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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34) 국민소득통계의 진화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34) 국민소득통계의 진화

    한국은행은 지난 3월 5년마다 시행하는 기준연도 변경과 함께 ‘2008 국민계정체계’라는 새 국제기준을 반영한 국민소득통계를 발표했다. 개편 결과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종전 기준보다 매년 평균 6.7%씩 확대되고 경제성장률은 0.3% 포인트씩 상승했다. 1인당 국민소득도 연평균 6.4%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수치상의 변화를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기는 어렵다. 무엇이 어떻게 바뀐 것일까? 국민소득통계는 나홀로 통계가 아니라 산업연관표, 자금순환표, 국제수지표, 국민대차대조표 등 다른 국민경제 관련 통계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를 5대 국민계정이라고 한다. 국민계정이란 한 나라 모든 경제 주체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경제활동 결과를 통일된 기준에 따라 작성한 것이다. ‘계정’(account)이라는 용어가 시사하듯 기업의 회계장부 또는 재무제표에 해당한다. 즉 국민소득통계는 기업의 손익계산서, 산업연관표는 제조원가명세서, 자금순환표는 재무상태변동표, 국민대차대조표는 재무상태표에 해당된다. 5대 국민계정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표준 권고안에 근거해 작성되는데, 그 매뉴얼을 국민계정체계(SNA·System of National Accounts)라고 한다. 국민계정체계는 1953년 유엔이 처음 발표한 이후 1968년과 1993년에 크게 개정됐으며, 가장 최신판은 2008년판이다. 한은도 국제 표준 권고안에 맞춰 국민소득을 비롯한 5대 국민계정 통계를 개편 또는 개발해 왔다. 2008 국민계정체계의 핵심적인 변화는 기업의 연구개발(R&D), 오락·문학 작품 및 예술품 원본 등 무형의 지식재산생산물 포괄 범위를 넓힌 것이다. 지식재산생산물은 지적재산권, 저작권, 특허권 등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유사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이 기존 사양보다 속도가 향상된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고 하자. 이 경우 종전에는 지출한 연구개발비를 비용, 즉 중간투입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새 국민계정체계에서는 신기술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 기업의 매출 창출에 기여한다고 보기 때문에 자산으로 기록한다. 물론 R&D에는 생산 공정의 효율화처럼 향후 생산비용을 줄이는 기술도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R&D 투자의 증가 속도가 다른 국민소득 부문에 비해 빠른 편이다. 따라서 R&D 투자의 자산 처리는 국민소득과 경제성장률을 개편 전에 비해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예술품 원본의 자산처리는 1993 국민계정체계에서 처음 등장한 뒤 2008년판에서 보다 구체화됐다. 예술품 원본에는 영화, TV 및 라디오의 스톡(stock) 프로그램, 문학 작품 및 음악 작품 원본이 포함된다. 스톡 프로그램이란 다큐멘터리, 드라마, 음악, 예술 및 교육 프로그램 등 반복 방영에 적합한 콘텐츠를 의미하며, 뉴스나 게임 등 수명이 짧은 콘텐츠는 포함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국민소득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증가해 왔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도 2000년 1만 1865달러에서 2013년 2만 6205달러로 두 배 이상이 됐다. 또 기준년 개편이나 새 국제기준 도입은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국민소득이 늘어난 만큼 우리의 행복도 커진 것일까? 국민소득통계는 불평등, 환경오염, 사회보장, 여가, 건강 등 인간의 행복이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대기나 수질을 악화시키는 공해 물질이 방출되면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이 나빠지지만 국민소득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독감의 유행으로 의료서비스 지출이 늘어나면 국민소득은 증가하지만 후생 수준은 오히려 나빠졌다고 느낄 수 있다. 또 국민소득에는 주부의 가사서비스나 봉사활동과 같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지만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활동이 제외된다. 1974년 미국의 경제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은 부유한 국가의 행복지수가 그렇지 않은 국가에 비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며,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그 이상의 소득 증가가 인간의 행복도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은 이후 40여년간 소득과 삶의 질, 성장과 분배의 가치가 충돌할 때마다 회자됐다. 정책 담당자와 학계, 국제기구도 이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2008년 당시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삶의 질을 반영하는 지표로서 국민소득통계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경제학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아마르티아 센 등이 주축이 된 ‘스티글리츠 위원회’를 설립했으며, 이 위원회는 이듬해 국민행복지수를 발표했다. 유엔개발기구(UNDP)의 ‘인간개발지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등도 행복지수의 대표적 예이다. OECD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우리나라는 삶의 만족도 부문에서 36개국 중 25위로 하위권이다. 그러나 아직은 국민소득통계를 대체할 만한 지표가 없다.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1937년 미 의회에 사상 최초로 현대적 의미의 국민소득통계를 제출한 목표는 대공황 시기의 미국의 종합적인 경제 상황 파악이었다. 말하자면 국민소득통계는 애당초 삶의 질이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 아니었다. 쿠즈네츠도 1941년 이미 이런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국민소득의 개념을 확장한 행복지수는 삶의 만족도와 같이 주관적인 항목을 포함하고 있어 통계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확보되기가 어렵다. 주관적이고 불안정한 통계를 근거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스털린의 역설’에 대한 반박으로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소득이 행복도의 주요 결정계수라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최근에는 삶의 질 측정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지표를 도입하기보다는 기존의 방법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지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정책당국자들은 국민소득 분석 시 가계금융·복지조사, 고용통계 등 여타 미시통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안을 활용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동안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거시통계와 미시통계를 연계해 국민경제의 가계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가계소득 분위별 소비, 저축, 자산, 부채의 상황이나 불평등 정도를 파악하는 지표를 마련하는 방안이 OECD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쿠즈네츠가 1937년 미 의회에 최초로 현대적 의미의 국민소득통계를 제출한 이후 채 100년이 지나지 않았다. 그동안 국민소득통계는 변화하는 경제실상을 반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쏙쏙 경제용어] ■산업연관표 1년 동안 국가경제 내에서 발생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및 처분과 관련한 모든 거래 내역을 일정한 원칙과 형식에 따라 기록한 통계표이다. 크게 공급표, 사용표, 투입산출표로 구분되며 생산 지역에 따라 국산거래표와 수입거래표로 나뉜다. 공급표는 특정 산업이 어떤 상품을 생산했는지를 보여준다. 사용표는 특정 산업에 어떤 상품이 얼마나 중간투입됐는지와 산업별 부가가치의 구성이 어떠한지 등을 보여준다. 투입산출표는 상품의 생산과 사용 내역을 표시한다. 산업연관표로 국민경제의 공급 및 수요, 산업 간 파급효과, 생산기술의 변화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자금순환표 국가경제 내에서 발생한 다양한 금융활동이 경제주체 상호 간에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활동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자금순환표는 경제주체를 크게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기업, 일반정부, 국외, 금융법인의 5개 부문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부문이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한 내역을 기록한다. ■국민대차대조표 국민소득, 산업연관표 등이 일정 기간 동안의 거래를 기록한 플로(flow) 통계라면, 국민대차대조표는 일정 시점(매년 말)을 기준으로 각 경제 주체와 우리나라가 보유한 실물자산과 금융자산·부채의 가액 및 그 증감을 기록한 스톡(stock) 통계이다. 올해 5월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공동 작성해 처음 발표했다. 국민대차대조표 작성 결과 2012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경 631조원이었으며, 1인당 국민순자산은 약 2억 1259만원이었다. 국민대차대조표 작성으로 우리나라는 5대 국민계정통계를 완성해 유엔 기준 국민계정체계 최상위 단계에 올랐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내우외환 한국경제] 내수회복 부진 ‘엎친 데’ 美·中 성장 둔화로 수출타격 ‘덮친 격’

    [내우외환 한국경제] 내수회복 부진 ‘엎친 데’ 美·中 성장 둔화로 수출타격 ‘덮친 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 포인트 낮췄다.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와 초저금리 기조는 지속기로 했다. 미국·중국·일본·유로존 등 ‘빅 4’의 성장률이 모두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는 세월호 사고 이후 내수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수출까지 위협당하는 내우외환의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미국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지난 3월에 발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2.8~3.0%)을 2.1~2.3%로 0.7% 포인트 내렸다. 지난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8%에서 2.0%로 내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9%에서 2.6%로 조정한 바 있다. 단, 연준은 지난달 이후 경기지표가 반등한다는 판단에 자산매입 규모는 현재 450억 달러에서 7월부터 3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도 ‘상당 기간’ 유지키로 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는 ‘하반기 세계경제 불안요인 점검’에서 세계경제의 상반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1분기에 -1%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7.5%)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민생안정을 위한 부동산 가격 억제가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유로존은 독일의 성장세가 눈에 띄지만 제자리걸음 중인 프랑스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한 이탈리아를 감안하면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영향으로 성장세의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OECD는 일본의 올해 전망치를 1.5%에서 1.2%로 낮춘 바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내수 회복세가 빠르지 않다. 여행 취소 건수나 주말 영화관 이용객 수, 백화점 매출 등은 회복세지만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이나 휘발유 판매량, 주말 고속도로 이용객 지표 등은 둘쭉날쭉이다. 황금연휴였던 5월 2번째 주의 신용카드 승인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고, 주말고속도로 통행량은 9% 하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황금휴가에 카드지출이 늘 것 같지만 직장인들이 평소 점심·저녁에 쓰는 지출보다 적다”면서 “월드컵 효과도 16강에 진출해야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되면 수출 전망도 어두워진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010원대까지 내려갔고, 이로 인해 수출은 늘어도 기업의 순이익은 줄어드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이날 하나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4%로 예상했다. 정부(3.9%), 한국은행(4.0%), 한국개발연구원(3.7%)보다 낮은 전망이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장은 “주요국의 경제 상황이 서로 다르고 통화정책 기조도 독립적인데 이전에는 없던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말에는 달러 강세,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실제 금리 인상 기대는 약화되고 달러는 보합세인 것을 감안하면 큰 변동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우리나라 경제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野 “LTV·DTI 규제완화는 부자 정책”

    국회가 19일 실시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권은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경제사령탑으로 선임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발언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최 부총리 후보자의 공식 취임에 앞서 야권의 ‘길들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은 최 후보자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며 “규제 완화로 인해 가계부채는 더욱 확대될 것이며, 전·월세로 사는 서민, 특히 월급쟁이와 근로소득자의 호주머니 돈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홍종학 의원도 “LTV, DTI 규제완화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부동산 투기 조장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국가의 부동산 정책이 경기부양을 위한 투기 조장이 아니라 서민들의 주거권 보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한성 의원은 “주택가격이 내려가면서 LTV, DTI 규제 등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 규제가 사문화됐다”면서 “이것을 해제하든지 완화하든지 기준을 새로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현재 의원은 “우리나라의 기업 경영 및 경쟁 촉진과 관련된 규제를 개선하면 하락 추세에 있는 국가경쟁력과 경제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면서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에 대해 우회적으로 지지를 나타냈다. 이날 대정부 질문은 조만간 물러날 정홍원 국무총리와 현오석 경제부총리 앞에서 향후 출범하는 2기 경제팀의 경제기조를 묻는 어색한 모습이 연출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대규모 경제정책이 사라졌다] KDI “소비회복 지체”… 세월호 파장 현실화

    [대규모 경제정책이 사라졌다] KDI “소비회복 지체”… 세월호 파장 현실화

    국책연구소가 세월호 사고로 인해 민간 소비의 회복이 지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7%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경제동향’에서 “민간 소비 관련 지표는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되면서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소비자심리지수도 비료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민간 소비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심리지수 중 현재경기판단지수는 4월 91에서 지난달 76으로 급락했고, 향후경기판단지수도 101에서 94로 하락했다. 100 이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4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4월보다 0.1% 감소했고, 같은 기간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 줄어 2013년 3월(-1.0%)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동행지수도 100.4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다. 다만 KDI는 민간소비 외에 여타 지표들은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광공업 생산의 미약한 회복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소폭 상승하고 있으며, 수출도 4~5월 평균으로 3.9%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KDI는 특히 투자 관련 지표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와 내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8%로 예상했다. 공기업·가계의 과중한 부채, 세월호 사고로 인한 내수의 일시적 위축 등이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여건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32) 통계적 착시란 무엇이고 왜 생길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32) 통계적 착시란 무엇이고 왜 생길까

    현대인들은 과거와 달리 통계, 특히 경제 통계에 근거해 경제 실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전망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정부나 한국은행과 같은 정책결정기관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일반 국민들도 경제 통계를 잘못 해석해 의사 결정을 내리면 간혹 예기치 못한 이득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제적 손실을 입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의사결정을 할 때 중요한 근거로 쓰이는 경제 통계에 대한 해석이 경제 상황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통계적 착시로 인해 서로 다른 주장이 제시돼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통계적 착시란 발표된 경제 통계가 경제 실상과 괴리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통계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릇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통계적 착시에 대한 논란은 발표된 통계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 실적치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는 경우, 지표 경기가 체감 경기와 괴리를 보이는 경우에 주로 제기된다. 예컨대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6205달러로 전년(2만 4696달러)에 비해 6.1% 늘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즉 원화 강세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즉 원화 기준으로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은 2870만원으로 전년(2783만원)에 비해 3.1% 늘어나는 데 그친다. 이처럼 미국 달러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의 변화를 파악할 때 환율 변동을 고려하지 않으면 통계적 착시에 빠질 수 있다. 통계적 착시는 기저효과, 통계 자체의 한계, 통계 작성 기준 변경, 새로운 제도의 시행, 환율의 움직임, 영업일수의 변동, 이상기온, 파업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이 가운데 주의가 필요한 몇 가지 요인들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통계적 착시는 기저효과(base effect)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기저효과는 기준 시점의 통계가 어떤 특정 요인에 의해 한번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면 비교 시점 통계의 변동성이 반사적으로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반사효과라고도 부른다.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음력으로 지내는 명절 시기이다. 설과 추석 직전과 직후 월의 소매판매액이 전월 대비 각각 큰 폭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명절 전에 소비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와 같이 지난해 2월에 있던 설이 1월로 이동하면 올 1월과 2월 소매판매액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 역시 각각 큰 폭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보일 개연성이 높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금년 1월 전년 동월에 비해 5.6% 급증한 후 2월에는 0.4% 감소했다. 기저효과에 따른 통계적 착시를 피하려면 현재 비교 시점은 물론 과거 기준 시점에 특이 사항이 없었는지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몇 개월 평균치를 이용해 분석하거나 명절 요인이 제거된 계절변동조정통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기저효과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고 통계가 기저효과에 의해서만 설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계적 착시에 대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통계 자체의 한계가 통계적 착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많다. 주요 경제 통계는 장기간의 이론적 논의와 실증적 검증을 거쳐 마련된 국제 지침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방법론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경제 구조 등이 급격히 변해 통계가 경제 현실이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통계적 착시 문제와 함께 기존 통계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예를 들어 고용통계의 경우 실제 고용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발표되는 취업자 수나 실업률은 나쁘지 않은 것처럼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복지정책을 확대해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늘어나거나 구조조정 등으로 퇴직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자영업 창업에 적극 나서는 경우 취업자 수는 늘지만 고용의 질은 떨어진다.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실업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는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아예 실업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현실에 맞는 고용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그때그때 경제 현실에 딱 맞는 통계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통계적 착시는 통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이용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크므로 통계를 만드는 기관들은 방법론에 집착하기보다는 이용자의 수요와 경제 실상의 변화를 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통계 작성기준을 바꾸는 경우에도 통계적 착시 논란이 발생하곤 한다. 경제 통계의 본질은 경제 실상에 대한 설명력인데 경제 구조의 복잡화, 신기술의 개발, 신상품의 등장과 구(舊)상품의 퇴장, 소비행태의 변화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기존 통계의 현실 반영도가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소득통계와 같은 주요 경제 통계들은 통상 5년마다 기준년 개편 작업을 실시하고 과거 시계열을 수정한다. 또한 대부분의 주요 경제지표들은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노동기구(ILO) 등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마련한 국제 지침을 기본 매뉴얼로 삼고 있는데, 국제 지침이 바뀌면 통계를 만드는 기관에서는 이를 이행하면서 기존 통계를 고쳐 통계의 현실 반영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예컨대 국민소득통계의 국제기준인 ‘국민계정체계’가 2008년 개정됐는데, 기존에 생산비용으로 처리하던 연구개발(R&D) 지출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 이는 R&D가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등 생산 과정에서 반복적·지속적으로 쓰인다는 측면에서 투자 자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개정된 2008년 국민계정체계에 따라 국민소득통계의 2010년 기준년 개편 작업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R&D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늘리고 경제성장률과 1인당 GNI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경제 실상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성기준 변경으로 경제 지표가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준년 개편이나 국제기준 개정 등에 따른 통계 수정에 대해 통계적 착시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통계 작성기법의 변경은 경제 현실과 경제 이론의 변화에 맞춰 충분한 근거와 합리적인 방법에 기초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새 기준으로 통계가 계속 발표되기 때문에 익숙한 과거 방식이나 숫자를 고집하기보다는 새 이론과 기준에 맞춰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경제 통계는 미리 정해진 기준과 다양한 기초 자료를 이용해 복잡한 경제 현상을 단일 수치로 나타낸 것이므로 이해당사자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며, 통계 자체에 착시를 일으킬 소지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통계 자체가 틀렸거나 오류가 있다고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용자들은 통계적 착시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해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특정 통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관련된 다른 지표들의 움직임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신승철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 차장 [쏙 쏙 경제용어] ■기준년 개편 기준년이란 통계 작성 대상이 되는 상품 구성이나 개별 상품에 가중치를 제공하는 연도, 지수가 100인 연도 등을 의미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통계의 유효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기준년을 바꾼다. 우리나라는 5년 주기로 국민소득통계의 기준년을 바꾸고 있다. 국민소득통계의 현재 기준년은 2010년이다.
  • [사설] 여야 7월 재·보선 앞서 6월국회 돌아보라

    19대 후반기 국회가 이번 주 본격 가동에 들어가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6·4 지방선거는 야당의 ‘세월호 정권 심판론’과 여당의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가 격돌했지만 민심은 어느 쪽에도 승리나 패배를 안겨주지 않은 절묘한 균형을 선택했다. 여야가 힘을 합쳐 난국을 타개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야는 국가가 처한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주요 국정 어젠다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국회는 내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오는 11~12일에는 후반기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들을 계획이다. 그러나 원구성 협상부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상임위원회화하고, 법안소위원회를 복수화하는 문제와 관련해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여전하다. 여야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예결위 상설화 방안에 합의해야 한다. 지난해 활동을 마친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는 예결위의 상설화에 잠정 합의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행정부가 수개월간 머리를 싸매며 작업한 나라살림 계획을 연말연시에 졸속 처리하는 폐단은 국회 개혁 차원에서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원구성의 고비를 넘기더라도 난제가 많아 험로가 예상된다. 세월호 국정조사 활동부터 국무총리 및 각료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일정이 만만찮다. 국가개조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려면 무엇보다 총리 후보자부터 제대로 골라야 한다. 개혁성과 도덕성을 갖춘 ‘흠결없는’ 인물을 발탁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도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위는 모레까지 사전조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진상 규명 작업에 들어간다. 여야는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정쟁을 촉발해서는 결코 안 된다. 무엇보다 기관보고를 하기에 앞서 청문회 증인 명단을 국조실시계획서에 명시할지 여부에 대해 신속히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국회는 ‘세월호 국회’라 할 수 있다. 국정조사 특위 활동 이외에도 처리해야 할 굵직한 현안들이 쌓여 있다. 정부조직개편법, ‘김영란법’, ‘관피아법’, ‘유병언법’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폐지하는 내용이 핵심인 정부조직 개편안은 여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당·정·청은 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기 이전 긴밀한 협의를 갖고 최종안을 조율해야 한다. 교육부총리제의 실효성 여부도 세밀하게 따져보고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정부조직 개편 입법예고안에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7·14 전당대회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미니총선’급인 7·30재·보선에는 여야의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출마할 태세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조짐이다. 세월호 쇼크의 여파다. 6·4 지방선거가 ‘무승부’로 끝난 만큼 여야는 재·보선에 정면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정조사를 재·보선과 연계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세월호 침몰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제2 세월호 방지 대책을 법제화하는 데 진력하는 것만이 민생을 위한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좌초하는 한국경제 돌파구 없나(상)] 낮추고 낮추고 낮추고…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잇따라

    [좌초하는 한국경제 돌파구 없나(상)] 낮추고 낮추고 낮추고…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잇따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뿐 아니라 증권사들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상향했던 이달 초와 비교하면 급작스러운 변화다. 세월호 사고의 여파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 증권사 6곳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65%였다. 지난 27일 KDI가 3.7%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사실상 하향 조정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올해도 우리나라는 잠재성장률(일반적으로 3%대 중후반으로 추정)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삼성증권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0.1% 포인트 낮춘 3.5%로 예상해 가장 낮았다. KDB대우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3.6%, 하이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3.7%였다. 신한금융투자는 3.8%로 전망해 6곳 중에서 가장 긍정적이었다. 분기별 성장 흐름은 대체로 상고하저로 봤다. 민간 소비의 둔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7%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인 3.7%보다 1.0% 포인트나 적은 수치다. 세계경제 둔화가 계속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도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날 대외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 성장 전망률을 기존보다 0.2% 포인트 낮춘 3.4%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가 뚜렷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 17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4.2%로 발표하고, OECD도 지난 6일 종전보다 0.2% 포인트 상향한 4.0%로 예상한 것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반전된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여파는 예상보다 크다.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6월 종합경기전망치는 94.5로 2월 전망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인 105를 기록했다. 또 5월 첫째주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일상의 경제활동으로 세월호 충격파 줄일 때

    과거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 달가량 지나면서 소비심리가 서서히 정상화 조짐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세월호 충격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중소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한 경제적 고통은 서민형 자영업자들에게 집중되고 있어 내수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밀 분석해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어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7%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미진한 것이 조정 이유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는 세월호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가늠케 한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5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가계의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나빠졌다. 현재 경기판단 CSI는 4월 91에서 5월 76으로 급락했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와 기업들의 투자 부진으로 내수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은이 어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024조 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3조 4000억원 늘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제 성장의 제약 요인인 가계부채 문제를 원점에서 재고하기 바란다.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때 서민가계의 고통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958개교, 24만 2293명이 제주행 수학여행을 취소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기업체의 단체관광 취소까지 겹쳐 전세버스 등 교통 부문에서만 72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관광지 등에서 음식·숙박업체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소비가 줄어들면 법인세나 부가가치세 등 세수(稅收) 확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 자제해 왔던 마케팅 활동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들린다. 대기업들은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사내유보금 등으로 잔뜩 쌓아 놓고 있다. 기업들의 재투자가 이뤄져야 내수가 살아난다.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기 위해 설비투자 계획을 앞당겨 집행하는 등 세월호 쇼크를 줄이는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 정부는 건전한 소비를 견인할 수 있는 대책과 더불어 평균 수명 증가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조기 퇴직 등 소비 부진의 구조적 요인에 대한 처방을 해야 한다.
  • KDI “올 성장률 3.7%”… 사실상 하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7%로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3.8%로 예상했다. 민간소비 부진에 세월호 사건이 겹친 탓이다. KDI는 27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가 유지되고 내수가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 회복세가 미약하다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7%로 예상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예상했던 올해 GDP 성장률도 3.7%였지만 올해부터 적용된 신기준으로 환산하면 3.9% 정도여서 사실상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난 1분기 소비가 부진한 데 이어 세월호 참사 등으로 민간 소비가 저조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조정했다”고 말했다. KDI는 내년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높은 3.8%로 제시했지만 올해와 내년 수치 모두 정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보다 낮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예상치는 2.7%로 지난해 하반기 전망치(3.6%)보다 크게 낮췄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박원순 정몽준 토론 또 ‘농약급식’ 격돌…정몽준 “월드컵 같은 변화” 박원순 “낡은 개발 넘어 행복시대로” 서울시장 토론회 팽팽

    박원순 정몽준 토론 또 ‘농약급식’ 격돌…정몽준 “월드컵 같은 변화” 박원순 “낡은 개발 넘어 행복시대로” 서울시장 토론회 팽팽

    ‘박원순 정몽준 토론’ ‘서울시장 TV토론’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박원순 정몽준 토론 설전이 화제다. 6·4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28일 TV토론회에서 세 번째로 격돌했다. 특히 정몽준 후보가 박원순 후보 부인의 출국설과 서울 무상급식 비리 의혹 등을 연일 제기하며 양측 간 신경전이 가파르게 고조되는 가운데 열린 토론회여서 설전이 치열했다.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으로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토론회는 지상파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애초 이날 토론회가 마지막 토론회였으나 다음달 2일 한 종합편성채널 주최의 TV토론회를 두 후보가 수용함에 따라 한번 더 격돌할 기회가 마련됐다. 정몽준 후보는 서울시 학교 급식재료에 농약이 검출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거론하며 “박원순 후보는 감사원으로부터 자신이 주의를 받았고, 친환경급식센터소장은 징계를 받았는데도 별것 아니라고 하는데 계속 농약 급식을 하겠다는 얘기냐”고 말했다. 정몽준 후보는 “서울의 경제성장률은 전국에서 5위 수준으로 경제가 침몰하고 있다”면서 “박원순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용산사업, 노들섬은 방치하면서 협동조합과 마을공동체에는 수천억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후보는 “감사원 감사의 원본과 우리에게 통보된 내용과는 상당히 달라서 왜 그런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는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후에 적합 판정을 받은 식재료만 학교에 공급한다”고 반박했다. 박원순 후보는 “서울의 국제경쟁률은 6위로 올라섰고, 지난해 국제금융위기 시기에도 최고의 외자를 유치했다”면서 “광역단체 중 12위였던 청렴도가 제가 취임한 이후 1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몽준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88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이 가져온 변화처럼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면서 “몇십명이 행복한 텃밭이 아니라 수백만명이 행복한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드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박원순 후보는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낡은 생각, 낡은 정치, 낡은 개발의 시대를 넘어 속도보다는 방향이, 성장만큼 행복이 중요한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30)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극복 방안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30)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극복 방안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0년대 연평균 7.2%였으나 2000년대엔 4.6%로 낮아졌고 2010년 이후에는 3%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이는 1990년대 5.4%에 달하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000년대 4.5%로 낮아진 데 상당 부분 기인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서 2000년대 들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이처럼 크게 하락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성장률 하락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대부분의 선진국이 경험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에 비해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0~2012년 연평균 1인당 GDP는 2만 7439달러로 1970년대(3750달러)보다 7배 이상 높아졌으나 1인당 GDP 성장률은 3.5%로 1970년대(11.8%)의 3분의1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2000년대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산업 전반에서 노동생산성 증가 속도가 둔화된 데 크게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 고도 성장기엔 후발 주자의 이점으로 선진 기술의 도입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 경제가 성숙 단계에 들어서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선진 기술 도입만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 이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화될 경우 생산성이 높은 청·장년층 노동자 비중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인적자본 축적을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을 크게 기대하기도 어렵다. 일반적으로 경제발전 초기에는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을 늘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지만 경제가 성숙 단계에 들어선 이후에는 노동생산성 향상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성숙 단계에 들어선 우리 경제의 성장에는 노동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2012년 기준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자료에 따르면 시간당 26.2달러다. OECD 국가 평균(39.7달러)에 비해 매우 낮고 특히 노동생산성이 높은 노르웨이(62.7달러), 룩셈부르크(61.1달러), 미국(56.2달러) 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OECD 34개국 가운데 28위다. 우리나라보다 노동생산성이 낮은 OECD 국가는 폴란드, 에스토니아, 헝가리, 터키, 칠레 및 멕시코 등 대부분 동유럽 및 중남미 신흥시장국이다. 한국은행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산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가 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2001년 일본을 추월했고 2007년 기준으로 미국의 85% 수준이다. 반면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1980년 이후 미국의 30% 내외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또 2005년 기준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비교 가능한 OECD 25개국 가운데 12위,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최하위다. 기술 수준이나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일수록 선진국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크게 낮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 섬유·가죽·신발, 음식료품·담배, 펄프·종이·인쇄·출판 등의 산업은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여전히 매우 크다. 서비스업에서도 숙박업, 도소매업 등 기술 수준이 낮은 전통 서비스업에서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크다. 노동생산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미국과의 노동생산성 격차가 크게 줄었으나 노동생산성이 낮은 저부가가치 산업에서는 미국과의 격차가 줄지 않고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미국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증가율의 둔화가 미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 현상은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체 산업을 21개로 나눠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17개 산업에서 1990년대보다 2000년대에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졌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21개 중 10개 산업에서만 2000년대 들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와 대조를 이뤘다. 이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이 미국과 같은 선진국보다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전반에서 노동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모두 연구·개발(R&D)집약도 및 자본집약도가 미국, 일본에 비해 낮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계에서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R&D투자 및 고정투자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 과제 가운데 하나다. 노동생산성의 지속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고정투자 가운데 노후화된 기존 설비를 보수하거나 교체하는 대체 투자보다 신규 투자를 통한 자본 축적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은 외환위기 이후 신규 고정투자가 빠르게 증가해 2000년대 후반에는 위기 이전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 반면, 서비스업은 2000년대 들어서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서 정체돼 산업별로 상반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게 축소되고 있어 선진 기술 도입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제한적이며, R&D투자 확대를 통한 기술혁신이 노동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선진국에 비해 노동생산성 수준이 크게 낮은 서비스업의 경우 투자 여건 개선을 통한 신규 고정투자 활성화와 그에 따른 자본 축적이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어 매우 긴요하다. 이와 더불어 의료, 법률, 금융서비스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서는 시장개방 등을 통한 선진 기술 도입 및 경쟁 촉진도 노동생산성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소위 ‘잃어버린 10년’ 이후 2000년대 들어서도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계속되며 성장동력을 상실한 채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2000년대 들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가운데 어느 나라의 모습을 따르게 될 것인지는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의 지속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R&D투자 및 고정투자 활성화, 기술혁신 도모 등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그 성과에 달려 있다. 이동렬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과장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박사 [쏙쏙 경제용어] ■노동생산성 총생산 또는 부가가치를 노동투입량으로 나눈 비율로 노동투입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노동투입량에 취업자 수를 넣으면 1인당 노동생산성이다. 노동투입량에 전체 취업자의 총근로시간을 넣으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나온다. 국가 및 산업에 따라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이 다를 수 있으므로 국가·산업 간 비교를 위해서는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자본 집약도(capital intensity) 생산요소인 자본투입과 노동투입 간의 비율이다. 자본량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눠 계산한다. 역시 노동투입량에 취업자 수를 넣느냐 총근로시간을 넣느냐에 따라 두 가지 개념의 자본 집약도가 계산된다. 일반적으로 자본 집약도가 높을수록 노동생산성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개발 집약도(R&D intensity) 생산량(부가가치) 대비 R&D 지출 금액을 뜻한다. 한 국가의 R&D 집약도는 R&D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또 특정 산업의 R&D 집약도는 해당 산업의 R&D 지출이 그 산업의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된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시론] 일자리 창출과 확대, 中企 역할 중요하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일자리 창출과 확대, 中企 역할 중요하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정부는 지난 9일 대통령 주재 긴급민생대책회의를 개최해 재정 집행을 확대하고 서두를 것을 포함한 내수 침체에 따른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경기 침체의 와중에 세월호 사고에 따른 소비 침체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하락 등이 겹치면서 더블딥(회복되던 경기가 다시 침체되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사안의 중대성과 위급함을 보인 것이라 하겠다.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70~80년대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이 90년대에 들어오면서 한 자릿수로 하락했고 2000년대에는 4%대로, 그리고 지난 5년간은 연평균 3%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장률의 변화 추이는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 20년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이나 일본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고, 특히 일본의 경우는 지난 20년간 1%가 채 안 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것도 하락세를 보인 지난 5년간은 거의 0%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의 저성장 기조는 여러 요인에 의한 것이겠지만, 인구성장 정체, 인구 고령화, 국민 평균수명 연장 등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과 소비위축, 그리고 소득 정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된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런 일본의 장기 불황 요인들을 살펴보면, 한국도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직면할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얼마나 조화롭게 이뤄나가느냐일 것이다. 성장을 하더라도 고용 없는 성장이라면, 소득 불균형이 커지고 사회적 불안정으로 선순환 경제체제의 구축은 힘들어질 것이다. 이런 선순환 경제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 분담과 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기업은 기술개발과 혁신성을 통해 신성장 동력산업을 만들어가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협력사 역할과 함께 자주적인 혁신성으로 무장해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2014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335만 1000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구성하고 있다.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1305만 9000명으로 전체 고용의 8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체 수에서나 종사자 수에서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2012년 전 산업 기업규모별 종사자 수 비중 구성을 살펴보면 소상공인이 38.1%, 소기업 24.3%, 중기업 25.3%, 그리고 대기업이 1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에서는 중소기업 전체에서 소상공인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의 성장을 대기업이 이끌어 왔다고도 할 수 있지만, 심각해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답을 대기업에만 의존해서는 찾기가 어려울 것이고, 오히려 중소기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제조업의 예를 보면, 생산액에서는 2007년 대기업 비중이 51.3%에서 2011년 53.4%로 2.1% 포인트 증가했으나 종사자 수에서는 2007년 23.1%에서 2011년 23.3%로 0.2% 포인트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대비 고용기여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육성과 소상공인이 일자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과 일자리를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 앞으로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세월호 충격 성장률 0.08%P 하락” “삼풍백화점 붕괴때보다 영향 클 것”

    세월호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08% 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월호 충격을 공식 반영한 첫 경제전망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1%로 수정한다고 8일 밝혔다. 기존 전망치는 4.0%다. 새 국민소득 통계기준 적용에 따른 성장률 ‘자동 상승’ 효과가 0.2% 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올해 성장 전망을 0.1% 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 이유로 ‘연초의 신흥국 금융 불안,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 등에 따른 소비와 투자 회복 지연’을 들었다. 연구원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2분기(4~6월) 소비자심리지수 월평균이 지난해 말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한 결과(시나리오1),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08%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4∼5월 줄어든 소비가 여름 휴가철로 이연되면 성장률 변동이 없고(시나리오2), 소비심리 저하가 3분기까지 이어지면 성장률이 3.9%까지 떨어질 것(시나리오3)으로 보이지만 그 가능성은 시나리오1에 비해 모두 낮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박성욱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국민이 24시간 관련 소식을 접하는 점, 정부에 대한 실망과 어린 학생들이 숨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의 영향이 삼풍백화점 붕괴 때보다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금융연구원의 수정 전망치는 국내외 기관 가운데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0%, 기획재정부는 3.9%, 국제통화기금(IMF)은 3.7%로 각각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내놓은 ‘5월 경제동향’에서 “내수 회복세가 약해지면서 전반적인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외환당국 ‘환율방어 딜레마’

    외환당국 ‘환율방어 딜레마’

    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로 급락하면서 정부가 환율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외환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으로 이어지는 외환 정책 라인이 너무 온순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과거와 달리 외환시장에 강력한 개입이 힘든 상황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환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성장률, 경상수지, 고용, 물가 등 모든 지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좋다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결국 5월 지표가 정부의 입장을 결정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표 좋아 적극적 방어 힘들어” 8일 외환당국 관계자는 “현 부총리도 환율 쏠림이 심하다는 발언 정도만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어를 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세계경기는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제지표는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지난해보다 1% 포인트 높게 예측했다. 환율하락에도 수출은 27개월째 흑자였고, 지난달에는 사상 두 번째로 5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 1월 고용은 지난해 1월보다 70만명 늘었고, 물가는 1%대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 중 100억 달러를 외화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 대출해 주는 정책을 시행한 것도 무역 흑자 폭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외평기금 100억 달러를 시중은행에 지원했고, 은행은 이를 기업에 빌려주고 있다. 최근 환율이 급락하는 것은 10년 만이다. 2004년 11월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지자 당시 정부는 ‘발권력 동원’까지 언급할 정도로 초강수를 뒀다. 2004년 경상흑자도 323억 1200만 달러로 1998년 이후 최대였다.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 중국, 유로존, 독일 등의 경상수지 역시 흑자였다는 점이다. ●“이달 지표가 방향 결정할 것” 문제는 지표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장밋빛 지표 뒤에는 불황형 흑자, 시간제 중심의 고용 창출, 농산물가격 폭락 등의 어두운 면이 있다. 정부가 환율 하락에 대해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는 반면 중소기업은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5월 경제지표가 환율 방어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OECD, 한국 올 경제성장률 4.0% 전망… 0.2%P 상향

    OECD, 한국 올 경제성장률 4.0% 전망… 0.2%P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내렸지만, 한국 경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0.2% 포인트씩 올렸다. 세계 교역량 증가와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효과로 수출이 늘면서 4%대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OECD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0%, 내년 4.2%로 지난해 11월 발표 때보다 0.2% 포인트씩 올렸다고 밝혔다. OECD는 한국의 빠른 수출 증가세가 기업 투자와 고용, 임금 부문의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경제정책을 발표하며 올해 경제 성장률을 3.9%로 예상했고, 한국은행은 지난달 4.0%로 전망치를 0.2% 포인트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한편 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내린 3.4%로 수정했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미국의 경기부양책 축소, 일본의 재정 긴축,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금융시장 불안전성 등을 세계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기존과 같은 3.9%를 유지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소비 축소→내수 위축 우려 vs 보상 소비로 큰 타격 없을 것

    소비 축소→내수 위축 우려 vs 보상 소비로 큰 타격 없을 것

    세월호 사고 수습이 보름째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소비 축소 분위기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우리나라의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낮췄다. 소비축소는 내수를 위축시키면서 경제회복에도 찬물을 끼얹게 된다. 반면 보상소비(소비를 줄인 이후에 소비량을 평소보다 늘리는 현상)에 따라 민간소비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당분간은 소비가 주춤하겠지만 실제로 수출실적이 좋은 점을 감안하면 경기회복세는 큰 문제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삼풍백화점 사고가 났던 1995년 6월을 기준으로 같은 해 5월 51.8이던 소매판매액지수는 11월 56.1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가 발생한 2003년 2월 소매판매액지수(75.9)도 3개월 후인 5월에 78.4로 높아졌다. 사고 발생 3개월 전인 2002년 11월(81.4)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이는 카드대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월별 상품판매액을 2010년 월평균 상품판매액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IB인 노무라는 세월호 사건은 다를 것으로 봤다. 4월 민간소비는 3월보다 3% 감소하고, 5~6월에 민간소비가 회복돼도 단시간 내 회복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을 2.9%에서 2.2%로 내렸다. 여행, 식품서비스 등 내수산업에서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실제 기업행사 및 학교 봄소풍 등은 거의 예외 없이 무산됐다. 삼성전자, LG전자, 아시아나 항공 등이 어린이날 행사 등을 취소했고, 청와대와 지자체들도 5월 황금연휴 행사를 없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는 버스 탑승도 안전 문제로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근처 공원으로 소풍 장소를 변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월 소비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보상소비가 있기 때문에 2분기 전체로 보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큰 폭의 수출 증가세 등을 고려하면 최근 경제회복세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만약에 대비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사상 두 번째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5%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저성장 장기화’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시티그룹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3.7%에서 3.9%로, 그레딧 스위스는 3.3%에서 3.6%로 각각 올렸다. 정부의 예상치는 3.9%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각종 행사도 취소보다는 연기가 많고, 먹고 마시는 소비가 당장은 줄었지만 쇼핑 등 다른 방향의 소비로 옮아갈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연초에 살아나던 부동산 경기가 다시 정체되는 것이 복병”이라고 말했다. 남준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의 대지진과 비교할 때 복구 지역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제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학생 피해로 슬픔이 크고, 정부가 많이 개입돼 있어 정부에 대한 원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제 측면의 부정적 영향은 삼풍백화점 사태보다는 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1030원을 바라보는 원·달러 환율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eoul.co.kr
  • [사설] 슬픔 때문에 영세상인들이 어려워져선 안 돼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지자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사고 희생자가 많은 경기 안산 지역이 가장 심각하고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겨우 되살아난 내수의 불씨가 도로 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곳은 관광업계다. 본격적인 관광·행락철을 맞았는데 추도 분위기 속에 계약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영세 지입차주들이 주로 운영하는 전세 관광버스 80% 이상 계약이 취소됐다고 한다. 매출이 줄어든 곳은 관광업계만이 아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홈쇼핑 같은 유통업계나 영화·레저·유흥업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동네 노래방이나 작은 음식점까지 손님들이 급격히 줄어든 점이다. 쇼핑을 덜 하고 영화를 덜 보다 보니 떡볶이 가게 등 주변 영세업소들에까지 연쇄적으로 여파가 미치고 있다. 상인들은 “애도 분위기 속에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4% 달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분기 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0.9% 성장에 그쳤는데 2분기에는 급격한 둔화가 예상된다. 성장률 목표치를 더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가 줄어들면 경제가 위축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소비 감소는 공장 가동을 줄여 기업의 매출을 축소시키고 결과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린다. 내수와 소비를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로 정부나 기업들이 골프나 지나친 음주 등을 자제하라는 주문을 하달했다. 또 정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축제도 줄줄이 취소됐다. 그러나 도가 넘는 향락이나 유흥은 자제해야 하겠지만 일상적인 소비까지 줄여서는 곤란하다. 일반 국민들도 추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먹고 마시는 기본적인 소비 활동은 이제 서서히 되살려도 좋을 듯하다. 희생자들이나 유족들을 욕보이는 행위라고 탓할 사람도 거의 없을 듯싶다. 특히 영세상인들이 장사를 망치고 부도를 내는 결과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무고한 희생이 또 다른 무고한 피해를 부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사고는 최선을 다해 수습하되 한편으로 국가 경제는 탈 없이 굴러가야 하는 것이다. 사고의 여파로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은 또 하나의 재앙이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인구고령화가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인구고령화가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총인구의 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보다 낮지만 10년 내에 이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를 넘어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추세로라면 2017년 고령사회(고령인구비율 14~20%), 2026년 초고령사회(고령인구비율 20% 이상)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고령화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인구구조가 성숙해지는 과정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데 있다. 선진국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에 이르기까지 평균 70년 이상이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불과 한 세대 만에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 사회·경제적으로 대비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인구 고령화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는 성장, 고용, 금융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먼저 고용의 규모 및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고령화가 노동시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고령화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젊은 인구의 비중이 줄고 고령인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용의 연령별 구성도 변하고 있다. 취업자 중 40세 이상 비중이 1980년 39%에서 2012년 55%로 상승했다. 근로자의 평균연령도 1990년 39세에서 2013년 44세로 5세나 높아졌다. 이는 향후 고령층 근로자들이 은퇴 등으로 노동시장을 떠나고 청년층의 노동 유입이 둔화하면, 기업이 적정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해 나가는 데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게 됨을 의미한다. 또 숙련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기업의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실제 고용의 장기 추세를 보면 최근 들어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이런 고용 증가세 둔화는 1980년대 후반 이후 대체출산율에 못 미치는 낮은 인구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젊은 층은 줄어들고 전체 인구의 약 15%(2013년 기준)인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은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더 진전되면 노동공급의 절대 수준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적 노동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15세 이상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2016년 정점을 찍은 후 201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경제활동 참여로 인구보너스 효과를 누렸고, 이를 통해 1980~90년대 고도 성장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노동력 부족이 성장을 제약해 현재의 경제발전 패턴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고령화는 산업별 고용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고령화로 가계 구성원들의 연령 구조가 바뀌면 그들이 소비하는 재화의 구성도 변한다. 사람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금융, 식품, 의료기기, 요양, 여가, 의료서비스 등의 지출을 늘리는 반면 교통, 교육, 오락, 의복 관련 소비는 상대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고령 인구 비중이 늘어나면 고령층이 선호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실버산업이 성장하면서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이런 개인들의 소비구조 변화에 따라 고용구조도 변한다. 최근 보건 및 의료 서비스의 고용이 크게 증가하는 데서 이 같은 고용구조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인구 고령화의 이면에는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핵가족화,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 변화, 결혼관과 자녀관 등 오랫동안 진행돼 온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와 개인의 가치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당장 인구대책을 세워도 인구 고령화 추이를 크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까닭에 현재의 인구 고령화 추이와 그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는 당분간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이후 2060년까지 평균 매년 1.2%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이 감소한다면 우리 경제는 성장동력을 빠르게 잃을 수 있다. 이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고용 감소가 직접적으로 생산과 성장을 둔화시킬 뿐만 아니라 저축 여력의 감소 및 투자 위축으로 성장잠재력을 낮추고 다시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동력 부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려면 가용 노동력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2012년 기준 64%로 주요 선진국 수준을 밑돈다. 특히 여성과 청년층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여성 고용률은 54%로 미국(62%), 일본(61%) 수준에 못 미치는데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5%(OECD 평균 6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OECD 수준으로 높인다면 약 120만명의 추가 노동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15~24세) 고용률은 24%로 이 역시 OECD 평균(40%)에 크게 못 미친다. 우리나라 젊은세대의 경우 군복무와 학업 때문에 경제활동을 미루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상당수는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청년층 실업률이 9%로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중소제조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10%에 달한다는 지난해 중소기업 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기대 관리 등을 통해 청년층의 일자리 수급 불일치를 해소함으로써 고용률을 높일 여지가 있다. 다만 청년층 고용 문제는 학업, 병역 등 사회구조적 문제와 얽혀 있어 여성이나 고령층 등 다른 계층보다 정책 효과가 단기간에 바로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갖고 고용률 제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고령층의 고용이 늘어나는데 이들을 위한 고용정책을 세울 때 경제적 관점뿐만 아니라 노년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사회후생적 관점도 포함해 종합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10여년 후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 국민 다섯 명 중에 한 명이 고령자다. 이들이 행복하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유럽연합(EU)이 고령층의 고용, 지역사회 참여 및 건강한 노후를 모토로 추진하고 있는 ‘활기찬 노후 정책’(active aging policy)이 좋은 벤치마킹이 될 수 있다. EU는 고령층 일자리 정책을 단순히 노동시장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사회·경제·복지를 아우르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일관된 방향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노력은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할 수 있고, 노인 빈곤율을 낮출 수 있으며, 사회보장 관련 재정부담을 낮춰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밑바탕에 두고 있다. 이런 관점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쏙쏙 경제용어] ■대체출산율 이민 등 외부 여건의 변화 없이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아야 하는 평균 자녀 수를 말한다. 선진국의 경우 대체로 2.1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보너스(Demographic dividend) 효과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높아지고 부양비율(생산가능인구 대비 14세 이하 유소년 및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낮아져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경제활동에 대거 진입해 1980~90년대 빠른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성장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고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 이런 인구보너스 효과는 사라진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경기 ‘봄의 역설’] 세계경제도 봄은 봄인데… 아직 ‘꽃샘추위’ 예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지난해 3% 성장한 세계경제가 올해는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 성장률은 지난해 1.3%에서 올해 2.2%로 오르고, 신흥국은 4.7%에서 4.9%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인 일본의 소비세 인상, 신흥국의 대표격인 중국 경기의 둔화 등 복병이 곳곳에 숨어 있다. 구석구석 경제 회복의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 것은 세계경제도 마찬가지다. 14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6대 요인은 ▲미국의 출구 전략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중국 성장 둔화 ▲유럽 장기 경기침체 ▲우크라이나 사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의 불확실성 등이다. 중국의 3월 수출은 지난해 3월보다 6.6%나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인 4.8% 성장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하지만 중국은 유동성 대량 투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6일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지만 시장의 예상은 어둡다. 7.3%로 지난해 4분기(7.7%)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는데, 이 수치가 현실화되면 2009년 1분기(6.6%) 이후 최저다. 그림자 금융, 회사채 부도 등의 위험 요소도 남아 있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재정지출 효과 감소 등으로 완만한 성장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IMF도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7%에서 1.4%로 낮췄다. 유럽은 그리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채권 발행에 성공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경기 부진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오는 17일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가 만날 예정이지만 각국의 입장 차이가 크다. 인도네시아 총선과 관련한 정치적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럽 재정위기 진앙 그리스, 4년 만에 국채 발행… 구제금융 졸업 시동

    2010년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로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 넣었던 그리스가 4년 만에 국채를 발행해 나랏빚을 갚기 시작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재무부는 10일 실시한 5년 만기 국채발행에서 표면 금리가 4.75%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입찰에 참여한) 수요가 매우 많았고 90% 정도가 외국 투자자였다”고 덧붙였다. 투자금이 대거 몰림에 따라 발행 규모도 30억 유로(약 4조 3000억원)로 계획보다 5억 유로 늘렸다.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는 “이번 발행은 대단한 성공”이라며 “그리스는 구제금융과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4년 전에 발행한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6.1%였다. 그리스는 2010년 4월 재정적자가 불어나 국가채무를 감당할 수 없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에 손을 내밀었다. 또 2년 가까운 구제금융 체제에도 국가부도 위기가 사라지지 않자 2012년 3월 1000억 유로 규모의 채무탕감(헤어컷)과 2차 구제금융을 받아 전체 구제금융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75%인 3259억 유로로 불었다. 그 탓에 정리해고와 임금·연금 삭감, 증세 등의 긴축이 이뤄졌고 실업률도 27.5%까지 치솟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초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트로이카에 약속한 것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둬 단계적으로 자본시장에 복귀할 토대를 마련했다.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꼽힌 경상수지 적자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6%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이 여전히 ‘투자등급’보다 6~9단계 낮아 높은 금리를 노린 투자자금이 대거 몰렸기 때문에 국채 발행이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은 5월 지방선거용 국채 발행이라고 비판했고, 유럽 일각에선 3차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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