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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장’ 뚫은 코스피

    ‘천장’ 뚫은 코스피

    삼성전자 첫 270만원선 넘어 뉴욕 훈풍에 외국인 상승 견인코스피가 2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썼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첫 270만원 고지를 밟았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24.35포인트(1.0%) 오른 2458.16에 마감됐다. 지난 7월 24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2451.58)와 7월 25일 세운 장중 기록(2453.17)을 나란히 갈아치웠다. 추석 연휴 직후 첫 개장인 지난 10일 40포인트 가깝게 올랐던 코스피는 이날도 후유증 없이 글로벌 증시 훈풍을 연일 누렸다. 코스피 개장 전 문을 닫은 뉴욕 증시에서는 기업 실적 발표 기대감에 다우존스3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전날 코스피에서만 8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를 했던 외국인은 이날도 44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개인도 480억원을 순매수하며 뒤따랐다. 반면 기관은 5300억원어치를 팔아 차익 실현에 나섰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9만 2000원(3.48%) 오른 273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쳐 마침내 270만원선을 넘어섰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0.45% 오른 8만 9000원에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9만 3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삼성전자 우선주(4.89%)와 현대차(2.65%), 삼성물산(2.90%), 삼성생명(7.89%) 등 시총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올랐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는데, 신흥 수출국인 우리에게 호재로 작용했다”며 “코스피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기업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려 2500선 초반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국내 상장사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추석 휴장 이후 한꺼번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문 대통령 “민심 받들어 민생·개혁 더 속도감있게 추진”

    문 대통령 “민심 받들어 민생·개혁 더 속도감있게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열흘간의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업무에 복귀해 ‘적폐청산’과 ‘민생’을 철처히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추석 기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민생과 개혁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엄중한 민심”이라며 “정부는 민심을 받들어 더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속도감 있게 개혁을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과 개혁은 사정이 아니라 권력기관과 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누적되어 온 관행을 혁신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것은 대한민국 경쟁력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추석 연휴 이후의 국정운영 기조 역시 적폐청산과 개혁에 방점을 둘 것임을 강력 시사한 것으로, 적폐청산과 개혁 드라이브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민생에서도 새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와 성과에 대해 자신감 가지고 임해주기 바란다”며 “북핵 위기가 발목을 잡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경제 기초는 아주 튼튼하고 굳건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수출이 551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작년보다 35% 증가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2%대로 추락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져서 성장 혜택이 국민에게 소득으로 돌아가도록 하는데 사명감과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와 관련해서는 “공론화위원회가 토론 숙의 과정을 아주 공정하고 책임 있게 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찬반 양측 관계자들과 시민 참여단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간 공론화 과정에 대해 어떤 간섭과 개입 없이 공정한 중립 원칙을 지켜왔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를 존중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찬반 양측 관계자들과 시민참여단, 국민께서도 공론화 과정에서 도출된 사회적 합의 결과를 존중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선 기간 탈원전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했지만, 공기가 상당 부분 진척돼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됐기에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정부는 그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값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고리 5·6호기만의 해법이 아니라 공론화에 의한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키면서 사회적 갈등 사항의 해결 모델로 만들어 갈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연휴가 아주 길어 교통량은 역대 최대였으나 교통사고는 오히려 작년보다 크게 줄었고, 절도나 가정폭력 같은 범죄도 현저하게 감소했다”며 “연휴에도 제대로 못 쉬고 일하신 노동자분들, 안전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소방공무원들, 국가안보를 굳건히 지켜준 국군 장병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협치의 정치로 북핵 10월 위기설 헤쳐 가야

    장장 열흘에 걸친 추석 황금연휴가 끝나고 일상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맞이한 가족들과의 단란한 시간을 뒤로하고 잠시 제쳐 두었던 나라 안팎의 엄중한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됐다는 얘기다. 밖으로는 북핵으로 말미암은 누란의 안보 위기가 ‘10월 위기설’로 증폭돼 국가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둘러싼 미국의 통상 압력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의 보복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에도 못 미치는 부진에 빠진 가운데 경제부총리가 안보 위기에 따른 국가 신용도 하락을 막기 위해 무디스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임원들을 한 달 만에 다시 면담할 계획이라는 착잡한 소식도 들린다. 최장 연휴에 따른 영업 손실로 한숨 짓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고,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취업률 하락세 또한 좀처럼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열흘 고향길과 여행길에서 확인된 추석 민심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긴 휴식을 즐기면서도 다수 국민들은 대체 이 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서로에게 물으며 불안과 걱정의 시간들을 보냈다. 그러면서 다들 위정자들, 정부와 정치권이 모쪼록 나라를 평안하게 이끌어 주길 간절히 소망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야 정치권이 전하는 추석 민심은 이와 동떨어진 듯하다. 저마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는 아전인수와 견강부회의 주장들만 늘어놓는다. 북핵 위기만 해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다수 국민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자화자찬하기 바쁜 반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들은 일제히 정부의 북핵 대응을 국민들이 우려한다며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다. 민주당이 ‘적폐 청산’을 추석 민심의 첫 번째 과제로 꼽는 것이나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이를 정치 보복으로 간주하며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역공을 벼르는 것도 이런 ‘제멋대로 민심 읽기’의 굴레를 벗어나지 않는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이미 선거전에 들어섰다고 한다. 12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본격 선거전의 첫 무대로 삼을 태세라는 얘기도 들린다. 딱한 노릇이다. 정녕 이들 눈에는 선거 말고는 보이는 게 없는 것인지 개탄할 일이다. 당장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오늘 이후 고강도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군사적 대응 카드를 뽑아들 공산이 크다는 경고음이 터져 나오는 판이다. 이런데도 여야는 이렇듯 우물 속에서 제 근육 키우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안보 위기 앞 초당적 대응을 다짐하는 목소리는 귀를 씻고도 들을 수 없다. 여야는 부디 추석 민심을 다시 읽기 바란다. 북핵 리스크 이전에 정치 리스크부터 국민들이 걱정하는 일은 제발 끝내야 한다.
  • “中 대신 동남아”… 새 시장 뚫는 유통업계

    “中 대신 동남아”… 새 시장 뚫는 유통업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대안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이쪽은 인구가 많고 시장 잠재력이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인식도 좋다.가장 활발히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선 곳은 롯데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 50%씩 출자해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10일 현지 온라인 쇼핑몰 ‘아이롯데’를 오픈한다. 오프라인 점포 확장에 이어 온라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는 것이다. 이미 롯데는 인도네시아에 롯데백화점 1개점, 롯데마트 42개점, 롯데리아 30개점, 롯데면세점 1개점 등 점포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새롭게 선보이는 아이롯데에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전문관이 ‘몰인몰’ 형태로 입점한다. ●호찌민 ‘에코 스마트 시티’ 2조원 투자 롯데는 베트남 하노이에도 2014년 9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사무실, 주거시설 등으로 이뤄진 복합유통단지 ‘롯데센터 하노이’를 선보였다. 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에 연면적 20만㎡ 규모의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짓고 있다. 호찌민에도 2조원을 들여 ‘에코 스마트 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도 최근 이마트의 중국 시장 철수를 확정한 이후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2015년 12월 호찌민 고밥 지역에 이마트 1호점을 개설한 바 있다. 이마트 고밥점은 지난해 매출 419억원으로 목표의 120%를 달성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5% 증가한 2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이마트는 가까운 시일 안에 베트남에 2호점을 열 계획이다. ●베트남 인구 2030이 5000만명 넘어 CJ그룹의 CJ제일제당도 지난해 이후 킴앤킴, 까우제, 민닷푸드 등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차례로 인수한 데 이어 올 7월에는 약 700억원을 투자해 현지에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현지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CJ대한통운도 최근 1000억원을 들여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의 자회사 지분(50.9%)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 현지 물류사업을 확대하고,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잇는 종합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는 높은 성장 잠재력과 수월한 문화적 접근성 등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트남은 약 1억명의 인구 중 소비 성향이 높은 2030 젊은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연평균 6%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보다 각종 규제가 적다. 인도네시아도 인구 2억 6000만명의 거대 시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 대상 국가를 다각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3분기 성장률도 0%대 중반… 멀어지는 ‘3% 성장’

    3분기 성장률도 0%대 중반… 멀어지는 ‘3% 성장’

    가계부채·美금리 등 부담 여전… 실물시장까지 악영향 확대 우려 경제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3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 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했던 성장률 3%대 재진입 가능성도 줄어드는 모양새다.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3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2분기의 0.6%와 비슷한 0.5~0.7%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3∼4분기 연속으로 평균 0.77%의 성장률을 올려야 연간 3.0%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4분기 ‘깜짝 성장’ 없이는 3% 성장 달성이 쉽지 않은 것이다. 소비와 생산 모두 상승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7월 0.1% 증가에 그쳤고 8월에는 오히려 1.0%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7월(-5.1%)과 8월(-0.3%) 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전월비) 역시 0%로 제자리걸음이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2.0%(전월비) 감소했다. 경제 수요 측면의 대표 지표인 소비, 설비투자, 건설기성이 모두 역성장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그나마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라는 두 날개로 날지 못하고 한쪽 날개에만 의존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급증하는 가계부채, 북한 리스크(위험) 확대에 따른 실물시장 영향 가능성, 미국의 기준금리 연내 추가 인상 등 국내외에 산적한 변수들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한은은 오는 1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지난 7월 제시한 2.8%를 수정할지에 일차적인 관심이 쏠린다. 우리 경제는 2014년 3.3% 이후 2015년과 지난해 2년 연속 2.8%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기 회복세를 확신할만한 단계에서 북한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이번이 고비가 될 수 있다. 다음주 (경제) 전망을 발표하니까 그 전까지 모든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일 공무원 ‘고령화’ 대담] “日 퇴직공무원 재고용땐 직급 3단계 강등… 한국선 상상 못해”

    [한·일 공무원 ‘고령화’ 대담] “日 퇴직공무원 재고용땐 직급 3단계 강등… 한국선 상상 못해”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진정한 지지와 협력 없이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 공무원이 양국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올해로 11회째인 일본 공무원 행정연수과정이 지난달 25~29일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이뤄졌다. 두 나라의 발전을 위한 당면과제를 사무관, 서기관 등 초급 관리 직급의 공무원들이 직접 만나서 매년 논의하는데 일본 정부에서 교육에 드는 예산을 부담한다. 올해 참여한 12명의 일본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한국에서 무엇을 배워 업무에 반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많았으며, 국토균형발전과 같은 한국의 정책 진행은 대담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7일 최명진 인사혁신처 사무관과 나가시마 료타 인사원 채용전문관이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에 대해 양국의 정책을 비교하며 발전적 방향을 모색한 대담을 중계한다. 이날 ‘미래지향의 새로운 한·일 관계를 위하여’란 제목으로 특강을 한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소장은 “대외관계는 정원을 가꾸는 것과 같아 더 낫게 하려면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한·일 관계는 전향적으로 발전한 것이 사실이고 국제사회의 기대도 크다”고 강조했다.-최명진 사무관 일본 공무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것이 확정된 것인가. -나가시마 전문관 올해 6월에 내각 결정이 나왔는데 앞으로 공무원 정년 연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자는 내용이다. 65세로 연장한다는 내용은 없다. 7월부터 내각과 장관들이 중심이 되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 참가자는 내각부, 관방부, 총무부, 방위성, 인사원 등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민간기업은 60세 전후로 임금이 확 떨어진다. 검토회의에서 60세 이후 공무원 급여와 직위를 검토하고 있는데, 검토할 사항이 한두 개가 아니더라. 2011년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65세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59세 임금의 70%를 60세 이후부터 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59세와 60세가 똑같이 일하는데 임금만 깎는 것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제’에 어긋나기 때문에 검토를 해야 한다.-최 사무관 일본에 고령자 연령차별 금지법이 있다. 한국에는 올해부터 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60세 정년이 도입됐다. 공무원은 2008년 직급별로 차이가 있던 정년을 모두 60세로 통일했다. 일본 공무원의 정년 연장은 민간과 같이 이뤄졌는데, 65세까지 직업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민간과 공공의 차이가 있는가. -나가시마 전문관 일본에서 60세 이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법이 상당히 옛날에 나왔다(1986년 시행). 민간에서도 60세 이후 재고용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민간에서 정년 이후에도 앞장서서 재고용을 하니 공무원도 재고용을 하게 됐다. 공무원이 앞장서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면 민간에서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자민당을 중심으로 나온다. 실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할 때도 민간보다 공무원이 먼저였다. -최 사무관 일본은 민간에서 60세 이상의 81.3%가 재고용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대밖에 되지 않고 청년실업률도 9.4%로 매우 높은 편이다. -나가시마 전문관 청년실업률이 높은 것이 정년을 연장해서 그렇다란 비판이 있는지 궁금하다. -최 사무관 정년이 60세가 된 지 얼마 안 된다. 그럴 수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앞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나가시마 전문관 급여 체계를 보면 일본은 젊을수록 급여가 낮고 나이 들수록 높아진다. 정년을 연장하면 높은 급여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져서 기업 경영에 문제가 된다. 재고용이란 시스템은 기존 1000만원 받던 사람의 임금을 500만원으로 줄이기 때문에 경영난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일본의 민간기업은 정년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 65세 연장을 꺼리는 기업이 많고 차라리 재고용이 낫다고 인식한다. -최 사무관 한국의 대기업은 작년부터 60세 정년이 도입됐는데 평균 퇴직연령은 51세다. 기업들은 경영상 어려움을 주장한다. 임금피크제가 많이 논의됐는데, 현재 민간기업의 18% 정도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 전에 희망퇴직으로 많이 나가서 정년까지 가는 비율이 높지 않고, 공무원의 정년퇴직 비율도 30%대다. -나가시마 전문관 일본 공무원은 정원이 3만 5000여명이면 이 가운데 1만 2000여명만 정년퇴직을 한다. 한국과 일본 공무원의 정년퇴직률은 30%대 수준으로 비슷하다. 일본 정부는 10년 전인 2006년에 공무원의 재취업을 지원했다. 취업지원도 하지만 ‘그만 나가시죠’라고 하는 희망퇴직도 함께 세트로 추진했다. 그런데 공무원 재취업을 민간기업에 강제로 시킨다는 의견이 국회를 중심으로 나왔다. 이후로 공무원 재취업 알선이나 지원 활동을 기업 인사과에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 사무관 한국 공무원들은 직급이 떨어져서 재고용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나가시마 전문관 일본에선 60세까지가 능력과 경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연령이란 인식이 있다. 그 다음에는 후배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은 퇴직희망자의 60~70%가 재고용을 희망하는데 직급이 보통 3단계 떨어지지만 문제는 없다. 과장 보좌급(한국의 4급 공무원)에서 재고용을 하면 계장(6급) 정도로 재고용된다. -최 사무관 한국과 일본 공무원 사이에 인식 수준의 차이가 큰 것 같다. 우린 아직 경제성장률이 0%대 수준은 아니다. -나가시마 전문관 성과주의와 능력주의가 일본에 많이 확산했다. 1963년 입사한 계장이 젊은 과장 보좌 밑에서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됐다. 중앙부처별로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한데 성과주의가 잘 추진되는 부처는 직급이 떨어지는 재고용 제도의 부작용이 없다. 일본에서도 성과주의와 실적주의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연차에 따라 직급이 올라가는 부처에서는 자기보다 아래 직원 밑에 재고용되는 것을 그다지 원하지 않는 현상도 일부 있기는 하다. -최 사무관 한국에서는 승진만 있지 직급이 떨어지는 문화가 없다. 우리는 일본보다 20년 정도 차이를 두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것 같은데 고령인력 활용이 활성화되면 재고용에 따른 강임(공무원을 현재보다 낮은 직급으로 임명)도 받아들이는 문화가 생길 것 같다. 1960년대 일본 공무원도 재고용에 따른 부작용을 나처럼 고민했을 것 같다. -나가시마 전문관 일본에는 연금을 못 받는 무연금 기간이 있다. 현재 정년은 60세지만 연금은 62세에 받을 수 있어 2년간의 연금절벽 기간이 발생한다. 2033년에는 65세로 연금지급 연령이 더 올라간다. 은퇴하면 바로 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재고용제도가 일본에서 빨리 확산된 측면이 있다. 임금이 적더라도 재고용이 되어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최 사무관 정년 연장은 신규 채용을 줄인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한국 공무원은 정원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나가시마 전문관 공무원 연령 구성에 문제가 있다. 2005년에는 20~30대 공무원이 다수였다면 2015년에는 40~50대가 많다. 한국은 갈수록 일본 상황이 되어 갈 것이다. 공무원 사회에 한정하면 정년을 연장했다고 해서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또 공무원은 외국인을 활용할 수도 없다. -최 사무관 한국에서 공무원은 젊은이들이 무척 선호하는 직업이다. 민간 취업이 잘되면 몰라도, 공무원 채용 숫자를 줄이려면 국민 반감이 크다. 공무원 채용 경쟁률이 기본 50대1이 넘고, 300대1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나가시마 전문관 공무원 경쟁률은 20대1 수준인데 점점 떨어지고 있다. 중앙부처는 일을 많이 하고 야근도 잦다는 생각 때문에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지방의 작은 기관에서 근무하는 걸 많이 선호한다. 정부는 우수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공무원 채용 숫자를 무작정 늘릴 수도 없다. 안그래도 인기가 높지 않은데 경쟁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최 사무관 일본은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업이 66.5%나 될 정도로 민간 고용이 안정적이다. 한국은 그렇지 못해 공무원 제도 담당자로서 고민이 많다. 한국에도 곧 공무원의 무연금 기간이 발생하지만 정년 연장은 말도 못 꺼내는 분위기다. -나가시마 전문관 일본 공무원도 20년 전에는 훨씬 호화로운 생활을 했을 것이다. 두 젊은 한·일 공무원의 상황은 차이가 있었지만 생각은 비슷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인재가 오랫동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둘은 수백 장의 통계와 그래프를 서로 비교해 가며 토론을 벌였다. 늙어 가는 두 나라 젊은 공무원의 고민은 깊고도 치열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트럼프 “법인세 20%로 인하”… 부유층만 배불리나

    트럼프 “법인세 20%로 인하”… 부유층만 배불리나

    재정적자 우려… 의회 통과 불투명 “트럼프 자신도 6450억원 아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7일(현지시간)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20%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1986년 로널드 레이건 정부 이후 최대 규모 감세로, 트럼프 정부는 이를 통해 미 경제성장률을 3%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재정적자에 대한 해법도 없고 부유층 배만 불리며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장밋빛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농업국에서 “역사적 감세로 미국을 떠났던 일자리와 부를 돌아오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번 감세안은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 노동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법인세율 15%를 고집했으나 20%대를 주장한 공화당 지도부와 타협해 20%로 결정됐다.레이건과 조지 W 부시 등 과거 공화당 대통령들도 감세를 추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소득세보다 법인세 인하에 중점을 뒀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공개한 세제개혁안에는 법인세 인하 이외에도 기업들의 건물을 제외한 자본 투자에 대해서도 최소 5년간 세금공제가 되도록 했다.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이득에 대한 과세(35%)도 폐지해 해외 자금을 부담 없이 미국으로 보낼 수 있도록 했으며, ‘패스 스루’ 기업(개인 소득세를 내는 자영업자·유한회사)의 최고세율도 25%로 제한하도록 했다. 개인 소득세는 최고 세율을 현행 39.6%에서 35%로 내렸고, 현재 7단계로 나뉘어 있는 개인소득 과세 구간도 12%, 25%, 35% 등 3단계로 간소화하도록 했다. 이밖에 개인 재산이 549만 달러(약 63억원), 부부 합산 1098만 달러(약 126억원)가 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산 상속에 부과하는 유산세를 폐지하고, 부유층의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해 납부세액이 최저세를 밑돌 때 추가로 부과하는 ‘대체최저한세’도 폐지하도록 했다. 미국의 법인세율이 20%로 낮춰지면 호주(30%), 일본(23%) 등 주요 선진국 세율을 밑돌게 된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통해 10년간 세금을 5조 달러(약 5740조원) 이상 줄이고, 기업의 설비 투자와 고용 확대 등으로 현재 2% 수준의 성장률을 3%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1.8%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기술 혁신이나 생산성 향상 방안은 담겨 있지 않고 재정적자를 만회할 대책도 없다. 미 비정부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CRFB)는 이번 개편안으로 10년간 5조 8000억 달러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3조 6000억 달러는 세입 증가로 충당되겠지만 2조 2000억 달러는 고스란히 국가부채에 더해질 것으로 봤다. 뉴욕타임스는 “하위 35%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부유층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면서 “과거 레이건, 부시 정부 때와 달리 지금은 경기가 호황 국면이라는 점에서 세제 개편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감세로 부동산 재벌 출신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5억 6400만 달러(약 6450억원) 가량을 아끼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의 미 의회 통과도 불투명하다. 상·하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 지도부는 올해 안에 이를 법제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양분돼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유학비 3억 쓰고도 월급은 86만원…‘하이구이’ 호시절 다 갔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유학비 3억 쓰고도 월급은 86만원…‘하이구이’ 호시절 다 갔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샤오린(小林·26)은 호주에서 대학을 마친 ‘하이구이’(海歸·해외 유학파)다. 그녀의 부모가 사업을 했지만 집안 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편이었다. 부모는 집을 팔아 마련한 돈 150만 위안(약 2억 5768만원) 가운데 120만 위안을 샤오린의 유학 비용으로 썼다. 6년 만에 공부를 마치고 지난해 말 귀국한 그녀는 곧바로 일자리를 알아봤다. 여섯 군데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에서 모두 쓴잔을 들었다. 한 면접관은 “유학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력서를 많이 받았는데 당신은 이것 말고 다른 장점은 없습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다른 면접에서는 “회사 월 급여가 2000위안이고 나머지는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26살인데 다른 업무 경험은 없느냐”, “이 업무를 보는 데 중국 내 인맥이 많으냐” 등의 황당한 얘기만 듣고 면접장을 빠져나왔다.올해 초 부모의 도움으로 한 국유기업에 입사해 월 급여 5000위안를 받는 샤오린은 “회사의 명성이나 급여, 후생복리 등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한 낮췄다”며 “우리 회사에도 해외 명문대 출신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1년간 10만 위안을 썼고 호주에서 6년간 대략 180만 위안을 지출했다. 현재의 급여 수준으로는 유학 생활에서 쓴 돈을 회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뉴욕대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관련 석사 학위를 받고 지난여름 베이징으로 돌아온 루시 류(28)는 창업을 택했다.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다큐 제작업체에 합격했지만 연봉이 기대 이하여서 입사를 포기했다. 이 업체가 제시한 연봉은 15만 위안으로 매달 1만 2500위안 정도다. 그는 “유학비로 100만 위안을 쓴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연봉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며 “(해외 유학을 다녀온) 내 친구들 중 상당수는 취직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하이구이들이 취업난에 시달리며 취업하더라도 기대 이하 수준의 급여를 받는 등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귀국하는 해외 유학생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데 비해 경제성장률 둔화로 오히려 일자리는 줄어드는 바람에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까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도시쾌보(都市快報) 등은 지난 17일 샤오린처럼 유학하고 돌아온 하이구이가 중국에서 기대에 걸맞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며 “하이구이는 ‘하이다이’(海待·취업 대기자)라는 조롱거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하이구이들의 평균 초봉은 2007년 월평균 1만 위안 수준을 웃돌았으나, 지난해에는 6000위안 선으로 40%나 떨어졌다. 취업컨설팅업체 즈롄자오핀(智聯招聘) 조사에서도 초봉이 월평균 6000위안 이하인 하이구이는 절반에 가까운 44.8%다. 6000~8000위안인 하이구이는 22.7%, 8000~1만 위안과 1만~2만 위안인 하이구이는 각각 13%와 13.7%로 조사됐다. 2만 위안 이상을 받는 하이구이는 5.8%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 대졸자들의 평균 초봉이 월평균 4800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구이와 본토 대졸자 간 연봉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선망의 대상이던 하이구이는 취업이 보장됐고,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결혼 상대자 1순위로 꼽혔다. 그들의 신세가 10년 만에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바뀐 것이다.이에 따라 실제 수입과 자신의 기대치가 일치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기대치보다 높다는 응답자는 1%에 그쳤고 기대 수준과 일치한다는 응답자는 30.1%였다. 반면 기대치보다 낮다는 응답자는 68.9%에 이른다. 하이구이의 30.3%는 해외 유학 비용을 버는 데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고 22.5%는 5~10년, 17.5%는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1년 미만이 될 것이라고 본 하이구이는 5.6%에 그쳤다. 하이구이 연봉 폭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외 유학생 수가 단기간에 너무나 많이 늘어난 것이다. 귀국 후 글로벌 투자은행과 다국적 기업 등에 취업해 고액의 연봉을 받을 꿈에 부푼 중국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유학길에 오르며 10년 새 유학생 수는 급증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하이구이 수는 265만 1100명에 이른다. 작년 한 해 해외로 유학을 떠난 학생은 54만 4000명이고, 43만 2500명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80% 가까이가 유학을 마치고 중국 본토로 돌아온 셈이다. 특히 2007년에는 미국과 유럽 등의 고용시장이 호전돼 유학 후 중국으로 돌아오는 젊은이가 4만 4000명에 그쳤다. 귀국 유학생 수로만 따지면 10배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 유학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취업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하이구이는 유학을 다녀왔는 데도 취직하지 못한 채 놀고 있는 ‘하이다이’라는 말이 생기고, ‘하이다이’(海帶·다시마)로까지 불리며 입길에 올랐다. 중국 국내 취업시장 사정도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악화되면서 하이구이의 설 자리를 좁아지게 한다. 지난해 770만명에 이르는 대졸자 상당수가 택배 등 단순노무직으로 취업하는 실정이다. 2013년 81%에 이르던 대졸자 정규직 취업 비율은 갈수록 낮아져 2015년에는 77%로 떨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귀국한 유학생의 상당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연봉의 일자리를 제안받고,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자리를 받아들인다고 SCMP가 전했다. 하이구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예전만 못하다. 과거에는 성적이 우수한 인재들만 정부 장학금을 받아 해외 유학을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발전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져 유학 바람이 불면서 하이구이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SCMP는 “해외 유학이 실력보다 돈에 좌우되기 때문에 돌아오더라도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피하기 위해 도피차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는 시각도 이를 부추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해외 유학이 실력보다는 돈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중국에 돌아오더라도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한 네티즌도 “해외 유명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유학생에 대한 조건이 크게 완화된 곳이 많기 때문에 중국 대학 출신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채용할 때 해외 유학 경험이 있다고 해서 더이상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이들이 외국어에 능통한 것도, 전문지식이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리이판(李?凡) 유학 컨설턴트는 “해외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하이구이와 국내 일반대학 학부 졸업생을 비교하면 하이구이가 오히려 열세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인맥도 별로 없어 이들의 취업을 어렵게 한다. 중국 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상사나 소비자들이 원하면 무조건 행동에 나서는 중국의 기업 문화와 달리 하이구이는 해외에서나 통하는 윤리, 도덕, 투명성, 실력 우선주의를 운운하며 동료들과 종종 마찰을 빚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해외 석·박사 학위가 있거나 귀국 전 직장 경험이 있다면 중국 본토 대학 졸업생보다 취업이 훨씬 더 잘되고 급여도 높은 편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밤에도 공장 덮친다… 사드 보복보다 무서운 中환경감찰

    “이젠 환경감찰조가 밤에도 들이닥칩니다.” 중국 베이징시 순이구에 있는 베이징현대차 3차 협력업체 사장 김모(46)씨는 21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보다 환경감찰이 더 무섭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은 매출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환경감찰에 걸리면 공장 문을 닫고 벌금이나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낮에는 문을 닫고 밤에 공장을 돌렸는데, 이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고 하소연했다. 김씨처럼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교민들은 “중국의 강화된 환경규제를 충족할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중국 정부가 벌이는 환경감찰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폭풍 단속’이란 이름까지 붙었다. 중앙환경보호감찰조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중앙조직부가 총동원된 감찰이다. 지난 8월 7일부터 9월 11일까지 진행된 전국 차원의 감찰에서 1만 8000여개 기업이 적발됐다. 이들에 물린 벌금만 8억 7000만 위안(약 1495억원)에 달한다. 또 1만 2000명이 넘는 관리들이 문책당했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에 따르면 베이징·톈진·허베이 등 수도권 지역은 사실상 상시 감찰을 받고 있다. 중앙 감찰이 끝나자마자 동계 대비 수도권 특별 감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감찰 당시 베이징에서 적발된 기업만 5500여개에 이른다. 베이징의 행정기관이 대거 옮겨갈 퉁저우에서 조업했던 현대차 협력업체 3곳도 생산중단 명령을 받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전기공급까지 끊겨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면서 “기아차 공장이 있는 장쑤성 옌청으로 옮겨 갈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중단 명령을 받은 일부 업체들은 토지증과 건물허가증이 없는 게 문제가 됐다. 10여년 전 중국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현지 지방정부는 농지에 공장을 짓는 것을 눈감아 줬다. 하지만 환경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농지에 지어진 공장이 모두 철거 대상이 됐다. 그동안 지방 정부와 쌓아 온 유대 관계도 별 소용이 없다. 중앙 차원의 단속이라 업체를 감쌌다가는 지방 공무원들이 처벌받기 때문이다. 환경 감찰은 앞으로 더 강화될 전망이다. 베이징시는 최근 겨울 난방이 시작되는 11월 15일~익년 3월 15일까지 토목, 석재, 철거 공사를 전면 중단하는 통지문을 발표했다. 동절기 특별감찰에서 대기오염 해소 목표 달성 비율이 30% 이하면 지방정부 시장이, 초미세먼지(PM 2.5) 평균농도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나면 당서기까지 문책을 받게 된다. 다음달 18일 개최하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7월 26일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금융리스크 억제, 빈곤퇴치와 함께 3대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5월 환경보호부 부장(장관) 출신인 천지닝(陳吉寧)을 베이징 시장으로 앉힌 것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져도 베이징의 하늘을 맑게 하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인사였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완전 고용에도 저물가 “미스터리” 두 손 든 옐런

    “낮은 물가상승률은 미스터리다.” 지난달 기준 미국 실업률은 4.4%다. 실업률 5% 이하는 완전 고용 상태로 간주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신봉하는 ‘필립스 곡선’ 이론에 따르면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이 오르고 물가도 올라야 한다. ●7월 1.7% 상승… 연준 기대에 못 미쳐 하지만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오르는 데 그쳤다. 연준이 기대하는 2%에 못 미쳤다. 물가 2%는 연준이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기준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옐런 의장은 21일 정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은 건 원인을 알기 어렵다”며 “FOMC가 어떤 점을 원인으로 꼽는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선 “일시적 요인”이라고 잘라 말했으나 이번엔 한 걸음 물러선 모양새를 보였다. 이날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4%로 상향 조정했지만,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7%에서 1.5%로 낮췄다. 내년 물가 전망치도 2%에서 1.9%로 떨어뜨렸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 “공급 충격 때문” 물가상승률이 저조한 건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로존의 7월 물가상승률은 1.3%에 그쳐 역시 목표치 2%를 크게 밑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을 1.9%에서 2.2%로 0.3% 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5%를 유지했다. 내년 물가 전망치는 1.3%에서 1.2%로 오히려 떨어뜨렸다. 이처럼 필립스 곡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닥터 둠’이라는 별칭이 붙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공급 충격’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기술 발달과 함께 중국 등 신흥국에서 생산된 상품이 지속적으로 공급돼 수요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힘이 약화되면서 높은 고용률이 임금 상승과 연결되지 않아 인플레이션이 사라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애물단지로 전락한 중국 해외유학파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애물단지로 전락한 중국 해외유학파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샤오린(小林·26)은 호주에서 대학을 마친 ‘하이구이’(海歸·해외유학파)이다. 그녀의 부모가 사업을 했지만 집안 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편이었다. 부모는 집을 팔아 마련한 돈 150만위안(약 2억 5768만원) 가운데 120만위안을 샤오린의 유학 비용으로 충당했다. 6년 만에 공부를 마치고 지난해 말 귀국한 그녀는 곧바로 일자리를 알아봤다. 여섯 군데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에서 모두 쓴잔을 들었다. 한 면접관은 “유학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력서를 많이 받았는데 당신은 이것 말고 다른 장점은 없습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다른 면접에서는 “회사 월 급여가 2000위안이고 나머지는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26살인데 다른 업무 경험은 없나요?”, “이 업무를 보는데 중국내 인맥이 많으냐” 등의 황당한 얘기만 듣고 면접장을 빠져나왔다.  올해 초 부모의 도움으로 한 국유기업에 입사해 월급여 5000위안를 받는 샤오린은 “회사의 명성이나 급여, 후생복리 등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한 낮췄다”며 “우리 회사에도 해외 명문대를 출신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1년 간 10만위안을 썼고 호주에서 6년 간 대략 180만위안을 지출했다. 현재의 급여 수준으로는 유학생활에서 쓴 돈을 회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뉴욕대에서 다큐멘터리 제작관련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 여름 베이징으로 돌아온 루시 류(28)는 창업을 택했다.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다큐 제작 업체에 합격했지만 연봉이 기대 이하여서 입사를 포기했다. 이 업체가 제시한 연봉은 15만위안으로 매달 1만 2500위안 정도다. 그는 “유학비로 100만위안을 쓴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연봉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나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며 “(해외 유학을 다녀온) 내 친구들 중 상당수는 취직도 못하고 있다”며 위안으로 삼았다.  중국의 하이구이들이 취업난과 취업하더라도 기대 이하 수준의 급여를 받는 등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귀국하는 해외 유학생들이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비해 경제성장률 둔화로 오히려 일자리는 줄어드는 바람에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까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도시쾌보(都市快報) 등은 17일 샤오린처럼 유학하고 돌아온 하이구이가 중국에서 기대에 걸맞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며 “하이구이는 ‘하이다이(海待·취업 대기자)’라는 조롱거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하이구이들의 평균 초봉은 2007년 월평균 1만 위안 수준을 웃돌았으나, 지난해에는 6000위안 선으로 40%나 떨어졌다. 취업컨설팅업체 즈롄자오핀(智聯招聘) 조사에서도 초봉이 월평균 6000위안 이하인 하이구이는 절반에 가까운 44.8%이다. 6000~8000위안인 하이구이는 22.7%, 8000~1만위안과 1만~2만위안인 하이구이는 각각 13%와 13.7%로 조사됐다. 2만 위안 이상을 받는 하이구이는 5.8%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 대졸자들의 평균 초봉이 월평균 4800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구이와 본토 대졸자 간 연봉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선망의 대상이던 하이구이는 취업이 보장됐고,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결혼 상대자 1순위로 꼽혔다. 그들의 신세가 10년 만에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 수입과 자신의 기대치가 일치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기대치보다 높다는 응답자는 1%에 그쳤고 기대 수준과 일치한다는 응답자는 30.1%였다. 반면 기대치보다 낮다는 응답자는 68.9%에 이른다. 하이구이의 30.3%는 해외유학 비용을 버는 데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고 22.5%는 5~10년, 17.5%는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1년 미만이 될 것이라고 본 하이구이는 5.6%에 그쳤다.  하이구이 연봉 폭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외유학생 수가 단기간에 너무나 많이 늘어난 탓이다. 귀국 후 글로벌 투자은행과 다국적 기업 등에 취업해 고액의 연봉을 받을 꿈에 부푼 중국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유학 길에 오르며 10년 새 유학생 수는 급증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하이구이수는 265만 1100명에 이른다. 작년 한 해 해외로 유학을 떠난 학생은 54만 4000명이고, 43만 2500명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80% 가까이가 유학을 마치고 중국 본토로 돌아온 셈이다. 특히 2007년에는 미국과 유럽 등의 고용시장이 호전돼 유학 후 중국으로 돌아오는 젊은이가 4만 4000명에 그쳤다. 귀국 유학생 수로만 따지면 10배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 유학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취업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하이구이는 유학을 다녀왔는 데도 취직하지 못한 채 놀고 있는 ‘하이다이’라는 말이 생기고. ‘하이다이(海帶·다시마)’로까지 불리며 입길에 올랐다.  중국 국내 취업시장 사정도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악화되면서 하이구이의 설 자리를 좁아지게 한다. 지난해 770만명에 이르는 대졸자 상당수가 택배 등 단순노무직으로 취업하는 실정이다. 2013년 81%에 이르던 대졸자 정규직 취업 비율은 갈수록 낮아져 2015년에는 77%로 떨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귀국한 유학생의 상당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연봉의 일자리를 제안받고,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자리를 받아들인다고 SCMP가 전했다.  하이구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예전만 못하다. 과거에는 성적이 우수한 인재들만 정부 장학금을 받아 해외 유학을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발전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져 유학 바람이이 불면서 하이구이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SCMP는 “해외 유학이 실력보다 돈에 좌우되기 때문에 돌아오더라도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대학수능 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피하기 위해 도피차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다는 시각도 이를 부추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해외 유학이 실력보다는 돈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중국에 돌아오더라도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한 네티즌도 “해외 유명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유학생에 대한 조건이 크게 완화된 곳이 많기 때문에 중국 대학 출신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채용할 때 더 이상 해외 유학 경험이 있다고 해서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이들이 외국어에 능통한 것도, 전문지식이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리이판 유학 컨설턴트는 “해외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하이구이와 국내 일반대학 학부 졸업생을 비교하면 하이구이가 오히려 열세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인맥도 별로 없어 이들의 취업을 어렵게 한다. 중국 기업의 한 인사담당자는 “상사나 소비자들이 원하면 무조건 행동에 나서는 중국의 기업 문화와 달리 하이구이는 해외에서나 통하는 윤리, 도덕, 투명성, 실력 우선주의를 운운하며 동료들과 종종 마찰을 빚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해외 석박사 학위가 있거나 귀국 전 직장 경험이 있다면 중국 본토 대학 졸업생보다 취업이 훨씬 더 잘 되고 급여도 높은 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무기밀수·위폐로 핵·미사일 자금 조달”

    1996년 이후 8억弗어치 무기 수출 10만명 해외 노동… 연 5억弗 수입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무기 밀수출, 노동자 송출, 위조지폐, 사이버 범죄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출처를 크게 네 분야로 나눴다. 우선 지난해 유엔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이 암호화 군사통신장비, 대공 방어 시스템, 위성 유도 미사일 등을 밀수출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북한이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무기 수출로 8억 달러(약 9000억원)를 벌어들였으며, 수입국은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인력 송출도 중요한 재원이다. 미국은 북한이 약 10만명의 노동자를 해외로 보내 매년 5억 달러의 외화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조지폐와 사이버 범죄도 북한의 숨겨진 자금원이다. 북한은 특히 ‘슈퍼노트’로 불리는 100달러짜리 초정밀 위조지폐 제조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배후에는 러시아 공작원들이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SCMP는 “북한의 초콜릿, 맥주 등 사치 식품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제재에도 북한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증거”라고 전했다. 올해 1분기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초콜릿은 167.9t, 총 39만 7708달러어치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6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3.9%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성장세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2030년 전력수요 ‘원전 12기’만큼 줄어”

    “2030년 전력수요 ‘원전 12기’만큼 줄어”

    7월 초안보다 1.4GW 더 줄어들어 일각 文정부 ‘탈원전 꿰맞추기’ 제기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따른 전기 수요 증가분이 제외되면서 2030년 전력 수요 전망치가 100.5GW로 기존 초안 예상치(101.9GW)보다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전력 수요는 실체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았다.전력거래소는 15일 민간 자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전력 수요 전망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 관련 국가 장기 전력 수요 전망을 잠정 확정했다. 워킹그룹에 따르면 2030년 목표 수요 전망치는 100.5GW로 2년 전 세웠던 7차 수급계획(2015~2029년)보다 12.7GW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 7월 초안 발표 때는 7차 수급계획보다 11.3GW 감소할 것으로 봤다. 워킹그룹 측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7~2031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2.47%에서 2.43%로 9월에 하향 조정하면서 0.4GW ▲누진제 개편 효과를 제외하면서 0.6GW ▲수요관리 목표량 확대로 0.4GW 등이 추가 감소, 이를 반영한 결과 전체 수요가 1.4GW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초안에 4차 산업혁명 수요가 반영되지 않고 경제성장률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최종안 발표 때는 초안보다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워킹그룹이 이번에 내놓은 전력 수요 감축분 전망치는 원전 12기(1GW=원전 1기)와 맞먹는다. 워킹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확산으로 인한 수요 증가 효과를 0.3GW 추가했고 누진제 개편으로 인한 수요 증가는 장기적으로 소멸되는 측면이 있어 제외했다”며 “4차 산업혁명 전력 수요 또한 빅데이터로 인한 데이터센터 등 늘어나는 부분이 있지만 스마트공장, 지능형 전력망, 사물인터넷 등 오히려 줄어드는 부분도 있어 이번에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탈원전 꿰맞추기’라고 비판해 논란이 심화될 전망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노르웨이 총선, 연립여당 승리…경기호조로 막판 역전

    노르웨이 총선, 연립여당 승리…경기호조로 막판 역전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된 노르웨이 총선에서 현 집권세력인 보수당을 주축으로 한 연립여당이 승리했다.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가운데 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당과 기독민주당, 자유당의 우파·중도 연립여당은 전체 169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88석을,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녹색당, 중앙당, 사회주의좌파당의 좌파·중도 연립정당은 81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승리, 집권에 성공한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는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연립여당은 과반 의석을 지키는 것은 성공했지만 의석수는 총선 전 96석보다 줄어들었다. 솔베르그 총리는 이날 자정을 조금 넘긴 뒤 연설에 나서 총선 승리를 선언했고, 지지자들은 “4년 더”를 외쳤다. 노동당의 요나스 가르 스토르 대표는 이보다 앞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더 좋은 결과를 바랐지만 결과를 숨길 필요는 없다”며 사실상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현 집권 연립여당이 총선 승리로 노르웨이의 감세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연립여당은 그동안 산유국인 노르웨이 경제가 저유가로 인해 어려움에 부닥치자 과감한 감세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추진해왔고 총선 유세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이를 계속 추진할 방침임을 내세워왔다. 반면에 노동당은 선거에서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복지 재정을 늘리기 위해 감세정책을 대폭 축소할 것을 공약했다. 당초 이번 선거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수당과 노동당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노동당이 여론조사에서 집권여당인 보수당을 앞서가며 4년만에 정권을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도 연립여당이 막판 뒤집기를 통해 재집권에 성공한 것은 올해 상반기 들어 경제성장률이 0.7%를 기록하고, 지난 6월 실업률이 4.3%로 떨어지는 등 경기가 좋아지는 조짐을 보이면서 보수당의 지지도가 다시 올라가는 등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립여당은 그러나 지난 4년간 감세정책으로 인해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1조 달러 이상 감소했다는 점은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의 총선 승리로 노르웨이의 소극적인 난민정책도 계속될 전망이다. 보수당과 연정을 이어가기로 한 진보당은 반(反)이민정책을 내세우며 난민 수용에 비판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 1972년과 1994년 EU 가입 국민투표가 부결된 노르웨이에선 그동안 EU 문제가 선거에서 부각되지 않았지만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일각에서 EU와의 관계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현재 유럽경제자유지역(EEA)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가졌지만, EU의 각종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EU의 규정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MF 총재 “소득주도성장, 속도 조절 필요”

    IMF 총재 “소득주도성장, 속도 조절 필요”

    “내년 韓 경제성장률 3% 무난”DMZ 비공개 방문 깜짝 공개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해 “경제 성장 속도에 발맞춰 합리적인 방식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판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라가르드 총재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균형과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2007년부터 4년간 여성 최초로 프랑스 재무장관을 맡았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소득 주도 성장론은 명확히 말해 수요를 창출하는 정책인데 그렇게 되려면 공급(기업의 생산성)도 같이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내수가 진작되고 경제 성장의 재균형을 잡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리스 속담 중에 ‘천천히, 빠르게’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빠르게 소득 주도 성장을 추진하면 저숙련 노동자 등 많은 사람이 낙오될 수 있다”고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의 고용 축소나 해외 이전 등 부작용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경제 성장의 혜택이 광범위하게 공유될 때 성장은 더 강화되고 지속성이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 방향이 IMF가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에 부합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한국 정부는 ‘사람 중심 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정하고 성장의 과실이 경제 전반으로 골고루 확산하는 소득 주도형 성장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답변 형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결국 소득 주도 성장론이 경제 성장의 새로운 균형을 찾을 기회이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의 저력을 높이 평가한 라가르드 총재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3%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 성장의 질이 좋고 경제지표도 실업률 3.5%, 물가 인상률 1.9%, 경상수지 흑자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경제가 탄탄하다”면서 “재정 여력을 보육 확충과 노인을 위한 사회 안전망 강화에 집중 투입하고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며 혁신을 촉진하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6일부터 5일간 방한 기간 중 비무장지대(DMZ)를 비공개 방문한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그는 “전쟁까지 가진 않더라도 갈등 그 자체와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 경제에 부정적인 위협이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위기를 완충할 자본과 재정이 풍부하고, 다양한 무역협정을 맺고 있으며, 국민들의 강인함으로 미루어 볼 때 한국 경제는 계속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이며 (북한 리스크가) 긍정적인 방식으로 해결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평가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K9 자주포는 수준급… 구축함·잠수함 기술력 상호 교류”

    “K9 자주포는 수준급… 구축함·잠수함 기술력 상호 교류”

    바토시 코브나츠키(38) 폴란드 제1국방차관은 6일(현지시간) “K9 자주포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향후 해군력 강화를 위한 구축함 교체와 잠수함 도입 등에도 한국과의 상호 교류를 확대 발전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폴란드군의 장비와 무기 획득 업무를 총괄하는 코브나츠키 차관은 이날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 행사장에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양국 간 방산협력의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코브나츠키 차관은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한국인의 정확하고 확실한 일 처리와 수준 높은 군사장비를 접하며 우리가 배우고 습득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방산분야에서 같이 일할 수 있어 기대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전시장을 찾은 안토니 마체레비츠 국방장관이 K9 자주포의 성능을 호평한 데 대해 동감을 표하며 “중부 유럽에서 탱크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군사적으로 중요하다”며 “앞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한국과의 좋은 협력 관계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폴란드는 지리적으로 국내 방산업계의 유럽 수출 거점이자 연 4.2%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2022년까지 국내총생산(GDP) 10%에 달하는 400억 달러를 투자해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 “해군력 강화를 위해 잠수함 도입과 함께 공격용 함정인 구축함을 바꿔 나가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기회와 조건이 맞으면 해군력 강화 분야에도 한국의 좋은 기술력을 상호 교류를 통해서 확대 발전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K9 자주포 차체 도입 등 지상무기에 이어 향후 한국과의 방산협력을 해상무기 분야로 넓혀 가겠다는 의미다. 폴란드 집권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재선 하원의원인 그는 2015년 폴란드군의 군비와 현대화, 무기 획득 업무를 담당하는 제1국방차관에 임명돼 한국의 무기체계와 양국 간 방산협력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주도국으로 참여한 한국의 지원 덕분에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키엘체(폴란드)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얼어붙은 분양·SOC 축소·해외수주 하락… 건설업계, 돌파구가 없다

    건설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강도 높은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 발표로 주택시장이 가라앉는 가운데 주택건설 사업 수익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예산 축소로 일감이 줄어들고, 해외건설 공사 수주 환경도 녹록지 않다. 직격탄은 ‘8·2대책’이다. 주택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를 옥죄는 정책이라서 후유증이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의욕마저 꺾어 버렸다. 거래량 감소는 기존 주택시장은 물론 신규 공급시장도 움츠러들게 한다. 청약 자격 강화로 분양시장도 사그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도 우려된다. 이런 이유를 들어 주요 건설사들은 8·2대책 이후 서울 강남에서 공급하는 아파트 청약 일정을 한두 달 조정하기도 했다. 하반기 아파트 분양 일정도 아직 확정 짓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한번 미분양이 발생한 사업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물론 중도금, 잔금 납부까지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분양 일정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성 하락에 일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각종 규제 강화로 지연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이달 말부터 민영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건설사의 수익성 하락도 불 보듯 뻔하다. 이를 반영하듯 주택건설사업경기실사지수(HBSI)는 2014년 발표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SOC 예산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도 SOC 예산을 올해보다 15.5% 줄인 18조 7000억원으로 편성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추가로 1조원을 줄였다. 이날 대한건설협회는 국회 5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국토부 등 유관 기관에 SOC 예산 축소를 철회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제출했다. 협회는 건의문에서 “SOC는 단순 토목공사가 아니라 또 다른 국민 복지로 봐야 한다”며 “또 SOC 투자를 1조원 줄이면 1만 4000여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3500억원의 민간 소비가 감소해 경제성장률이 0.06% 하락한다”고 주장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리틀 차베스’ 마두로는 왜 차베스가 되지 못했나

    [글로벌 인사이트] ‘리틀 차베스’ 마두로는 왜 차베스가 되지 못했나

    세기의 장례식이었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린 2013년 3월 8일 수도 카라카스 군사학교 대강당. 생전 차베스가 좋아했던 노래들을 밴드가 연주하자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비롯한 중남미 30여개국 정상들은 베네수엘라 국기로 덮인 차베스 전 대통령의 관 옆에 서서 경의를 표했다. 식장 밖 조문 행렬은 끝도 없이 늘어져 있었다. 차베스가 즐겨 입던 붉은 셔츠를 입은 시민들은 그의 마지막 얼굴을 보기 위해 10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오열했다. 학교는 수업을 멈췄고 상가도 문을 닫았다.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사람들은 마치 아비 잃은 아이들처럼 울고 있었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나라 밖에서는 차베스가 포퓰리즘 정책을 펼친 독재자인지, 사회주의 혁명가인지에 대해 평가하는 데 관심이 더 많았지만 적어도 베네수엘라 국민이라면 이날 ‘남미 빈민의 영웅’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이는 없었다.●인구 4분의3 못 먹어서 8.7㎏씩 줄어 2017년 4월, 4년 전 차베스의 죽음에 흐느껴 울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차베스가 직접 지목한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번에는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 그사이 베네수엘라는 생지옥으로 변했다. 인구 약 3000만명 가운데 4분의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식량 부족으로 평균 8.7㎏의 체중을 잃었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2013년에 비해 23%나 줄어들 전망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차베스와 친구 사이였던 미국의 좌파 지식인 놈 촘스키마저도 “현재 베네수엘라는 재앙적 상황에 빠져 있으며 마두로 대통령의 사회주의 정책은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참다못한 시민들은 조국을 떠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외국에 난민 망명을 신청한 베네수엘라 국민이 5만 20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2만 7000여명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베네수엘라는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리틀 차베스’로 불렸던 마두로 대통령은 왜 차베스가 되지 못했을까. ●차베스 석유 수출 이익 국민과 나눠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베네수엘라 경제도 대부분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의 96%가 석유이며, 이 돈은 정부 예산과 각종 소비재를 구입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산유국임에도 과거 베네수엘라는 기득권이 석유로부터 얻는 수입을 독점하면서 국민 대다수가 빈곤층일 정도로 사회적 모순이 심했다. 군인이었던 차베스는 1992년 한 차례 쿠데타에 실패한 이후 1998년 좌파세력을 결집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차베스는 보수세력이 장악한 의회를 무마시키기 위해 이듬해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을 제정하는 의회인 제헌의회 구성을 승인받았다. 좌파세력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제헌의회를 마련한 차베스 정부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사회주의 조항을 헌법에 명시하고 기존 친미 보수세력이 독점하고 있었던 자국 석유산업부터 국유화했다. 차베스 정부는 국영석유공사(PDVSA)에서 나오는 재원으로 무상복지, 일자리정책 등 각종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실현하며 석유수입을 빈민층과 나눴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이 크게 줄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3년 62.1%였던 빈곤율이 2007년 33.6%로 줄었고 2011년 31.9%로 안정화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도 2003년 3482달러(약 394만원)에서 2011년 1만 2000달러로 증가했다. 차베스는 남미 좌파세력의 리더로, 베네수엘라 서민들에게는 ‘영웅’으로 떠올랐으나 201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차베스는 죽기 전 마지막 공개석상에서 “만약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대선을 다시 치러야 할 경우 니콜라스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선출해 달라”며 마두로 당시 부통령을 후계자로 지목했고, 국민은 차베스의 유지를 받들어 그해 4월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뽑았다.●세계 경제 무시하고 ‘차베스주의’ 고수 강성 차베스주의자인 마두로 대통령은 전임 차베스의 뜻을 이어 분배정책을 밀고 나갔다. 그러나 상황은 예전 같지 않았다. 가장 큰 난관은 기름값이었다. 차베스 생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가던 유가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2014년 4월 배럴당 30달러까지 폭락했다. 국가 재정의 절반을 차지하는 석유 수입이 줄어들자 경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식량 수입은 2013년 대비 70%나 감소했으며 국민 5분의4는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고유가를 믿고 오일 머니로 생산시설이나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수입에 의존하는 경제정책을 고수한 차베스 정부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화폐 볼리바르의 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낮아진 유가에 공공부문이 방대해지면서 국가 부담이 심각해졌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국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 결과 막대한 화폐를 찍어냈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뒤따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72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은 100억 달러(약 11조 2660억원) 미만으로 떨어져 1995년 이후 최저액을 기록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생존 위기에 내몰린 시민들은 2015년 12월 실시된 총선에서 야권 연합인 민주연합회의(MUD)에 과반 의석을 주었다. 차베스 집권 이후 17년 만에 여당이 패배한 것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임 차베스의 방식대로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 지난달 8일 제헌의회가 국가 최고 권력기관임을 선포하면서 위기를 타개하려고 했으나 독재 논란만 불러일으켰다. ●조력자 마두로, 리더십 없이 남 탓만 전문가들은 기름값 외에 마두로 대통령의 카리스마 없는 리더십도 베네수엘라의 분열과 혼란을 가져오는 데 한몫했다고 지적한다. 베네수엘라 사회학자 넬리 아레나스는 “포퓰리즘을 바탕으로 하는 정치 체제에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데, 마두로는 이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노조 지도자 시절 차베스와 만나 국회의원, 국회의장, 외무장관에 대통령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지만, 리더보다는 조력자에 가까웠다. 마두로 대통령이 차베스로부터 신뢰와 애정을 받은 것도 ‘말하기보다는 청취하는 사람’으로 차베스에게 순종하고, 그의 목소리를 경청했기 때문이었다. 한 여당 운동가는 마두로가 후계자로 지명됐을 때 “차베스가 선택한 사람이 마두로라고 했을때 나는 엄청나게 울었다. 우리를 왜 이렇게 어려운 시험에 들게 하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스로 “나는 차베스와 비교할 수 없다. 사람들은 마두로가 차베스가 되기를 희망할 수 있지만, 그럴 수는 없다”고 고백하며 권력을 이양받은 마두로 대통령은 실제로 집권 기간 차베스 우상화에 집중했고, 친미 세력 및 야권을 적으로 돌리는 이분법적 정치 담론으로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려 했다. 마두로가 대통령이 된 후 유가가 급락하며 민생이 파탄 났고, 차베스주의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떨어졌지만 마두로 정부는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부자들 탓으로 돌리기에만 급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세계 경제 상황과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마두로 대통령의 서툰 국가 경영이 오늘날 베네수엘라의 몰락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친구보다 든든한 ‘광진 소상공인 보증’

    서울 광진구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소상공인 특별보증’을 확대,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담보력이 부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대상이다. 광진구는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상공인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판단돼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광진구는 특별보증 확대 지원을 위해 보증기관인 서울신용보증재단에 구 사업비 1억원을 증액 출연했다. 앞서 2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1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 구 관계자는 “신용보증재단에서는 출연 금액의 10배를 보증해 준다”며 “이번 추가 출연으로 특별보증 규모가 총 3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구는 지금까지 123개 업체에 대해 31억 9100만원을 특별보증으로 지원했다. 특별보증은 연중 수시로 신청할 수 있다. 특별보증신청서, 사업자등록증 등 구비 서류를 갖춰 구 지역경제과로 방문 접수하면 된다. 업체당 5000만원까지 보증해 준다. 구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 8월 기준 중소기업육성기금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2월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시책 설명회’를 열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지역 경제의 바탕”이라며 “이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지역 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판결에 재계 충격…“노동비 38조원 늘어날 듯”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판결에 재계 충격…“노동비 38조원 늘어날 듯”

    기아자동차가 31일 열린 통상임금 소송 1심 재판에서 노조에 패하자 재계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기아차에 4223억원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기아차가 이번 통상임금으로 부담할 비용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각 사업장에서 노조나 근로자들의 비슷한 통상임금 소송이 잇따를 수 있고, 그에 따른 전체 노동비용 증가 규모는 적게는 20조원, 많게는 38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13년 3월 내놓은 ‘통상임금 산정 범위 확대 시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기업이 부담할 추가 비용 규모는 최대 38조 550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과거 3년간 임금 소급분 24조 8000억원, 통상임금과 연동해 늘어나는 각종 수당(초과근로 수당 등)과 간접노동비용(퇴직금 등) 증가분 1년치 8조 8000억여원, 퇴직급여 충당금 증가분 4조 8800억여원을 합한 것이다. 소급분(24조 8000억원)과 퇴직급여 충당금 증가분(4조 8846억원)을 빼고도, 정기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한해 8조 8000억원의 비용이 더 든다는 뜻이다. 이 1년치 증가분을 구체적으로 보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초과근로 수당(5조 8849억원)이다. 이밖에 연차유급휴가수당(9982억원), 변동상여금(7585억원), 퇴직금(5997억원), 사회보험료(6190억원) 등도 통상임금 확대와 연동해 뛰게 된다. 비슷한 시점인 2013년 5월 한국노동연구원도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기업의 노동비용 증가액(과거 3년+향후 1년)을 최소 14조 6000억원에서 최대 21조 9000억원으로 계산했다. 통상임금에 고정상여금뿐 아니라 기타수당이 모두 포함되면 약 22조원, 고정상여금만 인정되면 약 15조원을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7월 ‘통상임금 갈등의 사회적 비용’ 토론회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예상되는 과거 3년간 노동비용 증가분을 10조 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정기상여뿐 아니라 기타수당까지 추가되면 증가분은 15조 8000억원까지 늘어난다. 이와 별개로 향후 1년간 추가될 노동비용은 6조 1000억원으로, 과거 3년 소급분(15조 8000억원)과 당해년도 1년치 증가분(6조 1000억원)까지 4년치 노동비용 증가 규모를 22조원 정도로 본 것이다. 다만 박 교수는 ‘신의칙’에 따라 과거 3년 소급분 가운데 절반 정도는 실제로 청구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노동소득분배율이 1.3%p 높아지면, 반대로 연 경제성장률은 0.13%p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2016년 이후 5년간 경제성장률 예상 값을 근거로 추산된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감소 규모는 32조 6000억원에 이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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