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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經硏 “내년 경제성장률 3.4%”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국내외 기관 평균을 웃도는 3.8%로 수정한 가운데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이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정부와 민간의 온도 차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소(한경연)는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성장률이 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약 3.5%로 추정되는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잠재성장률은 자본·노동 등 경제 여건을 따졌을 때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 없이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로,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에 비유된다. 즉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낮다는 것은 내년 한국 경제는 본래 가진 체력만큼의 성장도 이루기 힘들다는 얘기다. 한경연은 대내외 악재로 인한 소비 및 투자심리 회복 지연을 낮은 성장률의 원인으로 봤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미국 출구전략 시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의 지속, 가계부채 감축, 경제민주화 입법 강화가 경제 회복을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 사상 최대인 618억 달러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는 수입증가율 확대, 서비스수지 적자 전환 등으로 내년에 495억 달러로 주저앉을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봤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증시 전망대] 美 불확실성 점차 해소… 국내 경기가 변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 등 미국발(發) 불확실성 요소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우리 증시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3분기 국내기업 실적 발표와 경기 전망 등에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50포인트(1.17%) 오른 2024.9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크게 뛴 이유는 미국발 악재가 사라질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 간 회담에서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최악의 결과는 막아야 한다는 데 여야가 공감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의 특성상 여론의 악화는 빠른 결론을 도출하게 만드는 가장 강한 촉매제”라면서 “미국발 불확실성이 진정되면 글로벌 경기 모멘텀의 상승 탄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재닛 옐런 FRB 부의장이 차기 FRB 의장으로 지명된 것도 불확실성 제거의 측면에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옐런 부의장은 버냉키 현 의장에 버금가는 양적 완화 예찬론자이자 정확한 경제분석가”라면서 “옐런 부의장의 비둘기적 성향을 감안하면 향후 FRB는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대외 변수가 하나둘 해소될 기미를 보였지만 코스피가 앞으로 더 상승할 수 있을지는 국내 경기 영향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2.9%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 전망도 3.8%에서 3.6%로 내렸다. 10일 한국은행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하향조정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전망의 하향조정은 향후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당분간은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의 본격적인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지속되면서 실적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투자자들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31거래일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외국인의 행보를 볼 때 연말까지 3조원가량이 더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韓銀 안일한 물가대응·낙관적 성장전망 논란

    韓銀 안일한 물가대응·낙관적 성장전망 논란

    한국은행의 경기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렸지만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물가 전망치는 한은의 목표치 하단에도 한참 못 미친다. 한은은 10일 ‘2013~2014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전망치인 1.7%에서 0.5% 포인트 내린 1.2%로 전망했다. 한은의 올 1월 전망치인 2.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9%에서 2.5%로 0.4% 포인트 내렸다.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는 2.5~3.5%다.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에 상당 기간 못 미치며 내년에서야 목표치의 하단에 도달할 것이라고 스스로 전망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현 수준인 2.5%로 동결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뒤 5개월 연속 동결이다. 기대인플레이션 등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낸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지속 배경’이란 보고서에서 “현재 저물가 상황이 경기 상황 및 과거 사례 등에 비춰 이례적”이라면서도 “중앙은행이 통제하기 어려운 특이 요인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및 국내 농산물 가격 약세, 복지 지출 확대, 1%대 성장에 따른 총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 등이 특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3%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이 물가 목표치 달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목표치의 하단에도 못 미칠 경우 불필요한 실업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이 지금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도 “한은이 낮은 물가 상승률에 너무 둔감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금통위의 경기 인식 등을 봤을 때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4.0%에서 3.8%로 0.2% 포인트 내렸다. 정부가 내년 예산 편성의 기준으로 삼은 3.9%보다는 0.1% 포인트 낮다. 7월 이후 본격화한 신흥시장국의 경제 불안,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이 성장률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꼽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8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6%로 0.2% 포인트 내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국내외 36개 기관의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5%다. 36개 기관 중 한은의 전망치인 3.8%보다 높거나 같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9개에 불과하다. 한은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줄어든 설비투자가 하반기에 6.3% 증가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불확실성이 늘어 하반기에 설비투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가계 부채로 인한 매크로 리스크(거시경제 위험)를 놓치고 있다”면서 “내수 부진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IMF “한국, 美 긴축 후폭풍 잘 넘길 것”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충격을 잘 견딜 나라로 한국과 호주, 캐나다 등 세 나라를 꼽았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IMF는 ‘변칙적 통화 정책의 세계적인 충격과 도전’이라는 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양적 완화)을 축소할 경우 나라별로 자본이 유출되고 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세 나라는 비교적 위기를 잘 넘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주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13개국을 대상으로 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외부 자금 유출 가능성을 미리 시험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IMF는 한국과 호주는 시장 변동성 확대와 자본 유출에 대한 노출도가 낮으며, 캐나다는 이 같은 위험을 버티거나 이전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탄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파도를 잘 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도는 심각한 자금 유출 상황에 대한 정부의 개입 범위가 제한적이고, 인도네시아는 과거에도 장기금리가 미국의 통화정책 충격에 상당히 민감하게 움직였다고 밝혔다. 한편 IMF는 8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0.2% 포인트 낮은 3.7%로 예측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도 7월보다 0.2% 포인트 내린 3.6%로 잡았다. 국가별로는 ‘브릭스’(BRICs) 등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중국은 올 1월까지만 해도 내년에 8.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7.3%까지 추락했다. 인도 역시 7월 전망인 6.3%에서 5.1%로 무려 1.2% 포인트 급락했다. IMF는 “그동안 세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던 신흥국이 저성장과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두 개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오히려 세계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글로벌 경제] “세계 경제 회복세”… 문제는 美양적완화·디폴트

    [글로벌 경제] “세계 경제 회복세”… 문제는 美양적완화·디폴트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셧다운)와 국가 부도(디폴트)에 대한 우려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의 호조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세계 경제전망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타이거지수’를 인용해 세계 경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타이거지수는 주요 20개국(G20)의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실물 경제 활동과 금융 변동성, 신뢰도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타이거지수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 최저 수준인 -14.97을 기록했다가 2010년 3월 15.17까지 올랐다. 유럽발(發) 재정 위기로 인해 2012년 6월 다시 -0.98까지 곤두박질친 타이거지수는 지난 8월 2.11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선임 연구원은 “선진국의 소비자 신뢰도 회복과 신흥국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 둔화 가능성이 줄어들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올해 초에 상실했던 경기 추동력을 회복한 것이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최대 원동력으로 지목됐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여전히 미약하고 한두 가지 충격이 더해지면 또다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고 난 이후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성장세가 꺾이는 등 여전히 경제가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13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과 디폴트를 비롯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세계 경제 위기 대처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앞서 지난 3일 워싱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한다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8일 발표될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제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될지 여부와 선진국 및 신흥국 경제에 대한 전망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IMF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의 성장부진 ▲유로존의 침체 지속 ▲미국의 재정지출 감축 전망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종전 3.3%, 4.0%에서 3.1%, 3.8%로 하향 조정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용어 클릭] ■타이거지수 (Tracking Index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 Index·TIGER Index)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공동 개발해 2003년 1월부터 산출하고 있는 주요국 경제종합지수로 주요 20개국(G20)의 경기 회복세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입 증가율, 주식 시장 등의 금융 지표와 기업 및 소비자 신뢰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한다.
  •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사면초가의 대기업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사면초가의 대기업

    재계 한 인사는 4일 “글로벌 기업들은 파트너 선정이 엄격하다”고 잘라 말했다.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 총수의 형사 처벌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거나 파트너십 해제를 요구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해외 신인도 하락은 해외 비즈니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총수 형사 처벌 소식은 신뢰 부분 점수에 영향을 미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해외 수주전에서 한국 기업들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 경쟁사들은 앞다투어 한국 기업들의 총수 형사 처벌 소식을 고객사에 흘리고 있다. ‘한국 기업은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는 소문을 퍼트려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그동안 기술력과 가격 등에서 한국 기업에 밀렸던 해외 경쟁사들이 이번 기회에 한국 기업에 대한 흠집 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이 때문에 총수가 구속됐거나 사법 처리 위기에 내몰린 대기업들은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글로벌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등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뛰어야 할 대기업이 움츠러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은 포스코, 롯데, 효성, 코오롱 등 4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최태원, 한화 김승연, 태광 이호진, CJ 이재현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은 실형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총수 구속 등 기업에 대한 압박이 투자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에 투자가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올 1분기 0.2% 포인트에서 2분기 0% 포인트로 떨어졌다. 성장률은 1분기 0.8%에서 2분기 1.1%로 상승했지만 투자가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투자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들이 나서지 않으면 중견·중소기업들도 투자를 주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투자 실종 등 악성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총수가 구속된 SK는 신사업 추진이 전면 중단됐다. 회장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이나 신성장 동력 사업 발굴은 엄두도 못 낸다는 것이다. 많게는 조 단위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투자 사업을 오너가 도장을 찍지 않고 월급쟁이 전문 경영인이 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SK E&C가 알짜 매물인 STX에너지의 인수를 포기한 것이라든가 최 회장이 공을 들인 정보통신산업(ICT)과 에너지 사업의 태국 진출이 포기된 것이 이런 정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 SK 관계자는 “일상적인 경영 누수 방지에 주력할 뿐”이라고 했다. 이라크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한화의 사례도 유명하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2차 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의 추가 수주를 낙관했다가 최근 경쟁국 기업들에 모두 내주게 생겼다. 김 회장을 대신해 부회장들이 이라크 현지로 날아갔으나 돌아온 대답은 “노(NO)”였다.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한화 현지 법인장은 “김 회장의 공백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전했다. CJ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하던 중국 업체 인수 협상을 끝내 중단하고 말았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효성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조석래 회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은 멈춰섰다. 이달 말까지 베트남 투자 등 내년도 사업 계획을 짜야 하지만 총수가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그룹이 혼돈에 빠졌다. 이러다가는 투자는 물론 고용도 실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 고용을 해 달라던 정부가 기업을 위축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불만이다. 청와대 얘기와 정부 부처나 규제기관의 말이 다르니 한 가지 리스크만 있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리스크가 있는 게 요즘 상황이라고 말한다. 예전 정부와 가까웠던 기업에 대한 ‘보복 수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현 정권도 4년 후엔 전 정권이 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오너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가 살아날지는 의문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中企 신용대출 비중 하락… 창업기업 돈가뭄 심화

    中企 신용대출 비중 하락… 창업기업 돈가뭄 심화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서 기술·창업기업에 대한 홀대는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 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저신용등급에 대한 대출도 현 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줄었다. 한국은행이 4일 국회에 보고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2.6%로 지난해 말 43.8%보다 1.2% 포인트 줄어들었다. 저신용등급(7~10등급)에 대한 대출 비중도 지난해 말 4.93%에서 7월 말 4.75%로 0.18% 포인트 줄어들었다. 한은은 “금융기관이 우량기업 및 담보대출 위주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신용도와 담보력이 취약한 기술·창업기업 등의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말보다 15조 7000억원 늘어났다. 늘어난 대출 대부분이 신용등급이 높거나 담보가 있는 중소기업들에 흘러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늘어 올 7월 말 현재 1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저금리 기조 등으로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주요 신흥국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국 주식투자 편중도는 2011년 말 89%로 선진국 평균 63%에 비해 낮은 편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13억 큰손의 쇼핑… ‘백’을 엿보다

    13억 큰손의 쇼핑… ‘백’을 엿보다

    [트렌드 차이나] 김난도·전미영·김서영 지음/오우아/388쪽/1만 6000원 일본인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서울 명동은 어느새 중국인 관광객의 천국으로 변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의 큰손도 이제 일본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다.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중국은 연평균 10%의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세계의 생산공장’에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려면 중국 소비자를 먼저 사로잡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07년 명품 소비자의 소비 동기를 분석한 ‘럭셔리 코리아’를 시작으로 매년 한국의 소비 흐름과 소비자 특성을 연구한 ‘트렌드 코리아’를 출간해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이번엔 13억 5000만 중국인들의 소비 DNA와 트렌드를 집중 분석했다. ‘트렌드 차이나’는 김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트분석센터의 전미영 수석연구원, 김서영 책임연구원이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의 의뢰를 받아 3년간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기업들의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전문 연구서의 성격을 띠지만 중국의 변화된 사회상과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운 안내서 역할을 한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출간된 이 책은 중국의 소비자가 무엇에 열광하고, 어떻게 소비를 하며, 앞으로 소비시장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를 다룬다. 책은 먼저 중국 소비자를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소득 수준과 소비에서 자기 만족감과 타인의 시선 중 어느 쪽에 더 좌우되는지를 따지는 자기·타인 지향성의 두 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VIP형 소비자 ▲자기만족형 소비자 ▲트렌디형 소비자 ▲실속형 소비자 ▲열망형 소비자 ▲검약형 소비자로 구분한다. 소비자학을 전공한 중국인 전문가와 한국인 석·박사들이 짝을 이뤄 심층면접과 가정방문을 통한 관찰조사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체계화한 각각의 소비자 유형 분석은 매우 현실적이다. 가령 VIP형 소비자 유형은 34세 기혼 여성 변호사인 리샹(李湘)의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손에 잡힐 듯 자세하게 제시된다. 최상위 소득계층인 그녀는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고, 남편과 따로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유기농 제품을 즐겨 구입한다. 해외 브랜드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고, 일상에서 묻어나오는 자연스러운 과시를 선호하는 등 생활 자체의 프리미엄을 추구한다. 자기만족형 소비자는 유행이나 브랜드보다는 자기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트렌디형 소비자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실속형 소비자는 합리적 구매에서 만족감을 느끼며, 열망형 소비자는 만사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더 많이 갖지 못한 현실에 슬퍼하는 특징을 보인다. 검약형 소비자는 절약하는 삶 자체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상이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것이 특징이다. 책은 이 같은 소비자 유형의 특징에 따른 기업들의 맞춤형 전략을 자세히 소개한다. 저자들은 이와 함께 중국인의 남다른 소비 DNA를 7가지로 요약한다.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삶, 체면을 중시하면서도 실속을 차리는 문화, 저신뢰 사회가 야기한 소비자들의 불신, 집단의식 속의 개인주의, 중국식 가족소비, 중국 전통과 글로벌 기준의 공존 등을 중국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녹아 있는 공통의 성향으로 꼽았다. 또한 중국 소비시장의 최신 3대 트렌드로 삶의 질 향상과 니치(틈새)시장의 주류화, 중국식 신실용주의의 대두를 제시했다. 중국 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의 보고이지만 동시에 무모한 도전의 늪이 될 수도 있다. 실패의 이면에는 잘못된 고정관념과 안이한 전제가 있다. 중국은 하나의 시장이라는 ‘단일 시장의 신화’, 같은 연령과 성별이라면 같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보편가치의 신화’, 유행은 반드시 번져 나간다고 보는 ‘트리클다운의 신화’가 그것이다. 또한 현재의 중국은 과거의 한국이라는 ‘후진 시장의 신화’, 중국인은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고 여기는 ‘프리미엄의 신화’, 그리고 한류 열풍이 한국 제품에 대한 인기로 이어진다는 ‘한류의 신화’ 등이 기업의 실패를 이끄는 대표적인 오해라고 책은 지적했다. 꼭 기업이 아니라도 곰곰이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늙어가는 산업현장

    늙어가는 산업현장

    산업 현장이 늙어가고 있다. 1990년 38.9세였던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올해 44.0로 20여년 새 5.1세나 늘었다. 정선영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전문연구원은 2일 ‘인구구조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올해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44.0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970년 34.7세였던 근로자 평균 연령은 1980년 37.0세로 올랐고 1999년 40.1세로 40대를 돌파했다. 정 연구원은 “가장 큰 인구집단인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화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득이 불충분한 노령세대가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국내 전체 평균 연령도 1990년 38.9세에서 2013년 41.0세로 6.1세 높아졌다. 고령화에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고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지면서 고용에 경제성장률이 미치는 영향도 크게 줄었다. 1980~90년대는 경제가 1% 성장하면 고용이 0.323% 늘었지만 2000년대에는 0.287% 증가에 그쳤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美경제 최소한 하루 3억弗 손실 예측…재정적자 유로존 예상밖 충격 줄 수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폐쇄)이 현실화하면서 향후 세계 경제에 미칠 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시장조사업체 IHS의 보고서를 인용해 당장 미국 경제에 최소한 하루 3억 달러(약 3216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경제 규모(15조 7000억 달러)를 감안할 때 큰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업과 소비자들이 미국 경제에 대한 믿음을 잃게 돼 전 세계로 충격이 퍼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IHS는 ‘셧다운’이 1주일간 이어지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2% 포인트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설명했다. 투자자문업체 제니 몽고메리 스콧도 1995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셧다운’이 21일간 지속하면 성장률이 0.9∼1.4% 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재정적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에 예상 밖의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체력을 소진한 거구의 복싱 선수가 상대방의 약한 잽 한 방에 그대로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스페인, 프랑스는 물론 금융부문 의존도가 높은 영국도 ‘셧다운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미국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28.57포인트(0.84%) 떨어진 1만 5129.67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파이낸셜타임스 100 지수도 전날보다 0.77% 내린 6462.22로 거래를 마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기지수 호전… 상저하고 성장 현실화되나

    경기지수 호전… 상저하고 성장 현실화되나

    자동차 업계의 증산과 휴대전화 업계의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지난 8월 광공업 생산이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향후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는 5개월째 상승했다. 국내 기업들의 심리지수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정부가 주장해 온 ‘상저하고(上低下高)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8% 증가했다. 지난해 11월(2.1%)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1~3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4~7월까지 1% 이내의 증감을 반복해 온 것을 감안하면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업 0.7%, 건설업 0.1% 등 전체 산업생산은 1.0% 증가했다. 소매판매 0.4%, 건설투자 0.1%, 설비투자 0.2% 등 생산·소비·투자 지표도 모두 확대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8월 자동차 업계의 파업 때문에 9월에 나타난 생산량 증가 효과, 공장 증설,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 효과 등이 맞물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면 전환의 신호를 일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9월 제조업의 업황BSI가 75로 8월보다 2포인트가 높게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지만, 계절 요인을 빼고 볼 경우 지난해 말 이후 꾸준히 오르는 점이 긍정적이다. 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의 일부 항목을 합한 민간 경제심리지수(ESI)는 9월 93으로 8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4분기 경제성장률이 3.7%까지 달성해 상저하고형 경제성장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아직 엇갈린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성장률이 워낙 안 좋아 기저효과도 있고 4분기 성장목표인 3.7%는 잠재성정률과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에 달성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제 회복을 위한 대규모 재정 투입도 있었고, 부동산 경기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반기 재정 지출로 인한 반짝 호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특히 미국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낙관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미국 연방정부 폐쇄 ‘셧다운’…그 여파는?

    미국 정치권이 2014회계연도(2013년 10월~2014년 9월) 예산안을 놓고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간 끝에 결국 연방정부가 1일(현지시간)부터 ‘셧다운’ 즉 일시적·부분적으로 문을 닫게 됐다. 이에 따라 각 연방기관은 불요불급한 업무에 대한 지출을 중단해야 하고, 당장 80만~100만명의 공무원이 강제 무급휴가를 떠나야 한다. 물론 국방, 치안 등 연방정부의 핵심 기능은 유지되기 때문에 국가 운영이 ‘올스톱’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은 물론 기업과 일반 시민도 상당한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업무를 중단한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95년말 이후 17년만이다. ◇ 국립공원 폐쇄, 세금업무 대부분 중단 국가안보·사회안전 등과 관련 없는 이른바 비(非) 핵심 업무는 재정 지원이 중단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옐로스톤 등 전국의 국립공원이 폐쇄돼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고 이곳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집에 머물러야 한다. 워싱턴DC 국립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 판다의 먹이 공급은 계속되지만 동물원 관람은 중단될 수 있다. 법원의 파산보호 신청 심리가 지연되고 중소기업청(SBA)의 기업대출 및 보증 관련 업무와 연방주택청(FHA)의 대출 보증 업무도 각각 중단된다. 국세청(IRS)의 직원 9만 4000여명 가운데 90% 이상이 무급휴직에 들어가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하지 않는 징세와 환급 업무는 중단되고 오는 15일부터는 콜센터 운영도 중단될 예정이다. 상무부는 셧다운 기간에 국내총생산(GDP), 개인소득 등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고 자체 웹사이트 운영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우주국(NASA)은 직원의 97%를 놀릴 예정이어서, 우주정거장에 근무하는 과학자들 정도만 정상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업무를 담당하는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직원 1만 2000여명 가운데 45%가량만 기상예보, 위성 운용 등을 위해 근무토록 할 예정이다. ◇ 국가 필수업무는 계속…여권 업무 등 일부 차질 국방부는 민간인 직원 80만명 가운데 약 절반을 일시 해고해야 하지만 130명에 달하는 미군은 정상 근무한다. 해외 파병 군인들도 계속 근무하고 급여도 받지만 월급이 늦게 지급될 수는 있다. 연방수사국(FBI), 마약수사국, 교정국 등 치안·안전에 관련된 부처도 평소와 같이 운영된다. 정부가 관장하는 사회보장 및 의료보험 혜택도 제공되고,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우체국도 우편물 집배송 업무를 계속한다. 외국에서 대사·영사 업무를 맡는 국무부 직원들도 대부분 정상 근무하지만 여권 갱신 업무 등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해외여행을 앞둔 미국 국민의 불편이 예상된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연방의회 의원들은 셧다운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급여를 계속 받는다. ◇ 미국 경제에 암운·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파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경제 불확실성을 가중함으로써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5년말 2차례의 셧다운 당시에는 뉴욕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각각 1.6%와 0.1% 상승했지만 당시는 경기회복세가 견고했기 때문에 이번과는 경우가 다르다. 뉴욕 소재 사르한캐피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CEO)는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다우지수가 즉시 200포인트가량 빠질 수 있다”면서 “어쩌면 하락폭이 1000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셧다운이 3~4주일간 지속될 경우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은 최대 1.4%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주일만 계속돼도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정치권의 정쟁이 연방정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으로 이어질 경우 전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노후소득보장 분야에서 중요한 국제교류가 있었다. 최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한국과 스웨덴 정부의 인구고령화 포럼’과 스웨덴 대사관저에서의 만찬을 통해서다. 양국 복지부 장관의 주제 연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와의 진지한 토론과 여러 스웨덴 전문가들을 통해 스웨덴 복지의 맨얼굴을 경험할 수 있었다. 평균수명 증가와 경제성장률 감소가 연금재정에 부담을 주는 만큼 연금액을 자동 삭감토록 한 1998년 스웨덴 연금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가 다니엘손 대사에게 연금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물었다. 연금 운영에서 정치논리 배제와 오랜 역사의 기초연금 폐지가 1998년 연금 개혁을 통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손 대사는 오래된 스웨덴 복지 역사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오랜 역사의 복지 학습효과를 통해 복지제도 필요성이 국민들 뼛속 깊이 녹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금운영을 책임지는 정부가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하니, 받아들이기 싫어도 개혁 필요성이 있겠지 하면서 국민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빈번해진 정권교체가 정치권의 책임의식을 높였다는 설명도 중요하게 들렸다. 언젠가 정권을 잡을 터인데 대책 없는 반대 또는 지나친 포퓰리즘이 야기할 정치적 부담 등을 감안, 정치권이 복지 관련 논쟁에서 일정한 선은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변화에 끊임없는 적응하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참모습이라는 답변도 가슴에 와 닿았다. 과거에 도입한 제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핵심이라는 대목에서 특히 그러했다. 이미 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금 개혁을 단행했음에도 인구고령화 대응 차원에서 추가적인 연금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스웨덴 포럼 참석자들의 견해가 이를 입증하는 것 같았다. 반면에 논란이 되는 우리나라의 기초연금 도입방향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의 역사·문화·전통을 고려하여 한국적 상황 및 정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도입이 최선일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였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과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반영한 객관적인 평가는 할 수 있을 것이나, 구체적인 제도 도입방향은 우리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라는 지극히 절제된 답변이었다. 우리 사정은 우리가 가장 잘 알 터인데도, 외국 사람들에게 구태여 해법까지 물어봤던 이유는 바람직한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만남의 여운을 간직하며 맞이한 추석 성묘 길, 산소 주변의 등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여름철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등나무가 야생의 산 속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였다. 제한된 공간에서 자라는 도심의 등나무가 훌륭한 쉼터와 아름다운 꽃을 선물할 수 있는 반면, 적절한 통제가 없는 야생상태의 등나무는 그 특유의 강한 번식력으로 10m가 넘는 소나무까지 고사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심과 야생상태 등나무의 기능차이는 복지문제를 둘러싼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현실과 환경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물처럼 보였다. 복지에 대한 학습효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부담정도, 소득 파악 관련 인프라 등에서 존재하는 양국의 현격한 차이를 인정한다면 해법은 간단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심각한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우리가 추구할 복지의 제1원칙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노인 집단 내에서의 큰 소득격차를 고려할 때 논란이 되는 기초연금은 선별지급과 저소득 노인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차등지급이 바람직해 보인다. 기초연금만으로는 노인빈곤 해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소득 노인을 위한 추가 복지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제도 운영원리가 상이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운영은 자칫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의 국민연금을 고사시키는 야생의 등나무 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연계 운영방식 대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초연금은 노후빈곤에 노출된 취약노인 중심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배경이다.
  • 예상 세수 > 실제 세수 13회중 6회…정부 세수 예측 적중률 절반에 그쳐

    정부가 올해 세수 부족액을 7조~8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2001년 이후 실제 거둬들인 세수가 정부의 예상치보다 적었던 해가 6차례나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가 추산치보다 부족해지는 것은 정부의 나라살림 운용을 옥죄기 때문에 국가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 22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올해까지 13년간 ‘세제 개편안’(9월 정부 발표안)의 국세 세입 예상액보다 실제 세입 실적이 부족한 경우는 7차례로 절반을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의 부족분이 15조 651억원으로 가장 차이가 컸고 그다음이 올해 예상치(추경 효과 포함 7조~8조원)였다. 또 12월 국회에서 확정된 세제 개편안과 비교할 때 세입이 부족한 경우는 절반에 이르는 여섯 번이었다. 정부의 예측이 실제 세입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실제와 다르기 때문이다. 기재부 세제실은 물가 상승분을 포함한 경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준으로 세입 전망을 한다. 통상 경제 성장률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세수가 2조원가량 덜 걷힌다. 2009년 정부의 경상 성장률 예상치는 7.4%였지만 실제 성장률은 3.8%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7.6%의 성장을 예측했지만 실제 경상 성장률은 3.0%에 머물렀다. 세입 부족분은 2009년은 15조 651억원, 지난해는 2조 9250억원이었다.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내수가 부진해도 세수 부족이 나타난다. 수출이 증가하면 수출용 원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액이 늘어난다. 내수 부진 역시 국내 소비분의 부가세 수입이 줄기 때문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가세 세입을 줄인다. 이런 효과 등으로 2004년 세수 부족분은 4조 2729억원이었다. 올해 역시 수출 호전과 내수 부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부가세 감소가 예상된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불안정해 세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세 세수가 부족한 것이 세수부족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정부가 세입 예산안을 편성할 때 경제성장률을 과대평가해 오차가 생긴 부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년 예산안 올해보다 4% 늘듯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4%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정부 예산을 짜는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 342조원보다 4%가량 늘린 357조~360조원 사이에서 책정하기로 가닥을 잡고 막바지 세부 금액을 조정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예상되는 23조 4000억원 규모의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기활성화, 복지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라면서 “예산지출 증가 폭이 올해 예산 증가율인 5.1%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 중 100조원 이상을 복지사업에 투입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0조원 수준으로 올해보다 4조원 정도 줄이기로 했다. 예산 감액으로 축소될 SOC 사업은 민자 사업을 유치해 보충할 계획이다. 4%대의 예산안 증가율은 최근 4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예산 증감률은 2010년 -3%, 2011년 5.5%, 2012년 5.3%, 2013년 5.1% 등으로 2010년을 제외하면 5%대를 유지했다. 이명박 정부도 출범 첫해인 2008년에는 2009년 예산안을 전년 대비 6.5% 인상한 바 있다. 또한 기재부는 예산안 책정의 기준이 되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보다 낮은 3.9%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새누리당이 내년도 경기가 불투명하고 세입 여건도 개선되기 힘들다는 이유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 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년 사병 월급 15%↑… 복지예산 첫 100조 돌파

    내년도 사병 월급이 올해보다 15% 인상된다. 또 복지 관련 예산이 내년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다.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는 16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당정협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에 의견을 모았다. 사병 월급 인상안이 국회 예산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상병 기준으로 기존 11만 7000원에서 13만 4500원으로 오르게 된다. 국방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2017년까지 사병 월급을 2배 인상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당정은 또 이날 협의에서 내년도 복지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인 100조원 이상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예산 총지출 가운데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분야의 경우 반값등록금 등 학비 부담 경감 지원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또 문화융성 기반 확충을 위해 문화 분야 예산 증가율을 예산 전체 증가율보다 높게 설정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고교 3학년 또는 대학 3~4학년 때 직업훈련 과정을 이수하면 혜택을 주는 ‘일·학습 병행시스템’ 활성화에 500여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대선 공약인 취업성공 패키지 사업 예산도 1661억원에서 2246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협의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4% 내외’로 전망해 편성한 예산안을 보고했다. 새누리당은 경기 현실을 감안해 성장 전망치를 다소 낮춰 예산을 편성할 것을 정부 측에 주문했다. 한편 김 의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국회가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차원에서 (내년도) 국회의원 세비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국회 내 한옥 사랑재에서 약 90분간 3자 회담을 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등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뒤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의 국회 브리핑과 민주당 김 대표,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 등의 의원총회 발표 내용을 토대로 3자 간 주요 대화를 재구성 했다. [채동욱 사퇴 논란] -김한길 대표 검찰총장 교체를 통한 검찰 무력화 시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이는 또 하나의 국기문란이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취임 이후 몇 개월간 헌법과 법률에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 경찰청장, 검찰총장이 모두 물러나고 있다. 반(反)법치주의의 전형이다. 검찰총장을 근거가 불확실한 사생활을 빌미로 법무장관의 감찰지시라는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낸 것은 많은 국민을 놀라게 만들었다. 심각한 것은 그 중심에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재가나 지시가 없었다면 우선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채 총장 문제는 사건이 터진 뒤에 알게 됐다. 진실이 밝혀져서 검찰조직을 안정시키는 것과 검찰 위상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채 총장이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법무부 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 근거 갖고 있고 진실 규명 차원에서 잘한 것으로 봤다. -김 대표 신문에 난 소문 정도를 갖고 이렇게 초유의 사찰을 하고 감찰을 하고 뒷조사를 하는, 이게 이럴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 사건으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채 총장이 그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의혹이 더 커진 점이 안타깝다. 공직자는 오로지 청렴하고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그래서 사정기관 총수인 검찰총장은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가 나오면 더더욱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사표를 낼 게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협력하는 것이 도리였다. 삼성 떡값 뇌물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본인이 먼저 나서서 감찰을 요구하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해서 감찰본부가 발족됐고 임 총장의 떡값 수수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판명돼 검찰총장 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었는데, 채 총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야당에서 배후 운운하고 나서는 것은 정치공세다. 오히려 권력기관인 검찰총장의 비리의혹이 불거지면 야당이 먼저 나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리가 아닌가. -김 대표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당사자가 말했는데 이렇게 사퇴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채 총장이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 채 총장을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내려는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청와대 비서관과 수사검사가 통화를 하면서 채 총장을 사찰하고 감찰을 받으라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청와대 비서관과 통화를 했다면 직무상 했을 수는 있지만 의혹이 나온 기간 내에는 통화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면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전문가인 검찰 집단이 평검사부터 간부까지 이렇게 술렁이고 반발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신뢰가 떨어지고 여론이 난리나는 상황에서 법무장관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냐. 검찰이 민간 언론을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를 제기하면서 그 결과만 기다린다는 건 너무 안일했다. 결국 채 총장 사건의 본질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것은 안정될 것이다. [국정원 개혁] -김 대표 대선개입과 선거 개입 사과 요구,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대선 개입을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 도움 받은 일 없다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할 의사가 있었다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대선 때 공개했을 것 아니냐, 그렇지 않았다. 법원이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 사람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 재판 결과 나오면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 -김 대표 공직자의 선거개입 범죄의 대법원 판례를 보면 무죄율은 0.6%에 불과하다. 당연히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공소가 제기된 상태에서, 혐의 입증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냐. 오점은 빨리 매듭짓고 미래로 가야 하지 않겠냐. 며칠 전 제 선친이 긴급 조치 위반 사건 재심에서 무죄 받았다. 이때 판사가 당시 긴급조치 등과는 관련이 없지만 사법부 일원으로서 사과 했다. 마찬가지로 국정원 관련해서도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공소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민주당이 집권했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 민주당 역시 국정원의 국내파트를 없애지 못했고, 국정원 수사권을 존치시켰다. 국정원이 일절 민간이나 관에 출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정치에는 일절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다만 국내 파트를 없애고 수사권을 분리해서 검찰이나 경찰에 맡기자는 야당의 주장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엄연한 현실과 외국의 예 등을 참고로 국정원이 국내에서 대공 방첩·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히 옳다. 수사권 역시 그런 국정원의 활동을 유효하게 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보위에 안을 보고하면 여야가 논의하고 결정하면 좋겠다. -김 대표 한나라당이 2003년 만든 국정원 개혁법, 2006년 만든 개정안 수준으로 개혁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법 관련해 개혁 특위를 국회에서 만들어 결론짓는 게 방법이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만든 개혁안을 국회로 넘기면 국회에서 알아서 논의하면 될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국회 정보위를 제쳐놓고 별도의 특위를 만들어 국정원 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보위를 개선해 구성원이나 논의 방법 등에 대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을 반영할 수는 있다. [정상회담 회의록] -박 대통령 국정원은 신뢰 문제가 있어서 공개한 것이고 불법 공개한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방법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 -김 대표 국정원이 공개하기 전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미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다. -박 대통령 김 의원이 말한 것은 이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그 전에 얘기한 것이다. -김 대표 정 의원 것과 김 의원이 유세장에서 얘기한 것은 다르다. 김 의원의 내용은 국정원이 공개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책임이 있지 않나. -박 대통령 지금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 정부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다음 대통령이 일일이 사과한 일도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댓글 의혹 사건이 재판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그 점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족하지 않느냐. -김 대표 12월 대선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TV토론에서 애기 한 부분은 분명 사실과 다르지 않나. [세제개편·경제민주화] -박 대통령 서민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려 그 재원으로 저소득층의 세부담을 경감시키고 복지에 충당한다는 게 확실한 방침이다. -김 대표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원상회복 시키는 것이 급하다. -박 대통령 이명박 정부 때도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없었고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 세출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서 증세도 할 수 있다. -황 대표 세 부족분을 경제활성화로 메울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4%를 넘게 되면 세수 부족은 거의 해소될 것이다. -박 대통령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 대통령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민주화법안을 입법할 때 새누리당에서 속도 조절을 내세우나. 결국 83개 경제민주화 관련법 가운데 처리된 것은 17개다. 이래도 확고한 것이냐.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시장”

    “한국은 다른 아시아 신흥국과 차별화된 시장이다. 투자자들은 한국을 지금과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칼럼을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이렇게 내놨다. 칼럼은 “거대 시장인 중국, 일본이나 다른 동남아국에 비해 비교적 투자자들의 주목을 덜 받아 온 한국 시장에 주목해야 할 때”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연착륙 여부나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아시아 4대 시장인 한국에 대해 잘 아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시드니·도쿄·싱가포르 주식시장이 15배, 방콕·자카르타는 13배의 예상수익률을 기반으로 거래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의 코스피는 10배의 예상수익률로 거래되고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싸다”고 분석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인 2.3%에 달하며 수출도 회복세를 지속하는 등 경제 건전성도 양호해 보인다고 칼럼은 평가했다. 칼럼은 이어 “한국은 인도네시아나 태국이 꿈에서나 달성할 수 있을 법한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어느 나라보다도 서구 경제 회복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나라”라며 “이런 요소들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 시장의 가치를 더욱 신중히 고려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中 금융개혁 가장 어려운 단계 진입”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11일 중국이 이제 금융 개혁에 들어서야 할 시기가 왔다며 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리 총리는 이날 하계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제7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경제 체제 개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금융개혁이며 금융개혁이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단계를 개혁의 가장 깊은 단계이자 가장 어려운 단계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금융 개혁을 위해 이자율과 환율을 자유화하고 위안화를 국제화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날까지 지난 9일 동안 개혁·개방을 네 차례나 강조하며 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연설에서는 “중국이 개혁으로 가는 대세를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고, 앞서 중국·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박람회에서는 “개혁의 보너스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가 거듭 개혁을 강조하는 것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제18기 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에서 중대 경제 개혁 조치가 나오는 것과 관련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 이룬 경제 발전의 기적은 이제 2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뒤로 갈수록 더욱 재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7.5%는 과거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세계 주요 경제권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됐던 글로벌 금융 위기. 유례가 없을 만큼 무겁고 광범위한 공포의 장막을 전 세계에 드리웠던 5년 전의 위기는 사회주의가 사라지고 자본주의로 합일화된 21세기 지구촌에 엄중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자본주의는 이 상태로 지속 가능할 것인가, 자본주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정승일 복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이 만났다. 대담은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의 강 의원 방에서 진행됐다. [위기의 원인] 강석훈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시작됐을 때, 1930년대 대공황의 충격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죠. 결과적으로 그런 충격은 없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찾은 것이지요. 그러나 내재된 문제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리먼 사태 이전부터 자본주의 경제의 두 개 축인 ‘성장’과 ‘분배’는 모두 도전을 받고 있었습니다. 금융 중심의 성장 구도는 금융 버블(거품)을 만들었고, 거품이 꺼지면서 어떻게 성장을 모색해야 하나 방황하는 중이었죠. 미국의 일부 소득지표는 192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세계경제는 새로운 성장의 해법도, 악화되는 소득분배를 완화할 방법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정승일 현재 세계경제는 말 그대로 어정쩡한 상태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성장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됐습니다. 누구도 미래에 대한 명확한 답을 못 찾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른바 ‘자본주의 4.0’을 만들자는 건데 시장 만능주의가 중시되던 신자유주의(자본주의 3.0)를 벗어나 과거 케인스주의(자본주의 2.0)의 장점을 덧붙이자는 겁니다. 결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자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강 저는 자본주의 4.0을 시장과 정부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현재 전 세계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룰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없으며 경제 거품을 만들게 된다는 겁니다. 정부가 아무리 지출을 늘려도 시장의 뒷받침 없이는 성장의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정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가 보여 주었던 시장 만능주의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금융 부문은 규제를 늘리고 보완하자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과 분배 모두가 안 되는 불안한 상황이고 경제는 활력을 잃었습니다. 성장의 축은 기업 투자입니다. 케인스주의가 탄생한 1930년대에도 기업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안 했습니다. 그래서 기업 투자를 잡는 불확실성을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 케인스의 주장입니다. 또 저성장 국면에서는 소비가 줄기 때문에 정부의 지출이 늘어야 합니다. [자본주의와 분배정의] 강 글로벌 금융 위기는 사실 따지고 보면 정부의 재정적자와 저금리 기조에서 촉발됐습니다.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 증대보다는 민간의 투자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해 과잉 생산에 나서면서 선진국 기업들의 투자 분야가 줄고 있습니다. 또 세계화의 진행으로 임금을 주고 물건을 생산하는 제조업보다는 자본을 투입하는 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적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와 일반 국민경제의 관련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투자 프레임보다는 창조경제와 같이 무형자산 투자나 혁신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은 복지에서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선별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힘을 받게 된 거죠. 강 소득분배의 악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 커다란 이슈가 됐습니다. 소득분배 구조가 열악해진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인구구조의 고령화입니다. 기술의 진보로 고학력·고숙련자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저학력·저숙련자의 필요성은 낮아졌습니다. 세계화에 대한 적응 정도에 따라 계층이 나뉘었고 금융이나 의료 등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임금 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한마디로 고용을 통해 경제 성장의 혜택이 모두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이 효과가 약해진 겁니다. 정 리먼 사태 때 저는 국제통화기금(IMF) 신탁통치로 이어졌던 1997년 외환위기가 떠올랐습니다. 5년 전 미국을 보면서 “너희도 터지는구나” 하는 쾌감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 IMF나 미국은 정경유착, 국가주도 경제 등 우리나라의 내재된 문제들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한국이라는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와 금융시장이 가진 문제도 컸던 셈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IMF는 우리나라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시장에 자율회복 기능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5년 전 위기가 터지자 곧바로 개입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까지 파산할 위기였으니까요. 이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융시장을 규제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됐습니다. 강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미국은 저금리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는 방식으로는 경제 성장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또 2010년 유럽발 금융 위기는 재정이 약한 나라부터 위기가 현실화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죠. 재정이 튼튼해야 하며, 저금리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가 움츠릴 때 밖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또 경제와 사회가 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배웠죠. 대기업들도 사회와 공존하지 않고 기업의 이익만 챙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욱 명심했으면 합니다. 정 저금리 정책이 금융 버블을 만들었지만 저금리 정책의 이유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저금리 정책을 편 것은 연준의 임무가 물가 상승 방지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자 ‘고용 없는 성장’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기업 투자가 줄고 고용도 감소합니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종업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으로 주주들의 환심을 사 주가를 높였습니다. 물건 값은 싸지만 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이른바 ‘월마트 자본주의’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의 장기 투자가 사라졌습니다. ‘정부의 손’이 필요해진 겁니다. [고용없는 성장의 해법] 강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문제는 구조조정이나 가격조정 등 고통을 감내하는 방식이 아니라 돈을 푸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돈을 언제 거두느냐가 문제가 됐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핵심 이슈는 고용이 성장과 분배의 고리로서 역할을 해 주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성장이 곧 고용 증가였습니다.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가져다 주는 투자를 합니다. 투자 지표는 올라가는데 고용은 늘지 않습니다. 단순 투자가 아니라 고용을 유발하는 투자를 장려해야 합니다. 정 고용 없는 성장으로 성장의 열매를 모두가 나누지 못하는 상황은 상당히 심각한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지난 200년간 유지된 것은 부자의 탐욕이 투자로 연결되고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서였죠. 사람들이 ‘고용 창출’ 때문에 자본주의를 용인했는데 이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사라진 겁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이유 중 하나는 ‘주주자본주의’입니다. 제조업을 경시하고 서비스업을 중시하면 고소득 서비스업이 조성될 것 같았지만 경제 버블만 일어나고 질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주저앉은 아일랜드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대표적입니다. 결국 글로벌 금융 위기는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을 하자는 환상을 버리게 했습니다. 금융은 중개 기능만 하면 된다는 거죠. 강 고용 없는 성장은 사실 주로 선진국의 고민입니다. 베트남만 가도 아직 봉제공장투성이니까 말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경제 상황은 신흥국에 가까운데 고용 없는 성장은 선진국과 같다는 점입니다. 정 가장 좋은 창조경제는 제조업이라고 봅니다. 제조업은 연구개발(R&D) 집약형 사업입니다. 제조업에서 10조원을 투자하면 통상 5조원은 설비투자고, 5조원은 R&D 투자입니다. R&D 인력이 늘어나니 ‘고용 있는 성장’입니다. 창조경제를 얘기할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추격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주항공, 제약산업, 생명공학 등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포스트 캐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정부의 도움을 받아 R&D 인력을 늘렸고, 우주항공과 제약 산업을 키웠습니다. 이런 사업은 투자 10년 후에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기업 스스로 하기는 힘듭니다. 강 하지만 우주항공 등의 분야는 선진국의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강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시도는 해야 하지만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 ‘한강의 기적’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미식 경제구조를 실험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유럽식 복지 제도를 실험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방식에 가까울 겁니다. 반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의 시스템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미 많이 따라했습니다. 한국형 자본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별적 복지도, 보편적 복지도 한쪽만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어떻게 조정해 한국형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로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말이 사라졌죠. 선진국이 전부라는 생각이 사라진 겁니다. 이 글로벌 금융 위기는 2011년 금융기업의 탐욕을 꾸짖는 반월가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에 공정한 룰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경제민주화] 강 반월가 시위가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았죠. 하지만 경제민주화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그간 재벌들은 새 시장을 개척하고 고용 창출을 많이 했습니다. 반면 2000년대 후반부터 안전한 투자에 집중해 왔습니다. 결국 동네 상권까지 진출하니까 경제민주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대기업은 자본뿐 아니라 인재도 집중됩니다. 해마다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몰려갑니다. 돈과 사람이 있으니 그 힘은 막강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사회와 어우러지는 대기업을 만드느냐는 것입니다. 정 재벌 가족과 재벌 기업은 따로 떼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대기업들이 이익을 내서 신규 사업에 진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거래 규제를 다소 풀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들이 우주항공 등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진출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내에 이익이 안 나는 부서는 바로 정리합니다. 강 경제민주화 원칙은 대기업의 투자는 보장하되 대기업 사주의 사익편취 행위는 막겠다는 겁니다. 향후 몇 년간은 고령화, 중국경제 대응, 남북 통일 등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인구구조는 고령화되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겁니다. [성장동력의 해법] 정 저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새로운 플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는 시장 위주의 철학을 과감히 되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시장 얘기를 많이 하죠. 현재 많은 사회적 논쟁은 향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일정표가 없어서 생기는 것들입니다. 복지 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세수가 부족해 못 한다면 언제 복지정책을 어떻게 진행할지 알려 주면 됩니다. 기업들도 투자 리스크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강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정말 시장에 의존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정부가 개입했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부 역할의 강화가 있었지만 모든 분야에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금융 분야는 분명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졌지만 정부가 산업계획까지 이끌 능력과 정책 수단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1년 단위의 계획도 경제의 변화로 잘 맞지 않습니다. 또 5년 이후의 장기 플랜은 다음 정권이 할 일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기 힘듭니다. 정 분명히 성장을 다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정도이고, 미국은 4만 달러입니다. 산술적으로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6~7% 성장을 해도 30년이 걸립니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정부의 지출을 늘려야 합니다. 둘째, 분배 위주의 복지국가로 가야 합니다. 셋째, 투자 주도의 성장을 해야 합니다. 기업이 사내에 잔뜩 쌓아 놓고 있는 유보금을 쓰도록 하는 방향의 규제가 필요합니다. 규제를 완화하느냐, 강화하느냐가 아니라 규제의 방향이 중요한 것이죠. 수출 쪽은 기업 규제를 풀고 내부 서비스 진출은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진행 김태균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석훈 의원은 ▲1964년 경북 봉화군 출생 ▲서라벌고-서울대 경제학과-미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패널팀장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1997년~) ▲한국재정학회 이사(2003~2006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2009년) ▲제19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구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정승일 연구위원은 ▲1961년 서울 출생 ▲장충고-서울대 물리학과(중퇴)-베를린 자유대학 정치경제학 박사 ▲국민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2004년 9월~2006년 8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2004년 9월~2011년 1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2011년 2월~) ▲‘쾌도난마 한국경제’ 공저(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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