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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외채 4백80억불ㆍ무역적자 32억불/수치로 본 모스크바경제

    ◎물가 7.5% 상승,재정적자 2천1백억불/올해 예산 8천5백억불로 한국의 18배 소련의 대외무역구조는 최근들어 국제수지의 적자폭이 확대되고 외채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기획원이 4일 배포한 「소련의 경제동향 및 한소경협현황」자료에 따르면 소련의 89년 무역수지는 32억달러의 적자를 보였고 외채는 4백8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대외무역◁ 89년의 대외무역규모는 2천2백14억달러(소련측 발표자료기준)로 수출 1천91억달러,수입 1천1백2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따라 무역수지는 87년 1백16억달러,88년 34억달러의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32억달러의 적자로 반전했다. 그러나 서방측 추계로는 적자폭이 65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중 대사회주의국가와의 교역량은 1천3백60억달러(수출 6백75억달러,수입 6백94억달러)로 전체교역의 61.8%를 차지했다. 대자본주의국가 교역액은 8백45억달러(수출 4백16억달러,수입 4백29억달러)이다.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하게된 이유는 소련의 경제사정악화로 동구 및 개도국에 대한 원유ㆍ소비재 수출이 감소한 반면 소비재공급부족 해소를 위해 서방제국으로부터 소비재를 긴급 수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채◁ 89년말 현재 총외채규모는 4백80억달러,순외채는 3백44억달러로서 소련의 서방은행 예치액 1백40억달러와 지금보유액 3백억달러를 감안하면 아직 위험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85년 20%에서 최근에는 23%까지 올라가 위험수위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89년에 소련이 발표한 3차례의 외채통계가 모두 달라 외채관리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투자◁ 89년말 현재 외국인투자가 1천2백74건이 등록되어 전년대비 1천83건이나 증가했다. 총투자규모는 49억6천만달러로 1건당 평균투자액은 4백만달러이며 그중 외국인투자규모는 22억4천만달러에 불과하다. 특히 90년 4월현재 가동중인 합작사업은 80건에 불과해 외국인투자의 실제 내용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89년 10월 기준으로 전체등록 건수의 58%가 자본금 1백60만달러 미만의 소규모 투자이며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가◁ 89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상당한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다. 소련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생산을 기피하고 있는 저가품목의 생산명령제,조합형태 사기업에 대한 가격통제제를 도입했다. 90년 2월말현재 국민총소득은 전년동기에 비해 1% 감소했으나 임금은 15.5% 올랐고 소비도 1.2배가 증가해 물가불안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재정적자◁ 소련 역시 미국처럼 극심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88년 2천1백억달러였던 재정적자규모가 89년에는 1천5백억달러정도로 축소됐으나 아직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소련의 90년도 예산규모는 8천5백65억달러로서 우리나라의 18배에 해당한다. 재정적자폭은 85년에 비해 5배로 증가했으며 그 원인은 원유 및 가스의 국제가격 하락,금주캠페인에 따른 주세수입 감소등에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 글라이스틴,「노­고르비회담」진단

    ◎“소,유럽재편 맞춰 「아시아신질서」모색”/북한,과격행동 가능성… 신중대처 필요/평양측,모스크바에 「북경카드」쓸지도 월리엄 글라이스틴 전주한미대사는 1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한소관계 정상화를 모색하는 것은 유럽의 질서가 새롭게 형성돼 가는데 따라 아시아에 대한 소련의 원대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글라이스틴 전대사는 이날 본통신과의 회견에서 유럽의 재편이 통일독일의 위상 때문에 아직 완결되지 않고 있고 경제문제 등 소련의 국내문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지만 고르바초프가 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대중국관계 개선에 이어 대일본관계 개선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로서 소련의 대아시아정책구상을 착실하게 실천해감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라이스틴 전대사와의 회견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르바초프의 대아시아정책은.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 한국과 수교하며 일본과의 관계를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아시아에서 군축을 실현하고 일본 및 한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 일본과의 관계개선 전망은. ▲고르바초프가 내년에 일본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 일본을 방문하면 일소간의 관계개선에 주요장애가 되고 있는 북방4개도서 문제에 대해 얼마간 양보함으로써 관계개선을 모색할 것이다. ­이번 한소정상회담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역사적인 일로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한소정상회담 개최가 북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극도로 불쾌해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단기적으로 좌절감을 맛보면서 과격한 행동을 취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변화에 대한 압력을 더욱 받게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이 북한에 대해 취해야 할 자세는. ▲북한이 좌절과 분노에서 어떠한 행동을 취할지 모르기 때문에 한국은 북한측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이번에 노대통령과정상회담을 갖고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동기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소련의 경제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소정상회담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소관계가 너무 급속하게 진전되는 것을 보면서 놀라고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소련의 대한접근책에 대한 대책으로 중국을 이용하려 들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중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정치ㆍ안보측면에서 어느 정도 중국과의 협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중국에 밀착해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진전에 제동을 걸려고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좋아지게 될 것이다. ­한소정상회담 후의 미ㆍ북한관계 전망은. ▲대북한 관계개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북한이 지난주 미군유해를 송환함으로써 미국에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미ㆍ북한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핵안전협정 가입등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북한측이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다.
  • 한ㆍ소 교역 본격화 시점서 본 「고르비경제」

    ◎“헐벗은 강국”… 생필품난에 사재기 극성/생활개선 제자리… 우유ㆍ설탕값 폭등/부실국영기업 정리땐 실업자 1천만 예상/세수격감… 외채도 5년새 갑절 늘어 소련경제의 현주소는 어디에 와 있는가. 고르바초프가 집권한 지 5년째를 맞은 지금 소련경제는 나아진 것인가,더 나빠지고 있는가. 고르바초프가 집권 초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개혁ㆍ개방정책은 그동안 동유럽의 변화와 군축 등 동서 데탕트의 새시대를 가져왔고 아시아쪽에서도 한소수교라는 새 장을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ㆍ내외 정치면에서의 눈부신 업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사정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소련경제는 현재 처한 어려움보다도 앞으로 수년내 나아질 전망이 없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소련경제의 심각성은 역설적이지만 종합적인 경제개혁안이 발표된 지난달 24일 이후 지금까지의 며칠 사이에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리슈코프 총리가 발표한 이 경제개혁안은 소비재 물자의 가격자유화,국가기업의 사유화 및 화폐금융제도의 개선을 골자로 하는 시장경제체제로의 단계적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가격자유화조치이다. 개혁안은 전체소비재중 60%는 종전대로 국가에서 가격을 정하고 25%는 국가지도하에 자율화,나머지 15%는 완전자유화한다고 되어 있다. ○수년내 회생 어려워 시행시기도 오는 7월1일부터 빵값만 자유화하고 내년 1월부터 육류ㆍ우유ㆍ설탕 등의 생필품순으로 단계적인 가격자유화를 실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개혁안이 발표되자마자 소련전역에서 물가폭등을 우려한 사재기 소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물가인상에 항의,광부들이 총파업을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우크라이나공화국은 공식적으로 개혁안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빵값은 3배이상으로 뛰었고 육류ㆍ설탕 등은 가격자유화가 시행되기도 전에 3∼4배씩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다. 가장 심각한 분야는 역시 소비재의 부족현상이다. 고르바초프의 경제수석보좌관인 아벨 아간베기얀은 소비재ㆍ서비스부문에서 수급균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향후 수년간 이 분야에 매년 7백억루블어치의 물품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주장한다. 돈이 있어도 살 물건이 없어서 수입의 상당부문이 대기성 「강제저축」형태로 떠돌고 있고 그로인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 저하 또한 심각하다. 지난 한햇동안 석탄은 6.4%,석유는 4%씩 생산이 감소됐다. ○빵값 4배까지 뛰어 미 CIA의 최근 한 보고서는 소련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미국민의 32%정도라고 밝히고 있으나 소련자체보고서중에는 20%라고 밝힌 것도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1988년 현재 소련내 빈곤계층이 8천만명으로 인구의 30%에 육박한다고 밝힌바 있다. 86년보다 6%가 증가한 수치이다. 크렘린당국은 이번 경제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실질임금의 저하에 대한 보상책으로 저임노동자들의 임금을 평균 15%인상키로 하고 그 재원으로 1천3백50억루블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실국가기업의 정리 등에 따르는 실업자수는 2∼3년내 1천만명선으로 예상집계돼 엄청난 사회불안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업에 대한 국가보조금이 사실상 줄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기업허용등으로 세수원이 줄어 재정적자 또한 심각하다. 지난해 재정적자는약 1천억루블로 GNP의 11%에 해당된다. 외채도 고르바초프집권 당시 2백90억달러이던 것이 지난해 4백70억달러로 거의 두배로 늘어났다. ○근로자 사기도 저하 현재의 경제난을 벗어나기 위해 가장 기대를 거는 쪽은 서방으로부터 생필품 원조와 자본ㆍ기술 등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외적으로는 IMF(국제통화기금)ㆍ세계은행 등에 가입을 추진하는 한편 세제 및 은행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0년안에 루블화의 태환화를 이룬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소련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는 역시 군수산업등 중공업 위주의 투자구조가 아직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리슈코프 총리는 군수산업쪽의 자원을 민수로 전환시키는데 개혁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입장이다. 소련은 오는 95년까지 군수산업시설의 60%를 민간소비재를 생산하는 민간산업으로 대폭 전환시킬 계획이다. 고르바초프의 경제팀에서는 지금의 경제개혁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시기를 90년대 중반쯤으로 잡고 있다. 그 기간동안 인플레ㆍ실업 등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단계적인 시장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 가입 추진 많은 경제학자들은 소련경제가 현재의 난국을 벗어나는 길은 역시 지금의 경제개혁을 계속,하루바삐 국제경제체제로의 이행을 이룩하는 길 밖에 없다는데 견해가 일치한다. 그러나 현재 소련 소비자들이 과연 앞으로 몇년의 과도기를 참아내줄 것이냐가 문제이다. 더구나 일부 급진개혁세력들은 지금의 개혁조치가 미흡하다며 더 과감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소련당국은 최근의 사재기 소동이 있은 뒤,앞으로 대규모로 생길 실업자 대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내놓은 개혁안보다 더 급진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국민들이 물가상승ㆍ실업ㆍ부의 불균형 등 개혁의 부수효과들을 좀처럼 수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지금의 개혁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사정을 호전시키지도 못한채 정부의 신뢰만 떨어뜨릴 가능성마저 있다. 개혁의 실질효과를 국민들이 직접 느끼게 되기까지 중간과정은 역시 정치력으로 이끌어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과도기중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는 것이다.
  • 세계지도자초청 「새시대의 도전」 대토론 내용

    ◎“통독은 한반도통일에 큰영향 미칠 것”/한국과 독일분단 「상호교류」측면서 큰 차이/경제개혁 실패한 고르바초프… 서방 자원엔 한계/한­일은 갈등극복,동ㆍ서구 변화에 대처해야 「새 시대의 도전­동아시아정세와 관련하여」를 주제로 한 세계지도자초청 대토론회가 23일 서울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총리,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대통령,후쿠다 다케오(복전규부)전 일본총리,신현확 전 총리 등 4명의 전직국가수반들은 한승주교수(고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소련과 동구의 개혁,미소관계 및 군축문제,아시아ㆍ태평양협력체제 구성문제,아시아와 한국의 역할 등 국제정세 전반에 걸쳐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독일통일이 한국통일의 교훈이 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독일통일이 남북한관계개선에 미칠 영향과 남북통일을 위한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토론내용을 요약해본다. ▲한승주교수(사회)=세계 정세가 최근 급변하고 있고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등장이후 소련과 동구의 개혁도 본격화되고있다. 소련의 당면과제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견해는. ▲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총리=소련은 글라스노스트(개방)와 언론의 자유면에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경제적인 페레스트로이카(개혁)에서는 실패했다. 현재 소련의 경제상태는 브레즈네프시대보다 오히려 악화돼 있다. 고르바초프는 용기가 있는 뛰어난 정치인이지만 경제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개방정책은 성공적 고르바초프는 이밖에도 소연방을 하나로 유지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고르바초프 앞에는 당내 보수ㆍ개혁파간의 권력투쟁,개혁에 대한 관료층의 저항,군비축소 등에 따른 군의 반발 등이 해결과제로 놓여 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련내의 지원뿐 아니라 주변국가들의 원조가 필요하다. ▲사회=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이처럼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서방세계는 고르바초프의 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는가.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대통령=서구는 고르바초프의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고르바초프의 정책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성공되는 것이 매우 바람직스럽다. 그렇지만 서구의 지원에도 한계가 있을뿐 아니라 서구의 힘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소련 내부의 경제 사회문제가 고르바초프 정책의 성공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사회=소련의 개혁정책 및 문제점들과 관련해서 일본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으며 내년쯤으로 예상되고 있는 고르바초프의 방일이 일ㆍ소관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리라고 보는가. ▲후쿠다 다케오(복전규부)전 일본총리=고르바초프가 개혁을 성공시킬수 있느냐에 따라 그의 장래가 결정될 것이다. 일본과 소련과의 관계는 서구ㆍ소련과의 관계와는 다를 것이다. 양국간에는 북방도서 반환문제 등이 놓여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풀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소련정부가 발트3국에 대해 강경정책을 취하고 있듯이 북방도서 문제도 이와 비슷한 선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사회=일소관계와는 대조적으로 한소관계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것은 소련의 정책 및 체제의 변화와 함께한국이 북방정책을 표방한 결과일 것이다. 현재 한소관계는 어떠하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견해는. ▲신현호 전 국무총리=그동안 한국은 정부수립이래 같은 유라시아에 있는 소련을 단지 「위협」의 의미로만 여겨왔으며 미국과의 관계만 유지해 왔다. 그런데 그동안 역사적인 조건이 누적된 것도 있지만 고르바초프가 등장한후 과감한 정책변경과 민주화ㆍ자유화 노선으로 한국에는 닫혀 있던 지평선이 완전히 열리게 되었다. 북방정책이 시기적절하게 주효하여 한국은 동구 대부분의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소련과도 가까운 시일내에 국교를 수립할 전망이다. 한국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련 및 동구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려움을 극복,신사고가 성공하기를 다른 나라들보다 더 바라고 있다. ○군사력 중요성 감소 ▲사회=통독은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안이지만 분단국인 한국국민들은 더욱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통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주변 유럽국가들이 독일통일을 보는 입장은 어떤가. ▲지스카르 데스탱=유럽의회에서는 정기적으로 통독에 대한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 통독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것으로 91년까지는 이루어질 것으로 보며 7월2일 시작되는 경제금융통합이 잘되느냐에 따라 통독의 전망이 밝혀질 것이다. 지난해 10월 헬무트 콜서독총리가 장기적인 것으로 통독의 10개항을 발표한 것과는 달리 통독은 훨씬 신속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물론 동서독인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도 있지만 통독을 도와주는 주위의 요소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독이 쉬운것만은 아니다. 서독정부는 생산성이 떨어져 있는 동독기업들의 육성과 동독인들의 생활수준향상을 위해 수천억달러의 예산을 마련하는 일을 감수해야 한다. 한편 통독에 호의적인 유럽인들의 수가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유럽은 20여년전부터 영국ㆍ서독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 4개국의 중요성이 비슷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었다. 그런데 독일이 통일될 경우 인구도 늘어나게 될 뿐아니라 GDP(국내총생산)가 40%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하나의 유럽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쨌든 독일의 통일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사회=독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신속히 통일을 하게 되었는가. ▲헬무트 슈미트=한국과 독일의 분단은 차이가 더 많다. 서독은 항상 밀접한 관계를 지속해왔으며 서독정부는 동독정부로부터 교통,왕래허용 등 적지않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했다. 나는 호네커 전 동독국가평의회의장과 공식적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신을 자주 교환했으며 유선으로도 통화할 수 있었다. 콜총리와 호네커는 상호 방문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서로의 노력으로 쉽게 관계가 개선될 수 있었다. 이것은 한반도가 분단이후 남북이 접촉을 거의 하지않은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독은 지난 60년대말 브란트 전총리가 주창한 동방정책의 일환으로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구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도 노력했으며 프랑스와의 협력을 위해서도 힘으로 기울였다. 90년대는 군사력보다는 경제ㆍ재정적인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사회=강대국뿐아니라 주변국가들이 통독을 경이적으로 보고 있다. 독일은 2차대전으로 피해를 본 국가들에게 그동안 어떻게 했는가. ○한국,저자세 바꿔야 ▲헬무트 슈미트=동독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서독은 비록 충분하지는 않지만 많은 배상을 했다. 프랑스와 협력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드골 전 프랑스대통령은 독ㆍ불관계증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서독은 유태인학살로 피해를 당한 이스라엘에 배상금을 지급하고 방문단을 파견하기도 했으며 폴란드 헝가리 등에도 재정지원을 했다. 서독정부는 이들 국가들에 수백억달러를 배상했으며 동구국가들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왔다. 소련은 서독의 이러한 움직임에 의심스런 태도를 보여왔다. 서독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잔류 등이 더욱 소련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이다. ▲사회=독일과 일본은 주변국가들과의 관계가 상이한것 같은데 24일 시작하는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맞아 어떻게 생각하는지. ▲후쿠다 다케오=한­일 양국은 문제가 있을수도 있지만 이를 극복함으로써 언젠가 닥칠지도 모르는 동ㆍ서구의 움직임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며 두나라는 가장 가까운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대통령의 방일을 일본은 환영하며 한일양국관계가 돈독해지고 좀더 전진적인 관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말뿐이 아닌 명실상부한 이해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양국은 협력을 통해 아시아와 세계에 영향을 미칠수 있어야 한다. 일본은 한국에서 바라는 것을 해왔으며 계속 노력해 왔다. 남북한이 현실을 직시한다면 미래에는 실수가 없도록 현명히 대처해야하고 일본은 미래의 우호적인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구ㆍ환경 주요이슈로 ▲헬무트 슈미트=30년전 한국을 방문했었는데 그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발전했다. 한국은 경제적인 성공을 이루었으므로 너무 저자세를 취할 필요는 없다. 자세를 바꿔야 하며 이것은 대소ㆍ중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상대방이 거절하겠지만 주변국들은 한국의 신뢰를 얻어야 할때라고 생각하며 처음부터 성공을바라서는 안된다. 한국은 이제 중간급 호랑이로 성장했으며 한­일은 동아시아의 유대를 위해 고립되어서는 안된다. ▲사회=앞으로 10년 남은 21세기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지스카르 데스탱=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정권은 존립할 수 없으며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국가는 타국의 주의력을 이끌게 될 것이다. 2000년 이후에는 인구와 환경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경제산업발전이 있었지만 환경은 이로 인해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군사력 대립은 줄어들게 될 것이지만 우발적인 사고가 야기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지적인 면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며 지역문제는 그 지역기구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통일「예멘공화국」출범/살레 초대대통령취임… 5인평의회 구성

    ◎“국방비가 경제피폐 주인”인식… 이념벽 넘어/81년 협정체결,동서화해무드 타고 급진전 아라비아남단에 위치한 중동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예멘이 꾸준한 노력끝에 마침내 22일 통일을 선언,단일국가인 예멘공화국(Republic of Yemen)을 수립했다. 통일예멘의 통치기구는 지난 4월 22일 양국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헌법초안에 따라 앞으로 30개월의 과도기간동안에는 인구비례에 의해 북예멘 3명,남예멘 2명으로 구성된 5인대통령회의가 구성돼 합의제로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과도기간이 지나면 선거를 통해 행정부수뇌와 입법부를 구성한다. 입법권은 북예멘 국가자문평의회 의원 1백59명과 남예멘 인민의회의원 1백11명에다 대통령회의가 주로 야당인사로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명직 31명의 의원을 합한 3백1명 정원의 통일의회가 행사한다. 대통령회의는 양국간 사전 합의에 따라 알리 압둘라 살레 현북예멘대통령을 통일예멘의 새대통령으로,남예멘 집권 사회당 사무총장 알리살렘 알바이드를 부통령으로 선출했으며 하이데르 아부 바크르 알아타스 현남예멘대통령이 총리에 임명됐다. 헌법초안은 21일과 22일 양국의회에서 통과됐으며 오는 11월 30일 국민투표로 확정되게 된다. 친서방 자본주의 회교국가인 북예멘과 친소 사회주의 세속국가인 남예멘이 급속하게 통일을 이루게 된것은 통일을 향한 꾸준한 노력과 동서화해무드에 크게 힘입은 것이다. 예멘은 15세기이래 오스만 터키의 지배하에 있었다. 1918년 제1차세계대전 이후 승전국 영국이 패전국 오스만터키로부터 이 지역을 분리시키면서 북예멘만 독립시키고 남예멘은 「남아라비아연방」에 편입,계속 지배해 왔다. 남예멘지역은 마르크스주의자가 중심이 돼 67년 독립했다. 외세에 의해 강제로 분단된지 50년만에 남예멘이 독립하자 곧 통일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양국은 같은 민족,같은 언어,같은 종교(수니파 이슬람교)를 갖고 있었지만 이데올로기 차이는 현격했다. 동서대결무드가 고조됐던 79년에는 국경분쟁으로 전쟁도 치렀다. 그러나 이 전쟁도 양국민의 드높은 통일열망으로 한달만에 휴전에 이르렀고 81년에는 통일을 목표로 한 아덴협정이 체결돼 양국통합의 기본원칙이 천명되기에 이르렀다. 81년 11월 북예멘 살레대통령이 남예멘을 방문,통일노력을 본격화시켰고 83년 예멘최고평의회가 구성돼 통일방안을 구체화시켰다. 86년 남예멘에서는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려는 강경파가 쿠데타를 일으켜 득세하기도 했으나 고르바초프등장이후 새로운 평화공존시대가 열리면서 다시 통일노력이 기울여졌다. 당초 오는 11월 30일로 예정된 통일이 5월 26일로,또 다시 22일로 6개월이나 앞당겨진 것은 외세의 개입,북예멘 북부지역의 시아파 원리주의자와 남예멘 극좌파의 반통일움직임을 조속히 배격해야 한다는 양국지도자들의 공통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도 양국의 정치ㆍ경제사정도 통일을 촉진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북예멘은 독립후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뀌고 쿠데타도 빈발해 왔다. 아직도 북예멘 사회는 부족중심적이며 중앙정부의 행정이 지방에서 잘 집행되지 않고 있다. 1인당 GNP도 6백50달러,총 GNP57억달러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국방비가 5억3천만달러나 이르는 등 경제사정도어렵다. 남예멘도 86년 내전을 겪는 등 정정이 불안하며 총 GNP 10억달러,1인당 GNP 4백30달러에 국방비는 2억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어 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한 형편이다. 더욱이 양국 국경지역에서 84년부터 발굴되기 시작한 유전의 공동탐사필요성과 공동탐사경험도 통일에 일조했다. 시바여왕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예멘땅에 통일이 옛날의 영화를 한꺼번에 가져다주지는 않겠지만 양국은 이미 양국국민의 자유왕래를 보장하고 있고 20일 군통합도 완료한 터라 통일에 큰 어려움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독통일과 함께 남북예멘의 통일은 동서화해시대를 확인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 “상승이냐 하락이냐”… 5월 주가진단

    ◎증시 신뢰감 회복되면 “침체 탈피”/“실명제 유보­성장우선등 내릴 이유 없다”/돈줄 환류정책 펴면 대세전환 가능성도 5월이 와도 증시는 마냥 얼음판 그대로일까. 아니면 증시침체 13개월째였던 4월과 함께 주가하락의 대세가 사라지는 건 아닐까. 4월의 마지막장인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침체기를 통틀어 맨 밑바닥에 닿았다. 5월 첫날인 다음날 장에서 주가는 침체기직전의 3년활황 어느 순간보다도 드높은 상승률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증시침체는 올들어 4개월 사이에 한층 심화되고 그 기조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작년 침체기에 해당되는 9개월 동안의 종합지수를 살펴보면 8백대보다는 9백대가 훨씬 눈에 많이 띈다. 증기침체의 대세는 변동하지 않았지만 해가 바뀌면서 그 양상이 일변했다. 주저하는 기색이 없지 않았던 침체지속 국면이 외곬로 치닫기만 한 것이다. 올해의 연중 최고지수 9백28은 연초(1월4일)에 작성된뒤 그후 한번도 엇비슷하게나마 도전받은 적이 전무했던 반면,최저지수는 15번의 경신행진을 벌이며 6백88.66에다달은 4월30일까지 계속되어왔다. 금년의 연간 지수등락폭은 연초지수와 최근지수와의 차이기도 한데 무려 2백40.16포인트(하락률 25,8%)로 작년 침체기 수준을 크게 능가한다. 침체기 시발점인 증시최고점에서 증시사상 최대폭하락과 함께 기록된 4월30일의 지수까지 3백19포인트(하락률 31.6%)가 13개월동안 빠져나간 것이다. 그리고 침체의 기간에서는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올해 하락률이 더 깊다는 사실이 주가하락의 대세를 뚜렷이 지적해주고 있다. 또 지난해와는 달리 올들어서는 최저지수 경신후 뒤따르는 반등국면지수가 한번의 예외도 없이 계속 낮아져 하락일변도 추세에 이론을 달수없게 했다. 지난해의 최저지수는 올 2월말 하향돌파되었지만 주가하락은 지수 8백이 붕괴된 4월14일 이후들어 거의 광적이 되다시피했다. 30일까지의 14일장 동안 3번 반등국면을 기록하며 일거에 1백15포인트가 내리고 말았다. 반등국면은 더 큰 하락을 초래하는 구실만 줬을 뿐인데 5월1일의 급등세는 주가움직임을 단순하게 보았을 때 이같은 반등국면의 4번째에 해당된다. 82년이후 최고상승률로 치솟은 5월1일의 오름세는 폭락을 부르러 나선 4번째 하인인가,아니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세전환의 전령인가. 침체의 골을 깊게 판 올해의 주가하락 추세는 경제적 실제상황보다는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기인되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증시를 침체로 몰고간 구조적 요인들인 주식과잉공급및 실물경지 부진이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거나 회복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의 주가하락을 이같은 요인의 상존으로만 푸는 것은 부족하다. 오히려 숱한 면에서 올해의 증시주변 여건은 지난해보다 개선되었으면 되었지 악화됐다고 볼수 없다. 지난해보다도 일목요연한 주가하락 대세는 보다 나아진 여건에서 나왔다는 「괴상한」성격을 갖고 있다. 증시자금을 이탈시킨 금융실명제 실시방침도 전면 유보되었었다. 그런데도 주가는 내렸다. 경제각료들이 개혁주의자에서 성장우선 성향으로 교체되었고 보수지향의 투자자 일방에게 유리하게 정국도 여대야소로 뒤바꿔졌다. 투자자들이 요구하던 증권주신용허용도 이뤄졌고대용증권대납 비율도 변경됐으며 증권사 공동출자의 증시안정기금도 조성된다고 발표됐다. 하지만 이처럼 좋으라고 마련한 방침이 공표되기만하면 주식시세는 도리어 나빠지기만 해왔다. 투자자들이 일견 「청개구리」식으로 반응하게 된 것은 이같은 조치나 상황변화들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증시기저를 다시 튼튼하게 하는데도 별무소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증시기저의 복원은 증시를 떠나 산지사방으로 새나가버린 자금의 재유입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것이고 당국이 원칙적인 조치로 자금환류의 길목을 만들든가 아니면 직접 돈을 대라는 요구이다. 정부의 태도는 돈줄을 대는 일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인데 전체 경제사정을 따져 이를 이해하는 투자자가 대다수라고 볼수 있다. 투자자가 주가하락으로 정부의 다른 조치들에 불만을 표출해온 것은 그같은 조치들이 실속없는 면책ㆍ면피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4월30일 정부는 침체증시회복에 대한 각종 조치성안에 들어 갔고 다음달 주가급등이 이뤄졌다. 올 주가동향과는 이질적인 것으로 모처럼 쌍방이 정방향에서 만난 셈이다. 당국의 자세가 그전과 다르며 그것을 투자자들이 5월1일처럼 계속 인정하게 된다면 증시의 「돈」을 어디서 대든 대세전환은 가능할 것이다.
  • 한국경제­성장론과 후퇴론/유장희 대외경제정책연 부원장(서울시론)

    ◎“위기극복”공감대조성 서둘러야 우리경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최근에 나타난 증후군을 보면 가위 위기라는 말이 나올만도 하다. 86년부터 88년까지 12%를 넘는 성장률을 보이던 경제가 작년엔 6%를 겨우 넘어선 성장밖엔 달성치 못했다. 86년부터 작년말까지 3백40억달러를 넘는 국제수지 흑자를 보이던 경제가 금년들어 1월에서 3월까지 19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일 정도로 부진해 있다. 공업부문의 체질개선노력은 아직도 미미하다. 특히 제조업부문에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실감하면서도 실제로 신기술개발과 생산성향상을 위한 노력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고 반면에 금융게임이나 부동산투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성장둔화ㆍ물가고 겹쳐 수출이 안되고 투자가 부진한데 반해 소비지출은 날로 높아만 가고 있다. 그것이 국산품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라면 내수경기를 기대해 볼만도 하겠으나 소비지출 증가분의 큰 부분이 해외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것이라니 문제는 심각하다 아니할 수 없다. 성장둔화에 겹쳐서 이제는 물가문제까지 어려워졌다. 금년들어 4월말까지 소비자물가는 4.7% 상승할 것으로 나타나 있고,이대로 가다가는 금년도 인플레가 두자리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물가급등의 원인이 최근의 임금상승과 농산물수매가 인상,그리고 부동산 가격 상승과 그로인한 전ㆍ월세값 급등때문이라고 보도되고 있으나 시중언론의 논조를 보면 이는 보다 더 구조적인데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87∼88년으로 이어진 선거열풍,올림픽특수,무역수지 흑자로 인한 유동성확대,증시부양을 위한 자금방출,그리고 부동산정책의 실패로 인한 중산층 이하의 저축포기등등 때문에 이나라는 지금 구조적 「초과수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불난집에 부채질한다고 최근 외국의 언론들은 앞을 다투어 한국경제를 평가절하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지는 「지금 뒤뚱거리고 있는 한국경제가 과거의 활력을 회복하려해도 이를 받쳐주던 고환율과 저임금이 떠나버린 이상 새로운 도약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쓰고 있으며 프랑스의 르 몽드ㆍ르 피가로지 등도 비슷한 얘기를 분석기사에 싣고 있다. 일본의 주간지인 동양경제는 한국경제를 종이호랑이로 격하시키면서 신생개도국인 말레이시아ㆍ태국등에 추월당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외국서도 엇갈린 평가 작금의 국내 경제사정이나 국외의 언론평가를 보고 있느라면 우리 경제의 앞길이 막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실제로 도하 각신문의 사설이나 주요 주ㆍ월간지 논조를 보면 이 경제의 앞날에 별 희망이 없는 것처럼 일제히 비관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물론 비관론은 때때로 경제활성화에 좋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질병이 만연하기전에 때로는 예방책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운명론처럼 퍼져서 사회각층에 자기승하의 현상을 초래하는 촉매제 노릇을 한다면 이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여기서 우리경제를 장기적 안목에서 진단해 보는 일을 시작하고자 제의한다. 국내의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장래를 아주 밝게 보는 외국전문가들도 많다. 금융산업의 대한진출 가능성을 예의 분석하고 있는 뱅커스 트러스트의 브레이나드 부총재는 「아시아경제저널」의 최근호에서 한국경제의 다이내미즘은 아시아의 그 어느국가보다도 높고 전망이 밝다고 진단하고 있으며 영국의 증권전문가인 존 모렐씨(베어링회장)도 한국의 민주화과정과 국제화정책이 잘 조화되어 무리없는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본 노무라총합연구소의 덕전박미이사장은 일전에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세계경제의 흐름과 그안에서의 한국경제의 역할을 조감해 볼 때 전망은 극히 밝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주최한 OECD워크숍에서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전문가들이 한국경제는 지금 당분간의 구조조정 과정을 겪고 있을 뿐이지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그 성장의 역사나 체질및 잠재력으로 볼때 수년내에 선진국대열에 진입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우리의 OECD 가입까지를 넌지시 권유하고 있을 정도다. ○전국민에 희망 심어야 나라밖에서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예는 공산국가를 가보면 얼마든지 볼수 있다. 이번에 블라디보스토크 회의에서 만난 소IMEMO연구소의 한국경제전문가 페도로브스키박사는 우리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다양성에 큰 부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노사쟁의가 활발하고,성장론과 안정론이 팽팽하게 맞서있고,여야가 기탄없이 상대를 비판하는 사회가 어찌 생산력이 없겠느냐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러한 다양한 논의속에서 이른바 컨센서스를 찾아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금이 진정으로 구조 조정기라면 그 「조정」이 국민의 합의하에서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조치가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급선무가 민간부문에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다. 국민각자가 부지런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기업도 열심히 뛰면 이윤이 늘고 사업영역이 확대된다는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70년대 일본의 소득배가운동 그리고 80년대 미국의 자존심회복운동에 해당하는 범국민운동이,구호로써가 아니라 실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 불붙어야 할 것이다. 경기하강은 지난 30년 경제사에 있어서 이번말고도 다섯번이나 있었다. 그때마다 비관론과 위기란 어휘가 회자되었다. 그런데 용케도 이를 극복하면서 이날까지 살아왔으며 성장해 왔다. 그것은 정책의 초점이 다행스럽게도 우리국민의 근면함과 진취적인 천성에 잘 맞춰져 왔기 때문이다. 90년대에도 반드시 우리는 이를 재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통독행보에 가속 붙었다/동독연정 출범 계기로 본 이정표

    ◎새정부 최대과제 통일로 규정/시기ㆍ방법등 서독입장 거의수용/화폐 단일화 이견ㆍ경제격차등이 암초로 남아 자유총선에 의해 구성된 동독의 연립정부가 12일 정식출범함으로써 그동안 분위기조성 단계에 머물러있던 동서독의 통일작업이 본격화되게 됐다. 새 동독정부도 연정에 참여한 제정당간의 합의문서인 정부정책협정을 통해 통일협상의 기본지침을 발표함으로써 새 정부의 최대과제를 통일로 규정하고 있다. 동독정부는 통독의 기본원칙에 대해 우선 동독의 각주가 서독으로의 편입을 결정하면 자동적으로 통일이 가능하도록 해놓은 서독의 기본법 「제23조」에 따른 통독방식을 따르기로 하고 있다. 그동안 통일방식 문제를 싸고 기본법 「1백46조」에 의거 새로운 헌법제정을 통한 보다 신중한 입장을 지지해온 연정파트너 사민당과의 의견조정에 일단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통독의 전단계가 되는 경제 및 사회통합의 시한을 오는 7월1일로 못박음으로써 통일의 시기와 방법에 있어 서독의 입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인 셈이다. 헬무트 콜서독총리가 현재 제시하고 있는 통독의 기본일정표는 오는 5월말까지 양독이 통화통합에 관한 협상을 마무리 지은 다음 7월1일부터 이를 발효시키고 12월 서독총선을 통해 서독국민들의 최종의사를 확인,내년도에 통일독일의 초대총선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상 문제에 대해서도 동독정부는 잠정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잔류키로 결정함으로써 서독정부의 기본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현재 유럽안보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대체할 새 안보체제가 만들어질 때까지 일정 과도기간동안 나토 회원국으로 남아있되 바르샤바조약기구와도 비군사부문의 협력관계는 계속 유지한다고 되어있다. 군사문제와 관련한 동독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11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제의한 통일독일의 두 기구 동시가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물론 현재 당사자인 서독을 포함한 미국 등 서방측의 입장은 통독이 사실상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되는 방식을 취하는 이상 군사적으로도 당연히 나토로 편입돼야 한다는 것이어서 동독 및 소련측 입장과는 조정의 여지가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군사적 위상문제는 앞으로 동서독과 전승4개국간의 「2+4회담」을 통해 정리돼 나갈 문제이다. 그리고 현재 헝가리ㆍ체코등지에 주둔하고 있는 소련군의 철수협상이 진행되는 등 바르샤바기구의 군사동맹으로서의 성격이 상당부분 약화되고 있다. 사실상 유럽대륙에서 과거의 군사대결구도 자체가 무너지는 마당에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상문제가 큰 난제로 등장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한때 콜 서독총리의 애매한 입장표명으로 폴란드 등 주변국으로부터 우려의 대상이 됐던 독일ㆍ폴란드 국경문제도 「2+4회담」에서 국경문제 논의때 폴란드의 참석을 받아들였고 동서독 정부 공히 현재 국경인 오데르ㆍ나이세선을 인정하겠다는 다짐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세부적인 문제로 들어가 보면 앞으로 통일독일이 거쳐지나가야 할 어려움은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우선 통화통합시 양독 화폐간의 교환비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서독내부에서도 의견통일이 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서독중앙은행은 동독국민 1인당 2천 마르크까지만 1대1교환을 하고 나머지는 2대1로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독 정부는 1인당 3만 마르크까지 1대1교환을 요구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다 큰문제는 동서독의 경제사정이 너무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경제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동독경제의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이 전제가 돼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져 양독경제가 등가관계로 발전하려면 최소한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 과정에서 동독측이 겪게될 기업 도산,실업문제,정부보조금 철폐페에 따른 인플레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문제이다. 서독정부가 여기서 파생되는 부담을 어떻게 질 것이냐도 문제가 된다. 현재 동독의 사회보장수준을 서독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서독정부가 지원해야될 경비는 연간 3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통일작업이 오는 92년을 목표로 추진중인 EC(유럽공동체)통합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통일독일의 EC가입을 적극 바라는 건 오히려 동독측이다. 이는 뒤집어 보면 앞으로 EC측이 동독경제를 위해 질 부담이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독정부는 동독흡수에 따르는 부담의 80%정도를 자신이 부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타 EC회원국들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나 이런 여러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독전망은 밝은 게 사실이다. 통독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유럽」이라는 유럽인들의 오랜 꿈의 실현을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라는 게 동서독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시각이다. 이 주변정세가 동유럽의 변화와 함께 극히 통독에 긍정적으로 움직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동서독 양국민들의 적극적인 자세,금년 하반기중 타결될 것으로 보이는 빈 재래무기 감축협상,그리고 EC통합등 여러 요인들이 통독을 위한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고 있다.
  • 제조업 급격둔화… 고속성장 주춤/GNP 8년만의 최저성장 언저리

    ◎농ㆍ광업등 뒷걸음질,감속에 한몫/수입품재고 3배 증가… 투기성기업 전략 바꿔야/서비스ㆍ건설만 호황… 「6%선」유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적표를 보면 어두운 구석투성이다. 경제성장률이 수치상으로 지난 81년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고도성장의 양축이 돼왔던 수출과 제조업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는등 근래에 보기드문 「형편없는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소비성향으로 소비지출이 늘고 대신에 저축률이 떨어지는가 하면 기업의 기술개발과 시설투자가 부진해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경제가 침체의 나락으로 영원히 빠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일말의 우려감마저 자아내게 하고 있다. 그나마 건설업과 서비스업등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더 저조한 실적을 낼 수 밖에 없었을만큼 상황이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이 27일 잠정집계한 지난해 실질경제성장률은 6.7% 수치만 놓고 볼 때 지난81년 5.9%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주력업종인 제조업도 80년 마이너스 3.7%성장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이를 뒷받침해주고있다. 86년 이후 이른바 3저에 힘입어 연 12%이상의 고도성장률을 구가하던 것에 비교하면 6.7%는 상대적으로 저율성장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6.7%가 그야말로 형편없는 실적이냐에 대해서는 이론도 적지않다. 지난 86년이후 12%의 고도성장배경에 깔린 3저가 퇴조하고 고임금,고금리추세가 현실화된 마당에서 연 10%이상의 성장률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86년이후의 고도성장은 그나마 80년대 초부터 이루어진 전자ㆍ자동차등 제조업에 대한 기술투자가 밑바탕이 돼 3저의 훈풍을 타고 이례적인 성장을 기록한 것일뿐이며 12% 대성장이 계속될만큼 작금의 국내외경제환경이 호조건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제조업기술투자의 경우 80년대 자동차가 90년대에 들어서도 외양만 바뀌었을 뿐 기술개발이 제대로 안되고 있듯이 그동안 기술축적이 정체상태를 보여온데다 고임금과 원화절상의 여파속에서 그런대로 6.7%의 성장을 보였다는 것은 그렇게 형편없는 성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연12%로 고속질주하던 우리경제가 실속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국면진입을 앞두고 조정국면을 맞고 있는 것인지 속단하기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경제성장구조를 살펴보면 실한것 보다는 허한 곳이 눈에 많이 띄고 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수출경제를 주도하고 경제 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제조업성장률이 지난해 3.7%로 전년 13.4%에 비해 크게 둔화되고 80년 마이너스 0.7%성장이후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라앉은것 자체가 성장세 둔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조업의 이같은 성장 둔화는 지난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등 내수부문의 활황과 일반기계류 및 석유화학 제품업종의 신장세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것이어서 제조업체들의 성장잠재력이 얼마나 허약해졌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농림어업부문이 벼ㆍ야채 등의 생산감소로 전년 8%성장에서 마이너스 0.7%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나 광업이 대체에너지의 값하락에 따라 마이너스 6.7%로 성장이 침체된 것도 경제성장률 둔화에 한 몫을 거들었다. 건설경기의 활성화로 건설업의 투자만이 19.8% 증가하면서 내수경기를 주도,15.4%의 성장을 보인것이 6%대의 성장률을 지탱해준 버팀목이었다. 1인당 GNP가 4천9백68달러로 5천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있으나 이 부분도 실은 원화절상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1인당 GNP를 달러화 기준으로 따지기 때문에 실제성장이 아닌 달러화의 변동에 따라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 원화절상(연평균 8.79%)이 없었다고 가정할 경우 1인당 GNP는 4천5백66달러가 돼 원화절상으로 4백2달러가 부풀어난 셈이다. 설비투자면에서도 전년 13.0%에서 12.3% 증가로 크게 둔화되지는 않았지만 주로 노사분규에 따른 생산시설과 사무자동화와 관련된 기계설비투자에 이루어져 생산 설비투자와는 직결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품재고에 있어 농산물과 공산물의 재고가 전년에 이어 여전히 높은 재고율을 보인 가운데 소비확대에 따른 수입증가로 수입재고가 전년 9천6백52억원에서 3조2천4백4억원으로 무려 3.3배나 늘어났다. 이렇게 밝은 면보다 잿빛구석이 많았지만 지난해 경제사정에 비추어 볼때 외형성장6.7%의 의미는 과소평가될 수만은 없다. 3저의 물결속에 휩쓸려 호황만 누리다 기술개발이나 시설투자를 게을리하고 부동산과 유가증권투자등 재테크에 열중했던 많은 기업들에게 6.7%성장은 오히려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내수가 활황을 보이자 신상품개발보다는 외제승용차와 초대형냉장고등을 앞다퉈 들여와 팔아치우는 등의 투기성 기업전략을 버리고 국민경제차원에서 기술투자를 통한 가격경쟁력 회복에 힘써야 할 시점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적지않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고임추세등 달라진 경제여건에서 6.7%성장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현 경제 상황에서 고도성장을 계속하려면 임금을 줄여야 될 형편이나 임금구조가 상향조정된 마당에 기업이 기술축적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일본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급격히 절화되고 있어 동남아와 구주ㆍ미국등지에서 일본과 가격경쟁을 벌이는 국내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이의 극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아무튼 지난해 우리경제의 성장 내용을 보면 덤핑수출로 고도성장을 누리던 시대가 끝났음을 실감케 해준다.
  • “중태” 중남미 경제 현장 르포:하

    ◎“눈덩이 외채”… 세계경제의 「시한폭탄」/브라질·멕시코는 무려 1천억불 웃돌아/잇단 상환중지 선언… 세은·IMF “골머리”/인플레 악순환에 서민가계 주름… 외화도피 늘어 국고는 “빈 껍데기” 중남미국가를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공항에서 어김없이 겪는 낯선 경험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출국 공항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플레가 극심한 아르헨티나와 페루는 물론 요즘 경제사정이 나아져가는 멕시코도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만5천아우스트랄(5달러),멕시코는 7천페소(3달러)를 각각 1인당 공항세로 받고 있으며 남미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인 페루에서는 외국인들에게 미화 15달러를 의무적으로 물린다. 중남미에 첫발을 들여놓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혹시 동양인이라고 공항직원들로부터 횡포를 당하는 것이 아닌지』하는 생각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중남미국가 공항에서의 공항세는 대부분 관례화되어 있다. ○공항서도 세금받아 중남미국가의 정부들이 이처럼 공항에서까지 세금을 받는 것은 그만큼 국가 재정상태가 나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또 외채가 많은 이 지역 국가들이 해외여행자들로부터 세금을 걷어서라도 외환결손을 메워보려는 몸부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살인적인 인플레가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위기를 대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채는 이들 국가들의 발목을 쥐고 있는 대외적인 경제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중남미 외채는 「세계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중남미 국가들의 외채비중이 막대하고 심각하다는 얘기다. 최근 발간된 「비즈니스 라틴아메리카」에 수록된 지난 88년말 현재 중남미국가 외채현황에 따르면 ▲브라질이 1천1백87억달러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멕시코 1천4억달러 ▲아르헨티나 6백7억달러 ▲베네수엘라 3백74억달러 ▲칠레 1백94억달러 ▲페루 1백84억달러 ▲콜롬비아 1백75억달러 ▲에콰도르 1백3억달러 ▲볼리비아 57억달러 등의 순이다. 중남미국가들의 외채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지난 82년 8월 멕시코가 외채상환중지를 선언하고 부터다. 이후 87년에 브라질이 외채지불 유예선언을 했고 매년 라틴아메리카경제기구(SELA)에서는 외채상환 불능선언이 잇따라 중남미 외채 순위 3위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이자 지불이 아직까지도 중단되고 있다. 남미에서 손꼽는 빈곤국가인 페루의 경우 85년 7월 취임한 좌파의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외채를 총 수출액 10% 이내에서만 상환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 결과 처음 2년 동안은 기존의 외환보유고를 활용하고 자유로운 수입정책으로 국내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처럼 나타났다. ○차관제공마저 중단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페루를 차관공여 부적격국으로 선언,IMF에서 제명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세계은행(IBRD)도 페루에 차관제공을 중단했다. 이에 가르시아 대통령은 종래방침에서 선회,IMF에 신규차관제공을 요청하는 등 대외적인 유화제스처를 쓰고 있으나 국내경제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고 말았다. 달러화 가치의 동결이 수출을 위축시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났고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통화증발은 하이퍼인플레(초인플레)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남미국가들은 돌아보면 실제로 정부의 외환관리정책에 엄청난 구멍이 뚫린 것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 유입된 달러 등 외환을 일반국민이 신고하지 않고서는 함부로 소지할 수 없도록 엄격한 외환집중제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반상품을 파는 중남미국가들의 상점들은 대부분 달러화 거래를 병용한다. 페루의 수도 리마의 다운타운에서는 대낮인데도 암달러상들이 판을 친다. 「캄비오」(Cambio)라는 환전기관들이 많이 있는데도 환율을 훨씬 높게 쳐주기 때문에 암달러상들이 대낮에도 활개를 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진출해 있는 많은 외국인 업체들은 대체로 은행구좌를 아르헨티나가 아닌 미국이나 인근 우루과이은행에 갖고 있다. 살인적인 인플레와 가끔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예금인출을 동결시키는 등의 비상금융정책 실시에 이골이 난 외국업체들이 아예 아르헨티나 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구좌를 트고 거래하는 것이다. 환율변화는 중남미국가 정부의 외환 및 경제사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경제지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미화 1달러당 환율은 지난해 10월말 6백50아우스트랄이던 것이 12월말 1천9백,올해 2월말 5천1백50아우스트랄로 올랐으며 최대의 경제고비로 예상되고 있는 3월말에는 무려 1만2천아우스트랄까지 상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만% 평가절하도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봉급생활자들은 월급을 타면 먼저 일용품을 사고 나머지는 달러화로 바꾸는 것이 일과처럼 돼 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아우스트랄화의 평가절하율이 유례없이 1만1천6백82%로 나타난 통계결과는 인플레와 함께 외환사정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페루에서 통용되는 환율은 골치아플 정도로 복잡다기 하다. MUC(정부공시환율) 외에 은행간 거래환율과 자유시장환율 등 세 개의 환율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수입상들은 무척 애를 먹는다. 따라서 수입상품의 정부 공시가격은 낮고 실제 유통가격은 그보다 비싸다. 그 환차액을 중간에서 공무원들과 세관원들이 챙긴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중남미국가들의 외환사정을 악화시키는 또다른 주범으로는 해외 외화도피를 꼽는다. 아르헨티나의 지난해 수출은 90억달러에 이른 반면 수입은 45억달러였다. 무역수지상 4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 수출업자들은 엄청난 인플레 때문에 아예 수출대금을 달러로 빼돌려 국고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해외도피 외화규모가 4백50억달러 이상이나 된다는 비공식 통계에서 기형적인 아르헨티나 경제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다. 멕시코에서 지난 10년 동안 해외자본도피는 약 6백억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한햇동안만 해도 모두 1백20억달러의 외화가 국내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비공식 집계되고 있다. ○마이너스성장 지속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위기는 무엇보다도 경제의 종합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경제성장통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87년 6.9%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였던 페루는 88년 마이너스 8.5%의 성장으로 돌아선 이래 지난해 상반기에는 무려 마이너스 22%의 경제후퇴를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87년 2.0% 경제성장에서 88년에는 마이너스 3.1% 성장을 기록,지난해는 마이너스 4∼5%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86년 8.0%였던 경제성장률이 87년에는 2.9%로 뚝 떨어졌다. 중남미국가들은 막대한 외채 및 만성적인 재정적자 아래서 높은 인플레와 실업률,낮은 경제성장의 삼중고,사중고를 겪고 있으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수단의 결여로 「남미병」이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정부는 지난 4일 정년에 이른 사람은 물론 정년을 2년정도 남겨둔 공무원들을 강제 퇴임시키고 자리만 지키면서 하는 일 없이 월급이나 타가는 정부직제를 대폭 없애는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연간 20억달러의 세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의 경제난국은 쉽게 풀리기 어려운 것 같다.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 택시기사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봉급만 갖고는 생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겸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초·중·고교의 교사들은 대체로 월 30만아우스트랄(60달러) 정도의 월급을 받는데 이 돈으로는 먹고 살기가 여의치 않아 상당수가 생활고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경제난은 빈부겪차를 수반하며 특히 중남미식 대통령 단임제는 관료들의 부패를 조장하는 성향이 강한 것 같다. 단임 후 현 대통령이 물러난 뒤 새 대통령이 들어서면 많은 공무원들이 정치적인 인사에 휘말리기 때문에 재임기간 동안 뇌물을 받아 한 몫을 챙기는 중남미식 한탕주의가 공통적으로 서민가계를 더욱 주름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막강한 잠재력 지녀 그러나 중남미국가 전체를 통틀어 「희망없는 나라들」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판단이다. 중남미는 대부분 넓은 국토에 엄청난 자원,그리고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에서는 잘살던 시절의 사회간접자본투자 등 막강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남미국가들이 지금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단순한 물가상승 같은 경제요인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정정의 불안에서 파생되는 잦은 정책변경과 경험부족에서 오는 경제정책실험,막무가내식 선심복지행정이 초래한 재정적자의 증가 및 이를 해소하기 위한 무리한 통화증발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볼 때 정치지도력의 확립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시급한 것처럼 여겨진다. 멕시코가 지난 88년말 40대의 살리나스 대통령정부 출범 이래 미국유학파 출신인 젊은 경제각료들과 손잡고 「마킬라도라산업」 등 의욕적인 경제시책을 펴 높은 인플레 속에서도 지속적 경제성장기반을 다지고 있고 피노체트 정권의 뒤를 이어 최근 17년 만에 파트리치오 아일윈 민간정부를 출범시킨 칠레는 그 동안 외국인 투자환경을 적극 조성,남미국가 중에서는 드물게 착실한 경제성장과 인플레억제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나라가 중남미국가 중에서 그래도 경제상황이 호전되거나 모범적인 성장국가로 지목되고 있는 사실은 중남미국가들의 경제가 온통 파탄에 빠진 것만은 아니며 정치지도층 엘리트들의 뼈저린 각성과 국민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언젠가는 과거 아르헨티나가 이룩했던 것처럼 찬란한 경제를 다시금 회복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싶다.
  • “중태” 중남미경제 현장 르포:상

    ◎“살인적 인플레”…식량폭동도 유발/아르헨선 자고나면 올라 한해 5천%선/페루서도 심각…하루품삯이 콜라 4병값/환차익 노려 달러 현찰 선호…크레디트카드는 푸대접 중남미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달러화현찰이 필수적이다. 선진국에서 신용사회의 척도처럼 돼있는 크레디트카드나 TC(여행자수표)는 호텔이나 상점에서 마냥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크레디트카드나 TC는 선진국에서처럼 대접을 받기는 커녕 현찰에 비해 5∼10%의 웃돈을 줘야만 겨우 써먹을수 있다. 이는 극심한 환율인상에 따른 환차익을 막기위해 정부가 신용카드나 TC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사회의 정착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극약처방에 따라 자연스럽게 현찰선호사회가 형성된 셈이다. 식당에 가봐도 메뉴의 음식가격이 적힌 난은 연필로 써있기 일쑤다. 하루사이에 돈가치가 뚝뚝떨어지기 때문에 가게마다 매일 물건의 정가표를 바꿔달기 위해서는 지우기 쉬운 연필로 가격을 매기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얘기다. 남미국가들 가운데이처럼 인플레가 가장 심한 곳은 아르헨티나와 페루다. 공식발표된 인플레율은 아르헨티나가 지난해 연4천9백23%로 5천%에 육박했고 페루도 2천7백75%나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각 8천%,5천%를 넘고 있다는게 현지경제인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는데도 물가비상으로 법썩을 떨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들 남미국가들의 인플레실정이 어느정도인지 쉽게 짐작이 간다. ○화폐는 마치 휴지조각 이같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남미제1의 대국인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천4백%의 인플레를 기록했던 브라질에서는 현재 모두 네종류나 되는 화폐가 통용되고 있다. 지난 4년동안 총2만%의 인플레가 일어나 그동안 화폐의 명칭을 두번이나 바꿨고 액면가를 크게 줄인 새로운 화폐를 계속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몇만원정도인 카세트 라디오는 2천4백80만신크루자드이며 몇십만원수준인 뮤직센터 1세트의 값은 무려 1억2천9백만신쿠르자드나 된다. 화폐에 액면가를 더 높여 표시할 자리가 없어 계속 새돈을 찍어내야 할 정도로 화폐는 날로 휴지조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같은 살인적인 인플레 때문에 통상임금으로는 여유있게 생활하기가 힘들다. 페루에서는 보통근로자의 하루평균임금이 4만인티(3달러)수준이다. 그런데 콜라ㆍ사이다 한병값은 1만인티나 된다. 점심한그릇 먹고 사이다한병 마시면 그날 번돈 모두가 없어질 정도다. 페루의 한달 최저임금이 미화 40달러수준이며 통상 2∼3년을 근무해도 80달러선을 넘지 못한다. 관공서의 국장급이 월1백60달러 정도를 받으며 대우좋은 민간업체도 잘해야 월3백달러에 불과하다. 페루는 중남미국가중 최빈국에 속하지만 한때 세계5대 부국에 들어갔던 아르헨티나의 제조업체근로자 평균임금(기본급)도 지나 2월말 현재 월85∼90달러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전국적으로 식량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일부 지방에서 간헐적으로 식량탈취소식이 들린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살수 있는 것은 고기나 감자,옥수수같은 생필품들이 비교적 싸기 때문이다. ○빵문제도 해결못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인플레덕분에 오히려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이로니한 일이다. 바로 달러생활자들이 그들이다. 달러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외국에서 온 외교관,상사주재원들은 오히려 살맛이 난다고 한다. 실질구매력이 인플레에 반비례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최고급 식당에서는 1인당 10달러만 있으면 최고급 스테이크요리와 와인을 맘대로 즐기면서 귀빈대접을 받는다. 세금을 낼때도 인플레때문에 납부마감일의 납세창구는 상상할수 없을만큼 북새통을 이룬다. 3천2백만명의 아르헨티나인구 가운데 경제불안을 견디다 못해 새로운 생활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려는 역이민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최고4만명 가까이나됐던 아르헨티나거주 한국인들이 최근 2만5천명선으로 줄어들었다. 하이퍼인플레를 잡기 위해 브라질정부는 정기적으로 모든 상품가격을 수정하는 「물가슬라이드」제도를 시행하는가 하면 수시로 물가ㆍ환율동결을 골자로 하는 긴급경제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효를 거두지못해 인플레수습을 놓고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남미국가들은 인플레 중병은 현단계에서 어떤 명의가 나타나도 쉽게 수술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숙환이 되어가고 있는 인상이다. 특히 지난 83년 군부통치를 벗고 민간정부가 들어선 아르헨티나의 경우를 보면 민주화에는 성공했으나 경제는 최악의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역설적인 사례를 보는 것같다. 세계1,2차대전과 대공황때 유럽의 식량공급원이었던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모순은 개발도상국들이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값비싼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듯 싶다. 지난 40년대까지 세계 5∼6위를 다투던 경제부국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세계경제 서열 84위(87년말현재)를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정치와 그릇된 국민성을 형성해온 때문인듯 하다. 지난해 5월 알폰신 대통령이 이끄는 급진당을 꺾고 페론당의 메넴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을때만 해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상당히 들떠 있었다. 페론당이라는 당명이 표방하듯 지난 45년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던 후안 페론 대통령이 구현한 노동자복지 시책이 재현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아프헨티나의 소외계층은 그만큼 노동자 천국을 보장했던 페론주의에의 향수가 강하다. 그래서 지난해 선거 당시 무려 4백만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메넴은 대통령에 무난히 당선됐다. 메넴이 대통령이 되면 페론에 못지않은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국가가 될 것으로 노동자들은 기대했었다. ○잦은 정책변경이 원인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모퉁이에는 「메넴­배신자」라고 쓴 표어가 군데군데 나붙어 있다. 페론대통령시절 노동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약속하고 노동조합 활성화의 길을 열어줘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풍조에 익숙해진 아르헨티나 소외계층에게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오히려 악화되는 경제사정 때문에 비난의 화살은 결국 메넴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는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모든 소외계층들에게 무상급식과 도에 지나친 복지정책을 실시했던 페론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강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메넴이 취임직후부터 주요국 공영기업의 사유화 정책과 일련의 경제개혁을 시도했으나 어느 것도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복지 시혜에 길들여진 소외계층의 구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경제파탄의 책임을 모두 국민들에게만 돌릴수는 없다. 무엇보다는 정부의 일관성없이 오락가락하는 잦은 경제정책변경이 국민들로부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얻지못하고 결과적으로 정치와 경제를 표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현지 경제계의 분석이다. 지난연초 아르헨티나정부는 넘치는 국내통화를 환수하는 방편으로 1백만아우스트랄(당시 미화6백달러)이상의 예금인출을 동결하는 초비상 경제정책인 보넥스(BONEX)조치를 발표했다. 그대신 동결된 예금에 대해서는 외화표시국채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조치로 메넴대통령정권은 올해 1년간 예산적자예상액인 97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의 재정을 확보하게 됐다. 강압적인 비상조치로 국내통화량의 60%를 빨아들이고 손쉽게 재정파탄을 벗어날수 있게 된것이다. 그러나 경제계는 난리가 났다. 급격한 인플레로 외화표시 국채가격이 액면가의 불과 27%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예금을 동결당한 국민들은 국채만기인 10년동안 액면가 차액인 63%의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메넴정부는 긴급경제조치로 재정적자를 메우게 됐으나 기업가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것이 요즈음 아르헨티나의 정경관계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적인 장래에 대해서는 낙관보다 비관론쪽이 좀더 많은 것같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최근 거듭되는 경제정책실패로 메넴정권의 내부에서조차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군부가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자조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급진당→페론당→군사정권」의 정권교체등식이 되살아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탄식하는 기업가들의 숫자도 적지않다고 한다. 페루에서는 오는 4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업가들이 정권의 향방에만 신경을 곤두세운채 그때까지 일체의 신규투자나 생산적인 기업활동에 참여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눈에 띈다. 5년전 의욕적으로 출범한 알란 가르시아대통령이 이끄는 좌파정권에 대항해서 우파인물이자 소설가인 마리오 바리가스 로사라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될 공산이 크다는 여론조사결과를 지켜보며 회색빛의 수도 리마는 죽은 도시처럼 생기가 없다. 오늘날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정치엘리트집단이 정치를 잘못한 결과로 인식할때 지금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접근보다도 먼저 정치쪽을 바로잡아 국민통합을 이뤄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 “산디니스타 정권타도”미 지원 결실/장기간 내전에 국민도 변화선택

    투표전날까지도 산디니스타의 패배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자신하던 오르테가에게 패배를 안겨준 차모로 후보의 승리는 그녀의 완승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난 8년간 우익콘트라 반군을 통해 산디니스타 정권 타도를 시도해온 미국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선거기간중 야당세력들을 집중 지원,오르테가 거세를 통한 니카라과의 친미세력화를 기도했다. 또 유엔ㆍ미주기구(OAS)ㆍ카터 전 미대통령이 이끄는 대규모 국제선거 참관단이 니카라과 현지에서 선거 감시활동에 나선 것도 산디니스타정부의 선거부정을 봉쇄,결과적으로 야당측이 승리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 차모로 후보가 거둔 승리의 보다 큰 의미는 장기간의 내전과 경제난에 지친 니카라과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했다는 사실에서 찾아야할 것 같다. 지난 79년 독재자 소모사 정권을 몰아내고 집권한 산디니스타 정권은 사회주의 이념을 내걸고 토지개혁을 통한 부의 균배등 사회개혁을 단행,초기에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었다. 그러나 미국은 니카라과의「제2의 쿠바」화를 저지하기 위해 82년부터 콘트라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와함께 대니카라과 경제봉쇄 정책까지 단행,니카라과는 장기 내전으로 인한 각종 폐해와 함께 경제사정은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다. 지난 8년간 계속된 대콘트라전서 공식 사망자수는 3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한햇동안 연1천7백%의 인플레와 실업률25%를 기록했으며 78년 이후 국민들의 실질임금이 90%가 감소하는등 니카라과의 경제는 최악의 상태였다. 오르테가 정권은 최근 국민들의 이러한 불만을 인식해 사회주의 노선을 완화시킨 혼합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약속하고 사유재산 몰수금지와 정치범 석방조치 등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같은 유화정책은 타이밍을 놓쳐 등을 돌린 민심을 회유하는데 실패했다. 앞으로 차모로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역시 장기 내전으로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합치는 것과 경제를 되살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 차모로 정권은 이미 공약한대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르테가 현대통령이 선거결과에 승복할 뜻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정부 이양작업이 과연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냐에 대해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산디니스타 정권에 철저히 복종해온 군경조직 내부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정부의 협조와 여론의 압력,미국의 경제제재조치 해제등 적극적인 경제부흥 방안이 마련될 경우 정권이양기의 혼란은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결과로 79년 이후 미소 두강대국의 대리전화한 니카라과 내전의 명분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 셈이다. 앞으로 미국이 니카라과에 대해 경제적인 지원을 본격화하고 내전종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그동안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경제문제의 악순환으로 대변돼온 중남미문제 전체가 탈이념화의 새 전기를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차모로는 누구/반체제 남편 피살뒤에 정계 등장/중산층 지지 두터운 「민주화 여인」 25일 실시된 니카라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전국 야당연합(UNO)의 비올레타 바리오스 드 차모로(60)후보는 지난 10여년간에 걸친 좌익 산디니스타 통치에 반기를 든 중산층 저항세력의 상징적인 존재로 부상한 인물. 지난 78년 암살을 당함으로써 좌익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주도의 니카라과 혁명의 영웅이 된 라 프렌사지의 전편집장 고페드로 요아킴 차모로의 미망인으로 니카라과인들의 존경을 받아온 그녀는 지지자들로부터 「민주주의의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79년 니카라과 혁명후 산디니스타 군사혁명 정권에 참여했으나 신 정부노선이 너무나 좌익으로 경도돼 있다고 판단,18개월만에 FSLN을 떠난 차모로 여사는 정치적 무경험이 흠으로 지적되기도 하나 과거의 정적들이 뒤섞여 있는 니카라과 야당세력을 단합시킬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평가되어 알력이 심한 13개 야당연합세력인 니카라과 전국야당연합도 지난 9월 그녀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 정책수립 단계부터 공감대 형성을/기획원 과장급 「정책토론」이모저모

    ◎「고인플레ㆍ저성장」막을 묘책없어 고민/지난시대 불신이 정책효과 크게 반감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경제기획원이 26일부터 원내 과장급이상 정책실무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신문화연구원에서 1박2일간의 정책토론회를 갖고 있다. 이번의 과장급토론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열리는 것으로 최근 어느것 하나 제대로 돼가는게 없다고 할 수 있는 우리경제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경제,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분임토의에 이어 간부와의 대화,종합토론으로 진행된 토론회는 최근의 어두운 경제사정을 반영하듯 시종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우리 경제가 안고있는 문제들이 다양하게 지적돼 난상토론이 전개됐다. 이를 요약하면 우선 부동산투기,전ㆍ월세값 폭등등 물가불안과 투자ㆍ수출부진등으로 인한 경제성장의 둔화가 겹쳐 스태그플레이션(불황속의 인플레지속)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물건이 제대로 팔리지않는데도 물가가 게속 뛰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정부의 성장잠재력배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각 경제주체들의 성장잠재력은 현저하게 마모돼 가고 있다. 노사관계의 불안과 임금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기업가의 투자의욕은 눈에 띄게 꺾였으며 부동산투기가 만연하는 사회분위기는 불로소득계층을 양산한 반면,근로자의 근로의욕을 감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술개발은 저조한 가운데 생산성향상을 상회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요구는 기업의 활동여건을 점점 악화시키고 있다. 요즘 증시에서 주가가 연일 최저기록 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투자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최악의 경제여건속에 정치권으로부터 가해지는 경기부양 요구도 예전보다 훨씬 강력해 지고 있다. 그러나 기획원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없다는데 참석자들이 고민을 털어놓았다.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와 중지를 모으기 위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었던 경제난국 극복위는 아직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산업설비자금 1조원 지원등의 선별적 경기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 경제는 중병을 앓고 있는데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뚜렷한 묘방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기획원의 고민인것 같다. 과장들은 자기가 맡은 분야에 관계없이 현 우리 경제상황에 관한 이같은 견해들을 자유로이 표출,때로는 흥분한 음성으로,때로는 차분한 논리로 우리 경제의 앞날을 걱정했다. ○…토론에서는 현재 침체된 우리 경제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참석자들의 걱정이 모아졌다. 투자와 수출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는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치솟고 있으나 정부의 정책수단만으로는 이를 억제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자타가 엘리트공무원으로 인정하는 기획원과장들은 지난 86년 이후 3년간 연평균 12%라는 높은 GNP(국민총생산)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성장률이 6.5%로 뚝 떨어졌으며 올해는 이대로 가면 작년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다가는 「고인플레이 저성장」이라는 남미경제의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으나 이를 이겨낼 뾰족한 묘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권위주의 시대에 효험을 봤던 시책들은 각 분야에서 민주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는 현 상황에서는 더이상 먹혀들기가 어렵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게다가 과거 독재시절부터 누적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정책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는 어떤 정책이든지 수립단계에서부터 국민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대국민 홍보가 절실하다는데도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 미ㆍ가 연구소장 소 아르바토프,소 잡지 기고

    ◎“소,군비 과다지출 계속땐 후진국 전락”/현재 국방비는 「안보 적정선」 초과/병기개발 치우쳐 서방과의 경제격차 심화/군조직등 관련법,데탕트 걸맞게 정비해야 소련의 미국문제 전문가로 미국ㆍ캐나다 연구소 소장인 게오르그 아르바토프는 소련의 군사지도자들이 미국의 방위비 지출내용을 왜곡,소련으로 하여금 과도한 군사력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노브스티 통신을 번역하여 25일 소개한 아르바토프의 기고문 내용이다. ▷신정치적 사고◁ 새로운 정치적 사고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의 주요 요소이자 외교정책의 새로운 개념이기도 하다. 이는 또 군부의 역할과 군사력 사용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필자는 기왕에 우리가 옹호해왔던 정치나 전쟁에서의 군사력 이용에 대해 말하려는 것은 아니나 소련은 너무 자주 제국주의적 야심에서 나온 정책을 추구해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 스탈린이 1939년 히틀러와 맺은 비밀협정이나 1968년 체코에서 소련과 그동맹국들이 군사력을 사용한 것,그리고 1979년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보낸 결정을 비난함으로써 그것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 태도와 개념에 대한 검토는 전쟁위험의 감소와 군사적 독트린 및 전략에 대한 재고를 이끌어내게 유도한다. 새로운 정책은 그같은 거대한 군사력이나 거대한 군비의 지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군사력의 과잉은 결코 안전의 요소가 될 수 없다. 이는 어느 한쪽이 다른쪽에 대한 평가를 할때 군사적 능력만 갖고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사력은 합당할만큼 충분하면 되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필요치 않다. 이는 한쪽이 자신을 방어하기에 충분하면 되지 다른 쪽을 자극하는 것이어서도 안된다.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공격하고 제압하기에 충분한 군사력을 유지해서는 안되며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거나 자기편의 정치인들이 무모한 행동을 취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도 안된다. ▷열악한 경제사정◁ 빚을 지고 있을 때나 꼭 필요한 물건을 살 돈이 없을때 수입의 범위안에서 필요한 지출을 포기하면서 살아가는 일반 가정주부들의 방식대로 처신해야 한다. 필자는 한 나라도 가정주부와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빠른 시일내에 자금회전이 되지 않는 거대한 자본투자나 거대한 관료조직의 유지,아무도 사기를 원하지 않는 겉만 번지르르한 상품이나 또는 과도한 군비에 대한 지출과 같은 모든 사치와 낭비는 포기해야 한다. 필자는 오늘날 우리의 군비지출이 안보 요구와 적정선을 초과하는 것이라 확신한다. ▷과도한 군국주의◁ 경제 과학 심지어 교육과 같은 많은 분야에서 사회주의 사회를 위한 군국주의가 만연돼 있다. 이는 넓게 보면 군국주의가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스탈린주의의 자연스런 결과이다. 이와 동시에 이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자유를 가진 고위장성과 무기제조 관련 인사들이 스탈린 사후 시대에 추구했던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 전국방장관 브레즈네프와 우스티노프 안드레이 그레츠코 같은 군사령관들이 요즘들어 비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난 그같은 전쟁기구들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같은 거대한 전쟁기구를 만들어얻은 이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먼저 70년대에 데탕트 정책에도 불구,우리는 우리에게 대항하는 전 세계를 겁주는데 성공했다. (놀랍게도 우리의 공식자료에 따르면 소련은 소련을 제외한 전 세계가 보유한 것보다 많은 6만4천대의 탱크를 갖고 있음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착취당했으며 경제와 재정이 흔들리고,끝내는 사회적 긴장마저 야기시켰으며 생활수준마저 떨어지게 했다. 이에따라 서방공업국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또 미국의 제국주의를 비난하면서 우리는 미국의 군수산업체로 하여금 냉전을 15년 또는 그 이상 지속되도록 했으며 국제관계에 있어서도 군축과 비군사적 논의 자체를 지연시켰다. 이같은 모든 사실은 우리가 개방을 시작해야 하고 병력 군사정책 및 방위비 지출에 대처,가능한한 빨리 정직하게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의 과감한 개혁은 역시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아는 바를 되풀이하면, 85년이래 미군의 병력은 꾸준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미국도 소련과 마찬가지로 더욱 빠른 속도로 병력을 감축해야 하겠지만.) 미국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방위비는 1989년 불변가격으로 85년 3천2백55억달러였던 것이 86년엔 3천1백19억달러,87년엔 3천18억달러,88년엔 2천9백28억달러,89년엔 2천9백8억달러로 줄어 지난 5년 사이에 금액으로 3백50억달러,비율로는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병력의 감축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50만명을 감축하더라도 미국병력보다도 1백50만명이 많다. (오브치니코프 장군은 미국병력에 비해 소련측이 46만명이 많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차제에 우리를 더욱 위협하는 것이 외국의 간섭인지 아니면 점증하는 국제난국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같은 사태가 계속되면 우리는 종국에 가서는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무슨 법에 의거해 이 나라의 군사력을 거느리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병력을 조직하는 것을 결정하며,또 누가 이에 필요한 자금을 관장하고 지출하는가를 결정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필자는이 모든 질문을 소연방최고회의 구성 및 기능에 관한 문제와 함께 우리들의 의회에 가능한한 빨리 상정,논의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제2차 인민대표대회에서 군사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지만 필자는 이 논의를 최고소비에트회의에서 계속되도록 해 결국엔 법의 채택과 정치적 및 예산결정으로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군의 이익이자 국가의 이익이 될 것이며 나아가 경제나 방위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 새 자주국방시대와 한국의 과제/정종욱 서울대교수ㆍ정치학(서울시론)

    ◎안보ㆍ통일정책 조화,평화정착 주도를 체니 미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현 임기가 끝나는 93년까지 5천명의 비전투 요원을 추가로 철수시켜 주한미군을 3만6천명 수준으로 감축시킨다는게 주요 골자이다. 그동안 이 문제를 놓고 미군의 완전철수를 주장하는 급진적 제안도 있었던 터라 우선 제2사단과 그 지원부대가 계속 주둔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체니가 밝힌 주한미군에 관한 입장은 단순히 병력수준을 감량한다는 체중조절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의 관심을 끌게하는 주요한 대목이 하나 있다. ○미군 임무에 중대 변화 그것은 미군의 기능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하는 주역을 맡아왔다. 한국에 배치된 미군의 주력이 비록 지상군 1개 사단과 그 지원부대라 하지만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화력은 통상편제를 훨씬 넘는 막강한 위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미군들이 서울과 판문점을 잇는 서부전선의 전략적길목을 지키고 있음으로 해서 유사시에 미군의 참전이 자동적으로 실현되는 엄청난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그런데 체니가 이번 서울 방문에서 주한미군의 기능을 보조적인 것으로 바꾸고 주도적 역할은 점차 한국군이 맡아 가야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군과 미군 사이에 주역과 조역의 위치를 바꾸겠다는 얘기이다. 이와같이 임무교대가 이뤄지기 때문에 한미연합사 체제하에서 평시 작전통제권도 한국에 넘어올 수 있으며 휴전회담 대표도 한국군 장성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소리라 할수 있다. 월등히 많은 병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 나라 지키는 일의 주역을 남에게 맡겨 놓았다는 사실이 정상이 아니였기 때문에 이제야 겨우 모양이 바로잡혀 간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역할이 주역에서 조역으로 바뀐다는 것은 우리의 체면문제와는 상관없다. 이것은 주한미군의 역할과 임무에 관해 미국정부 내부에서 그동안 신중히 검토되어온 구상의 일단을 반영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의미가 있다.주한미군이 갖는 기능은 전략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과 한반도적인 것의 세가지가 있다. 전략적인 기능은 대소전략의 일부로서 한국뿐만 아니라 어디에 있든지 미군이 갖는 공통적 임무이다. 이에비해 지역적 기능은 아시아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여 미군의 투입이 필요할 경우 주한미군이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고 한반도적 기능은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여 한반도에서 전쟁억지의 임무를 맡는 것이다. ○새 아시아 전략 전제로 이들 세가지 기능은 미소관계와 남북한 관계등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그 중요성이 달라지며 주한미군의 배치나 편제도 셋중에서 어떤 기능이 강조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세계정세에 비추어 주한미군의 대소전략적 기능은 거의 의미가 없어져 버렸고 현재의 주한미군의 편제와 배치는 주로 대북한용이라 할수 있다. 제2사단이 위력적 화력으로 중무장된채 북의 남침 주공로에 전진배치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미국내에서는 주한미군의 임무를 한반도적인 것에서 점차 지역적인 것으로 바꾸어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남북한 관계개선 등의 이유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이 상당히 완화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군의 현대화와 함께 자주국방의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임무도 점차 한반도를 벗어나 아시아 지역 전반을 고려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주한미군의 임무가 이와같이 점차 지역적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면 배치와 편제가 재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전전배치에서 후방으로 한 발짝 물러나 유사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 투입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할 것이며 장비와 병력도 공수에 편리하도록 규모와 중량을 줄여야 할 것이다. 제2사단의 경량화가 시도될 것이며 이것이 주한미군의 점진적 부분 감축이 지향하는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국방위의 조역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미국의 경제사정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아시아 전략구상을 전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면 주한미군은 제2사단의 경량화를 달성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감축될 전망이 짙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이 흔들리거나 또는 남북한 군사균형이 한국에 결정적으로 불리해지는 무리한 조치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방의 격에 비해 우리쪽이 너무 격상되어 체면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측의 외무ㆍ국방장관과 미국측의 주한대사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구성되는 4인위원회가 구성되어 향후 감축문제를 협의하도록 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다행스럽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감축이 미국의 주머니 사정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전략구상을 근거로 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과연 미국과 재정분담을 넘어 전략적 역할분담까지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보다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감축의 속도를 늦추면서 방위비 분담을 가능한한 낮추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번의 대미군사외교가 얻어낸 큰 수확이긴 하지만 보다 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문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전략적 역할분담 곤란 한국의 선택은 억제력의 증강과 화해의 모색이라는 두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한반도에서적극적 평화가 실현되게 노력하는 것이다. 미군의 감축으로 인해 남북한 군사균형이 깨어지지 않도록 독자적 방어능력을 배양하는 가운데 남북한간에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안보정책과 통일정책을 조화시켜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가 전쟁발발이 억제되는 소극적 성격을 넘어 전쟁의 구조적 요인들을 하나씩 둘씩 제거시켜 나감으로써 평화정착이 제도화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미군감축과 한국군의 자주국방력 제고가 남북한간에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하는 군비통제의 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중하고도 면밀한 구상과 조처들을 세워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감축문제는 방위비 분담금 몇 푼 덜내고 나가겠다는 군인들 몇천명 더 잡아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이 남북한 관계개선과 통일정책과 연계될 수 있도록 그 규모와 속도를 조정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모스크바의 변혁… 각국 반응

    ◎“다원주의 새실험… 앞날 불확실”/세계평화 도움… 대외적 유연성 보여야 미국/민족분쟁ㆍ경제문제 등 극복이 과제 일본/고르바초프 입지강화… 보혁대결 심화 프랑스/“중국 민주화에 파급효과” 은근히 기대 홍콩 소련은 공산당의 권력독점 포기를 골자로 한 당 강령 개혁안을 공식 채택,지난 70여년간의 공산당 독재체제의 막을 내리고 다당제 민주체제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당 강령 개혁은 볼셰비키혁명이래 최대의 정치변혁으로 평가되지만 제도개혁이 곧 소련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의 해결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특파원들을 통해 각국의 반응을 알아본다. ▷미국◁ 미국은 소련 공산당의 권력독점 포기와 다당제 수용을 볼셰비키혁명이래 최대의 정치적 변혁이라며 크게 환영하면서 소련의 장래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측면이 많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정치적 다원주의 지향은 소련이 진정한 민주주의에 한발 더 접근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이를 환영하고 소련을 방문중인 베이커 미국무장관도 『소련은 지금 위대한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소련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시대통령은 특히 공산세계를 휩쓸고 있는 변혁은 세계평화를 위해 다행한 일이라고 말하고 확고한 평화정착을 위해 소련과 긴밀히 협력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부시대통령은 그러나 『세계는 너무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확신을 갖고 예측하기란 불가능 상황』이라며 소련변화에 대해 안도하여 자기만족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련문제 전문가들도 고르바초프가 정치적 승리를 거두고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는등 보다 강력한 개혁정책 추진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날로 악화되는 경제난과 인종분규,소수민족의 독립요구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논평했다. ▷일본◁ 일본정부는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회가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제안한 기본강령을 채택한 사실에 대해 『보수파의 강한 저항을 억눌렀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때 실각설마저 나돌았던 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하고 『고르바초프의장의 기반은 더욱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외무성 소식통들은 또 일당독재의 포기,복수정당제 채택 등 소련의 역사적 대전환이 앞으로의 일ㆍ소 관계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크렘린의 권력구조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등 중앙위총회의 전체상 파악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민족분쟁 및 경제문제를 안고 있는 소련의 현상태에 비춰 볼때 장래의 안정도에 대해서는 『지금 상태에서는…』라며 예측을 자제한다. 그러나 동구격변에 이은 소련의 다원적 정치체제 채택은 대외 관계에서 지금까지의 이상으로 유연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따라서 『일ㆍ소관계의 개선,특히 평화조약체결 문제에서 소련측이 새롭게 어프로치 해올 것인가,앞으로의 행방이 주목된다』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고르바초프가 정치생명을 걸었던 중앙위총회에서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세계에 인상심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프랑스◁ 소련 공산당의 권력독점 포기에 대해 유럽쪽에서는 소련이 개혁과 민주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면서 동서군축을 포함한 영전시대의 종식작업을 주도해 온 고르바초프의 입지가 강화된데 대해 안도의 빛을 보이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승리」라고 시작한 8일자 프랑스 르 피가로지의 사설은 앞으로 고르바초프가 개혁정책을 계속 강행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소련 공산당이 보수파와 개혁세력간의 대립심화로 분열위기에 처하게 될 것으로 전망. 리베라시옹지는 소련의 공산당체제가 7일로 사망했다고 전제,그 장례식에는 아마 한사람의 조문객도 없을 것이란 표현으로 소련의 이번 조치를 공산주의 몰락에 비유했다. 르코티디엥지는 고르바초프의 소련의 앞날이 어쩌면 민주화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레 전망하면서 소련의 개혁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유럽의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며 이런 점에서 개혁을 추진중인 고르바초프가 건재하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했다. ▷홍콩◁ 홍콩 주민들은 오는 97년 중국에 귀속되는 운명에 처해 있기 때문에 소련의 정치변혁이 중국의 민주화에 자극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와 불안감이 섞인 가운데 소 정국의 추이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친중국계의 문회보는 8일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소련의 급진개혁파들이 공산당 독재포기선언으로 현재 그들이 부딪치고 있는 위기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지만 경제정책의 실패,소수민족문제 등의 난제를 결코 쉽사리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따라서 강경보수세력은 급진개혁파들이 갈피를 못잡고 헤매는 모습을 참지 못해 다시 정치체제의 원상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계의 성도일보는 사설을 통해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 추진이후 재정적자 심화ㆍ국민들의 생활고 등의 경제사정악화와 다른 동구국가의 탈공산당 추세 등으로 심각한 곤경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퇴위진」의 수법으로 공산당 일당전정을 포기한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말해 고르바초프는 공산당 독재를 영원히 포기하는게 아니라 한걸음 크게 후퇴를 해서 소수민족자치권을 인정하고 다당제실시로 국민들의 민주화 염원에 어느정도 순응함으로써 결과적으론 소련 공산당이 뿌리채 몰락하는 위기를 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 「소의 통독방안」속셈 타진/베이커,왜 모스크바 가나

    ◎미 고위관리론 처음 의회서 연설도/교착상태 전략무기협상 타개 논의 미 관리들이 군축협정의 타결과 골치아픈 지역분쟁의 해결을 갈망하며 동구의 급변에 대처하기위해 뜀박질을 계속하는 가운데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5일(미국시간)프라하와 모스크바 방문길에 오른다. 소련외무장관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와의 3일간 회담(7∼9일)으로 절정을 이룰 베이커의 이번 유럽방문은 유럽의 장래와 군축협정 토의의 핵심인 독일통일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1주일간 격렬한 외교활동이 벌어졌던 직후의 나들이여서 관심을 끈다. 가속되고 있는 통독움직임에 미소가 어떻게 선두를 유지할 것이며,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스크바에서 7일밤부터 시작되는 베이커­셰바르드나제 단독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 확실하다. 통독문제는 동독의 급속한 정치ㆍ경제사정 악화와 3월18일 총선 때문에 최근 수주일사이에 상당히 긴박한 과제로 부상했다. 겐셔는 동독선거가 끝나면 『자유롭게 선출된 동독정부』와 통일회담을 즉각 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고르바초프와 만난 동독총리 한스 모드로브는 통독반대 입장을 철회하면서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화 통일안을 내놓았다. 겐셔는 이 제안을 거부하면서 통일된 독일은 나토에 잔류해야 하나 현재의 동독지역이 나토 군사구조에 편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시 미행정부는 베이커의 이번 모스크바방문에서 전략무기협상의 교착상태가 타개되기를 바라고 있다. 미소는 장거리미사일과 폭격기의 검증방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온 복잡한 기술ㆍ정치적 문제를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금년초여름까지 해결,금년말엔 새로운 전략무기협정을 체결한다는 일정을 공약해 놓고 있다. 이번 미소 외무장관회담에서는 미소간 무역문제로부터 중동분쟁,아프가니스탄ㆍ중미ㆍ캄보디아ㆍ앙골라 등의 내전에 이르기까지 많은 다른 문제들도 논의된다. 양측은 또 이번 회담을 나토­바르샤바조약회의에서 추가 협상을 준비하는데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는 오는 10일 이례적으로 소련의 입법기관인 최고회의의 국제문제위원회에 나가 간단한 연설을 한뒤 소련대의원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예정이며 하루앞서 미하일 고르바초프서기장도 만날예정이다.
  • 중국 권력구조 개편조짐

    ◎강경일색서 후퇴… 이붕 실각 가능성 배제못해/등소평 주도… 주용기등 경제개혁파 득세할듯 강경보수파 일색인 중국지도층의 권력판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루마니아사태의 충격과 긴축경제정책에 따른 고통으로 술렁이는 국내 민심을 달래고 대외적으론 개방ㆍ개혁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서방세계로부터 우호적인 시선을 끌어내기 위한 권력구조 재편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재편작업은 늦어도 오는 3월말부터 4월초까지 진행될 전국인민대표자대회 기간에는 완전히 끝날 것으로 보인다. 경질대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중국 지도층인사는 마르크스경제 이론가이며 현재의 중앙통제식 긴축정책을 이끌고 있는 요의림부총리이다. 경제정책운용에 있어 전형적인 보수파인 요는 그의 후원자이며 역시 사회주의 계획경제신봉자인 진운중앙고문위주임과 함께 지난날 조자양 전당총서기의 개방ㆍ개혁정책을 크게 비난했던 인물이다. 요는 조가 지난해 천안문사건으로 실각하자 경제운용책임자로서 긴축통제정책을 강력히 추진했으나 이러한 과정에서 경제가 침체되자 처우가 나빠진 근로자들과 종전까지 자율권을 갖고 지역경제행정을 다뤄온 각성 고위관리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들었다. 현재 요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상해시장인 주용기. 주는 정치적으론 보수파지만 경제개방ㆍ개혁의 충실한 지지자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해 경제사정이 전반전으로 악화된 가운데서도 상해의 수출실적을 50억달러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수출규모는 중국전체실적의 8분의 1에 가까운 것이다. 또 천안문사건으로 서방의 대중국 투자분위기가 냉각됐음에도 지역단위로는 가장 많은 3억6천만달러를 유치한 공로를 높이 인정받고 있다. 한편 요와 동시 실각이 예상되는 인사는 외교분야를 맡았던 오학겸부총리이며 현재 광동성장인 엽선평이 후임자로 지목되고 있다. 엽은 경제개방구인 광동성을 맡아 왔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보수성향이 별로 없는 인물로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지도층인사는 누구보다도 이붕총리인 것같다. 천안문시위 무력진압을 앞장서서 주장했던 그는 중국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상일뿐 아니라 얼마전 북경의 계엄령해제도 반대하는등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시류를 의식하는 다른 고위인사들 사이에서 고립된 상태 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북경에서 소련외무차관 로가초프가 내외신기자들에게 이붕의 방소계획을 설명했음에도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들은 이같은 양국간 중대사항을 조그맣게 보도했을 뿐이다. 관측통들은 중국지도층의 여론이 미국에서 특히 싫어하는 이붕의 소련행을 조용히 다루자는 쪽으로 기울어진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서방세계의 경제제재 해제움직임 등과 관련,미측의 신경을 될 수 있는한 건드리려 하지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붕의 실각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중국을 지배하는 실질적인 최고실권자는 아직도 등소평이며 그는 비록 정치민주화는 원치않더라도 경제개방ㆍ개혁의 골격을 마련했던 터이므로 이의 보수적인 경제관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등은 이붕ㆍ요의림등 중앙통제의 계획경제정책에 매달려 신축성을 잃고 있는 보수파를 견제키 위해 상해시장 주용기를 경제담당부총리로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이붕의 후임자로 중도파로 알려진 정치국 상위위원 이서환(전 천진시장)이 꼽히고 있다. 어쨌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권력구조 개편 움직임은 등과 양상곤국가주석등 일부원로들에게 주도권이 있으며 대내외적인 미소작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지도층의 상당부분이 개편되더라도 공산당지도체제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고 민주개혁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묵은 술을 새부대에 담는 것처럼 본질은 그대로 있게 된다는 것이다.
  • 벼랑에 몰린 「페레스트로이카」/아제르바이잔사태와 모스크바의 딜레마

    ◎「민족갈등」 불길 확산… 묘책 못찾아 전전긍긍/“지금은 빵이 더 아쉽다”… 욕구충족 못시켜 곤경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이 출범 5년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고있다. 경제개혁이 지지부진 한데다 최근 일고있는 유혈인종분규와 소수민족들의 독립요구시위는 소련의 고르바초프정권을 벼랑으로 몰고가고 있다. 소련 최고회의는 내전위기로 빠져들고 있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공화국 일대에 15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들 두 공화국 주민들의 무장충돌이나 시위사태가 어제 오늘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벌써 2∼3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항용 있는 일로 치부하지 못하고 「위기」로 보는것은 사태가 과거보다 훨씬 심각해졌다기 보다는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다시 스탈린식 힘으로 억누르는 것 뿐인데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진정제 효과만 있을뿐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근본적 치유책 난망 지난 11일 고르바초프가 직접 방문했던 리투아니아등 발틱 3공화국도 페레스트로이카의 앞날을 어둡게 점칠 수 있는 걸림돌이다. 이곳 주민들은 소연방에서 탈퇴,독립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고 연방정부로서는 이들의 독립요구를 허용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들이 독립했을 때 그곳에 사는 러시아민족 처리도 문제지만 경제적 손실이 크고 무엇보다 소련의 막강한 발틱해군 기지를 잃게된다. 뿐만아니라 이곳이 독립할 경우 다른 소수민족들로 구성된 공화국들도 너나없이 독립투쟁을 벌일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고르바초프가 지난 11일부터 3일동안 리투아니아를 방문,한편으로 자율권 확대,정치적 다원화등 유화책으로,다른 한편으론 「독립을 하자면 큰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등 강경론을 내세워 이곳에 팽배한 민족주의 물결을 누그러 뜨리려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같은 독립문제나 인종갈등과 같은 민족문제는 비단 이들 몇몇 공화국만이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백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ㆍ그루지아ㆍ우즈베크ㆍ카자흐 등 소련내 15개 공화국중 러시아공화국을 제외한거의 모든 공화국이 민족갈등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브렌진스키 전 미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을 비롯한 일부 소련문제 전문가들은 페레스트로이카가 실패할 가능성의 가장 큰 이유를 이 민족갈등문제에서 찾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를 성공시키자면 자유화ㆍ민주화를 추진해야 하고 이를 추진하면 할수록 민족문제는 더 크게 표출하지만 이 갈등을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족문제 못지않게 고르바초프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바로 경제문제다. 페레스트로이카정책 이후 소련 국민들은 『자유는 있으나 빵이 없다』고 불평하고 있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결과는 조사대상자의 90%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로 보고 있었으며 52%가 경제사정이 과거보다 악화됐다고 말하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의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은 불과 18%인데 반해 성공불능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24%에 달했다. ○다당제도입에 함정 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된지 5년이 다 됐지만 경제사정이 호전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소련당국은 그동안 시장경제를 부분도입하면서 국영 및 집단농장 일부를 해체,자영농을 확대하고 기간산업을 제외한 기업들을 민영화하고 있으며 군수공장을 소비재생산공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또 외국자본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적극 권장하고 채권ㆍ주식등 자본시장까지 창출하려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경제의 도입은 필연적으로 물가를 자유화 하는 시장가격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88년말 물가를 자유화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빈약한 슈퍼마켓의 진열장은 순식간에 텅텅 비고 말았다. 당국은 물가인상에 앞서 소비자의 심리상태,시장의 변동,인플레에 견딜만한 사회적 준비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정치적 도전도 만만치 않아 페레스트로이카를 위협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산당지배체제를 버리고 다당제를 도입하는 일이다. 고르바초프는 이 문제를 오는 10월의 28차 당대회때 논의하자고 뒤로 미루어 왔다. 하지만 페레스트로이카로 인해 야기된 동구개혁의 핵심은 바로 다당제도입이어서 소련도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소련이 다당제를 실시한다면 이념이나 기능주의적 정당보다는 민족당 지역당으로 나뉘어 소련방 자체를 갈기갈기 찢어놓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고르바초프는 레닌이래 지속된 투쟁적 정치스타일을 하루아침에 「조화의 모델」로 바꾸어 보려는 신사고를 통해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정책을 추진해 왔다. 국내는 물론 동구에서의 민주화,동서해빙을 주도하며 세계역사를 바꾸어온 그가 이제 뜻하지 않는 국민들 욕구의 동시폭발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과연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지 아니면 과거 회귀의 반동세력이 크렘린의 성주로 다시 등장할지 주목되고 있다.
  • 「민족분규」 확산… 소 개혁정책 “시련”

    ◎고르바초프 「현장방문」 속사정/발트해 3국 독립요구… 「연방존속」에 위기감/주민설득 실패땐 페레스트로이카 큰 곤욕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이 민족문제와 경제사정등 국내 사태의 악화로 시행 5년만에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민족문제에 있어 소련당국은 발트해 3개 공화국에 대해 지난 한햇동안 고유국기ㆍ고유언어의 사용허용과 함께 재정독립권을 부여하는등 제한적이나마 자치와 관련된 많은 조치들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들 공화국은 이러한 제한적인 양보조치에 만족치 않고 일관되게 대소독립을 요구하며 1940년 소련과의 합병자체를 무효화시킬 것을 주장해왔다. 지난 12월 리투아니아공화국 공산당이 중앙당과의 분리를 결의함으로써 이러한 독립요구는 마침내 소련당국의 「허용한계」를 넘어서게 되었다. 이에 고르바초프는 흔히 써온 스타일대로 자신이 직접 리투아니아공의 수도 빌나를 방문,주민들에게 직접 분리결정의 철회와 독립요구의 자제를 호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의욕적」인 개혁조치들에도 불구하고 개선의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는 경제사정 때문에 소련국내에서 그의 권위와 인기는 현저히 떨어져 있어 이러한 호소가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현재 동유럽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혁의 속도와 폭은 어느의미에서는 고르바초프가 당초 의도했던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 볼 수 있다. 고르바초프의 구상은 정치적으로 공산당 주도하의 제한된 복수주의와 경제적으로는 계획경제 중심의 역시 제한적인 시장제도 도입으로 지금의 사회주의체제를 재생시키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유럽 각국의 개혁은 이런 정도를 훨씬 넘어 사회주의 체제 자체의 붕괴선까지 발전해 가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결국은 소련의 개혁을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것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 새 의회(인민대표최고회의)가 구성되고 정책토의과정이 상당부분 언론에 의해 공개되는등 글라스노스트(개방) 면에서 이루어진 성과는 많으나 실질적인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소련국민들의 불만이다. 가장 큰 요인은 경제면에서 나아진 게 없다는 점이다. 생산량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제도의 도입으로 일반국민들 사이에 생필품 부족현상은 더 심화되었고 가격인상까지 겹치고 있다. 5년이 지나도록 개혁의 실질적인 결실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관료조직의 「태업」 행위와 일반국민들의 실망감,그리고 그로인해 사회전반에 무력증세가 확산돼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만요인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도력에 대한 조직적인 저항세력은 아직 없는게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개혁을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앞장서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유럽의 거센 개혁바람에도 불구하고 소련이 당분간은 지금까지 취해온 개혁의 페이스를 유지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임박한 문제는 역시 발트해 3국을 포함한 각 민족의 독립요구들인데 이는 소련연방 자체의 존속문제와 관련,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소련당국의 입장이다. 1백개가 넘는 다민족국가로서 각 연방공화국의 독립요구를 들어줄 경우 엄청난 혼란을 초래해 소연방의 존립자체를 어렵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고르바초프의 방문에 앞서리투아니아를 방문한 메드 베데프서기는 이달말께 모스크바에서 개최될 공산당전체회의에서 지방공화국 공산당의 조직자유확대가 대폭 제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르바초프의 보좌관인 블라디미르 사비츠키는 9일 리투아니아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있을 경우 고르바초프의 방문시기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시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리투아니아공산당의 연방공산당으로부터의 완전분리노력은 기필코 저지시키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소련은 그러나 지난 몰타 미소정상회담 때 약속한 대로 민족문제 해결에 무력을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과연 어떤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만약 이번 리투아니아주민에 대한 고르바초프의 설득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그의 개혁정책 자체는 큰 시련기를 맞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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