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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경비대원 1명 실종

    설 연휴 독도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 1명이 실종돼 경찰이 긴급 수색을 벌이고 있다.  27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독도경비대 통신반장인 이모(30) 경사가 이날 새벽 2시30분~3시 에 없어진 것을 경비대 부대장 이모(35) 경장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 경사가 어두운 새벽에 경계근무를 하다 실족해 바다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날 새벽부터 수색에 나섰지만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경찰은 해경 소속 5000t급 경비함과 헬기 1대,고속단정(리브정) 등의 지원을 받아 독도주변 해역에 대한 수색작업을 하고 있지만 높은 파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경사가 실종될 당시 독도 주변에는 초속 9~13m의 강한 바람에 1.5~2.5m의 파도가 일었었다.  경위가 대장인 독도경비대(50여명)는 2~3개월씩 번갈아 동도에 머물며 해경,해군,공군과 통신이 가능한 시설 등을 갖추고 일본 순시선 등 외부세력의 독도 침범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이 경사는 지난 2001년 경찰에 투신,지난 16일부터 독도경비대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고 3월 중순 울릉도로 나올 예정이었다.울릉도에 사는 아내(27)와 아들(4),딸(2)을 두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연행 철거민 오늘 영장 청구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 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는 21일 당시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세입자와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관계자 일부에 대해 현주건조물침입 및 특수 공무집행 방해, 그리고 화염병 사용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전철연 관계자들이 이달 초 인천에서 망루 짓는 법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가르쳤다는 철거민의 진술을 중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망루 설치와 화염병 투척 및 인화성 물질 반입 등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세입자도 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화재 발생 뒤 끝까지 망루 꼭대기층인 4층에서 저항하다 뛰어내린 철거민 4명 등 연행자 일부를 다시 불러 오후 11시쯤 조사를 모두 마무리한 뒤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경찰은 이들을 체포할 당시 현주건조물침입·방화와 특수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 방해 혐의 등을 적용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철거민 진압과정에서 순직한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 소속 고 김남훈(32) 경장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하는 한편 녹조훈장을 수여했다. 유지혜 김민희기자 wisepen@seoul.co.kr
  •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 유가족들 오열 “돈 없어 미안하단 말 유언이 될 줄이야…”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 유가족들 오열 “돈 없어 미안하단 말 유언이 될 줄이야…”

    용산 참사로 졸지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눈물이 마르도록 통곡했다. 돈 없고 몸누일 곳도 없는 이들이 끝내 택한 것이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가는 것일 줄은 유족들도 정말 몰랐다. 용산 4가에서 삼화복집을 운영하다 이날 숨진 양회성(55)씨의 부인 김영덕(55)씨와 자녀들은 용산경찰서에 달려와 목놓아 오열했다. 김씨는 “애 아빠가 그저께 저녁을 먹으면서 ‘돈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게 유언이 될 줄은….”이라며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경찰이 유족 허락도 없이 먼저 시신을 부검했다는 소식에 큰아들 종원(31)씨는 “우리에게 보여 주지도 않고 부검을 했냐. 그럼 우리는 왜 부른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철거민 5명의 유해가 옮겨진 순천향대병원은 가슴을 쥐어뜯는 유가족들의 통곡이 이어졌다. 숨진 이성수(50)씨의 부인 권명숙(47)씨는 끝내 실신했고 눈을 뜬 뒤에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용산에서 뻥튀기 노점상을 하다 이날 참변을 당한 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철거에 반대하며 노숙투쟁을 해왔다. 권씨의 여동생은 “살았겠지, 살았겠지 하며 경찰 말만 믿고 한강성심병원, 용산중대병원 등을 전전했다. 형부의 지문이 나왔다는 소식에 언니가 정신을 놓았다. 큰조카가 이틀 뒤 군대가는데 충격받을까봐 아직 알리지도 못했다.”면서 울먹였다. 권씨는 정신을 차리고도 “나 이제 어떻게 살아.”라는 말만 멍하니 되뇌었다. 진압 도중 사망한 김남훈(32) 경장의 빈소가 마련된 가락동 경찰병원에서 아버지 김권찬(63)씨는 망연자실한 듯 주저앉았다. 김씨는 “훈장에 대통령상, 국무총리상까지 받을 정도로 열심히 일해 걱정이 됐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웃 주민 김재호(50)씨도 “경찰인 아들이 착실하다며 자랑이 대단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경장은 2003년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고 헤어진 부인과의 사이에 7살난 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딸을 데리고 도착한 전 부인 유모씨는 영정을 보자마자 오열하며 “말도 안돼.”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날 경찰은 고 김 경장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하는 한편 녹조훈장을 수여했다. 이재연 박창규기자 oscal@seoul.co.kr
  •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20일 오전 경찰이 서울 한강로 2가 용산재개발 지역 4층 건물에서 농성 중이던 이 지역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회원 40여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특공대 1명, 철거민 5명 등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경찰특공대 김남훈(32) 경장, 철거민 이성수(50), 양회성(55), 이상림(70)씨 등 4명의 신원은 파악됐으나 나머지 2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찰특공대 투입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19일 오후 철거민 진압 관련 대책회의에서 승인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김 청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철연 회원 등 시민 10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쯤 용산역 앞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서울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며,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이를 저지하는 등 밤늦도록 대치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6시45분쯤 사고 현장에 50명 남짓의 특공대 요원을 포함해 16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 지 불과 25시간여 만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철거민들이 경찰과 행인에게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주변 상가와 건물에 불이 났으며, 채증을 위해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특공대 투입은 진압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인 철거민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날의 극렬 시위 등으로 철거민들이 극도로 흥분한 새벽에, 그것도 150여개의 화염병, 70여개의 시너, 염산, LP가스통 등 위험물을 가진 채 저항하는 시위현장에 대한 사전 대처가 부족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경비전문가들은 시위에서 망루(구조물, 일명 ‘골리앗’)가 등장하면, 이를 지을 때 진입하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한다. 농성자들의 물과 음식을 끊고 평화적 해산을 유도하거나 화염병을 다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작전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또 빌딩의 좁은 옥상과 격렬한 저항을 고려할 때 경찰이 우선 물러났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특공대 출신의 한 경찰은 “옥상이 좁아 사다리로 접근하거나 헬기로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컨테이너를 동원했지만 이는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일부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돌발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많은 사고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입한 데 대한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의 대치상황에 너무 쉽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이 폭력으로 맞설 경우 둘을 떼어 놓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빠른 진입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물대포가 오히려 유류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관계자는 “시너와 같은 유류화재는 물이 닿으면 오히려 물을 타고 번지게 된다.”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특수약품을 섞어야 하는데 경찰이 진압에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 주변에서는 김 청장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통해 평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자신의 의중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철거민들이 극렬하게 저항하긴 했지만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편 서울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진압에 나섰던 경찰특공대원 5명과 전철연 소속 22명을 불러 화재 경위와 진압 상황,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그러나 화재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아비규환 현장 이모저모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아비규환 현장 이모저모

    20일 새벽 서울 용산로2가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망루가 올려진 4층 건물 옥상은 시커먼 연기와 지옥 같은 화염으로 뒤덮였고 살수차는 사방에서 물을 뿜어댔다. 시너 냄새는 1층까지 코를 찔렀다.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농성 중이던 철거민 1명이 경찰들을 향해 다급하게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쳤다. 화재는 1시간여 만에 진압됐으나 날이 밝자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은 창문 70여개가 온통 깨진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계단 쪽 창문은 화염병 투척으로 시커멓게 그을렸고 옥상엔 붕괴된 망루를 지탱하던 슬레이트만 아슬아슬하게 건물 위에 걸쳐져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시체 6구가 모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3구는 경찰 헬멧, 지문, 주민등록증으로 신원을 확인했고, 나머지는 유전자 감식으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와중에 살아남은 부상자들은 용산중앙대병원과 흑석동중앙대병원, 순천향대병원,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병원은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중대 용산병원으로 옮겨진 시위대 이충연(37)씨 부인은 “건물 건너편에서 맥주집을 하는데 시아버지와 남편이 현장에서 후송됐다. 시아버지는 행방불명이라 병원을 쥐잡듯 뒤졌는데도 경찰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주지 않는다.”며 소리치며 헤맸다. 부상한 김명숙(45·여)씨도 “건물 밖에서 지켜보다 위기일발이라 도와주려고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우리를 막고 발걸고 넘어뜨리고 군홧발로 찼다. 사람들이 안에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울음을 터뜨렸다. 현장을 지켰던 경찰 박모(38)씨는 동료 김남훈 경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 친구가 시너 냄새가 너무 독해 못올라 가겠다고 했는데 재촉해서 올라간 게 결국 못내려 왔다. 그게 마지막이다.”고 울먹였다. 전국철거민연합은 이날 오후 사고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폭력진압에 대해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유족과 철거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남경남(55) 전 의장은 “경찰이 토끼몰이 식으로 위 아래서 밀고 들어오니까 망루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2차로 경찰들이 몰려왔는데 그러자마자 불이 났다.”고 말했다. 흥분한 철거민 20여명은 이날 오후 사고 수습이 이뤄지는 동안 경찰과 간헐적인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저녁 7시쯤부터는 민주노총, 진보신당, 사회당 및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소속 시민 1000여명이 현장 앞에서 촛불시위를 열고 ‘MB정권, 살인경찰은 물러나라.’며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한때 서울역 방향으로 진격을 시도하며 경찰과 부분적으로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14개 중대 800여명을 동원해 시위대를 저지했고 9시쯤 용산역 앞 4거리 부근에서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남은 200여명은 명동 롯데백화점 근처까지 시위를 이어갔고 백병원 근처에서 30여명이 경찰과 격렬한 투석전을 벌여 일부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20일 오전 경찰이 서울 한강로 2가 용산재개발 지역 4층 건물에서 농성 중이던 이지역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회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경찰특공대 김모(32) 경장, 철거민 이성수(50)씨 등으로 4명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찰특공대 투입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19일 오후 대책회의에서 승인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농성25시간만에 특공대 ‘초강수’ 경찰은 이날 새벽 6시45분쯤 현장에 특공대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 지 불과 25시간여 만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철거민들이 경찰과 행인에게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주변 상가와 건물에 불이 났으며, 채증을 위해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인 철거민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날의 극렬 시위 등으로 철거민들이 극도로 흥분한 새벽에, 그것도 화염병, 80여개의 시너, 염산, LP가스통 등 위험물을 가진 채 저항하는 시위현장에 대한 사전 대처가 부족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물대포가 유류화재 키워 경비전문가들은 시위에서 망루(구조물, 일명 ‘골리앗’)가 등장하면, 이를 지을 때 진입하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한다. 시위대에 물과 음식을 끊고 평화적 해산을 유도하거나 화염병을 다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작전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또 빌딩의 좁은 옥상과 격렬한 저항을 고려할 때 경찰이 우선 물러났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특공대 출신의 한 경찰은 “옥상이 좁아 사다리로 접근하거나 헬기로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컨테이너를 동원했지만 이는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일부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돌발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많은 사고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입한 데 대한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의 대치상황에 너무 쉽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이 폭력으로 맞설 경우 둘을 떼어놓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빠른 진입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물대포가 오히려 유류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관계자는 “시너와 같은 유류화재는 물이 닿으면 오히려 물을 타고 번지게 된다.”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특수약품을 섞어야 하는데 경찰이 진압에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 주변에서는 김 청장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통해 평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자신의 의중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서울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장에서 연행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등 25명과 현장에 있던 경찰관을 불러 화재 경위와 진압 상황,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날 현장조사를 벌였다. 글 / 서울신문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무리한 진압… 철거민4명 경찰1명 숨져

    경찰이 농성중이던 용산 철거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4명과 경찰 1명 등 5명이 사망하고 십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 4층짜리 건물에서 전날부터 점거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4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병원에 이송된 부상자 중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중상자도 포함돼 있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42분 10t짜리 기중기를 이용,경찰 특공대원들이 타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민들이 농성중인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돌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진압이 시작된지 40여 분만인 7시24분께 철거민들이 옥상에 설치한 5m 높이의 망루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옥상 전체로 번졌고,망루는 1분도 안돼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철거민들은 화염병을 만들기 위해 시너병 70여통을 쌓아놓았는데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불이 시너통에 한꺼번에 옮겨붙으면서 폭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명의 사망자 대부분이 이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경찰 복장을 한 시신 1구도 발견됐는데 경찰은 이날 오전 진압 과정에서 실종된 서울지방경찰청 특공대 소속 김모(32) 경장인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또 경찰과 철거민,용역직원 등 17명이 얼굴과 기도 등에 화상을 입거나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고 용산 중앙대병원과 한강성심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배모(39)씨는 “망루 안쪽에 작은 불꽃이 한두 차례 있다가 꺼지고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큰 불꽃이 망루 전체로 확 피어올랐다.불이 시너같은 인화물질에 옮겨붙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용산소방서 관계자는 “망루 부근에서 철거민으로 보이는 시신 4구와 경찰 복장을 한 시신 1구를 발견해 수습했으며,부상자 중 한 명은 건물에서 뛰어내려 위독했는데 병원으로 후송한 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3명이 건물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에 올라타 구호를 외치며 저항하는 아찔한 상황도 나왔지만 이들이 5분여만에 검거되면서 경찰의 진압 작전은 마무리됐다.  현재 경찰은 화재 감식반 등을 투입해 현장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건물 인근에는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30여명이 경찰의 진압에 격렬히 항의했다.  앞서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 수십명은 19일 오전 5시부터 이 건물을 점거하고 “강제철거를 하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철거 전에 생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다음은 소방당국이 밝힌 부상자 명단.  ◇ 경찰△용산 중앙대병원 노정환(29) 조현민(29) 김양신(36) 이창원(38)△흑석동 중앙대병원 양문석(25) 배명우(35) 박찬현(38)△한강 성심병원 최윤식(37) 권성철(34) 성영낙(31) 강인규(32) 남기춘(38)◇ 시위자·용역업체직원△순천향병원 지석준(40) 김용근(51) 천주석(47) △용산 중앙대병원 이충연(37) 김명숙(45.여) 글 연합뉴스 영상제공 칼라TV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독자의 소리] 범죄보도 교통방송도 했으면/마포경찰서 서강지구대 경장 김종욱

    현재 교통방송은 정체구간을 비롯한 도로의 상황 등과 함께 노래로 편성돼 버스나 택시, 자가용 운전자들이 많이 청취한다. 나도 가끔 교통방송을 청취하는데 경찰청과 제휴해 교통방송에서도 범죄 관련 방송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예를 들어 뺑소니나 오토바이 날치기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범죄차량이나 색깔, 도주 방향 등 교통방송에서 즉시 방송을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청취자들이 대부분 운전자여서 제보도 자연적으로 많아질 것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검거도 가능할 수 있어 범죄도 많이 예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 않는가. 범죄는 다양해져 가는데 경찰력은 한계가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제 서로가 보살펴 주는 안전 지킴이가 되어 주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정착만 된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포경찰서 서강지구대 경장 김종욱
  • 소규모 205개面 행정 통폐합 시끌

    소규모 205개面 행정 통폐합 시끌

    ‘지방행정의 효율성이냐, 주민의 생활 편의냐.’ 면(面) 통폐합 문제가 연초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 행정조직의 효율화를 위해 동(洞) 통폐합에 이어 올해부터 소규모 면의 통폐합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지자체들은 동과 달리 면을 무리하게 통폐합하면 주민 불편이 많아진다며 벌써부터 난색이다. ‘지방행정의 효율성이냐, 주민의 생활 편의냐.’ 면(面) 통폐합 문제가 연초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구 잣대 획일적 행정” 반발 행정안전부는 지방 행정조직의 효율화를 위해 동(洞) 통폐합에 이어 올해부터 소규모 면의 통폐합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지자체들은 동과 달리 면을 무리하게 통폐합하면 주민 불편이 많아진다며 벌써부터 난색이다. 12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올해부터 지방행정 조직·인력·예산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행정 면(面)’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행정 면의 제도 도입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18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다. 통합 대상은 지난해 1월 말 기준 인구가 전국 1205개 면 평균(4300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 2000명 미만인 205개 면이다. 이 면들은 73개 시·군에 속한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정체성 상실 등을 들어 통폐합에 반대하고 있다. 경북 영양군 관계자는 “영양은 6개 읍·면 중 3개 면이 인구 2000명 미만이지만 면적은 서울의 1.5배나 된다.”며 “인구를 잣대로 삼는 것은 획일적 행정의 전형”이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도심 8개 동을 4개 동으로 합쳤던 포항시도 면 통폐합에는 부정적이다. 북구 기북면이 인구 1400여명에 불과하지만 면의 정체성과 여론 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 등 고려 통폐합 원하는 곳도 경북도의 시·군 중 인구 2000명 미만(29개)의 면이 5개로 가장 많은 상주시와 시의회도 면의 통폐합에 미온적이다.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다. 상주시 중동면 발전위원회장 유수용(66)씨는 “도심과 멀고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 면이 통폐합되면 각종 생활 불편과 행정 서비스 질 저하가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100년이 넘은 면 제도가 폐지되면 고향의 정체성도 약해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구 2000명 미만인 전남 강진군 옴천면과 작천면의 일부 주민들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인근 읍·면과 통합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금창호 박사는 “면 통폐합이 성과를 내려면 행안부는 대폭적인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지역 이기주의적 발상을 버리고 통폐합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역개발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과감한 자세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896년 갑오경장 당시 도입된 면 제도는 1910년에서야 정착됐다. 1개 면에는 보통 면장(5급)을 포함해 공무원이 9~20명, 수가 적은 면에는 9~15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용어클릭 ●법정면 호적, 주민등록 등에 쓰이는 법으로 정한 면. 자연마을을 바탕으로 원래부터 이름이 붙여졌다. 재산권 및 각종 권리 행사 등 법률 행위 때 이용된다. ●행정면 법정 면의 범위를 기준으로 효율적인 행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더 광역화한 면.
  • [옴부즈맨 칼럼]신년보도의 희망과 아쉬움/김경모 연세대 언론영상홍보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신년보도의 희망과 아쉬움/김경모 연세대 언론영상홍보학부 교수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온통 어둡고 우울한 소식뿐이다. 긴 수렁 속으로 빠져든 경제 위기로 가뜩이나 움츠린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 불안이 아예 얼어붙게 만드는 형국이다.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와 공동으로 수행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1일자와 2일자에 연이어 보도)는 이런 절박한 사정을 여과 없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비상, 폭등, 파국, 투쟁’ 같은 살벌한 단어가 기사 제목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해 첫 주를 다룬 서울신문의 보도는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려는 사회 각계의 모습을 ‘희망’이라는 주제어를 통해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신년호부터 1면 머리 옆에 ‘2009 희망 프리허그’라는 박스 기사를 3일 연속 전진 배치하면서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 나누는 기쁨과 더불어 사는 행복을 꿈꾸는 서민의 소박한 모습을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으로 다룬 기획이 눈에 띄었다. 서민들의 작은 이야기를 오히려 전면에 내세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면서도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나 자크 들로어 전 프랑스 재경장관의 냉철한 분석과 전망 등 세계적 거물들의 큰 이야기를 속지의 전면 기사(1일자 8면과 2일자 6면)로 균형 잡고 있는 차분한 편집도 새해 대목에서 독자의 관심을 잡기에 충분했다. 어디서 찾았는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점잖게 한마디씩 제시한 한자 사자성어가 마치 유행처럼 화려하게 지면을 장식하는 최근 경향까지 포함해서 새해 벽두 각 신문의 지면 기획과 기사 내용은 너나없이 비슷비슷한 게 사실이다. 언론매체마다 신년에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도하는 행태 또한 마찬가지다. 서울신문 역시 이틀에 걸쳐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의 모습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주요 부문별로 학계 전문가와 기자가 공동 작성한 여론조사 보도의 각종 수치는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이 여러모로 가혹하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다만 아쉬운 점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여론조사의 경우 각종 통계수치를 들어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만큼 쉽게 써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쉬운 내용이 단순 빈도 분포의 소개에 그치는 것으로는 곤란하다. 몇몇 영역에선 소득, 연령, 이념에 따른 여론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분석에 할애하는 대목이 부족해 기사 내용이 오히려 궁금증을 유발했다. 주요 변인을 중심으로 간단한 교차분석 등을 하면 여론 구조의 다양한 측면을 포착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훨씬 분석적인 심층기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미처 기사화하지 못하더라도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할 조사 내용들도 많다. 인터넷 사이트 등 관련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 조사 결과의 친절한 해석도 필요하다. 동일한 통계수치라도 해석하기에 따라 다른 의미를 줄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추세 전망이나 정책 대안의 방향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 그런 점에서 단순 기사 제공에 그친 기획력은 다소 평면적이라 좀 아쉽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조사 결과의 의미를 다각도로 해석해 보는 전문가 방담 등을 입체적으로 함께 기사화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새해부터 서울신문의 1면 제호가 훨씬 산뜻해졌다. 제호 밑의 다소 투박했던 붉은색 검은색 바를 날렵한 두 줄 선으로 대체한 디자인 변화가 주는 효과가 사뭇 멋스럽다. 지난해 31일의 사고는 지면 혁신의 기대감도 한층 더한 바 있다.앞으로 좀 더 지켜볼 일이다. 김경모 연세대 언론영상홍보학부 교수
  • “장교·부사관 출신 공무원 호봉차별 합헌”

    부사관 출신 경력자가 공무원으로 임용될 때 장교 출신보다 초임 호봉이 낮게 책정되고 경찰공무원의 보수가 군인과 다르게 지급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잇따라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유모씨가 “공무원 호봉획정 기준에 관한 규정이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부사관 출신인 유씨는 지난 2006년 공군 군무원으로 임용되며 하사로 복무한 기간 5년 6개월 가운데 의무기간인 3년을 경력으로 인정받는 등 6급4호봉으로 초임 호봉이 정해지자 헌소를 냈다.헌재는 “부사관의 경우 장교보다 낮게 정한 것은 지위와 업무책임도를 감안한 것”이라면서 “공무원 호봉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서 입법의 위임을 받은 행정부의 넓은 재량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경찰공무원 보수가 군인 등 보다 낮아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경찰관 오모씨가 낸 헌소도 기각했다.헌재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생명과 신체에 상당한 위험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고유 업무 및 노출되는 위험상황의 성격과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경장 봉급이 중사 봉급보다 낮은 것은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野·공권력 충돌 이후 국회] 야 “무늬만 질서유지…사실상 경호권”

    국회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의 야당 농성단을 강제 해산하면서 국회법 위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위법성 논란은 서울경찰청 기동대 의 국회 본청 주변 배치와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의 본청 건물 내 투입 여부,‘의원가택권’에 따른 질서유지권 행사에 집중되고 있다. ●“일반경찰 배치 법 어긋나” 국회 사무처는 로텐더홀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지난 3일 “현 상황에서 국회경비대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서울경찰청 기동대 9개 중대 900여명을 증원,투입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민주당은 경호권이 발동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 경비대를 제외한 일반 경찰을 국회 경내에 배치시키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국회법은 제143조에 국회의장의 경호권을 규정하고,144조 2항에 ‘의장은 국회의 경호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일정한 기간을 정해 정부에 대하여 필요한 국가경찰공무원의 파견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지금처럼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상황에서는 한 단계 높은 조치인 경호권 발동시의 국가경찰공무원 파견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민주당은 4일 “지금 발동된 조치들은 무늬만 질서유지권이고 그 실질이나 내용은 경호권”이라면서 “질서유지권이 아니라 사실상 ‘위장 경호권’”이라고 주장했다. ●사무처의 ‘의원가택권´ 구설 국회가 외부 경찰을 투입하면서 그 명분으로 내세운 ‘의원가택권’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국회 사무처는 “(외부 경찰 증원은) 의사당 질서회복을 위한 의원가택권 차원에서 이뤄진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야당이 본회의장에서 퇴거하지 않으면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와 특수주거침입죄 등으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본회의장을 점거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건물에 침입했다는 것인데,의원가택권이라는 권리의 주체에는 당연히 국회의원도 포함되는 것이며,의장의 전속적 권한이 아니다.”면서 “국회법에는 근거도 없는 형법 항목을 들이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강제해산에 경비대 투입 주장 로텐더홀에서의 강제 해산 과정에서 경위를 가장한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이 투입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로텐더홀 바닥에 떨어진 국회 경비대 이모 경장의 출입증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국회법에는 질서유지권이든,한 단계 더 강력한 조치인 경호권이든,어떤 경우에도 회의장 건물 안에는 국회 경비대를 비롯한 경찰이 들어올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경찰은 “민주당 인사들이 국회 건물 밖에서 몸싸움을 녹화하던 이 경장의 출입증을 낚아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위법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유흥업소 등친 경찰 1명 구속·1명 직위해제

    서울지방경찰청은 1일 유흥업소와 보도방 업주들에게 향응과 금품을 받고 그 대가로 편의를 봐준 혐의로 종로경찰서 P경사를 구속하고,중부경찰서 K경장을 직위해제했다.P경사는 업주 및 업소 종사자들이 연루된 형사 사건에 관여해 합의를 주선한 뒤 두 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 등 수백만원을 받고,관내 유흥업소에서 100만원이 넘는 ‘공짜 술’을 여러 차례 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K경장은 관내 보도방·유흥업소 업주들에게 명절 선물 등 정기적인 상납과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서울청 자체 감찰을 받고 있다.경찰은 “P경사는 비리 정황이 일정 부분 확인돼 구속했고,K경장은 상납의 지속성 등을 파악한 뒤 해임,파면 등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들로어 전 佛재경장관에 듣는다]“각국 개혁·협력 잘되면 내년부터 경제리듬 회복”

    [들로어 전 佛재경장관에 듣는다]“각국 개혁·협력 잘되면 내년부터 경제리듬 회복”

    │파리 이종수특파원│2009년 유럽의 최고 화두는 경제 위기와 유럽 통합이다.경제 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해법은 무엇인지 등 지구촌 보편의 관심에서 유럽도 자유로울 수 없다.눈을 유럽의 특수성으로 돌리면 유럽 대륙의 정치적 통합이 답보 상태에서 벗어날지도 주요 관심사다.두 이슈에 대해 가장 적절한 지혜를 줄 수 있는 유럽의 ‘큰 정치인’ 자크 들로어(84)를 지난 연말 만났다.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시절 두 차례 재경부장관을 역임하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지낸 그의 전망과 해법을 들어봤다. ■ 경제위기 해법은 3주 동안의 접촉 끝에 힘겹게 자크 들로어를 만난 곳은 파리 7구 그르넬 113에 있는 ‘고용,수입 및 사회연대 위원회´ 건물.그는 위원장 접견실로 직접 나와 기자를 맞았다.대정객은 세월의 흔적이 무색할 정도로 꼿꼿하게 인터뷰에 응했다.경제장관을 두차례 역임한 지혜를 바탕으로 현재 경제 위기의 원인은 통제 불능에 빠진 광기의 금융 시스템이라고 진단했다.또 주요 해법으로는 ‘경제안전보장 이사회 창설´ 및 ‘세계의 공조´를 제시했다. 기자가 “인터뷰를 녹음해도 되겠냐.”고 묻자 “나도 녹음할 텐테….”라고 말했다.이유를 물었더니 “당신을 믿지만 내가 말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먼저 “경제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고 질문했다.그러자 “나는 점쟁이가 아닌데….”(웃음)라며 “커피잔에 몇방울 남은 커피 흔적으로 미래를 전망하려고 시도하는 습관을 갖고 있지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원인을 잘 분석하고 적절한 개혁을 시행하면서 지구촌 차원의 협력이 잘 이뤄진다면 현재의 위기는 제한되고 2010년부터 리듬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메이도프 스캔들은 도덕의 문제” 2009년에도 여전히 힘들겠네요라고 물었더니 “물론”이라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5월에 일간 르 몽드에 실린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와의 대담 기사(‘광기의 금융이 우리를 지배해서는 안된다’)에서 국제 금융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최근 소식은 우리(경제 전문가)를 당황스럽게 한다.”며 버나드 메이도프 사례를 지적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하자 “메이도프 스캔들은 정치·경제적 비판이 아니라 도덕의 문제”라며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가보지도 않았다는 말인지 참 당혹스럽다.이런 스캔들이 되풀이되면 국민들에게 설명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무척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그는 대안으로 “금융 활동의 성공을 지향하면서 실물 경제 등을 희생하지 못하게 명백한 규율들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에 한번 경제 정상회담 열어야” 경제위기를 낳은 배경과 관련,그의 분석은 막힘이 없었다.“경제 균형이라는 전통적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벌써 위기 상황 속에 놓여 있었다.선진국에서는 상품·서비스뿐 아니라 임금 부문에서의 심한 경쟁 때문에 최근 몇년간 생활수준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은 소비 대출,부동산 대출 등을 활용했고 이로 인해 많은 국가가 부동산시장의 위기를 겪었다.주택 및 건축 부문이 생산과 경제활동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현재 경제 위기와 1997년 경제 위기 모두 은행권의 안이한 통화관리 관행에서 비롯했다고 지적했다. 사회주의자인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자본주의 본연의 문제로 돌리지는 않았다.“패배를 한 것은 본래의 자본주의가 아니라 이데올로기화된 금융패권 체제와 시장의 군림 체제이다.특히 시장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현재의 터무니없고 비참한 상황을 낳았다.”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 달라고 하자 두가지를 강조했다.첫 대안은 경제안전보장이사회 창설이었다.그는 “1993년 유엔에 경제안전보장이사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는데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세계무역기구 등의 입장을 청취하자는 취지였다. 1년에 한 차례 경제 정상회담과 경제장관 회의를 열어 경제 상황을 진단· 평가하고 그 결과를 경제안전보장이사회에서 주시하자는 것인데,이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다른 해법으로 “G20으로 명명되는 국가들이 모여서 급한 해결책을 찾은 뒤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국제 규율들 속에서 진전을 이뤄 현재 벌어진 위험들을 막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경제위기로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잊지 않았다.“경제 위기 뒤 보호주의가 복귀할 위험이 있는데 첫 희생자는 가난한 국가들이 될 것이다.또 일부 국가가 자국 은행에 특혜를 줘 경쟁의 불균형과 파행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국가간 갈등이 커질 것이다.1929년 경제 위기 이후 자국 보호주의 경향을 상기해 보라.보호주의가 도래하면 전쟁은 멀지 않다.” ●예산 균형 맞추는 미국 역할론 강조 마지막으로 그는 경제 위기 탈출과 관련,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미국이 세계 경제 쇄신에 기여하려면 미국인들이 저축을 늘리고 대출을 줄여,예산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거액을 투입해야 하는 현 시점에 어떻게 이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가 딜레마다.미국에 당장 합리적 균형을 찾을 것을 요구할 순 없겠지만 언젠가는 이 문제가 거론될 것이다.” ■ 유럽통합 전망은 경제 위기에 이어 화제는 유럽 통합으로 나아갔다.지난해 아일랜드가 국민투표에서 리스본 조약 비준을 부결시키면서 정치 통합이 지연되고 있다. 그는 “(아일랜드를 비롯한 반대 입장의 국가들에) 원치 않는 행복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EU 소속 27개 회원국이 모두 동참하지 않는다 해도 계속 전진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유로화 사용도 당시 15개의 회원국 중에 10개국만 동의했지만 이를 진행시켰다.”고 덧붙였다. EU의 다른 걸림돌인 터키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열린 정신을 강조했다.“지리적 이유를 들어 터키에 ‘노(no)’라고 말하는 입장에 반대한다.그것은 상대의 존재조차 거부하는 위험한 이데올로기다.또 두 문명간의 몰이해를 심화시킨다.”고 잘라 말했다.이어 “물론 협상은 해야 한다.터키가 EU의 정신,공동 규율,다원주의적 민주주의,경제 운용 방식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유럽통합의 한 주역인 그에게 지난해 EU 창설 50돌을 맞은 소감을 물었더니 “EU 통합 기준인 로마협약(1957년) 협정에 참석하지 않았는데,저를 더 늙은이로 만드는데요(웃음)….”라며 답변을 이어갔다. “가장 주요한 장면은 1950년 프랑스 외무장관인 로베르 슈만의 호소였다.그는 ‘어제의 적´ 독일에 전쟁의 근원이었던 석탄·철강을 공동 생산하자고 제안했는데,한 사회학자는 이를 ‘용서와 약속´이라고 표현했다.이는 놀라운 제스처였고 유럽이 영혼을 지녔음을 보여준 장면이다.물론 현재 경제 위기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진정한 통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vielee@seoul.co.kr ■ 자크 들로어는 자크 들로어는 1925년 파리에서 출생한 프랑스·유럽의 대표적 정치인.소르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중앙은행에 입사했다.프랑스기독교노동자연맹(CFTC)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이어 프랑스 중앙은행 이사,사회당의 주요 당직을 맡았다.1973년부터 79년까지 파리9대학 경영학교수로 활동.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시절 두 차례 재경부 장관을 지냈다.85~94년 EU 집행위원장 역임했고 95년 대통령 선거 당시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사회당 대선 후보였으나 출마를 고사했다.지난해 사회당 당수에 선출된 마르틴 오브리가 딸이다.
  • 檢·警 ‘특별단속의 추억’

    검·경 등 사정기관의 특별단속은 그 시대 사회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다.특별단속을 한다는 것은 이미 문제현상이 만연하거나 곧 심각해질 기미가 보여 이에 대한 ‘응급조치’격으로 칼을 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최근 이뤄진 단속을 중심으로 올 한 해를 비롯,지난 수년 동안의 사회적 이슈를 살펴 봤다. ●美 쇠고기 루머 관련 2875명 단속 올해 특별단속의 화두는 단연 미국산 쇠고기다.올해 상반기에는 ‘광우병 괴담´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둘러싼 온라인 상의 루머와 유언비어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특별단속이 이뤄졌다.검·경은 7,8월 두 달 동안 2875명을 단속하고,15명을 구속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초읽기에 들어간 올 하반기부터는 쇠고기 원산지 등 허위표시 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특별단속은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는 기획부동산 사기 등 각종 투기 및 개발과 관련된 비리 사범이 판을 쳤다.이에 2005년 하반기에는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단속 지시가 떨어져 검·경 합동으로 1만 5558명을 단속,이 중 455명을 구속했다.2006년 상반기에는 검찰이 직접 나서 재개발·재건축 비리사범 127명을 단속하고 37명을 구속했다.지난해에는 경기 호황과 맞물려 펀드와 주식 등을 통한 재테크가 각광받으면서 사채 등 불법사금융으로 현금을 끌어 쓰려다 피해를 보는 경우가 급증했다.이에 검·경이 2,3월에 특별단속을 벌여 1333명을 적발하고 33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외국인 인권처럼 국가 위상과도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특별단속이 이뤄지곤 한다. ●2005년 노르말헥산 사용 업체대표 46명 입건 지난 2005년 1월 있었던 노르말헥산 등 유해화학물질 사용업체 특별 합동점검단속이 대표적인 예다.태국 여성 8명이 액정 모니터 부품 제조공장에서 근무하다 노르말헥산에 노출돼 다발성신경장애,이른바 ‘앉은뱅이병’에 걸린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는 즉시 특별단속을 벌여 불과 3주 만에 유해화학물질 사용 업체 대표 등 46명을 입건했다.앞서 2003년에는 취업을 원하는 러시아 여성 등을 유흥업소에 팔아 넘기는 인력 송출업체의 농간으로 ‘인신매매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자 유흥업소에 무용수로 취직하는 외국인에 대해 예술흥행(E6)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하고 곧바로 특별단속을 벌여 39명을 적발,16명을 구속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동방박사 ‘몰약’ 면역력 증강”

    국내 연구진이 동방박사의 3가지 선물 중 하나인 ‘몰약’의 면역력 증강 효과를 입증해 화제다.순천향대 의료과학대학 임상병리학과 윤형선 교수와 포천중문의대 이부용 교수팀은 몰약에 들어 있는 성분 중 하나인 ‘거걸스테론(guggulsterone)’이 외부 병원체가 몸속에 침입했을 때 면역력을 조절함으로써 인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25일 밝혔다.이 연구 결과는 네덜란드의 국제면역약학회지 11월호 인터넷판과 한국식품과학회가 발행하는 식품과학회지 12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에게 선물한 3가지 중 하나로 알려진 몰약은 예부터 구강 감염과 염증 치료 등에 사용돼 왔다.실제로 몰약이 함유된 구강세척제나 치약은 치은염 치료에 효과적이며 입과 치아,눈의 감염을 막는 데도 몰약이 처방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원전(BC) 1세기 이전에 몰약은 와인이 발효돼 식초가 되는 것을 막는 데 사용됐으며,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뱀에 물렸을 때 효과적인 치료약으로 처방됐다는 기록도 전하고 있다.이 밖에 인디언들은 순환장애,신경장애,관절염 치료를 위해 몰약을 사용하는 등 과거에는 주로 강력한 방부효과를 통해 고통을 덜어주고 치료 속도를 높이는 물질로 인정됐다. 윤 교수는 “동방박사들이 몰약과 황금,유향을 아기 예수에게 선물한 것은 이들 물건이 값이 비쌌기 때문이 아니라 아기 예수의 건강을 생각해 치료약 개념으로 선물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성서상의 선물이 실제로도 질병 억제나 치료 효과가 큰 것을 보면 이들이 박사라기보다 ‘현인’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유흥업소·보도방 등치는 경찰

    유흥업소·보도방 등치는 경찰

    “현금 아니면 안 받는다.우리도 2차(성매매) 등 불법을 저지르지만 우리를 등치는 경찰들의 행패는 도를 넘었다.‘공공의 적’이다.”(종로 유흥주점·보도방 업주 K·L씨 등) “상납은 관례다.유흥업소 상가번영회와 개별 업소에서 형사과와 지구대 경찰들에게 매월 80만원 정도 주고,명절 때는 또 따로 챙겨 준다.”(중구 M주점 K이사 등) 서울시내 일부 지역의 유흥업소와 보도방 업주들이 털어 놓는 경찰의 비리 행각이다.그동안 경찰과 업주들간의 유착관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경찰의 비리가 얼마나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업주들은 비리 경찰관들이 ‘공짜 술’을 먹는 것은 일상적이고,단속에 걸렸을 땐 돈을 받고 무혐의 처리해 주는가 하면,형사 사건 연루 땐 합의를 주선한 뒤 대가로 돈을 챙긴다고 했다.이들은 상납 대가로 경찰로부터 단속정보를 받는다고 말했다.이를 방증하듯 문제의 경찰관들과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도 “꼭 제거해야 할 암적인 존재”라고 혀를 내두른다. ●성폭행 합의 주선 뒤 돈 받아 21일 서울신문이 일부 지역의 유흥업소 및 보도방 업주 등을 대상으로 입수한 경찰 비리 문건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 P경사는 올 초 5년 전 보도방 단속 때 알게 된 보도방 업주 L·K씨에게 ‘보증금 4000만원,월 350만원’의 조건에 관내 J주점을 인수토록 알선했다.P경사는 싼 값에 가게를 운영토록 해줬다며 공짜 술을 요구했다.업주 K씨는 “P경사는 거의 매일 종로서나 경찰청 등 동료 형사들과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데려와 하룻밤 수십만원에서 100만원대 공짜 술을 먹었다.”면서 “형사들 중에는 여종업원과 2차를 나간 이들도 많다.”고 털어놨다. P경사는 올 6~7월 J주점에서 일하던 A(23·여)씨가 종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취한 남성에게 당할 뻔한 사건으로 종로서에 왔을 때 피의자와 합의를 주선한 뒤 돈을 받았다.J주점 업주 K씨는 “P경사가 전화해 가져 오라고 해서 합의금 400만원 중 100만원을 은행에서 수표로 찾아 직접 건넸다.”고 말했다.P경사는 2006년 말에도 불법 사채업자를 고소한 보도방 업주 L씨와 피고소인인 사채업자의 합의를 주선했고,L씨가 받은 합의금 1200만원 중 500만원을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경찰서 K경장도 보도방 업주들에게서 지속적으로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명절 때면 선물도 받았다.과거에는 관내 보도방의 터줏대감인 B실장을 통해 정기적으로 돈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돈 대신 공짜 술을 먹고 있다고 업주들은 전했다.그러나 다른 관할서 보도방 업주들에게는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종로의 한 보도방 업주 L씨는 “최근 K경장 등 중부서 형사 5명에게 술을 샀는데,K경장은 형님·동생 사이로 지내려면 돈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와 지구대 경찰들도 비슷하다는 게 업주들의 증언이다.중구의 한 보도방 업주인 C씨는 지난해 9~10월 보도방 단속 때 지구대 경찰에게 적발됐다.C씨는 남대문서에 줄이 닿는 P주점 H사장에게 처리해줄 것을 부탁했다.H사장은 남대문서 형사에게 청탁했고,이 형사는 즉시 지구대에 연락했다.C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대가로 H사장을 통해 경찰서와 지구대 경찰에게 현금으로 300만원을 건넸다. ●경찰, 상납 대가로 단속정보 흘려 경찰은 상납 대가로 편의를 제공했다.가장 흔한 게 단속 정보 유출이다.중부서에서는 올 10~11월 을지로 일대 보도방을 단속했다.중구에서 경찰 상납 고리 역할을 해온 B씨는 K경장을 통해 단속 정보를 미리 들었다고 했다.B씨는 일대 보도방 업주에게 단속 지역에 여종업원을 보내지 말라고 알렸다. 경찰은 신규 업소 진출을 막고,기존 업소의 고정 이익을 보장해 주기도 했다.중구의 보도방 업주 S씨는 “기존 보도방 업주가 유착 관계에 있는 경찰에게 신규 보도방의 차량번호를 알려 주면,경찰은 2차 문제까지 파헤치는 등 심하게 단속해 살아 남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형사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주기도 한다.종로서의 경우 일대 성인 PC방과 보도방·유흥업주들이 동시에 경찰에 선이 닿아 있어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J주점 K씨는 지난 10월 종로구 낙원동에서 성인 PC방 종업원 3명과 싸웠다.지구대에 붙잡혀 갔을 때 종로서 P경사에게 전화했다.상대방은 P경사보다 직급이 높은 경찰에게 전화했다.우여곡절 끝에 사건은 무마됐다. 동료 경찰들은 “일부의 부조리가 너무 심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비리 경찰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당사자들을 엄벌하겠다.”면서 “액수나 횟수에 따라 파면·해임·정직 등의 징계를 하고,그보다 더 심하다면 형사 입건하겠다.”고 밝혔다. 사건팀 society@seoul.co.kr
  • [女談餘談] 죽을 권리, 살아야하는 의무/이순녀 문화부 차장

    [女談餘談] 죽을 권리, 살아야하는 의무/이순녀 문화부 차장

    “이 결정으로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상처입지 않길 바랍니다.” 남자는 힘겹게 숨을 내쉬며 유언했다.그리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공호흡기를 떼내고 눈을 감았다.신경장애질환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 살았던 59세의 영국인 남자는 안락사 허용국가인 스위스의 병원에서 이른바 ‘원조 자살’을 택했다.이 남자가 최후를 맞는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지난 10일 영국 TV에 방영되면서 국제 사회가 다시 안락사 논쟁에 휩싸였다. 12일 뉴질랜드의 한 신문은 자신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소생술을 쓰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문신을 가슴에 새겼다는 79세 할머니의 소식을 전했다.‘자발적 안락사’ 지지 단체의 회원인 이 할머니는 “언제,어떻게 죽느냐 하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언제,어디서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레 죽을지 모른다는 걱정과 더불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인간의 존엄성도 포기한 채 무의미하게 연명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두가지 사건은 이런 고민을 한층 무겁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실상 존엄사를 인정하는 최초의 법원 판결이 내려져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지난 11월28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75세 할머니의 가족이 낸 ‘치료중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존엄사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나라별로 안락사에 대한 법적 판단은 여러갈래다.미국의 몇몇 주는 적극적 안락사를,프랑스는 제한적 존엄사를 인정하고 있지만 영국,독일 등 상당수 국가는 여전히 안락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진정한 웰빙(well-being)은 웰다잉(well-dying)’이란 말처럼 자연스럽고 평온한 죽음은 모든 인간의 공통된 바람이다.하지만 현실은 ‘죽을 권리’와 ‘살아야 하는 의무’의 사이에서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생(生)이 인간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듯 사(死) 또한 조물주의 고유 영역으로 끝까지 남겨둬야 하는 것일까. 이순녀 문화부 차장 coral@seoul.co.kr
  • 또 이천 냉동창고 불… 6명 사망·1명 실종

    또 이천 냉동창고 불… 6명 사망·1명 실종

    지난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의 냉동창고의 근처인 또다른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인부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지하의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용접 작업 중 불이 나 순식간에 퍼진 유독가스 때문에 많은 희생자를 낸 점도 지난 번과 유사하다.“결국 또 인재(人災)”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인화성이 강한 냉동창고에 대해 그 동안 별다른 소방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하 냉동창고 가스용접 작업 중 발화 5일 낮 12시10분쯤 경기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 서이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지하 1층에서 용접 작업 중이던 남강로지스틱스 택배회사 소속 경장수씨 등 6명이 숨지고,이현석씨가 실종됐다. 불은 지상 2층,지하 1층,연면적 4만 698㎡ 규모의 냉동창고 1개 동을 태우고 5시간 만에 진화됐다.그러나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번지면서 이날 늦은 밤까지 진화작업을 계속했다. 불이 난 냉동창고는 철골구조에다 벽면 보온재로 인화성이 강한 ‘샌드위치패널’를 사용한 탓에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밀폐공간으로 퍼지고 말았다.샌드위치패널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 셈이다.현행 소방법에서는 냉동창고가 콘크리트 구조물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이천지역의 상당수 냉동창고가 인화성 패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화재 당시 창고의 지하에서는 11개 업체 104명이 물품 분류작업을 하고 있었으며,숨진 경씨 등 일부 직원들은 냉장실 문을 수리하기 위해 용접작업 중이었다.용접기 불티가 인화성이 강한 패널로 튀면서 불이 났다. 사망자들은 불이 난 사실을 모르고 작업을 하다 유독가스에 질식됐다.불이 나자 소방차 54대와 소방대원 280여명,헬기 2대 등이 출동했으나 진화에 애를 먹었다. ●11개월 전 사고후에도 소방대책 전무 목격자 송모(72)씨는 “중부고속도로를 지나는데 도로 옆 물류창고 아래쪽에서 불길과 연기가 수십m 높이로 치솟았다.”면서 “순식간에 불길이 솟구쳐 폭발사고가 난 줄 알았다.” 고 말했다. 이성재 이천소방서 예방과장은 “화재 당시 출입문이 닫힌 것은 아니지만 불길이 너무 세 사망자들이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물류창고가 ‘시설물 안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건축물 안전전검을 자체적으로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해 안전대책에 허점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특히 지난 1월 화재후 냉동창고에 대해 별다른 소방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중시하고 이와 관련된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에도 수사 중이다.주민들의 말을 토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등을 이유로 한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불이 난 물류창고는 서이천 나들목 인근에 있으며,지난 1월 7일 화재가 발생한 ‘코리아2000’ 냉동창고와 불과 20㎞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사망자 ▲경장수(38·여주하늘공원장례식장) ▲손성태(23·이천효자원) ▲정원(29·이천효자원) ▲김웅원(24·이천하늘공원장례식장) ▲김준수(28·이천의료원) ▲김태영(27)씨 ●실종자 이현석(27)씨 김병철 김승훈기자 kbchul@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 풍속사] (47) 기녀와 하룻밤

    [그림이 있는 조선 풍속사] (47) 기녀와 하룻밤

    ‘밤길’(그림 1)은 신윤복의 작품인데,신윤복 풍속화 치고는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나는 조선 후기 풍속화를 논하는 자리에서,혹은 풍속화로 만든 달력이나 기념품 등에서 이 그림을 본 적이 없다.하지만 이 그림은 퍽 꼼꼼히 따져볼 만한 것이다.그림 위쪽에 하현달이 떠 있는 것을 보면 밤이 분명하다.또 담뱃대를 문 기생이 팔에 털토시를 끼고 있는 것을 보면 겨울밤이 틀림없다.참고로 말하자면,조선시대 여자는 몸 전체를 가리는 방한의(防寒衣)가 없었으므로 단지 팔에 털토시만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이 된다.여자의 털토시 말고 방한구(防寒具)는 또 있다. ●화려한 옷차림 기방의 운영자 대전별감 등불을 들고 앞서서 길을 인도하는 어린 사내종이 오른쪽 팔에 끼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털가죽으로 만든 이 물건은 위쪽에 끝을 죄는 줄이 있다.곧 펼친 상태에서 착용하고 끈을 죄어서 오므리는 것이다.끈이 있는 방한구로는 풍차나 만선두리 같은 것이 있지만,이 그림만으로는 어떤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어쨌거나 방한구를 착용하거나 들고 나선 추운 겨울밤인 것이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왼쪽의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은 별감이다.이 사람을 순라군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결코 아니다.이 사람은 앞서 ‘기방의 난투극’에서 한 번 등장한 적이 있는,기방의 운영자 대전별감이다.대전별감은 옷차림이 화려하다 했는데,이 그림의 복색을 보아도 과연 그렇다.대전별감만이 입을 수 있는 홍의(紅衣) 안에 푸른 색,분홍색,갈색 누비옷을 겹쳐 입고 있다.신발 역시 가죽신이다.또 초립 아래는 방한구인 털가죽으로 만든 ‘풍뎅이’를 쓰고 있다.과연 서울 시내 복색의 유행을 주도하는 별감답게 잔뜩 사치한 모양이다.  기생과 대전별감 사이에 있는 남자는 양태가 넓은 갓을 쓰고,중치막을 입고,가죽신을 신었다.양반이다.기생과 기부(妓夫)인 대전별감,그리고 이 양반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그림 속의 인물이 말을 하지 않으니,알 수가 없다.하지만 추측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인물들의 동작을 보자.중치막을 입은 양반은 오른손으로 갓의 양태를 잡고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고,대전별감은 왼손으로 앞을 가리킨다.저 쪽으로 가라는 신호로 보인다.기생은 대전별감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양반 왼쪽에 있다.즉 기생은 대전별감과 떨어져 양반과 함께 밤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양반과 기생이 같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것은,그들의 앞에 사방등을 든 어린 사내종이 길을 인도하고 있음을 보아서도 알 만하다. 자,그렇다면 어떤 장면인가.이렇게 추측할 수 있다.원래 기부는 기생과 동침을 원하는 손님이 있으면 그날 밤을 손님에게 양보하였다고 한다.나는 이 그림이 기부인 대전별감이 고객에게 기생을 딸려 보내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 생각한다.이의가 없으신지? ●기녀제도 양반들의 성욕 위해 500년 유지 기생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다.하지만 기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다.조선조에 와서 기생을 없애려고 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났고 중종 때에는 조광조 일파의 거듭된 요청으로 일시 기생이 없어지지만,기묘사화로 인해 조광조 일파가 실각하자,다시 기생제도가 부활하였다. 전에 언급했듯 기생은 두 가지 목적으로 존재하였다.춤과 노래를 익혀 궁정과 양반들의 잔치에 동원되는 것,그리고 하나는 양반들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즉 조선 양반 체제는 양반-남성의 결혼이란 합법적 방식을 벗어난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갑오경장 때까지 거의 500년 동안 관기제도(官妓制度)를 유지시켰던 것이다.  그림(2) 역시 신윤복의 작품이다.제목은 ‘국화 옆에서’.서정주의 시 제목을 가져온 것이다.그림의 왼쪽에는 국화꽃이 피어 있고,오른쪽에는 사내와 늙은 할미가 있다.그리고 그 앞에는 댕기머리를 늘어뜨린 젊은 처녀가 있다. 사내는 아직 앳된 기운조차 느껴지는 젊은 나이고,여자는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옆모습만 보아도 젊은 처녀임을 알 수 있다.남자가 웃통을 벗고 있는 것으로 보아,조금 전까지 남자는 옷을 벗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그리고 이제 막 대님을 치는 것으로 보아,바지도 벗었다가 이제 다시 주워 입는 것이다.여자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그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자는 부끄러워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남자와 여자는 이미 하룻밤을 지낸 것으로 보인다. 곧 이 사내는 여자의 초야권을 샀던 것이다.흔히 ‘머리 얹어준다.’는 말은,기생의 초야권(初夜權)을 사서 땋은 머리를 위로 틀어 올릴 수 있게 해 준다는 뜻이다.동기(童妓)의 초야권을 사는 사람은 이부자리와 의복과 당일의 연회비를 담당해야만 했는데,아마도 젊은 오입쟁이는 그 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다. ●기생의 성을 판매하는 조방군 이 그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는 늙은 할미다.얼굴이 검고 깡마르고 약간 간교하게 보이는 할미는 입을 가리고 여자에게 소곤대고 있다.내용이야 확인할 수 없지만,여자를 어르고 달래는 말이 아니었을까. 이 할미는 도대체 누구인가?어두운 성의 거래에는 반드시 중개인 역할을 하는 자가 있게 마련이다.‘수호지’에서 바람둥이 서문경과 유부녀 반금련 사이에 다리를 놓아 간통을 성사시킨 것은 이웃에 사는 늙은 여자 왕파였다. 그렇다면 그런 역할을 하는 여자가 과연 있었던가.19세기의 가사 ‘우부가(愚夫歌)’에 그런 여자가 나온다. ‘우부가’는 세 사람의 어리석은 사내의 행각을 그린 작품이다.개똥이·꼼생원·꾕생원 세 사내는 돈을 펑펑 써대며 온갖 놀이와 황당한 행각으로 결국 재산을 거덜내고 파멸하고 만다.그 중 꼼생원의 행각을 그린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이리 모여 노름 놀기,저리 모여 투전질에/기생첩 치가(治家)하고,오입장이 친구로다/사랑에는 조방군이,안방에는 노구할미”   보다시피 꼼생원이 하는 일은 패가망신하는 일이다.맨 끝부분의 조방군과 짝을 이루고 있는 노구할미란 부분에 주목해 보자.조방군이란 기부를 말하는 것으로 기생의 성을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자다.따라서 노구할미 역시 그런 성의 판매를 중개하는 사람임은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노구는 한자로 쓰면 ‘?’가 된다.문자 그대로 직역하면,‘늙은 할미’ 뜻이지만,사실은 뚜쟁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노구장이’란 말이 있는데,이것은 뚜쟁이 노릇을 하는 늙은 할미라는 뜻이며,‘노구질’이라고 하면 뚜쟁이 노릇이란 뜻이다. 이해조의 신소설 ‘빈상설(?上雪)’에 장안 계집을 깡그리 노구질하다 못 해서 조카딸까지 팔아먹는 것이로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곧 노구질이란 늙은 할미가 하는 뚜쟁이 노릇을 말하는 것이다.그림(2)의 할미의 정체는 밝히자면 이런 것이다.  물론 뭔가 찜찜한 구석은 있다.나는 그림(2)의 젊은 여성을 기생으로 보았는데,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서울의 기생과 지방의 기생의 출신 성분이 같지만,기생업의 경영 방식에 다른 점이 있다.즉 서울의 기생은 기부(妓夫),즉 남자가 기생을 지배한다.그림(1)에서 등장하는 대전별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하지만 지방의 기생은 기모(妓母),즉 기생의 어미가 지배한다. 기모의 경우는 춘향이와 월매를 떠올리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신윤복의 그림에 등장하는 기생은 모두 서울의 기생들이다.그렇다면 기부가 나오지 않고 노구할미가 난데없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도 이상한 일인 것이다. 물론 젊은 여성이 기생이 아닐 수도 있다.여염집의 가난한 젊은 처녀 혹은 어떤 사정이 있어서 돈이 필요한 여성일 수도 있다.이럴 경우 그림(2)의 할미는 돈 많은 남자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한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추측은 가능하지만 어떤 쪽도 확언할 수는 없다.그렇다면 우선 덮어둘 수밖에.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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