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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뚫은 제주…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

    동남아 뚫은 제주…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

    제주도의 동남아 공략이 통했다.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과 싱가포르 대규모 관광단 유치가 동시에 성사됐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한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16일 강정항에 입항했다고 제주도가 밝혔다. 마닐라발 크루즈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크루즈에는 필리핀 관광객 2233명이 탑승하고 있다. 제주도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날 해녀 테마 공연을 선보이고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이용권과 제주 감귤 열쇠고리를 증정하는 환영 행사를 열었다. 도는 관광 일정에 전통시장을 포함해 지역 상권으로의 소비 확산도 기대하고 있다. 마닐라를 출발해 대만 지룽,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제주에 기항한 코스타 세레나호는 19일 마닐라로 돌아간다. 싱가포르에서는 유명 방송인을 앞세운 봄꽃 테마 관광단이 제주를 찾는다. 인기 방송인 궈량과 함께하는 ‘제주 봄꽃 여행’ 상품으로 20일부터 25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221명이 방문한다. 관광단은 녹산로 유채꽃길, 성산일출봉, 우도 등 봄꽃 명소를 둘러보고 9.81 파크, 제주당 베이커리 등 최근 인기 관광지도 방문할 예정이다. 공연 난타 관람과 동문시장, 칠성로, 매일올레시장 등 전통시장 투어도 일정에 포함됐다. 이 상품은 지난해 도가 싱가포르 여행사를 초청해 진행한 관광 콘텐츠 답사를 계기로 개발됐다. 두 사례는 단순히 방문객을 늘리는 단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결과물이라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일본 등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제주 관광으로서는 동남아 관광객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보 도 관광교류국장은 “필리핀 크루즈와 싱가포르 테마 관광단은 제주 관광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관광 허브로서 제주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365일 즐거운 글로벌 축제도시 ‘펀 서울’

    365일 즐거운 글로벌 축제도시 ‘펀 서울’

    서울시는 사계절 대표 축제를 연결한 ‘365 축제도시 서울’ 계획을 16일 발표했다. 도심에 집중됐던 축제 무대를 한강 등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통합 브랜드 ‘펀 서울’(Fun Seoul)을 앞세워 글로벌 축제 도시로서의 인지도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전략은 ▲축제 중심지 한강 조성 ▲시민 참여 축제 ▲정보 접근성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다. 시는 관람형을 넘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축제 이후에도 주변 상권과 연계해 체류 시간을 늘려 경제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시는 2022년부터 계절별로 선보여 온 ▲봄 ‘서울스프링페스티벌’ ▲여름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가을 ‘서울어텀페스티벌’ ▲겨울 ‘서울윈터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연중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모든 축제에 ‘펀 서울’ 브랜드를 통합 적용하고, 기존 ‘페스타’ 표현은 영어 기반의 ‘페스티벌’로 일괄 변경할 예정이다. 정보 접근성 개선을 위해 시·구·민간 주최 행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펀 서울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챗봇을 도입한다. 또한 연간 ‘축제 캘린더’와 ‘축제 지도’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유치 ▲사계절 축제 방문객 6000만명 달성 ▲경제 파급효과 5000억원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김태희 시 문화본부장은 “서울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톱5 도시에 빠르게 안착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민관이 협력하는 축제조직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美유엔 대사 “하르그섬 석유시설 타격 배제 안 해”

    美유엔 대사 “하르그섬 석유시설 타격 배제 안 해”

    이란 원유 수출량 90% 거치는 섬공급 차질 시 글로벌 위기도 확산“트럼프가 결정하면 가능한 옵션” 미국이 이란 경제의 ‘생명줄’로 불리는 하르그섬 석유 시설 파괴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 유가 급등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15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하르그섬 석유 시설 공격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군사 시설만 타격해왔다”며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까지 공격하기로 결정한다면 그 역시 가능한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중부사령부는 13일 하르그섬의 군사 목표물 90여곳을 정밀 타격했지만, 석유 시설은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압박하면서도 핵심 에너지 시설은 건드리지 않아 국제 유가 급등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판단이었다. 다만 왈츠 대사의 이번 발언은 이란이 물러서지 않고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이자 미국이 그동안 ‘레드라인’으로 여겨온 에너지 인프라 공격까지 검토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란은 하르그섬 군사기지 타격에 대한 보복으로 14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석유 수출 거점인 푸자이라 항구를 공격했다. 일각에선 ‘하르그섬 점령’ 전망도 나왔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하르그섬을 장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자금 확보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지상군 투입을 전제로 한 작전이다. 석유 인프라를 파괴할 경우 경제적 파장이 큰 만큼 섬을 물리적으로 통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페르시아만 북부에 있는 하르그섬은 면적 22㎢ 규모의 산호초 섬으로, 연간 약 9억 500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이란 최대 석유 수출 터미널이다.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곳을 거친다. 원유 저장 탱크 등이 파괴될 경우 이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4.5%를 담당하는 이란의 수출 물량 대부분이 차질을 빚게 된다. 이 경우 사태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국면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미국·이스라엘 “아직 부족, 전쟁 계속”… 이란 “끝까지 가 보자”

    미국·이스라엘 “아직 부족, 전쟁 계속”… 이란 “끝까지 가 보자”

    美 “이란, 협상 원하지만 준비 안 돼”이스라엘, 3주간 대규모 공습 발표이란은 협상 시도 부인… 결사항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 전쟁 당사국이 당분간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당장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사저가 있는 미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행정부 차원에서 이란과 대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나는 그들이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협상을 간절히 원한다”면서 “(이란이) 언젠가는 (협상할) 준비가 될 거라 생각하지만, 현재 우리는 전체 상황과 관련해 매우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전쟁 기간을 4~5주로 예상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몇주 더’ 걸릴 것으로 전망을 바꾸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은 “앞으로 수주 안에 전쟁이 종식될 것으로 보고 그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다”고 밝혔고,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전쟁이 4주에서 6주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미 국방부가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사 인프라를 파괴하기 위해 최소 3주간 대규모 공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피 데프린 준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수천개의 목표물이 남아 있다”며 “미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최소 유월절(4월 초)까지 이어지는 작전 계획을 세웠고, 이후 3주간의 추가 작전 예비 계획도 마련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 시도를 부인한 채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휴전을 요구한 적도 없고, 협상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차례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과 대화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은 16일도 공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테헤란과 시라즈, 타브리즈의 기반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에 나섰다. 이란이 걸프 국가를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날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드론 공격으로 연료 탱크에서 불이 나 이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가 일부 재개됐다.
  • 고유가 피해 지하철·버스행… 고속도로엔 차량 확 줄었다

    고유가 피해 지하철·버스행… 고속도로엔 차량 확 줄었다

    “아들이 휠체어를 타서 등하굣길에 꼭 제 차를 이용해야 해요. 기름값이 뛴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리죠.” 뇌성마비가 있는 아들을 둔 김선정(51)씨는 지난주부터 버스를 타고 20분을 달려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차로 5분 남짓한 거리지만 중동 전쟁으로 요동치는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김씨는 16일 “아들은 이동에 무조건 차가 필요하니까 기름값이 안정될 때까지 다른 가족들은 대중교통을 타기로 했다”며 “혹시나 기름값이 더 오르면 아들 외출을 줄여야할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대중교통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중동 전쟁 발발 전후로 서울시 대중교통 이용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 11일 서울시 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518만명으로 전쟁 이전인 지난달 25일(493만명) 대비 5.1% 늘었다. 서울지하철 승객도 같은 기간 630만명에서 638만명으로 1.2% 소폭 증가했다. 반면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1157만대에서 1088만대로 6.0% 줄었다. 시민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찾는 배경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70대 이모씨는 이날 영등포구까지 약 1시간 동안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왔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 번 기름을 넣을 때마다 기름값 오른 게 바로 체감된다”며 “지방에서 가족들이 모일 때를 제외하면 최대한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을 탄다”고 말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25일 1692.1원에서 지난 11일 1898.8원으로 200원 넘게 급등했다. 정부는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29년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대학원생 여근영(26)씨는 “기름값이 2000원까지 찍혔을 때는 차를 길바닥에 버리고 싶었다”며 “지금 조금 안정된 거 같지만 전쟁 전에 비하면 너무 올라서 다시 차를 탈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2주 단위로 국제 석유가격 변동률을 반영해 최고 가격 상한을 정한다. 전쟁 양상에 따라 상한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어 저소득층 가계 사정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일반적인 대중을 위한 제도”라며 “생계나 이동을 위해 차량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계층에 대해선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관’ 닮은 ‘전경’ 예우… 몸값 오른 경찰, 로펌이 모셔간다 [사법·검찰개혁이 바꾸는 서초동]

    ‘전관’ 닮은 ‘전경’ 예우… 몸값 오른 경찰, 로펌이 모셔간다 [사법·검찰개혁이 바꾸는 서초동]

    고위 간부들은 고문 직함으로 영입수사 단계서 ‘불송치’ 통로로 활용 사법 절차 공정성 논란 재연 우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 사건의 무게중심이 검찰에서 경찰로 이동하면서 변호사 업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엔 검찰의 기소·불기소가 사건의 분수령이었다면, 이제는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하는 ‘불송치’ 결정이 변호사들의 1차 목표가 됐다. 로펌들의 경찰 출신 영입 경쟁에 ‘전경예우’(경찰 출신 전관예우)라는 말까지 나온다. 16일 서울신문이 김앤장·태평양·세종·광장·율촌 등 국내 5대 로펌에 확인한 결과 경찰 출신 변호사는 1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앤장이 6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장 25명 ▲율촌 22명 ▲태평양 18명 ▲세종 17명 순이었다. 형사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 로펌 관계자는 “의뢰인들이 먼저 경찰 출신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경찰대 출신에 변호사 자격까지 갖추면 사건 수임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자격이 없는 경찰 출신들도 고문이나 전문위원 형태로 로펌에 합류하고 있다. 광장과 지평 등 일부 로펌은 경찰청장이나 경무관 이상 고위 간부 출신들을 고문으로 영입했고, 사이버수사나 경제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경찰관을 전문위원으로 두고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 형사 사건 수임이 많은 법무법인 YK의 경우 경찰 출신 고문·전문위원·자문위원이 50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출신 인력이 로펌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에서도 확인된다. 인사혁신처가 공개하는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를 보면 2023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2년 2개월 동안 경찰 인력 120명이 로펌 취업을 시도하거나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취업 심사를 받은 퇴직 경찰(362명)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한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예전에는 검사 출신이 형사팀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수사 단계에서 사건 흐름을 읽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경찰 출신 변호사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경찰 경력을 발판으로 법조계 진출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찰 수사팀에 있으면서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한 경찰관은 “경찰 수사 절차와 실무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찰 출신 변호사는 형사 사건 대응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또 다른 형태의 전관예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법인 대진의 안슬아 변호사는 “경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야 사건 대응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변호사 비용 부담이 커지고,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전후해 경찰 출신 변호사를 선호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률 시장의 변화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전경예우 논란이 커지지 않도록 관련 기준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기업 정보 먼저 아는 증권사 임직원… 6년간 차명거래 84억 적발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기업 정보 먼저 아는 증권사 임직원… 6년간 차명거래 84억 적발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증권사 임직원 가운데 가족이나 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회사 규정 때문에 본인 계좌로는 매매를 자주 하거나 특정 종목을 사기 어려우니까요.” 자본시장은 같은 규칙 아래에서 경쟁하는 공간이다. 고객 주문과 기업 정보를 먼저 접하는 증권사 임직원 역시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 그런데 이들이 가족이나 지인 명의 계좌로 거래해 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단순한 규정 위반을 넘어 시장 공정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정보의 질과 양이 다른만큼 그 차이는 결국 ‘투자 격차’로 이어질 수 있고, 시장에 대한 신뢰도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서울신문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금융감독원의 ‘증권사 임직원 차명 계좌 사용 적발 내역’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감독 검사에서 적발된 타인 명의 주식 거래는 63건이다. 2022년 29건, 2023년 17건으로 최근 2년 동안 전체의 70% 이상이 집중됐다. 국내 증시가 급등한 지난해에도 10건이 적발됐다. 증권사 자체 감사에서 확인된 사례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진다. 같은 기간 내부 감사에서 적발된 건수는 84건으로 감독 검사 적발 사례와 합치면 총 147건에 달한다. 특히 금감원 감독 검사로 적발된 63건의 거래 건수는 3893건, 최대투자원금 기준 거래 총액은 83억 9400만원이었다. 단순 신고 누락 수준의 금액이 아니다. 계좌 명의는 대부분 가족이나 지인이었다. 모친 등 가족 명의 계좌로 상장 주식을 자기 계산으로 매매하면서도 회사에 계좌 개설 사실과 거래 내역을 알리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 명의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한 증권사 감사팀 관계자는 “PB센터 직원 자녀 명의 계좌에서 큰 금액이 움직여 소명을 요구했더니 ‘증여한 돈으로 투자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내부 통제는 본인 계좌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보니 이런 방식의 거래는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회 방식도 다양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타인 명의 계좌의 명의자가 불륜 상대였던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무 관련성 때문에 본인 명의로는 매수하기 어려운 종목을 타인 명의로 거래하기도 한다”며 “한 휴대전화로 여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계좌를 운용하다 거래 패턴이 겹쳐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래는 내부 규정 위반에 그치지 않고 법 위반 소지도 있다. 금융실명법은 금융 거래를 실명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자본시장법 역시 임직원의 자기 계산 매매를 자기 명의 계좌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재의 실효성이다. 대부분 과태료와 사내 징계에 그쳤다. 최근 6년 동안 감독 검사로 적발된 63건 가운데 검찰 고발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공개된 제재 15건 중 3건은 과태료만 부과됐고, 나머지도 과태료와 함께 견책·감봉·정직 등 내부 징계에 그쳤다. 반복 적발에도 형사 책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배경에는 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이 있다”며 “증권사 임직원의 차명 계좌 거래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는데도 과태료와 사내 징계에 그친다면 투자자 불신이 커지고 자본시장의 성과 역시 고루게 돌아갈 리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 번 적발만으로도 실질적 불이익이 발생하도록 제재 수위를 강화하고, 가족 명의 등 관계 계좌에 대한 등록 의무를 두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비축유 2246만 배럴 푼다… 원전 이용률도 60  → 80%로 확대

    비축유 2246만 배럴 푼다… 원전 이용률도 60  → 80%로 확대

    정부, 이달 말까지 추경안 국회 제출여수 석화산단 ‘특별대응지역’ 검토석유 최고가격 1회 위반해도 ‘아웃’사재기 중요 제보 땐 최대 5억 보상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1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향후 3개월간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방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 이용률을 확대하고 석탄 발전량은 끌어올리는 등 에너지 수급 구조에도 전략적인 변화를 줄 계획이다. 민주당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이날 당정회의 직후 “이번 주 중 산업통상부에서 상황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한다”며 “동시에 비축유 방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원유 비축량은 208일분, 액화천연가스(LNG)는 9일분이다. 다만 LNG의 경우 오는 12월 말까지 사용 가능한 물량을 해외에서 확보한 상태라고 안 의원은 전했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한 비축유 2246만 배럴을 향후 3개월간 단계적으로 방출하는 동시에 한국석유공사가 해외에서 생산한 원유 335만 배럴을 도입해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 불안을 덜기 위해 현재 60% 후반대에 형성된 원전 가동률을 오는 5월 중순까지 80%로 끌어올리고,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한 석탄 발전량 상한제는 이날부로 해제한다. 상대적으로 비축량이 적은 LNG의 발전 비율을 줄여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또 당정은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알뜰주유소에 대해서는 당초 규정 3회 위반 시 면허 취소했던 것을 1회만 위반해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환율 안정 3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환율 안정 3법은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으로,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을 처분해 국내 자본시장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유가 상승 국면을 악용한 사재기 등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요 제보에 대해선 최대 5억원의 특별 검거 보상금도 내걸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담화문에서 “유가 관련 불법행위는 민생 경제를 위협하고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매점매석, 사재기 등 시장 교란 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호르무즈 연합 7개국 참여 여부 기억할 것”

    “호르무즈 연합 7개국 참여 여부 기억할 것”

    트럼프 “미중 정상회담 연기할 수도”… 나토엔 ‘나쁜 미래’ 경고 한국 등에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전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며 더욱 노골적인 압박에 나섰다. 이르면 이번 주 연합함대 구성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다른 국가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국적군 결성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7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며 “지지를 받든 못 받든,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들에게도 말했다. 우리는 이 일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한국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한 것에서 2개국이 늘었으며, 동참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같은 불이익이 관세 협상과 같은 경제·통상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고심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석유 생산국인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필요하지 않다며 파견을 요구받은 국가들이 ‘자신들의 영토’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등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가 봉쇄 사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군함 파견 요구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국가도, 관여하기를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을 향해서도 폭언이나 다름없는 경고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토를 거론하며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나토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토를 지원한 것을 강조하며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볼 차례”라고 했다. 아울러 유럽 등 동맹국이 기뢰 제거함을 보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이란) 해안을 따라 활동하는 ‘불량배’를 제거할 사람들도 원한다”고 촉구했다. 특수부대 등 다른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필요한 모든 지원”이라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도 군함 파견을 압박하며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중국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의 90%를 수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까지 중국 측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전날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한다”고만 밝히고 군함 파견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무역 전쟁’을 벌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회담하고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을 펼칠 연합군 구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른바 ‘호르무즈 연합’을 구성하겠다는 것으로, 미군과 연합군이 호위 작전을 이란 전쟁 종식 전에 시작할지, 전쟁이 끝난 후에 전개할지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목록의 가장 위에 중국이 있고 일본, 한국, 아시아 모든 국가가 있다”며 “각국이 연합해 해협을 열고자 힘을 모으는 것은 논리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 “소녀들 성착취 벌어진 그 목장”…엡스타인 ‘비밀 낙원’의 충격 실체 [핫이슈]

    “소녀들 성착취 벌어진 그 목장”…엡스타인 ‘비밀 낙원’의 충격 실체 [핫이슈]

    미국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유했던 뉴멕시코 ‘조로 목장’의 실체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목장 내 시신 매장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수색이 시작된 데 이어, 이곳이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성착취를 벌인 핵심 장소였다는 피해자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사건의 전모를 다시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NBC 뉴스는 14일(현지시간) 법원 기록과 피해자 증언, 소송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엡스타인이 수십 년 동안 이 외딴 목장을 이용해 미성년자와 젊은 여성들을 유인하고 성착취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 센트럴파크 12배 ‘조로 목장’…리조트처럼 꾸며 유인 조로 목장은 뉴멕시코 산타페 남쪽 약 50㎞ 떨어진 외딴 사막 지역에 있는 대형 목장이다. 약 40㎢ 부지에 2500㎡ 규모의 저택과 승마 시설, 테니스 코트, 전용 활주로까지 갖췄다. 목장 전체 면적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약 12배에 달한다. 돈이 부족하거나 대학 진학, 취업, 진로를 고민하던 젊은 여성들에게 이곳 방문은 고급 리조트 초대처럼 보였다고 피해자들은 증언했다. 엡스타인은 피해자들을 비행기로 목장에 데려온 뒤 승마와 하이킹, 수영, 쇼핑 등을 하게 하며 호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미래 계획을 묻고 조언을 건네거나 현금을 주며 친근하게 접근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런 방문이 곧 성착취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는 생전 회고록에서 이 목장을 “디즈니랜드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잘 정돈된 정원과 분수, 테니스 코트, 직원 숙소까지 갖춘 거대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프레 가족은 “아름다운 자연 뒤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1993년 당시 뉴멕시코 주지사였던 브루스 킹 가문으로부터 이 땅을 사들인 뒤 수십 개 건물을 새로 지으며 목장을 키웠다. 영화 세트처럼 꾸민 건물과 통나무집, 유르트(몽골식 텐트) 등도 들였다. 그는 이곳을 자신의 ‘성’(castle)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 “대학·일자리·돈 도와주겠다”…상황별로 접근 피해자 증언을 보면 엡스타인은 상대 사정에 맞춰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돈이 필요한 여성에게는 현금 지원을 약속했고 예술계 진출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인맥을 소개하겠다고 했다.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는 장학금이나 봉사활동 기회를 제안했다. 1996년 당시 16세였던 한 피해자는 대학 진학 프로그램 상담을 위해 목장에 초대됐다고 믿었지만 결국 성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15세 피해자는 라스베이거스 여행 제안을 받고 목장으로 가게 됐고 그곳에서 엡스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가족을 잃었거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였고 엡스타인은 이런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한 피해자는 엡스타인이 허벅지를 만지고 마사지 명목으로 옷을 벗게 하거나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목장에서 다른 소녀와 함께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다 사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함께 있던 소녀는 “여기서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피해자들은 외딴 목장에 고립된 상태에서 엡스타인의 권력과 영향력을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 수십 년 묻힌 범죄…“권력과 돈이 지켜줬다” 이런 범죄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수사는 번번이 멈췄다. 2006년 엡스타인이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처음 수사를 받을 당시에도 뉴멕시코 목장 관련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그러나 2008년 이른바 ‘형량 거래’가 이뤄지면서 연방 수사는 사실상 끝났다. 이 합의로 엡스타인은 중형을 피하고 비교적 짧은 형기만 마쳤다. 이후 뉴멕시코에서는 성범죄자 등록 대상에서도 빠져 사실상 지역 당국의 감시를 받지 않았다. 뉴멕시코 당국이 목장 관련 수사에 본격 착수한 시점은 2019년 엡스타인이 뉴욕에서 체포된 뒤였다. 하지만 그해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사망하면서 사건은 다시 동력을 잃었다. 당시 연방 수사기관도 목장 압수수색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미국 법무부 엡스타인 수사 기록에는 목장 어딘가에 두 명의 외국인 소녀 시신이 묻혀 있다는 미확인 제보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실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뉴멕시코 당국은 이를 계기로 재조사에 나섰다. 현재 뉴멕시코 법무부와 주 의회 진실위원회가 각각 별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목장에 대한 첫 공식 수색도 실시했다. 엡스타인은 2019년 교도소에서 사망했지만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여전히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NBC 보도가 야후 뉴스에 노출된 뒤 댓글이 2000개 넘게 달리며 사건의 은폐 의혹과 권력층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수년 동안 정치인과 부유층 인사들이 이 목장을 드나들었는데도 당국이 몰랐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고 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 사건은 돈과 권력이 있으면 법 위에 설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 “트럼프는 재미로 사람 죽이는 범죄자”…뼈 때리는 비판 나온 배경 [핫이슈]

    “트럼프는 재미로 사람 죽이는 범죄자”…뼈 때리는 비판 나온 배경 [핫이슈]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고 전쟁 범죄를 일으켰다는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리는 (미국에) 휴전을 요청한 적도, 협상을 요청한 적도 없다”며 “우리는 필요한 만큼 우리 자신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하르그섬 타격을 두고 “재미 삼아(just for fun) 몇 번 더 공격할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재미를 위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그가 직접 그렇게 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은 재미 삼아 배를 침몰시키고 여러 곳을 공격하고 있다. 이는 전쟁 범죄다. 심지어 그렇게(‘재미 삼아’라는 표현) 말하는 것조차 전쟁 범죄”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리더십 수준 논란언급된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에 있는 길이가 8㎞, 너비가 4∼5㎞, 면적이 22㎢ 크기의 산호초 섬으로, 이란이 연간 9억 500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경제 중추로 꼽힌다. 대이란 전쟁을 이끄는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하르그섬의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만 정밀 타격했으며, 이를 통해 하르그섬의 이란 군사 목표물 90개 이상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군이 하르그섬의 군사 시설을 타격한 뒤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공격이 석유 시설을 제외한 정밀 타격이었고 군사 시설만 노린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현재 상황과 배치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나오기 불과 며칠 전 대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미 공군의 KC-135 공중급유기 2대가 이라크 상공에서 서로 충돌해 탑승자 6명이 전원 사망했다. 또한 국제 유가가 폭등하면서 이번 전쟁과 무관한 여러 국가가 고통받고 있다. 더불어 보름을 넘긴 이번 전쟁으로 이란, 레바논,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같은 중동 전역에서 숨진 각국 군인, 민간인이 약 3000명에 달하는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미로 몇 번 더 공격’이라는 표현은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하르그 섬 공격에 국제 유가 또 출렁한편 미국의 하르그섬 공격 이후 국제 유가는 또다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전 8시 3분 기준 전장 대비 1.57% 오른 배럴당 100.26달러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 102.44 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도 오르고 있다.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같은 시간 전장 대비 2.09% 오른 배럴당 105.30달러를 기록 중이다. 개장 직후에는 106.50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이틀 연속 100달러를 넘어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또다시 100달러 선을 넘어선 가장 큰 배경으로 미국의 하르그섬 공격을 꼽았다. 이란은 하르그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4일 오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에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UAE 동쪽 해안가 오만만에 있는 푸자이라 항구는 아부다비의 하브샨 유전과 연결돼 ‘호르무즈 우회로’라고도 불린다. 이란이 ‘호르무즈 우회로’까지 봉쇄한다면 세계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위해 군함을 보내야 한다”고 위협 섞인 요청을 한 상태지만, 5개국 모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한국이 트럼프의 ‘군함 요구’ 거부하면 벌어질 일…‘적반하장’ 위협 나왔다 [핫이슈]

    한국이 트럼프의 ‘군함 요구’ 거부하면 벌어질 일…‘적반하장’ 위협 나왔다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을 위해 한국 등 5개국을 지목해 군함 파견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혜택을 누리는 나라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동맹국들에 다시 한번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향해 “회원국이 여기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매우 암울한 미래(very bad future)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에서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미 행정부 당국자들까지 나서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가의 협력은 논리적이라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사실상 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게도 위협적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한 셈이다. 동맹국이나 나토 회원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이든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기뢰 제거선을 언급했다. 그는 “‘악당’들을 제거해 줄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골칫거리가 된 이란의 드론과 기뢰 등을 제거하기 위한 유럽의 특수부대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로부터 시작된 호르무즈 봉쇄인데…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4일)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5시간 뒤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은 그 해협을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은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해협의 관리 주체로 미국이 아닌 5개국을 앞세운 것이다. 이는 미국이 유조선을 호위할 군함이 부족하고 군사작전에 따른 위험도가 높아지자 결국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나라들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보름째 이어지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함으로써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이 심화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임에도 불구하고, 해협이 봉쇄되자 그 해결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국들에 떠넘긴 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요구 받은 5개국 모두 ‘미지근’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를 받은 한국 등 5개국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15일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은 외무성을 통해 “일본은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즉각적으로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 방송에 중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프랑스와 영국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NBC는 “이들 국가가 결국 어떤 조치를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각국의 미온적인 반응은 호르무즈 봉쇄 사태가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 연구원은 NBC에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들이 모두 침묵하고 있는데 이는 꽤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 거침없는 ‘톱다운 행정’… 李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공직사회

    거침없는 ‘톱다운 행정’… 李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공직사회

    예스맨 양산, 토론보다는 일단 ‘GO’돌발하는 변수에 대응하는 일 반복석유 최고가격제 언급 8일 만에 시행정책 탄력 붙자 우려·반대는 사라져“1년 걸리던 정책 검토 몇 주에 이뤄”‘국민 혜택 본다’는 점에선 긍정 평가이재명 대통령의 ‘톱다운(하향식) 행정’에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입과 소셜미디어(SNS) 메시지만 바라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 부처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현안을 즉각 검토하고 정책으로 구현하는데 분주하다. 국민이 보기에는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이 대통령 특유의 ‘사이다’ 같은 지시가 많다. 하지만 국가 재정 여력과 인력, 정책 효과까지 고려해야 할 공무원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정책적 실효성이 보장되지 않는 지시도 간혹 발견된다. 그럼에도 행정 수반의 의중인 까닭에 ‘NO’(아니오)를 외치지 못하고 냉가슴만 앓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농지도 투기 대상”이라며 “전수 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체 국토의 15%에 달하는 150만㏊에 대한 전수조사 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계절적으로 경작 철이 아닌 까닭에 경작지 여부를 조사하는 게 쉽지 않고, 어떤 사례를 투기로 판단할지 뚜렷한 기준도 없는 상태다. 또 인력과 예산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당장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에 반기를 들 수는 없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5일 “위험군 10%를 표본 조사하고 행정 명령을 내리는데 1년 6개월이 소요되는데 전체 조사를 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조사 설계와 인력·예산 확보를 위한 국회 승인까지 고려하면 임기 내 완료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못 한다고 할 순 없으니 최선을 다해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때도 언급한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도 정부 부처 내부에선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재정 추계와 급여 기준 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탈모를 생명이나 기능 손상과 직접 연결된 질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쇄도했다. 급여화하면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탈모의 중증도 판단과 적용 범위, 본인 부담률 등 쟁점도 많다. 하지만 ‘추진 불가’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부 찬반이 있지만 대통령 지시라 검토를 멈출 수는 없다. 일단 가능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주문한 연명의료 중단 인센티브 도입도 논란이다. 건강보험료를 감면하는 방식을 택할 순 있지만 생명윤리 논쟁을 촉발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 현장 공무원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처럼 톱다운 행정은 ‘예스맨’만 양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의 진퇴를 둘러싼 토론보다는 일단 ‘고’(GO)부터 외친 뒤 돌발하는 변수에 대응하는 일이 반복되는 분위기다. 목표를 정해 놓고 정책을 꿰맞추는 일이 일상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류 제품에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공무원들은 처음엔 도입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동안 여러 차례 유가가 폭등했지만 정책 카드로 쓰이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석유 최고가격제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지 단 8일 만에 전격 시행됐다. 대통령 지시 당시 꿈틀대던 우려와 반대 목소리는 정책에 탄력이 붙자 쥐죽은 듯 가라앉았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대통령 지시사항인데 공무원이 무슨 재주로 반대하겠나”라면서 “시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공무원만 책임을 뒤집어쓸까 봐 걱정된다”고 귀띔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프로세스를 보면 정부가 대통령의 지시에 아무런 반론도 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에너지 정책은 전문가 영역인데 정책 방향이 대통령 의중에 집중되면 각 부처 전문가 의견이나 현장 중심 정책 아이디어가 반영되기 어려워 장기적으로 정책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하향식 정책 지시가 부처의 행정 드라이브에 날개가 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이 “독과점을 악용한 고물가 강요는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 시정하라”고 지시하면서 2006년 이후 20년 동안 사문화된 ‘가격 재결정 명령제’가 정책 카드로 떠올랐다. 정부가 제품의 가격을 조정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대통령이 공권력에 힘을 실어 주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사를 상대로 즉각 담합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거침없는 제재 절차에 나섰다. 한 경제부처 국장은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뒷배가 있는데 뭐가 두렵겠나”라고 말했다. 이 밖에 “대통령이 현안 장악력이 워낙 세 장관이 결정권자가 아니라 중간 관리자 역할에 머무는 것 같다”, “정책들이 충분한 검토 없이 이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하지만 ‘정책의 속도감’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정책이 현실화하는 속도가 빨라지면 결국 정책 수용자인 국민이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다. 한 경제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과거 1년은 걸리던 정책 검토가 단 몇 주만에 이뤄진다”면서 “정책 추진과 입법, 시행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정책 체감도가 한층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사회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대통령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지시를 내리면서 정책을 추진할지 말지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지금은 정해진 방향대로 밀고 나가면 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환율 1500원 뉴노멀 되나

    환율 1500원 뉴노멀 되나

    중동 전쟁 확산 여파로 브렌트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기면서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기름값 자체는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다소 내려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널뛰기’ 영향으로 이달 원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평균도 1470원대를 넘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다. 지난 14일(한국시간)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외환시장 종가 대비 16.30원 급등한 149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야간거래에서는 환율이 1500원을 웃돌기도 했다.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넘은 건 지난 4일(장중 최고 1505.8원)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리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환율 수준 자체도 이미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한국은행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2주간 원달러 평균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76.9원이었다. 이는 월간 기준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주 주간 평균환율은 1480.7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둘째 주(1504.43원) 이후 최고치였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환율 일일 변동 폭(주간 거래 기준·전 거래일 종가 대비)은 평균 14.24원이었다. 유럽 국가 재정 위기가 닥쳤던 2010년 5월(16.3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다.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다른 나라보다 큰 점도 특징이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원화 가치는 3.84%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국 통화 가운데 유럽연합(EU) 유로(-3.29%), 일본 엔(-2.39%), 영국 파운드(-1.85%) 등도 약세를 보였지만 원화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스웨덴 크로나(-4.49%)만 원화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수입 비중이 높아 유가 충격에 취약한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 3274억원을 순매도한 것도 환율 상승의 원인이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 머무르면 1500원 환율이 ‘뉴노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중동사태 유탄 세게 맞은 저소득층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파가 처분가능소득의 10%를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하는 저소득층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면 서민 경제는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이 10.0%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에너지 지출은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등 주거·취사에 쓰이는 연료비와 휘발유·경유·LPG 등 개인 차량 운행에 쓰이는 운송기구 연료비를 합산한 금액이다. 전체 평균은 4.8%였다. 고소득층인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에너지 지출 비중은 3.4%였다. 저소득층이 쓸 수 있는 소득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평균의 두 배, 고소득층의 세 배에 이를 정도로 크다는 의미다. 소득 분위별 에너지 지출 비중의 격차가 벌어진 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공요금 인상이 계층별로 다르게 적용된 영향이 크다. 저소득층은 난방비·전기요금 등 필수 에너지 지출 비중이 커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인 반면, 고소득층은 차량 운행 등에 쓰이는 운송용 연료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가 변동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각종 에너지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공공요금 인상 논의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필수 에너지 지출 비중이 큰 저소득층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취약계층의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26만 아미, 1.2조원 쓴다… 보랏빛 ‘BTS노믹스’

    26만 아미, 1.2조원 쓴다… 보랏빛 ‘BTS노믹스’

    ‘아미’ 도시·국가 간 이동해 파급력해외발 서울 여행 검색량 155%↑편의점 재고 100배·안전인력 확대스위프트, 투어로 3조원 넘는 수익“BTS 투어 총매출 최대 2.7조 추산”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오는 21일 열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최대 26만명의 ‘아미’(BTS 팬클럽)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대가 BTS 특수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4년간 군 복무 공백기를 마친 BTS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나서면서 콘서트 개최지마다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낳는 이른바 ‘BTS노믹스’(BTS+이코노믹스)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15일 “단일 공연을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동시다발적으로 입국하는 사례는 사실상 처음”이라며 “골목상권부터 백화점, 면세점까지 유례없는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박 플랫폼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BTS 투어 계획 발표 이후 48시간 동안 해외발 서울행 여행 검색량은 전주 대비 155% 늘었다. 또 6월 공연 예정지인 부산 검색량은 2375% 급증했다. 이르면 16일부터 아미들의 인천국제공항 입국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광화문, 시청, 명동, 남대문 일대 호텔은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BTS의 이번 복귀는 2023~2024년 세계 경제 화두였던 미국 인기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스위프트노믹스’와 비교되고 있다. 스위프트는 당시 ‘디 에라스’ 투어를 통해 개최지의 내수를 활성화하며 경제적 파급력을 입증했다. 이른바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2024년 3월 공연 때 스위프트 공연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3.5% 이상으로 상향한 바 있다. BTS 역시 글로벌 팬덤을 국경 너머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입력을 갖춰 스위프트의 파급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팬들 사이에 ‘BTS 성지순례’로 불리는 콘서트 후 국내 관광 수요는 개최지를 넘어서는 경제 효과를 기대하도록 한다. 빌보드에 따르면 2023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된 스위프트의 투어는 총 21억 달러(약 3조 15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부터 내년 3월까지 계속되는 BTS 세계 투어의 총 매출액은 최대 2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2년 보고서에서 BTS 국내 콘서트 1회당 관광 소비지출과 교통비, 숙박비 등에서 최대 1조 2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2021년 BTS의 ‘퍼미션 투 댄스’ 당시 미국 LA 공연은 4일간 1억 달러(약 1500억원) 이상, 라스베이거스 공연은 1억 6000만 달러(약 2400억원) 이상의 수익이 창출됐다고 보도했다. 공연을 일주일 앞둔 현장에서는 ‘아미 맞이’를 위한 전방위 비상 체계가 가동 중이다. 편의점 GS25는 간편식과 돗자리, 휴대전화 충전기 등 공연 관람객 수요가 높은 상품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CU도 광화문 인근 점포의 주요 상품 재고를 평소보다 최대 100배 늘렸고 현장 인력도 대거 늘릴 예정이다. 서울 남대문 인근 본점에서 BTS 팝업 행사를 진행 중인 신세계백화점은 행사를 대비해 안전 인력을 2배 늘렸다. 롯데백화점도 안전요원을 1.5배 증원하고 명동 일대를 보라색 조명으로 연출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명동과 광화문에 자리 잡은 숙박·식음 매장들은 외국인 응대를 위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광장 인근 매장은 안전관리를 위해 공연일에 아예 문을 닫거나 운영 시간을 오후 4시까지로 단축한다는 곳도 많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21일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대규모 인파 운집에 대비해 이동통신 3사도 ‘휴대폰 먹통’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에이원(A-One)’, KT는 ‘W-SDN’ 등 최첨단 시스템을 통해 공연 당일 실시간 트래픽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통신 품질을 관리한다.
  • [씨줄날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40대

    [씨줄날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40대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대출금리가 치솟아 속이 쓰라리다. 집을 사느라 ‘영끌’한 주택담보대출에 주식 투자를 위해 ‘마통’ 등 신용대출을 늘려 ‘빚투’족 대열에 섰기 때문이다. 그는 “먼 나라 전쟁에 내 허리가 이렇게 휘어질 줄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연령대별로 볼 때 부채가 가장 많은 세대가 40대라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40대의 평균 부채는 1억 2000만~1억 4000만원. 30대와 50대의 8000만~1억 1000만원 수준보다 월등히 많다. 집을 장만하기 위한 대출과 자녀 교육비, 각종 생활비 등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시기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아 ‘서학개미’를 하다가 최근 활황세인 국장으로 눈을 돌린 뒤 중동전쟁 발발 후 롤러코스터 장세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40대는 가장 왕성하게 벌고, 빌리고, 쓰는 우리 경제와 사회의 ‘허리’다. 그 허리가 요즘 심신이 너무 아프다는 통계가 속속 나오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특히 40대의 자살률이 전년 대비 인구 10만명당 4.7명 상승해 전 연령대 중 가장 크게 올랐다. 40대 비만율(44.1%)도 6.4% 포인트나 급등해 전체 평균(38.1%)을 크게 웃돌았다. 야근에 불규칙한 식사, 음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돈을 벌고 갚는 것 말고는 다른 데로 눈 돌릴 겨를도 없다. 40대의 사회단체 참여율은 8.9% 포인트 떨어져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제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 통계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스트레스 인지율도 40대가 35.1%로 가장 높았다. 2014년 조사에서는 30대와 20대가 더 높았으나 10년 만에 상황이 바뀐 것이다. 40대 남성은 직장 생활이, 여성은 부모·자녀 문제가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이라고 답했다. 몸도, 사회도, 경제도 허리가 아프면 모든 곳이 주저앉는다. 힘들어하는 주변의 40대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주자. 김미경 논설위원
  • [사설] 군함 보내라는 트럼프… 동맹 비용·국익 사이 절묘한 균형을

    [사설] 군함 보내라는 트럼프… 동맹 비용·국익 사이 절묘한 균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은 직접 항로를 책임져야 한다”며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군함을 파견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에 국익이 걸려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참전은 간단한 문제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 이란은 어제 곧바로 “분쟁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삼가라”고 엄포를 놓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였던 2020년에도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한 직후 해협 안정화 작전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임무 구역을 확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상선의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미국 요구를 수용, 이란의 위협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이 다국적군 형식의 파병을 요구할 경우 ‘독자 파견’ 방식의 우회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별도의 국회 비준 동의까지 필요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적으로 정당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크다. 그런 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며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어 위험 부담은 훨씬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그제 동해상으로 1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주한미군 기지에서 패트리엇 미사일과 사드 일부가 중동으로 빠져나가며 대북 억제 능력의 손실이 걱정되는 시점이다. 이번 전쟁이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거라는 전망이 미국 내에서도 제기된다. 그렇다고 파병을 거부하면 한미 관세협상 후속 합의, 방위비 분담금 등 군사안보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국제 해상교통로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이란 점에서 거부 명분도 마땅치 않다. 두부모 자르듯 성급한 결론을 짓지 말고 중동 정세와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지켜보며 평화유지군 방식의 참여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JD 밴스 미 부통령과 만나 핵추진잠수함·원자력 등 안보 분야 합의 사항의 조속한 이행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미 간 정상회담 후속 협의와 함께 조선업·방산 등 한미 상호 간 경제안보의 실질적 협력 기반 확대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그런데 그 불안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없다.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무엇이 사라지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기계에 빼앗기지 않을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도 믿는데, 그것 역시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두 가지 극단적 반응만 남는다. 무조건 따라가거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어느 쪽도 시대를 제대로 읽는 태도가 아니다. 필자는 감각의 수에서 이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인간과 AI를 가르는 경계를 직관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그것이 2각과 5각의 구분이다. 시각·청각으로 세계 인식하는 AI2각 활용한 노동 가장 빠르게 흡수후각·미각·촉각 3감각도 가진 인간기계와 경쟁서 가장 강력한 영토로“배관공·전기기술자 AI 대체 어려워”거대 산업혁명에 맞선 제1응전 대중사회 등과 싸웠던 제2응전AI·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 기계가 인간 영역 빼앗을 때마다 인류는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후·미·촉각, 인간·AI 가르는 마지막 경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2각(二覺)’ 존재다. 시각과 청각, 두 감각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한다. 반면 인간은 5각 존재다. 요리사는 불의 온도를 손끝으로 가늠하고, 정비사는 엔진의 미세한 진동을 몸으로 감지하며, 바리스타는 원두의 향으로 로스팅 상태를 판단한다. 후각·미각·촉각-이 3감(感)이 기계와 인간을 가르는 마지막 경계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최근 발표한 연구 ‘AI의 노동시장 영향’(Labor market impacts of AI)은 미국 노동부 직업 데이터베이스(O*NET)와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관측된 노출도’를 측정했다.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4.5%), 고객 서비스 담당자(70.1%), 재무 분석가(57.2%)였다. 반면 요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바텐더 등은 노출도 데이터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AI가 흡수하는 것은 화면 앞 2각 노동이고, 후각·미각·촉각이 결합된 신체 지식은 AI가 데이터화하기 가장 어려운 인간의 마지막 영토다. 이 직관은 AI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배관공, 전기기술자,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열릴 것이라며 대학 학위 없이도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 직종들에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I가 신체적 조작에 능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관공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손의 감각과 현장의 판단—5각의 영역이 가장 희소하고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비인지 : 2각·5각의 과학적 근거 2각과 5각의 구분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인지 능력과 비인지 능력의 차이다. 인지 능력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언어를 구조화하는 영역으로 AI가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인지 능력은 직관, 본능, 감정, 신체와 정신의 통합처럼 체화된 경험에 뿌리를 두는 영역이다. 논리나 언어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인간이 세계와 맺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 방식이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히 감각 정보의 합산이 아니다. 몸 전체가 세계와 부딪치며 축적한 ‘체화된 지식’이다. 숙련된 도예가는 흙의 수분 함량을 손바닥의 저항감으로 판단하고, 외과 의사는 메스를 쥔 손의 미세한 떨림으로 조직의 밀도를 가늠한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부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데이터로 옮길 수 없으며 오직 몸이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만 형성된다. 시각과 청각은 물리적 파동을 기반으로 하기에 디지털화·전달·해석의 세 단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반면 후각·미각·촉각은 화학적이고 복합적인 자극이어서 디지털화 단계부터 불완전하다. 인공 혀는 화학 성분을 감지하지만 맛을 복원하지 못하고, 인공 손은 압력을 측정하지만 촉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물론 기술 낙관론자들은 이 경계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노 센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정밀 화학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 후각·미각·촉각도 결국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설령 세 감각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해도 그것이 몸 전체의 체화된 지식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질문이다. 도예가의 손이 담고 있는 지식은 촉각 데이터만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천 번의 실패와 성공이 근육과 감각과 판단력에 동시에 새겨진 총체적 경험이다. 적어도 향후 10년에서 20년의 시간 지평에서 몸으로 체화된 5각의 지식은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을 2각 인재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산업혁명이 효율의 이름으로 풍부한 인간상을 납작하게 눌러 버린 결과다. 그러나 기계가 2각 능력을 흡수할 때마다 인간은 나머지 3각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귀환했다. 필자는 ‘제3의 응전’에서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응전’이라 불렀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언어를 빌리자면, 기술의 도전에 맞선 문화의 창조적 대응이다. 그 응전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제1응전은 산업혁명에 맞선 장인과 현장 문화의 귀환이었다. 윌리엄 모리스가 그 선두에 섰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이자 실천하는 기업가였던 그는 1861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가구, 벽지, 직물을 장인의 손으로 제작했다. 기계가 노동에서 감각을 빼앗자 모리스는 손의 감각을 일의 중심으로 되돌렸다. 낭만적 저항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증된 응전이었으며, 그의 정신은 이후 바우하우스와 현대 디자인 운동의 원류가 되었다. 같은 시기 패트릭 게데스는 다른 방식으로 응전했다. 생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였던 그는 지역조사 운동(Regional Survey Movement)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기후, 산업, 인구를 직접 발로 걸으며 기록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라”였다. 통계와 지도로 세계를 추상화하는 기계 문명에 맞서 게데스는 냄새와 소음과 질감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으로 인간을 불러들였다. 몸으로 걷고 감각하며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지식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응전이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행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인물이 그다. 제2응전은 대중사회와 군산복합체에 맞선 반문화 운동이었다. 도시를 떠난 1960년대 반문화 활동가들이 향한 곳은 자연 공동체와 작업실이었다. 이 중 한 명인 스튜어트 브랜드는 미국 전역의 자연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의 도구와 지식을 목격했다. 1968년 창간한 ‘전 지구 목록’(Whole Earth Catalog)은 자급자족·생태·대안 교육의 현장 지식을 엮어 낸 결과물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구글보다 35년 앞선 구글”이라 불렀다. 브랜드와 동료들은 공동체의 분산·자율·연결이라는 현장 원리를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계 철학으로 번역했다. 회로를 납땜하고 씨앗을 심는 5각의 감각이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탄생의 정신적 동력이 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AI와 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것을 ‘크리에이터 문화’라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 해커, 메이커들이 기술의 민주화를 실험하고 블록체인은 창작물의 소유권을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의 감각과 기술로 직접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유튜브, 서브스택, 패트리온으로 시작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초기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영상, 글,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무게중심이 현장,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축, 설치미술, 조각, 공예, 팝업스토어 등 몸으로 만들고 공간으로 경험하는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디지털 피드에서 개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냄새와 질감과 온도가 있는 현장으로 향한다. 2각 기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 맞서 5각의 인간이 도시와 공간을 창작의 무대로 되찾는 응전이다. 세 번의 응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빼앗을 때마다 인간은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AI 증강의 역설, 5각 인간의 탄생 산업화 이전 이상적 인간의 모습은 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이자 발명가였고, 중세 길드의 장인은 손으로 만지며 축적한 감각 지식으로 건축과 공예를 완성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세계를 감각하고 손으로 만드는 5각 인재가 인간의 원형이었다. 공장과 사무실이 만들어 낸 2각 인재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인간형이었다. 이제 AI가 2각 영역을 흡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원형이 복원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0년 고용 전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고용 성장률이 낮게 나타났다. AI 시대 5각 인재는 ‘르네상스맨’의 단순한 귀환이 아니다. 시각·청각과 두뇌력을 AI로 증폭시키고 그 위에 AI가 끝내 모사하지 못하는 후각·미각·촉각의 신체 지식을 더한 존재다. 모리스가 손으로 직물을 짜며, 게데스가 거리를 걸으며, 브랜드가 공동체의 흙을 만지며 발견했던 것을 이제 작업실, 공연장, 공간, 거리, 도시의 현장에서 다시 발견하고 있다. AI는 2각을 대체할지 모르나 인간은 근본적으로 5각 존재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부고]

    ●박복순씨 별세, 윤석헌(전 금융감독원장)씨 모친상 =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02)3010-2000 ●김송태씨 별세, 김승열·승민(김앤장법률사무소 전문위원)·미경씨 부친상, 이은형·김소양(서울시 미디어콘텐츠 특보)씨 시부상 = 15일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 발인 17일. (032)822-1234 ●조경제씨 별세, 조형래·승래(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사무총장)·명래씨 부친상, 백희숙·조유신씨 시부상 = 15일 대전 성심장례식장, 발인 17일. (042)522-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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