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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5월 백두산 ‘직항로 관광’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북한 개성 관광이 시작된다. 금강산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비로봉도 볼 수 있다. 중국을 거쳐 들어갔던 백두산은 서울에서 직항로를 통해 내년 5월부터 구경할 수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3일 이같은 내용의 대북 관광사업을 북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평양에서 직접 만나 이끌어냈다. 현대그룹은 이 사업에 대해 앞으로 50년간 배타적 권한을 갖는다. 양측은 이를 문서로 작성했다. 현 회장과 최승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서명했다. 이날 귀국한 현 회장은 귀국 직후 서울 적선동 사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북 결과가 아주 좋았다.”면서 “2년 만에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는데 (김 위원장이)2년 전 합의내용 가운데 잘 안된 게 있으면 얘기하라고 해 생각나는 대로 모두 말해서 많은 것을 받았다.”고 흡족해했다. 현 회장은 이번 방북기간에 북측이 내준 특별기로 백두산도 직접 둘러봤다. 동행한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백두산 삼지연 공항에 B737 정도는 이착륙할 수 있어 한번에 200명 정도는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세부 실사를 거쳐 중국 경유 상품보다 경쟁력이 있도록 관광요금과 관광코스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에도 백두산 관광과 개성 관광에 합의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훨씬 구체적으로 합의한 데다 북측의 의지가 매우 강해 성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매립지 가스 車연료 활용

    매립지 가스 車연료 활용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지에서 나오는 가스 가운데 발전용 및 냉난방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가스(LFG)를 자동차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정제시설을 갖추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정제한 매립가스에 포함된 메탄을 높은 순도(97%±1)로 정제해 천연가스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경유차량에 비해 매연이 거의 없다. 배출가스는 70%, 질소산화물은 63%, 소음은 절반으로 각각 줄이는 친환경 청정연료다. LFG는 매립장 쓰레기 유기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로, 수도권매립지에는 분당 686㎥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500㎥는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17㎥는 냉난방·실험용으로 쓰고 있다. 나머지 169㎥는 태워버렸는데 이를 모아 정제한 뒤 천연가스로 사용하는 것이다. 시설 규모는 분당 약 30㎥의 매립가스를 정제할 수 있다. 이달 중 착공해 내년 6월 준공한 뒤 2012년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연간 1560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수도권 쓰레기를 운반하는 청소차량 200대가 사용할 수 있는 연료다. 압축 및 충전시설은 이미 설치된 천연가스 충전소를 활용하면 된다. 시험 결과 경제성도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비는 약 30억원이 들어간다. 연간 운영비 9억원을 빼면 22억원의 이익이 기대된다. 태워버리던 매립가스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해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부합되고 온실가스저감 및 도심의 대기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장준영 사장은 “가스 발생의 80%정도를 모을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 경제성이 뛰어나다.”면서 “전국 쓰레기 매립장으로 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마침내 열린 백두산 하늘 관광길

    인천공항과 백두산 삼지연공항을 잇는 하늘 관광길이 마침내 내년 5월에 열린다. 백두산 관광은 2000년 방북한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음 운을 뗀 이후,2005년엔 시범사업이 무산되는 등 곡절을 겪었다. 실로 7년만에 또 다른 남북 신뢰의 결실을 이룬 셈이다. 아울러 올 연말에는 개성관광이 본격화하고, 금강산 비로봉이 조만간 개방될 것이란 반가운 소식도 있다. 현대그룹과 북측 아태평화위원회가 맺은 백두산 관광협약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성과를 가시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하겠다.1999년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남북의 관광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아무쪼록 북한지역의 관광 확대가 남북의 간극을 좁혀 평화정착은 물론, 경제적으로 ‘윈·윈’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백두산 관광은 우선 남북경협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한국 백두산 관광객은 연간 10만명인데, 대개 중국을 거쳐 백두산을 찾았다. 그러나 남북 직항로가 개설되면 이동시간을 현재의 10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중국 경유 관광객을 상당수 흡수하고, 직접 관광에 따른 추가수요를 창출하면 남북한 모두에 유·무형의 경제적 실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적으로도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부각된 백두산의 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두산 관광을 통해 남북이 상생하려면 몇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우선 북한은 관광수입(입객료)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금강산 관광처럼 막대한 금전적 대가로 현대그룹을 휘청거리게 한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뜻이다. 공항과 숙박시설, 인근 관광지 연계, 입북절차 등 관광인프라의 구축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휘발유값 사상 최고치

    휘발유값 사상 최고치

    국내 휘발유 값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국제시장에서는 두바이유 값이 배럴당 85달러선을 내주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 값의 신기록 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의미하는 우울한 전조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다섯째주(10월29일∼11월2일) 전국 주유소 1100곳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568.38원이었다. 전주보다 무려 13.29원 올랐다. 역대 최고기록이다. 종전 최고기록은 올 7월 넷째주의 1557.38원이었다. 서울지역 평균 휘발유 값도 동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ℓ당 21.59원 오른 1629.48원을 기록했다. 올 6월 첫째주의 최고기록(1620.62원)을 깼다. 경유 값과 실내등유 값도 초강세를 이어갔다.ℓ당 각각 1356.05원(16.37원↑),985.92원(19.40↑)으로 전주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석유공사측은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해 쓰는 두바이유 가격이 계속 오른 데다 (국내 제품 가격이 연동된) 싱가포르 시장의 국제 제품 값이 올라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고 풀이했다. 전날 국제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하루 전보다 배럴당 4.39달러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인 85.6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여파가 하루 늦게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두바이유보다 앞서 급등했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안정을 찾아가는 양상이다.WTI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4달러 내린 93.49달러,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0.91달러 내린 89.72달러로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 등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경기 하강 우려감이 커진 것도 두 유가를 끌어내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32) 에티오피아의 문화발상지 악숨 기행

    (32) 에티오피아의 문화발상지 악숨 기행

    아도와 산이 보이는 갈랩왕의 궁터 시바여왕의 목욕탕을 지나 산비탈을 조금만 올라가면 6세기에 악숨을 지배했던 갈랩왕의 궁터(King Kaleb’s Palace)가 나온다. 지하에는 보물 창고와 그의 아들 묘지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왕궁 터만 겨우 보존되고 있다. 관리인에게 부탁하면 묘지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 갈랩왕의 궁터에서는 에티오피아 인들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러워하는 아도와(Adowa) 전투지가 보인다. 유럽의 열강들이 아프리카 전체를 식민지로 만들어 나가고 있을 때 이탈리아는 다른 열강들의 묵인 하에 에티오피아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나 뜻밖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중 아도와 골짜기에서 거의 전멸의 수모를 당하고 퇴각하게 된다. 이는 아프리카 군대가 열강의 외세를 스스로의 힘으로 격퇴한 전례 없는 사건이었다. 아도와 전투의 패배로 이탈리아는 에티오피아 식민지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다. 시내에서 이곳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으나 이방인들에게 특별한 감흥은 없는 곳이다. 에티오피아가 아도와 전투에서 사용했던 무기들은 당시 하라르를 본거지로 무기상으로 활약했던 프랑스 시인 랭보에 의해 제공됐다고 한다. 악숨은 3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도이지만 사실상 유적들을 둘러보는 데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아디스아바바에서는 북쪽으로 약 700km 떨어져 있어 비행기로는 1시간이 좀 넘게 걸린다. 바하르 다르, 곤다르를 경유해 악숨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데 버스로 이동하려면 시간을 아주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편수가 많지는 않지만 아디스아바바 이외의 대도시에서도 악숨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3,40분 걸리며, 택시나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호텔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현지인을 고용해 가이드 삼아 여행하면 심심하지 않아 좋다. 가이드 비용은 에티오피아 어디나 그렇지만 흥정하기 나름이다.       <윤오순>
  • 국내 물가 상승률도 3%대 진입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섰다.3%대 진입은 2년 5개월 만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가을장마로 채소류 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중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0% 올랐다. 이는 2005년 5월 3.1% 이후 가장 높다. 장바구니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2005년 12월 3.9% 이후 최고치다. 생선류·채소류·과실류 등의 신선식품도 11.6%나 뛰었다. 이 가운데 채소값은 무려 31.5%나 급등했다. 통계청은 비 온 날이 많아서라고 설명했다. 양배추가 182.6%, 호박 94.0%, 오이 87.6%, 상추 77.3%, 파 75.6% 올랐다. 유가 급등으로 석유류와 공업제품 등의 상승률이 컸다. 경유 10.6%, 휘발유 7.8%, 등유 5.4% 등이다. 공업제품은 2.8%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가운데 시내버스 요금이 12.7%, 전철 요금이 11.3% 올랐고 개인서비스 분야에서도 보육시설 이용료가 9.0% 상승했다. 반면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2.3%와 1.0%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를 기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올랐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광주공항 국제선 무안 이전 불변”

    광주 시민들이 줄기차게 반대해 온 광주공항의 국제선이 결국 무안 국제공항으로 이전된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광주공항의 국제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해당 항공사가 원할 경우 광주∼무안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는 내년 6월까지 광주 잔류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민들의 반대 여론을 의식해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국제선 존치를 수용한 듯하지만 ‘해당 항공사에 맡긴다.’는 전제를 달면서 실제로는 ‘이전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이 장관은 “무안공항이 국토 서남권의 관문 공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광주공항의 국제선 이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선 이전은 10여년 전부터 약속해온 사항인데 개항을 며칠 앞두고 이를 바꾼다면 아무도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무안공항 개항 이후에 신설 또는 증편되는 항공기는 무안공항을 이용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 장관은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 개통 예정인 나주∼광주 고속도로와 목포∼광양 고속도로 건설을 앞당기고 호남 고속철이 무안을 경유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무안공항을 제주국제공항 수준으로 개방하는 한편 24시간 운영 체제를 통해 항공기의 자유로운 취항을 보장하고 신규 취항사에 대해 각종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지원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정부가 이처럼 광주공항의 국제선 이전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지역 상공인, 시민사회단체, 관광업계 주민 등의 반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광주공항 국제선이 무안으로 옮겨갈 경우 전북권과 광주 동부권 주민들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모두가 적자운영 상태로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한편 광주공항의 국제선은 광주∼중국 상하이, 광주∼베이징 등 주 11회 운항 중이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국내 휘발유값 1800원 눈앞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안미현기자|국제유가가 중동정세의 불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불가 시사, 예상 밖의 미국 원유재고 감소 등 많은 악재들이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경유와 등유값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값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금값은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한때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92.22달러까지 치솟아 1983년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WTI는 이날 정규장에서 오전 10시(현지시간) 전날보다 1.04달러 오른 배럴당 91.50달러에 거래됐다. 25일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3.08달러(3.7%) 급등한 87.45달러로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값도 치솟으면서 ℓ당 최고 1800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급 휘발유 값은 이미 ℓ당 1800원을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와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는 서울 여의도의 A주유소 휘발유 값은 26일 ℓ당 1780원이었다. 강남의 B주유소는 ℓ당 1730원, 삼성동 C주유소는 1713원이었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휘발유 값에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하면 ℓ당 1800원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일반 휘발유보다 10∼20% 비싼 프리미엄 휘발유 값은 강남지역 일부 주유소의 경우 ℓ당 1800원을 넘었다. 석유공사가 이날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22∼26일) 평균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ℓ당 1555.09원으로 지난주(1551.64)보다 3.45원 올랐다. 사상 최고치(7월 넷째주,1557.38원)에 바짝 다가섰다. 경유 값과 실내등유 값은 1339.68원,966.52원으로 각각 전주보다 ℓ당 4.51원,7.55원 올랐다. ●국제 금값도 27년만에 최고치 한편 금값도 달러화 추락과 국제유가의 상승 속에 1980년 이후 27년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26일 오전 전날보다 11.80달러 오른 온스당 782.80달러로 치솟았다. dawn@seoul.co.kr
  • 이윤기 산문집 ‘내려올 때 보았네’ /비채

    이 책의 제목에 얽힌 사연이 재미있다. 작가가 고백한 출판사 편집자와의 대화 내용이다.“나 말이오, 얼마 전 조간신문에서 고은 시인의 짧은 시 한 편을 읽고는 울컥해서 하루 종일 서성거렸다오.‘그 꽃’이라는 짧은 시였는데, 그런 절창 앞에서 나의 산문집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어 하루 종일 우울했다오.” 이렇게 해서 ‘내려올 때 보았네’라는 제목이 붙게 됐는데, 작가는 이렇게 부연했다.“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내려올 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고백하거니와 나는 아직 난망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인가. 모름지기 산문은 다른 창작과 달라 진정의 토대에 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스 로마 신화’로 우리에게 익숙한 소설가이자 신화연구가인 이윤기 순천향대 명예교수가 신작 산문집 ‘내려올 때 보았네’(도서출판 비채)를 냈다. 산문집에는 인문의 향기, 사람의 향기가 그윽한 69편의 글이 실렸다. 신화와 환경, 역사를 넘나드는 글들이다. 70년대 초 월남에 파병된 그는 나중에 당시 주둔지였던 다농 강가를 찾아 겪은 아픔을 이렇게 전한다.‘강변은 쓰레기장이 되어 있었다. 그 희고 곱던 모래와 해초는 시커멓게 뒤엉킨 채 썩어가고 있었다. 거기에서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통일베트남 당국은 한국인(아마도 한국군을 말하는 듯)이 수천 수만 드럼의 배설물을 묻고, 수천 수만 드럼의 경유를 부어 오염시킨 그 해변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일대를 공장지대로 조성했는데, 이 공장지대가 주변 환경오염을 치명적으로 가속시켰다고 한다.’면서 ‘다농 강가에서 많이 울고, 많이 마시고 돌아왔다.’고 적는다. 이런 술회가 어찌 감상일 뿐이겠는가. 이는 그가 한국인을 대신해 우리에게 까닭 없이 피해를 입은 그 땅과 그 사람들에게 보내는 참회 아니겠는가. 또 이런 글편은 글쓰는 이의 고뇌와 맞닿아 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면 ‘산궁수진의무로(山窮水盡疑無路·산이 막히고 물이 다하여 길이 없을 줄 알았더니)라는 남송대의 시인 육유의 시구를 떠올린다는 그는 “(좌절감 때문에)나는 땅바닥에 엎어졌다가 그 땅바닥을 짚고 일어선다.”며 다음 구절을 소개한다.‘유암화명우일촌(柳暗花明又一村·버들 그윽하고 꽃 밝은 또 한 마을이 있네).’ 종군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만 불거지면 우리가 거칠게 쏟아내는 ‘일본놈’이라는 적대적 호칭에 대한 견해도 흥미롭다. 작가는 “간무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바, 나 자신도 한국과의 연을 느낀다.”는 2001년 아키히토 왕의 진술을 제시하며, 일본인들이 지금 애써 이런 역사를 감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면 그들의 역사적 과오가 크나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들을 ‘일본놈’이라고 부를 필요는 없겠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일본인과 국가로서의 일본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은 ‘진짜 공부’가 무엇인가를 논한 1부, 일본에 대한 생각을 피력한 2부, 베트남 이야기와 환경문제를 담은 3·4부와 명창들 앞에서 노래 부른 사연을 적은 5부 등으로 구성됐다.1만 2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국감 중계] 국정 홍보처

    26일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국정홍보처에 대한 국정감사는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청업체 계약비리 의혹 등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방안’은 취재 방해이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민주, 반헌법, 반동적 조치”라고 규정하고 “기자실을 없애면 정부는 기자 접근금지구역, 즉 국민의 눈길이 닿지 않는 성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정부의 이번 방안은 ‘가두리 양식장’ 언론정책”이라면서 “기자들을 한 곳에만 몰아넣고 주는 먹이만 받아 먹으라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강혜숙 의원도 “취재지원선화방안은 공무원들의 취재응대 기피 우려와 브리핑 자료의 부실화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창호 홍보처장은 이에 대해 “기자실에서 고스톱 치면서 나오는 게 특종은 아니다.”면서 “기자들이 현장에 가서 끊임없이 취재원 만나서 나온 특종을 위해서는 기자실은 없어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 처장은 이어 “그동안 기자들이 문제로 제기해 왔던 공보실 경유, 엠바고 통제 등 독소조항은 모두 삭제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한국기자협회 취재환경개선 특위 박상범 위원장은 “정부의 발표 이후 정부를 대상으로 한 전체적인 취재환경이 어려워졌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기사송고실을 통폐합하기에 앞서 취재환경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보처의 하청업체 선정 납품비리 의혹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최구식 의원은 2006년 7월부터 현재까지 국정홍보처가 발주한 IT관련 사업 가운데 13건을 1개 사업체에 몰아준 것과 관련,“입만 열면 개혁을 외치던 홍보처가 특정업체에 계약을 몰아주고 있는 만큼 감사원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스팸메일’ 미국· 한국 통해 전세계로 퍼진다

    ‘스팸메일’ 미국· 한국 통해 전세계로 퍼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팸메일이 경유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영국의 보안기업 소포스(Sophos)는 24일 ‘3/4분기 스팸메일 중계국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포르노나 악성바이러스등이 담긴 대부분의 스팸메일이 미국과 한국을 경유해 전세계로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번 소포스의 발표는 세계 각국의 ‘스팸메일 트랩’으로 수신한 모든 메일을 분석한 결과로 미국이 28.4%로 압도적인 스팸메일 경유국 1위에 뽑혔다. 다음으로 미국보다 약 23% 낮은 한국(5.2%)이 ‘워스트’ 2위를 차지했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북아메리카가 차지하는 비율이 32.3%로 ‘워스트 1’위에 꼽혔으며 이는 미국 경유의 스팸메일이 현저히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이어 아시아가 31.1%로 2위에 3위는 유럽(24.8%)이 차지했다. 소포스측은 “스팸메일이 한 단계 더 복잡한 방법인 ‘중계 스팸’ 방식으로 발전해 통신업체의 차단방식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며 “미국 경유의 스팸메일을 줄이려면 당국의 보다 강화된 ISP(개인이나 기업에게 인터넷 접속 서비스, 웹 사이트 구축 등을 제공하는 회사)감시 체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나라별(표1)·대륙별(표2) 스팸메일 경유 비율표. 사진=소포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현장 행정] 서대문구 ‘연세로 디자인거리 조성’

    [현장 행정] 서대문구 ‘연세로 디자인거리 조성’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 앞 가도교에 이르는 ‘연세로’의 옛 명성을 되찾으려는 부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젊은 문화를 대표하는 거리로 이름을 날리던 연세로가 언제부터인지 홍대 거리에 그 지위를 빼앗김에 따라 자존심 찾기에 나선 것이다. 신촌상권 활성화를 구청장 선거 핵심 공약으로 내건 현동훈 서대문구청장은 24일 “연세로를 중심으로 한 신촌 거리는 과거 명실상부한 대학문화의 중심지였으나 점차 퇴색돼 가는 추세”라면서 “연세로의 컨셉트를 ‘빛과 젊음이 흐르는 거리’로 정하고 이에 어울리는 사업 구상안을 추진, 옛 명성을 재현할 터”라고 말했다. ●보도폭 넓히고 전선은 지중화 연세로는 유동인구가 하루평균 30만명이 넘는 거리인데도 3m 남짓한 보도폭으로 보행 공간이 부족하고, 간판이 무질서하게 설치돼 있어 거리 미관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다. 또 문화공간과 녹지공간, 쉼터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따라 빈 공간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만들고, 다양한 문화와 계층이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거리 디자인을 통합해 쾌적한 거리로 만드는 내용의 ‘연세로 디자인거리 조성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한전과 협의해 전선을 땅 아래에 묻는 지중화사업을 진행한다. 보도폭은 4.5∼5m로 확장하고, 무려 44개에 달하는 분전함은 4개로 줄이는 등 가로시설물을 통합해 환경을 개선시킨다. 쉼터와 녹지공간이 부족한 거리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거리에는 3개의 작은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앞, 홍익문고 등이 대상 지역이다. ●“서울의 대표거리로 거듭날 것” 이를 위해 구는 연세로를 ▲광고물 디자인 심의 강화 ▲환경유해물질 파나플렉스 사용 금지 ▲판류형 간판 설치 금지 ▲네온, 전광판 등 점멸 방법 사용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화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특히 야간에는 가로 조명을 가능한 한 제한하고 일관성 있는 색채를 사용하는 조명 가이드라인도 설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거리 정비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빛의 거리’라는 컨셉트에 맞게 가도교 경관 조명, 루미나리에 등 상징물을 만든다. 문화예술공원 조성, 거리전시회 개최 등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신촌 지역의 축제를 통합하는 신촌 어울림축제를 열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공공시설물을 개선하는 데 40여억원, 광고물 정비사업에 8억 6000만원 등 총 50여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일부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현 구청장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지역 상인의 호응이 이루어진다면 연세로는 이른 시일내에 서울의 대표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김홍대 전 법제처장 부부 서화전

    김홍대 전 법제처장이 부인 황선화(화가)씨와 함께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불일미술관에서 ‘김홍대·황선화 부부전’을 개최한다. 불경을 고유서체로 옮겨 적은 김 전 처장의 서예전과 부인 황선화씨의 풍경유화 등이 전시된다.1998년부터 2000년까지 법제처장을 지낸 김 전 처장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동양대 부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 “한전 변압기 20%에 발암물질”

    국내 주상변압기 5대 중 1대 꼴로 발암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PCBs)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전력이 20년 가까이 환경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오영식(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19일 한국전력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의 배전용 주상변압기 180만대 중 20%가량인 약 41만대에 발암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 대부분인 38만대가 PCBs의 함유농도가 2 이상이어서 반드시 소각·용융 처리를 해야 하지만 처리능력이 부족해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PCBs는 절연성능을 높이기 위해 변압기 내 절연유에 첨가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인체에 들어오면 지방이나 뇌에 축적돼 심할 경우 손톱·구강점막의 색소 파괴, 여드름과 모공 흑점, 전신 권태, 수족 마비, 성 호르몬 파괴, 간 장애,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돼 있다. 오 의원은 “PCBs는 ‘전기설비기술기준 고시’ 등 법규에 의해 1979년부터 환경유해 물질로 분류돼 사용이 금지돼 왔지만 한전은 지금까지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새로 설치되는 변압기에서도 꾸준히 PCBs가 검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90년부터 PCBs가 함유된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만들어 놓고도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또 99년에 ‘PCBs 농도가 2 미만이면 재활용하고 2 이상이면 소각·용융 처리한다.’는 규정을 마련했지만 2005년에서야 지키기 시작했다. 그 사이 마구잡이로 폐변압기가 재활용업자들에게 유통돼온 것으로 밝혀졌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노대통령 “성장·감세만 하면 된다는 주장은 나라 망하게 해”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성장과 감세만 하면 다 해결된다는 보수주의의 주장은 정치의 신뢰를 깨뜨리고, 정치와 나라를 망하게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2007 벤처기업대상 시상식’에 참석,‘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어떤 정부를 가질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며 책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진보된 시민사회의 ‘신주류’가 나타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작은 정부와 시장 만능으로는 공정한 시장이 되기 어렵고, 인재육성, 고용지원, 직업훈련, 안정된 나라, 기회가 보장된 나라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수세력의 성장만능주의를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연대와 사회정의를 이상으로 하는 진보라야 민주주의”라면서 “보수주의는 국내·대외 정책에서 대결주의를 취한다. 평화는 진보주의가 가깝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특강은 주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의 정책 기조를 정면 비판하는 내용이다. 정치권에서는 노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 신자유주의와 사회투자국가론으로 대비되는 대선 구도를 상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의 ‘잃어버린 10년’주장에 대해 “관치경제 시대에 잘 주물러진 관료들, 권력자들, 정경유착으로 잘 나가던 사람들, 공정경쟁을 위해 내놓아야 될 것을 안 내놓고 버티고 했던 사람들은 ‘잃어 버린 10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잃어 버린 게 뭐냐. 있으면 신고하라. 찾아 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송파 공기 제일 좋아졌다” 대기개선 인센티브 최우수

    송파구는 16일 서울시 맑은서울 추진본부와 맑은서울 시민위원회가 합동으로 실시한 ‘대기질 개선 자치구 인센티브사업 최종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대기질 평가는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것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8월까지 자동차 공해물질 감축, 생활주변 환경개선, 대기질개선 기반구축 등 3개 분야 9개 항목에 대한 추진 성과와 노력을 평가했다. 서울시의 인센티브사업 가운데 가장 상금 규모가 큰 분야로, 최우수구에는 5억원, 우수구와 모범구에는 각각 3억원과 1억원이 돌아간다. 송파구는 CNG 충전소 설치, 청소차 저공해화 등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CNG 마을버스 확대,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보급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강북·도봉·중랑구 등 3개구는 우수구로 선정됐다. 강동·중구·성북·노원·강서·영등포구 등 6개구는 모범구로 뽑혔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 전남 구례군 문수리 영암촌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 전남 구례군 문수리 영암촌

    그동안 인기리에 연재됐던 ‘산이 좋아 산이’ 코너는 전국의 가볼 만한 명산을 대부분 다뤘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산 소개를 중단하고, 대신 이번 주부터 우리나라 남도의 주요 산자락에 숨어 있는 ‘산골 마을’을 다루고자 합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혹은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채 묵묵히 산골을 지키는 마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등산을 떠날 적에 그곳 주변 마을에 한번쯤 관심을 가져본다면, 그 보람과 의미 또한 일석삼조이겠지요. 먼저 지리산 지역의 산마을을 10여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편집자 주 구례 최고의 명당이라는 토지면 오미리에서 지리산 품속으로 차를 돌려 닿는 곳이 ‘문수리’인데, 저수지 위쪽의 상죽(웃대내)·중대(영암촌)·불당·밤재 등이 문수리에 속한 마을들이다. 노고단(1507m)∼왕시루봉∼형제봉을 삼각점으로 생성된 이 골짜기의 넓이는 약 2660㏊. 따라서 예부터 좁고 긴 계곡과 동·북·서로 막힌 산자락 때문에 사람이 숨어살기 적당했고, 그것이 또 문수리 일대를 ‘피의 전장’으로 전락시켰다. ●사람 숨기 적당한 지형이 주민에 고통 안겨 해방과 분단을 거쳐 한국전쟁으로 이어진 기간은 지리산 촌로들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특히 명당 인근에 산다는 문수골 사람들에겐 목숨이 수십 개라도 모자랄 괴로운 시기였다. 지리산과 강 건너 백운산이 여순사건(10·19사건) 때 소위 빨치산과 경찰 토벌대의 피 비린내 나는 격전지였기 때문이다. 당시 구만들을 거쳐 문수골로 숨어든 주민들은 경찰 추산 2000여명. 낮과 밤으로 이념을 달리하며 살아야 했던 문수골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지옥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마을 주민들이 희생된 것은 물론 동네도 급격히 쇠락해 간다. 구례군 토지면 주민들은 1948년부터 약 7년의 세월을 전쟁 속에서 보낸 셈이다. 다시 이념이 갈리고 전쟁이 난다면 그때 또 지리산은 반란군을 품어줄 은신처가 될 것인지, 그때도 이 산은 그들을 잡아내려는 토벌대의 총성과 그 총성 속에 쓰러진 수많은 젊은이의 피로 물이 들 것인지, 이제 문수골은 과거의 일 따위는 잊은 것처럼 한없이 고요하고 청명하다. 문수사로 이어지던 도로 우측으로 ‘영암촌’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내려서기 전에 조금 더 직진하면 폐교된 문수초등학교가 보이고, 그 앞에서 내려다보는 영암촌의 모습이 제법 아름답다. 영암촌에서 태어나 여태껏 아픈 곳 없이 건강하다는 조삼남(87) 할머니는 “타지에선 데려갈 총각이 없어 고향인 이 마을에서 혼례를 치렀다.”고 너스레다.“한때는 35가구쯤 되었던 마을이 여순사건 때 많이 사라졌다.”며 지금도 한숨을 쏟아낸다.“14연대 반란군이 먼저 들어오고 그 후에 군인들이 들어왔지. 바위틈에 숨어서 겨우 목숨을 붙였응께.” 고향인 전남 담양에서 서울과 부산을 거쳐 20년 전쯤 영암촌으로 들어온 황창옥(64)·신연남 동갑내기 부부의 어둑한 방안에는 외손자 사진이 나란히 걸렸다. 딸만 넷을 둔 딸부잣집이다. 밤과 한봉, 고로쇠 수액 채취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사실 큰돈이 될 만큼은 아니다. “물 좋고 산도 좋지만 노인들은 불편해. 버스가 없어서 택시를 타야 하거든. 병원비보다 택시비가 몇 배는 더 비싼께. 노인들이 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몇 해 전만 해도 다랑이논에 농사도 지었고, 기계가 들어갈 수 없으니 소로 밭을 갈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땅을 경작할 사람도 없어 경작지라야 텃밭 정도가 고작이다. 작년 추석 즈음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내려와 이곳에서 생포되기도 했다. 도로 끝에 자리한 문수사에선 불자가 방생했다는 곰을 키울 정도니 이래저래 산이 깊긴 깊은 모양이다. ●봄엔 산수유·여름엔 피서인파로 북적 영암촌 곳곳에 멋지게 들어선 집들은 예상대로 외지인들의 별장이다. 번창하던 마을이 주민들 의지와는 상관없이 피바다가 되기도 하였으니, 이 마을에 다시 집이 들어서고 사람이 드나드는 건 차라리 반가운 일일지도 모른다. 봄이면 마을 곳곳에 핀 산수유 꽃을 찍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모이고, 여름엔 계곡을 찾아든 피서 인파로 북적이고, 가을엔 밤과 감을 수확하는 손길로 바쁘고, 겨울이 되어야 그나마 조금 한가해지는 작은 산골마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선 노고단 너머로 짧아진 하루해가 황급히 저물고 있었다. ●교통편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19번 국도를 지나는 군내버스는 있지만 문수리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없다. 구례읍에서 영암촌까지 택시비는 1만원 안쪽.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나, 대진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전주∼순천간 4차선 산업도로로 들어서 구례로 진입한다. 남해고속도로의 경우 하동IC를 경유해 구례로 갈 수 있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행정개혁 상대적 무관심… ‘공약 기근’ 현상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행정개혁 상대적 무관심… ‘공약 기근’ 현상

    2007년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약속하고 있는 정치 관련 정책을 보면 한국에서 더 이상 고민할 정치·행정 관련 문제는 없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후보들의 공약에서 정치나 행정과 관련된 것은 거의 없는 탓이다. 정치 관련 공약이 빈약하기 짝이 없는 현상은 역대 대선과는 딴판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통합선거법, 김대중 정부의 국회개혁법,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2004년 정치관계법의 개정은 모두 공약이 많이 반영된 것이다. 공약 빈곤은 정치권이 어느정도 깨끗해졌다는 얘기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선 후보들은 정치 개혁에 대한 안일한 자세를 버리고 정책들을 다듬어야 한다. ■ 정치·행정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정치 관련 공약은 ‘법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과 ‘이념·지역·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두 가지다. 정치분야의 독립적인 공약이 아니라 7·4·7공약의 일환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정치는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공약보다도 이 후보의 정치관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후보 확정 이후 보여주는 ‘탈여의도 정치’ 행보다. 집권할 경우 의원이 아닌 외부전문가 중심의 내각구성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 국회 호소보다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접적인 설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운영과 관련해서는 ‘작지만 똑똑한 정부’를,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에 대해서는 과학비즈니스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 후보의 공약은 경제우선주의가 잘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특별회계 및 각종 기금의 합리화를 통해 40조∼50조원의 경제사회적 효과가 발생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계산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신의 직장’이라고 하는 공공부문의 비효율이 누적되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친 공공부문의 개혁이 공공재의 공급부족을 초래하거나 공공요금 인상 같은 부작용도 우려된다. 대통합민주신당 세 후보의 정치 관련 공약의 차별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민주개혁세력을 자처하고 있지만 정당이 제도화되지 못하고,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과 부정선거 논란으로 경선이 얼룩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공약 미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손학규 후보의 ‘새 정치를 위한 약속’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손 후보는 “새 정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선 인간중심의 정치를 일컫는다.”면서 “민주화는 제도에 치중했지만, 새 정치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찾을 수 없다. 정동영 후보의 ‘천·지·인 공약’에는 정치나 행정에 할애된 부분이 전혀 없다. 다만 몇몇 강연에서 ‘중통령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표명한 게 전부다. 집권적 권위주의 체제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말을 잘 듣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며, 막힌 곳을 잘 찾아내어 뚫어주는 겸손한 중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만 바뀐다고 우리 대통령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중통령의 시대를 열기 위해 어떤 제도적인 처방을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구상은 제시하지 못한다. 이해찬 후보는 권력구조의 변경, 지역주의 정치타파, 언론·사법부 공정성 보장, 정경유착 근절, 자유와 책임 조화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행정과 관련해서는 예산구조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참여정부의 분권 로드맵을 계승해 강력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참여정부의 노선을 계승하고 있지만,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이후 빠른 속도로 공약을 보완해가고 있다. 정치와 관련해서는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의 도입과 국민투표권의 확대,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의 도입,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 국민투표권의 확대가 모두 직접민주주의적인 요소를 강화하고자 하는 방향의 공약이라면, 정당명부제의 확대와 결선투표제의 도입은 소수자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국무회의 의결 안건] 장애수당 차상위계층까지 확대

    오는 12일부터 저소득 장애인의 생활안정을 위해 지급되는 장애수당 및 장애아동수당 지급 대상이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차상위계층까지 확대된다. 장애를 가진 임산부에게는 산전·산후 조리를 돕는 도우미가 지원된다. 정부는 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덕수 총리 주재로 국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장애인보호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중증장애인에 대해 장애 정도와 소득수준 등에 따라 활동보조서비스 지원 대상자를 선정, 활동보조인을 파견해 일상생활을 돕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또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직원들과, 초·중등학교 학생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매년 1회 이상 실시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용촉진장려금제 연장 정부는 직업안정기관 등에 구직등록을 하고 3개월 이상 실업상태에 있는 29세 이하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에 지원되는 신규고용촉진장려금제도를 2010년 말까지 연장 시행하도록 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했다.개정안은 다만 지원대상을 취업경력이 없거나 취업기간이 짧아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2개월 이하인 청년을 고용하는 중소기업 등으로 한정했다. 또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늘고 있는 농어촌체험·휴양마을 사업 활성화를 위한 ‘도시와 농어촌간의 교류촉진법률안’도 통과됐다. 관련 사업을 하려는 주민은 마을협의회를 구성해 시장·군수 등에게 사업자로 지정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정보격차해소법 개정안 정부는 또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을 부착한 특정경유자동차의 소유자에게도 배출가스저감장치나 저공해 엔진에 대한 관리의무를 부과하는 ‘수도권대기환경개선특별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국무회의에선 이 밖에 ▲통신판매업자가 소비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지연배상금의 이율을 연 24%로 정하는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됐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상회담 최대 수혜지는 인천?

    10·4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가장 반기는 지방자치단체는 이론의 여지없이 인천이 꼽힌다. 핵심 합의사항인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의 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 해주경제특구 모두 인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공동어로수역은 인천시 옹진군 연평어장을 포함한 북방한계선(NLL) 인근 수역이 될 것이 유력시된다. 이 일대는 꽃게가 불씨가 돼 ‘연평해전’과 ‘서해교전’이 잇따라 벌어진 곳으로 그동안 공동어로 등을 통한 긴장완화 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다. 인천시는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를 잇는 북방어로한계선에서 북쪽으로 3∼10㎞ 떨어진 NLL 수역이 공동어로수역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측 수역도 상당 부분 포함될 것으로 보여 공동어로수역 설정 이후 나날이 위축돼 가는 섬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어장의 어자원이 고갈돼 가는 상황에서 NLL 수역 및 북측 어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공동어로수역이 설정되면 그동안 NLL 해역에서 싹쓸이 불법조업을 해온 중국 어선들에 대해서도 북측과 함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동어로수역에 대한 서해5도서 어민들의 우려도 적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근절되고 꽃게 어획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해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키로 합의함으로써 기존 경제특구인 개성 및 해주와 인접한 인천이 대북 경제협력 기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역시 경제특구여서 인천∼개성∼해주를 잇는 ‘특구 벨트’가 형성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인천은 세계적 규모의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보유하고 있어 물류기지(인천), 경공업(개성), 정보기술(해주) 등 역할 분담의 삼각지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에는 인천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여기서 생산된 제품은 인천을 경유해 수출하는 길이 열려 있는 상태다. 바닷모래 운송을 위한 해상로가 확보돼 있는 인천∼해주 간에는 그동안 안전문제로 우회항로를 택했지만 이번에 직항로가 열림으로써 운행시간이 20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어들게 됐다. 게다가 인천공항과 강화도, 개성·해주를 잇는 도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인천의 대북 경협 및 물류기지로서의 위상은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 내용이 실천되면 가장 혜택받는 도시는 인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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