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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담뱃값 인상 논쟁의 정치경제학/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담뱃값 인상 논쟁의 정치경제학/오승호 논설위원

    담뱃값 인상 논쟁이 예사롭지 않은 듯하다. 증세론으로 번질 조짐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담뱃값 대폭 인상론의 군불을 지핀 이유가 궁금해진다. 세월호특별법 처리 문제로 국회가 장기 표류하면서 민심은 냉기류다.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피운다는 담배 가격을 한두 푼도 아니고 한꺼번에 수천원이나 올려야 한다고 정부가 나서니 담뱃값 인상과 관련한 추석 민심이 어떻게 형성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담뱃값을 올리려면 안전행정부, 복지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4개 부처의 협의가 필요하다. 담배에 붙는 담배소비세(641원)와 지방교육세(320.5원)는 안행부, 국민건강증진부담금(354원)은 복지부, 부가가치세(227원)와 연초안정화부담금(15원)은 기재부, 폐기물부담금(7원)은 환경부 소관이다. 2500원짜리 담배의 62.6%(1564.5원)는 세금과 부담금이다. 문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담배 규제에 대한 복지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가능하다면 올해 정기국회에 정부입법으로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물가는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여서 복지부엔 우군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담배에 붙는 세금이다. 최경환 경제팀은 직접적인 증세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를 인상할 생각은 없고, 각종 비과세·감면제도를 손질한다는 대전제 아래 부족한 세수(稅收)를 확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부가 담뱃값 대폭 인상 방안을 밝히자 담배 소비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이 공식 논평을 내는 등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마침 탄소배출권거래제 및 저탄소차협력금제도에 대한 대기업 부담이나 재건축 규제 대폭 완화 등의 조치로 야당의 심기(心氣)가 불편한 터인데, 이젠 서민 증세에 나선다는 비판을 할 법도 하다. 설령 담뱃값 인상을 위해 지방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해도 세월호 정국에서 처리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가 아닐까. 정부와 여당은 증세론과 관련해 솔직해졌으면 한다. 직접 증세를 하는 것은 타이밍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는 않다. 증세는 경기가 좋을 때 하는 것이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쉽다. 그렇다고 해서 조세 저항이 큰 직접세 대신 간접세나 준조세를 올려 세수를 확충하려고 한다면 국민들은 선뜻 동의할까. 복지부 장관은 “연구 결과를 보면 담뱃값 인상으로 청소년층과 저소득층의 금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한다. 청소년이나 저소득층들은 담뱃값이 지금보다 훨씬 비싸지면 돈이 없어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돼 전체 흡연율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논리다. 담배의 가격탄력성과 관련, 흡연 억제를 위한 담배 가격은 6199원이 적정하다는 연구도 있다. 2012년 담배소비세가 2조 881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담배소비세를 1000원 올릴 경우 세수는 4조~5조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흡연율도 줄이고 세수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는 있을 것이다. 2016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표를 크게 의식할 필요가 없어 담뱃값 인상에 따른 정치권의 부담이 줄어들지도 모른다. 담뱃값 인상은 물가 문제 이외에도 서민의 기호품이라는 점으로 인해 쉽게 찬성표를 던지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나 진영 전 복지부 장관 역시 담뱃값 인상 카드를 선택하지는 못했다.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 인상의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수천원이나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음주 문화를 개선하고 청소년들의 음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령 2500원인 소주 값을 하루아침에 4500원으로 올리려는 주세인상론이 나온다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까. 담뱃값 인상은 소득이 적은 서민들이 세금을 더 내는 소득 역진성 논란도 있다. 대폭 인상하려면 사회적 합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인상하지 않은 점을 고려, 가격을 소폭 올린 다음 매년 물가와 연동해 인상하는 것도 검토할 만한 대안이다. osh@seoul.co.kr
  • 최경환 “금융산업 위축은 보신주의 탓”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금융협회장들을 만나 금융산업 전반의 보신주의를 질타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금융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마저 보여 걱정이 많다”면서 “만연한 보신주의와 소극적 영업 관행이 금융업 위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산업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2011년 6.4%에서 지난해에는 5.5%까지 떨어졌고, 취업자 수도 뒷걸음질치고 있다”면서 “금융업 전체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협회장들에게 인사·보수·인센티브 체계 전반을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담보 위주로 (안전하게) 대출을 해주면 불이익은 없고 보상만 지급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담보 위주 대출에서 벗어나 창조금융, 기술금융을 실현해 달라는 요구다. 최 부총리는 이어 “감독기관이 은행권 리스크를 평가할 때 적절한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지와 저(低)리스크·고(高)리스크 부문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일 때 국내 은행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7.6%에 그친다는 점도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고개 드는 ‘디플레 공포’

    고개 드는 ‘디플레 공포’

    최근 2년 가까이 1%대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 전망치인 1.8%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이 우리 경제를 뒤덮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1일 8월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앞으로 물가는 특이 요인이 없는 한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달 전 “상승 폭이 서서히 확대될 것”이라는 입장과 온도 차가 크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된 올해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1.8%도 실현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평균 물가 상승률을 2.3%로 잡았다가 지난 7월 1.8%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11월 1.6%를 기록한 이후 22개월째 1%대 이하에 머물고 있다. 최근 저물가의 배경은 내수 관련 지표들의 개선이 지체되면서 여전히 경기가 바닥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날 배포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7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4%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76.4%에서 78.0%로 상승했다. 하지만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보다 0.6% 증가, 지난 2분기(0.7%)의 부진이 지속됐다. 설비투자지수 증가율도 전월(2.5%)과 유사한 3.0%에 그쳤다. 출하가 줄어들면서 재고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의 공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물가안정 목표 범위가 2.5~3.5%로 돼 있는데 3년째 하한선 아래로 가고 있다”며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에 와 있다”고 언급했다. 디플레이션은 물건값뿐 아니라 부동산 등 자산 가격까지 하락한다는 것을 뜻한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소비자나 기업은 소비나 투자를 더 줄인다. 가격이 떨어지는 물건이나 부동산을 사면 손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상품 재고가 증가하고, 그 결과 생산은 줄어든다. 이는 공장과 회사의 폐업 증가와 고용 침체로 이어지면서 소비 저하와 내수 침체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등 경제 전체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고혈압(인플레이션)보다 저혈압(디플레이션)이 더 무섭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낮은 데다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 위주로 성장이 이뤄지다 보니 저물가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수요 부족 등으로 저물가가 유발됐다는 점에서 한국이 디플레이션에 따른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을 닮아 가고 있다”며 “기업이 투자해서 반듯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성장동력 확충에 재정이 투입돼야 소비를 늘리고 디플레이션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론] 경제살리기 급하지만 장기전 펼쳐야/오문석 LG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시론] 경제살리기 급하지만 장기전 펼쳐야/오문석 LG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 살리기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반 분위기는 조성했지만 ‘최노믹스’가 넘어야 할 장애물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세계 경제도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회복세가 미약하다. 여기에 200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설비투자 둔화, 신성장 사업 부진 등 공급 부문의 문제들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즉 노동과 자본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공급 과정이 원활치 않은 것이다. 국내외 수요 부진과 공급 부문의 구조적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앉아 있다가는 정말 일본과 같이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내수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수요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한 순서였다. 경제는 생물과 같아서 성장하려는 거스를 수 없는 힘이 내재해 있다.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수요를 부추겨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러나 수요 확대 정책은 효과나 지속성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2000년대 초중반 산업경쟁력 약화를 저금리로만 대응한 나머지 결국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금융위기를 겪어야 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강력한 수요 정책으로 성장률을 높이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올해에는 소비세 인상 등의 여파로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의 침체가 단순한 수요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증거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예를 들어 청년 실업은 수요 부족으로 일자리 자체가 없다기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의 능력이 모자라거나 벽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도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과거 우리 기업들의 강점인 신속한 설비투자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졌다. 성장의 기회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지식과 기술을 다양하게 결합하고 활용해 선진 기업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업들에 국한되고 있다. 따라서 경제를 살리려면 장기간에 걸쳐 공급 부문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 시점에서 특히 시급한 것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늘려 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서비스업은 다소 방치됐던 일종의 금맥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욕구가 커질수록 이에 필요한 서비스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의료, 교육, 법률서비스,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도 새로운 서비스 수요를 예상케 한다. 이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 부문의 막혀 있는 활로를 열어준다면 서비스 산업은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의 원천이 될 것이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통과가 중요한 이유다. 세부적으로 논란이 있겠지만 서비스산업을 경제 활성화의 주요 축으로 삼고 규제와 진입장벽을 제거해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취지는 살려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이 법이 시행되면 2020년까지 35만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총생산도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법 통과뿐 아니라 정부도 민간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과 조직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경제 활성화 노력이 결실을 얻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가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해졌다. 과거에도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익집단들의 거센 저항에 막혀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개혁으로 피해를 보는 집단의 반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끝까지 소통하고 끈질기게 설득하며 때로는 타협하며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당장 효과를 봐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문제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장기전을 펼쳐주길 바란다.
  • [사설] 온실가스 감축 봐주기 투자로 화답하라

    정부가 결국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산업계에 대폭 양보했다. 두 가지 제도 가운데 배출권 거래제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은 하되 모든 업종에서 온실가스 의무 감축률을 10% 줄인다. 그만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초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던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2020년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차기 정권으로 넘겼다. 그저께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다. 자동차 제조업체 등 대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한 조치다. 기업들은 희색이지만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번 조치로 인한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에 의해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2009년 기준)의 30%를 2020년까지 줄이게 돼 있다.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정책의 신뢰성에 큰 흠이 생길 수도 있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정책이다. 자동차 업계의 반발로 2년 연기했지만 또다시 2020년 이후로 6년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연기를 거듭한다면 다음 정권에서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대외 신뢰를 생각해서라도 제도 자체가 폐지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국제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해 지난해 출범했다. 국제 공조를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배출권 거래제와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동시에 시행할 경우 국내 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산업연구원의 공동연구를 통해 저탄소차 협력금제의 시행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애초 의도했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소비자와 국내 산업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큰 것으로 예상했다고 해명한다. 그렇다고 다음 정권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부담금 부과를 유예하는 대신 친환경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가 지켜야 하는 온실가스 연비 기준을 2020년까지 선진국(97g/㎞)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부디 빈말이 되지 않도록 기업들은 각고의 노력을 하기 바란다. 국내에서 유럽산 중·소형 수입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내야 한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두 가지의 제도를 완화 또는 유예하기로 결정하기까지 적잖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회복에 나선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의지가 환경정책에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최 부총리는 어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환경이나 문화재 같은 덩어리 규제는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합리적인 운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부담을 크게 덜어준 만큼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규제 혁파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정부는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세무조사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도 인하했다. 기업들이 곳간을 열어 투자하는 일만 남았다.
  • 기업 눈치 보다… ‘탄소 거래’ 누더기

    기업 눈치 보다… ‘탄소 거래’ 누더기

    정부가 재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에 부담금을 물리기로 한 것은 2020년까지 늦추고, 탄소 배출량 감축률도 10% 완화하기로 했다. ‘기업 편의만 봐주다가 배출권거래제 자체가 누더기가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국가배출권 할당계획’과 ‘저탄소차협력금제 대응방안’ 등을 확정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배출권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를 동시에 실시하면 국내 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된다”면서 저탄소차협력금제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배출권거래제는 해당 업체가 할당 범위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여분이나 부족분에 대해서는 다른 업체와의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저탄소차협력금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차량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주거나 부담금을 물리는 제도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부터 예정대로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해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로 결정했다. 산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업종에서 감축률을 10% 완화하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발전분야 등에 대한 감축 부담을 추가로 완화해 주기로 했다. 1t당 탄소배출권거래 가격을 북미나 유럽 수준인 1만원으로 설정하고, 현재 진행 중인 장기 배출량전망치(BAU) 산정 과정에서 올해부터 2020년까지의 BAU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업계의 반발이 집중됐던 저탄소차협력금제의 부담금 부과도 2020년 말까지 시행이 연기된다. 대신 전기차에 대해서는 올해 말로 예정된 세제 감면(최대 400만원)의 일몰을 연장하고 보조금 지원 대수도 올해 800대에서 내년부터 두 배 이상 늘린다. 하이브리드차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일몰이 되는 취득세, 개별소비세 등의 감면(최대 270만원)을 연장하고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0g/㎞ 이하인 중·소형 하이브리드차를 살 때 보조금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또한 국내 판매 차량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평균 온실가스 연비 기준을 2020년까지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유사한 97g/㎞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박근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창조 경제의 기회를 포기했다”면서 “정부 정책과 법 질서가 당장의 이익에 눈이 먼 산업계에 의해 무너진 격”이라고 비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한강의 불행/서동철 논설위원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한강 하류 일대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각축장이었다. 그런데 삼국시대 한강 하류의 운명은 충북 충주 일대의 지배권과 궤를 같이했다. 충주는 처음엔 백제의 영역이었지만 장수왕 시대 고구려 영토로 편입된다. 흔히 중원고구려비로 불리는 충주시 중앙탑면 용전리의 충주 고구려비가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 553년에는 신라 진흥왕이 차지해 국원성(國原城)이라 이름붙인다. 진흥왕은 이듬해 한강 하류 일대를 점령한다. 한강 하류를 차지하려면 충주를 먼저 손아귀에 넣는 것이 필수불가결의 요소였음을 알 수 있다. 충주에서 배를 띄우면 순식간에 서울에 닿을 수 있었으니 병력과 장비 수송에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 이렇듯 전략적 가치가 엄청난 충주였으니 진흥왕은 557년 국원소경(國原小京), 경덕왕은 다시 742년 중원경(中原京)으로 승격시킨 것이다. 충주는 경주에 버금가는 신라의 두 번째 수도였다. 한반도가 통일국가로 유지되는 동안 한강 물길의 군사적 중요성은 물론 전과 같지 않았다. 하지만, 대량수송이 가능한 일종의 고속도로 역할로 한강 물길의 중요성은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고려는 건국 초기부터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수도 개경으로 운반하고자 전국에 12개의 조창(漕倉)을 설치했다. 이 가운데 2곳이 남한강에 있었는데, 충주 덕흥창과 원주 흥원창이다. 해로(海路)를 이용하는 다른 10곳의 조창은 전국의 바닷가에 두었다. 경상도 지역의 조창은 남해안에 창원 합포 석두창과 지금의 사천인 사주 통양창이 있었을 뿐 동해안에는 두지 않았다. 지금의 경상북도 지역의 세곡(稅穀)을 육로로 새재를 넘긴 뒤 충주에서 배에 실어 개경이나 한양으로 수송하는 방식은 조선시대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신라의 군수품 수송 루트 그대로다. 조선 왕실의 그릇을 굽던 사옹원(司甕院) 분원(分院)이 한강과 맞닿은 우천(牛川) 주변에 정착한 것도 물길이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우천은 용인에서 흘러내려 오는 경안천의 옛 이름이다. 분원이 지금의 광주시 분원리에 자리 잡으면서 원료 수급은 물론 완제품을 도성으로 실어 나르는 데도 한강은 유용했다. 한강 물길은 1973년 팔당댐 건설로 가로막혔다. 이후 하류 곳곳에 수중보가 생기는가 하면 최근에는 4대 강 사업으로 남한강 중류에 대형 보를 지었다. 그런데 엊그제 한강개발 사업을 다시 벌인다는 소식이 들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나 관광 휴양 명소로 만들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참에 물길로써 한강의 기능을 되살리는 사업도 이뤄졌으면 좋겠다. 우리 손으로 끊어버린 역사를 다시 잇는 작업이기도 하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지난달 소비자물가 1.4%↑

    지난달 소비자물가 1.4%↑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농산물, 석유류 등의 가격이 안정되면서 2개월 연속 상승률이 둔화됐다. 2012년 11월 이후 22개월째 1%대의 저물가가 계속되면서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다. 지난 2월(1.0%)부터 6월(1.7%)까지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다가 7월 들어 1.6%로 떨어진 데 이어 2개월째 상승폭이 떨어졌다. 8월 물가는 전월 대비로 0.2% 올랐지만 2009~2013년 평균 0.5%에 비해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지난달 물가 상승폭이 낮아진 데는 농산물과 석유류의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 컸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6%나 떨어졌다. 7월과 비교하면 3.9% 올랐지만 2009~2013년 8월의 평균 가격 상승률(6.5%)보다 2.6% 포인트나 낮았다. 국제유가와 환율 안정에 힘입어 석유류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4.7%, 전월 대비 0.9% 떨어졌다. 2년 가까이 저물가가 이어지자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1%대 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8일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러나 “근원 물가는 올라가고 있는 만큼 디플레이션이라고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물가 불안 요인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당정, 내년 예산 5%대 증액

    새누리당과 정부는 2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을 5%대로 증액하기로 하고 예산 투입 세부 항목들을 확정했다. 이와 관련,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산을 최대한 확대하기로 했으며 늘어난 예산으로 민생예산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난방비 문제로 겨울나기가 힘겨운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제도’에 1044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내년 처음 도입되는 이 제도는 지원 대상자들에게 일종의 쿠폰을 주고 유류, 가스, 전기료를 정부가 사후에 정산해 주는 제도다. 126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한다. 514억원을 투입해 65세 이상 노인이면 전국 모든 병원에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당정은 또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현행 15만원에서 17만원으로 2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예산은 3조 7000억원에서 3조 9000억원으로 2000억원(5.4%) 늘렸으며 대학생을 대상으로 전세·임대주택을 매년 3000가구씩 공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 새누리당은 쌀 관세화에 대비해 쌀 고정직불금 단가를 현행 9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0만원 인상할 것을 정부 측에 요구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제30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15년 주요 예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투자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에 무게를 뒀다. 정부는 먼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출역량 강화 지원, 연구개발(R&D)투자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출초보기업지원금을 10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늘려 유망한 중소기업을 수출기업화하고 소상공인전용기금을 1조 2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일자리 예산 규모도 14조 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리고 취업성공패키지와 희망리본사업 대상을 14만 2000명에서 15만명으로 통합, 확대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경·원 결의 다시 ‘한강의 기적’

    경·원 결의 다시 ‘한강의 기적’

    최경환(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정부가 최근 밝힌 한강개발 사업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1일 기획재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 시장과의 조찬 회동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모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정부와 협력해 대한민국이 경제 발전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경제부총리와 서울시장이 단독 회동한 것은 2006년 권오규 부총리와 오세훈 시장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현 정부의 최고 실세와 야권 차기 잠룡의 만남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중심 화제는 한강개발 사업이었다. 한강 주변을 개발, 파리 센강이나 런던 템스강 같은 관광·휴양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강 개발은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계획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최 부총리와 박 시장은 한강개발계획을 위한 공동 TF를 구성하는 등 한강 개발에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지방재정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최 부총리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세출 구조조정과 자체 재원확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정부 지원의 한계를 언급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서울시의 재정자립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지하철의 노후시설 교체 등에 워낙 큰 예산이 들어가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요청에 최 부총리는 “(재정 지원을) 실무적으로 논의해 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사설] 지자체 안전 예산마저 ‘펑크’ 안될 말

    서울 지하철 곳곳이 노후화하면서 갖가지 안전결함이 생기고 있지만 태반이 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시민의 발인 지하철마저 결함을 알면서도 예산 부족 등으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지경이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말의 성찬에 그칠 것인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이제 네 탓 공방은 그만하고 안전예산을 확보할 근본 처방부터 제시해야 한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65개 지하철 역사를 조사한 결과 균열·누수 등의 결함이 7만 9569건에 이르지만 보수를 끝낸 것은 1만 550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결함을 개선하려면 서울메트로는 올해 148억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53억원이 필요하지만 반영된 예산은 각각 22억원, 15억원뿐이다. 심지어 서울메트로의 경우 시설물 결함 보수 예산은 2011년 50억원, 2012년 37억원, 2013년 30억원, 올해 22억원으로 감소세다. 안전 부문에 적정한 예산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어디 서울지하철뿐이겠는가. 재정자립도가 높은 편인 서울시가 이 정도라면 다른 지자체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각 지자체의 내년 안전예산이 주목된다. 지자체의 안전 예산이 펑크 나는 것은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복지 정책에 대한 지자체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복지비 지원이 다른 지자체보다 적어 재정자립도가 높아도 어렵고, 자치구는 더 한 실정”이라면서 “30~40년 된 노후지하철 교체 문제는 정부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최 부총리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겪고 있는 재원 부족 문제는 서로 부담을 떠넘기기보다는 과감한 세출구조조정과 자체 재원 확보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최근 “복지비에 대한 추가적인 국비 지원이 없을 경우 복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실행으로 옮기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자체의 복지·안전예산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다면 분명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차제에 전국 지자체의 투자 우선순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대형 사고가 터지고 나서 부산을 떠는 일은 없어야 한다.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이나 6대4로 조정하는 방안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포퓰리즘 공약으로 지자체를 골병들게 해선 안 된다. 민선 단체장들 역시 포퓰리즘 사업으로 예산을 낭비할 생각을 접고 안전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 [사설] 비정규직 양산하는 공공기관 꼼수

    비정규직을 줄여 나가야 할 공공기관들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크게 늘려 온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란 직접 고용하지 않고 외주업체를 통해 용역이나 파견 형식으로 고용한 사람을 말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65개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모두 6만 2962명이다. 2009년에는 5만 3280명으로 4년 새 18.2%나 늘었다.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은 4만 4325명으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42%나 많다. 공공기관들이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는 고용 안정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대통령에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 라인을 보고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공공부문에서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정부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비정규직은 직접 채용한 비정규직만을 말한다. 다시 말해 공공기관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채용을 늘려 정부의 고용 정책에 거스르지 않으면서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법을 써 온 셈이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겉으로는 다른 직원들과 하는 일이 다를 바 없다. 주로 시설 관리나 경비 업무 등에 종사한다. 그러나 고용 형태와 업무의 차이 때문에 받는 임금 차별은 매우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은 평균 6604만원을 받지만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51.8%인 3420만원에 불과하다. 인천공항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직간접고용 비정규직 6130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불과 5명뿐이다. 주택관리공단은 비정규직 전원이 간접고용이다. 공공기관들은 간접고용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고용 근로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면 연간 1689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절감액은 주로 외주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업무의 성격상 간접고용 인력이 많으면 안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여러 업체가 섞여서 근무하다 보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적지 않다. 정부는 간접고용을 자제토록 권고하거나 단계적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영평가에서도 간접고용 항목을 넣어 점수에 반영해야 한다.
  •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1일부터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시작되지만, 국회가 언제 정상화될지 하루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개회식 전날인 31일까지 여야는 국회 일정 조율을 방관, ‘파행의 장기화’마저 예상된다. 세월호특별법 정국을 풀 힘은 여야가 아닌 세월호 가족들에게 달린 모습이다. 여당이 민생 법안을 내세우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은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역공했다. 결국 여느 때처럼 졸속 예산안 심의와 ‘쪽지예산’ 관행만 되풀이될 판이다. 정기국회 정국에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4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1. 與 “국회 복귀” 압박에 野 “세월호법 우선” 지난 6월 24일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중단됐던 국회 본회의가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 개최될 수 있을까. 각종 임명동의안 등 현안 해결용 본회의 개회를 주장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이 강행하면 1일 본회의 개최를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김영란법, 유병언 방지법, 민생 관련법, 안전 관련법 등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를 좌우할 열쇠는 야당이 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1일 야당에 대해 비판, 읍소, 설득 전략을 썼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버리고 거리에서 답을 찾으려는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민생과 경제는 야당 협력 없이 여당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국가위기 극복의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뒤 다른 법안 처리’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일정은 세월호법 협상 진행 경과를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의원 70여명, 당원 1000여명이 참석한 장외집회를 했던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정국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되면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침수된 고리 원전, 싱크홀, 군 인권침해 현장, 남부 폭우피해 지역 등을 두루 방문하는 ‘안전한 대한민국 대장정’으로 장외활동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범위 안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특별법과 관계없이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 세월호법, 1일 與·유족 3차 회동이 분수령 1일 정기국회가 문을 열지만 모든 의사 일정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꽉 막혀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민생 법안 처리, 국정감사 및 대정부 질문,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미뤄질 판이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19일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2차 합의안의 처리가 무산된 이후 사실상 공식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국회 정상화의 ‘열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1일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진행한다. 앞서 1, 2차 면담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주는 방안, 특별검사 추천권 배분 방식 등을 두고 이견만 확인했다. 하지만 유가족들도 2차 면담 이후 충분히 내부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가졌고, 여당도 국회 정상화 부담이 큰 만큼 3차 면담에서는 발전적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김재원 원내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유가족 측이 좀 더 전향적이고 헌정 질서와 법 체계에 근접한 제안을 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며 “저희도 열린 마음으로 제안을 검토하고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유가족과 여당이 해답을 찾지 않는 한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 구호만 되풀이하며 뒤로 물러나 있고, 야당 역시 내부 분열과 여론 악화로 문제 해결의 동력을 잃은 상태다. 반면 유가족들은 직접 여야를 번갈아 만나는 등 여·야·유가족 간 사실상의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세월호특별법 1, 2차 합의안을 거부했던 유가족들이 직접 해법을 고민하고 나선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3. 의료법 등 민생법안 이견… 입법전쟁 예고 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온도차가 여전하다. 31일 정부와 여당은 연일 ‘민생 행보’를 강조하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연일 더해지는 여당의 민생 압박에 야당에서는 ‘진짜 민생법안’을 가려내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민생법안 진위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9개 법안이 있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별도 법안을 내놓은 채 대치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강조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두고도 야당은 ‘의료 영리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여야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에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돼도 향후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양상에 따라 특정 법안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승강이는 지난 5월 여야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부터 계속 반복됐다. 하지만 5월 이후 입법 실적은 ‘0건’으로 이번 정기국회마저 마땅한 실적이 없다면 현 여야 원내지도부는 사상 최악의 파트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4. 예산 졸속 심의 땐 올해도 ‘쪽지예산’ 활개 예산안 심의 때마다 ‘쪽지예산’, ‘카톡예산’이란 명칭으로 끼어들던 지역 민원성 예산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국회 파행이 길수록, 예·결산 심의가 졸속일수록 활개를 치는 쪽지예산의 속성 때문이다. 지난해 쪽지예산은 4000여건 이상으로 추정되며,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여야는 대안을 모색해 놨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시화하고, 예산심의 강화를 위해 분리국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행력이 문제였다. 7~8월 임시국회가 ‘본회의 0건, 처리 법안 0건’으로 마무리되며 ‘쪽지예산 방지책’도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미 8월에 끝냈어야 할 2013회계연도 결산안(349조원) 심사는 정기국회로 이월됐다. 일정이 빠듯해 ‘졸속’이 불가피하다. ‘졸속 예·결산→호통 국감→쪽지예산 득세’로 이어진 지난해 풍경보다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달라진 제도가 하나 있기는 하다.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라 11월 내 예결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그러나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놓은 뒤 장기 대치한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예산안 심의 기간을 지키려다 졸속 심사를 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29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재정사업 추진 전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쪽지예산의 대부분이 SOC와 관련된 것임을 감안하면, 쪽지예산을 슬그머니 밀어 넣을 수 있는 여지만 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내년 예산, 올해보다 5% 증액 검토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5% 남짓 늘릴 것으로 보인다. 확장적인 예산편성으로 최근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임기 내 균형재정이라는 당초 목표는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는 2일 국회에서 2015년도 예산안에 대한 당정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정은 경기 활성화와 세수 여건 등을 고려해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 안팎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내년 예산 증가율은 이전 경제팀의 예상치인 3.5%보다 더 늘릴 계획”이라면서 내년까지 확장적 재정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경환 경제팀은 지난 7월 취임하자마자 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예산은 355조 8000억원이다. 여기서 5% 늘어나면 373조 5900억원이 된다. 정부 각 부처가 제출한 내년 예산·기금의 총지출 요구 규모는 올해 대비 6.0% 증가한 377조원이다. 예산 증액률 5%는 올해 예산 증가율 4%와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3.5%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재부 핵심 관계자는 “경제 심리가 충분히 살아나면서도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적정 수준에서 예산 확대 범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목별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관심이 높아진 안전 부문에 올해 12조 4000억원보다 12.9% 늘어난 14조원이 투입된다. 경기 진작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도 예년보다 많은 예산이 책정될 전망이다. 다만 재정 건전성의 추가 훼손은 불가피하다. 올해 8조 5000억원 정도 세수가 덜 걷히는 등 2012년부터 3년 연속 ‘세수 펑크’ 사태가 발생할 여지가 큰 데다 내년에는 씀씀이까지 더 늘려야 한다. 앞서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25조 9000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1.8%를 기록하겠지만 2017년까지 이를 균형 수준인 -0.4%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을 제외한 것으로, 나라 살림을 보여 주는 재정 지표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증시 전망대] 내수 부양에 주목받는 편의점株

    [증시 전망대] 내수 부양에 주목받는 편의점株

    최경환 경제팀이 가계 소득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는 내수 부양론을 표방하면서 관련 내수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비 진작과 더불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내수 관련 주에서도 편의점 주식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은 CU(BGF리테일), GS25(GS리테일),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등이 전체 편의점의 85%(점포 기준)를 차지한다. 이 중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상장사다. 지난달부터 편의점(위드미) 시장에 진출한 이마트까지 합하면 세 종목이다. 소매 채널 중에서도 편의점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1인 가구와 노인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24시간 쇼핑이 가능하고 한 끼 식사용 도시락 등 간단한 식사에다가 택배, 안전 상비의약품 판매 등 생활 밀착 서비스도 속속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편의점의 연평균 성장률은 14.5%로 유통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4.7%를 크게 웃돈다. 관련 주들도 올 상반기의 부진을 털고 상승하고 있다. 가맹점 수 1위인 BGF리테일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명된 지난 6월 13일 5만 4500원(종가 기준)이었다. 29일은 6만 5000원으로 19.3% 올랐다. 2위인 GS리테일은 3.9%(2만 3200원→2만 4100원) 올랐다. 지난 7월 16일 편의점 진출을 공식 선언한 이마트의 주가는 그날 22만 8500원에서 29일 24만 4000원으로 6.9% 올랐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업종의 성장에 따른 고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BGF리테일의 목표 주가를 7만 2000원, GS리테일은 2만 6000원으로 각각 설정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방향 잃은 野 ‘투쟁 홍보전’… 압박 나선 與 ‘민생 여론전’

    방향 잃은 野 ‘투쟁 홍보전’… 압박 나선 與 ‘민생 여론전’

    ■갈팡질팡 새정치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외치며 29일 나흘째 장외투쟁을 벌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장외투쟁 동력도, 명분도 잃어 가는 분위기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하고 있지만 영이 잘 서지 않는다. 책임지고 당을 이끄는 주체가 미약하다. 책임질 세력 또한 안 보인다. 의원들은 각자도생 분위기가 강하다. 불과 1년 반 뒤로 다가온 2016년 총선 공천을 의식해 그들만의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당내 편 가르기를 넘어 언론도 편 가르기를 통해 대응한다. 비우호적 언론인은 외면해 버리기 일쑤다. 거친 항의도 서슴지 않는다. ‘선전전’, ‘투쟁’ 등 1980년대식 학생운동 용어가 횡행한다.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연합은 내달 1일 열리는 정기국회 개회식엔 참석하기로 이날 방침을 정했다. 당 ‘비상행동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비상행동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개회식 직후의 본회의와 상임위 활동 참석 여부는 정하지 못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의 간접, 대의민주주의에 적극적이지 않다. 국민과 직접 상대하는 직접민주주의를 자주 선택하고 있다. 간접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직접민주주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직접민주주의는 자칫 갈등을 키울 수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새정치연합은 30일 여당과 청와대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키며 6개월 만에 대규모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대회를 할 계획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이나 청와대가 아닌 국민을 상대로 하는 직접민주주의 정치의 전형이다. 직접민주주의는 대가도 치르고 있다. 이날 장외투쟁이 보수단체에 의해 막히는 등 지도부가 당 안팎 직접민주주의에 휘둘리는 형국이다.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은 보수단체들의 저지에 장소를 바꿔 가며 세월호특별법 거리 홍보를 하려 했으나, 서울 종로구청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저지에 막혀 버스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끝내 포기했다. 세월호 가족단체나 시민단체, 시민들을 상대하는 직접민주주의를 택했다가 이날은 이마저도 보수단체의 벽에 막혀 버렸다. 강경파의 장외투쟁론과 온건파의 등원론은 이날도 충돌했다. 3선 이상 중진의원 10여명은 이날 회동을 갖고 해법을 모색했지만 중재안 마련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합동공세 정부·새누리 정부와 여당이 연일 ‘민생 챙기기’ 행보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으로 국회가 올스톱된 채 추석 연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자 악화된 민심을 추스르고 야당을 압박하려는 여론전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29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쌍끌이’로 민생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정기국회 개회와 함께 시급한 민생경제·국민안전·부패척결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정치권을 압박했다. 정 총리는 “지금 국민을 위해 시급히 처리돼야 할 많은 법안이 국회에서 막혀 있다”며 “시간이 없다. 정부부터 비장한 각오로 시행령 등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과 함께 이른바 ‘유병언법’, ‘김영란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청년 취업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대목 물가를 점검했다. 김 대표는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에는 일본 원전 방사능 문제, 올해는 세월호 사고로 수산물 소비가 부진해 유통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크다”며 “서민 경제와 직결되는 정책들이 체계적, 지속적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엔 경기 의왕시에서 열린 ‘우리농축산물페어’에 참여했다. 정부 여당은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 처리가 무산된 이후 연일 민생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당에서는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번갈아 민생 현장을 찾고 국회 상임위원회도 여당 단독으로 현장 탐방에 나섰다. 정부에서는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6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 5월 이후 입법 실적이 전무한 정부·여당으로서는 추석을 앞두고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멈춰 섰지만 민생에 대한 책임은 여당이 더 무겁기 때문이다. 이에 당정의 민생 행보가 야당을 압박해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처리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정부내 조율 안된 법, 입법 독촉한 최경환

    정부가 내부적으로 공식입장도 정하지 못한 법안을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대(對)국회 조속 입법 촉구 담화에 포함시킨 것으로 28일 서울신문 확인 결과 드러났다. 정작 야당이 아닌 정부 스스로가 발목을 잡은 꼴이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민생 드라이브’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단면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만하다. 올해 초 카드 3사의 개인정보 8500만건 유출 뒤 제출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6일 담화에서 “여야 간 합의가 됐는데 처리되지 않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라며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나 일주일 전인 19일 국회 정무위 회의록(아래)에 따르면 입장을 정하지 못해 추가 검토를 하게 된 쪽은 금융위원회, 즉 정부였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방송통신위원회 동의하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1월 29일부터 시행되는 정보통신망법에서는 ‘개인정보 분실, 도난, 누출 시 정보통신 제공자가 고의나 과실이 없음을 입증 못하면 이용자가 300만원 이내 손해액으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했다. 이처럼 SK텔레콤, KT 등 통신사 고객들은 정보를 유출당하기만 하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제도를 설계했는데, 금융사 대상 신용정보법에서는 안 하겠다고 한다. 정부 부처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나.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부처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쳐 유감이다. 정보통신망법이 통과된 시기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의 최종안 발표(7월 31일) 이전이라 그렇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새누리당) 그렇다면 정보통신망법과 범정부TF 최종안이 다른데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낼 것인지 정부 나름대로 회의를 해 안을 마련해 오기 바란다. 정보통신망법과 범정부TF에 충실한 신용정보법이 양립하면, 온라인 해킹으로 인한 금융사 개인정보 유출 시에만 배상 청구가 수월해진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반면 USB 등을 활용한 유출 사고에서는 배상 청구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이 같은 모순의 이유는 부처 간 조율이 덜 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최 부총리의 촉구 법안인 ‘송파 세 모녀법’에 대해서도 야당은 강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인재근, 이목희 의원은 “전문가들은 비수급빈곤층을 500만명으로 보는데 정부는 40만명 추가분에 대한 예산 2300억원만 편성해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최 부총리 주장대로 처리된다면 기초생활보호 수급 기준을 행정부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악법이 탄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경환 “한국, 디플레 초기 진입”

    최경환 “한국, 디플레 초기 진입”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반얀트리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물가안정 목표 범위가 2.5∼3.5%로 돼 있는데 3년째 하한선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저물가 기조가 오래 지속되면 디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가능성을 우려한 적은 많았지만 이미 ‘진입’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기준금리 인하 결정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디플레는 물가 하락 우려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저물가가 기대인플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때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유럽에는 디플레 우려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 (디플레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경계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책 공조를 보여온 정부와 한국은행이 디플레 가능성을 놓고 시각차를 드러낸 셈이다. 기재부 측은 “저물가가 길어지면 디플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측면에서는 (정부와 한은 간에) 견해 차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지난달 1.9%로 0.2% 포인트 낮춰 잡았다. 한은의 물가목표 하한을 크게 밑돈다. 지난해에도 소비자물가는 1.3% 상승에 그쳤다. 한은 측은 “오름세가 둔화되긴 했어도 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만큼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뉴스 분석] 노후 안전판 만들고 자본시장도 키운다

    [뉴스 분석] 노후 안전판 만들고 자본시장도 키운다

    정부가 2016년부터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를 추진한다. 근속 기간이 1년이 안 되는 임시직 근로자도 퇴직연금 혜택을 받게 됐다. 은퇴자들의 노후 소득원 확보와 더불어 퇴직연금 확대에 따른 자본시장 활성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그러나 연금운용사들이 퇴직연금을 종잣돈으로 위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도 함께 열어주면서 자칫 연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높은 수익률 때문에 먹음직스러워는 보이지만 원금 손실이라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대책의 골자는 퇴직연금 의무화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2016년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을 시작으로 ▲2017년 100~300명 ▲2018년 30~100명 ▲2019년 10~30명 등에 이어 2022년 10명 미만 사업장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된다. 30명 이하 영세사업장에 대해서는 ‘중기 퇴직연금기금제도’를 도입, 2015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퇴직급여 적립급에 대한 10% 보조(월소득 140만원 미만 근로자 대상) 등의 지원을 한다. 비정규직 근로자도 퇴직연금 수혜자가 되는 점도 주목된다. 근속기간 1년 미만의 임시직 근로자도 퇴직연금 가입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확정기여(DC)형·개인퇴직계좌(IRP)형의 총 위험 자산 보 유한도 40%를 확정급여(DB)형과 같은 70%로 올려 적립금 운용 규제를 완화한다. 자산운용 과정에서 연금 주인인 근로자가 참여하는 기금형 제도를 2016년 7월부터 도입해 기존의 계약형과 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우선시하다가 자칫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91년 영국 언론 재벌 로버트 맥스웰이 수익 위주로 연금을 운용하다가 4억 파운드(약 7000억원)의 부도를 낸 ‘맥스웰 스캔들’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창율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연금은 은행 예금과 달리 돈을 언제든 넣고 뺄 수 없는 데다 규모가 2억~3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높아 운용사의 투자 손실의 피해를 근로자가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KB사태’ 임영록·이건호 파워게임 새 국면

    가까스로 봉합돼 가는 듯하던 KB 사태가 은행의 검찰 고발 조치로 다시 악화되는 조짐이다. 이런 와중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KB는 끝나지 않은 사안”이라며 미묘한 발언을 해 온갖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김재열 KB금융지주 최고정보책임자(CIO), 문윤호 KB금융지주 IT기획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전산 교체 결정 과정에서 새 시스템(유닉스)의 잠재적인 위험을 알고도 이사회에 고의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해외출장을 떠나기에 앞서 이건호 행장은 언론에 “세 사람 모두 금융 당국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전산이 마비되면 국가경제가 엄청난 혼란에 빠지는 만큼 3개월 감봉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검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 행장은 자신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조 본부장에 대해서는 전날 해임 조치를 내렸다. 이를 두고 임영록 KB지주 회장과 이 행장의 파워게임이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반 회생’(경징계)으로 임 회장에게 일격을 당한 이 행장이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행장 측은 “금융 당국의 중징계가 나왔으니 사법 절차를 밟는 것은 당연한 순서”라며 이런 해석에 펄쩍 뛴다. 하지만 이 행장은 지주 임직원을 두 명이나 고발하면서 지주 쪽에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 KB지주는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손을 맞잡은 사진을 공개하며 화합을 다졌다고 홍보했던 지난 주말 ‘템플스테이’도 파행으로 얼룩졌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원래 1박2일 일정이었지만 이 행장이 “임 회장에게만 독방을 준 것은 화합 취지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결국 이 행장은 한밤중에 혼자서 급거 귀경했다. 행사를 주관한 지주 측은 “다른 참석자들의 불편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설득했지만 이 행장을 붙잡는 데는 실패했다. 임 회장은 뒤늦게 독방을 취소하고 30여명의 경영진과 함께 한방에서 잤다. 전산 교체와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이 행장은 현재 쓰고 있는 시스템(IBM)까지 포함해 새 전산 후보군을 정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행장과 대립해 온 사외이사들이 IBM을 불공정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여서 전산 교체가 재추진되더라도 IBM은 후보군에 끼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검찰 고발’로 맞불을 놓음으로써 유닉스의 잠재적 위험을 부각시켜 결국 원점 재검토를 노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총리도 뒷말을 증폭시키고 있다. KB 사태를 야기한 관치금융 철폐 등을 내세우며 총파업을 결의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전날 최 부총리가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KB는 끝나지 않은 사안이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제재심의위원회의 KB 제재 결과에 대해 지금껏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장은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 최 부총리의 묘한 발언과 최 원장의 버티기가 맞물리면서 최 원장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억측이 돌고 있다. 경징계로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체면을 살려 준 뒤 자진 사퇴를 유도할 것이라는 정반대 해석도 나온다. 한 국민은행 영업점 직원은 “겨우 한 고비 넘기는가 했더니 도로 살얼음판”이라며 “고객들 볼 낯도, 심기일전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탄식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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