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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층 직격탄

    저소득층 직격탄

    지체 1급 장애인 하옥순(39·여)씨는 지난해 이맘때 차량유지비가 한 달에 20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30만원이 넘는다고 한탄했다. 하씨에게 승용차는 발이다. 늦깎이 대학생으로 서울 논현동 집에서 경기 군포의 한세대까지 오가야 하지만 LPG 가격이 너무 올라 방학기간에는 집에서만 공부해야 할 판이다. ●장애인 “보조금마저 없애면 외출 포기할 판” 부탄가스(차량용 LPG) 250ℓ 범위 내에서 200원씩(ℓ당) 할인해주는 정부 보조금도 2010년부터는 폐지된다.“월 수입이 100만원도 안 됩니다. 가스가격이 치솟는데 보조금까지 없앤다면 장애인들은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얘기지요.” ●택시기사 “가스비·사납금 빼면 월 수입 100만” 10년간 회사택시를 운전해온 최재호(43)씨는 지난해 ℓ당 760원 정도이던 부탄가스 가격이 최근 1000원을 돌파하면서 한 달에 30만원 정도를 추가부담해야 한다. 사납금을 내고 나면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월 100만원 이하가 손에 떨어진다.“회사도 방법이 없으니 가스값으로 3만원만 보조해주고 나머지는 기사들에게 전가합니다. 하루 10만원 벌어서 가스값 4만원 내고, 사납금 3만원 내는데 어떻게 근거리 손님을 태우겠습니까.” ●“경유차의 연비 절반… 개조비만 날려” 올해 경유화물차를 LPG차량으로 개조한 한모(56)씨도 실의에 빠졌다. 경유차량의 연비는 ℓ당 10㎞ 정도이지만 LPG차량은 5㎞ 안팎에 불과해 ℓ당 가격이 각각 2100원,1100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결국 개조비용만 날린 셈이다. 한씨는 “경유값이 오를 때 정부가 생계형 차량 구제 차원에서 개조비용을 보조해줬는데 결국 내 돈과 세금 모두 LPG 가격 상승으로 사라졌다.”고 허탈해했다. ●도시가스 없는 농촌·영세민 생활고 가중 천정부지로 치솟는 LPG 가격이 서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이 중산층이나 자영업자에게 큰 타격을 준다면,LPG는 장애인·빈민·택시기사 등 저소득층에게 시름을 안겨준다.LPG는 저소득층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정용 프로판가스와 장애인차량·택시 등에 사용되는 부탄가스로 나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당 922.56원이던 프로판가스 소매가격이 이달 들어 1445.82원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자동차용 부탄가스 충전소 가격도 ℓ당 760.11원에서 1067.24원으로 올랐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프로판가스를 판매하는 이대천(60)씨는 “지난 2월에 20㎏들이 한 통을 2만 5000원에 팔았는데 지금은 3만 7000원이다.”면서 “프로판가스는 주로 지하 월세방이나 옥탑방,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농촌 가정 등에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여름에는 보통 LPG가격이 내리는데 올해는 완전히 거꾸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이경주 김정은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여성&남성]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여성&남성]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월급만 빼고 안 오른 것이 없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치솟는 기름값에 승용차를 세워둔 지 이미 오래고, 가족과 외식 한 번 하려고 해도 몇번을 고민하다 포기하기 일쑤다.“오늘은 내가 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회사 동료들도 말수가 부쩍 줄었다. 최대 소비층인 젊은 남녀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은 소비품목과 행태가 다른 만큼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도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남녀의 ‘지출줄이기’ 노력이 어떻게 다른지 짠돌이·짠순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형우 김정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돈 아끼려면 술값 먼저 줄여야-男 대부분의 남성들은 술값만 줄이면 돈 나갈 데가 확 줄어든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김모(31)씨는 그동안 회사 근처 바(bar)를 자주 찾았다. 김씨는 회사업무가 바쁘기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실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그저 업무 끝나고 가끔 회사직원들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쩌다 한 번 술자리를 갖는 게 전부다. 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김씨는 업무가 늦게 끝나도 부담없이 한 잔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다. 그래서 회사 앞에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바에 자주 가게 됐다. 예전에는 바에 가면 항상 양주를 마셨다. 술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독하게 한두잔 먹고 빨리 술기운이 돌아야 금방 자리를 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회사가 어려워지다보니, 그마저도 못하게 됐다. 점점 발길이 뜸해지고 술생각이 나면 근처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들이켜는 일이 더 많아졌다. “소주를 마시면 아무래도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도 요즘 같이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뛰는 세상에 예전처럼 비싼 양주를 마시지는 못 하겠어요.” 회사원 유모(39)씨는 호인이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했다. 특히 술자리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려 얘기 나누는 걸 즐겼다. 주 4일 정도는 술을 마셨다. 월급의 반 정도를 술값으로 썼다. 늘 술값을 계산했기 때문에 동료나 선후배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집에서는 구박받기 일쑤였다. 부인은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느냐. 술 좀 작작 마셔라.”고 바가지를 긁곤 했다. 그래도 유씨는 술과 사람에 취해 살았다. 그런 유씨가 최근 변했다. 술자리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정생활이 휘청거리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유씨는 동창, 선후배 등과의 모임을 대폭 줄였다. 절친한 친구가 불러도 사양했다.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자리만 참석했다. 그것도 1차에서만 잠깐 얼굴을 내민 뒤 계산하기 전에 슬그머니 빠져 나왔다. “친구나 선배들에게서 ‘호인이 좀생이가 됐느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가계가 휘청하는데, 호인인들 어쩌겠습니까. 아내와 자식을 생각해서 최대한 아껴야죠.” ●알뜰생활 위해 취미도 과감히 포기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좋아하는 취미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와인수집이 취미인 회사원 임모(34)씨는 최근 자신이 가지고 있는 20만원대 보르도 와인을 인터넷을 통해 팔았다. 취미생활로 인한 지출이 가계부에서 너무 많은 비용을 차지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여보자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다. 직장경력 5년차로 미혼인 임씨는 최근 동료에 비해 모은 돈이 너무 적다는 것을 알았다. 동료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와인을 사들이는 데 있었다. 월급이 200만원대인데 한 달이면 와인에 들어가는 돈이 거의 70만원 정도나 됐다. 또한 동료는 임씨의 취미가 ‘와인 수집’이 아니라 ‘와인 마시기’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임씨는 “와인도 좋지만 사람들과 즐기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면서 “솔직히 와인과 함께 하는 맛에 결혼도 서두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와인을 끊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임씨는 가장 큰 구입처인 마트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근처 슈퍼에서 소규모로 장을 본다. 또한 퇴근길에 와인셀러를 들르지 않기 위해 다른 길로 다닌다.“최근 몇주 동안 한 병의 와인도 안 샀습니다. 지금은 집에 모아 놓은 것을 마시기는 하는데 솔직히 좀 불안합니다. 요즘에는 와인보다 DVD에 재미를 붙이고 있죠.” 신혼의 재미에 흠뻑 빠진 회사원 김모(32)씨는 주말 부인과의 즐거운 외식을 포기했다. 맞벌이 부부인 그들은 평일에 마주앉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이른 아침에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고, 간호사인 부인은 주·야간 근무가 매주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가운데 함께 쉬는 날 점심을 근사하게 먹고 데이트를 즐겨왔다. 하지만 내집마련이라는 ‘지상과제’를 풀어야 하는 김씨 부부는 고심 끝에 주말 외식을 포기했다. 함께 시장을 보고 같이 요리 해서 주말외식을 대신하기로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알뜰한 방식으로 ‘데이트 코스’를 바꿔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부부가 같이 시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사고, 다정하게 요리 하고, 주위 사람 눈치보지 않고 서로 음식을 떠먹여 주다보니 외식할 때보다 오히려 더 정이 드는 것 같았다. “외식할 땐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생각에 조금 무리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는데, 지금은 더 알뜰하게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커피값과 옷값이 가장 무서워-女 여성들은 가장 손쉽게 줄일 수 있는 항목으로 커피값과 옷값을 꼽았다. 인터넷포털에 근무하는 이모(30·여)씨는 얼마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 친구들과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다. 게다가 이번 모임은 거의 석달 만에 보는 친구들과의 만남이었다. 예전에는 그래도 한달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만나곤 했는데, 요즘은 다들 사는 게 팍팍해서인지 예전처럼 자주 만나기 힘들다. 친구들은 요즘 물건 사기가 겁난다고 했다. 한 친구는 우스갯소리로 “나는 요즘 분식집 가면 떡라면 시킬거 그냥 라면 시키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씨도 요즘 식당에 가면 메뉴판에서 일단 가격부터 보는 습관이 들었다. 이왕이면 싼 걸로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그날도 결국 한 곳에서 커피까지 해결했죠. 예전에는 커피전문점에 가서 30분 정도 더 얘기하다 나오곤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직장인 김모(25·여)씨는 커피값과 옷값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두 품목이 씀씀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머니로부터 뼈아픈 충고를 들어야 했다. 과다지출을 일삼는 딸의 행태가 못마땅하셨는지 호되게 야단을 친 것이다. 결국 지난달부터 그녀는 식사 후 즐겨 찾던 커피를 끊고 월급날에 맞춰 감행했던 옷구입도 중단했다. 그랬더니 지난달에는 수중에 60만원이 여윳돈으로 남았다. 또 식사 후 습관적으로 마시던 커피를 끊자 한달 사이 체중이 3㎏이나 빠져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두 달전만 해도 월급타면 남는 돈이 없을 정도였어요. 백화점을 갈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옷들이 얼마나 많았다고요. 하지만 앞으로도 커피는 완전 끊을 생각이고, 옷은 정말 필요한 것만 사려고 해요.” ●교통비 절감으로 고유가 파고 넘는다 교통비 줄이기에 주력하는 경우도 많다. 회사원 윤모(33·여)씨는 최근 택시비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화문에 직장이 있는 윤씨는 신대방동 집까지 1만 2000원씩 주고 택시를 타곤 했다. 최근 물가가 너무 치솟자 경제적으로 살기 위해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윤씨는 택시비가 한 달이면 20만∼30만원이나 든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윤씨가 택한 ‘택시비 줄이기 작전’은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늦잠을 자지 않도록 알람시계를 하나 더 구입했다. 또한 밤에 술을 마시는 횟수를 줄였다. 할증으로 나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꼭 택시를 타야 할 때는 동료나 선배와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최소한 택시비의 절반은 아낄 수 있다. 학원강사 정모(29·여)씨는 승용차 이용을 사실상 포기했다. 기름값을 줄이기 위해 웃돈을 주고 휘발유차가 아닌 경유차를 선택했지만, 최근 경유값 폭등으로 기름을 넣을 때마다 쓰린 속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여러 곳을 옮겨다니며 강의를 하다보니 승용차와 같은 이동수단이 필요했던 그는 마침내 스쿠터를 구입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7만∼8만원이나 들었는데 스쿠터는 1만원밖에 들지 않는다. 또 1ℓ만 넣어도 25㎞는 거뜬히 갈 수 있었다. ●나만의 고물가 극복 노하우! 디자인업계에 종사하는 이모(34·여)씨는 ‘신상품’에만 눈길을 주다가 고물가를 극복하기 위해 ‘리뉴얼’의 기지를 발휘하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절별로 새 옷을 장만했다. 일의 특성상 패션에 있어 남다른 감각을 과시하고 싶었다. 결혼 전에는 ‘쇼핑광’이었다.‘나’만을 위해 살면 됐기 때문에 철마다 새로 선보인 옷들은 거금을 들여서라도 꼭 구입했다. 이씨는 남편에게 “계절당 한 벌 정도의 옷은 사겠다.”고 했고, 남편도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 3년 동안 지켜져 오던 이 같은 불문율도 올해 들어 깨지고 말았다.‘고물가’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음식비, 교육비, 교통비 등을 생각하면 수십만원에 달하는 옷을 선뜻 구입할 수 없었다. 아이가 생긴 뒤에는 여러 벌의 비싼 옷을 산다는 것이 언감생심이었다. 고심 끝에 이씨는 리뉴얼로 눈을 돌렸다. 옛것을 감쪽같이 새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씨는 동대문 쇼핑몰을 돌며 저렴하고 디자인이 뛰어난 액세서리를 샀다. 그것을 기존 옷에 붙여 새로운 옷처럼 바꾸었다. 직장에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언제 또 새 옷을 샀느냐, 역시 감각이 뛰어나다.”는 등 듣기 좋은 말을 했다.“적은 비용으로 ‘신감각 귀재’라는 예전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어요. 리뉴얼은 고물가 시대를 헤쳐 나가는 가정주부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휘발유값 1983원… 서울 최고치 경신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주춤하던 경유값도 반등했다. 4일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9700여곳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11.05원을 기록해 일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공사의 7월 첫째주(6월30일∼7월4일) 유류가격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간 기준으로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ℓ당 1907.30원을 기록해 6월 둘째주에 기록한 사상최고치(ℓ당 1907.63원)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서울의 휘발유값은 지난주에 비해 ℓ당 8.49원 급등한 1983.13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주는 지난주보다 17.58원 폭등한 1910.05원이었다. 일일 기준 경유값도 2일 ℓ당 1904.82원,3일 1906.15원,4일 1908.98원 등으로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6월5일 기록한 사상최고치(ℓ당 1917.92원)와의 차이를 ℓ당 9원으로 좁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동변속車 인기

    수동변속車 인기

    고유가 여파로 경제성이 뛰어난 수동변속기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차종별로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4배 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소형차 ‘베르나’의 수동변속기 모델은 지난 5월 한달동안 268대가 팔렸다.지난해 5월의 판매량 70대와 비교하면 무려 283%가 늘었다.같은 기간 베르나의 자동변속기 모델은 734대에서 761대로 3.7% 증가에 그쳤다. 전체 판매량에서 수동변속기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7%에서 24.0%로 신장됐다. GM대우의 경차 ‘마티즈’도 수동변속기 모델의 판매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5월 667대에서 올해 1401대로 2.1배가 됐다. 수동의 전체 비중은 14.5%에서 23.7%로 늘었다. 자동변속기 모델도 같은 기간 3942대에서 4507대로 14.3%가 늘었으나 수동변속기의 폭발적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278대→630대)과 중형 세단 ‘로체’(47대→186대),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91대→232대)도 같은 기간 수동변속기 모델 판매량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렇게 수동 모델이 인기를 끄는 것은 연비가 높아 기름값이 덜 들기 때문이다. 베르나(1400㏄·휘발유)의 경우 수동은 연비가 ℓ당 15.6㎞, 자동은 13.3㎞다. 경기도 분당 집에에서 서울 남대문 회사까지 왕복 63㎞를 출·퇴근하면 수동은 하루 4.04ℓ, 자동은 하루 4.74ℓ를 쓰게 된다. 토·일요일 빼고 한달에 22일 출근할 경우 수동은 88.9ℓ, 자동은 104.3ℓ의 기름이 필요하다. 19일 석유공사 ‘오피넷’ 기준 휘발유값 1905.3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수동의 기름값은 월 16만 9381원, 자동은 19만 8723원으로 거의 3만원가량 수동 모델이 이익이다.1년으로 치면 약 40만원이다. 수동변속기 차량이 100만원 이상 싼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베르나는 수동 모델이 자동에 비해 117만원, 모닝은 120만원, 쏘나타와 로체는 각각 141만원 싸다. 이런 가운데 디젤 모델들은 차값도 비싼 데다 경유값이 폭발적으로 뛰면서 더욱 외면받고 있다. 베르나 수동 디젤(1500㏄)의 경우 연비가 20.6㎞/ℓ로 국내 시판 승용차 중 으뜸이지만 차값은 1200만∼1300만원대로 거의 준중형 ‘아반떼’ 수준이다. 지난 5월 단 3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동변속기 차량은 자동변속기 차량보다 차값이 싸고 기름값이 적게 들면서 강력한 파워 등 수동운전 자체의 묘미도 즐길 수 있다.”면서 “고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수동변속기 차량의 판매 호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유가연동보조금 새달부터 지급

    유가연동보조금 새달부터 지급

    다음달부터 운수업자와 농어민들에게 경유 가격 상승분의 절반이 ‘유가 연동 보조금’으로 지원된다. 정부는 17일 서울 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지방세법 및 시행령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7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버스·화물차·연안화물선·농어민에게 ℓ당 1800원을 넘는 경유값 상승분의 50%를 유가 연동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이는 기존 유류세 유가보조금과 별도로 신설된 것. 이를 위해 지방세인 주행세율을 현행 32%에서 36%로 인상해 1조 5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대신, 주행세 인상분만큼 교통·에너지·환경세율을 인하, 국민들의 세금 부담액이 늘지 않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자동차세 부과를 위한 비영업용 승용차의 배기량별 세율구간을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 단순화하고, 세율도 일부 인하했다. 이에 따라 ℓ당 세액은 1000㏄ 이하 80원,1600㏄ 이하 140원,1600㏄ 초과 200원이다. 이 경우 800∼1000㏄ 차량은 20%,2000㏄ 초과 차량은 10% 정도 자동차세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을 위한 후속 대책의 하나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비롯해 특정 농산물에 대한 특별긴급관세 부과근거를 마련한 관세특례법 개정안,FTA 이행지원기금의 범위를 확대한 농·어업인지원법 개정안 등 17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됐던 FTA관련 법안 17건이 재의결됐다. 이들 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18대 국회에 다시 제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산재보상보험 적용대상에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레미콘 기사, 보험 설계사를 추가한 산재보상법 시행령 개정안 ▲중소기업이 물류단지 등을 조성할 경우 개발부담금 50%를 감면하는 개발이익환수법 시행령 개정안 ▲국가가 소송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대상자에 참전유공자, 북한이탈주민, 범죄피해자를 추가하는 내용의 법률구조법 시행령 개정안 등도 처리됐다. 한편 한승수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정부는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화물업계도 정부의 약속을 믿고 집단행동을 철회해줄 것”을 당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화물연대·건설노조 파업] 화물·덤프 파업 공통점과 차이점

    16년째 덤프트럭을 몰고 있는 이재춘(59·전남 광양)씨는 16일 “10년 전에는 경유값이 1ℓ당 230원이었는데, 지금은 수십 배로 폭등해 1900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운송단가는 50%도 오르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유가보조금조차 지급되지 않아 차를 몰수록 적자가 나는데 계속 일하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말”이라고 호소했다. 파주에서 상경한 이종원(52)씨는 “정부에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는지 감사 나온다고 하니까 건설회사에서 부랴부랴 가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기름값을 보조해주고 있다.”면서 “기름값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표준임대차계약만 현장에서 시행된다면 파업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준임대차계약 민간 현장까지 조기확대 요구 이날 파업에 들어간 전국건설노동조합 건설기계분과(덤프연대) 조합원들의 사정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운송료 인상이 뒷받침되지 않아 발생한 ‘생계형 파업’으로, 지난 13일 파업에 돌입한 컨테이너 중심의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사정과 비슷하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화물연대 파업과는 다른 면이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업체가 유류비를 지급하는 것을 규정한 ‘표준임대차계약’을 정부발주 공사뿐 아니라 민간 현장까지 조기에 확대·적용할 것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하고 있다. ●건설기계노조 상경투쟁 오늘까지만 하기로 건설기계 노조의 요구사항은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 조기 정착, 유가급등에 따른 지원, 유지비 현실화 등 3가지다. 건설업체가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를 빌리면서 임대료, 임대기간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한 표준계약서의 조기 정착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노조가 강경입장을 누그려뜨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16∼18일로 잡혔던 상경투쟁기간도 17일까지 이틀간만 진행하기로 했다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노조 측은 “현장에 복귀한다고 해서 곧바로 작업에 착수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어 막판 협상결과가 주목된다. 김승훈 장형우기자 hunnam@seoul.co.kr
  • [기로에 선 화물파업]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호소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경유값 폭등, 주선업체와 알선업체의 다단계 하청구조, 물량을 초과하는 차량 공급, 운수회사의 번호판 장사 횡포 등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소속 트레일러 차주 오진석(40)씨는 “의왕 컨테이너기지에서 부산까지 운행할 경우 운송료는 65만원에서 70만원선인데, 경유값만 50만원(250ℓ 기준) 정도 든다.”면서 “식대나 고속도로비, 차량유지비까지 생각하면 절대 운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경기지부 안병철 부지부장은 “운수회사에서 수수료 10%가량을 챙긴 뒤 물량을 주선하는 주선업체나 알선사무실로 남는 물량을 넘겨주는 다단계 구조가 문제”라면서 “이들은 다단계가 불법인데도 차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배차하는 방식으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다.”고 말했다. 이봉주 지부장은 “근거리를 운행하는 차량들은 적어도 짐을 싣고 2∼3회전은 운행해야 수지가 맞는데, 물량부족으로 1회전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열악한 시장 상황을 지적했다. 포항과 경기 지역을 왕복하는 트레일러 차주 김성일(48)씨는 ‘페이퍼컴퍼니(서류회사)’라고 불리는 운송회사들의 번호판 장사도 화물차주들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차주가 운송 경로나 주소지를 바꾸면 번호판을 교체해야 하는데, 운수회사 측은 새로 교부받은 번호판을 다른 차주에게 팔아넘긴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입차주들은 번호판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할 수가 없기 때문에 번호판을 뺏겨도 구제받을 수 없다.”면서 “‘페이퍼컴퍼니’들이 번호판을 이용해 장사를 하다 보니 번호판값이 올라가고 1000만원씩 주고 새로 번호판을 구입하는 등 억울하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본부 김한민 조직국장은 “정부가 운송료 현실화와 불법 알선소 근절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게 급선무”라면서 “수급조절에 실패한 정부가 화물차량 매입을 통해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화물연대 오늘 총파업] “운임료 공개·경유값 인하 등 뒷받침을”

    [화물연대 오늘 총파업] “운임료 공개·경유값 인하 등 뒷받침을”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김달식 본부장은 12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경유값 인하, 표준요율제 시행, 화주 운임료 투명 공개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않는 한 파업은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총파업 돌입이 불가피했나. -살기 위해서는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 운송료는 10년째 제자리인데 경유 가격은 6배 이상 폭등해 화물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2003년 5월 총파업 때부터 지금까지 화물운송 시장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더 물러설 곳도 없을 뿐더러 가만히 있어도 물류는 멈춰서게 돼 있다.” ▶파업 동참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조합원 90% 이상, 비조합원은 30% 이상 동참한다. 전체 화물차량이 33만 7000대인데,25만대 정도가 물량수송 거부에 나선다. ▶요구 조건은 무엇인가. -경유값 인하, 운송료와 관련한 일종의 최저임금제인 표준요율제의 조속한 시행, 다단계·불공정 알선구조를 혁파할 수 있도록 화주 운임료의 투명한 공개, 화주와 화물노동자를 중개대리하는 주선회사가 가져가는 주선료 상한제 실시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달라는 것이다. ▶요구 조건에 대한 정부 대응은. -3년째 같은 요구를 해왔지만 정부는 ‘실시하겠다.’는 거짓말만 거듭해왔다. 법제화 등 가시적인 움직임이 보이기 전까지는 파업을 철회하지 않겠다.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뜻인가. -정부는 이번 파업을 범법행위로 보고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나 노력을 엿볼 수 없다. 강제적인 제재 발상 일변도다. 정부 대책이 현실성 있게 나올 때까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작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화물노동자들은 화주와의 교섭권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화주들은 화물노동자들과 교섭에 응하려 하지 않는다. 최소한 우리에게 노동기본권이라도 줘서 화주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라도 만들어달라. ▶정부의 고유가와 관련한 세금환급 정책에 대한 입장은. -유가보조금 기간 연장, 세금환급 등은 임시방편일 뿐 화물 노동자의 절박한 환경을 개선시킬 수 없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물류·대중교통 멈춰선 안된다

    온 국민이 고유가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가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경유가 인하, 운송료 현실화, 표준요율제 도입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물류를 멈추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버스운송사업자들은 요금 인상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6일부터 적자 노선을 중심으로 30%, 다음 달부터 50%를 운행 감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덤프트럭과 레미콘 운전자들이 가입해 있는 건설노조도 유가 환급을 요구하며 1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모든 산업현장을 마비시킨 2003년의 ‘물류대란’이 재연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휘발유 가격을 앞지를 정도로 급속도로 치솟은 경유값으로 ‘운행할수록 손해’라는 운송·운수업계의 고통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정부로서도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서 이들의 손실을 최대한 보전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물류와 대중교통이 멈추는 사태만은 피해야 한다. 지금은 에너지 비상시국이다. 모든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게다가 우리 경제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폭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물류대란은 우리 경제를 회생하기 힘든 나락으로 내몰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숙원인 표준요율제 도입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화물업주 역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운송료 현실화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화물연대 소속 차주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 국제 유가 폭등과 공급 과잉에 있는 만큼 요구 수준을 적정선에서 조절해야 한다. 버스운송사업자 역시 경영합리화를 통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1차,2차 오일쇼크 때 전 국민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도 단합밖에 없다.
  • 한진·금호아시아나 한숨 현대차·삼성 비교적 여유

    유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주력사업의 특성별로 대기업 그룹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대부분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미치게 마련이지만 석유·화학·운수 등 유가에 특히 민감한 업종이 대거 포진한 그룹들은 우려의 강도가 남다르다. 항공·해운 등 물류업종으로 특화된 한진그룹은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배럴당 83달러였던 항공유 가격은 1년 새 162달러로 두 배가 됐다. ●한진, 항공·해운업 특화 직격탄대한항공은 1·4분기(1∼3월)에 전년동기 대비 11.5% 증가한 2조 2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유류비 부담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4억원에서 196억원으로 87%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에는 1308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3255억원 적자를 냈다. 한진해운도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선박연료인 벙커C유 가격이 1년 전 t당 380달러에서 올해 590달러로 폭등하면서 연간 유류비 추가 부담이 6억달러나 된다.1분기 컨테이너선박 영업이익률은 2%도 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을 갖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울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매출은 97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증가했다. 그러나 유류비 폭등 탓에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20.6%, 순이익은 33억원으로 72.7% 줄었다. 대한통운 역시 운송량은 늘고 있지만 경유값 폭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 운송 계약이 연간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기름값이 올랐다고 당장 운송비를 올릴 수도 없다.1분기에는 겨우 지난해와 비슷한 영업실적을 냈지만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SK그룹도 SK에너지로 대표되는 에너지 사업에서는 직격탄을 맞았다. 원유정제와 석유화학 부문 모두 원료가격과 운임의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생산제품의 시세는 그만큼 오르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원유가격이 뛰면서 해외유전 개발에서는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올 1분기 SK에너지의 전체 영업이익은 39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가 줄었지만 석유개발 수익은 607억원으로 55%가 늘었다.●삼성 유가비중 1% 미만 영향 적어 삼성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고유가의 직접적인 타격에서 벗어나 있다. 전자·전기·금융 등 주력사업이 유가에 그리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고유가의 타격보다는 고환율(원화가치 하락)의 혜택을 더 많이 받아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9.2%와 29.6%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물류비와 재료비 등 일부 원가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글로벌 물류체계 강화, 부품 현지조달, 사업장별 에너지절감 등으로 타격이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아직까지 고환율의 덕을 보고 있는 편이다. 경유가격 급등으로 디젤엔진이 주로 장착되는 레저용차량(RV) 수요는 줄었지만 내수시장에서 경차 수요가 급증하고 수출에서 중·소형 차종의 증가세가 이어면서 이를 상쇄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의 글로벌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LG그룹은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종과 LG텔레콤 등 통신업종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LG화학이 고전하고 있다.류찬희 김태균기자 chani@seoul.co.kr
  • “면세유 지원 늘려주오”

    “면세유 지원 늘려주오”

    ‘면세유 혜택 범위를 더 늘려줘야 한다.’ 9일 전남지역의 농어민과 농협 등에 따르면 정부가 7월1일부터 경유값이 ℓ당 1800원 이상으로 올라야 상승분의 절반을 ℓ당 183원 한도에서 지원한다고 발표하자 농어촌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면세유를 쓰는 농어민들은 기준값이 너무 높아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농어민들의 불만이 더 큰 것은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데도 지원 혜택은 면세유 사용자에게만 제한돼 있고 비면세유인 난방용 경유나 등유 등은 제외됐다는 데 있다. 형평성 문제 제기다. 면세유의 경우 농어민들은 농기계 종류, 선박 및 비닐하우스 크기 등에 따라 일정량의 면세유를 ℓ당 476원의 세금을 감면받아 공급받는다. 경유 면세유는 드럼당 13만원대이고 비면세유는 38만원대이다. 전남 나주시 세지면에서 멜론 농사를 짓는 김모(53)씨는 지난해와 올해 6개월동안 면세유 6500만원어치(10만ℓ·500드럼)를 썼다. 그가 올해도 이 정도 기름을 사용해 멜론을 수확한다면 정부의 지원에 따라 되돌려 받을 금액은 경유값이 ℓ당 1900원이라 볼 때 500만원이다. 또 방울토마토를 기르는 염모(48·나주시 공산면)씨는 지난해 비닐하우스에서 면세유 5만ℓ(250드럼)를 썼다. 기름값으로 3250만원을 지출했다. 올해도 이 정도의 기름을 사용하면 250만원을 환급받는다. 그러나 농어민들은 이 정도 환급액으로는 농사를 지어도 기름값이 비싸 손해라고 주장했다. 농어민들은 기준 경유가를 1800원이 아닌 1500원대로 낮추고 지원 한도액도 ℓ당 183원보다 많은 500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정부는 농어민 120만명에게 면세유로 1조7000억원가량을 공급했다. 이 중 연간 1만ℓ 이상 쓰는 농어민이 전체의 54.2%에 달했다. 지난해 전남에 공급된 면세유는 2000억원대로 나타났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연비는 ‘Up’ 무게 ‘Down’

    연비는 ‘Up’ 무게 ‘Down’

    자동차 업계가 ‘연비’와의 전쟁에 들어갔다. 휘발유, 경유 모두 ℓ당 2000원대에 진입하면서 ‘경제성’이 자동차 구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휘발유의 85%선에서 유지될 줄 알았던 경유가격의 ‘배신’으로 직격탄을 맞아 연비개선 노력이 더욱 가열차다. ●연비 개선·경제운전 안내 등 다각도 노력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중형 SUV ‘싼타페’의 2009년형 모델을 출시했다. 연비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 연료분사 시기의 최적화 등으로 엔진성능을 개선, 공인연비를 기존 12.6㎞/ℓ(2000㏄ 디젤·2륜·자동변속기)에서 13.2㎞/ℓ로 향상시켰다. 자동변속기 차량 기준으로 국내 SUV 중 가장 높다. 연비가 ℓ당 12.6㎞일 때에는 100㎞ 주행에 1만 5873원(ℓ당 2000원 가정)이 들지만 13.2㎞일 때에는 1만 5152원으로 721원이 적게 먹힌다. 지난달 초 나온 소형 SUV ‘스포티지’(기아차)와 ‘투싼’(현대차)의 2009년형 모델들도 똑같이 연비가 13.1㎞/ℓ로 좋아졌다. 12일 출시될 기아차 중형 세단 ‘로체 이노베이션’에는 기름값 절약을 위한 경제운전 안내장치 ‘에코 드라이빙(eco-driving)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장착된다. 연비가 좋은 상태로 주행할 때에는 계기판의 ‘ECO’ 불빛이 녹색으로 유지되다가 급가속 등으로 연비가 나빠지면 불빛이 차례로 흰색, 붉은색으로 바뀌며 운전자에 경고를 주게 된다. 기아차는 지난 5일 에코 드라이브 체험행사에서 로체 이노베이션 10대의 실제 연비를 측정한 결과, 공인연비 11.5㎞/ℓ보다 크게 높은 13.8㎞/ℓ의 최고연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연비가 11.5㎞/ℓ일 때에는 연간 2만㎞ 주행에 331만원의 기름값이 들지만 13.8㎞/ℓ에서는 276만원으로 55만원(17%)이 덜 나온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경유값 급등으로 휘발유차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 지난달 대형 SUV ‘베라크루즈’의 가솔린 엔진 모델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가솔린 엔진은 수출용에만 적용돼 왔다. 곧 소형 SUV ‘QM5’의 2009년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인 르노삼성도 연비개선에 부심하고 있다. 당초 QM5(12.8㎞/ℓ)보다 연비가 나빴던 투싼·스포티지·싼타페 등이 2009년형을 통해 모두 13㎞/ℓ대로 올라서는 바람에 지금까지의 상대적 강점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탓이다. ●무게절감·소재변경·엔진개선 등 동원 공인연비는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쓰고 있는 ‘CVS-75’라는 이름의 연비측정법은 2명(운전자+동승자)이 차에 타고 17.84㎞ 거리를 31분15초 동안 평균시속 34.1㎞로 달릴 때 연료가 얼마나 소모되는지 재는 방식이다. 이 운행조건의 표본은 매우 생소하게도 1975년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가지다.CVS-75가 미국에서 만든 ‘LA-4’ 방식을 그대로 따온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가 운전하는 구간이 ▲17.84㎞ 거리를 ▲34.1㎞ 평균속도로 ▲31분15초 동안 달리는 상황, 즉 75년의 미국 LA의 평균보다 더 나은 조건이면 실제 주행연비가 공인연비보다 더 좋게 나오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반대결과가 나오게 된다. 도로여건에 따라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는 게 연비지만 그 수치가 소비자에게 주는 인상은 매우 강렬하다. 자동차 업계의 가장 일반적인 연비향상 방법은 차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통상 무게가 1% 줄면 연비가 1%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중형 세단 ‘쏘나타’,‘로체’용 ‘쎄타(θ)엔진’은 엔진골격을 형성하는 블록을 고압주조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기존 주철블록 때보다 엔진무게가 23㎏이나 덜 나간다. 대형 SUV ‘모하비’와 ‘베라크루즈’에 적용된 ‘V6 3.0 S엔진’은 가벼운 고강도 특수제철(CGI)을 블록재질로 써서 엔진 무게가 주철을 썼을 때보다 10%가량 줄었다. 대형 세단 ‘그랜저’는 앞좌석 시트 및 에어백 프레임에 마그네슘 소재를 적용했다. 마그네슘은 주철보다 40∼50% 가볍다. 로체에는 고장력 강판의 비중이 전체의 63.7%에 이른다. 최근에는 프레스 성형이 아니라 유압을 통해 가공함으로써 무게를 더는 ‘하이드로 포밍(Hydro-Foaming)’ 공법도 많이 사용된다. 엔진 구조를 개선하기도 한다.‘가변식 흡기 밸브’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저속구간에서는 흡기밸브 닫는 시간을 빠르게 해 안정된 회전을 제공하고 고속구간에서는 흡기밸브 닫는 시간을 늦춰 연료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자동변속기 단수를 높여 연비를 향상시키기도 한다. 변속기의 단수가 높아지면 적은 엔진 회전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다.6단 변속기를 장착한 GM대우 ‘토스카 프리미엄6’ 2500㏄ 모델의 경우 90∼120㎞ 정속주행 때 기존 5단 변속기 장착 때에 비해 연비가 15% 개선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넣어油… 말아油…”

    직장인 A씨는 차에 기름 넣는 것을 계속 미루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뉴스를 들어서다. 며칠 더 기다리면 국내 기름값도 떨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들었다. 하지만 좀체 떨어질 기미가 없어 울화마저 치밀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회사와 주유소들은 “국제유가는 크게 떨어졌는데 왜 국내 기름값은 내리지 않느냐.”는 소비자들의 항의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SK에너지측은 “국내 기름값은 국제원유가가 아닌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연동되는데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반영된다.”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5월 셋째주, 휘발유 가격이 넷째주에 최고가를 찍은 점을 감안하면 6월 둘째주를 기점으로 국내 기름값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그 사이 국제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서다. 이왕 주유를 미뤘다면 며칠 더 버텨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전날보다 ‘찔끔’(0.38원, 오피넷 기준) 떨어졌다. 정유사 브랜드별로도 ℓ당 최고 17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석유공사가 전국 1100개 주유소를 표본 조사한 6월 첫째주(2∼6일) 평균 판매가에 따르면,GS칼텍스 상표를 단 주유소가 ℓ당 1914.18원으로 가장 비쌌다.SK(1908.91원), 에쓰오일(1899.41원), 현대오일뱅크(1896.64원)가 뒤를 이었다. 경유값도 같은 순서였다.GS칼텍스(1924.38원),SK(1918.92원), 에쓰오일(1908.06원), 현대오일뱅크(1907.10원) 순이었다.GS칼텍스 측은 “상대적으로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주유소가 많아서이지 기름값 자체가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차상위층까지 유류세 감면 검토

    정부는 8일 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한 유류세 감면을 포함한 민생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책을 최종 조율한다. 경기 전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업환경개선, 창업·건설투자, 미분양대책 등 중장기 대책도 내놓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일 “최근 민생의 어려움과 직결되는 경유값 부담 해소 문제 등을 포함해 서민층에 대해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장기적으로 경제 활성화를 통해 서민 경기를 살린다는 복안”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관련,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는 물론 차상위계층까지 포함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는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가구별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이다.4인 가족의 경우 월 소득인정액이 120만원가량이다. 차상위계층은 기초생활수급권자 소득의 120% 이하 계층으로 4인 가족의 경우 월 소득 인정액이 140만원 정도이다. 서민층 지원 방안에는 지난해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 가운데 일부를 소득 수준이 일정선 이하인 빈곤층에 현금 또는 쿠폰으로 돌려주는 세금 환급 제도 도입 여부도 포함돼 있다. 대형마트가 주유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유가상승에 따른 운송료 부담을 영세업자에게 떠넘기지 못하도록 화물차의 최저 운송료 기준을 정부가 정하는 표준운임제도도 검토 대상이다. 또 장기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 창업투자 세부담 완화 등 기업환경 개선대책과 건설투자 지원책 등도 발표한다.미분양 아파트 매입때 취·등록세 감면, 양도세 중과 면제, 일시적 다가구 주택 대상 제외 등도 검토하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버스 준공영제, 세금 먹는 하마로

    버스 준공영제, 세금 먹는 하마로

    지방자치단체들이 버스업체의 경영에 도움을 줘 시민에게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세금을 먹는 하마’로 변하고 있다.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추가 지원을 해야 할 형편이다. ●원가 못미치는 수입금 보전하는 제도 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준공영제를 도입, 시행 중인 지자체마다 한해 200억∼500억여원의 시민 세금을 투입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경유값이 솟구치면서 수백억원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시내버스의 표준운송원가(유류비·인건비·차량감가상각비 등 포함)를 산정하고 실제 수입금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지자체가 버스업체에 차액을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지난 2006년 2월 준공영제를 도입한 대구시의 경우 첫해에는 413억원, 지난해에는 564억원 등 2년 동안 모두 977억원을 버스업체 적자를 보전하는 데 쏟아 부었다. 올해에도 버스업체 지원금으로 지난해와 같은 564억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경유 등 유가 급등으로 실제 지원금은 200억원 많은 764억원에 이를 것으로 대구시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감편 운행 등 대책 비상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경유값은 40% 가까이 올랐고 천연가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인상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버스 한대당 운송표준원가는 47만 6628원으로 책정돼 있으나 실제 수입금은 34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유가 상승분까지 더하면 추가 지원금은 2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준공영제를 시행한 부산시는 이 해에 395억원의 보조금을 버스업체에 지원했다. 올해는 보조금으로 564억원을 책정했으나 370억여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실정이다. 부산시는 감차 운행과 정부 지원요청 등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주시도 준공영제를 첫 도입한 2006년 버스회사측에 98억원을 지원했고 2007년 163억원, 올해는 27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유가 고공 행진이 어디에서 멈출지 모르는 만큼 버스회사의 운송원가 증가에 따른 지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건비 뻥튀기 단속·경영개선 절실 이같이 버스업체에 엄청난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지자체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버스업체의 경우 운전자의 연차수당을 부당지급하거나 대기운전자 인원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는 진정서가 최근 대구시에 접수됐다. 대구시는 29개 모든 버스업체를 대상으로 진상 조사를 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민의 세금을 지원하는 만큼 버스업체에 대한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또 공정한 표준운송원가 산정, 시내버스 경영개선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지방시대] 자가용 기름값 더 올라야 한다/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지방시대] 자가용 기름값 더 올라야 한다/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기름값이 천정부지다.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비명이다. 자고 나면 숫자가 바뀐다.ℓ당 2000원은 물론 2500원에도 다다를 듯하다. 경차 비중이 15%를 넘보고 경차는 중고가 새차보다 비싸게 팔린다. 자동차 왕국 미국도 자동차 운행이 줄고, 캐나다는 ‘자전거 출퇴근 주간’까지 생겼다. 15년 전 미국에 파견 나갔을 때,8기통 중고차라도 주유비만큼은 걱정 없었다.10달러어치만 주유하면 세차도 공짜이고, 가득 채워도 15달러이면 족했다. 그러나 지난 5월 가 보니 경차라도 35달러는 돼야 가득 채운다. 캐나다 달러가 강세이다 보니 국경 넘어 미국 가서 기름 넣고 들어온다. 어차피 기름이 100년 안에 고갈될 에너지라면 언젠가 닥칠 ‘에너지 파산’의 예고편은 아닐까. 인류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대체에너지는 그래서 인류의 숙명이다.1·2차 오일 쇼크에 이은 마지막 경고일지 모른다. 요새 주변을 보면 고유가에 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가 감지된다. 직장인들은 출퇴근 방식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과거 카풀제를 그렇게 외쳐댔지만 그것도 잠시, 예전의 자동차 습관은 계속돼 왔고 통근차도 점차 줄거나 사라졌다. 이젠 이게 아닌 것이다. 비싸야 그 존재를 알고, 싸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가볍게 생각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국가나 개인의 교통물류를 생각하면 고유가는 큰 부담이지만, 사회적 낭비를 생각하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경을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휘발유값은 비싸야 한다. 그래야 자가용차를 덜 굴릴 것이다. 그만큼 대중교통이 대접받을 것이다. 그만큼 대기오염도 줄어들 것이다. 위기는 바로 기회다. 이미 1950∼60년대 자동차 1세대인 미국의 엑보라는 도시학자는 “자동차 매연이 도시 멸망의 주범”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자연 대재앙도 어쩌면 인류의 환경에 대한 무지나 무관심 혹은 자연을 우습게 본 업보(karma)는 아닐는지. 그래서 말인데, 자가용 휘발유값은 더 비싸야 한다. 그래야 국민 개개인도 정신 좀 차리고, 근검절약을 외칠 수 있고, 에너지 정책을 새로 꾸릴 수 있다. 표류 중인 청정에너지, 수소에너지, 대체에너지, 전기자동차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져야 한다. 유럽의 도시들은 도심부에 전기버스나 전차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경유값이 싸다고 경유차가 불티나고, 자동차 회사는 돈 벌고, 차주는 기름값 덜 들어 좋다고 마구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올바른 국가정책일까?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후손들 몫인데도 말이다. 이제 경유가 더 비싸니 사랑받던 경유차는 완전 홀대다. 한때 경유차를 사려고 안달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렇게 몇 푼 아끼려고 대기오염에 나 몰라라 해도 되는지 솔직히 걱정이었다. 우리보다 두배 이상 잘사는 일본도 ‘청빈’이 20세기 초 화두였다. 청빈까지 가지는 말자. 적당한 소비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깨끗한 환경을 후대에 물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우리 세대에서 쓰고 버리고 나면 그만인가. 결국 그 업보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평생을 갚아야 할 짐이 된다. 우리는 에너지에 관한 한 과소비와 낭비가 너무 많다. 학교나 공공기관의 전등은 물론, 가로등 하나도 아껴야 할 판에 에어컨이나 전등을 종일 켜놓는, 이른바 ‘공공재의 비극’의 연속이다. 장관까지 국민세금으로 펑펑 생색내고 다니는 판이니 뭘 더 말하랴마는…. 이 기회에 특히 산업체가 많은 울산은 통근차 운행, 카풀제,10부제, 자전거 타기 등을 제대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지난 2월27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3일로 100일을 맞았다. 서울신문은 한·미 관계 복원 추진 및 미국산 쇠고기 개방 후폭풍 등으로 출범 초기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는 외교정책을 비롯,‘비핵·개방·3000’으로 요약되지만 남북 관계 경색을 불러온 통일정책,‘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운 경제정책,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통해 비춰진 사회·교육정책 등에 대한 현 상황을 점검해 보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현 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모색해 봤다. ■ 외교·통일 - 對美·對北관계 실용 앞세우다 ‘비틀’ ‘실용주의’의 덫에 빠진 외교·통일정책. 이명박 정부의 지난 100일간 외교·통일정책은 원칙을 세우기보다는 실용주의에 치우쳐 결국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노무현과는 반대(Anything But Roh)’ 기조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한·미 관계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남북 관계는 경색돼 치러야 할 비용이 더 커지는 등 정책적 조율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복원 외치다 입지 약화 참여정부 때보다 한달이나 먼저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관계 복원’이라는 원칙에 얽매여 오히려 쇠고기 전면 개방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기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미 관계가 손상됐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양보와 눈치보기가 이뤄졌고, 오히려 미국의 실용주의에 한국의 포장된 실용주의가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한·미간 ‘21세기 전략동맹’이 군사동맹 강화로 인식되면서 중·일·러 등 주변국의 오해를 사는 상황에 처했다. 급기야 한·중 정상회담 직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쳐 갈등을 야기했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2일 총영사회의 개막사에서 “이쪽으로 눕자니 저쪽이 걸리고 저쪽으로 눕자니 이쪽이 걸린다.”며 4강외교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미 관계에 치우치다 보니 남북 관계는 뒷전으로 밀려 향후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공약으로 출발한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정치적 구호에 그쳐 실질적 내용뿐 아니라 전달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안보정책 조정기능 회복해야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대통령 자신이 남북관계, 한·미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고, 청와대는 정책 조정에 실패했다.”며 “특히 각료들이 서로 경쟁하듯 대북 강경론을 표명하는 등 치밀한 정책 조율이 결여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외교안보정책의 세밀한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청와대가 더 나서거나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칙이 있다면 주변국과 북한을 상대로 현실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데 원칙 없는 실용은 편의주의적, 기회주의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대통령이 수석 및 각료들에게 재량권을 주든가 따를 수 있는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회·교육 - 사교육비·노동 대책 조속 수립해야 촛불집회의 촛불 수만큼 사회·교육분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쇠고기 수입뿐 아니라 대운하·영어공교육·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에 총체적으로 집약된 것이 촛불집회이기 때문이다. 경유값 폭등으로 화물업계의 불만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고, 경기침체로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노동계는 뜨거운 하투를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했던 한국노총까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정부에 등을 돌렸다. 서울광장에 이어 전국적으로 촛불집회와 촛불행진이 확산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책연대하던 한국노총도 등 돌려 교육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다.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의 수요·공급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모토가 무색할 지경이다. 사교육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들썩이고 있다.1·4분기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5.7%나 급증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교육비가 절반으로 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교총은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은 잘못됐다.”고 평가한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는 반발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혁명적인 교육정책을 숨가쁘게 쏟아냈다. 영어몰입교육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영어공교육 강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율형 사립고로 대표되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대입자율화 3단계 조치,4·15 학교자율화, 교육정보 공시제 등이 모두 초반에 발표됐다. ●교과부에서 교육정책 주도를 이처럼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결국 자율과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청와대가 아니라 교과부가 중심이 돼서 교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제대로 주워담지도 못하면서 내던지듯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일선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절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대운하사업과 비슷하다.”면서 “정책 입안단계부터 교육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100일간 겪은 혼란을 그나마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국정 조정 - 초기대응 못하는 관계장관회의 ‘뒷북’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세종로 중앙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조찬을 겸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열렸다. 총리가 주재하는 이 자리엔 주요 장관들이 참석, 각종 현안과 경제·사회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가벼운 토론은 물론 부처 의견도 조율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초기 단계부터 부처간 손발을 맞추기 쉬웠고, 대응책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 ●축소된 총리실 정책조정 기능 상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뒤 총리실이 정책조정 기능을 상실하면서 이 회의는 자취를 감추었다. 각종 현안 관련 관계장관회의는 대부분 사태가 무르익을 시점에 열렸고,‘뒷북치기’와 미봉책만 양산했다. 총리실의 한 국장급 간부는 “광우병 파동이나 유가 폭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같은 핵심 현안들은 초기 대응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회의시스템은 대부분 사후약방문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유가 폭등과 관련, 정부는 지난달 28일 연 긴급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맹탕대책’만 쏟아내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이내 청와대의 질책이 쏟아졌다. 회의를 주재한 한승수 총리로서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유가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각 부처에선 실효성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한 터라 체면만 구긴 꼴이 됐다. 이와 관련, 사회부처의 한 간부는 “만약 매주 현안회의를 열어 총리 책임하에 부처 장관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하나씩 찾았으면 지금처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소집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해 나가겠다.”며 이같은 우려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총리의 생각일 뿐이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 시급 총리실의 한 핵심 간부는 “현재 수시 관계장관회의 시스템 하에선 부처간 사전조율 및 초기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긴급회의의 성격상 초기단계의 사소한 현안을 올리기 어렵다는 것. 반면 “정례회의 시스템 하에선 장관들이 보고 또는 토론할 거리를 마련해 오고, 그 과정에서 사소한 현안까지 자연스럽게 초기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이 시급하다.”면서 “회의가 정례화되면 현안에 대한 총리의 조정력과 부처 장악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제 - 성장·고용·물가 낙제점… MB노믹스 ‘구멍 숭숭’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가 깊은 수렁 속을 헤매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호’의 경제성적표는 낙제점 투성이다. 경제지표만 암울한 게 아니라 서민 체감경기는 더욱 냉골이다.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 등 대외 악재가 일차적 원인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예측과 민생을 외면한 경제정책 등이 결정적 단초가 됐다. ●‘MB물가지수´ 52개품목 관리 실패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성장, 물가, 고용, 경상수지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게 없다.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에 견줘 0.7% 오르는 데 그쳤다.2004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했다. 금융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도 각각 4.8→4.5%,4.9→4.6%로 전망치를 내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0.8%포인트나 낮은 3.8%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도 악화일로다.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보다 4.9% 급등했다.6년 11개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5.9%나 폭등했다. 정부가 52개 품목에 대한 ‘MB물가지수’를 만들고 집중 관리해 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고용마저 뒷걸음질치고 있다. 전년동월 대비 신규 일자리 수 증가 규모는 3월 18만 4000명,4월 19만 1000명으로 두 달 연속 20만명을 밑돌았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60만개 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올해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28만개에도 한참 모자라는 규모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도 4월까지의 누적 적자폭과 비슷한 70억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경유쓰는 서민층 지원대책 필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 기업적)’를 표방하며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대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지만 논란의 불씨를 남겨주고 있다.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MB의 공언과는 지향점이 다른 정책이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은 외생변수가 나빠진 데서 원인의 대부분을 찾을 수 있겠지만 대응이 미흡했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해 큰 타격을 입은 화물업자 등 서민층의 반발을 달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역시 여론을 무시한 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언 - “경제총괄기능 일원화로 성장·물가 균형잡아야” 이명박(MB)대통령의 경제 100일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평점 이하’다. 국제 유가 상승 등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고집하다가 고(高)물가의 부작용만 키웠다는 것이다. 컨트롤 타워 부재와 시장주의 철학의 빈곤 역시 시장의 혼선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경제 조정 역할을 재정립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경제라인 교체 등 인적쇄신도 주문했다. ●고유가 시기, 성장보다 안정 우선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747 공약’ 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침체돼 있던 경제성장률을 공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자세는 높게 살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성장 중심으로 가는 것은 옳지만 대내외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안정에 무게 중심을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력 확충이라는 장기 전략은 맞지만 유가 상승 등 대외적 악재에 안정이 아닌 성장으로 대처하는 단기 전술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인위적 관치는 불확실성만 양산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자원배분을 시장에 맡기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관치에 의한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면서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장에 불확실성만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위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 이른바 ‘MB지수’까지 만들었지만 이는 수요 공급에 따라 물가가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으면서 시장이 우왕좌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메가뱅크 논쟁 등 조정 정책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환율과 금리 문제에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여과 없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등 컨트롤 타워의 조정 역할 부재로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장원리에 맞는 인적쇄신 필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안은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황 수석연구원은 “3분기까지 환율과 금리 정책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면 하반기 들어 환율과 물가 등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이후 잠재성장력 확충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와 기업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도 “당장의 7% 경제성장 목표를 포기하는 등 경제 정책의 방향이 성장보다 안정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시그널을 국민들과 시장에 보내야 고환율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의 난맥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조정정책의 확립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전성인 교수는 “경제정책 총괄 기능을 재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경제수석 등 한 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면서 “경제 관료들 역시 시장주의 원리에 맞춰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생계형 운전자에 유류세 인하 검토

    정부가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피해를 입는 계층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고유가 대책을 펴나갈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일 “유류세 인하 등 고유가 대책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지만 유류세 인하는 일괄적인 인하가 아닌 특정 계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버스나 화물차 등 생계형 운전자들이 많이 쓰는 경유만 선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말에 끝나는 유가보조금 지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3일 고위 당정협의를 거쳐 곧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선별적인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유류세의 일괄 인하는 큰 폭의 세수 감소를 불러일으키기 때문. 한 번 세금을 인하한 뒤 이를 되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재정부 등은 당초 경유세 인하조차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여기에 경유보다 더 싼 휘발유 세금을 인하할 경우 대형 승용차 등의 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휘발유는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이번 추가 대책의 재원은 세계 잉여금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4조 9000억원 규모의 세계잉여금을 추가경정예산 편성 또는 감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악! 驚油”… ℓ당 1892원

    결국 기름값이 뒤집어졌다. 전국 평균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앞질렀다. 사상 처음이다. 정부 발표를 믿고 경유차 구매를 늘렸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이 통계로도 입증됐다.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30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9369곳의 경유 평균 판매가는 전날 ℓ당 1892.17원이었다. 휘발유(무연보통) 평균가는 ℓ당 1888.38원이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ℓ당 3.79원 비싸다. 경유는 전날보다 ℓ당 23.57원 오른 반면 휘발유는 17.9원 올라 역전이 일어났다.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값을 지난주부터 휘발유보다 비싸게 책정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기름값 오름세도 계속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서울 강남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2013원)은 이미 2000원을 넘어섰다.2100원대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가장 비싼 곳은 A주유소로 ℓ당 2056원이었다. 이 주유소의 경유값은 7원 더 비싼 ℓ당 2063원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에너지 세제개편에 따라 국내 승용차 시장이 민감하게 출렁거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이날 낸 ‘승용차 연료 상대가격 변화의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때 95%를 넘었던 휘발유차 비중은 1차 에너지 세제개편(휘발유:경유:LPG:=100:47:26)이 이뤄진 2000년을 고비로 빠르게 떨어져 2002년 80.6%로 내려앉았다. 반면 경유차와 LPG차 비중은 2006년 19.3%,10.9%로 각각 늘어났다. 2007년 2차 에너지 세제개편(100:85:50)이 이뤄진 뒤에도 전체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의 절반 가까이가 경유차로 나타났다. 경유 가격이 오르더라도 휘발유보다는 15% 싸다고 보고 경유차 구입을 늘렸다는 얘기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고유가 쇼크 비상구 없나] (상) 고통받는 사람들

    [고유가 쇼크 비상구 없나] (상) 고통받는 사람들

    끝 모르고 오르는 기름값은 서민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서울신문은 고유가 시대에 깊어만 가는 서민의 시름과 고유가 시대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3차례의 시리즈로 짚어본다. “결국 우리는 정유사의 머슴일 뿐입니다.” 경유값 폭등에 화물운송업자는 ‘밥줄’인 화물차를 세워둬야 할 판이고, 장미꽃을 키우는 농부는 경유보일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장미꽃을 바라보고 있다. 고유가에 서민들은 곳곳에서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28일 오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공판장에서 4.5t 트럭을 세우고 양배추를 내리던 화물운송업자 조재용(49)씨. 그는 “20여시간을 쉬지 않고 운전해서 겨우 9만원 벌었다.”고 한숨지으면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경유값 3배↑… 운임은 그대로 경남 김해 일대를 돌며 양배추를 거둬 차에 가득 싣고 가락동 시장까지 달려왔다. 그가 중간수집상으로부터 받은 운송료는 45만원. 여기서 주유비 29만원, 고속도로통행료 5만원, 밥값 1만 5000원을 빼고 손에 쥔 것은 9만 5000원. 조씨는 “휴게소에서 간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꾹 참았다.”고 했다. 운송료 45만원은 ℓ당 경유값 700원일 때 정해진 것이지만 ℓ당 1900원을 넘어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조씨의 수입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수입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산지 채소 가격이 폭락해 운송료를 올려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한다. 양배추 3개 가격이 5000원은 돼야 농민들의 수지가 맞지만 이날 경매가격이 1300원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를 버려야 산다” 한숨 트럭 할부금 5500만원에다 비싼 경유값을 계산하면 화물차를 굴릴수록 손해다. 차를 세워둘 수도 없다. 차량수리비·지입료·환경부담금 등 하루에 5만원 상당의 고정비용은 차를 굴리지 않아도 꼬박꼬박 지출해야 한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차를 버려야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조씨는 “3년 전 양배추운송연합회에 80명의 운송업자가 있었는데 최근 들어 40명이 차를 버렸다.”고 전했다. 운송업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비싼 경유값을 대기 버거워 정유사의 머슴에 불과하다고 자조 섞인 말을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에서 비닐하우스 장미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안창균(49)씨는 경유값을 감당하지 못해 최근 5000여만원을 빚내 난방시설을 경유보일러에서 전기난방으로 바꿨다. 장미를 키우려면 비닐하우스 온도를 낮밤 없이 20℃로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기난방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경유보일러도 보조로 가동해야 한다. 전기난방장치를 사용하면서 경유 사용량은 75%나 줄었지만 정작 비용은 50%밖에 줄지 않았다. 지난해 5월만 해도 농업용 면세유 가격은 1드럼(200ℓ)당 7만원이었지만 요즘은 24만원으로 3배 넘게 오른 탓이다. 장미 한 송이 가격은 지난해 5월 350원에서 250원으로 100원 떨어졌다. 파주 일대 200여 화훼농가들은 고유가, 장미값 하락에다 시설투자를 하면서 얻은 빚 때문에 삼중고를 겪으면서 도산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이경주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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