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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대래 “재벌 3세들 기업가정신 부족”

    노대래 “재벌 3세들 기업가정신 부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기의사를 표출하는 사회가 된 만큼 건전한 거래문화 정착과 관련해 (재벌) 총수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13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SNS 발달로 어떤 기업이든 불공정 행태를 바로잡지 않으면 ‘막말 파문’의 남양유업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말 못하는 수급자도 말하는 수급자로 바뀌는 등 입법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며 “이런 변화기에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은 공정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의 조사 방향이 사건처리 중심에서 업계 관행·구조 개선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환기시켰다. 노 위원장은 “남양유업 조사도 기업 하나만 보자면 사건 중심이 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보다는 (공정위가) 전체 제조업과 대리점 간 고질적인 문제를 고쳐 줘야 한다”면서 “문제가 있으면 물론 조사를 하겠지만 조사 자체보다도 제도적 기반을 튼실하게 해서 건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문화 측면에서도 1세대는 기업가 정신으로 뭉쳐 있지만 재벌 3~4세로 가면서 기업가 정신이 이완됐다”면서 “여기에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수익 위주로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하청업체들의 환경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스펙트럼을 너무 넓게 바라보니까 그렇게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나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절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뿔난 乙’ 중소상공인들 뭉친다

    남양유업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른바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한 ‘을’의 공동대응이 빨라지고 있다. 남양유업 피해 점주 등 40여명은 12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참여연대 강당에 모여 전국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일부 피해 점주들로 구성됐던 협의회가 전국 점주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재출범했다. 정승훈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협의회) 사무총무는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본사의 횡포를 감시하는 전국 단체를 출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범한 협의회는 전국 대표자 회의를 통해 남양유업 본사 측에 ▲잘못에 대한 구체적인 고백과 인정 ▲대리점주에 대한 진실된 사과 ▲대리점주 협의회 인정 ▲실질적 재발 방지책과 즉각적인 피해배상 교섭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협의회 대표들은 13일 오후 4시 국회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는 등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다른 업종의 대리점주들과 연대해 전국대리점주연합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이외에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전국편의점가맹사업자단체협의회(전편협), 학습준비물생산유통인협회(문구점협회), 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등이 연합체 구성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해 을에 대해 횡포를 가하는 갑에 대한 공동대응을 모색할 방침이다. 앞서 8일에는 전편협 소속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점협의회가 남양유업 측에 전 제품 반품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협의회는 이번 주까지 반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문구점협회도 같은 날 각 회원사에 남양유업 관련 제품의 판매중단과 불매운동에 동참하자는 공문을 보내 보조를 맞췄다. 이른바 ‘을의 연합체’인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국민운동본부가 구성되면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 등의 처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동주 유통상인회 정책기획실장은 “남양유업 사태가 일단락되면 보다 근본적인 과제를 설정해 연합회가 함께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정치적 이득 계산에 바쁜 여야

    정치적 이득 계산에 바쁜 여야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 4월 임시국회(4월 8일~5월 7일) 동안 각종 이슈가 부각됐지만 새누리당은 40%대를, 민주당은 20%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과 여야 원내대표 교체가 지지율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5월에는 어느 쪽이 정치적 이득을 챙길지 주목된다. 4월 초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 당시 새누리당은 문제 해결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지난달 9일 새누리당 지지율은 42.4%로 낮게 조사됐다. 반면 민주당은 29.1%로 4월 최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도발 위협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기류가 변했다. 지난달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면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다시 48.3%까지 상승했다. 민주당은 22.7%로 떨어졌다. 이후 새누리당 지지율은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론 제기로 43.0%까지 하락했지만, 국회에서 60세 정년 연장법과 경제민주화 법안이 잇따라 처리되면서 49.2%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임시국회 막판 추경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다시 43.0%까지 떨어지며 지지율 ‘롤러코스터’를 탔다. 민주당은 4·24 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당선되자 21.9%까지 떨어졌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야권층이 안 의원에게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민주당은 지난 4일 전당대회에 따른 ‘컨벤션효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25.0%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4월 임시국회가 끝난 현재 정치권은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아무래도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지지율 하한선인 40% 선이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30%대를 넘어 설 기회로 여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윤창중 파문] “朴대통령 당장 타격… 정국 주도권 잃을 위기”

    [윤창중 파문] “朴대통령 당장 타격… 정국 주도권 잃을 위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1호 인사’다. 그가 전대미문의 성추행 사건을 일으켜 경질된 것은 불통 인사 논란에서 간신히 탈피, 지지율 회복세를 탄 박 대통령에게 당장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대한 신뢰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향후 정국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당선 뒤 단행한 첫 인사였다. 여야 정치권과 여론이 인선에 강력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박 대통령은 인수위 대변인에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 그를 중용했다. 불통 인사, 오기 인사라는 비판도 감수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 김행 대변인을 제치고 그를 단독 수행하게 했다. 이런 그가 대형 사고를 쳐 파장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대선 뒤 줄곧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순항해 온 새누리당에는 이번 사태가 분명 악재다. 정부의 경제민주화나 복지 정책 등 정책을 뒷받침하는 데 장벽을 만난 셈이다. 윤 전 대변인의 임명이나 그동안의 역할에 적절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떠안게 됐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책임론도 제기하지만 당분간은 수세적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윤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12일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토대로 정국 주도권을 쥐려고 했으나 오히려 정국 주도권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면서 “경제민주화나 정치권이 중심적 의제로 삼았던 것들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장을 예상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청와대가 신속히 후속조치를 취하고,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 파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민주당은 호재를 만난 분위기다. 고위당직자들이 나서 청와대와 여권에 대해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당은 윤 전 대변인의 도피 지시 의혹에 대해 청와대 핵심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와 개편을 압박하면서 재상승세를 탄 박 대통령을 궁지로 몰려는 태세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박 대통령이 임기 초반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박 대통령이 ‘탐탁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첫 번째 인사라서 안고 가던 윤 전 대변인을 자연스럽게 정리한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이 이 문제에 시비를 과도하게 걸 경우 경기침체에 지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치평론가 김종배씨는 “박근혜 정부가 타격을 받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새누리당의 장악력이 떨어지고 여권이 힘을 잃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집권 초 청와대 수석들이 총사퇴하면 국정운영의 공백에 대한 국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총사퇴 요구는 탄력을 받기 힘들다”면서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므로, 야권은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 요구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남양유업 파문 확산] 밀어내기·강제할당… 산업계 전반 ‘갑의 횡포’

    ‘갑(甲)의 횡포’인 밀어내기·강제할당 관행은 비단 남양유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식품과 화장품, 자동차 업계에서도 밀어내기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 농심의 한 특약점 점주는 9일 “남양유업처럼 무식한 방식이 아닌 교묘한 방법으로 식품업계 대부분이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면서 “농심은 내부 전산망을 통해 특약점(계약을 통해 판매대행하는 업체) 판매목표를 15~20% 높게 정하고, 80% 이상을 달성하면 판매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물량을 떠넘긴다”고 털어놨다. 특약점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매월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할인판매 등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는 사안으로, 우리는 특약점 월간 판매량에 따라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화장품업계는 점주가 주문하지도 않은 물량을 막무가내로 점포에 배달한 뒤 대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흔하다. 서울지하철 강남역 근처의 한 화장품점 주인은 “주문하지 않은 제품이 배달돼서 항의했더니 ‘본사의 방침’이라며 따르지 않으면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면서 “결국 ‘을’인 가맹점만 죽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자동차업계의 한국지엠 산하 274개 판매 대리점들은 강제할당된 판매물량을 팔지 못하면 경영개선 약정을 체결한 뒤 보조금을 삭감하고 수수료를 축소하는 등 횡포가 심하다며 최근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BMW와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4인방과 토요타 등도 판매·정비 등을 책임지는 딜러사(판매사, 한독모터스, 한성자동차 등)에 물량 떠넘기기나 자사 파이낸스 프로그램의 이용 강요 등으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빵 프랜차이즈인 크라운베이커리도 가맹점에 일방적으로 각종 할인과 적립카드 제휴 중단, 주문제도 변경 등을 통보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정유업계도 자영주유소에 가격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기름을 공급하고서 나중에 정산하는 사후거래나 특정 업체 기름만 전량 공급받도록 의무화한 배타적 조건부거래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도 비수기에 남는 항공기 좌석을 여행사에 떠넘기는 게 관행처럼 통하고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은 근본적으로 관련 법 개정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가맹점주에 대한 가맹본부의 횡포를 막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국민본부 관계자는 “기업의 반성도 중요하지만 가맹사업법 개정안처럼 법과 제도를 통해 갑의 횡포를 막는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정치권은 기업의 눈치를 보지 말고 서민을 위한 법개정안 처리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산업부종합 hihi@seoul.co.kr
  • [남양유업 파문 확산] 발주 물량 900%까지 밀어내기… ‘오너’ 잘못된 경영관도 문제

    [남양유업 파문 확산] 발주 물량 900%까지 밀어내기… ‘오너’ 잘못된 경영관도 문제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밀어내기’는 산업계 전반에서 영업전략의 하나로 자리 잡은 일종의 관행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 모든 업계에서 밀어내기가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특정 제품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예사로 쓰던 관행인데 왜 유독 남양유업만 몰매를 맞는 것일까. 남양유업의 과도한 밀어내기는 업계에서도 악명이 높았다. 몇몇 대리점주가 협회를 조직해 회사를 고소하고, 남양유업 건물 앞에서 터를 잡고 시위를 한 지도 오래다. 한 경쟁업체 관계자의 말대로 “곪을 대로 곪은 게 터진” 것이지만, 업계의 전반적인 문제로 치부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해당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은 남양유업의 과도한 밀어내기에 더해 이번 사건이 불거진 ‘타이밍’이 절묘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전 영업사원의 막말이 담긴 음성파일은 항공사 승무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라면 상무’ 사건과 제빵업체 사장의 폭행과 폭언 등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인사들의 ‘갑(甲)질’이 문제가 된 시점에 터져 나와 파장이 더 컸다. 경제민주화 영향으로 경제주체 간 공정과 평등의 욕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갑을관계’의 폐해를 드러낸 일련의 사건들이 차례로 터지면서 비난 여론은 풍선처럼 부풀었다. 3년 전 녹취된 음성파일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발달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져 이 같은 국민정서에 기름을 부어 남양유업 사태가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한 결과를 낳았다. 업계에서는 사회 분위기 탓에 과도하게 ‘마녀사냥’을 당한다는 동정론과 “언젠가 한번 된통 당할 줄 알았다”는 의견이 교차한다. 일반적으로 밀어내기는 발주 물량의 20~30% 정도에서 행해지는 것이 업계의 상식. 그러나 남양유업의 경우 발주 물량의 300~500%가 보통이었다. 20년 가까이 운영하던 가게를 지난 1월 접었다는 한 대리점 사장은 “심할 때는 900%에 해당하는 물량이 쏟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 우유 1박스(1000㎖/16개)나 ‘떠먹는 불가리스’ 1박스(24개)를 주문하면 100박스가 배송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긴 커피 등의 음료는 동대문 제기동이나 청량리 일대에 퍼져 있는 무자료 거래시장 일명 ‘난매시장’ 또는 ‘삥시장’에 절반 가격에 내다 팔기라도 하지만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이다 보니 눈앞에서 제품이 썩어나가는 것을 보며 속이 까맣게 탔다고 했다. 지난 3월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가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영업사원들은 남양유업의 발주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점주들이 발주한 물량을 마음대로 조작했다. 점주들이 자신이 발주한 것과 전혀 다른 물품을 받거나 주문한 수량보다 훨씬 많은 물품을 받는 것은 다반사였다. 항의라도 할라치면 대리점을 그만두라는 협박이 되돌아왔다. 이 사장은 “대리점 개설 시 초기 자본만 1억~1억 5000만원이 들어가는 데다 밀어내기로 쌓인 물품대금까지 누적되면 가게를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이 심해진 10년 전쯤부터 밀어내기 강도는 더 심해졌다. 월 1000만원 적자도 우스웠다. 그는 “1억원 넘게 손해를 봤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정리했다”며 씁쓸해했다. 남양유업은 밀어내기로 인해 2006년과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으로부터 각각 시정조치 또는 손해배상 판정까지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의 행태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주들을 협박해 떡값, 전별금, 하례금 등 수시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격적인 영업의 힘인지 남양유업은 시장지배적 브랜드가 많다. 한 대형마트에서 남양유업의 분유(임페리얼 XO, 아이엠마더)는 점유율이 40% 이상으로 독보적인 위치다. 발효유에서도 불가리스, 이오 등이 판매 1위에 올라 있으며, 우유(맛있는 우유GT, 아인슈타인)·두유(아기랑콩이랑, 맛있는 두유GT)·커피음료(프렌치카페) 등도 2~3위권 내에 고루 포진해 있다. 짱짱한 현금 보유액(약 5000억원)을 바탕으로 남양유업은 소송 등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자사 제품의 점유율을 높였다. 과거 발효유 제품을 놓고 매일유업과, 유제품을 둘러싸고 빙그레와도 법정다툼을 벌였다. 브랜드 영향력을 앞세워 경쟁사의 제품이 대형마트에 입점하면 자사 제품을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3년 전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프림 성분에 들어 있는 합성제 카제인나트륨을 문제 삼아 1위 업체 동서식품의 아성을 위협하며 단숨에 시장 2위로 떠올랐다. 사회 문제로 비화한 남양유업 사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을 차지하려는 오너의 그릇된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남양유업은 직원 교육 때마다 “법대로 해서는 MS(시장점유율) 1위를 만들 수 없다”는 홍원식 회장의 지침이 ‘금과옥조’처럼 전해진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 또한 트위터를 타고 흘러 남양유업의 악덕기업 이미지 부각에 일조했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2003년 건설사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으로 구속됐다 풀려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웅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우고 표면적으로 경영 참여를 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회사의 모든 영업전략은 홍 회장의 머릿속에서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한쪽에서는 이번 사태를 ‘오너 리스크’로 보기도 한다. 과거의 처벌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이번에도 그냥 지나갈 것으로 오너가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파문이 불거진 지 1주일 만인 9일 다소 뒤늦게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에 대해서 업계에서조차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을 담보하려면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홍 회장이 직접 나서야 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용어클릭] ■밀어내기 본사가 대리점에서 발주하는 물품보다 많은 양의 물품을 떠넘기는 행위를 일컫는 용어. 업계에서는 자사 제품을 일반 슈퍼나 마트 등 소매점에 많이 진열해 소비자에게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도 올리는 ‘푸시(Push) 전략’을 사용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종종 과도하게 물량을 떠넘기는 ‘밀어내기’로 변질된다.
  • 정치권도 ‘남양유업 방지법’ 추진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 주인에게 폭언을 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되는 등 ‘갑(甲)의 횡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치권도 이른바 ‘남양유업 방지법’을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9일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을 통해 관련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실모는 오는 14일 남양유업 사례를 중심으로 한 ‘불공정 행위 근절 방안 정책간담회’를 열어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종훈 의원의 대표 발의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물품 판매를 떠넘긴 것과 같은 ‘밀어내기’가 유통업계에서 횡행하지 않도록 이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도 남양유업 사태로 드러난 ‘밀어내기’ ‘떡값 요구’ ‘일방적 계약 해지’ 등을 제재하는 방안을 담은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종걸 의원은 ‘대리점거래 공정화 법률’(가칭)과 같은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기존 공정거래법은 일반법이어서 본점과의 관계 속에서 대리점을 보호하기에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법 개정보다 법 제정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부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한길 대표 “6월 국회는 ‘을’을 위한 국회 돼야”

    김한길 대표 “6월 국회는 ‘을’을 위한 국회 돼야”

    김한길 대표 체제로 재편된 민주당이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과 서민을 포괄하는 ‘을(乙)을 위한 정당’을 내세우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평등 구조를 상징하는 갑을관계를 거론하며 이미지 탈바꿈을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계파 갈등으로 얼룩진 당의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깔려 있다. 김 대표는 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민주당은 한마디로 ‘을’을 위한 정당”이라며 “‘을’을 보호하고 ‘을’을 살리기 위한 당 차원의 대책을 오늘 최고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프랜차이즈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 일부가 6월 국회로 넘어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6월 국회는 대한민국의 모든 ‘을’들을 위한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상인들로부터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고충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법 처리 지연에 대한 비판 등을 경청했다. 김 대표는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6월 국회에서는 을을 위한 국회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김 대표는 지난해 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의원은 김 대표에게 당이 위기상황인 만큼 김 대표가 성공해야 당이 살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지도부는 6월 국회까지 경제민주화와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고위가 망원시장에서 회의를 주최한 이유도 망원시장이 대형마트 입점 문제로 시장상인과 대형 유통업체가 1년 넘게 갈등을 겪은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갑의 횡포’ 논란을 일으킨 남양유업 사태를 거론하며 “국민연금이 남양유업 지분을 5.02%로 늘렸다”면서 국민연금에 남양유업 지분 투자 철회를 촉구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슈퍼 ‘갑’들의 불공정 행위와 고압적 태도 근절을 위해서 가맹사업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개정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경제민주화 특별 위원회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3개 경제민주화법안 6월 우선 처리 합의

    ‘가맹사업법(프랜차이즈법) 개정안’,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법 개정안(FIU법)’ 등 경제민주화 3개 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향후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화가 상당 부분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회기 내에 처리된 경제민주화법은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 규제를 위한 ‘하도급법 개정안’ 1개에 불과하다. 이한구 새누리당,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긴급회담을 갖고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6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특히 FIU법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발목을 잡았다. FIU법은 탈세 등이 의심되는 현금거래의 경우 국세청 또는 검찰청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FIU가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이나 검찰청에 통보할 경우 당사자에게 6개월 이내에 반드시 통보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정무위 원안대로 하자고 맞섰다. 이에 민주당은 FIU법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민주화 법안이라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은 해당 법안이 법사위에 상정되기까지 ‘숙려기간 5일’이 필요하다며 또 반대했다.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에 대한 재계의 반발 등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은 유해화학물질을 배출한 해당 사업장 매출의 최고 5%로 과징금 한도를 하향 조정하고, 단일 사업장의 경우 기업 매출의 2.5%를 넘지 못하게 했다. 영유아를 폭행한 어린이집 종사자와 시설 명단을 공개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치매 진단을 받은 실종 노인도 ‘실종아동 등’의 범주에 포함하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법 개정안’,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 등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위해 국회의장 직속으로 ‘헌법개정연구회’를 설치키로 합의했다. 오는 15일까지 구성되는 개헌연구회는 여야 의원 20명과 민간전문가 10명 등 30명으로 구성된다. 여야 합의로 국회 내 개헌 논의기구가 구성되는 것은 처음으로 정치권에서 ‘5년 단임 대통령제 개편’ 등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추경 17조 3000억 확정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7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지난달 18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이후 19일 만이다. 국회는 이날 저녁 본회의를 열어 경기 침체에 따른 세입 손실 보전용 12조원, 경기 부양을 위한 세출 증액분 5조 3000억원 등으로 짜인 추경안을 의결했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 규모와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여야는 추경안 심사에 착수할 당시만 해도 추경 규모를 정부안보다 2조~4조원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여야는 그러나 추경 재원 대부분이 나랏빚인 국채로 충당된다는 점을 감안해 방향을 선회했다. 여야는 또 세출 추경에서 정부가 편성한 사업 예산 중 의료급여 미지급금 청산을 위한 보조금 등 모두 5340억원을 감액했다. 대신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기금 1500억원을 비롯해 국회 11개 관련 상임위에서 제시한 5238억원을 증액했다. 특히 국회가 증액한 예산에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민원성 사업들도 상당수 포함돼 추경 편성의 본래 취지를 훼손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회의에서는 또 유해 화학물질 누출 사고를 유발한 기업에 해당 사업장 매출액의 최고 5%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 등도 처리했다. 하지만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법안(프랜차이즈법안)과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이용법안(FIU법안),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안 등 일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은 여야 간 이견 등으로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해 처리가 무산됐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기업 임직원들 ‘처신 주의보’

    갑(甲)의 지위를 이용한 일부 대기업 임직원의 오만한 언동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면서 해당 기업들이 내부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에너지 임원의 승무원 폭행,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의 폭언,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막말 등 연이어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사회에서 ‘갑을 관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이 같은 사건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폐업, 검찰조사, 불매운동 등 해당 기업을 위협할 상황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어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아니라 임직원의 잘못된 처신이 회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협력업체 직원의 투신자살로 곤욕을 치른 롯데백화점은 매장 관리자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갑을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강의를 신설했다. 판촉사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을 신중하게 대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당부하는 내용이 강의에 포함됐다. 판촉사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배려하는 제도도 강화한다.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를 갖도록 매장관리자와 판촉 사원의 역할을 서로 바꿔보는 ‘롤플레잉’(역할 연기)도 도입하기로 했다. ‘감정노동자’인 판촉사원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지원책보다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힐링’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판촉사원들로부터 애로사항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달 22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그룹연수원에서 정준양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임원 워크숍에서 반성의 뜻을 담아 윤리실천 다짐대회를 열 예정이다. 350명에 달하는 계열사 임원 전체가 참여해 윤리실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서약·선서한다. 불매운동, 검찰조사 등으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남양유업은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면 영업사원 재교육 등 시스템 정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대책을 내놔도 시늉으로만 비칠 우려가 있다”며 “차후에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실세’ 특강에 눈도장 행렬

    정부대전청사에서 최근 열린 ‘3청사 아카데미’에 외청장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허청이 주관한 제26회 3청사 아카데미 강사는 다름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알려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김 원장은 지난 6일 대전청사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오후 4시 특강에 앞서 특허청장실에서 진행된 티타임에는 백운찬 관세청장을 제외한 7개 외청장이 자리를 함께했고, 강연에는 행사를 주최한 김영민 특허청장을 비롯한 4명의 청장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규모로 보면 사실상 총리급 의전으로, 대전청사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특강은 현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였다. 각 기관의 간부들까지 몰리면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특허청은 보조의자를 감안할 경우 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강연을 들은 한 간부는 “창조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다”면서 “현 정권의 ‘실세(?)’에게 눈도장이라도 찍으려는 행보가 개운치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정 철학 공유·확산이라는 취지이다보니 기관장 및 공무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면서도 “예상치 못하게 기관장이 한꺼번에 참석하면서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3청사 아카데미’는 지방 이전에 따른 공무원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대전청사 각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2009년 8월 조달·산림·특허·중소기업·통계청 등 5개 기관으로 출발해 현재 병무·문화재청까지 7개 기관 공동 운영 체계를 갖췄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남양유업,떡값·대리점 개설비등 갖은 명목 돈뜯고 협박”

    “남양유업,떡값·대리점 개설비등 갖은 명목 돈뜯고 협박”

    “CJ대한통운에 계약에 따른 보증금과 운임을 달라고 소송까지 하고 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적용이 안 된다고, 고용노동부는 개인사업자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권익위원회는 특수화물사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만 답하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개인이 대기업과 맞서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럽다. 두 아이를 둔 모자 가정의 가장인데 아이들에게 상처만 준 것 같아 자살까지 생각했다. 힘들고 고통스럽다.” CJ대한통운 전 여수지사 수탁원 노혜경씨는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사례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하다가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발표회는 경제민주화포럼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공동으로 연 행사였다. 행사에서는 최근 영업사원의 폭언사건과 제품 떠넘기기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남양유업뿐만 아니라 CJ대한통운, 사조그룹, 농심, GM, 롯데백화점, 크라운베이커리 등의 대리점에 대한 불합리한 요구와 편법, 탈법 행위 등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창섭 남양유업대리점 피해자협의회 대표는 “남양유업은 명절이 되면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대리점마다 10만~30만원의 돈을 요구하고 망한 대리점이 있으면 새로운 대리점을 개설해 대리점 개설비라는 명목으로 200만~500만원을 내야 한다”면서 “판매 장려금, 육성지원비 등의 리베이트 명목으로 10~30%, 임직원 퇴직위로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영업사원의 욕설 녹취록을 공개한 대리점주 김모씨의 호소문을 대신 읽기도 했다. 김씨는 호소문에서 “2009년 리베이트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 2010년 대리점 개설비로 200만원을 현금으로 갈취해 가고, 내 여신을 도용해 본사 마음대로 다른 대리점으로 출고를 했다. 말일이 되면 500만원 이상의 밀어내기를 하고 마감을 못 하면 욕설과 협박에 시달렸다”면서 “남양유업은 개선해야 할 기업이 아니라 없어져야 할 기업”이라고 분노했다.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천안 직산점주는 크라운베이커리가 2010년 6월, 당초 전날 오후 9~10시였던 케이크와 선물류의 주문 마감 시간을 낮 12시로 일방적으로 변경해 예측 주문을 해야 했고 이로 말미암은 재고와 반품은 점주들의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경제민주화포럼 대표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재벌·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와 ‘슈퍼 갑’의 횡포로 인해 피해를 겪는 사례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우리 사회에 갑을관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라는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경제를 매개로 하는 갑을 관계, 즉 인권까지 포함하는 더 큰 개념이 될 수 있도록 경제민주화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기고] 성장 사다리와 일자리 창출/한정화 중소기업청장

    [기고] 성장 사다리와 일자리 창출/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중견기업은 기업생태계의 허리에 해당한다. 사람도 허리가 튼튼해야 건강하듯이 견실한 중견기업의 존재는 건강한 경제의 버팀목이다. 창조경제와 국민행복의 연결고리는 일자리 창출이며, 최선의 수단은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기업 성장을 통한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국민행복시대를 앞당기는 길인 동시에, 최근 20년에 걸쳐 감소한 중산층을 복원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많은 걸림돌이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으로 남아 있으려는 성향이 나타나는데, 이를 ‘피터팬 증후군’이라고 말한다. 육체적으로는 성인이 되었으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어른을 지칭한다. 중견기업이 되면 지원이 줄고 규제가 늘기에 많은 기업이 성장을 거부하고 스스로 중소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졸업 기준 경계선상의 300여개 기업 중 29.5%가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는 것을 검토한 경험이 있거나 검토하고 있다.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조세·금융 등 지원에서 배제되는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분법에 따라 추진됐던 기업정책을 개선, 중소기업 정책과 중견기업 정책 간의 칸막이를 제거하기 위해 해당 정책의 추진 주체를 중소기업청으로 일원화했고, 향후 5년간 ‘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6월까지 관계부처와 협력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 부담을 전면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성장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은 기술과 마케팅이라는 핵심 역량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기업은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도 갖춰야 한다. 정부는 이를 촉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 활성화와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불공정한 경쟁환경을 개선, 기업의 경쟁력이 경영성과로 실현되는 합리적 시장질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다른 회사의 기술을 훔치고 기술인력을 빼가는 부당행위에 대한 감시와 처벌도 강화한다. 징벌적 배상제 범위가 기술 탈취에서 부당한 납품단가 사항까지 확대됐다. 중소기업청에 부여된 의무고발제를 적극 활용해 불공정한 거래행위를 일삼는 기업들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할 방침이다. 공정경쟁질서의 확립은 시장에서 약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기업의 성장 사다리는 기업 자체의 자원과 역량을 강화하는 주도적 노력과 함께 공정경쟁 환경이라는 제도적 환경 구축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질 때 튼튼하게 된다. 징벌과 강제를 통한 공정환경의 조성은 사회적 경직성을 가져오고 수많은 소송비용을 유발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동반이 가능한 시장환경 구축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 행복시대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현오석 경제팀 희미한 리더십

    현오석 경제팀 희미한 리더십

    “경제부총리가 관료가 아니라 학자가 된 것 같다. ‘홍 주사’로 불리던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보다 추진력이 더 약하다.”(경제부처 고위 관료)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0일이면 취임 50일이다. 하지만 5년 만에 부활한 경제부총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컨트롤타워의 권한을 받았지만 금리 정책과 경기 판단 등을 놓고 한국은행과 엇박자다. 해외에서는 엔저 정책을 강하게 추진 중인 일본에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현오석 경제팀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시장에 명확하게 제시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제금융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6일 경제부처 등에 따르면 현 부총리는 지난 3월 22일 취임 뒤 숨가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새 정부 경제정책 추진방향(3월 28일),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4월 1일), 추가경정예산(추경·16일), 투자활성화 방안(5월 1일) 등이 발표됐다. 지난달 하순에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통해 국제 무대에도 데뷔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부총리의 정례 보고를 부활시키는 등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줬다. 현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경기 살리기에는 통화정책 등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여러 차례 주문했다.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고 연락한다”며 김중수 한은 총재와의 친분도 내비쳤다. 하지만 김 총재는 “(지난해 내렸던) 0.5% 포인트는 굉장히 큰 숫자”이고 “국가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면서 현 부총리의 주문을 외면했다. 현 부총리는 G20 회의 전 미국 등 주요국의 재무장관과 만나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저 피해를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일본 각료들은 물밑 작업을 통해 G20이 사실상 엔저를 용인하도록 유도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구 수정으로 일본을 견제했다’는 기재부 주장은 누가 봐도 국내용”이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대책 중 양도소득세 적용 주택 기준이 ‘9억원 이하 85㎡ 이하’에서 국회를 거치며 ‘85㎡ 이하이거나 6억원 이하’로 바뀐 데 대해서도 말이 많다. 부총리의 리더십과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 상처가 난 대표 사례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오석 경제팀이 ‘벌여 놓은 일은 많지만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추경이나 금리 인하, 경제민주화, 일본 견제 등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리더십을 발휘해 성사한 것은 거의 없다”면서 “어떤 목표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해야 국민들이 피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창조경제 슬로건에 맞는 구체 정책을 내놓지 못해 서민들이 경제 회복의 희망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부총리가 부처 간 갈등을 봉합하는 조정력 발휘와 성장동력 제시 등 자리에 맞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처신 똑바로 하자”…떨고 있는 甲 ‘집안 단속’

    ’나 떨고 있니’ 이른바 ‘갑(甲)의 횡포’라고 불리며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부쩍 처신에 신경을 쓰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승무원 폭행,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의 폭언, 남양유업 영업관리 직원의 막말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갑의 안하무인(眼下無人)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연루된 기업은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폐업에 이르거나 불매 운동에 직면하기도 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임직원이 유사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힘쓰고 있다. LG 계열사는 업무 관련자로부터 경조금품을 받지 못하게 올해 초 윤리규범을 변경했다. 5만원 이하라도 허용하지 않는다. ’을’의 처지에 있는 협력업체 임직원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취지다. LG디스플레이 6일 파주공장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소통 등을 주제로 임직원을 교육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달 22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그룹연수원에서 정준양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임원 워크숍에서 반성의 뜻을 담아 윤리실천 다짐대회를 열 예정이다. 350명에 달하는 계열사 임원 전체가 참여해 윤리실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서약·선서한다. 삼성 계열사는 2011년 4월 ‘준법 경영’을 선언하고 금품 수수 금지, 공정경쟁, 법규 준수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임직원에게 준법 교육을 하고 자체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불법·부정 행위, 법규 위반 사항 등을 반영해 지수를 산정하고 이를 임원평가 때 활용한다. 이른바 ‘감정 노동’을 하는 직원이 많은 유통업계도 잔뜩 움츠리고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말 여직원의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했던 롯데백화점은 매장 관리자 교육 과정에 ‘갑을 관계’를 되돌아보도록 하는 강의를 이달부터 도입했다. 판촉사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을 신중하게 대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당부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역지사지의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매장관리자와 판촉 사원의 역할을 서로 바꿔보는 ‘롤플레잉’(역할 연기)도 실시한다. 판촉사원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지원책보다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기업 임원회의에서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과 갑을 관계가 단연 화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경제 민주화’ 입법으로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와 여러모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력공사가 7일 발표한 ‘권위주의 타파 14계명’에서도 비슷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한전은 지나친 반말이나 하대를 하지 말고 자기가 마실 차는 스스로 준비하자는 내용 등을 반영했다. 또 ‘먼저 보는 사람이 인사를 하자’며 지위의 높낮이를 지나치게 따지는 문화를 지양하자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 갑의 횡포 단절부터 시작하라

    산업 현장에서 계약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의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 나이를 따져 묻지도 않고 을이라는 이유만으로 폭언·욕설을 쏟아놓는가 하면, 폭력마저 서슴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갑의 횡포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갑이 을에게 군림하는 현상은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제 갑이 횡포 수준을 넘어 막무가내식 행패를 부리는 연결 고리를 끊고, 갑을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때가 됐다, 국내 유제품 업계 점유율 1위인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함께 물량 떠넘기기를 했다는 사실이 3년 만에 밝혀졌다. 이는 갑의 횡포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회사 대리점주들은 회사가 제품 떠넘기기 수준을 넘어 떡값과 임직원 퇴직위로금까지 요구했다는 제2, 제3의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약자에 해당하는 대리점주들을 얼마나 쥐어짰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30대 영업사원이 50대 대리점주에게 욕설 등 패악을 저질렀다니, 해당 사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대표이사가 사과했다고 어물쩍 넘겨선 안 될 일이다. 우리 사회는 대기업이 갑이고 중소기업과 하청업체는 을인 분위기에 찌들어 있다. 공무원은 갑의 지위에 있고 기업은 을의 위치에 있다. 강자가 군림하고 가진 자가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이런 ‘갑을문화’는 우리 사회에 고질병처럼 번져 있다고 여겨진다. 포스코 상무가 승무원을 폭행한 일이나, 제과회사 회장이 서울시내 호텔에서 주차 문제로 호텔 지배인을 폭행한 일은 한 단면에 불과하다. 삐뚤어진 갑을 문화는 한시바삐 고쳐야 할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일 뿐이다. 오죽했으면 도를 넘은 갑의 횡포에 ‘갑질’이라거나 ‘을사(乙死)조약’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생겨났겠나. 차제에 갑을문화를 전면적으로 손질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갑 노릇만 45년간 하다가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는 포스코 간부의 자성은 새겨들을 만하다. 대기업은 군림하는 자세를 버리고 중소기업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회지도층은 이웃을 존중하는 낮은 자세를 갖기 바란다. 갑을문화를 바꾸는 일을 기업 자율에만 맡겨서는 안 될 일이다. 갑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리점이 우유 10박스를 보내달라고 하면 회사는 50박스, 100박스를 갖다 주거나 유통기한이 다 된 우유를 갖다 안기는 일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사정당국은 물론이고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이 범정부적으로 나서 이런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앞으로는 대기업과 갑의 횡포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
  • 유해물질 배출기업 과징금 원안서 후퇴

    유해물질 배출기업 과징금 원안서 후퇴

    유해 화학물질을 배출한 기업의 규모와 피해 정도가 클수록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6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했다. 이에 따라 유해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과징금을 물릴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신설됐다. 다만 과징금 부과 기준이 개정안 원안에서는 ‘기업 전체 매출액의 최고 10%’였으나, 수정안에서는 ‘해당 사업장 매출액의 최고 5%’로 완화됐다. 영업정지 처분 대신 내야 하는 과징금(현행 최고 3억원)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고 책임을 하청업체는 물론 원청업체(대기업)에도 지우는 ‘연대 책임’ 조항을 신설하기로 하는 대신 원안(3년 이상 금고 10억원 이하 벌금)에 비해 수정안(10년 이하 금고 2억원 이하 벌금)에서는 처벌 수위를 낮췄다. 정무위원회는 또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3대 법안’을 처리했다. 가맹사업법은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 24시간 영업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고, 가맹본부의 허위·과장 광고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거래법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하도급법은 표준하도급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각각 담겨 있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모두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라는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 4월 임시국회가 7일 종료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임시국회 내 처리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가맹본부, 예상매출액 서면 제공 의무화

    가맹사업거래공정화 법안(프랜차이즈 법안)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3개 법안이 6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경제민주화 방안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7일에는 이들 법안을 통과시킬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아 4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처리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정무위에서 통과 여부가 주목된 법안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이다. 지난 2일 민주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이 가맹사업법에 허위·과장 광고는 3배 이내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행을 겪으면서 다른 법안도 줄줄이 처리가 무산됐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가맹본부에 한해 예상매출액 정보의 서면 제공을 의무화하는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접점을 찾았다. 수정안의 골자는 예상매출액을 구두로 설명하면서 허위 정보로 ‘매출 부풀리기’를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매출 200억원 초과 또는 가맹점 수 100개 이상 대형 가맹본부는 가맹사업 희망자에게 예상매출액과 기대수익 등의 자료를 반드시 서면으로 제공하고, 관련 서류를 5년간 보관해야 한다. 가맹본부의 ‘매출 부풀리기’에 대해서는 벌금을 2배 강화한다. 허위·과장 광고시 매출액의 최대 2%에 해당하는 과징금 부과와 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부과에 대해서도 벌금 상한선을 3억원 이하로 높이기로 했다. 이날 통과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은 감사원장과 조달청장, 중소기업청장에게 불공정 거래에 대한 고발 요청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폐지토록 한 것이다. 그동안 공정위는 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시장의 불공정 위법행위 처벌과 방지에 미온적이거나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또한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안’(FIU법)도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이 법안은 정부의 재원 마련 방안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국세청이 탈세나 소득 탈루 혐의를 조사할 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FIU법 처리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의 이의 제기로 한때 지연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현금 거래가 경우에 따라 필요할 수도 있는데, 주관적 요건에 따라 모조리 통보된다면 거래의 안전성을 해칠 염려가 있다”며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나머지 법안들과의 패키지 처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제기된 문제점을 심도 있게 반영하겠다”는 박민식 새누리당 간사의 설득으로 표결 없이 합의 처리됐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전경련 “한국경제 우려 불식”

    전경련 “한국경제 우려 불식”

    재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파견한다. 새 정부의 정책 의지를 반영해 중소·중견기업인 20명이 사절단에 포함됐으며, 첫 여성대통령의 첫 순방임을 고려해 여성 기업인도 4명이나 동행한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창근 SK수펙스협의회 의장 등 4대 그룹 회장단을 비롯해 총 51명의 경제인이 대거 출동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17개 대기업 회장들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5단체장도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정부가 대략의 지침만 내려준 가운데 참가자 구성을 주도한 전경련은 북한 리스크와 경제민주화 등 대내외적으로 위기 상황임을 감안해 역대 최대로 사절단을 꾸렸다. 과거 대통령 순방 때 경제사절단 규모는 통상 20~30명 수준이었다. 전경련은 “경제사절단이 북한 리스크로 야기된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들을 불식시키기 위한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오너급 경영인이 15명이나 포함된 것은 처음으로 정부 관계자도 놀랄 정도다. 4대 그룹 총수의 대통령 순방 동행도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 이후 9년 만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규모 경제사절단에 대해 “경제살리기 행보의 일환으로 동행한다고 볼 수 있다”며 “규모가 크고 오너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해외 순방 때 동행한 적이 없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재계의 여성 CEO로 참가해 눈길을 끈다. 중소·중견기업인들이 각각 11명·9명 등으로 대기업보다 많은 20개사가 참여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인의 방미단 동행 규모로는 역대 최대”라고 밝혔다. 특히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가 동행한다.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도 초청 케이스로 사절단과 함께한다. 한편 과거 사절단에 포함됐던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의 강덕수 회장, 전경련 회장을 역임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은 빠졌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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