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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5개섬, 레저관광 메카로”

    경기 “5개섬, 레저관광 메카로”

    경기도가 안산시 풍도·육도, 화성시 제부도·국화도·입파도 등 5개 유인도 개발에 본격 나섰다. 도는 생태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레저·관광분야 가치도 큰 섬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 발전전략을 연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올초 경기개발연구원에 유인도에 대한 인문·자연환경 조사를 의뢰한 데 이어 지난 8월 현지답사를 통해 낙후한 섬의 발전방향을 논의했다고 도는 설명했다. 유인도들은 산업이나 물류중심지보다는 환황해(環黃海)경제권과 해양레저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발된다. 먼저 화성시 우정면에 있는 국화도와 입파도는 섬체험 및 휴양지로 조성한다. 조선시대 유배지였던 국화도는 모래해안이 발달한 덕분에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고 맛좋은 바지락과 고둥이 많이 잡혀 피서지로 유명하다. ●국화도·입파도 휴양지로 변신 오랫동안 무인도였던 국화도 북쪽 입파도에는 보리밥나무, 음나무, 굴피나무, 풍계나무와 소나무 군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런 자연환경을 활용해 산림욕장, 산책로 등을 만들어 섬 전체를 하나의 해양수목원이나 휴양림으로 만드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곳에는 피서객을 겨냥해 갯벌체험, 해수욕장 활용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마을을 민박마을로 재정비해 주민 소득증대에이바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풍도 해양레저 전초기지 활용 면적 1.5㎢로 유인도 중 가장 넓은 풍도는 빼어난 자연경관 덕분에 1999년 말 해상도립공원 후보로 꼽혔을 정도다. 도는 요트선착장, 숙박시설, 야생화군락, 산책로, 갯바위 낚시터 등을 조성해 경기만 해양레저 산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물과 에너지 자립형 생태마을로 조성,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꾀한다. 풍도 동쪽에 자리한 육도는 풍도와 연계해 휴식 및 낚시 등 레저기능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5개 섬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제부도 개발에는 서해안에서 가깝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도시근교 바닷길 체험장 겸 휴식처로 탈바꿈시키는 한편 관광객 증가로 훼손된 환경을 복원하고 수산자원을 재생해 고급스럽게 바꾸는 게 목표다. 도는 5개 섬 방문객 조사를 통해 관광정책 수립에 반영하고 다음 달까지 육상식물·해양생태계 조사를 마무리해 발전전략을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경기도내에는 화성시 29개(2.01㎢), 안산시 13개(2.09㎢), 김포시 4개(0.26㎢)를 합쳐 46개 섬이 있다. 5개 유인도에는 516가구 889명이 살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 국제화의 맹점/장제국 동서대 총장

    [열린세상] 지방 국제화의 맹점/장제국 동서대 총장

    지난 2일에서 4일까지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왔다. 2006년 부산과 후쿠오카 두 도시를 국경을 초월한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자는 비전을 갖고 출범한 ‘부산-후쿠오카 포럼’ 제6차 후쿠오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두 도시의 학계·언론계·법조계·경제계를 망라한 지역 리더들이 모여 중앙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지방의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해 보자는 취지였는데, 진지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중앙에 기대어 무엇을 달라고 애걸하는 데 지쳐 버린 지방 도시들이 돌파구를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인 회의였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뒤 지방 도시들은 국제화를 내세우며 외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단체장들은 세일즈 행정을 내세우며 세계를 누비며 자신의 지역에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고, 또 그렇게 해야 지방이 자립할 수 있게 되고, 사람이 모여드는 곳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필자가 살고 있는 부산의 경우를 보더라도 시는 ‘부산미래발전을 위한 10대 비전’을 발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비전 중 국제적 연계를 요하는 것을 정리해 보면 ▲부산 신항 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건설 ▲동북아 허브항만 육성 ▲동부산 관광 컨벤션 클러스터 조성 ▲영화영상타운 건설 ▲문현금융단지조성 ▲김해공항 가덕도 이전 ▲2020 하계올림픽유치 등이 포함돼 있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후쿠오카 회의에서 일본 측은 ‘규슈 성장전략 액션플랜’을 열심히 설명했다. 이 전략의 주된 요지는 “아시아 파워를 흡수”해서 성장을 꾀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한국기업이 투자 유치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방도시의 국제화·외자 유치 노력에는 몇 가지 맹점이 있다. 첫째, 이런 노력의 대부분이 자신의 지역 이익만 앞세운 일방적인 전략이 중심이 돼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부산이 동북아의 허브항이 되겠다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일방적인 ‘선언적’ 비전이 아니라 이웃 국가들과의 충분한 의견교환과 공동구상을 꾀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부산이 제아무리 허브항이 되고 싶어도 이웃 동북아 국가들이 부산항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런 꿈은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국내적 필요와 근시안적 시각만 반영된 전략은 ‘무늬만 국제적인 것’이고, 또 이러한 전략을 들고 아무리 외국을 뛰어다녀 본들 그것은 피곤한 분주함에 불과할 뿐일 것이다. 둘째, 각 지자체가 발신하고 있는 외자 유치 계획은 중복적이라는 점이다. 외자 유치를 잘하면 무조건 유능한 지자체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풍토여서 그런지 국가적 차원에서의 조율이 끼어들 틈이 없다. 외국병원 유치, 외국 학교 유치를 둘러싸고 지자체끼리 경쟁하다 보니 나라 밖에서 보면 우리끼리 경쟁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셋째, 이미 세계화 시대에 들어선 상황에서 지역의 해외전략이 너무 국내적이라는 점이다. 유럽의 경우, 유레지오라는 국경을 초월한 인접 지역들의 연계가 매우 활발하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이라는 로컬리티 차원에서 해외전략을 짜는 것이 아니라 인접국가의 지역과 공동으로 초광역적 구상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경우 후쿠오카와의 거리가 200㎞에 불과하다. 서울보다 더 가까운 도시가 바다 건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산의 해외 유치 전략을 후쿠오카의 장점과 연계해 초광역적으로 구상하는 입체적 사고가 필요한 때인 것이다. 또한 인천을 비롯한 서해 연안의 지역들도 중국도시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초국경전략을 검토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국제관계를 중앙이 독점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지방이 스스로 국제적 구상을 그려 자신의 살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래야 중앙에 의지해야 하는 유약함을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지자체들이 과연 이런 국제적 연계를 구상하고 이를 역동적으로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초국경적 역량을 키우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역량을 준비하는 지자체를 높이 평가하는 잣대가 필요한 때다.
  • 시·군·구 통합 알맹이 빠져 ‘기준 없는 기준’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가 7일 시·군·구 통합 기준을 내놓았다. 하지만 세부적인 알맹이가 빠져 ‘기준 없는 기준’이라는 빈축을 샀다. 지난해 말 여야 합의를 통해 마련한 특별법을 근거로 지난 2월 출범한 추진위는 여섯 달이 넘도록 4차례에 걸친 권역별 토론회, 5000만원의 예산을 들인 연구용역, 시·도 연구원과 실무회의, 분과위, TF 활동 등을 거쳤지만 구체적인 통합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 ●지자체가 건의… 추진위재량 없어 강현욱 위원장은 오전 서울 세종로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구나 면적이 과소한 지역이나 생활·경제권이 분리돼 주민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는 지역 등이 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면서 “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아도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결, 지역주민 투표권자 2% 이상의 연서명 등을 통해 통합을 건의할 수 있으며 설령 지역에서 통합 건의가 없더라도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진위에서 해당 자치단체에 통합을 권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이번 기준은 지난 6일 제5차 전체회의에서 통합에 대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준거틀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주민의 자율 의사를 존중하고 지역특성을 융통성 있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시·군·구 통합 기준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추진위가 마련한 1차 기준은 인구나 면적이 과소한 지역으로, 해당 지자체 주민이 과소하다고 느끼거나 인구, 면적이 전국 평균에 상당히 못 미치거나 인구가 최근 10년간 상당히 감소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2차 기준은 지리·지형적 여건상 통합이 불가피한 지역, 생활·경제권이 분리돼 주민생활 불편을 초래하거나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지역, 역사·문화적 동질성이 큰 지역, 통합을 통해 지역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지역이다. 통합 기준을 요약하면 각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되 염두에 둔 지역이 통합을 건의하지 않으면 추진위가 직접 통합을 권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은 구체성이 결여돼 행정구역 통합은 사실상 다음 정권으로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자율 통합의 원칙 아래 상세한 기준을 내놓지 않은 이유는 주민의 판단을 재단하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방식이 될까 우려해서였다.”고 말했다. ●‘지자체 개편계획’ 내년 국회로 행정안전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총리실장 등 정부 쪽 인사와 각 지역과 정당에서 추천한 인물 등 25명으로 꾸려진 추진위의 구성 자체도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애초 통합 기준을 만드는 실무적인 역할을 맡은 분과위원회는 내부적으로 이해관계와 의견이 엇갈려 전체회의에 올릴 안을 아예 만들지 못했다. 이탓에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 전체회의는 지난달 말까지 통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일정에 쫓기며 민감한 사안과 논란을 피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가장 느슨한 안을 채택했다. 추진위는 올해 말까지 받은 통합 건의를 참고해 통합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6월까지 대통령과 국회에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종합 기본계획’을 제출하게 된다. 이후 2013년 상반기 주민투표를 거쳐 통과될 경우, 2014년 7월에 통합 자치단체가 출범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백두대간 따라 한반도 생태 복원한다

    백두대간 따라 한반도 생태 복원한다

    백두대간권, 내륙첨단산업권, 대구-광주 연계협력권 등 내륙 3개 권역의 초광역개발 기본 구상이 마련됐다. 2009년 12월 발표된 동·서·남해안권 초광역개발 기본 구상과 맞물려 전국을 초광역권으로 묶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토해양부는 3개 내륙권역의 초광역개발 기본구상을 관계기관 협의와 지역발전위 심의를 거쳐 지난달 말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권역별 종합계획을 완성하고 사업비를 책정할 방침이다. 기본 구상은 시·군 단위의 기초생활권, 5+2 광역경제권 발전전략과 연계됐다. 이를 기반으로 관련 광역 시·도를 선으로 연결해 공동으로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바탕에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자리한다. 자연·인문·환경적 특성을 공유한 내륙권 광역 자치단체 간 연계협력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우선 한반도의 생태 축인 백두대간권에는 생태 복원사업이 추진된다. 아울러 농·산촌 마을 정주환경 개선과 접근 인프라 확충이 이뤄진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한 휴양·스포츠 특성화와 산촌마을 정비사업의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생태단절 구간에 대한 복원계획도 수립된다. 강원·충청권에 걸친 내륙첨단산업권은 원주~충주~오송~세종~대덕~전주를 포괄하는 내륙권을 과학기술·첨단산업 거점과 문화·관광지대로 육성한다. 기존 세종시, 혁신도시,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하고 중원·백제문화권을 중심으로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연계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구-광주연계협력권은 의료·관광산업 등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대구·광주의 연구개발 특구를 상호연계해 문화·학술·인적 교류를 촉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예컨대 대구는 첨단의료산업의 연구·개발 거점으로, 광주는 의료기술·서비스 산업으로 특화해 육성한다. 다만 정부는 이 과정에서 주로 계획의 수립과 실행을 지원하는 역할만 맡는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가령 내륙권 철도와 고속도로 등 교통망을 확충하는 데는 50%, 그 밖의 사업에는 20%의 국비만 투입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계획이 2020년까지 실행되도록 설계돼 있어 불과 8년 안팎의 짧은 시간에 달성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재탕계획에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제주맥주 5종 내년 첫선 백호보리·암반수로 제조

    제주산 보리와 지하수로 만든 고품질 제주맥주가 마침내 첫선을 보인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오는 5일 오후 2시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제주도개발공사 감귤복합가공단지에서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지원단과 함께 제주맥주 시음회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맥주는 5종류로 알코올 함량은 4.5~6.5%다. 개발공사는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하고 내년 3월에 용기와 라벨 디자인 개발을 완료해 4월부터 시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개발공사는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연간 6만ℓ(0.5ℓ들이 12만병)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플랜트 설비를 갖췄다. 2013년까지 320억원을 들여 연간 1만 5000㎘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제주도는 제주맥주사업의 타당성 및 경제성 분석 용역을 거쳐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 방식과 주체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제주맥주는 제주의 화산 암반수와 제주도농업기술원 등이 개발한 맥주용 신품종 보리인 ‘백호보리’를 원료로 제조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백두대간 따라 한반도 생태 복원한다

    백두대간 따라 한반도 생태 복원한다

    백두대간권, 내륙첨단산업권, 대구-광주 연계협력권 등 내륙 3개 권역의 초광역개발 기본 구상이 마련됐다. 2009년 12월 발표된 동·서·남해안권 초광역개발 기본 구상과 맞물려 전국을 초광역권으로 묶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토해양부는 3개 내륙권역의 초광역개발 기본구상을 관계기관 협의와 지역발전위 심의를 거쳐 지난달 말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권역별 종합계획을 완성하고 사업비를 책정할 방침이다. 기본 구상은 시·군 단위의 기초생활권, 5+2 광역경제권 발전전략과 연계됐다. 이를 기반으로 관련 광역 시·도를 선으로 연결해 공동으로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바탕에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자리한다. 자연·인문·환경적 특성을 공유한 내륙권 광역 자치단체 간 연계협력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우선 한반도의 생태 축인 백두대간권에는 생태 복원사업이 추진된다. 아울러 농·산촌 마을 정주환경 개선과 접근 인프라 확충이 이뤄진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한 휴양·스포츠 특성화와 산촌마을 정비사업의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생태단절 구간에 대한 복원계획도 수립된다. 강원·충청권에 걸친 내륙첨단산업권은 원주~충주~오송~세종~대덕~전주를 포괄하는 내륙권을 과학기술·첨단산업 거점과 문화·관광지대로 육성한다. 기존 세종시, 혁신도시,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하고 중원·백제문화권을 중심으로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연계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구-광주연계협력권은 의료·관광산업 등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대구·광주의 연구개발 특구를 상호연계해 문화·학술·인적 교류를 촉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예컨대 대구는 첨단의료산업의 연구·개발 거점으로, 광주는 의료기술·서비스 산업으로 특화해 육성한다. 다만 정부는 이 과정에서 주로 계획의 수립과 실행을 지원하는 역할만 맡는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가령 내륙권 철도와 고속도로 등 교통망을 확충하는 데는 50%, 그 밖의 사업에는 20%의 국비만 투입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계획이 2020년까지 실행되도록 설계돼 있어 불과 8년 안팎의 짧은 시간에 달성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재탕계획에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래서 유치] “영종도 A1 입지조건 최상… 전남과 갈등요인 없앨 것”

    [이래서 유치] “영종도 A1 입지조건 최상… 전남과 갈등요인 없앨 것”

    오홍식(56)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은 영종도 자동차경주장 추진에 대한 전남도 측의 반발과 관련, 30일 “전남도와의 갈등 요인이 없도록 사업구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경주장 유치를 다시 추진하게 된 계기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외국자본과 기업 유치가 원활치 않은 영종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람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자동차경주장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투자유치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 →앞으로 일정은. -현재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2개 민간 컨소시엄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다. 사업시행자 요건과 재원조달 가능성 등을 집중 검증한 뒤 가까운 시일에 하나의 컨소시엄을 예비사업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예비사업자가 사업 부지를 확보하도록 한 뒤 오는 12월 예비사업자, 개발사업권을 가진 용유·무의 특수목적법인(SPC) 등과 사업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영종도 자동차경주장의 전망은 어떤가. -대상 부지가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수도권에 있어서 자동차경주 마니아는 물론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좋은 입지조건을 갖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경주장 예정지의 80%를 갖고 있는 인천공항공사도 이 사업에 찬성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경주장을 갖춘 전남도가 우려를 나타내는데. -전남 영암의 F1경기장과는 다른 내용으로 운영을 차별화할 것이다. 영암과의 경쟁구도를 만들어 자치단체 간의 갈등 요인을 유발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F1이 아닌 A1으로 자동차경주를 차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이 같은 요인 때문이다. 아울러 심사 과정에서 전남도의 입장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이래서 반대] “올 F1 40여일 밖에 안남아 찬물 끼얹다니… 절대 불가” 박종문 F1조직위 사무총장 박종문(63) F1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도에 자동차경주장 건립을 재추진할 움직임을 보이자 “무리한 중복투자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 분위기는 어떤가. -전남에서는 어려운 여건속에서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F1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금년도 대회가 40여일밖에 남지 않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소식을 접한 것이다. 이는 찬물을 끼얹는 처사다. →인천은 전남과 다른 경주장을 건설한다는데. -인천시가 전남도를 의식해 F1과 차별화되는 경주장 건설 및 대회를 유치한다고 밝히고는 있으나, 추진 계획이 전남도가 계획하고 있는 F1 경주장 배후단지 조성사업과 매우 유사하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국내 저변이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사한 사업으로 경쟁을 한다면 자원낭비일 뿐이다. →인천시의 구상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는 정부가 지역발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역경제권 사업과 중복되는 것이다. 지역별로 특화된 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한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고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전남도의 앞으로 방침은. -F1대회는 2009년 10월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국가사업이고, 전남도의 ‘모터스포츠 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2009년 12월 호남광역경제권 전략사업으로 이미 확정돼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정부가 적극 나서서 조정해야 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자동차경주장 건설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기 앞서 지역적 관점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신중히 재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이래서 반대] “올 F1 40여일 밖에 안남아 찬물 끼얹다니… 절대 불가”

    [이래서 반대] “올 F1 40여일 밖에 안남아 찬물 끼얹다니… 절대 불가”

    박종문(63) F1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도에 자동차경주장 건립을 재추진할 움직임을 보이자 “무리한 중복투자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 분위기는 어떤가. -전남에서는 어려운 여건속에서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F1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금년도 대회가 40여일밖에 남지 않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소식을 접한 것이다. 이는 찬물을 끼얹는 처사다. →인천은 전남과 다른 경주장을 건설한다는데. -인천시가 전남도를 의식해 F1과 차별화되는 경주장 건설 및 대회를 유치한다고 밝히고는 있으나, 추진 계획이 전남도가 계획하고 있는 F1 경주장 배후단지 조성사업과 매우 유사하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국내 저변이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사한 사업으로 경쟁을 한다면 자원낭비일 뿐이다. →인천시의 구상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는 정부가 지역발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역경제권 사업과 중복되는 것이다. 지역별로 특화된 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한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고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전남도의 앞으로 방침은. -F1대회는 2009년 10월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국가사업이고, 전남도의 ‘모터스포츠 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2009년 12월 호남광역경제권 전략사업으로 이미 확정돼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정부가 적극 나서서 조정해야 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자동차경주장 건설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기 앞서 지역적 관점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신중히 재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중앙亞 단일국가 수주론 최대… ‘물밑 경쟁’서 中 따돌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카자흐스탄에서 석탄화력발전과 석유화학 두 부문에서 80억 달러(약 8조 7000억원)의 대규모 사업권을 따낸 것은 상대적으로 미개척 지역인 중앙아시아에서 ‘자원외교’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80억 달러에 달하는 두 사업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중앙아시아 자원개발 사업에서 단일국가로 따낸 것 중에는 최대 규모다. 이미 우즈베키스탄에서도 41억 6000만 달러(약 4조 5000억원)의 가스전 개발사업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번 자원외교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는 중앙아시아 경제권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이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확정 지은 사업은 발하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사업계약 두 가지다. 발하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2008년 2월 한국전력이 처음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했고, 2009년 5월 이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탄력이 붙었다. 알마티로부터 북서쪽으로 370㎞ 떨어진 발하슈 호수 남서부 연안에 1320㎿급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력(35%)과 삼성물산(35%)이 70%의 지분을 갖는다. 카자흐스탄에서는 국영전력회사인 삼룩에너지(25%)와 카작무스(5%)가 참여한다. 한전 등 한국컨소시엄이 사업권을 확보해 향후 20~30년간 카자흐스탄에 전기를 공급하고, 카자흐스탄이 지정한 기관이 전력을 사주면서 수익성을 얻게 되는 내용이다. 조세제도 등이 바뀌더라도 현재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번에 정부 간 협정을 맺으면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중국과 물밑 경쟁을 벌여 왔으나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하며 공을 들인 끝에 중국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측에 사업권을 줄 듯 몇 번 왔다갔다하는 고비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는 이 대통령이 실마리를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2년 동안 추진해온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사업 계약은 LG화학이 절반의 지분을 갖고, 뎅기즈 유전에서 생산된 에탄가스를 분해해 폴리에틸렌(연산 80만t)을 생산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에탄가스를 바탕으로 하는 석유화학공장을 건설해 향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LG화학이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권을 갖게 된다. 2016년까지 공장을 완공해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이번 계약 역시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이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아스타나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소련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하) 내년 3월 大選… 전환기 맞은 정치권

    [소련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하) 내년 3월 大選… 전환기 맞은 정치권

    모스크바에서는 시내버스 찾기가 쉽지 않았다. 거리에는 벤츠, 볼보, 도요타 등 외제차가 홍수를 이뤘지만 공중 버스는 가물에 콩 나듯 할 뿐이었다. 지상의 대중교통이 고급 승용차들에게 자리를 내준 탓이다. 소련 해체 후 ‘신 러시아 20년’. 고르바초프의 급진적 개혁과 옐친 시대의 혼란, 풍파를 겪으며 대중들은 움츠러들었고, 상당수 젊은이들은 외국인 혐오로 가득 찬 스킨헤드족의 유혹에 빠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축복의 8년 치세 동안 혼란을 극복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올리가르히’로 불리는 과두지배 세력의 영역은 더 넓어졌고, 보통 사람의 자리는 그만큼 좁아졌다. 모스크바의 차길들이 자가용 등 고급 차량들만 다니는 전용도로인 양 변했듯, 정치와 경제권력도 한 줌의 올리가르히들의 전유물로 추락했다는 비판도 돌았다. 2008년 취임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그늘 속에서도 ‘신러시아 건설구상’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 줬다. 국정 전반의 투명성을 높였다. 경제 현대화와 부패 척결도 시도했다. 개혁이 인기를 얻고 뿌리를 내리려는 시점에서 러시아는 내년 3월 대선을 맞는다. 푸틴의 귀환으로 짧은 메드베데프의 개혁은 막을 내리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지의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편집 부국장은 “푸틴의 장기집권과 보다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부 사이의 갈림길, 변혁기에 서 있다.”고 정의했다. 20년 전 소연방 해체 뒤 급격한 체제 전환으로 경제 침체와 사회 혼란이 몰려왔다면, 신러시아 출범 20년만에 장기집권과 신특권 계층의 강화라는 딜레마에 마주 선 것이다. 러시아 현지에선 ‘푸틴의 12년 체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었다. 내년 대선부터 임기가 6년으로 늘고 연임은 가능해 푸틴은 2024년까지 12년 동안 두 차례 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있다. 새로운 차르(옛 러시아 황제)의 귀환인가. 이바노비치 부국장은 “메드베데프가 형님(푸틴) 뜻을 거스르기는 어렵다.”고 비유했다. 메드베데프는 3회 연임에 묶였던 푸틴의 낙점으로 대통령이 됐다. 푸틴 대세설 속에 올 2월만 해도 “푸틴이 내년 선거에는 메드베데프를 연임시키고 2018년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견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마저 “그의 내년 선거 출마는 안된다.”고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푸틴의 이너서클이 권력 독점과 그들만의 이익을 옹호, 국민과의 소통 채널을 잃었다.”면서 재출마를 반대했다. 그렇다고 푸틴의 질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주러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차기 대통령에 누가 되느냐는 푸틴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민족주의와 안정 희구 바람을 타고 강한 러시아를 외치는 푸틴은 흔들리는 일부 대중의 마음을 얻었고, 관료 등 정치·경제 엘리트들까지 손에 넣었다. 자신의 임기 말에 투표로 뽑던 지방 정부 수장의 선출을 임명직으로 바꿔 지방의 저항에도 쐐기를 박아놓았다. 푸틴은 27% 지지(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지난달 1일 발표)를 얻고 있지만 메드베데프(15%)를 포함해 그에 대적할 인물은 아직은 찾기 어렵다. ‘제국 해체’ 이후 구심점을 잃은 혼돈의 분위기 속에 대세는 푸틴에게 쏠리고 있다. 이바노비치 부국장은 “국회나 언론, 시민운동기관 등 민주주의를 움직일 제도와 조직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중 교통 수단들이 다시 모스크바 대로를 차지하는 것은 영영 불가능할까. 푸틴 복귀는 대미 강성외교 및 ‘북한을 이용한 남한 다루기’ 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경계와 대책 마련에도 경종을 울린다. 글 사진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소련 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상) 활로 찾는 항공메카 울리야놉스크

    [소련 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상) 활로 찾는 항공메카 울리야놉스크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이 출범한 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1991년 8월 보수파의 불발 쿠데타는 발트 3국과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젠 등의 독립을 가져왔고, 결국 소연방의 해체로 이어졌다. 시행착오와 곡절 속에 다시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있는 러시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이 주관하는 한·러 언론인 교류프로그램으로 러시아의 첫 자치공화국인 바시코르토스탄과 울리야놉스크 주 등을 돌아보고 러시아의 변화를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레닌의 고향. 울리야놉스크의 거리에는 여전히 궤도 열차 트람바이가 시내 중심부를 달리고 있었다. 이 지역 토종 라다 승용차들과 뒤섞인 채 트람바이는 철길을 따라 도시 곳곳을 모세혈관처럼 잇고 있었다. 잡초들이 무성한 철로, 흙과 시멘트로 투박한 승강장은 외지인을 1970년대로 돌아온 느낌속으로 밀어넣었다. 그 순간 거리 곳곳에 서 있는 이동통신 선전물과 대형 상업 광고판들은 이곳 역시 시장 경제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일깨웠다. 옛 소련시대,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수송하던 트람바이는 이제 현란한 광고물들을 차량 외면에 도색한 채 달리는 광고판 역할도 하고 있었다. ●레닌·푸시킨의 고향 인구 63만의 소도시 울리야놉스크. 이 도시는 같은 이름의 인구 130만명의 주의 수도로 국민시인 푸시킨의 고향이자 러시아 혁명의 아버지 레닌이 17살때까지 나고 자란 곳이다. 동쪽으로는 러시아 서부를 꿰뚫는 볼가 강이 흐르는 전원도시풍의 조용한 이곳은 실상 자동차와 항공기 제조의 메카인 제조업 기반도시다. 러시아 전역에서 항공기 생산 1위, 기계부품 생산 2위, 차량 생산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 연구인력만도 9000여명이 몰려있다. 러시아 주력 항공기인 TU(tupolev)-204 기종과 An(antonov)-124 등을 생산하는 항공기 제조회사 에비아스타(Aviastar)가 도시 동쪽의 볼가 강 건너 자리잡고 있고, 러시아 최대 항공인력 양성 기관 고등항공민간대학도 시내에 위치해 있다. 1990년부터 항공기 생산을 시작해 해마다 60여대의 항공기를 생산한다. 예전보다 주문도 줄고, 근로자도 1만 2000여명대로 줄었지만 현장 책임자 니콜라이 니콜라이비치는 “IL-476기종 등 새 화물수송기종으로 국제시장을 두드리며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76년 된 고등항공민간대학에서는 에비아스타가 만든 항공기를 움직일 조종사와 관제사를 양성한다. 유리 알렉산드로비치 학장은 “해마다 300여명의 조종사와 같은 수의 관제사 및 정비사 등을 배출한다.”고 소개했다. 에비아스타가 러시아제 항공기를 해외에 팔면 항공 학교에서는 고객 국가의 비행인력들을 2~3개월에서 6개월씩 맡아 교육시킨다. “2년전 적재량 100t 규모의 Ty204 기종을 사 간 북한의 조종사와 관제사 여러 명을 석달가량 이곳에서 교육시켰다.”고 알렉산드로비치 학장은 말했다. 울리야놉스크는 옛 소련의 중공업, 특히 항공산업의 유산을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적응시켜 활용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공기 조립공장과 각종 부품 산업, 항공인력 학교 등을 연계한 항공 클러스터를 활성화시켜 글로벌 경제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각오다. 세르게이 모로조프 주지사는 “옛 소련시대 항공산업의 전성기를 다시 이뤄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 지역이 모스크바 및 볼가 강 경제권에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유망성을 거듭 강조했다. 볼가 강을 동쪽으로 끼고 있는 울리야놉스크는 러시아를 남북으로 꿰뚫는 볼가 강을 따라 남북으로 포진해 있는 니즈니 노보그라드, 카잔, 사마라 등 주요 공업 도시들과 제조업의 클러스터를 이룬다. 이같은 지리적 강점을 이용, 연안 특구를 제정해 외국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며 투자 손짓을 하고 있다. 북한의 3분의1 정도 면적(3만 7200㎢)에 인구 130만명밖에 안 되는 상황을 극복하면서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레닌의 고향은 적극적인 외자 유치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바진 세르게이 니콜라이비치 울리야놉스크 주정부 투자유치관은 “외국기업은 8년동안 법인세 및 토지세 등이 면제된다.”면서 “투자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주지사 직속의 투자유치위원회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손꼽힌다는 러시아의 변화 움직임을 이곳에서는 확인할 수 있었다. 니콜라이비치 투자유치관은 “자동차 부품 등 기계 부품에 대한 투자가 한국 기업들에 유리할 것”이라면서 “첨단기초 기술에 대한 한국기업의 접근도 협의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자세다. 그는 “울리야놉스크에서 500㎞ 내 지역에서 러시아 공업생산의 15%가, 875㎞밖의 모스크바를 포함한 1000㎞내에서 러시아 공업생산의 절반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고급 인력에 주택 제공 파격 인센티브 이런 적극성속에 미국의 밀러 맥주, 독일의 헨켈, 중국의 자동차업체 BAW 등이 공장을 지었다. 힐튼호텔도 내년에 울리야놉스크 시에 175실 규모의 호텔을 연다.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 덕택에 2005년 800억 루블이던 울리야놉스크 지역의 총생산량도 2008년에는 두 배 가까운 1510억 루블로 뛰어올랐다. 모로조프 주지사는 지난달 26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소비자들의) 수요와 욕구 만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시장 지향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을 최대한의 편의를 주는 시설로 채워지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문화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사회기반시설 확충뿐 아니라 도시의 활기를 불어넣을 문화 콘텐츠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젊은 고학력 기술인력이 서구와 해외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인력 유치를 경쟁력 강화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런 전략 위에서 울리야놉스크주는 3년 이상 공공기관에 근무한 젊은 고학력 인력에게 주택을 제공하고, 자녀를 낳을 경우 주택 신용대출 가운데 25%, 두 자녀를 가지면 절반을 상환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대 모스크바 경제권, 볼가 강 경제권의 중핵에 위치한 울리야놉스크. 레닌과 푸시킨의 고향은 외자 유치와 경제 협력을 위해 손짓하면서 ‘라이징(rising) 러시아, 재도약 러시아’의 중심 도시로서 궤도를 따라 달리는 트람바이처럼 달려나가고 있었다. 글 사진 울리야놉스크(러시아)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단일민족국가/이도운 논설위원

    노르웨이 연쇄 테러사건의 범인 아네르스 브레이비크는 범행 직전 공개한 ‘2083 유럽의 독립 선언’이란 제목의 문서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민자의 유입 없이 잘 조직된 교육체계만으로도 충분한 직업인을 배출했고, 경제발전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비크는 한국과 일본을 단일민족국가로 간주하고, 그것이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라고 본 것이다. 20세기 이후 민족과 종교는 어찌 보면 국가 내부 간, 그리고 국가 간에 벌어지는 갈등과 충돌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유럽의 ‘용장’ 티토는 발칸반도에 유고슬라비아라는 다민족(슬라브족, 세르비아족, 이슬람족, 게르만족), 다종교(가톨릭, 이슬람, 동방정교) 국가 건설에 성공했다. 그러나 티토 사망 이후 유고슬라비아가 6개 나라로 분열하는 과정에서 세르비아의 게르만계가 보스니아의 이슬람계 주민을 무차별 학살하는 ‘인종 청소’라는 참극이 발생했다. 아프리카의 수단에서는 아랍계와 아프리카계, 이슬람과 기독교 등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하면서 무려 30만명이 희생되는 내전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같은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아랍계 중동 국가들은 아리안계 페르시아 민족이 주축인 이란과 대립하고 있다. 여러 인종과 민족, 종교가 어우러진다고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경우 원주민은 정치권력을, 화교는 경제권력을, 인도 출신은 전문직을 주로 담당하는 등 나름대로 공존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다문화 사회에 대비하라는 촉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여전히 단일민족국가 의식이 강하다. 지난해 2월 5일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는 국회에 출석, ‘1민족 1국가 체제’의 통일헌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나 기업 조직 내에서 ‘순혈주의’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뿌리깊은 단일민족 의식의 방증이다. 이 때문에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07년 우리 정부에 “단일민족 국가의 인종적 우월성을 극복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하기도 했다. 테러 사건으로 노르웨이 전체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24일 연설에서 “우리는 더 큰 민주주의와 개방성, 그리고 인류애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제화, 세계화의 시대에 이주민이 증가하고 다문화 사회로 바뀌는 길을 피할 수 없다면 고심 끝에 나왔을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연설이 좋은 방향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⑥ “현지화로 중국시장 장악” 외환은행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⑥ “현지화로 중국시장 장악” 외환은행

    세계가 중국만 바라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경제권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세계경제의 견인차 노릇을 해 줄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금융업계는 특히 더하다. 글로벌 위기 이후 중국이 보여 준 엄청난 성장속도 때문이다.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중국 은행업계의 연 평균 자산 증가율은 19.2%에 이른다. 2003년 27조 6000억 위안이던 은행업계 총 자산이 지난해 78조 8000억 위안으로 3배에 육박한다. 중국 금융회사의 총 자산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대륙의 위세를 업고 홍콩도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거래소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약 54조원으로 2009년에 비해 108% 증가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한국의 약 3배다. 당장 중국에 뛰어들기만 하면 돈을 벌 것만 같다. ●빨리 먹는 떡이 체한다… 19년을 준비 하지만 급하게 중국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바로 성과를 낼 수는 없는 법이다. 자칫 큰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외환은행은 다른 국내 은행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외환은행은 1992년 한국이 중국과 수교한 뒤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다. 베이징, 톈진에 이어 1995년에는 동북 3성 지역 전초기지인 다롄에 지점을 세웠다. 모두 한국 최초의 지점이다. 하지만 이후 외환은행은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무리해서 지점을 늘리기보다는 내실을 기하고 환경이 변할 때까지 기다려야 까다로운 현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톈진에 현지법인(외환은행 중국유한공사)을 설립했다. 기존에 있던 베이징, 톈진, 다롄, 상하이 지점은 분행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3개 출장소는 지행으로 바꿨다. 현지 진출 19년 만이다. 이런 신중한 움직임은 홍콩에서도 마찬가지다. 외환은행은 1967년 1월 은행 창립과 동시에 한국은행 홍콩사무소를 인수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2년 만인 2009년 7월에야 홍콩의 IB 현지법인 환은아세아재무유한공사(KAF)를 세웠다. ●내년이 터닝 포인트 오랜 담금질을 거친 외환은행은 앞으로 5년을 도약과 성장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외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중국 내 소매금융이 사실상 시작되는 내년을 큰 전환점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교민, 주재원, 유학생이 아닌 13억명이나 되는 중국인 모두와 예금·대출 거래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우선 도시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주 고객층으로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한국에서 외환은행과 거래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게 큰 밑천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핵심타깃은 현지 부유층이다. 중국에서는 부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1000만 위안(약 18억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87만 5000명에 이른다. 프라이빗 뱅킹(PB) 시각에서 보면 ‘물 반 고기 반’인 셈이다. 고객도 철저히 현지화 전략으로 모을 계획이다. 중국이 ‘관시’(관계의 중국어 발음) 중심의 사회라는 점을 감안, 현지인 기업금융전담역(RM)을 채용해 기업고객도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중국대륙과 금융허브인 홍콩을 하나로 묶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홍콩 KAF는 2009년 7월 영업을 개시한 이후 탄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만큼 업무영역도 유가증권 인수 업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상현 외환은행 중국 현지법인장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의 시장 점유율이 2009년 말 기준으로 1.71%에 불과한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제한된 자본과 규모로 최대의 효과를 보려면 주요 활동지역과 대상을 명확히 하고 인력과 상품도 철저히 현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톈진·홍콩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젠 세대 파워!/임병선 영상콘텐츠부장

    [데스크 시각] 이젠 세대 파워!/임병선 영상콘텐츠부장

    107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의 창간 어젠다는 세대입니다. 7월 18일 자 창간 특집호의 별쇄본을 펼쳐보면 또렷합니다. 33쪽부터 41쪽까지가 세대 얘기입니다. 베이비 부머가 이전 세대와 다르고 그들의 자녀인 에코 부머가 또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베이비 부머의 ‘허리’인 58년 개띠를 취재하면서 주목했던 대목이기도 합니다. 베이비 부머를 바라보는 이견은 크게 두 갈래였습니다. 전체 토지의 42%가량, 건물 부동산의 58%, 주식의 20%를 소유하고 있어 이전 세대보다 가진 게 많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기업의 42%가 55세를 정년으로 하고 있어 58년 개띠의 퇴직이 2013년에 시작되더라도 사회에 별다른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른바 ‘하우스 푸어’로 불리는 것도 이들입니다. 시쳇말로 ‘두 쪽’밖에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인데 두 쪽이란 자기 명의의 주택과 국민연금입니다. 자택이래야 결혼하는 자녀에게 전세금이라도 물려줄 요량이면 변방으로 줄여 가야 할 형편입니다. 국민연금도 퇴직해 60세가 될 때까지 부어야만 쥐꼬리만큼 쥘 수 있다는 한탄이 따릅니다. 기자가 만나본 58년 개띠들은 부모 봉양과 자녀 부양의 틈바구니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머리로는 ‘너희들은 네 힘으로 살아라.’고 외치는데 가슴은 ‘그래도 도와줘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자녀들이 돌봐주지 않겠나 은근히 기대하는 듯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그 또래끼리 ‘애들 덕 볼 생각하면 반푼이’ 취급을 했는데 요즘은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청년 실업에 허덕이는 에코 부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겠지요. 그런데 정부와 사회가 알아서 이들 베이비 부머의 애환을 덜어줄 여력은 없어 보입니다. 이들의 정년 연장 요구와 청년들의 일자리 요구가 겹치는 5년, 길게는 10년 안에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극복되기 어렵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합니다. 이삼식 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실장은 “과도기다. 10년쯤 뒤에는 이런 문제가 해소되고 오히려 노동시장에서의 인력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다. 이 과도기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정부나 사회가 이들의 손을 뿌리칠 때 이에 반발해 결집할 수 있지 않으냐는 전망이자 기대입니다.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첫 세대란 인식이 얼마간 사회에 퍼져 있는 느낌입니다. 많은 변화를 선도해온 그네들이 다음 세대의 제2 삶에 새 길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입니다. 이전 세대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이들이 다른 세대와 사회의 외면을 수굿이 받아들이지 않고 그 벽을 뛰어넘기 위해 세대끼리 전쟁에 나설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들이 굉장히 실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전 세대보다 ‘가방끈’도 길고 이념이나 지역색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자녀 세대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실리를 꾀하는 다양한 이합집산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두 이슈의 어느 쪽이 현실과 미래를 정확히 바라보고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명확한 통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베이비 부머들의 신노년을 안착시키는 방향으로 정부와 사회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일부에선 이런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판이나 틀이 완전히 바뀔 만한 상황은 아니니 아직은 여유가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내년에 특정 세대의 응집, 세대끼리의 합종연횡이 검토되고 모색되지 않을까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권력 구조가 지역색이나 이념·정파·경제권력의 향배에 터 잡았다면, 이제는 세대끼리 경쟁하고 연합하는 틀로 옮겨가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린 지금, 미미하지만 나중에 창대할 시작을 지켜보고 있는지 모릅니다. bsnim@seoul.co.kr
  •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흑인 경제권 강화 제도 BEEBlack Economy Empowerment는 긍정적인 결과와 함께 흑인을 탄압하는 또 다른 흑인을 낳았다. 모든 일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 와중에도 사람들은 남아공을 풍부한 자원과 자연을 지닌 축복의 땅이라고 한다. 흑인과 백인은 물론 여러 인종이 모여 만든 무지개 나라Rainbow Nation라고 한다. 어둡지만 않고, 밝지만 않지만 남아공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는 그리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www.southafrica.net Cape Town 살랑 바람이 피어나는 케이프타운 남아공에서 가장 살기 좋은 땅을 꼽으라면 아마 케이프타운Cape Town일 것이다. 일 년 내내 더울 것 같은 아프리카지만 케이프타운은 예외다. 여름인 1월에도 평균기온이 20.3도이며, 겨울인 7월에도 11.6도를 유지하는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한다. 살랑살랑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도시를 호위하듯 우뚝 선 테이블 마운틴이 있는 케이프타운. 종종 비교되는 샌프란시스코보다 정이 가는 도시다. 보여주는 산, 보기 위한 산 케이프타운에 며칠 머무는 이들 모두가 테이블 마운틴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비와 바람이 잦은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말한다. 테이블 마운틴. 일반 산처럼 정상이 뾰족하지 않고 테이블처럼 평평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독특한 모양의 산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와 같다.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몇 군데 나 있는 등산로를 이용해도 되고, 케이블카로도 손쉽게 오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은 5분여 만에 정상에 도착하는 케이블카를 주로 이용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는 1929년에 개통됐으며, 현재 운행되는 둥근 형태의 케이블카는 1997년에 만들어졌다. 360도 회전하며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는 아찔하게도 창문 두 군데가 막혀 있지 않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아, 탄성이 쏟아진다. 산 아래에서 본 것처럼 정상 일대는 테이블처럼 평평해 사방이 탁 트인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주봉은 해발 1,086m의 매클리어봉이다. 주봉의 북서쪽으로는 669m 높이의 사자 머리Lion’s Head가, 북동쪽으로는 1,001m 높이의 악마의 봉우리Devil’s Peak가 있다. 이들 봉우리와 더불어 테이블 베이, 케이프타운 시내 등 일대가 모두 눈에 담긴다.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을, 테이블 마운틴에서는 케이블 마운틴을 보는 셈이다. 정상 일대의 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어느 쪽으로 향해도 한 바퀴를 돌 수 있으니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케이프타운을 감싸 안은 테이블 마운틴의 모습은 시그널 힐Signal Hill에서 보는 게 아름답다. 석양 무렵, 차와 자전거를 타고 시그널 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저녁이면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는 테이블 마운틴의 여운을 달래기에도 그만이다. 시그널 힐이라는 이름은 매일 오전 12시에 대포를 발포해 얻게 됐다. 이 대포는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대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운행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마지막 하강 오후 6시) 요금 어른 왕복 R180, 편도 R90 문의 021-424-8181 tablemountain.net 1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바라본 테이블마운틴과 라이온스 헤드 2 케이블카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면 케이프타운 일대가 한눈에 조망된다 3 시그널힐의 일몰 4 케이프타운 일대를 돌아보는 2층 버스가 테이블마운틴을 찾았다 5 테이블마운틴의 절벽위에서 잠든 바위너구리 6 테이블마운틴 산책로 폭풍 속에서 희망을 찾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 아니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은 희망봉에서 동남쪽으로 160km 가량 떨어진 아굴라스 곶Cape Agulhas이다. 그럼에도 희망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그 옛날 인도양을 항해하던 선원들이 그랬듯 희망봉에서 희망을 보길 원하는 걸까. 희망봉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바스코 다가마가 아니다. 포르투갈의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라는 항해자가 1488년에 이곳을 발견해 폭풍의 곶Cape of Storms이라 이름했다. 9년 후인 1497년, 바스코 다가마가 이 곶을 통과해 인도로 가는 길을 개척하며 폭풍의 곶은 희망의 곶이 됐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까지는 약 50km 거리. 잘 닦인 자동차도로를 따라 희망봉으로 향한다. 운이 좋거나 혹은 나쁘다면 도로 위에서 개코원숭이와도 만나게 된다. 한번 먹을 걸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놈이라 양아치로 통하기도 한다. 그렇게 도착한 희망봉은, 바다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육지다. 그래도 거룩한 이름의 희망봉인지라 기념사진만은 놓치고 싶지 않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곳은 바스코 다가마가 실제 발을 디딘 곳이다. 전해 오는 말에 따르면, 당시의 날씨가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여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는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최남단은 아니지만 남아공 남서쪽 끝을 이루는 곶이 있다. 바로 케이프 포인트다. 238m 높이에 등대가 놓여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거나 걸어서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214m 높이의 역에 선다. 케이프 포인트에서는 희망봉은 물론 일대의 바다가 한눈에 조망된다. 세계 도시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등대와 함께 있다. 케이프 포인트는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관람시간 10~3월 오전 6시~ 오후 6시, 4~9월 오전 7시~오후 5시 요금 입장료 어른 R80, 어린이 R20, 케이블카 어른 왕복 R45, 편도 R35 문의 www.tmnp.co.za, www.capepoint.co.za 1 한 번 먹을 것을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개코 원숭이는 케이프타운에서 양아치로 통한다 2 케이프 포인트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해발 214m 역에 선다 3 희망봉을 알리는 표지판 감옥이 된 섬, 유산이 된 감옥 로벤 아일랜드Robben Island로 향하는 길, 배를 다루는 바다가 거칠다. 대서양의 원래 성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바다를 맨몸으로 건너기란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일 것이다. 섬은 1836년부터 1931년까지는 나병환자를, 1959년부터는 정치범을 가두는 장소로 활용됐다. 워터프론트Victoria & Alfred Waterfront의 넬슨 만델라 게이트웨이에서 1시간여 바닷길을 달리면 로벤 아일랜드에 닿는다. 쇼핑 센터와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는 워터프론트는 늘 활기에 넘친다. 가끔 길거리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도 보고 있자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워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로벤 아일랜드는 다르다. 텅 빈 섬은 고요하며 엄숙하다. 감옥이 폐쇄된 건 1996년의 일이다. 다음해인 1997년부터 섬은 박물관으로 공개됐고, 199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섬은 버스로 돌아본다. 버스에는 그 옛날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이드가 동승해 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버스를 한 장소에 세워두고 투어가 진행돼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한 면도 있지만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진지하다. 버스는 섬을 한 바퀴 돈 다음, 참가자들을 감옥에 내려준다. 실제 이 감옥에 수감됐던 이가 안내를 맡아 강제 노역을 했던 장소며, 수십명의 수감자가 지냈던 방과 화장실 등을 보여준다. 당시 뙤약볕에서 노역을 하며 실명을 한 이들도 많았다고 하니 수감 생활의 고단함은 짐작할 만하다. 넬슨 만델라를 포함한 여러 정치범들이 수감됐던 독방 또한 볼 수 있다. 넬슨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27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로벤 아일랜드 투어는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된다. 섬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이동하는 시간이 길지만 그들의 성지를 엿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물개와 가마우지의 터전이 되는 섬 주변의 바다와 섬 안에서 만나는 아프리칸 펭귄도 반갑다. 4 워터프론트의 시계탑 5 로벤 아일랜드에 사는 아프리칸 펭귄 6 워터프론트에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수많은 가게가 자리했다 그 섬에 물개가 산다 네덜란드어로 나무라는 뜻의 호우트Hout.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상당량의 목재를 베기 이전에 이곳은 울창한 숲이었다고 한다. 1652년, 요한 반 리빅Johan van Riebeek은 그의 일기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이곳을 기록했고, 이후 이곳은 호우트 베이Hout Bay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아침, 호우트 베이는 숲이 아닌 기념품을 파는 노점으로 가득하다. 목재 인형에 부부젤라까지, 다양한 상품을 늘어 놓은 노점은 물개 섬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물개 섬Seal Island은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정식 이름은 더커 섬Dulker Island이지만 물개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물개섬이라 불린다. 커다란 갯바위에 가까운 섬에는 계절에 따라 600마리에서 5,000여 마리의 물개가 살아간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섬을 물개가 온통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여 배는 섬에 다가갈 뿐 정박하지는 않는다. 섬 주위를 천천히 움직이는 배에서 물개를 보는 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15분여 뱃길을 달려 10분여를 구경하고, 또다시 돌아오는 물개 섬의 여정은 40분 정도로 짧아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 이곳을 잠시 들른다. 호우트 베이를 떠나 희망봉으로 가는 길은 챔프만스 피크 드라이브Champman’s Peak Drive를 따른다. 죄수들을 동원해 7년간 닦은 길로 1922년에 개통됐다. 도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우트 베이는 하늘의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빛을 담아낸다. 운행시간 오전 8시45분줈, 오전 9시30분, 오전 10시15분, 오전 11시10분줈(줈는 비정기 노선) 요금 어른 R42.50, 어린이 R15 문의 Circe Launches 021-790-1040 www.circelaunches.co.za 작지만 강한 심장의 펭귄들 남아공에도 펭귄이 산다. 아프리카에 사는 놈이라 이름도 아프리칸 펭귄이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는 보울더스라는 해변이 자리했다. 1982년에 이 해변으로 한 쌍의 펭귄이 들어왔고, 지금은 3,000여 마리의 펭귄이 살아가는 보울더스 펭귄 서식지Boulders Penguin Colony로 탈바꿈했다. 1910년에는 150만 마리 가량의 아프리칸 펭귄이 남아프리카에 서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 재료로 펭귄 알을 사용하는 등 여러 이유로 20세기 말에는 개체수의 10% 정도만이 살아남았다. 아프리칸 펭귄은 40~50cm 정도의 귀여운 체구를 자랑한다. 체구는 작지만 심장은 강하다. 보울더스의 해변까지 이어지는 나무 데크에서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 펭귄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해변을 벗어나 주차장까지 걸음을 하는 펭귄도 있다. 아프리칸 펭귄은 재캐스 펭귄Jackass Penguin이라고도 불렸다. 당나귀와 울음소리가 비슷해서였는데, 남아메리카의 일부 펭귄도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 아프리칸 펭귄이라 불린다고. 이 펭귄은 1시간에 7km 정도를 수영하고, 2분 정도 잠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보울더스와 차로 5분 이내 거리에 자리한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도 가볼 만하다. 네덜란드 총독이었던 사이먼이 이곳에 항구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는데 곳곳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들이 많다. 입장요금 어른 R35, 12세 이하 R10 문의 021-786-2329 www.tmnp.co.za 1 챔프만스 피크의 전망대 2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달리면 물개 섬이라 불리는 더커 섬에 닿는다 3 보울더스 해변의 펭귄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에 익숙하다 Kruger National Park 선한 영혼이 뛰노는 자리 크루거 국립공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음푸말랑가Mpumalanga 날씨 맑음. 똑똑한 핸드폰의 아름다운 위젯이 크루거의 날씨를 알린다. 케이프타운에서 2시간 가량 하늘 길을 날아 넬스프룻Nelspruit 공항으로, 또다시 차로 2시간을 넘게 달려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의 사설보호구역Private Game Reserve에 들어섰다. 남아공에서 가장 큰 보호구역으로 알려진 크루거는 그 크기만 남북으로 350km, 동서로 60km에 해당한다. 남아공의 음푸말랑가와 림뽀뽀Limpopo주를 포함해 북쪽으로는 짐바브웨, 동쪽으로는 모잠비크와 맞닿아 있다. 이처럼 거대한 크루거의 음푸말랑가 땅,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Mala Mala Private Game Reserve에 며칠 머물 예정이다. 똑똑한 핸드폰이 알려준 날씨가 새삼 반갑다. 동물원이 아니랍니다! 새벽부터 숨가쁘게 이어온 여정이건만 쉴 시간은 없다. 해거름이 찾아 들기 전에 야생의 땅으로 안전하게 잠입해야 한다. 샌드위치로 곯은 배를 대충 채우고 랜드로버에 올라탄다. 랜드로버는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의 발이 된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며 뿜어내던 그의 야성미가 비로소 진정한 멋을 발휘하는 때다. 랜드로버가 발이라면 레인저Ranger는 여행자의 눈이자 보호자다. 레인저들은 매와 같은 눈으로 동물들의 뒤를 쫓는 한편, 안전의식이 미비한 사파리 여행자들을 주의시킨다. “랜드로버에서 엉덩이를 떼지 마세요.” “동물원으로 착각하고 소리치지 마세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장전한 엽총을 지닌 레인저들이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다. 그래야 죽지 않고 사파리를 마칠 수 있다. 워터벅Waterbuck은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모습을 드러냈다. 엉덩이에 Q마크를 예쁘게 새긴 워터벅 한 마리다. 곧 이어 모습을 드러낸 임팔라Impala의 엉덩이에는 M자가 박혀 있다.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웬 횡재냐며 랜드로버의 일행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사실 크루거에는 워터벅이며 임팔라 같은 초식동물은 널려 있다. 찾아내고 뒤를 쫓을 필요도 없다. 그들의 생존 방법이 많이 낳는 것 외에 별다른 게 없어서다. 서쪽 하늘의 석양볕이 열기를 잃고 어둠이 내렸다. 낯설고 먼 소리에 임팔라가 반응을 보인다. 놈의 천적이 근처를 어슬렁거린다는 뜻이다. 또 다른 랜드로버에서 무전을 보내 임팔라의 행동을 확인해 준다. 사자다. 그것도 네 마리의 새끼 사자를 거느린 사자 가족이다. 무전을 주고받은 네 대 가량의 랜드로버가 모여들었다. 사자 가족의 비위를 맞추며 랜드로버 떼가 조심스레 접근을 시도한다.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카메라 앞에 몇 차례 포즈를 취하던 사자 가족은 초원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네까짓것들은 관심 없다는 듯 시크의 절정을 보여주고는 떠났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흥분했다. “내가, 여기, 크루거, 사파리에서, 사자를, 아니, 사자 가족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1 크루거를 대표하는 초식동물인 임팔라. 뿔 달린 수컷이 여러 마리의 암컷과 함께한다 2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들의 발이 되는 랜드로버 3 작은 몸집의 새들도 크루거에서는 생존의 법칙에 따라 살아간다. 하루 400km 가량 곡예하듯 비행하는 배틀래 독수리Bateleur Eagle 4 임팔라를 사냥한 표범이 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있다 5 아침, 경비행장 활주로에 나타난 코뿔소 떼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아프리카 사파리 경험이 많은 이들은 초보 사파리 여행자들에게 크루거를 권한다. 짧은 여정으로 쉽게 닿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손쉽게 동물을 볼 수 있어서다. 초원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동물을 관찰하는 것도 크루거만의 매력이다. 찻길을 준수하는 여타 사파리와는 달라 크루거에서는 쌍안경이 필요 없다. 의기충천해 범이라도 잡을 태세로 달려가는 길, 진짜 범을 만났다. 호피 코트를 멋지게 뽐내는 표범의 엉덩이가 걸음걸음 실룩거린다. “쉿!” 걷고 쉬기를 반복하는 표범의 발걸음이 외따로 풀을 뜯는 임팔라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냥.예.감. 예사롭지 않다.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사파리를 하는 이에게 필요한 건 인내다. 맹수는 배부른 식사를 위해 초식동물과의 거리를 아주 천천히 좁혀 가며 사냥을 한다. 기다림의 시간, 동물 찾기에만 혈안이 됐던 시선이 어느새 하늘을 향한다. 별은 총총하고, 달은 밝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저 멀리 일렬로 선 목 긴 기린 떼의 실루엣이 들어온다.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는 기다림을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사냥 시간이 가까워 온다는 생각에 긴장감은 배가 되고, 목구멍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귀를 아릿하게 적시는 바로 그 순간, 표범이 사라졌다! 임팔라 수놈의 울부짖는 소리를 따라 랜드로버가 초원 안으로 들어선다. 수놈 임팔라와 멀지 않은 곳에는 이미 목을 내어 준 암놈 임팔라가 쓰러져 있다. 이번에는 표범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임팔라의 목을 문 표범은 몇분간 미동도 않는다. 파다닥. 파다닥. 몇 차례 이어지는 임팔라의 몸부림에도 표범은 굳건하다. 표범의 기다림이 끝났다는 것은 소리로 알게 된다. 사각사각 살과 내장을 뜯어내는 소리가 선명하다. 사냥에 성공한 표범은 위풍당당하게 식사를 즐긴다. 불과 몇 시간 전, 초식동물을 동정했던 우리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 반하고 말았다. 아름답다. 잔인하지만 아름답다. 1 등에 작은 새를 태운 버펄로의 모습. 새는 버펄로가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2 초식동물 임팔라는 작은 소리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빅 파이브’를 만나게 될까 사파리를 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 버펄로를 이르는 ‘빅 파이브 Big 5’다. 사파리를 하는 동안 이들을 모두 보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다.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에서도 빅 파이브를 모두 보는 이들에게는 증명서를 준다. 이른 아침, 사파리를 시작하자마자 코뿔소가 보인다. 방금 전에 떠오른 해를 등지고는 경비행기 활주로에 단체로 자리를 깔았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버펄로도 아침 사파리에서 만난다. 코뿔소나 코끼리, 버펄로는 새와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등이나 머리 위에 새가 앉아도 그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작은 새들은 큰 동물이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몸집에 관계 없이 야생에는 생존 법칙이라는 게 존재한다. 크루거의 사설보호구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출과 일몰 즈음, 두 번의 사파리를 한다. 한낮에는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워킹 사파리 Walking Safari 를 진행한다. 초원까지는 랜드로버로 이동을 하고, 짧은 거리를 걸으며 초식동물이나 새, 나무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워킹 사파리까지 참여하면 하루가 빡빡하다. 똑똑한 핸드폰의 날씨가 바뀌었다. 흐림. 그래도 사파리는 어김없이 이어진다. 어둠이 내렸지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느껴진다. 첫날의 흥분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음침한 분위기에 몸이 절로 움츠러든다. 웬일인지 동물들도 자취를 감췄다. 너무나 빨라 쫓기가 힘든 하이에나만이 어둠 속을 배회한다. 레인저는 “음침한 오늘은 사냥의 날”이라고 했다. 여기저기에서 사냥이 이뤄졌고, 버려진 고기를 먹기 위해 하이에나는 움직였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봤다면 그날은 사냥의 날이자 피의 날이며 음침한 기운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날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말라말라 메인 캠프 Mala Mala Main Camp 크루거 국립공원 음푸말랑가 주에 자리한 로지 Lodge 중 하나다. ‘말라말라’와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Rattray’s on Mala Mala’라는 두 개의 로지가 가까이에 있다.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는 전용 풀을 갖춘 풀 빌라. 단 8개의 객실만 운영하며, 16세 이하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말라말라 캠프에서는 사파리를 하는 시간 외 밥을 먹는 등의 모든 일을 레인저와 함께한다. 심지어 밤에 숙소로 돌아갈 때는 레인저가 문 앞까지 배웅한다. 수영장, 레스토랑, 바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사슴 종류나 코끼리 등은 캠프 안에서 돌아다닐 정도로 보호구역과 경계가 희미하다. 문의 011-442-2267 www.malamala.com Travel to South Africa ▶남아공 찾아가는 길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는 남아프리카의 항공의 허브 도시다. 한국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일반적으로 홍콩을 거쳐 간다. 크루거 국립공원이 위치한 넬스프룻 공항은 요하네스버그에서 1시간, 케이프타운에서는 2시간 가량 걸린다. 사우스아프리카항공 서울사무소 02-775-4697. ▶남아공 기본정보 랜드(Rand, 주로 란드라 발음)를 사용한다. R1는 160.41원. 230V 3핀 코드. 대부분의 호텔에는 한국 전자제품의 2핀 코드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하나 정도 마련돼 있다.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남반구에 자리했으므로 한국과 날씨가 반대다. 7월 최고기온은 17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알맞은 기온이지만 최고 기온이라는 사실을 감안하자. 아침저녁으로는 아주 춥다. 비가 적은 여름과는 달리 7월 평균 강수량은 82mm로 많은 편이다. ▶Accommodation 케이프타운 추천 호텔 월드컵 때 태어난 페퍼 클럽Pepper Club 케이프타운의 다운타운에 자리한 5성급 호텔로 2010 월드컵 때 문을 열어 시설이 전반적으로 깨끗하다. 객실 분위기는 모던한 편. 스토브와 오븐이 있는 부엌이 마련돼 있으며, 토스트기와 캡슐 커피 머신도 있다. 호텔 바로 옆에 아바나(Havana)라는 유명 클럽이 자리해 일부 객실은 시끄러울 수도 있다. 주소 Cnr Loop and Pepper Street, Cape Town 문의 021-812-8899 www.pepperclub.co.za 고풍스러운 더 테이블 베이 호텔The Table Bay Hotel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케이프타운에서 손에 꼽히는 고급 호텔이다. 로벤 아일랜드와 워터프론트, 테이블 마운틴 전망의 329개의 객실이 다양한 타입으로 마련돼 있다. 객실 분위기는 고풍스럽다. 호텔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한 아틀랜틱 그릴(Atlantic Grill)과 경쾌한 분위기의 유니온 바(Union Bar) 등이 자리했으며, 스파,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주소 Breakwater Boulevard, Quay 6 Victoria & Alfred Waterfront, Cape Town 문의 021-406-5000 www.tablebayhotel.com ▶Dining Place 케이프타운 추천 레스토랑 보슈운달Boschendal 와이너리 투어 와이너리 투어는 케이프타운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더반빌을 시작으로 수많은 와이너리가 펼쳐진다. 그중 보슈운달은 1685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와이너리.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차로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곳에 자리했다. 2,250헥타르에 이르는 이곳 와이너리에서는 한 해에 300만 병의 와인이 생산된다. 화이트 와인이 60%, 레드 와인이 40%의 비율을 차지하며 반은 해외로 수출하고, 반은 남아공에서 판매된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 등 종류가 다양하다. 와인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을 맛볼 수 있으며, 와이너리 내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해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뷔페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의 음식이 아주 훌륭하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와인은 화이트 와인인 1685 샤도네 2009(1685 Chardonnay 2009)와 레드 와인인 1685 시라즈 2009(1685 Shiraz 2009). 각각 R60로 가격도 저렴하다. 문의 www.boschendalwines.com 아프리카의 맛을 담은 마마 아프리카 Mama Africa 아프리카의 분위기를 담은 레스토랑으로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유명한 편이다.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 악어, 스프링복, 타조 고기 등이 함께 나오는 메뉴는 생소하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저녁에는 아프리카 전통 공연도 열린다. 주소 178 Long Street, Cape Town 문의 021-424-8634, 021-426-1017 해산물이 싱싱한 벌사스Bertha’s 사이먼스 타운의 항구에 자리한 레스토랑으로 바다가재, 오징어, 라임 피시 등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짠 편이다. 주소 Quayside Centre 1 Wharf Road, Simons Town, Cape Town 문의 021-786-2138, 021-786-2286 www.berthas.co.za 바다가재 게장이 있는 성북정Taste of Asia 케이프타운에 자리한 몇 안 되는 한식당. 생선초밥 등 일부 메뉴를 뷔페로 즐길 수 있으며, 한식 메뉴를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바다가재를 게장처럼 양념해 반찬으로 내어 놓는다. 주소 45 Lower Main Road, Observatory, Cape Town 문의 021-447-1515, 15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기고] 드디어 열린 유럽시장/고상두 연세대 유럽지역학 교수

    [기고] 드디어 열린 유럽시장/고상두 연세대 유럽지역학 교수

    구한말 서구 열강은 조선과 통상하고자 총과 대포로 문을 열었다. 오늘날 우리는 협상을 무기로 유럽의 문을 열었다. 유럽의 최대 교역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등이다. 이 중에서 회원국끼리 똘똘 뭉쳐 성채라는 비난을 받아온 유럽 시장을 가장 먼저 연 나라는 한국이다. 100년 전 불평등 조약으로 개항을 강요당한 우리 선조가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감개무량할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우여곡절 끝에 7월 1일 발효되었다. 5년 이내에 교역액 기준으로 98.7%의 상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EU는 소형차 유럽시장 점유율이 잠식될 것을 우려하는 이탈리아를 달래고자 협정의 발효를 반년 늦췄다. 한국은 유럽에 7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유럽은 한국에 3만대를 수출한다. 자동차 부문의 경쟁력 차이를 보여준다. 단일 경제권을 이룩한 유럽에서는 각국의 자재와 부품이 무관세로 국제적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면서 상품이 조립 가공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출용 원자재를 조달하면서 관세를 물어야 하고, 부존자원이 빈약하여 타국의 원자재를 많이 썼다고 무관세 적용을 받지 못한다면, 유럽 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위에 서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통합의 차이에서 오는 불이익을 우리가 막은 것이다. 중국이 짧은 기간에 신흥 경제국으로 부상한 것은 세계 경제에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개혁·개방 정책 덕분이다. 2001년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나서 중국은 적극적으로 FTA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유럽 시장을 열지 못한다. 톈안먼 사건, 티베트 문제, 인권 억압 등으로 유럽과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전기제품이 대유럽 주력 수출품으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다.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진 일본이 뒤늦게 유럽과 FTA 협상 개시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과 협상을 시작하고 나서 5년 만에 문을 연 유럽이 일본에는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개방은 교역 활성화로 국부의 증대를 가져오지만, 산업별 득실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생겨난다. 유럽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산업은 침체하게 된다. 하지만, 약체산업의 쇠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개방 정책은 관세장벽의 보호를 받아 온 약체산업에 외부 자극을 주어 경쟁력을 높이려는 적극적 산업정책이기 때문이다. 유럽이 강한 농축산물, 의약품, 서비스 분야 등에 대응하는 노력은 다가올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FTA에 대한 대비가 될 것이다. 지난 200년 사이에 교역의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다. 중상주의 영향을 받아 국내시장을 관세장벽으로 보호하던 시대에서 관세 장벽을 허무는 시대가 되고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관세가 80% 제거되면서 세계 교역은 급성장했고,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가는 큰 이득을 얻었다. 개방이 어렵고 두려운 것은 국가의 보호 장벽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구한말 우리는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대문을 걸고 있으면 안전할 것으로 믿었다. 세계화는 경쟁이 지구적으로 확대되는 역사적 흐름이다. 인간은 역사의 조류를 피할 수는 있지만 거역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역사의 흐름을 피한 대가는 항상 빈곤과 정체였다.
  • [열린세상] 결코 놓칠 수 없는 한·미 FTA/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결코 놓칠 수 없는 한·미 FTA/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다. 이제 남은 것은 한·미 FTA 비준이다. 우리 경제는 90%에 육박하는 대외 무역 의존도를 지니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치다. 그만큼 무역이 국부 창출의 원천이기도 하고, 우리 경제가 해외 시장의 변화에 취약하다는 말이다. 끊임없이 FTA를 통해 해외 시장 접근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아울러 FTA는 일종의 차별방지 보험에 가입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17개국과 FTA를 체결한 미국은 앞으로도 수많은 나라와 FTA를 체결할 것이다. 이들 중 많은 나라의 기업들은 미국시장에서 우리 수출 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을 것이다. 우리의 최대 해외시장 중의 하나인 미국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관세 차별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FTA보험’을 들어두어야 한다. 적어도 90%에 해당하는 해외 경제와의 보험 효과를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FTA를 발효시킨 국가의 경제규모를 합쳐도 25%밖에 안 된다. 미국, 중국, 일본과 FTA를 발효시켜야 60%를 넘어설 수 있다. 미국과의 FTA 없이 우리의 해외시장 접근 보험체제를 완성할 수는 없다. 한·미 경제통합이 한반도 안보관계에 기여할 장기적인 긍정적 효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혜택이다. 한·미 FTA가 수출기업만 살찌우고 서민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반대논리는 사실과 다르다. FTA의 최대 혜택은 경쟁이다. 이제 EU와의 FTA가 발효되었으니, 최선진 경제권과의 벌거벗은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미국과의 FTA는 이러한 경쟁체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경쟁은 상품과 서비스의 값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므로, 장바구니 물가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한·미 FTA가 의약품 값을 폭등시키고, 미국 투자자들의 한국 정부 제소를 부추겨 공공정책을 무력화시키며, 지적재산권 강화의 폐해를 야기한다는 비판은 과장되었다. 특허 의약품 보호가 다소 강화되어 의약품 가격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 외국 투자자에 의한 정부 제소가 제도화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제도는 투자 유인을 제공함과 동시에 투자 분쟁을 정치문제화하지 않고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대학 캠퍼스 주변에는 외국서적의 불법 복제가 판을 치고,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는 일상화되어 있다. 제약회사가 병원과 결탁하여 납품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관행도 만연되어 있다. 우리 경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교역하는 글로벌 기업체제로 이행했는데,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추지 않으면 이율배반에 빠지게 된다. EU 및 미국과의 FTA는 이러한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가장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분야가 기초 서비스 부문이다. 가장 우수한 두뇌집단이 진출하는 곳이 법조계·의료계·교육계인데도, 철저하게 미개방 상태로 머물렀기에 국제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없었다. 그만큼 이 분야의 종사자들은 국내 독점의 이윤을 챙겼으나, 소비자들은 그 비용을 지불했다. 세계 10대 무역대국인 우리가 50위권 대학교 하나 갖추지 못하고 있으니, 해외 유학에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 외국계 병원이 들어설 수 없으니, 의료 시술 받으러 해외로 여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업들은 불편을 무릅쓰고 외국 현지 로펌을 고용해 원격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다. FTA 자체가 서비스분야의 경쟁력을 가져다 주지는 않으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필수 과정인 ‘경쟁’을 선물한다. EU와 미국에 대해 법률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한 것은 우리 로펌들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임을 선언한 셈이다. 앞으로 교육 및 의료시장 개방도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이젠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국제 경쟁의 파고를 타고 우리 경제 전체가 순항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민들의 피해, 일부 부문의 실업문제, 산업 구조조정 문제 등은 국내 보완 대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런 국내 문제 때문에 FTA가 주는 모든 혜택을 포기하자는 것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대한민국이 취해서는 안 되는 선택이다.
  • ‘뽀로로’ 미국 간다

    ‘뽀로로 미국 수출에 문제 없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의 애니메이션 ‘뽀로로’는 미국의 새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 따른 수입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이로써 뽀로로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 방송은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최근 자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뽀로로가 미국의 수입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를 알고 있지만, 뽀로로는 수입 제한 품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OFAC 측은 “뽀로로처럼 대중에 널리 보급된 영상물은 정보나 정보물로 분류되며, 이는 북한에 대한 제재의 근거가 되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의 예외조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최근 북한산 완제품뿐 아니라 북한산 부품이나 기술이 들어간 제품의 수입도 금지하는 대북 제재 행정명령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2005년 남북 합작으로 만들어진 뽀로로의 일부 제품이 미국의 수입 금지 대상에 포함돼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관계 당국과 업체 측은 “뽀로로 전체 분량 중 10% 정도만 남북 합작으로 만들어 수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뽀로로가 미국의 수입 규제 예외조항에 해당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괜한 혼선을 빚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영남 5개 시·도 공동발전 합의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한자리에 모여 ‘영남권 공동발전’을 위한 7개 합의문을 채택하고 협조를 약속했다. 박맹우 울산시장과 허남식 부산시장,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지난 27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영남권 상생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공동 합의문에서 ▲국제행사 성공개최 지원 ▲영남권 관광네트워크 활성화 ▲영남권 경제산업 협력 강화 ▲영남권 광역발전계획 수립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실현 ▲혁신도시 공공기관 조기 이전 및 활성화 ▲4대강(낙동강) 사업 후속조치 건의 등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5개 시·도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국제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앞으로 세계적 규모의 국제 행사를 영남권에 유치하기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또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와 부산~대구 간 KTX의 개통 등 영남권 광역교통 인프라 성숙단계에 맞춰 영남권 관광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고, 5개 시·도의 상생 발전을 위해 테크노파크를 비롯한 연구기관별 교류회 구성과 해외 마케팅 정보, 첨단 장비의 공동이용 등 영남권 경제산업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5개 시·도는 영남권이 새로운 동북아 중심 경제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담은 ‘영남권 광역발전계획’ 수립에 함께 참여하고 국가발전 주요 어젠다로 채택되도록 노력키로 했다. 그러나 이들 시·도는 최근 동남권 신공항 유치 갈등에 이어 광역상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터라 이번 공동합의문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영남권 시·도지사 협의회는 영남권 전체의 공동발전 촉진과 수도권 규제완화 공동대응 등 당면 현안과제 해결 협력을 위해 2007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7)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7)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

    나는 굴곡 없는 삶을 살았다. 자수성가하신 할아버지와 기업인·정치인의 길을 걸으신 아버지 덕분이다. 기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이지만 ‘독점’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게 된 것도 교만과 독선에 대한 경계심을 키워 주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가르침에서 비롯됐다. 할아버지는 항상 ‘두꺼비 헛배 부르듯 허욕 부리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의 일이다. 나는 당시에는 흔치 않게 자가용으로 등교를 했다. 친구들과 마주칠까 봐 학교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내려 걸어갔다. 1학년 어느 날, 시간이 늦어 교문 가까이에서 내렸다. 마침 그 자리에서 마주친 물리 선생님이 “세연아, 돈이 없어 점심을 못 먹는 친구들도 생각해 보거라.”라고 나무라셨다. 민망함에 며칠 동안 가슴이 울렁거렸다. 가진 사람일수록 겸손해야 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봐야 한다는 가르침을 깊이 새겼다. 굴곡이 없는 삶은 정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스펙’일지도 모른다. 그런 차원에서 내 정치의 원동력은 권력의지가 아닌 셈이다. 애당초 ‘정치인’이 되기 위해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도 아니었다. 정치와 행정에 대한 감시자로서 정치권에 잠시 파견 나온 것이라고 스스로 규정했다. 지금까지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을 보은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복무의식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멸사봉공(滅私奉公)이라고 말할 정도는 못 되지만, 공직에서 선공후사(先公後私)는 반드시 지키고자 한다.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스스로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협하는 무엇인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국가사회 공동체를 지켜 내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다. 거대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어떤 일에 앞장서는 것보다는 올바른 지도자를 제대로 돕는 것이 정치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에는 약자를 위한 안전망이 아직도 너무 성기고 부실하다. 그 그물을 튼튼히, 촘촘히 쳐야 한다. 하지만 뒷감당하지 못할 퍼주기 선동을 일삼는 자들을 보면 그 허위와 기만에 분노를 느낀다. 오로지 권력만 탐하는 자들, 남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이익에만 사생결단으로 달려드는 자들을 보면 역겹다. 이들은 사회 공동체의 안정적인 발전과 행복을 위협한다. 이들로부터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지켜 내야 한다. 경제권력, 정치권력, 행정권력 간의 결탁과 담합을 막아야 국민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다. 경제적 포식을 일삼는 탐욕스러운 일부 재벌,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일부 관료집단, 선동만 일삼는 포퓰리스트, 영혼을 팔아먹은 종북주의자들로부터 국민을 지켜 내야 한다. 동시에 여러 가지 위기에 빠진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 ‘표’가 없어 정치로부터 소외된 영역을 위해서도 노력하려고 한다. 정치의 관심에서 벗어난 영역의 일도 누군가는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정리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Q & A] “黨쇄신 성공 못하면 미래 어두워” Q 아버지가 김진재 전 의원이고, 장인이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그런 집안 내력이 정치에 입문한 배경인가. A 아버지의 이름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오래 기억되도록 하는 게 자식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너무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인생을 대신 살아야 한다는 다짐을 했다. Q 집안에서 어떤 정치를 배웠나. A 아버지가 직접 정치를 가르치진 않았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들어 보니 아버지는 주목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챙기려고 애를 많이 쓰셨다고 한다. Q ‘18대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맘에 드나. A 별로다. 관심의 초점이 의정활동에 맞춰지지 않고 나이에 맞춰지면 본질적인 면보다 다른 곳에 관심이 쏠려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중진의원들과 의견이 다를 때에는 동등한 무게가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Q 공직자 재산공개 때 825억원을 신고했다. 약자들의 어려움을 알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A 사실 그게 콤플렉스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라온 게 아니기 때문에 애환을 다 알 수 없다. Q 콤플렉스를 갖게 된 계기가 있나. A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 ‘성인이 된다는 것은 자아를 객관화할 수 있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 사업을 하면서 재벌끼리 독식하는 모습에 화가 나곤했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들 눈에는 부모 잘 만나서 모자람 없이 자란 사람에 불과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힘없고 약한 사람들 편에 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Q 당내 쇄신파로 분류된다. 쇄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 A 다른 대안이 있었다면 고민했겠지만 한나라당 말고는 대안이 없어 입당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바른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쇄신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지금의 변화가 완결되지 못하면 한나라당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이다. Q 언제부터 당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A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느꼈다. 공천에서 떨어져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복당한 뒤에도 오랜 기간 당협위원장을 맡지 못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절실히 느꼈다. 사실 지난 5월 황우여 원내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계속 좌절감을 갖고 있었다. 의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못했고,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Q 계파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사람 사이에 친소관계는 생길 수밖에 없지만 국회의원이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계파구도에 갇혀 종속변수로 전락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정 계파의 수장에게 공천권을 받았거나, 받을 거라고 기대하고 소신없이 움직이는 걸 보면 불편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1972년생(39세) ▲금정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아내 한상은씨와 2남 1녀 ▲취미:독서, 영화감상 ▲좌우명:정직, 성실, 신뢰 ▲동일고무벨트(주) 부회장 ▲(재)고촌장학재단 이사 ▲낙타장학회 발기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미래세대위원장 ▲한·일의원연맹 21세기위원회 부위원장 ▲한·중의회 정기교류체제 청년노동분과위원장 ▲새로운 한나라·민본21 공동간사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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