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경제민주화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69
  • 국가미래硏·중기단체, 창조경제 확산 나섰다

    국가미래硏·중기단체, 창조경제 확산 나섰다

    중소기업의 창조적 경제 활동을 돕는 ‘중소기업 창조경제확산위원회’가 출범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알려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벤처기업협회 등 9개 중소기업단체장과 김상헌 NHN(네이버) 대표, 이석우 카카오 대표 등 9개 기업 대표, 곽수근 서울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 등 49명이 참여한다. 김광두 원장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창조경제확산위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싱크탱크”라면서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창조경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 관계부처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확산위는 ▲창조경영 중소기업 발굴 및 전파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제고사업 확대 ▲투자중심의 창조금융 문화 주도 ▲중소기업 창조인재 장기 재직 유도 ▲중소기업 투명경영 확산 등 5개 계획을 민간과 협의하며 실천하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5년 내 대기업의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포스코의 현장혁신(QSS) 사업을 450개 중소기업에 전파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창조적인 사업 아이디어에 금융 지원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과 손잡고 현재 융자 중심의 자금조달 문화를 투자 중심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출범식에 참여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확산위의 제안에 따라 중소기업 기술 이전 박람회를 연 2회 정례화하고,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및 융복합분야의 ‘손톱 밑 가시’를 해결할 수 있는 중기 융복합애로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가 경제민주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일”이라면서 “중소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탈취하고 묘하게 복제해서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든지, 유망 벤처기업을 대기업이 정당하지 않은 가격을 주고 강제 인수합병하는 등의 행위는 창조경제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의 걸림돌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제성장률 2%대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창조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금융기관 인력이 없는 것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창조경제는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모든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부처 간 칸막이가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제위기관리체제 본격 가동] 저성장·세수 감소 등 ‘경고등’… 경제민주화보다 경기부양 총력

    [경제위기관리체제 본격 가동] 저성장·세수 감소 등 ‘경고등’… 경제민주화보다 경기부양 총력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정부 경제팀은 리더십 부재 외에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성장, 재정, 물가, 부채 등 우리 경제의 각종 위험 요인에 대해 사방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큰 문제는 없다는 식의 입장을 보여 왔다. 과도한 불안심리를 막으려는 것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정부가 너무 느긋한 자세를 보인다는 평가를 내렸다. 안팎의 박한 평가는 7월 들어 한층 거세졌다. 여당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까지 나서 “우리 경제팀이 경제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가 부동산 취득세 인하를 둘러싼 정부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지 못한 것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놓고 질책을 하면서 경제팀에는 위기감이 한껏 고조됐다. 지난 16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정부 경제팀에 대한 여론의 비판에 대해 세수부족, 지방공약 이행, 경제 상황인식 등에 대해 자기 입장을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위해 러시아로 떠나는 날 오전 현 부총리는 경제 부처 장관들을 만나 취득세율 인하를 관철시켰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21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1세기 제주포럼에 참석해 “기업들이 불확실하게 느끼는 것이 경제민주화와 지하경제 양성화인데 하반기까지 이런 우려가 해소돼 경기회복과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신에게 쏠린 박한 평가에 대해서는 “비판에 개의치 않고 경기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 경제팀은 민간 기업의 투자로 일자리를 늘리고, 민간 소비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모으려고 했다. 여당에서도 화답하고 있다. 대표적 경제민주화 법안인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등을 부작용 없도록 손보겠다는 것이다. 6월 국회에서 무산됐던 대표적 경제살리기 법안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및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도 9월 국회에서 다뤄진다. 정부는 향후 의료영리법인 등을 포함한 서비스산업대책,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계속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위기대응의 강도를 높인 현 경제팀이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경기전망이나 정책은 예측 가능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단번에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정책의 기간과 폭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민주화 이슈는 수면 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가 많은 대기업보다 중견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크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제민주화는 경기부양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위기관리체제 본격 가동] “국채 발행 통해 재정적자 타개해야 서비스업 과감한 규제 완화도 필요”

    경제민주화를 통한 중소기업 육성, 서비스업 규제 완화, 완화된 통화정책. 경제 전문가들이 현 시점에서 시급하다고 보는 정책들이다. 그래야만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 증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기준금리 인하 등 거시적 정책보다는 미시적 정책이 더 절실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정확한 현실을 알기 위해 보다 세밀한 통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활동이 아니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정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를 이끄는 중소·중견 기업에 경쟁해서 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밝혔다. 전체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고용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육성 측면에서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큰 그림을 발표할 필요성도 있다. 이준호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큰 그림을 그리기가 어려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전체의 산업구조가 어떻게 변할지 전망해 주면 중소기업들이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감이 잡힌다”고 밝혔다. ‘창조경제’라는 추상적 개념보다는 구체적 틀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성장률 2%대의 저성장 기조에 맞서는 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기침체는 단기적 관점에서 구분해 실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돈이 흘러가지 않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은 두 가지 관점에서 동시에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 교수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입법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경제부총리에게는 부처 간 의견 조정보다는 당정 협의를 통해 이런 입법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진순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에 투자하는 대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며 영리의료법인 설립의 필요성을 예로 들었다. 이 교수는 “서비스업 규제 완화가 큰 효과를 거두는 것보다 쉬운 것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과감한 서비스업의 규제완화를 주문했다. 하반기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운용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국채 발행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니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한은이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돈이 풀리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생기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한국은행이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정책을 위한 통계의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백 교수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니계수는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지만 체감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조사대상에 고소득층이나 저소득층이 적게 포함돼 있어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패널의 재구성을 주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괜찮은 일자리 찾아” 청년층 취업 미루고 “노후 자금 없어” 고령층 막노동 뛰어든다

    “괜찮은 일자리 찾아” 청년층 취업 미루고 “노후 자금 없어” 고령층 막노동 뛰어든다

    급여·처우 등 고용의 질이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는 가운데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면서 청년층 경제활동인구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18일 통계청이 밝힌 ‘청년층’(15~29세)과 ‘고령층’(55~79세)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 5월 청년 경제활동인구는 413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명이 줄었다. 경제활동인구는 직장을 갖고 있는 ‘취업자’와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자’를 합한 것이다. 올 5월 기준으로 대졸자의 42.9%(123만 5000명)가 한 번이라도 휴학을 해 본 경험이 있었다. 지난해 5월보다 0.2% 포인트 늘어났고 5년 전인 2008년 5월(38.3%)과는 4.6% 포인트 차이다. 이 가운데 취업 준비를 하려고 휴학한 청년층은 1년 새 22.1%에서 23.2%로 1.1% 포인트 늘었다. 학비 마련을 하려고 휴학한 청년층도 11.1%에서 12.5%로 증가했다. 청년층의 괜찮은 일자리 선호 경향은 구직자들의 취업시험 준비 분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일반직 공무원이 되려는 구직자 비중은 31.9%로 1년 전(28.7%)보다 3.2%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민간 기업에 취업하려는 청년층 비중은 22.4%에서 21.6%로 감소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아 첫 직장을 그만둘 때까지 걸리는 기간도 지난해 5월 16개월에서 올해 5월 15개월로 단축됐다. 5년 전(20개월)과 비교하면 5개월이나 짧아졌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이처럼 청년층 고용률이 낮은 것은 실제 일자리가 부족하다기보다 근로조건이 열악해 발생하는 미스매치(원하는 근로조건과 실제 근로조건이 맞지 않음)의 문제”라면서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할 것이 아니라 경제민주화나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을 통해 중소기업 근로조건이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층과 달리 고령층 경제활동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경제활동인구는 589만 7000명으로 지난해(559만 9000명)보다 5.3%, 2008년(457만 1000명)보다는 29.0% 증가했다. 하지만 고령층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생계난 때문에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5월 기준으로 일하려는 이유로 54.8%의 고령층이 ‘생활비에 보태려고’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고령층도 증가했다. 고령층 취업자의 직업은 단순노무노동자(27.6%)가 가장 많았다. 아파트 경비원 같은 기능·기계조작 종사자가 20.3%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반면 관리자·전문가 비중은 이 기간 감소(8.7%→8.3%)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창간 여론조사] 고정 지지층 42.5%+새 지지층 18.7% 민주와 지지 겹치는 유동층도 34.3% 달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전과 현 시점을 비교해 볼 때 ‘이전에도 지지했고 지금도 지지한다’는 응답자, 즉 고정지지층은 42.5%였다. ‘이전에는 지지했으나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지지이탈층은 15.6%였고, ‘이전에는 지지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지지한다’는 지지유입층은 18.7%였다. ‘이전에도 지지하지 않았고 지금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지속적인 비지지층은 20.7%였다. 2.4%는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과거 당 대표와 대선 후보 시절 최소 40%의 박스권 지지율을 형성하고 있었던 박 대통령의 고정 지지율이 견고하다는 것을 재확인해 주는 수치다. 새 정부 들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철회하거나 새로 지지하게 된 유동층은 34.3% 수준이었다. “앞으로 민생경제·복지정책 추진 여부에 따라 현재 의사에서 얼마든지 돌아설 수 있는 잠재적인 유동층”이라고 에이스리서치 측은 설명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사활을 걸어야 할 중도 유권자층과도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동층만 놓고 보면 박 대통령 비지지에서 지지로 마음을 바꾼 계층이 반대로 움직인 계층보다 3.1%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지지하게 된 계층은 박 대통령의 서민경제 활성화 정책, 원칙에 입각한 대북 외교 등에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 정부 초반 뚜렷이 부각되지 못한 경제민주화나 민생경제 활성화 정책, 연이은 인사 실패, 뒤늦게 시동이 걸린 국민대통합 정책 등 새 정부 초반 실점 요인들은 기존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향후 박근혜 정부가 최소 35%에 육박하는 중도층 유권자들을 어떻게 유인할지 주요 과제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창간 여론조사] 국민 62.5% “대통령 국정운영 잘한다” 49.7% “국정원 NLL회의록 공개 잘못”

    [창간 여론조사] 국민 62.5% “대통령 국정운영 잘한다” 49.7% “국정원 NLL회의록 공개 잘못”

    취임 만 5개월째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62.5%,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기대치는 69.6%인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창간 109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창간특집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2.5%로, 지난해 대선 득표율 51.6%보다 10.9% 포인트 높게 나왔다. 향후 기대감은 더 높아져 응답자 10명 중 7명꼴(69.6%)로 국정 운영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 초반 민생경제 활성화, 경제민주화, 원칙에 입각한 대북 외교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74.5%, 보수 성향 응답자의 72.1% 등 전통적 지지층에서 높게 나왔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52.0%, 진보 성향 응답자의 56.5%가 “잘하고 있다”고 답하는 등 견제층에서도 과반 이상이 동의했다. 긍정 응답은 연령이 높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많았다. 고졸 이하, 중졸 이하 등 저학력층에서도 각각 68.5%, 71.8% 등으로 높았다. 반면 대학 재학생은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52.9%로 가장 낮았다. 고소득층의 36.2%, 학생의 35.9%, 블루칼라의 34.8%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경제민주화, 서민경제 활성화 등 주요 국정과제 성과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결과로 해석된다. 긍정적인 평가 비율은 지역별로 강원·제주가 69.4%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대전·충청 68.7%, 부산·울산·경남 64.2%, 대구·경북 63.6% 순이었다. 서울 63.2%, 인천·경기 61.1% 등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광주·전라 지역은 52.1%로 가장 낮았다.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대전·충청(75.8%)과 강원·제주(75.3%), 소득 하위층(72.3%)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에선 국가정보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잘못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49.7%였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한반도 침략사 부정 망언 등이 잇따르면서 일본이 과거사 반성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 응답자가 96.4%까지 치솟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5일 나흘간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20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화면접 방식으로 치러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18% 포인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재벌 저격수’ 사장단회의에 초청해 특강…눈길 끈 삼성의 파격

    ‘재벌 저격수’ 사장단회의에 초청해 특강…눈길 끈 삼성의 파격

    삼성의 최고경영진이 진보 진영의 최전선에서 재벌개혁을 주창해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초청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삼성이 이른바 ‘삼성 대표 저격수’로 꼽히는 경제학자를 사장단 회의 석상에 부른 것 자체가 파격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그동안 특히 삼성의 재벌 세습과 무노조 원칙 등을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김 교수는 1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사장단회의에서 ‘경제민주화와 삼성-사회 속의 삼성’이라는 주제로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회의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에서 김 교수는 먼저 삼성의 소통 부족을 꼬집었다. 그는 “삼성이 뛰어난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평가와 비판이 공존하는 것은 그만큼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 “삼성의 새로운 리더십은 열린 공간으로 나와서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돌직구 발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재벌 총수는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서 여과된 정보만을 가지고 세상을 평가하기 때문에 세상의 한 면만 보고 있다”면서 “진정한 지도력은 세상의 다른 면을 보는 데서부터 길러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민주화의 양대 과제로는 ‘재벌 개혁’과 ‘양극화 해소’를 꼽았다. 그는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면 하도급·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영세자영업자로 상징되는 양극화 문제를 없애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본령”이라고 설명했다. 강연 도중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추진 과정에 대해 김 교수가 “기대치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하자,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그것도 세다. 기업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교수는 “방법은 다르지만 저는 정말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사장들로부터 큰 웃음과 박수를 끌어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강연 후 “오늘 내가 여기에 온 것도 (삼성의)변화의 단면”이라며 “이런 변화가 지속되기를 정말로 희망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쪽에 대해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 자리였다”면서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뉴스 분석] ‘정권 vs 친노’ 싸움판 어떻게 멈추나

    막말에 선거불복 시비, 정통성 논란으로까지 옮겨붙고 있는 정치권의 싸움은 언제 그칠 것인가. 현 정권과 이전 정권세력 간의 대결 양상까지 보이면서 지켜보는 국민들을 우려스럽게 만들고 있는 요즘이다. 싸움의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통성’을 되뇌어온 친노무현(친노)계는 장외투쟁을 꺼내들었다.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은 1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것(장외투쟁도)도 불사해야 한다. 국정원의 국기문란 행위는 절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트위터에도 “초강경투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적었다. 당장 민주당 국정원개혁 운동본부 산하 국민홍보단은 지난 15일 서울 청계천에 이어 18일에는 전남 여수에서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촉구 범국민 서명운동’을 여는 등 실제 장외투쟁을 위한 몸풀기에 들어갔다. 친박근혜계의 핵심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정통성과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친노 세력 중심의 일부 세력이 대선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정원을 비호하면 당선무효 주장세력이 늘 것”이라고 말한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 등 친노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65번째 제헌절을 하루 앞둔 이날 현 상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비관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여야 각당의 파벌 대결이 지금의 현상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원호 서울대교수는 “양당에 순탄한 국정조사를 원치 않는 강경한 세력들이 정치적인 동기와 목적으로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여야가 협상에 나서 타협을 이룰 가능성도 낮다는 얘기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당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면 정쟁도 일사분란하게 정리될 수 있지만 이번 여야 대립은 이와는 달라 계속 갈등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으로는 “경제민주화 등 민생문제를 서로 챙기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를 통한 정치적 차별화는 쉽지 않다보니, 정당의 정략적인 이해타산이 결부돼 극한 정쟁으로 이어진 것”(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탓에 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윤성이 경희대교수는 “게다가 시민단체마저도 진영논리로 갈라져 목소리를 낼 공간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우선 여야는 대선 전에 경험했던 것처럼 이렇게 가다간 정치권 전체가 다시 한번 불신당하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데에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소장은 일단 민생 관련 법안 등 정책 어젠다를 통해 국회와 여야 관계를 억지로라도 운용해나가면서 관계 개선을 도모할 것을 조언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헌 65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우리 사회의 규모와 내용, 특히 미래를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의회민주주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한 것은 그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우리 정치권의 현 주소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건설 임금 체불 땐 보증기관이 우선 지급

    앞으로 건설공사 사업주는 고용자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임금 지급 보증을 해야 한다. 임금체불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건설산업 경제민주화 방안의 후속 대책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근로자의 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16일 입법예고한다고 15일 밝혔다. 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건설공사 사업주뿐만 아니라 공사를 도급 형태로 할 경우에도 원수급인(종합건설업자)은 도급계약 체결 시 발주자에게 임금 지급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도급 공사의 경우 하수급인은 발주자와 원수급인에게 보증서를 내야 한다. 또 도급계약의 경우 계약 당사자는 지급보증서 발급에 드는 금액을 해당 건설공사 도급 금액 산출내역서에 명시해야 하고 발주자는 이를 건설공사 금액에 포함해야 한다. 원수급인은 지급보증서 발급에 드는 금액을 금융기관에 신탁해야 하고, 금융기관은 해당 금액을 원수급인 및 하수급인에게 노무비율에 따라 배분하게 된다. 이 밖에 노동부는 건설 노동자들이 사업주의 지급보증 의무를 알 수 있도록 사업주가 사업장에 임금 지급보증서 발급 사실 및 관련 내용을 게시토록 했고, 보증대상과 보증금의 신청 및 지급 등 세부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할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은 건설업이 구조적으로 임금 체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임금체불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임금체불 등 보증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보증기관이 건설 노동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입법예고 이후 정부 입법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하고, 법률은 국회 통과 및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책, 불쏘시개 그리고 스마트폰/황수정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책, 불쏘시개 그리고 스마트폰/황수정 문화부장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문득 오래전 읽었던 책을 뒤적인다. 프랑스어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벨기에 출신의 여성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희곡 ‘불쏘시개’다. 100쪽도 채 안 되는 짧은 작품이지만 기발한 설정이어서 기억에 생생한 책이다. 바깥세상은 피 튀기는 전쟁터, 금세라도 얼어죽을 만큼 혹독한 날씨.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의 집 서재에 교수와 조교 커플이 숨어 지낸다. 갇힌 그들에게 허락된 것은 거대한 서가의 책들뿐이다. 세 남녀는 어떤 선택을 할까. 생존 앞에서 책은 불쏘시개로 전락한다. 서재의 온도를 1도씩 높이는 가치와 사정없이 저울질당하면서다. 그렇게 점점 비어 가는 서가에 쓸쓸히 공명하는 절규, “문학이 우리 삶에 무엇을 해줄 수 있지요?” (종이)책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웅변한 희곡이다. 책갈피의 먼지를 털어내며 속으로 웃어본다. 이 해묵은 책들을 눈 질끈 감고 이젠 그만 내버릴까, 아니면 이삿짐에 욱여넣을까. 작가의 세계에서 책은 생존의 무게와 팽팽히 가치를 겨루건만, 한낱 이삿짐 덩치나 줄여 보겠다는 얄팍함이라니…. 책꽂이에 빼곡한 아동서들을 보면서 다시 생각은 이어진다. 버릴 요량이라도 해볼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건 그래도 흔감한 일이다, 저 어린이책(엄마표 필독서)들이 치워지고 나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훗날 취사(取捨)를 고민할 책들이 있기나 할까. 최근 여성가족부는 전국의 초등 4학년, 중 1학년, 고 1학년 학생 163만여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전수조사했다. 결과는 새삼 놀라울 것도 없었다. 열에 두 명쯤(24만여명)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들었다. 스마트폰을 잠시라도 손에서 떼어놓으면 금단현상을 겪는 부류다. 3개 학년의 조사치가 이 정도라면 초·중·고생 전체로 범위를 넓히자면 중독 위험군이 족히 100만명은 된다는 얘기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징후는 네 집 내 집 할 것 없다. 컴퓨터 게임을 하든 TV를 보든 이 땅의 아이들은 ‘재미나라 요지경’인 스마트폰을 쉼없이 주무른다. 모처럼 밥상머리에 같이 앉아서도 카톡 대화방을 들락거리느라 안절부절못한다. 가족대화 밥상머리 교육이란 애당초 글러 먹은 상황이다. 이 아이들이 책의 활자를 반길 리 만무한 노릇. 이쯤 되면 21세기 최악의 발명품은 스마트폰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인가. 중학교 교실의 게시판에서 최악의 발명품이 빚어내는 통제불능의 궤적을 확인한 적 있다. 학습 프로그램과는 전혀 상관없는 스마트폰 사용 예절 가이드로 게시판이 꽉 찼다. 언어폭력과 떼카(카톡 왕따)의 괴물을 낳는 스마트폰의 위력에 백기투항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진 교실은 말할 수 없이 초라했다. 어느 통계를 빌리자면 스마트폰을 사용한 이후 사람들의 독서량은 48%나 줄었다. 스마트폰은 힘이 너무 세고, 종이책은 태풍 앞에 비칠댈 여유조차 없는 호롱불이다. 미련한 인류는 스스로 이룩한 진보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한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성찰과 사유가 전제돼야 함은 만고의 진리다. 사유할 시간을 스마트폰에 모조리 저당잡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더 노력해야 행복해질까. 코흘리개에게까지 스마트폰을 안겨 주머니를 부풀리는 기업들에 행복저당세를 물리면 좋겠다. ‘부모자식 갈등세’ 내지 ‘스마트 양육세’쯤으로 이름 붙이면 어떨까. 다수의 권리와 이익을 고민한다는 맥락에서 그 또한 경제민주화 아닌가. 황수정 문화부장 sjh@seoul.co.kr
  • “창업 때 정부에서 몰아준 돈을 재벌 3~4세 자기 돈인 줄 알아”

    “창업 때 정부에서 몰아준 돈을 재벌 3~4세 자기 돈인 줄 알아”

    “재벌 3~4세들이 (선대 회장의) 창업 때 정부가 몰아준 돈을 자기 돈인 줄 알고 있습니다.” 경쟁 당국의 수장으로서 경제민주화 정책을 이끌고 있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오너들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재벌가의 자손들이 창업주와 달리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익 추구에만 혈안이 됐다고 경고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9일 충남 공주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창업 1~2세는 해외에서 수익을 내 국내 일자리를 늘리면서 국민이 먹고살 수 있도록 했다”면서 “1~2세가 산업을 일으킬 때 정부에서 돈을 몰아줬는데 3~4세로 가면서 (그게 다) 자기 돈인 줄만 아는데 기업가 정신이 이렇게 돼서는 우리나라에 장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5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재벌 3~4세는 돈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든 이익을 창출하려고 한다”면서 “이 때문에 하청업체들은 원가 인하 압박도 높고 지위도 열악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위원장은 대기업 조사 전담조직 신설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공정거래법 23조 2항 등이 개정되면서 새로운 업무가 생겨났다”면서 “손에 잡히는 경제민주화는 충분한 인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만큼 부처 협의를 통해 증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올 9월 국회에서 논의될 신규 순환출자 금지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노 위원장은 “아무리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경우까지 막으면 경쟁정책 이전에 우리 경제가 무너진다”면서 예외 규정을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경기 악화로 해운, 조선, 건설 분야에서 구조조정 수요가 계속 생기고 있다”면서 “증자, 합병 등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순환출자의 경우 기존 지분율을 더 확대하는 것이 아닌 이상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사생아’라고 표현했다. 순환출자 형성의 배경에는 압축 성장 시절 기업들에 반강제적으로 사업을 떠넘긴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설명이다. 노 위원장은 “도덕성을 겸비한 정부라면 이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공시 의무가 기업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법안이 통과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해서는 “완전한 호랑이는 아니지만 발톱은 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불공정 행위에 연루된 개인들의 처벌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행위자는 처벌하지 않고 법인에만 과징금을 부과하면 결국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면서 “앞으로 조사 보고서를 올릴 때 행위자 처벌을 왜 못 하는지를 쓰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민주 ‘국정원 심판론’ 여론몰이

    민주 ‘국정원 심판론’ 여론몰이

    민주당이 ‘텃밭’인 광주에서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해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무성,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및 권영세 주중 대사 등을 “권한 없이 열람해 그 내용을 유출했다”며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내현 의원은 “상응하는 조처가 없다면 선거 원천 무효 투쟁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7일 열린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광주시당 전남도당 당원보고대회에는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광주·전남 지역 소속 의원과 당원 1500여명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되찾지 않고서는 경제민주화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반드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불법과 정보기관의 불법 개입을 밝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의원도 나섰다. 문 의원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정상회담을 녹음한 녹음기가 자기들 것이었다는 국정원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국정 기록을 담당하는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실이 회담 배석자에게 녹음을 부탁하며 녹음기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불법을 덮으려는 거짓말이 자꾸 다른 거짓말을 낳고 있다”고 국정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국정원은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조명균 당시 대통령 안보정책비서관에게 녹음기를 주면서 녹음을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조 전 비서관의 도움을 받아 녹음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지 않나. 그래서 그런 방법으로 녹음한 것이니 조 전 비서관이 당연히 이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2008년 1월 만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청와대에 전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보고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록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원이 대통령을 사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박대통령 공약 이행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법안 추진 측면에서 봤을 때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공약의 이행률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복지·교육 분야 공약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상당수가 국회에서 입법 처리를 마쳤다. 대표적으로 대기업의 내부 부당거래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일감몰아주기 규제법)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FIU법)이 6월 국회를 통과했다. 공정거래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의 환경 개선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프랜차이즈법),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며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일자리 창출 관련 공약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과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등의 처리로 상당수 이행됐다. 박 대통령 대선 공약의 핵심 화두였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법안인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벌법(ICT법)도 처리됐다. 정년 60세 연장법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일찌감치 통과됐다. 반면 국회가 경제민주화와 일자리에 몰두한 나머지 복지·교육 분야 공약은 뒷전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만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안정을 위한 기초노령연금을 현행 9만 4600원 수준에서 2배(20만원 수준)로 늘리겠다는 공약은 예산 문제로 답보 상태에 있다. 지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수정 논란이 빚어진 공약이다. 암·뇌혈관·심장·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공약도 역시 예산 문제로 원안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공약 후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공약은 상반기 국회에서 전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국방부는 이를 ‘장기과제’로 분류해 놓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공약 파기”라며 강하게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반값등록금 공약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국가장학금을 늘려 반값등록금 정책을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 현실화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이번 6월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위에 회부됐으나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일베 사이트, 또 노무현 비하 광고로 물의

    일베 사이트, 또 노무현 비하 광고로 물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글들이 난무하는 등 온갖 물의를 빚어 지난 5월 광고가 끊겼던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광고영업이 최근 재개됐지만 다시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광고가 올라와 논란에 휩싸였다.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해당 광고는 사라진 상태다.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이번주 초 일베 사이트에 ‘가격 민주화’라는 문구가 들어간 노트북 광고 배너가 올라왔다. 배너 광고에 쓰인 이미지는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노 전 대통령이 웃으면서 두 팔을 벌린 채 나비를 쫓는 사진이다. 해당 광고를 클릭하면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 옥션의 노트북 판매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광고에서 ‘가격민주화’라는 표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베에서 ‘산업화’는 좋은 방향의 변화, ‘민주화’는 부정적인 방향의 변화를 뜻할 때 쓰인다. 무엇보다 광고에 사용된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은 ‘천국으로 간 노짱’이라는 제목으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할 때 자주 쓰이던 이미지다. 일베에 이 광고를 올린 옥션의 노트북 판매자는 한 회원이 상품 문의를 통해 항의하자 “서민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노 고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넣었다”면서 “가격민주화는 서민경제를 살리고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에 동참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 ‘노 고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표현은 일베 이용자들이 일부러 글자 순서를 바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꼬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판매자가 일베 이용자”라고 보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광고에 대해 “광고도 일베식 광고”, “명백한 의도를 가진 조롱” 등의 비판을 가했다. 옥션 측은 해당 노트북 판매자에 대해 ‘부적합 문구 사용’을 이유로 판매중단 조치를 내려 현재 광고에 나온 노트북은 구매가 불가능하다. 그밖에도 걸그룹 에이핑크, 대구의 한 요양병원 등의 광고가 일베에 올라왔다.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을 치킨브랜드 로고와 합성한 ‘노래오래’ 사진이 경북의 한 홈플러스 지점 스마트TV에 게시돼 물의를 일으킨 뒤 미디어나루, 리얼클릭 등 광고대행사를 통한 광고노출이 차단됐었다. 광고가 중단됐던 시기 일베 운영진들은 두달 동안 수천만원의 서버 유지 비용을 개인적으로 충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베 운영진은 지난 2일 공지사항을 통해 “당분간 외부 압력으로 기존방식 광고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한다”면서 “턱없이 적은 매출이겠지만 자체광고 시스템과 게임, 소설, 쇼핑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해 장기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단가는 1일 6만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베가 새롭게 시작한 광고를 모두 유치할 경우 월 최대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야 ‘정치 하한기’ 7~8월에도 민생행보 올인

    여야가 7~8월 두 달간 민생 행보에 ‘올인’하기로 했다. “국회가 열리지 않는 ‘정치 하한기’ 동안 민생을 챙기며 9월 정기국회를 대비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홍보전을 펼치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양측 모두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이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은 앞으로 민생 현장에 뛰어들 것”이라면서 “당이 앞장서 7, 8월 창조경제 진행 과정과 일자리 창출 과제의 성과를 점검하는 동시에 경제 활성화와 경제민주화를 병행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정책위원회는 오는 8일 정책조정위원회별로 외부 인사 중심의 ‘정책조정자문위원회’를 구성한 뒤 8월 말까지 현장 간담회를 집중 개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상임위별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상임위별 현장 방문 계획이 거의 완성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민생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원내대표로서 세 가지 각오를 가지고 있다”면서 “첫째가 민생 제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4+1 트랙’으로 당을 운영할 방침이다. 정책위를 중심으로 한 ‘민생정책 현장 방문’을 진행하고 우원식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을(乙) 살리기 경청투어’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야는 회의록 공개 논란과 관련해 여론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을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겠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적극 홍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운동본부’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담합 과징금 깎아주는 ‘솜방망이 공정위’

    공정거래법상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반(反)시장 행위는 담합이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담합이 적발되면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들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징금 부과의 현실을 보면 이런 의지를 발견하기 어렵다. 지난해 부과됐어야 할 전체 담합 제재 과징금 중 공정위가 실제로 걷은 것은 3분의1을 겨우 넘는 37%다. 지난해 7월 농심, 삼양, 오뚜기, 한국야쿠르트의 라면값 담합 사건의 기본 과징금 산정액은 2058억 5714만원(관련 매출액의 2%)이었다. 그러나 삼양은 공정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2차 조정단계에서 30%를 감경받았다. 3차 조정단계에서는 4개사 모두 30%를 감경받았다.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는 ‘위반행위 기간 라면 부문 영업이익이 적자였다’는 이유로 여기에 10%를 더 면제받았다. 결국 최종 과징금은 기본과징금의 66.2% 수준인 1362억 4400만원으로 결정됐다. 696억여원이 깎여나갔다. 또 지난해 8월 4대강 사업 1차턴키 담합 사건에서 삼성, 현대, 대우, 대림, GS, SK 등 건설 6개사는 2차 조정에서 정부 시책이라는 이유로 20%를 감경받았고 여기에 ‘단순 가담’으로 감경받은 30%를 합해 모두 50%를 감경받았다. 과징금 감면은 공정위의 고시에 따른다. 1~3차 조정을 거쳐 자진 신고자 감면(리니언시)까지 모두 4단계를 거친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감경 사유도 많고 감경사유별로 공정위 담당자의 재량이 개입될 소지가 너무 크다”면서 “조사에 잘 협조했는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은 구체적이지도 않고 너무 주관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도 “공정위의 온정주의 때문에 엄격한 법 집행이 안 돼 시장경제를 좀먹는 담합 관행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규제장치를 도입하는 것 못지않게 법을 엄격하게 집행해야 공정위의 권위가 살고 경제민주화의 성과도 제대로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의 과징금 고시는 30년간 과징금 부과와 이에 대한 법원 판결을 고려한 적절한 수준”이라면서 “금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등의 과징금 부과 기준과 비교할 때 전혀 지나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의 존재 이유는 경쟁을 촉진하는 것인데 과징금 때문에 기업이 망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당하면 경쟁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총수 일가 부당내부거래 제재 국회의원 겸직 금지·연금 폐지

    여야는 2일 본회의를 열고 대기업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안 등 경제민주화법과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 등 98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도 승인했다. 대표적 경제민주화법안으로 꼽혔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와 관련해 부당지원 금지 조항이 있는 제5장 명칭을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로 개정했다. 이에 따라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는 공정 경쟁을 얼마나 제한하고 있는지를 입증하지 않아도 규제할 수 있게 된다. 부당지원을 받는 수혜기업도 처벌 대상이 된다. 금산분리 강화법인 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 개정안 처리로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지분 한도는 현행 9%에서 4%로 축소된다. 프랜차이즈법(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은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을 부풀려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24시간 심야영업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다. 국회법 개정안 등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들도 일괄 처리됐다. 국회의원 겸직 금지, 국회폭력 처벌 강화, 헌정회 연금 폐지 등이 핵심이다. 국회 회의 방해죄가 신설돼 국회 회의 방해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면 형법상 폭행죄보다 높은 형량으로 처벌토록 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ICT법안)’도 통과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6월 국회 ‘일하는 국회’ 체면은 세웠다

    6월 국회 ‘일하는 국회’ 체면은 세웠다

    6월 임시국회에서 주요 경제민주화 법안과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처리하는 등 여야가 ‘일하는 국회’ 체면은 세운 모양새다. 6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2일 본회의에서 98건의 법안 및 의안을 처리하고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를 승인했다. 대표적인 쇄신법안으로 꼽혔던 의원 겸직·영리업무 금지, 국회 폭력에 대한 피선거권 박탈, 의원연금 폐지 등 일명 ‘특권 내려놓기 3종’ 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전날 법사위에서 막판 보류됐던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FIU법) 개정안은 이날 뒤늦게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 법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할 때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주택임대차보호법 처리로 앞으로 모든 상가건물 세입자에게 5년간 계약갱신청구권이 주어지고 재건축을 이유로 상가 건물주가 세입자를 강제로 쫓아낼 수 없게 된다. 또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금융기관이 임차인에게 우선 변제하고, 추후 임대인으로부터 이를 상환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요구한 전월세 상한제 도입,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 신설은 이번에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영유아 보육료·양육수당 등 무상보육 예산에 대한 국고보조금 비율을 상향조정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전날 법사위 처리가 무산되면서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다. 프랜차이즈법은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을 부풀리기 하더라도 처벌하지 못했던 현행법의 맹점을 시정한 것으로, 앞으로 매출 부풀리기 행태를 저지르면 가맹본부의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제민주화 입법은 일정부분 결실을 이뤘지만 재계 반발과 속도조절론 속에 기대보다 못 미치는 수준에서 입법화되는 데 그쳤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안이 대표적이다. 규제대상이 모든 계열사에서 총수일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로 축소되고 ‘총수일가 지분 30% 룰’이 삭제되는 등 재계 입장이 상당 부분 관철되면서 당초 정부안보다 규제 수위가 대폭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대통령 대선 공약인 ‘신규 순환출자 제한’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 등은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이른바 ‘남양유업 방지법’인 대리점 거래 공정화법 개정안도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다. 대리점의 밀어내기 기준, 대리점 범위 등을 놓고 정무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탓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기고] 신생 협동조합 과제는 경쟁력 확보/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고] 신생 협동조합 과제는 경쟁력 확보/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지 6개월 만에 협동조합이 1200여개 설립됐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37개로 적은 편이지만 연합회도 4개나 설립됐다. 하지만 사회적 반향은 아직 잔잔한 편이다. 기대가 컷던 탓일까, 아니면 경영상 또는 우리 토양 부적응의 문제일까. 협동조합의 날(6일)을 맞아 신생 협동조합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안착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 본다. 통계적으로 보면 출발은 신선해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6개월 동안 1210개의 조합이 설립됐고 조합원 수는 2만 6000명에 이른다. 조합 관리를 위해 대표와 이사, 감사, 직원 등 최소 5명만 선임됐어도 일자리가 6000개 이상 창출된 셈이다. 평균 조합원 수는 22명이지만 100명 이상인 조합은 23개, 10명 이하인 곳은 393개로 소규모가 많다. 평균 출자금은 220만원. 1억원 이상은 64개, 500만원 이하는 625개로 소자본 조합이 절반이다. 업종도 제조, 도소매업, 교육, 의료, 사회복지, 예술, 에너지, 농림축산 등 다양하다.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자본 조달과 경쟁력 확보가 관건인데, 협동조합 자본의 성격상 쉬운 일이 아니다. 북미나 유럽처럼 자본조달이 용이하도록 1인당 출자한도 확대, 총출자액의 일정비율을 비조합원에게 출자 개방, 주식시장 상장 등 융통성이 필요하다. 검증된 가장 큰 경쟁력은 윤리적 경영이다. 안전한 농식품, 공정한 가격, 윤리적 경영 등 기본에 충실한 협동조합들은 위기 속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생존을 위해 협동조합과 기업이 상호 수렴해 가고 있지만, 시작하는 우리로선 무엇보다 협동조합 기본원칙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동조합은 가슴이 먼저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협동조합을 통해 큰 소득을 올리는 게 목적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다. 1844년 영국에서 최초로 로치데일 협동조합이 싹틀 때부터 오늘날까지 협동조합은 자본력이 아닌, 사회의 든든한 자양분으로서의 소임이 중요했다. 주식회사가 주주 이익에 최고의 가치를 둔다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에 목적을 둔다. 1인 1표의 민주적 의사결정과 사업 이용에 따른 이익분배 등 절차적 측면에서도 확연히 다르다. 조합원이 되는 데는 일정한 자격요건이 필요하고 객관적 심사와 가입승낙의 절차가 필요하다. 가입기준이 자본(돈)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이익을 위해 시작했다면 돈으로 인해 쌓아온 조합원 간 신의도 깨질 수 있다. 끝없는 욕망을 좇던 자본주의가 부작용을 나타내자 따뜻한 자본주의와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었고,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부각되고 있다. 공정한 분배와 정신적 유대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고유의 가치가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협동조합 임원은 명예직인 경우가 많고 자본력도 크지 않아 전문성과 책임감에서 미흡하다. 민주절차에 따른 의사결정의 지연을 극복하기 위해 상시 대면 접촉도 중요하다. 기업엔 ‘규모의 경제’가 유리하지만 협동조합에선 때로 소규모의 대면적 가치가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기심을 통제하지 못하면 협동조합은 영원한 이상에 머무를 것이다.
  • [사설] 재벌 총수 구속 언제까지 봐야 하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제 밤 구속되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사전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법정 구속된 사례는 있었지만 수사 단계에서부터 재벌 총수가 구속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항간에는 현 정부가 경제 민주화를 밀어붙이기 위해 적당한 규모의 CJ를 본보기로 삼았다는 해석도 있는 모양이다. 안팎으로 경제가 위기인데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구속되어 어떡하느냐는 재계의 불만 섞인 우려도 들린다. 재계의 불안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엄밀히 따지고 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반응이다. 이 회장은 회사 돈 1000억원을 빼돌려 개인 비자금을 만들고 700억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횡령·배임·탈세 등 안 걸리는 혐의가 없다. 조세피난처·갤러리·집사 등 재벌 총수의 비리 때마다 마주치는 익숙한 단어들도 모두 재등장한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백억원의 회사 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위장 계열사 빚을 계열사에게 갚도록 해 수천억원의 손실을 주주들에게 끼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등도 비자금 조성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 회장이 구속된 다음 날, 국회는 재벌 총수의 사익 편취 등을 방지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안을 통과시켰다. 잇따르는 경제민주화 법안 때문에 기업 의욕이 저해된다고 성토하기에 앞서, 재계는 반복되는 재벌 총수의 비리 앞에서 국민들의 반(反)기업 정서가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연루된 기업들은 재판부와 여론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내부 관련자들을 문책하거나, 그럴듯한 사회공헌과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해 위기를 모면하려 들지 말고 근본적인 신뢰 회복과 경영 투명성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우연히 발견된 USB가 없었다면 CJ 이 회장의 범죄 혐의는 묻힐 뻔했듯이 오너 비리는 입증이 쉽지 않은 만큼 내부 고발 유인책도 강화해야 한다. 비리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사외이사들과 감사위원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은 물론 다른 기업에서의 재선임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렸을 가능성을 철저히 추적해야 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