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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 협업’ 긍정 평가… ‘조용한 대응’ 비판도

    ‘부처 협업’ 긍정 평가… ‘조용한 대응’ 비판도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분수령’입니다. 지금 하루, 한 시간이 너무나 중요합니다.”(지난 3월 22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30일로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1963년 박정희 대통령 때 처음 만들어졌던 경제부총리 제도는 김대중 정부 시절 외환위기 비상사태로 잠시 중단됐던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유지되다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됐다. 박근혜 정부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겸직 형태로 경제부총리를 재도입했고 현 부총리를 임명했다. 기재부는 경제정책 ‘컨트롤 타워’의 위상을 5년 만에 되찾았다. 박근혜 정부의 3대 키워드 중 하나가 ‘경제부흥’인 만큼 현 부총리 경제팀의 100일은 다양한 정책 발표로 채워졌다. 지난 4월 1일 부동산 대책(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 발표를 필두로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 투자활성화 방안, 통신시장 유통구조 개선 방안,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 등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임기 5년간 수행할 공약 재원의 마련 방안과 추진일정을 담은 ‘공약가계부’도 수립됐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 2차 투자활성화 방안 등도 곧 발표된다. 특유의 조용한 리더십 때문에 현 부총리 취임 초기 일각에서 보였던 우려는 그간 많이 사그라졌다. 차분한 행보 속에 부처 간 벽을 허물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착실하게 그려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부총리는 15년 만에 부활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지금까지 40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각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협업’과 ‘정책 조합’(폴리시 믹스)이 강조됐다. ‘지나친 장밋빛 전망을 바탕으로 한 밀어내기식 정책’이란 비판을 자주 받았던 이명박 정부 시절 기재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보였다. 지난 3월 28일 경제전망을 내면서 올해 성장률을 당초의 4.0%에서 2.3%로 대폭 현실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는 정책 나열에 급급하다 보니 설익은 정책을 미리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경기 부진을 인정하면서 차근차근 제시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것이 현 경제팀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부총리의 지나칠 정도로 차분하고 조용한 대응이 시장에 던지는 정부 메시지의 힘과 권위를 약화시켰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속도조절’, ‘공약 후퇴’ 등 비판이 일었지만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 현 부총리는 지금까지보다 더 큰 난제와 맞닥뜨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8%에 그치는 등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외적으로 미국의 양적완화(시중에 돈을 푸는 경기 부양책) 축소, 중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 등 거대한 불확실성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재계, 경제민주화 탓만 말고 투자 성의 보여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엊그제 경제5단체장과 만났다. 국세청장, 관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경제사정기관장들을 대동하고서다. 객관성과 중립성 시비를 야기하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부총리는 회동을 강행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때려잡자’는 식의 세무조사와 불공정행위 조사를 자중하겠다는 공개 약속이다.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을 사실상 수용한 셈이다. 앞서 정부는 SK종합화학의 울산 공장 설립을 가로막던 ‘손톱 밑 가시’ 등 투자 관련 규제를 대거 풀어주었다. 융·복합산업과 서비스 관련 규제 완화 중심의 2단계 투자 활성화 대책도 곧 내놓을 방침이다. 이제는 재계가 성의를 보일 차례다. 삼성·현대차 등 국내 10대 그룹의 올 3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이 147조원으로 집계되었다. 지난해 말 대비 10.9% 늘어난 수치다. 반면 투자는 1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줄었다. 여전히 현금을 쌓아놓은 채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부총리와의 회동 자리에서도 재계는 경제민주화 탓에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예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을과 함께하는 경제’는 재계도 공감했던 명제다. ‘라면상무’가 시끄럽고 ‘막말우유’가 문제 되니 순간의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내뱉은 허언(虛言)이 아니라면 경제민주화 부작용 타령은 그만두어야 한다. 총수 일가 회사에 무조건적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행위는 뿌리 뽑아야 할 병폐다. 이를 법과 제도로 규제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표현대로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과정이다. 물론 과잉입법은 걸러내고 자의적 규제가 되지 않도록 법망을 촘촘히 짜야한다. 어제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만 하더라도 재계가 반발했던 ‘30%룰’(총수일가 지분이 30%가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에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간주)은 빠졌다. 금융연좌제 논란을 낳고 있는 대주주 적격 심사제의 친인척 및 특수관계인 조항도 빠질 공산이 높다. 우리는 또 한 명의 재벌총수가 검찰에 불려가는 것을 보았다. 비자금 조성 등 ‘비리 백화점’이라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혐의 앞에서 국민들의 반감은 커져가고 있다. 조세피난처로 간 기업인들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평범한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도 높아지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의 책임에서 재계도 결코 자유롭지 못한 만큼 ‘탓’은 그만하고 투자와 고용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 현오석 “경제민주화 기업 세심 배려” 재계 “기업 옥죄는 과잉입법 개선을”

    현오석 “경제민주화 기업 세심 배려” 재계 “기업 옥죄는 과잉입법 개선을”

    경제부처 수장들과 재계의 대표들이 25일 아침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16층 뱅커스클럽에 모였다. 정부 쪽에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김덕중 국세청장, 백운찬 관세청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 맞은편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자리했다. 경제부총리나 산업부 장관이야 그렇다 쳐도 재계에 칼자루를 쥐고 있는 규제 당국의 수장들이 동시에 재계 대표들을 만난 것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현 부총리의 주도로 이뤄진 이 자리는 왜 마련된 것일까. 현 부총리는 이날 “정부로서 기업의 활동을 저해하는 국회입법에 대해 의견을 내는 활동을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옆집에서 세무조사를 받으면 나도 받지 않을까 불안감이 있다”면서 “이런 것이 확산되는 측면이 있는데 기업에 더 세심한 배려를 하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그러면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전제가 미국의 경기 회복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기업들이 투자 준비를 하지 않으면 회복의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할 수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이날 모임을 만든 이유를 요약했다. 그러자 재계는 기다렸다는 듯 투자를 위한 선행조건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손 회장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지나치게 기업을 옥죄면 안 되고 지하경제 양성화도 과도한 세무조사로 이어져 기업의 불안감을 키우고 투자의욕을 위축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허 회장도 “앞으로 기업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입법환경이 좀 더 개선되면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정부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중립성이나 독립성 등을 놓고 뒷말이 나오기 십상인 상황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렇게 ‘노골적인 기업 달래기’에 나선 것은 녹록지 않은 당장의 경제 상황 때문이다. 정부는 역대 두 번째 규모인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이달부터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분기에 1% 미만 성장률이 예상되는데 하반기 3%대 성장을 하려면 최소한 3~4분기에는 1% 이상 성장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목표 달성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만남에 대해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재계가 대통령 공약사항에 대해 공공연하게 반대 로비를 펴고 정부부처 책임자들이 이에 들러리 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경제부처 장관들이 국회 입법권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민주화 입법을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범정부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 가세

    “경쟁당국(공정거래위원회)과 징세당국(국세청·관세청)이 법 집행 과정에서 기업 의욕을 약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김덕중 국세청장, 백운찬 관세청장을 만나 이렇게 당부했다. 그는 “경기 회복과 경제민주화는 서로 양립해야 한다”면서 “국회에 제출한 법안이 모두 정부의 정책인 것처럼 기업과 언론이 오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입법에는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 정부 차원에서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론에 힘을 보태려는 것이다. 이른바 ‘남양유업법’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되지 않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현 부총리가 처음부터 경제민주화의 역(逆)기능을 강조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경제민주화를 외면하는 기업은 판단 착오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계 반발이 본격화되고 청와대에서 ‘속도 조절론’을 펴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지난 4월 국회에서 하도급법 등이 입법화되자 “무차별 과잉 입법”이라며 국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상임위 차원이긴 하지만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는데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현 부총리가 경제사령탑으로서 정책을 이끌기보다는 청와대의 말을 옮기는 역할에 그친다거나 기업 입장을 앞장서서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현 부총리는 그동안 청와대의 말을 옮기는 수준에서 경제민주화를 다뤄 왔다”면서 “그러다 보니 오늘 발언만으로도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꼴이 됐다”고 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현 부총리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것 같다”면서 “지금의 경제민주화는 그동안 경제 성장을 저해했던 재벌의 사익 편취 등 불법 행위를 막자는 것인데 이를 경제 성장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공정위 등 언급된 부처 공무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언제 기업을 죽이려고 한 적이 있느냐”면서 “이미 공정위는 재계, 정치권 입장을 고려해 ‘30%룰’(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이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 등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 빼는 등 최소한의 범위에서 경제민주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조성국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부총리로서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개별 사건에 영향을 주는 듯한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현오석 “내년 경제성장 4% 내외 가능할 것”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정책효과를 감안하면 4% 내외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대도 쉽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기대감을 표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 부총리는 다만 “(4% 달성 여부는) 대외적인 위험요인이 좌우할 것”이라면서 일본의 엔저 정책 등이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민주화 조치와 관련, “과거 공정위 활동을 보면 법 위반 여부만 봤다. 미리미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기준도 작성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좀 지체돼 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성한다”고 답했다. 앞서 노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갑을관계 이슈에 대해 이달 초 유제품과 주류 등 8개 업종 거래실태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결과가 나오는 대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홍준표 경남지사는 복지부가 요구한 재의를 따르는 게 맞다”면서 “진주의료원을 정상화하는 게 유일한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은철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 “원자력 부품 비리 원인은 기술적 문제”라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됐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번 비리는 예고된 참사, 인재(人災)라고 본다”고 말했고 새누리당 소속 한선교 미방위원장도 “사람의 문제를 자꾸 기술적 문제라고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 사태와 관련, “이번 사안은 언론 성격과 사기업 성격을 같이 갖고 있어서 좀 더 신중히 지켜본 뒤 정부가 나설 부분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고용률 70% 로드맵- 장애인 일자리 창출도 포함돼야/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고용률 70% 로드맵- 장애인 일자리 창출도 포함돼야/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지난 4일 정부는 2017년까지 238만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계획을 담은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고용률 70% 달성은 새 정부의 중산층 70% 달성을 위한 핵심과제로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여성의 경제 참여를 확대하고, 서비스업·중소기업 등 창조경제를 활성화하며,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정책을 3대 축으로 하여 연평균 4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골자다. 남성·장시간 근로·제조업·대기업 위주의 기존 고용 창출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어 일자리 창출의 중심축을 여성과 창조경제로 옮겨 신규 일자리 목표인 238만개 중 163만개를 문화·과학기술·보건복지 등 창조 서비스업에서 창출하고 나머지 93만개를 시간제 일자리로 채울 계획이라고 한다. 최대 관심사는 ‘시간제 일자리’다. 야권과 노동계에서는 또 다른 비정규직 양산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보내면서 강력한 추진 의사를 보이고 있다. 지금과 같은 또 다른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자기 필요에 따라 풀타임이나 파트타임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차별받지 않으며 고용 안정성이 보장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또한 영국, 스웨덴 등 다른 나라들도 시간제 일자리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고용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며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또 하나의 축은 창조경제다. 정부가 163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하는 부문으로 사립탐정, 타투이스트 등 새로운 직업 유형을 발굴하는 방안이 눈에 띈다.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사립탐정·척추교정의사 등, 전문화 및 자격 신설을 통해 수의테크니션·유전상담전문가·동물관리전문가 등, 시장 활성화를 통해 그린 마케터·지속가능전문가 등 2017년까지 500개의 신규 직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이번 고용률 70% 로드맵은 남성·전일제 중심의 고용 구조를 여성·서비스·중소기업 고용구조로 바꿔보자는 것이 초점이다. 고용노동부의 입장 또한 기업 성장만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노동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번 로드맵의 기본 방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수의 능력 있는 남성근로자가 노동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고용구조는 장애인의 노동시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여성장애인·중증장애인의 고용률은 남성장애인·경증장애인 고용률의 2분의1 혹은 3분의1 수준밖에 안 된다. 다른 나라의 여성·중증 장애인의 고용률과 비교하면 한국의 고용률은 더욱더 낮게 나타난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고용률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2012년 조사에 의하면 고용된 장애인 중 경증장애인의 비율은 80.7%인 반면 중증장애인의 비율은 19.3%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과 거의 유사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만 해도 중증장애인의 고용 비율이 2009년 27.8%, 중증장애인 2배수 고용제를 적용하면 53.7%에 이른다. 이러한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이들의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최대한 확대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직업영역개발 사업이 필요하다. 이전에 없었던 직업을 창출하거나 이전에 장애인이 취업하지 않은 직무를 발굴하고, 근로형태나 고용형태를 변화시킨다든지, 혹은 이전에 고용되어 보지 못한 새로운 장애유형의 고용을 시도해 보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포함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이 네일 아트 직종에 진출해 본다든지, 발달장애인이 호텔리어를 해본다든지, 정신장애인이 카페매니저를 해본다든지 혹은 다른 정신장애인의 회복을 돕는 동료상담가로 활동할 수도 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이러한 직업영역개발사업을 20년 가까이 지속하고 있다.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를 융합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는 창조경제 시대에 장애인의 일자리라고 예외는 없다. 산업과 문화, 복지가 어우러진 가장 창의적인 시장- 장애인 고용이 지금 이뤄져 가고 있다. 이를 위한 ‘정책’이라는 사회적 눈과 ‘예산’이라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 [사설] 돈 풀기 파티 끝나가는데 비상 시나리오 있나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 증시도 1900선이 무너졌다. 미국이 양적완화(돈 풀기)를 앞당겨 축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에 세계 경제가 화들짝 놀라면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은 엄청난 돈을 풀어 왔다. 최근까지도 미국 중앙은행은 매달 850억 달러(약 96조원)씩, 일본은행은 6조~7조엔(70조~80조원)씩 국채를 사들였다. 하지만 거품의 후유증이 감지되고 경제지표가 조금씩 호전되면서 ‘중앙은행발 파티가 끝나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대미문의 대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섬찟한 비관론과 지나친 호들갑이라는 낙관론이 뒤섞이면서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양상이다. 앞서 우리는 미국의 출구전략(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조치)과 아베노믹스, 중국 경제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니터링의 강도를 높이고 시나리오별 대비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어제 발언은 퍽 실망스럽다. 경제주체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장한 면도 있겠지만 지금쯤 정부와 한은은 여러 대외 변수의 파급 경로와 그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 분석을 마친 상태여야 한다. 그런데 생각도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거시경제 정책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치고는 너무 한가하다. 주변국의 대응은 빨라지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인도네시아도 어제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선진국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는 18∼19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등에 따라 시장은 또 한 번 요동칠 것이다. 정부는 비상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액션 플랜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다음 달 3일 만기가 돌아오는 3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맞교환)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 위기 때는 안전장치가 다다익선이기 때문이다. 자존심이나 정치적 요소를 따질 필요는 없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은 총재는 ‘곰탕 회동’ 때의 자세로 되돌아가 경제 불확실성 증폭에 합심해 대처해야 한다. 특히 한은은 시장의 관심이 금리 추가 인하에서 인상으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는 만큼 종전처럼 오락가락하는 시그널(신호)로 혼선을 키워서는 안 될 것이다.
  • 野 “창조경제 생태계 청사진 없다”

    여야는 국회 대정부질문 사흘째인 12일 경제 분야에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 원자력발전소 부품납품 비리, 관치 금융 부활 논란 등을 거론하면서 정부를 추궁했다.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 관련, “부처 간 소통강화를 위해 국무총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이를 상시적으로 관리·모니터링할 창조경제기획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홍원 국무총리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에 청사진이 전혀 없다”면서 창조경제를 당장 성공시켜야 되는데 조건이 돼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상세 계획은 상당히 진행됐으며 7월에 발표된다”고 답했다. 원전 비리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정희수 의원이 “(원전 비리 근절대책으로) 투명한 과정 관리를 위해 정책실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하나의 제도개선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원전부품 비리의 근본적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는 “전문적 기술 분야이다 보니 폐쇄적으로 운영돼 온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면서 “제도적 개선을 통해 시정해 나가는 한편 고의범이 아니더라도 비리 발생에 조금이라도 관여되면 징계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정부가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 100여일이 지나 또다시 관치금융 본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 지분이 1%도 없는 민간은행에까지도 관치금융이라는 칼을 휘두르며 ‘슈퍼 갑질’을 해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금융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대기업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의결권 한도를 현행 15%에서 5%로 낮추는 ‘금산분리법’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15%는 그대로 두되 금융, 보험 계열사의 경우 대기업의 의결권의 합을 5%로 하자는 강석훈 의원 안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편의점 불공정거래에 대해 공정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할 의향이 있느냐”는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정 총리는 “(공정위가)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 “이달 말 발표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자회사 분리매각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한 지방은행 가운데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떼서 먼저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안미현의 시시콜콜] 정부 지분 매각 ‘떨이’는 안 된다

    [안미현의 시시콜콜] 정부 지분 매각 ‘떨이’는 안 된다

    정부가 지난 10일부터 미국, 영국, 홍콩을 돌며 ‘넌딜 로드쇼’(Non-Deal Roadshow)에 나섰다. 넌딜 로드쇼란 실제 거래(딜)를 수반하지 않는 투자설명회를 말한다. 이번에 들고 나간 매물의 핵심은 기업은행이다. 정부는 기업은행 지분 65.1%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50%+1주’만 빼고 나머지 15%를 팔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 등도 팔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우리금융지주에는 공적자금이 12조원 넘게 들어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1대 주주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다. 정책금융 재편이 끝나면 산은 지분 일부와 대우증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도 시도할 공산이 높다. 공적자금 회수의 3대 원칙은 ▲극대화(최대한 많이) ▲조기(최대한 빨리) ▲국내 금융산업 발전이다.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현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니 전임 정부는 ‘극대화’를 택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의 ‘통째 팔기’에 매달린 것은 쪼개 팔 줄 몰라서가 아니라 인기 매물과 비인기 매물을 묶어 팔아야 좀 더 값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바통을 넘겨 받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다른 선택을 했다. “가격보다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우리금융의 분리 매각에 나섰다. 피 같은 돈(혈세)을 낸 국민 입장에서는 ‘회수 극대화’를 더 반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작전은 벌써 세 번이나 실패했다. 따라서 현 정부가 극대화보다 속도전을 선택한 것 자체는 비판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진행 양상을 보면 우려감을 떨쳐내기 어렵다. 각 매물별로 최적의 매각환경과 조건을 따지기보다는 ‘돈 되는 것이면 뭐든 팔겠다’는 조바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나 신 위원장은 펄쩍 뛰겠지만, 시장은 이미 “정부가 패를 너무 많이 내보였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정부는 증세를 하지 않고 135조원의 공약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세수(稅收)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원이나 줄었다. 앞뒤 사정이 빤한데 매물을 쏟아내고 있으니 복지공약 재원 마련과 세수 벌충을 위해 정부가 혈안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거래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냉소도 따른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지금이 과연 매각 적기인가’라는 의문이 적지 않다. 우리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 등에서다. 기업은행만 하더라도 한때 2만원을 돌파했던 주가가 현재 1만 1000원 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대우조선해양도 세계 3위의 알짜 조선사이지만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자칫 헐값으로 팔릴 수도 있다. 좀 더 큰 밑그림과 긴 안목을 갖고 접근하는 매매전략이 필요하다. 속도전은 좋지만 ‘떨이’ 하듯 해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 hyun@seoul.co.kr
  • [남북당국회담 D-1] 북측, 대남라인 책임 피하기인듯

    [남북당국회담 D-1] 북측, 대남라인 책임 피하기인듯

    지난 9일 판문점 남북 실무접촉이 18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이 된 배경에는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있다. 우리 측은 남북회담의 대표로 ‘류길재 통일부장관-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안을 제시했지만, 북측은 “상급 당국자로 하자”고만 했다. 북한에서 회담 대표로 김 부장이 부각되는 상황을 꺼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북한의 태도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일부에서는 김 통전부장을 남측의 장관급으로 해석하지만, 노동당이 내각을 이끄는 북한에서 당 통전부장이자 대남담당 비서를 겸하는 김 부장의 위상은 그 이상이다. ‘부총리급’ 정도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1,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경제부총리, 통일부장관, 청와대 수석, 국정원장 등이 배석했지만 북측에선 김 통전부장 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배석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총 21차례에 걸친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는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 반면, 북측에서는 내각 책임참사가 나섰다. 내각 책임참사는 일종의 무임소장관으로 통전부 부부장이 주로 맡았다. 지금껏 통전부장이 공식 남북회담 수석대표로 나선 경우는 없다. 회담의 성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통전부의 수장 김양건을 내세웠다가 자칫 정치적 책임을 짊어질 가능성을 대남 라인이 피하려 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2010년 ‘대남 일꾼 물갈이’ 차원에서 대거 숙청된 대남 라인은 군사긴장이 고조되면서 세가 크게 위축됐으나, 최근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간신히 군부와 세력 균형을 맞춘 상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위상과 실권 모두 통전부장의 격이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북한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우리가 처음 장관급회담을 제안할 때 아예 김양건 부장을 못 박았어야 했다. 현안을 타결하려면 김정은을 수시로 독대하는 김 부장을 상대하는 것이 유리한데 (우리 정부가) 전략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과거 장관급회담에서 북측 대표로 나선 내각 책임참사의 격이 떨어진다는 일부의 비난을 정부가 지나치게 의식해 신경전을 벌인 것 같다”면서 “지금은 대표의 급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머리는 EPB 손발은 모피아

    머리는 EPB 손발은 모피아

    어느 사회, 어느 조직에나 ‘라이벌’ 관계는 존재한다. 미국과 영국의 정치는 각각 민주당·공화당, 보수당·노동당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점철됐다.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로셀로나 간 ‘엘 클라시코’에는 스페인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우리나라 경제 권력 역시 30년 이상 두 개의 세력으로 양분돼 왔다. 현재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으로 이합집산이 됐지만 ‘재무부’ 출신과 ‘경제기획원’(EPB)의 양대 구도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파워 엘리트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되자 ‘참여정부 이후 EPB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모피아’(재무부의 영문 이니셜인 MOF와 마피아를 합성한 말) 출신 인사들이 금융권 고위직에 등용되면서 ‘모피아가 다시 경제 권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안이 터져나오면 ‘하늘을 보는 두뇌’보다는 ‘땅을 주목하는 손발’이 주목받기 마련이어서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9곳과 금융 관련 협회 7곳, 금융지주 10곳 등 총 26곳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재무부 출신이 절반인 13명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재무부 출신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다. 각각 재정경제부 제2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지냈다. 공공기관에서는 재정경제원 1차관보 출신인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출신인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손꼽힌다. 금융 관련 협회에서는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기재부 국고국장을 지낸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정책의 두뇌 격에 해당하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EPB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조 수석과 주형환 경제금융비서관, 홍남기 기획비서관이 있다. 정부에는 현 경제부총리,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이 포진해 있다. 여당에서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경제기획국과 대외경제조정실 등 정통 코스를 거쳤다. 당내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류성걸 의원도 예산실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들은 같은 재경직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지만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기획과 예산 전공인 EPB 출신은 비전 제시에 탁월하다는 평이다. 자유로운 토론을 즐기는 덕분에 상하관계도 자유롭다. 반면 재무부 출신은 금융과 세제를 담당해 위기 관리와 추진력이 남다르다. 위계 질서도 엄격하다. 최근 KB금융, 농협금융 등의 수장에 재무부 출신들이 잇따라 입성한 것으로 놓고 ‘모피아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 대해 한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주요 정책결정 라인이 (EPB 중심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구 재무부의 텃밭인 금융권 상황만 놓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에서 잘나갔던 재무부에 대한 반감이 심하고, 부친과 함께 개발연대 시대를 이끌었던 EPB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점도 ‘EPB 전성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창조경제나 고용률 70% 등 추상적 목표를 경제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부보다는) EPB가 본질적으로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내다봤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재무부 출신들이 자기들끼리 이익을 도모하는 이너서클을 강고하게 구축한 만큼, 현 정부가 재무부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모피아의 반격’을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행복기금과 우리금융 민영화 등 산적한 문제 해결에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이들이 주요 정책결정 라인에 포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실무 라인에서는 재무부가 이미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재부의 핵심 보직인 경제정책국장은 전통적인 EPB 출신의 자리로 손꼽힌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경제정책국장은 육동한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제외하고 임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 윤종원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현 최상목 국장 등 모두 구 재무부 출신이 도맡아 왔다. 재무부와 EPB의 경쟁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지난 3월 기재부 세제실이 EPB 라인인 2차관 소속으로 직제가 변경됐을 때 구 재무부 관료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반발이 일었다. ‘세입(세제실)이 세출(예산실)에 종속되면 재정건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구 재무부 라인의 핵심인 세제실을 EPB 밑에 둬 재무부를 견제하려 한다’는 의혹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오정근(아시아금융학회장)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가 창조경제 등 새로운 흐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둘 사이의 반목을 키우는 대신 장점을 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재계, 떠난다는 엄포 말고 창조적 발상하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엊그제 ‘한국 경제의 엑소더스가 우려되는 7가지 징후’ 보고서를 내놓았다. 증세, 과잉 규제, 납품단가 조정 난망, 엔저, 높은 생산비용, 경직적 노사관계, 반기업 정서 확산 등 7가지를 문제삼았다. 한마디로 계속 이런 식이면 공장을 뜯어 해외로 나가겠다는 엄포성 경고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재계는 죽을 맛이다. 대통령이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는 쪽으로 방망이를 휘두르지 말라”고 주문했지만, 연타석 방망이에 정신을 못차리겠다는 게 재계의 하소연이다. 납품단가를 후려쳐서는 안 되고, 골목상권도 침해해서는 안 되며, ‘갑질’도 해서는 안 된다. 안 해야 하는 것 못지않게 해야 할 것도 많다. 정년도 연장해야 하고, 시간제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고, 등기이사의 연봉도 공개해야 한다.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명분 아래 세무조사의 빈도가 잦고 강도도 부쩍 세졌다. “우리가 찍은 게 보수정권 맞느냐”고 성토할 만도 하다. 하지만 재계의 ‘엑소더스’ 엄포는 본질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증세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법인세율 22%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25.4%보다 낮다. 각종 감면 혜택 등을 감안한 실효세율은 10%대다.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진작에 뿌리뽑아야 했거나 선진국도 이미 도입한 제도다. 툭 하면 재벌 총수의 비자금이 드러나고, 듣도 보도 못한 섬에 유령회사를 세워 회사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반재벌 정서가 안 생기는 게 이상하다. 개발경제를 거치면서 수출 드라이브와 고환율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대기업임은 재계도 부인하지 않는 사실이다. 더 이상 과거의 패러다임에 기대려 하지 말고 기업들은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 마침 정부도 창의성에 기반해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내놨다. 비타민 프로젝트 등 현란한 말의 성찬에 비해 구체적인 알맹이가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가야 할 방향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곰탕 회동을 하며 손을 맞잡았지만, 시장은 아직 불안해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경제팀의 엇박자가 재연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웃 일본은 어제 ‘세 번째 화살’을 날렸다. 통화, 재정에 이은 마지막 성장 전략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말대로 화살을 하나씩 부러뜨리기는 쉬워도 세 개를 한꺼번에 꺾기는 어렵다. “환율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생각은 과거 패러다임이다. 기업은 원고(高)에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정부도 정부가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기업과 정부 모두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 “정부·한은, 美 양적완화 불확실성 적극 대응”

    “정부·한은, 美 양적완화 불확실성 적극 대응”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아침 일찍 마주하고 앉았다. 딱딱한 회의실이 아니라 서울 명동의 곰탕집 ‘하동관’에서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나 청와대 서별관회의 등에서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얼마 전 현 부총리가 따로 한번 보자고 제의하면서 조찬 모임으로 이어졌다. 이날 회동은 정부와 한은 간 정책 공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받았다. 기재부 장관과 한은 총재가 으레 한 번쯤 하는 상견례 이상의 의미를 시장은 부여했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한은은 여러 차례에 걸쳐 삐걱거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 기재부는 “이대로 두면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진다”고 한 반면 한은은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된다”고 했다. 정부가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두 사람은 학력과 이력에서 일치하는 대목이 많다. 1947년생인 김 총재가 66세로 1950년생인 현 부총리보다 세 살 많다. 경기고·서울대도 3년 선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김 총재가 4년 먼저 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사 학위도 같다. 김 총재는 이날 상석(上席)에 해당하는 자리를 현 부총리에게 권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현 부총리가 답하는 게 맞다”며 양보했다. 두 수장은 언론사 사진 촬영이 끝난 뒤 약 30분간 배석자 없이 식사를 했다. 식사 중 미국 양적완화(자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의 조기종료 가능성, 그에 따른 불확실성과 우리나라의 대응전략,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 부총리는 식사 후 기자들에게 “한은과 정부가 우리 경제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긴장감 있게 지켜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부총리가 말한 ‘긴장’이라는 표현이 중요하다”면서 “대외환경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갈 수 있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회동을 하는 한편 기재부 제1차관과 한은 부총재가 매월 한 번 만나는 거시정책협의회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만난 하동관은 1939년 중구 수하동에서 문을 연 곰탕집이다. 2004년 수하동 일대 재개발로 지금 자리로 옮겼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상목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부총리가 호텔 같은 곳 말고 편한 곳에서 일상적으로 만나고 싶다고 해 이곳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에서는 재무부 장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매주 한 차례 조찬 회동을 한다”며 “재정 당국과 통화 당국 간 대화와 정보 공유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 통화 당국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北 리스크’ 관리 美 지지 확보·中 공조 성과… 인사난맥 ‘오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北 리스크’ 관리 美 지지 확보·中 공조 성과… 인사난맥 ‘오점’

    박근혜 대통령이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임기 5년 동안 국정의 틀을 짜는 중요한 시기에 안팎으로 어느 정권과 비교해도 시련과 도전이 거센 시기였다. 취임 초 고위공무원들의 잇단 낙마파문에 이어 ‘박근혜 인사 1호’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 및 경질은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 스타일과 청와대 시스템 부재가 빚은 전형적인 ‘인사 실패’라는 평이다. 반면 북한 도발 및 개성공단 사태 등 ‘북한 리스크’ 관리는 확고한 한·미공조 속에서 일관되고 침착한 대응을 유지하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받고있다.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서 평가가 엇갈린다. 저성장 기조와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악재 속에 힘들게 도출한 공약 가계부와 부동산 대책, 추경예산안과 주요 대선공약인 4대 사회악 근절 및 경제민주화 추진은 여전히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 ■정치 靑 내부 경직된 문화 … 주요 정책 로드맵도 차질 지난 100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는 활동 공간이 적었다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했으나 평가는 엇갈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긍정적인 측면을 눈여겨봤다. 그는 “이전 정부와 다르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정권 초반에 조용하고 차분한 행보를 보인 게 이전 정권과 다른 점”이라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아직 국민들이 대통령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국면이 되지는 않았다”면서 “대선 때 대통합을 강조했던 연장선상에서 청와대 대통합위원회 등의 역할을 강조하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의 경직된 문화와 당청 간 소통의 부재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정부조직법 통과는 출범 이후 바로 시작돼야 하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치력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청와대에서 이니셔티브를 갖고 주도적으로 이슈를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청와대 문화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깨알 리더십이라고 하는데 이는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청와대가 지나치게 대통령 중심으로 가다보면 모든 일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 정부 출범이 50여일이나 늦어지면서 이 시기에 긴요한 주요 정책 로드맵도 늦어진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라오스의 강제 북송 문제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보면 박 대통령이 정부 조직과 국정 전반에 대한 장악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박 대통령의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낮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외교·통일·안보 北 ‘도발후 보상’ 불허… 원칙적 입장 견지 호평 새 정부의 틀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밀려온 ‘북한발(發) 악재’는 걸음마도 떼지 못한 박근혜 정부를 가시밭길로 몰고 갔다. 핵심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난관에 부딪혔고, 북한과의 강(强) 대 강 대결로 대화는 단절됐으며 지난 10년간 유지해온 개성공단도 잠정 폐쇄됐다. 남북관계 회복의 불씨는 갈수록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강변일변도 정책, 유연성이 부족한 접근 때문에 남북관계에 불안 요소가 커졌다”며 “신뢰가 특히 중요한데, 말싸움과 기싸움이 이어져 남북 간 신뢰는 더 크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보다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박근혜 정부가 대북 문제에 있어 ‘도발 후 보상’이라는 과거 패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것은 바람직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북한에 당근만 주고 결과물은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먼저 변하라며 공을 넘겼다”며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단호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성과로 꼽힌다. 또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향후 60년 미래에 대한 양국관계의 발전방향을 정립함으로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중국과의 공조도 잘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과 외교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준 라오스 탈북청소년 9명의 북송 사건 등은 오점으로 남았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외교안보 부처 간 조정체계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구난방식의 정책조정 과정을 정비해 예측가능성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복지·노동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공약 이행 재원대책 부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 등 복지·노동 공약은 유권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에게 전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취임 100일을 맞은 현재 공약이행 가능성을 두고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애초 복지·노동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마련 대책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정책후퇴 조짐이 나타나면서 공약을 실천할 의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적인 보건복지 분야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을 둘러싼 논란은 재정추계에 대한 고민 없이 내놓은 공약이 초래한 혼란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노인층 지지를 얻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공약은 당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월 4만~20만원씩 차등지급’하기로 하면서 약속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이마저도 소득에 관계없는 보편 지급 조항까지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정부안에서도 적지 않다. 무상보육을 둘러싼 중앙·지방 논쟁은 복지재정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복지전달체계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다양한 고민을 정부에 던져주고 있다. 당장 서울시에서는 이번 달부터 양육수당 부족 사태가 현실화한다. 진주의료원 폐업도 정부·여당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공공의료 확충 공약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 당시부터 경제민주화 쟁점을 선점하며 강력한 정책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취임 이후에는 대기업 규제완화와 투자 장려도 강조하고 있어 노동계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의지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경제 고용창출 제자리걸음… 능동적 경제성장 대안 절실 “처음 3개월, 6개월 이때 (국정과제를) 거의 다 하겠다는 각오로 붙어야 된다.”(올 2월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전에 유난히 ‘속도전’을 강조했다. 각종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난제들은 힘이 실리는 정권 초반이 아니면 풀어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차분한 기조’가 유지됐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좋게 말하면 ‘관리형 모드’로 일관했고, 나쁘게 말하면 ‘리더십 실종’이 드러났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현 정부 경제팀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2월 25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인 3월 22일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새 정부 경제정책 추진방향’(3월 28일),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4월 1일), ‘추가경정 예산’(추경·16일), ‘투자 활성화 방안’(5월 1일), ‘벤처 활성화 대책’(5월 15일), ‘공약 가계부’(5월 31일) 등 굵직한 대책들을 연달아 내놨다. 하지만 문제는 일련의 정부 대책이 경제성장의 대안을 제시하는 능동적인 성격보다는 경기 침체의 골을 메우는 소극적인 대응에 그쳤다는 점이다. 추경은 경기 후퇴에 따른 12조원의 세수 확보가, 4·1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경기 침체 회복이 목적이었다. 벤처 활성화 대책 등은 ‘대기업이 독점한 구조를 놔둔 채 벤처 창업만 독려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효과도 제한적이다. 전월 대비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2월 1.1%에서 4월 1.6%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소비자심리지수도 2월 102에서 5월 104로 제자리걸음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민생경제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은 제자리 걸음이고 경제 성장률도 저조해 ‘민생경제 대통령’이라는 약속은 실종된 느낌”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학장은 “아베노믹스는 화끈하게 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성이 없이 표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경제 부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각론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주요지역 거물들 벌써 물밑 기지개, 여 vs 야+安 변수… 정치판도 분수령

    주요지역 거물들 벌써 물밑 기지개, 여 vs 야+安 변수… 정치판도 분수령

    제6회 전국 동시 6·4 지방선거가 4일로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에서 16개 광역단체장에다 세종특별자치시장, 기초단체장 225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 88명, 시·도 교육감 17명을 동시에 선출한다. 1년이 남았지만 여야 정치인들은 벌써부터 물밑에서 기지개를 켜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수도권 ‘빅3’인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이다. 승패를 가름할 격전이여서다. 서울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출마를 이미 선언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당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민주당 후보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맞서는 새누리당은 후보군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젊고 참신한 이미지에다 여성이라는 점에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안대희 전 대선캠프 정치쇄신위원장, 권영세 주중대사도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총리는 총리에서 서울시장으로의 ‘하향지원’이, 안 전 위원장은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선언이, 권 대사는 대사 임기가 각각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박진 전 의원이나 원희룡 전 의원, 홍정욱 전 의원 등이 본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야권에서도 박 시장 외에 박영선 의원, 이계안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지사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관건이다. 김 지사는 최근 새누리당 당직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당 대표와 경기도지사 연임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출마 여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도지사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와 함께 5선인 남경필(경기 수원병) 의원, 4선인 원유철(경기 평택갑)·정병국(경기 여주·양평·가평) 의원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3선의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3선의 김진표(경기 수원정) 의원이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를 지낸 국정경험을 앞세워 도전할 가능성이 크고, 5선의 이석현(경기 안양 동안갑), 4선의 원혜영(경기 부천오정)·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의원도 후보군으로 조명받고 있다. 인천시장은 송영길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재선의 윤상현(인천 남구을)·이학재(인천 서구 강화갑) 의원이 도전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단체장 가운데 3선급 내외의 중진의원들의 도전이 많은 것은 올해 큰 선거가 없어 원내에서 중진급 의원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어 지방정치로의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정치를 통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인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는 또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민주당 그리고 독자 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안철수 신당’의 운명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4개월 뒤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선거라는 점에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승리하면 확실한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반대로 야권이 이기면 임기 중반을 맞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야권발(發) 정계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안철수 신당이 선전하면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 체제를 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31일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200명에게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으로 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는 34.0%로 새누리당 38.6%에 이어 두 번째였다. 민주당의 11.7%보다 22.3% 포인트나 앞섰다. 안철수 신당은 주로 충청(43.0%)·호남(48.0%)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30.9%, 수도권에서 9.2%를 얻었다. 반면 이 같은 분위기에도 신당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당장 세력화에 실패하고 민주당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농산물 도매시장 ‘정가 매매’ 2016년까지 20%로 늘린다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경매’가 아닌 ‘정가(定價) 매매’ 거래의 비중이 2016년까지 20%로 확대된다. 가격 안정성을 확보해 농산물의 폭등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27일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농협 등 생산자단체 중심의 유통경로와 직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농가소득은 5% 높이고 소비자가격은 10% 내린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대책의 골자는 농산물 도매시장에서의 정가·수의 매매 제도 비중을 지난해 8.9%에서 2016년 20%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현행 경매 제도 하에서는 도매시장 농산물 가격의 투명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제품 가격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가격 편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가·수의 계약 제도를 확대해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에게 정책자금 700억원을 저리로 지원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도매시장 개설 이후 약 30년 만에 (도매) 제도가 진화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산지와 소비지를 직접 연결하는 5개 권역별 도매물류센터 설립과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및 출하 대형화 등으로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도매시장과 대형마트도 가격인하 압박을 받아 농산물 유통비용을 10∼15% 정도 줄일 것으로 추산된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이대론 내년 지방선거 참패”… 與, 공약 가계부 ‘질타’

    박근혜 정부의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135조원을 조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공약 가계부’가 27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충돌’을 빚었다. 공약 가계부가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의 복지 예산 중심으로 짜여 사회간접자본(SOC) 등 지방공약 예산이 당초 추계의 4분의1밖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새누리당 지도부가 문제 삼은 것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공약 가계부에 대해 보고받고 “박근혜 정부의 지방공약 소요 재원 80조원 가운데 20조원만 반영돼 있다. 나머지 4분의3에 대해 말이 없으면 공약 가계부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고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20조원 안에도 신규 사업은 한 건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신공항 건설, 수서발 KTX 노선의 의정부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신규 사업이 줄줄이 공약 가계부에서 빠진 것이다. 최고위원회에서는 새로운 도로·철도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한 성토도 있었다. 민현주 대변인은 “지방공약이라는 게 대부분 SOC 사업들인데 정부가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SOC 예산을 꼭 반영할 것을 정부에 강하게 주문했다”고 전했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지역 민심과 직결되는 SOC 사업 없이는 선거에서 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현 부총리는 “지방공약 실천은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부터 소요 예산 계획과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공약 가계부에 지역의 ‘민원성 예산’을 반영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지방공약보다는 국가적 사업 예산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공약 가계부안이 5월 말에 확정 발표될 예정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속했던 것들이 실제로 이뤄지는 책임 있는 정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세율 인상 없이 공약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정교한 가계부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대리운전·택배기사도 4대보험 보장해 줘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리운전 기사 등 시간제 일자리에 4대 보험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26일 충남 부여의 농산물 산지 유통 현장을 방문해 “기존 일자리와 충돌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시간제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며 “거기에 차별이 없도록 4대 보험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직업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은 대리운전 기사, 택배 기사처럼 ‘불안한 직종’이 많아서라고 진단했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고용 안정성도 낮은 직종을 안정적 일자리로 발전시켜야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 부총리는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리려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임금과 보험의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 확대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시간제 일자리가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시기를 놓치면 취업을 아예 못한다”며 “이제는 인턴이 일자리의 출발점”이라고 못 박았다. 단 대리운전 기사에게 4대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은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일자리 로드맵’에는 들어 있지 않다고 전했다. 부여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초대 국무위원·靑수석 평균 18억6449만원… MB때의 절반 수준

    초대 국무위원·靑수석 평균 18억6449만원… MB때의 절반 수준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8억 644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 첫 청와대 수석·내각(평균 31억 3800만원)의 59% 수준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4일 대한민국 전자관보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25억 5861만원, 정홍원 국무총리 18억 7739만원 등 청와대 수석 이상 9명, 국무위원(총리 포함) 10명 등 재산공개 대상 고위 공직자 19명의 재산등록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미 재산을 공개한 조원동 경제수석과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8명을 포함해 청와대 수석 이상 11명, 국무위원 16명 등 27명의 1인당 평균재산은 18억 6449만원이었다. 박 대통령을 제외한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 등 청와대 수석 이상 11명의 재산 평균액은 19억 5921만원이었다. 정 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16명의 재산 평균액은 18억 4533만원이었다. 청와대와 내각을 통틀어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46억 9738만원을 신고해 재산이 가장 많았다. 새 정부 고위 공직자 27명 가운데 29.6%에 달하는 8명은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공개를 거부해 전체 행정부 재산공개 대상 고위 공직자 고지거부 비율인 28%보다 다소 높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첫 국무위원·청와대 수석 이상의 39.1%(23명 중 9명)가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한 것에 비하면 10% 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숫자보다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가 관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계획과 지원내용을 담은 일자리 로드맵을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주 40시간 미만 일하는 고용 형태를 말한다. 육아나 체력 등 근로자 개개인의 사정에 맞춰 근로형태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여성 및 중고령층 인력 활용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제 일자리가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지난해 기준 53.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하위권이다. 4년제 대학을 나온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도 2010년 기준 60.1%로 독일(82.8%), 미국(76.2%) 등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친다. 애초 고용률 자체도 낮지만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여성들의 상당수가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탓이 크다. 역(逆)U자 형태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30~40대 때 가장 낮은 M자 형태다. “우리 경제가 엄마라고 외친다”라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고용률 70%를 위해서는 여성 인력 활용이 필수다.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하는 게 긴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일자리의 ‘질(質)’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시간제 일자리 하면 단순 파트타임을 떠올린다.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하고 임금도 박하다. 이런 시간제 일자리로는 양질의 여성 인력을 끌어들일 수 없다.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 세대도 흡수하기 어렵다. 근로시간이 적은 만큼 풀타임보다 보수는 적겠지만 최소한 고용 안정성 면에서 정규직과 차별은 받지 않아야 한다. 4대 보험 등 복지혜택도 주어져야 한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는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는 법인세와 4대 보험료를 깎아주는 등 나름의 방안을 고민하는 눈치다. 재정부담이 따르겠지만 다른 세출과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서라도 이를 관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70%라는 숫자에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시성 성과에 매달릴 경우 국민세금만 축낸 채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네덜란드와 독일도 64%였던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리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를 5년 만에 달성하겠다는 게 박근혜 정부의 목표다. ‘제2의 한강의 기적’도 좋지만 질 낮은 일자리로 메우는 70% 고용률은 의미가 없다.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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