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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은 재정전쟁] 獨·佛 결국 소방수로… 그리스 ‘디폴트 재앙’ 한숨 돌리나

    [유럽은 재정전쟁] 獨·佛 결국 소방수로… 그리스 ‘디폴트 재앙’ 한숨 돌리나

    독일과 프랑스가 ‘시한폭탄’ 그리스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안에 품을 구원투수로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의 미래는 유로존 안에 있다.”며 그리스의 국가부도 가능성과 유로존 이탈 우려를 불식시켰다. 양국 정상은 오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의 3자 화상회의를 마친 뒤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월 21일 합의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이행이 유로존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압박도 잊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15일에도 “모든 유로화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마르크화보다 강력하고 안정적 가치가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유로화는 독일에 경제성장과 일자리, 부를 제공했다.”고 유로존 구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가 한 모든 약속을 지키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며 양국의 믿음에 화답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그리스의 긴축 이행 현황에 대한 분기별 실사를 재개할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그리스 구제금융 6차분 80억 유로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지급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선 비켜나는 것이다. 유럽 1, 2위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한결 안정을 되찾았다. 그간 독일은 그리스 지원에 부정적인 국내 여론에 밀려 정부 내에서도 혼재된 목소리를 냈다. 오는 18일 지방선거와 29일 유럽재정안정기금(ESEF) 분담액 증액안에 대한 의회 표결 결과가 독일의 입장을 가늠할 기로다. 프랑스는 그리스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69억 달러(전체의 39%)에 이르는 만큼 그리스 붕괴 저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프랑스 4대 은행의 그리스 국채 보유액만 82억 달러 규모다. 독일과 프랑스가 선발로 나선 가운데 다른 주요국 정상과 경제관료도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며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체 수출액의 27%(4920억 달러·2010년 기준)를 유럽에서 얻는 미국도 힘을 실어줬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3년 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같은 사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럽은 채무와 은행권 위기를 타개할 재정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을 보탰다. 세계은행과 전 세계 400대 민간 은행을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FF) 총재도 강도 높게 각국의 결정을 재촉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유럽, 일본, 미국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면 전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고통스러운 선택을 내릴 것을 주문했다. 찰스 달라라 IFF 총재도 유로권의 정책 혼선, 주요 20개국(G20)의 리더십 부재 등이 세계 경제를 표류하게 했다고 질타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PIGS’ 국가들의 긴축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 하원은 부유세 신설, 부가가치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한 542억 유로 규모의 재정감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5일 발표한 ‘잠정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로존 17개국의 3분기 성장률이 0.2%, 4분기엔 0.1%로 낮아져 연말쯤 사실상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MB, 새달 첫 美 국빈방문

    MB, 새달 첫 美 국빈방문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이나 11일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김윤옥 여사와 함께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14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공식 방문이었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최대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비준 문제가 현재 양국 의회에서 모두 뚜렷한 진전을 보이고 있지 못하지만,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결정된 것으로 볼 때 이 대통령의 방미 이전까지는 양국 의회에서 비준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빈으로 외국 정상을 초대한 것은 인도와 멕시코, 중국, 독일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지금까지 모두 다섯 차례 열렸다. 이 대통령은 방미 직후인 다음 달 13일 워싱턴에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현안을 긴밀히 조율할 계획이다.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FTA 외에 양국 경제관계 증진 방안과 한·미 동맹관계의 성과 및 발전방향, 북핵 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공조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방미가 한·미 FTA 비준 문제와 직접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주요 의제가 될 것은 확실하다.”면서 “한·미 FTA 비준은 한·미 동맹 관계의 발전을 위한 도약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 내외 주최 국빈 만찬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공동 주최 오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미 일정은 양국이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이번 국빈 방문은 한·미 관계가 양 정상 간 신뢰와 협력을 토대로 어느 때보다 굳건한 시기에 이뤄지는 것인 만큼 한·미동맹이 한층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무엇보다 한·미 전략동맹 관계의 중요성과 두 정상이 쌓아온 두터운 우의와 신뢰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금강산 계류 절경 양구 1경 ‘두타연’

    금강산 계류 절경 양구 1경 ‘두타연’

    짧지만 인상적인 숲길로 갑니다. 강원 양구의 민간인통제선 안쪽. 북녘에서 흘러와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굽이쳐 흐르다 남녘의 파로호로 들어가는 물줄기와 함께하는 숲길입니다. 물길을 거슬러 오르면 금강산에 가 닿지요. 반세기 넘는 시간, 철조망 둘러친 숲길의 주인은 지뢰였습니다. 그러다 몇 해 전, 무시무시한 주인과 공생하던 숲은 끝자락에 숨겨뒀던 풍경의 보물 하나를 사람들에게 내어줬습니다. 그 숲뿐 아니라 양구 전체를 통틀어 제1경으로 꼽히는 두타연입니다. 예로부터 금강산의 여러 계류들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절경으로 칭송받았다지요. 빗장이 단단히 채워져 있던, 하지만 그 덕에 싱싱한 자연이 오롯이 남아 있는 그 숲길로 지금 갑니다. 방산면 송현2리 ‘소지섭 갤러리’. 옛 백석산지구 전투기념관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두타연 인근에 5.1㎞씩, 2012년까지 총 51㎞에 걸쳐 조성될 ‘소지섭길’의 출발지다. 현재는 갤러리 겸 두타연길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길은 적막강산이다. 어디서도 긴장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보이지 않게 가려져 있을 뿐 긴장은 늘 길 양편에 똬리를 틀고 있다. 군인들조차 길 밖의 숲 속으로는 일절 접근하지 않는다. 오래전 이 길은 금강산, 정확히는 북한 지역 속사리와 현리, 그리고 내금강의 장안사로 향하던 길이었다. 공식 명칭은 31번 국도. 부산에서 출발해 울산~청송~영양~태백~평창~인제를 거쳐 양구로 이어진다. 현재는 대부분이 포장됐고, 6·25전쟁 전의 금강산 가던 길 모습을 잃지 않은 곳은 이 구간이 유일하다.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31번 국도 군 검문소에서 신분확인 절차를 마친 뒤 차로 터덜터덜 비포장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면 이목교에 이른다. 민간인통제선 북쪽 문등리에 내려온 문등천이 금강산에서 내려온 수입천과 몸을 섞는 다리다. 다리 왼쪽 물길이 문등천이다. 문등천 상류엔 분단 전 양구읍에 견줄 만큼 큰 마을이었다는 문등리가 있다. 나라 안에서 가장 큰 형석 광산이 있었다는 곳. 6·25전쟁 전까지 대대손손 두타연 인근에서 살았다는 윤교성(58)씨는 “집안 어르신들 말씀에 따르면 일제시대 때 상당히 큰 금광이 있었다.”며 “문등리와 이웃한 건솔리 등이 방산면 소재지보다 몇 배는 더 번성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의아하다. 이목교에서 두타연에 이르는 길 어디에도 옛 영화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이 지역은 6·25전 당시 격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최근 개봉됐던 영화 ‘고지전’의 모티프가 된 ‘피의 능선’이나 ‘백석산 전적지’ 등이 모두 인근에 있다. 그런데 아무리 격전이 펼쳐졌다 한들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번성했던 마을들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세상 집착 하얀 거품 물살에 버리고… 숲길을 대표하는 풍경의 주인은 두타연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수입천이 만든 3단폭포와 그 밑의 널찍한 물웅덩이를 일컫는다. 오래전 주민들은 드렛소(드래소) 또는 용소라 불렀다. 이곳의 예전 지명인 건솔리 드렛골에서 따온 이름이다. 현재 이름은 소 위쪽에 있었던 절집 두타사에서 비롯됐다. 두타(頭陀)란 산스크리트어(범어)를 음역한 말로, 의식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윤씨는 “예전엔 속초 쪽 상인들이 해산물을 지고 와 드렛골에서 쌀 등 뭍의 산물들과 바꿔 가곤 했다.”며 “문등리 못지않게 번화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20m 높이의 두타연 암벽 위에 세워진 전망대에 서면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한반도 모양으로 돌아가는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남과 북을 자연스럽게 잇는 물길이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던 물줄기는 암벽에 막혀 이리저리 용틀임하다 10m 아래 검푸른 웅덩이로 쏟아져 내려간다. 웅덩이 둘레가 족히 50m는 넘어 보인다. 두타연 물은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답게 맑고 차다. 냉수성 토종 어종인 금강모치, 쉬리, 꺽지, 버들치 등도 이 물길의 주인들이다. 물고기들은 북에서 흘러온 물줄기를 따라 오가며 살을 찌운다. 맞은편 암벽엔 커다란 동굴이 검은 입을 벌리고 있다. 보덕굴이다. 입구 지름이 10여m, 길이는 20m쯤 된다. 양구군청 자료는 ‘신라 헌강왕 때 금강산 장안사의 고승이 꿈에 남쪽으로 가라는 계시를 받고 두타연 보덕굴에 들어가 관음보살을 친견한 뒤 이곳에 두타사라는 절을 창건했다.’고 적고 있다. 두타연 주변엔 생태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총 3㎞쯤 된다. 탐방로는 대부분 흙길이다. 부분적으로 나무판자를 깔아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참나무류와 당단풍 등 활엽수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간혹 키다리 소나무들이 짙은 그늘을 드리운다. 탐방로 좌우엔 철조망이 이어진다. 철조망 군데군데에 녹슨 철모와 포탄 탄피, 지뢰 등을 모아뒀다. 일종의 설치미술인데, 탐방로 조성 당시 실제 출토된 것들을 재료로 삼았다. 산책로를 이탈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그만큼 아찔한 산책길인 셈이다. 탐방로에서 위로 4㎞ 더 가면 하야교 건너 왼쪽 취수장 옆으로 ‘금강산 가는 길’이 나온다. 예서 30㎞쯤 더 가면 내금강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더 이상은 갈 수 없다. 발걸음은 멈춰 섰지만 시선은 그 너머를 넘나든다. 두타연을 탐방하려면 하루 전 낮 12시까지 양구군 문화관광사이트(www.ygtour.kr) ‘두타연 관광출입신청’란에 신청하면 된다. 하루 2회 오전 10시, 오후 2시 읍내 명품관(관광안내소) 앞에서 모여 문화해설사와 함께 각자의 차량으로 출발한다. 신분증은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양구군청 경제관광과 관광지운영계 (033)480-2251. ●놓쳐선 안 될 쏠쏠한 볼거리들 민통선을 벗어난 수입천 물길은 서남쪽으로 굽이쳐 흐르다 상무룡리에서 파로호로 흘러든다. 물길은 산간 마을을 돌아나오며 곳곳에 볼거리를 만들어 뒀다. 첫손에 꼽히는 게 직연폭포(직소폭포)다. 방산자기박물관에 차를 대고 물가로 내려가면 검푸른 소와 거센 물살의 폭포를 만날 수 있다. 국토 정중앙점을 찾는 것도 좋겠다. 류호영 양구군청 재정운영과장은 “우리나라 동서남북의 끝을 기준으로 경도와 위도의 중앙을 교차시키면 국토의 정중앙에 해당되는 지역이 나온다.”며 “그곳이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라고 설명했다. 국토 정중앙점에는 상징조형물인 ‘휘모리’를 세워뒀다. 읍내에선 한반도 섬이 볼 만하다. 양구읍을 가로지르는 서천과 파로호가 만나는 습지에 우리나라 모양으로 조성한 인공 섬이다. 한반도 섬을 중심으로 서천 양쪽이 연결돼 있어 산책 삼아 걷기 좋다. 한반도 형태를 제대로 조망하자면 주변의 산에 올라야 한다. 가장 좋은 곳은 사명산 활공장. 차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다. 월명리 쪽 비봉산에 전망대도 만들어뒀다. 글 사진 양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가장 빠르다. 춘천나들목에서 46번 국도로 바꿔 타고 계속 직진하면 양구로 이어진다. 양구군 관광안내소 480-2675. ▲잘 곳 KCP호텔(482-7700)은 양구 유일의 호텔이다. 하리에 있다. 읍내에선 센츄럴모텔(481-2121)이 깔끔한 편. 숲에서 묵고 싶다면 남면의 광치자연휴양림(482-3115)이 좋다. ▲맛집 광치막국수(481-4095)는 막국수와 돼지고기 편육을 잘한다. 방산자기박물관 인근 청수골(481-1094)은 산채비빔밥이 맛있는 집. 읍내 동문식당(481-1057)은 값싸고 영양가 높은 콩탕으로 이름났다. ‘특산’ 강된장을 얹어 먹는데, 참 별미다.
  • ‘복지 포퓰리즘’ 정쟁 정면돌파 포석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인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한 것도 이번 8·30 개각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최근 서울시의 전면 무상급식 논란이 결국 주민투표로까지 연결된 데서 알 수 있듯 갈수록 거세게 몰아치는 복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정면으로 맞설 필요가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복지부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이 주로 임명됐던 복지부 장관 자리에 경제관료인 임 후보자를 기용함으로써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최대 화두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복지 문제를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풀어 나가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이번 개각에서 이 대통령은 복지부 장관에 경제관료를 발탁하겠다는 뜻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으며, 두드러진 경쟁자 없이 임 후보자가 일찌감치 ‘낙점’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임 후보자는 이해관계가 첨예한 복지 정책을 경제 마인드로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뜨거운 현안인 의료법인 민영화나 상비약의 약국외 판매 등도 적극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이번 8·15 경축사에서 밝혔듯이 ‘맞춤형 복지’에 치중하면서 2013년 재정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자는 국무총리실장 시절 공·사석에서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복지 요구 수위가 올라가겠지만 정부는 일관성과 원칙을 견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임 후보자 발탁과 관련, “역발상으로 보면 된다. 복지와 경제는 정반대처럼 생각하는데 서로 반대편에 서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임 후보자는 총리실장을 하면서 복지 문제나 포괄적 경제를 섭렵한 만큼 전문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새로운 시각에서 복지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제논리로만 복지정책을 풀다 보면 복지 혜택의 양과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어차피 고령화사회로 진입해 절대적인 복지예산이 갈수록 늘어나게 돼 있는 만큼 임 후보자의 내정으로 복지 정책이 크게 변화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 후보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말 외에 구체적인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언급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면서 “다만 요즘 ‘복지경제’라는 말이 흔해졌듯 복지와 경제 문제는 따로 떼어 놓을 게 아니라 한 덩어리로 볼 수 있는 만큼 그런 시각에서 접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외신기자들을 상대하는 대변인 역할을 맡을 정도로 영어에 능통한 임 후보자는 행시 24회로, 옛 산업자원부에서 총무과장·공보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부내 다면평가에서 항상 최고점수를 받을 만큼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다. 지난해 8월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추천으로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에 임명됐고, 1년 만에 다시 새로운 장관 자리로 이동하게 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통일 류우익·문화 최광식·복지 임채민·여성 김금래 측근 류우익 대북 사령탑에

    통일 류우익·문화 최광식·복지 임채민·여성 김금래 측근 류우익 대북 사령탑에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통일부 장관에 핵심 측근인 류우익(60) 전 주중 대사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최광식(57) 문화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채민(52) 국무총리실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 대통령은 또 여성가족부 장관에 한나라당 김금래(58·비례대표) 의원을, 국무총리실장(장관급)에는 임종룡(51)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발탁했다. 물러나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청와대 통일정책특별보좌관에 임명했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개각 배경과 관련,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일솜씨가 좋은 사람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류우익 통일장관 후보자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주고,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내고 주중국대사로 일해 왔다. 김 수석은 “류 후보자는 통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보다 발전적인 통일 정책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광식 문화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중앙고,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냈다. 임채민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고,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 지식경제부 1차관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이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강원 강릉 출신으로 이화여고,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한나라당 여성국장을 지낸 당료 출신이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내정자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영동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다. 한편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르면 31일 사임하고 한나라당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B, 이르면 30일 5개부처 개각

    이르면 29일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던 소폭 개각이 하루 이틀 늦춰질 전망이다. 후임에 대한 최종 인사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사유가 발견된 인사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개각 폭도 당초 5개 부처에서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8일 “당초 주초에 개각을 할 계획이었으나 한 부처 후임 인사가 틀어지는 바람에 새 인물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늦어도 9월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는 한다는 방침 아래 후임 인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당초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 국회의원을 겸하고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 3명과 재임 기간이 비교적 오래된 1~2개 부처 장관을 교체할 방침이었다. 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대략 후임 인선 작업을 2배수 이내로 마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주말 최종 검증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결격 사유를 지닌 인사가 발견됐고, 이로 인해 전체 인사 윤곽과 일정이 흐트러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각 폭도 당초의 5개 부처에서 3~4개 부처로 줄어들거나 일부 부처의 후임 장관을 공석으로 비워 둔 채 개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 임채민·강윤구·노연홍 경합 특임장관의 경우 이재오 장관이 한나라당으로 복귀하더라도 이번에는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놔둘 것으로 보인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무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중량 있는 정치인을 발탁하려고 했지만 적임자를 못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장관은 복지관료 출신과 경제관료 출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당초에는 강윤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앞선 가운데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진영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등 복지관료 출신만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임채민 국무총리실장과 류성걸 기획재정부 2차관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각별한 사이인 임 실장은 이 대통령이 반대하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을 막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얻어 최종 2배수 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 조윤선·이동관·이문열 물망 문화부 장관에는 조윤선 의원과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 박선규 문화부 2차관이 후보군에 들어가 있다. 소설가 이문열씨도 거명된다. 통일부 장관은 류우익 전 주중대사가 여전히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우상 전 호주대사, 남성욱 국정원 부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가 후보군에 올라 있다. 여성부 장관 후임으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김금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내가 만든 게임들 내 아이에겐 안 권한다”

    “내가 만든 게임들 내 아이에겐 안 권한다”

    게임이 백해무익하다는 것을 전직 게임회사 대표가 직접 생체실험을 통해 고발한다면 충격적이면서도 그야말로 효과적이다. ‘게임 회사가 우리 아이에게 말하지 않는 진실’(한얼미디어 펴냄)의 저자 고평석씨는 모바일게임 회사 지오스큐브를 차리고, ‘이달의 우수 게임’에 선정되어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 게임 테스터 지원자들 무기력한 모습에 회의 그러다 2008년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서 ‘내가 만든 게임을 내 아이에게 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저자가 게임회사 대표가 된 배경에는 1997년 외환위기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기 어려웠던 고씨는 1999년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서 의류 사업을 하는 친척 이모로부터 뭔가를 배우고자 했던 것. 그런데 재미교포 마이클 양의 무료 강연을 듣고 인터넷 사업의 가능성을 깨치게 된다. 게임 사업은 승승장구했지만, 친구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호의적으로 여기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한 친구가 그의 딸에게 다른 친구들의 직업은 변호사, 의사, 연구원 등으로 소개하며 “존경스럽지?”라고 덧붙였지만, 고씨에게는 “게임 회사를 운영하는 아저씨라고 말하기 좀 그렇다.”고 했단다. 게다가 주요 게임 회사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시간을 뺏긴다는 이유로 거의 게임을 안 하는 데다, 게임 테스터(게임을 출시하기 전에 미리 해보는 사람)를 하겠다고 회사에 온 10~20대의 무기력한 모습에 더욱 회의감에 사로잡혔다. ● 5개월간 중독실험… “넉달째 놀아달란 아들에 짜증도” 게임 사업을 정리한 그는 직접 게임의 폐해를 느껴보고자 게임 중독 실험을 시작했다. 2010년 10월 축구게임을 시작한 고씨는 점점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 게임 회사를 차리긴 했지만, 실제 그는 ‘청교도’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다. 실험 시작 두 달 만에 머리가 핑 도는 어지럼증이 찾아왔다. 석 달째 되자 게임을 더 재미있게 잘하고자 돈을 주고 게임 아이템을 사게 됐다. 넉 달째가 되자 하루라도 게임을 안 하면 불안해지고, 놀아 달라는 아들에게 짜증을 내는 지경이 됐다. 벌건 대낮 업무 시간에도 짬짬이 게임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게임 중독 실험을 끝낸 다섯 달째에는 두통 외에 손목과 목에도 통증이 느껴졌다. 고씨는 ‘바보상자’라고 폄하되던 TV와 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게임에는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언론에서 게임을 콘텐츠 산업의 선두주자라고 표현할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이야기, 메시지, 감동이 모두 빠져 있는 게임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시간 때우기 도구’란 것이 그의 결론이다. ●게임서 사회성·경제관념 배워? 게임회사 홍보일 뿐 게임을 하면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사회성이 길러지며, 경제관념을 배울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은 모두 게임업계의 홍보전략일 뿐이라고 고씨는 잘라 말한다. 방학을 맞아 게임에 푹 빠진 자녀가 안타까운 부모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볼 만하다. 저자는 자녀를 게임의 늪에서 끌어올리는 방법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먼저 부모가 게임을 함께하면서 학습만화, 여행, 운동, 사진 등으로 관심을 돌려 보라고 조언했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재외국민은 불안하다] 한인 피살사건 최다국 美서 日·필리핀으로… 중남미 급증세

    [재외국민은 불안하다] 한인 피살사건 최다국 美서 日·필리핀으로… 중남미 급증세

    서울신문이 정보 공개 요구를 통해 외교통상부에서 단독 입수한 재외국민 사건사고현황 자료는 2006년부터 2011년 6월까지 재외공관별 사건 발생건수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외국 여행객을 비롯해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공부하는 재외국민이 늘면서 범죄 피해가 급증하고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재외국민 안전을 위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외교통상부 자료를 토대로 재외국민 관련 범죄 피해를 분석했다. 재외국민들을 대상으로 살인과 납치, 폭행, 성범죄 등 강력범죄가 뚜렷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강력범죄인 살인사건의 경우 재외국민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발생 빈도가 높았다. 미국은 2006년 13건, 2007년 10건, 2008년 9건으로 3년 연속 살인사건 최다 발생국가였으며 이어 2009년과 2010년엔 일본이 14건과 12건으로 가장 빈도가 높았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치안이 불안정한 중남미와 필리핀의 살인 사건 증가세가 눈에 띈다. 필리핀의 경우 2006년엔 재외국민 살해사건이 4건에 그쳤지만 2007년에 8건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 2008년과 2009년엔 각각 7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12건으로 일본과 함께 재외국민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다. 중남미에서는 살인 36건, 강도 152건, 절도 122건 등 강력범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살인사건이 발생한 멕시코에서도 2009년과 2010년에 살인사건이 두 건씩 발생했다. 가장 많은 재외국민이 거주하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국가별 범죄 유형 차이도 눈에 띈다. 일본은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불법체류 등으로 강제추방된 경우가 무려 1150건이나 됐다. 이는 미국 652건과 중국 329건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중국은 폭행·상해와 납치·감금 등 강력범죄에서 단일국가로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급증하는 경제관계를 반영하듯 사기사건도 371건으로 6건에 불과한 일본과 비교해 대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 동안 강도사건은 97건, 절도사건은 321건, 납치·감금은 452건, 폭행·상해는 765건이나 되는 등 중국에서 강력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재외국민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88만명이나 되지만 통계로 잡힌 범죄 피해 규모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5년 6개월 동안 강도 37건, 강간·강제추행 4건, 사기 41건에 불과하다. 다만 2009년부터 지난 6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점은 다소 납득하기 힘들다. 외교통상부가 재외국민 범죄 관련 통계 작업을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재외국민이 가해자인 범죄는 대체로 줄고 있는 추세였다. 살인사건은 2006년 91건이었지만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15건에 그쳤다. 전체 사건 건수도 2179건에서 지난해에는 1452건으로 줄었으며 올 들어 6월까지는 611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신고 접수가 많거나 적은 것에 따라 실제 사건 건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전 세계 증시가 미국과 유럽발 ‘더블 악재’로 폭락했다.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파생상품으로 촉발된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의 위기로 더욱 심각하며 세계 각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제한돼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경제전문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위기 원인과 전망, 대응방안 등을 긴급 진단했다. ■손성원 美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가 부도 인정하고 대책 수립해야” →세계 증시 폭락 원인은. -크게 봐서 미국과 유럽 문제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정치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말 2단계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서도 미 정치권이 경제에 좋은 방안을 내놓을 리 없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더 큰 걱정은 유럽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차라리 부도를 인정하고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게 나은데 1990년대 일본 경제가 그랬던 것처럼 썩은 생선을 계속 방치하는 식이니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중국의 가장 큰 시장인데, 유럽이 망가지면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중국도 잘될 수 없다. 이런 총체적 비관론이 모여 증시가 폭락한 것 같다. →더블딥이 오는 것인가. -더블딥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3개월 전 더블딥 확률이 20~25% 정도였다면 지금은 30~35%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블딥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경기가 이미 바닥까지 내려올 만큼 내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까.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좀 나아질 것 같지만 바닥을 기다 조금 올라가는 정도일 것이다. 완연하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 과거 바닥에서 반등했던 경기 순환 역사로 볼 때 정상적이라면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5~6%는 돼야 한다. 그런데 하반기 잠재 성장률은 거의 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울한 지표 때문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투자자들이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현금을 갖고 있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때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유럽 경제가 튼튼했었다. 유럽이 미국에 경제운용 좀 똑바로 하라고 비판하고 유럽을 배우라고 손가락질했었다. 중국도 그때는 부동산 거품이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부동산 거품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위기 때는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분명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안 좋으면 중국도 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의 수출구조를 보면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이 40%, 아시아 밖으로의 수출이 60%다. 그나마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 40%도 동남아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형태 등이 대부분이다. 결국 미국·유럽 등 수출 시장이 안 좋아지면 중국이 원자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 총체적으로 아시아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것이다. →한국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을까. -당연하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는 해도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수출이 안 되면 내수로라도 버텨야 하는데 가계부채가 많아 내수로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가 어렵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손성원(66)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하버드대·피츠버그대 경제학 석·박사 ▲백악관 수석경제관, 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궈톈 융 中중앙재경대 교수 “기업 경영환경 개선해 이노베이션 추진해야”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나.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체가 모두 좋지 않다. 미국 경제를 돌아보면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성장은 여전히 더디고, 높은 실업률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위기는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채무위기는 앞으로 신뢰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높은 통화팽창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통화 억제 정책을 길게 끌고간다면 중국 경제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요 경제체가 이런 상황 속에서 공황 정서가 확산돼 전 세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 위기의 차이점. -2008년에는 금융 부문에서 드러난 버블 과다가 금융위기를 불렀고, 세계 각국은 앞다퉈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때는 금융영역의 거품을 없애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번 위기는 펀더멘털의 위기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주요 경제체에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면 정부가 적극 경기부양에 나선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사실상 그럴 만한 힘도 없고, 방법도 부족하다. →2008년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컸다. 이번에도 기대할 수 있나.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를 절감했다. 지금 중국은 경제성장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기업의 혁신과 국내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부양시킬 저력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경우, 통화팽창과 자산버블이 우려되는데. -정부 주도에서 기업 주도, 수출 주도에서 내수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실효를 거두게 된다면 통화팽창, 부동산 거품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경제성장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의 채무위기 해결 방안은. -지금 세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해서는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경제에서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소비영역을 창조하는 것만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은. -중국은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면서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통화팽창과 자산거품이라는 불청객을 불러 왔다. 중국은 이제 이런 경제성장 방식을 바꾸려 한다. 불합리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적절한 시점의 적절한 선택’ 이것이 중국 경제의 강점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궈톈융(郭田勇·45) 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 교수 ▲산둥대 졸업 ▲중국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석사 ▲중국인민은행 연구생부 박사 ■ 무사 료지 日무사리서치 대표 “양적인 금융 완화정책 절실 고용 늘려 민간수요 높여야” →경제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 이후 후유증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부채한도 합의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겨우 막았지만 경기침체를 회복할 가능성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채무 위기 후유증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닮은 점은 기업들의 수익이 향상되고 저축이 증가했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어지고 고용도 없어졌다는 점이다. 리먼 쇼크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만들어진 수요가 없어지며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공적 수요를 만들거나 단기적인 경제안정을 취한 것 처럼 보였으나 수요가 없는 게 문제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생산성 혁명에 따라 글로벌 수익이 많아졌지만 싼 노동력으로 흘러갔고,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문제다. 세계시장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이 수익을 증가시켜도 수요가 늘어나야 생산성 혁명이 지속되고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등이 힘을 받는다. 해결책으로는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통해 민간 수요를 늘려야 한다. 양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 공황 때 전쟁 등 나쁜 쪽으로 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번 경제는 얼마나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가. 또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금융 및 재정정책을 재구축해야만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닛케이주가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현재 9000엔대의 주가는 굉장히 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중국과 아시아 경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중국 경제는 2008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버블 문제 때문에 중국 경제 자체도 주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는 당분간 성장은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구할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갖추질 못했다. →일본 정부 당국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어떤 것이 있나. -일본 경제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가 많아서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역할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늘어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앞으로 엔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미국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업은 벌고 있는데 주식은 내려가고 있다. 금융 및 재정정책이 재구축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다. 구매력으로 볼 때 1달러당 90~110엔대가 적절하다고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무사 료지(62) 무사 리서치 대표 ▲요코하마 국립대 졸업 ▲도이치증권 부회장겸 선임투자고문 ▲사이타마대 대학원 객원교수
  • [Weekend inside] 순천대 본관 앞 연못 풍수지리의 진실은

    [Weekend inside] 순천대 본관 앞 연못 풍수지리의 진실은

    #3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전남 순천대 총장을 지낸 허상만(68) 전 총장은 퇴임 9개월 후에 농림부 장관에 취임했다. 허 전 총장은 장관직에 이어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직도 활동적으로 수행했다. #4대 후임 김재기(당시 59세) 전 총장은 2006년 퇴임 후 한달 만에 교통사고로 숨지고 말았다. 대낮에 보성인 고향집으로 향하던 국도에서 대형 화물차와 정면충돌하는 변을 당한 것이다. 지역 교육계가 큰 슬픔에 빠졌다. #5대 2006년 취임한 장만채(53) 전 총장은 퇴임 직전에 전남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6대 경제관료 출신 임상규(당시 62세) 전 총장은 2010년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취임했다. 그러나 임 전 총장은 안타깝게도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 6월 과거 공직 비리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1991년 단과대에서 종합대로 승격한 순천대는 지방대학으로는 보기 드물게 6명의 역대 총장(임기 4년) 중 2명이 퇴임 후 장관과 도교육감을 맡았다. 반면 2명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았다. 이를 놓고 순천대 교정과 지역에서는 풍수지리학적 관점에 빗댄 기이한 소문이 돌고 있다.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역대 총장들의 영예와 비극에는 교정에 조성된 ‘연못’이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순천대 본관 앞에는 가로 21m, 세로 28m, 면적 318㎡의 제법 커다란 연못이 있다. 울창한 연꽃과 수백마리의 잉어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태평하게 노니는 평범한 연못이다. 이 연못은 2002년 9월 퇴임을 앞둔 허 전 총장이 3개월에 걸쳐 7400만원을 들여 조성했다. 당시 학교 측은 풍수지리학적으로 그 자리에 연못이 꼭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고 연못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허 전 총장은 틈나는 대로 연못에 나와 주변을 돌봤다. 이후 장 전 총장도 이 연못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고 한다. 업무 중 휴식을 하고자 하면 연못가에 나와 물고기밥을 던져주었다. 그는 3차례나 잉어 수백 마리를 직접 구입해 연못에 풀었고 홍연꽃, 백연꽃도 사와 이식 작업을 하면서 자연석과 개흙으로 주변을 꾸몄다. 장 전 총장은 대학 교육이 초·중등 교육과 맞지 않는다는 우려를 씻어내고, 대학총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도교육감에 당선됐다. 이와 반대로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 김 전 총장과 임 전 총장은 문제의 연못에 그리 각별한 애정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괴소문의 내용이다. 임 전 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모 교수는 “연못과 관련한 총장들의 얘기는 흥미롭게 들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임 전 총장은 연못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간과 이유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순천대 바로 뒤에는 봉황을 상징하는 난봉산이 있다. 이 대학의 터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봉황이 날갯짓을 하는 모양’이라는 게 풍수지리학적인 해석이라고 한다. 순천대에서 10년 넘게 전통 풍수지리를 강의하고 있는 김계현(65) 교수는 “연못을 돌보는 것이 역대 총장들의 앞날을 결정한다는 말을 맞다, 아니다로 직설적으로 표현하기에는 곤란한 부분이 있다.”면서 “다만 봉황의 기운이 짙은 순천대는 연못을 만들 때 풍수지리학의 도움을 받은 게 확실하고, 예부터 연못은 하천 치수와 더불어 중요하게 여겨졌다.”고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봉황은 갈증이 나면 물을 찾아 떠나버리기 때문에 봉황이 그 자리에 머물도록 하려면 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학 본관 앞에 물 접시 형태의 연못을 만들어 갈증을 달래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못을 관리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인근에 있는 곡성군 태안사를 예로 들었다. 태안사는 1950년 8월 6·25전쟁 당시 곡성경찰서장 등 329명의 경찰관이 곡성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북한군과 교전하다 산화한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경찰관 위령탑’이 있는 절로 알려진 곳이다. 김 교수는 “태안사는 봉황을 상징하는 봉두산 산세에 있다. 8년 전에 입적한 청화 스님이 절의 형상을 보고 대웅전 입구에 큰 연못을 만들었다.”면서 “봉황 지형은 그만큼 연못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총장 선거에서 제7대 총장으로 선출된 송영무(57) 교수는 “연못 얘기는 얼핏 들었다.”면서 “총장으로 정식 취임하면 교직원들의 의견을 들어 어떻게 할 것인지 그때 검토해 볼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교직원은 “연못 주위에서 자주 눈에 띄는 직원을 발견하면 ‘승진하려고 하느냐’는 우스갯소리를 한다.”면서 “그러나 연못에는 충격적인 일도 함께 얽혀 있어서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박병원 전 경제수석 야생화 사진전… 수익금은 北 어린이 지원에

    박병원 전 경제수석 야생화 사진전… 수익금은 北 어린이 지원에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과거 공직 생활부터 최근까지 찍어 온 수천 점의 야생화 사진 중 50점을 골라 오는 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경기 파주시 헤이리 금산갤러리에서 열리는 ‘꽃이 희망이다’전에 출품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야생화 사진들은 박 전 수석이 한국뿐 아니라 지구촌 여러 곳에서 프로다운 열정으로 찍어 온 것들이다. 특히 공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2009년 9월부터 약 10개월간 미국 스탠퍼드에 머물면서 시에라네바다 사막과 죽음의 계곡 등을 여행하며 찍은 사막의 야생화와 우즈베키스탄의 참간산, 일본 최북단의 섬에서 찍은 사진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전시회는 김종학, 서정희, 정태섭, 최영돈, 성영록, 이은채씨의 회화 작품과 박경란 작가의 꽃을 주제로 한 도예 작품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박 전 수석은 이번 전시의 수익금을 독일 카리타스와 협력해 북한 지원사업을 추진 중인 사단법인 ‘봄’에 전달해 북한 어린이들의 B형 간염 백신사업에 쓸 계획이다. 정통 경제관료로 재정경제부 차관,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한 박 전 수석이 사진을 처음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라고 한다. 어느 나라에 가든지 식물원과 미술관을 반드시 들른다는 박 전 수석은 “좋은 뜻에서 전시 제의가 들어와 용기를 냈다.”면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꽃들, 그리고 쉽게 만날 수 없는 꽃들을 통해 아름답고 무한한 자연의 세계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 치정사건으로 회칼들고 싸우던 두 남자는…

    치정사건으로 회칼들고 싸우던 두 남자는…

    불편하지만 눈치 보지 않는 이야기로 만만찮은 독자층을 확보한 소설가 백가흠(37)이 새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는 꽤 재미있어졌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작가는 “‘문학’이라는 압박을 벗어나 소설이 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광어’로 당선된 백씨는 그동안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를 펴냈다. ●“예전엔 사회적 불화·이젠 내맘속 불화 소설로” 4년 만에 나온 소설집인 ‘힌트는’의 주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그동안 그가 집중적으로 다루었던 남성적 폭력성과 불편한 진실, 주변부적 고통 등을 그렸다. 다른 하나는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소설 쓰기의 괴로움을 다뤘다. 등단 10년을 맞은 백씨가 ‘소설가 소설’을 쓴 것은 처음이다. 작가는 “쓸 거리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전에는 사회적인 불화가 소설로 옮아갔다면 이제는 내 마음속의 불화가 소설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태원(1909~1986)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비롯해 소설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은 소설가들이 자주 쓰는 기법이기도 하다. 표제작인 ‘힌트는 도련님’의 주인공은 “점점 늘어가는 자괴감에 이제 글쓰기를 그만두려는” 노총각 소설가다. 이 소설 속의 소설가는 백가흠의 데뷔작 ‘광어’가 떠오르는, 횟집에서 일하는 ‘나’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가는 완성하지 못한 소설에 대해 “나도 메타소설이나 써볼까 하다가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횟집 이야기로 바뀌었는데, 알레고리가 안 만들어지고, 아이러니도 없고, 마음에 들지는 않고…”라고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이 소설 속의 완성되지 못한 소설이 배꼽 잡도록 웃긴다. 치정 사건 때문에 회칼을 들고 싸우던 두 남자는 “여자 것과 가장 닮은 이걸 회 치자.”며 전복으로 화해를 시도한다. 오해받은 남자는 성체를 나눠주는 신부처럼 싸우던 남자 입에 전복을 넣어주고, 오해한 남자는 전복을 입에 물고 달아난다. ●폭력 주제 단편들 전작보다 읽기 편해져 백가흠이 여전히 신문 사회면에 실리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진실에서 관심을 돌린 것은 아니다. 납치되어 살해된 의사 부인과 사라진 탈북 여성을 다룬 ‘그리고 소문은 단련된다’, 행복해지려 몸부림치다 결국 자살하는 베트남 처녀 이야기 ‘쁘이거나 쯔이거나’, 베트남전 고엽제 피해자의 비참한 삶을 그린 ‘통(痛)’ 등은 폭력을 주제로 삼았다. 하지만 전작들보다 훨씬 부드럽고 읽기도 편해졌다. 박사과정 수업을 듣고, 강의도 하는 백가흠은 이번 봄학기에 7개나 강의를 했다. 주로 소설창작론. 강의도 소설 쓰기와 마찬가지로 이젠 “러닝머신 뛰듯” 생활처럼 느껴진단다. 그가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통해서 보는 한국 문학의 미래는 ‘리얼리즘’이다. ●노동·생존문제 다루는 정통소설 다시 올 것 “노동이나 생존의 문제를 다루는 정통소설의 시대가 다시 도래한다고 봅니다. 학생들도 더는 가볍고 소비적인 주제를 소설로 다루지 않아요. 외환위기를 겪으며 지금의 청년 세대는 경제관념과 정치의식이 이전 세대보다 더 성장했지요. 사회적 사실주의는 문학의 근원입니다.” 작가의 문학 근원에 대한 고민은 단편 소설 ‘그런, 근원’에서도 드러난다. 때밀이에서 트로트 가수 매니저로 이직한 ‘근원’이란 인물이 죽어가는 어머니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단편 ‘그래서’는 무서운 독서 편력을 가진 늙은 문학평론가가 주인공이다. 백가흠은 “관조와 소멸성과 생명력이 함축된 ‘노인’이란 대상은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소설 주제”라고 말했다. 10년간 백가흠의 단편을 통해 소설의 정석을 맛본 독자들은 이제 그의 장편소설을 기다린다. 올해 말 또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소설집을 내고 몸도 마음도 가벼워 보이는 백가흠은 앞으로 성실하게 다양한 주제의 책을 내놓을 작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건설업계 단체장 선출 하마평따라 협회 들썩

    건설업계 단체장 선출 하마평따라 협회 들썩

    건설업계가 후임 단체장 선출을 놓고 들썩이고 있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주요 건설단체 수장의 임기가 차례로 만료되면서 후임자 선정을 놓고 다양한 설들이 오가는 상태다. 일부 단체장과 부단체장 임명을 놓고는 관례대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조합이나 협회 구성원들과 마찰 조짐까지 보이는 곳도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수장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곳은 오는 11월 단체장 임기가 끝나는 건설공제조합이다. 건설단체총연합회 소속 18개 건설 단체 중 내년 3월까지 5곳의 자리가 바뀌는 가운데 최대 관심을 끄는 곳이다. 건설관련 조합 가운데 조합원수 1만 2200여개사, 자본금 5조 3000억여원(2008년 기준)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 2008년 11월 취임한 송용찬 이사장은 임기를 마치면 예정대로 물러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후임자를 놓고 하마평만 무성하다. 최근 큰 물갈이가 이뤄진 국토해양부에선 퇴직한 국장급 인사가 후임자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건설공제조합은 강성 노조가 인사철마다 낙하산 인사를 놓고 간부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4월에도 국토부 산하의 지방청장 출신이 임원으로 영입되면서 노조의 반발을 샀다. 자본금 3조 8000억원(2008년 기준)대의 전문건설공제조합도 11월 이철수 이사장이 퇴임하면서 수장이 교체된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그동안 국토부 출신을 이사장으로 맞으면서 전형적인 ‘전관예우’ 단체로 지목받아 왔다. 2008년 서울시 출신의 이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전관예우가 보은 인사 논란으로 잠시 변질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다 조합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왔다. 해외건설협회는 내년 2월 수장이 바뀐다. 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해외건설협회는 그동안 기획재정부 등 경제관료들과 국토부 관료들이 단체장을 맡아 이번에도 고위 관료 출신이 자리를 옮겨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주택협회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예정이지만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주택협회 고위 관계자는 “아무도 선뜻 맡으려는 사람이 없어 당분간 수석부회장의 직무대리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한국건설감리협회, 대한건설기계협회도 내년 2~3월 단체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본격적인 후임 회장 물색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단체장 교체가 안팎으로 더욱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이 겹치면서 정치적 변수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은 벌써부터 연고가 있는 부산지역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이 회장은 부산고 출신으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또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의 내년 총선 출마도 업계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스포츠 G7/곽태헌 논설위원

    잘 알려진 바대로 G7은 서방 선진 7개국의 모임이다. 회원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G7은 매년 정상회의와 재무장관 회의를 갖고 세계의 주요 경제현안을 논의한다. 요즘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이 G2로 불리지만, 중요한 경제현안은 G7에서 대부분 결정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1차 오일쇼크 이후인 1974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당시 서독), 일본 등 5개국 고위 경제관료들이 세계경제를 자연스럽게 논의하면서 G5로 불렸다. 이듬해 이탈리아가 포함되면서 G6로, 그 다음 해에는 캐나다가 추가되면서 G7이 됐다. 1997년 서방이 아닌 러시아가 포함되면서 G8이 출범했지만, 러시아는 재무장관 회의 멤버는 아니다.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긴밀한 공조를 위해 G20(G7+한국 등 13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시작됐고, 2008년 선진국에서 터진 금융위기 공조를 위해 G20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은 아니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5위,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규모는 8915억 달러로 세계 9위다. 올해 무역규모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게 확실시된다. 남북분단 직후인 1946년 무역규모는 5000만 달러를 겨우 넘었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부작용도 있었지만, 분단과 6·25전쟁을 딛고 이렇게 압축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경제발전 속도를 훨씬 더 뛰어넘는 게 스포츠분야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주최국의 프리미엄이 있었던 1988년 서울올림픽(4위)은 논외로 하더라도,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7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9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7위에 올랐다. 동계올림픽 성적도 좋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7위,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에서는 이미 톱10, 톱5에 진입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하는 데 성공하면서 하계·동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4개 대회를 모두 유치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여섯 번째 나라가 됐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러시아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러시아를 제외한 서방 선진국만으로는 ‘스포츠 G5’가 된 셈이다. 더구나 프랑스는 103년, 일본은 38년에 걸쳐 개최한 4개 대회를 30년 만에 ‘압축’한 것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기록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데 이어 스포츠분야에서도 전설을 이어가고 있는 자랑스러운 코리아. 참 대단한 나라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北 나진항 2호 부두 스위스 임대

    북한이 나진항 1·3호 부두에 대한 사용권을 각각 중국과 러시아에 넘겨준 데 이어, 2호 부두는 스위스에 이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14일 북한이 그동안 자체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혀온 나진항 2호 부두가 스위스에 임대됐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중국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 “나진항 1호 부두는 중국, 2호는 스위스, 3호는 러시아에 임대됐고 4∼6호 부두에 대해서는 북한이 다방면으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북한과 유럽연합(EU) 국가·기업들 간에 경제관련 논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진항뿐 아니라 최근 착공식을 한 황금평 경제특구에도 EU 기업들이 상당수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나진항 2호 부두의 임대계약 체결 여부나 임대기간, 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과 스위스는 정기적인 정치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에도 비트 놉스 국무부 비서를 비롯한 외무성 대표단이 지난 2009년에 이어 평양을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임상규총장 자살] 임상규 총장은 누구

    숨진 임상규 순천대 총장은 2007년 농림부 장관을 지내는 등 예산과 농림 분야에 정통해 주목받던 행정관료였다. 선후배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고, 부하 직원에게는 권한을 많이 위임했다. 하지만 중요한 사안은 사무관보다 더 꼼꼼하게 챙겨 ‘임한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그는 경제관료로는 드물게 이공계인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거쳐 1975년 17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생활물가과장과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경제예산국장 등 예산부처에서 주로 근무했고 2004년 과학기술부 차관에 발탁된 후 초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이르기까지 참여정부에서 최장수 차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공직 재직 시절에는 흑산도 홍어와 고향의 갓김치를 공수해 지인들과 부담 없이 나눠 먹었을 정도로 대인관계가 돈독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 초 건설현장 식당(함바) 브로커 유상봉씨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넓은 대인관계 때문에 주변에는 늘 ‘덫’이 될 수 있는 사람들도 함께 맴돌았던 것이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北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에 중국인 될 듯

    북한이 2002년에 시도했다가 실패한 신의주특구를 다시 추진하고 있으며 행정장관으로 중국 기업인 임명을 희망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의 경제관찰보는 9일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대북 소식통 말을 인용,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단둥을 비밀리에 방문, 홍콩의 투자기업인 신헝지(新恒基)그룹 가오징더(高敬德·54) 이사장을 만나 신의주 발전 방안과 북한의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신헝지그룹을 매우 중시하고 있는 북한 측은 가오 이사장의 방북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면서 “북한은 가오 이사장이 신의주특구의 행정장관을 맡길 희망하고 있고, 이미 중국 고위층으로부터 동의도 얻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적인 양빈과 달리 가오 이사장은 쓰촨성 출신으로 중국과 홍콩의 정·재계에 막강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정치인 겸 전문경영인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박재완 “서민도 경제회복 온기 느끼도록”

    박재완 “서민도 경제회복 온기 느끼도록”

    ‘경제 부처의 수장’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경제부처와 기업들은 주목했다. 2일 취임사와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난 그의 경제관이 앞으로 경제정책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게서는 전문성과 꼼꼼함이 돋보였다. 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지표 경제는 괜찮은데 국민 체감 경제는 전혀 달라 간격이 크다.”며 “경제 회복의 온기가 서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물가안정과 일자리 창출, 대내외 충격에 대비한 경제 체질 강화, 부문별 격차 완화, 미래성장동력 확충 및 성장잠재력 제고 등 4가지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이어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에 대해 “다소 어려운 말일지 모르지만 다차원의 동태적 최적화 목적함수를 푸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학부모 부담 완화, 대학경쟁력 제고, 대학 자구노력 극대화, 재정적 지속성 등 네 개의 목적 함수를 30년 정도 시계에서 디자인해야 한다.”며 “각 목표가 제약 조건으로 작용하는 상대성, 이원성을 갖고 있어 풀다 보면 허근(虛根)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이 함께 고민해 창의적이며 최적의 실근을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운용 신뢰할 목표치 내놓을 것 올해 거시경제정책 목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들이 여전하고 대외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내놓을 때 최대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목표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 목표는 경제성장률 5%와 물가상승률 3%다. 최근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 다른 기관들의 전망치와 비교해 성장률은 높고 물가는 낮아 수정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임 장관과의 차별성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은 똑같으나 처한 상황이 달라 외견상 다르게 비쳐질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전임 윤증현 장관이 가시적 성과를 못내고 떠나 아쉽다고 밝힌 서비스업 선진화에 대해서는 “내용의 실체적 측면은 생각이 같고 방법론에서 잘 안된 점에 대해 재검토해서 새로운 길이 있는지 찾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재정건전성 부분에 대해서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재정건전성을 더 강화, 균형 재정 달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재정 건전성 강화… 균형재정 노력 앞서 박 장관은 취임식에서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 중 페르시아 군대에 맞서 테레모필레 협곡에서 사투를 벌인 300명의 최정예 전사를 언급, “지금 당장 편한 길보다는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는 가시밭길을 떳떳하게 선택하자.”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인사 원칙에 대해서도 “뜨거운 가슴이 찬 머리보다 더 중요하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얼마나 국민을 사랑하며 일을 하는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맞닥뜨릴 문제는 우리가 과거에 겪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익혔던 지식, 겪었던 경험, 물려받은 노하우를 버려야만 해법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재정부 직원들에게 사고의 전환을 주문했다. 서두르지 않지만 목표를 향해 치밀하게 다가가는 추진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박 장관이 재정부 조직은 물론 입장이 다른 정부 부처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윤증현 재정 이임식… “연기금 주주권 제한적 사용 바람직”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과천청사를 떠나면서 후배들에게 무상복지에 맞서기를 주문했다. 정치권과 재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확장을 막는 데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떠나가는 장관으로서 드리는 마지막 당부”라며 “우리는 재정의 마지막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행처럼 번져 나가는 무상(無償)이라는 주술(呪術)에 맞서다가 재정부가 사방에서 고립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고립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재정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선진국을 보면서 얼마나 빨리 선진국이 되는가보다 어떤 선진국이 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우리나라 연기금이 취득한 주식은 주로 대기업의 주식이기 때문에 전체 산업구조 측면에서 동반성장이나 상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고유 업종을 없앴더니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해 산업구조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며 “대기업도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비교우위 분야를 계속 특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을 넘나드는 것을 견제하는 데 연기금의 주주권을 제한적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이는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트는 것이 아니라 연기금의 공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시장경제 논리에도 맞다.”고 말했다. 다만 “연기금이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산운용 차원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취지에 반한다.”며 제한적 활용을 주문했다. 이어 정책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는 만큼 경제관료들이 중장기적 시각을 갖고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선즉제인’(先卽制人·남보다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단기적 성과와 평판에 연연하면 일하기 어렵다.”며 “중장기적 시각을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역사적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금융 감독 사후감시가 대안이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융 감독 사후감시가 대안이다/주병철 논설위원

    #1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지을 때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2주 간격으로 사람을 몰래 보내 공사 중인 KDI 건물을 찍어오게 한 뒤 집무실 벽에 붙여 놓고 공사 진척도를 챙겼다. KDI는 차질없이 이듬해 3월 출범했다. 이후 KDI 설립 30주년 때 리모델링을 위해 천장을 뜯었는데, 내부가 너무 잘 보존돼 있어 놀랐다고 한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지은 KDI 별관은 다시 지어야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눈을 부릅뜨고 챙기느냐, 그냥 맡겨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KDI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일을 할 때 기획은 자기능력의 5%만 하고 95%는 사후 감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2 몇년 전 퇴직한 경제 관료 A씨는 그만두기 전 직무와 관련된 곳에 2년간 취업을 못하도록 돼 있는 공직자 윤리 규정에 묶여 고민하다 모 대기업에서 경제연구소로 와 달라는 제의를 받고 응했다. 그런데 소속만 경제연구소일 뿐 2년간 파견 형태로 다른 계열사에 가서 근무했다. 경제관료 B씨는 퇴직하기 몇년 전부터 본인의 전공 분야와 관련 없는 곳으로 옮겨 ‘보직 세탁’을 거쳤다. 취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법과 규정이 있어도 제대로 감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사례다. #3 올 초에는 서초동 법조계에 때아닌 지방 전출을 희망하는 판사들이 많았다고 한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공무원이 퇴직 전 1년간 근무한 기관의 사건을 퇴직 후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도록 한 개정 변호사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방근무를 자원하겠다는 것이다. 법을 집행하는 이들의 행태가 씁쓸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라서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는 감독 소홀, 유착, 도덕적 해이 등이 얽혀 일어났다. 시스템 문제보다는 인재(人災)에 가깝다. 민·관 중심의 ‘금감원 혁신 태스크포스(TF)’가 지난 9일 발족돼 금감원의 개혁방안을 마련해 새달 발표하기로 하고 작업 중이다. 하지만 예금자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 감독권의 분리·통합에 관한 해법을 성급하게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현행 통합감독기구는 1997년 한국은행법 개정의 산물이다. 당시 정부는 금융통화위원장직을 한은 총재에 주고 한은 산하 은행감독원을 넘겨받아 금융감독원을 만들었다. “감독권을 아무에게나 줄 수 없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전 세계 중앙은행 중 감독기능이 없는 나라는 한국·일본·캐나다뿐”이라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말이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속내는 밥그릇싸움이다.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부 조직체계가 또 뒤바뀔 것이다. 그때 논의해도 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감독권의 분리·통합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 보다는 막강한 감독권을 행사하는 금융당국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 교차 검사 또는 재검사 등을 통해 숨겨진 잘못을 밝혀내는 ‘사후 감시 시스템’을 상시화하는 게 더 시급하다.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해야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일선 현장에 투입된 직원이 계장, 과장, 국장 등에게 따로 보고하고 계장도 과장과 국장 등에게 다시 브리핑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보고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전의 암행어사 등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신상필벌 규정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현장조사 등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사고를 미연에 막는 단초를 제공했거나 정책에 반영했다면 보상과 승진 등 인센티브를 확실히 줘야 한다. 뒤늦게 엉터리 조사로 밝혀지면 금융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한 문책을 해야 한다. 늘 그래왔듯이 사고를 막지 못하는 게 법과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다. 법과 제도를 지키고 법망을 피해가는 이들을 감시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을 감시하는 사후관리시스템을 작동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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