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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서로를 인정하는 부부

    지난해 합의이혼은 13만여 건이고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건수는 4만3,0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하루에 10쌍이 결혼하면 한 쌍이 이혼을 위해 법정을 찾은 셈이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또 과거와 달리 이혼소송을 당하는 경우는 남편이62%에 달한다니 무기력해지는 현대 남성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이혼율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여성들의 경제력 향상에 있다.과거에 여성 불임이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이던 시절과 비교하면 사회가 너무나 변하였음을 실감할 수있다. 농업사회에서는 가정이 곧 직장이었다.가족이 함께 일하면서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생활의 보람을 찾았다.그러기에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근대화와 함께 많은 남자들이 ‘입신출세’를 위해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면서 직장과 가정이 공간적으로 분리되었다.부부간에는 임금 노동자인 ‘샐러리맨’과 가사노동자인 ‘전업주부’라는 남녀간의 역할 분담이 생겼다.전업주부인 여성이 소득의 분배까지 맡으면서 남편들은 아들과 마찬가지로용돈을 타쓰는 형편이 되었다.옛날에 시어머니로부터 호된 시집살이를 하고 곳간 열쇄를 넘겨받으며 주부권을계승하던 시절과는 급격한 변화이다. 요즘은 여성의 능력이 남자와 동등하게 인정받게 되었으며맞벌이 부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여성이 가사일 뿐 아니라 경제력 일부를 담당하며 출산 자녀 수도 정하는 실정이다보니 경제력만 남아있는 남편으로선 위치가 흔들리는 게 당연할지 모른다.가부장제도의 전통 속에서 아버지의 권위를보아온 기성세대의 남자들은 여성파워에 당황하고 있다. 이제 남성들이 가정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왔다.가장들이 ‘일벌레’란 소리를 들으며 가정을 희생하고사회발전에 기여하던 시대는 가버리고 만 것이다.주부들도남편들이 사생활과 가정을 포기하고 살벌한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노력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부부가 서로의 위치를 인정하고 함께 대화의 시간을 많이 공유해야 할 ‘때’가 왔다.남자들이여,가정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사회,교육 모든 문제가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평범한진리를다시 한번 되새기자. 임장혁 국립민속박물관장
  • 공직 e메일/ 속도의 시대 느리게 살기

    최근 한 학술대회에서 사회과학자들이 ‘속도’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가진 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참석자들은속도가 우리 사회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분석하고 ‘느림의 미학’을 제시했다.“세상이 빠르게 발전한다고 하는데,우리는 정말 행복한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남기면서 말이다. 무한 경쟁시대에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레기네 슈나이더는 소박함이 행복지수를 높이는 대안일수 있다고 지적한다.“소박함이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고스스로 선을 긋는 능력”이며 “한계에 도달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삶과 소비에 대한 주체적 결정권을 갖는 것,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소박함의 대가는 내적인 자유,근심과 생활에 대한 불안으로부터의 해방,그리고 행복 그 자체가 될 것이라며 소박함의 가치를 설파했다. 쇼펜하우어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한없이 연민하는 마음이야말로 윤리적 행동의 가장 확실한 기반”이라고 지적한다. ‘느림’,‘소박함’,‘연민’.현기증 날 정도로 바삐 돌아가는 속도와소비의 시대에 이러한 대안이 실현 가능한가.가능하다면 방법은 무엇인가. 평생학습체제의 구현이 방안일 수 있다.폭넓은 세계관과가치관을 가진 주체적 인간,지역사회 발전에 주도적으로참여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자기주도적 학습활동을통해서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한양여대 곽삼근 교수팀에 의뢰해실시한 ‘여성의 평생교육기회 격차분석’ 결과에 따르면평생교육 참여동기가 남성은 “사회변화에 적응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32.9%),여성은 “자신의 취미생활과 교양을 쌓기 위해”(26.9%)가 가장 많았다. 반면 비참여 요인은 성별을 불문하고 “바쁘고 시간이 없어서”가 가장 많았고 “어떻게 교육받는지 방법을 모르거나 교육기관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해서”가 다음이었다. 경제개발기구(OECD)는 ‘교육정책분석 2001’에서 우리나라 35세이상 성인의 재교육률이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밝혔다.평생학습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데 갈수록 격차가벌어지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우리나라에도 좋은가정 만들기모임,학교를돕는 시민모임 등 공익적 가치와자기발전을 추구하는 학습활동이 120여개 운영되고 있다. 성인학습의 활성화를 통해 삶의 패러다임,우리사회의 문화를 바꿀 수 있다면 미래는 한층 밝고 희망적일 것이다.성인들의 자발적 참여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공부하는건강한 사회’를 기대해 본다. ■남 승 희 교육인적자원부여성교육정책담당관
  • [여성 선언] 설에 생각해보는 가족문제

    설날을 이틀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었다.다시 불어닥친 국가경제 한파로 가계마다 쪼들리는 주머니 사정과 심리적 불안감은 높아만 가는데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귀성행렬이 줄을 잇는다.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이건,가까이 모여 산 식구건 간에 모두 한자리에 모이고자 하는,귀소본능에 가까운 우리의 설 풍경이다. 어렵고 힘들수록 더 찾게 되는 가족.‘가족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지친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라는 보편적 믿음이 우리마음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음을 본다. 하지만 그 믿음만큼 현재 우리사회의 가족들이 정말 편안한 안식처인가 자문해 보면 그 답은 아닌 경우가 오히려 많다.부부와 부모-자녀간에,그리고 형제자매간에 소외와 불신이 생기고 심지어는 학대와유기현상도 자주 일어난다.평범한 가족일지라도 원활한 대화소통이이루어지지 않고 서로의 관계와 역할에서 갈등이 존재해온 지 이미오래다. 특히 경제적 위기로 대량 실업사태가 벌어지면서 이제까지 안으로만 곪던 가족의 문제도 본격적으로 표면화하기 시작했다.실직자 5명 가운데 1명꼴로 이혼·별거중이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으며,매일 994쌍이 결혼하고 323쌍은 이혼한다는 1999년 인구동태 통계 결과나,청소년의 상당수가 가출을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듯이 가정해체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급속한 사회변화에 따라 가족구조도 바뀌고 가족관계도 변화해 왔지만,달라진 가족 구조와 기능에 맞는 적절한 역할과 관계를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래서 가족 내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치유할 능력이 없으므로 생기는 현상이다. 진짜 가족의 위기는 단순한 이혼율의 증가에 있지 않고,사회는 이미엄청나게 변해가는데 권장하는 가족윤리와 가치관은 예전 전통시대의것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는 데에 있다.그러니 버림받는 노인 아닌 부모가 없고,패륜아·이기주의자가 아닌 자식이 없는 상황이다. 사회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이같은 ‘가족지체’의 예가 바로 설을비롯한 명절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명절증후군’.가족 모두가 즐겁게 보내자고 모이는 명절에 병명까지 생겨났다. 명절이나 제사때 대부분의 여성은 성차별을 가장 심하게 느끼고 스트레스도 크게 받는다.하루종일 부엌에서 음식 장만하느라,상차리느라 바쁘지만 정작 차례에는 참여하지 못하기도 하고,남자들은 집안일인데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놀고 먹기만 하는 모습.성별이나가족간 서열에 따라 분명히 위계질서가 잡히는 가부장적 명절문화부터 바뀌지 않는 한 명절에 가족불화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명절뿐만이 아니라 일상사에서 중장년층 여성들은 이미 가족이 더이상 남편이나 자식만을 위한 안식처가 아님을 알고 있고 효부·열부상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사이버공간을 자유자재로 유영하는 신세대에게 가부장적 서열과 인고의 논리는 가족내에서도 더 이상 통할 수가 없다.우리사회의 가족은 현재 전쟁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상처투성이인 우리 가족의 건강성을 회복하려면 내 가족은 어떻게변화해야 하는지 이제 진지하게 살펴보고 같이 의논하고 노력해야 한다.가족 구성원끼리 사랑 존중 평등 책임과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가족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을 키워야 한다는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구체적인 실천방법이 중요하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해부터 펼치는 건강가족을 위한 열가지약속운동을 소개하겠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자.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갖자.같이하는취미활동을 만들자.집안일을 나누어 하자.집안의 중요한 일은 함께결정하자.함께 지킬 규칙을 서로 상의하여 만들자.각자의 자기계발을격려하자. 사회봉사 활동에 함께 참여하자.우리가족의 전통을 이해하고 새롭게 만들어가자.우리가족의 날을 정하자”새해에는 가정마다 이 약속들을 실천하기를 바란다. △권수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문화스냅 2000/ 편지

    이 도시에는/편지를 쓰는 시민이 아무도 없다/전화를 두고/팩시를 두고/성가시게 편지는 무슨 편지/하지만 우체부 김씨의 우편낭은/산타클로스의 선물푸대보다 더 크다/그 속에 가득찬/안 사면 손해인 소비자의 복음/홍보용 인쇄물…(이형기 ‘우체부 김씨’)#우표값을 아시나요? 이 뜬금없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손수 편지지를 고르고,곱게 우표를 붙여,골목골목 우체통을 찾아다니는 서정이 잊힌지 오래다. 요즘 우표 한장은 170원.연애편지 쓰기에 딱 좋은 무늬 편지지는 서너장 한세트에 1,000원선.경조금 담는 용기쯤으로 전락한 흰 봉투는100장들이 한통에 2,000원이고. 빨간 우체통 앞에 서면 괜스레 가슴뛰고,하릴없이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오래전 일도 아니다.그러고보면 편지는 지난 세기의 유물 목록에 휩쓸려 어물쩍 도매금으로 넘어가버렸다. 이메일이 ‘광속’으로 오가는 이즈음.손으로 쓰는 편지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무지 촌스러운 발상일 수도 있다.그렇건만 이 가을 끝자락에서,아날로그식 수(手)작업에 새삼 향수가 쏠리는 건 왜일까. #끊임없이 편지를 사랑한 사람들 휴대폰과 이메일,인터넷이 국민적의사소통기구로 급부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편지의 좌표는 당당했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모색하는 데 펜팔이 쏠쏠한 역할을 자임한 적이있었다.어디 그뿐인가.30대만 해도 초등학생 시절에 군부대로 위문편지 한두번쯤 안띄워본 이들이 없을 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생활현장을 풍미한 ‘은유의 수사학’으로는 편지만큼 근사한 게 없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역사와 문학을 주름잡은 ‘세기의 편지’는 일일이 꼽기가 숨차다.육필 편지의 진가를논한다면,뭐니뭐니해도 연서(戀書)가 최고.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가 갖는 수사적 의미야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그 역사는,불과 두달전엔 레이건 전 미대통령 부부가 젊은시절 연애편지를 책으로 묶어내는데까지 맥을 이었을 정도다.고흐가 동생 테오에게,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등은 그대로 빛나는 문학작품이다. 여물지 않은 생각을 ‘날것’으로 쏴대는 이메일 시대였다면,이들이온전히 빛을 볼 수 있었을까.그리운 이의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는 젊은이의 마음을 슈베르트는 몰랐을 것이고,연가곡집 ‘겨울나그네’에실린 ‘우편마차’는 죽었다 깨어나도(?) 나오지 못했을 거다. #편지는 죽었을까… 현실속 인간관계가 단절될수록 사람들은 가상공간으로 마음을 뺏겨간다. 컴퓨터의 지원없는 글쓰기란 생각할 수 없는 하이퍼텍스트의 시대.사이버 공간에서의 의사소통법이 폭발적으로 세를 얻게 된 배경을 놓고어떤이들은 한국적 특수성을 들먹이기도 한다. 그들 주장은 이쯤된다.“유별나게 공동체적 삶을 중시하는 교육환경에 길들여온 국민성이경쟁사회에서 고립을 느꼈고,그 뒤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유연한 소통장소로 사이버 공간을 선택했다”틀린 말은 아니다.속도지향의 세상은 즉시즉각 소통가능한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나날이 가치를 실어주는 중이다.이메일이나 핸드폰 메시지는 체취를 담은 일종의 ‘자기확인’ 장치가 됐다는견해(김성기 ‘현대사상’주간)도 있다.액정화면에 메시지를 한꺼번에 8줄까지 띄우는 핸드폰이 인기몰이를 하는데야. #하이퍼텍스트의 시대,그래도 편지는 살아있습니다 달갑잖은 이메일을 하루에도 몇통씩 ‘휴지통’에 쓸어넣고,손가락이 안 보일 만큼날렵하게 핸드폰 단말기로 채팅 메시지를 찍어날리는 세상.이런 풍경들 속에서 육필편지가 설 자리는 사라졌다고들 믿었다. 실은 그렇긴 하다.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의 통계(3년마다)에 따르면,88년 전체 우편물 가운데 개인우편물이 차지한 비율은 31.1%.지난97년엔 25.2%로 떨어졌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막연한 예상처럼 개인서신이 급감추세는 결코 아니란 대목에 있다. 우정사업본부 우편물 통계담당 황성구 차장은 “정확한 통계는 잡을수 없지만,육필편지는 최근 오히려 늘고 있는 분위기다.글쓰기에 무작정 겁먹던 과거와 달리,온라인 글쓰기로 단련된 네티즌들이 부담없이 접근하기 때문인 것같다”고 귀띔한다. 시인 황동규씨가 그렇게 노래했던 ‘즐거운 편지’는 이제 더이상 육필 형태로만 머물러 있진 않을 태세다.모양새를 바꿔 살아남기로 했다.이름하여 ‘하이브리드(hybrid)메일’.웹상에서 작성한 메일을 우표에 소인이 찍히는 실물편지로 바꿔 보내주는 우체국 서비스가 크게인기다. 천지개벽해도 관계를 떠난 주체란 있을 수 없는 법.가을이 다 가버리기 전에,보내서 마음 들뜨고 받아서 기쁜 ‘즐거운 편지’ 한통 어떨까.서정이 담긴 종이편지라면 더 좋겠다.서두르자. 황수정기자 sjh@. *영화속 ‘편지’관객을 울리고…. 100년 영화 역사 속에서 편지는 내내 요긴한 아이템이었다.‘편지중의 편지’ 러브레터를 그대로 제목이나 주소재로 삼은 영화부터 떠오른다.이와이 순지 감독의 일본 ‘러브레터’,진가신의 할리우드 ‘러브레터’,이정국의 한국 ‘편지’.일본 ‘러브레터’가 이루지 못한애잔한 사랑으로 눈물샘을 건드렸다면,최진실과 박신양이 주연한 충무로의 ‘편지’도 그에 못잖았다.남편이 홀로될 아내를 위해 세상을뜨기전 미리 부치고간 편지의 슬픈 정조가 오래오래 기억되는 멜로. 진가신의 영화에서는 편지의 속성이 좀더 원색적으로 드러난다.연애편지 한통이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치면서 온마을이 분홍빛 연정에 ‘감염’되는,익살맞은 내러티브다. 이말고도 줄줄이다.‘병속에 담긴 편지’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절절한 편지로 달랬다.‘일 포스티노’는 칠레의 망명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이름없는 바닷가 우편배달부의 우정을 담았다. 편지가 섬뜩한 스릴러로 장르를 넓히기도 했다.두어해 전 국내 개봉된 ‘킬러가 보낸 편지’는 대표적이다. 손편지가 이메일에게 자리를 내주자 영화도 그에 주목했다.맥 라이언이 주연한 ‘유브 갓 메일’은 이메일을 주소재로 당당히 부상시켰다.일본의 ‘하루’는 이보다 훨씬 더 이메일 코드에 밀착한 경우.이메일이 내러티브의 근간을 이루기로는 한국의 ‘접속’도 빼놓을 수 없다. 고전이 돼버린 윌리엄 와일러의 ‘편지’(1940)에서부터 얼마전 국내개봉된 일본의 ‘포스트맨 블루스’나 충무로의 최근작 ‘시월애’까지.편지 생각은 간절하지만 당장 쓰기가 내키지 않는다면 영화라도한편 골라보면 어떨지. 황수정기자
  • 호피스·호피스텔·소호텔 아세요?

    소비자들의 다양해진 욕구와 건설업체의 판촉전략이 맞물리면서 부동산상품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투자용 부동산 상품에 붙여진 용어들도 대부분 영어에서 어원을 찾아 결합시킨 것들이 많다. 홈(Home),오피스(Office),호텔(Hotel) 등 이 세 단어의 결합형태가대부분으로 오피스와 호텔이 가미된 오피스텔,홈과 오피스의 결합어인 호피스,호피스에 호텔을 결합시킨 호피스텔 등이 있다. 집과 사무실의 혼합형태인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도같은 유형이다.소호의 개념에 호텔을 결합시킨 소호텔도 부동산 투자상품에 자주 쓰이는 말이다. 최근에는 홈과 오피스의 결합어인 호피스가 등장,자주 쓰여진다.이러한 현상은 500∼1,000평 규모의 주상복합이나,15∼25평 규모의 소형아파트를 계획하면서 주거공간의 개념에 오피스텔의 이미지를 도입한 것이다. 호피스의 본래의미는 경쟁사회에서 벗어나 컴퓨터와 통신장비의 도움으로 직장 일과 개인의 삶을 동시에 추구하는 장소를 의미한다.그러나 본래 취지와 다르게 국내에서 호피스의 개념은 주거형오피스텔과 비슷하고 소호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비즈니스텔과 벤처텔,미니텔이 있다.비즈니스텔과 벤처텔은 브랜드명일뿐 전형적인 오피스텔이다.그러나 미니텔은 좀 다르다. 미니텔은 대형 사무실을 소규모로 분할한 것으로 오피스텔과는 구별된다. 오피스텔은 구분소유권의 대상이고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을 확보한반면 미니텔은 구분소유가 안되고 업무공간만 독립돼 있다.대신 미니텔은 필요에 따라 공간조정이 가능하지만 오피스텔은 공간변경이 불가능하다.또한 최근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다중주택이 많이 공급되고 있다.좀 생소한 용어지만 다중주택은 기숙사를 단독주택에 옮겨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필수적인 생활공간은 단독으로 나머지 공간은 공동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오피스텔도 면적에 따라 다양하게 부른다.3평 미만인 쓰리피스텔(3ficetel),3∼7평 미만인 세븐피스텔(7ficetel),7평 이상의 와이드피스텔(wideficetel)로 나뉜다. 김성곤기자
  • [외언내언] ‘퇴직자 선발’시험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커닝 6도(道)’라는 글을 간혹 만나게 된다.“커닝(시험 부정 행위)에도 6가지 도가 있으니,첫째는 감독자의 특성과 우등생의 위치를 아는 것으로 이를‘지(智)’라 한다.”로 시작하는 내용은 어느새 읽는 사람을 슬며시 미소짓게 만든다.학창 시절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대학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100일주’‘88주’‘30주’등 특정한 날을 기념한다는 핑계로 몰려다니며 술을 마시는관습이 요 몇년새 생겨 기성세대를 걱정하게 만든다.‘커닝’이나 ‘100일주’ 말고도 시험에 얽힌 추억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사십넘은 나이에 시험보는 꿈을 꿔 쩔쩔매다 종료 벨소리에 놀라 깨어났다는 이야기도 흔히 듣는다. 우리는 경쟁사회에 살기에 노력의 성과를 확인하는 ‘시험’과 어려서부터 마주친다.요즘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자격증을 따거나 승진을 위해 시험을 치러야 하니 그것은 이제 학창시절만의 문제가 아니다.6급이하 공무원들이 승진시험을 볼 만큼 경력을쌓으면 ‘한직’을 자원해 시험준비에 몰두하는 것도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그래도‘시험’이라는 단어에 거부감만을 느끼지 않는 까닭은,그것이 성장의 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살아가면서 알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대구·부산 등지의 일부 구청에서 실시하려던 직무능력 평가시험이 대상 공무원들의 거부로 무산됐다.지방자치단체들은 환경미화원·불법주정차 단속원·운전기사 등 기능직 하위공무원들에게 필기와컴퓨터실기 시험 등을 보게 해 그 결과를 구조조정에 반영할 계획이었다.한마디로 시험성적이 나쁜 사람을 공무원 사회에서 쫓아낸다는것이어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시험이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잣대인 것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어느 직역(職役)에나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수단은 아니다.거리 청소를 하고 주정차 위반 차량을 가려내는 데 전문지식과 컴퓨터활용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그런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출·퇴근에 따른 성실도,업무 성과,동료·민원인의 평가 등 다양한 업무능력 평가방법이 있을 것이다.그런데도 굳이 시험으로 대상자를 고르겠다는 사고방식은 관료사회의 편의주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더욱이 시험이란게 입학·승진 등 개인성장을 위한 통과의례여야 하는데,‘쫓겨날 사람을 고르는 시험’이라니 이 얼마나 잔인한 발상인가.앞으로 우리는 길거리에 청소차를 세워놓고 수험서를 뒤적이는 환경미화원,동네 가게에 죽치고 앉아 공부에 열중하는 주정차단속원을 자주 만나게 될모양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눈길끄는 대학로 ‘작은연극제’ 3題

    국내 최대 연극제인 서울연극제는 곧(15일) 막을 내리지만 대학로 축제는 계속된다.베세토연극제,변방연극제,우리창작극만들기 등 제각각특색있는 ‘작은 연극제’들이 줄을 잇는다.깊어가는 가을, 낯설지만새로운 연극 한편쯤 만나보는 건 어떨까. ◆베세토연극제 한국,중국,일본이 매년 번갈아 각국 수도에서 3국의대표작을 공연하는 행사로 이번이 7회째이다.먼저 일본 극단 세이넨자의 ‘분나야,나무에서 내려오렴’이 13∼15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다.개구리 분나가 살고 있는 숲속의 냉정한 자연법칙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치열한 경쟁사회를빗대서 보여준다.이어 중국 따리안극단이 17∼19일 같은 장소에서 ‘3월의 도화수’를 공연한다.자본주의 도입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갈등을 세 젊은이의 만남과 사랑으로 형상화했다. 한국에서는 서울예술단의 ‘청산별곡’이 20∼2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고려가요 ‘청산별곡’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의 가무악으로 풀어낸 독특한 구성으로 지난 6월초연당시호평을 받았었다.그림자극,봉술,꼭두극 등 한국적 볼거리가 다채롭다.(02)756-6865◆변방연극제 합리적인 공연제작 방식을 고민하는 ‘서울 공연예술가들의 모임’이 ‘자유로운 실험정신’과 ‘완성도있는 공연’을 목표로 만든 연극제.3회째인 올해 행사는 15일부터 11월13일까지 아리랑소극장 등 대학로 일대에서 한달간 열린다.각 연출자들이 만든 공연대본을 집단토의를 거쳐 확정하고,일단 제작된 작품은 다시 워크숍공연을 통해 검증절차를 밟는 등 의욕넘치는 제작방식을 택했다. 소극장 연극의 참맛을 보여줄 12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화려한무대세트나 스케일 큰 무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연극적 상상력을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연출가 위성신의 ‘배스룸티슈’,정은경의 ‘소녀들’,박상규의 ‘말없는 이야기,줄’등이 3∼4일간씩 공연된다.(02)3673-5575◆우리 창작극 만들기 극단 작은신화(대표 최용훈)가 창작희곡 발굴을 위해 93년부터 격년제로 진행하고 있는 창작극 페스티벌.지금까지조광화 오은희 장성희 등 손꼽히는 희곡작가들이 참여했다. 기성작가뿐 아니라 작가지망생들에게도 문이 열려있다.18일부터 11월5일까지두편의 작품이 먼저 공연되고,이어 12월12∼31일 나머지 두편이 무대에 오른다. 인간과 가족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신예작가 송경순과 젊은 연출가박정의 ‘방문’,재치와 위트로 똘똘 뭉친 고선웅의 희곡을 최용훈이연출한 ‘락테러락’등이 기대를 모은다.(02)764-3380 이순녀기자 coral@
  • 수험생 자녀를 위한 독특한 교육법 2題

    대한민국 고3은 불쌍하다.입시 준비에 온통 시달린다.수험생 엄마들도 그에못지않게 바쁘다.대개는 빠듯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과외다 학원이다 열심히보낸다.자녀가 경쟁사회에서 앞서가도록 기를 쓰고 남들을 따라한다. 이같은 풍토에서 전혀 색다른 방식으로 자녀를 뒷바라지해 서울대에 입학시킨 두 엄마의 자녀교육 비법을 담은 책이 나란히 나왔다. 노덕임씨의 ‘과외 절대로 시키지 마라’(해들누리)와 이진아씨의 ‘수험생우리아이와 딱 1년만 자연주의로 살아보기’(시공사). ‘과외…’는 중졸 학력의 가난한 이혼녀가 교복마저 얻어입히고 헌책과 남들이 버린 학습참고서로 아들을 공부시킨 ‘누비옷식’ 자녀교육법이다.과외를 안시키는 대신 스스로 문제지를 만들어 풀도록 하는 정성을 쏟았고 진영이는 묵묵히 따라줬다. 노씨는 아이들의 독서에 가장 신경을 썼다.휴일이면 온가족이 시내 대형서점에 나가 하루종일 함께 책을 봤다.생활비의 절반을 책 구입비로 쓸 정도로아이들이 원하는만큼 사줬다.노씨 자신도 1주일에 3권 이상은 읽는다.책 말미에는노트정리법 등 진영이의 공부법도 실려 있다. ‘수험생…’은 환경요인 관리를 통해 자녀의 건강과 성적 두가지를 다 잡은 ‘자연주의’ 교육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이씨는 서울 근교 전원도시에 이사온 뒤부터 아이가 시름시름 앓고 성적도 떨어지는 원인을 찾아나섰다.놀러온 친구로부터 “나무는 울창한데 새소리는 들리지 않는 이상한 도시”라는 말을 듣고는 집 옆에 조경된 나무에 마구 뿌려지는 살충제에 주목했다. 환경호르몬. 입시를 6개월 앞두고 부랴부랴 관악산 기슭으로 이사하자 아이는 건강을 되찾고 성적도 올라갔다. 전자파를 비롯한 유해물질 제거와 먹거리 선별 등 친환경적인 생활방식을 강조한다.하루 8시간 수면과 요가의 생활화 등 수험생 건강수칙 20가지도 소개한다. 김주혁기자 jhkm@
  • [막오른 재벌 대혁명](5.끝)개혁의 방향

    현대 정주영(鄭周永)씨 일가의 경영일선 퇴진으로 지난 40여년간 지탱해온한국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정주영 명예회장은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하는 것이 국제 경쟁사회에서 성공하는 길”이라고 선언했다.말 그대로가 사실이라면 회사별 독립경영제로 나아갈 것이 예상되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시각도 있다. 정씨 일가가 결코 스스로 그런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그룹에 대한 소유자 경영체제가 살아날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비관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시간이문제지 결국은 독립경영제로 변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과거와는달리 시장의 투자가들이 끊임없이 현대를 주시하고 있고 그 결과가 그때그때주가에 반영돼 나타나기 때문이다. 소유자 경영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어갈 때 이상적 모형은 무엇인가. 오늘날 세계 주요국의 기업 지배구조는 크게 앵글로 색슨형의 시장중심형모형과 일본·독일의 관계중심형 모형이 대표적이다.영국과 미국의 시장중심형 모형은 개별기업별로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이 중심이 돼 있는 주주의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자가 최대한 노력하는 모형이다.잘 하는 경영자는 엄청난 규모의 소득을 보장받고 잘 못하면 언제든지 경질된다. 일본과 독일의 관계중심형 모형은 서로 관련이 있는 계열사들과 은행이 소유권을 가지는 구조다.시장의 반응보다 상호출자하고 있는 계열사간의 관계가 중시된다.만약 계열사중에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있다면 시장에서 심판을받아 퇴출되기보다는 그룹 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해 이를 보호한다.초과설비와 과잉생산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야기한다.90년대 줄곧 저성장과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지배 구조상의 결함 때문이라는 주장이나오고 있다. 총수와 그 가족이 물러난다고 했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떠한 모형을 참고해우리의 모형을 만들어야 할 것인가.필자는 당연히 시장중심형을 모델로 해야한다고 본다. 관계중심형은 이미 결함이 드러났고 일본과 독일의 경제가 지난 10년간 이 때문에 침체하고 있는 점을 상기하면 좋을 것이다.시장중심형모형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사별 독립경영제로 가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 정명예회장의 말대로 각 사가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체제로 가려면 간접상호출자를 금지하든지 그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과도기에 계열사 지분을 차별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법도 강구해볼 수 있다. 독립경영제가 된 다음에는 개별기업별로 주주총회와 이사회 그리고 경영진사이에 역할을 분담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현대적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계열을 그대로 존속하면서 사외이사제 도입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것은 무리다.사외이사가 누구를 대변하느냐도 문제이지만 사외이사의 힘만으로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다할 수 없기 때문이다.개별기업별로 형성된이사회에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외이사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은 독립기업화를 전제로 할 때 성과가 있을 것이다. 강철규 서울시립대교수 규제개혁위 공동위원장.
  • [막오른 재벌 대혁명](9)수명다한 오너체제

    재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한국 재벌의 수장격인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창업주와 2세의 퇴진은 재벌사회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재벌해체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요,흐름이다.족벌경영이 사라져야 하는 당위성과 다가올 전문경영인 시대의 과제를 짚어본다.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쏟아부은 돈은 물경 4조원이 넘었지만 프랑스 르노에 매각된 금액은 6,200억원에 불과했다.숫자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긴하지만 투자금액의 7분의1밖에 건지지 못했다. 현대와 비슷한 소유구조인 삼성 재벌의 자동차 진출은 물론 그룹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었다.손해는 국가경제나 삼성뿐만 아니라 주주들도 막대했다.‘면책특권’을 가진 ‘황제경영’이 낳은 폐단의 단적인 예다. 국내 30대 재벌의 오너와 친인척이 가진 회사 지분은 평균 5.4%.실제 의사결정은 거의 100%다.인사권과 경영권을 마음대로 하면서 회사를 좌지우지한다.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문제는 회사 지분의일부를 소유하면서 전체를 지배하는소유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물림 경영은 외국에서는 찾기 어렵다.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미국의 오늘을 있게 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포드의 경영진에는 포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다.창업주 포드의 이름은 회사명에만 남아있다.포드4세가 지분을 갖고 있지만 경영권에는 전혀 간여하지 않는다.경영간섭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일본의 대기업도 대물림을 하지 않는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임원혁(林源赫)연구위원은 “다른 나라에서는 소유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일이 예외적이나 우리는 소유자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게 특이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제3의 물결’의 저자인 앨빈 토플러박사는 “한국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재벌이 긍적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족벌경영과 선단식경영,황제경영 등으로 요약되는 재벌은 구시대에나 어울린다는 것이다.가족중심의 경영방식은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디스와 S&P같은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재벌을 ‘여전히 투명하지 못한 집단’으로 규정한다.개혁되지 않는 재벌들이 한국 경제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는다.역시 재벌의 하나인 SK의 최태원(崔泰源)회장조차도 “재벌체제는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앞으로 10∼15년 내에 자연스럽게 소멸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임에도 재벌들은 아직도 족벌경영을 버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의 재벌개혁을 C학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주영가(家)의 퇴진은 다른 재벌들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룹 체제가 각사간의 협조라는 정점을 가졌지만,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은 각기업들이 독자적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정주영 현대 명예회장)한국의 미래를위해서는 재벌들이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충고의 메시지다. 박정현기자 jhpark@. *李容根 금감위장 “夢九씨 퇴진여부 현대 내부문제”.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그룹 오너경영진 퇴진이 계기가 돼 모든 기업이 선진 경영체제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경영진 퇴진을 압박했나.=정부는 특정 경영인의 퇴진을 요구할 수도없고 개입하지도 않았다.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등 3부자 퇴진은 언제 알았나.=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이 “뭔가 있을 것 같다.기다려달라”는 얘기만 들었다.그러나 3부자 퇴진은 발표를 듣고서야 알았다.김 위원장이 오후 2시쯤 정 명예회장을 면담한 것으로 미뤄볼 때 그때쯤 3부자 동반퇴진이 결정되지 않았나 싶다. 현대그룹이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퇴진안하면 어떻게 되나.=코멘트 할 입장 아니다. 정부는 전문경영체제면 된다.3부자 퇴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전문지식과 경영식견을 갖고 있다면 되는 것 아니냐.내부합의가 있다면 그것(정회장의자동차 회장직 유지)도 괜찮은 것 아니냐.(이 발언은 자칫 특정인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이후 해명자료를 통해취소했음.)◆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는 해결되나.=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현대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재무약정을 다시 맺어야 할 것이다. ◆현대그룹은 해체되는 것인가.=해체가 뭔지 개념이 명확치 않다.현대는 그룹이라기보다 독립기업의 연합체적 성격이다.LG는 구씨, 허씨 등 계열분리가 다 돼 있지 않느냐.상호출자금지는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정부는 외형만 키우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鄭씨 3부자 퇴진 4가지 의문점에 說 분분. 지난해 6월,정부와 재계에서는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삼성이 ‘삼성차청산’을 발표한 것이다.사재는 낼 수 없다며 버티던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2조8,000억원을 내놓았다.그리고 얼마 뒤 “이헌재(당시 금융감독위원장)가 삼성에게 당했다”는 얘기가 나왔다.공교롭게도 1년뒤인 지난달 31일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요구한 것은 ‘왕회장’(鄭周永 명예회장)의 퇴진이었는데 두 아들까지 물러나겠다는 것이다.정부의 ‘KO승’이라는 시각도 있지만‘또 당했다’는 얘기도나오고 있다.‘3부자 퇴진’ 발표에 따르고 있는 네가지 의문점을 풀어본다. ◆강요된 선택인가,의도된 시나리오인가=정부는 3부자 퇴진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왕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것은 분명하다.현대와의 담판에서 정부측 ‘대변인’ 역할을 했던 채권단(외환은행)이 현대측에‘왕회장 퇴진 명문화’를 요구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그러나 적어도 ‘두아들’은 정부의 요구사항이 아니었다. 아들들과의 동반 퇴진은 왕회장의 의도가 담긴 독자적 결정이라는 시각이대두되고 있다.뭔가 정부에 단단히 약점잡힌 왕회장이 ‘효과는 크면서도 실리는 가장 적게 잃는’ 동반퇴진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MK(정몽구회장)를완전히 밀어내기 위한 MH(정몽헌회장)의 ‘각본’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룹 해체인가=김경림(金璟林) 외환은행장은 현대가 단기유동성 확보방안으로 매각할 유가증권은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요건(상장회사 3%,비상장회사 15%)을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우선 대상이라고 밝혔다.현대의 전 계열사가 독립 분리되는 수순,즉 실질적인 그룹해체라는 관측이다.그러나 오너일가의 지분매각이 동반되지 않아 선언적 의미에 그칠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3부자,완전 물러나나=몽헌회장은 1일 현대아산을 제외한 계열사 이사직을모두 내놓아 ‘3부자 퇴진’ 발표를 속도감있게 진행했다.‘지분 만큼의 권리 행사’라는 주식회사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정씨 부자는 계열사 지분이 최대 7% 이내로,독자적 경영권 장악이 어렵다.하지만 우호지분을 동원하면 언제든 ‘컴백’이 가능하고 측근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워 수렴청정도 용이하다는 게 반론의 골자다. ◆정부·채권단 정말 몰랐나=31일 오전에 3부자 퇴진이 정보시장에 나돌았던 것에 비춰볼 때 청와대와 이헌재 재경부장관은 사전에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반면 현대의 발표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금감위와 채권단의 주장은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안미현기자 hyun@. *鄭씨일가 퇴진 이모저모. 1일 서울 계동 현대사옥은 이른 아침부터 긴박감이 감돌았다.임직원들은 평소보다 1시간이상 일찍 출근,대책을 숙의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정몽헌(鄭夢憲) 회장은 지난달 31일 김재수(金在洙) 구조조정위원장이 발표한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영일(李榮一) PR사업본부장은 “정 회장이 ‘발표 직전 김 위원장으로부터 3부자 동반퇴진 사실을 들었으며 정몽구(鄭夢九) 회장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동안 이계안(李啓安) 현대자동차사장의 주재로 긴급 이사회를 갖고 정몽구 회장이 회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이 사장은 지난 31일 밤 늦게 사태가 심각함을 깨닫고전화로 이사회를 소집했다. ◆현대자동차측은 현대 구조조정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아침부터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위원회의 일방적인 발표는 적법하지 않은 처사”라고 강조했다.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으로부터 불거진 문제”라면서 노골적으로 이 회장을 겨냥했다. 김재천 김미경기자 patrick@.
  • 현대 3父子 경영서 퇴진

    현대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이 31일 정몽헌(鄭夢憲) 회장,정몽구(鄭夢九)현대·기아자동차 총괄회장과 함께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측이 즉각 반발하면서 “정명예회장과의 저녁식사에서 현대차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하는 등 현대그룹이 다시내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김재수(金在洙)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이 대독한 친필 발표문에서 “본인은 이제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정몽구·정몽헌 회장도경영에서 물러난다”며 “정몽헌 회장은 남북경협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밝혔다.또 “지금까지는 각사가 협조할 수 있는 그룹체제가 장점이 됐지만세계적 흐름과 여건으로 볼 때 독자적인 전문경영체제로 가는 게 국제경쟁사회에서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정명예회장 등은 집행이사로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주주이사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현대자동차,현대건설,현대중공업,현대전자,현대상선 등 모든 계열사에 대해해외 선진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지배구조를 국제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씨 3부자의 퇴진은 국내 재벌체제 붕괴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어 재계는물론 경제계 전반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우량 상장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도 정리,외국 전문업체와 합작하기로하는 등 계열사 16곳을 추가로 정리해 52개 계열사를 연말까지 21개사로 줄이기로 했다. 각 계열사의 타회사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매각을 통해 총 5조9,000억원의장·단기 유동성도 확보하기로 했다.매각대상은 유가증권 2조7,074억원,부동산 6,988억원,기타 사업부문 3,079억원 등 3조7,141억원이다.매각대상 유가증권은 ▲현대투신 정상화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정보기술,현대택배,현대오토넷 3개사의 잔여지분(1조7,000억원 상당) ▲IPIC와 합작한 현대정유 지분 일부 ▲현대건설 보유 유가증권(3,413억원) 등이며,서산농장(6,400억원 상당)도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이날 구조조정위 발표가 끝난 뒤 최한영(崔漢英) 상무의 기자회견을 통해 “구조조정위원회의 발표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사전 협의가 없었으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정몽구 회장은 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오후 8시 정몽구 회장 집무실에서 정회장 등이 참석한가운데 사장단회의를 열고 법인명의로 “이번 현대사태는 본질적으로 현대투신 및 현대건설의 유동성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현대·기아차와는 무관하다”며 “정몽구 회장은 대표이사로서 자동차사업에 전념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병철 김재천기자 bcjoo@
  • 현대 鄭씨일가 퇴진/ 鄭명예회장 결단 안팎

    31일 오후 4시20분 서울 계동 현대본사 사옥 15층 집무실.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 비서실장 등 측근들의 부축을 받으며 집무실에 들어섰다.이맘때면 텅 비어 있던 집무실에 갑자기 얼음장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든을 넘긴 정명예회장의 얼굴에도 평소와 달리 비장함이 배어 있었다. 몽구·몽헌회장 형제가 허겁지겁 뒤따라 들어왔다.김재수(金在洙)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의 공식 발표가 있자마자 명예회장 비서로부터 “명예회장이 급히 찾는다”는 부름을 받은터라 얼떨떨한 표정들이었다. 정명예회장이 두 아들을 쳐다보며 말문을 열었다. “세계적인 흐름은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 것이야.그래야 국제경쟁사회에서 이길 수 있어.오늘부터 내가 모든 경영일선에서 물러날테니 몽구도,몽헌이도 물러나라…” 또박또박 호통에 가까운 어조였다.의아해하는 정몽구회장도 명예회장의 단호한 목소리를 꺾지 못했다. 정명예회장은 첫 말을 꺼낸 뒤 차분하게 ‘전면퇴진’의 이유를 조목조목설명했다. 부자간에 진지한 대화는 1시간 남짓.정명예회장은 “그렇게 해!”하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측근들의 부축을 받고 현관으로 내려온 정명예회장은기자들이 “몽구회장이 퇴진결정에 승복했냐”고 묻자 “당연하지.우리 회사에는 전문경영인만 있다.각사별로 전문경영인체제로 간다”고 말했다.완전히퇴진하냐는 물음에도 “나는 뒤에 앉아서 (주주로서)감독·관리만 한다. 모두 퇴진하기로 했다”는 말을 남기고 발길을 옮겼다. 파란만장한 경영역정을 마감하고 현대의 위기해결을 위해 마지막 결단을 내리고 ‘자연인 정주영’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47년 현대를 창업해 경영인으로 몸담은 지 53년만의 일이다. 정명예회장의 이날 결단은 철저하게 비밀리에 이뤄졌다.정명예회장이 김위원장을 부른 것은 이날 오전 10시쯤.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계기로 거의밤잠을 설친 정명예회장은 호주머니에서 작은 종이쪽지를 꺼내 김위원장에게건넸다.전날 밤에 적어둔 메모쪽지였다. 정명예회장은 김위원장에게 받아적게 했다.직접 서명한 뒤 다시 읽어보라고했다. 정명예회장의 친필은 오후 3시 기자회견에서 전격 공개됐고,이로써 정씨 일가의 전면퇴진이 공식화됐다. 주병철기자 bcjoo@
  • 鄭명예회장 발표문 전문

    본인은 현재 시대의 흐름과 우리경제의 앞날을 생각할 때 과거에는 그룹 체제가 각 사간의 협조라는 장점이 있었으나 이제 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은 각기업들이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 경쟁사회에서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본인은 이제 오늘부터 모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또한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도 함께 모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앞으로 정몽구 회장 대신에는 국제적인 경영감각을 가진 훌륭한 전문경영인을 필요하면 외부로부터 영입하여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정몽헌 회장은 현재추진 중인 남북 경협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여기에 관련된 사업에만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전문경영인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주주로서만 남아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앞으로 각사의 전문경영인들이 잘 해나갈 수 있도록 국민여러분들이 잘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2000년 5월 31일 정주영
  • [대한광장] 의혹 있는 후보자 검증받아야

    중학교 시절 우리 반의 급훈은 “의무는 쾌락에 앞선다”였다.그런데 옆 반의 급훈은 “악착같이 이긴다”여서 우리는 쉽게 옆 반의 교육목표를 파악할수 있었다.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그 선생님의 말씀은 너무나 지당하였기 때문이다.그런데 그때만 해도 영어를 가르치시는 우리 담임선생님이 전하셨던 이 영국격언의 의미는 단지 좋은 말씀이라고만 느껴질 뿐 좀처럼 가슴에 와 닿지가 않았다.필자는 ‘의무’와 ‘쾌락’의 관계가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떠들고 노는 것의 관계쯤으로만 생각했지 그 말씀이 근 4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오늘의 선거판을 보면서 이 시평의 요지로떠오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번 총선에 입후보한 사람들은 모름지기 국민을 대표하여 입법권을 행사할 정치지도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기주의적인 쾌락보다는 공동체에 대한 의무에 충실했던 경력을 떳떳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의무는 양심의 요청에 따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인데 비해 쾌락은 자기자신만의 최대행복을추구하는 것이니 만큼,전자가 후자에 앞서는 것은 예외없이 일반국민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사회윤리의 덕목일 것이다. 그런데 대의민주주의 정치체제의 핵심으로서 국민의 다양한 권리와 의무를조정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멸사봉공해야 할 사람들이 편법을 써서 다소의 일시적 고통이 수반될지 모르는 병역의무를 피한 사람이라면,그들이 국회의원에 뽑혔을 때,국민에 대한 봉사보다는 국민을 우롱하고 백성들 위에 군림했던 왕조시대의 지배계층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합법적으로 병역이 면제되거나 병역의무에서 특별대우를 받을수 있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신체검사에 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하거나 몇 대 독자(獨子)라하여 지원입대마저 받아주지 않을까 두려워하다가 간신히 사병으로 입대해병역의무를 마친 보통사람들이 숱하다.이 땅의 이런 많은 민초(民草)들과의형평을 고려할 때,여러가지 핑계와 편법으로 병역의무를 회피했거나 의도적으로 이 의무를 단축 수행했던 사람까지도 선량(選良)이 될 자격은 없다. 다만 옥석은 분명히 가려야겠다.그러니까 사회의 민주화를 앞당기고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젊음을 희생하며 옥고를 치르거나 도망자 아닌 도망자가 되어 병역의무를 치르지 못한 후보들을 언론이 도매금으로 병역미필자로 매도하거나 낡은 이데올로기로 채색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거기다 일반국민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십 수백억원대의 재산가이면서 극히 미미한 납세실적이 있을 뿐인 후보자의 경우에는 편법으로 지나친 절세를 했거나 탈세한 부분이 있다면 이번 출마를 계기로 먼저 탈루세금부터자진납부하든가,시효가 지났다면 사회에 어떤 방법으로든 이를 환원하도록해야 한다. 물론 후보자의 재산신고액에는 직계가족을 포함하도록 해놓고 납세실적은본인의 것으로만 제한한 선거법제에도 모순은 있다.그러니까 병역의무나 납세의무를 위반한 입후보자는 국민에게 알려 현명한 선택으로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돕되 우리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민주화운동 투옥자나 진실로 재산이 없어 세금을 못 냈거나 조금밖에 내지 않은 사람들은 가려내서 보호해줄 의무가 있다.이런 궂은 일이 바로 시민운동단체의 몫이다.미국에서는 선거 때마다 ‘깨끗한 투표계획(www.vote-smart.org)’과 같은 시민단체가 후보자 개개인의 의정활동은 물론이고 선거운동자금의 내역까지도추적하여 유권자의 자기방어체계를 작동시키고 있음을 참고해 볼만하다. 바라건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시민운동단체는 좀더 다양한 목소리를 더욱잘 조율하되,언론과 경쟁적으로 협동하며 의회·정부와 법원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강력한 힘을 구축할 의무가 있다.이 의무도 시민단체가누릴 명성과 권세라는 쾌락에 앞서는 의무인 것이다.의무는 쾌락에 우선한다. 柳一相 건국대교수·신문방송학 언론홍보대학원장
  • [뉴 밀레니엄의 전개] 이어령‘가와카쓰 교수 대담(2)

    ◆가와카쓰 교수 17세기 유럽에서 생긴 부국강병(富國强兵)노선은 파워 폴리틱스였습니다.전세계 육지의 3%에 지나지 않던 유럽은 패권주의로 1800년에는 전세계의 34%,1914년에는 84%를 수중에 넣었습니다.이것은 도의에 어긋난행위입니다. 16세기 후반 일본의 조선침략 이후 이퇴계(李退溪)의 주자학이 강항(姜沆)을 통해 후지하라 세이카(藤原惺窩)에게 전해졌습니다.후자하라의 제자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고문이 되면서 일본은 비로소 덕치주의(德治主義)로 바뀌었습니다. 19세기 후반 서양에 문을 연 일본은 부국강병 노선으로 전환해 가까운 아시아 제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세계 5대 열강에 들었습니다.그러나 제2차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뒤 강병노선을 배척하고 부국노선으로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20세기 전반 인류는 2차례의 세계대전을 경험했습니다.전후 미국과 소련 2개 초대국은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로 경제력을 올리는 경쟁을 벌였고 한편으로는 군비확대에도 열을 올렸습니다. 소련은 파산해 해체되고 미국은 세계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했습니다.경제력은 군사력과 양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것입니다.세계는 지금 군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경제력이 없는데도 군비강화를 하고 있는 나라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입니다.20세기와 근대의 교훈은 부국강병노선의 파워 폴리틱스는 파산한다는 것입니다. 부국강병의 시대는 대국이 소국을 종속시키는 파워 폴리틱스였습니다.부국강병시대의 종언은 대국이 소국과 대등하게 될 수 있는 시대의 시작입니다. 실제 옛 소련외에 다수의 소국이 자립을 시작하고 있습니다.21세기에는 군사력보다 설득력이 힘이 되는 모럴 폴리틱스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위원장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협력이 가능해지는게 아닐까요.북한도 그런 물결에 거슬러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한국이 통일을 이루고 중국이 중화사상의 대국의식에서 벗어나 상생의 통합력으로 나간다면 동아시아는 세계의 중심으로 21세기 새 문명을 창조해 갈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오히려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동아시아쪽에서 서구이상으로 군사력,경제력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치도 경제도 문화적인 기반이나 그 힘을 갖지 않고서는 앞으로 더나갈 수가 없습니다.상품 하나를 파는데도 소비자의 마음에 감동을 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해진 시대가 된겁니다.그 감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문화이며 모순을 포용하는 통합력이 바로 문화의 힘입니다. 임란 이후 한국인들은 구원(舊怨)을 잊고 조선통신사를 보내 일본과 문화교류를 했습니다.문승지효(文勝之效·문이 무를 이긴다는 사상)를 바탕으로 한 외교였습니다.21세기를 이끌어나갈 힘이야 말로 문승지효의 문화와 평화의힘이 아니겠습니까. ◆가와카쓰 교수 그렇습니다.21세기는 문화력이 힘이 되는 시대가 될거라고생각합니다.21세기는 군축이 기조가 되어 경제력이 문화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어떤 나라의 문화를 다른 나라의 문화로 억누르는 것은 도의에 어긋납니다.문화력이라는 것은 억누르는 힘이 아니고 끌어당기는 힘입니다.매력있는 문화는 동경되고 수용됩니다.구심력,중심성을갖고 넓어져갑니다. 그것은 일정의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이고 문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문명이라는 것은 매력과 동경에 의해 확장되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문명의 기초는 문화입니다.근대의 대국의 조건이 폭력과 위협에 기초한 ‘힘의 문명’이었다면 21세기 대국의 조건은 매력과 감동에 기초한 ‘미(美)의 문명’이될 것입니다. ◆이위원장 그런 점에서 21세기가 요구하는 인물상은 전쟁영웅들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창조하는 인간,무엇인가 독창성을 지닌 인간일겁니다.요즘 유행하는 말로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으로서의 인간입니다. 동서남북의 360도로 뛰면 승자가 360명이 되는데 각기 한방향으로만 뛰면 일등은 하나밖에 없습니다.한국과 일본의 그 치열한 경쟁사회의 각박한 모습은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리는 획일주의 때문입니다.다성적(多聲的) 사회를만들어내는 길이 바로 21세기의 과제가 아니겠습니까. ◆가와카쓰 교수 근대 일본인이 중시한 것은 19세기 서양에서 도래한 ‘개인주의’사상이었습니다. 개인주의는 전후 일본에서 자유는 ‘멋대로의 이기주의’로,평등은 ‘기회의 평등’보다는 ‘결과의 평등’을 중시하는 풍조가 됐습니다. 근대 이전의 일본은 멸사봉공(滅私奉公)이 지나쳤는데 20세기 들어 멸공봉사(滅公奉私)로 역전됐습니다. 21세기 일본에는 ‘개성’의 확립과 함께 공공성을 짊어진 인물이 요구됩니다.예를 들어 시인 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은하를 품는 투명한 의지와 거대한 힘,그리고 열이다’고 노래했듯 우주적인 넓이의 감성이 필요합니다.그리고 교육가인 오쿠마 시게노부가 ‘동서문명의조화’에서 말했듯 장대한 구상력을 가진 인물이 이상적입니다. ◆이위원장 21세기형 인간들은 정보화를 넘어선,지식을 넘어선 생명주의적감각을 지닌 인간들이어야 합니다.한국과 일본에서 쓰는 정보통신이라는 한자 말속에는 정(情)과 믿음(信)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미래를 암시합니다. 서구의 정보통신에는 정과 믿음이 부족합니다.한국 아이들은 전화를 한창걸고 난 뒤 전화를 끊으면서 자세한 것은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말하는경우가 많습니다.전화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정의 소통을 무의식적으로 노출시킨 말입니다. 한·일 양국의 문화적 동질성이 있다면 바로 정과 의리를 존중하는 것들입니다.정보사회에서 잃기 쉬운 것은 페이스 투 페이스 커뮤니케이션(face toface·대면소통)의 정입니다.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찾게 될 것은 삭막한 산업사회와 사이버 사회에서 잃어버린 피부의 그 온기일 것입니다.빵만으로는살 수 없다는 말처럼 이제는 정보만으로는 살 수 없는 시대가 오게 될지 모릅니다. ◆가와카쓰 교수 정보기술(IT)과 인터넷은 제3차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의전분야를 뒤덮고 있고 지구사회를 네트워크망에 집어넣을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정보화와 함께 이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점입니다.전세계 60억인구 가운데 6억이 이동하고 있고 그것이 낳는 총생산(GDP)은 세계 GDP의 10%를 넘고 있습니다.멀지않아 이동인구는 10억이 될 것입니다. 물건,돈은 말할 것도 없고 정보와 사람의 대교류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고그것은 상대와 자기가 틀리다는 의식으로부터 오는 아이덴티티(정체성)의 자각을 강화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역사의 주체도 제국에서 국가,국가에서 민족,민족에서 개인으로 옮겨왔습니다.분화,다양화는 자연계의 의사입니다.정보의 네트워크와 사람의 교류를 거쳐 우주 자연 세계의 다양성을 중시하고 개체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다른존재서로가 공존(共存)과 상생의 시대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위원장 ‘21세기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연장일까,팍스 아시아일까,팍스자포니카일까’ 하는 문제가 곧잘 새 천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런 화두자체가 일극(一極) 중심의 세계관이라고 할 구시대의 사고양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현재로는 미국이 모든 분야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의 세계지배는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십니까. ◆가와카쓰 교수 팍스 아메리카나도 팍스 자포니카(Japonica)도 아니라 생각합니다.19세기는 유럽의 패권의 세기였습니다.20세기에 태평양의 양쪽에 미국과 일본이라는 신흥 패권국이 발흥했습니다. 일본은 처음 미국의 물질생산력에 뒤졌지만 전후 미국을 따라잡았습니다.미국은 퇴락하고 있습니다.그 과정에서 일본을 선두로 한국을 중심국으로 하는 아시아 신흥국,그 뒤를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뒤쫓고 있습니다.서태평양 지역에 상호의존하는 독자적 경제권이 형성돼있는 셈입니다.이 지역이21세기 세계의 다이내미즘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고대 중세 근대는 중심성을 다투는 시대였지만 포스트 근대에는 탈중심,다중심(多中心)의 네트워크 시대입니다.특히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견고한 파트너십을 만들어야 합니다.세계 최대의 해양인 ‘태평양’에 힘이 아닌 매력과 감동을 낳는 문화,평화로운 문명을 쌓는 사명을 갖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위원장 태평양이라는 이름부터가 평정과 평화의 평(平)자가 들어 있지않습니까.새 천년은 중국이나 일본,미국같은 대국들이 어떻게 작은 나라,힘없는 나라들과 공생하는가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되리라고 믿습니다. 한일관계는 물론 세계와 인류가 다같이 공생하려면 상대방의 상처를 같이아파해주고 치유해주는 노력이 전제돼 있어야 합니다.기린은 찌르레기 새와사이좋게 지냅니다.새는 기린의 털속에 서식하는 기생충을 잡아먹기 때문입니다.그리고 그 기린의 털을 뽑아 둥지를 짓기도 합니다.그러나 기린의 몸에 상처가 나면 그같은 공생관계는 끝납니다.찌르레기는 기린의 기생충이 아니라 그 상처를 직접 쪼아 피를 빨아 먹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는 제각기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그것을 아물게 하고 건전한 공생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쉬운 예로 일본 영화가 한국에얼마나 들어가는냐 하는 것보다는 한일 양국이 어떻게 협력해서 80%를 넘는 할리우드 영화의 시장지배에서 벗어나 자국 영화의 비율을 늘려나가는가 하는 전략이 더 중요합니다. 가난한 자가 서로의 자루를 찢는 일만은 그만두어야 합니다.가와카쓰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니 새 천년을 맞는 마음이 한결 더 가볍고 밝아집니다.
  • [매체비평] 조선·동아의 표정읽기

    중앙일보 사태가 주초를 고비로 수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이번 사태를 보는 조선·동아·중앙의 표정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결론부터 말하자면,중앙일보는 당국과의 전면전에 ‘정신이 없었고’,조선은 당국과 라이벌(중앙)간의 격전을 ‘즐기면서’ 줄타기를 했고,동아는 그 와중에 ‘2등 굳히기’를 위해 또다른 측면에서 총력전을 편 것이 ‘허둥대는’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중앙일보가 당국에 ‘판정패’(혹자는 KO패)를 당했다는 것이언론계 안팎의 평가인듯 하다.중앙으로서는 전력투구,힘겨운 싸움을 벌였으나 결과적으로 무리였던 셈이다.중앙이 유례없는 내부단합을 과시했지만 패한 것은 아무리 둘러봐도 주변에 ‘지원군’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다.과거의 ‘카르텔동지’는 간 곳이 없고 대신 경쟁사회의 ‘비정함’이 자리를차지한 셈이다.8일자 중앙의 시사만화 ‘왈순아지매’에서 ‘정글의 법칙엔우군이 없고 대다수 구경꾼과 함께 ‘하이에나의 웃음’이 있다’고 한 것이 그 한 증표라 하겠다.‘우군이 없다’고 한것은 그렇다치더라도 동업타사를 ‘비열한 동물’의 상징인 ‘하이에나’에 비유한 것은 주목되는 대목이자 만평자의 자가당착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지면을 살펴보면,중앙은 1면을 비롯,2∼5면(종합·해설),6면(사설·오피니언),사회면을 연일 이번 사태 관련기사로 채웠다.사설의 경우 2건을 게재하면서 이번 사태 관련 사설을 머릿기사로 올렸다.또 개인칼럼,공동칼럼,외부기고,취재일기는 물론 시사만화·만평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한마디로 중앙은 ‘옥쇄’의 자세로 총공세를 폈다.특히 특별취재팀을 구성,홍사장이 구속수감된 2일자부터 ‘국민의 정부 언론탄압 실상을 밝힌다’ 제하의 시리즈를 총 5회에 걸쳐 연재하면서 당국과 ‘전면전’을 폈다.관점은 다르지만 보도량에 있어 조선·동아 역시 중앙에 버금갈 정도다. 동아는 1∼9일 연일 1면에서 이를 다루었고 조선도 9일에 이르러서야 1면에서 이 기사가 사라졌다.두 신문 모두 약속이라도 한듯이 4일자 사설에서 ‘중앙일보사태’를 짚었는데 관점은 판이하다. 조선은 전형적인 ‘줄타기’를 보여줬다.‘언론사주라고 해서 탈세로부터자유로울수 있는가’라고 묻고는 홍 사장의 불이익(구속)이 정권에 밉보인‘α’때문이라고 보고 있다.한마디로 중앙과 당국에 대해 양비론 펴며 빠져나갈 ‘구멍’을 교묘히 만들고 있다.특히 ‘대기업이 언론을 부수적으로 운영해서도 안된다’며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도 중앙일보측에서 나오는 해명서 전문을 꼬박꼬박 실어줘 중앙측의 할 말을 다 들어주는 양 선심을 썼다.6일자에서 홍 사장이 포승줄에 묶여 검찰에 소환되는 사진을 단독취재하고도포승줄이 보이지않게 상반신만 게재한 것도 중앙일보에 대한 ‘선심’으로보인다.조선은 선심은 선심대로 쓰면서 ‘재미’는 혼자 다 보고 ‘표정관리’에도 철저했다.반면 동아는 ‘중앙사태’를 이용하였다.4일자 사설에서 유신시절 동아가 받은 ‘광고탄압사태’를 자찬하고는 언론자유는 책임과 의무가 수반돼야 한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중앙책임론’을 강조했다.6일자에서는 자사 기자가 찍지도 않은 홍사장의 ‘포승줄사진’을 초판 1면에 게재했다가 45판에서는 뺐다.아마 ‘오버’했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그러나 동아는 이번 ‘중앙사태’를 계기로 ‘2등 굳히기’를 도모했던 것으로 보인다.9일자에서 자사 지국장이 공정위에 중앙의 ‘무가지살포’ 고발 사실을 집중거론하고 다음날 사설에서 다시 이 문제를 다뤘다. 또 한나라당 내에서 ‘중앙일보지원’을 놓고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는 기사도 동아만 다뤘는데 취재원이 모두 익명처리된 것이 눈길을 끈다.동아는 여러군데서 표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채 ‘허둥댄’ 구석이 역력하다.‘중앙사태’와 비슷한 시기에 터진 ‘노근리학살사건’에 대해 ‘빅3’는 겨우체면치레 보도만 했을 뿐이다.중앙이 1일자 ‘왈순아지매’에서 미국 AP통신이 보도한 것을 두고 ‘우리가 할 일인데 쥐여 살다보니’라고 한 것은 명백한 ‘진실왜곡’이 아닐 수 없다. 정운현 특집기획팀 차장 jwh59@
  • 한국인 사망 증가율 ‘3大질병’

    지난 10년간 패혈증과 당뇨,대장암에 의한 사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질병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8년 주요 사망원인 통계에서 패혈증은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89년에 비해 2.8배,당뇨병은 2.2배 늘었고 대장암은 1.8배 늘어나 10년 새 사망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질병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성장에 따른 식생활의 서구화,운동부족,경쟁사회에서의 스트레스 가중 등을 주요 원인으로 든다. ■패혈증 혈관에 세균이 칩입해 온몸에 퍼져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이다.패혈증이 크게 늘어난데 대해 고대의대 감염내과 이우주 교수는 “고령자와 각종 성인병 환자가 크게 늘어난게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들은 저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소한 세균에 의한 감염도 패혈증으로 발전되기 쉽다는 것.노인들은 감각기능이 둔해 대장균에 의한 요로감염 등 비교적 가벼운 감염도 패혈증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다.질병으로 저항력이 떨어진 사람은 가벼운 상처에침투한 포도상구균 등이 패혈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패혈증은 고열과 오한,갑작스런 혈압 저하로 인한 쇼크 증세가 특징이다.일단 걸리면 30∼40%가 사망한다.하지만 증상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을크게 줄일 수 있다. 김교수는 “노인이나 성인병 환자들은 세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개인위생에 힘쓰고,독감 예방백신 등을 정기적으로 맞아 세균감염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상의 패혈증 예방책”이라고 말한다. ■당뇨병 가장 잘 알려진 성인병이면서도 예방과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다.연세대의대 내과 이현철 교수는 “경제성장이 당뇨병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잘라 말한다. 경제적 여유로 식생활이 급격히 서구화 됐고,식사패턴이 고칼로리화돼 혈당조절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육체노동 중심에서 사무노동 중심으로 일이 바뀌어 운동이 크게 부족해진 것도 큰 원인.또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트레스 가중도 주요 원인이다. 이교수는 또 영양 결핍 상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40,50대 성인들은 췌장기능이 약해 현재의 고칼로리 위주 식사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혈당수치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나타나면 철저한 식사 및 운동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당뇨진행을 막는 지름길 이라고 강조한다. ■대장암 원래 서구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소화기 암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고대의대 일반외과 김선한 교수는 “식생활 변화로 장내 발암물질이 증가하고 대장 점막이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발암물질 증가는 지방질이 많은 육류의 섭취 증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섬유소 섭취가 부족해도 장내에 발암물질이 많이 만들어진다.변비도 발암물질의 장내 배출을 늦춰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김교수는 “평소 야채와 과일 등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金대통령, “뼈를 깎는 심정으로 부패구조 혁파할것”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9일“우리는 아직 깨끗하고 청렴한 정부가 못됐다는 비판을 내외로부터 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정말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 부패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최근 외신보도를 보면 한국의 상황이 호전되니 느슨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우리는 지금까지 위기를 넘긴 것일 뿐 21세기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므로 정부는 계속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특히 최근 일련의 고위직 추문사태와 관련,“러시아 방문에서돌아온 후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국무위원들이 공동운명체 의식과 난국타개에 적극 동참하고 앞장서려는 것이 부족하지 않았느냐 생각이 든다”며“문제는 부처에서 나오고,대통령이 이를 해결토록 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국무위원들을 질책했다. 김 대통령은“이 정부에서 국무위원으로 일하는 이상 모두가 운명공동체”라면서 부정부패 척결에 국무위원 모두가 앞장서도록 거듭 당부했다.김 대통령은 이어 국내 진출 외국기업들이 공직자와 민간기업의 부정부패 때문에 철수하려 할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는 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철저한 외국기업인 대상 여론조사를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또 수도권 집중문제에 대해“우리가 긴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안보·환경·교육·교통 등 문제가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해졌다”며 각종 기관이 자발적으로 지방으로 옮겨갈수 있도록 조세·금융·교육 등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대책을 마련토록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김 대통령의 이날 부패척결 강조와 관련,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지난 주말 대국민 사과 이후 서민층·중산층 살리기와 함께 부정부패 척결에 매진한다는 신호탄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洪淳瑛 외교부장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글로벌 시대(時代)다.지구 반대쪽의 코소보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고,브라질의 통화위기가 우리의 직접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어디까지가 국내문제이고 어디서부터 국제문제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졌다. 한 나라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살수 없게 되었듯이 개인도 직·간접으로 국제사회의 흐름에 노출되어 있으며 생활양식과 사고는 지구촌의 보편적 추세를 따르고 있다.전세계적인 소비행태의 동질화,자유에의 지향을 보면 이를 더욱 더 실감하게 된다.그 누구도 ‘섬 안에서’처럼 살 수 없는 것이다.(No man is an island.) 우리는 행동반경이나 사고의 폭에 있어서 눈에 보이는 인접환경을 뛰어넘어 뻗어 나아갈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번성하는 시대를 영위하게 된다.인류역사상 그 어느 때를 살다간 사람들보다 한층 더 ‘사회적 동물’이 되어살고 있는 것이다. 정보사회,지식기반산업,경쟁사회 등 이 시대의 구호로 나타나 있듯이 오늘날의 사회는 우리에게 더 많은 정보와 지식,그리고 창의력을 갖출것을 요구하고 있다.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모색하면서 지식의 폭과 인식의 지평을 끊임없이 넓히는 사람,즉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 시대를 능동적으로 살 수 없다. 크게는 역사의 방향에 대해,작게는 일상생활에서의 새로운 발견과 발명에이르기까지 모든 문제가 마땅히 사고대상이 되어야 한다.급속히 변화하는 세계와 경쟁의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자기의 가능성을 실현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음미해야 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물리적 세계에서 뿐 아니라 정신적 세계에서도 미지의세계를 여행하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관광’의 즐거움을 느낀다.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한 권의 좋은 책을 통한 새로운 지평의 발견이 이국(異國)에로의 여행 만큼이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생각하는 사람은 많은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만사와 만인을 탐구하며 존중하는 사람이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야 사회가 더욱 발전한다.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야 민주주의가 성숙해지고 시장경제가 번창한다.우리보다 앞서가는 선진 민주국가 국민들의 특성을 생각하게 된다. 생각하는 사람은 오늘의 만족,오늘의 세상,오늘의 삶을 생각하는데 그치지않는다.그들은 당대를 넘어 오늘의 현안을 넘어 내일의 세상,내일의 현안을내다보려 한다.이는 인생을 깊이 있고 여유롭게,그리고 풍요롭게 살아가는지혜의 근본이다.생각하는 사람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 ‘성공하는 사람‘ 저자 코비 박사 강연

    ‘봉건제적 가부장의 권위를 앞세운 아시아적 가치는 구시대의 유물입니다. 조직의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상하간 신뢰가 무한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있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로 잘 알려진 스티븐 코비 박사가 1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21세기 성공하는 리더의 4가지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한국의 IMF위기는 경제적인 이유보다 사회내부의 신뢰결핍때문에 초래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작업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조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관리(management)와 대비되는 개념이다.관리는주어진 일처리의 속도, 단편적인 결과만을 따지는 효율중심의 개념이라면 리 더십은 옳은 일과 중요한 일을 위주로 하는 효과중심의 개념이다. 따라서 관리에는 지시와 통제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리더십에는 상하간 신뢰와 자율이바탕이다. ■리더의 4가지 역할을설명해달라. 무엇보다 원칙을 중심으로 솔선수범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둘째는 시장조사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조직의 사명을 확정하고 셋째는 기업의 구조와 절차를 전략에 맞도록 배열하는 것,그리고 네번째로 조직원들의 잠재력을 풀어주는 권한이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자체조사 결과 질 경영 저해 요인으로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의사소통 부족’이,효과적인 리더의 항목으로는 ‘성실과 정직’,‘원활한 의사소통’ 등이 꼽혔다.결국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는 리더가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리더가 하는 일중 50∼60%는 단지 ‘급하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로 나타났다.이는 조직을 관료주의에 젖게 하므로 리더십 발휘와 권한 이양으로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직운영원칙이 다분히 미국식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가치관이 다르지만 투명성과 신뢰,자율의 원칙은 보편적인 가치이고 무한경쟁시대를 헤쳐 나갈 경쟁력의 원천이다.다만 러시아의 개혁실패와 중국의 성장에서 대비되듯 개혁의 속도는 구성원의 수용능력과 사회의 안정성에 따라 조절돼야 하며 ‘작은 원(圓)에서 큰 원으로’ 확산되는 방식이어야 한다. ■한국정부의 기업 구조조정작업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바람직하다.만일 재벌들이 개혁을 외면한다면 외부세력에 의한 타율적개혁을 부를 것이다. ■정부의 구조조정 개입에 대한 비판적 지적이 있는데. 과거 한국정부는 국민들에게 높은 신뢰를 받지 못했지만 현 정부는 국민의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변화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평생직장이라는 비경제적 개념이 자유시장경제의 가치와 충돌하면서 기업현장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그 예다.그러나 중요한 점은 변화를 두려워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경쟁원리를 지향하는 경영패러다임과의 차이점은. 내가 주장하는 조직운영원칙은 궁극적으로 조직원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win-win)전략’이다.경쟁만을 부추기는 냉혹한 ‘제로-섬(zero-sum) 경영패러다임’과는 다르다.상호신뢰와 자율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결국 조직원들 모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얘기다. 전국경제인연합 주최,한국리더십 센터(대표 金庚燮)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기업가와 일반인 1,500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계적인 리더십 이론의 권위자인 코비박사는 세계적인 조직 컨설턴트로 최근 타임지로부터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인 25명’중 한명으로 선정됐으며한때 대통령 자문역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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