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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만 알고있는 2030년

    오바마만 알고있는 2030년

    미래의 역습, 낯선 세상이 온다 매튜 버로스 지음/이미숙 옮김/비즈니스북스/400쪽/1만 6000원 빛의 속도로 변하는 지금의 세상은 한편에서 ‘미래 예측 불가’라는 포기의 선언까지 불러낼 정도로 복잡하고 빠르게 움직인다. 그런 세상의 미래는 불확실성과 불감의 깊이만큼이나 앞을 전망하는 예측도 다양하게 뻗친다. 실제로 지금 지구촌에는 각 분야에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미래 예측과 보고가 난무하고 있다. ‘미래의 역습, 낯선 세상이 온다’는 곧 닥칠 인류의 미래를 세밀하게 예고한 미래 예측 보고서로 눈길을 끈다. ‘지정 미래학 1인자’라는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전 정보국장이 현직에 있을 때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구성한 세계 대변혁 시나리오다. 머지않은 2030년을 미래의 거점으로 삼아 지구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촘촘하게 엮어 낸 흔치 않은 보고서의 내용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글로벌 트렌드 2030’의 초안 작성은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저자. 그가 입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귀띔하는 15년 후의 가장 큰 변화는 지금 단계에선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메가 트렌드’의 도래다. 우선 진보한 인터넷·소셜미디어가 탄생시킨 강력한 비국가 단체·개인이 정부 권력에 맞서며, 모든 판도를 바꿔 놓을 것이란 전망이 눈에 띈다. 아시아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북아메리카와 유럽을 능가하게 되며 생명공학·로봇공학 발달로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이버 보안과 윤리적 문제가 심각하게 따른다. 기후변화와 자원전쟁으로 모든 나라가 힘겨운 도전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은 진부하게 들릴 정도다. 여기에 중진국의 문턱에 걸린 중국과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 변화, 핵무기와 관련된 전쟁 가능성이 실감 나게 점쳐진다. 중국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되겠지만 지금의 경제성장률 7~8%는 2030년 무렵이면 기억 속에서 멀어질 것이며 경제 강대국의 자리를 인도에 빼앗길 수도 있다고 한다. 초현대적이고 파괴적인 로봇 시스템의 등장은 특정 산업의 노동시장 전체를 날려 버릴 가능성도 들춰진다. 중동 분쟁이 제1차 세계대전과 유사한 지경에 이를 수 있으며 신흥 중간층 국가가 세계 권력 측면에서 유럽연합(EU)의 28개국 회원국을 따라잡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 예측들 가운데 이미 현재 진행 중인 게 많고 그중 일부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부를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하고 있다.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의 방향으로 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커지는 세수 결손… 월급쟁이만 쥐어짜나

    지난해 세수결손액이 사상 최대인 10조 9000억원에 이르렀다.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한 가운데 작년 결손액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경제가 좋지 않은 탓에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 법인세수는 42조 7000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2.7% 줄었다. 반면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수는 25조 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5%나 증가했다. 겉으로만 볼 때 정부는 세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봉급생활자들의 주머니만 턴다는 불만이 나올 법하다. 경기가 나쁘면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어려울 때는 가계와 마찬가지로 정부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나라 살림을 빠듯하게 운영하기보다 오히려 지출을 늘리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불황을 타개하고자 한다. 불황기의 적자재정은 어쩔 수 없지만 경제성장률과 세수 목표액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 과도한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고 지난해에만 20조 7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했다. 그러다 보니 나랏빚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전년보다 43조원 늘어난 57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5.7%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적정 수준을 넘어선 국가채무는 다음 정권과 후세에 부담으로 남는다. 적자재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지난해 재정수지 적자는 33조 4000억원으로 GDP 대비 2.1%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가장 좋지 않다. 재정운용 계획과도 크게 어긋난다. 정부가 2018년에 이루겠다고 한 균형재정 달성은 점점 멀어져 가는 느낌이다. 근로소득세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정부는 취업자가 증가했고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등 세법을 고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찌 됐든 감소한 법인세를 근로자들이 보충해 주고 있는 꼴이다. 기업 소득이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낙수 효과’를 보여 주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국 중에서 바닥권이다. 근로소득은 정체 상태인 반면 기업들은 돈을 재어 놓고 있는데 근로자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걷는 것은 불합리하다. 정부는 기업소득의 환류를 위한 3대 세제를 도입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빙빙 돌아가는 간접적 조세정책보다는 정공법을 쓰는 게 나을 수 있다. 법인세율을 올려서 저소득층의 복지 개선이나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식이다. 증세를 한다면 근로자들도 세금을 더 내야 한다. 그러나 현금을 두둑이 가진 기업은 놓아 두고 봉급생활자들만 쥐어짠다면 저항만 커질 것이다.
  • 與, 증세·복지논쟁 접고 “경제활성화”

    새누리당이 11일 증세·복지논쟁을 접고 경제 활성화와 복지 구조조정론으로 한발짝 움직였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당·청 회동에서 ‘경제 살리기가 증세·복지 논쟁보다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확인한 직후다. 여당 ‘투톱’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쌍끌이로 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 대표는 “밀물은 모든 배를 띄운다”며 “경제가 성장하면 국민의 삶도 좋아지고 세수도 늘어나는 등 성장의 최고 해결책이다.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높아지면 세수가 2조원 늘어나는 만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가 살아나면 법인세·소득세 등 세수가 자연히 늘어나고 복지 재원도 인위적 증세 없이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이 강조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면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2월 임시국회부터 민생경제 법안 처리에 힘을 보태 주리라 기대한다”며 여당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13개 중점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유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여권의 증세 논쟁에 불을 붙였었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우선 입법부 차원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살리기를 지원한 뒤 증세 부분은 여야 협상으로 차근차근 풀어 가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됐다. 정부·여당이 경제 활성화를 통해 추락한 국정운영 지지율에 대처하고 내년 총선까지 호흡을 맞추겠다는 움직임으로도 읽혔다. 당은 복지 구조조정이 복지예산 삭감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눈치다. 김 대표는 “복지 지출의 재조정이 복지 축소를 의미하는 게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린다. 낭비 요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고소득자 부담을 늘리고 저소득층 부담을 줄이는 ‘복지예산의 구조조정’과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복지지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비박(비박근혜)계인 심재철 의원은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 구조조정으로 돈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지난 2년 성적표는 목표치에 턱없이 못 미치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없다는 게 솔직한 접근”이라며 증세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IMF, 올 한국 성장률 전망 4.0% → 3.7% 하향

    국제통화기금(IMF)은 6일(현지시간)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7%로 예상했다. IMF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IMF가 예상한 4.0%에서 0.3% 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상치 3.4%보다는 0.3% 포인트 높고,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예상치 3.8%보다는 0.1% 포인트 낮다. IMF는 또 내년 성장률은 3.9%로 잡았다. 지난해 10월 전망(4.0%)보다 0.1% 포인트 낮춘 것이다. IMF 보고서에 전망치를 낮춘 이유나 별도의 분석, 진단은 담기지 않았다. IMF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을 3.5%로, 지난해 10월 보고서보다 0.3% 포인트,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은 4.3%로 0.6% 포인트 각각 낮춰 잡은 바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그리스, 국채로 빚 맞교환 ‘채무 스와프’ 제안

    “그리스 시리자를 둘러싼 논쟁엔 복잡한 용어가 가득 차 있으나 본질은 전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다. 이 게임의 승패는 그리스가 과거의 실패한 연고주의 국가에서 대담한 반긴축국가로 거듭날 수 있느냐는 지점에서 갈릴 것이다.” 부채 재협상을 위해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의 행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내린 평가다. 반긴축을 내건 급진좌파정당답게 시리자는 집권과 함께 ‘채권단 트로이카’라 불리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을 맹비난하면서 양쪽이 충돌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유는 역시 파국의 위험이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이 끊기면 2~3달 안에 파산할 수밖에 없다. EU의 정치적 부담도 크다. FT는 “유럽 각국들이 부채 탕감은 안 된다는 점엔 동의하고 있으나 시리자 열풍이 스페인 포데모스 등 다른 나라로 번지는 건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며 “바루파키스 장관이 찾은 나라들이 놀라울 정도로 그리스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새로운 제안도 내놨다. FT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3150억 유로(약 391조 8000억원) 규모의 부채 탕감은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자를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재정 흑자를 낸다는 약속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채무 스와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명목경제성장률 연동 채권을 만들어 구제금융과 교환하고, 무기한 채권을 발행해 ECB 보유 채권과 맞바꾸는 것이다. 돈은 다 갚되 긴축재정으로 쥐어짜내듯 갚는 게 아니라 살림살이에 여유가 생겼을 때 차근차근 갚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이 역시 쉬운 제안은 아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유럽 다른 나라들이 급진좌파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 또한 그리스 내부 개혁에 관심이 많다”며 “이달 말까지 구체적 개혁안을 내놓을 테니 꼭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일 경제포럼 D-2] “한·일 기업 해외마켓 컨소시엄 구성… 인프라 공동 투자하면 윈-윈 가능성”

    [한·일 경제포럼 D-2] “한·일 기업 해외마켓 컨소시엄 구성… 인프라 공동 투자하면 윈-윈 가능성”

    “한국과 일본 경제는 윈-윈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베노믹스’라는 처방전을 들고 나왔다. 저성장 기조가 점점 뚜렷해지는 한국 경제는 일본이 걸어온 길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양국 경제도 격변기를 맞고 있다. 서울신문은 일본 도쿄신문·주니치신문과 공동으로 오는 6일 ‘2015 한·일 경제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 주제 발표자로 참가하는 가토 다카토시(74) 일본 국제금융센터 이사장을 지난달 23일 만나 올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경제전망과 한·일 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가토 이사장은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국제담당사무차관) 출신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부전무이사를 역임한 일본의 대표적 국제금융통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 경제가 ‘해도(海圖) 없는 항해’에 나서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일본은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를 상회하고 제로에 가까운 금리는 오르지 않고 있다. 또한 선진국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제약 속에서도 국민 1인당 소득을 올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 운영을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해도 없는 항해’라고 했다. →올해 일본 경제 전망은. -일본 정부가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성장률이 -0.5%, 2015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성장률은 1.5%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비세 인상이라는 경제적 쇼크가 있었지만 올해에는 없다. 또 지금처럼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경제에 있어서 플러스 요인이다. 석유 가격이 50~60% 하락해도 일본 경제성장률이 0.5% 올라간다. 또 지난해 4분기의 지표를 보면 회복의 방향성이 보이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일본에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10년도 더 됐다. 몇 년 지나면 한국도 비슷해지겠지만 한국의 경우는 아직 인구가 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보다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권이 올해 경제운영에서 중요한 정책으로 구조 문제에 주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세계 전체로 보면 미국을 제외하고 저성장 사이클로부터의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국도 내수를 살리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한국에서는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가 수출에 큰 타격을 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과 일본 경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한·일 기업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해외 인프라 투자에 공동으로 참가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인프라 투자자금이나 참가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서 해외마켓(에너지 분야 포함)을 노린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올해 세계경제와 금융시장 전망은. -몇 가지 불안 요소가 있다. 우선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신흥국으로 가는 자금의 이동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변동성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로 둔화될지 예측이 어려운 것도 장애물이다. 지정학적인 문제도 어디서 어떤 형태로 일어날지 예상이 어렵다. 올해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석유 가격이 극단적으로 내려가면 신규설비 투자가 어려워 결과적으로 몇 년 뒤에는 다시 원유 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국제금융정보센터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재무위기를 겪으며 일본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소브린 리스크’, 즉 국가 신용리스크를 분석할 필요성이 대두돼 만들어졌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았는데, 설립 이후 일본 경제의 국제적 성장과 더불어 분석 대상도 라틴아메리카, 유럽, 미국에서 최근에는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확대됐다. 미국 워싱턴과 벨기에 브뤼셀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러시아, 스페인, 중국어 등 특정 언어를 구사하는 연구원과 30개 일본 내 금융기관으로부터 파견된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때문에 다른 연구 기관보다는 현장 중심의 균형 감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고서 등 자료는 기업과 전국 대학, 관련 기관을 포함해 약 150개 이상의 회원사에 제공한다. 공익재단법인으로서 회원뿐 아니라 일반 희망자에게도 정보와 자료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 국제포럼 참가 소감은. -한국에도 몇 번 간 적이 있고, 한국의 사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한국의 전향적 사고방식이 내향적으로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성장해온 방식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요즘에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직접 가서 여러분들과 논의를 통해 한국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 글 사진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가토 다카토시는 대장성 국제담당 사무차관·IMF 부전무이사 지내 1941년생 미에현 출신으로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대장성(현 재무성)에 입성했다. 국제금융국장, 재무관(국제담당 사무차관) 등을 지낸 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국제통화기금(IMF) 부전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가토 이사장은 이번 국제포럼에서 ‘한국 경제성장 모델의 전환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수 확대가 중요함을 지적하고, 그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 스페인서도 “긴축 반대” 10만 함성

    스페인서도 “긴축 반대” 10만 함성

    “그들은 우리를 ‘실험’이라고, ‘혼돈’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릅니다. 바로 ‘민주주의’라고.” 31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푸에르타델솔 광장에 마련된 보라색 연단에 선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의 지도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36)는 꽁지머리를 흔들며 군중에게 열변을 토했다. 이날 포데모스가 주최한 ‘변화를 위한 행진’ 집회에 모인 이들은 10만여명. 시위대는 기존 양대 정당인 집권 국민당(PP)과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을 선거 때 끝장내 버리겠다며 시계침 돌아가는 소리 “틱, 톡, 틱, 톡”을 외쳐 댔다. 시위대 중에는 ‘그리스 10점, 메르켈 0점’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나 그리스 국기를 흔드는 이도 있었다. 이들은 “그리스가 용기를 줬다”, “그리스의 길을 따르겠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반긴축을 외치는 그리스의 시리자가 집권하면서 파란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반긴축의 물결이 스페인으로 건너갔다. 포데모스는 2011년 ‘분노하라’ 시위대가 제도권 진입을 모색하다 지난해 1월 만든 당이다. 인기는 폭발적이다. 창당 4개월 만에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5석을 얻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인기 요인은 시리자와 마찬가지로 반긴축이다. 1조 유로(약 1243조원)에 이르는 국가부채를 재조정하고, 민영화 반대와 의료·교육의 국영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가디언은 포데모스의 탄탄한 기초 체력에 주목했다. 이날 시위대가 이용한 버스 260여대 대여비는 네티즌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조달했고, 마드리드 시민들은 이날 시위대에 자기 집을 개방해 쉴 곳과 먹을 것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전국에 뿌리내린 지역 조직도 1000여개가 넘는다. 가디언은 “다가오는 5월 지방선거, 11월 총선에서 포데모스가 1975년 프랑코 총통 사후 40년간 이어져 오던 양대 정당 체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걸림돌도 있다. 인디펜던트는 포데모스 창립 멤버인 후안 카를로스 모네데로의 탈세 혐의를 거론했다. 참신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소재다. 또 지난해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이 1.4%로 7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점도 지적했다. 어쨌거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이 먹혀들 수 있는 지점이다. 이날 집회에서 이글레시아스는 “경제위기 이후 부자 숫자는 27%가 늘었고, 가난한 이들 숫자도 똑같이 늘었다”면서 “이런 경제회복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받아쳤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美 GDP 2.6% 성장… 예상 밑돌아

    미 상무부가 30일(현지시간)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간 환산 기준 2.6%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3.0∼3.2%보다 낮은 수치이다. 3분기 GDP 성장률은 2003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5.0%였다. 상무부는 개인 소비지출과 수출 증가에 힘입어 GDP가 성장했지만, 수입이 증가하고 기업 투자와 연방정부 지출이 감소하면서 GDP 증가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4분기 소비지출은 2006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인 4.3% 증가를 나타냈다. 이전 분기는 3.2% 증가보다 늘었다. 지난해 6월 이래 유가가 급락하면서 소비 여력이 늘어난 덕택이다. 하지만 저유가 탓에 기업 장비 지출은 1.9% 줄었고, 정부 지출은 전 분기 4.4%에서 4분기 2.2%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에도 활발한 개인 소비와 다소 부진한 기업 투자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전에 보였던 2.5%가량의 성장률을 웃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2013년보다 0.2% 올라간 2.4%로 잠정 집계됐다. 저유가 기조로 인한 소비지출 확대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3%로 예상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 ‘정크’로 강등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에 부적합한 ‘BB+’로 강등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세계 8위 경제 대국인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정크’로 강등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S&P는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부터 2018년까지 연간 0.5%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며 등급 강등의 직접적 이유가 통화정책의 유연성 감소 탓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이어지며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상태다. 이날도 루블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5% 넘게 치솟아 68루블대를 기록했다. 최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최저 투자적격등급인 ‘Baa3’와 ‘BBB-’로 하향 조정한 무디스와 피치도 조만간 S&P의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중은행만도 못한 ‘한은의 예측’

    시중은행만도 못한 ‘한은의 예측’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성장률이 낮다가 하반기 높아지는 것) 형태로 성장할 것이라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예측이 또다시 빗나갔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낮은 상고하저(↘)로 결론 났다. 정부가 세수 부족으로 하반기에 재정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것도 상고하저의 요인이 됐다. 상반기에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하반기 중에 쓸 돈을 미리 당겨서 썼는데, 하반기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집행 예산 부족으로 경기가 더 나빠지는 일종의 ‘재정절벽’이 나타난 것이다. 이 때문에 재정 조기 집행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GDP 성장률을 상반기 3.9%, 하반기 4.0%로 예측했다. 실제로는 상반기 3.7%, 하반기 3.0%였다. 한은의 성장률 예측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전망치는 상반기 4.0%, 하반기 4.9%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제시했고 2012년(3.0→3.9%)과 2013년(1.8→3.3%)에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대한 성장 기대가 컸다. 상저하고로 예측된 4개년 중 실제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성장률이 높은 해는 2013년이 유일했다. 성장률 전망 자체도 턱없이 빗나갔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재정의 58%를 투입한 데다 세수 부족까지 나타나 정부가 4분기에 쓸 수 있는 재정여력이 더욱 줄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4% 포인트로 뚝 떨어진 원인이 됐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외 변수들이 커져 전망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최근 4년 중 2012년을 제외하고 GDP 성장률 전망치를 실제 수치와 ±0.1% 포인트 차이로 ‘귀신같이’ 맞혔다. 한은과 정부의 경제 예측 능력이 일개 은행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정부의 경우 가급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개별 은행의 전망치가 더 정확한 것은 되새겨볼 대목”이라면서 “중소기업 등 현장을 토대로 전망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 교수는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효용성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 3.0%, 하반기 3.7%로 제시했다. 기업은행의 전망치는 3.5%, 3.7%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세계의 창] 中, 중고속 성장 ‘신창타이 시대’… 경제 패러다임 확 바꾼다

    [세계의 창] 中, 중고속 성장 ‘신창타이 시대’… 경제 패러다임 확 바꾼다

    중국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를 기록했다. 4년 연속 내리 하락으로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과거에도 7%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과 달리 반등하지 않고 계속 악화될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경착륙 우려마저 나온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차분한 반응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4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중국 경제의 엔진은 멈추는 대신 오히려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경착륙 우려를 일축했다. 2015년 중국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뉴노멀’(new normal)이다. 중국식 표현으로는 ‘신창타이’(新常態)다.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허난(河南)성 지방 순시 때 처음 언급했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열린 당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개혁·개방 이후 30여년간은 수출과 투자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초고속 성장기였으나 “앞으로는 중고속 성장, 경제 구조 고도화, 성장 동력 전환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창타이’ 시대가 될 것”이라며 경제 뉴노멀 시대 진입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 경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당국이 초고속 성장에 목을 매는 이유는 취업 때문이었다. 중국에는 매년 약 1000만개의 신규 노동 수요가 발생하는데 이 정도를 흡수할 수 있어야 도시 지역 실업률을 4% 아래로 유지해 사회 안정을 꾀할 수 있다. 과거에는 GDP가 1% 포인트 성장하면 대략 1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고 3차 산업 성장으로 고급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지금은 GDP 1% 포인트 성장으로도 대략 130만~1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7.2% 성장으로도 1000만개 일자리를 만족시킬 수 있다. 리 총리가 다보스에서 “지난해 도시 신규 취업은 1300여만 건으로 전년도 규모를 초과하고 실업률도 낮아졌다”는 것을 근거로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를 일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국은 이처럼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 더이상 인위적인 경기 부양은 필요 없다고 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가 경기 부양을 위해 ‘4조 위안(약 730조원)을 쏟아부은 것과 달리 ‘미니 부양책’으로 대응해도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 질 높은 수준의 경제를 위한 체질 개선을 내세운다. 경제 구조 개혁을 통한 성장축의 전환, 이른바 ‘경제 뉴노멀’의 목표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 뉴노멀’ 안착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신성장 동력 개발, 경제구조 개혁 등을 제시했다. 바이두(百度), 알리바바(阿里巴巴), 텐센트(騰訊), 샤오미(小米) 등과 같은 인터넷 및 첨단 기술 민간 기업을 집중 육성해 고급 일자리와 소비를 대거 창출할 수 있는 지식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내수 확대를 위해 신형 도시화를 가속화하고, 순수 민간은행 설립 추진 등 금융 개혁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고통 없이 ‘뉴노멀’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 경제 성장 속도가 늦춰지는 데서 나타나는 위험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 등 금융시장 리스크와 산업계에 만연된 공급 과잉 등 문제가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문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경기 하강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2014년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전년(19.8%)의 반 토막 수준인 10.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각종 ‘미니 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에도 경제 성장률이 당초 목표(연 7.5%)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부동산 때문이라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올해 1, 2분기 성장률도 부동산에 발목이 잡혀 6%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GDP의 25%를 차지하고 실물경제와 금융을 잇는 중간 고리인 부동산 시장이 흔들린다면 경제 전체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부동산 경기 하강이 금융 위기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연 7% 성장률도 깨지겠지만 당장 올해는 당국이 각종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동원해 ‘바오치’(保七·경제성장률 7%대 유지)를 사수하는 식으로 경제를 점차 연착륙시킬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이다.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위빈(余斌)은 “‘경제 뉴노멀’은 경제의 균형을 회복시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중국 경제 성장 속도는 일각에서 우려하듯 급하락하는 식으로 경착륙하는 대신 향후 10년간 6~7%대의 중고속 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작년 4분기 성장률 0.4% ‘저성장의 늪’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반 토막 났다. 윤달로 결혼을 미룬 데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까지 더해져 소비가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세수 부족으로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도 줄었다. 이 바람에 연간 성장률도 당초 추산했던 3.4%보다 낮은 3.3%로 최종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23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4% 늘었다고 밝혔다. 직전 3분기(0.9%) 성장률의 절반 수준이다. 2012년 3분기(0.4%)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낮다. 분기 성장률은 2013년 3분기 1.1%까지 높아졌다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 0.5%로 떨어졌다. 3분기에 0.9%로 회복되는 듯싶더니 다시 가라앉았다. 연간 성장률도 3.3%에 그쳤다. 2013년(3.0%)보다는 높지만 1년 전 정부 전망치(3.9%)에는 한참 못 미친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2008년 4분기~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둔화와 이에 따른 제조업의 마이너스성장이 2분기 연속 이어져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건설투자(-9.2%)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9.7%) 이후 최악이다. 민간소비도(1.0%→0.5%)도 반 토막 났다. 정 국장은 “윤달 영향이 단통법 (시행에 따른 휴대전화 소비 감소) 영향보다 더 컸다”고 설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63조 6463억 위안(약 10조 2000억 달러)을 기록해 전년보다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3.8%를 기록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아시아 외환위기 충격을 받았던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목표치(7.5%)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중국 안팎에서는 당초 우려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시장에서는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낮아져 연평균 7.3% 수준의 성장률이 예견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개선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7.2%에서 12월 7.9%로 반등했으며, 소매판매는 11.9%로 2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과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성장률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평균 10.5%를 기록했다. 2013년 평균 증가율인 19.8%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난 수치다. 지난해 평균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5.7%에 그쳐 6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중국 언론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7.0~7.3% 수준의 ‘합리적인 성장 구간’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사회과학원은 보고서에서 “GDP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고 있으나 SOC 건설 프로젝트 등 ‘미니 부양책’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7.3%로 예상했다.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할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지난 3년 동안 고수해 왔던 ‘7.5% 안팎’에서 ‘7% 안팎’으로 공식 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7%대의 중고속 성장이 일반적인 상태가 됐다며 중국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 진입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대신 경제 개혁과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면서 성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기준금리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를 통한 추가 경기 부양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IMF, 올 세계경제 성장률 3.5%로 낮춰

    세계은행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저유가 최대 수혜국인 미국의 강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반면 유로존 및 일본과 중국의 둔화가 지속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MF는 19일(현지시간)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가 3.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전망치(3.8%)보다 0.3% 포인트 낮은 것이다. IMF는 또한 내년 평균 성장률도 3.7%로 석 달 전보다 0.3% 포인트 내렸다. 전망치 수정은 저유가가 세계경제에 긍정적이지만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IMF는 “세계경제가 저유가로 일부 혜택을 받겠지만, 투자 감소나 중국·유로존·일본·러시아의 성장 둔화 등 부정적 요인을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유가 하락에 따른 내수 증가와 재정조정 완화, 확장적 통화 정책 등으로 지난해 10월보다 0.5% 포인트 높은 3.6%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점쳤다. 유로존 성장률은 애초보다 0.2% 포인트 낮춘 1.2%로 예상했다. 유가 하락과 유로화 약세 등의 긍정적 요인에도 신흥국 성장둔화에 따른 투자 부진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성장률도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내수 부진 등의 이유로 당초 전망보다 0.2% 포인트 낮춘 0.6%로 제시했다. 미국의 선방에 선진국 평균 성장률 전망치도 2.4%로 지난해 10월보다 0.1%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부진으로 신흥국의 올해 성장 전망은 애초보다 0.6% 포인트 낮춘 4.3%로 제시됐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6.8%로 지난해보다 0.6% 포인트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전망치와 비교해서도 0.3% 포인트 하향조정된 것이다. 유가 폭락과 서방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됐다.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10월보다 3.5% 포인트 하락한 -3.0%로 전망됐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세계의 창] ‘나홀로 호황’ 美경제… 체감경기는 아직 싸늘

    “새 일자리들이 생기고 기름값도 떨어졌으니 심리적으로는 나아졌지요. 그런데 소득은 늘지 않았어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메트로센터 지하철역 인근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만난 40대 부부는 “경기 회복에 살림살이가 나아졌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나아졌지만 소득은 아직 제자리걸음이고, 은행 대출을 좀 받고 있는데 금리를 곧 올린다고 하니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는 요즘 부러움의 대상이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 제조업·건설업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신규 취업자가 늘고 실업률도 지난해 12월 5.6%로 금융위기 전인 2008년 6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나홀로 호황’이기 때문이다. 소비·투자 증가와 무역적자 감소 등에 힘입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5.0%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예측치를 3.0%에서 3.2%로 상향 조정했다. 실업률 감소 등 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양적완화를 끝내고 올해 중순쯤 현재 제로(0)인 금리를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미국 경제 순항에 암초가 적지 않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연준 등은 근로자 임금이나 소득은 오르지 않고 있고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12월 평균 임금은 전달에 비해 오히려 0.2% 감소했고, 소비자 물가도 연준 목표치(2%)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시장 일부가 여전히 취약하고, 세계 경제 부진에 따른 달러 강세 등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유가 하락도 미국 내 각 주마다 미치는 영향이 엇갈리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최근 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미 경제 회복이 아직은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며 “(경제위기 이전인) 2007년 성장세에 비춰 보면 지금보다 10%는 더 성장해야 소득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도 “인플레 수준이 낮아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는 미 정부가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려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낳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연두교서에서 밝힐 중산층 대책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관광·투자 대책 봇물… 국회 속히 玉石 가려야

    정부가 그제 투자 촉진책을 내놓았다. ‘관광 인프라, 기업혁신 투자 중심 투자활성화 대책’이란 타이틀을 붙여서다. 침체된 투자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 번 더 마중물을 붓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 들어 이미 여섯 차례나 제시한 투자활성화 대책이 법적 뒷받침 없이 겉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권이 이번 투자정책 패키지에 대해 가부간에 옥석(玉石)을 신속히 가려야 할 이유다. 정부가 이번에 빼든 투자유인 카드의 골격은 두 갈래다. 우선 중국 관광객 등을 겨냥한 대형 카지노 복합리조트 2곳과 면세점 등의 증설을 추진해 해외 자본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다른 하나는 현대자동차·삼성·SK 등 대기업들의 기왕의 투자계획을 촉진하는 제도적 뒷받침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규제 완화를 통해 현대차가 10조 5500억원에 사들인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을 앞당기도록 하는 등 행정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액면가처럼 25조원의 투자 효과가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게다. 그러나 누구도 이번 투자 유인책의 절박성을 부인하긴 어렵다. 가계부채 등으로 한계에 직면한 내수를 감안할 때 큰 틀에서는 올바른 방향이란 얘기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설비 투자가 감소세인 데다 대내외적 악재가 쌓여 한국은행도 최근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그렇다면 해외 투자를 견인하고 국내 대기업의 투자를 앞당겨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내수 기반을 확충하는 것 이외에 무슨 뾰족한 대안이 있겠는가. 까닭에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번지르르한 투자 촉진책을 내놓으면 뭘 하나. 법적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만사휴의(萬事休矣)다. 현 정부 들어 여섯 번이나 투자활성화 정책을 제시했지만, 큰 효험을 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겠나. 정부가 다급하게 처리를 요청한 30개 경제활성화법 중 12개가 아직도 국회 본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는 현실과 무관치 않을 게다. 이번 해외투자 유인책도 실효를 거두려면 ‘관광진흥법’,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등 모두 10여개 법률의 제·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철강·조선·건설·해운 등 주력 업종이 ‘레드 오션’이 된 대기업들에 관광 서비스 쪽으로 투자의 물꼬를 터 주기 위해서도 그렇다. 정부과 정치권이 불필요한 규제 철폐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물론 이번 대책을 놓고 각론상 이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복합리조트 건설 건만 해도 그렇다. 영종도와 제주도에 이미 건설이 진행 중인 마당에 과잉투자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국회가 무조건 찬성하란 얘기는 아니다. 부작용이 예상되는 부분은 걷어 내되 긍정적인 정책은 결실을 맺도록 입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굳이 “아무 결정도 않고 미적대는 게 최악의 선택”이라는, 미국 어느 대통령의 명언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경제 회생에도 ‘골든타임’이 있는 법이다. 경제는 심리에 좌우되기 마련이라는데 정치권이 투자 촉진과 일자리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뿌리내리도록 이참에 입법 불확실성부터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고 본다.
  • 한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 대폭 낮췄다

    한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 대폭 낮췄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0.5% 포인트나 내렸다.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 없이 도달할 수 있는 성장 최대치) 추정치도 내렸다. 그러면서도 기준금리는 3개월째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수준이고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한은은 15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 전망(3.8%)은 물론 한국개발연구원(3.5%)보다도 낮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1.9%로 내렸다. 사상 첫 1%대 전망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까닭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전기비 1.0%로 봤으나 0.4%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직전(0.9%)의 절반 수준이다. 세수 부족으로 정부 지출이 둔화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위축된 데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영향 등이 반영돼서다. 4분기 경제성장률(속보치)은 오는 23일 발표된다.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이 총재는 “올해 전망치 3.4%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현 금리 수준이 실물경기 흐름에 비춰 볼 때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잠재성장률이 구조적 요인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3.5% 정도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임 김중수 총재 시절인 2012년 3.8% 추정에서 0.3% 포인트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하락은 국제유가 하락과 내수 부진 때문이다. 신 국장은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99달러에서 67달러로 내린 것이 물가 상승률 전망을 0.7~0.8% 포인트 낮춘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처럼 국내총생산(GDP) 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수요 측면의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GDP갭은 실제 GDP와 잠재 GDP의 차이를 뜻한다. 전망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한은은 올해 세계경제가 3.5% 성장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해 10월 전망을 전제로 삼았다. 세계은행은 지난 14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까지 내렸고 IMF도 전망치를 내릴 예정이다.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도 전보다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12월의 ‘GDP 갭은 점차 축소될 것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문구는 ‘GDP 갭의 마이너스 상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바뀌었다. 또 ‘유휴생산능력 추이를 점검하겠다’는 새 문구도 들어갔다. 이 총재는 “유휴생산능력은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추가 생산 여력”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에 대한 한은의 고민이 배어 있는 셈이다. 금리 동결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일부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와 달리 만장일치로 금리가 동결됐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보다 한은 전망이 매파적”이라면서도 “상반기 중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세계銀 “국제유가 하락은 개도국들에 체질개선 기회”

    세계은행이 지난 4년간 배럴당 100달러선을 오르내리던 ‘국제 유가의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안정세) 시대’가 종료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안질리 라발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급락의 이해:함의와 배경’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는 올해에도 낮은 상태로 유지되다가 내년에 가서야 소폭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유가 하락은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이 기대치를 넘어서며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OPEC이 유가가 더 낮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하루에 3000만 배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내전 상황에 빠져 있는 이라크와 리비아가 공급량을 늘리고, 달러 강세 현상마저 가세하는 바람에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라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0년을 되돌아볼 때 6개월간 유가가 30% 이상 추락한 것은 6차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가 과잉 공급됐거나 OPEC 정책이 크게 변화했던 1985~1986년 ▲미국 경기 침체기였던 1990~1991년과 2001년 ▲아시아 금융위기였던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2009년에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거렸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에 따라 수출 전망 약화와 글로벌 금리 인상 임박 등에 직면해 있는 개발도상국은 경기와 금융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가 하락은 개도국에 이를 위한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성장 둔화에 대비해 각국 상황에 맞는 중기 재정 완충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 연방기금 금리 인상 단행 등 여러 변수에 대처해 개도국이 국내 성장을 지탱하려면 다양한 통화·재정 정책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많은 개도국은 가계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많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적 수단을 동원할 여지가 더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유를 수입하는 개도국은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이 실질소득 증가 및 성장률 상승에 이바지하고 인플레이션 부담이나 재정적인 압박을 상당 부분 해소해 주는 덕분에 지난해 중반 이전과 비교해 재정적인 대책을 마련할 기회가 생겼다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오는 12일 글로벌 및 권역별, 선진·개도국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나도 한예슬처럼 칠해 볼까!

    나도 한예슬처럼 칠해 볼까!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화사한 립스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 속 여주인공이 바른 립스틱이 주목받으며 완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시청률은 최저이지만 주인공의 입술은 빛난다.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에서 주인공인 배우 한예슬이 바른 입생로랑의 ‘베르니 아 레브르’(6㎖, 4만 1000원대)는 ‘한예슬 핑크’라고 불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제품은 립스틱과 립글로스, 립틴트를 하나에 담아 한 번 바를 경우 틴트가 되고 두 번 바르면 글로스처럼 되고 세 번 바르면 선명한 색의 립스틱으로 입술을 표현할 수 있다. 특히 한예슬이 바른 입생로랑의 베르니 아 레브르 11번 루쥬구아슈가 인기다. 앞서 입생로랑의 베르니 아 레브르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배우 전지현이 제작발표회 때 바르고 나와 완판을 시킨 제품이기도 하다. 전지현은 입생로랑 제품뿐만 아니라 아이오페 워터핏 포에버핑크 44호 등을 극 중에서 바르고 나와 이 제품 또한 거의 완판시킬 정도였다. 비싼 제품인 입생로랑의 인기에 저렴한 제품인 미투(me too·모방)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기도 했다. 베르니 아 레브르의 미투 제품인 토니모리의 ‘키스러버 립 마스터’(9800원), 더페이스샵의 ‘페이스 잇 아티스트 핑거 글로스’(1만 1900원), 미샤의 ‘시그너처 글램 아트 트리플 립스’(1만 7800원), 아리따움의 ‘허니멜팅틴트’(8000원) 등이 있다.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 배우 한지혜가 바른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코럴핑크색인 ‘루즈엑스터시 302호’(3.8g, 4만원대)와 선명한 핑크색인 ‘립마에스트로 504호’도 사랑스러운 입술 표현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우 공효진이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바른 오렌지 빛깔의 조르지오 아르마니 ‘립마에스트로 300번’(6.5㎖, 4만원대)은 드라마가 끝난 지 한참 됐지만 지금도 완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이처럼 립스틱이 주목받는 데는 경기 불황도 한몫한다. CJ오쇼핑에 따르면 2014년 색조화장품 부문의 주문 금액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경제성장률이 3% 상승했던 2013년에 색조화장품의 주문 금액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유가하락 경기회복의 ‘마중물’로 삼아야

    기름값이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다. 어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2.90달러나 급락해 배럴당 48.0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배럴당 20~3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유가하락이 분명 호재임이 틀림없다. 두바이산 원유는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만 약 1000억 달러(약 100조원)어치의 원유를 수입했다. 산술적으로는 유가가 10% 떨어지면 원유 수입 가격은 10조원이나 절감된다. 기름값이 떨어진 만큼 기업은 비용이 줄어 이익을 늘릴 수 있다. 개인도 연간 사용하는 유류비가 줄어 그만큼 여유자금이 생긴다. 소비 여력이 늘어나는 셈이다. 국제 유가하락이라는 호재를, 얼어붙은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기를 회복하는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 연구원은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생산비 측면에서는 유가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중국, 일본보다 2배 큰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이 지난해 3분기 11년 만에 최고치인 5%의 성장률을 기록한 주요인 중 하나로 국제유가 하락이 꼽히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저유가를, 소비를 진작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인하되고 소비 증가와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 유가하락은 양면성이 있다. 당장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 세계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기름값마저 계속 곤두박질하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의 덫에 완전히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자원신흥국들은 유가하락으로 금융위기를 겪을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들이 위기를 맞으면 우리나라도 수출 수요가 줄어드는 등 유탄을 피할 수 없다. 가뜩이나 불황에 허덕이는 국내 정유, 조선업계도 유가하락이 길어지면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치킨게임’의 결과물로 보이는 최근 유가하락이 불러올 세계 경제의 지각변동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로존의 경기침체와 겹치게 되면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다. 유가하락 기조에 철저한 대비를 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 역시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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