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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못 미더운 어린 자녀, 아침밥 챙기고 칭찬하면 바뀝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못 미더운 어린 자녀, 아침밥 챙기고 칭찬하면 바뀝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선 산간오지인 동막골에 들어간 북한 인민군 장교가 촌장에게 부락민들을 잘 통솔하는 비결을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질문에 촌장은 그저 “뭘 마이 멕여야지”라고 답을 합니다. 세상의 많은 부모는 자녀가 잘 성장해 주길 바랍니다.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이다 보니 부모 맘처럼 움직이지 않아 속 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아와 교육 관련 책이나 동영상들이 넘쳐나는 이유도 아이들을 좀더 잘 키울 방법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부모들의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웰컴 투 동막골에서처럼 잘 먹이고 작은 일에도 격려와 칭찬을 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 행동을 바꿀 수 있고 학업성적도 높일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들이 나왔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정신과학과, 바이오 영상의학 컴퓨팅 분석센터, 밴더빌트대 생물통계학과 공동연구팀은 뇌신경 발달과 인지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충분한 철분 섭취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 28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철분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구성성분으로 신체 곳곳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철분이 부족하면 몸속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빈혈, 피로감,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집니다. 연구팀은 필라델피아 신경발달 코흐트에 참여한 8~26세의 남녀 922명을 대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 속 철분 수치를 측정하고 학업성적, 평소 생활태도 등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철분은 대뇌 핵의 일부인 ‘조가비핵’(putamen) 부분의 신경망 연결에 관여하며 철분이 부족한 이들은 추론과 공간지각력, 즉 수학 관련 과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아침 식사를 통해 충분한 철분 섭취를 하도록 돕는 것이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은 물론 성인의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한편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학습법향상센터와 실험심리학과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작은 일이라도 자주 칭찬을 해 주는 것이 행동개선 효과를 높이고 집중력과 학업성적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교육심리학’ 29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미국 미주리, 테네시, 유타 3개주 19개 초등학교와 유치원, 151개 학급의 5~12세 아동 2536명을 3년 동안 장기 관찰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개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질책보다는 칭찬할 수 있도록 연구자들이 수시로 개입했고, 다른 집단은 교사의 행동을 관찰하기만 했습니다. 그 결과 실험자가 개입해 교사가 칭찬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한 집단의 아이들은 수업 집중도가 다른 집단보다 20~30%, 행동 개선효과는 6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칭찬을 더 많이 받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이전보다 성적도 약 30%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막 싹이 튼 식물에 얼른 자라라고 물과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웃자라거나 뿌리부터 썩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보면 뭔가 못 미덥고 걱정되는 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뇌과학, 심리학 실험은 아이들은 기다려 주고 믿어 주는 만큼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edmondy@seoul.co.kr
  •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지난 3일, Mnet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이 시작됐다. 2016년부터 걸그룹 ‘아이오아이’, 보이그룹 ‘워너원’이라는 걸출한 남녀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고, 지난해 6월 일본 아이돌 그룹 AKB48이 참여해 외연을 넓힌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즌4다. 역시 4회째를 맞은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기자가 모여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의 ‘평.시.기의 아이돌EYE’는 이번에 프듀를 톺아봤다. 지난 23일 모인 세 사람은 사사로이는 각자의 ‘원픽’(One Pick)부터 프듀의 명과 암,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 갔다.●평론가, 시인, 기자의 ‘원픽’은? 이정수 기자(이하 이) ‘프로듀스X101’ 열심히 보고 계신가. 각자의 원픽은 누구인지. 서효인 시인(이하 서) 김우석(티오피미디어)이다. 텍스트(가사) 창작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 업텐션 활동하면서 잠깐 쉴 때 쉬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소회를 팬클럽에 올린 적이 있는데 글이 굉장히 좋더라. 책도 열심히 읽는 것 같아서 그런 멤버도 (아이돌에) 한 명 있으면 좋겠다. 한 픽만 더 꼽자면, 금동현(C9). 귀여워서. 이 손동표(DSP미디어). 끼가 너무 넘쳐서 아이돌을 하려고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도 있고. A등급 받은 연습생들은 다 춤 잘 추지만 타고나게 잘 춘다는 친구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손동표.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이하 김) 김요한(위)은 보는 순간 직관적인 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로 말하면 ‘청춘스타’ 느낌. 다른 한 명은 함원진(스타쉽)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성품과 아이돌력을 동시에 갖춘 느낌. 시즌2의 정세운 생각이 많이 났다. 그와 같은 ‘박수’조에 속한 김동윤(울림)도 지켜보고 있다.●‘프듀’ 전매특허 ‘악마의 편집’… “프듀가 만든 세계관” 이 3회까지 봤는데 슬슬 ‘악마의 편집’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리더로 뽑혔는데 리드를 잘 못하는 걸로 방송에 나가거나, 여기에 불만 표하는 연습생들은 시청자들의 눈에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 서 프로그램을 만든 이상 편집이 없을 수가 없다. 안에 있는 멤버들도 편집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눈치 싸움을 벌이는 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센터를 맡을 때, 양보할 때 혹은 욕심을 낼 때 등등. 앞으로 연예인으로 활동하기 위한 일종의 훈련 같기도 하고. 프듀가 만든 세계관이기도 하다. 다른 차원의 얘기지만 좀더 압축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 방송 분량이 너무 길다. (이번 시즌은 매회 방송 분량이 2시간 이상이다.) 이 제작 발표회 때 ‘악마의 편집으로 희생되는 연습생들이 많은 것에 대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방송사가 제시한 해법 중 하나가 시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더 많은 연습생들을 1분이라도 더 비추게 하기 위해서. 김 멤버들끼리도 “악마의 편집 당할 거 같은데” 같은 얘기들을 한다. 시즌4쯤 되니까 연습생들이 인성이 좋아 보일 것 같은 포인트를 인식하고 발언하는 게 체감상으로도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제작진이 예전보다 편집점을 잡기가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예전에는 하는 말이 다 ‘리얼’이었는데, 지금은 연습생들도 충분히 학습이 돼 있는 상태로 들어오니까. 제작진과 연습생들 사이의 기싸움으로도 보인다.●차별화가 안 보이는 ‘X’… 그럼에도 ‘프듀’인 이유는? 이 앞선 시즌들과 차별화가 있어야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진 ‘차별화’가 안 보인다. 새로 만든 최하위 등급 ‘X’를 부각하지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김 X등급 만들면서 오히려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정체성이 이상해진 느낌. X등급이 기존의 최하 등급이었던 F등급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방송 초반 X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쏠려서 굳이 연습생들을 단계별로 나누고 긴장감을 유지해 온 것들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됐다. 이 첫 방송에서 X등급이 되면 퇴출될 것처럼 얘기했는데, 결국 이들을 위한 트레이닝이 따로 마련됐다. 시청자들은 아닌 걸 알고 있고, 그래서 프로그램상에서 연습생들이 놀라고 이런 부분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김 그래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 안 보낼 걸 알고 있으니까.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듀가 확실히 나은 점은 무엇인가. 김 원조집 손맛은 따라가기 쉽지 않다. ‘더유닛’(KBS2)도 있었고, ‘소년24’(Mnet) 같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차별화를 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프듀가 가지고 있던 포맷을 거의 그대로 가져갔다. 대결, 커버 무대, 오리지널곡을 투표로 뽑는 것 등. 그러나 프듀는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시청자들의 눈이 멀어지지 않도록 요리하는 방법을 잘 안다. 갈등 상황 만지는 것에서부터 심사위원들 라인업, 무대 찍는 것도 엠카운트다운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이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조선의 ‘미스트롯’도 프듀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의 그대로 가져와도 미스트롯은 성공했다. 서 장르가 다르니까 가능한 얘기. 형식은 같지만 내용이 다르니까. 김 아까 골목상권 얘기했는데 ‘미스트롯’은 같은 메뉴를 가지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지역을 발굴해서 대박 난 집인 거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보통 10대부터 30대까지가 주 시청층이다. 미스트롯은 ‘5060’처럼 기존 서바이벌로는 커버가 안 되는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영리한 기획이었다. ●프듀 시리즈는 ‘길티 플레저’… 하지만, 정말 프듀가 문제? 이 프듀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1위부터 101위까지 쭉 줄 세우고, 연습생들 우는 모습 비추고. 경쟁사회를 너무 잔인하게 보여 준다. 서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순위가 매겨지는 게 재밌어서 보고 있는데, 문제제기를 한다는 게 너무 본질적인 얘기 같아서. 어차피 아이돌이 데뷔하는 과정에서 월평 다 하고 순서 매겨서 나오는데, 그게 TV라는 화면을 통해 공개가 되냐, 안 되냐의 문제 아닐까. 김 십대시절 학교에서 이미 공부로 1등부터 500등까지 줄 세우는 걸 당연시 여긴 한국 사회에서 이제 와서 아이돌들 순위 매기는 걸로 문제라고 말하는 게 가끔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프듀만 문제야?’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어쩌면 한국이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나오고 폭넓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더 큰 구조상의 문제는 순위가 매겨지고 등급이 나눠지는데 연습생들은 그 시스템에 전적으로 순응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는 거다. 솔직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없고 트레이너에서 국프(국민 프로듀서)까지 늘상 남의 시선으로만 판단될 수밖에 없다. 반발하거나 부정적 언행을 하면 트레이너들 눈 밖에 나거나 인성 논란에 휘말린다. 서 얘기를 하면 할수록 해선 안 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웃음) 일종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면서 즐기는 행동)다. 보면서 손발이 저리는 지점이다. 요즘 20대들은 ‘무임승차론’에 심취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어느 회사에 공채로 입사한 사람이 있고, 비정규직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근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고 하면 ‘시험 안 본 사람이 무임승차한다’는 얘기가 바로 나오는 거다. 한 번의 정량화된 평가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한 번의 평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프듀를 위한 제언 이 프듀가 이번으로 시즌4인데 전작들 흥행이 잘된 것에 비하면 주목을 못 받는 느낌이다. 앞으로 ‘슈퍼스타K’가 사라진 것처럼 화제성이 줄어들 수도 있고. 프듀가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처럼 좀더 글로벌하게, 범아시아적으로 접근하는 건 어떨까. 홍콩에 합숙소를 만들고 더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들을 모으는 거다. 김 기본적으로 투표로 사람을 뽑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번 팬이 돼 버리면 사람을 끝도 없이 미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후 CJ부터 여타 기획사까지 팬덤만 믿고 애매한 퀄리티의 물건을 내놓는 일이 잦아졌다. 제작자들이 전체적인 완성도와 연습생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했으면 한다. 사랑하게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서 커버곡을 선정할 때 연습생들 달리기 안 시켰으면 좋겠다. ‘이건 경쟁이고, 이기면 장땡이야’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냥 팀 색깔에 맞는 곡을 주면 안 될까. 김 촬영장에 설치하는 몰래카메라 좀 없어졌으면 한다. 여자 연습생들은 실수로 카메라 망가뜨려서 당황하게 하고, 남자 연습생들은 거울 뒤에서 귀신이 나타난다는 식의 성별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설정도 진부하다. 연습생들도 다 알고 치는 고스톱 아닌가. 작위에 작위를 더해 그마저도 연기하는 연습생들을 보고 싶지 않다. 서 잠자는 것도 청소년들에게 맞는 정확한 취침시간, 기상시간을 정해서 했으면 한다. 제대로 된 근로 계약을 하는 거다. 24시간 카메라 돌리는 방식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 식으로는 홍콩 진출이 불가하다.(웃음)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제24회 코엑스 호주유학박람회, 4월 6일~7일 양일간 개최

    제24회 코엑스 호주유학박람회, 4월 6일~7일 양일간 개최

    유학도 하고 영주권도 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나라 호주에 대한 전문적인 호주유학 박람회가 4월 6일~7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경쟁사회 속에 대학 졸업을 앞둔 대학교 졸업반 학생들이나 많은 미취업자들이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삶, 그리고 꿈을 위하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나라가 호주이다. 호주는 영어권 국가이며, 학업을 하면서 동시에 합법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호주유학, 호주어학연수, 호주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있을 경우 해외경력을 쌓거나 영어공부를 하는데 있어 도움이 된다. 또한 세계 최고의 복지 국가로 불리우는 호주에서 영원히 거주할 수 있는 호주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새로운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둘도 없이 좋은 나라이다. 또한 좋은 교육시스템과 훌륭한 유학생 복지로 호주로 조기유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호주 국토는 한국보다 약 78배 넓지만 인구는 약 2700만 명에 불과하며 천혜의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하여 많은 이민자와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24번째로 개최되는 코엑스 호주유학 박람회에서는 호주 현지 전국에서 영어학교, 조기유학 공립, 전문대학, 호주 대학교 등 많은 학교와 기관에서 참여를 하여 참가자들이 보다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지역의 선택, 학교선택은 물론 호주 내에서의 생활정보까지 총 망라하여 정확한 정보습득은 물론 무료 수속, 무료 항공권제공, 특정 영어학교 학비 스페셜 장학혜택 등의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박람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호주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당일 무료로 신청 대행을 할 수 있어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이밖에도 호주영주권 취득을 위한 호주이민법 변경에 따른 호주유학 후 영주권 취득 방법에 대한 것들 또한 호주전문가들로부터 상담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호주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아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현지 정보와 더불어 코엑스 호주유학 박람회를 통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비자 신청 대행양식을 미리 출력하여 작성해오면 보다 빠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각 유형별 호주유학 관련 상담은 다음과 같다. 호주요리유학은 호주 전 지역 요리학교 유학상담, 호주호텔유학은 호텔취업을 위한 호텔학교 유학 상담, 호주정규유학은 명문대학교, 대학원 입학 상담, 호주이민유학은 영주권학과 개인별 맞춤 상담(회계, IT, 간호, 요리, 자동차정비 등), 호주국립대학은 호주 국립 TAFE 입학상담, 호주어학연수의 경우 장/단기 어학연수 및 장학혜택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워킹홀리데이는 워킹홀리데이 알차게 보내는 방법 공개, 호주생활정보의 경우 호주현지인들에게 듣는 호주생활 (일자리, 숙소, 지역정보 등)이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호주 교육부에서 공인하는 호주 유학 전문 스페셜리스트들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직접 상담을 받을 수 있고, UTS 시드니공대, QUT 퀸즈랜드공대, 그리피스대학교, 맥쿼리대학교 등 호주대학입학에 대한 준비부터 필요사항 그리고 입학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호주요리유학을 위한 르꼬르동블루, Evolution 에볼루션 호주요리학교, 윌리엄앵글리스 호주국립대학, TAFE NSW와 명문 호주호텔학교 ICMS 호텔대학교 그리고 호주어학연수를 위한 Navitas 영어학교, Embassy 영어학교, 브라운즈 영어학교, 대학부설 영어학교 등 수많은 현지 학교 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그리고 호주에서 유학을 했던 선배들이 참여하여 개인적인 상황과 요구 조건에 맞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호주현지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여, 호주이민법에 따른 호주영주권 유학, 호주이민을 위한 유학준비를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유학 후 이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며, 그리피스대학교 및 호주 국립대학교 들이 직접 박람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학교관계자를 통해 입학여부확인 및 장학금 신청 여부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코엑스 호주유학박람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등록을 하게 되면 당일 상담 후 수속하는 사람들에게는 호주 항공권, 호주어학연수 장학혜택, 입학금면제와 더불어 호주에 도착해서도 호주유학원 본사를 통해 현지에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4월 초에 개최되는 제24회 코엑스호주유학박람회에 대한 참가신청 및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코엑스 호주유학박람회’를 검색하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차고시 폐지… 현대·기아차 신입사원 ‘수시 공채’로 뽑는다

    본사 아닌 현업부문서 공고·채용 진행 4차 산업시대 맞는 인재 제때 확보 노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연 2회 실시하던 대규모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없애고 수시 공채로 전환한다. 직무와 상관없는 이른바 ‘스펙’(학력, 학점, 토익 등) 대신 직무에 꼭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그때 그때 뽑겠다는 얘기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정기 공채’에서 ‘상시 공채’로 바꾸고, 채용 주체도 본사 인사 부문에서 각 현업 부문으로 전환해 직무 중심으로 선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연간 두 차례 고정된 시기에 공채로 뽑는 기존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환경에 맞는 인재를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존 정기 공채는 향후 필요한 인력 규모를 사전에 예상해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는 경영환경 변화로 현재 상황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반면 상시 공채는 부문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선발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직무와 상관없는 스펙을 쌓는 대신 본인이 하고 싶은 일과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하며 연중 상시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용 주체도 본사 인사 부문에서 해당 현업 부문이 주도하는 직무중심 선발로 바뀐다. 현업 부문이 특정 직무의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 공고에서부터 전형, 선발 등 모든 채용 과정을 직접 진행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시 채용 공고는 각각 별도의 채용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인력 채용 외에도 조직변경과 인력관리 등도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실행하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바꾸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가운데 수시 공채로 전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우수 인재를 찾기 위해 정기 공채 제도가 외국처럼 상시 채용으로 점차 변화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른바 ‘현차고시’(현대기아차 신입사원 공개 채용 신조어)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취업 준비생들은 “공채를 준비했는데 갑자기 채용 방식이 바뀌어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직무 중심 상시 채용으로 원하는 분야에 들어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기회”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재계 순위 2위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만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해 4대 그룹 전체 채용 규모의 4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In&Out]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송경택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In&Out]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송경택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민국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은 1966년 6월 설립됐다. 몇 차례의 시설 확충을 통해 국내 유일의 종합 트레이닝센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유구한 역사를 온전히 품고 있는 태릉선수촌은 2009년 스페인 세계유산대회에서 지정된 조선왕릉 중 하나로 등재됐다. 유네스코의 묘역 복원 등의 권고를 정부가 수용하게 되면서 국내 체육계와의 견해 차이가 발생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 및 활용 방안이 묘연한 상황이다.이제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 진천선수촌 설립으로 대부분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 요람인 태릉선수촌은 그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온전히 국가대표로 선발돼야만 입촌할 수 있었고, 사용할 수 있었던 많은 시설들을 생활체육과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해 그 활용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오늘날 스포츠는 과거 엘리트 체육을 중심으로 한 정책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 스포츠 시대로 발전하면서 아마추어 스포츠와 생활체육의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및 연구는 물론 지도자 양성과정 역시 비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하며, 체계적 지원을 위한 연구로서 아마추어 스포츠 및 생활체육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스포츠를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태릉선수촌에 마련되어 있는 연구원 및 시설 등을 적극 활용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지도자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것 또한 유용한 활용 가치가 있다. 우리는 산업사회에서 창조사회, 경쟁사회에서 상생사회로 진화하는 현재에 살고 있다. 시민이나 동호인들의 레저 및 체육활동을 통해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태릉선수촌의 시설 및 주변환경은 이를 대체할 또 다른 인프라스트럭처를 조성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일관되고,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적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엘리트와 아마추어 간의 간격을 줄여나가는 것이 우리나라 체육정책이 펼쳐나가야 할 방향이라 사료된다. 스포츠 강국으로 진입하고자 성적지상주의로 점철됐던 대한민국 스포츠는 이제 변화해야 한다. 잘못된 체육정책으로 인해 여러 부조리가 발생하고 정작 그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가되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 대한체육회 역시 공공 스포츠클럽의 확충 등 여러 정책을 시행 중에 있지만, 우리 실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태릉선수촌을 유지하고 지속 운영하는 것에서부터 그 첫걸음을 내디뎠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성인 교육 시장 지속적 확대 전망…주 52시간 근로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 여파

    성인 교육 시장 지속적 확대 전망…주 52시간 근로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 여파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하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여가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면서 마냥 휴식을 취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에 변화가 생기면서 그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길 원하는 사람들이 확대일로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기계발을 원하는 성인들을 위한 관련 교육업계의 성장세가 향후 가속화될 전망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익힘으로써 제2의 인생을 실현하고 노후와 이직에 대비한 내적·외적 스펙을 쌓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년 취업준비생과 임신 및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경력단절이 됐다가 재취업을 원하는 이들 또한 성인 교육 시장에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변화를 보여주듯 실제 한 교육업체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성인 회원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취업 사이트에서 미혼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2/3가량이 자기계발을 할 시간이 생겼다고 응답해 관련 수요 증가를 예상케 한다. 100세 시대를 맞은 것도 성인교육 시장의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100세를 사는 입장에서는 퇴직 후 노후 준비와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보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청소년지도사, 보육교사, 평생교육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해 재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복지사가 성인 교육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역시 100세 시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노년층, 소외층 증가에 따라 일자리 확대가 예상되는 사회복지사로 눈을 돌리는 젊은이들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예전에는 40대나 50대가 사회복지사에 도전하는 경우가 흔했다면 요즘은 20대들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자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공무원을 준비하던 취업 준비생들이 사회복지사로 진로를 변경하는 일이 적지 않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고졸 이상이면 누구나 취득이 가능한 데다 평생교육원 같은 온라인 교육기관에서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회복지사 등의 자격증을 알아볼 때 가장 많이 선택하는 교육기관 중 하나는 평생교육원이다. 그중에서도 배움사이버평생교육원은 최초로 교육부 평가인정을 받은 학점은행제 원격기관으로써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업계 최고 수준의 강의 수(102과목)를 보유하고 있다. 배움사이버평생교육원 박준걸 팀장은 “저녁 시간에 자기계발을 원하는 직장인들의 상담 요청이 늘었다”면서 “온라인 강의로 학점을 이수하여 쉽고 빠르게 사회복지직, 교육직 관련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가수 40년, 성공을 ‘나눔’으로 이어가다. 해밀학교 김인순(가수 인순이) 이사장

    가수 40년, 성공을 ‘나눔’으로 이어가다. 해밀학교 김인순(가수 인순이) 이사장

    가난, 못 배움 그리고 다름. “인순이란 이름으로 살아오는 동안 이 세 가지는 저와 늘 함께 했습니다” 올해로 가수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라이브 여황, 가수 인순이. 그녀는 젊은 시절을 무대 위에서 성장했고 무대를 통해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오롯이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살아 있는 음악전설’로 국내 가요계의 거물이자 상징이 됐다. 정상에 서 있어도 살아오면서 느꼈던 아픔의 잔상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가난했기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노래를 부를 수 있었고, 남들보다 못 배웠기 때문에 사람들을 통해 끊임없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졌기에 실력만으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배움터 해밀학교 김인순 이사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 나가고 있는 ‘가수 인순이’가 그 주인공이다. 해밀학교는 순우리말로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란 뜻이다. 그녀는 “어릴 적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그러잖아요, 비록 젊어서 하는 고생이 힘들지만 그 후엔 분명 해가 찬란하게 비췰 날이 있다”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학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많이 알려진대로 아프리카계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아래에서 태어난 그녀 역시 다문화가정에서 자랐다. 학창시절엔 혼혈이라는 이유로 놀림과 차별을 받았기에 누구보다 다문화가정의 교육과 문제점 등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성 혼돈과 부모에 대한 원망 등으로 힘든 사춘기 시절을 겪었다”는 그녀의 말 속엔 성장하면서 가슴에 담아 둔, 남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많은 아픔들을 함축하고 있다. 그녀는 음악활동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이 언제 였는지를 묻자 주저하지 않고 ‘아이를 갖게 된 때’라고 말한다. 한 인간이자 여자로서 출산과 양육의 놀라움을 경험하자 오직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느꼈던 온 우주의 모든 것들이 이젠 자신이 낳은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걸 직접 체험하고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의 변화 또한 해밀학교 설립의 밑바탕이 됐다.해밀학교는 중학교 과정의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학교다. 학비가 없고 학생들은 학교 내 생활관에서 생활한다. 2013년 4월 11일 홍천군 명동리에 설립됐고 지난해 23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교실, 강당, 식당 등 지상 2층 규모로 신축했다. 현재 9개국 38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반교과 과정은 물론 악기, 예술 등 특성화교과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가수 인순이는 ‘친구여’, ‘거위의 꿈’ 등 자신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노래로 엄청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자신의 성공을 통해 지금까지 받아온 사랑을 다시 나누고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가슴 한 켠에 늘 빚으로 남아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러한 생각들은 조금 더 구체적이 됐다. 어렵고 힘없는 노인들을 자신의 품에서 보내드리고 싶은 맘에 양로원도 생각했고,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맘에 고아원도 생각했다. 그러다 다문화 이야기가 한창 화두였던 2010년, 라디오에서 다문화 청소년들의 고등학교 진학률이 28%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아. 이게 내가 해야 할 일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학교 설립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자기 사업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거다’라는 비아냥으로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러한 오해들에 대해 일일이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결과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학교 설립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서 자신의 진심이 보여진다면 그것이 최고의 설명이 될 거다”라는 믿음으로 참고 견뎠다. 학교 운영을 위한 후원금 모금 관련 질문을 하자 “웃지 못할 사연이 많았다”며 웃었다.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노래 한 곡 더 부르는 일도 있었고 개런티를 뚝뚝 깎는 분들도 많이 대했다. 성공한 가수로서 최고의 대접만을 받아오다 후원을 받기 위해 밑바닥으로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도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40년 동안 지켜왔던 여가수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받을 때 많이 힘들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개런티를 말도 안 되게 깎으려는 사람들에겐 “죄송하지만 전 그런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돈 받지 않고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당당하게 나갔다. 이유는 하나였다. 자신이 화려하고 멋있어야만 됐고, 그래야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롤모델로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께서 십시일반으로 1만 원, 2만 원씩 계속 후원해 주실 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한 맘이 든다“고 했다. 해밀학교는 지난해 11월 27일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정식 대안학교 인가를 받았다. 그동안 졸업을 해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해왔기 때문에 그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드디어 올해 3월 1일에 3학급 정원 60명 규모로 정식 개교했다. 5년 전 6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학교가 어엿한 중등학교로 거듭난 것이다. 그녀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끌어안고 펄쩍 뛸 정도로 기뻤다”고 당시의 기쁨을 회상했다.규모가 커짐에 따라 책임감도 무거워졌다. 교육청으로부터 학력인가를 받기 위한 시설을 갖추다보니 일정한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야만 했고 자연스럽게 건축비 마련에 어려움도 따랐다. 하지만 일정 시설을 갖추는 과정에서 ‘가수 인순이 이름 덕에 교육청에서 적당히 넘어가줬다’라는 말을 듣기 싫었다. 결국 교육청 요구사항을 97%까지 충족시키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이 또한 ‘기적’이었다. 학교를 운영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들도 많이 나타났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제3회 과학 3색 콘서트’를 개최하며 학교에 대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직접 이 학교를 방문해 토크콘서트까지 진행해 기쁨은 배가 됐다. 또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땐 해밀학교 아이들과 아이들이 직접 초대한 장애인 청소년들과 함께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 가슴 벅찬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을 묻는 질문에 “통틀어서 가장 큰 소망은 나라에서 재정을 지원받는 학교가 되는 것”이라며 “재정적인 지원 등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여러 선생님들과 더 많은 걸 배우고 접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인터뷰를 마칠 즈음 가장 자신있는 목소리로 “제 인생도 기적이지만, 이 학교는 지금까지 기적으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기적이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의 아픈 기억들이 이 학교와 아이들로 인해 깨끗이 치유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원문의:(070)4837-2239 사단법인 인순이와 좋은 사람들 글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원영이 눈물도 못 닦았는데…학대 사망 36명 ‘최대’

    원영이 눈물도 못 닦았는데…학대 사망 36명 ‘최대’

    가해자 72% 친부모…계부 2.1%·계모 1.9% 극소수 지난해 아동 36명이 학대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다. 지난해 2월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사망한 신원영(당시 7세)군 사례처럼 부모의 폭력과 방임 때문에 사망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17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2016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36명이 학대로 숨져 2001년 공식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2001년부터 16년 동안 모두 178명의 아동이 학대로 목숨을 잃었다. 수사기관이 접수한 사망사례 가운데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실제 학대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신체 학대로 죽는 아동이 크게 늘었다. 사망아동의 학대유형 중 ‘신체학대’ 비율은 2011년 15.4%에서 2015년 52.6%로 높아졌고 지난해도 32.0%였다. ‘방임’은 2015년 15.8%에서 지난해 22.0%로 높아졌다. 여러 학대유형이 결합한 ‘중복학대’도 2015년 31.6%에서 지난해 44.0%로 늘었다. 학대 행위자는 여성 비율이 66.0%로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부모의 학대에 의한 사망이 86.0%였고, 72.0%는 가해자가 ‘친부모’였다. 만 2세 이하 아동이 46%로 사망자 상당수는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영·유아였다. 전문가들은 친부모의 신체학대로 사망하는 아동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구조적 문제를 거론했다. 이미정 한국보육학회장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대부분 보육기관에 양육을 맡기다 보니 아이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 적고 인내심도 부족해지면서 신체폭력으로 이어진다”며 “주변에 양육을 도와줄 사람도 없다 보니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고 폭력이라는 잘못된 결과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양극화로 한쪽에선 과잉보호, 다른 쪽은 먹고살기도 힘들어 아이를 위해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방임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지난해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신고 2만 5878건 중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된 사례는 1만 8700건으로 전년(1만 1715건)보다 59.6%나 늘었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여전히 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 비율은 낮아 지난해 32.0%에 그쳤다. 학대 가해자도 친부모(76.1%)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계부(2.1%), 계모(1.9%)의 학대 사례는 극소수였다. 학대유형은 중복학대(48.0%), 정서학대(19.2%), 방임(15.6%), 신체학대(14.5%) 등의 순이었다. 성학대는 2.6%였다.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재학대 비율은 8.5%로 집계됐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장기 결석 등으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가정에 읍면동복지센터 공무원이 방문해 직접 확인하는 ‘위기 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직원 응급수술… 의사 만난 상사 “언제 출근할 수 있죠?”

    [단독] 직원 응급수술… 의사 만난 상사 “언제 출근할 수 있죠?”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6>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 먹듯 하는 근무 형태, 상사 말에는 좀처럼 ‘노’(No)라고 하지 않는 조직 문화,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술 마시며 단결력을 과시하는 회식, 대통령 경호만큼 칼 같은 의전…. 수평적 조직 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에 입사하면 마주치는 기괴한 풍경이다. 미국인인 프랭크 에이렌스(54) 전 현대자동차 상무와 프랑스인인 에리크 쉬르데주(61) 전 LG전자 프랑스 법인장(상무)은 한국 대표 기업에서 고위직으로 일하며 조직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2017 대한민국 과로리포트’ 6회에서는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인에 대한 존경심과 연민이 동시에 커졌다”는 두 외국인을 이메일로 인터뷰해 직접 목격한 국내 기업의 격무 문화에 대해 들었다. 두 외국인의 경험담 중에 우리가 몰랐던 사실은 없다. 다만 너무 익숙해져 상황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잊어버린 게 문제다.“술 드십니까?”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인 에이렌스가 현대차 입사 면접 때 받은 질문이다. 면접관은 그에게 “팀원들이 술을 권하는 방식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에이렌스는 “맥주는 좋아하고, 팀원들이 존경을 표할 방법은 술 말고도 많다”며 웃어넘겼다고 한다. 입사 뒤 그가 맞닥뜨린 상황은 예상과는 달랐다. 일단 맥주는 술이 아니었다. 잠자는 구강세포를 깨우기 위한 에피타이저였다. 한국 직원들은 “이건 술이 아니라 혼”이라며 폭탄주를 마시고, 또 마셨다. 한국인은 술을 참 좋아하는 민족이라 생각했다. 오해였다. 언젠가 한국인 동료 한 명이 귓속말로 말했다. “저도 술 안 좋아해요. 안 마시면 출세에 지장이 있으니까 마시는 거예요.”2010년 10월부터 3년여 동안 현대차 양재동 본사에서 한국인 동료들과 지낸 경험담을 책(‘현대자동차 푸상무 이야기’)으로 내기도 한 그는 6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건 역시 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엔 이해됐지만 처음엔 왜 그렇게 술을 마셔대는지 충격이었고 안타까웠다”고 고백했다. 토요일 오전 직원들이 함께 등산 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농담인 줄 알았다. 예전에 일했던 신문사였다면 직원들의 트위터에 온갖 불만과 조롱이 넘쳐났을 일이다. 그런데 한국 직원 중 공식으로 항의하는 이는 없었다. 에이렌스는 “등산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꼭 필요한 행사라면 왜 근무시간에 가지 않는가”라고 물으며 회사에 반항 해 봤지만 소용 없었다. 그는 “일사분란하게 집단체조한 뒤 업무하듯 공격적으로 정상을 향했다”며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 이게 한국이구나!’LG 전자를 떠난 지 4년 된 쉬르데주의 머릿속에도 한국 직원들의 강렬한 인상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하루 14시간 일하고 쉬는 시간이라고는 밥 먹는 시간뿐이며, 하루 종일 책상머리에 앉아 있어 유선전화를 놀라운 정도로 빨리 받는 사람들. 그의 부하 직원들은 주말 출근을 당연시하며 삶을 직장에 모두 바쳤다. 한번은 직원이 쓰러져 급성궤양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실을 찾아온 한국인 상사가 의사에게 건넨 말에 경악했다고 한다. “그럼 언제 다시 복귀할 수 있나”였다. 에이렌스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산업화한 역사가 한국을 경쟁사회로 만들어 놓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눈부신 성장을 거둔 한국이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쉬르데주는 “한국 노동자가 창의성이 떨어지는 건 매일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직에 헌신적이고 업무 실행력이 뛰어나지만 의전 등 비생산적 업무 압박이 심해 업무 주도성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 직원들은 보통 바람직한 업무 처리 방향을 알았다. 하지만 사장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일처리하려 할 때 이를 설득하는 데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효율을 강조하는 한국기업에서 비효율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에이렌스도 한국 직장인이 지나칠 정도로 상사의 ‘심기 경호’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유교 문화에서 이유를 찾았다. 그는 “예컨대 월차를 쓰겠다고 할 때 상사가 “좋다”고 답해도 한국인들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상사의 얼굴 표정, 목소리 톤, 상사와의 관계, 상사의 개인 사정 등을 눈치로 따져 본 뒤 사실은 “안 돼”라고 표정으로 말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고 말했다. 특히 상사가 떠날 때까지 퇴근하지 말라는 훈련을 받은 듯 누구도 먼저 일어서지 않는 점은 이해할 수 없었다. 쉬르데주는 LG전자에서의 경험을 엮어 쓴 책 ‘한국인은 미쳤다’에서 한국인의 DNA에는 ‘군인정신’이 새겨져 있고 이 덕에 재벌이 성장할 수 있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쳐야 할 문화라고 평가했다. “직원들에게 특정 프로젝트를 무작정 지시하는 대신 기획 단계부터 직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게 쉬르데주의 조언이다. 한국 노동자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적극적 참여를 막는 기업 문화 탓이라고 했다. 에이렌스는 “조직 문화의 한계 속에서도 분투하는 한국 직장인들이 멋지다”고 치켜세웠다. 교육 수준이 높고 똑똑하며 열심히 일하는 데다 좋은 아이디어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필요 이상으로 길게 일하는 문화 탓에 많은 직장인이 좌절하고 있지만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서 차차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기획팀 dream@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직접 설명드리고,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오늘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려보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삶을 뒤흔들었던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정확히 20년 전입니다. 그것은 어느 날 불쑥 날아든 해고통지였고, 가장의 실직이었으며, 구조조정과 실업의 공포였습니다.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가해진 충격이 아니었습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경제적 충격만이 아니었습니다. 심리적·정서적 충격이 국민의 삶 전체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건실해졌습니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 되었습니다. 금융과 기업의 수익성도 크게 나아졌습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들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국가부도사태를 맞았던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힘이 컸습니다. 국민들은 대대적인 금모으기 운동으로 국가경제를 살리고, 기업을 살렸습니다.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세월을 견디고 버텨 위기를 극복해냈고, 국가경제는 더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국민들의 삶을 바꾸어버렸습니다. 저성장과 실업이 구조화되었고, 중산층이라는 자부심이 사라졌습니다. 송두리째 흔들린 삶의 기반을 복구하는 것은 오로지 개인의 능력과 책임에 맡겨졌습니다. 작은 정부가 선(善)이라는 고정관념 속에서 국민 개개인은 자신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했습니다. 과로는 실직의 공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나의 실패를 내 자식이 다시 겪지 않도록 자녀교육과 입시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선배 세대들의 좌절은 청년들로 하여금 전문직이나 공공부문 같은 안정적인 직장을 열망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무한경쟁사회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은 상식과 원칙이 아니더라는 생각도 커져갔습니다. 한번 실패하면 재기할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구조에서 양보와 타협, 연대와 배려는 특별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외환 위기가 바꾸어놓은 사회경제구조는 이렇듯 국민의 삶을 무너뜨렸습니다. 세월호 광장과 촛불집회는 지난 세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한꺼번에 드러낸 공론의 장이었습니다. 국민들은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부정부패와 단호히 결별하고,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개인의 힘만으로는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었습니다.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선언이었습니다. 촛불혁명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의 미래를 밝힌 이정표였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라다운 나라를 찾아나서는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다 민주적인 나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국민이 요구한 새 정부의 책무입니다. 저는 이 책무를 다하는 것을 저의 사명으로 여깁니다. 저는 다른 욕심이 없습니다. 제가 이 책무를 절반이라도 해낼 수 있다면 저의 시대적 소명을 다한 것으로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감히 바라건대 국회도, 나아가서는 우리 정치 모두가 적어도 이 책무만큼은 공동의 책무로 여겨주실 것을 간절히 바랍니다. 국민은 누구나 자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합니다. 성실하게 하루 8시간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도록 정책을 혁신해야 합니다. 아프면 돈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자신의 꿈과 재능을 펼칠 기회를 부당하게 빼앗기지 않도록 잘못된 관행을 청산해야 합니다. 저와 정부는 지난 6개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나라답게, 정의롭게 혁신하기 위한 국가혁신의 기반을 마련해 왔습니다. 경제를 새롭게 하겠습니다. 경제가 성장해도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양극화가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의 삶에도, 국가에도 미래가 있습니다. 새 정부가 표방하는 ‘사람중심 경제’는 결코 수사가 아닙니다. 바로 이런 절박한 현실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사람중심 경제’는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재벌대기업 중심 경제는 빠르게 우리를 빈곤으로부터 일으켜 세웠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놀라운 경제발전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정체된 성장과 고단한 국민의 삶이 증명하듯이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사람중심 경제’는 우리 자신과 우리 후대들을 위한 담대한 변화입니다. 저는 바로 지금이 변화의 적기라고 믿습니다. 20년 전 우리는 국가부도를 막고 외채를 상환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스스로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또한 변화의 기대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려는 방향에 세계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 IMF,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다보스 포럼에서도 양극화 해소와 포용적 성장 그리고 사람중심 경제가 화두였습니다. 유엔총회도 ‘사람을 중심으로(Focusing on people)’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저는 세계가 고민하는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에 대해 우리가 선구적으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국민들과 함께 ‘사람중심 경제’를 이뤄내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것은 물론, 세계경제에도 희망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중심 경제’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입니다. 일자리와 늘어난 가계소득이 내수를 이끌어 성장하는 경제입니다. 혁신창업과 새로운 산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경제입니다. 모든 사람, 모든 기업이 공정한 기회와 규칙 속에서 경쟁하는 경제입니다. 저는 이것을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개의 축으로 말씀드려 왔습니다. 혁신적 도전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우리 경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고, 사람중심 경제를 힘차게 추진하겠습니다. 경제와 사회가 따로일 수 없습니다. 경제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불공정과 특권의 구조를 바꾸겠습니다. 국민 누구라도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도록, 국민 누구라도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바꿔나가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적폐청산입니다.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은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선결과제입니다. 국정원(국가정보원)은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국정원이 국내정치와 절연하고 해외와 대북 정보에만 전념하도록 개혁하겠습니다. 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검찰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검찰의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이 하늘처럼 무겁습니다.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러한 국민들의 여망을 반영한 것입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인 저와 제 주변부터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될 것입니다. 법안이 조속히 논의되고 법제화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권력이 국민의 기회를 빼앗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최근 드러난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우리 청년들이 무엇 때문에 절망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공공기관이 기회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구조적인 채용비리 관행을 반드시 혁파하겠습니다. 공공기관의 전반적 채용비리 실태를 철저히 규명하여 부정행위자는 물론 청탁자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갖추겠습니다. 정부는 국가기관과 공공부문, 더 나아가 사회전반의 부정과 부패, 불공정이 국민의 삶을 억압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갈 것입니다. 더 이상 반칙과 특권이 용인되지 않는 나라로 정의롭게 혁신하겠습니다. 그 일에 국회가 함께 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한반도는 우리 국민이 살고 있고 살아갈 삶의 공간입니다. 안전해야 합니다. 평화로워야 합니다. 이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책무이기도 합니다. 새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안보환경에서 출범했습니다. 정부는 당면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출범 이래로 지금까지 확고하고도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한반도 문제에 임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첫째, 한반도 평화정착입니다. 우리가 이루려는 것은 한반도 평화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됩니다.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사전 동의 없는 군사적 행동은 있을 수 없습니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입니다.  남북이 공동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따라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용납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도 핵을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입니다. 셋째,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입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식민과 분단처럼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우리 운명이 결정된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넷째,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입니다. 제재와 압박은 북한을 바른 선택과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입니다. 우리 정부의 원칙에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도 인식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확보해야겠습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국제사회와도 적극 공조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상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과 헌법 앞에 선서한 대로 국민을 보호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습니다. 북핵문제 앞에서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따로일 수 없습니다.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초당적인 협조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사람중심 경제’를 본격 추진하고, 민생과 튼튼한 안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18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은 429조원입니다. 올해보다 7.1% 증가한 수준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편성한 예산입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정건전성 유지에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불요불급한 예산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11조5천억원의 지출을 줄였습니다. 5조5천억원의 추가 세수가 확보되도록 세법개정안도 제출했습니다. 국가채무는 GDP 대비 39.6%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은 ‘일자리’, ‘가계소득 증대’, ‘혁신성장’, ‘국민안전과 안보’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먼저 일자리 예산을 대폭 증액했습니다. 올해보다 2조 1천억원 증가한 19조 2000억원입니다. 우리 국민들, 특히 청년들에게 가장 절실한 예산입니다. 요즘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데, 고용상황이 개선된다면 우리 경제는 더욱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입니다. 공공부문이 고용창출을 선도하고, 국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찰, 집배원, 근로감독관 등 민생현장 공무원 3만 명을 늘리고,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1만 2000개 만들겠습니다. 민간부문에서도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한명 분 임금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추가채용 제도를 내년에 2만 명으로 늘리겠습니다. 고용을 늘린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했습니다.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했습니다. 예산안이 통과되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은 1인당 전환지원금과 세제지원이 대폭 늘어납니다. 임금을 인상한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도 2배 확대됩니다. 둘째,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예산을 대폭 증액했습니다. 가계의 기초소득을 늘리고, 생계비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소비나 저축에 여력이 생기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서민층의 소득증대는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를 인상해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현실화하겠습니다. 저소득층 청년들이 활용하도록 청년희망키움통장 제도를 신설했습니다. 가계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이고 국가 책임을 높였습니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을 4대 중증질환에서 모든 질환으로 확대하고, 치매안심센터와 요양시설 등 치매국가책임제 시설을 확충하도록 했습니다. 5세 이하 아동의 아동수당을 도입하여 내년 7월부터 월 10만원씩 지원하겠습니다. 아이들 양육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노인 빈곤율은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기초연금을 월 25만원으로 인상하고 지급대상을 확대하겠습니다. 어르신 일자리 지원 대상을 51만 4000명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장애인연금을 기초연금과 함께 25만원으로 인상하고, 장애인 일자리도 1만 6000명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지원도 확대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고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일자리 안정자금을 2조 9704억원 편성했습니다. 1인 영세자영업자에게는 2년간 고용보험료 30%를 지원합니다. 국가유공자 예우는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참전수당과 무공수당을 월 8만원씩 인상했습니다. 참전수당은 월 22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참전유공자 의료비 감면율도 60%에서 90%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지금까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독립유공자 후손들께는 최대 46만 8000원까지 생활비를 지원할 것입니다.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법 개정도 추진합니다. 초고소득자의 소득세율과 과표 2000억원 이상 초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를 통해, 서민·중산층,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자와 대기업이 세금을 좀 더 부담하고, 그만큼 더 존경받는 세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4차 산업혁명과 벤처창업으로 새로운 성장기반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혁신성장 예산을 중점 반영했습니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총 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습니다. 특히, 중소기업간 공동연구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 공장 지원 등 지능정보화에 착수하겠습니다. 성장동력을 찾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혁신창업에 특히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했습니다. 추경을 통해 8천억원을 추가 출자한 중소기업지원펀드에 이어서 내년에는 투융자 복합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재도전 성공패키지 지원대상을 늘리겠습니다. 사내창업프로그램 지원을 새로 도입하고, 민관합동 창업지원, 사회적기업 창업지원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창업으로 연결시키는 핵심기반으로 한국형 창작활동공간을 75곳 설치하겠습니다. 젊은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지역의 혁신도시를 대단지 혁신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넷째,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환경・안전・안보분야 예산을 확대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이며, 나라다운 나라의 출발점입니다. 국민들의 염려가 큰 미세먼지 등 환경 개선을 위해 노후경유차와 화물차 조기폐차를 늘리고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에 대해 국가도 책임을 함께 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이 피해구제를 받는 데 차질이 없도록 가습기 특별구제 계정에 정부가 100억 원을 신규 출연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유사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살생물제 안전관리 예산 183억도 반영하였습니다. 먹거리 안전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농수산물 안전성 조사를 확대하여 안전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되풀이되는 가축질병에 조기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확대했습니다. 재해와 재난에 대한 국민의 염려를 덜어드리겠습니다. 연례적 가뭄에 대비한 저수지간 수계연계사업을 실시하겠습니다. 버스와 화물차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첨단안전장치 장착을 지원하겠습니다. 국방예산은 자주국방능력을 갖춘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인 6.9%를 증액하였습니다. 특히, 방위력 개선 예산을 10.5%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겠습니다. 아울러, 병사 봉급을 병장기준 월 21만 6000원에서 40만 6000원으로 대폭 인상하여 사병 복지와 사기를 높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국가가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국민은 희망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려울 때 국가가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이유입니다. 한 사람의 국민이 대한민국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국방예산, 안전예산, 일자리예산, 아동수당, 창업예산 등이 씨줄 날줄로 엮여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예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정부의 정책방향이며,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이번 예산은 당면한 우리 경제・사회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입니다. 이번 예산편성에서 또 한 가지 의미 있는 부분은 ‘국민참여예산제’의 시범적 도입입니다. 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사업들입니다. 500억원의 범위 안에서 여성안심 임대주택 지원사업 356억원, 재택 원격근무 인프라 지원 20억원 등 6개 사업이 편성되었습니다. 앞으로 재정정보 공개를 더욱 확대하고 국민참여예산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예산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번 예산사업에는 지난 선거에서 야당이 함께 제안한 공통 공약사업도 많습니다. 청년대책, 비정규직 문제,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 확대,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입니다.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국정과제와 지난 대선의 공통공약, 안보 문제에 대해서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특별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국민들에게 성실하게 대답해야 합니다. 나라답고 정의로운 국가를 돌려드리겠다고 대답해야 합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그동안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져야 했던 국민들께 이제는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나서야 합니다.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의 운영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개헌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일입니다. 변화한 시대에 맞게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해야 합니다.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개헌은 내용에 있어서도, 과정에 있어서도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어야 합니다. 국민주권을 보장하고 정치를 개혁하는 개헌이어야 합니다. 저는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기를 놓친다면 국민들이 개헌에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에서 일정을 헤아려 개헌을 논의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개헌과 함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제도의 개편도 여야 합의로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으로 새로운 국가의 틀이 완성되길 기대하며 정부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지난 10월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시민참여단은 반대 의견을 경청하고 배려하며 통합과 상생의 힘을 보여주셨습니다.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참으로 우리 국민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정치의 변화를 주도해 왔습니다. 지금도 국민들은 정치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내 삶을 바꾸는 정치를 요구하며 스스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이 국민의 의지를 받들어 실천할 때입니다. 우리 정치가 뒤처지지 않고 협력하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합니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은 국가적 과제입니다. 오늘은 그리스에서 출발한 성화가 도착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한반도의 평화를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국회와 의원님들께서 관심을 갖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상식과 정의가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나라, 양보와 타협,연대와 배려가 미덕이 되는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위해 국회가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의 희망이 반드시 국회에서 피어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1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 홈쇼핑 치과보험, 상담만 받아도 선물을 준다?

    홈쇼핑 치과보험, 상담만 받아도 선물을 준다?

    “상담만 받아도 선물을 드립니다.” 자본주의사회와 무한경쟁은 커플처럼 따라다니는 개념이다. 무한경쟁사회는 순기능만큼이나 도처에 위험부담이 숨어 있다. 사람이 숫자(주민등록번호)로 정리되는 시대에 우리의 개인정보가 얼마나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지, 한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지난달 3일 치과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TV홈쇼핑에 출연한 한 쇼호스트는 “상담만 받아도 선물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타임찬스’라는 문구와 그의 열정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전화번호만 남기면 선물을 준다는 말이 사실인지, 방송을 보던 기자가 직접 전화번호를 남겨봤다. 그로부터 3일이 지난 7월 6일, 보험회사 텔레마케터(이하 상담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상담원은 기자의 생년월일을 물은 뒤 보험 상품 설명을 시작했다. 설명이 마무리될 때쯤, 상담원은 이름과 운전 여부 등을 묻고, “청약을 하겠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자동 가입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갑작스러운 청약 제안에 당황한 기자는 “좀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날 통화는 15분여 동안 이뤄졌고, 선물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첫 번째 상담 후, 4일이 지났다. 7월 10일 같은 상담원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고민을 해 봤냐”며 가입을 독촉했다. 상담원 설명대로라면 기자는 당장에라도 가입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다 된다는 지니의 요술램프 같은 상품에 100% 신뢰를 보낼 수 없었다. 결국 보험 가입을 하지 않은 상태로 두 번째 통화를 마무리하기 직전, 기자는 진짜 궁금한 이야기를 꺼냈다. “상담만 받아도 준다는 그 선물은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이 같은 물음에 상담원은 “(선물 받을) 조건이 되면 메시지가 갈 것”이라며 스마트폰용 메신저를 이용하지 않는 기자를 배려해 유선상으로 주소를 받아 적었다. 그리고 상담원은 조건이 있음을 통보했다. “고객님이 불러주신 연락처는 사은품 배송을 위해 1년까지 보관하겠습니다. 동의 거부 시 사은품 배송이 어렵습니다. 동의하시죠?”라고 말이다. 사은품 배송을 위해 1년까지 개인정보를 보관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기자는 일단 “예”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8월 12일, 40일 만에 정말 선물이 도착했다. TV홈쇼핑에서 상담만 받아도 선물을 준다는 광고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선물은 조건 없이 준다는 게 아니었다. 이는 ‘내 정보를 팔아넘겨야 한다’는 묵음으로 처리된 분명한 또 다른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 더,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상담원의 냉소적인 응대와 비루해지는 스스로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홈쇼핑, 텔레마케터, 온라인 등을 통해 다종다양한 보험을 접하고 가입할 수 있는 시대다. 그만큼 피해사례도 많다. 담당자가 과장해서 설명하거나 불리한 사실을 설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우습지만 ‘상담만 받아도 준다’는 선물을 못 받는 일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2014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TV홈쇼핑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후 피해구제를 신청한 건수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65건에 이른다고 한다.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보험 가입 시 계약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거나 불리한 사실 미설명’, ‘보험 가입은 쉽게 승인하고 보험금 지급 시 가입 조건이 되지 않음을 이유로 지급 거절’, ‘보험 상담만 받아도 사은품을 준다고 했으나 주지 않은 경우’ 등이었다. 이에 대해 메트라이프 카리스지점 오혜경 부지점장은 “보험가입 시,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사은품에 초점을 맞춘 광고에 현혹돼 보험 상품을 충동 구매하는 경우, 민원으로 이어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부지점장은 “보험은 대부분 장기간 유지하면서 보장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상품에 현혹되기보다는 나에게 꼭 필요한지, 보장금액이 얼마인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사은품은 금감원에서 제한하는 3만원을 넘을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현대사회는 경쟁사보다 눈에 띄려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과장 광고가 어느새 마케팅의 필수요소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럴수록 소비자들은 더욱 현명해져야만 한다. ‘공짜’와 ‘무료’ 등과 같은 달콤한 표현에 혹해 소중한 개인정보를 ‘팔아’ 넘기는 덫에 걸리지 않도록, 거래를 앞둔 사안에 대해 잠시나마 의문을 갖는 게 습관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폭주는 내 돈 들인 비싼 취미” 3040 직장인의 무서운 일탈

    “폭주는 내 돈 들인 비싼 취미” 3040 직장인의 무서운 일탈

    경쟁사회 승부욕·과시욕에 범죄 인식없이 스릴만 추구경찰의 대대적인 집중단속에도 불구하고 ‘도로의 폭탄’으로 불리는 폭주족들이 도무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대, 20대가 중심이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이 폭주 대열의 선봉에 섰다. 전문가들은 직장의 과도한 스트레스에다 경쟁사회에서 체화된 승부욕과 과시욕, 위험이나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강렬한 경험을 추구하려는 잘못된 심리가 이들의 폭주를 재촉하는 ‘엔진’이라고 해석했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2월 7일부터 5월 14일까지 폭주족들을 단속, 모두 15건을 적발하고 287명을 검거했다. 지난해 집중단속(4월 15일∼7월 14일)에서 7건·152명이 검거된 것을 감안하면 검거 건수는 2배 이상으로, 검거자는 88.8% 증가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에서 시속 300㎞로 달린 폭주 동호회 회원 1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페라리 458, 페라리 캘리포니아, 포드 머스탱 등을 몰았다. 앞서 15일에는 분당∼수서 간 자동차전용도로에서 고가의 오토바이를 타던 동호회 회원 2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 폭주족은 사라지고 최근에는 의사, 기업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값비싼 외제차로 폭주하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집중단속을 하지만 ‘내 차(오토바이)로 내가 즐기는데 왜 불법이냐’는 인식이 워낙 강해 근절이 힘들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 제150조 제1호(공동위험행위)에 따르면 폭주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경찰은 주도자나 주요 가담자의 차량을 압수하는 강수까지 동원했지만 폭주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김재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의사나 법조인, 연예인 등과 같이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일탈을 통해 일종의 스릴을 느끼는 ‘센세이셔널 시킹’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불법 도박과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경쟁 사회의 압박감을 잘못된 방식으로 풀어낸다는 의미다. 한 경찰은 “속도보다 자기과시를 위해 폭주를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며 “폭주를 위해 단기간만 수입 명차를 빌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합법적인 서킷에서 레이싱을 즐길 수 있지만 폭주족들은 불법 도로 레이싱을 고집한다. 폭주를 경험했다는 한 직장인은 “100만~200만원이면 1박 2일로 서킷을 이용할 수 있으나 정작 봐주는 사람이 없지 않으냐”며 “스피드를 겨루는 스포츠가 아니라 내 차와 운전실력을 뽐내면서 만족감을 얻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폭주족들이 폭주 자체를 범죄가 아닌 값비싼 취미생활 정도로 여긴다는 점이다. 폭주 중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받기 위해 일반 운행 사고인 것으로 위장하는 보험사기도 발생한다. 경찰의 단속마저 신경 쓰지 않는 경향도 있다. 한 폭주족은 “경찰에 잡혀 언론에 나는 폭주건은 빙산의 일각이고, 요령껏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적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폭주 범죄 근절을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폭주가 타인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력한 단속과 함께 폭주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안전교육, 심리 치료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주한 일본대사 지낸 무토, 혐한 서적 출판

    주한 일본대사 지낸 무토, 혐한 서적 출판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혐한 서적을 낸다.29일 일본 고쿠출판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출판되는 이 책에서 무토 전 대사는 “북한 위기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내가 과거 만났을 때 그(문재인 대통령)는 북한 문제만 머리에 있었다”고 밝혔다. 무토 전 대사는 또 “경제정책을 잘 모르는 포퓰리스트인 그(문 대통령)는 선심성 정책으로 지지를 얻으려 하겠지만 실패할 것이며, 그다음 노골적인 반일 정책을 주장할 것”이라면서 “그때 일본은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토 전 대사는 “미·일의 틈새로 부는 바람이 한국을 더 궁지(고립)로 몰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한 주간지에 이번 책과 같은 제목의 기고를 내고 “대학 입학, 취업난, 노후 불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을 거론하며 “한국은 가혹한 경쟁사회로,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2010년 8월부터 2년 2개월간 주한 일본대사로 재임했던 무토 전 대사는 한국에서 모두 12년을 근무한 한국통이다. 2013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도 받았다. 그는 재임 기간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아 일본으로 일시 귀국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늦은 임신도 힘든데…‘조산’에 우는 엄마들

    [메디컬 인사이드] 늦은 임신도 힘든데…‘조산’에 우는 엄마들

    조기진통 환자 매년 18%씩 증가영아 사망 60%가 조산과 연관규칙적 진통·분비물땐 위험 징후과도한 체중 증가·우울증 주의를 여성에게 만혼(晩婚)은 더이상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다 어렵게 취업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주택 가격을 보면 결혼할 엄두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독박육아에다 가사까지 도맡고, 심지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경력이 단절되는 사례를 보면서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은 2006년 27.8세에서 지난해 30.1세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기진통’ 진료 인원은 2010년 1만 8000명에서 2014년 3만 2000명으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분만 여성이 45만 5000명에서 41만 9000명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증가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분만 여성 1000명당 조기진통 환자는 해마다 18.4%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산율 하락했지만 조산 비율은 늘어 조기진통은 임신 37주 이내에 분만진통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정상적인 임신 기간인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37주도 되기 전에 아이를 낳는 ‘조산’(早産)과 관련돼 있습니다. 만혼은 조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2113시간의 근로시간과 경쟁사회의 업무 스트레스는 조산 위험을 높입니다. 고령임신과 직장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이른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조산예방치료센터장은 “초혼 연령 상승, 고령 산모 증가, 체외 수정술 증가로 조산이 늘고 있다”며 “출산율은 하락했지만 조산 비율은 2000년 3.8%에서 2012년 6.3%로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산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신생아 사망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전체 영아 사망자의 60% 이상이 조산과 관련돼 있다고 합니다. 위험에 미리 대비할 수는 없을까. 조산은 구체적으로 진통 없이 양막이 터지는 ‘양막파수’와 진통 없이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고 얇아져서 열리는 ‘자궁경관무력증’, 융모막염 등으로 인한 조기진통 등 3가지 증상의 영향이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위험 징후를 느낀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김 센터장은 “규칙적이면서 강도가 세지는 진통과 질 분비물 증가, 양수처럼 맑은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 출혈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성신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진통은 20분 동안 4번, 또는 1시간 동안 8번 이상 자궁수축이 동반될 정도로 강하게 나타난다”며 “간혹 요통이나 골반이 내려앉는 느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예방에는 산전 검사가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초음파 검사’가 중요합니다. 질과 자궁을 연결하는 ‘자궁경부’는 임신 중에 단단하게 닫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 초음파로 모양을 살피는 것입니다. 김 센터장은 “임신 20주부터 초음파로 자궁경부의 길이를 쟀을 때 길이가 2.5㎝ 미만으로 짧거나 자궁경부 입구 모양이 U자 형태로 벌어지면 조산 위험도가 높다고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조산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면 즉시 예방적 치료를 시작합니다. 조산이 만성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 센터장은 “6번이나 아이를 잃고 다시 임신 22주에 조기진통으로 아이를 잃어 의료진들을 안타깝게 한 사례도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요즘은 자궁경부 길이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은데 예방적 치료 성공률도 높아졌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자궁경부 길이가 짧으면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프로제스테론’을 근육주사나 질정 형태로 처방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기진통이 있다고 모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심 교수는 “수액치료를 받으며 안정하면 30%는 저절로 진통이 사라지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조산 위험이 있는 산모 중 임신 34주가 넘으면 분만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임신 24~34주라면 ‘자궁수축억제제’ 투약과 태아 폐 성숙에 도움이 되는 ‘스테로이드’ 치료로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심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괴사성 장염, 뇌실(뇌 내부공간) 출혈과 전반적인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추는 약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산 위험이 높은 데다 이미 여러 번 조산을 경험한 산모라면 이른바 ‘맥도날드 수술’이라고 부르는 ‘자궁경부 봉합술’을 시행합니다. 자궁입구가 열리지 않도록 동여매는 수술인데, 예후가 좋은 환자들은 90%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기도 합니다. ●안정 취하면 진통 30%는 자연 치유 너무 마르거나 뚱뚱한 산모는 조산 위험이 높습니다. 그래서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19.8~26 수준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임신 전과 비교해 체중은 11~16㎏만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시간 업무나 가사, 육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고혈압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김 센터장은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검진으로 대비하면서 예방적 치료를 받는 것이 조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요 에세이] 정치로부터 공무원을 자유롭게 하라/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수요 에세이] 정치로부터 공무원을 자유롭게 하라/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탄핵에 따른 대통령 파면이라는 일이 발생했다. 공무원 ‘복지부동’, ‘눈치 보기’, ‘일 안 하기’가 살아남는 법이라는 이야기에 또 불을 지피고 있다. 주요 현안은 자의든 타의든 다음 정부의 과제로 미룬 모양새다. 차기 정권이 불명확하니 어떤 액션도 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무책임을 탓하거나 핑계로 치부할 게 아니다. 실제로 역대 정부 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 3213명의 지역·전공·성별 분석 결과(2017.2.22 국가 리더십포럼 논문)에 따르면 역대 정부 가운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빼고 호남 출신이 인사에서 홀대를 받았고 영남 출신은 이승만·김대중 정부를 빼곤 우대받았다고 한다. 정권에 따라 ‘내 입맛’에 맞는 사람을 우대하고 그렇지 않으면 배제된다는 ‘공무원 줄 세우기’가 실재라는 얘기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니 ‘정치 공무원’이 생긴다. 능력을 인정받을 게 아니라 줄 서서 고위직에 올라가는 게 낫다는 것이다. 극히 일부의 행태가 나랏일을 한다는 긍지로 일하는 대부분 공무원의 힘을 뺀다. 이제 정치로부터 공무원을 자유롭게 하자. 공무원의 존재 이유는 헌법 제7조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 ①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 ②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 국민 일부가 아닌 국민을 보고 일하라는 것이고,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적 가치임을 뜻한다. 공무원은 공공성의 주체이고 실행자라는 소명의식을 가리킨다.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와 국가 수호를 위해 존재하며 변하지 않는 공무원의 역할은 곧 헌법적 가치다. 이런 가치를 지킬 수 있게 하는 생태계와 풍토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하려면 공무원 또한 스스로 물어야 한다. 나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있는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는가, 다른 직업과 다른 가치를 가졌다고 자각하는가를. 공무원을 신나게 일하고 명예롭게 하자. 5년이 아닌 국가 백년대계를 논하게 하자. 국민은 어떤 공무원을 바랄까. 값싸고 좋은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 심리가 공적 서비스에 퍼진 지 오래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나와 공공을 위해 일하는 직업이자 국민 개개인이 사용자 입장임을 뜻한다. 그래서 공무원이란 직업에 특별히 헌법적 가치를 부여해 국민에 대한 봉사와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다. 그런데 공무원의 정권에 따른 부침이 예측 가능한 수준을 넘었다. 공무원이 정권을 넘어 국가를 보고 일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공무원 인사권 논의를 시작할 때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조직개편보다 국가의 미래를 본 인사가 중요하다. 공무원 인사권을 국민에게 물어보고 하자. 지도자들은 공무원 줄 세우기를 하지 말자.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의 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 공무원의 역할은 국가발전 추진체이며 공무원의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이다. 미래의 국민 입장에서 보자. 국가 운영은 오늘의 문제를 떠나 내일의 국가를 만드는 역할 또한 있다. 유권자인 국민만 국민이 아니며, 어리거나 태어날 후손도 국민이다. 이들에게도 지도자는 입장을 고려하고 생각할 의무를 짊어졌다. 국가의 장기적 발전, 장기적 재정, 장기적인 인재전략 같은 부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진정한 서비스를 원한다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천명한 헌법 제1조 2항대로라면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을 약속하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민간기업에선 능력주의 인사가 추세다. 오직 고객과 세계적 경쟁회사만 바라본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국가가 산업화 초기 수준의 인사 시스템으로 운영돼야 하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내 편, 네 편이 아닌 국가대표 선수 수준의 사람을 뽑는 인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졸면 한방에 훅 가는’ 초경쟁사회를 맞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도자의 인사관뿐 아니라 정부의 인사전문가와 ‘국가인사원’ 같은 기구를 국제적인 수준을 목표로 정립해야 한다. 새 인사 시스템이 국가발전 시발점이다.
  • “한국인으로 안 태어나 다행” 전 주한 일본대사 칼럼 ‘논란’

    “한국인으로 안 태어나 다행” 전 주한 일본대사 칼럼 ‘논란’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일본 유명 주간지에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칼럼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무토 전 대사는 지난 14일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 전 주한 대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무토 전 대사는 칼럼을 통해 “한국은 대학 입학전쟁과 취업 경쟁, 노후 불안, 결혼난과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혹독한 경쟁사회”라며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남성이 억압받는 사회”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외교부 합격자의 70% 이상이 여성이었다”며 “일반적으로 필기시험의 성적을 보면 여성이 좋은데, 이는 남성에게 부과되는 징병제가 원인”이라고 했다. 남성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병사로 2년을 보낼 동안 여성은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외에도 “한국 노인들은 자녀 교육에 지나치게 투자해 노후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서 “한국에서 경쟁하고, 성공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태어난 것에 행복함을 느낀다”고 했다. 해당 기사는 일본 유명 포털 사이트 잡지 기사 항목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 4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무토 전 대사는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한국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외국인)로 2010년 9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주한 일본대사를 역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죄수의 고민에 얽힌 오해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죄수의 고민에 얽힌 오해

    초유의 일이 일어나는 혼란기에 서로를 불신하는 등장인물까지. 이런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죄수의 딜레마’ 비유가 등장한다. 얼마 전 어느 경제학자 칼럼이 죄수의 딜레마를 언급하며 서로 못 믿는 불신 사회를 개탄한 것도 비슷하다. 협력을 통해 공동체의 이익을 늘일 수 있다는 게임이론 개념인 ‘죄수의 고민’을 엉뚱하게 신뢰의 문제에 적용한 몰이해다. ‘모두가 패자’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오류까지 똑같다. 게임이론은 애초에는 수학자들에 의해 연구됐다. 지금은 경제학이나 사회학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다수 배출했다. 경쟁사회의 특징인 제로섬 사회는 하나가 많이 가지면 다른 이는 덜 가질 수밖에 없는 사회다. 베이징대의 진징이 교수는 남북한의 대립 과정도 제로섬 게임으로 설명한다. 이 틀로 접근할 수 없는 비제로섬 사회 개념의 대표적인 예가 죄수의 딜레마 문제다. 유럽연합(EU)이 좋은 예다.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도 혼란스러웠지만, 처음 EU가 만들어질 때도 첩첩산중이었다. 통화 주권까지 포기해야 하니(일부 예외는 있지만), 거시경제정책의 주요 도구를 잃고 경제 종속을 우려하는 반발과 갈등이야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각자도생하다가는 보호무역주의와 군비 경쟁의 심화로 다 망하는 공포 시나리오에 직면한다. 각자의 이익을 조금 내려놓으면 유럽 전체의 이익이 올라가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 누군가가 배신하고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르는 국제 관계 속성 때문에 망설인다. 결국 유럽연합이라는 강력한 기구를 만들어서 배신을 응징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유일한 논리적 대안이 되고, 이는 실제로 구현됐다. 그러니 EU는 게임이론의 산물이려나.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국제사회도 또 다른 예다. 타국이 핵무기를 늘리면 자기도 늘려야 하지만, 상호 협력해서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면 세계로는 이익이다. 노동자와 사용자를 구성원으로 한 사회도 각자의 이익만 극대화하면 사회 전체는 잃는 게 더 큰 대표적인 비제로섬 사회다. 제로섬 사회에서는 구성원이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해도 얻는 자와 잃는 자가 있어서 사회 전체의 이익은 같다. 하지만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는 구성원의 협력 때문에 사회 전체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애초의 문제 설명은 죄수 두 명이 격리 심문 중에 제안을 받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자백하고 공범이 자백하지 않으면, 자신은 풀려나고 공범은 10년형을 선고받는다. 반대의 경우는 거꾸로다. 모두 자백하면 정상 참작으로 각각 5년형씩 받는다. 아무도 자백하지 않으면 증거가 없으니 다른 잡범 혐의로 각각 6개월형이다. 고민에 빠진다. 무조건 자백하면 풀려나거나 5년형이니 최악 10년은 면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두 죄인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사회를 생각한다면 다른 얘기가 된다. 협력해서 버티면 사회 전체의 총형량은 1년에 불과하다. 각자도생하면 사회 전체의 형량이 10년이다. 개인 이익을 조금 손해 보는 게 사회 전체의 이익을 늘리는 상황이다. 모든 것을 경쟁 논리로 보고 제로섬 사회의 시각으로 접근하면 사회 구성원의 반목이 심화하고 사회 전체의 이익은 감소한다는 것을 게임이론은 명쾌히 설명한다. 경쟁보다 협력이 이익이라는 죄수의 고민 개념을 엉뚱하게 불신 사회를 얘기할 때 적용하는 건 오해다. 감옥에 갇힌 죄수로 설명하지 말고 ‘유럽 국가의 딜레마’라고 부르면 나아지려나.
  • [열린세상] 원한사회/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열린세상] 원한사회/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국민대통합위원회는 2016년 ‘한국형 사회갈등 실태진단 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이 ‘경쟁사회’에서 ‘원한사회’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경제적 격차를 극복하기 어렵고, 사회관계에서도 늘 ‘을’의 입장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란다. 실은 우리 사회의 갑을(甲乙) 논쟁은 줄곧 큰 이슈였다. 게다가 지금은 한 걸음 더 나가 ‘사회관계’에서의 갑을이란 지위뿐 아니라, ‘출생신분’에서도 을의 삶이 고착됐음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금수저 흙수저’ 논쟁이 무척 뜨겁다. 사실 갑과 을로 인식되는 사회 현실이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아주 비인격적이다. 무엇을 매개로 한 갑을이든 인간을 조종할 수 있는 권력 앞엔 약한 인격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외려 선진국 문턱에 다다랐다는 지금 이 시점 대한민국이 ‘원한’이 쌓인 ‘지옥’으로 불리는 건 무슨 연유인가. 극심한 가난을 극복해야 했던 과거보다 분노, 증오, 원한이 이 나라 도처에 넘쳐나는 게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헬조선’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어 버린 건 단지 상대적 박탈감 때문만은 아닐 거다. 혹여 옳고 그름의 기준이 무너졌기 때문은 아닐까. 금세기는 소위 자연법으로 불리던 불변의 가치들이 흔들리면서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관이 서로 극심하게 충돌했다. 무릇 사람은 모든 일의 기준을 ‘자신’으로 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 앞에 마주 서 있다. 비단 정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젠 희망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두려움이 깊은 무력감을 안겨 주고, 국민의 행복 체감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나는 이 부정적인 기류를 떨쳐 낼 무언가 새로운 제안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대한민국에 ‘원한사회’를 불러왔다는 갑을 구도부터 타파할 순 없는가. 우리는 언제부턴지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누가 갑인지 누가 을인지 탐색부터 시작한다. 우리 모두 갑과 을을 넘나드는 피곤한 일상에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사실 이 나라는 품앗이를 하는 상호부조 전통이 유구했던 민족이다. ‘상부상조’라는 말이 늘 귀에 익었던 국민이다. 물론 최근엔 한국인들이 어려울 때 기댈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예 한국인들이 정이 많다는 건 옛말이란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갖은 고난과 지독한 가난을 같이 부여잡고 같이 이겨내 온 굳건한 공동체다. 유독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각별한 민족이다. 옆집 숟가락 숫자도 세던 우리 아니던가. 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붙잡아야겠다. 우리 모두 원한을 품고 불행하게 죽어 갈 순 없지 않은가. 과연 진정한 행복을 위해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하자. 정의사회 구현과 엄정한 법질서 이런 말만 되풀이하진 말자. 가십과 손가락질, 비난과 정죄도 이젠 지치고 피곤하다. 폭발적인 분노가 대안을 주진 않는다. 차라리 역발상이 좋다. 갑을 구도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거다. 세상이 ‘파워’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도움’을 매개로 움직이는 거 말이다. 바로 ‘나’로부터 ‘타인’으로의 시프트다. 갑을의 권력 관계 대신 ‘돕는 자, 도움이 필요한 자’로 세상을 바라보는 거다. 세상의 갑이 강한 자가 아니라, ‘돕는 자’가 강한 자다. 세상의 갑이 높은 자가 아니라, ‘돕는 자’가 높은 자다. 신도 인간의 헬퍼 아니신가. 바로 이것이 ‘원한사회’의 대안이면 좋겠다. 사실 우리는 끊임없이 남을 돕고, 끊임없이 남의 도움을 받는 존재다. 을의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수많은 이들은 사실 남을 돕고 남을 섬기는 사람들이다. 갑의 삶을 걷어차 버리고, ‘돕는 자’의 삶을 선택한다면 분명히 세상이 바뀌지 않겠는가. 조금 살아 보니 결국 남을 위해 사는 것이 남는 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 바로 지금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 ‘박애’의 네 기둥이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굳게 뿌리박혀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때인 줄 누가 알겠는가. 늘 그렇듯이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도덕적 수범’으로 국민 은혜에 보답하라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도덕적 수범’으로 국민 은혜에 보답하라

    선진국은 어째서 선진국인가. 선진국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모두들 앞선 경제를 생각한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잘살아야 한다. 국민소득이 낮고도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 하지만 경제 이전의 것이 있다. 경제는 선진국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 필요·충분조건이 넓게는 그 나라의 상층, 좁게는 그 나라 고위직층에 대한 국민의 존경이다. 그 조건이 선진경제의 바탕이고 선진사회의 동력이다. 고위직층에 대한 존경은 어디서 오는가. 고위직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바로 ‘도덕과 희생’에서 온다. 무엇이 도덕적 행동이며 무엇이 희생적 행동인가는 그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다 안다. 먼저 그들이 왜 도덕적 행동을 해야 하는지, 도덕 윤리에 벗어난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지,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다. 누구나 다 그들의 행동을 보고 누구나 다 그들의 잘잘못을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孔子)는 이를 견일월지식(見日月之食)이라 해서 누구나 일식 월식을 보듯이, 윗사람의 잘잘못은 누구나 세세히 본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의 잘못은 그 집안, 친척, 이웃이나 알고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윗사람들의 잘못은 신문이나 방송이 없던 옛날에도 다 잘 알았다. 윗사람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은 돈이 많고 권력이 세고 지위가 높다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도덕적 수범(垂範)이 되는가에서 나온다. 수범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왜 그들에게 도덕적 수범이 그렇게 중요한가, 위층 - 특혜받는 사람들의 수범이 사회통제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받지 못하는 그 특혜까지 받는 사람들이 도덕적 행동을 하지 못하면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규제하는 규범이 무너지고, 법치가 깨지고, 마침내 사회 질서가 무너져 범죄율이 격증하기 때문이다. 사회 안전을 더는 지탱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알기 쉽게는, 그들이 도덕적 실행과 법집행의 주축인데, 주축이 바로 서지 못하면 집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사회 없이 위층 - 고위직층에 대한 존경은 그 사회 ‘존속과 유지’의 필요 불가결한 요소가 된다. 특히 다른 어떤 사회보다 우리 사회가 그러하다. 우리 사회는 다른 어느 사회보다 평등 지향적이고, 그래서 다른 어느 사회보다 지난 회에 말했듯이 상대적 박탈감이 유달리 높은 사회다. 그렇다면 고위직층의 도덕적 수범과 사회적 존경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고질적인 사회문제들을 풀어내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과제가 된다. 절체절명은 몸도 목숨도 다한 지극히 절박한 상태를 이른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절체절명의 위기나 다름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를 타결하는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 바로 고위직층의 도덕적 행동과 거기서 나오는 국민들의 존경심이다. 국민들의 존경심은 고위직층의 도덕적 행동 못지않게 그들의 희생적 행동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리 고위직층의 반응이며 의식은 아주 부정적이다. 도대체 국가가 나에게 무슨 ‘특별한 혜택’을 주었다고 나에게 더 많은 희생을 강요하는가이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오늘날 나의 이 높은 지위는 나의 치열한 노력과 피와 땀과 눈물의 대가다. 그것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고, 다른 어떤 인맥을 통해 얻은 것도 아니다. 오직 나 스스로 키우고 연마한 경쟁력을 통해 획득한 것이다. 그것이 어찌 국가나 사회가 나에게 베푼 은혜라고 말하느냐. 설혹 부모로부터 금수저를 받아 현재의 내 지위에 올랐다 하자. 우리 사회의 그 ‘지독한’ 경쟁력, 신상 털기식의 남에 대한 ‘지독한’ 공격력, 그리고 여기저기서 쏘아대는 그 ‘지독한’ 사회적 지탄과 폄하, 그것을 이겨내고 버텨내서 이 자리를 계속 지탱할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도대체 몇 사람이나 되겠는가. 설혹 있다 해도, 있는 그 사람도 사흘은 고사하고 하루 한 시간도 길다 하고 떠나고 말 것이다. 그토록 우리 사회는 격렬한 경쟁사회이고 격렬한 공격사회이다. 그 경쟁의 격렬성 때문에 끊임없이 불공정 불공평의 시비가 붙고, 그 공격성 때문에 지나치도록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위를 지탱해 가야 하는 사회다. 그럼에도 높은 지위만큼 더 많은 희생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 자리에 올라보지 못한 사람들의 습성화된 시비에 불과할 뿐이다.” 문제는 이런 사고와 주장이 지금 우리 사회 고위직층의 공통된 생각이고 태도며 심리라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과 사고는 ‘반만의 진리’(half truth)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리고 반드시 주목해야 할 것은 ‘맞는 반’(half)이 아니라 ‘틀린 반’(half)이다. 스스로 인정하듯이 높은 자리는 공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피와 땀과 노력과 눈물을 쏟아붓고 거기에 능력도 남달라야 한다. 우리 사회에 유행하는 말, ‘줄을 잘 서야한다’ ‘인맥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도 마지막 지위에서 일부 해당하는 말이고, 그 마지막에 이르기 전의 높은 지위들은 모두 그들 능력과 경쟁력에 의해서다. 예외가 있어도 역시 예외일 뿐이다. 그렇다면 ‘틀린 반’에 주목해 보라. 높은 지위에 오르는 사람들의 지위획득 과정은 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는 데서 시작된다. 학교 시험, 대기업 입사시험 여러 국가고시가 그것이다. 우선 명문대학 시험에 어떤 학생이 합격하는가. 물론 성적이 좋은 학생이 합격한다. 몇 점 차이로 합격하는가. 커트라인에서 대개 1점에서 5점 사이가 고작이다. 특별히 점수가 높은 학생은 그야말로 특별한 극소수 학생이고, 절대 다수는 그 미미한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 이는 대기업 입사시험, 기타 국가고시 모두 마찬가지다. 커트라인을 기준해서 보면 합격 불합격의 실력은 거기서 거기다. 그런데 그는 떨어지고 나는 합격했다. 얼마든지 그도 합격할 실력을 가졌음에도 떨어졌다. 그러면 내 합격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가 실력이 나아서 혹은 월등해서 합격했는가. 만일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만(傲慢)이다. 그는 결코 도덕적 행동, 희생적 행동을 할 수가 없다. 내 합격은 그들의 희생(犧牲) 위에서 된 것이다. 그들 또한 충분히 합격할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행히 떨어졌다. 그것은 분명 불운(不運)이다. 그들의 불운이 가져다준 그 ‘희생’ 때문에 내가 대신 합격한 것이다. 이는 대기업 입사 시험이든 행정고시, 사법고시든 다 마찬가지다. 실력이 비슷비슷한 그 누군가가 떨어지는 그 불운의 희생 위에서 나의 합격이 있었고, 합격 후 승진 과정에서도 똑같은 ‘희생’이 되풀이되면서, 나의 오늘 이 지위가 있는 것이다. 이는 대학에서 교수를 채용할 때도 똑같은 경험을 한다. 명문대 학위는 물론 우수한 학술논문과 저서까지 낸 인재들이, 그야말로 인재들이 거의 언제나 10대1의 경쟁을 벌인다. 그 가운데 누구를 뽑느냐가 교수사회의 고민이고 고심이다. 모두가 우수한, 그러나 모두 ‘비슷비슷한’ 우수함이다. 특별히 이 사람이다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선정 후 뒷말이 무성한 것도 교수사회다. 그렇다 해도 그 비슷비슷한 우수함 중에서 어느 한 사람은 뽑아야 하고 그렇게 뽑힌 교수는 뽑히지 못한 비슷비슷한 다른 인재의 희생 위에서 교수라는 오늘의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처럼 ‘희생’이라는 불운을 맞지 않고 오늘의 이 자리에 오른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더 이를 것도 없이 내 대신 희생해 준 그들에게 ‘보답’(報答)해야 한다. 은혜를 입었으면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 그 은혜는 ‘사적’(私的)인 은혜가 아니라 ‘공적’(公的)인 은혜다. 나라에서 받은 은혜며 국민이 베풀어 준 은혜다. 나 대신 희생자가 되어준 내가 모르는 그 불특정(不特定) 다수가 나에게 준 특별한 은혜다. 그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그들 몫까지 내가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내 가슴에 내 어깨에 그들 몫까지 짊어지고 가는 것이다. 비록 그들이 다른 곳에 그들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해도. 그것이 희생정신이며 희생적 행동이다. 그러나 그렇게 뽑아준 교수는 학문은커녕 정치권 넘보기 바쁘고, 그렇게 올라선 고위직자는 오로지 내 몫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다. 책임은 뒷전이고 권한만 누리려 한다. 그래서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그래서 선진국의 길도 아득하기만 한 것이다. 연세대 명예교수
  • [자치광장] 공정한 경쟁 공정한 사회/김성환 노원구청장

    [자치광장] 공정한 경쟁 공정한 사회/김성환 노원구청장

    워킹푸어.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빈곤층을 뜻하는 말이다. 자본주의 논리대로라면 일한 만큼 대가가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는 상류층을 제외하면 최저임금으로 하루하루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서민의 고단한 삶을 잘 반영하는 것이 자살과 출산 통계다.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한마디로 지금이 가장 불행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얘기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시장논리 중심의 경제 정책 탓에 나온 소득 양극화가 원인이다. 또한 불공정한 경쟁과 복지 시스템 부재 등 잘못된 제도와 관행도 한몫하고 있다. 견디다 못해 죽음으로 내몰리는 빈곤층, 항상 신분이 불안한 비정규직 등 부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기업 활동은 공정한 경쟁이 돼야 한다. 많은 대기업이 국민에게 비난을 받는다. 회사 이익을 위한 실적 지상주의 경영으로 하도급 업체에 납품가 인하를 강요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각종 불공정 행위를 하는 탓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은 현금이 넘쳐나는데 하도급 업체는 자금난에 시달린다. 진정한 낙수 효과를 위해 이익은 공유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기업은 상시 고용을 해야 하지만 인건비 부담과 노조 문제를 피하고자 손쉬운 사내하청과 파견근로라는 편법을 쓴다. 이는 고스란히 노동의 질 악화와 근로 소득 저하로 이어진다. 국내 2000대 기업의 한 해 매출액이 800조원에서 1700조원으로 커지는 동안 일자리는 겨우 2~3% 증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은 우리 경제에 독이다. 마지막으로 패자부활이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한다. 경쟁사회에서 탈락자는 나오게 마련이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의 복지예산 비율은 7% 수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20%에 크게 못 미친다. 안정적인 복지체계는 지속적인 국가 발전에 필수 조건이다. 북유럽 국가들이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높은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경쟁에서 탈락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정의로운 사회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사회다. 사회 전반에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정당한 노력이 보상받고 기본이 지켜지는 공정사회를 만들려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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