‘학교 밖 청소년’의 사회 적응 및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진로탐색 활동 ▲금융교육 프로그램 ▲불법도박 예방교육 등 현장 중심 청소년 특화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청년愛 YOUTH BRIDGE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의 재도약을 위한 다리가 돼 줄 것”이라고 밝혔다.
  • 멀어지는 韓 ‘2% 성장’… 전쟁 장기화·물가 관건

    멀어지는 韓 ‘2% 성장’… 전쟁 장기화·물가 관건

    불과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 안팎이 예고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중동 전쟁이 돌발하고 ‘고유가·고환율’ 충격파가 덮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는 전쟁의 장기화 여부와 국내 소비자 물가의 향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파를 오는 4월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에 반영할 예정이다. 댄 카츠 IMF 수석부총재는 지난 1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최근 중동 상황으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의 성장 경로와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한 것이다. IMF는 지난 1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재경부·한국은행은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를 제시했다. 하지만 전쟁 발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한국 경제는 기존 성장 경로에서 이탈이 유력해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세계 인플레이션율은 0.4%포인트 오르고 세계 GDP은 0.1~0.2%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H금융연구소는 “전쟁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경제 성장률이 0.3% 포인트 내려가고, 1년간 지속되면 0%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재경부는 지난 2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언급했던 ‘경기 하방 위험 증대’라는 표현을 8개월 만에 다시 언급했다. 앞으로 ‘전쟁 장기화 여부’와 ‘국내 물가 상승률 추이’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쟁의 영향이 없었던 지난달 2.0% 이후 이달 3.0%를 돌파하며 치솟을지, 아니면 2%대 내에서 버틸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2%대 내를 유지하면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책으로 버틴 셈이어서 경제 충격도 덜할 수 있지만, 3%대가 뚫리면 그 이상까지 열려 있는 셈이어서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도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 부총리는 이날 고유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 간담회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부담으로 파급될 우려가 있는 만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안착을 위해 철저한 현장점검을 해야 한다”면서 “공공요금 동결, 23개 특별관리 품목별 할인지원 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민생 물가 안정 방안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개정 상법 시행 전 마지막 주총… 경영권 방어 플랜B 쏟아진다

    개정 상법 시행 전 마지막 주총… 경영권 방어 플랜B 쏟아진다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둔 마지막 정기 주주총회가 노골적인 ‘경영권 방어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는 7월 주주권을 강화하는 법안이 도입되기 전 기업들이 정관 변경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있어서다. 제도 시행 이후를 대비한 대응이라는 해석과 함께, 주주권 강화 흐름과 충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2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상장사 주주총회의 주주 제안은 2020년 59건에서 2025년 121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단순히 “배당을 더 달라”는 요구에서 “이사회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요구로 바뀐 것이다. 주총이 단순 의결 절차를 넘어 경영권 경쟁의 주요 무대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이사회 구조부터 손보고 있다.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나눠 선임하는 ‘시차임기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시차임기제는 이사를 한 번에 교체하지 않고 나눠 선임하는 방식으로, 특정 시점에 외부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LS일렉트릭은 이사 임기를 기존 ‘3년’에서 ‘3년 이내’로 바꾸고, 이사 수 역시 ‘9인 이내’에서 ‘3인 이상 5인 이내’로 축소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앞두고 이사회 진입 통로를 좁히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상법의 핵심인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가진 표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해 소수주주도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인데, 이사 수가 줄어들면 이 효과가 약해진다. 이창민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은 “이사 수 축소와 임기 변경은 결과적으로 소액주주가 추천하는 외부 인사의 진입을 막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소수주주 추천 자체를 제한하는 정관도 등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는 그룹사 3년 이상 경력, 재임 이사 3분의 1 이상 추천 등의 요건을 설정해 후보 자격을 제한했다. 사실상 외부 인사의 진입 문턱을 높이는 장치다. 감사위원 선임을 둘러싼 구조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감사위원은 경영진을 견제하는 핵심 자리지만, 기업들이 감사위원 수를 늘리거나 선임 방식을 조정하는 안건을 잇따라 상정하면서 제도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사주를 활용한 대응도 확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인카금융서비스 등 다수 기업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비해 예외 조항을 정관에 반영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도지만, 우리사주나 임직원 보상 등으로 활용하면 경영진 우호 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복지재단이나 기금 등을 통한 의결권 행사 역시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복지재단은 최대 5%, 별도 기금은 제한 없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자사주를 무상으로 넘기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운영사인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는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보수 체계를 둘러싼 우회 논란도 이어진다. 대법원이 이사 겸 주주의 ‘셀프 의결’을 제한했지만, 지배주주가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하면 주총 통제를 피해갈 수 있는 우회로는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총이 제도 도입 이후 지배구조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 같은 경영권 방어 전략이 과도하게 적용되면 기업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기고] 글로벌 탄소중립 ‘삼다’ 제주

    [기고] 글로벌 탄소중립 ‘삼다’ 제주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가파도가 어디에 있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제주에 있고 100% 탈탄소 에너지를 실증해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고 답했다.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은 에너지, 경제, 산업, 시민 참여가 함께 움직이는 사회 대전환 과정이자 새로운 지역 발전 전략이 될 수 있다. 탄소중립 ‘삼다’(三多), 즉 기술이 많고 경제가 많고 참여가 많은 제주도다. 첫째, 기술이 많은 제주다. 제주는 이미 분산에너지 특구로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공급 중심의 태양광과 풍력의 재생에너지, 수요 중심의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히트펌프(P2H), 전기차와 양방향 충전(V2G) 결합으로 탈탄소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가파도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에너지 자립 실현과 미래 산업의 리빙랩으로 제주 분산에너지 시스템과 함께 향후 국가 및 글로벌 자산이 될 것이다. 둘째, 경제가 많은 제주다. 탄소중립은 비용이 아닌 새로운 수익을 위한 기회로,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결합한 에너지 관리, 계시별 요금과 전력 데이터 플랫폼 등으로 지역 기업과 청년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탄소중립 섬이라는 브랜드는 청보리 축제와 함께 관광 경쟁력을 높여 세계적인 탈탄소 RE100과 순환경제 CE100 등 ‘글로벌 탄소중립 섬’이라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셋째, 참여가 많은 제주다. 탄소중립 성공은 기술보다 사람에 달려 있다.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에너지 전환은 지속될 수 없다. 제주에서 시작하는 에너지 연금, 주민 참여형 발전소, 수요 관리 참여로 주민은 ‘에너지 민주주의’의 주역이 된다. 주민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수익을 공유하며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에 참여할 때 탄소중립은 제도적 목표를 넘어 생활 속 실천으로 범국민 국가 전략이 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탄소중립 도시와 섬을 새로운 혁신 플랫폼으로 주목하고 있다. 주민 주도의 에너지 공동체인 덴마크 삼쇠, 하이브리드 전력 등 에너지 저장 중심의 스페인 엘히에로, 스마트그리드 등 지역 에너지 중심의 일본 미야코지마처럼 작은 섬들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상징이 되고 있다. 제주는 주민 주도의 에너지 공동체와 분산 에너지 모델을 결합하고 이를 관광 자원과 연계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혁신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가파도에서 시작된 우리의 작은 도전은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글로벌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모델로 확장될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주변국들과 전력이 연계되지 않는 독립 계통 특성으로, 재생에너지 중심 탄소중립 모델은 국가 차원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은 거대한 정책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우리의 생활 속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제주에서 시작되는 탄소중립 삼다의 실천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더 큰 시작이고 더 큰 실천의 시간이다. 김인환 서울대 환경대학원 비전임교수·국가생존기술연구회장
  •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유전적 취약성과 사고로 단신의 삶사회 편견의 감옥에서 살았지만회화 통해 동시대 진실 포착 증언그림만큼은 어떤 틀에 가두지 않아“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그의 말영원의 생명력 가지고 아직 생생 수많은 예술작품 가운데 어떤 작품이 시대를 넘어 불멸의 걸작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는 저서 ‘명화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명화란 한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를 천재예술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깊이 있게 담아내어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문구는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 즉 시대정신이다. 명화는 한 시대의 사회와 경제, 문화적 변화를 담아내는 시각적 기록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을 누구보다 예리하게 포착한 예술가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를 빼놓을 수 없다. 로트레크가 남긴 편지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은 그가 시대를 기록한 관찰자이자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첫 번째 명언 “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며 논평하지 않는다. 나는 기록한다.” 로트레크의 예술세계로 들어가는 첫 문장은 그의 가장 유명한 선언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미술아카데미는 고전적이고 역사적인 주제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그림을 요구했다. 반면 로트레크에게 회화란 동시대의 진실을 포착하고 증언하는 기록 행위였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가 누렸던 풍요로운 황금기인 벨 에포크의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로 향했다. 그의 그림 속에는 몽마르트르의 술집 손님들, 카바레와 댄스홀 무대 뒤에서 지친 몸을 추스르던 무희와 가수, 성노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편견 없는 관찰자로서 삶의 진실을 기록하고자 했던 그의 예술철학은 대표작 ‘물랭루주에서’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1889년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아래 문을 연 카바레 물랭루주의 내부를 배경으로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를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화면 속 테이블 주변에는 당대 유명 댄서인 제인 아브릴을 비롯한 단골손님들이 앉아 있다. 화면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초록빛 인공조명을 받아 창백하고도 괴기한 얼굴로 떠오르는 가수 메이 밀턴이 등장한다. 당시 물랭루주를 비롯한 카바레들은 가스등 대신 새로운 문명의 상징인 전기 조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로트레크는 강렬한 전기 조명이 인물의 얼굴에 반사되어 피부색을 초록빛으로 변형시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인공 빛이 만들어 내는 낯설고도 몽환적인 효과를 통해 화려한 표면 아래 피로와 긴장, 쾌락과 허무함이 뒤섞인 유흥가 밤의 민낯을 보여 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화면 한가운데 로트레크 자신도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곳의 단골손님이자 관찰자로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기법적으로도 이 작품은 매우 혁신적이다. 화면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인물을 비대칭적으로 배치한 대각선 구도, 강렬한 윤곽선과 평면적인 색면구성은 당시 유럽 예술계를 매료시킨 일본 우키요에 판화의 영향을 보여 준다. 그는 이 작품에서 물랭루주를 낭만적으로 미화하지도 퇴폐적이라고 비난하지도 않았다. 냉철한 관찰자적 시선으로 떠들썩한 향락 속에서도 불안과 공허가 감도는 카바레의 현장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두 번째 명언 “자기 자신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붙들어야 했던 생존의 문장이다. 그는 남프랑스 알비의 유서 깊은 명문 귀족 툴루즈 로트레크 가문의 종손으로 태어났다. 부와 명예가 약속된 화려한 삶이었지만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적 취약성에 어린 시절 겪은 두 차례의 골절 사고가 겹치며 그의 키는 성인이 되어서도 152㎝에 머물렀다. 사냥과 승마, 귀족적 기품을 삶의 중심에 두었던 아버지 알퐁스 백작은 신체적 장애를 지닌 아들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며 냉대했다. 로트레크는 야외 활동과 사교적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현실 속에서 그림에 몰두하며 또 다른 삶의 출구를 찾았다. 지역 미술교사 르네 프린세토에게 수업을 받으며 익힌 그림은 상처 입은 자아를 치유하는 마음의 피난처가 되었다. 차가운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 아델 백작부인은 외아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전폭적인 경제적 지원을 보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보호에 힘입어 예술가의 꿈을 키운 그는 열일곱 살에 파리로 향했다. 이듬해 그는 국립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해 전통적인 회화 기법의 기초를 다졌고 1884년에는 몽마르트르에 자신만의 화실을 마련하게 된다. 학교에서 정교한 데생과 기법을 배웠지만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군중의 심리를 읽는 방법은 길거리와 카바레에서 배웠다. 무엇보다 몽마르트르는 로트레크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자신을 견디는 법을 깨닫게 해 준 장소였다. 그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하루를 버텨 내는 생의 끈질긴 생명력을 읽어 냈다. 이러한 그의 시선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물랭루주에서 나온 잔 아브릴’이다. 화면 속 여성은 물랭루주를 주름잡던 스타 무희 잔 아브릴이다. 로트레크는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보다 공연의 열기와 조명이 사라진 뒤 어두운 밤거리를 쓸쓸히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맞춘다. 잔 아브릴의 표정과 자세에는 밤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피로와 권태, 현실의 고단함이 배어 있다. 그는 그녀를 눈부신 스타로 이상화하지도, 유흥의 상징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박수와 환호가 끝난 뒤 다시 홀로 자기 자신을 견뎌야 하는 고독한 인간으로 바라본다. 이 작품은 그가 왜 밤의 환락가에서 살아가는 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왜 그들의 삶을 그토록 깊이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그는 추하거나 불완전해 보이는 모습 속에서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안에서 인간의 진실을 읽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은 향락의 기록을 넘어 상처 입은 존재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명언 “포스터, 그것이 전부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광고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자였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에는 광고나 디자인을 예술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지만 당시에는 회화와 조각 같은 고급 미술과 광고나 디자인 같은 상업미술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었다. 로트레크는 그 장벽을 허문 최초의 예술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몽마르트르 밤 문화의 홍보 수단에 불과했던 포스터를 석판화라는 매체를 통해 독립적인 예술의 형식으로 끌어올렸다. 19세기 말 파리는 유흥가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광고 산업과 인쇄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던 시기였다. 포스터는 유흥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대한 기대와 입소문을 만들어 내는 가장 효과적인 시각 매체로 떠올랐다. 카바레와 무도장, 음악당들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광고 전쟁을 벌였다. 로트레크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 낸 화가였다. 그에게 포스터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는 닫힌 공간을 벗어나 대중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살아 있는 길거리 예술이었다. 그는 누구나 미술을 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포스터 제작에 쓰이는 석판화 인쇄술에 남다른 열정을 쏟으며 인쇄기법의 표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했다. 그 결과 그의 포스터는 상업 광고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예술적 완성도를 지니게 되었다. 강렬한 색면, 과감한 구도, 날카롭게 포착된 실루엣은 멀리서도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붙잡았고 공연 분위기와 인물의 독특한 개성까지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전달했다. 로트레크의 천재성이 가장 강렬하게 발휘된 작품이 ‘물랭루주: 라 굴뤼’다. 그가 물랭루주를 위해 제작한 첫 번째 포스터이자 하룻밤 사이에 파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포스터 작가로 떠오르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전경을 과감하게 가로지르는 독특한 검은 실루엣이다. 바로 스타 남성 무용수 발랑탱 르 데조세의 옆모습으로 길고 유연한 몸의 선이 화면 전체에 강한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그 뒤편 중앙에는 물랭루주의 인기 여성 무용수 라 굴뤼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특유의 캉캉 춤을 선보이고 있다. 배경에 자리한 관객들의 검은 실루엣은 중절모와 장식 모자를 통해 부르주아 관객층을 암시하며 밝게 빛나는 무대와 어둡게 가라앉은 객석을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로트레크는 노랑과 빨강, 검정이 이루는 강렬한 색면 대비와 대담한 실루엣을 통해 감상자가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과 공간감을 만들어 냈다. 또한 화면 상단에 ‘물랭루주’라는 상호를 세 차례 반복해 배치한 점도 매우 인상적이다. 광고로서의 기능을 분명히 하면서도 동시에 화면 전체에 시각적 리듬과 역동성을 부여했다. 1891년 12월 이 포스터 3000장이 파리 거리에 붙자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던지 밤마다 사람들이 광고판에서 몰래 포스터를 뜯어내 집으로 가져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생애 동안 31점의 포스터를 남긴 로트레크는 아트 포스터의 시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로트레크는 “나는 매일 저녁 일하러 술집에 간다”고 말할 만큼 술과 여자, 파리의 밤을 사랑했다. 밤의 카페에 앉아 피곤과 권태가 배어 있는 표정으로 술잔을 마주한 두 남녀를 그린 ‘카페 라미에서’는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가 그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한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집요하게 응시했던 로트레크의 삶은 동시에 스스로를 서서히 갉아먹는 시간이기도 했다. 파리 유흥가에서의 방탕한 생활과 과도한 음주, 그를 오래도록 괴롭히던 병마는 몸을 빠르게 쇠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1901년 9월 9일 서른일곱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로트레크는 자신의 귀족적 혈통과 장애를 지닌 신체를 대비시키며 스스로를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로 비유할 만큼 사회의 편견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자신의 그림만큼은 어떤 틀에도 가두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올해 美 건국 250주년… 한미 협력 되짚어 봐야”

    “올해 美 건국 250주년… 한미 협력 되짚어 봐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지난 20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2026 암참 이사진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퀄컴과 공동 주최한 행사에는 주요 기업인과 정부·외교 관계자 등 약 800명이 참석했다. 암참 이사진 취임식은 신임 이사회 출범을 기념하고 산업계·정부·외교 인사 간 교류를 확대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는 ‘AI Closer to You’(인공지능을 더 가까이)를 주제로 열렸으며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산업과 글로벌 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공유하고 기술 확산 속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AI가 산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지만 한·미 경제협력의 기반은 사람과 신뢰, 공동 가치에 있다”며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는 올해는 양국 협력의 의미를 다시 짚어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행사에는 제임스 헬러 주한미국대사대리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참석했다. 공동 주최사인 퀄컴은 행사장 내 데모존에서 스냅드래곤 플랫폼 기반 모바일·PC·자동차·IoT 기기를 전시하며 엣지 AI 기술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퀄컴 칩을 적용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며 AI 기반 인식·주행 기능과 보안 성능을 강조했다.
  • 청주 6년째 ‘일자리 우등생’… 청년·여성·신중년 웃었다

    청주 6년째 ‘일자리 우등생’… 청년·여성·신중년 웃었다

    15~64세 고용률 73% 1위15~29세 청년 48.9% 최고실업률은 1.9% 가장 낮아산업·창업 등 전방위 정책반도체·바이오 투자 유치일자리 생태계 구축 속도창업 공유공장 6월 준공지역성장 펀드 40억 출자연령·성별 맞춤 컨설팅도 충북 청주시가 ‘일자리 선도 도시’로 우뚝 섰다. 높은 고용률을 자랑하는 데다 일자리 분야에서 연속 수상 기록까지 쓰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2일 청주시에 따르면 인구 80만명 이상 7개 도시 가운데 청주가 각종 고용률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고용률(15세 이상)은 66.0%를 기록하며 경기 화성(67.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15~64세까지만 따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은 72.6%로 가장 높다. 성별로 남성은 73.4%로 2위, 여성은 58.5%로 1위다. 청년(15~29세) 고용률은 48.9%로 1위다.실업률은 1.9%로 가장 낮다. 80만명 이상 7개 도시는 청주를 비롯해 경기 수원·용인·고양·성남·화성, 경남 창원이다. 청주시의 고용 성적표를 전년과 비교하면 고용률은 1.4%포인트 상승, 청년 고용률은 1.7%포인트 상승, 실업률은 0.9%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 상승은 경제활동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시의 지난해 하반기 경제활동 인구는 전년 대비 1만 400명 증가한 51만 2800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 인구는 15세 이상 가운데 취업자 수와 구직 활동을 하는 미취업자를 모두 합한 것이다. 전국 9개 도 단위 광역단체의 77개 시 지역 경제활동 인구가 총 13만명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청주시가 8%를 차지한다. 77개 시 지역 경제활동 인구 증가를 청주시가 견인한 셈이다. 취업자 수는 1만 4500명 늘어난 50만 2800명이다.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전년보다 5173명 증가한 21만 7577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상용근로자 수는 31만 84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 2600명 증가했다. 청주시는 각종 일자리 분야 평가에서도 주목받는다. 시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에서 지역 일자리 목표 공시제 부문 최우수상(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일자리 목표와 대책을 추진한 전국 243개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종합 평가하는 상이다. 시는 최적형 일자리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청년·여성 등 대상별 일자리 특화사업 등을 통해 지난해 목표인 5만 7358개보다 많은 6만 3843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시는 이번 수상으로 일자리 분야 6년 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앞서 2020년 특별상을 시작으로 2021년 최우수상, 2022년 기초 부문 대상, 2023년 우수상, 2024년 최우수상을 받았다. 청주시가 고용률과 일자리 분야 각종 지표에서 선전하는 것은 산업·창업·취업·노동환경을 아우르는 전방위 정책을 펼치며 지속 가능한 일자리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시는 특히 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 중심 투자유치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민선 8기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역대 최대인 53조 323억원으로 애초 목표인 12조원 대비 약 342%를 초과 달성했다. 이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는 1만 2000여명 이상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19조원 투자가 큰 도움이 됐지만 이를 제외해도 목표 금액을 훌쩍 넘긴다. 대규모 투자 유치와 함께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바이오의약품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 특구 등 대형 국책 사업에 연이어 지정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시는 기업과 구직자의 현장 매칭 기회도 넓혀왔다. 지난해 채용박람회와 인재 채용 오디션 데이를 통해 548명을 채용했다. 청주시일자리종합지원센터를 통해서는 1352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시는 올해 창업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창업 기업이 많으면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80억원을 투입해 오창읍에 건립 중인 혁신기술 제조창업 공유공장이다. 오는 6월 준공 예정인 이 공장은 시제품 제작 이후 실증과 양산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창업기업을 위한 시설이다. 제조 경험이 없는 창업기업들이 이곳에서 공정·품질 등을 실전처럼 확인하는 초도 생산을 할 수 있다. 시는 공유공장이 창업기업의 비용 절감과 신제품 조기 개발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 관계자는 “창업기업들이 민간업체에 시제품 생산을 의뢰하면 가격도 비싸고 불필요하게 많은 양을 생산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공유공장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양만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충북형 지역 성장펀드에 4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창업기업에 투자된다. 시는 올해 쉬는 청년·경력 보유 여성·중장년층 대상 맞춤형 취업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 내일 공감 일자리 사업, 여성 인턴제, 신중년 재도약 일자리 지원 등 세대별 맞춤 정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범석 시장은 “대규모 투자와 창업 지원, 촘촘한 취업 정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해 늘려나가겠다”며 “청주를 지속 가능한 일자리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쓰레기 없게” “복지관 넓게”… 골목길 누비며 답 찾는 용산 [현장 행정]

    “쓰레기 없게” “복지관 넓게”… 골목길 누비며 답 찾는 용산 [현장 행정]

    34년 만에 폐기물 수거 주체 통합좁은 노인복지관 확장·이전 고민온누리 상품권 전문 인력도 검토“현장 불편들 생활 속 변화로 연결” “청파동 골목길이 눈에 띄게 깨끗해지면서 살기 좋은 동네가 됐습니다.” (서울 용산구 만리탁구클럽 회원) “34년 만에 개편한 청소 체계를 앞으로도 잘 유지하겠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 20일 주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현장 소통 프로그램 ‘일상에서 만나는 우리동네 구청장’으로 청파동, 서계동을 찾았다. 박 구청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역 뒤편 주택가 골목길을 다니며 주민들과 대화했다. 특히 지난해 시작한 청소 체계 개편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구는 쓰레기 종류별로 나뉘었던 수거 주체를 통합해 골목에 쓰레기가 남겨질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용산구의 올해 현장 소통 프로그램은 동주민센터에서 업무 보고를 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의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고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 구청장은 청파노인복지관, 우리동네 키움센터 등 어르신, 어린이 돌봄 공간뿐만 아니라 봉제 업체, 순헌황귀비길 일대 상가 등 다양한 경제 주체들을 만나 귀를 기울였다. 노후 시설물 안전 점검도 병행했다. 청파노인복지관에서는 공간 확보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 이용자가 “남들은 용산에 높은 빌딩이 많다는데, 복지관도 더 넓은 곳으로 옮겨갈 수 없냐”고 묻자 박 구청장은 “구청에서는 국공유지가 아닌 토지는 감정평가액으로 매입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눈을 크게 뜨고 샅샅이 살펴보겠다”고 대답했다. 순헌황귀비길 상인들은 골목형 상점가 활성화에 더 많은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상인은 “온누리 상품권 가맹 신청에 어려움이 있어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고 박 구청장은 “인력 지원과 예산 등 지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숙명여대의 전신 명신여학교를 설립한 여성 교육의 선구자 순헌황귀비(1854~1911·고종의 후궁)의 이름에서 유래한 이 길은 지난해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됐다. 박 구청장은 지난 1월 29일 용산2가동을 시작으로 지역 내 16개 동을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접수된 주민 건의 사항은 담당 부서의 검토를 거쳐 처리될 예정이다. 그는 “행정의 출발점은 항상 현장에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만난 작은 불편 하나도 놓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는 구정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 무연고 사망자 배웅하는 마포 ‘효도장례’

    무연고 사망자 배웅하는 마포 ‘효도장례’

    서울 마포구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주민을 위한 ‘효도장례’를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연고가 없거나 경제적 사정으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저소득층 사망자에게 구청장 등이 명예 상주가 되어 최소한의 장례 절차를 진행한다. 특히 장례 절차 없이 화장 또는 매장하던 ‘직장’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고인을 기리고 기억할 수 있는 추모 공간과 시간을 갖게 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18일 마포복지재단, 행복나눔 연예인봉사단과의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박강수 구청장과 김은영 마포복지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행복나눔 연예인봉사단에서는 윤재운 대표와 조영구 이사장, 이병철 단장, 김민교 부단장, 장유덕 본부장이 자리했다. 윤 대표는 “무료 장례 봉사를 추진하고자 했으나 그동안 여러 난관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마포구와 함께 장례 봉사의 물꼬를 틀 수 있게 되어 기쁘고, 봉사의 길을 열어주신 마포구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는 마포복지재단, 연예인 봉사단과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행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 소비·생산·투자 순환경제 구축…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높인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논의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현금성 지원을 넘어 지역 내 소비와 생산을 연결하는 ‘순환 경제’ 구축으로 정책 효과를 키우려는 취지다. 동시에 제도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월 농어촌 기본소득을 처음 지급한 경남 남해군은 ‘지역순환경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본격적인 체계 구축에 나섰다고 22일 밝혔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축으로 지역화폐, 로컬푸드, 통합돌봄, 고향사랑기부제 등을 유기적으로 묶어 생산·소비·투자·자금이 지역 안에서 도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군은 공공시설 결제 환경 확대, 농수산물 선구매 계약, 공공 배달앱 연계 등 소비 촉진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기본소득 사업을 시행 중인 다른 지자체들도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전북도는 지난달 장수·순창군에 61억원 규모의 기본소득이 지급된 이후 ‘지역 소비 선순환 전략’을 추진하며 가맹점 부족, 소비 접근성 한계 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동장터와 배송 서비스,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등으로 기본소득이 지역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전남 곡성군에서는 제도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군은 ‘생활인구’ 개념을 반영해 지급 대상을 확대할 것과 면 지역 주민 사용처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읍면 생활권 설정의 지자체 자율권 보장을 정부에 요청했다.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남에서는 이달 농어민 단체들이 참여한 ‘농어촌기본소득추진연대경남연합’이 출범해 모든 농어촌에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농어촌 주민에게 기본소득은 시혜적 복지가 아닌 지역 소멸을 막고 경제 선순환을 불러올 생존전략이자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전국 10개 인구 감소 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강원 정선군에서는 지난달 지급된 44억 5000여만원 가운데 59.2%가 일주일 만에 지역에서 사용되고 충남 청양군은 인구 3만명을 회복하는 등 사업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 40세 총장의 승부수… “교육 구조 근본부터 뒤집기 통했죠” [월요인터뷰]

    40세 총장의 승부수… “교육 구조 근본부터 뒤집기 통했죠” [월요인터뷰]

    광주시 남구 진월동. 봄기운이 올라오는 캠퍼스 언덕길 위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구조적 쓰나미가 지방 대학을 하나둘 집어삼키는 와중에도 이곳 광주대학교는 정반대 흐름을 타고 있다. ‘사람이 빠져나가는 대학’이 아니라 ‘사람이 모여드는 대학’으로. 정문을 지나 교정 안으로 들어서자 풍경부터 달랐다. 강의실보다 협업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학생들은 노트북을 펼쳐놓은 채 팀 단위로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단순한 수업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현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 대학이 내건 슬로건은 직설적이다. “쓸모 있는 사람을 길러낸다.” 성과는 숫자로 입증됐다. 2026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99.6%. 지방 대학 상당수가 미충원으로 존립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수치다. 대학 내부에서는 이를 ‘우연한 반등’이 아니라 ‘교육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은 결과’로 해석한다. 평생을 교육 현장에 바친 김혁종 전 총장이 2022년 별세하고 김동진 총장이 부친의 뒤를 이은 지 4년. 올해 마흔 살의 김 총장은 광주대를 ‘작지만 강한 실무형 대학’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사회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는 플랫폼으로 대학을 전환하는 실험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재무 이해·체력 등 ‘생존형 3요소’를 전면 배치하는 교과 과정 전면 개편으로 현실화했다. 지난 19일 서울신문은 김 총장을 만나 ‘지방 대학 역주행 모델’의 실체와 그가 구상하는 대학의 미래를 들어봤다. ―취임 당시 ‘최연소 총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처음에는 책임감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대학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조직이고 이해관계도 촘촘하다. 총장 개인의 리더십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구성원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젊다’는 점을 권위가 아니라 ‘현장에 더 깊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교수, 직원, 학생을 끊임없이 만나고 설득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직의 방향을 조금씩 맞춰갔다. 그 결과 광주대는 산학협력 구조의 실질적인 작동과 지역 연계를 통해 ‘3차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LINC 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RISE)’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을 성과로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위기가 잠시 유예된 상태에 가깝다. 2030년 이후 인구 구조를 생각하면 대학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김 총장의 이 발언은 단순한 위기의식 표명이 아니다. 실제로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예고된 붕괴’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방 대학 상당수는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일부 대학은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대의 ‘역주행’은 더욱 주목받는다. ―학생들에게 ‘청춘의 4대 적(敵)’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어떤 의미인가. “학생들을 보면 스펙보다 더 큰 문제가 보인다. 바로 감정의 관성이다. 나는 이를 ‘귀찮아, 부끄러워, 시시해, 무서워’ 네 가지로 정리했다. 특히 ‘무서워’가 가장 치명적이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다. 대학 시절은 실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인데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실패 비용을 대학이 떠안자.’ 학생이 도전하다 실패하면 그 리스크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감당해야 한다. 공유 오피스를 확대하고 창업 실험을 장려하고 멘토링을 촘촘히 붙인 것도 같은 이유다. 대학은 인생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패해도 파산하지 않는 공간이어야 한다.” 김 총장은 인터뷰 도중 ‘실패’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존 대학이 ‘실패를 줄이는 교육’을 해왔다면 광주대는 ‘실패를 감당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교육의 목적 자체를 바꾸는 접근 방식이다. 교양 영어·글쓰기 폐지 ‘AI’ 활용 넘어 협업도구 수준으로투자기초 등 생활밀착 ‘금융’ 교육수영·러닝으로 버티는 ‘체력’ 길러 ―교양 과정에서 영어와 글쓰기를 과감히 폐지했다. 교육계에서는 가히 ‘사건’으로 받아들이는데. “많은 분이 ‘기초를 버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양 교육이 과연 학생들의 생존력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관습을 내려놓기로 했다. 영어 점수와 형식적 글쓰기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살아남는 능력이라고 판단했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커리큘럼이 그대로라면 그것이야말로 교육기관의 직무 유기다. 그래서 빈자리에 AI, 금융, 체력이라는 세 가지를 넣었다.” -각 요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AI는 단순 활용이 아니라 협업 도구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광주대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협력해 교육과 산업 수요를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 실무형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캔바, 슬랙 등 실무 도구를 1학년부터 다루게 한다. 단순한 정보통신(IT) 교육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클라우드·AI·데이터 역량을 갖춘 즉시 투입형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다. 금융은 ‘머니 플래닝’을 통해 전세 사기 대응, 신용 관리, 투자 기초까지 포함한 생활 밀착형 교육을 한다. 체력은 더 본질적인 문제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버티지 못하면 끝이다. 수영과 러닝으로 기본 체력을 만든다. 결국 우리는 ‘점수 높은 인재’가 아니라 ‘버티고 해결하는 인재’를 만들고 있다.” 광주대의 이 같은 커리큘럼 변화는 단순한 과목 교체가 아니라 교육 철학의 전환으로 읽힌다. ‘지식 축적’에서 ‘생존 역량’으로 중심축을 이동시킨 것이다.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행보가 남다르다. 모든 학생을 창업자로 만들겠다는 뜻인가. “창업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기업가정신은 어떤 환경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야성’이다. 스펙은 환경이 바뀌면 무력해진다. 하지만 ‘일머리’는 어디서든 통한다. 우리 대학의 목표는 분명하다. 졸업생을 본 기업이 ‘이 친구는 바로 쓸 수 있겠다’고 판단하는 수준, 즉 ‘대리급 인재’다. 그 수준은 이론으로 만들 수 없다. 실행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교육의 중심을 경험으로 옮겼다.” 광주대가 기존 대학 교육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이다. ‘취업 준비’가 아니라 ‘즉시 전력화’를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대리급 인재’ 키우기 즉시 실무 투입할 ‘일머리’ 교육창업 장려… 실패 비용은 대학 몫교육의 중심을 경험으로 옮겨와 ―신입생 충원율 99.6%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비결이 무엇이라 보나. “구성원 전체가 위기의식을 공유했다는 점이 가장 컸다. ‘이대로 가면 끝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다만 이 수치를 성과로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앞으로는 고교 졸업생만으로 대학을 유지할 수 없다. 유학생, 성인 학습자, 재직자 교육 등으로 수요를 다변화해야 한다. 동시에 대형 대학의 인프라와 소형 대학의 밀착 관리를 결합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와 개인화 교육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다.” ―유학생 정책에 있어 ‘정주(定住)’를 강조하는 점이 이채롭다. “유학생을 단순한 등록금 자원으로 보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현실적인 문제다. 오늘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래서 우리는 생활 기반부터 설계했다. 자국 음식을 직접 조리할 수 있는 공간, 생활 적응 지원 등을 세밀하게 마련하고 있다. 유학생을 ‘스쳐 지나가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인구 감소 문제에도 실질적인 해법이 생긴다.” 지역, 기업 연계한 공간 지역 산업현장에 지식 즉각 투입유학생·성인 교육 등 수요 다변화도서관·미술관 지역사회에 개방 ―지역 기업과의 연계인 PMI 모델과 ‘리빙랩’은 대학의 담장을 허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학이 캠퍼스라는 물리적 공간에 유폐되는 시대는 끝났다. PMI(Project-Market-Investment) 모델은 지역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배운 지식을 즉각 산업 현장에 투여하는 시스템이다. 리빙랩 역시 제석산 구름다리의 안전 문제나 고령층 생활 환경 개선처럼 지역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게 함으로써 지역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대학은 지역과 산업, 시민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며 현장에서 답을 찾고 그 결과를 다시 교육으로 환류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광주대는 지난 46년 동안 지역 사회의 신뢰를 자양분 삼아 성장해 왔다. 이제는 그 신뢰를 실질적인 효용으로 돌려드려야 할 시점이다. 도서관과 미술관을 개방하고 지역이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움직이는 대학이 되겠다. 대학은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꾀할 기회의 공간이다. 우리 학생들이 두려움 없이 처절하게 그 시간을 활용하기를 바란다. 광주대가 지역 소멸의 저지선이자, 지역 미래를 바꾸는 강력한 지렛대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 교정 밖으로 나오자 해 질 무렵의 빛이 캠퍼스를 길게 눕히고 있었다. 지방 대학의 위기는 더 이상 통계가 아니라 현실이다. 그 현실 속에서 광주대의 실험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대학은 더 이상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먼저 바꾸는 곳’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동진 총장은 ▲광주인성고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학사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학교 교육학 석·박사 ▲광주대 청소년상담 평생교육학과 교수 ▲광주대 교육혁신연구원 교육성과관리센터 센터장 ▲광주대 부총장실 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 ▲광주대 총장
  • BTS가 깨운 새로운 ‘BTS 성지’… 광화문·에밀레종에 세계인이 주목

    BTS가 깨운 새로운 ‘BTS 성지’… 광화문·에밀레종에 세계인이 주목

    앨범에 에밀레종 타종 소리 담겨생중계된 세종대로 강렬한 인상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1일 컴백 공연 이후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등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BTS와 연관된 공간 대부분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부상한 만큼, 이번 공연과 새 앨범을 계기로 ‘K문화유산’이 세계인의 버킷리스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BTS의 새 앨범 ‘아리랑’은 한국 전통문화를 정면으로 끌어안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에밀레종’으로 더 유명한 국보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로 구성된 6번 트랙 ‘No.29’가 대표적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이 앨범에 대해 “한국의 문화유산과 그들만의 독창적인 팝 사운드를 결합시켰다”고 평가했다. 771년 신라 때 주조된 성덕대왕신종이 BTS의 음악을 통해 21세기 전 세계 팬들의 귀에 닿게 된 것이다. 성덕대왕신종 소리는 이제 ‘No.29’가 재생될 때마다 신라와 경주, 국립경주박물관 검색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공연 현장인 세종대로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넷플릭스 생중계 화면은 경복궁과 광화문을 배경으로 무대를 비추며 한국 역사의 중심 공간을 반복해서 노출했다. 조선 왕조 500년의 상징인 경복궁이 21세기 최정상 K팝 그룹의 무대 배경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강력한 관광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 영상은 팬들이 제작하는 클립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 다양한 형태의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재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심장부 풍경이 전 세계인의 일상 콘텐츠로 스며드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훈 한양대 사회과학대학장 겸 관광학부 교수는 “한류 콘텐츠가 관광 수요로 이어지는 경로는 이미 검증돼 있다”면서 “BTS 공연이 우리 문화유산을 드러내고 알리는 기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경복궁, 광화문 등 구체적 장소를 각인시킴으로서 ‘방문해야 할 장소유산’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제 국가유산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 됐다. 관광업계에선 경주 국립박물관의 성덕대왕신종 전시 공간을 BTS 앨범과 연계한 콘텐츠로 재구성하고, 광화문·경복궁 일대를 K문화유산 관광의 거점으로 기획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자위대 파견 거부한 일본… ‘호르무즈 공헌’은 숙제로

    자위대 파견 거부한 일본… ‘호르무즈 공헌’은 숙제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은 핵심 쟁점이었던 호르무즈 해협 파견 문제를 둘러싼 정면 충돌을 피한 채 동맹 강화를 부각하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 공헌’을 요청하면서 향후 과제를 남겼다. 22일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에서는 “성공적인 회담”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미국에서 귀국길에 오르며 엑스(X)에 “미일 동맹을 한층 강화하고 양국 경제 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의미한 방문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회담과 만찬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일본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위대 파견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이란을 강력히 규탄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면서도, 호르무즈 함정 파견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제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일본 측 설명에 이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인터뷰에서는 “일본은 필요하다면 지원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다카이치 총리도 비공개 회담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할 것”이라며 미국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현행 법제 범위 내에서 자위대 파견을 계속 검토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며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공헌할지 미국에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중동 정세가 안정될 경우 일본은 기뢰 제거를 명분으로 자위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이날 후지TV에서 “일본의 기뢰 제거 기술은 세계 최고”라며 “정전 상태에서 기뢰가 장애물이 될 경우 (파견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이란과의 직접 협상 카드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일본 선박과 관련해 “협의를 거쳐 통과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협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신중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테기 외무상은 아라그치 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박홍근 “적극적 재정 필요할 때”… 李 ‘확장 재정론’에 힘 싣기

    박홍근 “적극적 재정 필요할 때”… 李 ‘확장 재정론’에 힘 싣기

    “추경, 물가 자극할 우려 적을 것”부동산 보유세 강화에는 신중론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민생 안정과 성장 모멘텀 마련을 위한 적극적 재정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확장재정론’에 힘을 실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속에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는 작다고 내다봤다. 박 후보자는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는 원칙은 중요하다”면서도 “지금은 구조적 복합위기 상황이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경기회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확장 재정 정책이 원달러 환율을 더 끌어올릴 거란 시장의 우려에 대해 박 후보자는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정부 부채와 금리 부담이 증가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경제 펀더멘털, 대내외 리스크, 외환시장 참여자 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 작용하기에 특정 요인으로 환율의 방향이 좌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추경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잠재 국내총생산(GDP)을 밑돌고 반도체 중심의 정보기술(IT) 부문과 비IT 부문의 성장이 불균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에서는 실용을 택했다. 중동 전쟁으로 불거진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해 박 후보자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면서 “기후 위기 대응과 안정적 전력 공급 관점에서 원전 산업을 지원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불로소득과 관련한 기획처의 역할에 대해 박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의 과도한 불로소득은 자산·세대·지역 간 격차를 확대하고, 조세·재정·주거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강조한 부동산 불로소득 혁파는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말했다. ‘보유세 강화’ 등 민감한 현안에는 “장기적 시계에서 심층적이고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한은 차기 총재에 신현송… 인플레 선제 대응 ‘실용적 매파’

    한은 차기 총재에 신현송… 인플레 선제 대응 ‘실용적 매파’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 신 후보자는 인플레이션 대응과 과도한 대출 방지를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상 등을 지지하는 ‘실용적 매파’로 분류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 후보자는 학문 깊이와 실무 통찰력을 모두 갖춘 국제금융과 거시경제의 세계적인 권위자”라면서 “중동 사태로 인해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국민경제 성장이라는 통화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신 후보자는 1959년 대구 출신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옥스퍼드대와 런던정경대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2006년부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직을 역임했다. 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한 뒤 12년간 BIS에서 근무하면서 탄탄한 국제금융 인맥을 쌓았다. 신 후보자는 과거 강연과 발언을 통해 매파적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24년 7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불안해지면 이를 낮추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그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적일 때보다 훨씬 강력한 통화 정책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적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이에 신 후보자의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신 후보자는 2005년 와이오밍주 잭슨홀 콘퍼런스와 2006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과도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사전 경고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가계대출을 통제해 과도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으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흐름에 상응한다는 평가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일각에선 신 후보자가 국제기구에서 오래 근무해 국내 현안에 대한 이해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중동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 경제와 국내 경제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신 후보자의 전문성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지명 소감을 통해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물가, 성장 그리고 금융 안정을 감안한 균형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 고위직은 대부분 1주택… 실무자는 대규모 인사 가능성

    정부 고위직은 대부분 1주택… 실무자는 대규모 인사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과정에서 다주택자,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 등을 배제하라”고 지시하면서 각 부처는 ‘부동산 정책’ 라인에 있는 공무원이 보유한 주택 수 파악에 나섰다. 대규모 인사 조치가 몰아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22일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 세제 당국인 재정경제부와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소속으로 ‘부동산 정책’ 라인에 있는 1급 이상 고위공무원 가운데 ‘다주택자’여서 당장 업무에서 배제될 사람은 발견되지 않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분양권(12억 2400만원)을 보유했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도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경기 과천 부림동 아파트(7억 5500만원)를 보유한 1주택자였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다세대주택(9억 3000만원·재건축 멸실)과 세종 반곡동 아파트(3억 4100만원) 등 두 채를 신고했으나 사실상 1주택자다. 조 실장은 “다세대주택은 지난해 5월 허물어 주택이 아닌 토지로 세금이 매겨지고 있으며 아직 재건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고위공직자도 대부분 1주택자로 확인됐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세종 종촌동 가재마을 12단지(3억 3200만원)를 보유했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본인 명의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롯데캐슬(7억 3500만원)을 보유했고, 현재 세종에서 공무원연금공단 임대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 김규철 주택토지실장은 경기 화성 오산동 상가 등 부동산 44억 7800만원을 신고했지만, 주택을 기준으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푸르지오 아파트(15억 6000만원) 한 채만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상태다. 정부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의 국·과장급 이하까지 주택 보유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초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공무원까지 업무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부처의 세종 이전에 따른 불가피한 ‘세종살이’로 2주택자가 된 공무원이 많기 때문이다. 대체로 가족은 서울 자가에 거주하고 당사자는 세종에 집을 하나 더 구해 사는 사례들이다. 한 경제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불가피하게 2주택자가 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보유한 주택 시가를 고려해 두 채까지는 허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美 파병 압박’ 다카이치가 힌트?… 한국도 원전 등 경제 카드 꺼낼 듯

    ‘美 파병 압박’ 다카이치가 힌트?… 한국도 원전 등 경제 카드 꺼낼 듯

    일본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를 사실상 피해 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도 이번 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파병 요구 수위를 낮출 카드를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오는 25일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군함 파견 요구와 관련해 ‘헌법 9조’에 따른 제약을 강조하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730억 달러(약 109조원) 규모의 2차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파견 요구를 ‘선물 보따리’로 막은 셈이다. 일본이 이 같은 방식으로 정상회담을 ‘무난하게’ 넘기면서 비슷한 입장에 놓인 한국도 ‘경제적 기여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여전히 한국이 미국을 지원하길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라며 군함 파견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이에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조 장관이 원전이나 조선 등 미국이 필요로 하는 산업 협력 진전을 강조하며 파병 요구 수위를 낮추는 쪽으로 조율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 등 실무 협상단이 지난주 미국에서 ‘1호 투자 프로젝트’를 논의한 가운데 관련 이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전략산업 투자와 호르무즈 해협의 위협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제한적인 ‘비전투 기여’를 결합하면 군사적 부담을 과도하게 키우지 않으면서 동맹 차원의 책임 분담 의지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위해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0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공동성명(현재 22개국)에 동참한 만큼 당장 이란과 ‘막후 협상’에 나서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담이라는 분위기다.
  • 트럼프, 호르무즈 ‘48시간 통첩’

    트럼프, 호르무즈 ‘48시간 통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이란을 향해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들을 초토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같이 밝히며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자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이란 경제를 몰살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대이란 압박을 지속해 온 미국이 실제 공격에 나설 경우 군사적 충돌은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란도 “‘눈에는 눈’을 넘어 더 큰 보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이 4000㎞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목표물을 맞히지는 못했지만, 사거리를 2000㎞로 제한해 온 이란이 4000㎞급 미사일을 처음 사용하면서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런던과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가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 개정 상법 시행 전 마지막 주총… 경영권 방어 플랜B 쏟아진다

    개정 상법 시행 전 마지막 주총… 경영권 방어 플랜B 쏟아진다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둔 마지막 정기 주주총회가 노골적인 ‘경영권 방어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는 7월 주주권을 강화하는 법안이 도입되기 전 기업들이 정관 변경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있어서다. 제도 시행 이후를 대비한 대응이라는 해석과 함께, 주주권 강화 흐름과 충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2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상장사 주주총회의 주주 제안은 2020년 59건에서 2025년 121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단순히 “배당을 더 달라”는 요구에서 “이사회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요구로 바뀐 것이다. 주총이 단순 의결 절차를 넘어 경영권 경쟁의 주요 무대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이사회 구조부터 손보고 있다.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나눠 선임하는 ‘시차임기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시차임기제는 이사를 한 번에 교체하지 않고 나눠 선임하는 방식으로, 특정 시점에 외부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LS일렉트릭은 이사 임기를 기존 ‘3년’에서 ‘3년 이내’로 바꾸고, 이사 수 역시 ‘9인 이내’에서 ‘3인 이상 5인 이내’로 축소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앞두고 이사회 진입 통로를 좁히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상법의 핵심인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가진 표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해 소수주주도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인데, 이사 수가 줄어들면 이 효과가 약해진다. 이창민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은 “이사 수 축소와 임기 변경은 결과적으로 소액주주가 추천하는 외부 인사의 진입을 막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소수주주 추천 자체를 제한하는 정관도 등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는 그룹사 3년 이상 경력, 재임 이사 3분의 1 이상 추천 등의 요건을 설정해 후보 자격을 제한했다. 사실상 외부 인사의 진입 문턱을 높이는 장치다. 감사위원 선임을 둘러싼 구조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감사위원은 경영진을 견제하는 핵심 자리지만, 기업들이 감사위원 수를 늘리거나 선임 방식을 조정하는 안건을 잇따라 상정하면서 제도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와 KT&G 등이 관련 안건을 올렸다. 자사주를 활용한 대응도 확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인카금융서비스 등 다수 기업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비해 예외 조항을 정관에 반영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도지만, 우리사주나 임직원 보상 등으로 활용하면 경영진 우호 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복지재단이나 기금 등을 통한 의결권 행사 역시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복지재단은 최대 5%, 별도 기금은 제한 없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자사주를 무상으로 넘기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운영사인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는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보수 체계를 둘러싼 우회 논란도 이어진다. 대법원이 이사 겸 주주의 ‘셀프 의결’을 제한했지만, 지배주주가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하면 주총 통제를 피해갈 수 있는 우회로는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총이 제도 도입 이후 지배구조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 같은 경영권 방어 전략이 과도하게 적용되면 기업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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