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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집 밖에 나서기도,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장애인연금 등 장애인을 위한 복지제도를 꾸준히 확충해 왔지만 지난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이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부실한 장애인 복지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가 가족 중 장애인이 있는 3만 8231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들의 소득과 취업률 등은 비장애인들의 절반 수준이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8만 2000원으로 당시 전국 월평균 가구 소득(371만 3000원)의 53.4%였으며 장애인의 취업률은 35.5%로 전체 취업률(60.1%)의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장애인이 일하는 직종은 단순 노무 종사자(30.1%), 기능원 및 기능 종사자(12.5%), 장치·기계 조작 조립(12.4%) 등 단순 노무 위주였으며 이들의 임금은 월 142만원에 그쳤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중증장애아동 돌봄서비스 등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확충되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에서 불편을 경험하고 있었다. 장애인 중 27.5%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했지만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의 84.2%가 가족 구성원이었다. 집 밖에서 활동할 때 불편하다는 장애인은 40.7%에 달했으며 불편한 이유는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54.9%), 외출 시 동반자가 없어서(31.9%), 주위 사람들의 시선(11.1%)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정부에 가장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 보장(38.2%), 의료 보장(31.5%), 고용 보장(8.6%), 주거 보장(8.0%) 등이었다. 복지부는 새 정부 국정 과제에서 ‘장애인의 권익 보호 및 편의 증진’이라는 구호 아래 다양한 계획을 내놓았다. 장애 유형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발달장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올해 안으로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장애인들에게 낙인감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된 장애등급제는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그 이전에 6등급으로 세분화된 등급 체계가 경증과 중증의 2단계로 단순화되고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와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된다. 그 밖에 활동지원제도의 대상과 급여가 확대되며 중증 장애인을 위한 응급 안전 시스템이 구축된다. 정충현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장애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다른 부처의 장애인 국정 과제도 원활히 이행되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젓가락질이 쟀다. 석쇠 위 굴비가 노릇노릇 구워지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성질 급한 누구는 아예 젓가락을 내던지고 양손으로 머리와 꼬리를 붙들고 수박 먹듯 훑었다. 그 맛있는 게걸스러움에 혹했는지 너도나도 개구쟁이마냥 낄낄대며 따라했다. 굴비 한 두름이래야 순식간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영광에서, 그것도 영광굴비였으니 당연했다. 영광스러운 첫인상이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은 더 영광스러웠다. 굴비만으로 완전한 영광 영광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은 “신령 령, 빛 광, 천년의 빛 영광은 지명 그대로 신령스럽고 정신이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운을 뗐다. 장단이라도 맞추려는 듯 겨울 끝자락에 보슬비가 눈처럼 흩날렸고 희끄무레한 안개는 풍경을 수묵담채화로 그려냈다. 신령스러운 빛으로 지명과 딱 들어맞는 정감을 연출한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만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찌뿌드드한 하늘과 으슬으슬한 날씨 탓도 컸다. 그랬으니,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 들러 직접 굴비를 엮고 한 두름씩 들고 나가 석쇠에 구워 먹을 때의 행복감이 컸을 수밖에…. 새참에 이어 저녁에는 보리굴비, 고추장굴비까지 모조리 맛보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기매운탕도 곁들여 굴비구이를 탐했다. 부드럽고 짭조름한 맛이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어찌됐든 영광은 굴비다. 구태여 ‘어찌됐든’이라고 토를 단 이유는 영광은 굴비로서 완전한 동시에 굴비만으로는 온전히 표현되지 않아서다. 굴비로서 완전한 영광은 굳이 부연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이다. 그 명칭의 유래는 고려 16대 국왕 예종(재위 1105~1122년)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딸을 왕비로 들여 권세를 누렸던 이자겸이라는 외척세력가가 있었는데 반란을 모의했다가 적발돼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오게 된다. 이곳에서 굴비를 맛본 것인데 그 맛이 너무나 기가 막혔다. 왕에게도 진상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자칫 용서를 빌거나 아부하는 뜻으로 비쳐질까 싶었다. 그래서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굴비屈非라고 써서 올렸다는 이야기인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조기를 말리면 구부러지는데 이 모습을 보고 ‘구비仇非 조기’라고 부르던 게 굴비로 변했다는 설도 있으니 이래저래 사연 많은 굴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굴비가 먹여 살린다는 법성포항 풍경 2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서는 굴비에 대한 기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엮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5,000~7,000원 3 노릇노릇 막 구워낸 영광굴비 맛은 가히 일품이다. 식당에서는 굴비정식 메뉴를 4인이 먹을 수 있는 ‘한 상’ 기준으로 팔기도 한다.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굴비백반은 1인당 1만5,000원선, 굴비정식은 2만5,000원에 판매한다 “법성포에는 파리 한 마리 없어요” 단지 그런 연유 때문에 영광굴비가 유명한 것은 아닌가 보다. 예전에야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산란을 위해 북상하던 조기가 엄청 잡혔다지만 지금은 조기들의 이동경로가 바뀌어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도 영광굴비의 명성에 변함이 없는 이유는, 그만의 맛이 있고 그 맛을 빚어낸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굴비구이를 사이에 두고 겸상한 정기호 영광군수는 영광굴비 자랑과 영광굴비를 만들어낸 법성포 사랑이 대단했다. “옛날부터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조기가 많이 잡혀서 굴비 만드는 전통과 역사가 깊어요. 그냥 간을 하고 말리는 것도 아닙니다. 영광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으로 ‘섶간’을 하고 법성포의 천혜의 해풍과 햇빛으로 말려 영광굴비가 탄생하는 것이죠.” 섶간은 영광굴비의 전통적인 염장 방식이다. 다른 곳에서는 염수에 조기를 담가 간을 하지만 영광굴비는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한 마리 한 마리 간을 하고 재웠다가 염도가 낮은 염수에 세척한 뒤 엮어 말린다고 한다. 그냥 염수에 간을 한 굴비를 이곳 사람들은 ‘물굴비’라고 하대하는 이유다. 자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성포는 굴비 생산에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췄어요. 신기하게도 법성포에는 파리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물망을 치지 않아도 사시사철 위생적으로 말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법성포 굴비거리를 걸어 보니 파리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고, 수백 수천개의 굴비두름은 그대로 바람과 햇살을 맞고 있었다. 겨울이니 그렇겠거니 싶었다. 쉬이 믿겨지지 않는 ‘파리 전무’의 진실은 언젠가 한여름에 찾아가 확인해 볼 요량이다. 1, 2, 3 영광은 신안과 함께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하다. 영광굴비는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으로 섶간을 한다 바람과 햇살과 천일염이 만들다 대신 영광의 천일염 생산현장은 직접 확인했다. 영광은 신안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다. 16km에 이르는 갯벌과 오뉴월의 따뜻한 햇볕, 4월부터 불어오는 북서풍인 하늬바람이 빚어낸 소금이다. 염산 지역의 영백염전을 비롯해 백서영농조합법인, 황통영농조합법인 등의 대규모 염전이 영광 갯벌 천일염의 명성을 쌓고 있다. 염전 수만 해도 120여 개에 이른다. 도자기판 염전으로 유명한 영백염전에서는 현대화된 시설을 통해 최상의 품질로 태어나는 천일염의 생산과정과 현장을 체험했다. 이 천일염 역시 영광 법성포 굴비의 맛을 빚는 요소 중 하나이니 황금만큼 귀한 소금이다. 비굴해지더라도 먹고 싶고 다시 먹고 싶어서인지 영광굴비는 비싸다. 법성포에서도 한 두름(20마리)에 싸게는 2만원, 비싸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시세차익을 노린 가짜 영광굴비가 판을 치는 것도 다 높은 몸값 때문이다. 영광굴비는 조기 중에서도 참조기만을 사용하는데 비슷하게 생긴 부세, 보구치, 수조기, 꼬마민어 등으로 만든 가짜 영광굴비에서부터 중국산 조기로 만든 가짜까지 파다하다. 일반적으로 굴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있으면 진짜라고 알고 있는데, 유사조기들도 마찬가지여서 위험이 따르는 상식이라고 한다. 어디서 잡혔는지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으면 사실상 확인할 길이 없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가짜에 대처하는 자세 진짜 영광굴비는 어떻게 구별할까? 하도 가짜가 판을 치니 첨단기술까지 동원됐다. 고유인증번호는 물론 생산지와 생산자 정보 등을 담은 QR코드를 부여한 것이다. 대략 10만원 이상의 중고가 제품의 경우 뚜껑을 열면 진품 영광굴비임을 알리는 음성 녹음이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이 알려주는 진품 구별법은 이 진품인증태그를 확인하는 것이다. 특품사업단 건물은 굴비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굴비 엮는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영광굴비투어’의 출발지로 삼아도 좋겠다. 여기서 구입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겠다 싶어 4만원짜리 영광굴비 한 두름을 들고 왔더니 한동안 밥상머리 즐거움이 컸다. 법성포 굴비거리를 걷노라니, 영광 법성포의 바람과 햇볕을 머금고 이곳의 방식대로 탄생한 굴비라면 어디에서 잡혔든, 어떤 조기로 만들어졌든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은가 싶었다. 방점은 어디까지나 영광 법성포에 찍혀야 마땅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단, 속이지도 속지도 말아야 하겠지만…. ●영광 볼거리 영광에는 굴비 말고도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이 뗀 운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정신이 살아 있는 신령스러운 빛의 고장 영광’이라는 표현 속에는 영광이 품은 종교적 색채가 묻어 있다. 3대 종교가 깃들여져 있는 곳 다시 법성포다. 영광 법성포는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384년에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는 법성포를 통해 백제불교를 전한 마라난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석가모니의 출생과 고행까지의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한 부용루를 비롯해 간다라 유물전시관, 탑원, 4면 대불상이 들어서 있다. 부용루를 거쳐 4면 대불상이 있는 정상까지 오르면 호젓한 경치가 펼쳐진다. 마라난타가 제일 처음 지은 사찰이 바로 ‘불갑사’다. 불佛은 불교를, 갑甲은 처음, 으뜸을 뜻하니 절 이름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불갑사도 불갑사이지만 이곳에서 9월경에 열리는 상사화(꽃무릇)축제도 유명하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다. 잎이 진 뒤에야 꽃이 피니 서로 영원히 만나지 못한 채 사무치게 그리워만 해서다. ‘화엽 불상견 불상초花葉 不相見 相思草’의 한이 서린 꽃이다. 상사화 3대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인데 이곳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래서 9월 상사화 꽃이 피면 불갑사 인근은 그야말로 빨간 융단이 깔린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뒤편으로는 숲쟁이꽃동산이 조성돼 있는데 이곳도 봄이면 꽃이 만발하고 활엽수림이 싱그러워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1 칠산바다를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노을전시관이 있다. 바다를 감상하며 노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인 불갑사. 불갑사 주변은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여서 9월에는 빨간 융단이 깔린다 3 원전에서 나온 온배수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에너지아쿠아리움. 기대보다 규모가 크고 수중생물도 다양하다 원자력에서 노을까지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 교조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영산성지를 비롯해 박중빈의 생가 터, 기도를 올렸던 바위 등이 영광에 남아 있다. 기독교 정신도 깃들여져 있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맞서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신자들이 염산교회에 77명, 야월교회에 65명이나 된다. ‘기독교인순교지’는 이들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이 밖에도 원자력 발전의 원리와 안전성 등을 홍보하는 ‘원전홍보전시관’과 원전 온배수로 꾸민 ‘에너지아쿠아리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로 선정된 바 있는 ‘백수해안도로’, 해변을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길’과 ‘노을전시관’, ‘불갑저수지 수변공원’, ‘가마미해수욕장’ 등이 굴비 너머의 다채로운 영광을 채색하고 있다. 모든 관광지가 무료입장이니 이 또한 영광의 매력이다. 여행의 피로는 노을전시관 인근에 있는 ‘영광해수온천랜드’에서 칠산 바다를 조망하며 온천욕으로 풀 일이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영광군 www.yeonggwang.go.kr travie info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법성포 내 400여 개 굴비생산업체들로 구성됐다. 영광법성포굴비의 가공, 보관, 유통,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에 한해 전남품질인증마크가 부착된다. 굴비의 생산과정과 요리법을 홍보하고 있으며 엮기 체험과 구매도 가능하다.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1-2 문의 061-356-1657 백제불교최초도래지┃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812 문의 061-350-5999 영광해수온천랜드┃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3-9988 불갑사┃주소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8 문의 061-353-8258 에너지 아쿠아리움┃주소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 514 문의 061-357-2405 영광 노을전시관┃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0-56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고액 병원비, 기본적인 암보험 비교로 대비해야

    고액 병원비, 기본적인 암보험 비교로 대비해야

    과거 불치병으로 분류되며 실제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기도 한 암은 오늘날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극복 가능한 질병’으로 변하고 있다. 수술, 항암약물치료, 방사선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어느 정도 완치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신치료법 만큼 고액의 병원비 마련이 어려워 암 환자와 그의 식구들은 삶에 대한 희망과 동시에 치료비에 대한 고민과 부담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암에 대비하는 보험상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험사들도 저마다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품들은 언뜻 보면 같은 상품인 것 같지만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른 보장 조건으로 구성하고 있어 꼼꼼히 따져 가입해두어야 나중에 보험금을 받을 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험 전문가들은 좋은 암 보험에 가입하는 ‘네 가지 수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갱신형과 비갱신형을 정확히 이해할 것 흔히 장기적으로 보면 비갱신형이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만약 30대에 가입한 암 보험료가 60대에 들어서면서 4배 이상으로 인상된다면 갱신형 상품에 가입한 것이다. 비갱신형은 만기까지의 보험료가 가입할 당시에 결정되기 때문에 향후 변동이 없지만, 갱신형은 3년이나 5년 등 주기적으로 보험료가 변경된다. 암 진단금과 보장기간을 알아둘 것 전문가들은 되도록 어릴 때 가입하기를 추천한다. 오늘날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80세가 아닌 100세까지의 보장 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진단 시점에 지급되는 진료비가 나이에 따라 제한되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에서 사망보장금이 가장 중요하듯, 암 보험도 진단 시점에 얼마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알맞도록 설계할 것 성별, 가족력, 나이 등에 따라 위험률이 높은 암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으며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건으로 인해 발병률이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여러 조건을 고려해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설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진단율이 높은 남녀생식기계 암을 소액 암으로 분류해서 일반 암의 20%만 지급하는 보험사들이 많아 일반 암에는 어떤 암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판매율이 높은 상품이라 해도 설계에 따라 보험료는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건강조건과 경제 상황에 맞는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특정 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사별로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도움말을 준 암 보험 비교사이트(www.click-insu.co.kr)에서는 “건강한 노후 생활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노력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 상품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상세한 안내로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무료 상담을 제공해 본인에게 맞는 저렴한 암 보험을 비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8년 국립 암 센터 발표에서 여성은 주로 갑상선(91.9%)이나 유방(51.5%), 남성은 위(76.3%)와 대장(54.7%)에서의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 꽃의 계절, 피어나는 천식

    꽃의 계절, 피어나는 천식

    누구나 기다리는 봄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몸과 마음이 활성화되는 활력의 계절이 아니라 고통과 싸워야 하는 시기다. 문제는 천식이다. 우리나라 1∼4세 소아의 천식 유병률은 23%를 넘고 있으며, 성인도 12∼13%에 이른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안타깝게도 천식 발작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거나 너무 가볍게만 생각한다. 봄을 맞아 앞다퉈 피는 꽃들이 반갑지 않고, 여기에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문밖을 나서기가 두려운 질환 천식을 두고 어수택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대화했다. →천식이란 어떤 질병인가. -천식은 기관지(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이물질의 자극으로 공기의 길목인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어렵고, 숨 쉴 때 ‘쌕쌕’ 하는 천명음이 들린다. 물론 기침도 심하다. 천식 환자의 기도는 정상인과 달리 찬 공기나 담배 연기, 향수나 화학약품 등의 강한 냄새,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자극에 민감해 쉽게 좁아지는 게 문제다. →특히 천식이 봄철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생기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의 70%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갖고 있는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당연히 천식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봄에 꽃가루를 날려 천식을 악화시키는 나무로는 참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너도밤나무·버드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도 심각한 문제다. 미세먼지를 실은 황사가 환자의 기도를 자극해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 때문에 황사철에는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천식 환자가 부쩍 늘어난다. 일교차도 조심해야 한다. 낮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벽녘에 차가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도가 쉽게 좁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천식 유병률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2007년 5.4%에서 2010년 6.7%로 증가했다.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2007년 8.5%이던 것이 2010년에는 9.3%로 높아졌으며,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확인된다. 이처럼 천식 유병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위생가설’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위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이 줄어 역으로 천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다. →현 단계에서 천식의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는가. -원인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선천적으로 천식 요인을 가진 사람이 발작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즉, 자극을 받으면 쉽게 기관지가 좁아지는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특정 알레르겐이나 직업적 요인, 감기 등에 따른 자극에 노출돼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천식은 중증도에 따라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증상은 다양하다. 경증일 때는 별 증상이 없어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정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진 경우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숨이 찬데, 특히 밤에는 기침까지 심해져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감기나 꽃가루 등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갑자기 기도가 좁아지는 급성 악화의 경우 평소보다 호흡곤란과 기침이 심해 가만 있어도 숨이 차는가 하면 더러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며, 특이증상은 무엇인가. -발작적인 기침과 쌕쌕거리는 천명음, 운동 시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다 폐기능검사에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면 천식으로 진단한다. 폐기능검사란 기관지 확장제를 이용해 기관지의 확장 정도를 측정하거나, 기관지가 줄어드는 약제를 사용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대표적 증상이며,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찬 공기나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를 맡거나 감기에 걸리면 숨이 차고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때 천명음이 들리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이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숨이 찬 경우에도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투여인데, 약물 사용방식에 따라 유지요법과 완화요법으로 구분한다. 유지요법은 약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도 질환이어서 기도로 직접 약이 들어갈 수 있는 흡입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때 환자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 단독 제제나 기관지 확장 흡입제를 사용하며, 이후의 증상과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게 된다. 완화요법은 천식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 적용하는 방식으로, 10분 안에 기관지를 확장시켜 주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천식을 악화시키는 인자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금연을 하게 하는 등 주변의 알레르겐을 없애거나 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알레르겐을 제거하기 어렵다면 장기간 피하주사를 놓는 면역요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천식 반응과 관련된 물질을 억제하는 주사제를 사용하는 표적치료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치료 예후와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짚어달라. -환자의 80% 정도는 흡입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약제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천식 치료제는 합병증이 거의 없는 편이다. 흡입제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고용량이 아니어서 장기간 사용해도 전신 부작용은 없으며, 간혹 구강에 곰팡이가 생기는 정도다. 중요한 것은 천식을 치료하지 않으면 기도벽이 두꺼워지는 개형현상이 나타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천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현재 적용되는 보험 기준이 최근의 치료방법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에서의 치료와 보험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꽃의 계절,천식도 같이 피어난다

    누구나 기다리는 봄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몸과 마음이 활성화되는 활력의 계절이 아니라 고통과 싸워야 하는 시기다. 문제는 천식이다. 우리나라 1∼4세 소아의 천식 유병율은 23%를 넘고 있으며, 성인도 12∼13%에 이른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안타깝게도 천식 발작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거나 너무 가볍게만 생각한다. 봄을 맞아 앞다퉈 피는 꽃들이 반갑지 않고, 여기에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문밖을 나서기가 두려운 질환 천식을 두고 어수택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대화했다.  천식이란 어떤 질병인가.  천식은 기관지(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이물질의 자극으로 공기의 길목인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어렵고, 숨 쉴 때 ‘쌕쌕’ 하는 천명음이 들린다. 물론 기침도 심하다. 천식 환자의 기도는 정상인과 달리 찬 공기나 담배 연기, 향수나 화학약품 등의 강한 냄새,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러젠 자극에 민감해 쉽게 좁아지는 게 문제다.  특히 천식이 봄철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알러지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생기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의 70%가 알러지성 비염을 갖고 있는데,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환자는 당연히 천식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봄에 꽃가루를 날려 천식을 악화시키는 나무로는 참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너도밤나무·버드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도 심각한 문제다. 미세먼지를 실은 황사가 환자의 기도를 자극해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 때문에 황사철에는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천식 환자가 부쩍 늘어난다. 일교차도 조심해야 한다. 낮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벽녘에 차거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도가 쉽게 좁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천식 유병률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2007년 5.4%에서 2010년에는 6.7%로 증가했다.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2007년 8.5%이던 것이 2010년에는 9.3%로 높아졌으며,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확인된다. 이처럼 천식 유병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위생가설’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위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이 줄어 역으로 천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다.  현단계에서 천식의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는가.  원인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선천적으로 천식 요인을 가진 사람이 발작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즉, 자극을 받으면 쉽게 기관지가 좁아지는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특정 알러젠이나 직업적 요인, 감기 등에 따른 자극에 노출돼 문제가 된다고 보면 된다.  천식은 중증도에 따라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증상은 다양하다. 경증일 때는 별 증상이 없어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정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진 경우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숨이 찬데, 특히 밤에는 기침까지 심해져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감기나 꽃가루 등 알러젠에 노출되면 갑자기 기도가 좁아지는 급성 악화의 경우 평소보다 호흡곤란과 기침이 심해 가만 있어도 숨이 차는가 하면 더러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며, 특이증상은 무엇인가.  발작적인 기침과 쌕쌕거리는 천명음, 운동시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다 폐기능검사에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면 천식으로 진단한다. 폐기능검사란 기관지 확장제를 이용해 기관지의 확장 정도를 측정하거나, 기관지가 줄어드는 약제를 사용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대표적 증상이며,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찬 공기나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를 맡거나 감기에 걸리면 숨이 차고,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천명음이 들리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이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숨이 찬 경우에도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투여인데, 약물 사용방식에 따라 유지요법과 완화요법으로 구분한다. 유지요법은 약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도 질환이어서 기도로 직접 약이 들어갈 수 있는 흡입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 때 환자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 단독 제제나 기관지 확장 흡입제를 사용하며, 이후의 증상과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게 된다. 완화요법은 천식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 적용하는 방식으로, 10분 안에 기관지를 확장시켜 주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천식을 악화시키는 인자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금연을 하게 하는 등 주변의 알러젠을 없애거나 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알러젠을 제거하기 어렵다면 장기간 피하주사를 놓는 면역요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천식 반응과 관련된 물질을 억제하는 주사제를 사용하는 표적치료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치료 예후와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짚어달라.  환자의 80% 정도는 흡입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약제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천식 치료제는 합병증이 거의 없는 편이다. 흡입제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고용량이 아니어서 장기간 사용해도 전신 부작용은 없으며, 간혹 구강에 곰팡이가 생기는 정도다. 중요한 것은 천식을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기도벽이 두꺼워 지는 개형현상이 나타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천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현재 적용되는 보험 기준이 최근의 치료방법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에서의 치료와 보험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이해식 강동구청장

    [단체장 발언대] 이해식 강동구청장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하남시 열병합 발전소 부지를 재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선동지구에서 풍산지구로, 다시 황산 사거리 인근으로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강동구는 LH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왜냐하면 장래에 강동 구민들의 주거지가 될 곳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부지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입지를 검토한 세 곳 중 두 번째 풍산지구는 국토교통부로부터 하남 미사 보금자리 지구계획의 변경승인을 받고 고시까지 한, 말하자면 행정 절차를 마무리해 착공만 남겨뒀던 곳이다.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자 부지 재선정 절차에 착수했는데 놀랍게도 하남시는 강동구와의 접경 지역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별안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강동 구민들은 들고 일어났다. 하남시청으로, LH로, 국토부로 쫓아다니며 “세상에 뭔 이런 일이 다 있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LH의 발표는 이 와중에 나왔다. 기존 주거지와 1㎞ 떨어진 곳에 부지를 선정했으니 강동구도 하남시도 다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LH의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 향후 4000여 가구 규모 고덕강일 보금자리 입주민들이 살게 될 곳과 불과 4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부지를 선정한 것이다. 여기에 LH는 강동 구민에게 억울한 누명까지 씌우고 있다. 접경 지역 인근에 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지역이기주의(NIMBY·님비)라고 몰아세웠다. 시설과 아무 관계없는 강동 구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환경적, 재산적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르는 사태에 직면하며 반대 운동을 벌이는 일이 어떻게 님비인가.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 실적주의와 임대 주택 숫자에 급급해서 강동구와 하남시 경계의 그린벨트를 모조리 풀어 보금자리 사업을 추진한 정부가 근본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열병합 발전소 부지 하나 정교하게 지구계획에 반영하지 못한 책임은 국토부, LH, 하남시, 코원 에너지 서비스 모두에게 있다. 인구 10만여명에 달하는 도시가 새로 생기는 것인데 열원 부지 선정을 소홀히 취급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구민의 대표기관인 강동구 의회가 결의문을 통해 밝혔듯 최소한의 이격거리가 필요하다. 부디 강동 구민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기 바란다.
  • 日 방사능 오염수 최대 167t 유출

    방사성물질 대량 유출 사고를 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지하 저수조에 담긴 방사능 오염수 중 최대 167t이 땅속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저수조에서 오염수가 유출된 사실을 최근 발견했다. 원전 야외에 매설한 배관의 이음새 파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저수조와 바다까지는 약 800m 떨어져 있고 바다로 직접 이어지는 배수구가 없어 누출된 오염수는 대부분 인근 토양에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도쿄전력은 밝히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유출은 환경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도쿄전력의 오염수 관리가 또 한번 구멍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불가피하다. 저수조에는 원자로 냉각수로 사용한 뒤 방사성 세슘을 제거한 오염수 1만 3000t이 보관돼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6일부터 펌프 4대를 이용해 저수조에서 빠져나온 오염수를 다른 지하 물탱크로 옮기기 시작했다. 오염수를 다른 물탱크로 옮기는 데는 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전력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후 파손된 핵연료 저장조의 냉각수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2015년 도입

    2015년부터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차량을 사면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도입된다. 반면 자동차 제작사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연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2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차종을 보조금·중립·부담금 구간으로 나누고 정부가 보조금을 주거나 부담금을 걷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10인승 이하 승용·승합차 가운데 중량이 3.5t 미만인 자동차다. 구체적인 기준과 보조금·부담금 금액은 국내외 제작사 등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올해 안에 결정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 승용차 소비문화도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작고 친환경적인 차량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기준 국내 등록된 차량 가운데 경차의 비중은 8.9%로 일본(30.6%)이나 프랑스(39.0%) 등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프랑스는 이와 비슷한 ‘보너스-맬러스’ 제도를 2008년 도입하고 나서 1년 만에 저탄소차 판매량이 46.3% 늘었다. 법 개정에 따라 내년 2월부터 온실가스와 연비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자동차 제작사는 매출액의 1% 한도 내에서 과징금을 내야 한다. 또 차량에 연비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도 표시하도록 의무화된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휴대전화 줍다가…아슬아슬 전철 피하는女 포착

    휴대전화 줍다가…아슬아슬 전철 피하는女 포착

    선로에 내려가 있던 여성이 막 승강장으로 달려오는 전철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마치 할리우드 액션영화 같은 이 상황은 지난달 말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전철역에서 발생했다. 사고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젊은 여성이 선로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발생했다. 여성은 곧바로 선로로 내려가 휴대전화를 주웠으나 문제는 전철이 승강장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깜짝 놀란 기관사도 경적을 울리며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여성 앞에서 멈추기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순간 여성은 전철과 부딪칠 찰나 다른 승객들의 도움으로 승강장 위로 올라왔고 구사일생 목숨을 건졌다. 이 영상은 다른 승객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촬영돼 유튜브에 올랐으며 정말 운이 좋은 여성이라는 글이 쇄도했다. 현지언론은 “여성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면서 “전혀 부상을 입지 않았으나 안전요원과 시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목숨을 건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뉴스팀 
  • 발목 관절, 지방 줄기세포로 치료

    자신의 체내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가 손상된 발목 관절의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김용상 박사팀은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해 발목 관절의 연골 재생효과를 규명한 임상 연구 논문이 국제 정형외과 학술지인 ‘미국 스포츠의학저널’ 5월호에 게재된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0년 발목 관절의 연골이 손상된 환자 65명 가운데 34명에게는 기존 치료법인 ‘관절경적 미세천공술’로 치료했으며, 나머지 31명에게는 미세천공술 후 환자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추가로 주사했다. 미세천공술은 뼈에 구멍을 뚫어 흘러나오는 골수세포로 병변을 덮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시술 결과 줄기세포를 함께 주사한 환자들의 통증지수는 3.2점으로, 미세천공술만 받은 환자들의 4.0점보다 낮았다. 또 미국 족부족관절학회가 제시한 관절기능지수는 줄기세포 주사그룹이 82.6점으로 미세천공술 시술그룹의 77.2점을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특히 50세 이상이면서 병변이 큰 경우에 줄기세포 시술의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용곤 병원장은 “관절 연골 재생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효과가 확인된 만큼 줄기세포 시술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 다양한 관절 질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현대건설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현대건설

    “올라, 코모 에스타스?”(안녕, 어떻게 지내니?) “에스토이 무이 비엔, 이 투?”(잘 지내, 너는?) 요즘 현대건설 사옥 곳곳에서는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업무 시간이 끝난 뒤 사내 강의실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직원이 80여명에 이른다. 최근 중남미로 시장을 넓히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2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스페인어 강좌는 매회 수강생 모집이 10분 만에 끝날 정도로 직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중동 지역 플랜트 중심의 수주에서 범위를 넓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브라질, 에콰도르 등 중남미로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2010년 콜롬비아에 보고타지사를 설립한 이후 2011년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사를 설립했다. 중남미 지역은 국내외 경쟁사들의 진입이 본격화되지 않은 곳이다. 현대건설의 중남미 지역 신시장 개척 노력의 성과는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월 콜롬비아 메데진시 공공사업청에서 발주한 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베요 하수처리장 공사를 공동으로 수주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에서 발주한 미화 29억 9500만 달러 규모의 푸에르토라크루스 정유공장 확장 및 설비 개선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 말에는 우루과이에서도 수주 낭보를 보내 왔다. 현대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말 우루과이 전력청에서 발주한 6억3000만 달러 규모의 ‘푼타 델 티그레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 중 현대건설의 몫은 5억 3000만 달러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우수한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105억 달러가 넘는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20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 공사를 통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누적 해외 수주 9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국내 건설업계가 기록한 해외 수주 누계 5300억 달러의 17%에 해당한다. 현대건설은 이제 단순 공사 수주를 넘어 중남미 각국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제안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종합설계 등 계열사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선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국제 경쟁력을 가진 엔지니어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DB를 열다] 1970년 서울 공평동에 있던 고속버스터미널

    [DB를 열다] 1970년 서울 공평동에 있던 고속버스터미널

    고속버스를 운행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설이 매표소와 승하차장을 갖춘 터미널이다. 경인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 서울에는 고속버스 회사별로 터미널이 있었다. 1970년대 초 11개 고속버스 업체는 서울에서 모두 8개의 터미널을 각기 운영했다. 공평동(동양고속), 종로2가(삼화고속), 서울역 앞(한진·풍전고속), 저동(유신고속), 후암동(그레이하운드), 양동(광주고속), 을지로3가(속리산관광), 을지로6가(한일·천일·한남고속) 등이다. 을지로6가는 현재의 동대문종합시장 자리다. 사진은 1970년 5월 14일 촬영한 서울 공평동 고속버스터미널 모습이다. 도심 곳곳에 흩어져 있던 터미널은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교통 소통에 큰 방해가 되었다. 또 부지가 좁아 혼잡하다 보니 소매치기와 암표상 등 우범자들이 설쳐 문제가 되었다. 을지로6가 터미널의 경우 근처에 있던 메디컬센터(현 국립의료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경적소리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다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민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터미널을 옮기기로 하고 강북의 세 곳을 검토했다가 최종적으로 반포로 옮기기로 확정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 가건물 형태로 문을 연 것은 1976년 9월 1일이다. 그러나 당시 반포나 잠원동 일대는 허허벌판이었다. 승객들은 거의 모두 강북에 거주하고 있어 터미널은 경유지로만 이용됐다. 그러다 강북의 터미널을 강제 폐쇄하고 강남터미널만 이용하도록 하자 승객들은 접근성이 나빠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대관령 풍수이야기, 풀에서 꽃으로’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대관령 풍수이야기, 풀에서 꽃으로’

    대관령은 서울과 영동을 잇는 태백산맥의 큰 관문 고개라는 뜻이다. 해발이 832m이고, 99굽이를 품은 고개의 전체 길이가 13㎞에 달하며 백두대간 마루금에 있다. 동쪽으로 남대천이 동해로, 서쪽으로 송천이 도암댐을 거쳐 남한강으로 흐른다. 대관령 일대는 황병산, 고루포기산, 발왕산 등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700m가 넘는 고원이다. 연평균 기온이 6.4도이며, 연 강수량은 1720㎜에 달하는 한랭다우지역이다. 서리가 가장 먼저 내리고, 연평균 1.8m의 눈이 오며, 높새바람과 함께 초속 30~40m의 강풍이 불기도 하는 곳이다. 전쟁과 화전(火田)의 상흔 속에 방치되어 오던 대관령 일원은 몇 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 고기와 우유 소비가 급증하면서 산에서 단백질을 생산하자는 담론 아래 1972년부터 1979년까지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에 약 1000만평 크기의 세계 최대 인공초지가 조성되었다. 인근에서는 양질의 채소를 기르는 고랭지농업이 성행하게 되었다. 송천에는 도암댐이 세워져 1991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대관령 바람을 이용한 대규모 풍력발전을 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라 동계스포츠 요람으로 변신이 시작되었다. 전래의 풍수지리에서 길지는 추길피흉(追吉避凶)할 수 있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땅을 말한다. 현대과학적으로도 좋은 땅, 명품지역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바람을 잘 감추고 좋은 물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쾌적해야 하고 환경적 폐해가 없어야 한다. 유한을 전제로 하는 지속가능과 무한을 지향하는 순환재생의 개념·논리가 적절히 조화된 가운데 변화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동계올림픽의 유산이 될 대관령의 풍수는 이대로 괜찮은가. 부족하다면 무엇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가. 그리고 어떤 변신이 바람직한가 살펴보아야 할 국면이다. 대관령의 드센 바람은 언덕에 풍차를 세워 가두어 냈다. 장풍하여 전기를 생산하면서 순환재생의 풍력자원지대로 거듭났다. 풍차는 소리나 진동 등 문제도 있지만 경관자원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대관령의 물이다. 대관령 초지는 당초의 목적과 가치를 많이 잃은 채 1000마리도 안 되던 풀 뜯던 소들은 구제역으로 2011년 처분되었다. 초지는 건초 생산에 쓰이며 시비한 가축분뇨는 송천의 수질을 나쁘게 한다. 고랭지농업은 소출 증대를 위한 퇴비, 비료, 농약 등의 과다 사용에 파종기 토양유실이 더해져 도암호 오염의 주원인으로 떠올랐다. 평창군 사용전력의 1.2배, 연간 200억원 상당의 전력을 만들던 도암댐은 오염된 물을 방류할 수 없어 2001년부터 발전이 중단되었다. 댐 상류 평창은 용수 부족에, 하류 강릉은 남대천 유수량 빈약에 시달리면서 양 주민 간 갈등이 크다. 대관령 물을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관건이다. 친환경적 득수는 물 부족뿐 아니라 지역 마찰도 풀고 순환재생의 수력발전을 가능케 한다. 그리하면 탄소 배출 없이 평창의 물과 바람만으로 동계올림픽에너지를 공급하고, 환경올림픽을 약속한 그린 드림(Green Dream)을 이행하며, 평창의 녹색유산은 친환경 대회의 전범이 될 것이다. 10가지 법률이 규제하는 대관령에서 주민 삶의 질을 보장하고 물을 살리려면 ‘풀에서 꽃으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개간된 초지와 밭을 오염 시비 없는 지속가능한 ‘천상의 화원’으로 바꾸면 어떨까. 꽃 산업과 꽃에서 천연항노화물질, 약품, 화장품, 기능성식품 등을 생산하는 첨단항노화산업을 함께 육성할 수 있다. 천혜의 고원 건강성과 융합하면 힐링 있는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를 창출할 수 있다. 봄, 여름, 가을 고원에서 피는 자연의 꽃과 겨울 설원을 수놓는 사람들의 꽃이 어울려 대관령 고원은 사계절 탐미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물 오염원의 생태순응적 제거는 장풍득수의 종결이자, 대관령 일대를 길지는 물론 꿈의 사회에 필요한 쾌적산업의 명당으로 만드는 길이다. 강원발전연구원장·전 문화관광부 장관
  • “내가 왜 놀림 받아야 하나… 친구도, 학교도, 집도 싫다” 울며 집나가는 다문화 청소년들

    “내가 왜 놀림 받아야 하나… 친구도, 학교도, 집도 싫다” 울며 집나가는 다문화 청소년들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16)양은 자신을 ‘짱꼴라’로 부르며 놀리는 반 친구들이 싫다. 분에 못 이겨 주먹이라도 휘두르면 바로 교무실행이다. 사는 게 고단해진 A양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가출을 했다. A양은 “왜 놀림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친구도 학교도 집도 싫다”고 말한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과 무단결석, 흡연, 폭력, 물품 파손 등 비행을 저지르는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이 일반 가정 학생들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다문화가정 학생과 일반가정 학생을 800명씩 조사해 펴낸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비행 피해 및 가해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생 가운데 가출을 해본 적이 있는 학생은 다문화가정의 경우 100명 중 4.2명꼴로 나타났다. 이는 0.5명꼴인 일반가정에 비해 8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흡연의 경우 다문화가정 중고생은 전체의 10.5%, 일반가정 중고생은 5.0%였다. 학교 물품 파손 경험은 다문화 중고생 3.2%, 일반 중고생 0.8%였다. 폭행 위협도 각각 4.0%와 2.5%의 차이를 보였다. 다른 친구를 심하게 때린 적이 있는지를 물은 데 대해 다문화 초등학생은 4.2%, 일반 초등학생은 0.8%의 응답률을 보였다. 주요 항목에서 초등학교 때에는 비행 발생 빈도 측면에서 다문화가정 학생과 일반가정 학생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중고등학교로 넘어가면서 격차가 더 커졌다. 무단결석의 경우 초등학생은 다문화 2.2%, 일반 1.0%의 분포를 보였지만 중고생은 7.8%와 2.0%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학생의 0.7%(5만여명) 수준인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 수는 2014년 전체 학생의 1%가 되고 이후 가파른 증가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전영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비행 비율이 높은 것은 외모나 언어 등의 차이 때문만이 아니라 경제적·가정환경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예컨대 일반가정은 부모가 이혼하면 조부모가 나서서 아이를 돌보지만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이런 보호요인이 적어 쉽게 비행에 빠지고 만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일탈 현상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원권 한국다문화가족정책연구원장은 “다문화 자녀와 주변의 친구들에게 모두가 같은 한국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다문화 학생이 문화·언어 등 장점을 살려 글로벌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환경부 “수질 개선 위해 철거 불가피” vs 양평군 “친환경적으로 재활용을”

    환경부 “수질 개선 위해 철거 불가피” vs 양평군 “친환경적으로 재활용을”

    상수원 오염원을 차단하기 추진하고 있는 ‘토지·건물 매수 정책’을 놓고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 상수원 보호를 위해 수변구역(취수원에서 500m) 내의 오염원 입지를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수변구역에 포함된 개인 소유 토지나 건물을 정부가 사들여 정화하는 사업도 병행해서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상수원 구역 지자체들은 멀쩡한 건물을 철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라며 환경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입법 취지에 맞게 철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례를 남기면 향후 유사한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수원 보호구역내 토지·건물 매입 정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장을 찾아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의 건물과 현지 주민들의 불만, 환경부의 향후 상수원관리 보완 대책 등을 짚어봤다. 문제가 불거진 팔당 상수원 지역 취재를 위해 팔당호를 찾았다.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호는 겉으로 보기엔 푸른물과 자연이 어울어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만족할 만한 수질은 아니다. 팔당호는 그동안 상수원 수질관리 종합대책과 한강특별법 제정·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2급수에 머무르고 있다. 건축물 철거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현장을 찾아갔다. 문제의 건물은 경기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에 위치한 ‘그린힐’ 모텔. 환경부 소속 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이 수변구역 토지매입 일환으로 2010년 12월, 57억원(건물 25억원, 대지 32억원)을 들여 매입한 건물이다. 환경부는 최근 이 건물을 부수고 주변 생태복원을 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가 봉변만 당하고 돌아섰다.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건물 철거를 반대하며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정부의 취지는 알겠지만 멀쩡한 건물을 없애지 말고 좋은 쪽으로 활용하면 좋지 않느냐는 반응들이었다. 철거를 반대한다는 한 주민은 “팔당호 때문에 지역개발에 제한도 많고 재산권 행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큰 비용을 들여 지은 건물을 좋은 쪽으로 활용해도 좋은데 때려 부수려는 것은 자원과 행정 낭비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기도 요청에 따라 2006년 68억원에 매입한 아리아호텔(경기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을 리모델링해 팔당 수질개선본부 건물로 활용하고 있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지역에선 건물을 새롭게 단장한 뒤 인근 ‘세미원’과 연계해 ‘환경문화관’(가칭)을 만들어 환경 교육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었다”면서 “이에 대해 환경부는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강제 철거에 나서 공사를 못하도록 막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당 지자체인 양평군 역시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환경문화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지하 1층, 지상 5층인 그린힐 모텔을 개조해 환경교육장과 전시관, 세미나실, 환경체험장 등으로 꾸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강유역청 손병용 상수원관리과장은 “매입 건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전례를 남긴다면 타지역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봇물을 이루게 된다”면서 “곧 설명회를 개최해 철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등 주민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 간 환경단체 간부는 “환경부가 사들인 건물조차 맘대로 못하면서 팔당호 수질을 어떻게 개선시킨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팔당호 수질을 위협하는 요소가 이 건물뿐이겠는가. 경기 가평군 대성리와 양평군 문호리, 양서면 양수리 등 산자락은 각종 건축물들이 병풍처럼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수도권 주민들은 팔당호의 깨끗한 물공급을 전제로 ‘물이용 부담금’을 내고 있다. 물이용 부담금은 상수원 지역 주민지원과 수질개선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물 사용량에 비례해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이다. 한강지역은 t당 170원을 기준으로 매월 수도요금 고지서에 상·하수도 요금과 함께 부과된다. 현재 가구당(4인 기준) 5750원 정도를 내고 있다. 팔당 상수원 본류에서 물을 공급받는 서울시민은 한 해 1833억원(2013년 기준)을 물이용 부담금으로 내고 있다. 이 밖에 경기도·인천시·수자원공사 등이 내는 것을 합쳐 팔당 상수원 보호를 위한 물이용 부담금은 연간 4331억원에 이른다. 물이용 부담금은 한강수계 관리기금에 편입돼 상수원 지역의 생활하수·가축분뇨 등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 설치, 상수원 보호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소득증대, 복지증진 등에 쓰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상수원 수변구역내 토지·건물 등을 사들이는 비용도 수계기금”이라며 “매입한 건물은 해체 후 녹지를 조성하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글 사진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담낭 질환

    [Weekly Health Issue] 담낭 질환

    결석과 암으로 대표되는 담낭 질환이 빠르게 늘고 있다. 주변에 쓸개병을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담낭의 문제를 가볍게 알거나 문제를 알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큰 문제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에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많지 않았던 콜레스테롤 담석을 가진 사람과 담낭염 등에서 비롯되는 담낭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지금이야말로 담낭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담낭 질환에 대해 순천향대병원 외과 최동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담낭 질환이란 무엇인가. -흔히 쓸개로 불리는 담낭은 간 밑에 붙어 있는 장기로, 간에서 생산되는 1일 약 1000㎖의 담즙을 받았다가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한다. 이때 담낭으로 들어온 담즙은 보통 6∼8배로 농축되는데 특히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면 호르몬의 작용으로 담낭 근육이 수축되고 담낭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농축된 담즙이 일시에 장으로 배출돼 음식의 분해를 돕는다. 담낭 질환은 이런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담낭에 용종 등 혹이 생겨 암성 변화를 보이는 상황을 말한다. →여기에 포함되는 구체적인 질환은 무엇인가. -담낭의 결석과 염증·용종·암 등이다. 담낭에 돌이 생긴 담낭결석(담석)은 국내 인구의 4%가 가졌으며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한국인에게 많은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하는데, 근래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국내에서도 콜레스테롤 담석이 점차 느는 추세다. →발병 추이는 어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09년 10만 3000명으로 2005년의 7만 9000명보다 2만 4000명이나 늘었다. 연평균 6.8%에 해당하는 증가세다. 전체 진료비도 2009년 1384억원으로 2005년보다 13.7% 늘었으며 증가 폭도 갈수록 가파르다. 검진이 일상화돼 잘 찾아내는 것도 원인이지만 역시 주요인은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라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데 있다. →담낭 질환에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나. -남성보다 여성이 취약하다. 여성 호르몬이 담즙 성분 중 콜레스테롤의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여성 중에서도 다산부와 40대, 비만자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발생 위험이 높다. 비경구 영양요법 환자, 저지방 식이를 하는 사람이나 임산부도 취약한 편이다. 또 색소성 담석은 흑색 색소성과 갈색 색소성으로 구분하는데 흑색 색소성은 적혈구가 과다하게 파괴되는 용혈성 질환자와 비장기능항진증 환자에게서 잘 생기며 갈색 색소성은 담도협착·간흡충·총담관낭 환자에게 많다. →구체적인 원인과 발병 경로를 짚어 달라. -콜레스테롤 담석은 비만 등으로 늘어난 콜레스테롤이 서로 엉겨 붙으면서 생기고, 색소성 담석은 담즙의 정체나 감염과 관련된 염증반응 때문에 빌리루빈과 탄산칼슘·인산칼슘 등이 잘 녹지 않는 게 원인이다. 이렇게 생긴 결석이 담즙 배설을 막으면 염증이 생기게 된다. 담낭암도 주로 담석이 원인인데 국내에서는 담낭암 환자의 30%에서 담석이 발견되고 있다. 이 밖에 선천적인 췌담관 합류이상증도 담낭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담석을 가졌어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며 이 중 절반은 전형적인 담도산통을, 나머지는 상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등의 비특이적 증상을 보인다. 또 담석이 총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흔히 과식이나 고지방식 후에 잘 생기는 담도산통은 담관이 담석에 막혀 발생하는데 우상복부의 심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며 어깨와 등으로 통증이 퍼지거나 메스꺼움·구토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구토증은 담석의 흔한 증상이다. 위경련이 주요 원인인 만성 담낭염은 담관이 담석에 막혀 생기며 평소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명치나 우상복부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우상복부 통증은 오른쪽 어깨죽지까지 퍼지기도 하며 환자가 뒹굴 정도로 심한 통증이 짧게는 수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씩 지속된다. 급성 담낭염도 통증 발생 부위와 양상은 만성과 비슷하지만 고열과 오심·구토·황달을 동반하며 우상복부에 달걀 같은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주로 담석 치료 과정에서 발견되는데 암이 담관 등으로 전이되면 오른쪽 상복부 통증이나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담석 진단에는 초음파검사가 주로 활용되는데 진단율이 95%에 이른다. 경구 담낭조영술도 있지만 만성 담낭염으로 담낭이 손상됐거나 담낭관이 막혔거나 간 질환이 있으면 담낭을 관찰하기 어렵다. 이 밖에 방사성 핵종주사법이나 내시경적 췌담관조영술로 총담관이나 담낭관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한다. 담낭암은 초음파검사나 CT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작은 콜레스테롤 결석에는 담석용해제를 투여하는데 이 경우 6개월 이상 약을 투여해도 완전용해율이 50%를 넘지 않으며 담낭에 용해제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 역시 콜레스테롤 결석에만 효과가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담도산통이 잘 생기는 데다 간혹 급성 췌장염이 생겨 사용을 꺼리는 편이다. 이런 치료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활성화된 이후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담석이나 담낭염은 담낭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증상 없는 담석이 있다면 관찰을 하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젊은 환자라면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5년마다 10%씩 높아지는 데다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낭과 총담관 담석을 함께 가진 경우도 복강경을 이용한 괄약근절개술로 총담관 결석을 제거한 뒤 1∼2일 후에 다시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담낭을 제거하는 게 일반적이다. 담낭용종은 1㎝ 이상이면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며 1㎝ 미만이면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되 담석이 있거나 담낭염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제거하는 것이 좋다. 담낭암은 예후가 나빠 일단 진단이 되면 수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환자 대부분이 수술을 못 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돼 극히 일부만 수술이 가능하며 재발도 잘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DB를 열다] 1964년초 주민들이 손으로 잡은 송충이 무덤

    [DB를 열다] 1964년초 주민들이 손으로 잡은 송충이 무덤

    땅을 파서 작은 봉우리처럼 쌓아 놓은 것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엄청난 수의 송충이들이다. 요즘은 송충이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산에 가면 송충이가 바글바글했다. 민둥산 녹화사업을 한창 벌이고 있을 때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송충이는 국가의 적이었다. 그래서 당국은 봄철이면 공무원들이나 학생, 주민들을 동원해 송충이 잡기에 나섰다. 여학생들은 징그럽다고 싫어했지만, 남학생들은 그저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즐거움에 소풍을 가는 것처럼 산에 올라 송충이를 잡았다. 송충이를 몇 마리 잡느냐가 점수로 매겨지기도 했다. 살충제가 부족해 사람의 손으로 송충이를 잡았지만, 약품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방제법이었다. 나무로 젓가락을 만들어 소나무에 붙은 송충이를 집어 깡통에 넣는다. 한 마리씩 잡는 것이 성에 차지 않을 때는 소나무를 마구 흔들면 송충이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그러다 보면 몸에 떨어져서 송충이 독이 올라 피부가 벌겋게 부어 오르기도 했다. 잡은 송충이들은 구덩이에 넣어 석유를 뿌려 집단 다비식을 했다. 사진은 1964년 2월 25일, 서울 화계동 주민들이 잡은 송충이들이다. 그 양이 무려 150가마니나 된다고 사진 설명에 쓰여 있다. 화계동은 우이동, 번동, 수유동을 관할하던 행정동인데 1970년 5월 동 이름이 없어졌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CHINA] 창춘, 안개도시의 사람들

    [CHINA] 창춘, 안개도시의 사람들

    영하 30도는 아무것도 멈추지 못했다. 그런 날에도 창춘 사람들은 얼음수영을 하고, 조깅을 즐기고, 스키를 탄다. 이곳에서 추위는 안개처럼 사소한 불편일 뿐이다. 1월1일의 한국은 추웠다. 그후 며칠은 영하 22도까지 내려가는 기록적인 한파 뉴스가 연일 TV를 장식했다고 들었다. 그날 나는 중국 길림성 창춘의 한복판에 떨어졌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었다. 그리고 또, 안개가 자욱한 저녁이었다. 시야가 뿌옇다고 해야 할지, 혹은 하얗다고 해야 할지 잘 알 수 없었지만 그 촉감만큼은 명확했다. 피부를 찌르는 듯한 축축한 한기. 창춘의 겨울 속으로 걸어 들어간 첫 느낌은 그랬다. 그런 도시의 이름이 아이러니하게도 창춘장춘·長春. ‘긴 봄’이었다. 1, 4 매년 1월1일에 시작되는 창춘 빙설축제의 볼거리는 모두 눈에서 탄생한 것이다 2 인공호수변에 만들어진 창춘 징웨이탄 스키장은 크로스컨트리에 최적인 평지 지형으로 이뤄져 있다 3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산림이 만들어내는 설경도 인상적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추위는 사소한 불편이다 창춘 샹그릴라 호텔의 메이드가 침대 머리맡에 놓고 간 1월2일자 날씨 예보카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날씨 맑음, 최저기온 -28℃, 최고 기온 -18℃’. 레깅스 두 겹, 방한속옷 위에 면 티 4겹, 양말 두 켤레,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다운 점퍼에 장갑과 모자, 턱까지 감싸 버린 두툼한 목도리.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중요한 한 가지는 창춘시에서 준비해 주었다. 가이드를 통해 전달받은 마스크를 착용해서 눈을 제외한 모든 피부를 감싼 후에야 비로소 외출 준비가 끝났다. 버스 안의 온도는 한국과 비슷할 것 같았다. 영하 10도 정도? ‘잠깐이니’ 하며 옷깃을 여미지 않고 담배를 피우고 온 남자들의 표정이 호되게 당한 얼굴이었다. 버스 안에서 하얀 입김을 솔솔 뿜으며 가이드 애란씨가 말하길, ‘창춘은 겨울이 성수기인 여행지’라는 것이다.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잡은 하얼빈의 빙등제나 삿포로 눈 축제를 떠올리니 기대감이 몰려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금세 따뜻해지지는 않았다. 눈만 내놓은 사람들이 부지런한 걸음으로 빙설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징웨이탄정월담·淨月潭 스키장 개막 무대를 향하고 있었다. 시내에서 20여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창춘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휴식 공간인 징웨이탄 국가삼림공원은 4.3km2 넓이의 인공호수와 드넓은 인공산림이 조화를 이룬 곳이다. 누각, 식물원, 골프장, 삼림욕, 동물원, 스포츠 클라이밍 시설을 갖추고 연중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지만 겨울의 징웨이탄에는 하늘과 땅의 경계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10월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모든 것을 덮어 버린 지 꽤 오래된 풍경이었다. 80년 전부터 조성되어 울창한 산림을 이룬 낙엽송, 사시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해화나무, 홍송 등도 모두 하얀 조끼를 껴입은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꽝꽝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썰매를 타거나 연을 날리는 사람들은 활기차 보였다. 호수 옆 공터에는 온통 눈으로 만든 건축물들이 세워졌다. 눈으로 조각한 동물상, 여인상들이 숲의 여기저기를 지키고 있었다. 사람들은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설경을 즐기고 있었다. 750만 창춘 사람들에게 영하 20도의 추위는 안개처럼 사소한 불편인 듯 보였다. ▶travie info 징웨이탄 스키장 완만한 구릉지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크로스컨트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도시형 스키장이다. 매년 원단(1월1일)에 이 스키장에서 개막해 4일간 진행되는 장춘 빙설축제도 국제 크로스컨트리 대회와 함께 진행된다. 창춘에는 징웨이탄 외에도 북대호 스키장, 연화산 스키장, 묘향산 스키장 등 3곳의 스키장이 더 있으며 2007년 동계아시안게임의 개최지이기도 하다. 입장료 30위안 개장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4시30분 찾아가기 창춘시 징웨이 경제개발구 동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시내에서 18km 떨어져 있다. 102번, 104번, 120번, 160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431-8451-8000 마지막 황제의 마지막 자리 온도 차이가 있겠지만, 창춘 사람들과 우리가 공유하는 춥고 아픈 기억이 있다. 창춘은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제가 만주국滿洲國, 1932~1945을 세우고 그 수도로 삼은 도시였다. 당시 이름은 신징신경·新京. ‘일본의 새로운 수도’라는 뜻이다. 당시 만주국 황제가 살았던 황궁은 ‘위만황궁박물관’이 되어 일반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만주국의 허수아비 황제로 살아야 했던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1906~1967’의 기막힌 인생살이가 고스란히 읽히는 곳이다. 황궁은 규모가 아주 크거나 호화찬란하지는 않았지만 궁으로서의 구색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깡마르고 내성적으로 보이는 16세의 소년 푸이가 사진 속에서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5명의 부인을 두었지만 성기능 장애로 단 한 번도 동침을 하지 않았다는 황제의 침대는 작았다. 하지만 변비가 심했던 황제의 화장실은 넓고 쾌적했다. 총명하고 아름다웠으나 신하와의 불륜으로(겁탈이라는 설도 있다) 아들을 낳았던 첫 번째 부인, 효각민황후완용 공주는 감금당한 채 아편 중독자가 되어 생을 마쳤다. 밀랍인형으로 재현되어 있는 그녀는 걷지도 못해서 누운 채로 신하에게 아편을 받아 피우고 있었다. 일본 여자와 결혼시키려고 일본은 부단히 노력했지만 푸이는 그것만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장 사랑했다는 3번째 부인 담옥령은 결혼 7년 만에 의문스러운 병사로 생을 마쳤다. 평소 일본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그녀는 가벼운 질병에 걸렸다가 치료를 받은 후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난 것. 만주국황궁 복원 사업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창춘 출신이었던 4번째 부인 이옥금 여사였다. 푸이의 마지막 5년은 간호사 출신이었던 19세 연하의 마지막 부인 이숙현 여사가 함께했다. 이런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몇시간의 박물관 관람도 지겹지 않다. 창춘에 남아있는 만주국의 흔적을 하나 더 찾으라면 영화제작소다. 일본은 영화를 좋아했던 푸이 황제를 위해, 아니 그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창춘에 중국 최초의 영화제작소를 세워 주었다. 지금은 동북영화제작소로 이름을 바꾸고 2년에 한 번씩 창춘영화제도 실시하고 있다. 1 창춘은 일본이 세운 만주국의 수도였다.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만주황궁박물관의 안내원 2 창춘 샹그릴라 호텔 객실에서 내려다본 창춘 시내 전경 3 마지막 황제 푸이가 머물렀던 흔적이 만주황궁 곳곳에 남아있다 4 10월부터 3월까지, 영하 30도를 밑도는 혹독한 겨울은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5 물엿을 입힌 과일 꼬치는 인기 높은 길거리 간식이다 6 겨울날 창춘의 거리는 인적이 뜸하고, 꼭 그만큼 창춘 중앙시장에는 사람들이 붐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봄날의 장날’을 기다리며 창춘이 항상 춥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름이 되면 38도까지 치솟는 극성스러운 더위가 찾아온다. 한국의 날씨와 흐름은 비슷한데, 좀더 ‘극적’인 셈이다. 그 사이에 잠깐 찾아오는 것이 있으니, 봄이다. 봄이 되면 창춘에는 나물과 특산물을 파는 큰 장이 서곤 했는데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상인들에게 면세 혜택을 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살림살이의 얼음까지 녹일 수 있었던 봄날이 길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이름이 바로 창춘이다. 지금이야 한겨울에도 시장에만 나가면 활짝 핀 꽃다발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시장의 계절감은 그만큼 모호하다. 하지만 두툼한 솜바지와 털 장식 부츠가 쌓여 있는 창춘에서만큼은 겨울스러운 시장을 만날 수 있었다. 월마트에 가서 보온물주머니를 2개 사고, 시장에 가서 발토시를 하나 샀다. 패딩 무릎 방한대처럼 한국에는 없을 것 같은 창춘만의 생활필수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한국의 겨울도 만만치 않게 추워졌으니 말이다. 시장을 나와 택시를 잡기로 했다. 합승이야 기본으로 각오한 것. 하지만 창문을 빼꼼 연 택시들은 목적지를 듣는 둥 마는 둥 휑하니 멀어져 버리곤 했다. 그렇게 뒤꽁무니를 바라보며 30분을 서 있자니 발끝에 감각이 없었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사방에서 울려대는 자동차 경적 소리와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로 몸을 던지는 사람들에 치이다 보니 갑자기 치열한 근성이 불쑥 올라왔다. ‘자동차성’이라는 닉네임이 있을 정도로 차가 많다는 창춘에서, 저렇게 많은 택시 중에서 단 한 대를 못 잡고 있단 말인가. 창춘은 1953년 중국 최초로 자동차 공장이 세워진 곳이다. 1956년에는 최초의 중국산 자동차 ‘해방표’가 공개됐다. 파란색 트럭이었다. 1988년에는 독일과 합작으로 폭스바겐 생산을 시작했는데, 그런 이유로 창춘에서는 택시의 흔한 기종이 폭스바겐이고, 자가용은 아우디가 많다는 것이 옆에서 함께 발을 동동 구르던 가이드 애란씨의 설명이었다. 덧붙여 최근에는 일본과 사이가 나빠지면서 일본 수입차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그런 설명이 무색하게 30분 만에 어렵사리 잡아 탄 택시는 달리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허름한 차였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달리기만 하면 되지.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것은 그만큼 소중한 법이다. 봄을 간절히 기다리는 창춘의 사람들에게 봄날이 얼마나 감사한 계절일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어서 오시게 봄! 부디 오래 머물다 가시게!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중국남방항공 kr.csair.com ▶travie info 항공편 중국남방항공은 서울-창춘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인천 출발편은 오전 9시40분, 귀국편은 창춘에서 오전 9시30분에 출발하며,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문의 1588-9503 kr.csair.com 위만황궁박물관 창춘시 동북부에 위치한 국가AAAAA풍경구로 만주국 황제 푸이가 살았던 황궁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황제의 경마장부터 침실 등 생활공간과 외빈접객실 등 당시 사용됐던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개방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여름철은 오후 5시50분까지) 입장료 성인 80위안, 학생 30위안 찾아가기 창춘역에서 택시로 10분 소요(창춘시 동북부 광복로 5번지 장통로와 섬서로 교차지), 버스는 80번, 264번, 225번, 114번, 256번, 276번, 287번 이용. 문의 0431-8286-6611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물 1g으로 전기 발생… 초소형 발전기 길 열렸다

    물 1g으로 전기 발생… 초소형 발전기 길 열렸다

    아주 미량의 물로 전기를 만드는 원리를 국내 대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진동이나 소음, 사람의 움직임, 공장의 폐열, 빛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수확기술’의 한 종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박혁규(55)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13일 “1g의 물을 가지고 6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동시에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렸다. 박 교수팀은 물 1g을 두께 3㎜가량의 금속판 사이에 넣어 4~5V의 전기를 발생시켰다. 물과 마주 닿는 고체의 표면에 많은 양의 전하(電荷)가 생성되는데, 여기에 압력을 가하거나 다시 떼는 등의 변화를 주면 전압 차가 생기면서 전기가 발생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 원리로 소형 발전장치를 만들면 이론적으로는 신발 밑창, 움직이는 팔이나 손목, 쉬지 않고 뛰는 심장 등 사람들의 몸에 부착해 휴대전화 등 소형 전자장치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박 교수는 “현재 상용화를 위한 인체 부착 소형 발전기 모델 연구에 들어갔으며 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부착장치 가격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루푸스 발병 관여 유전자 발견

    국내 연구진이 루푸스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해 국제 학회에 보고했다. 한양대 류머티즘병원 배상철 교수는 다국적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유전자 ‘ICAM1’이 루푸스 발병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배 교수가 주도한 이 연구에는 세계 30여개국 기관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류머티즘 분야의 권위지에 편집자 추천 논문으로 게재됐다. 루푸스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기 몸을 스스로 파괴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면역체계가 피부는 물론 관절·뇌·신장·심장·폐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환경적 요인과 유전자의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데 아직 규명하지 못한 유전인자가 많아 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ICAM1의 유전변이가 루푸스 증상 악화에 관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배 교수는 “앞으로 ICAM1을 활용한 치료약물 개발 관련 연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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