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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선봉장은 “담합하면 기업이 망하도록 규제를 설계하겠다”고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 재계는 “새로 뭘 만들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경제 3불(不)’부터 해소하라”고 맞받아쳤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업 담합과 관련해 “한 번만 적발돼도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매김되도록 담합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경제부처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망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부처다. 노 후보자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 없이 대규모 기업을 인수하는 행위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행위를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는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와 중소기업 영역 침투, 독과점 등 기존 폐해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은 시장경제를 억누르고 대기업들의 투자와 창조적 경제활동을 옥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성장 선순환을 저해하는)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거래의 불공정 등 ‘경제 3불’을 없애는 데 우선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개별 임원 연봉 공개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쓴소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경제민주화 혼선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민주화가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15일 수석비서관회의)고 했다가 “경제민주화는 공약인 만큼 반드시 지키겠다”(16일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단 만찬)고 하는 등 하루 사이 발언 수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장 혼선과 경제주체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면서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고, 국회는 가장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 규제의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 입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내부거래 금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등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보험·증권사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해야”

    경제민주화의 핵심 법안 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대주주 자격 심사를 비은행 금융회사에도 확대 적용하는 문제가 쟁점이다. 재벌들이 다수 소유하고 있는 보험사와 증권사 등이 사정권 안에 들어가면서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현재 은행과 은행지주 회사는 정기적으로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해 대주주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면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거나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금융권인 보험사와 증권사, 카드사는 시장에 진입할 때만 심사를 받도록 해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특히 2금융권의 경우 재벌 계열사가 다수이기 때문에 개정안이 통과되면 개인이 대주주로 있는 금융회사, 특히 보험사를 보유한 대기업이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현대해상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대주주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주주가 배임, 횡령 등의 이유로 적격성 기준에 미달한다고 판단되면 최악의 경우 10% 초과 지분을 내놔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보험사 등을 비롯한 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관련 법률안 심사에 참여한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대주주가 존재하는 제2금융권의 경우 경영진에 대한 주주의 감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개정안은 개별 금융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가운데 등기 임원뿐 아니라 이건희 회장 등의 미등기 임원 연봉까지 공개하는 내용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임원 연봉의 개별 공개와 관련해 대상을 미등기 임원으로까지 확대하면 기업 경영을 억누를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상속·증여세법상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물류와 광고 관련 일감 6000억원어치를 중소기업 등에 나눠 주겠다고 밝히는 등 재계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주장할 것은 하면서도 고칠 것은 고쳐 여론과 정치권의 ‘몰매’를 맞지 않겠다는 것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일감 관련 과세 설명회’에서 “편법 상속이나 골목상권 침해가 아닌 정상적인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는 상증세법상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규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와 관련한 업계의 애로를 파악해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개정된 상증세법에 따라 2012년 결산분부터 특수관계법인 간 내부거래가 30%를 넘는 기업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시스템통합(SI) 업종은 내부거래 비중이 64%(2010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그룹 차원의 핵심 정보 등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 업체에 일감을 맡기기 어렵고 통합 전산망을 구축·관리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거래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 규제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수직계열화 업종에 대한 정상거래비율 조정과 배당소득세의 이중과세 문제 해소, 해외지사와의 용역 수출 거래 제외 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처럼 경제단체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정치권 등의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과 별개로 재계는 물밑에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내부거래를 줄이고 외부 경쟁 입찰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SI와 광고, 건설, 물류 등 4개 업종에 대해 경쟁 입찰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특히 내부거래의 객관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설치했다. SK그룹도 최근 그룹 이미지 광고 대행을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기획에 맡겼다. 그동안 계열사인 SK마케팅앤컴퍼니(SK플래닛에 합병)에 맡기던 관행을 벗어난 것이다. 또 그룹 내 SI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LG그룹도 광고와 SI, 건설의 일감 중에서 보안성과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 것은 다른 기업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지난달 경제민주화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한진그룹도 정석기업과 SI 기업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 3곳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 “비중을 줄이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앞으로 정부 방침에 따라 개선할 점이 있으면 하겠다”면서도 “계열사 수와 비교하면 내부거래 비중이 작고 금액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내부 매출 비율을 줄이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CJ그룹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의 발표 등 재계의 내부거래 축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재벌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외형적 성장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천편일률적인 규제는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킨다”면서 “재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도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재계 “징벌적 배상은 과잉” 中企 “대기업 횡포 줄 것”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재계 “징벌적 배상은 과잉” 中企 “대기업 횡포 줄 것”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9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하도급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개정안 통과로 경제민주화에도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재계는 “과잉 규제로 흘러 법치주의에 위배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처리를 남겨두고 있어 논란의 소지는 여전하다. 하도급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크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확대, 중소기업협동조합에 원사업자와의 납품단가 조정협의권 부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원사업자가 수급업자에게 기술 유용 행위뿐 아니라 부당 단가 인하,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 등의 행위를 할 경우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뜨겁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재계에서는 과징금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배상은 과잉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8일 “과징금과 형사처벌 중심의 ‘공적(公的) 집행’을 강화하는 동시에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 등 ‘사적(私的) 집행’ 수단도 도입하는 것은 이중 처벌 금지 원칙과 과잉 금지 원칙을 핵심으로 하는 법치주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급업자에게도 납품단가를 협의할 권한을 부여한 것에 대해서는 수급업자들이 납품단가를 짬짜미해 원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당 단가 인하를 비롯한 각종 하도급 관련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배상이 가능해져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불리는 대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크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국회 “부당 내부거래시 총수 관여로 간주”… 재계 “무죄추정 위배”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국회 “부당 내부거래시 총수 관여로 간주”… 재계 “무죄추정 위배”

    경제민주화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정치권-재계, 청와대-새누리당, 새누리당-민주통합당 사이에 복잡한 갈등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하도급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 법안을 들여다봤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쟁점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 거래 규제 확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다. 부당 내부 거래 금지 범위를 놓고선 경제력 집중을 유지, 강화하는 거래의 제한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계는 기업 옥죄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재벌 계열사의 모든 내부 거래를 금지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서도 필요 불가결한 내부 거래는 인정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18일 “주력 상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 소재 등을 공급·구매할 때, 비용 절감 또는 품질 개선 등 효율성 증대 효과가 있을 때, 비밀 유지가 곤란할 때 등은 내부 거래가 금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보다 중요한 것은 사익 편취가 우려되는 계열회사의 신규 편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대기업 집단 내부 거래 현황에 대한 정보 공개’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38곳)의 내부 거래 비중은 13.6%로 총수가 없는 집단(8곳)의 11.1%보다 2.5% 포인트 높다. 계열사-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도 높았다. 특히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일 경우 내부 거래 비중은 56.3%로 매우 높았다. 총수 일가가 상대적으로 내부 거래가 쉬운 소규모 비상장사를 설립해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특정 내부 거래가 총수 일가 재산 증식을 위한 사익 편취 목적인지, 건전한 투자 목적인지를 사전에 심사하고, 계열 분리 명령 등의 벌칙 조항에 대한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이면 부당 내부 거래 적발 시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간주하는 법안도 아직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재계와 공정위 쪽에선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발이 거세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선 전속고발권을 존속시키되 감사원, 중소기업청, 조달청에도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野 “심야영업 강요 금지” 與 “소비자 편리성 침해”

    경제민주화 법안 가운데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매장 등의 운영과 관련돼 있다.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한 영업 지역 중복 방지 기준 설정과 24시간 심야 영업 강요 금지 등이 쟁점이다. 여야는 영업 지역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과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이 각각 제출한 법안에서 ‘영업 지역’을 “가맹사업과 관련한 상품과 서비스를 배타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일치되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 지역 내 중복 출점으로 인한 가맹사업자의 피해가 예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측이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업종에 대한 영업 지역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상권이 크고 작은 지역에 따라 영업 지역을 어떤 기준으로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해 논의가 더 길어질 전망이다. “24시간 심야 영업을 강제하지 못하게 하자”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영업 시간을 구속하는 행위를 불공정 거래 행위 유형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두고서다. 새누리당은 패스트푸드점을 포함해 편의점이 문을 닫을 경우 소비자의 편리성이 침해된다는 점과 매장별 고용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법률로 포괄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현재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편의점의 경우 잠시라도 문을 닫으면 가맹본부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하고 월평균 가맹 수수료 15개월분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추경예산안 처리 타이밍이 중요… 경제민주화, 대기업 옥죄기 안돼”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경제민주화 논란과 관련, “(대기업의) 기술 탈취나 부당 단가 인하는 옳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이라고 벌주는 식의 때리기나 옥죄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국회 정무위· 기획재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제민주화는 어느 한 쪽을 누르고 옥죄는 게 아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일반 소비자까지 모든 경제주체가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는 게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후퇴 논란이 일고 있는 경제민주화 대선공약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고 예전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것”이라면서 “그보다 더 많이 나가는 것은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되지 않느냐. 잘 조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예상보다 과도한 게 아니냐는 인식을 거듭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박 대통령은 추경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의학계에서는 응급치료를 놓쳐서는 안 되는 ‘골든타임’이 굉장히 중요한데 추경예산안이나 부동산 대책도 마찬가지”라는 말로 조속한 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특히 “국채를 발행한다든지 돈을 투입할 때 시기를 놓치면 돈도 잃고 경제발전도 안 된다”면서 “4월 국회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처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연일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다뤄지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은 재계의 도움이 절실한 현재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기부양을 위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놓았고 앞서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재계의 투자 없이는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서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공약으로 추진해온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도 재계의 이해와 협력을 구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박 대통령에게나 경제사절단에 합류할 재계 총수들에게나 서로 ‘필요한 시기’에 갖게 되는 만남이 될 수 있다. 재계로서는 최근 본격 진행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의를 적잖게 우려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국회의 논의에 일부 무리한 점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번 방미 기간 경제회생과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나갈 박 대통령의 로드맵이 일정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우선 대통령과 재계 간 적절한 조율과 의견 합의를 통해 경제를 둘러싼 사회 주체 간 갈등을 해소하는 사회적 대타협의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경제사절단 명단은 19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7일 “역대 최대 규모인지는 몰라도 적지 않은 숫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전 임원회사도 내부거래자에 포함해야”

    “재벌 친인척 회사뿐 아니라 전직 임원회사까지 부당 내부거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국가미래연구원(미래연)이 17일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규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벌 오너 일가의 친인척 회사는 물론 전직 임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도 엄격히 규제하자는 제안이다. 미래연이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전직 임원 회사까지 포함시키면 ‘사실상의 내부거래’ 규모는 공정거래위원회 통계치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 참여해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 초안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시행령(3조)에는 부당 내부거래 제재 대상을 대기업집단 총수의 6촌 이내 혈족이나 4촌 이내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 기준 13.6%로 ‘총수 없는 집단’(11.1%)보다 높다. 하지만 전직 임원 회사와의 거래는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 신 교수는 “대기업집단이 사업 기회를 계열사에 몰아줘 부(富)가 부당하게 이전되고 기업집단의 사업결정 왜곡이 발생한다”면서 “이 때문에 중소·벤처기업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관련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상반기 처리 가능 법안 50여개… 각 상임위 “무력화 됐다” 반발

    상반기 처리 가능 법안 50여개… 각 상임위 “무력화 됐다” 반발

    여야 6인 협의체가 공통 의제로 추린 총 83개의 법안 중 상반기 임시국회에서 처리 가능한 것으로 분류한 법안은 50여개지만, 실제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처리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처리 법안 대상을 놓고도 여야 지도부와 해당 상임위 간 입장차가 뚜렷하거나 여야 간, 정치권과 정부·관련업계 간 이견이 큰 법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법안 통과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돼 추후 해당 상임위별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각 상임위에는 17일 “여야 6인 협의체가 상임위별 법안 논의 기류, 우선순위 등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논의 법안을 정해 버리는 바람에 상임위가 무력화됐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런 대표적인 상임위가 환경노동위와 정무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다. 환노위 차원의 현안 과제는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이다. 그러나 여야 6인 협의체는 채용 시 학력차별 금지, 공공기관 지방인재의무고용제 도입 등을 우선 요구하면서 환노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안 법안들도 여야 간 의견차가 커서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은 민주통합당이 반대하고 있다. 사내하도급 계약 때 적법 도급과 불법 파견의 구분 기준이 불분명해지는 등 불법 파견을 합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환노위 관계자는 “정년 연장 및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은 모두 대선 공약이지만 상임위 자율에 맡겨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에서 대통령 취임 100일인 6월 4일까지 입법화를 못 박은 것은 상임위를 거수기 취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휴일 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고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정도가 그나마 상반기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위에서는 ‘방송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이 최대 이슈지만 여야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핵심은 공영방송사 이사·사장 선임제도다. 민주당이 사장 선임 등에서 3분의2 이상 동의를 필요로 하는 특별 다수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정무위 소속 법안들은 경제민주화 추진을 놓고 청와대 기류를 살피는 여당 지도부와 야당 지도부 간 입장이 첨예하다. 새누리당 위원들 내에서도 경제민주화 강경파와 보다 친기업적인 온건파가 갈린다. 청와대가 수위조절론을 제기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 논의가 험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산업자본 소유지분 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는 ‘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등도 법안소위에 회부된 상태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이날까지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이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ICL) 학생의 군복무 기간 이자를 공제하는 ‘취업후학자금상환특별법’ 하나뿐이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 확대안’은 여야 지도부가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상임위 내에서 여야 간 의견차가 크다. 새누리당이 예산만 지원되는 ‘무상교육’을, 민주당은 예산지원에 의무화를 더한 ‘무상의무교육’을 주장하는 탓이다. 이미 한 차례 부결된 ‘대중교통 이용촉진법’도 6인 협의체가 국토위 중점 법안으로 올려놨지만 4월 내 처리 전망은 부정적이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이 법률과 관련해 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택시업계 지원금 및 규제 추가를 놓고 정부와 업계 간 조율이 안 돼 당분간 상임위 처리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 공약으로 언급된 일부 복지 공약은 4월 국회 통과가 긍정적이다. 맞벌이 부부에 대해 우선적으로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안’,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의무 규정을 명문화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시설 미이용 영유아에 대해 일시 보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대통합 공약으로 제안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도 전망이 밝다.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자녀 육아휴직 신청가능 연령을 만 8세 이하로 상향 조정하는 ‘남녀고용평등법’ 등도 상반기 내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역대 최대 50명 안팎 재계총수 총출동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재계는 경제사절단 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50명 안팎으로 사절단이 꾸려진다면,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돼 내실도 짱짱하다.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인 규모는 40~50명선이 될 전망이다. 경제사절단에는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건희 회장이 대통령의 외국방문 수행에 나서는 것은 9년 만이다. 이 회장은 2004년 9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을 방문할 때 동행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해외방문을 수행한 적이 없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의 경우 재판 중인 최태원 회장과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김창근 SK수펙스협의회 의장과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이 경제사절단에 참가한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여성 경제인과 중소기업 대표, 업종별 대표 등도 대거 참석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방미 길에 오르는 것인 만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등도 사절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아직 구체적인 참가자 명단이나 주요 그룹 총수들의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재계 인사로 사절단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절단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북한 리스크’로 인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사명을 인식하고 있다. 한편 재계에서는 방미 길에 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만남이 성사되면 최근 경제민주화 관련 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재계는 경제 활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도 함께 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정치권 ‘朴대통령 가이드라인 정치’ 논란

    16일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정치에 대한 입법권 침해 논란이 빚어졌다. 박 대통령이 전날 일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논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은 정치권에 일정한 ‘지침’을 제시해 국회의 독립적인 입법권을 침해한 것이며, 대선 때 박 대통령이 재벌개혁 등에 대해 말했던 것과 비교해서도 결국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상임위 차원의 경제민주화 입법 논의에 대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추경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했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이것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속도전을 주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라면서 “청와대의 브레이크나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여야는 원칙을 지키면서 더 유연하고 더 빠르게 합의해 낼 수 있다. 청와대도 브레이크를 걸지 말고 국회의 논의를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도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잇따라 내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본인이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를 중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현재 여야 6인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면서 “재벌개혁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말했던 것인 만큼 ‘자기부정’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추경 문제는 시기적으로 지금 추진하는 게 맞다는 측면에서 대통령으로서 정책 추진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이 가이드라인 식으로 강제식이 아니라 청와대가 물밑에서 야당 지도부 등과 협의하는 과정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발언을 해석하는 시각에 따라 견해가 엇갈렸다.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대선 공약을 잘 이행해 달라”는 말로 인식하면서 ‘입법권 침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설사 방향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본인이 구상한 경제민주화 정책 방향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정부조직법에 이어 박 대통령의 국회 간섭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엇갈린 반응에 대해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경제민주화 정책과 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내놓은 정책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부 내각을 대상으로 한 발언으로, 이러이러한 대응을 준비해 달라는 것인데 어떻게 입법권 침해일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정무위는 경제민주화 법안 놓고 ‘숨고르기’

    정무위는 경제민주화 법안 놓고 ‘숨고르기’

    경제민주화 법안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면서 국회 정무위원회가 4월 임시국회 처리 법안들을 놓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청와대가 15일 경제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여당 지도부도 이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국회 정무위는 4월 임시국회에 회부된 법안들의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인기영합적 정책·법률만 먼저 통과된다면 실제 경제활동은 자꾸 위축되고 일자리 창출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단기적 시각을 갖고 대중 인기에만 영합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경제를 살려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직후여서 청와대와 교감이 이뤄진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도 “100걸음을 가야 한다면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상태”라면서 “긴 호흡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경제민주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흘러나온 재계의 반발 기류를 감안한 것이다. 현재 정무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점법안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이용법 등이다. 지난 9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법은 4월 국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나머지 법안들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정무위는 1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나머지 주요 법안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대기업 총수의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에 대해 여야가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표시하고 있지만 금지 범위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부당 내부거래 행위를 입증할 책임주체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의견 차가 크다. 재벌 대기업의 사익편취 행위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재계가 심하게 반발하고 있어 심사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정무위 관계자는 “법안 심사 시작단계여서 법안 별로 일일이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 입법을 반대해 온 정무위 소속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대체입법을 낼 계획이어서 논란이 더 거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현재 발의된 개정안 등에 따르면 기업의 정상거래 행위까지 모두 불법으로 몰고 있다”면서 “경제력 집중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규정한 현재의 안 가운데 불법 범위를 ‘부당 내부거래 행위’로 좁히고, 입증책임도 기업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에 지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이용법 개정안의 내용에는 여야가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제공 받는 특정 금융거래정보 범위를 확대하되 FIU 사전심사를 거쳐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개정안도 여야 6인협의체의 4월 우선처리 대상법안인 데다 가맹점주의 피해사례가 알려지면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野 “국회 입법권 침해” 반발

    야권은 16일 국회 정무위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대통령 선거)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는데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지난 12일 당 지도부와 박 대통령의 만찬 뒤 “야당성이 의심된다”는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듯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 ‘국회에 대한 경고’, ‘박 대통령의 일방통행, 불통 이미지’라고 융단폭격하며 야당성 부각에 주력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약에 없는 내용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만 국회가 입법화해야 하냐”면서 “민주당은 국회에 존재하지 않나. 국민의 뜻이 어딨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원칙은 일관성이고 신뢰는 약속의 이행이다. 박 대통령의 말 바꾸기는 경제주체 간 신뢰를 무너뜨리고, 경제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국회 논의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지나친 지시나 유도, 관여 행태는 국회의 입법권을 심대하고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공청회를 거치는 등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된 입법 내용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 된다.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시한 발언은 대통령의 월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본인 공약 내용을 입법하고 싶다면 국회에 가이드라인성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부 입법의 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민병두 의원 등도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공약을 폐기하는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통합진보당도 거들었다. 홍성규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누구보다 경제민주화를 잘하겠다고 해서 뽑아 준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국민들은 당혹스럽고 분노스럽다”면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취해야 할 조치는 급제동이 아니라 시동부터 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오락가락’ 경제민주화… 현오석 “기업 경영활동 제약 아니다”

    정부가 경제민주화 정책의 방향을 못 잡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의욕적으로 경제민주화 의지를 밝히더니 이를 다시 철회하는 형국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서울 관광고등학교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과의 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는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것이지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제약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 달래기에 나섰다. 최근 국회에서 대기업의 부당 내부 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의 공정거래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그간 정부는 부처 간 경쟁을 벌일 정도로 경제민주화에 의욕을 보여왔다. 지난달 25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실물경제 현장이 공정·상생의 새로운 생태계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저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펼쳐 갈 생각이다”면서 “협업을 통해 경제민주화 추진에 앞장서고 끊임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업무보고에서 대기업집단의 물류 분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현행 30%인 모기업·자회사 간 정상거래 비율을 강화해 증여세를 물린다는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경제민주화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까지 적극 나선 것이다. 경제민주화의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직접 조사할 수도 없는 부처에서 왜 저렇게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을 정도다. 이달 국회 기획재정위 업무보고에서도 기재부는 부당지원 행위의 위법성 성립요건 완화 등을 공정경쟁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의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고 부당 내부거래에 관여한 총수를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는 등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논의에 우려를 표하면서 이런 논의는 모두 멈췄다. 지난 15일 박 대통령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성실한 투자자에 대해서는 적극 밀어주고 뒷받침하고 격려하는 것이지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나 정부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16일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지하경제 양성화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거들었다. 기업 투자를 이끌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일관성 없는 정책이 혼란을 가져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부장은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후보 때보다 크게 후퇴했다”며 “정부가 대기업의 사익 편취 행위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임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제5단체장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치권에서 추진되는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을 일제히 성토했다. 손경식 상의 회장은 “기업인들이 사업 여건과 대기업에 대한 비우호적인 분위기로 많이 위축돼 있다”며 “대기업·중견기업·우량중소기업이 활력을 잃는다면 일자리 창출이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朴대통령 “4대강 검증 野인사 포함…진주의료원 챙겨보겠다”

    朴대통령 “4대강 검증 野인사 포함…진주의료원 챙겨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의혹이 남지 않도록 조사하겠다”며 4대강 검증위원회에 야당 추천인사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16일 최재성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를 비롯해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 상임위 간사단 1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다. 소위 ‘셀프 검증’ 시비가 제기될 수도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최근 가이드정치 논란까지 불러온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반드시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뿐과 하도급 업체에 대한 관심까지 피력했다고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도를 넘은 경제민주화의 역작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질 논란으로 여야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보시고 실망했더라도 좀 봐주시는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임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야당 의원들이 결단을 거듭 촉구하자 굳어진 얼굴로 고개만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민주당의 추경안 수정 요구에 대해 “경기가 어려운 만큼 빚을 내서라도 경기활성화에 대한 불씨를 살려야 한다.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폐업논란이 일고 있는 진주의료원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을 중심으로 해야 수습책이 나온다. 관심 있게 챙겨보겠다”고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與 일각 ‘속도 조절론’ 반박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아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16일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듯한 논의가 지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간사인 김 의원은 “대기업 행태의 여러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입법 시도들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대기업 행태의 문제는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고 어떤 식이든 구조 문제에 손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을 만들었던 인사들 사이에서도 속도 조절론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대선 공약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벌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계열사에 대해 내부거래를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드는 데 관여했던 한 인사는 재계 반발에 대해 “법상 계열사로 분류되는 기준이 상장사는 지분 3%이고, 비상장사는 10%”라면서 “총수 지분 30%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것은 아주 느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재계의 반발이 거센 기존 순환출자 공시의무, 3배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도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인사는 “최근 쟁점이 된 법안들은 대선 공약이나 국정 과제에 비해 전혀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당·정·청 이달 임시국회 처리 민생법안 63건 최종 확정

    당·정·청 이달 임시국회 처리 민생법안 63건 최종 확정

    새누리당이 정년을 단계적으로 60세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추진한다. 매년 15만명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러시가 이어지고 있어 처리가 시급한 현안이라는 이유에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새누리당의 지난해 총선 공약인 정년 연장 방안에 동의, 심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련 법률안의 실시 방식과 시기를 놓고 여야 이견 차이가 극심해 ‘무사 통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관측이다. 1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새누리당의 ‘4월 임시국회 중점법안’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민생 법안 63건을 최종 확정했다. 법안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 공약, 여야 6인협의체 논의안, 4·1 부동산 대책안, 새누리당 주요정책 및 긴급현안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고위 당·정·청 워크숍을 시작으로 ‘3각 논의’를 벌인 결과다. 총·대선 공약이자 6인협의체 논의안에도 포함된 주요 법안은 경제민주화·일자리와 관련된 게 대부분이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60세 정년 의무화를 담은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비롯해 기업 채용 평가 요소에서 ‘학력’을 배제한다는 내용의 ‘고용정책 기본법’ 개정안도 제출됐다. 이른바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도입안이다.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조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채택됐다. 사내 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 시정 신청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사내 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도 중점 법안에 이름을 올렸다. 야당에서는 입법 취지에 큰 틀에서 동의를 나타냈다. 그러나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정년 연장안과 관련, 새누리당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60세로 연장을 주장하는 한편, 민주통합당은 조건없는 60세로 하자는 입장이다. ‘사내 하도급법’에서는 저항이 더 크다. 민주당과 노동계에서는 새누리당의 추진안과 관련해 “불법이 만연한 사내 하도급 시장에 합법적인 사내 하도급 사용의 길을 열어주는 면죄부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북한인권법’은 민주당의 반대가 가장 표면화된 법안 가운데 하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민주당 측이 대부분의 안에 대해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논의해보자고 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생각지도 못한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경제살리기 정책조합 고민할 때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경기회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모두 19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새 정부 출범 지연에 따라 추경 편성도 늦어진 터에 세계 경제는 ‘차이나 쇼크’를 맞이했다. 중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달리 7.7%에 그쳤다는 소식이다. 예상치(8.0%)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런 탓에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각국의 노력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우리도 보다 속도감 있게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28조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많은 규모의 추경이라고는 하나 경기 부양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세수 부족분 12조원을 빼면 실제 경기부양 투입 추경 예산은 5조 3000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4000억원의 일자리 창출 예산으로 연내 5만명의 일자리를 마련해 낸다는 계획의 실효성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이런 정도의 추경안으로 어떻게 민생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느냐고 오히려 야당이 걱정할 지경이 아닌가. 추경 재원은 국채 발행으로 마련된다. 국채는 미래의 빚인 만큼 국채발행 규모를 무작정 늘리기 어려운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GDP 0.3% 포인트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추경안으로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은 324조원이고,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230조원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홀로 국가 경제를 떠맡기에는 역부족이고 민간의 경제규모는 급증했다. 국채 발행의 여력이 없을 때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52조원을 투자하면 우리 경제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는 당연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 (국회)상임위 차원이기는 하겠지만 대선 공약 내용이 아닌 것도 (논의 대상에)포함돼 있다”면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본래 취지나 정부가 할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다만 경제민주화를 어느 정도까지, 어떤 속도로 추진할 것인지는 당면한 경제여건에 따른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사회적 공감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대기업 계열사 간 거래를 무조건 일감몰아주기로 간주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마땅하다. 이런 속도 조절을 경제민주화 후퇴라고 몰아세우는 정치 공세는 온당치 못하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되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현금보따리를 풀도록 하는 지혜로운 정책 조합이 무엇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 ‘4중고 신음’ 재계, 투자 집행 못하고 눈치만

    ‘4중고 신음’ 재계, 투자 집행 못하고 눈치만

    재계가 경제민주화, 대북 리스크, 엔저(低), 장기 불황 등 4중고에 신음하며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장기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상황에서 일본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과 대북 리스크라는 덫까지 놓였기 때문이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 총수·상장사 임원의 연봉공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 부과, 공정거래위의 납품단가 직권 조사 등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일 이어지는 셈이다. 따라서 5월 초 박근혜 대통령 방미 때 재계 총수들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어떤 선물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뿐 아니라 신제품 출시일까지 미루고 있다. 특히 최근 감사원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시점은 2012년이 아닌 2004년부터 소급적용하겠다고 나서자 경제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4중고에 시달리는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는 것이란 지적이다. 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소급과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시점을 2012년 이후로 했는데도 감사원 지적으로 2004년부터 소급과세를 추진하면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것”이라면서 “위헌 요소가 내재해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많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3년 제1차 정책세미나’에서 “지금은 성장 페달을 밟아야 할 때”라며 “그러려면 경제 민주화 기저에 깔린 평등주의와 국가개입주의를 극복하고, 기업에 더 많은 경제적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대북 리스크는 국내 기업들이 자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으로 대응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다. 북한의 극단적인 협박 발언에 국내 기업들이 연일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수주 불이익은 물론 계약취소까지 우려하고 있다. 외국 바이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엔저도 국내 기업의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위험요소다. 대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오름세(원화가치 하락)를 보이고 있지만 대북 리스크라는 먹구름이 걷히면 다시 엔저가 국내기업들의 목을 죌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아직 신규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밝히지 못했다. 유통산업발전법 등 규제에 부딪힌 유통업계의 투자 마인드는 극도로 위축했다. 롯데그룹은 1분기에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투자변수가 심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신차의 출시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이번 주 선보일 아반떼 쿠페도 지난해 말 출시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변수로 6개월가량 늦춰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대내외 환경이 예측 가능해야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면서 “정부도 기업에 채찍만 들 것이 아니라 신규 투자와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 아니다”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경제민주화 논란과 관련해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경제민주화는) 성실한 투자자에 대해 적극 밀어주고 뒷받침하고 격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 정무위의 경제민주화 법안 논란에 대해 “상임위 차원이기는 하겠지만 (대선)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는데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정무위에서 논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언급한 것이다. 개정안은 재벌 계열사 간 거래는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일감 몰아주기’로 간주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감을 몰아준 기업뿐 아니라 일감을 받은 기업에도 관련 매출의 최대 5%의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도 들어 있다. 특히 부당 거래가 아니라는 입증 책임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닌 기업 쪽에 지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재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대기업의 건전한 투자 활동이 움츠러들 수 있는 정도의 규제가 거론되는 것은 새 정부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대기업들의 투자를 호소하며 “현재 상장기업 기준으로 할 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52조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10%만 투자해도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의 세출 확대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가 회복하려면 기업 투자가 매우 중요하며 아무리 추경을 해도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기 회복에 한계가 있다”며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또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푸는 것이 좋다고 보는데, 이것이 경제민주화와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의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경제민주화는 허구”라면서 “국가가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특정 계층의 편의를 도모하면 이는 오히려 기득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착한 경제민주화’와 ‘나쁜 경제민주화’를 구분해야 한다”면서 “나쁜 경제민주화는 경쟁과 개방을 제한하고 조직화한 이익집단에 포획돼 조직 이익을 보호하는 형태이며 이런 경제민주화는 결국 이익집단의 떼쓰기가 득세하는 관치경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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